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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내 남 짓밟아야 성공하는 세태 안타깝다”

    “직장 내 남 짓밟아야 성공하는 세태 안타깝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장이나 학교 내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남을 헐뜯고 짓밟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밝혔다.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일본 소피아대 학생들과 화상 대담에서 “(과도한 경쟁은)위로 올라가려고 다른 이들을 짓밟는 것과 같은 나쁜 짓들을 저지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일본 사회는 과도한 경쟁과 점점 더 많은 것을 소비하려는 경향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며 “지나친 실력 우선주위는 개인의 강점을 빼앗고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일본의 교육시스템이 높은 경쟁과 엄격한 시험 등의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학생들은 성공에 대한 지나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사회의 경쟁시스템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까지 이어지고 살인적인 장시간 근로 등 가혹한 노동환경 때문에 연간 수백명이 뇌졸중, 심장마비, 자살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덫에 걸린 박현주 ‘8조 IB 꿈’

    덫에 걸린 박현주 ‘8조 IB 꿈’

    금융당국 ‘발행어음 인가’ 보류 내년 7000억 규모 유상증자 계획 자기자본 8조땐 IMA 운영 가능 미래에셋대우 주가 13.46% 하락증권사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미래에셋 그룹을 일군 박현주 회장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옛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을 인수해 국내 최대 증권사 오너가 된 그가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을 8조원으로 늘려 진정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인가와 규제 등이 남아 있어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1분기 중 우선주 1억 3084만 2000주를 신주 발행해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7조 3300억원(9월 말 기준)인 자기자본은 8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8조원이 의미가 있는 건 종합투자계좌(IMA)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MA는 증권사가 개인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계좌다. 증권사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IMA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되는 발행어음과 달리 한도 제한이 없고, 금융당국 인가도 필요치 않다. 발행어음보다 한 단계 나아간 자금조달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실제로 IMA를 운영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먼저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다. 미래에셋대우가 아직 발행어음 인가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되자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보류한다고 통보했다. 공정위 조사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언제 심사가 재개될지 미지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MA는 별도 인가가 필요 없지만 ‘자기자본 8조원 초대형 IB’ 지정 심사는 받아야 한다”며 “초대형 IB 허용 업무를 4조원, 8조원으로 구분한 건 단계를 차례로 밟으라는 취지인 만큼, 발행어음 인가를 건너뛰고 IMA를 운영할 수 있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발행어음 인가가 불투명해지자 IMA로 직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오전 발행어음 인가 심사 보류를 공시하고, 오후 이사회를 소집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사회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잡혀 있었다”며 “우연히 두 날짜가 겹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과 은행에서 IMA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미래에셋대우가 IMA를 운영할 경우 최대 86조원까지 자금이 몰릴 수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견딜 수 있는 한도를 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발행어음과 IMA가 은행 고유 업무 영역을 침범한다”고 반발했다. IMA를 운영하더라도 조달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써야 하는 등의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IMA는 원금보장 상품이라 손실이 날 경우 미래에셋대우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날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에 13.46% 하락한 9000원에 마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트럼프, 새 국가안보전략에 “중국은 경쟁국”…내년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트럼프, 새 국가안보전략에 “중국은 경쟁국”…내년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경쟁국으로 명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내년부터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경제적 대응에 나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협력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8일 연설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할 것이며 중국을 경쟁국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와 같은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시도라기 보다는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현실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것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국가안보전략 발표를 통해 중국이 ‘경제적 침략’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중국에 대해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미국의 경쟁국으로 규정할 것”이라면서 “그것도 단순한 경쟁국이 아니라 위협국이며 따라서 행정부 내 대다수는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마라라고로 찾아와 트럼프 대통령을 껴안았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 무역 문제에 관해 뭔가 해보자고 답했다”면서 “그러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 중국을 혹평했었으나 지난 4월 마라라고에서 열린 첫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대북 압박에 중국의 역할이 중대하다고 보고 전투적인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개월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해결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분노를 키워왔으며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강경 입장으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앞서 국가안보전략 작성을 지휘하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2일 미국의 번영 촉진과 영향력 강화에 초점이 맞출 것이라고 설명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수정주의 패권국가라’고 지목했다. 미국 국가안보전략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가장 공격적인 경제 대응조치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무역과 자금 이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대형은행들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소형 은행인 단둥(丹東)은행에 대해서만 금융제재 조치를 취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수석고문을 맡은 데니스 와일더는 “만약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주요 은행들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게 되면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일더는 “이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의 협력을 원하지 않는 중국 지도부 인사들 사이에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6년 9월 선언을 뒤집을 것이라고 전하고 현재 신 국가안보전략 최종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산정책硏 “北, 평창때 제한적 평화 공세 가능성”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15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군사훈련 자제 등 제한적 평화 공세를 제안해 올 가능성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연구원 갤러리에서 열린 ‘2018 아산 국제정세 전망’ 언론간담회에서 북한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핵·미사일 능력 완성을 시위하면서 미·북 관계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시점에 평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원은 “미·북 직거래 가능성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한국 변수를 활용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이 역시 남북 간 대화나 협력 추세 복원보다는 한·미 공조의 이완이나 대북 제재와 관련된 한·미 간 이견의 증폭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예를 들어 북한은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을 전후해 남북한 쌍방이 어떤 군사적 훈련이나 행위성 자제하자는 제의를 함으로써 2018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정조준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의 능력을 보여 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이를 무시할 경우 미·북 간 줄다리기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북한 자체의 체제 내구력”이라면서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타협적 대안을 들고 나오는 쪽은 평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내년 동북아 정세에 대해 “역내 국가들은 국내 정치가 안정된 상태에서 힘에 기초한 대외전략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동북아 4강(미·중·일·러) 지도자들이 모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적극적, 공세적인 외교를 전개함으로써 동북아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미·중 간 견제와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이 구상하는 ‘신형 국제관계’, ‘주변국 외교’, ‘일대일로’ 등 제도와 규범을 둘러싼 경쟁이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물의 도시’ 춘천 수열에너지 활용… 데이터 밸리 꿈꾼다

