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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 베이비부머 여성 1인 가구 전수조사

    관악, 베이비부머 여성 1인 가구 전수조사

    서울 관악구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여성 1인 가구를 전수조사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한 ‘베이비부머 남성 1인 가구’ 전수조사에 이은 것으로 고독사 등 사회적 문제에 노출된 중·장년층을 위한 복지사각지대 제로화를 위한 작업이다. 관악구는 현재 지역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 여성 1인 가구 5802가구를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건강과 생활 실태, 복지서비스 이용 현황 등을 조사해 이에 따른 맞춤형 지원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관악구는 먼저 복지가구 대상자에게 사전 우편 발송을 통해 방문안내부터 할 예정이다. 우편안내에 회신한 가구를 대상으로 방문 계획을 수립하고 1차 현장 방문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별 판단기준 체크, 성인우울검사 실시(CES-D), 관악구 일자리플러스센터 리플릿 제공 등을 진행한다. 1차 방문조사를 통해 나온 상담 결과에 따라 일반가구와 복지욕구가구, 우울증가구, 취업욕구가구, 고독사위험가구 등으로 대상자를 구분하고 각 상황에 맞는 지원 연계로 2차 방문을 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역적 특성에 착안한 관악구만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 방안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면서 “선제적인 지역사회보호체계를 구축해 모두가 행복한 더불어 복지 관악 구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성폭행 고통에 안락사’ 네덜란드 10대, 사실은 ‘아사’였다

    ‘성폭행 고통에 안락사’ 네덜란드 10대, 사실은 ‘아사’였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성희롱과 성폭행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던 네덜란드의 17세 소녀가 합법적인 안락사를 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생인 노아 포토반은 안락사를 희망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스스로 음식과 물 섭취를 거부한 끝에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미국 CNN 방송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경험을 엮은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출간한 포토반이 수년간 우울증과 거식증에 시달리다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려 네덜란드에서 ‘합법적인 안락사’를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포토반은 지난해 지역신문 겔더랜더와의 인터뷰에서 헤이그에 있는 안락사 클리닉인 ‘레벤신데’에 합법적인 안락사에 대해 문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토반의 가족들도 성명을 통해 그녀가 안락사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최근 겔더랜더를 통해 보도된 성명에는 “포토반은 더는 먹고 마시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게 포토반이 세상을 떠난 이유다. 그녀가 사망할 때 우리가 곁에 있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보건장관도 “전 세계에 확산된 보도와는 달리 포토반은 안락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왕립의학협회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내법상 12세보다 어리면 안락사에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16, 17세의 경우 부모가 안락사를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안락사를 승인받는 일은 어렵다.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받아야 하며, 다른 모든 옵션들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의사가 납득해야만 승인을 내릴 수 있다. 포토반처럼 정신적인 아픔이 있을 경우 승인은 더욱 어렵다. 레벤신데 클리닉에서도 안락사를 승인받은 환자의 단 9%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나머지는 대게 암이나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가진 사례들이었다. 포토반은 지난해 겔더랜더와의 인터뷰에서 “클리닉에서 안락사를 거절당했을 때 몹시 절망적이었다”면서 “그들은 내가 그러한 의견을 내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여겼고 나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에 집중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나의 두뇌가 완전히 성장하는 21살까지 기다리길 원했지만, 나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토반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실을 공유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결국 알리기로 했다.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고 충동적인 것이 아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10일 안에 죽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수년간 투쟁과 싸움으로 진이 빠져버렸다. 먹고 마시는 것을 잠시 그만뒀다. 고통이 견딜 수 없어 오랜 고민 끝에 나 자신을 보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취침·기상 시간 불규칙하면 대사질환 ‘빨간불’

    [사이언스 브런치] 취침·기상 시간 불규칙하면 대사질환 ‘빨간불’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도 온몸이 찌뿌둥하고 하루 종일 하품을 참을 수 없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면서 직장인들이 야근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현대인들은 여전히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네트워크의학부 연구진은 잠 들고 깨는 시간과 수면 지속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7% 높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당뇨 케어’ 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45~84세 사이 다양한 인종의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2010~2017년 수면 상태와 대사질환 여부를 포함한 건강지표를 장기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들에게는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손목시계형 신체활동측정기 ‘액티그래프’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매일 수면 일기를 쓰도록 하는 한편 2~3개월 간격으로 수면 습관과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수면 지속 시간과 취침, 기상 시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면 1년 이내에 ‘좋은 콜레스테롤’으로 알려진 HDL 수치는 낮아지고 총중성지방 수치, 혈압, 허리둘레는 늘어나는 등 각종 대사기능 장애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수면 시간과 수면 패턴이 가장 불규칙한 이들은 비정규직 흑인남녀로 다른 실험 대상보다 우울증을 앓는 비율과 수면 무호흡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행동심리학자들도 캘리포니아 남부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의 청소년 185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행동 양식을 2013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권장 수면 시간인 8~10시간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성에 영향을 미쳐 약물 과용이나 안전하지 못한 성적 행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보건심리학’ 3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울증부터 미세먼지까지… 농업은 농민 안전이 우선”

