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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정보통신 헐값 매각

    쌍용정보통신 주식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 칼라일그룹에 팔리면서 쌍용양회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쌍용양회와 조흥은행은 14일 보유중인 쌍용정보통신 지분 384만152주(주당 8만2,500원)를 칼라일측에 매각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밝혔다.매각된 지분은 쌍용정보통신 전체 주식의 71.7%에 해당된다. 쌍용이 칼라일로부터 일시불 현금으로 받는 기본 매각대금은 3,168억원이며 본계약 체결시 이를 받게된다. 또한 추정 영업이익이 200%이상 달성될 경우 1,456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해 쌍용측이 확보하는 매각대금은 모두 4,62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칼라일은 쌍용정보통신에 대한 실사를 끝내는 대로 본계약을 맺을예정이며,실사는 늦어도 내달 15일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측은 “칼라일측이 매각대금을 현금 일시불로 지급할 수 있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협상대상을 칼라일로 결정했다”면서 “매각대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올해초 쌍용이 미국 뉴브리지캐피털에 정보통신 주식 364만주(지분 67.4%)를 팔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던 매각대금과 비교하면 많이 모자란 액수다. 당시 쌍용측은 296만주는 주당 10만1,510원에 현찰로 매각하고,나머지 68만주는 쌍용정보통신 경영 호전상태에 따라 최고 1,380억원에넘기기로 하면서 모두 4,400억원을 받기로 했었다. 한편 쌍용양회의 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정보통신과 칼라일의 본계약이 체결될 내달 중순 쌍용양회의 전환사채(CB) 3,000억원어치를 매입키로 했다고 쌍용측은 덧붙였다. 이로써 쌍용측은 정보통신 지분 매각과 CB발행을 통해 모두 6,000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하게 됐다. 한편 산업은행 등 4개 주채권단도 쌍용에 대해 총 9,000억원의 채무재조정을 해주기로 했다.쌍용양회는 이로써 전체부채 3조2,000억원가운데 1조5,000억원을 해소,부채규모가 1조7,000억원으로 줄게된다. 주현진기자 jhj@
  • [나의 레저] 꿈결 같았던 남극여행

    새해를 맞아 사회 각계 명사들의 여행과 레저 경험기를 싣는 ‘나의레저’를 선보인다.이들 명사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겪은 다양한 체험과 에피소드를 전하게 된다. 여행담을 이야기할 때,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남극 세종기지를다녀왔을 때의 황홀함이다.세종기지 창설 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았으니 1993년 2월의 일로 기억된다. 서울에서 뉴욕까지,뉴욕에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산티아고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4시간 내려가면 지구상 최남단 도시,푼따아레나스에 내리게 된다. 남극대륙으로 가는 길목이다.칠레 공군의 수송기가 예약되었다고 했지만 여러날을 허송했다.3시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였지만 날씨가 어찌나 요동치는 지 예측불허였다. 일행중 몇사람이 어울려 제법 크지만 허름한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패티김의 ‘서울의 찬가’가 울려퍼졌다.우리 원양어선 선원들이 가끔 찾아오기에 우리 가요가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펠러 수송기의 화물칸에 올랐다.갑갑해서 승무원에게 사정을 설명한 뒤 한참을 매달린끝에 조종석에 오를 수 있었다. 바닷속 밑바닥까지 어항속처럼 환히 보이던 그 깨끗함.그날 따라 파랗다 못해 하얗게 보이던 하늘의 장관은 머릿속까지 청정하게 만들었다.둥둥 떠다니는 희디흰 얼음산들.온통 하얀 남극대륙 빙원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킹 조지섬에 기착.고무보트로 옮겨 앉아 얼음 조각 사이를 헤치고 30분 가량 나아가 마침내 태극기도 선명한 세종기지에도착하게 됐다. 여러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비롯,열다섯분쯤 되는 대원들이 상주하고 있었다.일년내내 갇혀 지내는 그분들은 사람들을 얼마나 그리워 하는 지 밤새 이야기꽃이 활짝 피었다. 싱싱한 횟감의 맛은 차치하고,만년설을 쪼갠 얼음 조각을 띄운 위스키의 감미로움 또한 어찌 잊으랴.더욱이 몇 만년전 눈보라가 얼음이되면서 그 순간 얼음 조각에 갇힌 에어포켓이 위스키에 녹으면서 “팅팅” 소리내며 터지는 그 음향을 이세상 어떤 악기가 재현할 수 있단 말인가. 밤에는 손에 잡힐 듯 내려앉은 별빛 아래에서,낮에는 시원하면서 따사롭던 햇살 아래에서 뒤뚱거리는 펭귄들과 함께 지낸 남극의 여행을생각하면 지금도 꿈결같기만 하다. 또 하나,공군 수송기 속에서 만난 열살 짜리 미국소년,남극의 미국기지에 사는데 혼자서 미국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우리는 언제쯤 이 소년을 닮은 어린이들을 발견하고 흐뭇해 할 수 있을까.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 신세계 2연승 “”막강 전력””

    신세계가 현대를 제치고 2연승했다. 신세계는 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1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정선민이 무려 37점을 쏟아 부은데 힘입어 현대에 93-90으로 힘겹게이겼다. 신세계는 이로써 강호 삼성생명과 현대를 연파하며 2승을 기록,막강전력을 과시했고 우여곡절 끝에 리그 참가를 결정한 현대는 투혼에도 불구하고 2연패에 빠졌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한빛은행이 쉬춘메이(18점 11리바운드)와 김나연(14점·3점슛 2개)을 앞세워 3쿼터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지난해최하위팀 금호생명을 76-63으로 제압했다.
  • [김삼웅 칼럼] ‘소용돌이 정치’의 현주소

