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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볶이·닭발도 담아갈 수 있어요?” 용기 낸 ‘용기’ 거절당하지 않았다

    “떡볶이·닭발도 담아갈 수 있어요?” 용기 낸 ‘용기’ 거절당하지 않았다

    1주일 ‘#용기내 챌린지’ 실천해 보니 일회용 용기를 대신하려던 다회용기에선 빨간 닭발 국물이 흘렀다. 초밥집 직원은 “장국이 줄줄 샐 수 있다”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차례 랩을 감았다.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집에서 직접 포장 음식을 담아 갈 용기들을 들고 가게를 찾았지만, 매번 조금씩 쓰레기가 발생하는 모습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저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쓰레기 최대한 줄이기)는 실패했을까요?” 이 물음에 제로웨이스트를 실천 중인 선배 시민들은 이렇게 답했다. “제로웨이스트의 ‘제로’란 ‘0’(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0’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제로웨이스트 초보 기자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여간 이른바 ‘#용기내 챌린지’를 직접 실천해 봤다. ‘용기내 챌린지’란 음식이나 식자재를 구매할 때 일회용 포장용품을 사용하는 대신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다.●국물 줄줄 흐르고 일회용품 추가 로 쓰기도 시작은 순조로웠다. 포장이 쉬운 메뉴부터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챌린지 첫째 날 떡볶이를 주문했다. 챙겨 간 다회용기 3개에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알맞게 담겼다. 사장님도 용기에 정성스레 포장해 줬다. ‘별거 아니잖아? 할 만하네’라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자신감은 이튿날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둘째 날에 돈가스를 주문하자 다회용기 안에 기름종이가 깔렸다. 셋째 날에 시킨 초밥 세트는 네모난 일회용 비닐에 담긴 간장이 따라 왔다. 초밥 가게 직원은 세트에 포함된 장국을 포장해 주면서 국물이 흐를 수 있다며 다회용기를 랩으로 꽁꽁 두른 후 건네줬다. 장국의 경험을 발판 삼아 국물닭발을 시킬 땐 랩 사용을 당당히 거절했다. 하지만 함께 시킨 날치알 주먹밥에 들어가는 김가루와 단무지 등은 미리 비닐에 포장돼 있어 그대로 받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국민 배달음식 치킨을 포장하면서 치킨보다 작은 그릇을 가져가는 바람에 결국 작은 일회용 종이 박스를 추가로 사용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결국 일주일의 챌린지 동안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는 실천하지 못한 셈이다.●가게에선 어떻게 담아줄지 고민해줘 그러나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챌린지 동안 찾아간 가게 어디에서도 용기 포장을 거절하거나 면박을 주는 곳은 없었다. 돈가스 가게와 초밥 가게는 어떤 크기의 용기를 가져가야 할지 몰라 무작정 여러 용기를 가져온 기자와 함께 어디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해 줬다. 작은 용기를 가져가 실패를 맛봤던 치킨집에서는 직원 세 명이 머리를 맞대고 더 많은 치킨을 담고자 방법을 강구했다. 배달앱으로 포장주문했던 국물닭발 가게는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니, 일회용품에 포장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적은 대로 용기를 가져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용기를 가져와 포장하는 사람들이 있냐고 물으니 “거의 없다. 대부분 일회용품에 포장해 간다”며 서비스로 음료수를 챙겨 주기도 했다. 챌린지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환경을 지키려는 ‘용기’(勇氣)와 쑥스럽게 건넨 ‘용기’(容器)는 누구도 거절하지 않았다.●제로웨이스트, 핵심은 지속가능성 앞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던 ‘선배’들은 조금 서툴러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나 완벽하게 쓰레기를 만들지 않았느냐보다 지속가능한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 운영자 안혜미(23)·맹지혜(23)씨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고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쓰레기를 배출해 자책감이나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텀블러와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실천을 이어 가고 지속적으로 환경을 의식한다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천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노력하는 자체가 곧 제로웨이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용기내 챌린지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유튜브를 운영 중인 ‘용기낸 대학생1’의 홍소영(22)씨는 “가족끼리 있을 때는 배달도 시켜 먹고,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최선을 다해 ‘제로’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로웨이스트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처음 만나는 ‘제로웨이스트’…누구도 ‘용기’는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제로웨이스트’…누구도 ‘용기’는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물닭발을 담은 다회용기에서 빨간 국물이 줄줄 흐르고, 초밥과 함께 나오는 장국은 애써 다회용기를 가져간 보람도 없이 랩으로 포장됐다.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집에서 직접 포장 음식을 담아갈 용기들을 들고 가게를 찾았지만, 매번 조금씩 쓰레기가 발생하는 모습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일주일간의 ‘용기내 챌린지’가 무색해졌다는 생각에 허탈함이 앞섰다. “저의 제로웨이스트는 실패했을까요?” 이 물음에 제로웨이스트를 실천 중인 평범한 시민들은 이렇게 답했다. “제로웨이스트의 ‘제로’란 ‘0(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0’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제로웨이스트 초보 기자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용기내 챌린지’를 직접 실천해봤다. ‘용기내 챌린지’란 음식이나 식자재를 구매할 때 일회용 포장용품을 사용하는 대신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다. 25일 기준 용기내 챌린지 해시태그를 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물은 1만 8000여 개에 달하고, 그린피스가 운영하는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홈페이지는 챌린지 시작 이후에 방문자 수가 이전보다 13배 증가하기도 했다. 좌충우돌 제로웨이스트…누구도 ‘용기’는 거절하지 않았다 챌린지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포장이 쉬운 메뉴부터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챌린지 첫째 날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떡볶이를 주문했다. 챙겨간 다회용기 3개에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알맞게 담겼다. 사장님도 아무말 없이 용기에 정성스레 포장해줬다. ‘별거 아니잖아? 할 만하네’라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자신감은 이튿날 당황으로 바뀌었다. 둘째 날에 돈가스를 주문하자 다회용 용기 안에 기름종이가 깔렸다. 셋째 날에 시킨 초밥 세트는 간장이 미리 일회용 비닐에 포장돼 있었다. 초밥 가게 직원은 세트에 포함된 장국을 포장해주면서 국물이 흐를 수 있다며 다회용기를 랩으로 꽁꽁 두른 후 건네줬다. 장국의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날 국물닭발을 시킬 땐 랩 사용을 당당히 거절했다. 그러나 함께 시킨 날치알 주먹밥에 들어가는 김가루와 단무지 등은 미리 비닐에 포장돼 있어 그대로 받아올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있게 랩 포장을 거절한 패기가 무색하게 국물닭발의 국물이 가방에 줄줄 흘렀다. 마지막 날에는 국민 배달음식 치킨을 시키면서 쓰디쓴 실패를 겪었다. 평소 쓰던 다회용 용기 두 개를 가져갔지만, 치킨 양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 해 결국 작은 일회용 종이 박스에 추가로 담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일주일의 챌린지 동안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는 실천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 ‘가게에서 거절하면 어쩌지’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챌린지 동안 찾아간 가게 어디에서도 용기 포장을 거절하거나 면박을 주는 곳은 없었다. 돈가스 가게와 초밥 가게는 어떤 크기의 용기를 가져가야할 지 몰라 무작정 여러 용기를 가져 온 기자와 함께 어디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해줬다. 작은 용기를 가져가 실패를 맛봤던 치킨집에서는 직원 세 명이 머리를 맞대고 더 많은 치킨을 담기 위해 방법을 강구했다. 배달앱으로 포장주문했던 국물닭발 가게는 ‘집에서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니, 일회용품에 포장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적은대로 다회용 용기를 가져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용기를 가져와 포장하는 사람들이 있냐고 물으니 “거의 없다. 대부분 일회용품에 포장해간다”면서 서비스로 음료수를 챙겨주기도 했다. 챌린지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환경을 지키려는 ‘용기(勇氣)’와 쑥스럽게 건넨 ‘용기(容器)’는 누구도 거절하지 않았다. 제로웨이스트, 핵심은 지속가능성 앞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던 경험자들은 조금 서툴러도 차근차근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나 완벽하게 쓰레기를 만들지 않았느냐보다 지속가능한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 운영자 안혜미(23)·맹지혜(23)씨는 “저희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쓰레기를 배출해 자책감이나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텀블러와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고, 고체 샴푸를 이용하는 등 평소의 실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제로웨이스트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면 오히려 계속하기 어렵다. 소비하면서 스스로 환경을 의식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스스로에게 부담감을 크게 주지말고,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노력하는 자체가 곧 제로웨이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용기내 챌린지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유튜브를 운영 중인 ‘용기낸 대학생1’의 홍소영(22)씨는 “저도 가족끼리 있을 때는 배달도 시켜먹고,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절대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해도 안 만들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소비를 하되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제로’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로웨이스트”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일본만의 ‘반쪽 축제’… 그래도 내일부터 성화 뛴다