    “우울증부터 미세먼지까지… 농업은 농민 안전이 우선”

    20여년 농업인 안전 정책 개선 ‘한 우물’ 안전보험·재해예방 법제화 등 큰 역할 “고령 농업인 자연 재해 스트레스 심각…농촌 현실 반영 맞춤형 국정과제 절실”“농업이라고 하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여야 하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떠오르는데 이제는 농업인 안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이경숙 농업인안전보건팀장은 지난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업인들이 무리하게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국가가 지원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2000년부터 20년 가까이 농업인 안전 및 재해 예방 관련 대책을 연구했다. 농어업인의 부상, 질병, 장해, 사망을 보상하기 위해 2015년 제정된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을 법제화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 팀장은 “1990년 농촌 생활지도사로 일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된 보호 장비 없이 농사를 짓는 농업인을 보며 열악한 작업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이후 20여년 동안 농업 안전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고 회고했다. 그는 “농업인 안전과 재해 예방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표적으로 미세먼지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농업인은 옥외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아 고용노동부의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농업인이 야외 활동을 줄이면서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마스크 쓰기 등의 1차 방어 대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기적으로 건강 체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최근 고령 농업인의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소외, 자살 등의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아무리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 사고를 줄이기 위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가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농촌 현장까지 손길이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만약 자식처럼 키운 가축이 전염병에 걸리면 살처분해야 하고 자연 재해가 닥치면 농산물 피해가 엄청나다”며 “농업인 스스로 예측하거나 관리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어 공황장애,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농업인 안전 및 재해 예방을 위해 지난해 신설된 ‘농작업안전보건기사’ 자격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촌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새로운 일자리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이와 별개로 농촌마다 커뮤니티를 조성해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경찰·소방서·보건소 핫라인… 정신질환자 돌보는 동작

    최근 정신질환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신질환을 겪는 이들에 대한 보호와 재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 동작구가 지역사회가 정신질환 구민의 응급 상황에 긴밀히 대응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앞장선다. 동작구는 주민과 밀접한 업무를 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5일 문화복지센터에서 ‘정신과적 사례 관리 및 응급 대응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구청 방문 간호사, 통합 사례 관리사, 경찰서와 소방서 현장 실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교육에서는 조현병,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특성과 증상, 상황별 대처법뿐 아니라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지역사회와 기관의 역할 등이 내용으로 다뤄져 직원들의 대응 역량을 높였다. 구는 또 지난달 동작구보건소와 동작경찰서, 동작소방서와 함께 ‘동작구 정신과적 응급대응 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앞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기관 간 핫라인을 구축해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나갈 계획이다. 구는 또 2004년부터 ‘동작구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구민들의 정신건강을 세심히 돌보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14세 때 ‘성폭행’ 당한 17세 소녀, 결국 세상 떠나다

    14세 때 ‘성폭행’ 당한 17세 소녀, 결국 세상 떠나다

    6년 전 성추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3년 전 성폭행까지 당해 ‘더는 살아갈 수 없다’고 느끼게 돼 안락사를 신청해 유명해진 한 17세 소녀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네덜란드에서 전해졌다. ‘알허메인 다흐블라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 동부 겔더란트주(州) 아른험에 사는 노아 포트호번(17)은 지난 2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외신들은 처음에 소녀가 안락사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지만, 나중에 먹거나 마시지 않는 방식을 인정받아 곡기를 끊어 세상을 떠났다고 정정 보도했다. 이런 방식으로 소녀는 이날 거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료진이 마련해온 병원 침대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뒀다.포트호번은 자신의 죽음을 하루 전인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1년 전쯤 안락사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서전 ‘이기거나 배우거나’(Winnen of leren)로 출간해 현지에서 한 차례 화제를 모았던 이 소녀는 “이를 공유할지 말아야 할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어쨌든 하기로 했다. 병원 치료 기록에 관한 내 게시물들을 봤다면 알 수 있겠지만,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운 것으로 충동적인 것은 아니다”며 “난 앞으로 최대 10일 안에 죽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몇 년간 싸우고 싸웠더니 진이 다 빠졌다”면서 “많은 상담과 평가 끝에 내 고통이 더는 견디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먹고 마시는 것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 숨을 쉬고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건 이후) 나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녀는 친구들과 팔로워들에게 “내 결정이 좋지 않다고 날 설득하려하지 마라. 이는 내 결단”이라면서 “이럴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편히 떠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소녀의 이런 결심은 1년 반 전까지 부모도 몰랐다. 어머니 리세터 포트호번이 딸의 방에서 우연히 자신과 남편 프란스, 자기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에게 쓴 작별 편지가 가득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발견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는 어머니는 현지언론 ‘더 헬데를란더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딸은 항상 상냥하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사교적이며 명랑했다”면서 “어떻게 죽기를 원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되물었다. 또 “우리는 (딸에게) 안락사를 원하는 진정한 답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는 딸의 삶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의사에게) 들었다”면서 “불과 1년 반 동안 우리는 딸이 지난 몇 년 동안 어떤 비밀을 갖고 있었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그 비밀은 소녀가 쓴 책에도 간략히 나와 있다. 거기에는 11살 때 한 학교 친구의 파티에서, 그리고 1년쯤 뒤 또 다른 10대 청소년의 파티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14살 때는 같은 지역에 사는 두 남성에게 성폭행까지 당한 경험이 적혀 있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두려움과 수치심 탓에 한동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소녀는 자서전 출간 당시 인터뷰에서 “난 매일 그 고통으로 공포를 다시 느낀다. 항상 두려웠고 항상 조심해야 했다”면서 “지금까지도 내 몸이 더럽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내 몸속은 절대 돌이킬 수 없게 부서지고 말았다”고 덧붙였다.소녀는 지난 몇 년간 병원과 기관 그리고 전문센터를 오가며 지냈고 부모는 그런 딸을 돌보고자 일을 줄였다. 의무적인 정신건강 관리 기간에 소녀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 힘으로 찢을 수 없게 특수하게 제작된 옷을 입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자서전에도 이렇게 고립돼 있는 내 모습이 나 자신을 거의 범죄자처럼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소녀는 지난해 심각한 저체중과 장기부전에 가까운 건강 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져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후로 소녀는 자신의 안락사를 위해 부모 동의가 필요 없는 17세가 될 때까지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때 스쿠터를 처음 타봤고 술을 마셔봤으며 담배도 피우고 몸에 문신을 새기는 등 죽기 전 마지막 소원 15가지 중 14가지를 이뤘다. 남은 한 가지 소원은 소녀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 지난 몇 년간 맛도 보지 못한 화이트 초콜릿 바를 한 개라도 먹어보는 것이었지만, 거식증을 앓고 있어 살이 찔까 봐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소녀는 어린 나이에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한 뒤로 거식증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왔다고 책을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청소년들이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기관이나 병원이 없다면서 내 책 덕분에 삶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해진 청소년들을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아의 어머니도 딸의 책에 대해 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판사와 지방자치 단체 의원들도 의무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소녀의 부모는 딸이 다시 밝은 곳을 바라보거나 사랑에 빠지고 또는 인생이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길 원했다. 어머니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딸은 자신의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전격요법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우리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딸이 삶의 길을 다시 선택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아는 정말 죽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평온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노아 포트호번/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PC방 살인’ 김성수 징역 30년…“우울증, 감경 사유 안 돼”

