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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유아 예방접종·건강검진할 때마다 산모 정신건강도 살펴야”

    “영유아 예방접종·건강검진할 때마다 산모 정신건강도 살펴야”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요.” 세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윤승희(35)씨는 출산 후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면 둘째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 윤씨는 전 직장에서 최연소 팀장이 될 만큼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하지만 출산과 함께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감은 결국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졌다. 그는 “혼자 놀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지만 또 아이를 낳으면 공든 커리어가 무너지고 내 몸이 아플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산후 정신건강 관리는 산모 개인과 가정의 문제를 넘어 출산율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출산 전 임신부 지원에 집중돼 있는 출산·육아 정책에 산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히 산후우울증이 자살, 영아살해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만큼 산후 정신건강을 촘촘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별검사 참여 유도… 돌봄서비스 강화 무엇보다 현재 산모가 보건소를 직접 방문하거나 신청해서 받는 산후우울증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위해 선별검사를 받으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임신·출산금을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에 산후우울증 검사 시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다. 산모가 자주 찾는 산후조리원이나 산부인과, 소아과에서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연구위원은 ‘산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산부인과 검진을 위해 방문하는 시기와 영유아 예방접종 또는 건강검진 시기에 산모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관련 문제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모니터링군과 고위험군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유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면 산후우울증의 주요 원인이자, 많은 초보 엄마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산후도우미가 출산 가정에 방문해 신생아와 산모를 돌보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기간을 연장하거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현재 산후도우미 서비스 기간은 10일(표준 기준)이다. 출산일로부터 60일 이내 신청해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모가 우울감을 많이 느끼는 출산 후 100일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엄마돌보미 서비스로 아이를 돌보거나 가사노동을 돕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버지 교육 실시하고 상담·진료비 지원 산후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남편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아버지 교육’을 열고 있다. 임산부뿐 아니라 배우자도 산후 정신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육아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준희 정신건강복지센터 협회장은 “남편들도 출산 전후 아내의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후우울증 산모들이 상담이나 진료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을 일부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 협회장은 “스스로 돌파하지 못하는 산모들이 상담을 통해 치유받을 수 있도록 공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소득 수준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정신건강재단이 2015년 보건복지부 용역사업 보고서로 제출한 ‘산후우울증 관리체계 구축 방안 연구’에 따르면 산후우울증 산모가 9개월 동안 15회 정신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본인 부담금은 20만원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임신 및 출산 관련 바우처에 산후우울증 치료비 지원 기능을 추가해 1인당 20만원까지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은 치료율 향상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산후우울증의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에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 차원 힐링 프로그램 운영 필요 육아에 지친 산모들이 잠시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방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생후 24개월 이하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생명숲 베이비앤맘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산모요가, 경락 등 신체회복과 음악 듣기, 그리기 등 정서안정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기획한 이지영 사업추진본부장은 “청년들이 결혼할 생각을 안 하는 사회에서 첫째를 낳은 가정이 둘째, 셋째를 낳는 게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법이라고 인식해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은 산후우울증 관리 및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멜라니 블로커 스톡스 마더스 액트’라는 법을 마련했다. 산후우울증으로 치료받았지만 출산 후 3개월이 지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의 이름을 땄다. 미국 텍사스주는 건강 전문가가 부모에게 의무적으로 산후우울증을 교육하고, 일리노이주는 임신기부터 산후 1년까지 우울증 치료 비용을 상환해 준다. 영국 정부는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피해를 낮추기 위해 산모마다 지정 조산사를 배치하고 있다.
  • “산후우울증은 사회 전체가 감당할 문제”

    “산후우울증은 사회 전체가 감당할 문제”

    고위험군만 11.1% 달하는데 정책 미약아이·남편에게까지 부정적 영향 미쳐산후우울증 관련법 아직 국회 계류 중치료센터 운영 등 법적 근거 마련해야“세상에 너만 애를 낳았느냐.” 엄마들은 임신과 출산, 이후 육아 과정에서 끝없는 고립감과 우울감 그리고 공포를 경험한다. 하지만 아직도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불행히도 여성의 임신·출산을 대하는 사회와 정책의 시선도 똑같다. 이런 탓에 산후우울증 관련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 폐기 이후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20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자연의 과정으로 볼 뿐 그 과정의 어려움과 고통의 깊이를 헤아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후우울증이 다른 질환과 달리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이 문제가 임산부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산전·산후우울증은 본인에게도 문제일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남편과 가족 전체에게도 나쁜 영향을 준다”면서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지만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가 같이 다뤄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전·산후우울증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2016년에야 신설된 해당 법 제10조5항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산부에게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산전·산후우울증 검사와 관련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단 한 줄 규정하고 있을 뿐 지원의 종류와 방법, 주체 등 세부 사항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정 의원은 “현 상황에서 임산부가 산전·산후우울증과 관련해 국가에서 지원받는 것은 보건소에 비치된 자가 검사지가 전부”라며 “전체 산모 중 대부분이 우울감을 느끼고 산후우울증 고위험군만 11.1%나 되는데 너무나 미약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산전·산후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각종 검사·치료, 상담·교육 등의 사업을 실시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이런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치료상담센터를 설치·운영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전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박광온·정청래 의원이 발의한 산후우울증 관련법이 계류 중이다. 정 의원은 앞으로 산후우울증 지원의 연장선으로 여성 출산과 관련된 전반적 지원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려고 한다. 그는 “예를 들면 공공산후조리원을 신설해 너무 비싼 산후조리원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며 “산전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처럼 산후에도 공공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맘카페’ 의지하는 우울한 초보 산모들

    ‘맘카페’ 의지하는 우울한 초보 산모들

    출산 후 우울감을 겪은 산모들은 병원 등 전문기관보다 인터넷 ‘맘카페’를 더 의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후우울증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고, 이와 관련한 사회 시스템이 전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더라’식의 정보’가 난무하는 맘카페의 정보를 무조건 신뢰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19일 서울신문 설문조사 결과 최근 5년간 출산한 산모 중 우울감을 겪은 275명의 8%(23명)가 ‘맘카페’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문기관인 심리상담센터 및 정신과가 도움이 됐다는 응답(4.9%·14명)보다 높았다. 우울감을 느꼈을 때 ‘친구, 맘카페 등을 통해 상담했다’는 응답은 35.2%, 이런 방법이 우울감 극복에 실제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8.2%로 집계됐다. 육아와 임신 관련 정보를 주로 다루는 인터넷 맘카페는 산후우울증, 육아 스트레스 등을 겪는 여성들의 유일한 의지처다. 많은 엄마들이 코로나19 등으로 친구를 만날 여유도 없어 맘카페를 통해 소통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맘카페에 범람하는 일부 불확실한 정보에 의존하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서울 지자체의 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A간호사는 “보통 아기의 발달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검색하거나 맘카페를 뒤지는데 여기서 얻는 정보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정보를 많이 접한 초보 엄마들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것이 우울증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면서 “옆집 아이, 조리원 동기, 맘카페 등 말고 병원이나 보건소, 정신 상담소 등 전문기관에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 [단독] “아기 100일 되면 괜찮겠지”… 정신과 문턱 넘는 데 6개월 걸렸다

