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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마음만 먹으면 전 남친 마음을 쉽게 돌려줄 수 있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는 20대 여대생 샤오페이(가명) 싸는 지난 2019년 7월 연인과 결별한 직후 ‘용하다’는 한 점쟁이를 만났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우연히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도인’으로 불리는 문제의 남성을 만나게 된 것. 당시 전 남자친구와 재결합을 원했던 샤오페이 씨는 자신을 일명 ‘청풍도인’으로 지칭하는 가짜 점쟁이에게 2년 동안 총 26만 위안(약 4500만 원)의 돈을 갈취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당시 이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사오페이 씨에게 접근한 이 남성은 자신을 가리켜 ‘청성산’에서 도를 닦는 도인이라고 소개, 지난 2년 동안 총 97회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이 남성은 샤오페이 씨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주술을 사용해서 전 남자친구의 마음을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다”면서 주술 비용을 수 십차례에 걸쳐 요구했다. 문제의 남성은 피해 여성에게 “찢어진 인연을 다시 맺어주고, 전 남자친구의 감정을 법력을 사용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위해서는 충분한 주술 비용이 우선 입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페이 씨는 이 같은 남성의 요구에 따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일명 주술비용을 송금했다. 또 이 남성은 “주술 비용 외에도 굿판을 벌일 시 필요한 각종 식재료 등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굿이 성공적으로 잘 끝나면 평균 15일 내에 전 연인과 재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샤오페이 씨는 문제의 남성에게 총 97차례에 걸쳐서 26만 위안의 주술 비용을 송금했다. 하지만 이별한 전 남자친구가 새로운 연인과 교제를 시작하고 재결합에 실패하자 결국 샤오페이 씨는 가짜 점쟁이를 관할 공안국에 신고했다. 공안에 체포된 가해자 후 모 씨는 수사 결과 무직 상태로 수련 경험이 전무한 사기범으로 드러났다. 평소 무직 상태로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후 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을 청풍도인으로 속이는 홍보문을 게재, 피해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공안 수사 중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은 상태에서 미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음이 약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들은 터무니없는 이유로 금전을 요구해도 어떠한 의심도 없이 요구하는 비용을 송금해줬다”고 순순히 자백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다이노+] 뿔공룡 트리케라톱스 목 주위 ‘프릴’ 용도는 ‘짝짓기’

    [다이노+] 뿔공룡 트리케라톱스 목 주위 ‘프릴’ 용도는 ‘짝짓기’

    세 개의 큰 뿔과 목 뒤의 방패 같은 구조물인 프릴(frill)을 지닌 트리케라톱스는 공룡 시대 마지막을 장식한 '폭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함께 살았던 초식 공룡이다. 트리케라톱스는 흔히 뿔공룡으로 알려진 각룡류(Ceratopsia)의 일종으로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뿔과 프릴을 지닌 공룡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멋진 뿔과 프릴의 용도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크고 긴 뿔과 약점 부위인 목 뒤를 보호할 수 있는 프릴은 의심의 여지 없이 방어용으로 여겨졌다. 뿔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부드러운 복부를 노리는 트리케라톱스의 모습은 복원도나 모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두 공룡이 같은 시대에 살았을 뿐 아니라 날카로운 뿔의 크기와 각도를 생각하면 가장 그럴듯한 가정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이 전통적인 모습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이 의심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만약 뿔이 방어를 위한 목적이라면 뿔공룡의 뿔과 프릴은 대개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마치 꽃처럼 그 형태가 종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프릴의 형태가 다양한데, 일부 프릴의 경우 방어용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많은 장식이 달려있다. 심지어 뿔은 없고 프릴만 있는 각룡도 적지 않다. 따라서 프릴은 방어보다는 짝짓기 목적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런던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앤드류 크냅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뿔이 없는 소형 각룡인 프로토케라톱스 프릴 화석을 분석했다. 프로토케라톱스 화석은 몽고 고비 사막에서 대량으로 발견되었는데, 연구팀은 보존 상태가 우수한 두개골 화석 30개를 구해 3D 스캔을 통해 형태를 상세하게 비교 분석했다. 짝짓기를 위한 장식은 공작의 깃털처럼 수컷이나 암컷에서 다른 형태를 보이거나 크기가 현저하게 다른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프로토케라톱스 화석에서 암수의 차이로 인정할 만한 뚜렷한 개체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30개나 되는 두개골이 모두 우연히 암컷이나 수컷일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암수의 프릴이 같은 형태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짝짓기 가설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암수가 서로를 유혹하기 위해 비슷한 장식을 지닌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나이에 따른 비율 차이도 비교했다. 만약 프릴이 성선택을 위한 것이라면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성체에서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방어나 체온 조절 용도라는 가설이 옳다면 새끼 때나 성체가 되었을 때나 프릴의 비율이 비슷할 것이다. 실제 분석 결과는 성체가 될 때 프릴이 상대적으로 커져 성선택 가설에 부합했다. 프로토케라톱스는 몸길이 1.8m의 소형 초식 공룡인 데다 프릴의 가운데가 비어 있어 사실 방어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이 해석을 지지한다. 다만 연구팀은 프릴의 형태가 개체마다 약간씩 다른 점을 들어 짝짓기 외에 사회적 목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다. 약간씩 다른 형태의 프릴이 무리에서 각 개체를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다. 공룡이 얼마나 사회적인 동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으나 일부 공룡의 경우 집단을 이뤄 생활했다고 믿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 가설이 옳다면 프로토케라톱스의 프릴은 상대를 식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프릴의 목적이 짝짓기에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다만 뿔의 경우 방어나 공격 목적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일부 뿔공룡의 날카로운 뿔은 육식공룡이나 영역이나 암컷을 두고 다투는 다른 뿔공룡에 맞설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트리케라톱스가 강력한 뿔과 화려한 색상으로 장식된 프릴을 지닌 멋진 공룡이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공룡의 모습은 도마뱀을 닮은 오래된 복원도와 달리 현생 조류만큼 화려하고 다양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0억 벌고 싶다면 1억부터 저축해야… 별처럼 많은 주식 기다리면 또 기회

