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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세 정성기, 야구인생 출발선에 다시 서다

    32세 정성기, 야구인생 출발선에 다시 서다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32살 정성기. 우여곡절 끝에 국내 프로야구 입단에 성공했다. 9일 NC가 발표한 2차 트라이아웃 22명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30대 신인 선수의 탄생이다. NC가 1군 리그에 참가하는 2013년이면 정성기의 나이는 34살이 된다. 다른 선수들이 선수 이후를 생각하기 시작할 무렵, 프로에 첫발을 들이게 된다. 정성기는 “그래서 이번 기회가 더없이 소중하다. 고마운 마음으로 간절히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신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참 순탄치 않은 야구 인생이었다. 고교 시절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에도 지명받지 못했다. 평범하고 눈에 안 띄는 투수였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부산 동의대에 입학했다. 4년 뒤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 입단했다. 애틀랜타는 사이드암 정성기를 3년 가까이 지켜봤다. 미국에서도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3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설득하는데 거절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한번 해보자 싶었습니다.” ●美 애틀랜타 적응하니 병역비리 연루 그해 루키리그에서 뛴 정성기는 2003년 싱글A에서 1승 4패 18세이브를 올렸다.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병역비리에 연루됐다. 한국으로 돌아가 군대에 가야 했다. 현역으로 강원 화천에서 소총수로 복무했다. 운동은 할 수가 없었다. “암담할 때였습니다. 이래저래 3년을 쉬었으니….” 그러고도 정성기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공은 더 좋아졌다. 2007년 싱글A에서 22세이브 방어율 1.15를 기록했고 그해 말 더블A로 승격됐다. 2008년엔 마음이 급했다.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빅리그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몸에 힘이 들어갔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고 성적이 들쭉날쭉해졌다. 2승 2패 6세이브에 4.41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해 말 구단주가 바뀌었다. 정성기는 애너하임으로 트레이드를 통보받았다. “이제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복귀 뒤에도 2년간 나홀로 구슬땀 이 즈음 국내 한 구단에서 영입 제의가 왔다.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국내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해외파 선수는 2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이 앞을 막았다.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또 쉬었다. 2년을 혼자 훈련했고 그러는 사이 나이는 어느새 30대를 훌쩍 넘겼다. 올해 열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어느 팀도 나이 많은 신인 투수를 원하지 않았다. “이렇게 끝내야 하나. 야속하고도 답답했습니다.” 정성기의 야구 인생은 이렇게 끝날 뻔했다. ●트라이아웃 당일 버스사고 불구 참석 그래서 NC 트라이아웃 기회는 소중했다. 정말, 마지막 도전 기회인지도 몰랐다. 순창에서 창원으로 버스를 타고 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길에서 버스가 굴러 승객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래도 정성기는 병원이 아닌 마산구장으로 달려갔다. 기회를 잡아야 했으니까. 결국 정성기는 한국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이제 훈련과 2군 생활을 거치면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실력이 모자란다면, 나이 많은 정성기는 퇴출 1순위다. 과연 정성기가 2013년,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두근두근 가슴이 뜁니다. 이 떨림을 간직하고서 매일 공을 뿌리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겠지요?” 32살 신인이 웃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피스토리우스 이중고

    피스토리우스 이중고

    사상 최초로 비장애인 대회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스타덤에 오른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여전히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비장애인 대회 출전과 관련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계속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을뿐더러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피스토리우스는 8일 영국 런던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계주에 참가하면 다른 선수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IAAF의 의견을 뒤집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IAAF는 대구에서도 바통터치 과정에서 그의 탄소섬유 의족이 다른 선수들을 넘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피스토리우스가 1번 주자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다양한 계주 경기에서 뛰었어도 사고는 한 번도 난 적이 없다.”면서 “IAAF가 원한다면 증거 자료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대구 대회에 출전하기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의족이 레이스 시간을 더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논란을 일축하고 대구에서 역사를 썼지만 주종목인 남자 400m에서는 준결승 진출, 1600m 계주에서는 예선전에만 참가했을 뿐 결승에서 최종 엔트리에 오르진 못했다. 조국이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땀으로써 피스토리우스도 은메달을 갖게 됐지만 조금 찜찜하게 딴 메달인 셈이다. 피스토리우스는 “내 직업은 육상선수이지 토론가가 아니다. 더 이상 의족 논란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긴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구 대회에서 선전했다고 하지만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남아공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내년 초 선발전을 가진 뒤 올림픽 직전인 6월에 다시 한번 대표 선수를 걸러낸다. 피스토리우스는 “육상선수가 대개 1년에 2~3번 컨디션을 극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힘든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훈련에 집중해 런던에서 다시 한번 트랙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기고] 홍수조절능력 확인한 경인 아라뱃길/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 교수