    [단독] “아기 100일 되면 괜찮겠지”… 정신과 문턱 넘는 데 6개월 걸렸다

    전업주부·30대가 출산 후 우울감 더 느껴‘고된 육아·정체성·막연한 걱정’ 주요 원인시간당 10만원 비용도 상담 막는 걸림돌77%는 보건소 산후우울증 프로그램 몰라‘육아보조’ 정책적 문제 중 가장 개선 필요산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돼야산후우울증이 나날이 심해지던 김미진(38)씨가 정신과 문을 두드리기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아기가 100일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주변에서 산후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난 그 정도는 아닐 거야’라면서 망설였다. 모유 수유 기간에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도 거부감이 컸다. 그사이 산후우울증은 더 깊어져 불면증까지 동반되자 결국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 김씨는 “막상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니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왜 겁부터 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김씨처럼 산후우울증을 앓으면서도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산모가 많다. 이런 결과는 서울신문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5년 이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포함한 우울감을 경험한 여성은 75.1%(287명)였다. ‘우울했다’는 54.2%(207명), ‘많이 우울했다’는 20.9%(80명)로 조사됐다. 연령·직업·자녀 수별로 분석해 보면 자녀가 1명인 여성의 74.7%, 2명 이상의 경우 76.3%가 우울감을 겪었다. 전업주부(85.2%)가 사무직 등 일반 회사원(75.3%), 전문직(63.7%)보다 높았다. 또 30대(76.2%)가 40대(70%)보다 우울감을 더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우울감을 겪은 원인을 살펴보면 절반이 넘는 64.1%(184명·복수응답)가 ‘육아가 힘들어서’라고 응답했다. ‘나에 대한 정체성 혼란’(48.1%·138명), ‘육아에 대한 막연한 걱정’(44.6%·128명), ‘독박육아에 대한 부담’(39.4%·1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의 어려움’이라는 응답이 30.3%(87명)에 달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산후우울감을 겪는 여성의 절반인 51.9%(149명)가 심리상담센터 및 정신과 방문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이 가운데 70.5%(105명)는 실제 도움을 받지 않았다. 이유로는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될 것 같아서(61.9%·복수 응답) ▲아기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44.7%)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19%) ▲기록이 남을까 봐(9.5%) ▲코로나19 등으로 외출이 꺼려져서(8.5%) 순으로 나타났다. 전준희 정신건강복지센터 협회장은 “일단 병원이나 센터에 ‘정신’이라고 써 있으면 편견을 갖고 꺼리게 된다”며 “외국에서는 정신과의 도움을 쉽게 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기관 방문이 부담스러워 심리상담센터에 가볼까 했지만 상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도 초보 엄마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씨는 “가뜩이나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둬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가 빠듯한데 1시간에 10만여원에 달하는 상담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우울감을 느꼈을 때 주로 남편 등 가족에게 의지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도움이 된 주체는 남편(29.3%·84명), 가족(26.5%·76명), 친구(22.6%·65명)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으로는 ‘가족 등 주변인으로부터 육아에 도움을 받음’이 54.7%(157명)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가벼운 산책 등 기분전환(45.3%·130명)을 하거나 운동 등 취미생활(23.3%·67명)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복직 ▲다이어트 ▲육아 관련 유튜브 시청 등이 있었다.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 방법 역시 ‘가족 등 주변인으로부터 육아에 도움을 받음’(56.1%·161명)이 가장 많았다. ‘주변에서 가장 해 줘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육아 분담이 61%(175명)로 집계됐다. 전 협회장은 “육아 부담을 조금만 덜어 줘도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가족 등은 주말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육아를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여성 382명 중 ‘산후우울증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여성은 24.9%(95명)였다. 이 가운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산후우울증 사례를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73.7%(70명)였다. 본인이 직접 우울감을 느끼지는 않았어도 10명 중 7명은 산후우울증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지인들로부터 산후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다수인 70.5%(67명)는 ‘고민을 경청하고 조언을 해 주었다’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의 76.9%(294명)는 보건소의 산후우울증 관리 프로그램을 모르고 있었다. 산모가 출산 후 겪는 어려움을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데 대해 97.9%(374명)가 압도적으로 동의했다. 정책적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육아보조(61.7%·236명)를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들은 산후우울증에 대한 의견과 정책 제안 등을 쏟아냈다. 특히 산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널리 확산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응답자는 “아이를 낳고 처음 맞게 되는 상황이 낯설고 힘들다”며 “상담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육아 지원 등 심리·체력·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나, 산후우울증이야’라고 떠벌리고 다니기도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양한 정책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면 한다”고 했다. 관리 프로그램이 있어도 따로 시간을 내서 전문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여성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 ‘지속적인 전화 상담’ 등 실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무조건 엄마 탓 아니에요”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무조건 엄마 탓 아니에요”

    “아기가 아프거나 울어도 내 탓으로 여겨 남편 지지해 주거나 상담만 받아도 안심”“산모님,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임경애 서울 성동구 보건소 건강관리과 간호사의 한마디에 많은 산모가 눈물을 왈칵 쏟았다. 7년 동안 ‘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의 가정방문 서비스를 통해 산후우울증을 앓는 산모들을 만나 온 임 간호사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모 대부분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뭔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 아기만 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호사가 ‘이 시기의 아기들은 다 울고, 이 시기의 산모는 우울감을 겪을 수 있다’고 하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는다”면서 “가족에게 듣는 말보다 간호사가 하는 말이 좀더 공신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임 간호사는 아기가 조금이라도 아픈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산모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조산을 하거나, 아기가 조금 아플 수도 있는데 모든 게 다 엄마 탓이 된다”면서 “남편이 지지해 주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간호사와 상담만 해도 안심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 간호사는 학대나 폭력 등을 경험한 경우 우울감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산후우울증 산모는 지속적인 방문 상담으로 ‘수렁에서 나온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다”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부모의 이혼이나 폭력에서 비롯된 우울증은 지속된다. 산모와 아기 둘만 집에 두기엔 불안한 사례도 종종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나는 아기를 사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엄마와 아기가 상호작용을 잘 할 수 있도록 전문가나 간호사와의 상담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산모의 산후우울증 검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건소를 먼저 찾는 분들은 오히려 괜찮은 분들이 많은 반면 정말 심각한 분들은 검사를 받을 여유조차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임 간호사는 “경제적 상황은 나아지고 고학력 산모도 많아졌지만 우울한 산모는 점점 늘고 있다”면서 “그동안 하고 싶은 대로 다 잘 됐는데 아이가 태어나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데다가 거기서 오는 좌절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계획된 임신이 아니라면 우울감이 더 커지기 때문에 꼭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단독] “혼자만 애 낳나” 눈총에… 정신과·심리센터 안 가는 산모들

    [단독] “혼자만 애 낳나” 눈총에… 정신과·심리센터 안 가는 산모들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산모 10명 중 7명은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는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만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닌데…’ 등의 편견 섞인 주변 반응과 정보 부족, 경제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산후우울증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19일 서울신문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5년 이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5.1%(287명)가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포함한 우울감을 겪었다. 이 중 우울감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여성은 62.8%(180명)나 됐다. 특히 산후우울증을 느낀 엄마 중 절반이 넘는 51.9%(149명)는 심리상담센터나 정신과 방문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실제 치료를 받은 여성은 29.5%(44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70.5%(105명)는 혼자 견딘 것이다. 우울한 엄마들이 숨은 원인은 다양했다. ‘엄마니까 참아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스스로를 옭아매며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기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산후우울증 산모에 대한 지원과 함께 육아를 분담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회·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후우울증은 감추려다 보면 (가족 간) 갈등이 더 심화되기 때문에 산모 스스로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산후 지원책의 대부분이 아이에게만 맞춰져 있어 산모에 초점을 맞춘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단독]“혼자만 애 키우냐” 주변 시선에…10명 중 7명 혼자 ‘끙끙’