    10억 벌고 싶다면 1억부터 저축해야… 별처럼 많은 주식 기다리면 또 기회

    주식이 트로트와 함께 콘텐츠 시장의 대세가 될 날이 올 줄 누가 진지하게 예측해 봤을까. 하지만 현실이 됐다. TV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주식 방송이 넘쳐난다. 다큐도 되고, 예능도 된다. 상승장에 기대어 우후죽순 쏟아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떤 콘텐츠는 상승장의 분위기를 일궈 나가는 데 일조했다. 120만 유튜버 ‘김프로’ 김동환(54). 전직 증권사 임원이자 사업가, 방송인이었던 그가 만든 ‘삼프로TV 경제의 신과 함께’는 주식 시장의 오래된 힘의 구도에 균열을 내는 데 역할했다. 유튜브나 책에서 정보를 얻은 스마트 개미들은 더이상 기관과 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치이는 존재가 아니라 시장의 한 축이 됐다. 여러 직업에서 성취를 이뤄 온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의 삶과 주식관이 궁금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 과거 무용담을 말하며 자존감을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의 꿈을 얘기할 때 도파민(의욕·흥미를 담당하는 호르몬)이 분출되는 듯했다. 마치 소년처럼. 호기심과 적극성은 그를 추동해 온 가장 큰 힘이다.-유튜브는 물론 ‘아침마당’(KBS)부터 웹예능인 ‘개미는 오늘도 뚠뚠’(카카오TV)까지 틀면 나옵니다. 방송이 체질인가요. “사실 어렸을 적 꿈이 방송사 기자였어요. 세상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정치외교학을 학부 전공으로 택한 이유죠. 대학 졸업반 때 대기업에 덜컥 합격했는데, 군 복무를 해야 해 제대 뒤 입사하기로 했습니다. 군에 있을 때 ‘이대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제대 후 기자 시험을 준비했죠. 그런데 가정 형편이 썩 좋지 않아 연봉 높은 곳도 찾아봤어요. 증권사가 보이더군요. 우연히 입사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기관투자자를 상대하는 부서에서 일했는데 거래 단위가 100억원이어서 깜짝 놀랐죠. 원래 밤에 기자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접었습니다. 그때 기자를 했다면 일주일에 두어 번 방송에 나가고 있을까요. 지금은 매일 라이브를 하고 있으니 인생유전이죠.” 펀드 매니저로 좋은 성과를 내던 그는 1997년 영국 버밍엄대 경영전문대학원(MBA)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귀국해 증권사에서 일하며 마흔도 안 돼 임원이 됐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지쳐 갔다. 2005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거기서 작은 사업을 하며 현장 경영을 배웠다. -미국에서 패션 분야 장사를 꽤 성공적으로 하셨는데요. “친척의 부탁으로 모자를 팔다가 나중에 운동화 장사를 했어요. 승합차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에어조던 시리즈 같은 귀한 신발을 구해 소수의 고객에게 팔았죠. 금융 시장처럼 신발 시장에도 정보 불균형이 있었어요. 제가 장사하는 곳에서는 웃돈 주고 사는 운동화인데 필라델피아 등 백인 동네에 가면 가비지(쓰레기)였어요. 거기서 시장성을 본 거예요. 힙합 가수나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갱 단원도 제 손님이었죠.” -갱이 고객이라니 무섭지 않았나요. “미국의 위험한 동네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계산대 아래에 단을 짜 놓고 올라가서 팔죠. 도난 위험도 많고, 총을 소지한 이들도 있으니까. 저는 인수한 가게에서 단을 치워 버렸어요. 고객을 내려다보면서 돈을 준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어요. 사람들이 “너 죽는다”, “미쳤냐”고 했죠. 근데 거리낌없이 눈을 맞추고, 하이파이브하고, 포옹하며 인사를 건네니까 무서워 보였던 손님들도 마음을 열더군요. 나중엔 매상 올린 돈을 몸에 지니고 한밤중 캄캄한 길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데 그 친구들이 보호해 주기도 했어요.”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귀국해 다시 증권사에 복귀했다. 2008~2011년 채권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렸다. 계열 투자자문사 대표를 지내며 증권사 사장을 꿈꿨다. 그런데 2012년 가을 회사를 그만뒀다. 요즘 청년들의 로망인 ‘경제적 자유’(근로소득 등에 의존 않고도 살아갈 만큼 부를 일군 것)를 이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년간 한 우물을 팠으면 다른 경험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후 경제 프로그램 진행 등을 하다가 2018년 1월 신뢰하던 두 후배(이진우 전 이데일리 기자, 정영진 위키프레스 편집장)와 ‘경제의 신과 함께’(삼프로TV의 전신)라는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왜 경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나요. “방송을 진행해 보니 깊이에 한계를 느꼈어요. 전문가 인터뷰 때 주어진 시간이 10분이니까 그들도 딱 그만큼의 깊이로 준비를 해 와요. 금융권에 숨은 고수들이 많은데, 이들이 가진 정보를 대중과 나누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요즘 음악계 재야의 고수를 발굴하는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였잖아요. 경제 분야에서도 진짜 고수가 등장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기로 했죠. 내실을 기해 놓으니 주식에 관심이 커진 지난해 이후 구독자가 크게 늘었어요. 지난해 1월 10만명이었는데 1년 만에 110만명이 됐으니까요.”-‘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라는 책을 냈는데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자의 공통적 자세는 뭔가요. “절대 성급하지 않습니다. 의사 결정 전에 굉장히 치열히 생각하고, 판단이 서면 과감하고 단호하게 움직이죠. 외부 소음에 흔들리지도 않아요. 반면 투자 성적이 안 좋은 사람들은 부산스럽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본질을 못 봐서죠. 성공한 투자자들은 ‘우리 경제가 망할 것이냐, 흥할 것이냐’, ‘코로나19 탓에 인류가 망할 것이냐, 흥할 것이냐’ 같은 틀 안에서 논쟁하지 않습니다. 핵심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이들은 ‘인류는 조금씩 진보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서 ‘그렇다면 이 모멘텀(계기)에 어디에 투자할까’를 고민합니다.” -포모(FOMO·소외공포)를 호소하며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초보 투자자가 많은데요.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나만 가난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잖아요.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유동성에 올라탔던 자신의 아버지나 형은 부자가 됐습니다. 그렇지 못했다면 가난해졌어요. 다만 찬스를 놓칠까봐 마냥 서두른다면 투자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사실 금융 시장은 투자자에게 항상 기회를 줘 왔어요. 세상에 별같이 많은 게 주식이에요. 이번에 놓치면 저 가격에 주식을 못 살 것 같지만 기회는 또 옵니다.” -책에서 ‘때로는 투자를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저는 인생에서 두 차례 투자를 멈춰 봤어요. 1997년 영국으로 유학 갈 때와 2006년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였죠. 유학 갈 때는 ‘과연 내가 주식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투자를 중단했고, 미국에서 창업한 2006년에는 ‘한국 주식의 시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죠. 만약 지금 막 사업을 시작했거나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시장에 관계없이 투자를 멈추거나 최소화하세요. 물론 정신력이 대단해서 병행할 수 있다면 예외겠지만요.” -청년층 투자자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규모 있는 ‘시드머니’(투자 종잣돈)를 먼저 만드세요. 10년 동안 벌고 싶은 자산 수준을 정하고 이 규모의 10분의1을 시드머니로 모으는 겁니다. 10년간 10억원을 모으고 싶으면 1억원은 있어야 하는 거죠. 시드머니는 저축으로 모아야 합니다. 안 먹고, 안 입고, 안 마시고 모아야 빨리 모으죠. 누구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근로소득을 아껴 스스로 투자 자금을 모으길 권합니다. 돈을 불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낄 테니까요.” -요즘 전업 투자자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그런 분들께는 먼저 생각해 보라고 하죠. 정말 투자로 돈 벌 자신이 있는 건지, 아니면 부장의 잔소리 등 환경이 싫어서 그런 건지를요. 저금리일수록 전업 투자는 불리합니다. 예컨대 내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1%대 예적금으로 이 돈을 벌려면 시드머니가 50억원 필요하고, 10%대 투자 수익률을 거둔다고 해도 5억원이 필요합니다. 투자는 본업과 병행하며 장기간 하는 게 좋아요.” -유튜브 진행자가 마지막 직업일까요. “유튜브 운영은 제가 하려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석박사 학위를 인정받는 정말 좋은 비즈니스스쿨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정말 좋은 경영학 스쿨은 찾아보기 어렵거든요. 상장사 중에는 경영자 프리미엄이 있는 회사가 있어요. 예컨대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은 실적이 꾸준히 성장해요. 이런 경영자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죠. 외국에서 좋은 교육 받으면서 수련한 결과라고 봐요. 세계적 석학에게 온라인 강의를 듣고, 오프라인에 모여 뜨거운 토론을 하는 실용적인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아시아에서는 가장 좋은 학교를 개교해 보고 싶습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동환 의장이 걸어온 길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영국 베어링스에셋매니지먼트사를 거쳐 하나증권 이사, 리딩투자증권 전무, 리딩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다. 이후 금융 전문 컨설팅 회사인 대안금융경제연구소를 열었고, 2018년 1월 팟캐스트 ‘경제의 신과 함께’(삼프로TV의 전신)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 “스크린 앞에 바짝 당겨 앉아 봐달라” 남편들의 교통사고에 얽힌 두 여인