    [기고] 홍수조절능력 확인한 경인 아라뱃길/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 교수

    1987년 7월 26일과 27일, 굴포천 유역에는 강우량 343㎜의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대홍수가 발생해 굴포천 유역에서만 사망자 16명, 재산피해 420억원 등 막대한 홍수피해가 발생하였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올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서울·경기 지역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굴포천 유역에도 352㎜의 강우량을 기록하였다. 전국적으로 사망·실종자가 70여명에 달하고 1만 4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1987년과 달리, 굴포천 유역의 피해 소식은 없었다. 24년 만에 또다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부터 굴포천 유역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인 아라뱃길’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굴포천 유역은 전체의 40% 이상이 저지대로, 홍수 때 굴포천 수위가 한강수위보다 낮아 자연배수가 안 돼 거의 매년 심각한 수준의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다. 호우에 따른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인공 방수로를 건설하여 굴포천 유역의 홍수를 서해로 배제시키는 ‘굴포천 방수로사업’이 시작되었다. 또 지난 2009년부터 한정된 국토와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경인 아라뱃길사업’이 추진되었다. 경인 아라뱃길은 평상시 굴포천 방수로를 주운수로로 이용하여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서 인천 서구 시천동을 거쳐 서해로 접어드는 총 길이 18㎞, 폭 80m의 뱃길로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여 육상교통 체증 완화 및 수도권 물류난 해소 등을 위한 사업이다. 이번 집중호우 때 경인 아라뱃길은 굴포천 유역의 강우를 서해로 배제하는 역할을 훌륭히 완수하였다. 경인 아라뱃길이 없었다면 약 22㎢ 면적의 굴포천 하류 유역은 과거와 같이 깊이 1~2m의 물속에 잠겼을 것이다. 경인 아라뱃길 본연의 기능인 홍수조절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1일 인천, 부천, 김포 등 굴포천 유역 일대에 16시간 동안 222㎜의 기습적 폭우가 내린 때도 마찬가지였다. 1987년 7월 대홍수 수준인 50년 빈도의 폭우였지만, 아라뱃길은 굴포천 유역을 안전하게 지켜 주었다. 최근 들어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잦아지고 그 규모가 날로 커지는 기후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굴포천 상류지역인 인천 계양구·부평구, 부천시 등은 과거에 저지대 농경지였으나 현재 급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으로 바뀜에 따라 홍수가 급속하게 하천으로 흘러들어 하천이 범람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 경인 아라뱃길의 홍수조절 능력은 확인되었지만, 여기에 각종 치수시설물 운영의 묘가 더해져 아라뱃길 시스템의 홍수처리 능력이 향상된다면 앞으로 굴포천 유역은 1987년의 아픔을 다시 경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다가오는 10월이면 아라뱃길이 개장된다. 국내 최초의 운하인 경인 아라뱃길은 평상시에는 뱃길로 화물과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홍수 때에는 안전하고 믿음직한 물길로서 지역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해야 할 것이다. 긴 시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아라뱃길이 국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국민에게 주목받는 상징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다같이 힘을 모을 때다.
  • [CEO 칼럼] 때론 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CEO 칼럼] 때론 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확실히 요즘 사람들은 원칙보다는 실리를 더 많이 따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원칙 운운하는 나를 융통성 없는 노인네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고리타분한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원칙이 분명하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자기 원칙이 없으면 항상 기준을 외부에 맞추기 때문에 우왕좌왕 흔들리지만 원칙이 분명하면 그 기준에 맞춰 일관성 있게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원칙의 중요성과 힘을 피부로 느낀 것이 한국 민속촌을 건립할 때이다. 당시 나는 총리실 초대 행정조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종필 총리는 서울에 민속촌을 만들 요량으로 서울시장한테 민속촌 부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던 중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에서 추진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해 청와대로 이관되었다. 얼마 후 그가 사임하면서 다시 총리실이 담당하게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법대로라면 민속촌 건립은 불법 그 자체였다. 나 또한 놀란 사실인데 건축법에는 초가집을 짓는 것조차 위법이었다. 상상해 보라.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건립하는 민속촌 공사에 초가집이 빠진다면 어떤 모습이겠는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떡, 파전, 막걸리 등 전통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지만 그것 역시 위법이었다. 이외에도 아이디어로 제시된 일들 중에는 상당수가 법에 어긋나 관계부처에서 난색을 표했다. 우선 나는 일을 진행시켜 놓은 후 대책을 강구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민속촌은 분명 나라를 위해 필요한 공사였다.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된 것이 바로 총리 지시각서였다. 총리 지시각서는 일시적이긴 하지만 법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비현실적인 법안으로 인해 일이 추진되지 않을 때 발동할 수 있는 조치였다.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한 사람이 내게 물었다. “아니 원칙을 중시하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 예외 조항을 생각해 내었습니까?” “민속촌에 초가집을 짓는 것이 법에 어긋난다면 법이 잘못된 것이지요. 잘못된 법은 고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비슷한 일에 봉착한 적이 있다. 직원들 운동장으로 사용하던 부지가 있었는데, 그곳이 비업무용 토지로 분류돼 어마어마한 세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경영진에서는 여러 차례 회의가 열렸는데, 법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내 생각은 달랐다. 직원들을 위한 체육시설은 기업에 업무용이었다. 땅이 남아서가 아니라 직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배치한 것이었다. 나는 부당한 세금이라는 생각에 이의신청을 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다른 경영진들은 승산이 없다며 꺼렸다. 그들이 근거로 제시한 것이 법 조항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이의신청은 해보자고 그들을 설득했다. 과정은 물론 번잡했다. 이의신청조정위원회에서는 심사를 위해 계속해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나는 그 정도 번거로움은 감수하고서라도 옳고 그름을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이의신청조정위원회에서는 부지를 직원들의 체육시설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업무용 토지로 분류한다고 최종 결론지었다. 정황을 보아 하니 명목상 체육시설로 해놓고 실제로는 체육시설이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사용되던 땅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예상했던 경영진이 더욱 기뻐했다. “사장님은 법의 기준이 아니라 나름대로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당당한데 꿀릴 게 뭐 있습니까?” 살아보니 옳고 그름의 기준은 법 조항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우리들 마음의 잣대이다. 원칙과 법은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임태희·임채민·임종룡 ‘3임’ 행시24회 동기

    8·30 개각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찾느라 청와대 실무진들이 특히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보건복지·여성가족부 장관은 일찍부터 후보자가 단수로 정해졌지만, 신임 문화부 장관만은 이날 오전까지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나중에 따로 발표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됐다. 그러다 뒤늦게 인선 작업에 탄력이 붙어 이날 저녁 전격적으로 개각을 발표하게 됐다는 것이다. ●문화부장관 후보군 모두 고사 당초 이명박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인사를 검토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연극인 송승환씨, 영화배우 안성기씨 등이 거론됐으나, 이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인선이 꼬였다. 이후 기존의 후보군을 배제하고 새로운 사람을 찾다가 최광식 문화재청장이 발탁됐으며, 검증 작업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청와대에서 가진 예비청문회가 저녁 7시 30분쯤 끝나자마자 30분 뒤인 저녁 8시에 서둘러 개각 명단을 발표하게 됐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화부 장관은 문화에 조예가 있으면서도 실무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을 갖춘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날 저녁 갑자기 개각 명단을 발표한 것은 일부 언론에 문화장관 인선 내용 등이 사전에 흘러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국무총리 실장에 발탁된 임종룡 기재부 1차관,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모두 행시 24회 동기로, 특히 임 후보자와 임태희 실장은 각각 옛 상공부 사무관, 옛 재무부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에서는 측근 인사의 전진 배치도 눈에 띈다. ‘MB의 남자’로 알려진 류우익 전 주중대사는 지난 5·6 개각 때도 통일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막판에 한나라당에서 반대하고 나서면서 개각 명단에서 이름이 빠졌고, 이번에도 오세훈 시장의 사퇴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또다시 입각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결국 우여곡절 끝에 대북정책 주무부서의 수장을 맡게 됐다. ●류 내정자 회전문 인사 논란 류 전 대사의 입각으로 ‘회전문 인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류 장관은 지금까지 대통령실장 4개월, 주중 대사 1년 4개월을 한 게 전부”라면서 “하늘 아래 새로운 사람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경쟁자 없이 줄곧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대선 기간부터 인수위원회 시절까지 김윤옥 여사를 그림자처럼 수행한 측근 인사로 꼽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제 자동차경주장’ 갈등 재시동

