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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 위협하는 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무력사용 배제 안해”

    동맹 위협하는 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무력사용 배제 안해”

    “그린란드 독립·美 편입 여부 투표 덴마크 방해 땐 고관세 부과할 것”‘멕시코만 → 미국만’ 변경 언급도한국에 방위비 증액 요구 가능성그린란드 수도 방문한 트럼프 장남“아버지가 인사 전해 달라고 하네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핵심 동맹에도 ‘경제·군사적 강압’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1기가 ‘고립주의’ 기조였다면 2기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해 동맹 압박도 불사하는 ‘개입주의’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가진 당선 뒤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두 사안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주민들이 독립과 미국으로의 편입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때 덴마크 정부가 방해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파나마 운하에 대해서도 “그들(파나마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선인은 고율 관세 부과 및 미국 편입 가능성을 언급한 캐나다에 대해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강압”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등 5개 주와 멕시코, 쿠바에 둘러싸인 ‘멕시코만’을 지칭하며 “앞으로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모두 중국·러시아의 세력 확장 등 이슈로 미국의 지정학적 패권과 직결된다. 그의 이날 발언을 두고 당선인 자문위원들은 “중러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당선인이 1기 당시 고립주의를 택해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한 데 이어 2기에서는 영토·경제적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가 기존의 고립주의에서 ‘영토를 넓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개입주의로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주요 동맹국의 주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결례이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타국 영토에 대한 욕심을 공세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부친의 개인 전용기를 타고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직접 찾아 덴마크 정부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는 현지 매체에 “여기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엄청난 곳을 보려고 관광객으로 왔다. 아버지가 그린란드의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그린란드에 왔는데 아주아주 춥네요!”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당선인은 나토 방위비 역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언급한 데 이어 이날은 ‘5%’까지 끌어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GDP의 5% 국방비 지출’은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토 회원국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동맹에도 강압적 요구를 서슴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로 볼 때 한국에도 머지않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선인이 언급한 주요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무장관은 “운하의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그린란드는) 판매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전날 사퇴를 발표했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반박했다.
  • 미셸 박 스틸 전 하원의원, 트럼프 2기 ‘첫 주한 美대사’ 물망… 대리대사에 조셉 윤

    미셸 박 스틸 전 하원의원, 트럼프 2기 ‘첫 주한 美대사’ 물망… 대리대사에 조셉 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신임 주한 미국대사에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앨리슨 후커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식 이전 주한 대사를 발표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한미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한 미대사 물망에 오른 이들은 스틸 전 의원, 후커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겸 대통령 부보좌관 등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1975년 이민한 스틸 전 의원은 2021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재선까지 했다. 지난해 11월 3선 도전에선 600여표 차로 석패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등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당선인도 지난해 10월 스틸 전 의원을 지지하며 “가족과 함께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우선주의 애국자”라고 힘을 실었다. 친트럼프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전현직 지도부도 당선인에게 그를 주한 미대사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정부 부처 차관 등 정무직 임명 가능성도 있다. 후커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과 실무협상에 깊이 관여했다. 현재는 트럼프 2기 국무장관 등에 거론됐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장인 컨설팅업체 ‘AGS’의 선임 부회장이다. 다만 주한 미대사는 유력한 검토 단계가 아닌 하마평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국 정부와 협의하기보다 비밀에 부치는 당선인의 외교직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2년 6개월 임기를 채우고 7일 출국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 후임에 한국계인 조셉 윤(71)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대리대사로 조만간 파견된다. 대리대사는 임시로 대사 직무를 대신하는 고위급 외교관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가 불과 2주 남짓한 시점에 차석에게 대사 직무대행을 맡기는 관례 대신 대리대사를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는 특명전권대사 지명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장기 공백을 막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때는 해리 해리스 대사 임명까지 1년 6개월간 주한 미대사직이 공석이었다. 또 한국 탄핵 사태, 북러 군사협력 심화 등 긴박한 한반도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로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인수위와도 사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의선 “퍼펙트 스톰에 위축되지 말고 ‘위기 대응 DNA’로 혁신”

    정의선 “퍼펙트 스톰에 위축되지 말고 ‘위기 대응 DNA’로 혁신”

    “비관주의에 빠진 수세적 자세 지양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 되게 할 것”무뇨스 “트럼프 정부에 적응 준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을 맞아 기본기를 바탕으로 위기에 대처하자”고 밝혔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 등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도전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선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현대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학적 정신과 문과적 식견을 갖춘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정신과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로 임기를 시작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선임을 예로 들며 “국적·성별·학력·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무뇨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적절히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며 신중하지만 동시에 희망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가동 중인 전기차 공장) HMGMA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이곳에서 몇 년간 연간 30만~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고, 올해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9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면서도 “올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전기차 시장 강자인 테슬라·BYD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해선 “전기차는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같이 봐야 된다”며 “전기차 이후 소프트웨어 중심차(SDV)로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확장성을 고려해 경쟁력을 담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 정의선 “퍼펙트 스톰에 위축되지 말고 ‘위기 대응 DNA’로 혁신”