    “스크린 앞에 바짝 당겨 앉아 봐달라” 남편들의 교통사고에 얽힌 두 여인

    코로나19로 극장 가기 꺼려지는 요즘이지만, ‘빛과 철’(18일 개봉)은 놓치면 아쉬울 듯하다. ‘고함’(2007), ‘모험’(2011) 등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2016년 크게 히트한 ‘곡성’ 연출부를 거친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이다. 그는 “관객들이 몸을 의자에 기대지 않고 앞으로 당겨서 보길 바라며 만든 영화”라면서 “원래 의도를 100% 표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두 여자의 이야기다. 가해자인 희주(김시은분)의 남편은 죽었고, 피해자인 영남(염혜란분)의 남편은 2년째 의식불명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공장에서 일하는 희주는 우연히 영남을 맞닥뜨리면서 그동안 알고 있던 진실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두 캐릭터는 배 감독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부산 보훈병원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할 때, 수십 년간 누워 있는 환자들과 병간호하는 이들을 보며 영남이란 인물을 생각했다. 희주는 어렸을 적 부산 사상공단에서 봤던 노동자들에게서 나온 캐릭터다. 배 감독은 우선 여기에 맞는 인물을 섭외하는 데 공을 들였다. 염혜란 배우를 찾는 덴 드라마 ‘라이프’가 매개가 됐다.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이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30대 초반 여성인 희주 역을 맡을 배우를 찾으려 한 달 넘게 드라마, 영화 등을 뒤졌다. “김시은 배우는 아직 보여 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두 배우의 조합은 그야말로 최고였다”고 극찬했다.영화 제목 ‘빛과 철’에서 ‘빛’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철’은 자동차 재질을 의미한다. 두 인물은 그동안 가려졌던 진실(빛)을 찾아 사고(철)의 뒤를 좇는다. “운전할 때 고라니가 산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적이 있었는데 문득 ‘고라니 피하다 죽으면 우리 가족은 내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그렇게 “남은 가족들이 죽음의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사건은 희주 주위를 맴돌던 영남의 딸 은영(박지후분)이 희주에게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면서 더 얽혀 간다. 은영 역할의 박지후 배우가 포스터에 나란히 얼굴을 올린 이유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을 때 아는 동생이 ‘형, 천재 배우가 나타났어’라고 하더군요. 그날 바로 KTX를 타고 내려가 본 영화가 김보라 감독의 ‘벌새´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친구가 유명해지면 섭외가 어렵겠다’ 싶어 바로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인물들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지만, 사건의 진실은 시원하게 풀리질 않는다. ‘고구마를 계속 먹는 듯한’ 느낌이 끝까지 이어지는데, 이게 영화의 묘미고 재미다. 배 감독은 “자극적으로 사건을 보여 주기보다 관객이 예상하지 못했던 정보를 조금씩 풀면서 함께 진실에 다가가는 영화”라면서 “관객분들이 세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스크린에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실패라는 건 없어요” 前 프로농구선수 김명진의 이유 있는 도전

    “실패라는 건 없어요” 前 프로농구선수 김명진의 이유 있는 도전

    2012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부산KT의 유니폼을 입은 김명진(33‧제물포고-단국대 출신). 프로 입단 첫 시즌에는 서장훈(은퇴), 조동현(은퇴), 조성민(현 창원LG)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단신 가드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5년 상무 농구단 전역 후 그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군 복무 기간 동안 변화를 거친 소속팀의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후배들에게 밀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경기 출전 시간도 적어지면서, 결국 2018-2019 시즌 직후 만 29세의 나이로 비교적 이른 은퇴를 결정했다. “이른 은퇴의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죠. 프로선수로서 자신감 있는 제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제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은퇴를 한 것 같아서 그게 제일 아쉽습니다.”선수 시절에 항상 “은퇴 후에는 농구와 관련 없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던 그는, 실제로 은퇴 후 농구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시작했다. 가수 강다니엘의 매니저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고 이후 가수 하하, 스컬, 별 등이 소속된 콴 엔터테인먼트의 음반제작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평생을 운동선수로 살아온 그에게 회사원으로의 변신이 쉽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배워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는 소속 아티스트의 광고 촬영, 화보 촬영, 음반 발매 등의 성과가 나타날 때 가장 뿌듯했다고 말했다. “온전한 스포트라이트는 아티스트가 받는 거고요. 제가 큰 기여는 안 했지만 이 성과를 위해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 가장 뿌듯했어요. 농구로 치자면 ‘득점을 위한 어시스트’를 한 것과 마찬가지죠. 선수 때도 어시스트를 하는 것이 득점하는 것보다 더 만족감이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직업에 적응해가며 즐겁게 일하던 그에게 생각보다 일찍 한계가 찾아왔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고민 끝에 연예 기획사 일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오랫동안 아팠어요. 아픈 기간도 길어지고 언제 나을지도 몰라 회사에 말씀을 드렸더니, 잠시 쉬고 돌아와도 좋으니 언제든지 기다리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특출나게 일을 잘했던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더 죄송했어요. 아파서 빈자리를 내는 게 맞지 않는 것 같아, 결국 사직을 하고 치료에만 집중했어요.” 시간이 지나 건강을 회복하면서 그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3대 3 농구선수로 코트에 복귀했고, 지금은 농구를 가르치는 코치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건강이 괜찮아지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생각해 보니까 할 줄 아는 게 농구밖에 없는 거예요. 또 이승준‧동준(전 농구선수) 형들이 저와 계속 함께 농구를 하고 싶다고 해주셔서 3대 3 농구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3대 3 농구 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제가 잘하는 것이 ‘가르치는 것’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농구코치의 삶. 그는 아직 모든 게 처음이라 신경 쓸 것이 많다고 했다.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과 공감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도자로서의 각오를 밝혔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프로농구선수를 꿈꾸게 된 계기 사실 어렸을 때 꿈은 축구선수였어요.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보고 축구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죠. 하지만 학교에 축구부 대신 농구부가 있어서 그렇게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은퇴 후 연예 기획사에서의 새 출발, 어떤 업무였나? 제가 막내여서 허드렛일부터 매니저 업무, 언론 담당 업무, 서류 작성 업무 등 다양한 일을 했어요. 특히 서류 작성 같은 업무는 처음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하지만 배워가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기획사에서 경험한 모든 일이 제겐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삶에 있어서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고요. Q. ‘농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지? 없었어요. 초반에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어요. 그럴 시간도 없었고요. 또 일부러 농구를 안 찾아보기도 했어요. 선후배들이 뛰는 모습 보면 저도 계속 생각날 것 같아서 오히려 은퇴 후 첫해에는 농구를 거의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 회사를 그만두고 건강이 괜찮아지면서 먹고 살 길을 고민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어요. 학생 때도 항상 제가 주장이었는데 감독‧코치님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저한테 맡기고 가셨거든요. 그때마다 어른들이 “명진이는 커서 지도자 하면 잘하겠다”고 하셨던 게 최근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각이 났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KBL(한국농구연맹)에서 유스 엘리트 캠프 하는데 코치로 합류할 생각 없냐고 연락이 왔죠. 무조건 가야죠. 그때 일정이 있었는데 다 취소하고 갔어요. 함께하는 감독‧코치님들이 어마어마하신 분들이었기 때문이죠. 저도 코치로 합류하는 것이었지만 선배님들께 하나라도 얻어오고 싶어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Q. 지도자로서 뿌듯했던 순간 아직 지도자로서 큰 활동은 없었지만, 학생들이 그래도 제가 가르쳐 준 것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농구 기술뿐만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도 강조하는데 빨리 받아들여 주고 습득해가는 모습을 보면 가장 뿌듯하죠. 특히 계속 제게 질문을 해줄 때,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해줄 때 정말 뿌듯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저를 믿고 물어 봐주더라고요. 제가 뭔가 학생들과 대화를 할 때 건드리는 게 있었나 봐요. Q. 프로선수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저는 무엇이든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를 갖고 훈련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농구 실력뿐만 아니라 마인드, 생각, 훈련 태도, 훈련 방식, 자기 관리, 시간 관리 등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지금 내가 잘한다고 만족하지 말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요즘에는 SNS 활동도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절제도 할 줄 알고 또 프로페셔널하게 자기PR을 위해서 잘 활용하는 방법도 알면서 생활했으면 좋겠어요. Q. 현재 삶의 만족도 삶의 만족도요? 지금 굉장히 힘들어요(웃음). 농구선수였을 때가 가장 편했고요. 회사 다닐 때가 다음으로 편했던 것 같아요. 제 이름을 걸고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된 거잖아요.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닌 것 같아요. Q. 다시 태어나도 농구를 할 것인지? 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면 농구를 안 할 것이라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조금 더 잘하고 싶어요. 기회가 있을 때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를 다 보여주고 싶어요. 또 언제 그렇게 많은 관중의 환호와 응원을 받으면서 뛰어보겠어요. 그게 굉장히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Q. 김명진에게 ‘도전’이란? 도전은 후회하더라도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할까 말까 고민하면 안 해봐도 후회해요.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일단 해봐야 해요. 해보면 ‘실패’라는 없는 것 같아요. 실패가 아니라 ‘좋은 경험’으로 항상 돌아오더라고요. 여러분도 일단 도전해보시고 값진 경험을 얻어보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장민주 인턴기자 goodgood@seoul.co.kr영상 문성호‧임승범‧장민주 기자 sungho@seoul.co.kr
  • “감춰진 사건의 진실, 관객들도 함께 찾아보길”…영화 ‘빛과 철’ 배종대 감독