    ‘국제 자동차경주장’ 갈등 재시동

    인천시가 영종도에 자동차경주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서자 전라남도가 “중복투자로 인한 낭비”라며 반발, 갈등을 빚고 있다. 30일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중구 덕교동 오성산 절토지 95만 9000㎡에 A1자동차경주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해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한 데다, 주변에 대규모 복합관광단지인 용유·무의관광단지가 개발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1자동차경주는 쓰이는 자동차의 종류와 경기 방식에선 F1과 비슷하다. 그러나 F1이 보통 자동차 제조사팀이나 개인별로 레이스를 펼치는 것에 견줘 A1은 국가대항전이다. 한 제조사가 제작한 동일한 ‘머신’(포뮬러 등의 고속 차량)을 출전팀이 똑같이 써야 한다는 규정도 F1과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인천경제청은 2006년 이곳에 국제 규격의 자동차경주장인 F1경주장을 조성하려고 했으나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재원조달 방안을 갖춘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더욱이 F1경주장이 당시 전남 영암으로 결정됨에 따라 일단 자동차경주장 건립 계획을 유보했다. 하지만 최근 2개 컨소시엄이 자동차경주장 사업참여 의향을 밝혀 경주장 유치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투자자들의 사업계획이 구체적인 만큼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조만간 예비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일정까지 마련했다. 전남도는 영암에 F1대회 등을 위한 세계적인 규모의 자동차경주장이 이미 들어서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영종도에 자동차경주장을 조성하는 것은 중복투자”라며 발끈하고 있다. 전남도는 “우여곡절 끝에 자동차경주장 부지를 사들이고 경주장 건물을 전남개발공사에 넘겨 수익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인천이 새로운 경주장 건설에 나설 경우 영암 F1경주장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천 오성산 일대는 인천공항과 가깝고 수도권에 있어 이 일대에 몰려 있는 모터스포츠 동호인들의 접근이 유리해 영암 경주장은 허울뿐인 F1대회만 치르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만약 인천에 자동차경주장이 들어서면 우리로서는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 같은 이유로 인천시에 자동차경주장 재검토 의사를 전달했으며, 관련 중앙부처에도 같은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자동차경주장 사업을 본격 추진하지 못했을 뿐, 오성산 일대는 2009년 12월 용유·무의지구 개발계획 변경 때 자동차경주장으로 승인이 나 다른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영종도 자동차경주장을 영암의 F1경주장과 차별화해 F1대회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경주대회를 치르면 인천과 전남이 ‘윈-윈’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영종도 자동차경주장은 수년 전부터 추진해 온 것으로,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다른 개발 프로젝트들과 맞물려 ‘경제수도’ 인천을 만드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갈 길 먼 한국 아동보호 시스템

    갈 길 먼 한국 아동보호 시스템

    우리 주변 어두운 곳에서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아동 학대는 선진국, 후진국을 떠나 어디든 존재한다. 문제는 아동 학대가 일어나기 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실제로 학대가 일어났을 때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있다. 30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KBS 10’에선 학대로 고통받는 우리 아이들의 실태를 살펴보고, 학대를 막기 위한 사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지난 1월, 서울 화양동 공터의 쓰레기 더미에서 3살 남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아버지가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갖다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주변에 계속 들려왔지만, 누구 하나 경찰이나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의 마지막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화장되어 유골로 뿌려지기까지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제작진은 아이의 장례가 치러진 장례식장 직원을 만나 장례 과정의 이야기에 대해 알아봤다. 2007년 영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계부의 폭행으로 숨진 2살 피터는 ‘베이비 P’로 영국인들에게 더 잘 알려졌다. ‘베이비 P’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 사회 전체와 언론이 들끓었다. 책임자들은 해임됐고,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가 작성됐다. 아동보호 제도에 대한 즉각적인 점검이 이뤄졌고 관련 규정이 바뀌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베이비 P’ 추모비 앞에는 꽃이 놓이고 있다. 제작진은 영국 현지에서 ‘베이비 P’ 사건과 영국의 아동보호 시스템을 직접 취재했다. 우리나라 사정은 어떨까. 한국에선 아동학대 신고전화 1577-1391이 운영되고 있다. 제작진은 한 달 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아동 학대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그 결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아동 보호 업무 대부분은 민간기관에 위탁돼 있다. 학대 현장 조사와 치료 프로그램 운영 등 주된 책임이 지방 정부에 있는 영국과는 크게 다르다. 학대받은 아동들에게는 그에 맞는 심리 치료, 발달 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 서비스를 해야 하고 가족 모두를 포함하는 그룹 치료도 절실하다. 하지만 치료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전국 44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정규직 임상치료사가 배치된 곳은 32곳이며 나머지는 비정규직으로 전문 자원봉사자 등이 치료하고 있다. 그나마 치료 환경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치료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부산에 소문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떴다. 바로 필리핀에서 온 복덩이 며느리 미치 마글란트씨와 며느리를 친딸처럼 사랑하는 시어머니 우영희씨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찰떡궁합의 고부 사이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미치 가족의 탄생기와 서로를 더욱 이해하기 위한 양국 가족의 만남을 함께해 본다. ●1 대 100(KBS2 밤 8시 50분) 이 시대의 골드미스 개그우먼 송은이, 세계적인 마라토너 황영조가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군단’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수상자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패밀리’ ‘유쾌한 웃음치료사들’ ‘1등 신랑감, 공무원 싱글남’, 그리고 75인의 예심 통과자들이 함께하는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진다. ●월화 특별기획 계백(MBC 밤 9시 55분) 의자의 진영으로 쳐들어온 계백(이서진)은 의자를 인질로 잡아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은고의 기지로 오해를 푼다. 함께 백제로 돌아가자는 의자, 그러나 계백은 신라에 잡힌 포로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백제 진영으로 들어간다. 한편 의자는 계백을 구하기 위해 변장을 하고, 가잠성으로 잠입하겠다고 제안한다.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SBS 밤 8시 50분) 긴 장마와 집중 호우가 이어지며 ‘여름의 불청객’ 모기가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늦더위가 시작되면서 모기가 늘어나고, 수해 지역에서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연막 방역 작업 활동. 하지만 이제는 연막차가 지나가도 모기는 죽지 않는데….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밤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매일같이 엄마 속을 썩이는 류송화 어린이. 엄마는 송화가 어렸을 적만 해도 대소변을 잘 가려 영특하다고만 느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동생이 태어나자 송화가 밤마다 이불에 실수하는 횟수가 점점 잦아졌다. 이젠 기저귀까지 채워 달라는 송화 때문에 엄마는 답답하기만 하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은 우진의 책상 위에 초롱의 사진이 들어 있는 액자가 놓인 것을 보게 된다. 미선은 우진이 초롱의 재력을 보고 탐내는 것으로 착각해 우진에게 초롱을 좋아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한편 두준의 유도 시합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샛별. 햇빛에 오래 노출된 도시락은 상해서 그만 두준과 샛별은 배탈이 나고 만다.
  • “봉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게 해야”

    “봉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게 해야”