    일본만의 ‘반쪽 축제’… 그래도 내일부터 성화 뛴다

    성화주자 1만여명 121일간 日전역 돌아1년 연기·해외 무관중… 각종 우려에도스가·바흐, 리더십 증명 위해 개최 고집코로나 변수 커 日내에서도 불안 여전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 예정일(7월 23일)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에서 올해로 1년 연기된 이번 제32회 하계대회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최 여부가 극히 불투명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일단 개막 팡파르는 울리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25일부터는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등 주최 측은 1만명가량의 성화 주자들이 121일에 걸쳐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단체)을 일주하면 잔뜩 처져있는 대회 분위기가 일정수준 고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산 상황이나 일본 및 참가국들의 준비상태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올림픽의 개막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외국 선수단 및 관중에 의한 코로나19 국내 유입 확대 등을 우려한 일본 국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결국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은 여론을 의식해 외국으로부터의 관중은 받아들이지 않는 고육책을 지난 20일 확정했다. 내국인 관중도 경기장 수용인원의 절반만 들이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대회를 연기하면서 내세웠던 ‘1년 후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 개최’가 최종적으로 무산된 가운데 역대 가장 우울한 올림픽 중 하나로 남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해외 관중을 받지 않고 국내 관중을 50%로 제한할 경우의 경제적 손실을 1조 6258억엔(약 16조 9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올림픽조직위가 모집한 8만명의 ‘대회 자원봉사자’와 도쿄도가 모집한 3만명의 ‘도시 자원봉사자’ 등 11만명의 자원봉사자는 상당수가 필요없게 됐다. 이번 올림픽은 주최 측 주요 인사들이 빚어낸 물의와 파문으로 대회 외적인 부분에서도 달갑잖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일 모리 요시로 당시 도쿄올림픽조직위 회장이 여성차별 발언으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은 뒤 사퇴했고, 지난 17일에는 사사키 히로시 개·폐회식 총괄감독이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아이디어를 냈던 사실이 드러나 물러났다. 지난 11일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선수 및 관계자에게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중국 측 제안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가뜩이나 백신 개발에서 뒤처진 일본에 굴욕감을 안겼다. 일본 정부와 IOC가 대회 개막에 필사적인 데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바흐 IOC 위원장의 정치공학적 노림수가 큰 몫을 차지한다.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따른 여론 지지율 폭락 속에 올림픽마저 무산되면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강했다. 바흐 위원장 역시 자신의 조직 내 입지 등을 감안할 때 반쪽짜리 대회라도 강행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 간신히 성화 봉송의 출발은 알리게 됐지만, 아직 대회 개막을 100%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미국 등 올림픽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하지 않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도 주최 측에 큰 부담이다. 대회 강행에 대한 일본 국내외의 부정적 의견도 여전하다. 천신만고 끝에 대회를 끝마친다 해도 아무런 성과도 보람도 없는 공허한 행사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정부와 국민 사이에 팽배해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피플+] IQ 162…8살 나이에 대학생 된 천재 소녀의 사연

