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여곡절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롯데그룹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인공위성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금호산업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핵 실험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51
  • 화가들은 왜 방에서 홀로 자화상을 그렸을까

    화가들은 왜 방에서 홀로 자화상을 그렸을까

    감정의 자화상/박홍순 지음/서해문집/348쪽/1만 6000원혼자 있기 좋은 방/우지현 지음/위즈덤하우스/400쪽/1만 8000원단발의 한 남자가 정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심상치 않은 시선이다. 화가 났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탓에 눈매도 매섭다. 두 눈 아래와 오른쪽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워져 한층 어두워 보인다. 앙다문 입에선 강렬한 의지도 느껴진다. 누군가를 향한 적개심인지 자신에 대한 분노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이다.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가 그린 ‘자화상’(1795)은 고독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이 그림을 그리기 몇 년 전 콜레라에 걸린 고야는 고열로 청력을 잃는다. 건강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청력이 살아나리라 기대했지만 머리가 울리는 소음에 시달리며 신경쇠약까지 걸린다. 당시 이름난 화가였던 그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고 스스로 유배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타인과의 대화가 단절된 시간 동안 그는 자신과의 대화를 캔버스에 옮기는 데 집중했다.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고 감정의 속살을 매만지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분노, 슬픔을 직시하고 자신을 다독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색에 이르는 길이다. 화가들이 자신의 모습을 캔버스에 옮긴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책 ‘감정의 자화상’에는 화가 18명이 자화상을 통해 표출한 분열, 연민, 절망, 허무, 울분, 상실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에곤 실레가 절제와 불안감에 휩싸인 자신의 분열된 모습을 그린 ‘이중 자화상’(1915), 프리다 칼로가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남편에 대한 애증과 자신을 향한 연민을 그린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1943), 케테 콜비츠가 자신의 말년에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표현한 ‘죽음에의 초대, 자화상’(1935) 등 화가들은 타인에게 쉽사리 꺼내지 못한 고백을 자신의 얼굴에 담았다. 타인과 있을 때 가려졌던 나의 진짜 마음을 마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그 자체가 미술 작품인 셈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곳으로는 ‘방’만 한 곳이 없을 것이다. 침실, 욕실, 버스, 카페, 서점, 미술관처럼 누구에게나 힘들 때 숨고 싶은 ‘자기만의 방’이 있지 않던가. 깊은 밤 숨죽여 흐느끼던 소리, 아파서 뒤척이며 끙끙대던 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와 수다를 떨었던 시간,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던 자리. 방은 타인이 모르는 나의 숨겨진 모습을 기억하는 내밀한 은신처다. 화가들도 방이라는 무대에 주목했다. 가장 사적인 공간이자 세상의 속박으로부터 한없이 자유로운 방에는 사람들이 지닌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책 ‘혼자 있기 좋은 방’을 지은 화가 우지현은 화가들이 머문 공간을 들여다보며 혼자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한 덴마크 화가 라우리츠 아네르센 링(1854~1933)이 그린 명작 ‘아침 식사 중에’(1898)는 그중 특히 눈길이 머무는 작품이다. 은은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고요한 아침을 맞은 한 여인이 식탁에 비스듬히 앉아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링이 평소 화폭에 자주 담았던 아내 시그리드 쾰러다. 등을 돌린 채 신문을 보고 있는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혼자만의 시간에 흠뻑 빠진 그녀는 화가 자신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삶을 부정하지 않고 세파에 휘둘리지 않은 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의지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삶이란 “방을 구축하는 여정”이자 “바닥과 천장, 벽과 문으로 이루어진 공통된 네모 상자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채워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삶에 지쳐 겉도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면 오직 나만을 위해 열리는 방문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을 미소 짓게 할 선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드루킹 특검’, 성역 없는 수사로 의혹 규명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여야는 지난달 18일 특검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에 수사관과 파견공무원 각 35명씩 모두 87명으로 일명 ‘드루킹 특검’에 합의했다. 드루킹 사건은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여론 조작의 진위를 가려 내야 하는 사건이다. 특검은 지난 대선 때 드루킹 등의 불법 댓글 올리기를 통한 여론 조작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제기된 의혹대로라면 드루킹 사건은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범죄가 된다. 특검팀이 성역 없는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이유다. 특검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서둘러 팀을 꾸리고 수사 범위와 대상부터 정하기 바란다. 법적으로 명시된 20일의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본격 수사는 이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 수사 범위의 경우 정권 실세의 포함 여부가 주목된다. 김경수 전 의원 등 핵심 인사가 수사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해도 논란의 핵심인 정권 실세의 불법 여론조작 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면 특검까지 도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난 대선 전에 드루킹을 4차례 만났고 김 전 의원에게 드루킹을 소개해 줬다는 사실이 드러난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에 대한 수사 여부도 주목된다. 특검은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경찰도 조사해야 한다. 경찰이 초동 수사 단계에서 늑장 압수수색을 하는 등 부실 수사를 했고, 이주민 서울청장은 송 비서관이 관련돼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40일 동안이나 이 사실을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특검 이후 논란을 남기지 않으려면 철저한 수사만이 길이다. 특검의 능력은 수사 기간 연장 여부에도 있다. 특검은 기본적으로는 수사 개시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기소까지 해야 한다. 수사 기간은 대통령 승인 아래 한 차례, 최대 30일까지 연장 가능하다. 수사 도중 청와대 핵심 인사를 대상에 올리면 기간 연장을 놓고 마찰이 생길 수 있다. 특검팀이 어떤 수사력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이번 특검은 특검 후보 인선난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관련자 진술에 의존한 수사로 공소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는 김 전 의원의 센다이 총영사 자리 제안이 사실이더라도 공소시효가 오는 28일이면 만료돼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행위는 역사적 기록으로라도 남겨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문화마당] 사량도 마실/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사량도 마실/강의모 방송작가