    전남 여수 출신의 기업가이며 여수상공회의소 상임의원인 문상봉(58)씨가 범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의 초대 한국지역 총재로 선출됐다. 그동안 국제와이즈멘 아시아지역의 기구는 ‘아시아지역 총재’의 단일 체제로 운영됐었다. 하지만 한국의 국제와이즈멘 회원 수와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아시아 지부를 벗어나 한국에 별도의 총재를 두기로 한 것이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캐나다 및 캐리비언, 라틴아메리카, 남태평양, 인도, 아시아 등 8개 지역 총재로 운영되던 국제와이즈멘은 이번에 한국 총재를 따로 둘 만큼 한국 봉사단체의 위상을 높이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신임 총재를 19일 만났다. ●제네바에 본부… 한국 회원 1만2000여명 →국제와이즈멘 9명의 지역 총재들 속에 이름을 올린 소감은. -한국이 단일 지역으로 승인받은 것은 국가 위상과 봉사활동 내용이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 출범하는 한국와이즈멘은 지구촌이 고민하는 빈곤과 질병, 환경오염 극복 등에 더 힘써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 →국제와이즈멘에 대해 설명해 달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한국에는 1947년에 일찌감치 들어왔다. 국제와이즈멘 아시아지역(홍콩)에 속했던 한국 내의 5개 지구, 246개 클럽이 따로 독립함으로써 세계 9개 지역 중 하나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전 세계에 6만여명의 회원이 있고, 한국은 1만 2000여명이 활동한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을 제쳐 두고 중소도시인 여수의 기업인이 초대 총재에 선출된 것도 의미가 있는데. -봉사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가 아니라, 꼭 알려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지난 30년 동안 봉사단체에 몸담아 오면서 우여곡절 끝에 터득한 것이다. 이는 어느 특정한 사람만이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 봉사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봉사는 잘나고 잘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불우한 이웃을 보면 결코 외면하지 못하는 ‘사랑의 DNA’가 한국인들의 혈관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것처럼 내가, 스스로 주변의 우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면 된다.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야간으로 나왔다. 지금도 중학교 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물을 마셔야 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시골 구석구석까지 봉사 정신이 스며들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새달 여수서 세계대회… 20여개국 참석 →다음 달 여수에서 큰 행사가 있다고 하는데. -9월 23~24일 이틀간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국제와이즈멘 전국대회를 개최한다. 20일부터는 전 세계 20여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에서 연찬회를 가질 계획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들 각국 대표자들에게 2013년 여수엑스포를 홍보하고,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해양엑스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문 총재는 여수경영인협회 초대와 2대 회장, 국제와이즈멘 한국 남부지구총재를 역임하면서 지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대광솔루션, ㈜유니온산업을 경영하고 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오늘 DJ 2주기] ‘40년 그림자’ 한화갑 평민당 대표에게 듣는다

    [오늘 DJ 2주기] ‘40년 그림자’ 한화갑 평민당 대표에게 듣는다

    한화갑(72) 평화민주당 대표는 ‘리틀 DJ(김대중)’로 불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7년 6·8 총선 때 목포에서 출마할 당시 선거운동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김 전 대통령의 ‘40년 그림자’로 함께했다. 18대 총선 공천 탈락과 탈당, 낙선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 ‘김대중 정신’ 계승을 내세워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한 대표는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신은 인권과 민주주의, 약자를 위한 삶”이라면서 “김대중 정신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계승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다. 한 대표가 생각하는 ‘김대중 정신’은 무엇인가. -한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항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했다. 한국 복지의 틀을 완성시켰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이다. 평생 곁에서 모신 데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리틀 DJ로 불린다. 한 대표는 ‘김대중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작 김 전 대통령은 한번도 나를 그렇게 안 불렀다. 대통령이 불러 줘야 인정받는 것 아닌가. 오히려 나는 그런 별명으로 견제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정치세력으로서 동교동계의 존재감이 많이 미약해졌다. -맞다. 그런 점에서 친노 세력과 동교동계는 비교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은 취임 이후 내각이나 청와대로 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려고 했던 공신들은 그러지 못했다. 거기에 불참한 사람은 인정을 못 받았다. 동교동계는 정치적 인격이 완성되지 못했다. 우리는 거울에 비춰 보고 김 전 대통령과 같으면 발언하고 틀리면 발언하지 않았다. 개성이 없다. 동교동계가 주체성을 가진 존재가 되길 원한다. 야권 내부에서 용병처럼 여기저기 선거운동만 하는 건 보기 안 좋다. →현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고 있나. -정치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계보도 소신도 바꿔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민주당을 떠났다. 민주당은 나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을 팔아는 먹되 섬기지는 않는다.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데에는 김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 그런데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아들도 공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사람이 주인으로 오면서 정통성이 훼손됐다. 김 전 대통령이 손학규 대표를 밀 때 나는 반대했다. 뿌리는 있는데 가지와 열매도 없는 야권의 현실이 슬프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하지 않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북송금 특검부터 했다. 김대중의 자식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햇볕정책도 평화번영 정책이라고 했다. 2006년 남북 정상회담도 2차가 아니라 10월 정상회담이라고 명명했다. 김대중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열린우리당은 아들이 정권 잡아도 아버지 사람들을 절대 쓰지 않을 정당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 옷을 입고 주인 행세를 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래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다. -개인적으론 호형호제한다. 잘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당을 바꿔 성공한 예는 영국의 처칠 정도고 미국에서는 없다. 한국 정치사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통합 논의가 분분하다. -통합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현재 야권 통합 논의는 정당과 정치인 자신을 위한 것이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라면 야권 통합(연대)을 어떻게 할까. -김 전 대통령도 전부 힘을 합치라는 거지 통합하라고 한 건 아니다. 1992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에 결합하지 않고 창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뤘다. 무조건 통합만이 지상명제가 아니다. 경쟁하면서 국민의 선택 폭을 넓혀 주고 좋은 인물을 끌어들여야 한다. →호남 물갈이론이 통합(연대)의 변수가 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온다. 이래서는 전라도 정치력이 성장할 수 없다. 다선 의원들의 경험에서 대국민 설득력이 나오고 타협의 지혜도 나온다. 정당은 지역 당부터 시작해야 성공한다. 김 전 대통령도 그 기반 위에서 정권교체를 이뤘다. →평화민주당 창당 1년이다. 한 대표는 지역 정체성을 앞세우는데 김 전 대통령을 호남에 가두는 것 아닌가. -정치는 지역 때문에 존재한다. 평민당 창당은 정치 소비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면도 있다. 정치 독점을 타파해야 한다. 공천 독점, 국회 독점, 투표 독점이 정치 독점의 요체다. 공천권을 주민에게 줘야 한다. 평민당은 김대중 정치의 표본을 계승하면서도 구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2012년 총선에 출마하나. -내년 총선에 전남 무안·신안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향 사람들의 정치력을 회복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시절엔 전국을 다니느라 지역민에게 소홀했다. 새 출발을 할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더 꼬여가는 하이닉스 매각