    ‘물의 도시’ 춘천 수열에너지 활용… 데이터 밸리 꿈꾼다

    소양강댐 29억t 냉수(수열에너지)를 활용한 강원도 춘천 ‘데이터 센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2일 강원도에 따르면 오는 19일 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동서발전㈜이 공동 추진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위해 ‘DATA FIRST! 강원도’ 비전 선포식을 갖는다. 사업의 중심인 ‘K클라우드 파크’ 조성을 전략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키워 아시아·태평양지역 데이터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사업은 올 4월 대통령 공약에 반영된 뒤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국토교통부의 2017년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데이터 시장 선점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이 종국에는 춘천 데이터 밸리 산업기술단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우리의 사회·경제 메가트렌드로 떠오르는 4차 산업기술의 핵심 데이터산업에 춘천 소양강댐 냉수를 접목해 추진하는 강원도 수열에너지산업의 추진 현주소를 들여다본다.●춘천 데이터센터 행보 빨라진다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줄 4차 산업기술의 핵심인 데이터산업 선점을 놓고 펼쳐지는 강원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새롭게 주목받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모두 데이터 융합과 분석을 기반으로 구현이 가능한 산업에 강원도가 중심이 되겠다는 야심 찬 취지의 발로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첫선을 보일 차세대 5G 통신망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그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이런 데이터의 융합과 분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천기술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가능하다. 클라우드 데이터를 4차 산업혁명의 관문이라고 하는 이유다. 자동차가 개인 일정을 알려주고 냉장고가 여러 가지 요리 방법을 가르쳐 주는 광고를 볼 수 있다. 모두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 광고들이다. 이렇듯 종전 산업화의 대동맥이 경부고속도로였다면 앞으로 4차 산업의 대동맥은 클라우드 데이터라 할 수 있다. 다가올 지능정보사회에는 빅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쌓이고 그 위에서 AI 서비스가 동작하며 다양한 서비스로 표출될 것이다. 그래서 클라우드는 진정 범용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DATA FIRST! 강원도’ 비전 선포 산업 선점을 위해 강원도는 ‘DATA FIRST! 강원도’ 비전을 선포한다. 19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부 등 중앙부처와 관련 정보기술(IT) 기업 등의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강원도 데이터 우선주의’를 선언한다. 빅데이터 산업 수도로 조성해 2022년까지 강원도의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에서다. K클라우드 파크는 올해부터 5년 동안 1198억원을 들여 소양강댐 하류인 춘천시 동내면 지내리 53만 9000㎡에 들어설 예정이다. 국비 포함 3651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부지 99만 4000㎡의 일부다. 이곳에 첨단 IT 기업을 유치하면 고품질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산업의 구조도 선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원도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인 K클라우드 파크에 분야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공공전용, 의료전용, 금융전용, 교육전용, 일반 클라우드센터 등으로 나눠 집적화한다는 복안이다. 파크 내에는 연구개발(R&D) 및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해 변전소와 통합관리센터 등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주변에는 수열에너지원으로 쓰일 소양강댐 냉수가 하루 21만t씩 공급되고, KT 등 국내 통신 3사와 하루 200㎿씩의 안정된 전력도 지원된다. 파크 내에는 우선 중·대 규모의 6개소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예정이다. 이미 중형급인 중소기업 연합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민간협력 공공클라우드센터의 입주가 확정됐고, 구글 등 글로벌 대형급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정부 투자선도지구 지정으로 인센티브 입주 기업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상당하다. 토지 매입과 시설물 설치, 건축, 고용까지 업체당 최대 80억원까지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법인세 3년간 100% 감면과 5년간 50% 삭감, 취득세와 재산세도 75%씩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의 투자선도지구 지정에 따라 건폐율과 용적률 등 73가지의 규제 완화 혜택도 받는다. 업체들은 전력효율지수(PUE)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수준(1.0x)과 맞먹는 그린 인터넷 데이터센터 효과도 톡톡히 보게 된다. 현재 광주와 대전에 있는 국내 통합전산센터 전력효율지수의 절반 수준으로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소양강댐이 간직한 29억t의 수열에너지원인 냉수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세계 첫 친환경 데이터 집적단지가 추진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김경구 강원도 수질보전과 수자원산업팀장은 “강원 지역 실정에 맞는 굴뚝 없는 새로운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첨단기업 유치와 고품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선도 사업으로 아·태지역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 유치 나서 데이터가 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첫 시행 예정인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을 적극 유치해 데이터 융합에 대한 규제 해소에도 나설 예정이다. 공공빅데이터 융합클라우드센터 등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 합동 국가혁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올 8월 국토부의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사업 환경이 크게 개선된 K클라우드 파크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기에 조성하고, 이를 춘천 데이터 퍼스트밸리(DATA FIRST VALLEY) 산업기술단지로 확대할 계획이다”면서 “탄광 지역이 석탄 자원을 내주며 1960~70년대 대한민국 산업 입국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했듯이 21세기 데이터 강국의 기틀을 마련해 다시 한번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소양강댐 냉수를 활용한 한국형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을 ‘ ’바탕으로 해외 수출 기반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 이민정책 우리가 결정” 美, 유엔 이주민 협약 보이콧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사회 최대 현안인 난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이 추진하는 ‘이주민 글로벌 협약’에서 탈퇴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 온 트럼프 정부가 국제 협약이나 기구를 보이콧한 것은 지난 6월 파리기후변화협약, 10월 유네스코에 이어 세 번째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관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유엔 이주민 글로벌 협약 참여를 끝내기로 했다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주민 글로벌 협약은 지난해 9월 유엔 난민·이주민 고위급 회의 결과 채택된 ‘뉴욕선언’에 따라 전 세계 난민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원칙과 공약 등을 담은 문서다. 당시 유엔의 193개 회원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유엔난민기구(UNHCR)의 주도로 2018년 말 채택될 예정이었다. 미 대사관은 “뉴욕선언은 미국의 이민·난민 정책과 트럼프 정부의 이민 원칙들과 일치하지 않는 많은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이민정책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오로지 미국인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탈퇴 결정에는 트럼프 정부 내 이민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고문은 최근 몇 주간 협약 탈퇴를 위해 움직였다고 미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가 보도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서울 소재 H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윤희(31)씨는 인도 마니아다. 대학 1학년 때 인도를 처음 여행한 이래 여비만 마련되면 인도에 다녀온다. 그는 인도를 ‘열린 나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고 평했다. 8억여명의 유권자가 참여,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는 정치 프로세스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히말라야의 조그마한 오지 마을에까지 투표함이 배달되고 며칠씩 걸려 투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점을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 체제하 중국과의 차이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참여 민주주의와 이로 인한 인도인의 사고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보았다. 베스트셀러 시인이자 명상서적 번역가로도 유명한 류시화씨도 인도 예찬론을 폈다. 그는 16년째 매년 겨울을 인도에서 지낸다고 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수도 뉴델리의 주택 임차비가 거의 서울과 맞먹는 수준에 온 것이다.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공식적으로 세계 2위의 인구대국(12억 6000만명)이지만 출산을 통제하는 중국(13억명)에 비해 인구성장률이 높아 수년 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실제 인구는 중국보다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인구 구성도 젊은이들의 비율이 높은 피라미드형이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7.6%를 기록, 중국(6.7%)을 앞섰다. 인도의 경제규모(GDP)는 2016년 기준 세계 7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 성장률이 지속될 경우 2022년에는 세계 4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 함께 G3 경제 대국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급속한 발전은 2014년 5월 출범한 모디 총리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친기업 시장정책, 부패척결 등 국가 전반에 걸친 대개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관련된다. 모디 정부는 특히 ‘제조업 혁신’(Make in India), ‘저소득층 지식 정보화’(Digital India), ‘보건위생 개선’(Clean India),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Smart Cities) 기치 아래 분야별로 개혁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디 총리는 2019년 총선에서도 승리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외교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인도를 외교의 핵심축의 하나로 설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인도와 아세안으로 향하는 신남방정책이 그것이다. 이 정책의 배경은 지금까지의 4강 외교, 특히 미국과 중국 중심의 G2 외교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다. 최근 들어 미국의 자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 중국의 사드 보복을 보면서 외교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리 외교의 핵심축이 인도에까지 이른 것은 문재인 정부가 최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인도에 특사를 파견하면서 앞으로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인도가 미·중·일·러와 함께 한국 외교의 5강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현재 인도에는 67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연산 68만대의 공장을 가동 중이고 기아자동차도 대규모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삼성의 스마트폰, LG의 가전제품 등도 13억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인도 기업의 한국 진출도 돋보인다.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고 타타그룹이 군산의 대우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시대’ 전략이 부각되면서 인도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대상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외교, 국방 부문의 고위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소위 2+2 전략회의의 파트너 국가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봄 인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디 총리도 문 대통령의 방인(訪印) 후 한국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 인도 동방정책(Act East)의 핵심 협력 국가로 한국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한·인도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해 본다.
  • 美 방관 틈타… 러, 중동·동유럽서 패권 회복