    그레고리 헨더슨이 1968년에 저술한 〈소용돌이의 한국정치〉는 지금도 한국 정치의 속성을 이해하는 교과서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1958년부터 1963년까지 주한미대사관 문정관과 정치 담당 자문을 하면서 ‘소용돌이 치는’ 한국 정치의 현장을 지켜보고 분석한내용을 한권의 책으로 저술했다. 헨더슨이 한국에 체류한 시기는 이승만의 폭정이 절정에 달한 자유당 말기부터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우여곡절 끝에 ‘민선 대통령’에 취임한 기간에 해당된다. 헨더슨은 조선시대에서 일제 식민통치와 미군정을 거쳐 이승만·장면·박정희정권에 이르는 한국 정치의 양상을 정치문화와 정치 발전의 관점에서 분석했다.그리고 한국 정치의 본질을 네 부분으로 집약했다. 첫째는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적 열쇠는 동질성과 중앙집중에있으며,둘째는 엘리트와 대중간에 매개 그룹이 없는 사회관계로 인해한국 정치의 역학은 사회의 모든 활동적 요소들을 태풍의 눈인 중앙권력을 향해 치닫게 하는 거센 소용돌이(vortex)를 닮았으며, 셋째는이런 중앙집중적환경 속에서 한국의 정치는 당파성과 개인 중심, 기회주의성을 보이면서 합리적 타협의 기초를 결여하게 되었으며,마지막으로 이런 소용돌이 정치 패턴에 대한 처방은 다원주의와 분권화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외국인이 분석한 한국 정치의 틀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양상으로 운영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더욱 안타까운 일은한국 사회의 소용돌이 패턴이 중앙정치 등 상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의 기저에도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사회 발전과 정치 변동에 따른 정치인의 새로운 충원과 도태가 이루어지고 헌법과 국회법 등 법률과 제도가 바뀌었으며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어느 정도 분권화도 이루어졌다.또 수평적 정권 교체로인권이 크게 신장되고 사법권과 민간단체들의 영향력도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 다원성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정치문화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오히려 소용돌이 패턴은 근대화 과정에서 변종되어 악화된 감이 없지 않다.제도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의인주의,사적관계를 중히 여기는 사고,형식주의나 명분주의 집착 등전통적인 태도는 여전히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혈연·학연·지연 등연고주의는 개인이나 각급 단체,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부동의 사회생활법칙으로 자리잡고 있다.무엇보다 저자가 소용돌이를 잠재울대안으로 제시한 중간 매개 집단과 정치 세력들마저도 자체 내에 소용돌이 패턴을 복제하는 경향을 보인다.”(김달중,소용돌이의 정치해제) 지금 우리 정치는 다시 ‘소용돌이’의 블랙홀로 다가서고 있다.1996년 4월에 실시된 제15대 총선때 1,000억원대에 이르는 안기부(현 국정원)자금이 구 여권에 흘러 들어갔다는 검찰의 수사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정국이 혼미 양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 회복을 위한 일대 계기가 되기를 바랐던 청와대 여야 영수회담이 입씨름으로 결렬되면서 타협을 모르는 여야 대립은 안기부 선거자금문제가 터지면서 극한 대결로 치닫게 되었다. 한국 정치의 속성대로 또 한차례 정국에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이고,이로 인해 경제 위축과 사회적 혼미는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검찰은 그동안 실추된 권위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철저하게 진실규명 차원에서 수사해야 한다.국가 안보의 막중한 책임을 맡은 안기부의 국가예산이 특정 정당의 선거자금으로 전용됐다면 용서받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국면 호도용이나 다른 정치 목적에 이용해서는안된다.어디까지나 진실규명에서 검찰의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한나라당도 범법 사실을 야당 탄압으로 몰아 정치 공세를 펼 것이 아니라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소용돌이 정치’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과감한 분권화와 지방자치의 활성화 그리고 정당의 민주화가 요구된다.이것은 헨더슨의 주문이기도 하다. 국민은 지금 경기 침체와 실업 그리고 때마침 불어닥친 폭설과 추위에 떨고있다.정치권은 안기부자금 구 여권 불법 유입사건이 ‘사회전체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자제하면서 진상규명과경제 살리기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대한광장] 파리에서 본 한국 30년

    해마다 맞는 신년이건만 올해는 감회가 남다르다.파리에서 한국학을가르친 지 30년째라는 개인적 이유에다 프랑스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지난달 29일 프랑스·독일 합작방송 ‘아르테’는 불국사와 석굴암 불상,종묘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 세계문화유산을 심층 보도했다.임진왜란 때의 훼손 실태와 두 차례 복구 등 역사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문화적 가치 평가를 덧붙였다. 이 프로를 보노라니 프랑스에서의 한국 이미지 변화와 그와 관련된개인적인 삶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1972년 파리국립동양어대학에서시작,지금 파리7대학교 한국학과에 몸담기까지 한국 역사,고전·현대문학,한문 등을 가르치고 논문을 지도하는 동안 30년이 지나갔다.프랑스 문물을 최대한 배워서 한국에서 후진양성에 힘쓰겠다는 계획으로 접어든 유학길이 뜻하지 않게 한국학 교수로 변신한 여정은 아이러니라기보다는 ‘운명’ 같다.힘든 때도 많았지만 한국을 프랑스의가슴에 심는 데 한몫했다는 점에선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몇가지 기억을 통해한국 이미지가 프랑스에서 어떻게 부각되어 왔는지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197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한·불관계는많이 변화해 왔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프랑스에 비친 한국의 위상 변화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따른 것은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내가 유학온 70년대 초만 해도 체류자는 대부분 유학생 및 외교관이었다.당시 프랑스에서 한국 이미지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개발도상국 혹은 중국과 같은 문자를 사용하는 나라”정도였다.1974년에대한항공이 항로를 열고 외환은행을 비롯한 여러 회사의 지점이 들어오면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토대가 만들어졌다.그러나 ‘독재국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일로 입에 오르내리지는 못했다.이런 시각은 80년 광주민주화 항쟁때 정점에 달했고 때론 낯부끄러운 질문도많이 받았다. 정치적 오명을 만회하는 유일한 수단이 문화였다.이 역시 간헐적이고 개별적인 공연에 그쳐 큰 반응을 얻기엔 미약했다.그러다 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문화행사와 88올림픽을 계기로 상황이 반전되었고 90년대 들어서눈에 띄게 나아졌다. 해마다 해외문학을 알리는 행사인 ‘벨 에트랑제’가 25주년을 맞은지난 1995년 프랑스는 한국문학에 애정을 쏟았다.시인 고은 황동규를 비롯,소설가 박완서 최인훈 이문열 조세희 윤흥길 등 한국 문인 13명을 초대했다.이 중에는 내가 번역하여 프랑스에서 절판이 될 정도로 호평받은 ‘바람의 넋’의 저자 오정희가 포함되어 개인적으로도뜻깊은 행사이기도 했다. 영화 쪽으로 기억을 돌리면 더 풍요롭다.1993년 퐁피두센터에서 ‘한국영화 70년제’가 열렸다.개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서편제’가반응이 좋아 파리시내 개봉관에서 재상영되었다.특히 판소리는 관심의 핵이었다.잔잔하게 퍼지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1999년 ‘파리가을축제’때 ‘한국영화 파노라마’로 이어졌다.‘문화국가’의 수도에서 한국 문화의 독창성을 널리 알리는 신호탄이었다.지난해 주불한국문화원 개원 2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파리 시네마테크’에서열린 ‘춘향뎐’시사회는 장사진을 이뤘고,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이함께 입장하고 김대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한국 관련 방송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토론프로도 자주 열리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3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1997년 경제위기때 유네스코 대표부를 축소해 한국 문화를 알릴 길이 좁아진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발전이다.이는 정치적 민주화에 힘입은 것도 사실이지만 문화외교의 구실도 무시못할 것이다. 그 속엔 한국의 외교관 및 문화단체 그리고 숨어서 일한 개인들의 노고가 깔려 있다. 문제는 앞으로이다.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이 ‘문화외교관’자세로 ‘한국 열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세계화 혹은 미국화라는 경제 중심의 근시안적 정책개발에서 벗어나 문화를 통한 국력신장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자문해 본다. ■이병주 파리7대학 교수·한국학
  • [사설] 남북 화해의 세기 열자