    구주와 신주를 동시에 인수하도록 한 하이닉스 매각 기준을 놓고 인수 참여자들의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채권단이 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발표하는 등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 SK텔레콤과 STX는 채권단의 속뜻을 파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SKT·STX, 채권단 진의파악 ‘진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인 구주를 많이 인수할수록 가점을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논란이 일자 채권단 측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설명 과정에서 “채권단 입장에서는 몇 주를 매입하느냐보다 얼마의 프리미엄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다시 설명했다. 그는 하이닉스 주식의 시장가를 1만원으로 가정한 뒤 “A기업이 1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2만원에 1주를 사겠다고 하고, B기업은 6000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3만 2000원에 2주를 인수하겠다고 나설 경우 A에 가점을 줘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예를 들었다. A기업이 B기업처럼 2주를 채우기 위해 시장에서 1만원에 1주를 매입하면 구주(1만원)+신주(2만원)이 돼 2주를 3만원에 사게 되고, 1주당 평균 매입가는 1만 5000원이 된다. 따라서 1주당 1만 6000원을 제시한 B기업에 가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구주에 가점을 주지 않겠다고 하더니, 결국 주겠다는 말을 꼬아서 했다.”고 비판했다. SK텔레콤과 STX가 신주 발행이라는 매력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에 뛰어들었는데, 두 회사가 경쟁을 시작하자 채권단이 자신들의 매각 차익을 높이기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두 기업 입장에서는 신주를 사면 인수 뒤 자금을 회사에 유보시킬 수 있어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구주 매입 비중이 높아지면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결국 구주에 가산점 주겠다는 뜻” 이에 대해 유 사장은 사견을 전제로 “결국 경영권 프리미엄을 많이 제시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면서 “채점표 등을 미리 만들어 투명하게 공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채권단인 외환은행 측은 “국가의 핵심산업인 하이닉스 매각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며 채점 계획 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앞서 현대건설 매각 당시 우여곡절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취소한 적이 있어서 하이닉스 매각 작업에서도 혼란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무상급식 격돌 본격화] 정국 급속히 ‘식판전쟁’ 블랙홀로… 與도 野도 올인

    [무상급식 격돌 본격화] 정국 급속히 ‘식판전쟁’ 블랙홀로… 與도 野도 올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모들에게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긴급 기자회견 준비를 지시한 지난 11일 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오 시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오 시장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 시간 오 시장은 홀로 회견문을 쓰고 있었다. 기자회견 직전인 12일 아침에야 통화가 이뤄졌다. “시장직 사퇴는 절대 안 돼요.” 홍 대표는 신신당부했다. 잠시 후. 오 시장으로부터 회견문을 받아든 참모들은 얼굴이 굳어졌다. ‘사퇴’ 표현은 들어 있지 않았지만, 문구가 너무 격앙돼 있었다. 멈칫하던 참모들은 떼로 오 시장에게 달려갔다. 오 시장은 이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회견문을 고쳤다. 거친 표현들은 그렇게 하나 둘 누그러졌다. 11일 밤부터 12일 아침까지 이어진 우여곡절 끝에 나온 회견문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나의) 거취 문제가 주민투표에 임하는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201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주민투표를 대선 등 정치적 이슈와 분리시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국은 오 시장이 만들어 놓은 ‘식판 전쟁’으로 더 깊숙이 빨려들어갔다.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이번 투표를 ‘반드시 이겨야 할 투표’로 규정하고 있고, 야당은 투표 불참 운동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무상급식의 수준을 정하는 심판대에 이 나라 ‘정치’가 통째로 올려진 양상이다.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통해 진정성을 호소했고, 주민투표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 성공했다. 수해와 금융위기 때문에 주민투표는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불출마 카드로 그동안 주민투표를 시큰둥하게 바라본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끌어오는 효과를 기대했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오 시장이 친박계에 ‘박 전 대표와 경쟁할 뜻이 없으니 도와달라’고 SOS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투표 성립요건인 투표율 33.3%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망이 밝지 않다. 서울 유권자 가운데 약 279만명이 투표를 해야 하는데,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서울 유권자는 268만명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대선 때보다 더 큰 응집력을 보여야 오 시장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여론의 흐름을 지켜본 뒤 일단 보류한 시장직 사퇴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시장직을 건다면 투표율이 5% 정도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 유혹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시장 보궐선거와 총선이 겹치면 더 힘들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는 여권 내 대선 구도에도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오 시장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박 전 대표의 위상이 공고해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경선보다는 본선에 더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시장의 불출마로 경선 레이스의 흥미가 반감된 것은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많다. 이제 친이(친이명박)계 후보 자리를 놓고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레이스에서 빠지면서 이들 3명이 부각될 수도 있지만, 박 전 대표와 격차가 더 벌어져 지리멸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오 시장의 주민투표 추진에 비판적 인식을 내보였던 김 지사는 “대선 불출마가 서울시민들이 오 시장의 진심을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이 장관은 기자회견에 앞서 전화를 한 오 시장에게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격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스필버그 제작 등 드림팀 투입된 ‘카우보이&에이리언’ UP & DOWN