    바다가 닿지 않는 충북에서 태어나 자랐다. 중·고교 때 수학여행으로 바다를 만났고, 생선회라는 음식은 20대에 처음 먹어 봤다. 수영도 아직 배우지 못했다. 그러니 내게 바다는 늘 막막한 거리를 두고 존재했다. 작년 11월 ‘바라봄 사진관’ 출장에 따라붙어 통영에서 2박3일을 지냈다. 현지 출신 동행의 살뜰한 안내로 오밀조밀 동네를 훑으니 눈코입이 내내 즐거웠다. 짧아서 더욱 꿈같았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며 가장 눈에 밟힌 건 가까이 떠 있는 섬들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통영에서 또 다른 촬영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구나 사량도라는, 이름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섬에서. 이게 어디 쉽게 오는 기회인가. 우여곡절 끝에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사량도 면사무소, 행사는 ‘우리섬 배움마실, 사량도 돈지마을 한글학교 졸업식’이었다. 통영의 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6기째라 했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잔잔한 바다를 건너 선착장에 닿았다. 축하 플래카드가 걸린 사무실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일곱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입히고, 산뜻하게 립스틱도 발라 드리고, 한 분 한 분 졸업사진을 찍었다. 프린터도 준비해 거친 주름살 살짝 숨긴 사진을 바로 뽑아 액자에 담아 드렸다. ‘내 평생에 이런 옷을 입고 사진을 찍게 될 줄이야’ 하시는 할머니의 함박웃음이 꽃처럼 예뻤다. 영정사진으로 써야겠다는 할머니를 꼭 안아 보았다. 더운 날씨에도 따뜻한 품이 참 좋았다. 통로 한쪽에선 전시회가 열렸다. 3년 동안 어렵게 공부한 과정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가나다라로 시작해 받아쓰기를 하고, 한문 이름과 숫자 셈을 연습한 공책들, 일기와 편지와 시 작품까지 오랜 노력의 과정들이었다. 박막례 어르신은 ‘무겁고 힘든 호미보다 내 서러움 그려 주는 연필 잡는 게 백 번 만 번 좋았다’고 일기에 적었다. 행복에 겨운 글씨가 춤을 추는 듯했다. 신덕선 어르신은 ‘고마운 당신’이라는 제목으로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상호 아부지께/나 당신 마누라요./당신 덕분에 내 이름 석 자도 쓰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글자도 더듬거리며 읽기도 하요./말을 안 해서 그렇지 상호 아부지께 많이 고마워하요./내가 글 배운다고 할 때 다른 사람은 흉보는데/아픈 나를 니야까(리어카)에 태워 바래다주고 너무 욕보요./나 한 자 한 자 열심히 할게요./우리 오래오래 삽시다. 사랑하요./애미는(애먹이는) 할머니’ 욕보는 남편, 애먹이는 아내의 이런 사랑이라니…. 짧은 편지 한 장이 곧 영화 한 편이었다. 박종이 어르신은 ‘밭에 올라’라는 시를 지었다.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밭에 올라 누렁이 밥 주고/ 깨밭 약치고/ 집에 와서 빨래하고/ 내 인생 칠십 다 갔네.’ 살아 보니 뭔 긴 말이 필요하던가. 그리 고단했던 생도 단 네 줄이면 족한 것을. 바쇼의 하이쿠가 무색했다. 울컥 눈물이 났다.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이 하나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 사량도 돈지마을에서 평생 살아온 할머니들의 글이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노트를 뒤적이며 어르신들의 글을 모두 사진에 담았다. 앞으론 생각이 잘 안 풀릴 때 책들을 뒤적이는 대신 할머니의 사랑과 인생을 펼쳐 보리라. 행사를 마무리하며 다음 7기 계획을 물었다. 예산이 없어 미정이라 했다. 슬픈 답이긴 했으나 내일 일을 지금 알 순 없으니 순조롭게 풀릴 거라 믿기로 한다. 멀고도 가까운 또 다른 섬으로 마실가는 그날을 그리면서.
  • 강정호, 싱글A서 ‘4안타+2경기 연속 홈런’ 맹활약

    강정호, 싱글A서 ‘4안타+2경기 연속 홈런’ 맹활약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강정호(31·피츠버그)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브레이든턴 머로더스(피츠버그 산하 싱글 A)에서 뛰는 강정호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컴파크에서 열린 플로리다 파이어 프로그스(애틀랜타 산하)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앞선 6회 1사 2루 때 우중간 펜스를 직선타성으로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지난 3일 스톤 크랩스(템파베이 산하)와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폭발시킨 뒤 두 경기 연속 홈런맛을 본 것이다. 3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강정호는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를 치고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복귀 이후 첫 3경기에서 무안타→2안타→4안타를 일궈내며 점점 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1-1로 맞선 3회에는 무사 2루 때 타석에 서서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결승타까지 챙겼다. 브레든턴도 강정호의 맹활약을 앞세워 5-2 승리를 거뒀다. 음주운전으로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린 강정호는 우여곡절 끝에 미국 취업 비자를 손에 넣고 지난달 2일 팀의 스프링캠프 시설이있는 브레이든턴의 파이리츠시티에 합했다. 지난주부터는 상위 싱글A 경기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너리그 세 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에 2홈런 7타점을 기록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600에 달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승기 수지 ‘배가본드’ 출연 확정..스턴트맨X국정원 요원의 만남