    푸틴, 美와 대리전서 승리 강조 체코 대통령 “러, 佛 10배 중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와 체코 대통령을 잇달아 면담하며 이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재확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관과 서방 세계의 분열을 틈타 푸틴 정권이 옛 소련 시절 중동과 동유럽에서의 패권을 일정 부분 회복한 상징적 사건으로 비춰진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휴양도시 소치에서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자국 영토의 98%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의 저항 근거지들이 남아 있지만 러시아 공군과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제만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바샤르 알아사드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시리아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러 대표단에 140명의 기업인이 포함된 데 반해 프랑스 방문 때는 고작 14명의 기업인만이 동행했다”면서 “러시아가 우리에게 (프랑스보다) 10배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인 20일에는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시리아에서 우리가 테러범 격퇴를 위해 협력한 덕분에 군사작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 덕분에 시리아 내 정치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가능해졌다”고 화답했다. 시리아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는 2015년 9월부터 시리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 반군을 모두 소탕하는 군사 작전을 실시해 왔다. 반면 미국이 이끄는 국제연합군은 알아사드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별도로 시리아 반군과 손잡고 IS 격퇴 작전을 진행해 왔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보여 준 자신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 공습을 명령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미국이 시리아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방관자로 남은 현실을 보여 준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이란의 세력을 몰아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란의 영향력도 건재해 말뿐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상인 제만 체코 대통령의 친러 행보도 동유럽에서 옛 영향력 회복을 꿈꾸는 푸틴 대통령의 외교적 결실로 꼽힌다. 제만 대통령은 푸틴의 측근인 러시아 국영철도 재벌 블라디미르 야쿠닌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인정하고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를 반대해 왔다. 불가리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친러 성향의 루멘 라데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에 시달리는 동유럽에서의 러시아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30대 그룹 63% ‘물갈이’·시중銀 33곳→16곳 개편