    민족사에서 유례가 드문 질곡으로 얼룩졌던 20세기를 마감하고 새세기를 맞았다.분단과 이로 인한 동족상잔과 냉전,분열의 고통을 딛고 남북이 화해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올 한해는 지난해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으로 불이 지펴진 남북간 화해·협력 기운이 더욱 무르익고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되기를 기원한다.남북 구성원이 서로 오가며 돕는 ‘사실상의 통일’ 기반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온겨레의 소망인 ‘완전 통일’도 이를 통해 언젠가는 성취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이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밝힌 대(對)내외 정책방향을 주목하고자 한다.당보(노동신문),군보(조선인민군),청년보(청년전위) 등 북한의 3개 신문 공동사설은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국가 경제력 제고,주민생활 향상 노선 등을 천명했다.특히공동사설에서는 북한당국의 6 ·15 남북 공동선언 이행 및 대외 관계개선 의지가 읽혀진다. 선군(先軍)혁명이니,강성대국 건설이니 하는수사는 일단 대내용 구호로 받아들여진다.따라서우리는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대외 개방,특히 대남 협력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거듭 확인한 것으로 보고자 한다. 돌이켜 보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도 반년이나 지났다.그 동안남북관계 개선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한반도 안팎의 여건이많이 바뀌었다.우선 남북관계 개선의 가장 큰 추동력이었던 한국 경제가 체질개선 과정에서 전환기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미국 부시 행정부의 등장으로 한반도 주변 강대국간 역학구도가 변화할 조짐도 보인다.자칫 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접근 노력이 뒷걸음치기라도 한다면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은 얼마간 우여곡절을 겪을지도 모른다.뿐만 아니라 혹시 주변 강대국간 군비경쟁이 재연된다면 한반도 탈냉전의 흐름이 지체될 소지마저 없지 않다. 바로 이런 때일수록 남북은 교류·협력과 긴장완화를 제도적 틀로정착시킴으로써 상생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장기적으로 남북간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렛대는 평화정착과 상호 이익에대한 기대감이다.특히 올해 남북경협은 서로 도와가며 이익을 공유하는 실질적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우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지난해 평양 방문에 이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남쪽방문을 바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을 통해 남북이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제도적 방안에 합의한다면 남북간 공존공영의 튼튼한 토대가 될 것이다.
  • 3당대표의 새해 정국구상·각오

    신사년 새해 아침을 맞아 대한매일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 등 여야 3당 대표와 회견을 갖고 신년정국에 대한 구상과포부를 들어 보았다.전날 일어난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파문으로 이들 3당 대표의 회견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이들의 견해와 신년 정국구상을 점검한다. ■金重權 민주당 대표.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집권당으로서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저희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먼저 과감히 고치고,초심(初心)으로돌아가 결연한 각오로 국민 여러분의 아픔을 씻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우리가 겪는 고통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모두가 ‘다시 할 수 있다’는 새 출발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속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과 관련,김 대표는 “그분들 스스로의결단”이라며 “자민련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는 만큼 정국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만족해 했다. 나아가“세분 의원의 결단은 국정과 정국 안정을 위해 자신들의 몸을 던진 것으로,높이 평가해야 하며 정국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기여할 것”이라는 말로 이적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그러나 이적의원 파문으로 신년정국이 벽두부터 경색되는 것을우려했다.“사전에 이들의 이적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전날 총무보고로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 ‘지난 한해 정치권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4 ·13총선에서국민들이 어느 당에도 과반수 의석을 주지 않았던 것은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시대적 과제를 함께 해결하라는 주문이었는데도,정치권은 반목과 대결로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드린 점에 깊이 자성한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특히 “여야간 대화가 실종된 것과 4·13총선을 통해 지역 감정이 악화돼 동서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지난한해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회고한 뒤 “여야를 떠나반성하고 함께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정치 선진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아집과 독선의 정치로부터의 탈피’를 꼽았다.“말로는 상생의 정치를 앞세우면서 실제로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극한 대결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은연중에 야당을 꼬집었다. 새해 민주당과 국회의 운영 구상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국민의정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집권당인 민주당의 역할에 달려 있다는생각으로 정부시책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힘있는 책임정치’를 다짐했다. 그 방안으로 “실무 차원에서부터 실효성 있는 당정 협의를 이끌어내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며,당원들의 의사가 굴절없이 의사결정에 투영되고,결정된 사항에 있어서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따를 수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평소 구상을 제시했다. 국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야당을 대화로설득하고, 또 일관된 주장과 책임 있는 말로 현실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면 우리 당은 언제든지 흔쾌히 수용할 것”이라는 다짐도 곁들였다. 끝으로 그는 “무거운 돌은 내가 먼저 든다는 겸허한 마음과 적극적자세로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 이라며 “민주당과 함께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늠름하게 헤쳐나가는시대의 동반자가 되어달라”고 희망했다. 이지운기자 jj@.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001년 저와 한나라당은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앞장서 제시하겠지만,여권도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를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경제 살리기’를 역설하면서도 지난 한해 대여(對與)투쟁 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탓인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특히 연말 민주당 의원 3명의 갑작스러운 자민련 입당으로 정국이급랭하면서 이 총재의 신년 구상은 복잡하게 얽혀드는 분위기였다. 이 총재는 “지난해 현 정권이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관계로 인정하는 ‘상생(相生)의 정치’보다 정략과 공략의 대상으로 삼는 ‘상극(相剋)의 정치’를 함으로써 정치권 모두가 국민에게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말 ‘의원 주고 받기’를 대표적인사례로 들었다.국회법 개정안과 검찰총장 탄핵안 등 여당이 국민 여론과 야당의 의사를 무시하고 무리한 밀어붙이기를 감행하는 바람에정치와 국회의 파행이 증폭된 점도 아쉬워 했다. 이 총재는 새해 정치의 바람직한 방향과 관련,“국가 이익과 민생을위한 상생의 정치가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법과 원칙을 바로세우는 작업에 야당이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민주당 의원의 자민련 입당 등 구시대적인 힘의 정치에 연연한 정계개편 논의나 정략적 차원의 개헌 논의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정치를불안하게 해서는 결코 안된다”며 여권에 거듭 주문했다. 하지만 화두(話頭)는 역시 경제 살리기였다.그는 “지금은 분명 위기와 고통의 순간이지만 위기와 고통보다 더 무서운 것은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것”이라면서 “용기를 잃지 말고 지혜를 모아 위기를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1년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선진 한국으로 나아가는 ‘민족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민생을 살피고 적시에 불안 해소대책이 강구될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의 전문성과 정책 개발능력을 증대시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활동과 프로그램들을 개발,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국회에서는 운영상의 미비점을 개선하고 잘못된 관행을 탈피하겠다고 역설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金宗鎬 자민련 총재대행.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은 “민생안정과 경제살리기를위해 국정을 책임진 공동정권의 한 축으로서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할 것이며,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도 더욱 애쓰겠다”고 약속했다.새해 휘호를 ‘민화년풍’(民和年豊)이라 정한 김 대행은 “올해는 민심이 화합하고 경제가 풍요로워져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신감 넘치는 김 대행의 발언은 지난달 30일 이뤄진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그는 “자민련이 대립과 갈등을 조정,정국을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자평했다. 새해 정국에 대해서는 “대통령 5년 단임제가 갖는 폐해가 지난 정권에서는 물론 지금까지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4년 중임,정·부통령제 도입에 대한 논의 등 개헌론이 구체적이면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지역갈등을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의회가 책임을 지는 내각책임제로의 개헌이 자민련의 흔들리지 않는 당론”이라고 밝혀 당론은 여전히 내각책임제임을 분명히했다. 김 대행은 무엇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따른 민주당과의 공조복원기틀 마련에 무척 고무된 듯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간,이른바 ‘DJP 공조’에 대해 “두분이 만나 해결할 문제”라면서도 “자민련은 집권당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계속시시비비를 가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자민련 이적 의원들에 대해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을봐도 그렇다.“한나라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라면서 “한나라당도 새해에는 원내 제1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해 책임지는,큰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내 일부 반발에 대해서도 “강창희 부총재나 이완구(李完九) 의원등의 반발은 연초에 교섭단체로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개진한 것”이라며 “이들도 세 분의 입당을 전적으로 환영한다는입장을 보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새해에는 반드시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당과 당원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그는 “올 한해는 대선을 염두에 둔 유력 정치인들이 어려운경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여 지난해보다 더 걱정스런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자민련은 정통 보수 정당으로서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포부를 털어놨다. 이종락기자 jrlee@
  • 경실련·참여연대 포부

