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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 쓸개즙 먹는 특권층명단 공개하라/18일 상임위(의정중계)

    ◎신도시현장에 레미콘공장 신규 허가/한보 무담보대출은 특혜금융 아닌가 ▷건설위◁ 여야의원이 한 목소리로 신도시아파트부실시공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정부측에 사전예측을 소홀히했다는 점을 공박한뒤 근본적 대책마련을 촉구. 이웅희의원(민자)은 『5개 신도시를 지어 1백18만명의 인구를 수용한다 하더라도 최근 통계청발표대로 연간 20만명에 달하는 인구의 수도권유입추세에 비춰 6년이면 다 소화된다』면서 『또 신도시가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을 조장할 수도 있다』고 신도시건설의 문제점을 지적. 김영도의원(신민)은 『국립건설시험소가 5월중 분당시범단지의 5개 현장을 대상으로 콘크리트강도시험을 실시한 결과 한양현장에서 기준치의 90%에 불과한 ㎤당 2백3㎏의 낮은 수치가 측정됐다』고 주장하며 전신도시를 대상으로한 안전도 재조사를 요구. 이에 대해 유상열 건설부제1차관보는 『레미콘에 대한 품질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신도시 건설현장내에 대형레미콘공장을 신규허가해 수송난 등을 덜 계획』이라고 답변. 이진설건설부장관은 국립건설시험소의 검사결과 일부 레미콘이 강도미달로 나타난 것에 대해 『일부 시험대상이 강도미달로 나타났지만 전체시험대상의 콘크리트 강도평균이 기준 이상으로 나타나 문제가 없다』고 답변. ▷재무위◁ 야당의원들의 「한보진상소위」 구성요구로 이틀동안 공전하는 우여곡절 끝에 이날 속개된 회의에서도 야당의원들은 4개 채권은행이 한보철강에 1백67억원을 신용대출해 준것은 금융관행을 깬 특혜금융이라고 주장하는등 한보문제를 겨냥해 집중 포화. 신민당의원들은 의사일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또다시 한보에 대한 「진상조사소위」가 아닌 「진상규명소위」를 구성하자고 주장,여당의원들과 설전을 벌였으나 현황보고를 듣고 정책질의를 벌인뒤 재론키로 결론. 야당의원들이 특히 제기한 문제점은 한보에 대한 무담보대출은 특혜금융이라는 전제하에 그 배경에는 은행감독원 또는 그이상의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 임춘원의원(신민)은 『거래은행들이 1백67억원의 신용대출을 허겁지겁 결정한 것은 배후에 이를 지시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 유인학의원(신민)도 『신용대출과정에 1차적으로 은행감독원이 개입한 것이 틀림없다』면서 『은행감독원이 조정을 지시한 최종 당사자를 밝히는게 수서사건의 의혹을 푸는 핵심적 과제』라고 주장. 허만기의원(신민)은 『한보주택이 발행,부도처리된 중소하도급업체의 어음은 1백40억원 정도이며 체불임금은 15억원에 이르는등 한보구제노력은 사실상 중소하도급업체와 임금노동자들의 막대한 희생위에 이뤄지고 있다』면서 『빈껍데기만 남은 한보는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 이에 대해 이용만재무부장관은 『한보에 대한 금융지원은 기업을 살리는게 채권확보에 유리하다는 은행들의 자체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외압열을 부인. ▷농림수산위◁ 조경식농림수산부장관과 최평욱산림청장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정책질의를 벌인 이날 여야의원들은 주로 곰쓸개즙 추출사건을 집중거론하며 고액인 곰쓸개 수요자와 일반 국민간의 위화감조성문제와 동물보호차원에서의 재발방지대책을 추궁했으나 일부 의원들은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이는등 대조적인 분위기도 연출. 김영진의원(신민)은 『10㏄에 50만원이나 하는 곰쓸개즙을 먹는 특권층의 명단을 공개하라』면서 『그들이 그렇게 건강을 얻어봤자 음탕하고 부도덕한 데 힘을 쓰거나 부동산투기에 열을 올릴뿐』이라고 성토. 박경수의원(민자)도 『곰뿐 아니라 사슴도 뿔을 자른뒤 피를 짜먹는 동물학대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곰이 몇마리나 있으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 물의가 빚어지느냐』고 추궁. 답변에 나선 최청장은 『현재 국내에는 곰이 7백66마리 있으며 이중 관람용이 1백49마리,재수출용이 3백44마리이고 나머지는 자연증식된 것』이라며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전까지 곰에 대한 학대행위가 있었던 줄은 몰랐다』면서 관리의 잘못을 시인하고 실태파악을 약속. ▷국방위◁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서사연」사건과 전시 주류국협정문제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문제 등에 대해 집중 추궁. 권노갑의원(신민)은 전시 주류국지원협정(WHNS)문제와 관련,『이 협정은 전시에 대비한 것이나 평시에도 물자비축,시설관리,인력동원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돼 전시와 평시 구분없이 포괄적으로 적용된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향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 정대철의원(신민)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정부가 취하고 있는 북한핵무기 개발억제정책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군비통제,비핵화,핵불사용을 위한 남북한 그리고 미국·소련·중국·일본등을 포괄하는 이른바 「2+4」형식의 국제협상을 전개할 용의는 없느냐』고 질의.
  • 이례적인 「양김 찬성연설」/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민자당 김영삼대표최고위원과 신민당 김대중총재가 13일 국회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유엔가입을 위한 헌장수락동의안에 대해 차례로 찬성연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여야를 달리한 정치지도자,특히 오랜 정치역정을 겪는동안 「경쟁」과 「협조」라는 관계를 유지해온 양금씨가 정부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찬성연설」을 한 것 자체가 이채로웠다고 할 수 있다.또 유엔동시가입이 통일을 앞당기는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인만큼 여야대표가 동반연설을 통해 유엔가입을 자축하고 남북대화무드를 조성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공당의 책무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애당초 반대의견이 없는 이번 동의안에 대해 두김씨가 찬성연설에 나선 것은 다소 어색하고 작위적인 냄새를 풍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왜냐하면 반대나 이의가 없는 안건에 대해 찬성토론만 한 선례도 없거니와 이 경우 토론없이 가결을 선포하는 것이 국회법상의 의사규칙이고 관례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대표는 『일부 인사들은 소중과의 관계개선을 북한을 궁지로 몰아 남북관계에 나쁜 영향을미칠 것이라는 논리로 북한의 단일의석가입안에 동조하는 주장을 되풀이했다』면서 은근히 김총재를 꼬집었다.반면 김총재는 『72년 외신구락부에서 유엔동시가입을 내가 처음 제의했고 금년 4월 케야르유엔사무총장 등에게 서한을 보내 동시가입을 촉구했다』며 남북문제에 대한 자신의 선견을 과시,흡사 대권레이스전초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양김대결」은 연설에 자신감을 지닌 김총재가 기습제의,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김대표측에선 처음엔 내심 못마땅해했지만 김총재만이 연설을 할 경우 그에게 「독상」만 차려주는 꼴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른바 「양김구도」에 의한 대권경쟁을 염두에 둔 두 사람이 말솜씨로 여론의 지지를 얻겠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얕잡아 보는 유치한 발상이 아닐까. 어쨌든 이례적인 이번 「양김연설대결」이 여야가 자신의 주장이 최선이고 상대방의 주장은 최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주장을 경청하는 올바른 정치문화의 정착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 김학준 청와대 정책조사보좌관 특별인터뷰