    [외환위기 20년] 30대 그룹 63% ‘물갈이’·시중銀 33곳→16곳 개편

    “정부는 최근 겪고 있는 금융외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유동성조절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1997년 11월 21일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긴급 담화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1일)처럼 경제적 충격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충격이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었다. 외환위기에 따른 경제·금융계 재편과 극복 과정, 아직도 남아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서울신문이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당시 국내 30대 그룹 중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셋 중 하나꼴인 19곳이 그룹 해체로 사라지거나 자산 감소로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났다. 당시 자산총액 35조 5000억원으로 현대·삼성·LG에 이어 ‘넘버4’였던 대우는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해체됐다. 모회사인 ㈜대우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과 대우건설로 나뉘었고, 30개에 달했던 계열사도 뿔뿔이 흩어졌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건설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며,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법정관리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는 등 ‘대우 수난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당시 재계 6위 쌍용(자산총액 16조 5000억원)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와 쌍용중공업(현 STX중공업) 등이 계열에서 분리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8위 기아도 기아차 경영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부도를 맞고 부도유예협약에 들어갔다. 28개 계열사 대다수가 청산, 합병 등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동아(13위), 진로(19위), 고합(21위), 동양(23위), 해태(24위) 등도 해체됐다. 주식시장에서도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MF 구제금융 신청 하루 전날인 1997년 11월 2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위 상장사 중 현재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은 14곳에 불과하다. 당시 시총 4위 대우중공업(2조 2000억원)은 2005년 두산이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로 변경됐으며 현재 시총 120위(15일 기준)에 자리해 있다. 당시 시총 6위 LG반도체(1조 6000억원)는 현대전자와 합병된 뒤 하이닉스 시절을 거쳐 SK하이닉스로 탈바꿈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과 함께 시총 2위로 올라섰으나 LG반도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밖에 현대전자(당시 시총 7위)·LG정보(9위)·데이콤(12위) 등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명이다. 금융권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외환위기 직전 33개까지 늘었던 시중은행은 현재 16개로 개편됐다. 5대 시중은행으로 불렸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는 모두 간판을 내렸다.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판 월스트리트를 꿈꾸던 증권사도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을 시작으로 장은·한진투자·쌍용투자·서울·조흥증권 등이 차례차례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았다. 보험업계 구조조정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생명보험에선 고려·국제·태양·BYC 등이 차례로 퇴출됐고, 손해보험에서도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이 합병해 서울보증보험으로 재탄생했다. 금융위원회 집계를 보면 1997년 말 2101개였던 금융사(은행·종금·증권·보험·투신·금고·신협·리스)는 2001년까지 3년간 610개가 정리됐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정부와 기업 모두 외형 확장에만 치중하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 높은 임금상승률이 겹쳐 외환위기를 불렀다”며 “제동장치 역할을 해야 할 금융권도 관치에 휘둘려 고위험 대출을 마구잡이로 집행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살아남은 기업은 새롭게 도약했다. 삼성은 현대그룹 분할을 계기로 재계 1위로 올라선 뒤 든든한 반석을 다졌다. 올해 삼성의 자산총액은 363조 2000억원으로 2위 현대차(218조 6000억원)를 압도한다. SK(5위→3위)와 롯데(10위→5위), 한화(9위→8위) 등도 순위를 끌어올렸다. 1997년 출범한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며 재계 21위로 올라섰다. 외환위기 당시 3조 9000억원(코스피 3위)이었던 삼성전자 시총은 무려 90배나 늘어난 357조 2000억원이다. 코스피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우선주(40조 1000억원)까지 합치면 400조원에 육박한다. 1999년 설립된 네이버는 2002년 코스닥 상장, 2008년 코스피 이전을 거쳐 시총 7위(26조 5000억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 비중 등 대외적 경제 여건은 외환위기 때보다 좋지만 신업경쟁력 약화와 높은 실업률 등 대내적 여건은 더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술집약적 신사업에 투자하고 인재를 육성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EU軍 창설’ 한 발 전진… 23개국 항구적 국방협력체제 합의

    ‘EU軍 창설’ 한 발 전진… 23개국 항구적 국방협력체제 합의

    러 위협·美 불신에 독자 안보 강화 英·덴마크 불참… 몰타 등 3곳 고심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가운데 23개국이 13일(현지시간)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항구적 안보·국방협력체제’(PESCO)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이 독자적 ‘EU 군(軍) 창설’이라는 군사 통합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으나 1949년 이래 서방 집단 안보의 근간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내부에, 미·영 동맹과 PESCO가 동거하는 형태여서 이것이 나토의 균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 23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원국 간 무기 개발 등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PESCO 구축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PESCO는 다음달 14~15일 EU 정상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28개 EU 회원국 중 EU 탈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영국은 참여하지 않고 덴마크도 불참하기로 했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몰타는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한 PESCO는 우선 무기 개발과 같은 군사 분야에 공동 투자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론상으로 유럽 작전 지휘부나 공동 병참기지 설립 등도 가능하고 인력과 장비, 훈련 및 기반 시설 등 EU의 군사적 임무 수행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체다. 이를 위해 각국은 국방예산을 정기적으로 증액하고 국방 예산의 2%를 연구 및 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20%를 물품 조달에 사용하기로 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3개 회원국이 방위력과 작전적 조치를 함께 갖추도록 하는 공동 작업의 시작이자 유럽 안보의 새 페이지”라며 “PESCO를 통해 회원국들은 역내 경제·군사력 격차를 유럽이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군사통합의 궁극적 목표는 독자적인 EU 군 창설이다. 전통적으로 미·영동맹을 중시한 영국이 강력히 반대해 EU 내부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영국이 브렉시트(EU 탈퇴)를 결정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독자적 군사협의체 설립 논의에 탄력이 붙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등 노골화되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PESCO가 나토의 틀에서 완전히 독립해 독자적 국방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시각도 있다. 유럽 주요 4개국인 프랑스(436억 달러), 독일(406억 달러), 이탈리아(218억 달러), 스페인(110억 달러)의 지난해 국방비를 합쳐도 약 1170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과 영국의 국방비 지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6640억 달러와 603억 달러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EU는 해상에서의 항해상 안전과 아프리카 개발 문제처럼 나토가 신경 쓰지 않는 문제에 대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PESCO는 나토의 역할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된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꾸준히 자국 안보 강화에 힘을 기울이는 등 유럽 군 창설은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독일은 16만 6500명 수준인 군 병력을 2024년까지 19만 8000명으로 늘리기로 했고, 프랑스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78% 수준인 국방비를 2025년까지 2%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개국과 날 세운 트럼프… APEC “다자무역 지지”