    “새해에는 한차원 높은 시민운동을 펼쳐 서민과 약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비정부단체(NGO)로 꼽히는 경실련과 참여연대.지난한해 4·13총선, 의료계 파업,개혁입법 추진 등 굵직한 현안에 맞서숨가쁘게 보낸 두 단체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시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운동을 펼치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지난 89년 결성돼 출범 13년째를 맞은 경실련은 올해를 ‘제2도약,재창립의 해’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총선후보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는 등 ‘후보자 정보공개 운동’을 펼쳐 참여연대와 함께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의약분업 과정에서도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힘을 쏟았고 영종도 국제공항 등 대형 국책공사 감시 운동,지방자치제도 개선 등에도대안 제시와 함께 많은 역할을 했다. 경실련은 지역 경실련과 힘을 합쳐 주민투표,주민소송,주민소환 등주민참여입법 운동을 펼치는 것을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이와함께 국가 예산 낭비 감시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시민의 세부담을 줄이고 국가적인 개혁 작업에 시민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는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고계현(高桂鉉) 시민입법국장은 “경실련은 90년대 초반까지 성장을거듭했으나 90년대 후반 들어 조직의 비대화로 의사소통이 단절되는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사회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운동의 질적 도약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총선연대’의 주축이 돼 일대 돌풍을 불러일으켰다.3개월여 동안 총선연대를 이끌면서 시민운동의 수준을 한단계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나 부패방지법·국가인권위원회법 제정,국가보안법 개정 등 3대 개혁법안의 제·개정에 결정적으로 힘을 불어넣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재벌의 변칙상속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 첫손가락에꼽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지방자치단체장 판공비 공개운동,국정감사모니터활동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남겼다. 올해 참여연대는 행정부와 국회에 대한 모니터활동을 강화하는한편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조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터넷 시민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점 사업이다.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져온 온라인 시민운동을 한데 묶는 ‘시민행동 전문사이트’를 설립,새로운 시민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게 참여연대의 새해복안이다. 박원순(朴元淳) 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이 아직 출발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나 한단계 도약하려면 올해에는 성숙단계를 지향해야한다”면서 “사회의 발전과 개혁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최선을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9.끝)사랑과 맛

