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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군사력 보유·年 4% 경제성장… “美 이익 최우선”

    최강 군사력 보유·年 4% 경제성장… “美 이익 최우선”

    미국 백악관이 20일(현지시간) 제시한 신임 트럼프 행정부의 ‘6대 국정운영’ 과제를 통해, 힘을 바탕으로 한 미국 우선 외교정책과 미국에 유리한 무역협정을 비롯해 10년간 일자리 2500만개, 연 4% 성장 등을 내세웠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제시한 6대 분야 국정 우선과제는 ▲미국 우선 외교정책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 ▲법질서 구축 ▲미군 재건 ▲일자리 회복과 성장 ▲미국 우선 에너지계획 등이다. 백악관은 우선 ‘힘을 통한 평화’와 ‘이슬람국가(IS) 격퇴’ 등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 평화’를 강조했다. 또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비용을 동맹국에 더 부담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주한미군이나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엄격하고 공정한’(tough and fair) 무역협정도 강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 등의 재협상이나 파기할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무역협정 위반사례를 조사해 정부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 미국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을 긴장케 했다. ‘미국 우선주의’가 ‘최강 군사력 보유’로 이어질 것임도 시사했다. “우리의 해군 전함은 1991년 500척 이상에서 2016년 275척으로 줄었으며 공군은 1991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미군의 ‘재건’을 약속했다. 누구도 위협하지 못하는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강대국 간의 군비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제 성장률 4%’란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도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와 규제완화 등 철저한 신자유주의 노선과 미국 이익 우선주의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대규모 감세는 재정압박과 복지제도의 위축으로 소득격차가 더 벌어지는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도 크다. 또 제조업 부양으로만은 경제성장률 높이기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력 강화와 국경장벽 설치 등으로 공권력을 강화하는 한편, 개인의 총기 휴대를 완화해 자위권을 늘리겠다고 했다. 한편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도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협상력을 잘 발휘한다면 우려되는 한·미 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미국산 제품 사라”… 韓 수출시장 빨간불 켜졌다

    TPP·NAFTA 탈퇴 가능성… 한·미 FTA 재협상 요구할 수도… 中통한 간접 수출효과 타격 우려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후보 시절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를 강력하게 실행해 나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에게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인 미국의 보호주의 전환에 따른 충격이 현실화할 공산이 커졌음을 뜻한다. 트럼프는 21일 취임 연설에서 “우리의 일자리를, 국경을, 부를, 꿈을 되찾겠다”면서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무역, 세금, 이민, 외교 정책과 관련한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가정이 혜택을 누리도록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취임식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탈퇴 가능성도 강조했다. 이는 자신을 지지해 준 미 중서부, 북동부 지역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거주자들을 비롯해 자유무역으로 인해 실직했다고 생각하는 백인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단순하지만 강력한 보호주의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자기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수입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붙인다면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인 우리나라의 수출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665억 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4955억 달러)에서 13.4%의 비중을 차지, 대중국 수출(25.1%)에 이어 두 번째였다. TPP나 NAFTA를 실제로 폐기하면 연쇄적으로 한·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을 통한 간접적인 수출 효과도 타격을 입는 ‘수출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감소할 경우 자동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74.6%를 차지하는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FTA가 폐기돼 관세 수준이 협정 이전으로 오르면 2020년까지 우리의 대미 수출 총손실액은 약 130억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5% 감소하고, 이걸 지난해 한국의 중국 수출 금액으로 환산하면 18억 7000만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동맹강화·대북공조·통상갈등… ‘3가지 난제’ 앞에 선 한국

    동맹강화·대북공조·통상갈등… ‘3가지 난제’ 앞에 선 한국

    트럼프 취임사 중 해외 미군 언급…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골자로 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미 관계는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 정부는 정상외교의 공백이라는 약점을 지닌 상태에서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공조 체제 유지, 또 통상 갈등 해결 등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협력의 고리마저 약해질 경우 우리 외교는 ‘속수무책’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동맹 강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우려한 대로 당장 한·미 동맹 자체가 와해되거나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 ‘햄버거 대화’가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이에 외교부는 트럼프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트럼프가)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더불어 동맹 강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논평을 냈다. 그러나 트럼프가 6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미국 우선 외교정책’을 명시한 것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지만 우리나라 국경은 지키지 않았다”며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동맹 안보 무임승차론’과 맥이 닿는다. 당장 내년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의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압박용이란 분석이 많지만 어쨌든 내년 협상이 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닐 것이란 점은 확실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군 당국은 미국의 MD와 한반도 사드 배치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사드를 MD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도 높게 밀어붙이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이어 갈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 북한이 예고한 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공조 체제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특히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한 트럼프 정부가 무력 대응을 주도할 경우 중국의 제재 동참이 계속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주도권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트럼프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한 데 이어 조현동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조 대사는 25일까지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정부 인사 및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는 또 다음달 중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인준이 끝나는 대로 윤병세 장관과의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음달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 “최첨단 MD 개발”… 동북아 정세 예측불허

    美 “최첨단 MD 개발”… 동북아 정세 예측불허

    “정당한 몫 내야” 동맹 틀 변화… 경제계 “FTA 재협상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상의 일단을 내보였다. 미국 국민의 일자리와 부(富), 꿈, 미국의 국경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0일(현지시간) 낮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강하고, 부유하고, 자랑스럽고, 안전하고,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연설에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담기지는 않았으나 대신 백악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6가지 국정과제를 공개하고 해설을 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쇠약해진 미군을 재건하는 계획’이다. 백악관은 “이란과 북한 같은 나라들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적시해 도발에 강한 군사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최첨단 MD 개발’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함으로써 동북아에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최근 청문회에서 “한국 등 동맹들의 방어 시스템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평소 공언대로 ‘동맹의 틀’에도 변화를 줄 것임을 거듭 암시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과의 우애와 친선을 추구할 것이지만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모든 나라의 권리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겨냥해 “많은 나라가 정당한 몫을 내지 않는다.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스텝을 밟겠다”고 했다. 한·미, 미·일 동맹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 문제는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그녀가 지지했다”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반응이 경제계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우리 땅을 통치할 것인데, 그것은 오직 미국 우선주의”라고 결론지었다. 백악관의 해설은 전 지구적으로 새로운 질서와 환경이 도래하고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빗속에 열린 트럼프 취임식…오바마와 비교하니 ‘절반 수준’