    20개국과 날 세운 트럼프… APEC “다자무역 지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APEC 무대에 처음 출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력히 외치며 보호주의적 무역정책을 주장해 다른 회원국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제25차 APEC 정상회의는 이날 베트남 중부 관광도시 다낭에서 “규범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개방되며 공정하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APEC의 핵심적 역할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다낭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다낭 선언문은 ▲혁신적 성장, 포용성 및 지속 가능한 고용 ▲역내 경제통합의 새로운 동력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역량 및 혁신 강화 ▲기후 변화에 대응한 식량 안보 및 지속 가능한 농업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 등 다섯 가지 분야의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APEC의 장기 비전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합의하지 못했다. 다만 APEC이 FTAAP 실현을 위해 포괄적·체계적 노력을 전개한다는 선언 수준에서 문안이 합의됐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24차 회의 때보다는 약화된 수준이나 올 7월 독일에서 채택된 주요 20개국(G20) 정상 선언문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성과를 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1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했다.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보호 무역주의와 양자 무역 우선 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바람에 시장개방을 강조하는 20개 회원국들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고 한국 등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요구하는 등 자유무역주의와 역행하는 흐름을 보여 회원국들의 빈축을 샀다. 미국과 회원국들 간의 ‘물밑 조정’을 통해 선언문에는 ‘다자무역 체제’에 관한 APEC의 역할과 2020년까지 보호무역조치 현행 동결 약속을 재확인하는 등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대하던 미국의 주장도 반영됐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상호적,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의 중요성, 시장 왜곡적 보조금 폐지,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상·이행 모니터링·분쟁 해결 기능 개선, WTO 협정의 완전한 이행 등이 문안에 포함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무역적자 불용” “세계화는 대세”… 화합 깬 트럼프·시진핑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로 다시 돌아가 “美, 장벽 낮췄지만 타국은 시장 안 열어” 習 “개도국, 교역·투자로 이득 더 얻도록 다자무역·개방적 지역주의 필요” 맞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보여줬던 ‘대단한 화합’은 하루 만에 베트남에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나란히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양 강대국의 지도자는 상대방의 무역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 정상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회의)’에서 상대국을 작심하고 비난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시장 장벽을 낮췄지만 다른 나라는 우리에게 시장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더는 이용당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어떤 국가와도 양자협정을 맺을 준비가 돼 있다며 공정하고 호혜적인 교역을 주장했다. 지식재산권의 ‘뻔뻔한 도둑질’까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베이징에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책임을 전임 행정부 탓이라고 시 주석 앞에서 말했던 트럼프가 하루 만에 돌변해 상대 교역국들을 비난한 것이다. 21개 APEC 회원국 가운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최대 불공정 무역국이다. 미국은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공정하다며 개정 협상에 나섰고 멕시코, 캐나다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방중 기간에 중국과 2535억 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투자·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시 주석을 ‘특별한 사람’이라며 칭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APEC 무대에서 예전의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손을 묶는 다자 무역협정을 거부하고 ‘새로운 세계무역 질서’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의 병폐를 지적한 데 비해 시 주석은 ‘세계화의 수호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를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개발도상국들이 국제 교역과 투자로부터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자 간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아태지역의 무역 장벽을 허물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자는 것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 간 FTA들이다. 그는 또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첫 국제수입박람회를 열어 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15년 뒤 중국의 대외투자가 2조 달러에 이르고 수입규모도 24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다자 무역체제에서 이탈하는 미국의 공백을 중국이 세계 통상 무대의 주도권을 잡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APEC 회원국 대부분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를 우려하는 만큼 중국의 입지가 지금보다 넓어질 여지가 생겼다. 이에 따라 11일 21개 APEC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에서 교역 자유화와 경제 통합에 대한 논쟁이 벌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미국 보호 무역주의 겨냥