    이승기 수지 ‘배가본드’ 출연 확정..스턴트맨X국정원 요원의 만남

    이승기, 수지가 드라마 ‘배가본드’ 출연을 확정했다. 이승기와 수지는 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에서 각각 스턴트맨 차건 역과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 역을 맡아, 2013년 ‘구가의서’ 이후 5년 만에 화끈한 재회를 한다. 드라마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가족도, 소속도, 이름도 잃은 방랑자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치밀하고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이승기는 액션 배우로 대성해 장차 세계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겠다는 포부를 가진, 종합 무술 18단의 스턴트맨 출신 차건 역을 맡았다. 자신감과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는, 똘기 충만 스타일로, 청천벽력같은 비행기 추락 사고를 겪은 후 그 속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맞닥뜨리게 된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인식 감독과 4년 만에 재회, 전매특허 ‘마성의 매력’을 장착, 여심을 저격한다. 수지는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 아빠의 뒤를 이어 국정원 블랙 요원이 된 고해리 역으로 나선다. 애국과 봉사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와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국정원 7급 공무원을 선택한 인물. 폼 나는 화이트 요원을 원했던 바람과는 달리, 우여곡절 끝에 블랙요원이 되고 만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후 안방에 복귀하는 배수지의 대변신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드라마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너희들은 포위됐다’ ‘미세스캅’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만들어냈던 유인식 감독이 차기작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유인식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장영철·정경순 작가가 대본 집필을 맡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별에서 온 그대’ ‘낭만닥터 김사부’를 촬영했던 최고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이길복 촬영감독까지 가세, 국내 드라마 최초로 포르투갈과 모로코 등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최고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우, 감독, 작가 등 명품 제작진이 의기투합, 근래 보기 드문 완성도 높은 ‘역대급 드라마’가 탄생될 것”이라며 “첩보&액션, 반전&스릴러, 멜로&웃음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촘촘하고 치밀한 연기와 연출, 대본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드라마 ‘배가본드’는 지난 2일 첫 대본리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진, 건자재 유통업 진출

    유진그룹이 우여곡절 끝에 주택 인테리어 건자재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유진그룹은 계열사인 이에이치씨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에이스홈센터’ 1호점 금천점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에이스홈센터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대형 인테리어 자재 DIY(Do It Yourself·직접제작) 전용 매장이다. 이 매장에서는 집 꾸미기 및 건축·인테리어에 필요한 자재, 공구, 철물, 생활용품 등을 한자리에서 살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상가다. 우리나라도 스스로 집을 꾸미고 보수하는 인구가 느는 추세에 맞춰 유진그룹이 오래전부터 추진했던 사업이다. 유진기업은 집을 꾸미고 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홈 임프루브먼트’ 전문 매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녹록지 않았다. 중소상인 보호 차원에서 지난 3월 중소기업부 사업조정심의위원회에서 개점을 3년간 연기하라는 사업조정권고 처분을 받았으나, 지난달 30일 집행정지 신청이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됨에 따라 매장을 열게 됐다. 금천점은 연면적 1795㎡, 지상 3층 규모다. 1층은 공구와 하드웨어 상품을 비롯해 화학, 배관, 건축 기타자재 매장이다. 2층은 자동차용품과 가전, 생활잡화, 전기·조명, 원예, 애완용품, 인테리어 자재, 페인트를 갖췄다. 3층에는 서비스센터가 마련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세기의 담판만큼 흥미롭다… 3인3색 ‘밀당의 기술’

    세기의 담판만큼 흥미롭다… 3인3색 ‘밀당의 기술’

    ■더이상 샌드위치 아니다… 문재인 ‘중재의 기술’ ‘불신’ 북·미에 조언… “양국 지도자 이처럼 한국에 의존한 적 없어” 19대 대선을 목전에 둔 지난해 5월 초, 미국 타임지는 표지 모델로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고 ‘니고시에이터’(협상가)란 제목을 달았다.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한반도 운전자론’을 처음 꺼내들 때도 ‘한반도의 봄’은 막연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점증하면서 북·미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던 시절이다. 서로 ‘늙다리 미치광이’, ‘로켓맨 미치광이’라며 저주를 교환했던 북·미 정상의 오는 12일 정상회담이 확정되기까지 문 대통령의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외교가에서 큰 이견은 없다. 분단 이후 한반도 문제에서 북·미 지도자가 남한 지도자에게 이처럼 의존한 적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강점은 ‘일이 풀리도록’ 끊임없이 상대를 치켜세우고, 신뢰를 얻기 위해 정성을 들인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복원 국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비핵화)그 로드맵은 북·미 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이 북한 체제 보장의 아이디어로 제안했던 종전선언 논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언급했던 지난 2일 청와대는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간 북·미 대화에서 쓴맛을 맛봤던 미국은 북한을 믿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 지원과 체제 보장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도 못내 불안하다. 대화의 판이 요동쳤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이 탄력을 받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 간 기싸움 수위가 높아가던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려 했다. 곧이어 정상회담(22일)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적 방법에 의한 비핵화 확신을 심는 데 ‘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를 선언한 이튿날에는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를 제안했다. ‘도보다리 독대’로 정점을 찍은 남북 정상의 신뢰는 지난달 25일 김 위원장이 북·미 담판을 되살리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SOS’를 친 데서 입증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대미 특사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의 조언에 충실히 따른 셈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예측불허 사업가적 협상…트럼프 ‘거래의 기술’ 회담 취소 편지로 판 흔들되, 정중한 표현으로 재협상 여지 남겨 北 ‘벼랑끝 전술’ 역으로 이용… 미국내 강경 보수파까지 흔들어 온갖 우여곡절 끝에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12일 예정대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술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돌연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더니 북한이 유화적으로 나오자 다시 회담 취소를 취소했다. 말 몇 마디로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한 것이다. 이 같은 협상술은 전통적인 외교협상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파격이다. 마치 남녀의 변덕스러운 ‘밀당’ 연애를 보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 편지를 자세히 살펴 보면 매우 정교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담았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거친 언사를 회담 취소 이유로 제시하면서도 김 위원장을 ‘각하’로 부르는 등 정중한 표현을 썼고, 편지 말미에는 ‘마음이 바뀌면 전화나 편지를 해 달라’며 재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거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도 계약 체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사업가적 협상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기자들에게 6·12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공식화하면서 “내가 언제 (지난달 24일의) 편지에 회담 취소라는 말을 썼느냐”고 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 밀당을 한 결과 원색적인 비난 레토릭을 공격술로 즐겨 구사했던 북한의 자세는 매우 유화적으로 변했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북한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구사해 온 ‘벼랑 끝 전술’을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구사해 효과를 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미국 내 강경 보수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호했다가 다시 실망감을 표출하는 등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1석 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파리기후협약,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란 핵협정 등을 탈퇴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잡는 협상술을 구사해 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행정부와 달리 독트린을 발표하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로 이론이나 전략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 CNN 방송은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보다 약한 핵 협정을 북한과 체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은둔의 지도자 잊어라…김정은 ‘통치의 기술’ 남북 2차회담·김영철 특사 등 과감…강대국들과 ‘밀당’ 자신감 스위스 유학파 실용적 리더십…선대와 다른 ‘현대적 군주’ 추구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가량 남긴 지금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을 ‘은둔의 지도자’로 여기는 국제적 시각은 거의 없다. ‘통제 불능의 폭군’이라는 이미지도 상당 부분 지워졌다.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 지난해 이복형 김정남의 죽음 등이 불러온 끔찍한 인상마저 희석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7년 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을 때만 해도 과연 북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북한 내부를 휘어잡고 세계 최강대국 지도자와의 정상회담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완숙한 통치력’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일방 통보’하는 공개 편지를 보냈을 때 ‘한반도의 봄’은 다시 겨울로 되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과거의 예를 보면, 이런 경우 북한은 강경한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튿날 북한 태도는 과거와 180도 달랐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을 위해 노력한 데 대해 내심 높이 평가해 왔다”는 화해의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이 담화는 김 위원장의 협상술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날 김 위원장은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며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고,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김 위원장은 29일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대미 특사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드라마틱한 외교적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로 한 것도 그의 과감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 지도자가 사전에 공개된 일정으로 평양을 비우는 것은 처음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선대(先代)에 비하면 확실히 유연하고 실용적 리더십”이라면서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영향 등으로 국내외의 여론을 신경 쓰는 ‘현대적 군주’를 지향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김 위원장의 내부 리더십은 확고하며, 독재적이긴 하지만 제3세계 지도자들의 일반적인 독재라기보다는 북한 체제의 엘리트들이 부응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트럼프, 6·12 북미정상회담 공식화…종전 선언 가능성도 언급