    [단독]“혼자만 애 키우냐” 주변 시선에…10명 중 7명 혼자 ‘끙끙’

    산후우울증이 나날이 심해지던 김미진(38)씨가 정신과 문을 두드리기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 그런거다’, ‘아기가 100일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대소롭지 않게 여겼다. 주변에서 산후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난 그 정도는 아닐 거야’라면서 망설였다. 모유수유 기간 약을 복용하는 것도 거부감이 들었다. 그 사이 산후우울증은 더 깊어져 불면증까지 동반되자, 결국 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시작했다. 김씨는 “막상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니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왜 겁부터 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산후우울증을 앓으면서도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산모가 많다. 이런 결과는 서울신문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5년 이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조사 결과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포함한 우울감을 경험한 여성은 75.1%(287명)였다. ‘우울했다’는 54.2%(207명), ‘많이 우울했다’는 20.9%(80명)로 조사됐다. 연령·직업·자녀 수별로 분석해보면 자녀가 1명인 여성의 74.7%, 2명 이상의 경우 76.3%가 우울감을 겪었다. 전업주부(85.2%)가 사무직 등 일반 회사원(75.3%), 전문직(63.7%)보다 높았다. 또 30대(76.2%)가 40대(70%)보다 우울감을 더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감을 겪은 원인을 살펴보면 절반이 넘는 64.1%(184명·복수응답)가 ‘육아가 힘들어서’라고 응답했다. ‘나에 대한 정체성 혼란’(48.1%·138명), ‘육아에 대한 막연한 걱정’(44.6%·128명), ‘독박육에 대한 부담’(39.4%·1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의 어려움’라는 응답이 30.3%(87명)에 달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산후우울감을 겪는 여성의 절반인 51.9%(149명)가 심리상담센터 및 정신과 방문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이 가운데 70.4%(105명)은 실제로 방문하지 않았다. 이유로는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될 것 같아서’(61.9%·복수 응답) ▲아기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44.7%)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19%) ▲기록이 남을까봐 (9.5%) ▲코로나19 등으로 외출이 꺼려져서(8.5%) 순으로 나타났다. 전준희 정신건강복지센터 협회장은 “일단 병원이나 센터에 ‘정신’이라고 써 있으면 편견을 갖고 꺼리게 된다”며 “외국에서는 도움을 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방문이 부담스러워 심리상담센터에 가볼까 해봤지만 상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도 엄마들의 치료를 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씨는 “가뜩이나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둬 남편의 월급만으로 생활비가 빠듯한데 1시간에 10만원여에 달하는 상담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우울감을 느꼈을 때 주로 남편 등 가족에게 의지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도움이 된 주체는 남편(29.3%·84명), 가족(26.5%·76명), 친구(22.6%·65명)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으로는 ‘가족 등 주변인으로부터 육아에 도움을 받음’이 54.7%(157명)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가벼운 산책 등 기분전환(45.3%·130명)을 하거나, 운동 등 취미생활(23.3%·67명)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복직 ▲다이어트 ▲육아 관련 유튜브 시청 등이 나왔다.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 방법 역시 ‘가족 등 주변인으로부터 육아에 도움을 받음’(56.1%·161명)이 가장 많았다. ‘주변에서 가장 해줘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육아 분담이 61%(175명)로 집계됐다. 전 협회장은 “육아 부담을 조금만 덜어줘도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가족 등은 주말이라도 적극적으로 육아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여성 382명 중 ‘산후우울증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여성은 24.9%(95명)였다. 이 가운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산후우울증 사례를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70명(73.7%)이었다. 본인이 직접 우울감을 느끼지는 않았어도 10명 중 7명은 산후우울증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지인들로부터 산후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다수인 70.5%(67명)는 ‘고민을 경청하고 조언을 해주었다’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의 76.9%(294명)는 보건소의 산후우울증 관리 프로그램을 모르고 있었다. 산모가 출산 후 겪는 어려움을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데 대해 97.9%(374명)가 압도적으로 동의했다. 정책적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육아보조(61.7%·236명)를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들은 산후우울증에 대한 의견과 정책 제안 등을 쏟아냈다. 특히 산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널리 확산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응답자는 “아이를 낳고 처음 맞게되는 상황이 낯설고 힘들다”며 “상담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육아 지원 등 심리·체력·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나 산후우울증이야라고 떠벌리고 다니기도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양한 정책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관리 프로그램이 있어도 따로 시간을 내서 전문 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여성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 ‘지속적인 전화 상담’ 등 실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이건 못 참지]“코로나에 집콕 축구 관람”…맥주에 감자칩 정도는 괜찮잖아?

    [이건 못 참지]“코로나에 집콕 축구 관람”…맥주에 감자칩 정도는 괜찮잖아?

    대형 스포츠 경기 때 감자칩 매출도 쑥과자업계, “‘도쿄 올림픽 특수’ 기대된다” # “지긋지긋한 ‘코로나 블루’를 잠시나마 날려버릴 수 있었던 건 지난 한 달간 열린 ‘유로 2020’ 덕분이었죠.” 자영업자 박모(42)씨는 최근 매일 가게 문을 닫자마자 집으로 향했다. 어차피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밤 10시면 문을 닫아야 했다. 매일 한숨만 늘어가던 차, 그의 가슴을 뛰게 한 것이 있었다. 바로 축구 경기다. 매일 경기중계 일정을 확인하고 함께 즐길 맥주와 안주도 박스째로 사다 놓았다. 그는 “축구와 맥주, 감자칩 한 조각에 코로나로 쌓인 우울감이 잠시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장인들의 즐길 거리가 사라지고 있다. 점심시간, 동료들과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며 산책하는 것도, 퇴근 이후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도 조심스러워졌다. 그럼에도 탈출구는 남았으니, 바로 ‘집콕 스포츠 관람’이다. 최근 한 달간 ‘미니 월드컵’이라고도 불리는 ‘UEFA 유로 2020’, ‘2021 코파 아메리카’ 등 커다란 스포츠 행사들이 연이어 개최됐다.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던 축구팬들이 목놓아 기다리는 행사였다.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맥주 마시면서 축구를 보고 있다”며 ‘맥주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실제 편의점 주류 판매도 쑥쑥 상승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와인(209.6%), 양주(105.5%), 막걸리(31.6%), 소주(30.6%), 맥주(28.5%) 등 주류는 전 분야에 걸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고르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술이 잘 팔리는 만큼, 안주도 잘 팔리고 있다. 식품업계가 ‘뜯기만 하면 바로 즐길 수 있는’ 간편한 안주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혼술족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오리온의 ‘콰삭칩’(사진), ‘고추칩’을 비롯해 서울우유의 스낵형 포션치즈 ‘헬로멜로’, 사조대림의 ‘365.24 닭가슴살 꼬꼬칩’, 진주햄의 ‘천하장사 육포’ 등이 최근 신제품으로 나왔다.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 실제로 안주형 제품들의 매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의 감자칩 스테디셀러인 포카칩이 대표적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2016년 8월·2.4%), 브라질월드컵(2014년 6~7월·2.6%), 런던올림픽(2012년 8월·9.3), 남아공월드컵(2014년 6~7월·10.8%), 베이징올림픽(2008년 8월·14%) 등 매출이 성장했다. 유로 2020이 진행된 지난달도 포카칩 매출은 6%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달 하순에는 도쿄올림픽도 예정된 만큼 홈술족, 혼술족들이 간편한 안주들을 더욱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서울신문 유통, F&B 담당 기자들이 지금 가장 뜨거운 아이템에 얽힌 사연과 함께 최신 트렌드를 전해드립니다. 이메일을 통한 다양한 사연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용연 서울시의원 “어르신 놀이터는 고령사회 진입한 서울시의 필수과제”