    시진핑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미국 보호 무역주의 겨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AFP 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연설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자유로운 무역을 뒷받침하는 철학은 더 개방되고 균형 잡히고 공정하며 모두에게 더 이익이 되도록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다자간 자유무역체제를 옹호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개발도상국들이 국제 교역과 투자로부터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경제 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 등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이런 시 주석의 발언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역내 경제통합 대신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양자 FTA에 매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대비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앞서 같은 무대에 올라 불공정한 교역과 지식재산권 도둑질을 비판하며 이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핵 불용 다짐하고 혈맹 과시한 한·미 정상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이뤄진 국빈 방문이라는 외교 형식을 따질 것 없이 이번 회담이 갖는 역사적 함의는 중차대하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자체가 향후 미국의 아시아 정책 기조를 새롭게 정립하는 행보라는 점부터가 이전과 무게를 달리한다. 우리로서도 완성을 눈앞에 둔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할 공조체제를 한층 굳건히 다지는 한편 미국과 중국이 펼쳐낼 동북아시아의 정세 변화 속에서 한국의 좌표와 한·미 동맹의 내일을 새롭게 규정하고 설계하는 자리다. 어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의미 있는 합의들을 몇 가지 이뤄냈다. 한국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즉각 해제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 전략자산을 한국이 구입한다는 합의 등이다. 북핵 대응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못박은 점도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한·미 동맹의 심장이라 할 평택 주한미군 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은 것과 트럼프 대통령이 따로 30분간 헬기를 타고 평택 기지를 구석구석 둘러본 것도 흔들림 없는 양국 동맹을 거듭 대내외에 확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북핵 공조에 관한 한 양국 정상이 찰떡 공조를 과시한 셈이다. 그러나 두 정상의 이런 공조 과시가 양국 앞에 놓인 도전을 일거에 해소하는 여의봉이 될 수는 없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액 조정 등의 난제가 코앞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거듭 ‘호혜평등의 경제동맹’을 언급하며 FTA 대폭 수정 의지를 강조했다. 평택기지 건설 비용의 92%를 한국이 부담했다는 지적에도 “미국도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으나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중국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더 확대, 강화되길 기대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방한 직전 우리 정부가 밝힌 ‘3불(不)’ 기조, 즉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하지 않을 것이며, 한·미·일 3국 군사동맹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떨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두 정상이 다짐한 ‘위대한 동맹’은 구호로만 되지 않는다. 두 정상의 신뢰와 이를 바탕에 둔 상호 이해, 그리고 양국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할 치밀한 전략의 삼박자가 필요하다. 미국이 구상하는 아시아 정책의 틀 속에서 우리의 입지를 균형 있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어제 회담이 이런 조건들을 모두 충족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왕도는 없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부단히 높여 나가야 한다. 어제 회담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일정으로 동아시아를 순방 중이다. 순방의 핵심 과제는 북한 비핵화 달성과 북한 고립을 위한 외교적 결속이며 각국에 경제·통상 이해를 관철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미·중 양대 강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북한의 직접 위협 아래 있으면서 ‘우리가 모르게 전쟁이 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동맹이자 정치·경제 파트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유엔 무대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미국 대외·경제 정책의 근간이라고 공언했다. 이 입장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중국과의 무역 패턴이 모두 미국에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일본, 중국 등에 모두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은 협소한 의제 설정으로 국제적 책무를 축소하고 미국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경향을 우려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유네스코 탈퇴, 대외 원조 삭감, 이란 핵합의 불인정 등으로 국제적 약속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한다. 지난달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절대적 권력을 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라는 표현을 당장(黨章)에 명시해 중국의 실천적 가이드라인은 ‘중국몽(夢)’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무대에서 명실상부하게 지도자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거듭나 중국식 질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외교만 강화한다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점에서 기술력과 금융, 구매력을 다 키워 미국 등 기존 선진국을 제치고 지배적 리더가 되겠다는 뜻이다. 중국굴기의 방향을 정비한 시 주석으로선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만도 흡족한 일일 게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2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무역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하는 나라는 50여개이지만 중국은 우리를 포함해 100개국이 넘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애플, 구글 등 미국 초거대 기술기업들과 나란히 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이 됐다. 중국은 해마다 150만명에 달하는 이공계 학사를 배출하고 있고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일본의 3배가량인 100만건이 넘는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기술 기업의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서방을 능가할 것이란 생각은 꿈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시 주석은 ‘레닌표 디지털 혁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가속도는 이미 떨어졌다. 기술에선 중국에 앞선다는 건 고문서에나 나올 얘기다. 중국은 남중국해 등에서 기존 질서를 깨고 있을 뿐 아니라 1조 달러 이상을 들여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 지중해까지 중국의 질서가 미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헌법 개정을 거론하는 것은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미·일이 태평양과 인도양을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북한은 ‘주체적 핵전력’을 완성한다면서 슬그머니 중국굴기와 미·중 간 전략적 마찰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을 피곤하게 만들어 멀리 밀어내는 데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계산 중인 것이다. 여러 모로 중국굴기는 우리에겐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경제 정책이 더 중요해진다. 지속적 평화와 번영은 안일한 진단으로는 불가능하다. 차원이 다른 디지털 혁명과 질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운 냄비 속에서 저 죽는지 모르는 개구리라는 비유가 더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 [사설] 세탁기 이어 반도체 특허 침해로 韓 압박하는 美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심상치 않다.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를 최대 이슈로 제기한 가운데 일본·중국의 무역적자를 꼭 집어 문제 삼고 나서 오늘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어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며 작심 발언을 한 데 이어 공동기자회견에서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에 노력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를 불편하게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철강과 세탁기·냉장고, 태양광 패널에 이어 최대 효자산업인 반도체의 특허 침해 여부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한·미 간 통상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ITC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관세법 337조’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 판매, 수입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으로 미국 기업과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과 판매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업체인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인데, 테세라는 삼성 반도체 제품은 물론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수입 금지와 판매 중단도 함께 요청했다. SK하이닉스도 미국의 다른 반도체업체에 의해 지난달 31일 특허 침해로 제소당한 상태다. ITC는 2013년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갤럭시S와 S2, 갤럭시 탭 등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 적이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취임 이후 한국산 제품에 가해지고 있는 전방위 압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맞물려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동차와 철강 등 자국의 대표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의식해 미국 내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일자리와 직결된 통상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 안전보장을 대가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쌀 시장 개방이나 소고기 관세 추가 인하 요구 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분담금이나 신무기 구매 등에서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사업가적 접근이 아닌 세계 지도자로서 풀어나가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미국 우선주의에 매몰돼 통상 압박만 강화한다면 한국민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이익의 균형을 포괄적으로 맞추는 전략으로 미국의 통상 압력을 헤쳐나가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에 화물차 주차 마세요