    트럼프, 6·12 북미정상회담 공식화…종전 선언 가능성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전격 취소 선언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숨가쁘게 돌아갔던 한반도 정세는 6·12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까지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며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6·12 북미정상회담은 사실상 최종적으로 공식화됐다. 북미가 뉴욕 고위급 회담, 판문점·싱가포르 실무접촉을 통해 최대 쟁점인 북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큰 틀에서의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이날 서명을 하진 않을 것이며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2일 회담에서 모든 논의의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북한과 회담 내지 논의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우리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무언가 일어나길 희망하고 있고, 그것을 만들어낸다면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싱가포르에서 12일에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나는 (회담이) 한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한번에 (합의가) 성사된다고 하지 않았다”면서도 “결국에는 매우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6·12 회담에서 최종 결론에 이르지 않더라도 추가 회담을 열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선언 전망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그럴 수 있다. 지켜보자”고 여러 차례 답했다. 이어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우리가 70년이 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약 9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 의사를 여러 차례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특히 북미 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제재를 북한에 부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체제 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들의 안전을 확실히 할 것이며 (비핵화 등이) 끝났을 때 안전하게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나라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면서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로, 원조에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웃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친서만 전달받는 자리였는데 북한의 2인자와 2시간짜리 대화의 자리가 됐다”면서 “대북 제재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의 관심 표명으로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눴으나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서 “아직 읽진 않았지만, 매우 좋고 흥미롭다”면서 “조만간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긴장 속 싱가포르…北 김창선, 김정은 숙소 사전 답사 나선 듯

    긴장 속 싱가포르…北 김창선, 김정은 숙소 사전 답사 나선 듯

    샹그릴라 호텔 인근 장갑차·특공대 배치 호텔 인근 도로 3곳 통제·전 차량 검색 다른 유력 후보 카펠라 호텔도 철통 보안 송영무, 샹그릴라 대화 참석·비핵화 논의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세기의 이벤트’를 10여일 앞둔 1일 싱가포르는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 등 흐리고 궂었지만 오후 들어 맑게 개어 햇살이 퍼졌다. 우여곡절을 겪은 뒤 오히려 더 박차를 가하는 북·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북한과 미국 실무대표단이 경호와 의전 등을 놓고 협의를 거쳤지만 회담 장소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샹그릴라호텔은 이중삼중의 철통 같은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이날 개막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로 세계 각국의 국방과 안보 분야 주요 인사가 이 호텔에 집결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예년보다 대폭 경계가 강화됐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 호텔 외곽 도로 세 곳이 통제됐고 진입로에는 중무장 장갑차가 배치됐다. 자동화기로 무장한 경찰 특공대가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모든 진입 차량은 차단 바리케이드 앞에 정차해 트렁크 등을 열고 철저한 보안검색을 마친 뒤에야 호텔로 이동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남부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도 일반인의 접근은 쉽지 않았다.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副)비서실장을 비롯한 미국 실무대표단이 투숙한 이 호텔은 과거 영국군 캠프를 빌라 형태로 리모델링한 6성급 호텔로 보안요원이 겹겹이 배치돼 입구 100m 전부터 출입을 막았다. 호텔 관계자는 “중요하고 역사적인 행사가 예정돼 있어 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차단하지 않아도 호텔 입구만 막으면 정상회담 경호와 보안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대통령궁 ‘이스타나’는 숲속 둘러싸인 천혜의 조건으로 인해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교민은 “입구만 통제하면 경호와 보안에 한 치의 틈도 없는 완벽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곧 워싱턴과 평양에서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 ‘김씨 일가의 영원한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날 숙소인 풀러턴호텔에 머물다 오후 4시쯤 호텔을 빠져나와 샹그릴라호텔 인근 세인트레지스호텔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은 2015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숙소로 삼았던 곳이다. 입구가 하나인 데다 일방통행인 오차드 거리만 통제하면 돼 여러 통로가 있는 풀러턴호텔에 비해 경호 등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샹그릴라호텔 및 이스타나 등과도 인접해 있어 김 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숙소를 사전 답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부장 일행은 이튿날부터 3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헤이긴 부비서실장 일행을 만나 경호와 의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달 30일과 31일에는 연이틀 미국 대표단 숙소인 카펠라호텔을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돼 양측 간 논의가 상당 수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취재진이 김 부장 명의의 투숙객 유무를 확인하자 호텔 관계자는 “그런 이름의 투숙객은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이 북한 대사관 직원 등 다른 사람 이름으로 투숙하고 있다는 얘기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리처드 스펜서 미 해군성 장관, 허레이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과 각각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한·미 및 한·중 국방 현안 등을 논의했다. 송 장관은 2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하는 등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양자 및 다자 국방외교를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싱가포르 박홍환 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사법부 신뢰회복, 김명수 대법원장 결단에 달렸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후폭풍에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의 참혹한 조사 결과로 실망한 국민께 사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각계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나 형사 조치는 좀더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법원행정처의 대수술 방안은 내놓았다. 행정처를 인적·물적으로 분리하고 대법원 청사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요지다. 사법부 독립 훼손의 비판을 받는 법원행정처를 손보겠다는 조치는 당연하다. 대법원으로서는 검찰 수사에 자신들의 조직을 내놓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재판 거래’ 의혹 파문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하는데 미적거리며 지켜볼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 걱정스럽다. 1년 2개월간 우여곡절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낼 때는 이런 후폭풍은 각오했어야 했다. 재판 거래 의혹의 당사자들은 당장 재판 불복을 주장하며 ‘재심 신청’을 선언하고 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전례 없는 대법정 점거 시위를 하고 대법원장 비서실장 면담도 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판결을 취소하라 하고,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등을 석방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원도 쑤셔 놓은 벌집이다. 오는 11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일선 판사들은 “재판을 하기 힘들다”는 탄식이 쏟아진다. 정의의 상징이어야 할 법원이 ‘오염된 재판’ 혐의로 만신창이다. 사법부는 사법개혁에 앞서서 ‘오염된 재판’으로 입은 피해를 구제하라는 주장에 답도 해야 한다.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이는 KTX 승무원들은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해고가 확정된 만큼 대법원이 직권으로라도 재심청구하라고 한다. 현행 민사소송법으로는 법원이 직권 재심을 청구할 규정이 없는데도 그렇다. 대법원에 대한 재심 청구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 관계자 등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는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전국법원장간담회 등에서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지만, 좌고우면이 길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사법부 신뢰를 수습하는 유일한 방책은 ‘양승태 대법원 체제’의 관련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고발해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김 대법원장이 서둘러 결단해야 한다.
  • 북·미 ‘마지막 반전’은 평양 정상회담?