    ‘PC방 살인’ 김성수 징역 30년…“우울증, 감경 사유 안 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김성수(30)에 대해 유기징역의 최고형인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공범 논란 속에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동생(28)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환승)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성수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성수의 행동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잔인하며 극단적인 생명 경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며 “경찰이 출동해 제지할 때까지 잔혹한 공격 행위를 계속함으로써 목격자들은 물론 사회 일반에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며 1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유족들 또한 큰 절망과 슬픔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이고, 그저 피고인을 엄벌하라고 탄원하고 있다”며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경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으로 오랫동안 만성적 우울감과 불안 등에 시달렸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나, 이것이 감경의 사유는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사건 직후 김성수 측이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경은 안 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0만명 이상 동의하는 등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바 있다. 김성수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생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피해자를 폭행할 뚜렷한 동기가 없고, 김성수와 폭행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해자를 잡아당긴 행위는 싸움을 말리는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동생이 피해자의 허리를 잡아당긴 행위는 김성수와 피해자가 갑자기 엉겨붙어 몸싸움을 벌이는 돌발상황에서 나름대로 말리려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공모에 대해서도 “형제가 PC방을 나온 뒤 화장실에서 묵시적으로라도 공동폭행 행위를 하기로 의사를 교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남부지법은 “대법원이 정한 사형 선고를 할 만한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다른 사건만큼 중대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례적으로 추가 설명을 내놨다. 피해자가 1명인 다른 살인 사건에 비해 무기징역은 과해 유기징역의 최대치인 징역 30년을 선고했다는 것이다. 동생의 무죄에 대해서도 “폭행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성수는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8시쯤 강서구의 한 PC방 입구에서 당시 20세이던 아르바이트생 신모씨를 흉기로 8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12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김성수에게 사형을, 동생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자녀들 힘들게 한다고…친정엄마 살해하려 한 주부 실형