    페미니스트가 들으면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절망에 빠지고 좌절한 남자에게는 여성이 세상과 닿는 통로이며 자기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사랑에 빠질 때 그렇다는 말이고 어느만큼 지나면 서로 냉정한 타인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에 보면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의 허무와 자폐증에 대한 심리 묘사가 곳곳에 나온다.죽음의 본질 비슷한 것을 곳곳에서 엿보고 돌아온 자는 생이 덧없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채게 된다.군대에서는 의학적으로 ‘전쟁 공포증’이니 ‘야전 신경증’ 정도로 다루고 후송과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휴양 중의 행위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여자와의 접촉이다.성행위를 하든 안하든 간에 여성과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간호만 받아도 안정을 되찾는다.그래서 나이팅게일 이후 ‘무기여 안녕’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병사들에게 여성은 ‘천사’나 다름없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와 제대를 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보낸 일년은 악몽이었다.우선 아무런 의욕이 없었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하고생각도 없고 누구와 말도 하기 싫고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했다.사나흘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잠이 깼다가 다시 돌아누워잠들었다가 하면서 보낸 적도 있었다.즉 폭력의 상처 때문에 남과의사회적인 접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없으므로 자폐되는 것이다.밤에는 눈 멀뚱히 뜨고 일어나 앉아서 담배나 피워 대다가 해가 번히 뜬대낮에 죽은 것처럼 자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한번은 자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던 아우가 내 몸을 건너 뛰다가 잘못하여 팔을 밟았고 나는번개 같이 일어나 손에 닿는 대로 잡아서 후려쳤다.화병으로 머리를때렸으니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 머리도 터져서 피투성이가되었다.그리고 또 어떤 날은 잠 자다가 일어나 마당으로 뛰어나가서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이러니 온 식구들이 공포에 질렸을 밖에.어머니가 목사님을 청해다가 안수기도도 올리며 법석을 떨었다.나는 어느 잡지에 나온 글을 읽다가 그 주소에다 대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한다.상대가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나는 나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 시키려 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그렇게 편지를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을확인한다. 내게는 어쨌든 내 존재를 비쳐주고 확인시켜줄 타인이라는거울이 필요했던 셈이다. 몇 통의 편지를 연달아 쓰고나면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것을 우체통에 갖다 집어 넣고 나서야 하루를 살았다는강열한 의욕이 생겼다.나는 젊어서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던 사람이고 ‘좋은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은 전장의 위험 속에서도 거의강박관념이었다. 내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가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여생으로서의 삶을 위해서였다.뭔가 끄적여보려고 했지만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던 제대 이후에 나는 편지라는형식을 통해서 수십장씩의 ‘자기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요즈음은인터넷이 있어서 ‘자폐’는 묘하게 은페되어 있다.혼자 독방에 앉아누구와도 직접 관계하지 않으면서 컴퓨터가 세상으로나가는 ‘창’이라고 착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디어 ‘왜 그러십니까?’식의 한 줄짜리 답장이 상대에게서 날아왔고 접촉이 시작 되었다.나는 그네를 만나러 시청 앞의 어느 찻집에나갔고 내 옷 차림새만을 전해둔 뒤였지만 상대의 반응이 없어서 그네가 과연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젊은 여성이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갈 뿐이었다.결국 두 시간쯤 기다린 뒤에 그네가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찻집을 나오게 된다.그러나 혹시 그네가 살그머니 왔다가 먼데서 관찰만 하고 돌아갔을지도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곳을 떠나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나는 주소를 가지고 그네의 집을 찾아 가기로 한다.이런 행동은 자기최면의 성격이 더욱 강해서 다른 가능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직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도 믿을 수가 없으며 그러나 자기 표현에목마른 젊은이들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편집증에대하여 잘 안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가 사촌누이에게 구애하려고 찾아가서 만나 주기를 청하고 거절당하자, 거실의 촛불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 손가락이 타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부르짖던 절박한 광경이 떠오른다. 빈센트는 그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던 창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날은 마침 추석 전날이라 달이 휘영청 밝았고 골목길마다 전 부치고 고기 굽는 냄새로 귀가하는 이들은 발걸음이 빨랐고 인기척도 일찍 끊겼다. 나는 주소지 근처에서 웬 아이를 만나서 길을 묻게 되고그애가 그네의 남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네를 드디어 만났다.짧은 글에서 본대로 그네는 부드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고 내 자폐증을 서서히 치유 받게 되었다.그네는 그날 다른 장소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이름의 찻집이 있었던것이다.나는 어쨌든 그 무렵의 다른 제대한 젊은이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네의 인도에 의하여 세상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아마 초겨울이었을 것이다.전라선 기차의 창가로 싸락눈이 부딪혀 날려가던 게 생각이 나니까.그때는 단풍철도 다 끝나서 기차에 승객도별로 없었다.내장산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락눈에 살짝 덮여 있었다.함박눈이 덮이면 더욱 풍성한 눈꽃이 피어나겠지만 싸락눈이 희끗희끗 덮인 나무와 산등성이들은 초로의 여인네처럼 조금 쓸쓸해 보였다.귀틀집을 독채로 여러 채 지어 놓은 방갈로들이 유원지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벽난로가 없고 방 한 가운데에 투박한 석탄쇠난로가 있었다.장작을 잔뜩 집어넣고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다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오솔길에는 싸락눈이 얼어서 뾰죽뾰죽한 성에가바사삭 부서지고 유리창도 꽃처럼 얼어붙었다.나는 산장의 아침 밥상에서 처음으로 ‘고들빼기’ 맛을 보았다.서울에서 자란 나는 물론이고 경기도가 고향인 그네도 고들빼기를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었다.쌉쌀하고 풀향내 나는 잎과 아삭이며 씹히는 뿌리의 맛이 여간 독특하지가 않다.고들빼기를 소금물에 며칠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어멸치 젓국에 찹쌀풀과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실파와 함께 담그었다가일주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그리고 한 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있는 돌미나리와 냉이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처럼싱그럽다.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 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 같이 정겨웁다.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돌미나리 김치와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 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 겨울에 봄을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어린 방향과도 같다.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시리즈를 이번 회로 끝맺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대한칼럼] 민족사의 새 지평 연 2000년

    새 천년의 첫해 2000년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불신과 반목,대립으로점철됐던 민족사를 화해와 협력,그리고 상생(相生)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킨 역사적인 의미를 남긴 한해였다.분단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채택,장관급회담과 국방장관회담 등 다양한 당국간 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등 대북정책의 획기적인성과들은 먼 훗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초석으로 기록될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이 남북한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 장관급회담 4회,국방장관회담 1회,외무장관회담 1회,경제협력 실무 접촉 2회,군사 실무회담 2회 등 올해 개최된 각종 남북 대화는 지난 1990년대 초 고위급회담 이래 최대 규모였다.또 두 차례실시된 이산가족 교환 방문은 온갖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시드니올림픽 개막식 공동 입장과 남북경협 제도화 장치를 위한 투자보장,이중과세 방지 등 4개 합의서 타결역시 실질적 차원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올해 남북 교역은 사상 처음으로 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올 남북 경협은 남북이 공존공생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확고히 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남북관계의 발전은 국민의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에 북측 또한 나름대로 실리주의로 호응함에 따라 이루어진것이다.특히 남북의 두 정상이 직접 서명,발표한 6·15공동선언은 조항 하나하나의 세세한 해석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있지만 과거 남북 기본합의서와 달리 실천성을 담보하고 있다.또 남북 정상회담 전후에 실현된 김정일 위원장의 비공식 중국 방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및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방북 등으로 대변되는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 노력은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 주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북 두 정상이 물꼬를 튼 남북관계 진전은 양측 모두가 아직은 조심스레 가꿔 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있다. 올해 남북관계는 최근 몇가지 돌출사태가 발생하고 남쪽의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다소 주춤거리고 있고,일부 혼선이 빚어지고있다. 그동안 남북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의 생사·주소 확인및 서신 교환, 경제시찰단과 한라산관광단 방문,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서울 방문 등의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4차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내년 초까지 50만㎾의 전력 지원을 요청한 것도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전력 지원문제는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한다는 일부의 비판과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할 때 국민적 동의를 얻는 데 부담이 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50만㎾ 전력 지원 비용이 7,0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면에서 실제 전력 지원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더욱이 북측이 한적 총재의 월간지 인터뷰 내용이나 우리 국방백서의‘주적’표현 등을 놓고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못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북·미관계가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공화당 행정부 출범이 자칫 한반도의 화해 협력과 평화 정착 움직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으면 한다. 남북한은 제4차 장관급회담에서 형성된 불신과 오해를 불식시키고대화 저해 요인을 제거해서 새해에는 한 차원 높은 교류,협력관계를이루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장청수 객원논설위원 csj@
  • 서울 온 러 스테파신 감사원장 본지 인터뷰