    트럼프 노벨상 위한 ‘깜짝 카드’ 北 조명록 방미 후 클린턴 방북 2000년 상황 재현 가능성도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장소는 싱가포르일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 지난달 10일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를 ‘6월 12일 싱가포르’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그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긴 하지만 회담 장소는 여전히 싱가포르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북·미 양측의 실무진이 이미 싱가포르에 들어가 회담 준비를 하고 있다. 나아가 지금은 구체적인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의 샹그릴라호텔, 이스타나 대통령궁,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등이 거론되는 거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상황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자 혹시 회담 장소도 막판에 바뀌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1일 미국을 전격 방문하자 북·미가 ‘마지막 반전’으로 평양을 회담 장소로 합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앞서 2000년에도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이 미국을 찾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만난 것을 계기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합의됐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싱가포르’라는 장소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점도 이런 추측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런 관측이 호사가들의 추측에 가까운 측면도 있지만, 정황을 살펴보면 아예 터무니없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싱가포르에서 사전에 공개된 회담을 하기 위해 평양을 비우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다. 이 기간 만에 하나 권력 공백에 따른 정변이 발생할 우려 때문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김 위원장은 물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북한 정상은 단 한번도 외국 방문 일정을 사전에 노출하지 않고 극비리에 움직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설득할 수만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부르는 게 안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할 수만 있다면 한반도와 관련한 역사성도 없고 중립지대에 불과한 싱가포르보다는 미국 정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는 게 그림상으로도 좋고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북·미 간에 협상이 잘될 경우, 즉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얻은 게 많다는 평가가 미국 여론 사이에서 내려지는 경우가 전제돼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장소 변경에 대한 변수는 북한보다는 미국 내 여론”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연금 탈탈 털어 자전거 타고 세계여행 떠난 50대 부부