    자녀들 힘들게 한다고…친정엄마 살해하려 한 주부 실형

    자신의 자녀들을 키워온 어머니가 생활비를 요구하는 등 자녀들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에 함께 목숨을 끊자며 어머니를 살해하려 한 주부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어머니인 B(77)씨의 집에 찾아가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고 미리 준비한 쥐약을 물에 타 강제로 먹였다. 그러면서 자신도 신경안정제 20알을 먹고 “너 죽고 나 죽자”며 흉기로 자해한 뒤 어머니를 찌르는 등 살해하려다 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미수에 그쳤다. A씨는 어머니인 B씨가 자신의 딸, 아들과 함께 살면서 키워준 대가로 죽을 때까지 과도한 생활비와 카드값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하는 등 부담을 준다고 생각했고, 특히 딸이 B씨와 다투고 가출을 하자 함께 목숨을 끊자고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로 범행에 착수했음이 인정된다”며 A씨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피고인의 범행은 그 자체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고 위험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살아오면서 어머니에게 품은 감정과 상황들을 양형사유로 참작한다고 밝혔다. A씨는 결혼하고 약 3년 만에 두 자녀를 둔 상태에서 이혼했는데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느라 어머니인 B씨가 주로 자녀들을 맡아 키웠다. B씨는 “반대하는 결혼을 하더니 (결국 이혼을 해서) 아이들을 맡겨 나를 고생시킨다”는 취지로 A씨를 탓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11년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어머니와의 관계가 더욱 나빠져 아이들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혼자 나와서 살게 됐는데, A씨는 이로 인해 오히려 어머니에게 자녀들을 빼앗긴 것 같은 감정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B씨와 살던 A씨의 딸이 B씨와 다투고 비를 맞은 채 자신을 찾아오자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폭발했고, 사건이 일어난 날 술을 마시다가 ‘나와 어머니가 죽어야 자식들이 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 앞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해를 했던 점에 비춰보면 피해자와 함께 죽으려 했다는 그 의사는 진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악의적인 동기로 사람을 살해하려 한 사안보다는 비난가능성이 다소 낮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우울증 증세도 범행에 이르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해자와 동거하던 피고인의 자녀 모두 선처를 바라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서 PC방 살인’ 김성수 징역 30년 선고…동생은 무죄 왜

    ‘강서 PC방 살인’ 김성수 징역 30년 선고…동생은 무죄 왜

    말다툼에 화나 피해자 80여 차례 찔러 살해학교폭력 등 만성 우울증·정신적 문제 감안형 도운 동생은 증거 부족…“공모 아니다”사소한 말다툼을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80여 차례나 잔인하게 찔러 살해한 ‘강서 PC방 살인사건’ 피고인 김성수(30)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4일 오전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성수에 대한 선거공판에서 이렇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은 매우 잔혹하고 사회 일반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면서 “피고인은 유족의 용서를 받지 못했고 유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결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성수의 행동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잔인하며, 극단적인 생명 경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면서 “경찰이 출동해 제지할 때까지 잔혹한 공격행위를 계속함으로써 목격자들은 물론 사회 일반에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성장 과정에서 겪은 학교 폭력 등으로 오랫동안 만성적 우울감과 불안 등에 시달려 왔고, 이러한 정신적 문제가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김성수에게 10년 간의 위치추적장치 부착도 명령했다.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죄책감과 반성이 없다.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김성수에게 사형을 구형한 상태다. 재판부는 형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김성수의 동생(28)에게는 “범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성수와 공동해 피고인을 폭행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동생은 피해자를 폭행할 뚜렷한 동기가 없다. 피해자에게 불만을 갖고 말다툼한 사람은 김성수이고 동생은 당사자가 아니다”라면서 “피고인이 김성수와 폭행을 공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무죄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법원은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동생이 나름대로 싸움을 말리려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에서 범행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는데 어느 곳에서도 동생이 형의 범행을 도왔다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동생에게 공동폭행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김성수는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8시쯤 강서구의 한 PC방 입구에서 당시 20세이던 아르바이트생 A씨를 때리고 넘어뜨린 뒤 흉기로 8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자리를 치우는 문제로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김성수는 진술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건 약 3시간 만에 과다출혈로 숨졌다. 검찰은 피해자가 김성수의 흉기에 얼굴과 팔 등의 동맥이 절단되는 치명적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성수의 끔찍한 범행 자체뿐 아니라 사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당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김성수의 동생은 형의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샀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수사 결과 김성수의 동생이 범행을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살인에는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리고 김성수에게 살인 혐의를, 동생에게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김성수 사건을 계기로 ‘심신미약 감경’ 논란도 일었다. 김성수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울증 치료 진단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우울증 병력을 앞세워 형량을 감경받으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다만 김성수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이미 결론 내려졌다. 재판 과정에서도 김성수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 태의 뇌 과학] 빛의 뇌과학