    “감춰진 사건의 진실, 관객들도 함께 찾아보길”…영화 ‘빛과 철’ 배종대 감독

    “관객들이 몸을 의자에 기대지 않고 앞으로 당겨서 보길 바라면서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극장 가기가 꺼려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놓치면 아쉬운 영화들도 있다. 18일 개봉한 ‘빛과 철‘도 그 중 하나다. ‘고함’(2007), ‘모험’(2011) 등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2016년 크게 히트한 ‘곡성’ 연출부를 거친 배종대 감독 첫 장편이다. 그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원래 의도를 100% 표현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두 여자가 만나 진실에 다가가는 내용이다. 가해자인 희주(김시은 분)의 남편은 죽었고, 피해자인 영남(염혜란 분)의 남편은 2년째 의식불명이다. 희주가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고, 우연히 영남을 맞닥뜨린다. 그러면서 그동안 알고 있던 진실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두 캐릭터는 배 감독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부산 보훈병원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할 때, 수십 년간 누워 있는 환자들과 병간호하는 이들을 보며 영남이란 인물을 생각했다. 희주는 어렸을 적 부산 사상공단에서 봤던 노동자들에게서 나온 캐릭터다. “영남 역의 염혜란 배우는 예전에 드라마 ‘라이프’를 보다가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이다’ 싶어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이번에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지요. 30대 초반 여성인 희주 역을 맡을 배우를 찾으려 거의 한 달 넘게 드라마, 영화 등 수많은 영상을 뒤졌어요. 그러다가 여러 독립영화에서 조연과 단역으로 활동하는 김시은 배우를 봤는데, ‘이 배우가 아직 못 보여준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배우의 조합은 그야말로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제목인 ‘빛과 철’에서 ‘빛’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철’은 자동차의 재질을 가리킨다. 두 인물은 그동안 가려졌던 진실(빛)을 찾아 사고(철)의 뒤를 쫓는다.“운전할 때 고라니가 산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고라니 피하다 죽으면 우리 가족은 내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블랙박스가 보편화하지 않았을 때에요. 근처에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면 진실을 알기 어렵겠죠. 유족들이 죽음의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사건이 얽히기 시작하는 건 희주 주위를 맴돌던 영남의 딸 은영(박지후 분)때문이다. 은영은 희주에게 사건의 진실을 바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사건을 푸는 열쇠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영화 포스터에 은영 역할의 박지후 배우가 나란히 얼굴을 올린 이유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아는 동생이 ‘형, 천재 배우가 나타났어. 빨리 와서 영화 봐야 해’ 하더군요. 그날 바로 KTX를 타고 내려가 본 영화가 김보라 감독의 ‘벌새‘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박지후 배우의 팬이 됐어요. 그리고 초조해졌습니다. ‘이 친구가 유명해지면 섭외가 어렵겠다’ 싶어 바로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인물들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지만, 사건의 진실은 시원하게 풀리질 않는다. 그야말로 ‘고구마를 계속 먹는’ 느낌이 끝까지 이어지는데, 이게 영화의 묘미고 재미다. “희주와 영남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데에 관객들도 동참하길 원했습니다. 자극적으로 사건을 보여주기보다 관객이 예상하지 못했던 정보를 조금씩 풀면서 함께 한 발짝씩 다가가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배 감독은 “코로나19탓에 극장에 오라고 말하기도 다소 어렵다”면서도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 관객 분들도 이들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확인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구찌 쇼핑백이…” 이다영, 이번엔 SNS 사진 무단도용 논란

    “구찌 쇼핑백이…” 이다영, 이번엔 SNS 사진 무단도용 논란

    여자 프로배구 이다영(흥국생명)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한 가운데, 이번엔 SNS 사진 도용 논란에 휘말렸다. 이다영은 그동안 학폭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SNS를 해명창구로 활용해왔다. 22일 한 외국인은 이다영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의 무단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다영이 그동안 SNS에 올린 사진 중 외국 유명 사이트인 ‘핀터레스트’와 ‘텀블러’ 등에서 무단으로 가져와 사용한 것이 많다며 증거 사진을 제시했다. 이다영은 지난 2018년 5월 25일 명품 브랜드 구찌가 비스듬히 놓여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텀블러에 이다영이 올리기 전에 이미 먼저 올라와 있던 사진과 같았다. 이밖에 각종 명품 사진도 올렸는데 이 역시 인터넷에 이미 올라와 있던 사진과 동일했다. 또 2019년 3월 15일에는 하트 모양의 피자 사진을 올리며 ‘먹고 자고 먹고 자고’라고 썼다. 그런데 해당 사진도 이미 2017년에 텀블러에 업로드된 사진이다. 또 ‘서서히 멀리’라는 글과 함께 노을이 멋진 사진 역시 똑같은 사진이 먼저 올라와 있었다. 현재 이다영은 논란이 된 사진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똑같은 구도의 사진을 우연히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학폭’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무기한 출전 정지 이다영은 학폭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도 팀원을 저격하는 SNS 글을 써서 논란을 빚다가 학폭 논란이 불거지면서 되레 역풍을 맞았다. 이후 학폭 사건 사과문을 올리면서 선배 김연경을 SNS에서 언팔하며 또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최근 네이트판 등에서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사람이 4명이라며 21가지의 피해사례를 열거했다.글쓴이는 “‘더럽다’ ‘냄새난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했다.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을 ‘니네 애미, 애비’라고 칭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며 “가해자가 함께 숙소를 쓰는 피해자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를 거부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영·이다영 선수와 흥국생명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다영은 “학창시절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피해자분들께서 양해해 주신다면 직접 찾아뵈어 사과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사과한 이재영·이다영은 팀 숙소를 떠나 지난 11일 경기에 불참했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하! 우주] 모항성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역주행 행성’ 발견