    [월드피플+] IQ 162…8살 나이에 대학생 된 천재 소녀의 사연

    아인슈타인보다 높은 지능지수(IQ)를 가진 멕시코의 8살 천재 대학생이 현지 언론에 소개돼 화제다. 보통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지만 이미 어엿한 대학생이 된 알다라 페레스가 화제의 주인공. 우주인이 되어서 우주를 여행하고 화성을 정복하고 싶다는 게 천재성을 가진 어린 대학생의 꿈이다. 5살에 초등과정 이수, 6살에 중고과정 완료, 7살에 대학 입학 등 페레스가 지금까지 밟아온 학업 과정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초특급이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페레스는 3살 때 어린이집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블록을 쌓지 않고 길게 연결하면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그를 두고 주변에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라고 수군대곤 했다.주변의 놀림과 따돌림이 심해지면서 결국 어린이집 다니기를 포기한 페레스는 아스퍼거증후증(대인관계에서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고 관심 분야가 한정되는 정신과 질환)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런 페레스를 살려(?)낸 건 엄마였다. 딸에게 무언가 남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엄마는 페레스를 영재학교에 입학시켰다. 페레스는 여기에서 비로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입학 직후 실시한 검사결과 페레스는 IQ 162인 지구촌 최상위권 천재였다. IQ만 본다면 아인슈타인보다 한 수 위인 셈이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것도 한참 뒤떨어진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영재학교를 계속 다니기 위해선 적지 않게 드는 학비가 드는데 평범한 서민인 부모로선 감당하기 힘들었다. 결국 영재학교를 그만둔 페레스는 엄마와 함께 공부하면서 초등학교와 중고 과정을 2년 만에 마쳤다. 이제 대학에 들어갈 차례. 하지만 여기에서 페레스는 또 다시 벽에 부닥쳤다. 멕시코 최고 명문인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의 문을 두드렸지만 "나이가 너무 어려 공립학교에선 받아줄 수 없다"며 입학을 거절당한 것. 대학 측은 "청강생으로 온다면 수업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나이 때문에 정식 학생으론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 엄마는 "전형적인 관료주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페레스의 천재성을 알아본 미국 애리조나대학이 장학금까지 제공하며 입학을 허가했지만 미국으로 훌쩍 떠날 수도 없었다. 돈 때문이었다. 엄마는 "유학수속을 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마련하기도 힘들었다"며 "당장은 유학의 꿈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멕시코에서도 장학금을 주겠다는 대학이 나왔다. 멕시코의 방송통신대학 격인 CNCI와 멕시코기술대학(UNITEC)이다. 페레스는 2개 대학에 동시 입학, CNCI에서 컴퓨터공학을, UNITEC에서 수학을 각각 전공하고 있다. 8살에 벌써 2학년 대학생이 된 페레스는 인터뷰에서 "언젠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며 "우주물리학을 전공하고 우주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을 개척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홍준표, 김종인 단일안 수용 안철수를 가랑이밑 긴 한신에 비유

    홍준표, 김종인 단일안 수용 안철수를 가랑이밑 긴 한신에 비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중국 한나라 명장 한신에 비유하며 극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요구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보등록 전 단일화가 무산되며 위기감이 고조됐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궤도에 오르게 됐다. 홍 의원은 이날 안 후보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오세훈 후보의 요구를 모두 받아 들이겠다며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수용하자 “김종인의 승리가 아니라 안철수의 포용이다”며 “김종인 몽니에 굴복하는 것도 한신의 굴욕처럼 훌륭한 책략이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나를 버릴때 기회가 온다”며 “늘 머뭇거리던 안대표가 이번에는 전격적으로 김종인 안을 수용한 결단을 높이산다”고 다시한번 칭찬했다. 그러면서 “승패를 떠나 그게 소인배 정치와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다”며 “이제 단일 대오로 정권 탈환의 장정에 함께 가자”고 안 후보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한 한신은 젊은 시절 동네 폭력배가 길을 막아선 뒤 가랑이 밑을 기어 지나가거라고 하자 태연히 가랑이 밑을 기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사타구니 밑을 기다란 뜻의 수과지욕(受跨之辱)이란 고사성어다. 유방은 한나라를 세운 뒤 무장 한신에게 권력이 쏠리면 곤란하다고 판단, 그를 모반죄로 엮어 결국 목을 베었다. 이 때 나온 말이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이다. 안 후보는 오는 20∼21일 여론조사를 거쳐 22일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세부 일정은 실무 협상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양측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24일까지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데 물밑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모호한 구석이 남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단일화 실무 협상팀인 정양석 사무총장과 성일종 의원은 이날 안 후보의 긴급 회견 후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와 실무협상 상대방인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의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수용 의사를 밝힌 ‘김종인·오세훈 안’은 유선전화 10%를 반영해 두 여론조사 업체가 경쟁력과 적합도를 1000명씩 조사해 합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민의당 이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유선전화 10% 수용 여부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여론조사 문구도 경쟁력만 언급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권익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탄력받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을 계기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 중인 법안 내용에 따르면 직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LH 사태처럼 부동산 투기로 부당 이득을 취했을 때는 이를 전액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법안 처리에 지지부진하던 국회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17일 법안 공청회와 18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열어 심의에 나서기로 했다.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국회의원의 입법 이기주의로 9년째 표류하고 있는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단계인 심의 절차를 밟는 셈이다. 권익위 제정안의 법 적용 대상에는 국회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하는 공직자가 모두 포함된다. 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진작 제정됐다면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제동을 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15일 “법안은 200만 공직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이번 부동산 투기와 같은 사익 추구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조속한 입법으로 국민 공분에 응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IT)가 지난 1월 발표한 2020년 국가청렴도(CPI)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1점을 기록했다. 평가 대상 180개국 중 33위다. 권익위는 “공직자 이해충돌법이 제정되면 2022년에는 20위권 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박기석의 국방수첩] ‘국력’ 따라 결정된 방위비 분담금, 산정 타당성 확보해야