    [김 태의 뇌 과학] 빛의 뇌과학

    야외에서 밝은 빛을 보고 나면 정신도 맑아지고 상쾌해지는데, 이는 기분 탓일까.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스튜어트 피어슨 교수와 러셀 포스터 교수팀은 망막 세포 중 ‘보는 것’과 관계 없는 세포에 주목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지만 시각 이미지를 생성하지는 못하는 ‘멜라놉신’ 세포의 기능을 탐색한 것이다. 멜라놉신 세포는 주요 생체 시계인 ‘시교차상핵’에 신호를 보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고 부신의 코르티솔 생산을 증가시켜 각성도를 높인다. 아침에 밝은 태양빛을 봤을 때 좀 더 활기찬 하루를 보낸다고 느꼈다면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닌 것이다. 이런 작용은 주로 제1형 멜라놉신 세포(M1)가 청색광에 반응할 때 나타난다. 따라서 야간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 되레 숙면에 방해된다. 빛은 우리의 뇌가 기분을 조절하는 것에도 영향을 준다. 최근 중국 지난 대학의 런차오란 교수팀은 빛이 항우울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을 연구해 뉴런지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팀은 화학유전학이라는 최신 뇌과학 기법을 이용해 망막의 제4형 멜라놉신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그 반응을 연구했다. 그 결과 시상의 억제성 뉴런이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과활성화됐던 ‘외측 고삐핵’이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외측 고삐핵은 우울증에서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진 부위다. 마음이 무겁고 우울한 기분이 있다면 밝은 빛을 보며 가볍게 산책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빛은 ‘햇빛 비타민’으로도 잘 알려진 비타민D를 통해 우리의 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D는 칼슘 대사, 뼈 건강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과 각종 암에도 좋은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목할 곳은 중추신경계다. 보통 비타민D의 활성화는 신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추신경계에서도 비타민D를 활성화하는 효소가 발현된다. 신장을 제외하고는 유일하다. 이뿐만 아니라 비타민D 수용체가 높게 발현돼 가바와 세로토닌 등 주요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활동 시간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비타민D의 저하가 매우 흔하기에 이런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빛은 우리가 약 24시간을 주기로 살아가는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 내는 데 필수적이다. 지구상에 에너지를 전달하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생명체는 그 에너지를 이용해 생명을 유지한다. 지구의 자전이 24시간을 주기로 지구상에 빛을 비추고 우리는 그 자전 주기에 따라 규칙적으로 살아간다. 빛은 멜라놉신 세포 활성화나 비타민D 합성 등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로 뇌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하루 20~30분이라도 햇빛을 볼 수 있다면 일주기 리듬 조절, 우울감 개선, 비타민D의 증진을 통해 신체 건강과 뇌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지 않을까.
  • 만남 거부하는 여성에 협박·몰카·주거침입…50대 남성 집유

    만남 거부하는 여성에 협박·몰카·주거침입…50대 남성 집유

    자신을 만나 주지 않는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주거침입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홍은숙 판사는 3일 협박·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모(56)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신씨는 두 달간 피해자 최모(58)씨의 집에 18번 찾아가고, 문자메시지 212건과 음성메시지 8건을 보냈으며 131번에 걸쳐 전화를 거는 등 스토킹을 일삼았다. 신씨는 지난해 10월 피해자 최모(58)씨가 자신과 만나기를 거부하자, 최씨 집 앞을 찾아가 몰래 찍은 사진을 전송했다. 또 ‘당신 보는 앞에서 죽겠다’, ‘납치·강간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17회에 걸쳐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신씨는 같은 해 9월에 최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현관 도어락을 10여차례 열었다가 닫고, 문틈 사이로 편지를 집어넣은 혐의(주거침입)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의 수단·방법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 이유, 알고보니

    아침에는 깨어나고 밤이 되면 잠이 드는 것은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생체시계 시스템 때문이다. 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들은 먹고 자는 시간, 번식기, 동면기 등의 활동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주기성이 나타나는 것도 생체시계 덕분이다. 2017년에는 이 같은 생체리듬과 체내 시계의 비밀을 분자수준에서 연구해 온 세 명의 미국 유전학자들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이 돌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고 힘든데도 막상 잠자리에 누웠는데 의외로 눈이 말똥말똥 잠이 들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이 한 두 번 정도 있을 것이다. 스페인과 미국 연구팀이 몸이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원인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과학기술연구원(BIST) 바이오의약연구소, 왕립 카를로스3세 심혈관연구소 발달및세포생물학부,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후생유전학및대사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24시간 일(日)주기 조절에 관여하는 생체시계가 뇌 뿐만 아니라 신체 다양한 부분에 존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31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생체 시계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신체에는 다양한 일주기 시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심해 왔다. 밤 늦게까지 TV나 스마트폰을 보면 생체시계가 교란돼 불면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은 눈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쳐 생체시계가 교란되는 것으로 이해해 왔다.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생체시계와 별도로 신체 여러 부분에 일주기 시스템이 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생쥐의 24시간 일주기 시스템을 초기화 시킨 다음 빛을 이용해 피부, 간, 뇌의 생체시계를 다르게 활성화되도록 했다. 빛을 뇌 부위에만 쬐도록 하거나 뇌를 제외하고 피부나 간에만 빛을 조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험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뇌의 시상하부에서 통제하는 24시간 일주기 시스템과 별도로 피부나 간 등 그 밖의 신체부위도 다른 형태의 일주기 시스템을 갖고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체리듬에 맞지 않는 다이어트나 운동, 수면 직전 TV나 스마트폰 시청은 생체 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파올로 사손코르시 UC어바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내 각각의 일주기 리듬이 각종 질병과 노화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뇌 속 생체시계와 다른 생체 기관과의 생체시계가 정렬되지 않을 경우 불면증은 물론 우울증, 알레르기, 노화, 암을 비롯한 각종 건강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 20주년을 맞아 동성애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동성애 전환치료’(gay 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제정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P통신은 동성애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지사에 당선된 제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청소년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콜로라도가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며 “오랫동안 묵인돼온 고달픈 관행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동성애 전환치료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전환하는 치료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치료는 ‘동성애는 병’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동성애 전환치료 옹호자들은 동성애는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며, 심리 상담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학계는 동성애 전환치료가 성소수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학교(UCLA)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성소수자 69만8000명이 전환치료를 경험했다. CNN은 그러나 동성애 전환치료를 받은 많은 성소수자가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약물 중독 위험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의학협회는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동성애 전환치료에 앞장섰던 로버트 스피처 박사는 2012년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7일과 29일 미네소타주와 메인주가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콜로라도주도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미국 51개주 가운데 18개주에서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가 불가능해졌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고 불법으로 규정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이며 나머지 21개주도 이 법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적]