    스필버그 제작 등 드림팀 투입된 ‘카우보이&에이리언’ UP & DOWN

    19세기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 한복판. 정신을 잃고 누워 있던 사내가 눈을 뜬다. 복부의 상처가 고통스럽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왼쪽 손목에 채워진 육중한 기계장치가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 가까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정체가 드러난다. 현상수배범 제이크 로너건. 그런데 보안관이 그를 이송하려는 순간, 괴비행체가 나타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주민들을 납치한다. 11일 개봉한 ‘카우보이&에이리언’은 1997년부터 영화화가 논의된 프로젝트다. 원안을 내놓았지만 늘어지는 일정에 지친 스콧 미첼 로젠버그가 2006년 같은 제목의 만화책을 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제작진은 드림팀 수준. 스티븐 스필버그와 론 하워드가 제작자로 나섰다. 여기에 ‘아이언맨’의 존 파브로 감독과 대니얼 크레이그, 해리슨 포드가 뭉쳤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개봉한 미국에서의 평단 반응과 흥행은 모두 신통치 않았다. 1억 6000만 달러가 투입된 수상한 블록버스터 ‘카우보이&에이리언’의 실체를 파헤쳐 봤다. [UP] 파격 퓨전 스필버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파브로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인 로베르토 오시를 데려다 존 웨인의 서부극 ‘수색자’(1956)와 자신의 영화 ‘미지와의 조우’(1977)를 보여줬다. 서부극과 공상과학(SF) 장르의 변종 교배가 키워드란 의중이었다. ‘짝퉁 속편’ 같은 제목을 단 것도 이질적인 두 장르의 결합을 관객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던져놓고 시작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막상 영화는 서부극의 공식에 충실하다. 선량한 이들을 괴롭히는 서부 무법자가 외계인으로 대체됐을 뿐이다. 로너건(대니얼 크레이그·오른쪽)과 달러하이드(해리슨 포드) 대령이 외계인의 뒤를 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이야기 구조는 서부극에서 낯설지 않다. 무뚝뚝한 데다 제멋대로이지만 싸움 솜씨는 끝내주는 주인공은 존 웨인이나 율 브리너를 떠올리게 한다. 제작진이 로너건 역에 크레이그를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가 ‘황야의 7인’의 브리너를 닮았기 때문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은 달러하이드 대령이 보안관의 외손자나 인디언 부하와 맺는 유사 부자 관계 역시 서부극의 단골 설정이다. 또 다른 매력은 ‘인디애나 존스’(해리슨 포드)와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젠 동의어가 된 두 배우에게서 나온다. 권총 대신 첨단무기를 장착한 카우보이(로너건)나 미확인물체(UFO)에 권총으로 맞서는 무모한 전직 군인(달러하이드)이란 설정이 그다지 황당하지 않은 것은 두 배우가 만들어온 이미지 덕분이다. 실제로 달러하이드 대령과 로너건의 캐릭터는 존스와 본드의 개성과 여러 면에서 겹쳐진다. 제작진의 노림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껏 에일리언 하면 어두침침한 우주선에서 끈적한 타액을 흘리고 다니는 놈들을 떠올릴 터. 하지만 파브로 감독은 대낮에 사막을 휘젓고 다니는 외계 생명체를 떼로 드러낸다. 그만큼 크리처(Creature) 디자인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DOWN] 과유 불급 풍부한 상상력은 좋은 영화의 근간이지만 지나치면 관객과의 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카우보이&에이리언’이 바로 그런 경우다. 영화는 고전적인 서부극과 최첨단 공상과학(SF)의 결합이라는 참신함을 내세웠지만, 결국 이질적인 두 장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말았다. 물론 수많은 블록버스터와 슈퍼히어로의 등장에 지친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영화적인 완성도가 갖춰진 뒤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우선 내용 전개가 세밀하지 못하고 구성도 지루하다. 모든 기억을 잃고 사막에 떨어진 주인공 제이크 로너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가 과거를 찾아가는 과정은 긴장감을 주지도, 흥미를 자극하지도 않는다. 한 시간 남짓 다소 지루한 서부 영화가 이어진 뒤 에일리언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는데, 복선도 제대로 깔려 있지 않고 치밀하지 못한 구성 탓에 영화가 평면적이고 단순하게 느껴진다. ‘하이테크 카우보이’라는 색다른 슈퍼히어로도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앞뒤 설명 없이 의문의 기계를 하나 찬 카우보이는 신비감도 없고, 감정 이입을 할 만한 요소도 부족하다. 물론 서부극 장르의 팬이거나 에일리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흥미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나 스펙터클에서 별다른 차별성이 없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이 계속 이어져 얼마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T와 에일리언을 합쳐 놓은 듯한 외계인의 생김새는 독특하고 움직임도 상당히 날렵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인지 SF적인 요소가 잘 살아나지 않아 전체적으로 다소 식상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던 대니얼 크레이그는 전작에서의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진중한 ‘하이테크 카우보이’를 연기했지만, 평면적인 캐릭터 탓에 연기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와 함께 반격에 나서는 달러하이드 대령 역의 해리슨 포드도 입체감이 떨어진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아쉬움을 키운다. 한마디로 소문 난 잔치였지만 먹을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태아 시체 든 中자양강장제

    태아 시체 든 中자양강장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6일 밤 11시 10분 ‘충격 고발! 인육 캡슐의 실체’ 편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태아의 시체를 이용해 만든 중국산 ‘인육 캡슐’이 국내에서 자양강장제로 거래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제작진은 이른바 ‘인육 캡슐’에 관한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중국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태반과 함께 태아의 시체를 거래하는 병원을 찾아냈고, 태아의 시체를 이용해 캡슐을 제조하는 과정도 확인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제작진은 “‘인육 캡슐’을 검사한 관세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캡슐 성분이 인간과 99.7%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끔찍한 현실을 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들어올 땐 ‘설설’ 항변할 땐 ‘떵떵’

    ‘위독한 환자’치고는 너무나 당당한 무죄 항변이었다.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첫 재판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건강 상태가 위독하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재판을 앞두고 우울증 증세로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때문에 한때 법정 출두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전 10시쯤 법정에 들어선 무바라크의 표정에서는 과거 철권통치자의 위엄은 보이지 않았다. 재판 초반에는 초조한 듯 왼쪽 손가락을 자주 입가에 갖다 대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는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금속 창살 안에 함께 갇힌 두 아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이동 침대에 누운 채로 심리 과정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기도 했다. 왼손으로 턱을 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무바라크는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 지시와 부정 축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침대에 그대로 누운 상태에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직접 잡은 채 위독한 환자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만큼 또박또박한 말투로 “무죄다.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고 강변했다. 법정 바깥에서 TV스크린을 통해 이를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그동안 꾀병을 부린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女도 男도 아닌 나…金으로 내 존재 증명한다

    女도 男도 아닌 나…金으로 내 존재 증명한다

    여성과 남성의 운동 능력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동일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해야 한다. 신체 내 지방조직이 평균 10% 정도 많기 때문이다. 또 같은 근육량을 갖췄다 해도 동일 부피의 근육에서 내는 힘의 차이(남 7.0㎏/㎤, 여 6.3㎏/㎤)가 존재한다. 근육만의 문제는 아니다. 근육을 지탱하는 뼈의 밀도,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의 견고성,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 등이 여성보다 남성이 높다. 남녀 성대결이 펼쳐지는 스포츠가 흔치 않은 이유다. 육상에서는 이를 악용하다 뒤늦게 적발된 사례도 있다. 1938년 여자 높이뛰기 세계신기록(1m 70)을 작성한 도라 라트엔(독일)은 나치 정권이 아예 성(性)을 바꿨다. 남성이었지만 곱상한 외모 덕분에 여성으로 출전이 가능했던 것. 하지만 그는 헤르만 라트엔이라는 남성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들통나고 말았다. 1964년 도쿄올림픽 여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 100m에서 동메달을 딴 에바 클로부코프스카(폴란드)는 1967년 염색체 검사를 통해 남자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애초에 남녀의 구분 자체가 불분명한 성의 경계에서 태어나 승승장구하는 선수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카스터 세메냐(20)가 그 주인공이다. 세메냐는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세메냐는 여자 800m에서 1분 55초 45의 기록으로 2위를 2초 이상 따돌리는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경기는 흡사 남녀대결을 연상케 했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로 질주하는 세메냐의 주법 또한 완벽하게 남자다웠다. 특히 세메냐는 중저음의 굵은 남자 목소리로 우승소감을 밝혀 ‘성 정체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곧바로 조사단을 구성, 10개월 가까이 규명에 나섰다.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남아공 의회 스포츠-레크리에이션 위원회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IAAF를 제소하겠다고 밝혔고, 칼레마 모틀란테 부통령까지 직접 나서 “성 판별 검사는 비인간적인 처사”라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세메냐는 “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고 나는 그것을 수용했을 뿐이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세메냐는 지난해 7월 IAAF의 출전허가를 받았고, 유럽육상대회 여자 800m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지난달 3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8위에 그쳤지만, 세메냐는 여전히 오는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세메냐는 “대구 대회에서 챔피언 자리를 지켜내겠다.”면서 “2연패를 달성하고자 많이 노력했고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골프드라마 ‘버디버디’ 8일 첫 방영