    [박기석의 국방수첩] ‘국력’ 따라 결정된 방위비 분담금, 산정 타당성 확보해야

    한미 양국이 우여곡절 끝에 방위비분담협상을 타결했다. 한국은 올해 분담금으로 2019년 대비 13.9% 인상한 1조 1833억원을 지급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분담금을 올려준다는 내용이다. 2021년 국방비 증가율 5.4%와 국방부가 계획한 2021~2025년 국방비 연평균 증가율 6.1%를 각각 적용하면 2025년 분담금은 1조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분담금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시켜 예년보다 한국의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09~2013년 유효했던 8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과 2014~2018년 9차 SMA의 첫해 이후 분담금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 인상하되 분담금 인상률이 4%를 넘지 않도록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방위비 분담은 한국의 국력에 걸맞게 해야 하며, 국방비 증가율은 한국의 재정 수준과 국방 능력을 반영하고 국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국력 지표라고 설명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1일 MBC라디오에서 “(한국의) 높아진 국력과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하면 우리도 서로 도움 주고 도움 받는 동맹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는 한미동맹이 더이상 강대국과 약소국 간 동맹이 아닌 동반자 관계의 동맹이 됐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과거 경제 수준이 낮았을 당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안보 지원을 받는 대신 안보 자율성엔 제약을 받았다. 이후 한국은 경제 발전을 이룸에 따라 자율성을 확보하고 동맹을 종속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로 변화시키려 했고, 미국은 한국에 국력에 걸맞은 안보 비용 분담을 요구하게 됐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의 일차적 목적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을 산정할 때 한국의 국력만이 아닌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적정 분담률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미 양국은 일단 분담금의 총액을 결정한 후 SMA에 규정된 분담금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에 얼마나 배분할지 협의하는 ‘총액형’ 책정 방식을 따르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소요와 한국의 분담률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총액을 정함에 따라 분담금 산정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을 미집행하거나 분담금을 정해진 항목 외의 분야에 전용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주둔 비용의 항목별 소요를 파악하고 이 중 한국이 얼마나 분담할지 협의하는 ‘항목형’, ‘소요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미국이 주둔 비용의 소요를 광범위하게 제기해 분담금이 급격히 인상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미국과 총액형 및 소요형의 장단점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은 소요형으로의 전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총액형이 소요형보다 분담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분담금 산정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국의 적정 분담률에 대해 한미 양국이 합의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미국은 미군 인건비를 제외한 직간접적 주둔 비용을 비인적주둔 비용으로 규정하고 이 중 주둔국의 직간접적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담률로 산정한다. 하지만 미국은 비인적주둔 비용을 구성하는 항목과 주둔국의 직간접적 지원 범위 등을 공개하지 않고 주둔국과도 협의하지 않아 분담률을 입맛에 따라 분담금 인상 압박의 도구로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이 주장하는 분담률은 분담금 산정 근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가 합의한 객관적인 분담률 수치를 분담금 산정의 기준 중 하나로 반영한다면 타당성을 확보해 국민 설득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부당한 인상 압박에도 논리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이 한국의 동맹 기여라는 광의의 목적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주둔 유지라는 협의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력’뿐만 아니라 한미가 상호 수용 가능한 분담률도 분담금 산정 근거에 포함돼야 한다. kisukpark@seoul.co.kr
  •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협정 때 25.7%를 올려 준 뒤로 19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한미 간 잠정 합의한 기초(13.6% 인상안) 위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도 분담금 동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정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5년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린치핀(핵심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방한한다고 밝혔는데, 방한 중 합의문 가서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두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와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라 한국에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엔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외교부는 “국력에 맞는 동맹 관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고집하면 ‘동맹 무임승차’ 주장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이다.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자주국방력을 강화해 주한미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인데 방위비가 덩달아 오르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번 협정에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6면> 아울러 미국은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포함하는 준비태세라는 분담금 항목을 신설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번 협정에는 기존 협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만 포함됐다. 또 기존처럼 군사건설비의 일부와 군수지원비는 현물로 지원하도록 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장치’도 도입했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통상 90% 이상이 국내 경제로 환류된다”면서 “그중 인건비는 한국인 근로자에게 전액 원화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담을 덜려면 일본처럼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충족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 오른 수준에서 방위비 협정을 1년 연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군 숫자가 줄고 기지도 통합하고 있어 새로운 소요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며 “총액형보다 소요충족형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협정 때 25.7%를 올려준 뒤로 19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한미 간 잠정 합의한 기초(13.6% 인상안) 위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도 분담금 동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큰 증가율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전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앞으로 5년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와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라 한국에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은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올해 13.9% 올려줬으면 연간 인상률이라도 억제했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국력에 맞는 동맹관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고집하면 ‘동맹 무임승차’ 주장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방위비 인상이 한국 입장에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은 한반도에서의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맹국으로서 일정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에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아울러 미국은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포함하는 준비태세라는 분담금 항목을 신설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번 협정에는 기존 협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만 포함됐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협정에 새로운 ‘장치’를 도입하기도 했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다만 협정이 타결됐어도 대통령 재가, 정식 서명, 국회 비준동의 등 국내 절차를 모두 밟아야 최종적으로 효력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비준이 거부된 사례는 없지만 이번에는 큰 폭으로 인상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한국의 부담을 덜려면 일본처럼 실제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충족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 오른 수준에서 방위비 협정을 1년 연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총액제보다는 소요충족형 방식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 방위비 다년 계약했지만 총액 커져 4년 뒤 1.5조원 육박

    한미 방위비 다년 계약했지만 총액 커져 4년 뒤 1.5조원 육박

    美 블링컨 국무·오스틴 국방 17일 방한합의문 가서명할 듯… 文대통령도 예방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협정 때 25.7%를 올려 준 뒤로 19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한미 간 잠정 합의한 기초(13.6% 인상안) 위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도 분담금 동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정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5년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린치핀(핵심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방한한다고 밝혔는데, 방한 중 합의문 가서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두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와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라 한국에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엔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외교부는 “국력에 맞는 동맹 관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고집하면 ‘동맹 무임승차’ 주장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이다.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자주국방력을 강화해 주한미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인데 방위비가 덩달아 오르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번 협정에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6면> 아울러 미국은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포함하는 준비태세라는 분담금 항목을 신설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번 협정에는 기존 협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만 포함됐다. 또 기존처럼 군사건설비의 일부와 군수지원비는 현물로 지원하도록 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장치’도 도입했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통상 90% 이상이 국내 경제로 환류된다”면서 “그중 인건비는 한국인 근로자에게 전액 원화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담을 덜려면 일본처럼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충족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 오른 수준에서 방위비 협정을 1년 연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군 숫자가 줄고 기지도 통합하고 있어 새로운 소요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며 “총액형보다 소요충족형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몽니’로 최장기 기록한 한미 방위비협상… 우여곡절 끝 타결