    정의선 “퍼펙트 스톰에 위축되지 말고 ‘위기 대응 DNA’로 혁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을 맞아 기본기를 바탕으로 위기에 대처하자”고 밝혔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 등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도전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선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현대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학적 정신과 문과적 식견을 갖춘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정신과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로 임기를 시작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선임을 예로 들며 “국적·성별·학력·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무뇨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적절히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며 신중하지만 동시에 희망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가동 중인 전기차 공장) HMGMA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이곳에서 몇 년간 연간 30만~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이고, 올해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9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2주 후에 시작하니까 그 전에 너무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면서도 “올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전기차 시장 강자인 테슬라·BYD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해선 “전기차는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같이 봐야 된다”며 “전기차 이후 소프트웨어 중심차(SDV)로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확장성을 고려해 경쟁력을 담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권력은 묘한 속성이 있다. 권력을 잡기 전엔 측근들이 일치 단결하다가도 집권 후엔 급속하게 분열하곤 한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그랬다. 경쟁을 부추기는 트럼프의 독특한 리더십과 다양한 이념적 배경을 가진 참모진, 그리고 졸속 추진된 정책들이 빚어낸 합작품이란 평가다. 당시 코어그룹 내에서 갈등을 일으킨 대표적 인물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다. 대선 일등 공신인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민족주의적 접근, 즉 무슬림 여행금지·국경장벽 건설 등을 주장하며 분란을 일으켰다. 공화당의 전통적 엘리트는 물론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실용주의 실세들과도 충돌했다. 배넌의 과격한 안보 정책을 둘러싼 국방부 관료와의 갈등도 동시다발로 터졌다. 참다못한 트럼프는 취임 6개월도 안 돼 ‘트러블 메이커’ 배넌을 쫓아냈지만 후유증이 꽤나 오래갔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도 시작 전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이번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갈등의 핵’이다. 얼마 전까지 트럼프 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온갖 개입설이 나돌더니 최근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이민 비자(H1B) 문제를 놓고 구주류 충성파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그룹과 충돌했다. 한술 더 떠 선거 중인 독일의 한 극우정당을 공개 지지한 탓에 독일 대통령이 발끈할 정도로 선거개입 논란마저 불거진 상태다. 측근 그룹 내에서도 ‘좌충우돌 머스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친중파로 불리는 머스크의 존재 자체가 안보 위협이라는 우려도 있다. 급기야 “머스크의 행동과 언론 보도 폭풍에 (트럼프가) 100% 화가 났다”며 ‘허니문이 끝났다’는 보도마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인 머스크가 ‘제2의 배넌’ 신세로 전락해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될지, 명실상부한 트럼프 2인자가 될지 주목된다.
  • “트럼프 2기는 ‘조공 시대’… 韓, 조선업 지렛대로 관세 협상해야” [글로벌 인터뷰]

    “트럼프 2기는 ‘조공 시대’… 韓, 조선업 지렛대로 관세 협상해야” [글로벌 인터뷰]

    美, 韓 조선업 조공으로 원하나中, 1기 때 2000억弗 조공 바친 셈트럼프 ‘韓 조선업’ 언급 주목해야취임 당일 中 관세 부과 시동 예상韓, 다른 나라 협상 보며 학습 기회‘최대 교역’ 대중 관계 어떻게이제 남은 시장은 美·유럽연합뿐트럼프 ‘反중국’은 ‘親인도’로 통해기업 생산 기지로 인도 활용 유리방위비 분담금 韓보다 나토 먼저새해 1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의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포함해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한층 더 세진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것이다. 폴 공(46)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가 ‘조공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의 첫 통화에서 언급한 조선업을 관세 협상의 카드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워싱턴 정가에서 ‘반(反)중국은 곧 친(親)인도’로 통한다며 기업들이 생산 기지로 중국 대신 인도를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폴 공 선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조공 시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 1기 때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으나 중국이 처음에는 이를 무시했다. 그러자 미국이 실제 관세를 매기면서 ‘관세 전쟁’이 시작됐다. 중국은 결국 2020년과 2021년 2000억 달러 이상을 더 수입하겠다고 하면서 1단계 무역합의(Phase 1)를 봤다. 2000억 달러어치의 조공을 바친 셈이다. 지난 16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5년 전 세계 경제 2위 국가가 2000억 달러를 바쳤는데, 이번에는 개인이 1000억 달러를 제시했다는 건 그만큼 물가가 올랐단 얘기다. 즉 관세를 내리고 싶으면 이제는 그 정도의 협상 게임을 생각하고 와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첫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언급했으니 오히려 고민을 덜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업을 조공으로 원한다는 말인가. “미국에서 조선업은 적자 산업이다. 만일 한국이 미국에서 조선업으로 이익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완전히 잘못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같은 첨단 조선은 안 맡길 것이다. 한국은 조선업을 희생하는 대신 이를 조공으로 삼아 관세 협상에 나서야 한다.” -취임 당일 관세 부과는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 교역량이 큰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정말로 25% 관세를 부과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칠 텐데 취임일이 공휴일(마틴 루서 킹 기념일)이라 미국 증시가 휴장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증시를 중요시하므로 시장의 큰 충격을 주려고는 하지 않을 텐데, 먼저 열리는 호주, 아시아권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되돌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은 탄핵 국면으로 협상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트럼프 1기 땐 한국이 매우 빨랐고, 협상팀 리더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있었기에 쉽게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차피 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현 상황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먼저 협상하는 것을 지켜보며 학습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가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라면 모든 것을 조공으로 갖다 바치지 않아도 되게끔 다른 나라 협상에서 무엇이 통하고 무엇을 합의하는지 받아 적겠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한국보다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쪽이 먼저 시작될 것이다. 트럼프 측은 최근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를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당황해하고 있다. 현재 2%를 내는 나라도 32개 회원국 중 23개국뿐이다. 미국은 GDP의 3.4% 수준이다. 한국은 나토와의 방위비 싸움을 지켜보면서 준비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팔리는가. 중국은 이제 중국인들을 위한 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 8년간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면서 남은 시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두 곳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남은 두 시장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조 바이든 정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중 수출 규제 면제를 받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는 그런 것조차 없을 것이다. 애플이 인도로 생산 기지를 옮긴 것처럼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중국에서 털고 나와야 한다.” -미국이 유독 인도와 친해지려는 이유는. “미국에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는 자신들이고, 가장 큰(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는 인도다. 그런 점에서 두 나라 사이에는 유대와 애정이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인도가 손잡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인도에 대한 관심을 더 키우고 있다.” ●폴 공 선임연구원은 누구 1978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2004~2013년 미국 의회 상원에서 3명의 공화당 의원을 보좌했다.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정책실장, 리처드 루거 전 상원 외교위원장 정무보좌관, 미 상공회의소 국제본부 이사 등을 지낸 한국계 미국 정치 전문가다. 현재 미 싱크탱크인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바가지 씌우는 파나마 운하”…또 조롱·독설 퍼부은 트럼프