    [아하! 우주] 모항성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역주행 행성’ 발견

    태양계의 모든 행성은 태양의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공전한다. 행성은 원시 태양 주변에 있던 가스와 먼지 디스크인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생성되었기 때문에 거의 예외 없이 별과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예외적으로 별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외계 행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별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하는 역주행 행성이 생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우연히 별 주변을 지나가던 떠돌이 행성이 중력에 의해 포획되는 경우다. 사실 태양계의 위성 중에도 행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하는 역행성 위성이 있다. 토성의 위성 포이베(Phoebe)가 대표적인 경우다. 역행성 위성과 마찬가지로 우주를 유랑하는 떠돌이 행성이 우연히 별의 중력에 의해 포획된 경우 역행성 행성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아예 원시 행성계 원반의 축이 변하는 경우다. 두 개의 별이 서로를 도는 쌍성계는 흔하다. 만약 동반성의 중력이 충분히 강하다면 원시 행성계 원반을 거의 뒤집어 놓을 수 있다. 동반성이 아니라도 다른 별이 우연히 가까운 위치에서 빠르게 지나가면서 공전면을 바꿀 수도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런 사례를 발견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항성 천체물리학 센터 연구팀이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지구에서 900광년 떨어진 K2-290라는 쌍성계에서 실제로 이런 사례를 확인했다. K2-290A는 적어도 두 개의 외계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데, 각각 해왕성과 목성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두 행성 모두 수성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모항성을 공전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두 행성의 공전 궤도가 90도보다 더 큰 124도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180도 뒤집어진 것은 아니지만, 비스듬하게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셈이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 행성이라면 포획에 의한 역행성 행성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더구나 하나가 아닌 두 개의 행성이 같은 각도로 공전하는 것은 행성이 형성되는 단계인 원시 행성계 원반 자체가 기울어지면서 생긴 결과로 봐야 한다. 만약 K2-290A가 다른 행성과 소행성을 거느리고 있다고 해도 같은 각도로 기울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형태의 역행성 행성계는 이론적으로 그 존재가 예상되긴 했지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의 공전 각도를 측정하기 어려워 직접 관측은 힘들었다. 그러나 강력한 망원경과 최신 관측 기술의 발달로 하나씩 그 존재가 밝혀지고 있다. 역행성 행성계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단계다. 천문학자들은 역주행이 행성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지난달 2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콘체르토: 대립과 조화’에서 대금 연주자인 김정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으로 흥겨운 무대가 이어지던 중 김 교수는 대금을 불며 동시에 비트박스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 2년간 새로운 대금 소리를 고민한 그가 대금 비트박스를 공개한 첫 무대였다. 뻥 뚫린 대나무에 취구로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대금의 원리는 신라시대 만파식적 설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전형적인 전통악기라 현대음악과 안 어울릴 수도 있고 반면에 전통과 첨단의 조화가 더욱 독창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도 하다”는 게 김 교수의 도전정신을 불러낸 대금의 양면성이었다. 색깔이 뚜렷한 만큼 어떤 색을 더하느냐에 따라 금방 새롭고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대금 비트박스는 미국 플루티스트 그레그 파틸로의 ‘플루트 비트박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흡이 쉽지 않아 플루트 연주자들도 일부만 시도했다. 김 교수는 “대금이 플루트보다 취구가 다섯 배나 커 훨씬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대신 파워풀한 테크닉으로 역동적인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다른 악기들과의 협연을 비롯해 비트박스 비중을 더 많이 늘린 대금 작품을 하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빛과 다양한 장르 음악을 활용하며 강렬한 음악세계를 보여 준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씨는 술대로 현을 튕기는 탄현악기인 거문고를 활로 그어 연주한다. 그는 “점을 찍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독점할 수 있는 선을 연주하는 데 대한 동경이 있었다”면서 “장난스럽게 한 번 그어본 소리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박씨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을 가지려 했으니 그 소리를 신선하고 즐겁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연한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도 다양한 소리를 얻기 위해 많은 도전을 거쳤다. 활로 선을 연결해 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면서 대아쟁부터 바이올린, 첼로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악기의 활을 다 가져가 거문고에 그어봤다. 그리고 비올라 활이 자신이 표현하려는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찾아냈다. “활대가 충분히 길고 단단해 연주할 때 무게도 좋고 소리도 저의 음악과 정서적으로 가장 잘 맞는다”고 했다. 활로 연주할 땐 거문고를 반대로 돌려놓으면서 “과연 이것을 거문고 연주라 할 수 있는가”라며 스스로를 ‘돌연변이’ 같다고도 했지만 도전은 활로 이어지는 거문고 소리만큼 깊은 울림을 준다.거문고 연주자 이정석씨는 “이렇게 매력 있는 악기가 무대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는 안타까움”에 거문고를 그야말로 씹고 뜯고 맛보기 시작했다. 심금을 울리는 거문고는 독주 악기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지만 정작 큰 무대에선 소리가 너무 작게 튕겨 나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 동료 연주자들과 ‘거문고 팩토리’를 꾸려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같은 중저음대 악기들로 다채로운 앙상블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악기를 자르고 들어 올렸다. “‘선비 악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허리에 매고 기타처럼 연주도 했고, 높은 음역대를 내는 실로폰 거문고, 활을 사용하는 첼로 거문고 등을 만들며 거문고로 할 수 있는 실험은 웬만큼 다 해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6현 거문고에 전자 음향 픽업 장치를 단 전자 거문고를 주로 쓴다. 거문고 소리가 전자 기타 같은 음색을 내며 더 크게, 더 오래 이어진다. “당시만 해도 ‘나쁜 짓’ 한다고 손가락질받았는데 이젠 많은 연주자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어 좋다”는 그는 거문고 원리를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한 악기 개량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미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들에게 정해진 틀을 벗어나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들을 털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간단했다. 지금,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그 도전과 노력에 담긴 진심이 만들어 내는 세상과의 협주곡은 객석에 고스란히 감동을 준다. baikyoon@seoul.co.kr
  • 입천장 까져도 홀라당… 바다향 매생이 호로록

    입천장 까져도 홀라당… 바다향 매생이 호로록

    전남 남해안에 매생이가 풍년이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해안가는 끝물이다. 깊은 곳에서는 3월까지도 생산된다. 매생이는 한때 김양식장 ‘잡초’로 여겨졌다. 어민들은 양식장 김발에 달라붙는 매생이를 제거하느라 애를 먹었다. 골칫거리였던 게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건강식 또는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뜨끈한 매생이국은 목을 넘기는 부드러운 식감과 입안에 퍼지는 바다 향이 일품이다. 10여년 전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에 ‘매생이의 계절’이 소개되면서 ‘국민 음식’으로 떠올랐다. 녹조류인 매생이는 원래 ‘잉여’가 아니었다. 조선조에는 궁중음식으로 진상됐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럽다.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고 맛은 달고 향기롭다”고 기록돼 있다. 예부터 선조들이 즐기던 해조류였으나 1980~90년대에 유행하던 김양식에 잠시 밀려났을 뿐이다. 매생이 인기는 최근 상종가다. ‘웰빙과 다이어트’ 열풍에 힘입은 덕택이다. 특히 냉동과 건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겨울 한철 식품에서 사계절 음식으로 변신했다. 호남지방의 웬만한 도시에는 매생이 음식을 주 메뉴로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장흥 매생이가 최고 매생이는 생육 조건에 따라 맛과 향 등 품질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 매생이의 대부분은 전남 완도~장흥 대덕·회진~보성~고흥 해안으로 이어지는 득량만에서 나온다. 득량만은 해양 수중 환경지표인 ‘잘피’ 군락이 번성할 정도로 청정 갯벌이 발달해 있다. 이런 환경에 적절한 수온·유속·조수 간만의 차이 등이 더해지면서 매생이 생육 조건과 딱 들어맞는다. 완도 고금·약산도~득량만 초입에 위치한 장흥 대덕 매생이는 품질이 최고로 꼽힌다. 장흥산은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다고 해서 ‘찰매생이’로도 불린다. 장흥군에 따르면 대덕읍 등 160여 어가가 매년 1000여t을 생산한다. 한때 초콜릿 등 과자와 건강 기능식품으로 가공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로 생물 또는 동결 건조 상태로 유통된다.우리나라에서 매생이 양식이 처음 이뤄진 곳도 장흥 대덕읍 내저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현재 50여 가구 중 20여 가구가 매생이를 양식한다. 앞바다에 장대를 세워 발을 펼치고 매생이 포자를 붙이는 방식이다. 조권규(53)씨는 “동네 앞바다가 매생이 생육조건에 최적이란 사실이 우연한 기회로 알려졌다”며 “같은 해역이라 할지라도 수심과 조류, 일조량 등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조씨에 따르면 20여년 전 마을의 한 주민이 김과 파래를 생산하기 위해 대나무 발을 설치했다. 그러나 김 등 상품성 있는 해조류는 붙지 않고 시퍼런 매생이가 치렁치렁 자라났다. 매생이를 버리기 아까워 읍내 전통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김양식장보다 관리하기 쉽고 잘 팔린다는 소문이 퍼졌다. 같은 마을 주민 몇 명이 매생이 양식에 가세했다. 해마다 풍성한 수확을 내줬다. 때마침 허영만이 만화로 소개한 데다 웰빙 열풍도 불며 불티나게 팔렸다. 마침내 20여 가구가 마을 앞바다 40㏊에 양식장을 설치하고 공동 생산한다. 이웃 마을인 옹암리를 비롯해 인근 보성·강진·완도 약산 등 득량만 일대 전 해역으로 생산지가 확대됐다.이 가운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내저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때깔부터 다르다. 더 검푸른 빛을 띠고 끓이면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식감이다. 마을 앞바다가 썰물 때 뻘밭이 드러나고 밀물 때 평균 수심도 2m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양식장 발에 붙은 매생이는 물이 써면 자연스레 뻘 바닥에 달라붙는다. 청정 갯벌에서 각종 미네랄을 흡수한다. 양식장 앞바다는 내륙 쪽으로 반구형을 띠고 있다. 난바다에서 아무리 큰 파도가 치거나 사리 때 물살이 거세게 흘러도 이곳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지형이 북서풍을 막아 준다. 이는 매생이 포자의 활착과 생육에 최적 조건이다. 겨울 한철 가구당 7000만~8000만원을 버는 효자 수산물이다.●매생이는 다이어트와 속풀이에 안성맞춤 매생이국은 술을 마신 후 숙취 해소용으로 으뜸이다.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3배 이상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분이 풍부해 노장년층 여성들이 선호하는 식품이다. 칼륨·아이오딘·칼슘 등이 많이 들어 있어 뼈질환자나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 덩어리로 이뤄진 만큼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다. 다른 해조류에 비해 비타민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매생이를 파는 음식점은 10여년 전쯤부터 생산지인 장흥읍 ‘정남진 토요시장’ 일대를 중심으로 성업하기 시작했다. 한우와 키조개·표고버섯 등 기존 지역 특산품 ‘3합’ 음식에 자연스레 매생이가 더해졌다. 토요시장에는 ‘황손 두꺼비 식당’, ‘끄니 걱정’ 등 매생이 탕이나 국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상설시장과 오일장이 결합된 이색적 전통 시장으로 단체 관광객이 주 고객이다. 이곳에서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위효숙(65·여)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긴 했지만 주말에는 외지인들이 꽤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위씨는 말린 디포리(밴댕이)와 멸치를 반반씩 섞고 무·양파·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만든다. 이 육수에 매생이와 키조갯살을 잘게 썰어 넣고 잠깐 끓인 뒤 생굴을 넣어 살짝 익힌다. 참기름 몇 방울을 넣으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매생이는 지역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된다. 전라도 해안가에서는 매생이를 국물이 거의 없이 뻑뻑한 상태로 끓여 먹는다. 솥에 매생이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물을 살짝 넣고 국자 등으로 휘저으면서 2~3분 정도 끓인다. 간장으로 가볍게 간을 해서 먹는다. 대도시 일부 식당은 상대적으로 국물을 더 많이 붓고 생굴 등을 넣어 끓여 낸다. 산낙지를 칼로 잘게 쪼아 매생이와 버무린 뒤 부침개로 지져 먹기도 한다.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매생이국을 비롯해 칼국수·떡국·죽·계란말이·탕 등 다양한 요리로 응용된다. 매생이는 뜨거울 때 입이 데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한다. 딸을 못살게 구는 ‘미운 사위’에게 장모가 내놓는 음식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매생이를 끓이면 엽체가 머리카락처럼 촘촘하게 뭉쳐지면서 열기를 속에 담는다. 김도 많이 나지 않고 색깔도 검푸르러 차가운 음식으로 착각하기 일쑤다. 조심하지 않고 덥석 삼키다간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기도 한다. 겨울철에 차갑게 식혀 먹어도 그만이다. 광주에서 매생이 요리집을 운영하는 이모(61·여)씨는 “제철인 요즘 나는 매생이 맛이 최고”라며 “찬바람이 부는 겨울날 특별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성관계 동의했어도 ‘필름’ 끊기면… 대법 “강제추행”