    트럼프 ‘몽니’로 최장기 기록한 한미 방위비협상… 우여곡절 끝 타결

    10일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은 2019년 8월 개시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으로 난항을 거듭하며 역대 협상 중 최장기를 기록했다. 미국 협상단은 2019년 9월 1차 회의부터 2019년 분담금 1조 389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를 분담금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담금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 분담금에 새로운 항목을 신설할 것도 제안했다. 한국은 기존 SMA에 분담금 항목으로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항목을 추가할 수 없다고 맞섰다. 2019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협상 3차 회의에서는 미국 협상단이 “한국의 제안은 우리 측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회의 1시간 30분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2019년 12월 31일까지 한미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함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2020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등 분담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협정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주한미군은 2020년 4월부터 한국인 근로자가 무급 휴직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 휴직으로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한미 협상단은 지난해 3월 분담금을 전년 대비 13.6%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함에 따라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 해 4월 1일부터 사상 최초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는 무급 휴직에 들어갔고, 한국이 근로자 인건비만 선지급하기로 양국이 합의함에 따라 6월 15일에야 근로자들이 복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분담금을 전년 대비 50% 인상하는 안을 역제안했으나 한국은 13%가 마지노선이라며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협상은 교착됐다. 한미 간 이견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양국 협상단은 지난해 3월 7차 회의를 끝으로 11개월 간 대면 또는 화상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분담금 인상 요구와 주한미군 철수 압박을 ‘갈취’라고 비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월 취임하자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2월 8차 화상 회의, 3월 9차 대면 회의를 거쳐 한미는 2021년 분담금은 2019년 대비 13.9% 인상, 2022~2025년 인상율은 전년도 한국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방위비 올해 13.9% 인상...4년 뒤 1조 5000억원 달할 듯

    방위비 올해 13.9% 인상...4년 뒤 1조 5000억원 달할 듯

    11차 방위비분담 협상 최종 타결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 성과연간 인상률에 국방비 증가율 적용매년 5~6% 증액으로 한국에 부담“중국 자극않고 현실적 방안” 지적도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속에 6년짜리 협정이란 성과를 얻어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개시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 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SMA 때 환율이 요동치면서 25.7%을 올려준 뒤로 19년 만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가 더해지면서 예외적으로 증가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전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적어도 앞으로 5년 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과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연간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한국에 크게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은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올해 13.9% 올려줬으면 연간 인상률이라도 억제했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국방비 증가율은 우리의 재정 수준과 국방 능력을 반영하고 있으며,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되고 국민 누구나 명확하게 확인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간 인상률로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합리적이라면 이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되고, 선례가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선 둘 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방위비 인상이 한국 입장에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한국을 향해 대중국 포위망에 참여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전력을 증강시키는 일환으로 방위비를 올려줬다는 설명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은 한반도에서의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맹국으로서 일정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하는 안타까운 사태를 막기 위해 이번 협정에 새로운 ‘장치’를 도입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방위비 분담금의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도 올해부터 75%에서 87%으로 확대된다.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가 100만원이라고 하면, 이중 87만원은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출하도록 한 것이다.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측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양국 실무자 사이에서 협상이 타결됐지만 국내 절차를 모두 밟아야 최종적으로 효력을 발휘한다.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는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까지 완료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비준이 거부된 사례는 없지만 이번에는 큰 폭으로 인상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최연소 타이틀 뗀 ‘할머니 루키’… 골프의 맛 즐기러 돌아왔죠