    ◎“「밴쿠버 선언」은 통일 가는 분수령”/미·가 순방 통해 북한변화 가능성 확신/가을 유엔총회서 「새 통일안」 제시될듯 『노태우대통령의 남북민간교류개방지시는 올 가을 남북한 유엔동시가입과 어우러져 남북관계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것으로 확신합니다』 노대통령의 남북교류에 관한 「밴쿠버선언」이 나오기까지 여러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학준 청와대정책조사보좌관은 7일 『청와대 당국자의 한 사람으로 쉽게 얘기할 일은 아니나 노대통령과 정부가 남북관계진전을 낙관하는데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김보좌관은 『노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88년 7·7선언,지난해 7·20 민족대교류선언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며 그 어떤 제의보다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좌관은 『올 가을부터 남북민간교류가 크게 증대되고 노대통령의 임기내에 남북한 인적·물적 교류가 주목할만한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좌관은 노대통령이 『금세기내에 통일이 달성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통일」과 「통일상태」로 구분해 그 배경을 설명했다. 「통일」은 법적·제도적으로 완전통일이 이뤄진 것을 의미하며 「통일상태」는 법적통일은 안됐더라도 물적·인적·통신교류가 완전개방되고 전쟁은 없다는 일반 인식이 확고해짐으로써 사실상 통일국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김보좌관은 말했다. 김보좌관은 「북한당국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금세기내에 남북한간에 「통일상태」가 조성되는 것은 역사의 필연이란게 노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면서 『이번 노대통령의 대북 제의는 「통일상태」로 가는데 있어 큰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의 「밴쿠버선언」이 나오게된 배경은. 『노대통령은 그동안 남북문제를 기존틀에 얽매이지말고 대담하게 접근토록 관계자들에게 계속 지시해왔다.「7·7선언」 「7·20민족대교류선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으며 이번에 보다 획기적 제의를 한 것도 같은 방향에서 이해할수 있다.특히 노대통령을 면담한 일부 인사들이「전대협이건 재야인사건 북한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은 모두 보내주어야지 정부가 막는 인상을 주면 편협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밝힌 것이 이같은 제의가 나오게된 자극제가 된 것같다. 노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우리는 7·7선언에서 이미 남북관계를 동반자관계로 보고 북한에 가고 싶은 사람은 정당한 절차만 밟으면 모두 보내주고 있는데 일반의 인식이 다소 미흡한 듯하다」는 말씀을 하셨다.이에따라 「밴쿠버선언」이 준비됐으며 이제는 「정부가 못가게해 북한방문이 어렵다」는 얘기는 어느 누구도 할수 없을 것이다』 ­남북교류 방안을 캐나다 밴쿠버에서 밝힌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노대통령은 미국·캐나다를 국빈자격으로 방문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된 것으로 이해된다.특히 이번 순방기간중 북한의 변화가능성과 통일문제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으며 이는 대북 자신감의 발로라고 설명할수 있다』 ­「밴쿠버선언」에 대한 후속조치는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내일(8일)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후속조치들의 대강이논의된뒤 관계부처에서 보다 구체적인 안을 만들 것이다.노대통령의 말씀중에 주요 내용은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후속조치는 이같은 제의를 언제 공식적으로 할 것인가,학술토론회는 언제 어디서 하느냐등 주로 실무적 문제가 될 것이다』 ­이번 선언으로 인한 남북관계 진전이 가시화되는 것은 언제부터라고 예상하는가. 『이제까지는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는 민간접촉은 통제하는 분위기였으나 이것을 완전 개방함으로써 곧 가시적 결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당장 8·15 범민족대회 참가등도 허용될 것이므로 남북 인적 교류는 획기적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북한이 노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에 적극 응하리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북한이 전혀 응하지 않으리라고 얘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북한이 유엔동시가입에도 응한 상황에서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노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남북관계가 진전되리라 본다.북한의 변화론에 대해 정부내에서는 물론 국내외에서 심각한 논쟁이 벌어져 왔다.일부에서는 북한도 동구처럼 변화할 것이라 전망하는 반면 북한은 동구와 틀리다는 견해도 있다.그러나 최근 추세를 보면 북한이 그 나름의 특수성은 있지만 세계적 대세는 거역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변화속도는 어찌 보나. 『우리는 북한의 안정적 변화를 바라고 있다.북한내부의 급격한 변화는 남북관계진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북한내부가 서서히 변화해나가는 상태에서 당국간 또 민간사이등 양차원의 대화·교류를 착실히 진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선언으로 남북간 인적교류가 얼마나 늘것으로 전망하는가. 『이미 지난해부터 남북 사이에는 인적교류가 시작됐다.체육·음악등을 매개로 남북왕래인사가 1천명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이미 인적 왕래의 초기단계에 진입했으며 이번 제의로 인적 교류가 대폭 늘것이 틀림없다. 시점을 점치긴 아직 힘들지만 베를린장벽 붕괴같은 사건이 한반도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가질 수 있다』 ­「밴쿠버선언」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방정책에 미치는 파장은. 『민간부문에서 교류·협력이 대폭 늘어난다면 정상회담이나 군사분야에서의 심도있는 남북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북방정책의 성공이 없었다면 노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있기 어려웠다고 생각되며 소연뿐 아니라 중국도 북한이 「밴쿠버선언」을 수용토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통일방안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대통령은 「밴쿠버선언」에 이어 올 가을 유엔총회연설에서 보다 포괄적이고 획기적인 대북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노대통령은 이미 한민족통일방안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으며 북한의 연방제통일방안에 보다 근접하는 새 통일방안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최근 유고사태에서 보듯이 무리한 연방제추진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노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독일식 통일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우리의 통일은 한국형모델로 가야한다.독일과 우리는 분단원인이나 상황이 틀려 독일식 모델의 기계적 적용은 불가능하다.다만 통독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번 민간교류확대제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일부에서 주변 열강이 우리의 통일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으나 남북한이 통일을 하겠다면 막을 열강은 없다고 본다.특히 주변 4대 강국은 모두 우리의 통일방안과 유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번 「밴쿠버선언」이 밀입북혐의로 구속된 문익환·임수경씨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미묘한 문제다.사법당국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지하철 단체협약 부결/노조 찬반투표/「재협상」 싸고 노사마찰 예상

    서울지하철 노사가 지난달 19일 합의 서명한 임금및 단체협약이 3일 조합원 인준투표에서 부결됐다. 지하철노조(위원장 강진도·34)는 지난1일부터 3일간 7개지부 35개지회 조합원 7천4백89명을 대상으로 임금및 단체협약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3천2백66명(46·7%)의 찬성으로 투표자 과반수 찬성을 얻지못해 부결시켰다. 이에따라 현 노조집행부는 교섭위원 23명 전원을 교체,다시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이나 공사측은 『이미 노사대표가 합의된 모든 사항에 합의 서명,협약의 효력이 발생했으며 인준절차는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강진도)가 노사간에 합의서명한 임금및 단체협약이 조합원 인준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또한차례 진통이 예상된다. ◎강­온 노조원 주도권 다툼 반영/재협상 시도땐 파국 부를 수도(해설) 이는 협약의 인준투표부결이 우선 노조 집행부와 반대세력간의 주도권쟁탈에 따른 노조갈등으로 볼수 있지만 자칫 노조집행부가 재협상을 시도할 경우 노사갈등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하철노조집행부가 지난1일부터 3일간 7개지부 35개지회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준투표결과를 어떻게 처리해나갈 것인가에 따라 사태의 향방이 갈리겠지만 이번 사태는 일단 집행부와 반대세력간의 노조갈등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표결과 정윤광전노조위원장(구속중)지지세력인 설비지부가 71%의 반대표를 던지는 등 역무·승무지부의 반대가 두드러진 점이 이같은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4월 우여곡절끝에 구성된 현집행부의 임기가 3년임에 비춰 집행부교체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공사측과의 대결을 통해 내부갈등해소의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도 보인다. 이에반해 공사측은 3일 하오 인준투표부결이 알려지자 노사간 단체협약 제66조(합의서작성및 효력발생)를 들어 『단체교섭에서 합의된 모든 사항은 쌍방대표가 서명확인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며 인준투표부결의 법적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측은 또 조합규약 제74조에 의한 인준절차(단체협약찬반투표)는 지난해 5월 노동부가 노동조합법32조에 의거,시정명령을 내린 위법부당한 것임도 밝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노사협상에서도 나타났지만 노조대표가 사용자측과 체결한 협약이 인준과정에서 부결된 사례가 매우 드문만큼 노조집행부가 다시 교섭위원을 교체선정,재교섭을 시도할 경우 파국에는 이르지 않겠지만 문제가 쉽게 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지하철노조는 대표의 협상결과를 거부했다는 지탄과 하루 4백63만명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을 묶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에 밀려 파업에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다소 불만스럽다고 느끼는 임금인상등을 다음교섭에서는 보다 강하게 요구하기위한 역량축적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
  • 「안정속의 개혁」 계속돼야/6·29정신을 되새겨보며…(사설)