    김용연 서울시의원 “어르신 놀이터는 고령사회 진입한 서울시의 필수과제”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용연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서4)은 서울시는 ‘어르신 놀이터’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서울시의 어르신 놀이터 조성을 위한 조례안을 발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65세 이상 인구가 150만 명을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김 의원은 “노인이 겪는 신체건강 악화와 정신적 우울감 해소의 공간으로 기존 경로당 및 노인복지시설 등의 격리형 시설 외에 야외 체육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하며 “서울에 설치된 야외 운동기구들은 주로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요구되기에 고령화율이 15.8%에 달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서울시는 노인층을 위한 맞춤형 체육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어르신들에게는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주장하는 바처럼,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어르신 놀이터가 문을 연 충청남도 공주 미나리공원에는 전용 운동기구들이 설치됐다. 어르신 놀이터가 이미 정착된 유럽에서 제작된 것들로, 근력운동에 집중된 운동기구가 아니라 안전에 초점을 맞춰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는 기구들이다. 종로 지봉골공원의 어린이공원에도 어르신을 위한 특화 운동기구가 7종 설치됐다. 종로구는 시설 설치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시설 이용을 돕기 위해 관내 노인복지시설과 연계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중구 다산동에 위치한 충현어린이공원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시설이 설치됐으며, 그 덕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김 의원은 “몇몇 지역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운동기구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치고 싶다. 하지만 더 나아가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어르신 놀이터 조성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서울시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 구상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하며, “노년의 삶의 질 향상은 미래과제가 아니라 당면과제이며, 서울시는 노인층의 복지향상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독] 고된 육아·죄책감에 무너지는데… 보건소선 “괜찮죠?” 가족들은 “다 그래”

    [단독] 고된 육아·죄책감에 무너지는데… 보건소선 “괜찮죠?” 가족들은 “다 그래”

    산후우울증을 겪은 장연주(35·가명)씨는 출산 후 한 달 만에 실시한 보건소 산후우울증 검사에서 고위험군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검사를 진행한 담당자는 장씨를 한 번 훑어보더니 “괜찮으시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던 친정엄마도 “애 낳으면 다 그렇지 뭐” 하고 거들었다. 주변의 무관심 속에 장씨의 우울증은 더 깊어져 어느새 불안증과 건강염려증으로 번졌다. 장씨는 “코로나19 등으로 보건소 등의 프로그램 참여를 망설이다 결국 포기했다”면서 “당시 지속적으로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을 했을 때는 바우처부터 지하철 임산부석까지 사회적으로 지원을 받다가 출산 후엔 뚝 끊겼다”면서 “유일하게 기댔던 남편마저 ‘그만 좀 하라’고 했을 때 완전 무너져 버렸다”고 털어놨다. 서울신문은 한때 산후우울증을 앓다가 현재 이겨냈거나, 견디고 있는 ‘엄마’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말 그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우울한 엄마들은 명상이나 취미생활 등 각자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등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고, 산후우울증 관련 공공서비스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엄마들의 입을 통해 산후우울증의 고통과 함께 사각지대에 놓인 산모 지원에 대해 들어 봤다.9개월 아들을 키우는 이미진(35·가명)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출산을 했다. 자연분만을 계획했던 이씨는 16시간의 진통 끝에 응급 제왕절개수술로 아기를 낳았다. 몸을 회복할 새도 없이 수면 부족과 모유 유축과의 전쟁에 시달리다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이씨는 산후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을 헤어 나오고 있는 과정을 말하고 싶다며 지난달 28일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족들이 병원도, 산후조리원도 찾아오지 못해 홀로 갓난아기를 맞아야 했다”며 “몸이 아파 누워 있다가 ‘수유콜’(수유 요청)이 오면 어기적어기적 신생아실에 올라가서 잠깐 아기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이는 조리원을 퇴소해도 마찬가지였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신생아를 돌보느라 그도 제대로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아기가 잠이 들더라도 이씨의 시간을 쪼개 2시간마다 아기에게 먹일 모유를 유축해 놔야 했다. 아기가 100일이 되기 전까지는 꼼짝없이 집에만 갇혀 있었다. 친정엄마도 방문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씨는 “너무 외로운데 아기와 대화가 안 되니까 너무 답답했다”고 돌이켰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남편이 반가우면서도 원망스러워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똑같이 아기를 낳았는데 나만 고생하는 것 같았다”며 “당신은 회사도 나가고, 밥도 편하게 먹고 커피도 마시지 않느냐”고 남편을 몰아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이씨는 우는 아기에게 소리를 지르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씨는 “남편이 놀라 방에서 나와 아기를 데려가고 난 뒤 반성과 후회를 했다”며 “아기와 같이 목놓아 울었던 날도 많다”고 회상했다. 그는 “때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면서 “산후우울증이 아기한테 화살이 돼 돌아갈 수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감정을 분출할 방법이 없었는데 일기를 쓰면서 진정됐다”면서 “100일이 지나 친정부모님도 뵈면서 조금 기운을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산후도우미 덕분에 그나마 버텼다”며 “현재 정부 지원 기간이 2주인데, 출산한 산모가 기력을 차리려면 적어도 한 달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스스로 멘털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도 많이 무너졌다”며 “더 상황이 안 좋은 편부모 가정이나 취약계층에 있는 엄마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세, 5세 두 딸을 키우는 김선희(35·가명)씨는 요즘도 혼자 아이들과 집에 있는 게 두렵다.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갑가지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해지면서 식은땀이 난다. 한때는 공황장애를 의심할 만큼 호흡곤란 증상을 겪기도 했다. 김씨는 예전에 산후우울증과 관련한 끔찍한 사건·사고를 들을 때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곱씹었다. 그랬던 그는 “아이들을 봐야 하는 주말이 오는 게 무서웠다”며 “어느새 나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털어놨다. 2017년 첫째 출산 후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김씨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출산과 함께 기존의 ‘나’가 빠져나가면서 사춘기에 느끼는 혼란을 또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누구이고, 아기는 누구이고, 너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가를 잘 설계한 엄마만 살아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주변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친정엄마는 “호강에 겨웠다”며 핀잔을 줬다. 당시 신경외과 전공의였던 남편이 보다 못해 김씨를 대학병원 정신과에 데려갔다. 그는 “남편이 의사임에도 병원 가기가 무서웠고, ‘왜 나만 이러나’ 싶었다”며 “수유 중이었고 환자임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 약을 먹지 않고 버텼다”고 회고했다. 이후 둘째를 낳고는 육아공포증 형태로 산후우울증이 발현됐지만, 명상센터를 다니면서 이를 극복하고 있다. 그는 “공포증의 근저에는 ‘스스로 약한 존재´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나는 강한 사람이라고 세뇌를 하니까 점차 힘들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산후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동안 정책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는 “보건소에서 아이들이 잘 크는지 확인하러 오겠다고 했는데 산후우울증과 관련한 건 없었다”며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모든 산모 대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현(43·가명)씨는 임신 중기에 둘째를 유산한 뒤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았다. 유씨는 “이런 종류의 산후우울증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자청했다. 유씨는 5년 전 첫째를 낳았을 때도 우울감을 겪었다. 구립 어린이집 교사였던 유씨에게 아이를 돌보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었지만, 갓 태어난 신생아는 모든 것이 다르고 또 어려웠다. 유씨는 “나이가 있다 보니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아기가 이쁜지도 잘 몰랐다”면서 “도망 가고 싶고 무력감도 심했다”고 돌이켰다.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 관련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산후우울증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든지, 산후우울증 산모에 대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자 이번엔 육아를 소홀히 했다는 죄책감이 휘몰아쳤다. 유씨는 “누구 엄마도 좋지만 나를 찾아가는 기분이었다”며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났다. 항상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심리 상담과 요가 등으로 마음을 추스르던 유씨는 둘째를 계획했지만 계류유산이 반복됐다. 그러다 찾아온 아기를 임신한 지 5개월째 그는 병원에서 “태어나도 생존 확률이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신 종료를 권유받았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은 대학병원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그는 결국 아기를 하늘로 보냈다. 유도분만으로 유산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일반 출산과 똑같은 고통과 호르몬 변화를 그대로 겪었다. 유씨는 “이전의 우울증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바닥을 쳤다”며 “첫째만 없으면 나도 따라갈 텐데 왜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유씨를 겨우 붙잡아 준 것은 첫째 아이였다. 그는 “첫째를 보면서 경이롭고 감사했다”면서 “정신이 스위치 들어오듯이 꺼졌다 나갔다를 반복했다”고 했다.
  • [단독]수면부족·유축지옥에 지친 엄마들…“도망가고 싶어요”