    최연소 타이틀 뗀 ‘할머니 루키’… 골프의 맛 즐기러 돌아왔죠

    은퇴 6년 만에 KLPGA 시드전 통과가족들도 대회 출전 기사로 알게 돼숫자에 매달리지 않고 경기 임할 것시드전 근육통마저 행복으로 다가와 2000년 열다섯에 데뷔 다음해 우승LPGA 3세대로 6년간 美투어 버텨2012년 팔목부상으로 2014년 은퇴우승 압박 버리니 비로소 골프 보여“아무리 화려하게 친들 스코어카드에 찍히는 건 숫자뿐이라는 소렌스탐의 말을 지금도 기억해요. 숫자 따위에 매달리지 말고 골프를 즐기라는 거죠. ‘할머니 루키’에게 딱 들어맞는 조언이 아닐까요. 하하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뒤인 지난해 11월 20일 전남 무안군 무안+컨트리클럽. 이듬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드순위전 최종 라운드에서 은퇴 6년째를 보낸 배경은(36)은 엿새에 걸친 ‘지옥의 레이스’를 31위로 통과했다. 가족에게까지 대회 출전을 숨겼던 터라 그의 도전은 주위에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갤럭시아 골프연습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배경은은 “당시 아버지도 기사를 보고 제가 시드전에 나간 사실을 아셨다”면서 “엿새를 뛰면서 오랜만에 얻은 근육통도 행복으로 다가오더라. 제대로 사고를 쳤다”고 웃었다.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배경은은 2000년 열다섯 나이에 KLPGA 투어를 밟았다. 당시 KLPGA는 프로 전향 나이 제한(18세)을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이듬해에는 KLPGA선수권에서 우승,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명함도 새로 팠다. 3년 뒤 미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 2개의 우승 타이틀을 더 보태면서 배경은은 스타의 길을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2003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미국 무대에 발을 들인 뒤 2년간의 고생 끝에 LPGA 투어에 입성해 국내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루키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2005년 12월 제주에서 열린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출전한 그는 폭설과 강풍으로 대회 최종 라운드가 취소된 뒤 두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 매단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이틀째 이어진 폭설로 제주공항이 폐쇄돼 발이 묶인 것. 배경은은 “이틀 뒤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에서 시작되는 LPGA 루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려면 그날 오후 제주를 떠나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때 LPGA의 커미셔너는 캐럴린 비벤스였는데 깐깐하기로 유명했다. 당시 여러 미국 항공사가 파업 중이었는데 그것과는 상관없이 지각하거나 불참한 선수에 대해선 자격 박탈을 포함해 아주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참이라 저로서는 어렵게 단 루키 명찰을 빼앗기는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대항전을 주관한 CJ그룹 측이 ‘배경은 구하기’에 나서 천신만고 끝에 이튿날 새벽 첫 비행기로 그를 인천공항까지 데려다준 뒤 곧바로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배경은은 “시차 덕에 14시간은 벌었지만 그래도 도착은 오리엔테이션 첫날 오후라 지각은 피할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CJ 측에서 폭설 당시의 기상청 자료와 비행기 예약 서류, 그룹 회장님의 친서까지 동원해 LPGA를 설득한 덕에 ‘지각 벌금’만 조금 무는 것으로 고비를 넘겼다. 아찔했지만 돌아보면 그것도 추억”이라고 말했다.●고물 밴 타고 미국 전역 돌며 투어생활 배경은은 LPGA 투어 ‘3세대’다. 박세리·김미현·박지은 등 1세대, 장정·한희원으로 대표되는 2세대에 이어 이선화·유선영 등과 함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맥’을 이었다. 그는 “2002년 투어 카드 반쪽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6년 반을 오로지 혼자 몸으로 버틴 미국 생활이었다”면서 “땅덩어리가 넓어서였을까. 다음 대회 장소까지 가는 길과 마을 풍경은 마치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과도 같았다”고 기억했다. 배경은은 “플로리다에 집을 얻었지만 있어 본 건 일 년에 한 달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고물 밴에다 온갖 짐을 때려 싣고 그 안에서 먹고 자며 미국 전역을 돌았다. 내비게이션이 막 나오기 시작할 때라 믿을 건 지도 한 장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동 거리가 8시간 이상이면 비행기를 탔는데 짐이 오지 않은 적이 종종 있었다. 한번은 골프가방만 오고 옷을 담은 가방이 오지 않아 마트에서 급히 산 트레이닝복에다 비옷만 걸치고 대회를 치른 적도 있었다”면서 “이후부턴 골프가방에다 여분의 골프화, 옷 등을 함께 꾸리는 게 습관이 됐고 이게 지금은 투어 선수에겐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2012년 팔목 부상이 심해져 국내로 복귀한 배경은은 2014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는 “우승과 성적이 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평생을 짓눌렀다”고 돌아보면서 “은퇴 6년을 되짚어 보니 내가 이젠 더이상 성적에 연연하지 않음을 알게 됐다. 이제야 비로소 온전히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그게 두 번째 루키가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렌스탐 “숫자의 노예가 될 것인가” 조언 그는 “최근 ‘한시적인’ LPGA 투어 복귀전을 치러낸 51세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보면서 9년 전 그와의 많은 기억을 끄집어냈다”고 했다. 소렌스탐은 2012년 한국행 짐을 꾸리던 당시 배경은에게 자신의 ‘영업 비밀’을 슬쩍 흘린 적이 있다. 배경은은 “그는 티잉 그라운드 위에서 ‘싱킹 박스’와 ‘플레잉 박스’를 구분해 놓고 플레이하는 ‘루틴’(골프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더라”면서 “그래서 그의 샷에는 주저함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까지 가는 데 필요한 여러 과정 중에 매 홀 딱 한 가지에만 챌린지하는 간결함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스코어카드를 보라. 네가 아무리 화려한 샷을 다양하게 친다 한들 카드에 찍히는 건 불과 숫자 몇 개뿐이다. 그런데도 스코어카드에 집착하고 그것의 노예가 될 것인가”라는 소렌스탐의 얘기를 전하면서 “이는 생애 세 번째, 국내 두 번째 루키 시즌을 앞둔 저에겐 올해 목표로 잡은 2승보다 훨씬 더 소중한 제 인생의 골프 자산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吳·安 단일화’ 첫 실무협상… ‘침대 축구’ 논란

    ‘吳·安 단일화’ 첫 실무협상… ‘침대 축구’ 논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꾸려진 양당의 실무협상팀이 9일 상견례를 갖고 협의에 착수했다. 경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이 느긋한 입장을 보이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오 후보 측이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키는 이른바 ‘침대 축구’ 전술을 쓰고 있다는 의구심이 나온다.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단일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야권 지지층은 한껏 기대하고 ‘빨리하라’고 하는데 자꾸 시간을 끌면 ‘야당의 고질병’,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며 (유권자들이) 등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것을 두고도 “국민의힘 조직이 형편없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는 거친 발언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억지 논리로 공격하는 걸 보니 다급하고 초조한 것 같다”면서 “단일화의 목표와 취지를 확인하고 가급적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의 단일화 룰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다만 기싸움과 별개로 후보들은 단일화 공감대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후보는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두 후보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장애물은 잘 해결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상대방의 캠프를 격려 방문하는 ‘이벤트’도 있었지만 정작 둘 사이 회동은 없었다. 첫 상견례를 한 양측은 앞서 두 후보가 합의한 대로 후보자 등록(18~19일)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합의만 재확인했다. 구체적 방안은 11일 재논의한다. 현장 행보도 이어졌다. 오 후보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아파트 원가 자료를 고의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서구 마곡지구를 찾아 시장이 되면 SH공사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교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사건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두 후보 모두 여당의 ‘약한 고리’인 부동산 민심과 권력형 성범죄를 겨냥한 행보를 선보인 셈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세훈·안철수 실무협상단 첫 상견례…단일화 두고 기싸움도 팽팽