    지난 17일 방한한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 감사원장(48)은 19일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방문 목적을 “내년 2∼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준비와 경제교류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스테파신 감사원장은 법무·내무장관과 총리를 역임한 ‘거물급’으로 차기 총리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감사원 초청 형식으로 방한한 그는 청와대 예방과 감사원,외교부,재경부 방문 등 빠듯한 일정을 채우고 20일 출국한다. ◆방한 목적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내년 러시아 방문에 앞서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준비를 협의하기 위해 왔다.두나라간 경제적협력 문제 논의도 방한의 큰 목적이다. ◆남북은 최근 경의선 철도를 복원중이다.시베리아 횡단철도와의 연결 가능성은. 러시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특히 지난해와 올해두나라 정상간에 이 문제가 거론됐다.러시아는 이미 준비가 돼있다. 자금과 기술,의지도 있다.한국·북한·러시아 3자간의 철도 최고당국자 회담을 제안한다. ◆올 2월 러시아는 북한과 ‘우호선린협력조약’을 체결했다.앞으로의 관계 전망은. 3가지 목적이 있다.한반도의 전쟁위험 해소와 한국의 북한 경제건설에의 도움,나아가 한반도 통일에도 밑그림이 될 것이다. ◆최근 한·러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말이 있다. 한·러수교 후 10년이 됐다.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이제 한국은 믿음직한 우리의 동반자가 됐다.누구도 적대적 국가로 보지 않는다. ◆한·러 경제교류 증진에 대한 견해는. 두나라간의 올해 경제교류는25억달러 정도다. 아직 한·미,한·중과 비교가 안된다.한국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적극 유도하겠다.나홋카공단 건설사업은 한국에서는협정서가 통과됐지만 러시아에서는 통과가 안돼 늦어지고 있다.러시아 의회에서 곧 비준할 것이다.가스개발사업에도 한국기업이 자유롭게 참여토록 하고 러시아 헬기와 잠수함의 건조·판매 방안도 민간및 군사분야에서 논의하고 싶다.특히 이전의 러시아 잠수함(K2) 건조·판매 문제는 러시아의 서류검토 지연으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 ◆러시아의 부패척결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있다. 푸틴 대통령 취임이후 엄격한 법적용을 하고 있다.특히 경제분야와 예산분야 지출에서의 범죄를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러시아와 한국의 부패지수는 비슷한 것으로 본다.해외언론에서 러시아의 부패가 심하다고 보도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기홍기자 hong@
  • 뉴스피플 12월28일자 발간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12월 19일 발매,12월 28일자)는 희망과 절망의 교차 속에서 저물어가는 2000년을 돌아보는 송년호로 기획됐다.올 한해 민초들이 겪은 우여곡절과 희망,유행어로 본 2000년,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던 각계 유명인사의 부침(浮沈) 등을 커버스토리로 장식했다.다시 찾아온 경제위기속에서 고은 시인으로부터 희망의 단초를 들어봤다.자선냄비 1일 체험을 통해 경제난 속에서도 식지 않는 우리 사회의 온정의 현장을 취재했다.밀레니엄 첫 해를 가까운 사람끼리 공연장이나 미술관 등에서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연말 2배 즐기기 가이드도 눈에 띤다. 최근 국정원과 검경이 루머 차단에 나섰다.그 진원지로 지목되는 ‘맨 인 블랙’ 사설정보맨들을 밀착취재했다.우리 생활과 떼놓을 수없는 술을 통해 올 한 해를 정리한 ‘술 공화국’풍속도도 볼거리다. 연말이 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e메일을 통해퍼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특징과 에방책을 점검했다.당구만 잘 쳐도대학가는 세상.당구로 입시전쟁을 치르는 N세대들을 만났다. 요즘 스타마케팅이 뜨고 있다. 무명의 연기자나 가수를 인기인으로만드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스타마케팅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구조조정 성공사례 시리즈 두번째로 두산그룹을 해부했다.최근 한국중공업인수로 희망에 한껏 부풀어있는 두산의 구조조정 과정을 살펴봤다.
  • [사설] IMT-2000 선정 이후

    우여곡절 끝에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가 가려졌다.SK텔레콤·한국통신이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낸 반면 LG글로컴·하나로통신은 탈락함으로써 초미의 관심사인 ‘꿈의 통신’ 사업자 선정작업이일단락됐다.IMT-2000 사업은 2010년까지 매출이 38조원에 이를것으로추정되는데다 국민 생활에 일대 혁명을 가져 올 것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관심사로 부각되어 왔다.비록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정부와 통신업계간에 신경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 선정이 큰 잡음없이마무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업권을 따낸 업체들은 지금이 시작이라는 각오로 차질없는 서비스를 위해 빈틈없는 준비에 나서기 바란다.정부는 사업자 선정에 따른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IMT-2000은 사업권의향배에 따라 통신업계 지각변동은 물론 재계 판도변화까지 점쳐지는중대 사안이다. 그래서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업체는 향후 통신사업추진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자유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탈락 업체가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업권 쟁탈전에서 고배를 마신 LG글로컴 등이 그동안 개인휴대통신(PCS)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내년 2월 동기식 사업자 선정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LG글로컴 등은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동기식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IMT-2000 사업의 성패 여부는 얼마나 이른 시일안에 콘텐츠를 포함한 핵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국내 기술이 취약한 상황에서 서비스에 나설 경우 기술종속은 불가피하다.하루 빨리관련 기술의 국산화를 서둘러 외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또 중복투자 방지와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어서라도 PCS서비스 초기때 같은 출혈경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기고]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 전망