    노태우 대통령은 지난 6·20광역의회의원선거를 전후하여 30년 만에 부활된 지방자치는 바로 6·29선언의 최종적인,그리고 최선의 약속이행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바 있었다. 선거는 끝났고 총체적으로 집권 민자당은 국민의 지지와 신임을 유지했다. 6·29선언의 최종 최선의 약속이행은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새로운 지방화시대의 개막 위에서 우리 정치의 계속적인 발전과 민주화작업은 착실히 다져지고 있다. 만 4년 전이다. 당시 집권당 대표이며 대통령 후보로서 그가 내세웠던 6·29선언 내용은 정치적인 방황과 정신적인 혼란 속에서 권위주의 정치를 청산코자 염원하는 국민의 소리를 독자적으로 수렴한 것이었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그러했고 국민 기본권 및 언론자유 신장이 그것이었다. 이밖에 6·29선언 내용 어느 것 하나도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방자치제 실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더욱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갈수록 다양하고 다기화되는 사회에서 현실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그만큼 다를 수도 있다. 갖가지 주장에다 부정적 시각도 적잖을 것이며 정치발전과 민주화의 방법에도 엇갈리는 의견이 많을 것이다. 하나 그 모든 이견과 상반된 평가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지향하는 바 목적은 한 가지일 수밖에 없다. 즉 개혁과 안정이다. 한때 집권층에 의해서까지 「총체적 난국」으로 표현됐던 숱한 우여곡절과 난관이 그런대로 극복되어 오늘에 이른 것은 주장과 방법은 다를지언정 목적이 하나이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밖으로는 어떠한가. 국내외적으로 일치된 평가를 받고 있는 북방외교의 성과는 눈부신 것이라 해도 좋다.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국가들과의 수교는 국제적인 탈이데올로기 추세를 능동적으로 주도한 결과로서의 당연한 것임에 틀림없다. 한반도의 새로운 위상정립과 남북한 관계의 진전도 그 연장선상에서 평가될 일이다. 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들도 국내외 정세를 통틀은 그의 이러한 현실 인식과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6·29선언의 최종적인 이행으로 의미를 갖는 지방자치선언에서의 민자당의 승리를 놓고 사람들은 민자당은 자만하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충고했다. 국민들이 안정을 택했다고 해서 이 정도면 됐으니 개혁과 민주화작업을 중단하라는 주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에 찬 나머지 해묵은 정치이슈를 제기하거나 자체내 권력게임을 벌이기라도 한다면 집권당에 대한 신임과 6·29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계심도 그 속에는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다. 국민의 평가와 심판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어서 국회의원 총선거도 다가오고 대통령선거도 남아 있다. 그렇게 보면 대통령의 지적대로 6·29선언의 최종약속은 이행됐지만 그 최종평가는 남아 있는 것이다.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함에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 “묘한 계산법” 전기료 인상률/양승현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전기요금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인상됐지만 요금인상의 취지와 정부가 발표한 인상률을 곰곰 생각하면 정책결정의 솔직성에 유감이 많다. 우선 이번 전기요금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이다. 동자부는 『올 여름 에어컨 때문에 자칫 전기가 모자랄 수도 있다. 그러니 가격을 올려 전기소비를 줄여야겠다』고 요금인상의 기본취지를 밝혔다. 이 때문에 산업용과 업무용은 여름철 석달만 요금이 인상됐다. 그러나 가정용은 석달 아닌 항구적으로 인상됐다. 에어컨 핑계를 대면서 완벽한 전기요금 인상을 실시한 것이다. 둘째로 정부는 평균 전기요금 인상률이 4.9%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14.7%가 오른 것이다. 석달간만 인상요금이 적용되는 산업용과 업무용을 1년내내 오른 것으로 계산,실제인상률을 4로 나눠 인상률을 낮춰 발표한 것이다. 셋째로 전기요금이 올라 당장 6월부터는 부담이 늘어나는데도 소비자물가지수에는 하등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전기요금과 소비자물가지수의 관계를 보면 한달에 1백㎾H를 쓰는 집의전기요금이 얼마 올랐는지만 따지게 돼있다. 다시 말해 1백㎾H 이상을 쓰는 가정의 전기요금이 몇 백% 올라도 소비자물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묘한 계산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지수 관리상 필요한 계산법인지는 모르나 이래서 물가지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지수물가 따로 있고 피부물가가 따로 있다고 불만이 많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전기요금 인상률이 4.9%로 보도되자 『어떻게 인상률이 4.9%밖에 안되느냐 보통사람 눈에도 최소한 10%는 넘는 것 같다. 이런것마저 눈감고 아웅하기냐』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주택용 전기요금은 다른 부문의 전기요금보다 비싼 상태에 있다. 인상되기 전만해도 주택용은 ㎾H당 68원이 넘어 산업용보다 50%나 높다. 또 주택용 전기사용량은 전체 전기사용량의 15%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전기를 덜쓰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택용은 1년 열두달 올려놓고 다른 부문은 3개월분만 인상한다는 것은 아무리 맞춰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가 국민 앞에 내놓는 정책이나 대책은 언제나 솔직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이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국민의 협조를 구하고 불가피한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면 과감히 나서 이를 설득해야 한다. 특히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제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어려운 숫자풀이로 정책의 합리성을 짜맞추기보다는 솔직한 논리로 국민을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사과하는 마음 받는 마음(사설)

    장례를 치르고 나면 피로가 엄습해 오면서 허전해지고 새삼스러운 슬픔이 밀려오기도 하는 법이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는 장례 그 일에 매여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생각들이 꼬리에 꼬기를 물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치르는 장례의 경우도 그러한데 하물며 생때같은 아들을 서럽고 아프게 잃은 강경대군 부모의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없다고 하겠다. 아들을 잃은 슬픔 위에 20여 일을 두고 장례를 못 치르는 동안에 받은 심신의 피로는 이루 형언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 죽음을 놓고 투석·최루탄의 시위는 끊이지 않았고 그 죽음을 애달파하는 죽음들이 잇따르는 사이 강군 부모의 가슴은 2중3중으로 미어졌을 것임을 헤아릴 만하다. 우여곡절 끝에 장례를 치름으로써 이제 비명의 불행한 죽음으로 시작한 불안했던 시국도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부모가 죽으면 청산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이 단장의 비통 속에 있는 부모 앞에 뒤늦긴 했지만 서울시경국장을 비롯하여 강군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경찰서장·구청장 등이 찾아가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를 했다. 빈소가 차려져 있는 동안 조문을 가는 것이 옳기는 했겠지만 격앙되어 있는 그 상황에서는 엄두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음도 사실이다. 부모나 가족도 그렇지만 빈소를 지키는 학생들이 어떤 과격한 사단을 벌였을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늦은 사과방문이라고 하겠으나 어쨌든 지난 잘못을 진사하는 그 자세를 우리는 소망스러운 마음씀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아들을 치사한 가해자들의 책임자가 찾아갔을 때 그 부모는 새삼스럽게 격앙되어오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또 그런 감정으로서의 추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사람이고 제어하기 어려운 인지상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부모는 시간이 흐르면서 음료수도 대접하는 가운데 조용하고 담담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사과방문을 좋이 받아들인 강군 부모의 용서하는 자세에 우리는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저지른 잘못에 대해 그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는다시는 그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뜻이 곁들인다. 또 그런 뜻을 곁들여 사죄를 한다는 것은 양식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면서 한편으로 피해자의 가슴에 맺힌 앙금을 다소나마 씻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화음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지난번 성대에서의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사건 때 나중에 학생들이 정중하게 사과를 함으로써 화기를 도출했던 일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것은 분명 흐뭇한 정경이었다. 그러므로 이번의 사과방문한 마음과 그를 담담히 받아들인 마음을,불행한 사태의 재발이 없게 하겠다는 결의와 불행했던 일을 관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이런 마음들이 더 널리 더 깊게 우리들 심성 속에 자리잡혀나갔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사과는 잘한 일이었고 그를 받아들인 강군 부모는 훌륭했다. 시경국장 일행은 『나중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고 하면서 사죄하는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그 말을 지나가는 인사말로 버려두지 말고 잊지 않고 실천할 것을 당부해두고자 한다.
  • 외언내언