    성관계 동의했어도 ‘필름’ 끊기면… 대법 “강제추행”

    상대방이 성관계에 동의했어도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준강제추행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블랙아웃은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에 빠지지만 의식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 피해자의 블랙아웃을 준강제추행·준강간죄의 구성 요건인 심신상실 상태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법부 판단이 달라진 것이다. 여성계도 “성범죄 가해자의 처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환영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경찰 공무원 A씨(당시 28세)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2월 새벽 술을 마시고 귀가 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들른 건물에서 우연히 만난 10대 B양을 모텔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A씨는 B양에게 “예쁘시네요”라며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눈 뒤 함께 호프집으로 이동했다. B양은 술집에서 엎드려 잠을 자기 시작했고, A씨가 집에 갈 것을 권하자 “한숨만 자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A씨가 “모텔에 가서 자자는 것이냐”고 묻자 B양이 “모텔에 가서 자자”고 대답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었다. B양은 A씨를 만나기 전 화장실에서 구토한 뒤부터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B양은 1시간 만에 소주 2병을 마신 뒤 노래방을 찾았다가 휴대전화와 외투 등도 소지하지 않은 채 화장실에 갔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첫눈에 서로 불꽃이 튀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B양이 스스로 모텔 1층에서 3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를 다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알코올 영향으로 추행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면 준강간죄나 준강제추행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확률형 아이템’ 규제 급물살…‘게임사 VS 유저·정치권’ 대결구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급물살…‘게임사 VS 유저·정치권’ 대결구도

    게임 내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의 공개를 의무화한 개정안을 놓고 이해 관계자들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게임사들은 “영업비밀”이라고 펄쩍 뛰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법안 통과를 벼르고 있다. 보통은 게임 규제 법안이 등장하면 반대 입장을 펼쳤던 상당수 게임 이용자들이 이번에는 “법적 규제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게임사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가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오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다. 효과와 성능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 구조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더 좋은 아이템을 갖고 싶은 게임 이용자들은 돈을 내고 반복적으로 이른바 ‘뽑기’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과소비를 유발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사들이 자율적으로 아이템 확률정보를 공개하고 있다지만 최근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의 최상급 아이템인 ‘신화무기’는 자율 공개 대상이 아니라며 확률을 알리지 않은 일도 있었다. 자율 공개마저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정치권에서 결국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공개 범위도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자율 공개했던 범위보다 더 넓게 만들었다.정치권의 움직임에 업계는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지난 15일 게임협회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꼬집은 의견서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의원실에 전달했다. 국내 사업자에 대해 과도한 의무와 책임을 부여해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게임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사업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는 정보까지 제출의무를 두도록 하는 행태는 행정편의주의적인 규제의 추가에 불과하다”면서 “명확성 원칙, 사전검열금지 원칙 등에 위배돼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게임 산업계는 여러 차례 주어진 자정 기회를 외면했다. 자율규제는 구색용 얼굴마담으로 전락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는 동안 게임 이용자의 신뢰는 사라졌고, 반대로 불만은 계속 커져 왔다”면서 “결국 평소 게임 규제를 반대해 온 유저(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만큼은 반드시 규제해 달라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협회의 주장대로 자율규제 준수율이 80~90%에 달하고 있다면 전부개정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금처럼 확률 공개를 이행하면 법제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처벌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며 “하다못해 강원랜드 슬롯머신도 당첨 확률과 환급율을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미끼로 과도하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사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몇몇 이용자들은 주요 게임사 사옥 인근에 항의 문구를 담은 트럭을 세워놓으며 과도한 과금 등 게임사들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청원이나 기사 댓글 등을 통해서도 불만을 꾸준히 재기하면서 개정안의 통과를 응원하는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이슈가 나왔을 때는 게임업계가 선제적으로 자율규제를 도입해 법제화를 피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용자들까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게임사들이 궁지에 몰린 형태”라면서 “‘카지노와 다른 게 뭐냐’고 항의하는 이용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 게임사들의 조치가 없다면 여론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위안부 망언 하버드대 교수의 재일교포 폄훼 논란 논문 결국 출간

    위안부 망언 하버드대 교수의 재일교포 폄훼 논란 논문 결국 출간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해 지탄을 받고 있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재일교포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결국 출간했다. 19일 도서 열람 플랫폼 스프링거링크에 따르면 유럽 학술지 ‘유럽법경제학저널’은 18일 램지어 교수가 쓴 ‘사회 자본과 기회주의적 리더십의 문제: 일본 내 한국인들의 사례’라는 논문을 출판했다. 램지어 교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이 논문에서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을 읽지도 못하고, 덧셈과 뺄셈도 못 하는 하등 노동자로 묘사했다. 또한 몇 년간 돈을 벌고 고향인 조선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일본 사회에 동화하겠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일본인들과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인 집주인들은 조선인 세입자를 피했다“면서 조선인의 비위생적인 생활과 과음, 싸움, 소음 등을 이유로 소개했다. 그는 앞서 발표한 간토대지진 관련 논문 중 1920년대 조선인의 범죄율이 높다는 자의적인 통계를 반복해 인용한 뒤 한국인 전체를 범죄 집단화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특히 이번 논문이 출간된 배경에는 램지어 교수와 그를 후원하는 세력의 조직적 노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우려가 제기된다. 램지어 교수는 국제법경제리뷰라는 학술지 3월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하는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 게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논문도 국제 역사학계의 비판을 받고 있으나 그대로 출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2019년 온라인으로 발표된 논문에서는 간토 대지진의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기도 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는데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정부가 대응할 가치가 있는 논문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정부의 주무장관으로서는 너무 안일한 인식이다.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램지어 교수 주장의 배후에 일본 정부가 있다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이 있었고, 램지어 교수의 공식직함은 미쓰비시 전범 기업의 교수라는 보도도 있었다”며 “램지어 교수 논문으로 불거진 역사 왜곡의 실체는 결코 우연하거나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강력한 것”이라며 정부의 대응을 주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베리아의 수수께끼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 찾았다