    [서적]

    홀로 서기(서정윤 지음, 연인M&B 펴냄) 1984년 김춘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서녘바다’ ‘성’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서정윤 시인의 시집이다. 1987년 처음 출간했으며 올해 등단 35주년을 기념해 다시 펴냈다. ‘1부 홀로 서기, 2부 소망의 시, 3부 슬픈 시, 4부 목동’으로 재구성했다. 1987년 출간 후 3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본문 시 중에 ‘사랑한다는 것으로’는 김난도 교수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인용되기도 했다.꽃 한 송이 잊는데 평생이 걸린다(서정윤 지음, 연인M&B 펴냄) 책은 ‘홀로 서기’ 서정윤 시인의 10번째 시집으로, 시인 등단 35주년을 기념하며 펴냈다. ‘1부 그린다, 너를, 3부 꽃 지면서 사랑도 데려갔다’에서는 진솔하게 드러나는 서정으로, ‘2부 노을 묻은 낙엽, 4부 경계의 유리 조각’에서는 보다 세밀한 묘사를 통한 신서정을 담고 있다. 연인M&B 관계자는 “시집은 우리의 겨운 삶과 아픈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원하는 삶을 사는 여성의 7가지 비밀(배금진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펴냄) 직장, 이직, 연애, 결혼, 이혼, 우울증, 경제적 빈곤, 경력 단절 등 현실적인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여성이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성공 솔루션을 제시한다. 저자는 IMF로 원하는 공부를 이어갈 수 없었을 때도, 잘 다니던 회사가 폐업을 결정했을 때도, 건물주로부터 업종을 변경하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도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생각해 좌절하지 않고 성공을 일궈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미식축구 VS 야구선수… 누가 더 오래 살까