    프로야구 선수들의 히로뽕 상용 구속은 다시 한 번 마약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경기력의 향상이나 압박감 해소를 위해 손을 댔다는 이들의 핑계를 멀쩡한 선수들이 흉내나 내지 않을까 두렵다. 유명선수들의 관련이 드러나게 될 경우 청소년들에게 미칠 파문이 걱정이다. ◆구속된 장명부씨는 그가 재일교포 출신인데다 한때 화제의 인물이었다는 데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본 프로야구계에서도 한때 날리던 선수가 성적 부진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히로뽕을 가까이 하게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어렵지 않다. 한 일본 TV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선수는 스스로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프로정신」의 중요함을 누누이 강조하고 『머물고 있는 곳이 바로 고향』이라고 서울에서의 새 삶을 자랑했던 그가 그 프로정신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일융 투수와 비교된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의 다이요 훼일스팀에서 일본명 니우라 히사오(39)로 통하는 김은 바로 그 프로정신에 투철해 재기에 성공한 좋은 실례. 대담하지 못해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져 대성하지 못한다는 평을 듣던 그가 한국에서 돌아간 뒤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함으로써 팬들을 열광시켰던 것. 당시 일본 매스컴에서는 『니우라는 프로정신을 몸에 익혀 돌아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김 자신도 『프로정신은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뤄진다』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런 프로의 세계에 히로뽕 침투는 막아야 한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엄청나고 스타급 선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상처럼 되고 있다는데서 오히려 이들 선수들은 건전한 생활로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을 소홀히 할 때 프로 스포츠의 존재이유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각 구단에서도 다시 한 번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마약의 확산을 막는 것.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로 뿌리를 뽑아야 하는 것이다.
  • 정상의 정치·일상의 생활(사설)

    그 동안 20여 일 이상이나 심각한 정도의 사태를 빚어내며 국민을 불안케 했던 이른바 치사정국은 향후 정치발전과 관련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것은 역사의 발전에는 우여곡절이 있으며 정치사회의 발전적 전개에는 많은 갈등과 괴리가 수반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그 동안 소용돌이 쳤던 시국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셨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5·18을 고비로 안정을 희구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의 기대는 이제 보다 안정적인 정치발전에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정치와 사회를 정상으로 돌리고 국민들의 생활을 일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여당의 확고한 입장 천명이 요청되고 있다. 20여 일간 지난일을 되돌아 보면 사실 그 일련의 과정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6공출범 후 최대의 난국이었음은 분명하다. 이제 그 같은 혼란했던 시국을 수습할 국정쇄신방안이 곧 마련될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기대 또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고 정부·여당의 사태수습노력이 눈에 보이는 가운데 일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각개편 등 수습내용이 가시화되는 단계인 듯도 하다. 물론 사람만 바뀐다고 해서 일이 잘 되겠느냐는 의문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인간사와 문제의 해결이 결국은 사람손에 달렸다는 오랜 경험을 믿고자 하는 것이다. 한때의 진통과 갈등은 보다 나은 미래를 가꾸기 위한 사람들의 지혜와 노력을 요청하는 발전의 원리일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이른바 치사정국은 좋든 나쁘든 그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정부·여당이 시국수습노력과 아울러 당면 정치현안인 광역선거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선거대책에는 선거일자와 공명방안,사람선택의 문제,여야 협조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될 것이다. 특히 이번 광역선거는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 이어 그 이상으로 앞으로의 정치발전과 사회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정치 행사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광역선거 자체가 국민적 합의인 데다 시기적으로 치사정국이라는 돌발적인 사태를 겪은 후인만큼 정치권은 물론 전국민적인 기대와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인 모두의 새로운 자세가 요청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 대도시 집회 등으로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는 야당측의 입장선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들 역시 정치권의 책임있는 세력으로서 한껏 불안했던 사태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들은 경우에 따라 학생 및 재야의 시위투쟁에 참여했고 국정개혁과 내각퇴진은 물론 정권에 대한 퇴진주장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제도권 정치세력의 장외투쟁이 과연 시국수습과 정상적인 정국전개에 도움이 될 것인가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야당권마저 일상의 마당을 벗어나 장외에 머문다면 간신히 가닥을 잡은 것 같은 시국수습에 오히려 혼선만 초래할 것이다. 그보다 광역선거에 임하는 대책수립에 더 바빠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당장 시국수습과 정국발전을 위한 여야 정치권의 회동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경찰 중립화”… 홀로서기 큰걸음/새 경찰법 따른 조직개편 어떻게

    ◎「내무부 산하」 벗어나 새 살림 차려/「7인위」의 외풍배제가 관건으로 우여곡절을 겪어오던 경찰법안이 임시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내무부 산하기관이던 경찰이 오는 7월 경찰청으로 독립하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찰은 지난 48년 정부수립 이래 처음으로 독립된 중앙행정기구가 돼 13만 경찰의 숙원을 풀게 됐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초 경찰청의 독립을 전제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공표했기 때문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릎쓰고 여당만으로라도 통과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경찰법의 통과로 경찰 내부에서는 앞으로 경찰위원회 설치규정을 마련하는 등 각종 법령의 개정작업과 기구개편 및 인사 등 이른바 「경찰개혁」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새 경찰법은 우리 경찰이 「정권의 시녀」라는 오명을 씻고 「민생의 파수꾼」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대 변신을 불러올 것은 틀림없으나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벌써부터 문제의 핵심인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는 완전한 독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 법이 경찰을 중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경찰력의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 내용◁ 이 법의 골자는 내무부 산하 보조기관이었던 치안본부를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승격,독립시키고 치안본부장 독임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찰청장을 견제하는 경찰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방경찰 또한 시도지사의 보조기관이었던 경찰국이 시도지사 소속하의 지방경찰청으로 개편돼 경찰행정의 책임성과 독자성을 보장하는 한편 지방단위로 치안행정협의회를 설치해 경찰의 중립화를 꾀하도록 돼 있다. 경찰청장은 내무부 장관이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제청하고 이를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경찰청장은 내무부 장관으로부터 정치적 지휘만 받을 뿐 실무에 있어서는 전권에 가까운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장은 특히 경찰사무의 통할,각급 경찰기관이 지휘감독,일선경찰서장의 전보권 등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서 경찰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길을 찾았다. 또 치안정책을 독자적으로 입안,시행할 수 있으며 지방경찰청·해양경찰청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게 돼 지금보다 지위가 훨씬 강화된다. 이처럼 경찰청장의 권한이 크게 강화됨에 따라 경찰법은 경찰위원회로 하여금 경찰청장을 견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위원회는 내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기 3년의 7인 위원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2명은 반드시 법관 자격이 있어야 하고 위원장과 위원 1명은 상임이다. 이 위원회는 경찰의 인사·예산·장비·통신 등에 대한 주요정책과 제도 및 인권보호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한다. 또 지방치안행정협의회는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업무협조 등 필요한 사항을 협의조정하도록 했다. 이 법은 특히 「내무부 장관은 위원을 제청함에 있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경찰중립화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경찰위원은 국가공무원법에규정된 공무원 신분 의무규정을 준용,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당적 이탈 후 3년 ▲선거직 퇴임 후 3년 등 중립을 위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다. 새 경찰제도는 종래의 독임제에 위원회제(합의제)를 가미시킨 「절충형 국가경찰제」의 형태를 띠게 됐다. ▷과제◁ 경찰법이 통과됨에 따라 경찰 내부는 앞으로 각종 하위법령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돌아갈 것이다. 특히 경찰조직 개편의 방향에 대해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윤곽은 경찰청장은 치안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치안총감이 맡고 그 밑에 치안정감으로 경찰청 차장을 두며 현재 5명의 치안감이 담당하고 있는 차장제도를 없애는 대신 치안감이나 경무관으로 10명 이내의 국장을 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치안총감 1명,치안감 6명,경무관 19명으로 구성된 치안본부 수뇌진의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잔여인력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경무관이 국장을 맡아온 대구 인천 전북 충북 등 대부분의 시도경찰국을 지방경찰청으로 승격시키면서 그 장도 직급을 치안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또 복잡다단하게 분류되어 있는 치안본부 48개과의 통폐합 문제,중앙경찰청과 지방경찰청의 업무조정 문제,16개 부처 70여 종이나 되는 다른 행정부처와의 업무조정 문제 등도 산적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새 경찰법은 경찰행정의 전권을 행사하다시피 하는 경찰청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함으로써 대통령 직속기구의 속성을 벗어날 수 없도록 했으며 경찰위원회의 구성방식 역시 정부의 입김을 피하기 어렵게 돼 있다. 정부여당은 이같은 우려를 줄이기 위해 당초 5인으로 되어 있던 위원수를 7인으로 늘려 중립성을 강조하는 선언적 근거를 두었으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경찰이 보다 진정한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보다 운용」이라는 점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 한국 「오로라탐험대」,북극 정복/영하 60도 혹한과 사투 60일