    “바가지 씌우는 파나마 운하”…또 조롱·독설 퍼부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크리스마스에도 특유의 조롱·독설 정치를 이어 갔다.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주파나마 대사를 임명한 그는 파나마 운하에 대해 압박 발언을 반복한 데 이어 캐나다를 향해선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고 다시금 조롱했다.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가 ‘파나마 운하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우는’ 파나마에서 미 대사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브레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서 플로리다주를 맡았고 친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플로리다지부 사무국장도 지냈다. 당선인은 별도로 올린 글에서는 “파나마 운하를 정성스레, 하지만 불법으로 운영하는 중국의 훌륭한 군인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중국이 운하 보수 비용 수십억 달러를 미국에 부담시키지만 정작 미국은 운하에 대해 아무 발언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21일 ‘파나마가 운하를 이용하는 미국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연장선에서 파나마를 또다시 압박한 것이다. 친미 국가였던 군사·경제적 요충지 파나마는 2017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했다. 이후 중국의 입김이 커지자 당선인이 대놓고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선인은 관세 문제가 비화한 캐나다를 향해서도 “우리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업 규모는 즉시 2배가 될 것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군사적으로 보호받을 것”이라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해선 ‘주지사’라고 조롱했다. 특히 유명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캐나다의 웨인 그레츠키에게 “왜 캐나다 총리에 출마하지 않느냐. 이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쉽게 이길 것이며 선거운동조차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희토류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에 대해서도 다시 도발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 안보 목적으로 (그린란드를) 필요로 하고, 미국이 그곳에 있길 원하는 그린란드 주민들에게도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 [씨줄날줄] 트럼프와 ‘페이팔 마피아’

    [씨줄날줄] 트럼프와 ‘페이팔 마피아’

    페이팔은 금융과 정보기술(IT)이 합쳐진 핀테크산업의 제왕으로 평가받는다. 일론 머스크의 엑스닷컴과 피터 틸의 컨피니티가 2000년 합병해 탄생했다. 2002년 상장됐고 그해 10월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에 15억 달러(약 2조원)에 팔렸다. 창업주와 경영진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막대한 자본을 스타트업을 세우거나 투자하는 데 썼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상징하는 ‘페이팔 마피아’의 탄생이다. 가장 유명한 인물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머스크다.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던 스페이스X가 2008년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 2000만 달러 투자로 그를 구한 그룹이 페이팔 마피아다. 머스크는 2000년 페이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났지만 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대부로 평가되는 사람은 틸이다. 틸은 벤처캐피털(VC)인 미스릴캐피털을 세웠는데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가 여기 출신이다. 틸은 2016년 대선 때에도 트럼프 캠프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된 짐 오닐은 틸의 개인재단에서 CEO로 일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신설한 ‘인공지능·가상자산 차르’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데이비드 색스다. 색스는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 등의 엔젤투자자로도 유명하다. 비즈니스 중심 소셜미디어(SNS) 링크드인을 세운 리드 호프먼, 미디어 공유 서비스인 슬라이드를 창업해 구글에 판 맥스 레브친,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천 등도 페이팔 마피아다.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가치의 혁신을 추구하는 이들은 세상에 없는 서비스들을 만들어 냈다. 틸은 저서 ‘제로 투 원’에서 ‘가장 덤벼볼 만한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 보려고 하기조자 않는 문제일 때가 많다’고 썼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페이팔 마피아들을 중용하면서 기술 발전의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가뜩이나 미국 우선주의인데 더 두렵게 됐다.
  • “운하 반환해” 트럼프 엄포에, 파나마 대통령 “1㎡도 안 돼”