    오세훈·안철수 실무협상단 첫 상견례…단일화 두고 기싸움도 팽팽

    오·안 실무협상단 첫 상견례···상대 캠프 방문도‘후보 등록 전 단일화’ 큰 틀은 합의·11일 재논의신속 협의 강조한 안 후보 측 “시간 끄냐” 신경전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꾸려진 양당의 실무협상팀이 9일 상견례를 갖고 협의에 착수했다. 경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이 느긋한 입장을 보이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킨다며 볼멘소리가 나왔다. 세부 내용을 둘러싼 이견이 적지 않은 만큼 협상에서 양측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단일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야권 지지층은 한껏 기대하고 ‘빨리하라’고 하는데 자꾸 시간을 끌면 ‘야당의 고질병’,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며 (유권자들이) 등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것을 두고도 “국민의힘 조직이 형편없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는 거친 발언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억지논리로 공격하는 걸 보니 다급하고 초조한 것 같다”면서 “단일화의 목표와 취지를 확인하고 가급적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의 단일화 룰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반박했다.다만 기싸움과 별개로 후보들은 단일화 공감대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후보는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두 후보 의지가 강력한 만큼 장애물은 잘 해결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상대방의 캠프를 격려 방문하는 ‘이벤트’도 있었지만 정작 둘 사이 회동은 없었다. 첫 상견례를 한 양측 실무협상단은 앞서 두 후보들이 합의한 대로 후보자 등록(18~19일) 전까지 단일 후보 선출하자는 큰 틀의 합의만 이뤘다. 구체적 방안은 오는 11일 다시 논의한다.현장 행보도 이어졌다. 오 후보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아파트 원가 자료를 고의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서구 마곡지구를 찾아 시장이 되면 SH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교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사건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두 후보 모두 여당의 ‘약한 고리’인 부동산 민심과 권력형 성범죄를 겨냥한 행보를 선보인 셈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천종원·서채현, 도쿄 인공 암벽 오른다

    천종원·서채현, 도쿄 인공 암벽 오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리스트 천종원(25)과 2019년 스포츠클라이밍 리드 여자부 세계 1위 서채현(18)이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대한산악연맹은 9일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한국에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지역 출전권 2장(남자 1장·여자 1장)을 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남자부 천종원과 여자부 서채현에게 출전 티켓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IFSC는 2019년 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와 예선 대회를 통해 28장(남자 14장·여자 14장)의 도쿄행 티켓을 먼저 배분했다. 나머지 출전권은 대륙별 선수권을 통해 주인을 가리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아시아선수권이 계속 연기되자 IFSC는 이미 티켓을 확보한 선수를 제외하고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선수에게 티켓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 20위 천종원과 여자부 13위 서채현에게 티켓이 주어질 예정이었으나 다른 아시아 회원국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IFSC는 지난해 10월 중국 샤먼에서 아시아선수권을 치러 티켓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끝내 취소됐다. IFSC는 심사숙고 끝에 천종원과 서채현에게 티켓을 재배당하는 결정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 무대에 나서는 천종원과 서채현은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이다. 천종원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우승자이자 2019년 볼더링 부분 세계 4위에 올랐다. 2019년 스포츠클라이밍 리드 부문 여자부 세계 1위 서채현은 월드컵 데뷔 시즌에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차세대 간판으로 떠올랐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은 40명(남자 20명·여자 20명)이 콤바인(볼더링·리드·스피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친다. 볼더링은 줄 없이 3~5m 암벽의 여러 코스를 완등해야 하는 종목, 리드는 줄을 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가장 높이 올라야 하는 종목, 스피드는 줄을 달고 15m 암벽을 가장 빨리 올라야 하는 종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피플+] 청혼거절 후 황산테러, 얼굴 잃은 여성 13년만에 사랑 결실

    [월드피플+] 청혼거절 후 황산테러, 얼굴 잃은 여성 13년만에 사랑 결실

    13년 전 황산테러로 얼굴이 모두 녹아내린 인도 여성이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3일 인도 ANI통신은 2009년 불과 16살 나이에 끔찍한 황산테러를 겪은 프라모디니 라울(28)이 병원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인도 오디샤주에서 아름다운 20대 연인의 결혼식이 거행됐다. 2014년 처음 만난 신랑 사로즈 사후(29)와 신부 프라모디니 라울(28)이 결혼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신부의 건강이 신랑에게는 늘 걱정거리였다.신부인 라울은 16살이었던 2009년 4월 황산테러로 얼굴을 잃었다. 피부와 머리카락이 모두 녹아내렸고 시력도 잃었다. 하반신 80%가 마비돼 5년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만 있어야 했다. 라울에게 테러를 가한 건 그녀를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또래 남성이었다. 라울은 “청혼을 거절했다가 황산테러를 당했다”면서 “한 남자로 인해 내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에 병원 침대에 누워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소녀에게 희망이 깃든 건 그로부터 5년 후인 2014년이었다. 당시 라울이 치료를 받던 병원에 간호사 친구를 만나러 갔던 사후는 황산테러 생존자인 그녀를 보고 연민을 느꼈다. 이후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연민은 사랑으로 발전했고, 2018년 밸런타인데이에 라울과 약혼에 이르렀다.녹아내린 얼굴과 머리카락, 사라진 시력 등 황산테러가 라울에게 남긴 끔찍한 상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라울은 “사후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인생 굴곡에서 내게 변함없이 힘이 되어주었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남편 그 이상”이라고 고마워했다. 시력 교정 수술을 포함, 5차례의 재건 수술을 받은 라울은 현재 20% 정도 시력을 회복했다. 그 덕에 지난해 9월 남편 얼굴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 견딘 두 사람은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비록 가발을 쓰고 입장했지만 라울은 세상 그 어느 신부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후 옆에 나란히 섰다. 결혼식에는 다른 황산테러 생존자 20명 등 하객 1000명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오디샤주지사도 참석해 “라울의 용기와 투지는 역경에 직면한 모든 사람의 본보기”라고 박수를 보냈다.남편과 함께 황산테러 생존자를 돕는 비정부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라울은 “결혼에 있어 여성의 외모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사회에서, 나는 차마 결혼을 꿈꾸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게 생애 최고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절망에 빠져 있을 모든 황산테러 생존자들에게 고통을 딛고 일어서 큰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절대 부족함이 없다”고 당부했다. 인도에서는 화장실 청소용으로 황산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황산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 인도 내 황산테러 건수는 250건 정도로 추산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국보다 백신 접종 뒤처진 日…언론 “협상서 농락당했다”