    골프드라마 ‘버디버디’ 8일 첫 방영

    이현세 만화 ‘버디버디’가 우여곡절 끝에 시청자들과 만난다. 케이블채널 tvN은 ‘로맨스가 필요해’ 후속작으로 8일부터 드라마 ‘버디버디’를 매주 월·화요일 오후 11시에 상영한다. 촬영은 지난 연말 끝났으나 방송 일정이 확정되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골프를 소재로 한 데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제작에 돌입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서지혜에 이어 배우 이미숙이 하차하면서 6월 예정이던 방송 시기가 계속 미뤄졌다. 이 때문에 지상파에서 케이블 채널로 옮겨 갔다. 이덕재 tvN 국장은 “지상파에서 편성이 연기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촬영 완성본을 보니 굉장히 재미있고 스토리도 탄탄해 방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편성 전략 차원에서 회당 70분 20부작에서 회당 45분 24부작으로 재편집했다. 아이돌 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이번 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따냈다. 유이가 맡은 성미수는 광부 출신 아버지와 캐디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낙천적인 딸. 1998년 박세리의 US 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골퍼의 꿈을 키워간다. 유이는 “첫 주연작인 만큼 더더욱 열심히 했다.”면서 “연기에서는 아직 초보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기긴 어렵고 감독님은 90점을 주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0점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미수의 라이벌인 천재 미녀골퍼 민해령 역에는 이다희가 캐스팅됐다. 이다희는 “해령은 부모에 대한 아픔이 있는 캐릭터”라면서 “악역이라기보다는 불쌍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미수의 멘토가 되는 전직 PGA 골퍼 존리 역에는 이용우가 캐스팅됐다. 이용우는 “묘기 수준의 골프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골프 그 자체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더 많이 신경 썼다.”면서 “전공인 현대무용 덕을 좀 봤다.”고 말했다. 윤상호 PD는 “큰 목표를 갖고 촬영에 들어갔으나 한동안 많은 방황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주요 인물들 외에도 이 시대의 아버지, 어머니, 친구들, 그리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솔직한 모습을 많이 담았다.”면서 “사랑하고 싸우면서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프 장면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초고속카메라와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많이 활용했다고 한다. 전체 분량의 90%는 골프장이 많은 강원도에서 촬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통신] 이승엽과 김태균의 차이는?

    [일본통신] 이승엽과 김태균의 차이는?

    흔히 이승엽(35. 오릭스)을 가리켜 ‘국민타자’라고 부른다. 이 수식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저 ‘국민배우’, ‘국민가수’ 처럼 언론이 만들어낸 신조어의 하나 쯤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국민타자(國民打者)는 엄연히 국어사전에 등록돼 있고 사전적 의미는 ‘야구에서,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는 타자’로 명시되어 있다. 국민타자라는 별칭이 붙었던 시절 이승엽은 삼성 소속이었다. 선호 하는 팀이 제각각인 야구판에서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는 타자일리가 없었던 이승엽은 그러나 이젠 이러한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그동안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논외로 치더라도 인품 자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야구는 구기종목의 팀 스포츠지만, 결과(기록)를 남겨야 하는 관점에서 보면 개인 스포츠다. 오릭스가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리더라도 이승엽의 성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필요가 없다. 이승엽을 응원하는 한국팬들은 오릭스 성적보다는 이승엽 개인 성적이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지난 8년간 일본에서 보여준 이승엽의 발자취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특히 최근 3년동안 이승엽은 완연한 하락세 기미를 보이며 1군보다는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던 선수다. 이승엽의 실망스런 성적에 대다수의 팬들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올때가 됐다’며 더 이상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지속하는게 의미가 없다라고까지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오릭스 팀의 주전선수로 뛰고 있으며 시즌 초반의 빈타를 뒤로 하고 최근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승엽의 인품은 야구인들이라면 최고로 손꼽는다. 겸손한 모습도 그렇지만 특히 그는 자신이 부진했을 때도 어떠한 변명을 늘어놓은 적이 거의 없었던 선수였다. 엄밀히 따져보면 요미우리 시절 부진했을때의 이승엽은 그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부풀려진 말들때문에 늘 비판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라 타츠노리 감독에 대한 기용불만은 이승엽 자신의 입으로 한말도 아니었고 그가 2군으로 추락했을 때 나왔던 온갖 추측성 기사 역시 이승엽이 내뱉은 불만도 아니었다. 언론의 관심은 인기와 정비례 한다. 이승엽에 대한 기대치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승엽은 잘못 알려진 언론기사마저도 자신이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는 대인배 다운 성품을 지닌 선수다. 최근 몇년간 이승엽은 시즌이 끝나면 타격폼 수정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일부에서는 이것 역시 비판의 중심이 돼 그를 폄하했지만 타격폼을 수정하는 건 살아남기 위해서다. 이것은 명예와 절박함이 낳은 이승엽의 자존심으로 귀결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라는 명예와 이대로 끝낼 순 없다는 절박함이 곧 자신의 자존심과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미우리와의 계약기간이 끝났을 때만 해도 이승엽의 국내유턴을 예상했던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쉬운 길을 놔두고 더욱 어려운 길을 택하며 다시 일본야구에 뛰어들었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성공보다는 ‘실패’ 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게 당연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는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 이건 자신이 한국야구를 대표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라 해도 무방하다. 얼마전 김태균(전 지바 롯데)은 1년반 동안의 짧은 일본생활을 정리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배우고자 하는 어떠한 귀감에 있어 김태균이 남긴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힘들면 쉽게 포기해 버리는, 덧붙여 앞으로 일본야구 진출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후배선수들에게도 도움이 아닌 손해만 입혔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한참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이승엽의 좌우명이다. 한국나이로 이제 30살인 김태균은 지금이 전성기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만큼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일본야구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갔음에도 왜 그렇게 쉽게 포기를 했는지 묻고 싶다. 비교하긴 싫지만 8년동안 일본에서 뛴 이승엽의 험난했던 여정이 지금에서 와서 더욱 크게 와닿고 그의 몸부림이 위대하기까지 하다.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적인 결과론이 아닌 그 과정에서 얼만큼 최선을 다했느냐, 이승엽과 김태균의 차이는 딱 이것 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영화프리뷰] ‘양과자점 코안도르’