    서울 구로구가 거주자 우선주차구획 부정주차 차량을 대상으로 주차요금을 부과키로 했다. 구로구 시설관리공단은 “거주자 우선주차구획에 배정받지 않고 부정 주정차한 중장비, 버스, 화물차량 등 견인이 불가능한 차량에 대해 1일부터 가산금을 포함한 주차요금을 부과한다”고 6일 밝혔다. 거주자 우선주차구획은 주택가 이면도로와 도로변에 설치된 공간으로 6개월마다 신청을 통해 구역을 배정받은 주민이 요금을 납부해 이용하는 곳이다. 지역에 모두 3400면이 있다. 그동안 배정받지 않은 차량 주정차 시 견인 조치를 해 왔으나 견인이 어려운 중장비, 버스 등의 경우에는 제재 방안이 없었다. 이에 공단은 주차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거주자 우선주차구획 내 부정주차 차량 중 견인불가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을 부과키로 했다. 주차요금은 ‘구로구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의 공영주차장 주차요금표 규정’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부정주차 시 기준 요금은 시간당 600원의 기본요금과 가산금 2400원(1시간 기본주차요금의 4배)을 포함해 3000원으로 정했다. 최초 단속요금은 1구획당 4시간을 주차한 것으로 간주해 1면당 1만 2000원을 부과한다. 1면당 1일 최대 7만 2000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동북아 정세를 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시작된다. 3일 하와이를 거쳐 5일 일본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을 찾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는 26년 만에 가장 긴 12일간의 아시아 방문 일정이며, 아시아 5개국 방문도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백악관은 소개했다.●인도 포함 美·日 공동 외교전략 조율 이번 순방은 세계 외교·안보·정치·경제 등 다방면에서 근래 최대 이벤트로 주목받아 왔다. “동북아 지형은 트럼프 순방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중국은 그간 여러 갈등과 충돌을 이번 순방 이후로 미뤄 왔다. 최근 19차 당대회를 치른 중국이 충돌을 피해 온 측면이 크다. 북핵부터 남중국해 문제까지, 이 모든 것을 꿰는 수단이 될 무역·금융상의 갈등,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까지 이번 순방이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2일 일본과 중국 언론에 느닷없이 등장한 ‘인도’는 이 이벤트를 관통할 분위기를 예감하게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오는 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미·일 공동의 외교전략으로 표명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는 “남·동 중국해를 비롯한 동북아의 패권 확대뿐 아니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진단했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인도·태평양’ 개념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이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는 남중국해는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기 위한 시발점이고, 전초기지로 여겨져 왔다. 최근 중국이 특별히 남중국해에 온갖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을 못 본 체해 온 미국이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첫 방문지 일본에서의 결과물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다. ●시, 김정은에 축전… 북핵문제 달라질 듯 반면 중국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 명의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역시 트럼프와의 대면을 앞두고 포석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북·중 관계와 북핵 문제는 기존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는 학자들의 전망이 현실화되는 신호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을 ‘북핵 해결’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백악관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결의를 강화하고,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 담판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도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의 ‘빅딜’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어느 수준까지는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최대 목표는 자신의 ‘신형 국제 관계’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시 주석은 자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경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세계 공동 번영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목표 때문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장면을 최대한 연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 한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전에 봉합한 것에는 ‘대국’의 이미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시 ‘국제관계 윤곽’ 가시화가 최대 목표 미·중 관계가 순방 결산 시점에서 ‘봉합’으로 정리될 수 있을지 전망은 엇갈린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에 초첨을 둔 파편적인 것이었다”면서 “종합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역’을 매개로 일정 부분 봉합의 모양새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방중단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웨스팅하우스 등 40여개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준비해 간 선물 보따리를 풀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구매계약 등 선물 보따리의 크기와 내용에 따라 외형적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간 거래에 북핵까지 딸려 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베이징대 김동길 교수는 “중국이 한국을 미·중 관계의 수단이나 매개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대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반도체분야 실적 자신감 밑바탕…위기의식도 깔려

    삼성전자가 31일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 환원과 시설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자신감의 반로다. 3분기 영업이익만 10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반도체 분야는 내년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반면 통 큰 배당과 투자의 밑바탕에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너무나 엄혹하다”고 밝힌 권오현 전 부회장은 사퇴의 변처럼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속에도 투자자(주주)들을 만족시키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의 핵심은 ▲배당을 대폭 확대(2020년까지 29조원)하고 ▲잉여현금흐름(FCF) 계산 때 인수합병(M&A) 금액을 차감하지 않으며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 환원 방침을 유지하되 그 기간을 종전의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해 적용한다는 것이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현금 흐름에서 투자액을 뺀 것을 말하는데 통상 M&A 금액도 포함시킨다. 삼성전자의 발표대로 M&A 금액을 투자액으로 계산하지 않으면 대형 M&A가 이뤄진다고 해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주는 일은 없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주주의 몫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3조 1000억원과 4조원을 배당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들이 자신들의 배당 수익을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3년 동안 사업에 문제가 생겨 잉여현금흐름이 다소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배당은 계속 지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또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다음달부터 3개월 안에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자사주 약 90만주를 사들여 소각한다. 올 한 해 동안 전체 시설투자에 46조 2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가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60% 이상인 29조 5000억원은 반도체 분야에 투입된다. V낸드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평택 라인 증설, D램 공정 전환 등 인프라 구축에 쓰일 전망이다. 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설비 확대 등 디스플레이에 14조 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폭탄 테러·독가스 공격에도 안전… ‘달리는 국가원수 집무실’