    “운하 반환해” 트럼프 엄포에, 파나마 대통령 “1㎡도 안 돼”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가 세계 곳곳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그가 파나마 정부를 향해서도 “운하 통행료를 내리지 않으면 운영권을 돌려받겠다”고 엄포를 놨다. 파나마에 대해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향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4분 30초 분량의 대국민 연설 동영상에서 “파나마 운하는 우리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다른 나라에)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영토주권은 타협할 수 없다. 파나마 운하는 우리가 완전한 자율성을 갖고 관리하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환수 위협에 대한 공식 대응이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미 선박에 부여하는 파나마 운하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높다. (파나마 정부는) 미국에 대한 강탈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미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넘긴) 관대한 기부의 도덕적·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환을 요구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날도 미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 연설에서 파나마 정부가 미 해군과 기업에 운하 통행료를 비싸게 받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파나마 운하는 연간 1만 4000척의 선박이 이용하는 글로벌 물류 허브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3~4%를 차지한다. 원래 프랑스가 건설하려다 실패했고 미국이 이를 인계받아 1914년 완공했다. 미국은 85년 넘게 파나마 운하를 관리하다가 1977년 체결한 ‘토리호스·카터 조약’에 따라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 정부로 이양했다. 파나마 재정수입의 20%가 운하 통행료에서 나온다는 통계도 있다. 전통적 친미 국가인 파나마는 2017년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뒷마당’이자 중남미 교두보인 파나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운하 통행료 문제를 명분 삼아 파나마 정부의 중국 밀착 움직임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해석했다. 다만 그의 요구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 美국방 정책차관에 ‘주한미군 역할 조정론자’ 콜비

    美국방 정책차관에 ‘주한미군 역할 조정론자’ 콜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정책 차관에 트럼프 1기 국방부 전략 및 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였던 엘브리지 콜비를 지명했다. 대중 매파인 콜비는 한국이 자국 방어를 스스로 책임지고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콜비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을 지지하는 존경받는 인사로, 국방장관 지명자와 긴밀히 협력해 힘을 통한 평화 정책을 실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콜비는 미국이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패권자 부상을 막아야 한다는 대중국 강경노선을 대표한다. 이를 위해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핵심 파트너들과 군사 협력 강화, 동맹국들의 자위 능력 강화를 강조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 한국의 자체 핵무장 등도 설파해 왔다. 지난 5월 인터뷰에서는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 둬선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 방어의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 정책 차관은 동맹과 국방 협력을 담당하며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미국 측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 간 핵협의그룹(NGC) 운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앞서 여러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우산 강화 약속을 지킬 수 없다. 한국의 핵무장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국방부 부장관에는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티븐 페인버그가 지명됐다. 그는 사모펀드인 케르베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트럼프 1기 정보자문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 中, 내년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빗장 푼다

    中, 내년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빗장 푼다

    중국 정부가 전면 금지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내년 상반기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23일 복수의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8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모두 중단했다. 이후 중국은 지난 9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이 직접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할 아래 바닷물, 수산물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닛케이는 리창 중국 총리가 내년 5~6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일본을 방문해 재개 방침을 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내년 초 방일해 이를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초 왕이 주임 초청을 준비 중이다. 중국이 그동안 꺼리던 수입 재개를 검토하는 데는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트럼프 2기의 대중 견제 전선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단 해석이다. 닛케이는 “중국은 보호주의적인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발언력과 협상력을 높이는 데 같은 수출국인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은 일본 외 미 우방국에도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호주산 소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약 4년 만에 해제했고, 지난 10월에는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와 5년 만에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경색된 관계를 정상화했다.
  • ‘日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했던 중국 “내년 상반기 수입 재개 검토”

    ‘日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했던 중국 “내년 상반기 수입 재개 검토”

    중국 정부가 전면 금지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내년 상반기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트럼프 2기 출범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23일 복수의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8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모두 중단했다. 이후 중국은 지난 9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이 직접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할 아래 바닷물, 수산물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신문은 리창 중국 총리가 내년 5∼6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일본을 방문해 재개 방침을 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내년 초 방일해 이를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초 왕이 주임 초청을 준비 중이다. 중국이 그동안 꺼리던 수입 재개를 검토하는 데는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트럼프 2기의 대중 견제 전선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단 해석이다. 닛케이는 “중국은 보호주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발언력과 협상력을 높이는 데 같은 수출국인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은 일본 외 미 우방국에도 유화적 제스처를 내보내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호주산 소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약 4년 만에 해제했고, 지난 10월에는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와 5년 만에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경색된 관계를 정상화했다.
  • [사설] 트럼프 만난 정용진… 이제라도 경제외교 민관 총력전을