    시베리아의 수수께끼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 찾았다

    지난해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갑자기 나타난 거대 싱크홀에 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러시아 연구진이 결과를 발표했다. 아무것도 없는 평원에 생긴 이 구덩이는 지하에 쌓인 메탄가스가 분출하면서 암석과 얼음을 날려보내 만들어진 것이라고 미국 CNN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북극권 야말반도와 기단반도에서 이런 싱크홀이 출현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3년으로, 이번 싱크홀은 벌써 17번째다.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와의 관계가 제기돼 연구진은 드론 촬영과 3D 모형 제작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도입해 수수께끼를 밝혀내기 위해 애썼다. 연구를 주도한 러시아 스콜코보공과대 탄화수소회수센터의 예브게니 추빌린 박사는 “이번 싱크홀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아 우리가 조사를 벌인 시점에는 그속에 물이 고여 있지 않았다”면서 “덕분에 화학적으로 분해되지 않은 신선한 구덩이를 조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시베리아 싱크홀 내부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드론은 지하 10~15m 깊이까지 도달함으로써 메탄가스가 쌓인 지하 공동의 형상을 파악했다.조사는 지난해 8월 시행됐고, 당시 연구진은 드론을 사용해 약 8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깊이 30m의 싱크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모형을 만들었다. 연구논문을 쓴 러시아과학원 산하 석유가스연구소의 이고르 보고야블렌스키 박사는 당시 드론 조종도 맡았다. 그는 싱크홀 앞에서 엎드려 구덩이의 가장자리에서 두 팔을 아래로 뻗어 드론을 조종했다.이렇게 해서 제작한 입체 모형은 싱크홀 하부에 비정상적으로 큰 구멍이 있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얼음 속 공동에 메탄가스가 차서 땅이 융기하고 이 융기가 커져 폭발을 일으키며 얼음 등의 파편을 흩뿌려 거대한 싱크홀을 형성한다는 가설을 세웠는데 이 가설이 거의 입증됐다는 것이다. 다만 메탄가스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땅속 깊은 층에서 발생했을 수도, 지표 근처에서 발생했을 수도,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영구동토는 천연의 거대한 메탄 저장소로 열을 가둬놓는다. 메탄가스가 지구를 온난화하는 위력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크다. 북극권은 세계 평균의 2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어 뚜껑 역할을 하는 영구동토층이 여름철 온난화의 영향으로 느슨해져 가스를 방출하기 쉬워진다. 영구동토의 토양은 대기 중의 2배나 되는 탄소를 가둬두고 있다는 추정도 있어 이 지역의 지구 온난화 대책은 지극히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추빌린 박사는 “기후 변화는 당연히 북극권의 영구동토에 가스 분출 구덩이가 출현할 가능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연구진은 또 위성 영상의 분석으로 이 싱크홀이 발생한 시기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융기한 지표가 지난해 5월 15일부터 6월 9일 사이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구덩이가 상공에서 처음 목격된 시기는 같은 해 7월 16일이었다. 추빌린 박사에 따르면, 이 시기는 1년 중에서도 태양광 에너지의 유입이 많아 그것이 원인이 돼 눈이 녹아 지면의 상층부가 온난화 해서 토양의 성질과 반응이 변하게 했다. 시베리아 싱크홀이 출현하는 곳은 매우 인구가 적은 지역이지만, 원주민이나 석유가스 인프라에는 위험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싱크홀은 대개 상공을 나는 헬리콥터나 순록을 사육하는 유목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스위스 학술논문 발행기관인 MDPI (Multidisciplinary Digital Publishing Institute)가 출간하는 ‘지오사이언시스’(Geosciences) 최신호(2월 8일자)에 실렸다. 사진=지오사이언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만 년 전 북미 대륙 털매머드는 기후 변화 탓에 멸종

    1만 년 전 북미 대륙 털매머드는 기후 변화 탓에 멸종

    약 1만 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털매머드와 같은 거대 동물이 일제히 멸종한 원인은 급작스러운 기후 변화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이 방사성 탄소 기록을 사용한 새로운 통계 방식으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서식한 거대 동물상(이하 메가파우나·체중 40㎏ 이상 거대 동물의 통칭)의 개체 수가 약 1만4700년 전 급격한 온난화가 발생했을 때 급증했지만 약 1만2900년 전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급감해 멸종에 이르게 됐다는 점을 발견했다.약 1만5000년 전 북아메리카에서는 털매머드뿐만 아니라 곰 만한 비버, 땅에 사는 거대 나무늘보 등 다양한 거대 동물이 서식했지만 1만 년 전 모두 멸종했다. 이유는 인간에 의한 과잉 사냥부터 기후 변화 그리고 두 요인의 복합적 작용까지 여러 가지가 제시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빙성이 큰 이론은 1960년대 제시된 과잉 사냥 가설이다. 털매머드와 같이 두꺼운 털을 지닌 거대 동물은 빙하기 전부터 빙하기 동안에도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에서는 거대 동물이 1만4000년 전 북아메리카에 인간이 정착했을 때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반포식자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시 인간은 동물보다 훨씬 영리하고 협동적일 뿐만 아니라 도구를 잘 다루는 사냥꾼이었고 이런 장점은 메가파우나를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북아메리카의 거대 동물을 멸종에 이르게 하는데 필요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사냥 활동을 뒷받침할 충분한 고고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반대 가설은 털매머드와 같은 거대 동물의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든 중대한 기후 변화 및 생태학적 변화의 여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그런데 이번 결과는 북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정착한 뒤 메가파우나를 과잉 사냥해 멸종에 이르게 했다는 기존 주장이 아닌 급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인한 멸종을 뒷받침한다. 문제의 기간 중에는 약 1만4700년 전 시작된 급작스러운 온난화에 적응한 거대 동물들이 1만2900년 전 몰아친 빙하기에 가까운 기후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생태학연구소의 매슈 스튜어트 박사는 “일반적인 접근 방식은 메가파우나의 멸종 시기를 정하고 이들 동물이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도착하거나 일부 기후적 사건과 어떻게 일치하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멸종은 하나의 과정으로 일정 기간 계속되는 것”이라면서 “북아메리카 메가파우나의 멸종을 초래한 원인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개체 수가 멸종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장기적인 패턴이 없다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결과는 대략적인 우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수렵채집가인 인간이든 거대 동물이든 당시 개체군을 연구하는 데 있어 이런 문제는 이들의 규모가 머릿수나 발굽을 세는 것으로는 추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이 연구에서는 개체군 규모에 관한 대체물로 방사성 탄소 기록을 사용하는 새로운 통계 접근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동물과 인간이 많이 존재할수록 이들이 남기는 연대 표시가 가능한 탄소를 화석과 고고학적 기록에서 각각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분석을 통해 북아메리카 메가파우나의 개체 수가 기후 변화에 따라 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튜어트 박사는 “메가파우나 개체 수는 약 1만4700년 전 북아메리카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증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그후 북아메리카 지역이 급격히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1만2900년 전쯤 이런 추세의 변화를 보게 된다”면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메가파우나의 멸종이 목격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약 1만2900년 전 기온이 빙하기에 가깝게 떨어진 것이 멸종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인 원인은 여전히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kt ‘대졸 신인’ 권동진의 꿈 “1군 주전도 신인왕도 하고 싶어요”

    kt ‘대졸 신인’ 권동진의 꿈 “1군 주전도 신인왕도 하고 싶어요”