    폭탄 테러·독가스 공격에도 안전… ‘달리는 국가원수 집무실’

    다음주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괴물’ 같은 차가 있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인 ‘뉴 비스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타던 전작 ‘더 비스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만든 국가원수용 방탄차다. 공식명칭은 ‘캐딜락 원’이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의 요구에 따라 대당 17억원을 받고 제너럴모터스(GM)에서 캐딜락을 특수하게 개조했다. 통상적으로 해외 정상이 외국을 방문하면 해당국에서 제공하는 의전차량을 이용하는 일이 많지만, 미국은 예외다. 캐딜락 원만큼 안전을 보장하는 차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백악관은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전용기에 캐딜락 원을 싣고 옮기는 유난을 떤다.뉴 비스트의 세부사양을 뜯어보면 그럴 만도 하다. 총 7명이 탈 수 있는 이 차는 길이 5.5m, 높이 1.7m, 무게 8t에 달한다. 저격용 총알이 빗발치고 고성능 폭탄이 터져도 탑승자는 무사할 수 있도록 차체와 내장재에 알루미늄과 티타늄, 특수강철, 세라믹,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가 사용됐다.차 문 두께는 무려 30㎝가 넘는데 여객기 출입문 두께다. 문짝이 워낙 무겁다 보니 사람의 힘만으로는 쉽게 여닫기 어려워 경첩에 전기 모터까지 달았다. 창문은 모두 방탄유리로 13㎝ 두께다. 총격은 물론 화염에서도 내부를 완벽히 보호한다. 예상 못한 테러 탓에 타이어가 손상돼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유리 두께 13㎝… 타이어 손상돼도 시속 80㎞ 생화학 무기의 공격 등에도 철저히 대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차량 주변에 생화학 무기나 독가스가 터지면 외부 공기를 완벽히 차단한 후 내부 응급 산소를 공급하도록 설계된 구조”라면서 “만에 하나 대통령이 부상을 당해도 차 안에서 수혈할 수 있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통신 시스템으로 육·해·공군에 바로 지원 요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차량이라기보다는 장갑차에 가깝다.●히틀러가 최초 방탄차 주문… 20여대 소유 여기서 잠깐. 방탄차는 사실 20세기 초 군국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최초의 방탄차는 메르세데스벤츠가 1928년 출시한 ‘뉘르부르크 460(W08)’이다. 8년간의 준비 끝에 개발된 이 차는 당시 아돌프 히틀러의 주문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광이기도 한 히틀러는 크고 작은 방탄차를 종류별로 20여대나 소유했다. 1930년대에는 보다 덩치를 키운 ‘770(W07) 그랜드 메르세데스’가 등장하는데 첫 고객은 히로히토 일왕이었다. 자기 야망만큼이나 적도 많았던 두 사람에겐 이동 중에도 자신의 목숨을 지켜줄 만한 운송수단이 필요했다. 일부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각국 대통령 등 주요 국가수반의 의전차량은 미국의 캐딜락 원과 비슷한 안전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단, 이용하는 브랜드는 달라진다. 대통령의 차는 국가 정상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가 GM을 타는 건 캐딜락이 가장 튼튼하거나 안전해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같은 맥락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의전차량은 ‘중국산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훙치(?旗) L5’다. 중국 오성홍기를 뜻하는 이름처럼 중국의 자존심이 담겨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인 마오쩌둥이 사랑한 차로 1959년 국경절 10주년 사열을 받으면서 외부에 처음 소개됐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산 벤틀리 차량을 타는 것도, 일본 왕실과 총리에게 도요타 ‘센추리’가 공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최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새 경호용 차량으로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을 쓰기로 했다. 주문 물량은 총 3대로 대당 평균 가격은 5억 9950만원 정도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쓰던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 시큐리티’와 벤츠 ‘S600 가드’ 등을 경호차로 사용해 왔지만 사용 연한이 지난 일부 모델을 국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새로 구입한 제네시스 차량의 경호 능력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단 과거 에쿠스 경호차량의 성능을 개선했을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2009년 당시 방탄 기능 등을 넣기 위해 현대차는 독일의 방탄차량 전문업체인 슈투프에 차를 보내 개조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차 개조는 차 한 대를 새로 만드는 것과도 같다. 우선 두께 4㎜에 이르는 방탄 철판을 20~24조각으로 각각 잘라 안에 덧대는 방식으로 철갑을 두른다. 기존 내장재는 모두 들어낸 후 바닥부터 천장, 문짝에 새로 방탄용 내장을 채운다. 외부의 공격에도 폭발하지 않도록 연료통에 특수 방탄 코팅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배터리와 퓨즈 등 전기제품들도 모두 방탄소재로 감싼다. 이렇다 보니 무게가 동급 차량의 2~3배까지 늘어난다. 실제 청와대에서 사용 중인 에쿠스 방탄차는 무게가 5t에 이른다. 이런 탓에 사람으로 따지면 무릎에 해당하는 쇼크 압소버(충격흡수장치)가 자주 고장 나는 편이다. ●훈련받은 군경·특수요원이 매뉴얼 따라 운전 운전 역시 아무나 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테러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운전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훈련받은 군인이나 경찰, 특수요원들이 맡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가 기관에서 자체적인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차량 브랜드별로 해외에서 운전사용 특수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대통령의 차량 가격이 대당 6억원까지 뛰는 이유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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