    [단독]수면부족·유축지옥에 지친 엄마들…“도망가고 싶어요”

    산후우울증은 육아에 지칠대로 지쳐 나약해진 산모의 몸과 마음의 틈을 파고든다. 산후우울증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단순한 호르몬 변화에서부터 육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 정체성 혼란, 과거의 상처,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 등이 뒤엉킨다. 특히 코로나19로 숨 막히는 일상을 보내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서울신문은 한때 산후우울증의 앓다가 현재 이겨냈거나, 견디고 있는 ‘엄마’들과 심층 인터뷰했다. 단순히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 국한되지 않은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누군가의 언니·누나·여동생의 이야기다.●2시간마다 유축지옥…남편은 ‘남의 편’ 9개월 아들을 키우는 이미진(35·가명)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출산을 했다. 자연분만을 계획했던 이씨는 16시간의 진통 끝에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낳았다. 몸을 회복할 새도 없이 수면 부족과 모유 유축과의 전쟁에 시달리다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이씨는 산후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을 헤어나오고 있는 과정을 말하고 싶다며 지난달 28일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족들이 병원도, 산후조리원도 찾아오지 못해 홀로 갓난아기를 맞아야 했다”며 “몸이 아파 누워있다 ‘수유콜’(수유 요청)이 오면 어기적 어기적 신생아실에 올라가서 잠깐 아기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조리원을 퇴소해도 마찬가지였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신생아를 돌보느라 그도 제대로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아기가 잠에 들더라도, 이씨의 시간을 쪼개 2시간마다 아기에게 먹일 모유를 유축해놔야 했다. 아기가 100일이 되기 전까지는 꼼짝없이 집에만 갇혀 있었다. 친정엄마도 방문을 차일피일 미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남편이 반가우면서도 원망스러워 가시돋힌 말을 쏟아냈다. 그는 “똑같이 아기를 낳았는데 나만 고생하는 것 같았다”라며 “당신은 회사도 나가고, 밥도 편하게 먹고 커피도 마시지 않냐“고 남편을 몰아세웠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는 우는 아기에게 소리를 지르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씨는 “남편이 놀라 방에서 나와 아기를 데려가고 난 뒤 반성과 후회를 했다”며 “아기와 같이 목놓아 울었던 날도 많다”고 회상했다. 그는 “때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면서 “산후우울증이 아기한테 화살이 돌아갈 수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다 본인 탓 같았다고 한다. 아기에게 지루성 두피염이 생겨 머리를 긁을 때마다 아기 손을 부여 잡았다. 또 뒤집기가 또래 아기들보다 늦어지자 조급한 마음에 하루가 멀다하고 맘카페 등을 뒤졌다. 김씨는 “주말도 없고 늦잠을 자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힘들게 평생을 키운다는 생각에 너무 육아를 어렵게 한 것 같다”며 “20년은 롱런을 해야 한다며 내려놓으니까 조금 편해지더라”고 회고했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감정을 분출할 방법이 없었는데 일기를 쓰면서 진정됐다”면서 “100일이 지나 친정부모님도 뵈면서 조금 기운을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제2의 사춘기와 함께 찾아온 육아공포증 3세, 5세 두 딸을 키우는 김선희(35·가명)씨는 요즘도 혼자 아이들과 집에 있는 게 두렵다.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갑가지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해지면서 식은땀이 난다. 한 때는 공황장애를 의심할 만큼 호흡곤란 증상을 겪기도 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은 다 산후우울증을 겪어도, 스스로가 그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워낙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우울증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씨는 예전에 산후우울증 관련 끔찍한 사건·사고를 들을 때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고 곱씹었다. 그랬던 그는 “아이들을 봐야 하는 주말이 오는 게 무서웠다”며 “어느새 나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털어놨다. 2017년 첫째 출산 후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김씨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출산과 함께 기존의 ‘나’가 빠져나가면서 사춘기에 느끼는 혼란을 또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누구이고, 아기는 누구이고, 너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가를 잘 설계한 엄마만 살아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주변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친정 엄마는 “호강에 겨웠다”며 핀잔을 줬다. 당시 신경외과 전공의였던 남편이 보다 못해 김씨를 대학병원 정신과에 데려갔다. 그는 “남편이 의사임에도 병원가기가 무서웠고, ‘왜 나만 이러나’ 싶었다”며 “수유 중이었고 환자임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 약을 먹지 않고 버텼다”고 회고했다. 이후 둘째를 낳고는 육아 공포증 형태로 산후우울증이 발현됐지만, 명상센터를 다니면서 이를 극복하고 있다. 그는 “공포증의 근저에는 ‘스스로 약한 존재’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나는 강한 사람이라고 세뇌를 하니까 점차 힘들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산후우울증을 앓는 산모들이 스스로 용기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후우울증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다들 피하면서도 뒤에서는 어느 병원에 다녔나 슬쩍 물어보곤 한다”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된 육아 속 곪아가는 상처 유정현(43·가명)씨는 임신 중기에 둘째를 유산한 뒤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았다. 유씨는 “이런 종류의 산후우울증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자청했다. 유씨는 5년 전 첫째를 낳았을 때도 우울감을 겪었다. 구립 어린이집 교사였던 유씨에게 아이를 돌보는 것이 익숙한 일상이었지만, 갓 태어난 신생아는 모든 것이 다르고 또 어려웠다. 유씨는 “나이가 있다보니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아기가 이쁜지도 잘 몰랐다”면서 “도망가고 싶고 무력감도 심했다”고 돌이켰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자, 이번엔 육아를 소홀히 했다는 죄책감이 휘몰아쳤다. 유씨는 “누구 엄마도 좋지만 나를 찾아가는 기분이었다”며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났다. 항상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심리 상담과 요가 등으로 마음을 추스르던 유씨는 둘째를 계획했지만 계류유산이 반복됐다. 그러다 찾아온 아기를 임신한지 5개월째 그는 병원에서 “태어나도 생존 확률이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신 종료를 권유 받았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은 대학병원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그는 결국 아기를 하늘로 보냈다. 유도분만으로 유산 과정을 진행하다보니 일반 출산과 똑같은 고통과 호르몬 변화를 그대로 겪었다. 유씨는 “이전의 우울증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바닥을 쳤다”라며 “첫째만 없으면 나도 따라갈텐데 왜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유씨를 겨우 붙잡아 준 것은 첫째 아이였다. 그는 “첫째를 보면서 경이롭고 감사했다”면서 “정신이 스위치 들어오듯이 꺼졌다 나갔다를 반복했다”고 했다. 유씨는 당시 처음으로 정신과 병원을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길을 떼진 않았다. 그는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굳이 가야할까, 안 가도 괜찮아지지 않을까라는 거부감이 생겼다”며 “만약 당시 도움을 받았더라면 더 잘 극복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단독] 막막한 독박육아·막연한 자책… 엄마는 핏덩이와 몸을 던졌다