    [사설] 트럼프 만난 정용진… 이제라도 경제외교 민관 총력전을

    미국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그와 식사하고 대화를 나눴다고 어제 밝혔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국내 정·관·재계 인사 중 그를 직접 만났다고 밝힌 사례는 처음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심각한 공백이 우려된 대미 경제외교에 그나마 불씨라도 지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고 했다. 그가 친분을 쌓아 온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에 5박 6일간 머물며 여러 사람을 만나 사업 구상을 했다고 한다. 그가 한미 간 최소한의 가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새달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고율의 관세 부과 등으로 한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방식의 자국 우선주의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전략 등 철저한 대비가 절실했으나 탄핵 리스크까지 겹쳐 대미 외교는 사실상 실종 상태다. 트럼프의 취임식에 누가 갈 것인지조차 논의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정부가 취임식 참석 사절단을 꾸리면 기꺼이 함께 가겠다고 했다. 지당한 말이다. 지금은 트럼프와 옷깃을 스친 인연만 있어도 붙들고 봐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민관이 트럼프 2기를 상대로 ‘윈윈’할 수 있는 협상 전략틀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 미 의회는 지난 19일 미 조선업 기반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조선업 강국인 한국의 수혜가 예상된다. 당선 즉시 “미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힌 트럼프 측은 최근 우리 정부에 조선·해운 협력을 재차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 협력을 한미 경제외교 동맹 강화의 마중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민관이 함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다양한 채널을 동원한 대미 총력전에 매달려야 할 때다.
  • “영화가 왜 이렇게 정치적이야!” 결국 트랜스젠더 삭제…눈치 보는 디즈니

    “영화가 왜 이렇게 정치적이야!” 결국 트랜스젠더 삭제…눈치 보는 디즈니

    디즈니는 픽사 애니메이션 신작에서 트랜스젠더 서사를 삭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성명에서 신작 애니메이션 ‘이기거나 지거나’(Win or Lose) 일부를 편집했다고 밝혔다. 내년 2월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 예정인 ‘이기거나 지거나’는 챔피언십 경기를 앞둔 중학교 남녀 소프트볼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8부작으로, 에피소드마다 다른 캐릭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디즈니는 시리즈 막판에 등장하는 대화 중 트랜스젠더 관련 내용을 들어냈다고 한다. 디즈니는 이런 결정이 지난여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2022년 ‘라이트이어’(Lightyear)와 ‘스트레인지 월드’(Strange World) 등의 가족영화에 성소수자(LGBTQ) 캐릭터와 이야기를 포함했으며 이는 보수단체의 반감을 불러왔다. 그러자 지난 2022년 말 취임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프로그램과 영화가 너무 정치적으로 변했다며 프로젝트 검토를 지시했다. 지난해에는 ‘달 소녀와 악마 공룡’(Moon Girl and Devil Dinosaur) 시리즈 중 트랜스젠더 이야기가 나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양·형평·포용성 정책 지우는 트럼프 CNN은 디즈니의 이번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디즈니가 신작에서 트랜스젠더 서사를 삭제한 것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를 공언해온 트럼프 당선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는 소수 인종을 우대하기 위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약자를 딴 DEI라는 법이 있다. 하지만 ‘백인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이 오히려 역차별, 새로운 차별을 낳고 있다는 인식 아래 DEI 정책 폐기를 공언해왔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는 “비판적 인종 이론, 트랜스젠더 광기,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인종적, 성적 또는 정치적 내용을 강요하는 학교에 대한 연방 예산을 삭감하겠다”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이니셔티브를 촉진하는 공립대학에 대해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트럼프 당선인은 경고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성전환자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고, 약 1만 5000명으로 추정되는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도 의료상 부적합자로 분류해 강제 전역시킨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인 2017년 7월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과 진보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자 ‘신체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 정체성이 달라서 오는 위화감 때문에 상당한 치료가 필요한 자’에 한해서만 입대를 금했다. CNN은 트럼프 당선에 따라 이미 많은 기업이 압력과 위협에 대응해 DEI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2기 미중 갈등 격화… 韓 ‘균형외교’는 동맹과 멀어져”[최광숙의 Inside]

    “트럼프 2기 미중 갈등 격화… 韓 ‘균형외교’는 동맹과 멀어져”[최광숙의 Inside]