    삶이 지치고 힘들 때, 한 조각의 달콤한 케이크에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양과자점 코안도르’는 감동을 주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시작부터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화려한 케이크의 향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일본 도쿄의 인기 양과자점인 ‘코안도르’를 무대로 가고시마 출신의 시골 아가씨 나쓰메(아오이 유)가 파티셰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명한 파티셰가 되겠다며 고향을 떠난 남자친구를 찾으러 코안도르에 온 나쓰메는 남자친구가 이미 떠났다는 말을 듣고는 코안도르에서 일을 하며 남자친구를 찾겠다고 떼를 쓴다. 케이크 솜씨는 별로 나아지지 않고 실수만 연발하던 나쓰메는 우여곡절 끝에 남자친구를 찾게 되지만 새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일에 매달린다. 하지만 열심히 만든 케이크가 셰프의 친구이자 제과 평론가인 도무라(에구치 요스케)로부터 빵점을 받자 낙심한다. 도무라와 각을 세우던 나쓰메는 그가 한때 전설적인 파티셰였으며 8년 전 어떤 사고를 겪은 뒤 주방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도무라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영화는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눈으로 맛보는 각양각색의 케이크는 영화의 중요한 축이다. 더불어 일본의 발달된 제과 문화와 그들의 장인정신도 엿볼 수 있다. 주연배우인 아오이 유는 아기자기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영화의 대부분에서 흰색 파티셰 복장으로 나오는 그녀는 청순한 매력과 고집 센 천방지축 아가씨의 캐릭터를 오가며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선보인다. 통통 튀는 아오이의 매력과 달리 에구치 요스케 등 다른 중견 배우들이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쳐 전체적인 균형을 잘 맞췄다. 특히 일본 영화 특유의 미덕이 잘 녹아 있다.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교함이 빛났고,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서 섬세한 표현력이 뒷받침됐다. 주인공이 끝까지 고군분투하면서 실력을 갈고닦는 이야기도 진정성을 갖췄다. 하지만 강렬한 에피소드나 갈등 구조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자칫 밋밋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케이크가 사람들을 미소짓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력도 부족해 자극적인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는 지루함을 안겨줄 수도 있겠다. 28일 개봉. 관람등급 미정.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가정집을 개조한 명필름 사무실. 곳곳에 ‘D-8’이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개봉(27일)이 임박한 탓인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5년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판권을 산 지 꼬박 6년. 난산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하지만 관객의 평가를 받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공동제작 및 연출을 맡은 오성윤 감독에게 치열했던 지난 6년을 들어봤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1963년생 동갑내기는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어울렸다. ‘짝패’란 꼭 닮아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1986년 서울극장 기획실에 몸담은 이후 충무로에서만 25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제작자 심 대표는 “명필름이 제작한 꼭 30번째 영화다. 그런데도 기자 대상 시사회 전날 잠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그림이 너무 좋아 미대(서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더 끌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기획과 프로듀서로 활동하다가 20여년 만에 ‘입봉’한 오 감독은 “데뷔작이지만 마음은 심 대표와 똑같다.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요즘 설사를 많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당’을 먼저 발견한 건 오 감독이다. 심 대표는 “가족영화 소재를 찾던 터에 원작을 읽었다. 출판사에 확인해 보니 오 감독이 구두계약을 맺고 영화 기획에 돌입한 상태였다. 마침 남편(이은 명필름 대표)과 오 감독이 아는 사이인 데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실사영화 경험이 많고 배급을 뚫을 수 있는 영화사가 필요했다. 0순위로 명필름을 올려놨는데, 외려 제안이 들어왔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덕션(실사영화 촬영 단계)에 돌입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심 대표는 “시나리오 작업만 3년이 걸렸다. 한번도 제작일정이나 개봉 시기가 계획과 어긋난 적이 없는데 ‘마당’은 1년이 늦어졌다. 긴 시간을 버티다 보니 자금을 동원하는 파이낸싱 작업도 힘들었다. 작품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나서야 했는데 다행히 올 초 롯데(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장점은 수십명의 애니메이터들이 2년여 동안 ‘엉덩이로 그린’(업계에서 ‘애니메이션은 손이 아닌 엉덩이로 그린다’는 말이 있다) 12만장의 밑그림에서 얻은 아름다운 화면이 전부는 아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자유의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희생, 모성애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잎싹’과 ‘초록’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녹여냈다. 가르치듯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한다는 게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심 대표는 “암탉(잎싹)이란 미물이지만, 평범한 인간은 상상도 못할 존재다. (문)소리씨한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과 질서에 의구심을 갖고 왕따를 불사하면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잎싹의 삶은 미국 할리우드 만화에서 꿈을 이뤄가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도 했다. 오 감독 역시 “사자(디즈니의 ‘라이온킹’)쯤 돼야 영웅의 면모가 나올 텐데 하찮은 암탉이 정체성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이야말로 평범한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선악 구도가 분명한 디즈니나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우리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순제작비는 31억원,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50억원에 육박한다. 150만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더군다나 올여름은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퀵’ ‘고지전’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까지 맞붙는 상황. 일단 첫번째 목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로보트 태권V’(2007·72만명)를 넘어서는 데 있다. 심 대표는 “100만명만 넘어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쓰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없앨 수 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어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가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 물론 ‘애들 영화’가 아니라는 입소문이 나서 젊은 층도 많이 봤으면 한다. 그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오 감독도 “20여년 만에 입봉한 작품인데 손익분기점만으로는 어림없다. 한을 풀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으니 또 뭉칠 법도 하다. 심 대표는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당’이 잘 되면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고민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오 감독은 “몇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장르로 자리잡기 전에는 영화사와의 공동작업이 필수다. 명필름과 계속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심 대표를 슬쩍 쳐다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마당을 나온 암탉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애니메이션화했다. 알을 얻으려고 길러진 난용종 암탉 ‘잎싹’(목소리 연기 문소리)의 꿈은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어보는 것. 양계장을 탈출하던 날, 잎싹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족제비를 만나 죽을 뻔 한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 알을 품어 ‘초록’(유승호)을 아들로 얻는다. 하지만 초록이 클수록 엄마와는 다른 종(種)이라는 데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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