    [단독] 막막한 독박육아·막연한 자책… 엄마는 핏덩이와 몸을 던졌다

    ‘산모 3명 중 1명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출산 후 겪는 산후우울증을 방치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 주는 통계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5년 전국 20~40대 기혼 여성 1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비율은 2%나 됐다. 애꿎은 갓난아기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답자의 절반(50.3%)은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아기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1명(11.8%)은 ‘아기에게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산후우울증을 단순히 개인과 가족의 영역에만 놔 둬선 안 되는 이유다. 11일 서울신문은 지난 5년간 법원에서 확정된 33건의 산후우울증 관련 사건을 분석했다. 산후우울증이 원인이 된 범죄 중 가장 많은 것은 ‘살인’으로, 전체 사건의 절반인 16건을 차지했다. 또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7건), 마약·약물(3건), 음주운전(2건), 공무집행방해(1건), 절도(1건), 방화(1건) 등 다양했다. 방치된 산후우울증이 개인은 물론 사회를 위협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특히 판결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후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방치하면 어떤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이주 여성, 타국 생활에 육아는 공포 그 자체 “나는 진짜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못된 사람이다.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안녕.” 출산 후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던 국내 거주 외국인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속 육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A씨에게 들이닥친 산후우울증은 그의 삶을 한순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베트남 출신 A씨는 2019년 말 딸을 출산했다. 산부인과에서 퇴원해 집에 와 보니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가뜩이나 타국 생활에 외로움을 타던 A씨에게 육아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출산 후 육아를 도와 달라고 베트남에 있던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한국으로 모셔 왔지만, 이들은 금전을 요구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산후우울증에 걸린 A씨에게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출산인데 뭘 그렇게 유별나게 하나’라며 꾸짖고 나무랐다. A씨는 점점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딸이 태어난 지 13일 되는 날. A씨는 남편에게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자, 남편은 A씨를 근처 병원의 정신과에 데려갔다. 그러나 병원 측은 입원한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이라 치료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엇보다 A씨가 입원을 하면 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대신 A씨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병원 측은 A씨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남편에게 아내를 혼자 두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라는 메모를 남기고 딸과 함께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졌다. 딸은 사망했고,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장애를 갖게 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어머니인 A씨의 범행으로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고귀한 생명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게 됐다는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외국인인 A씨가 남편 외에는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점을 감안했다. A씨가 자신의 손으로 어린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모든 게 내 탓”… 숨쉬기도 힘든 고통의 나날 B씨는 2015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빠졌다. 무기력증과 우울감, 판단 능력 저하 등 여러 감정이 B씨를 덮쳤다. 아기를 잘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항상 가슴을 짓눌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우울증이 깊어진 어느 날 B씨를 대신해 남편이 퇴근 후 밤늦게까지 아기를 돌봤고, 다음날 늦잠을 자게 되면서 지각을 했다. 그러자 B씨는 또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한동안 내조를 못 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어떤 날 그런 감정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 같다가도, 얼마 뒤에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B씨의 상태는 나빠졌다가 좋아지기를 반복했다. 무려 7개월이나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충동적으로 생후 7개월 된 아이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극단적인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에는 아이를 잃게 됐다. 재판부는 “B씨는 산후우울증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면서 “피고인만 살아남게 된 점, 이 범행으로 인해 받게 되는 국가의 형별 이외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형벌보다 더 큰 고통을 추가로 받게 될 수 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밤샘 수유에 수면 부족… 기댈 곳이 없다 ‘대한민국 엄마’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독박육아와 수면부족은 산후우울증에 빠진 엄마들을 더 극단으로 밀어 넣는다. C씨는 출산 이후 수유를 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늘 피곤함에 시달렸다. 심한 젖몸살까지 앓아 몸 상태도 안 좋아졌다. 남편은 오전 6시에 직장에 출근해 밤 9시 넘어 돌아왔다. 남편을 포함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자 C씨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덧 아기는 만 3세가 됐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등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더뎠다. C씨의 스트레스는 깊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병원에 입원해 우울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기 때문에 내 인생이 힘들게 됐다’는 생각이 C씨를 삼켰다. 조현정동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그는 결국 아기의 생명을 빼앗으려 했다. 다행히 그때 집에 돌아온 남편이 그를 제지하고 아이를 구했다. 재판부는 C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들뿐만 아니라 판결문에는 산후우울증의 영향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건물에 불을 지른 사례도 담겨 있었다. 산후우울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위해 음주운전을 한 사건도 있다.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빠진 다른 엄마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병원 처방을 받고 이를 이용해 수차례 부적절한 방법으로 수면제를 구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정신·신체적으로 각종 변화를 겪는 산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단독] ‘우울한 엄마’ 3배 늘었다