    트럼프 2기돈으로 환산해 거래하는 외교 방식방위비 증액·미군철수 압박 가능성북미 대화 땐 韓 외교 최대 어젠다로 미중 갈등과 한국대중 강경책, 머스크 영향력 관건美 우선하되 中과 호혜원칙 유지中 ‘스마일 외교’에 현명한 대처를 한일 관계과거사 등 원칙 갖되 국익을 봐야‘칩4’ 같은 경제·기술 네트워크 유지北 위협 시 日, 후방·병참기지 역할정권마다 달라지는 외교정책대통령제 개혁 없이 바꾸기 어려워정권 바뀌어도 한미동맹 굳건해야안보가 걸린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 최근 한국 외교에 거대한 쓰나미 두 개가 한꺼번에 밀어닥쳤다. 다음달 출범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비상계엄·탄핵 사태가 빚은 외교 공백이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을 지난 13일 만나 국내외 혼돈의 시대를 맞은 한국 외교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이사장은 “한국 사회에는 외교에 대한 담론이 보수는 친미·친일, 진보는 친중·반일로 프레임워크가 정해져 있다”면서 “한국 외교는 그러한 친, 반이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가 비상상황인데 한미동맹에 균열은 없을까. “새로운 외교 전략을 세우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계엄과 탄핵 사태를 맞아 엎친 데 덮진 격이 됐다. 현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 외교를 펼친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전임 정부의 외교전략 틀을 계승할지는 불확실하다.” ●탄핵·트럼프 2기… 한국 외교에 큰 도전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한일 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한일 관계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약체인 것도 양국 관계에 부담이다. 한미일 3국 협력의 틀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우리에게 부담 아닌가. “바이든 행정부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 유지와 이를 위한 미국의 리더십 행사를 중요시하고 민주주의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중시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 정책을 부정하고 철저히 미국의 국익, 특히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며 거래적 관점의 외교를 할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최근 미 의회에서 주한미군을 2만 8500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2025년 국방수권법’이 통과됐지만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2만 8500명 이하 감축 시 관련 예산을 사용 못 함)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것을 돈 문제로 환산해 거래로 보는 것이 트럼프의 외교 방식이다. 이런 상대에 어떤 전술로 대응할지 연구해야 한다.” -‘관세 폭탄’, 보조금 폐지 등도 거론된다. 산업계의 대응은. “한국산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한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폐지 등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를 연계해 우리 측 카드를 마련하고 거래를 시도할 수도 있다. 미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필요한 우리 조선업이나 방산, 반도체, 자동차 등도 우리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재개 시 韓 ‘패싱’ 막아야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트럼프의 김정은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 때문에 북미 회담 가능성은 있다. 그동안 북한 문제가 미국의 다른 외교 현안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회담 재개가 늦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최근 북한 문제를 다루는 특임대사로 ‘대화 지지파’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대사가 임명된 것을 보면 조기 개최 가능성도 있다. 미북 대화가 재개되면 한반도 긴장이 수그러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미북 회담이 열릴 경우 트럼프 1기와 비교하면. “2018년에 비해 북한의 협상 입지가 달라졌다.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완성도가 높아졌고 러시아와 동맹·파병으로 입지가 좋아졌다. 미국은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핵개발 동결을 북한이 이행할 경우 경제제재를 풀어 줄 수도 있다.” -미북 대화에서 한국이 ‘패싱’되면 악재인데. “트럼프는 양자 간 접촉을 선호하고 다른 관련 당사국을 무시하는 협상 스타일이기도 해 패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안보를 고려하지 않은 딜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물론 일본도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고 북한의 핵 및 재래식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한일 양국은 협력해 트럼프 정부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그 경우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위협을 어떻게 제거하고 우리나라는 어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냐가 한국 외교의 최대 어젠다가 될 것이다.” -북핵 위협이 커지면서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확장억제 및 한미동맹 관계를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나라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해야 한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축소하고 ‘한국이 알아서 하라’는 방식으로 나올 경우 한국의 핵 개발이나 이에 이르는 중간 과정인 원자력협정 개정 등에서 바이든 행정부보다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 ●한일 관계 악화되면 美와도 껄끄러워져 -미중 패권 경쟁이 더 격화될까. “트럼프 2기는 대중국 대결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는 대중 강경파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주목된다.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상하이 공장에서 만드는 등 중국과 깊은 경제적 연계 관계를 가지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대중 강경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중 갈등에서 한국의 스탠스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우선순위로 삼고 그러한 전제하에 중국과의 관계도 호혜와 상호존중의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 외교전략이다. 60여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안보 위협이 점차 증대되는데도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 덕분이다. 경제·기술협력 분야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선진국들 네트워크부터 한국이 소외된다면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중 ‘균형외교’를 하지 않았나. “미국과는 몇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동맹 관계이다. 이런 나라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중간쯤에 있겠다는 것은 미국과 멀어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때는 중국의 한국을 향한 ‘미소외교’가 더 강화될 것인데 한국 정부는 현명한 스탠스를 취해야 할 것이다. ” -앞으로 한일 관계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원칙을 갖고 가되 감성보다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북한 위협 시 우리나라가 전방이라면 일본은 후방·병참기지 역할을 한다. 전방과 후방에 해당하는 두 나라가 서로 싸운다면 그 여파가 한미 관계에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에서도 한일 관계는 중요한데. “안보와 경제는 완전히 맞물려 돌아간다. 한일 관계가 나쁘면 경제·기술협력, 예를 들어 칩4(한미일대만의 반도체 동맹) 같은 첨단 기술 네트워크에도 들어가기 힘들 수 있다. 