    ◎최종렬·신정섭 두 대원 쾌거/세계서 16번째… 도보론 5번째 【레저루트=서울신문국제전화】 대한의 건아들이 드디어 「북극점」을 정복했다. 한국 북극점 오로라탐험대의 최종렬 대장대행(33)과 신정섭 대원(27)은 7일 하오 4시(현지시간 7일 상오 1시) 죽음을 무릅쓴 60일 동안의 사투 끝에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점에 태극기를 꽂았다. 『나침반의 바늘이 뚝 멈춰섰다. 여기가 바로 지구의 꼭지점 북극점이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이 흐릿해져…』 두 대원은 이날 북극점에 태극기를 꽂은 뒤 캐나다 레저루트의 베이스 캠프에서 정복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고정남 단장에게 이와 같은 무전을 보내왔다. 고 단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온갖 어려움을 뚫고 우리의 자랑스런 사나이들이 인간의 발길을 꺼리던 미지의 땅 북극점을 정복했다』면서 『이 모두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국민들의 성원 덕택』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 8명으로 정복에 나선 오로라탐험대는 지난 3월1일과 2일 1·2진으로 나누어 출국,북위 74도48분,서경 94도59분에 있는 북극권 최북단 마을 레저루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렸었다. 허영호 대장(38)과 최종렬·최종인 대원(26) 등 3명의 공격조는 같은 달 8일 캐나다 워드헌트섬을 출발,북극점 공격의 대장정에 올랐으나 허 대장이 북극점을 92.4㎞ 남겨둔 북위 89도9분 지점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오로라탐험대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개수면·유빙·빙산 등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장해요인과 싸워가며 세계북극탐험사상 가장 빠른 1일 평균 20㎞의 속력으로 1천2백㎞에 이르는 「죽음의 탐험길」을 60일 동안 도보로 행진해 쾌거를 거뒀다. 이번 탐험대의 북극점 정복은 사상 통틀어 16번째이나 도보탐험으로는 5번째이며 우리나라는 9번째 북극 정복국가가 됐다. 이들 탐험대는 오는 11일쯤 레저루트를 철수해 16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 심야까지 신경전… “각본이다” 서로비난/「개혁입법」협상결렬 언저리

    ◎야의 “대안 미흡·양보않고 협상만 지연” 민자/여측 무성의 부각… 시국연관 강공채비/신민 임시국회 폐회를 이틀 앞둔 7일 여야는 13대 국회 최대현안인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놓고 심야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원,숨가쁜 막바지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민자·신민 양측은 사실상 「협상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제 3개 개혁입법 중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10시10분부터 55분 동안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 여야 2차정책위의장회담 말미 신민당측 율사로 배석했던 박상천 의원이 지른 고성이 문밖까지 퍼지면서 회담의 사실상 결렬이 기정사실화. 이날 회담 직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신민당측이 양보않는 한 민자당측이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돌아온 나웅배 민자당 정책위 의장이 『신민당측이 양보는 않고 회담만 지연시킨다면 더 이상 협상키 어렵다』고 통보하자 평소 다혈질인 박 의원이 감정을 억제치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 이어 양측 회담대표들은 얼굴을 붉힌 채 서로 인사도 없이 헤어졌으며 신민당의 조세형 정책위 의장과 박상천 의원은 회담장에 남아 『민자당측이 2차회담을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며 사실상 회담결렬을 통보했다』고 흥분. ○…나 민자 정책위 의장은 2차회담이 끝난 뒤 김종호 총무실에 들러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며 결렬을 통보. 나 의장은 이어 기자들에게 『양당간에 대안 자체의 골격에서부터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합의점 찾기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신민당측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협상을 더 할 수가 없다』고 못박아 협상중단을 선언. 나 의장은 『신민당측이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종전 입장에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경찰법도 대한변협 추천 2인을 포함한 경찰위원회에 총경 이상의 인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나 이는 경찰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초강경자세. 나 의장은 또 『신민당측이 여야 협상진행중에 국가보안법 수정안을 법사위에 상정한 것을 두고 강력히 항의하더라』고 전하고 『그러나 협상을 지켜보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상정,논의하는 것이 상례』라며 일축. 그는 협상시한이 8일 낮 12시인 점을 감안,접촉을 계속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원체 양쪽 의견에 거리가 있어 접근가능성이 없다』고 잘라말해 여당단독 강행처리 방침을 시사. 그는 특히 신민당측이 제시한 경찰법과 국가보안법 수정안 문안을 기자들에게 들춰보이며 『3년 동안 입만 열면 외쳐댔던 개혁입법에 대한 준비가 고작 이 정도냐』 『여당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며 흥분. ○…신민당은 이날 밤의 여야정책위의장회담이 결렬되자 전날의 심야당정회의에서의 개혁입법 수정안 발표에 이은 여권의 협상제스처가 「명분축적을 위한 연극」에 불과했다고 성토하며 시국상황과 연관지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 김대중 총재는 8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결렬에 따른 여권의 책임과 무성의를 부각시키며 신민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언급할 예정인데 지금까지보다는 보다 강도높고 구체적인 대여 투쟁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신민당은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자당이 개혁입법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려 할 경우 실력저지를 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세워논 상태.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시국수습에 대한 정부당국의 미온적인 조치를 규탄하며 이미 몇 차례 언급했던 「제한적 장외투쟁」과 연관지은 진일보한 대여 압박수단을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 이날 회담이 결렬된 뒤 조세형 정책위 의장은 ▲민자당측이 협상진행도중 8일 낮 12시를 협상시한으로 못박은 점 ▲여권의 수정안을 협상대표인 오유방 의원이 법사위에 제출해 이날 강행처리하려 했던 점 등을 들어 여권의 협상태도는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른 정치연극이었다고 비난. 조 의장은 『민자당측이 법사위에서의 강행처리 기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말로 일관한 것은 기만성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흥분. 조 의장은 『저쪽에서 8일 상오 10시 국가보안법을 의장직권으로 본회의에 넘겨 처리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면서 『개혁입법 가운데 보안법과 경찰법은 강행처리하고 안기부법은 다음 기회로 넘길 듯한 감을 받았다』고 설명. 박상천 대변인은 성명에서 『민자당이 사기극을 꾸미고 있던 시각에 우리당은 지난 2년간 지켜오던 입장에서 후퇴하며 협상안을 작성하고 있었음을 생각하면 한없는 분노의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 그러나 개혁입법협상의 타결이 어렵다는 점은 양측이 제시한 수정·절충안의 현격한 차이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며 신민당으로서는 이점을 간파해 이날 협상의 결렬에 앞서 김 총재의 기자회견을 서둘러 계획했다는 분석. 신민당은 이날 상오에는 여권의 개혁입법처리에 대한 급작스런 태도변화의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이미 준비해 둔 절충안을 공식·비공식 모임을 통해 손질해 제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헛손질」로 종결. 특히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실무팀이 마련한 절충안에 대해 홍영기 유인학 박상수 의원 등이 『지금같은 상황에서 여당과 타협해 득이 될 것이 있느냐』 『이렇게 양보할 필요가있느냐』고 불만을 강력히 토로해 의회가 2시간 이상 계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김종호 민자,김영배 신민 양당 총무는 양당 정책위 의장간의 개혁입법 1차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자 이날 하오 7시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재절충을 시도했으나 역시 이견을 노출. 이날 하오 법사위에서의 국가보안법 수정안 단독상정으로 불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김 신민 총무는 우선 임시국회 회기를 5∼7일 연장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혁입법협상 시한을 8일 자정까지로 하자고 제의. 김 민자 총무는 이에 『회기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협상시한도 8일 낮 12시까지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제시. 김 민자 총무는 그러나 『합의처리 가능성에 대한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8일 상오 10시30분 김 신민 총무와 다시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밝혀 협상시한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김 민자 총무는 또 『의장회담에서 진전이 없으면 총무회담으로 「공」이 넘어오는 것 아니냐』고 말해 경찰법과국가보안법의 단독처리 가능성을 시사. 김 총무는 민자당의 국가보안법 수정안과 관련,『우리 입장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오늘 야당이 보여준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히고 『상오 10시에 정책위의장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을 2시→3시로 연기하더니 급기야 40분이나 늦은 하오 3시40분 회담이 시작됐다』면서 『이 동안 신민당은 의원총회니,소위구성이니 하다가 나중에는 회기연장 얘기도 나오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서슴없이 표현. 한편 김 총무는 이에 앞서 서울시내 모처에서 정부 고위관계자와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숙의한 뒤 이날 하오 6시20분쯤 국회로 돌아와 김동영 정무1장관,김중권 법사위원장,서정화 수석부총무 등 총무단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김 법사위원장에게 이날 여야간 격돌이 예상됐던 법사위의 산회를 지시.
  • 「치사파문」에 민생은 뒷전으로/국회 상임위 활동 결산