    [단독] ‘우울한 엄마’ 3배 늘었다

    “아기까지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다”2019년 고위험군 1000명당 24.4명정신건강센터 연계 비율 절반 안 돼관리·지원 미흡… 국가시스템 시급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산후우울증은 축복이었던 출산을 한순간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이고 가벼운 우울감에 육아 스트레스와 정체성 혼란까지 더해지면 ‘산후우울증’이란 깊은 늪에 빠진다. 동반 자살이나 영아 살해 등 파국에 이른 사례도 우리 주변에 흔하다. 이런 심각성에도 국내에서는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처음 쓰는 산후우울증 리포트’를 연재하고 산후우울증 관련 통계와 연구자료, 설문, 산모들의 사연 등을 바탕으로 정책적·제도적 개선 방향을 찾고자 한다. 출산 후 우울증을 겪는 ‘우울한 엄마’의 비율이 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을 통해 입수한 ‘보건소 산후우울증 관리 실적’의 고위험군 산모와 ‘연도별 출생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1000명당 7.3명이던 산후우울증 고위험 산모는 2019년 24.4명으로 3.34배 급증했다. 2016년 14.3명(5810명), 2017년 23.1명(8291명), 2018년 26.8명(8747명) 등 해마다 증가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검사 건수 자체가 급감하면서 17.0명(4623명)을 기록했다. 산모 가운데 극히 일부만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 검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실제 고위험군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별검사를 받은 산모 중 고위험 판정을 받은 비율은 2015년(10.95%) 이후 2020년(10.81%)까지 꾸준히 1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아기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 형성, 유아 발달, 가족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던 김현주(35·가명)씨는 “그토록 바라고 기다렸던 아기를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다”면서 “차라리 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단 생각만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면 부족과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김씨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남편과의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으며, 급기야 베란다에서 몸을 던지는 상상까지 했다고 한다. 이처럼 산후우울증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지만 이에 관한 정부의 대책이나 관리 시스템은 미흡하다. 특히 고위험 판정을 받고 정신건강센터 연계 등 후속 관리가 이뤄진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위험 산모의 정신건강센터 연계 비율은 2015년 59.95%에서 2019년에는 43.24%로 오히려 16%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후우울증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장 아기의 정서적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아기가 성인이 되면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루빨리 산모의 우울증 관리 및 양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독]엄마는 신생아를 안고 몸을 던졌다…위험한 ‘산후우울증’

    [단독]엄마는 신생아를 안고 몸을 던졌다…위험한 ‘산후우울증’

    ‘3명 중 1명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출산 후 겪는 산후우울증을 방치하면 얼마나 위험한 지 보여주는 통계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5년 전국 20~40대 기혼 여성 1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비율은 2%로 조사됐다. 애꿎은 갓난아이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답자의 절반(50.3%)은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11.8%)은 아이에게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산후우울증을 단순히 개인과 가족의 영역에만 놔둬선 안되는 이유다.11일 서울신문은 지난 5년 간 법원에서 확정된 33건의 산후우울증 관련 사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후우울증이 원인이 된 범죄 중 가장 많은 것은 ‘살인’으로 전체의 절반인 16건을 차지했다. 또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7건), 마약·약물(3건), 음주운전(2건), 공무집행방해(1건), 절도(1건), 방화(1건) 등 다양했다. 방치된 산후우울증이 개인은 물론 사회를 위협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특히 판결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후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방치하면 어떤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생후 13일 핏덩이와 몸을 던진 베트남 엄마 “나는 진짜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못된 사람이다.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안녕.” 출산 후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던 국내 거주 외국인 A씨는 이 말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속 육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A씨에게 들이 닥친 산후우울증은 그의 삶을 한순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베트남 출신 A씨는 지난 2019년 말 딸을 출산했다. 산부인과를 나와 집에 와보니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가뜩이나 타국 생활에 외로움을 타던 A씨에게 육아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출산 후 육아를 도와달라고 베트남에 있던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한국으로 모셔왔지만, 이들은 금전을 요구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산후우울증에 걸린 A씨에게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출산인데 뭘 그렇게 유별나게 하나며 꾸짖고 나무랐다. 그리고 A씨는 점점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딸이 태어난지 13일 되는 날. A씨는 남편에게 아기를 키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자, 남편은 A씨를 정신과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 측은 처음에는 A씨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며 입원을 권유했다. 그러나 입원한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이라 치료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엇보다 A씨가 입원을 하면 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 병원에서는 대신 A씨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병원 측은 A씨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남편에게 아내를 혼자 두지 말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역할을 못 한다면 그냥 죽지 살아서 뭐 해’라는 메모를 남기고 딸과 함께 몸을 던졌다. 딸은 사망했고,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장애를 갖게 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A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어머니인 A씨의 범행으로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고귀한 생명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게 됐다는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외국인인 A씨가 남편 외에는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점을 감안했다. A씨가 자신의 손으로 어린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무기력·우울감·죄책감에 늪에 빠진 엄마 B씨는 2015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뒤따라왔다. 무기력증과 우울감, 판단 능력 저하 등 여러 감정이 B씨를 덮쳤다. 아기를 잘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항상 어깨를 짓눌러 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은 우울증이 깊어진 B씨를 대신해 남편이 퇴근 후 밤늦게까지 아기를 돌봤고, 다음날 늦잠을 자게 되면서 지각을 했다. 그러자 B씨는 또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한동안 내조를 못 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어떤 날 그런 감정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 같다가도, 얼마 뒤에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B씨의 상태는 나빠졌다가 좋아졌다를 반복했다. 무려 7개월이나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B씨는 충동적으로 생후 7개월 된 아이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극단적인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에는 아이를 잃게 됐다. 재판부는 “B씨는 산후우울증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며 “피고인만 살아남게 된 점, 이 범행으로 인해 받게 되는 국가의 형별 이외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형벌보다 더 큰 고통을 추가로 받게 될 수 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독박육아·수면부족에 증상 악화돼 대한민국 엄마들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독박육아와 수면부족은 산후우울증에 빠진 엄마들을 더 극단으로 밀어 넣는다. C씨는 출산 이후 수유를 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늘 피곤에 시달렸다. 심한 젖몸살까지 앓아 몸 상태도 안 좋아졌다. 남편은 오전 6시에 직장에 출근해 밤 9시 넘어 귀가했다. 남편을 포함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자 C씨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덧 아기는 만 3세가 됐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등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더뎠다. C씨의 스트레스는 깊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병원에 입원에 우울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기 때문에 내 인생이 힘들게 됐다’는 생각이 C씨를 삼켰다. 조현정동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그는 결국 아기의 생명을 빼앗으려 했다. 다행히 그때 집에 돌아온 남편이 그를 제지하고 아이를 구했다. 재판부는 C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들 뿐만 아니라 판결문에는 산후우울증의 영향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건물에 불을 지른 사례도 담겨 있었다. 산후우울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위해 음주운전을 한 사건도 있다.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빠진 다른 엄마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병원 처방을 받고 이를 이용해 수차례 부적절한 방법으로 수면제를 구했다. 그는 약국에서는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간 사이 앞에 놓여 있던 다른 사람들 처방전 14장을 가방에 몰래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학폭 피해 의혹...학교 전수조사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학폭 피해 의혹...학교 전수조사

    광주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이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학교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8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고교생 A군의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날 학교폭력 진상규명을 위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전수조사는 A군의 동급생 전원을 대상으로 A군이 생전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A군 사망 이후 유가족 등이 제기한 학교폭력 진위를 파악하는 데 조사 결과를 활용할 예정이다. 조사 내용은 사망한 A군의 인권,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A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19분쯤 광산구 어등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직전 A군이 남긴 편지에는 학업 성적에 대한 고민, 가족과 친구 등에게 남기는 말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 말미에는 A군이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A군이 기절할 때까지 목이 졸리는 모습 등이 촬영된 영상과 편지를 근거로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유가족은 학교폭력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국민 80% 트라우마 겪어… 확진 뒤 돌아오면 위로부터”

    “국민 80% 트라우마 겪어… 확진 뒤 돌아오면 위로부터”