미국과의 관계도 껄끄러워지고 일본을 포함한 다양한 서방측과의 소다자 협력 네트워크에서도 제외되기 쉽다. 중국에 기운 한국을 믿을 수 없다면서 말이다.” ●정권마다 흔들리는 외교, 국익 도움 안 돼 -비상 시국인 만큼 외교에 여야의 초당적 대처가 필요한데. “정치권은 외교 안보도 국익보다 정파적으로 접근해 온 게 사실이다. 보수는 친미·친일, 진보는 친중·반일로 프레임워크가 정해진 것 자체가 큰 문제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차기 정권에서 한미동맹을 경시하고 친중, 반일로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와의 관계는 얼마나 잘 먹고 잘사느냐의 문제지만 한미동맹 관계는 안보가 걸린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한미동맹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일본도 구한말 시대 제국주의 일본으로 볼 것인가, 미래지향적 국익 관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볼 것인가, 어느 것이 더 이득일지 판단해야 한다. 미중 두 나라가 치열하게 싸우는 상황에서 동맹인 미국과 거리를 두고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정권마다 외교정책이 바뀌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승자 독식의 5년 단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외교안보 분야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정치체제에서는 외교안보 문제를 놓고도 여야 간 초당적 협력이 거의 불가능하다. 정부·여당이 합리적인 정책을 펼쳐 잘되면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고 극한 대립하다 보니 정권교체 시 외교안보 정책도 확 바뀌어 일관성이 없게 된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87년 정치체제의 개혁 없이는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 ●윤영관 이사장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진보 정권에서 장관을 지냈지만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중도적 입장에서 외교정책에 접근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 관심사는 트럼프 2기 국제질서의 변화와 한국에 미칠 영향 및 대응 방안이다. 저서 ‘외교의 시대’ 후속편도 작업 중이다. 지난해 3월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최광숙 대기자
  • 佛 이어 獨 총리도 불신임… ‘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佛 이어 獨 총리도 불신임… ‘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 국가들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경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에서 나란히 총리가 불신임되며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공고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할 판에 EU 1·2위 경제대국의 행정부가 모두 마비돼 유럽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EU 주도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권력 공백에 빠지면서 안보·경제 과제가 산적한 EU에 리더십 부재라는 새 문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의회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스스로 발의한 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했다. 현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이 시행된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이끄는 숄츠 총리는 2021년 9월 총선으로 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손잡고 ‘신호등 연립정부’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독일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파 간 노선 차이가 증폭돼 국정 운영 능력을 상실했다. 이번 불신임으로 내년 9월로 예정됐던 독일 총선이 2월 23일로 6개월 이상 당겨졌다. 프랑스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프랑스 의회는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끈 중도 성향 정부를 무너뜨렸다. 불신임안을 발의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뿐 아니라 이들과 앙숙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RN)도 찬성표를 던졌다. 양측이 의기투합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구소련 후계자인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유럽 국가들에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하는 미국의 나토 탈퇴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이럴 때일수록 EU에서 ‘맏형’ 역할을 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두 나라가 내부 문제로 동시에 발목을 잡혔다.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야나 푸글리에린 선임 연구원은 NYT에 “EU 입장에서 본다면 현 시기는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 佛 이어 獨에서도 총리 불신임…‘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佛 이어 獨에서도 총리 불신임…‘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 국가들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경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에서 나란히 총리가 불신임돼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공고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할 판에 EU 1·2위 경제대국의 행정부가 모두 마비돼 유럽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EU 주도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권력 공백에 빠지면서 안보·경제 과제가 산적한 EU에 리더십 부재라는 새 문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의회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스스로 발의한 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했다. 현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총선이 시행된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이끄는 숄츠 총리는 2021년 9월 총선으로 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손잡고 ‘신호등 연립정부’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독일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파 간 노선 차이가 증폭돼 국정 운영 능력을 상실했다. 이번 불신임으로 내년 9월로 예정됐던 독일 총선이 2월 23일로 6개월 이상 당겨졌다. 프랑스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프랑스 의회는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끈 중도 성향 정부를 무너뜨렸다. 불신임안을 발의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뿐 아니라 이들과 앙숙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RN)도 찬성표를 던졌다. 양측은 의기투합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구(舊)소련 후계자인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유럽 국가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하는 미국의 나토 탈퇴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이럴 때일수록 EU에서 ‘맏형’ 역할을 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두 나라가 내부 문제로 동시에 발목이 잡혔다.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야나 푸글리에린 선임 연구원은 NYT에 “EU 입장에서 본다면 현 시기는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2기 수출통제 무기화… 생산 기지 中서 인도로 옮겨야”