    ◎대안없는 설전… 공해처방 못 내려/국회법 협상·「윤리규범」 처리 성과 국회 상임위별 활동이 6일 시위대학생의 사망사고의 파문 속에 심한 몸살을 겪으면서 7일 동안의 일정을 마감했다. 제1백54회 임시국회는 이제 각종 안건을 처리키 위한 7일부터 3일 동안의 본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그러나 상임별 활동실적이 극히 저조한 데다 정치권의 위기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극명하게 확인시킴으로써 정치권에 대한 무력감과 불신의 골만 깊게 한 채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게 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상임위별 활동은 대정부 질문 후반기에 돌출한 시위진압 전투경찰에 의한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의 여파로 내무위를 비롯,행정·법사·문체위 등 상당수의 상위에서 표출됐듯 시종 시국관련 현안에 대한 공방을 거듭,민생현안을 뒷전으로 물러나게 했다. 특히 6월로 예정된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각종 현안과 관련,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묘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정치공세성 홍보 및 선전에 초점을 둘 수밖에없어 알맹이 없는 상위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상위과정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곳은 역시 ▲강군사건으로 촉발된 시국현안과 ▲낙동강 페놀유출사건 ▲원진사태 등을 다룬 내무위와 보사위·노동위 등으로 꼽힌다. 강군사건으로 내무장관이 경질되는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내무위는 3일 동안 전투경찰의 시위진압 투입 적정성여부,사복체포조 해체공방,시위진압 방법개선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의 격돌을 거듭했다. 신임 이상연 내무장관으로부터 시위진압용으로 투입된 전투경찰을 의무경찰로 대체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데 이어 시위진압 의무경찰 역시 일반경찰로 전환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고 시위진압방법과 관련,공격적 질서유지 방법에서 방어적 질서유지 개념으로 수정하겠다는 언질까지 받아냈다. 내무위는 그러나 진상규명조사소위를 구성했으나 장외투쟁의 목소리를 높였던 재야 쪽을 의식한 신민당의 조사활동 참여 거부 및 민자당의 적극적인 제도개선 노력 의지의 미흡 등으로 내실있는 「처방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구타전경의 살인죄 또는 폭행치사죄 적용 공방,경찰책임자 처벌 논란 등 원론적인 입장의 설전만 난무했다고 할 수 있다. 집회 및 시위방법의 개선,시위진압 경찰의 행동을 보다 엄격하게 규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집시법 개정문제,화염병처벌법,전투경찰법안의 손질 등 본질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권 나름의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진사태와 관련,공장을 직접 방문해 직업병 실태 등을 조사한 노동위는 강군사건 등에 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시국노동행정에 주안점을 두었던 노동부에 새로운 인식을 촉구했고 산재예방 직업병 방지 등을 위한 환경개선노력 의지를 일깨웠다는 점에서 그런대로 활동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문체위는 지난 89년 전교조 사태를 계기로 민자당이 단독발의한 교원지위특별법안을 야당측의 반대 속에 강행통과시켰으나 야권이 『법안통과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불법·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본회의 통과과정에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국방위에서는 단골메뉴인 안기부의정치사찰 여부,국군기무사의 운동권 학생 등 민간인 사찰시비와 북한의 핵개발 상황 등이 주요의제로 떠올랐으나 정치쟁점에서 크게 빗나간 사안들인 탓인지 별다른 마찰없이 공방을 마감했다. 이밖에 농수산위는 「외미 도입 절대불가 촉구결의안」을 여야 공동으로 채택,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관련,쌀수입 가능성을 시사한 정부관계자의 발언으로 불안해하던 농민들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국회에서 시국사안에 대해 정치공방만 거듭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회법 개정협상의 진전과 의원윤리실천규범 제정 등을 마무리한 것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국회법 협상과 관련,본회의 발언제도,국회의장의 권한강화 부문 등은 여야간의 인식일치를 도출하지 못했지만 윤리위원회 설치,국회 활동의 TV생중게,상위 상설화 등 상위 활성화방안 도입,각 상임위의 예산심사내용 존중 등의 내용은 앞으로 의회활동의 내용과 질을 한차원 높이는 제도개선책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여야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수서파동 등을 거치며정치권의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은 가운데 의원들의 윤리성 강조를 명문화한 의원윤리실천규범안의 탄생은 정치권의 자정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상위활동을 마감하는 시점까지도 개혁입법처리를 위한 여야고위급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개혁입법처리를 목적으로 소집된 이번 임시국회의 의미를 무색케할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정책위의장회담 등에서 7일부터 법안별 본격절충을 시도키로 의견을 모았으나 현재로서는 합의처리 가능성은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야는 그러나 정치권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과 실망으로 이어질 개혁입법처리의 지연에 대해 부담을 나눠가질 수밖에 없어 실무절충 과정에서 극적인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열사로 부르지 말아다오”/김동진 제2사회부기자(현장)

    ◎안동대 김군 아버지의 오열 『영균이를 죽게 한 노 정권을 타도하자』 『민주화를 주장하는 학생들이 가족장을 막는 것은 독재가 아니냐』 안동대생 김영균군(20·민속학과 2년)의 장례식이 치러진 4일 상오 8시30분쯤 경북대병원 영안실 입구에서는 가족장을 저지하려는 학생 2백여 명과 재야인사 50여 명이 「노 정권 타도」를 소리높여 외쳐대고 또 한편에서는 김군의 아버지 김원태씨(54·서울시 지적관리계장) 등 유족들이 이들에 둘러싸여 가족장을 한사코 고집하고 있었다. 이날의 장례식은 결국 유족들의 뜻대로 가족장으로 치러지기는 했으나 이 과정에서 아버지 김씨가 「민주국민장」을 요구하는 범시민대책회의 학생들에게 멱살을 잡혀 한때 실신,응급실로 옮겨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아버지 김씨는 이동용 침대에 누워 링겔을 3개나 꽂은 상태에서 아들의 장례식을 지켜봐야 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장례식은 어머니 박옥숙씨(46)와 고모 등 유족 30여 명 만이 참석한 가운데 불과 20여 분 만에 끝났다. 장례식이 치러지는 동안에도 학생 등 재야인사들은 「타도 노 정권」을 외치고 노래들을 불러댔다. 이처럼 쫓기듯 장례를 마친 김군의 유해는 하오 1시50분쯤 영안실에서 영구차로 옮겨져 동구 신천동 청구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 주관으로 간단한 노제를 가진 후 수성구 고모동 시립장의관리소로 운구돼 화장됐다. 김군의 유해가 영안실에서 영구차로 운구될 때에도 김군의 아버지는 이동용 침대에 누워 「마지막 가는 아들」을 멍하니 쳐다보며 이렇게 되뇌었다. 『내 자식은 죽었지만 더 이상 나와 같은 슬픔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들의 죽음이 결코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영구차 주변의 학생들에게 『학생들의 뜻을 수용하지 못해 미안하다. 영균이를 열사라 부르거나 영웅시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다만 내 아들이 먼 훗날 의롭게 살다가 죽어간 한 젊은이로 남기를 바랄 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통을 참아내려고 입술을 깨무는 그의 부정에서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을 되새기게 했다.
  • “책임통감,국민에 죄송”/노 총리 국회답변/야선 내각 총사퇴 요구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속개,노재봉 국무총리를 비롯,관계 국무위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여 경찰의 명지대생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과 관련,시위진압의 문제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는 강군 상해치사사건과 관련,신민당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안응모 내무장관의 답변을 저지,안 장관의 답변이 뒤로 미루어지고 정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여야간에 안 장관의 답변을 서면으로 대체키로 합의함에 따라 가까스로 수습돼 이날로 대정부 질문 일정을 모두 끝냈다. 노 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명지대 강군 사망사건과 관련,『시위진압 전경의 공무수행 범위를 벗어난 불법적 폭행으로 인해 학생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과 국회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건의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노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내각사퇴 및 내무부 장관 해직요구에 대해 『이미 해당 경찰서장과 전경대장은 문제의 책임을 물어 처리했고 그 이상의 책임소재는 수사가 마무리된 후 신중히 검토해 국민들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면서 『내각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며 앞으로 불행한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사복체포조 해체 요구에 대해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경찰운용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노 총리는 사학재단퇴직금의 국고지원문제에 대해 『교육부는 전액을 국고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재정형편상 일률 지원에는 어려움이 있어 관계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지원토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 총리는 행정수도 이전문제와 관련,『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산림청·철도청 등 11개 국가기관은 95년까지 대전 둔산지역에 이전하기 위해 설계작업중이며 국가보훈처·과학기술처의 대전 이전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노 총리는 『기초의회의원 당선자의 평통자문위원 위촉수락 강요사례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평통자문위원회법에 선출직 공직자는 우선 위촉토록 되어 있어등록시 수락을 권유는 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잡음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손주항·최훈 의원(이상 신민)은 강군 사건과 관련,『지난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이후 4년 만에 다시 공권력에 의해 일어난 이번 사건은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안응모 내무부 장관의 문책은 물론 노 총리 내각의 총사퇴를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또 국회진상조사단의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진압 사복체포조,이른바 백골단의 해체 및 현장지휘 책임자의 즉각 구속,치안본부장과 서울시경 국장의 파면을 강력 촉구했다. 이종남 법무부 장관은 『26일 하오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강경대군 사망사건 전담수사반을 구성,경찰의 수사기록과 함께 관련전경 4명의 신병을 인도받아 직접 수사에 나서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범법사실이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재학생에 대한 학원과외 허용문제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당장 허용키는 어렵다』고 말하고 『그러나 여론의 흐름과 시대분위기를 감안하면서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최병렬 노동부 장관은 『원진레이온에 대한 전문가 진단결과 국제적 기준치인 10ppm을 넘게 된다면 가동을 즉각 중단시키겠다』고 밝히고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가 나쁜 것으로 나올 경우에도 역시 가동을 중단시킬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 “쌀 개방” 큰 파문/박수길대사 “불가피” 발언설 안팎