    한국보다 백신 접종 뒤처진 日…언론 “협상서 농락당했다”

    고노 “내가 직접 협상”…화이자 “장관 말고 총리 나와라”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당초 계획만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접종자 수는 더 늦게 접종을 시작한 한국에 일찌감치 따라잡혔다.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다음 달 공급량이 애초 예상한 것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민 접종 계획을 수정하거나 일단 중단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 약 3600만명에 대한 우선 접종이 빨라도 4월 1일 이후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접종 기간이나 접종 장소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라고 올해 1월 하순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하지만 공급량이 애초 예상보다 빠듯할 것으로 파악되자 고령자 우선 접종을 4월에는 한정적으로 실시한다고 방침을 변경했다. 4월 12일에 개시한다고 일정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지자체에 최초 공급하는 물량을 5만명 분으로 한정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단 4월 접종 시작하지만…공급량 한정 고령자 접종 개시 일정이 대폭 늦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시작하기는 하지만 백신이 부족해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우선 접종을 하고 이후에는 사실상 물량 확보를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지자체의 계획도 변경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도 아다치구는 4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 매주 2만명을 상대로 접종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백신 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단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아다치구 관계자는 “의료 종사자와 접종 장소를 확보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백신이 공급되지 않는다”며 “4월 중 접종 개시는 일단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응했다. 64세 이하 주민들에게는 4월 하순에 접종권을 보내고 7월 초부터 집단 접종을 개시하려고 했으나 이런 계획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일본의 백신 접종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했으나 5일 오후 5시까지 의료 종사자 4만 6000여명을 접종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일본보다 9일 늦은 지난달 26일 접종을 시작했으나 5일 0시 기준 일본의 약 5배인 22만 5853명이 접종했다. 7일 0시 기준 접종자는 31만 4656명이다. 일본 정부는 백신 확보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국자가 화이자와의 교섭에서 어려움을 겪자 백신 담당 장관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이 “내가 직접 화이자와 얘기하겠다”고 나섰으나 화이자 측은 “교섭에 총리가 나오면 좋겠다”며 일개 각료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1병 6회 접종’ 주사기도 확보 못해” 이런 가운데 백신 1병으로 6회 접종할 수 있는 주사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약 1200만 명분의 손실 가능성까지 대두하는 등 일본 정부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교도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7월 개최를 목표로 하는 도쿄올림픽과 10월 중의원 임기 만료에 따른 총선 등으로 백신 확보가 매우 절박한 상황이었으며, 백신 협상 과정에서 일본 측이 농락당한 셈’이라고 진단했다.우여곡절 끝에 고노 담당상은 2월 26일 기자회견에서 “6월 말까지 고령자 약 3600만 명분의 배송을 완료한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여당 관계자는 3600만 명분 확보에 관해 “약점을 잡혀서 비싼 값에 사게 됐다”고 평했다. 화이자는 백신 가격이 계약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6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45명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43만 9628명으로 늘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도 실험한다멍”…장애인 과학자 돕는 실험실 조수犬 화제

    “나도 실험한다멍”…장애인 과학자 돕는 실험실 조수犬 화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화학 실험실에는 조금 특별한 연구조수가 있다. 아침 9시만 되면 어김없이 보호장비(PPE)를 갖춰 입고 나타나 조용히 한 구석에 자리 잡는 녀석은 다름 아닌 조이 램프(56) 연구원의 안내견 샘슨이다. 샘슨은 램프의 안내견으로서 실험실 연구조수도 겸하고 있다. 말 조련사였던 램프는 2006년 승마 사고로 장애를 얻었다. 안와, 광대뼈, 턱뼈, 쇄골, 척추뼈까지 무려 23곳이 골절됐으며, 뇌도 크게 다쳤다. 전두엽 앞쪽 전전두피질(PFC) 문제로 몸 왼쪽 신경이 영구 손상됐다. 사고 이후 신경과학에 관심이 생긴 그녀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 2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과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장애는 연구에 걸림돌이었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탓에 이동성에 제한이 생기자 그녀는 안내견 ‘샘슨’을 연구조수로 영입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징후까지 알아차릴 만큼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샘슨은 실험실에서도 척척 보조를 맞추었다. 램프는 “실험하다 뭔가를 떨어뜨리면 곧장 내 옆으로 온다. 그 덕에 나는 샘슨에게 기대어 물건을 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샘슨이 실험실 조수견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한 번도 실험실에 개를 들인 적이 없어 관련 지침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램프는 “안내견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개라는 사실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연구실에 개가 드나든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학문 정진을 위해선 안내견 도움이 절실했던 만큼 그녀는 정교한 지침을 마련, 지지를 끌어냈다. 안내견이 사람과 동일한 실험용 보호장비(PPE)를 착용하고, 늘 사람 시야에 있는다는 조건으로 실험실 출입을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샘슨은 실험실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 4시간 동안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도록 훈련해야 했다. 램프는 “보호장비 적응을 위해 샘슨은 일정 기간 보호장비 착용을 생활화했다”고 덧붙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실험복과 덧신, 고글 등 보호장비를 완벽 장착한 샘슨은 이제 어엿한 실험실 일원이다. 연구조수로서는 손색없는 안내견이 됐다. 램프는 자신과 샘슨의 사례가 전 세계 대학 실험실 안내견 도입에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램프는 “장애인도 과학을 공부하고 싶을 수 있다. 신체적 장애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지 않고 실험과 연구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샘슨 도움 없이 나는 연구나 실험을 할 수 없을 거다. 안내견은 매우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는다”며 장애인의 과학 접근성을 높이는데 안내견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램프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안내견을 단순히 귀엽게만 보고 지나치지 말고, 실험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실험실 안내견 제도에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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