    미국 통상·정치 전문가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더 심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수출 통제를 무기로 한 통상전략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핵심 참모였던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트럼프 2기 통상 규제: 한국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 정책을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임기에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의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같은 공격적인 자국 우선 정책으로 백악관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보다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들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 공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기업의 대응 전략으로 ‘친인도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워싱턴에선 ‘반중국’은 곧 ‘친인도’라는 관점이 있고, 여야 모두 중국은 때리지만 인도는 봐주는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제재를 인도만 유일하게 피하는 게 그 증거”라고 했다.
  •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탄핵 블랙홀’ 넘어 미래와 세계로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탄핵 블랙홀’ 넘어 미래와 세계로

    비상계엄 사태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법적으로 정지되면서 일단락됐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남았지만 일단 대통령 권한 행사로 인한 불확실성은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비상계엄 2시간 30분 만에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 해제를 결의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다수 국무위원이 계엄 선포 전 짧은 시간이지만 계엄에 반대를 표명했거나 반대하는 생각을 가졌음이 확인됐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이 실패한 것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독단으로 훼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 줬다. 1979년 10·26 이후 마지막 비상계엄을 대학 1학년생으로 경험했던 법률가 윤석열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떤 역사 인식과 상황 인식, 심리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밀어붙였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역사는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 이번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 개인이 벌인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로벌 외교와 통상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곧 들어서고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 주축 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한 현실에서 실패한 비상계엄과 탄핵의 국가적 피해는 매우 크다. 하루라도 빨리 여야, 정부가 힘을 모아 국가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탄핵소추안을 주도한 거대 야당도 국정 운영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우선 국가의 경제산업 경쟁력에 여야가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탄핵소추안 가결 시점 기준 373조원으로 떨어졌다. 달러 환율도 올라 이 국민주 기업의 달러 기준 가치는 2600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많은 국민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본 것이다. 시선을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 돌려 보자. 10여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와 비교 대상도 아니었던 브로드컴의 지난 13일 시가총액은 1조 600억 달러로 24%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4배다. 반도체 업계 2위인 대만의 TSMC도 앞지르게 됐다. 고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을 적극 개척한 덕분이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AI 가속칩 TPU(텐서처리장치) 경험을 바탕으로 AI 가속칩이 필요한 메타, 애플 등 다른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브로드컴과 같은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 3400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13배가 됐다. 엔비디아 역시 한때는 삼성전자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기업이었다. TSMC의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업계 1위였던 인텔은 거듭된 실기로 15위로 떨어져 존망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기업이다. 인텔 때문에 고전하던 AMD는 반도체 라인을 분사시킨 후 현재의 CEO 리사 수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사업을 키워 되살렸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 다음인 6위다. AI 때문에 경제와 안보에서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며 일본도 반도체 소재, 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 봉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달 뉴델리에서 개최된 ‘한국과 인도의 전략 다이얼로그’에서 인도는 14억 인구에 필요한 반도체의 자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해외 기업이 설립하는 반도체 공장에 중앙정부가 비용의 50%, 지방정부가 25%를 지원한다. 한편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세계 1위에 이르고 있다.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연구원 수는 한국 최대 기업의 3배에 이르렀다. 한국의 AI 분야 글로벌 경쟁력은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보다 더 심각하다. 잘못된 데이터와 인식 때문에 제대로 된 로드맵조차 없다. 우리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일본만 해도 관료화된 정부의 AI 경쟁력이 전부가 아니다. 기업, 특히 비전 펀드로 글로벌 선도 AI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경쟁력은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높다. 잘못된 데이터와 인식에 기반한 과학기술, 교육, 산업 정책은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한다. 탄핵의 블랙홀을 벗어나 미래와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원장
  •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 “통상 대응·추경 시급”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 “통상 대응·추경 시급”

    1월 트럼프 2기 출범 ‘발등에 불’중국 불황과 미중 갈등도 악재로외식 카드 매출 전년보다 9% 줄어1430원대 ‘킹달러’ 물가 자극 우려“美 통상 시나리오 따른 전략 마련재정 집행 속도 높여 경기 부양을”최상목, 대외관계장관 간담회 가동긴밀한 공조 체제 아래 ‘대미 접촉’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 경제의 단기 불확실성은 걷혔다. 가결 이후 첫 거래일인 16일 증시와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불성립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코스피는 2.8% 폭락했고 환율은 종가 기준 1437.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체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내수 부진 장기화, 고환율 지속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 위협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가뜩이나 내후년까지 1%대 저성장의 터널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기능마저 사라진 한국 경제의 리스크와 해법을 진단해 봤다. 최대 위협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피즘’이다. 워싱턴은 내년 1월 20일 출범과 함께 한국을 향한 통상 압박을 본격적으로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관세율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트럼프를 상대할 대통령이 ‘부재중’이란 점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수위원회 측은 “죽은 권력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럼프는 힘을 숭상하는 사람이다. 힘이 없는 권한대행 체제는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면 다음 대통령이 탄생할 때까지 미국 통상 압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도 악재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9월부터 금리 인하에서 시작해 장기 유동성 공급,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의 내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이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중국 경제의 4분의1이라는 부동산 불황이 심각한 데다 미중 갈등까지 맞물려서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도를 높이면 한국의 대중 수출 또한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수출과 함께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용이 악화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덮쳐 연말 특수마저 사라질 위기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9.0% 줄어들었다. 고환율 대응도 시급하다. 지난 11월 초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1400원대의 ‘강달러’를 1430원대 ‘킹달러’로 만들어 놓았다. 정국 불안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를 외치며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고환율이 유지돼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국내 물가는 전반적으로 반등할 우려가 커진다. 경제학자들은 한 대행 체제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통상 협상의 주체가 살아 있는 건 장점”이라며 “예상되는 미국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구체적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수 부진을 완화하려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고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대출금리가 올라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은 어렵다.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재정정책뿐”이라면서 “대행 체제에서 새 정책을 펴긴 어려운 만큼 재정 집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감액 예산안이 통과돼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 추경은 당초 정부가 지출하려 했던 예산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라면서 “탄핵안이 인용되고 나서 하려면 너무 늦기 때문에 여야가 추경을 당겨서 할 수 있도록 즉각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은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팀은 민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내 발표할 2025년 경제정책 방향의 얼개를 공개했다. ▲대외신인도 유지 ▲통상 불확실성 대응 ▲건설·석유화학분야 경쟁력 강화 ▲예산 신속 집행 등 4대 방향이 담겼다. 반도체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전력망 특별법도 연내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도 잇달아 열고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 장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외교부와 각 경제부처, 미국 지역 재외공관이 긴밀한 공조 체제 아래 미국을 상대로 ‘아웃리치’(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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