    지난 한달여 동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미국 대선은 우여곡절끝에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지금 우리의 관심을끄는 문제는 미국의 대·내외 정책의 변화다.대외정책 가운데 부시행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 등 ‘전환기에 처한 국가’와의 관계다. 부시 행정부는 러시아를 강대국으로 인정,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러시아의 다당제와 시장경제 출범에 만족한 반면 부시는 러시아가 정치·경제적 진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믿는다.특히 미·러 탄도미사일(ABM) 협정의 조정과 전반적인 전략무기 감축 및 확산 방지에 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라기보다 경쟁자임을 강조한다.중국이 탄도미사일,대양 해군,장거리 전략공군에 투자해 온 점에 유의한다.인권과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대량 살상무기 확산에 연계됐다고 본다.따라서 미국은 중국에 다소 강경한 입장을 띠며 중국을 과거보다 더 잠재적인 위협세력이자 수정주의 국가로 인식한다.남중국해에서 타이완과 큰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만약 미·중 두 나라의 이익이 상충할때는 강력히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여년간 미국을 괴롭혀 온 핵 및 미사일 확산과 이라크,이란,북한 등 테러 관련 국가에는 강경 대처할 것이라고 공언한다.한반도문제는 한국과 긴밀하게 상의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미국의 전반적인 외교안보 구상은 미국의 지도력,강화된 국방력,동맹국과의 협력 등이 핵심이다.클린턴 행정부는 국제 위상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도 지도력이 유약한 것으로 비쳐졌다.새 행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비전을 가진 행동,우선순위를 가진 행위,그리고 목적을 가진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수년간 국방비 감축으로 인한 군사력의 부작용을 고치기 위해 준비태세 강화,무기체계 개선,훈련의 질적 향상,급여 인상 등을 고려한다.동맹에 관해서는 대서양공동체를 위한 나토(NATO)의 역할,중부 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문호개방,인도와의 관계 강화,한국 및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유럽연합(EU)이 내부지향적 경향을 띠지 않도록 노력하고 러시아의 경제부활을위해 여타 선진국 및 국제기구들과 함께 건설적으로 관여할 것이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대한 무역역조를 시정하고 일본이 세계경제 운영에서의 엔진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할 전망이다.중국에는 국제무역기구(WTO) 가입 후 신중상주의 행태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중국의 개방,투명성,민간기업의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WTO의 다자간 협상채널과 관련해 제조업 분야의 관세와 쿼터가 삭감된 것에 비춰 농업,서비스,반(反)트러스트,소비자 보호,환경,노동,규제 등에 한층 관심을 기울일 전망이다.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은 세계 정치에 커다란 함의를 갖고 있다.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와 안정,국제경제 발전을 위한 미국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동아시아의 평화,한반도 문제의 원만한 해결,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제거와 개방,순조로운 남·북한 관계,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한국은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해야한다. 유찬열 덕성여대 교수
  • 2000 美 대통령 선거/ 백악관 새 안주인 로라…부시의 든든한 버팀목

    ‘조용하고 품위있는 백악관의 새 안주인’.미 대선 이후 5주간의우여곡절 끝에 백악관을 탈환한 조지 W 부시의 곁에는 늘 그의 ‘정신적 지주’ 로라(54)가 있다. 그녀의 조용한 내조는 부시가 미 대선의 최후 승자가 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현모양처 이미지의 로라는 왕성한 정치활동을 편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는 대조적인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평생 남편을 위해 정치연설을 할 필요가 없다”는 서약을 받고서야 결혼에 동의했을 정도로 정치에는 관심이 없던 그녀.그러나 유세기간중에는 남편을 위해 정치무대에 서서 대중지지 연설을 마다하지않았고 ‘아내만이 알 수 있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부시의 인간적 면모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 “남편이 내 생활을 흥미롭게 하고,나는 남편의 성격을 통제한다”는 그녀의 말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부시가 부인 로라의 안정성과 판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로라는 때때로 제멋대로인 남편의 ‘브레이크’ 역할을 적절히 해왔다.과음 버릇이 있던 부시가 술을 끊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된 것도 그녀의 내조 덕분이다. 이같은 로라의 성격은 그녀의 성장배경에 기인하는데 서부 텍사스의조용한 소도시 미드웨스트 출신인 그녀는 텍사스대를 졸업한 뒤 도서관 사서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1977년 친구의 바베큐 파티에서부시를 만나 부시의 구애 끝에 3개월 후 결혼, 바버라와 제인이라는쌍둥이 딸을 두었다. 이동미기자 eyes@
  • 최진욱의 미국증시 보기/ 부시당선 확정땐 단기적 상승

    지난 주말에는 플로리다 대법원이 손검표 개시를 명령했다는 소식에시간외 거래와 주가지수선물 가격이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일요일 연방대법원이 다시 손검표 중단을 명령한 뒤 나스닥100 주가지수선물이 상한가까지 치솟는 등 이번주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주요 지수는 개장 초 연방대법원의 최종 심리를 앞두고 투자자들이매수를 꺼리면서 약보합세로 출발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시후보의 승리를 점치면서 나스닥지수는 3주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 종목들이 기술주의 상승을이끌었다.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빠르면 현지시간 12일(한국시간 13일)에는 연방대법원의 판결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시장에서는 기업에게 보다 친화적인 부시 후보의당선을 바라왔다. 마이크로소프트,필립모리스 같이 현정부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메디케어(노인,극빈자를 위한 의료보험) 확대에 따라 타격이 예상됐던 제약업체와 정부의 시장규제에맞서는 AIG 같은금융재벌들은 적극적으로 부시의 당선을 지지해 왔다. 따라서 부시의 당선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때문에 이들 기업 같은 수혜주를 포함해 단기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다음주 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주 후반에 발표되는 11월 생산자및 소비자 물가지수도 상승폭이 완만할 경우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보름 밖에 남지 않은 2000년 주식시장이 우여곡절 끝에 상승세로 마감될 수 있는 조건들이 무르익고 있다. 이같은 단기적인 강세는 전세계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내년도 세계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강한 인상을 남길 것이분명하다. ㈜유에스인포 해외증시분석팀장최진욱 대한매일 뉴스넷 제공 kdaily.com
  • 의·약·정 합의 약사법안 국회 보건복지위 제출

    의·약·정이 합의한 약사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11일 오후 국회에 제출돼 의약분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최선정(崔善政)보건복지부장관과 김재정(金在正)의사협회장,김희중(金熙中)약사회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전용원(田瑢源)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합의안 서명식을 갖고 국회에 약사법 개정을 건의했다. 그러나 주사제의 병원내 구입허용 여부,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병원내 조제 허용여부 등에 대해서는 의·약·정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안돼 다소간의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주사제의 병원내 판매는 허용하더라도 거동 불편노인들에 대한 병원내 약품 조제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형기자 yunbin@
  • 우여곡절의 ‘어머니’ 다시 무대에