    “트라우마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민영(45)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통계적으로 국민 70~80%가 트라우마 사건을 겪는다. 이 가운데 10~20% 정도는 극복하려고 해도 짓눌릴 수밖에 없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통해 막다른 길로 몰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부장은 위기관리 대상으로 고립돼 있는 청년, 노인 그리고 가족과의 불화를 겪는 이들을 꼽았다. 모두 기댈 곳이 없는 이들이다. 심 부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2014년 경기 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 유가족지원팀장을 맡은 이후 메르스 심리지원단장,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 등을 역임했다. 심 부장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메르스 때는 17주 만에 종결이 됐는데 코로나19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장기화하면 트라우마 피해가 확진자(1차)→가족(2차)→의료인(3차)으로 확산된다”며 “실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에 비해 우울감을 느끼는 국민이 3.8%에서 올해 5배 이상이 돼 20%대가 됐다”고 밝혔다. 결국은 이들에 대한 주변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부장은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이 확진 후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면 ‘네가 건강하게 돌아와서 기쁘다’와 같이 긍정의 말을 전하는 게 좋다”며 “주변 사람들이 나를 거부한다는 경험은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좋다고 심 부장은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라면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못한 업무를 도와주는 식이다. 반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있다. 심 부장은 “그들을 가십거리로 삼고 심지어 눈앞에서 ‘왜 그랬어’, ‘어쩌다 그랬어’ 등의 질문을 하는 건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의 역할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2018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안에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생겼고, 이듬해에 영남권에 트라우마센터가 추가로 문을 열었다. 올해도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등 3곳에서 센터 운영을 시작해 재난 심리지원을 담당하는 센터가 5곳으로 늘었다. 심 부장은 “그동안은 재난이 발생하면 국가가 물리적인 복구만 신경 써 왔다. 그런데 국민이 ‘이제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심리적인 부분을 도움받을 수 있겠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는 재난 트라우마 업무를 양 부처가 잘 협업해야 하고, 예산이나 인력 등을 확충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연락 안된다”…신고 받고 출동,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연락 안된다”…신고 받고 출동,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서울 강서구 다세대주택서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서울 강서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5분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 A씨와 그 아들, 여성 B씨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의 다른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에서 이들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자와 친척 관계인 B씨는 함께 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만한 흉기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과 사망 시점 등을 정확히 확인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 4살 아들 사망…살아남은 40대 부모 구속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 4살 아들 사망…살아남은 40대 부모 구속

    경남 김해에서 생활고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유아 1명이 사망했다. 40대 부부는 살아남았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4살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40대 부부 A, B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 13일 오후 11시 30분쯤 김해시 한 아파트 작은 방에서 아들 C군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치료를 받다 최근 퇴원했고, 지난 26일과 28일 각각 검거됐다. 경찰은 “당일 A씨 부부가 연락이 안 된다”는 친척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확인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A씨 부부는 가게부채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아들특혜 의혹’ 숨진 함장···해경청장 “우수한 인재 잃어”(종합)

    ‘아들특혜 의혹’ 숨진 함장···해경청장 “우수한 인재 잃어”(종합)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28일 감찰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해경 함장에 대해 “아주 우수한 인재를 잃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잘못을 본인이 지겠노라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현재 검찰 조사 진행 중이고 일차적으로 간략하게 조사한 부분은 그 친구(아들)가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했고 만 26세에 (한국에) 들어와 현장 적응이 어렵다고 들었다”며 “(A 함장은) 평소 국가관이 투철한 분”이라고 덧붙였다. 육대전 “공익 위해 시작했지만 괴로워…더 신중할 것” 의무경찰인 아들을 자신이 지휘하는 함정으로 인사발령 냈다는 의혹을 받는 해경 함장이 27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사안을 처음으로 알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운영자는 괴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육대전 운영자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6일 해경 의무경찰 관련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당 제보를 업로드 했고 이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함장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그는 “이제껏 페이지를 운영하며 제보를 해주는 한 분 한 분마다 말 못 하는 사정이 있고 부당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며 “저는 이런 일에 종사하던 사람도 아니었고 개인 신분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에도 육대전을 운영하는 것은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육대전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공익을 위해 좋은 뜻,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굉장히 괴롭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또 “이번 보도로 여러 많은 분께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그렇지만 또 다른 분께서는 누군가는 사회에 빛은 밝히기 위해 어둠을 드러내야 하고 육대전이 감수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많은 분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 업로드 함에 있어서 한 번 더 검토하고 생각해 더욱 신중하게 업로드 하겠다”고 밝혔다.해당 함장, 육대전 폭로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 앞서 육대전에는 지난 25일 ‘해경 500톤(t)급 함정의 함장이 의경 아들을 자기 배로 인사발령 냈다’는 내용의 익명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군대로 따지면 대대장 아들이 같은 대대에서 근무하는 거고, 해군으로 이야기하자면 함장 아들이 같은 배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며 “해경 내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쓰여 있었다. 동해해경청 소속이었던 간부 A씨는 이튿날 대기발령 조치됐다. 속초 해경 등에 따르면, 의무경찰이자 아들인 B씨는 지난 2일 자로 자신의 아버지가 함장으로 있는 동해 최북단 500t 해상경비함정에 배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이 배에 오르고 20여일 뒤인 지난 25일 다른 곳으로 배치됐다는 것이다. A씨는 대기발령 조치된 지 하루 만인 지난 27일 오후 4시 50분쯤 강원 속초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해경의 명예를 실추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해경 함장 숨진 채 발견…군 부조리 고발 운영자 “괴롭다”

    해경 함장 숨진 채 발견…군 부조리 고발 운영자 “괴롭다”

    의경 아들 자신 함정 배치 의혹해경 함장 숨진 채 발견 의무경찰인 아들을 자신이 지휘하는 함정으로 인사발령 냈다는 의혹을 받는 해경 함장이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안을 처음으로 알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운영자는 괴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육대전 운영자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6일 해경 의무경찰 관련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당 제보를 업로드 했고 이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함장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껏 페이지를 운영하며 제보를 해주는 한 분 한 분마다 말 못 하는 사정이 있고 부당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며 “저는 이런 일에 종사하던 사람도 아니었고 개인 신분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에도 육대전을 운영하는 것은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육대전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공익을 위해 좋은 뜻,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굉장히 괴롭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또 “이번 보도로 여러 많은 분께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그렇지만 또 다른 분께서는 누군가는 사회에 빛은 밝히기 위해 어둠을 드러내야 하고 육대전이 감수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많은 분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 업로드 함에 있어서 한 번 더 검토하고 생각해 더욱 신중하게 업로드 하겠다”고 밝혔다.해당 함장, 육대전 폭로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 앞서 육대전에는 지난 25일 ‘해경 500톤(t)급 함정의 함장이 의경 아들을 자기 배로 인사발령 냈다’는 내용의 익명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군대로 따지면 대대장 아들이 같은 대대에서 근무하는 거고, 해군으로 이야기하자면 함장 아들이 같은 배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며 “해경 내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쓰여 있었다. 동해해경청 소속이었던 간부 A씨는 이튿날 대기발령 조치됐다. 속초 해경 등에 따르면, 의무경찰이자 아들인 B씨는 지난 2일 자로 자신의 아버지가 함장으로 있는 동해 최북단 500t 해상경비함정에 배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이 배에 오르고 20여일 뒤인 지난 25일 다른 곳으로 배치됐다는 것이다. A씨는 대기발령 조치된 지 하루 만인 지난 27일 오후 4시 50분쯤 강원 속초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해경의 명예를 실추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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