    ◎UR 협상카드냐 여론 떠 보기냐/상공부등 “사실무근”… 해명에 진땀/“생사걸린 문제다” 농민단체 반발/“쌀 내놓고 나면 지킬게 뭐 있나”… 논리적 모순 지적도 국내 쌀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박수길 주제네바 대사의 23일자 발언이 일파만파의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와 농민들은 물론 집권여당인 민자당까지 발끈하고 나섰다. 국내 경제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경제기획원도 서둘러 박 대사의 발언을 부인하며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민자당 소속 농림수산위 의원들은 24일 조경식 농림수산부 장관과 간담을 가진 자리에서 박 대사 발언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박 대사를 소환하거나 보직을 변경토록 촉구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쌀을 둘러싼 정부의 방침이 과연 어떤 것인지 파동의 경위를 알아본다. ○…박 대사는 제네바 대사로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상시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브뤼셀에서 열린 UR회담의 경우처럼 관련부처의 장관들이 출장을 가지않는 한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식대표이다. 재외 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중인 박 대사는 23일 외무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의 UR협상 추이에 비춰 볼 때 『쌀도 시장의 3∼5%는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 동안 쌀은 물론이고 그밖의 몇개 농산물은 절대 개방을 못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해온 정부의 기존입장을 뒤집는 것이다.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외무부는 박 대사 발언의 일부를 확대해서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농림수산부는 즉각 외무부 통상국장 및 박 대사와 통화를 한 뒤 『쌀 등 기본 식량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개방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는 기존방침을 재확인,발표했다. 농림수산부는 이 발표에서 『특히 쌀에 관해서는 관세화는 물론 최소 시장개방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박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일부 신문이 그의 발언을 대서특필하자 외무부도 24일 해명서를발표,박 대사가 『쌀을 포함한 일부 주요품목은 개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최근 미국과 일본간의 교섭동향으로 미루어 볼 때 일본이 쌀에 관해 3∼5%의 최소 시장접근을 인정,쌀 시장을 불가피하게 개방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네바의 분위기』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가능성을 감안해서 만반의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박 대사 발언의 파문이 가라앉을 무렵인 24일 상오 이봉서 상공부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이 입전돼 꺼져가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국제적인 무역규범을 다루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서 농산물협상을 재개하면 한국이 『쌀문제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미국에 매우 협조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이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는 통신기사가 들어온 것이다. 상공부는 로이터통신의 이 기사가 전혀 엉터리라고 즉각 해명했다. 이 장관이 23일 워싱턴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가졌으나 농산물 시장개방 계획과관련,쌀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한 바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대해 『쌀 수입문제는 국내 정치·사회적 어려움을 감안해야 하는 민감한 문제이며 농산물 수입자유화 계획과는 별도로 취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수많은 외국기자 외에 한국기자들도 여러 명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공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혼선이 이어지자 농림수산부가 경제기획원에 관계부처 회의소집을 요구했고 기획원은 서둘러 농림수산부 발표와 똑같은 내용의 정부방침을 재확인해야 했다. 농민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민자당도 노발대발하고 있으며 농협중앙회에 설치된 수입개방대책위원회는 강태언 위원장(충남 아산 원예조합장)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6백50만 농민의 생존권이 걸린 쌀의 수입개방을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결국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적인 애드벌룬으로 의심하는 시각도 없는 게 아니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방침을 정해 놓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슬며시 여론을 떠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박 대사가 현재 맡고 있는 역할 때문에 제기되는 추측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 중 『쌀 시장의 3∼5%는 개방하고 나머지 품목은 개방을 유보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구절에는 논리적 모순이 포함돼 있다. 우리의 경우 쌀을 개방하고 나면 유보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공산품의 경우 이미 수입자유화율이 1백%인데다 농산물 가운데서도 쌀을 양보하고 지켜야 할 다른 품목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가 펄펄 뛰는 분위기를 봐도 이번 파문이 의도적으로 주요정책을 흘린 케이스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쌀 농사는 농민소득의 절반 이상,농경지의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히 우리 농민들의 밥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직자들의 신중하고 사려깊은 처신이 아쉽다고 하겠다.
  • 남북 직교역(사설)

    남북한간에 직교역의 통로가 열린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분단 이후 남과 북은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를 해 왔고 부분적이지만 인적교류도 가졌다. 그러나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는 열렸다가는 닫히고 닫혔다가는 열리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며 지금은 소포츠를 제외하고는 중단된 상태에 놓여있다. 우리 정부는 닫혀있는 남북의 창을 다시 열기 위해 적십자회담과 고위급회담의 재개를 북한에 제의해 놓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남과 북이 물자의 직교역을 성사시킨 것은 실로 획기적인 쾌사가 아닐 수 없다. 코리아탁구팀이 「작은 통일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남북의 직교역은 「통일을 향한 경제교류」라는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직교역의 합의내용에 따르면 올해 안에 남쪽의 쌀 10만t을 북쪽에 보내고 북쪽에서는 이 가격에 해당하는 시멘트와 무연탄을 남쪽으로 보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오는 5월초 1차분으로 남쪽의 쌀 5천t(40㎏짜리 12만5천가마)과 북쪽의 시멘트 1만1천t·무연탄 3만t 물물교환형식으로 인천항과 남포항을 통해 주고받을 것이라고 한다. 수송수단으로 제3국선박을 이용한다든지 휴전선을 통하지 못하게 된 것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합의가 아닐 수 없다. 남북한간에 물자교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8년 이후 지난 2월말까지 남북한은 7천만달러 상당의 물자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교역은 모두가 중국·홍콩 등 제 3국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남북간의 직교역을 꾸준히 제의해 왔지만 북한이 정치적인 명분 때문에 이를 거부했었고 제3국을 통한 간접교역도 공개되는 것을 꺼려했었다. 그렇다면 북한이 어째서 직교역에 합의했으며 이 사실의 공개에도 동의했을까.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에 있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왔던 「정치적 명분」을 일단 후퇴시키고 「경제적인 실리」를 앞세우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현재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변화의 시도로 볼수 있는데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이 남쪽쌀을 먹고 시멘트 품귀현상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남쪽의 건설현장에서 북쪽의 시멘트가 사용된다면 남북경제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직교역의 품목이 다양화되고 수량도 확대되기를 바라며 이것이 축적되어 본격적인 남북경제협력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남쪽의 기술과 북쪽의 인력을 하나로 묶어 끊어진 철도를 다시 잇고 인천과 남포간에 정기항로가 개설되고 북한의 경제특구에 남한기업이 진출하는 일들이 실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 남북의 직교역을 식량난 타개를 위한 임시방편으로만 이용한다면 남북의 경제교류는 더 이상 진전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당국도 고립과 폐쇄의 울타리 안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직교역합의도 이 같은 사실확인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경제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모색해야 한다. 맏형의 논리나 원조의 차원에서 벗어나야 하며 북한의 체면과 자존심을 손상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남북간의 직교역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 바란다.
  • 구청장 출석요구등 실제의회 방불/서울시 모의기초의회 현장