    연금 탈탈 털어 자전거 타고 세계여행 떠난 50대 부부

    노년을 준비해야 할 부부가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한 흥미로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 등 현지언론은 9개월 동안 1만 8000㎞의 대장정을 마친 56세 동갑내기 부부인 션과 케이 오툴의 사연을 보도했다. 잉글랜드 콘월 출신인 남편 션과 부인 케이는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는 여느 부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부부에게는 오랜시간 간직해 온 꿈이 있었다. 바로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것. 그러나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접어드는 부부의 나이에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었다. 여기에 트럭 기사와 우유짜는 일을 하는 부부에게는 모아둔 돈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부는 지난해 여름 큰 결단을 내렸다. 남편 션은 "만약 우리가 은퇴할 때 까지 또 기다린다면 체력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손주도 없는 지금이 바로 세계여행을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부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또 있었다. 바로 자금 문제. 이에 남편은 자신이 몰던 트럭을 팔았고 노년을 위해 모아둔 연금마저 탈탈 털었다. 이렇게 부부는 2인용 자전거와 자전거 2대 등 총 40kg에 달하는 짐을 싣고 지난해 8월 세계여행에 나섰다. 출발지는 네덜란드로 이곳을 시작으로 부부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러시아, 몽골, 중국,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대륙을 자전거를 타고 건넜다. 션은 "세상 곳곳을 달리면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면서 "몽골에서는 밤에 -12도 이상 떨어지는 온도에 벌벌 떨었으며 뉴질랜드에서는 끔찍한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며 웃었다. 이어 "러시아 등 몇몇 지역은 사실 주민들이 적대적이지 않을 까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여행 중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불쾌한 경험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1만 8000㎞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5월 초 귀국했으며 쓴 돈은 1만 70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2400만원 정도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양승태 대법원’ 검찰 수사 불가피하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최종 조사 보고서의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나고자 젊은 판사들이 들고일어난 두어 차례의 ‘사법 파동’은 있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가 중심이 돼 청와대와 대법원 재판을 거래했던 사례는 초유의 일이다. 피해를 입은 현직 판사의 검찰 고발 선언을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등 판사들의 긴급회의가 잇따라 예고됐다. 법원노조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형사 고발한다. 사법부가 큰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이번 사태를 묻어버리고자 한다면 시민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대법원의 ‘재판 거래’로 영문도 모르고 부당한 판결을 받았던 사례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새삼 기가 막힐 따름이다. 사법부는 1년 2개월간 우여곡절의 진통을 겪으며 3차례의 조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또다시 원점에서 동어반복의 결과를 내놓았다. ‘양승태 대법원’ 체제의 잘못은 파헤치고 싶었으면서도 정작 법원 조직에 대한 외부 개입은 피하고 싶었던 심정 탓으로 보인다. 가벼운 내부 징계 수준으로 일을 마무리할 생각이라면 사법계의 적폐와 사법개혁을 명분으로 내걸고 1년 넘게 조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또한 ‘대법원 재판 거래’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앞으로 법원을 찾는 시민에게 ‘공정한 재판’과 ‘법대로’를 과연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가배상 제한 등을 확정한 인혁당 사건과 KTX 승무원 복직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 통상임금 사건, 전교조 시국 사건 등을 청와대와 뒷거래했다. 법원의 독립을 신뢰했던 시민으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판결들이 쏟아졌는데, 지금 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대가를 위해 청와대에 ‘협조한 결과’였다. 특히 원심에서 이기고도 대법원 파기 환송으로 KTX에서 정리해고된 승무원들이 어제 대법정 점거시위를 하며 “법을 믿을 수 있는 상황이냐, 친구를 살려내라”며 항의한 발언은 뼈아프다. 특별조사단은 재판 독립 침해 행위가 직권남용죄의 논란 여지는 있으나 검찰 고발은 힘들단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처신으로는 사법 파동을 부채질할 뿐이다. 법원행정처가 판사를 사찰하고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정황이 엄연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인적 조사는 제대로 시도조차 못했다. 필요하다면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라도 사법부의 적폐를 도려내야만 한다. 법원은 한 사회가 정의를 추구하는 마지막 단계에 찾아가는 곳이다. 외압 없는 독립적인 재판을 기대하고, 그 판결을 수용하는 이유다. 따라서 과거 양승태 대법원이 권부와의 뒷거래로 재판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한 행위로 볼 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바로 세우는 심정으로 ‘양승태 대법원’을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내놓아야 한다. 사법부가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꽃의 이치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꽃의 이치

    계절이 계절이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꽃을 들여다볼 때가 좋다. 그러나 꽃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사진을 한두 장 찍어 올리면 곧 대답을 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다. 신기하고도 고마운 앱이다. 동호인들이 사진을 보고 대답을 해 주는 앱인데 그 정성이나 정확도가 대단하다. 그렇게 꽃 이름을 알고 나면 이어 궁금해지는 것이 꽃말이다. 이름 모를 꽃을 보고 앱에 사진을 찍어 올렸더니 송엽국이라고 했다. 송엽국이라니 난생처음이었다. 사철채송화 혹은 솔잎채송화라고도 불리는 송엽국은 번행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아프리카가 원산이었다. 소나무의 잎과 같은 잎이 달리는 국화라는 뜻이라 했다. 꽃말을 찾아보니 나태, 태만이었다. 이런 예쁜 꽃이 그런 꽃말을 갖고 있다니 의외였다. 다산 정약용은 아들들에게 ‘난폭하고 태만함을 멀리하는 것’(斯遠暴漫), ‘비루하고 천박함을 멀리하는 것’(斯遠鄙倍), ‘진실을 가깝게 하는 것’(斯近信)을 ‘삼사’(三斯)라 하여 서재 이름을 삼사재라 붙이도록 했다. 그런데 송엽국처럼 곱기만 하면 때로 태만함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중에 패랭이꽃도 보았다. 산비탈 같은 메마르고 척박한 곳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우리네 사랑을 듬뿍 받아 온 꽃이지 않은가. 민초들이 쓰던 모자인 패랭이를 닮았대서 꽃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 북학파의 거두였던 박제가는 “꽃이 변화가 많기로는 패랭이꽃만 한 것이 없다”고 했는데 흰색, 분홍색을 기본으로 과연 여러 색깔들이 곱게 밀물지고 있었다. 또한 매달려 있는 이상한 꽃을 물었더니 박쥐나무꽃이라 했다. 은거를 하거나 유배생활 하는 선비들이 처량한 자기 모습과 닮았다며 흔히 심었다고 했다. 한편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서 박쥐와 닮았다고 바굼지오름이라 부르는 ‘단산’ 밑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이곳 사람들은 이 오름의 나쁜 기운을 막아야 한다며 ‘거욱대’라는 돌탑을 쌓았다. 중국인들은 박쥐를 뜻하는 ‘복’(?)이 복을 뜻하는 한자 ‘복’(福)과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박쥐를 좋아한다니 박쥐나무꽃이 일견 새롭게 보이기도 했다. 한라산 근처에 사는 탓에 가장 익숙한 꽃은 철쭉이다. 철쭉은 영산홍, 백철쭉, 황철쭉, 아까도철쭉, 자산홍, 겹철쭉, 산철쭉, 홍철쭉, 만병초, 서감철쭉 등 품종이 다양하다. 특히 왜철쭉이라 부르는 영산홍은 연산군이 좋아하여 연산홍(燕山紅)이라 부를 정도였다. 그런데 영산홍은 꽃이 필 때는 그 화려함이 다른 꽃과 비교할 수 없지만 꽃이 시들 때는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말라붙은 채 오래간다. 시든 후에는 영산홍보다 더 추한 꽃이 없을 정도다. 이를 눈여겨본 실학자 신경준은 “때가 이르러 번화함과 무성함이 생겨나면 이를 받아들이고, 때가 달라져서 번화함과 무성함이 가 버리면 결연하게 보내 주는 것이 옳다”며 ‘늙어 추함’을 경계했다. 이렇게 꽃들마다 이야기가 풍성하다. 꽃 이야기는 우리네 우여곡절의 인생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기에 나이가 들면서 꽃에 대해 애정이 더 가는지도 모르겠다. 꽃은 때에 맞춰 피고 진다. 봄꽃은 봄에 피고 진다. 봄날이 가는데도 굳이 피어 있겠노라 집착하지 않는다. 자신이 뿌리 내린 그 자리에서 자신이 타고난 그 빛깔과 향기로 꽃은 최선을 다해 피고 그리고 진다. 유배인들이 꽃을 좋아한 이유도 이런 이치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이제야 그 이치를 알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내 봄날도 간다.
  • [월드피플+] 56세 부부, 연금 탈탈 털어 자전거 타고 세계여행