    미식축구 VS 야구선수… 누가 더 오래 살까

    야구선수 평균 7년 더 살아… 수명대결 ‘승’ 몸싸움 많은 미식축구 심장·뇌질환 많아 심혈관 2.4배… 뇌신경질환 비율도 3배↑ “잦은 머리 충격탓… 권투·하키도 증상 비슷”동물원에서 호랑이와 사자를 보고 온 아이들은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질문을 던져 어른들을 당황시키곤 한다. 1970~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TV 만화영화를 보다가 문득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렌다이저’와 ‘그레이트마징가’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를 두고 친구들과 말다툼을 벌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 전통무술과 종합격투기나 권투 중 어떤 것이 더 강할까를 두고 두 문파의 고수가 맞붙은 동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그런데 미국 과학자들은 좀더 심각한 궁금증에 대한 증명에 나섰다.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 선수들과 야구선수들 중에서 누가 더 오래 사는가에 대한 것이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환경보건과, 행동과학과, 역학과, 하버드 의대 인지신경과, 다나파버 암연구소,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물리치료 및 재활의학과, 모어하우스대 의대 심혈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북미프로풋볼리그(NFL)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프로선수들의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25일자에 발표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MLB 선수들의 수명이 NFL 선수들보다 길다는 것이 밝혀졌다. NFL 선수들은 MLB 선수들보다 수명이 짧을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는 비율도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프로선수들과 일반인들의 수명이나 건강과 연관 지어 분석한 연구들은 많았다. 문제는 운동선수들은 신체적 조건이 일반인보다 우수할 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운동선수들 중에서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역학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건강 노동자 효과’(healthy worker effect)라는 편향성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종목은 다르지만 전직 운동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1979~2013년까지 최소한 다섯 시즌 이상 활동한 NFL 선수 3419명과 MLB 선수 2708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NFL 선수들은 MLB 선수들보다 심혈관질환 발병률은 2.4배 높게 나타났고 각종 뇌신경질환을 앓는 비율도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석 기간 동안 사망한 NFL 선수들은 517명, MLB 선수들은 431명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평균 나이는 각각 59.6세, 66.7세로 전직 메이저리거의 수명이 7년 가까이 길었다. 사망한 NFL 선수들 중 498명은 심장질환, 19명은 뇌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으며 이 중 20명은 심장질환과 뇌질환을 함께 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존해 있는 NFL 선수들도 두통부터 우울증, 무감각증, 각종 불안증과 강박증, 분노조절장애, 단기기억상실,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뇌신경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MLB 선수들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224명,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16명으로 나타났다. 마크 와이스코프 하버드대 환경보건과 교수는 “NFL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원인 중 하나는 경기 중 반복적으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NFL 이외에 신체적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복싱이나 아이스하키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나 소음 등 외부 자극이 심한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세계보건기구(WHO)가 ‘Gaming disorder’(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2014년 게임 등 디지털의 과도한 사용이 공중 보건학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제기된 지 5년 만에 게임이용장애의 정의와 진단기준이 명시된 ICD-11(International Classification Disease·국제질병분류) 최종안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입니다. 이 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건 2022년 1월부터이고요. WHO는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도 내놨습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른 관심사나 일상생활보다 게임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이로 인해 삶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밝혔는데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거나 오래하는 것을 질병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을 고려해 진단 기준을 제시한겁니다. 즐기면서 단순히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직장을 가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로 과몰입 돼 있으며 게임을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할 정도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 한정한 것이죠. 적용시기는 2022년 ICD 발효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법에 따르면 KCD(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ICD 기준을 따르도록 되어 있거든요. 물론 권고안인데 꼭 따라야 하느냐는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요. 여하튼 KCD 변경은 5년마다 하는데 2022년 이후에 예정된 고시와 발효는 2025년, 2026년입니다. 아직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절차가 이뤄진다고 하면 KCD 변경을 통해 국내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분류가 되는거죠. 그러면 질병코드가 생기고 우울증이나 다른 질병들처럼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국내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 정부 차원의 관리·예방 활동이 강화될 수 있겠죠. 5년마다 세우는 ‘정신질환 종합대책’에서 게임중독 예방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학교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상담활동이나 의료기관 연계가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지난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를 놓고 이견을 보이자 경고를 날리기도 했죠. 복지부가 주도하려던 민관협의체 구성도 국무조정실이 하기로 조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체부와 게임업계는 ‘WHO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아동권리박탈 행위다’, ‘게임에 대한 낙인 효과로 게임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등의 반대 의견을 내놨고요. 복지부와 의료계는 ‘도박 중독보다 게임이용장애 관련 논문이 2.5배 많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건 가짜뉴스에 가깝다’, ‘뇌과학적으로 봐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산업과 질병은 별개다’라고 말합니다. 남은 시간동안 관련부처, 전문가 등이 모여 이견을 조절해 나가야 합니다. 쟁점을 살펴보면 우선 WHO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입니다. 권고안 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권고안인 건 맞지만 통계법 22조 ‘ 통계청장은 통계작성기관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통계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분류를 기준으로 산업, 직업, 질병ㆍ사인(死因) 등에 관한 표준분류를 작성ㆍ고시하여야 한다.’를 거론하며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측이 있습니다. 과거부터 ICD 기준이 변경될 때마다 반영해왔다는 의견도 덧붙이죠. 정리하면 시간상 미룰 수는 있지만 기준을 받아들일지 안받아들일지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게임 꾀병’이 늘어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꾀병이 쉽지 않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 코드에 등재될 경우 진단서를 받아 병결 사유로 제시하는 일이 가능은 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상황이 장기간 계속된 경우에 나오는 진단이기 때문에 이런 진단이 내려지는 사람은 전체 게임 인구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도 가정 내 돌봄 공백,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놀이 공간 부족에 대한 논의나 예방 교육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필요할 듯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게임하는 사람 모두가 환자로 낙인찍히는 낙인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잘 집행해 나가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부스스한 머리에 세파에 찌든 표정의 부부. 남루한 집구석 벽에 액자로 걸려 있는 사자성어가 눈에 들어온다. 안분지족(安分知足).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한다’는 뜻이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네 가정 가훈이다.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은 한국적 배경이 짙게 깔려 있다. 서민 아파트 지하실(플란다스의 개)이나 군사독재 시절 도농 복합도시(살인의 추억) 등의 이해 없이 그의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유다. 하지만 빈부의 극단 대비라는 영화 속 구도는 영화제에 모인 각국 전문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양극화 심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 공통의 문제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웅변하는 까닭이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다. 세계은행(WB) ‘빈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상위 1%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00년대 초반 10% 후반대를 기록하다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미국의 수치는 오름세로 반전해 2010년대에는 20% 언저리까지 치솟았다. 일본과 프랑스 역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한국과 대만의 상위 1%의 전체 소득 비중은 1980년 각각 7%, 6% 수준이었다가 2010년 12%로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도 1988년부터 2008년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 증가액의 소득분위별 수취 비중 분석을 통해 세계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 증가액의 68%를 가져갔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상위 2~5%는 25%, 1%는 19%를 쓸어 담았다. ‘임금 소득의 비중이 낮아지고 자본 소득 비중이 커지면서 상위 1%의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부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빈부격차 면에서 한국도 세계 최선두권이다. ‘세계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3.3%를 차지하고 있다. 47.0%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극심한 양극화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위축된 중산층’ 보고서는 전 세계 주요국 중산층(중위소득의 75~200%)의 총소득이 1985년 부유층의 3.9배에서 2015년 2.8배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중산층 인구 비율은 같은 기간 64%에서 61%로 떨어졌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대규모 소비 여력을 지닌 중산층이 감소하면 소비 및 투자 위축과 소득 감소, 그에 따른 중산층의 추가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3포인트 악화되면 경제성장률도 0.35% 포인트씩 떨어진다. 불평등은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리처드 윌킨슨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는 저서 ‘더 스피릿 레벨’(평등이 답이다)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정신질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불평등지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1980년대 이후 악화됐다. 개별 국가로서는 세계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성장은 불평등 해소의 특효약이지만 1950~1970년의 예외적 시기를 지난 뒤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답을 알고 있다. OECD 등은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과 감세 폐지, 교육 및 복지정책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국 등 재정 여건이 양호한 국가는 재정지출 확대도 필수적이다. 최고임금 제도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 중산층 이하의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조치다. 관건은 실천을 위한 의지다. 빈부격차 확대를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이념도 성향도 관계없다.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생충은 혐오의 대상이다.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속성 때문이다. ‘기생충 같은 놈’이라는 욕설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의 대표적인 생물학적 특성은 공존이다.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채 몰래 기생을 해야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온전히 뺏는 대신 나누는, 파멸 대신 공존을 선택하는 ‘기생충 자본주의’를 상상하자. douzirl@seoul.co.kr
  •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청소년기 피해 외상 후 스트레스로 발전 멋지게 포장된 연예인에 불공평·억울함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분노 2차 피해” 가해자 27% “학폭 이후 아무일 없었다” 학폭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 계기 돼야“유명 연예인으로부터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온라인 공간에 폭로하는 ‘학폭 미투’가 연예계에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27)과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윤서빈(20)은 과거 잘못을 인정하며 팀을 탈퇴하거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가수 효린(본명 김효정·29)은 진실공방 끝에 “폭로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불쑥 밝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피해를 호소한 이들은 길게는 15년 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학폭이 피해자에게 남기는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면 뒤늦게 폭로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학폭 트라우마는 피해자의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가해자를 보거나 폭행 상황과 비슷한 장면을 볼 때 재차 이들을 괴롭힌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 폭력을 당한 경험은 뇌 전두엽과 변연계의 감정조절 중추들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면 보통 사람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응해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으로 멋지게 포장된 학폭 가해자를 보고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하면서 분노하게 되고 불공평, 억울함 등 심리적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영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고발 글에서 “학창 시절 악몽을 음악에 위로받고 의지하면서 잔나비라는 밴드를 좋아했지만 가해자가 멤버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손과 등이 식은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응원하고 사랑을 주는 대중에게도 괜한 원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 학폭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피해자의 심리적 상처가 오래간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사업을 하는 푸른나무 청예단이 초·중·고교생 6675명을 상대로 한 ‘2017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중 26.8%는 ‘학폭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고 응답했다. 아들이 학폭 피해를 경험한 이모(45)씨는 “가해 학생들이 교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으로 서면 사과를 해놓고는 정작 아들과 내가 탄 차를 가로막는 등 2차 가해행동을 해 거짓 사과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당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이는 지금도 자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깬다”며 괴로워했다. 전수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는 “학교 처분에 만족하지 못해 ‘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 보라’는 일종의 보복 심리로 민형사상 소송까지 가기도 하는데 많아야 위자료 몇백만원에 그친다”면서 “너무 억울해 가해 사실을 공개하면 명예훼손 소송 등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연예계 학폭 미투 사태를 계기로 아이들이 ‘학폭은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장난이 아니며 가해자 꼬리표는 평생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한수원 해킹 이후 목숨 끊은 파견 직원, 업무상 재해 아냐”