    서럽고 아픈 우리 현대사를 배경으로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생각해보게 하는 연극 ‘어머니’(연출 이윤택)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7일 막을 올린다.비극적인 내용만큼이나 어두운 사연이 많이 담긴작품이다. 지난해 주연 배우 손숙씨가 환경부장관 취임직후 러시아공연중 격려금을 받아 옷을 벗었던 바로 그 연극이다.손씨의 개인적인 불행말고도 정동극장장 사퇴,극작 연출가 이윤택씨의 밀양행 등다사다난한 과거를 갖고있다. 손숙씨의 재기 의지와 이윤택씨의 결단이 합쳐져 마련된 이번 공연의 작품 내용은 종전과 비슷하다.늙은 어머니의 회상과 독백을 축으로,아버지 뜻을 따라 첫사랑 대신 엉뚱한 남자에게 시집가 겪는 고된시집살이, 남편의 바람기에 시달리다 전쟁터에서 아들을 잃는 등 파란많은 한 어머니의 일생을 담았다.그러나 출연배우와 무대장치에선변화가 많다.극중 남편 역에 중견 탤런트 신구씨와 밀양 연극촌장 하용부씨가 더블 캐스팅됐다.연희단 거리패의 정동숙 이윤주씨가 어린시절의 어머니 일순역을 맡는 등 호흡을 맞춘다. 종전정동극장에서 맛보지 못한 토월극장 무대장치의 새로움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극 전체에 흐르는 한국적 정서를 맞추기 위해 지금의아파트와 옛 고향집을 동시에 비추는 독특한 장치와 회전무대로 새로운 느낌을 전한다.3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4시·7시30분,공휴일 4시.월요일 공연은 없다.(02)580-1300김성호기자
  • 정보통신분야 ‘人事태풍’ 분다

    IT(정보기술)분야에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연말 정보통신부나관련업계의 수뇌부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안장관 단명(短命)하나 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장관은 지난 1일정통부 월례조회에서 의미(?)있는 언급을 했다.그는 “생각해보니 오래 장관을 한 것같다”면서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정책에서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지난 2월11일 취임했다.물리적으로 오랜 기간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당정개편을 앞두고 거취와 맞물려 주목된다.연말IMT-2000 사업자 선정 이후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기술표준 등 각종 정책혼선들이 그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제시된다. 후임을 놓고 가시권에 들어오는 인사들은 많지 않다. 정치권에서는정보통신 정책통인 민주당 김영환(金榮煥)의원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출신 김효석(金孝錫)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통부차관 출신의 박성득(朴成得) 한국전산원장과 정선종(鄭善鐘)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이 하마평에 올랐다.김동선(金東善) 차관도 후보다. ■한통이 신호탄 한국통신은 오는 9일까지 이계철(李啓徹)사장 후임을 공모한다.오는 29일 임시주총에서 새 사장이 선임되면 후속 인사가 따르게 된다.폭 또한 거대한 조직을 감안하면 클 수 밖에 없다. 적임자를 놓고 하마평이 무수하다.강봉균(康奉均) 전 재경부장관이격(格)에 관계없이 0순위로 거론된다.장관후보에 든 정선종 원장 외에 이상철(李相哲) 전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성영소(成榮紹) 부사장,서생현(徐生鉉) 전 마사회장, 이계순(李桂淳) 한국통신산업개발사장등 다양하다. ■따내든,못따내든 태풍 연말 IMT-2000 사업자가 확정되면 IT업계에엄청난 인사바람이 예상된다.초기 비용만 2조원 안팎이 소요되는 게IMT-2000 사업이다.진용을 갖추려면 매머드급 인사가 수반될 수 밖에없다. 탈락 사업자들도 태풍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각 사업자들은배수의 진을 치고 뛰어들었다.탈락되면 실무자들은 물론,고위급 임원들도 인책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CEO 줄줄이 교체 최근 거대 IT업체나 벤처기업들의 CEO(최고경영자)들이 대거 바뀌었다.꽤 알려진 곳만 20여명이 넘는다. 지난달 15일 미국계 통신장비업체인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양춘경 사장을 CEO로 승진시켰다.미국계 모토로라 코리아도 조지 터너 사장 후임으로 오인식 휴대폰사업본부장을 앉혔다. CTI(컴퓨터전화통합)업체인 예스컴은 최근 조용식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큰사람컴퓨터는 김지문 전 코스모브리지 사장을,넷츠고는 김정수 SK텔레콤 전무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컨설팅 업체인 3S커뮤니케이션은 최갑수 전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을 대표이사로 기용했다. 인터넷 뱅킹서비스업체인 메일캐스터,B2B(기업간 전자상거래)기업인글로벌트레이딩웹코리아,통신장비업체인 한국텔레시스도 새 사장을뽑았다. 박대출기자 dcpark@
  • [사설] 이산의 恨 모두 풀자면

    분단 반세기 동안 ‘이산의 한’을 품고 살아온 남북 이산가족 200명이 어제 꿈에 그리던 혈육과 만났다.100세나 된 남쪽의 어머니는가슴속에 홍안의 청년으로 묻어두었던 북녘의 늙은 아들을 부여잡고오열했다.이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풀어놓은,하나같이 안타깝고 기막힌 가족사는 다시 온겨레의 가슴을 적셨다.우리는 지난 8·15에 이어두번째로 성사된 이번 2차 방문단 교환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데안도한다.이산가족 상봉사업의 정례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1차 방문단 교환 때만 해도 한차례 일과성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심이나 열기는 1차 때에 비해 아무래도 못한듯 하지만 이산가족 당사자들의 감격이야 매한가지일 것이다.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부담이나 정치적 잡음의 소지를 줄여 상봉사업의지속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한끼 만찬 비용에만 1억5백만원이 들었던 지난 8·15 서울 상봉 때의전례가 되풀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나아가 장충식(張忠植) 한적총재의 월간지 인터뷰와 같이 공연히 남북간 분란의 소지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북한측이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는 바람에 장총재가이번 상봉기간 중 해외출장을 떠나는 어색한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하는 얘기다. 상봉단 교환방식도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이번 행사에 드는 전체 비용을 1차 때에 비해 절반으로 줄인 것은 잘한 일이다.하지만 누차 지적한 것처럼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 육로 방문 대신 굳이 서해직항로를 선택한 것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당장 평양 순안공항의 짙은 안개로 상봉단을 태운 비행기 출발이 4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불편을 겪지 않았는가. 앞으로 긴 환영행사 등 허례는 줄이고 가족들간 만남은 자연스럽고밀도있게 하는 방향으로 행사 방식을 더욱 개선해 나가야 한다.3차때부터는 호텔 상봉 방식 보다는 고향방문을 하거나 상봉 가족을 동숙(同宿)하게 하는 등 한층 인도적인 방식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아울러 우리는 이제 제대로 된 이산가족 교류 인프라를 구축할 때라고 본다.상호 방문을 통한 시범적 상봉은 그것대로 규모와 횟수를 늘려가야 하겠지만 우편물 교환소와 상시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남북이 합의해야 한다는 뜻이다.남쪽에 사는 이산1세대만 해도 123만명이나 된다고 한다.이들이 단 한번이라도 북쪽의 피붙이를 만나게 하기 위해서는 매달 100명씩 상봉시키더라도 천년이 걸린다.북측은 상설 면회소라는 이산가족들을 위한 ‘만남의 오작교’를 놓는 데 적극성을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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