    [월드피플+] 56세 부부, 연금 탈탈 털어 자전거 타고 세계여행

    노년을 준비해야 할 부부가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한 흥미로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 등 현지언론은 9개월 동안 1만 8000㎞의 대장정을 마친 56세 동갑내기 부부인 션과 케이 오툴의 사연을 보도했다. 잉글랜드 콘월 출신인 남편 션과 부인 케이는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는 여느 부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부부에게는 오랜시간 간직해 온 꿈이 있었다. 바로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것. 그러나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접어드는 부부의 나이에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었다. 여기에 트럭 기사와 우유짜는 일을 하는 부부에게는 모아둔 돈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부는 지난해 여름 큰 결단을 내렸다. 남편 션은 "만약 우리가 은퇴할 때 까지 또 기다린다면 체력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손주도 없는 지금이 바로 세계여행을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부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또 있었다. 바로 자금 문제. 이에 남편은 자신이 몰던 트럭을 팔았고 노년을 위해 모아둔 연금마저 탈탈 털었다. 이렇게 부부는 2인용 자전거와 자전거 2대 등 총 40kg에 달하는 짐을 싣고 지난해 8월 세계여행에 나섰다. 출발지는 네덜란드로 이곳을 시작으로 부부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러시아, 몽골, 중국,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대륙을 자전거를 타고 건넜다. 션은 "세상 곳곳을 달리면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면서 "몽골에서는 밤에 -12도 이상 떨어지는 온도에 벌벌 떨었으며 뉴질랜드에서는 끔찍한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며 웃었다. 이어 "러시아 등 몇몇 지역은 사실 주민들이 적대적이지 않을 까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여행 중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불쾌한 경험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1만 8000㎞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5월 초 귀국했으며 쓴 돈은 1만 70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2400만원 정도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자리 빈 농식품부 장관에 이개호 의원 유력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6·13 지방선거 뒤 이뤄질 ‘부분 개각’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를 마쳤다”고 밝혀 개각 대상 장관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환경부 후임 장관 정치인 출신 기대 정책 평가로만 본다면 환경부(쓰레기 혼란)와 교육부(입시 제도), 여성가족부(미투 운동), 법무부(비트코인, 검찰개혁) 장관 등이 교체 1순위라는 얘기가 관가에서 흘러나온다. 여기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전남도지사로 출마해 지방선거 이후 농식품부를 비롯해 3~5곳의 정부부처 수장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이미 문재인 정부 1기 장관들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농식품부는 김 전 장관과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전남지사), 이재수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강원 춘천시장)이 선거 출마를 위해 한꺼번에 떠나면서 김현수 차관이 홀로 부처를 이끌고 있다. 후임 장관으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이자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내 농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광주 유세 현장에서 “이개호 장관”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총리가 “일 중심으로, 문제를 대처하고 관리하는 데 다른 방식이 필요하겠다”고 밝힌 개각 원칙만 놓고 보면 교체 대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세먼지와 재활용쓰레기 대란 과정에서 미숙한 대처로 잇단 질타를 받았다. 최근 ‘물관리 일원화’가 여야 합의로 처리됐지만 그 과정에서 장관의 역할이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부처에서는 후임 장관으로 정치인 출신을 기대하는 눈치다.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물관리 일원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강력한 리더십과 정치력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입시제도 혼선 교육부 장관도 교체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올 초 ‘비트코인 규제 파동’으로 큰 시행착오를 남겼다. 그는 관계부처 협의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전면 폐쇄를 검토한다”고 말했다가 혼란을 자초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검찰 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 역시 올 들어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여가부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 장관이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장관이어서 내부에서는 평가가 좋은데 외부 평가가 박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입시 제도와 관련한 각종 혼선을 일으켜 교체설이 나온다. 송영무 국방장관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여러 차례 마찰을 일으키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교체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방선거 이후 당권 도전을 위해 국회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처종합·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름진 멜로’ 정려원, 이준호 중국집 입성 ‘잃지 않는 미소’

    ‘기름진 멜로’ 정려원, 이준호 중국집 입성 ‘잃지 않는 미소’

    ‘기름진 멜로’ 정려원이 이준호의 중국집에 입성한다.28일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측은 우여곡절 끝에 서풍(이준호 분)의 중국집에 입성한 단새우(정려원 분)의 스틸을 공개했다. 지난 방송에서 단새우에게 반하는 서풍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한 만큼,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게 될 두 사람의 모습이 더욱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단새우는 ‘배고픈 프라이팬’에 정식으로 출근한 듯, 유니폼을 입고 있다. 무슨 일인지 홀에는 손님들이 가득한 모습. 단새우는 손님들에게 메뉴판을 주고, 또 분주히 음식을 나르며 정신없는 홀서버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시선을 모으는 것은 웃음을 잃지 않는 단새우 모습이다. 재벌집 딸로 고생 한번 한적 없이 자란 단새우. 첫 홀서빙이 힘들 텐데도 미소를 짓고 열심히 움직이는 단새우의 모습이 그녀의 해맑고도 씩씩한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렇듯 서풍의 중국집에 입성한 단새우로 인해 더욱 흥미진진한 주방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맨스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셰프 서풍과의 케미는 물론, 서풍에게 비밀을 숨기고 직원이 된 단새우와 가족들, 진정혜(이미숙 분)-채설자(박지영 분)-임걱정(태항호 분)가 만드는 수상한 케미가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기름진 멜로’ 제작진은 “단새우까지 중국집에 들어오게 되며 주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다양한 관계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며 “또한 홀서빙을 시작으로 단새우가 어떻게 중국집 주방에서 성장해나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기름진 멜로’는 2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SM C&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공항서 여객기 기다리던 도우미견, 8마리 새끼 출산