    2014년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에 책임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던 파견업체 직원이 우울증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한수원에서 직원채용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2014년 한수원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자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사직 의사를 표시했던 A씨는 사고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며 증상이 호전됐다. 그러나 한수원의 경주 이전 과정에서 다시 우울증이 도진 A씨는 경주 발령 일주일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에 해킹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이 수사를 받았다거나 한수원 등이 망인에게 책임을 추궁한 적이 있다는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적 성향, 지나친 책임 의식 등 개인적 소인을 고려하더라도 해킹 사건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줘 우울증을 발병하게 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새달 중 관련 민관협의체 꾸려 준비 통계·진단 기준 등 체계적 대응 가능 업계 부정적 인식·규제 강화 우려 ‘반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 장애(게임 중독)를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분류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제11차 국제질병표준 분류 기준안이 2022년 1월에 발효되면 WHO 회원국인 한국도 게임 중독 관련 보건통계를 작성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게임 중독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공식 병명조차 없어 우울증과 강박증 등으로 진단해온 게임 중독이 2022년부터 병명을 얻어 ‘질병’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중 게임 중독 관련 민관협의체를 꾸려 준비에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홍정익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발효 전까지 게임 중독의 과학적 근거와 실태를 조사하고, 발효되면 통계청에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넣는 작업을 한다”며 “게임 중독(Gaming Disorder)에 대한 한국식 공식 명칭을 붙이고 진료 지침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중독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었는데 이제 국제적인 분류 기준이 나왔으니 중독자 통계를 내어 다른 국가와 비교도 하고, 공중보건학적 대응 정보를 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게임과몰입 예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게임 중독자 현황을 알 수 없으니 체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진단 기준도 더 명확해진다. WHO는 ‘게임을 절제할 수 없고, 일상보다 게임에 우선 순위를 두며,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진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자는 즉각적인 만족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충동성이 커지고 반응 억제가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며 “뇌를 불균형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보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있다.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면 전두엽 성숙이 지연돼 계속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이번 조치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정부의 관련 규제가 도입 또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게임 산업이 망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질병코드 도입과 게임 산업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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