    강한울 이후 7년 만의 대졸 내야수 1R 픽구단내 백업 선수층 보강 핵심으로 부상“유한준·박경수처럼 롱런하는 선수될 것”생애 딱 한 번뿐인 신인왕은 신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다. kt 위즈 신인 권동진(23) 역시 마찬가지다. 1군에서 자리 잡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권동진은 ‘1군 주전’과 ‘신인왕’을 프로 첫 목표로 잡았다. 권동진은 지난해 열린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kt에 1라운드로 지명됐다. 고졸 선호 경향이 강한 프로야구에서 보기 드문 대졸 내야수다. 대졸 내야수의 1라운드 지명은 2014 신인드래프트 강한울(30·삼성 라이온즈) 이후 7년 만이다.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kt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권동진은 구단에서 핵심 신인으로 주목하는 선수다. kt 관계자는 16일 “이번 시즌 백업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게 캠프의 목표인데 권동진은 키가 될 선수”라며 “권동진은 공수주를 두루 갖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칭찬했다. 권동진은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 겨울 눈이 오던 날 눈싸움을 하는데 눈을 잘 던지는 아들의 모습을 눈여겨본 아버지가 그대로 야구 선수로 키웠다. 우연히 시작한 야구였지만 재능을 보였고 제주도에서 청주로 유학을 왔다. 세광고 재학 시절엔 타율 0.342 OPS(출루율+장타율) 0.961 20도루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아쉽게도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다. 원광대에선 4년 동안 타율 0.407 OPS 1.115 40도루를 기록하며 한층 더 진화했다.권동진은 “대학은 프로에 떨어진 선수가 가는 느낌이어서 별로일 줄 알았는데 내 마음대로 야구할 수 있어서 재밌었고 행복했다”고 돌이켰다. 대학 4년 동안의 성장은 스스로도 예상 못 한 1라운드 지명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권동진은 “팀에서 기대하는 것도 느껴지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1군 캠프 소감을 밝혔다. 쉽지 않은 기회를 얻은 만큼 이번 캠프의 목표는 눈도장을 받아 풀타임 1군 선수가 되는 것으로 잡았다. 그런 점에서 kt의 간판타자 강백호(22)와 함께 방을 쓰는 것은 그에게도 큰 행운이다. 권동진은 “백호가 타격하는 것도 알려주고 시합 때 가져야 할 멘탈 등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자랑했다. 올해는 신인왕과 1군 선수가 목표지만 권동진은 오래 야구하는 꿈을 꿨다. 팀에서 참고가 되는 선수 또한 유한준(40), 박경수(37)다. 권동진은 “자기관리가 중요한데 두 분은 정말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면서 “공수주 다 갖춘 선수로 롱런해서 오래오래 돈을 벌고 싶다”고 웃었다.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옷 벗다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 오십견 증상입니다

    옷 벗다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 오십견 증상입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하면 어깨를 가볍게 돌리거나 팔을 아래위로 움직이기조차 힘들다. 감염병 유행으로 운동량이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잦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어깨 통증의 원인과 증상, 대처법을 알아본다. 어깨 통증은 중년 시기에 자주 발생한다. ‘어깨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지만 통증 부위는 어깨뿐 아니라 목 뒷부분, 팔꿈치 부위까지 다양하다. 이 때문에 통증의 범위와 증상에 따른 정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흔하게 발생하는 어깨 질환으로는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을 들 수 있다. 오십견의 정확한 명칭은 동결견(凍結肩)이다.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으로 불린다. 팔 위쪽과 어깨를 연결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관절낭(관절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는 현상이다. 딱히 다치지도 않았는데도 어깨가 아프고 관절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옷을 벗거나 물건을 잡으려고 팔을 뻗을 때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밤에 통증을 호소하고 증상이 있는 어깨로 돌아눕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오십견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칫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약물과 주사 치료, 재활 등으로 완치될 수 있지만, 아주 드물게는 수술 치료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6일 “참고 지내다 보면 낫는다는 속설도 일부 맞는 얘기이긴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수개월에서 길게는 2~3년 동안 지속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염증을 줄여 주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오십견이 사라진 이후에도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칭 운동을 자주 하는 게 좋다. 실내에서라도 체조를 하거나 동네 운동시설을 이용해 팔을 끝까지 뻗어 돌리는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어깨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를 꼽을 수 있다. 오주한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목 주변의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자세 불량으로 인한 목, 등, 어깨의 통증은 한두 차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십견은 어깨의 관절운동 범위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60~70대보다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재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벼운 외상 이후 어깨를 많이 움직이지 않거나 손목 골절로 수술을 하거나 석고붕대를 해 팔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 뇌졸중 등으로 오랜 침상생활을 하느라 어깨를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 등에 오십견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당뇨 합병증이나 갑상선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드물지만 20~30대에서는 어려서부터 당뇨를 앓고 있거나 가벼운 외상을 입은 뒤 어깨를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통증이 줄어든다. 발생 초기에는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을 느끼지만 3~6개월 정도 지나면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사라지고 팔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생긴다. 하지만 정상일 때와 비교하면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어 일상생활에 불편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나아진다고 해서 치료 시기를 놓치면 그 이전의 정상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긴장된 어깨 근육을 풀어 주기 위해 온찜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때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수포나 화상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들은 심한 온열 치료를 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힘줄이 손상돼 일어나는 회전근개 파열도 어깨 부위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앞쪽과 위쪽, 뒤쪽을 감싸고 있는 근육으로 어깨의 회전운동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40대 전후에도 나타나지만 흔히 50세 이후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한다. 고령이 될수록 힘줄이 퇴화되면서 더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힘줄로의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힘줄이 약해져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니스, 야구 등 격렬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 손상이나 염증 탓에 20~30대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성민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깨 힘줄이 파열된다고 해서 무조건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하면 통증과 함께 근력이 떨어지는 현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면서 “부분적인 파열이 발생했을 때는 6개월이나 1년에 한 차례씩 초음파나 MRI를 촬영하면서 상태를 지켜보지만 간혹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봉합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석회성 건염은 석회화 건염이라고도 한다. 회전근개 주변에 돌과 같은 석회가 쌓이는 것으로 전 인구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40~5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자주 생긴다. 만성으로 악화하면 석회가 커져 힘줄과 주변 조직에 압력을 가해 지속적으로 뻐근한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하고 팔을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생겨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오십견 증상이 함께 나타나 관절 운동에 심한 어려움을 겪는다. 천용민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처음 석회가 만들어지다가 저절로 흡수돼 사라지는 경우도 많으며 진행 시기에 따라 크기가 변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석회가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으면서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엑스레이 촬영으로 진단하지만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정확한 관찰이 어려울 때는 초음파나 MRI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실판 ‘원더우먼’?…홀로 눈길 트럭 밀어올린 英여성(영상)

    현실판 ‘원더우먼’?…홀로 눈길 트럭 밀어올린 英여성(영상)

    눈길에 미끄러지는 트럭 운전사를 도운 영국 여성이 현실판 '원더우먼'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동부 카우덴비스에 사는 샬린 레슬리(33)는 지난 9일 눈 덮인 거리를 지나던 중 곤경에 처한 유명 유제품 제조업체의 트럭과 우연히 마주쳤다. 언덕길을 오르던 문제의 트럭은 추운 날씨와 얼어붙은 눈 탓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앞바퀴는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했고, 자칫하면 트럭이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를 본 레슬리는 곧바로 트럭 뒤에 다가가 트럭을 밀기 시작됐다. 당시 그녀는 각각 10살·2살의 딸을 안전한 곳에 서 있게 한 뒤, 마치 영화 속 슈퍼히어로처럼 트럭을 밀었다. 제자리를 맴돌던 트럭은 무사히 언덕 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 모습은 당시 언덕 인근에 사는 주민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레슬리를 본 사람들은 그녀를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원더우먼’에 비유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파른 언덕에서 거대한 트럭을 홀로 밀어 올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이 여성은 트럭이 언덕 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지만, 트럭 운전사와 해당 유제품 제조업체 등이 수소문 한 끝에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유제품 제조업체 회장인 로버트 그레이엄은 “샬린 레슬리라는 여성이 우리 회사의 트럭을 홀로 밀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면서 “그녀는 현실 속 원더우먼이 확실하다. 다만 보통 사람들은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무작정 따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는 감사의 의미로 그녀에게 1년 동안 우유와 고단백 유제품을 무료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순간에 ‘원더우먼’이 된 레슬리는 “(눈에 미끄러지는 트럭 때문에) 위험한 순간인 것만은 확실했다. 하지만 누군가 곤경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매우 돕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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