    美공항서 여객기 기다리던 도우미견, 8마리 새끼 출산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돕는 도우미견이 갑자기 공항에서 8마리의 새끼를 낳은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템파국제공항 터미널 내에서 벌어진 한낮의 출산 소동을 일제히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5일 오후. 당시 신체장애가 있는 견주 다이안 반 아터는 두 마리의 도우미견과 함께 템파공항에서 필라델피아로 떠나는 여객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암컷 엘리가 갑자기 산통을 시작했고 놀란 아터는 공항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곧바로 신고를 받은 템파 소방대가 공항으로 긴급 출동해 한 게이트 앞에 천을 깔고 엘리의 출산에 대비했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엘리는 8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낳았으며 이중 몇마리는 구조대원의 이름을 따 즉석에서 이름까지 얻었다. 공항 측 관계자는 "당초 예정보다 일찍 엘리의 출산이 이루어졌다"면서 "아마도 공항에서 비행기와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흥분해 출산이 앞당겨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가 새끼들을 무사히 낳자 현장에 있던 많은 승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도우미견인 너겟이 바로 아빠라는 사실이다. 현지언론은 "너겟은 엘리의 출산을 옆에서 별다른 동요없이 묵묵히 지켜봤다"면서 "다행히 산모와 새끼 모두 건강하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복리후생 수당 산입은 유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어제 새벽 우여곡절 끝에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던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늦게나마 매듭지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취지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 증진을 위한 것이란 점을 고려할 때 복리후생 수당까지 포함시킨 것은 아쉽다. 여야 합의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했기에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해당 법을 환노위로 돌려보내 추가 심의하게 할 필요가 있다. 환노위가 의결한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월 최저임금 157만여원을 기준으로 25%(약 39만원)를 초과한 상여금과 7%(약 11만원)를 초과한 복리후생 수당은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즉 연소득 2400만원 이하는 보호된다. 월 1회 이상 정기 지급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이 산입되는 만큼 상여금을 매달 주지 않는 기업은 노조 또는 노동자 대표와 협의 후에 매월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환노위는 개정안 부칙을 통해 단계적으로 산입 범위를 늘려 2024년에는 상여금과 수당 전액을 산입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최저임금은 심화하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도 당분간은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사업장마다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 등 임금 구조가 상이한 현실에서 최저임금 인상폭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고연봉자가 혜택을 받는 임금 왜곡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사업장별로 상여금이 천차만별인 상태에서 기본급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할 경우 외려 임금 불평등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계도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산입하는 것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본다. 하지만 숙식비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그동안 기업들이 저임금 근로자에게 소득을 보전해 준 측면이 컸다. 최저임금위원회 위탁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 태스크포스(TF)에서도 복리후생비 산입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날 “상당수 저임금 노동자가 식대, 숙박비, 교통비를 받는 현실에서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라고 지적했고, 한국노총도 강력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여야가 시간에 쫓겨 합의한 만큼 국회가 추가적 논의로 보완하길 기대한다.
  • 원산 외신 기자단과 합류… 풍계리 오늘 오전 11시~오후 2시 도착

    분단 이후 첫 정부 수송기 방북 숙소 도착 후 저녁에 열차 탑승 폐기 현장까지 차량·도보 이용 우여곡절 끝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는 남측 기자단이 23일 오후 방북했다. 기자단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VCN235 기종의 정부 수송기를 타고 역(逆)디귿자 형태로 동해 직항로를 비행해 오후 2시 48분쯤 북한의 원산 갈마공항에 도착했다. 기자단은 입경 수속 등을 마친 뒤 오후 4시 50분 갈마 초대소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이동해 외국 기자단과 합류했다. 남측 기자단이 탑승한 수송기는 공군 5호기로 불린다. VCN235는 스페인 CASA와 인도네시아 IPTN이 공동 개발한 중거리 쌍발 프로펠러 수송기 CN235를 정부 주요 인사(VIP)가 사용할 수 있도록 좌석 등 내부 구조를 개조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문 알파벳 V를 붙였다. 애초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됐으나 2008년부터 국무총리와 장관도 공무출장에 이용할 수 있다. 최대 순항거리가 3500㎞로 최대 속도는 시속 509㎞다. 수송기 관리는 공군이 맡고 운용은 정부가 하기 때문에 군 수송기가 아닌 정부 수송기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수송기는 기자단을 내려준 뒤 곧바로 복귀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이용되는 공군 1호기는 일명 ‘코드원’으로 통한다. 대한항공의 보잉 747-400(2001년식) 여객기를 임차해 사용하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대통령 전세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사단 방북 때 이용된 공군 2호기는 대통령 전용기로 1985년 도입한 보잉 737-328 기종이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이 항공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했었다. 이처럼 대통령 전용기와 민간 전세기를 이용한 방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수송기 방북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동해 직항로는 지난 1월 말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마식령 스키장 남북공동훈련 참가단 방북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남측 기자단을 포함한 전체 기자단은 북한 당국이 마련한 특별전용열차를 타고 원산에서 412㎞ 거리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재덕역(풍계리역)까지 이동한다. 이후 차량과 도보로 산길을 올라가야 폐쇄 현장에 도달하게 된다. 총 16~19시간이 소요된다. 기자단이 이날 오후 7시쯤 열차를 탄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24일 오전 11시~오후 2시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재덕역에서 폐쇄 현장까지는 21㎞에 불과하지만 길이 험해 이동하기가 매우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 외교부공동취재단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