    ◎구정보고·조례개정등 상정,처리/“수수료 인상 곤란”에 특위 구성도 『선서! 본의원은 법령을 준수하고 선진구구민의 권익과 복리를 증진하며…』 30일 상오10시부터 2시간여동안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시의회 본회의장(옛 세종문화회관별관)에서는 서울시 구의회 모의개회식과 본회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모의 개회식」 참석자들은 시내 22개 구청 지자제 추진반원 등 1백50여명으로 보름앞으로 다가온 구의회의 의사진행준비를 맡은 주역들. 이들은 지난 28일과 29일 국회사무처 상원종 의안과장과 김기영 의사과장으로부터 의안 및 의사처리실무교육을 받은데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운영의 실무를 맡게된 책임감에서인지 비록 모의의회지만 국회본회의 등 실제회의를 방불케했다. 모의의회 첫날은 개회식과 의장·부의장선출로 시작됐다. 구의원중 최고령자가 임시의장을 맡아 의장을 선출한 뒤 의장의 사회로 부의장 1명을 뽑았다. 이어 간사(사무국장격)의 의사보고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부활된 지자제의 의의를 명심하고 구민을 위해 다같이 힘씁시다』란 요지의 개회사를 의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낭독했다. 곧바로 등단한 구청장이 『구민을 대표해 의원당선과 개원을 축하합니다』는 축사를 한뒤 개원 첫날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어 진행된 2차 본회의에선 회기결정의 건,구청장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 등이,3일째인 3차 본회의에선 구정보고 및 관계공무원 답변,제증명발급수수료 조례개정,의원배지제정 등 다양한 안건이 상정,처리됐다. 이날 참석자중 50명이 의원역을,나머지는 방청객역을 맡아 진행되는 동안 이날의 시나리오를 기획한 김국회의사과장은 『개회식을 알리는 시그널음악이 너무 장중하니 좀 가벼운 곡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간사가 보고할 때는 의장의 말씀이 완전히 끝난뒤 하라』 『개회식에 이어 진행되는 본회의에는 차수를 붙이지 않는다』는 등 자세한 부분까지 지적해주기도 했다. 의원역을 맡은 한 직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구민가계가 찌드는데 수수료인상은 곤란하다』고 발언하자 의장은 조례개정 「3인 특위」를 직권으로 구성했으며 배지제정은 외부전문가에게 의뢰키로 결론을 냈다. 국회의사과장의 지적을 열심히 메모하던 구청직원들은 그동안 불안하게만 느껴오던 구의회의사진행 뒷받침에 자신감을 얻은듯 4일째 본회의 폐회를 알리는 의사봉소리에 환호성을 질렀다.
  • 덤덤한 서울방송 프로편성(건널목)

    ○…라디오방송 개국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어왔던 서울방송이 오는 20일 하오5시부터 마침내 본격적인 정규방송에 들어가게 됐다. 서울방송은 지난 12일 라디오편성 계획을 확정한후 현재 마지막 점검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방송은 방송개시일인 20일부터 매일 21시간에 걸쳐 교양 3천5백95분(40.8%),오락 3천4백22분(38.8%),보도 1천8백3분(20.4%)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그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것이다. ○…그런데 서울방송이 라디오편성 계획을 발표한 직후 방송계 일각에서 프로그램 성격과 뉴스보도 진행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즉 프로그램 편성에서 서울방송이 당초 내세웠던 노인대상과 취업안내 국제화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의 차별화와 뉴스보도의 획기적 편성이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총 30개의 라디오프로그램중 노인대상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과 교통프로그램인 「서울전망대」 「자동차백과」 「가요드라이브」,건강프로그램인 「건강만세」,취업정보프로인 「출발! 성공시대」 등 비교적 특성화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기존 11개 라디오방송과 별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으며 매 15분 간격으로 1일 55회에 걸쳐 할애한 뉴스시간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존방송사가 교통·젊은이 대상·생활정보 차원에서 우위를 누리고 있어 이와 엇비슷한 프로그램 편성으로는 대응력이 적으며 현재의 보도국 소속인원 50명으로 엄청난 횟수의 뉴스진행을 담당하기도 어려워 기존 방송사의 청취율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견해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서울방송은 비교적 여유있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즉 서울방송은 첫 전파를 낼 무렵에는 청취율이 10%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프로그램 특성화를 고수함으로써 이를 만회해 나가며 보도국인원도 개국에 맞춰 70명선까지 늘려 방송계일각의 그같은 기우를 말끔히 씻어나가겠다는 반응이다. 또 개국후 기존매체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방송의 성공여부가 어떻게 판가름 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독립할아버지」 백매수옹의 「그날」의 감회

    ◎“「3·1의 의기」 통일로 이어졌으면…”/“목터져라 외치던 「함성」 귀에 쟁쟁/일 총리 「파고다사죄」 진심이길…” 올해로 72번째의 3·1절을 맞는 「독립할아버지」 백매수옹(90·서울 성북구 성북2동 58의19). 현재 생존해 있는 독립유공자 열분중 한분인 백옹이 맞는 올해 3·1절은 감회가 남다르다. 증빙자료가 부족해 지난 83년에야 우여곡절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공로표창장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 12월26일 마침내 자랑스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뒤 처음 맞게 되는 3·1절이어서이다. 그래서 백옹은 3·1절을 하루앞둔 28일 맏아들 낙선씨(63),증손자 에스라군(7)과 함께 아직도 그날의 함성이 들릴 것만 같은 파고다공원을 찾아 탑석과 손병희선생 동상을 둘러보았다. 해마다 이곳에서 거행되던 3·1절 기념식이 올해는 취소됐다는 소식이 백옹의 마음을 더없이 안타깝게 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지난 1월초에는 일본의 가이후 총리가 이곳에 와서 사죄의 뜻을 표하는 분향을 올린 사실이 생각나 마음 한구석은 흐뭇해진다고 백옹은 말한다. 3·1운동 당시 백옹은 19세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던 경신중학교 2학년생이었다. 반장을 하던 백옹은 학교 선배들로부터 비밀리에 3월1일의 거사계획을 전해듣고 학우 40여명과 함께 태극기를 품에 지닌채 파고다공원으로 달려갔다. 백옹은 다음해인 3월1일 전국적으로 다시 일었던 「3·1절 기념시위」를 은율군 장터에서 주도했다. 그날 백옹은 시위를 마치고 귀가길에 일경에 체포대 혹독한 고문을 당한 뒤 황해도 송화지청으로 넘겨져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특사로 풀려날 때까지 1년1개월을 평양구치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그후 32년에는 평양신학교를 졸업,목사가 돼 복음을 전파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나간 90평생을 돌이켜 보면 그날들이 바로 엊그제의 일들처럼 떠올라. 하지만 독립을 찾고자했을 때는 일제를 상대로 하나가 되어 싸웠지만 지금은 하나가 둘이되어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으니…』 6·25 동란이 터지자 단신 월남한 뒤 다행히 맏아들 낙설씨 등 세자녀들과 상봉하는 기쁨을 얻었으나 고향에 두고온 부인 박초봉씨(90)와 선태씨(65) 등 다섯딸과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채 외롭게 살아오고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 믿고 사랑하는 식구가 되고 나라 사랑하는 정신으로 뭉쳐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졌으며 한이 없겠다』는 백옹은 『붉게물든 황해의 일몰과 어릴적 놀던 뒷동산,고향집 안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모여있는 꿈을 종종 꾸곤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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