    빗속에 열린 트럼프 취임식…오바마와 비교하니 ‘절반 수준’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진행됐다. 비가 오는 다소 흐린 날씨였으나 취임식은 환호와 열광의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오전 11시 31분에 등장하자 큰 환호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오른쪽 주먹을 들어 보이면서 화답했다. 그는 미리 입장해 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과 가볍게 인사하면서 악수를 했고, 이어 이후 100만 가까운 인파들에 손을 다시 한 번 흔들어 인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확히 정오에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는 말을 따라 하며 취임 선서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직접 작성한 연설문을 토대로 첫 연설을 했다. 첫 연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변화와 개혁’, ‘권력을 국민에게로’ 등으로 연설 중간중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빗발이 세지는 않았으나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때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 연설을 끝날 무렵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후에는 의회 주관 오찬, 군 의장대 사열, 거리행진, 취임축하 무도회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인파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90만 명 안팎, 최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8년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취임식 당시의 인파 180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美45대 대통령 공식취임…美우선주의 선언

    트럼프 美45대 대통령 공식취임…美우선주의 선언

    20일 제45대 미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파가 ‘미국 우선주의’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서 “오늘 나의 취임 맹세는 모든 미국인에 대한 충성맹세”라며 “우리의 일자리를, 국경을, 부를, 꿈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또 “내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공장은 문을 닫거나 우리나라를 떠났으며 수많은 노동자만 실업자로 남게 됐다”며 “우리 중산층의 부는 사라지고 전 세계에 나눠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순간부터 미국이 우선이 될 것”이라며 “무역과 세금, 이민, 외교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가정의 이익을 위해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 상품을 만들고, 우리의 기업을 도둑질하며,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한 다른 나라의 유린으로부터 우리의 국경을 지키겠다”며 “이러한 보호는 엄청난 번영과 힘으로 이어질 것이다. 내 힘이 닿는 한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다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승리를 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워싱턴DC로부터 권력을 이양해 그것을 여러분 미국인에게 되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어 불평만 하는 정치인들은 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공허한 말의 순간은 끝났고 행동의 시간이 왔다”고 선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적 이슈는 포퓰리즘이다. 앞으로 (세계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말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옐런 말보다 트럼프 트위터 더 주목해야”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연차 총회가 20일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오 달리오 회장은 18일 포럼 연설을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포퓰리즘과 리더십 문제를 지목했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화와 자유 무역, 시장 경제의 대변자이자 ‘부자들의 놀이터’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정하고 빈부 격차, 실업, 교육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많은 세션을 할당했다. 포럼은 빈부 격차, 실업 등의 사회 문제가 결국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 세력의 득세로 이어지는 현실을 경계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그 한 결과물로 보고 있다. 반세계화, 신고립주의 정책이 확산될수록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각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공멸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포럼의 현장을 뒤덮은 셈이다. 트럼프는 불참했지만 역설적으로 포럼에 참석한 석학과 경제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올해 가장 큰 리스크로 꼽을 만큼 존재감을 과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미국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8일 연설에서 “포퓰리즘적 정책은 단기적으로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불확실성과 퇴보만 가져올 뿐”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서머스 교수는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고 수백명의 일자리를 미국에 있는 공장으로 재배치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압박 전략은 결국 멕시코를 제조업 기지로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타격을 입히고 미국인 일자리도 사라지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올해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는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경제낙관 CEO 29%뿐… “보호주위 위험” 59% 글로벌 회계컨설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포럼 개막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13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올해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특히 CEO들은 올해 경영의 위험 요인을 묻는 질문에 82%가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위험 요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9%에 달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내 물가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측은 자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뒤늦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행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탈 회장은 17일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바라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무역이며 과거 세계화는 미국 노동자층과 중산층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균형무역’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시됐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고립주의 열풍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조연설에서 “영국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라면서도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세계화는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지고 임금이 깎이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라며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을 비판했다. ●유럽 포퓰리즘 지도자 오늘 회동 집권 꿈꿔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반이민, 반EU를 내세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 대표가 최근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개헌안 국민투표가 지난달 부결된 이후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유럽의 포퓰리즘 정파 지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독일 서부 코블렌츠에 모여 ‘유럽 반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르펜 국민전선 대표를 비롯해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독일을 위한 대안’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 당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오는 3월 네덜란드 총선과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경제난에 성난 민심을 선동하며 집권을 꿈꾸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포퓰리즘에 대처하려면 각국이 경제 성장을 보다 촉진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주어지려면 각국의 재정·통화 정책도 불평등을 해소하고 재분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힘의 외교’ 세계질서 흔든다

    트럼프 ‘힘의 외교’ 세계질서 흔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토 내걸어 ‘동맹·자유무역’ 전후질서 재편 예고 黃대행 “파트너십 발전시키자” 축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간) 낮 취임선서와 함께 제45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에 이어 취임선서를 한 뒤 20여분짜리 취임연설을 했다. 여기서 그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살리기를 통해 자신의 국정 모토인 ‘미국 우선주의’ 실현을 위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했다. 3주 전부터 자신이 직접 초안을 작성한 취임사에는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바탕으로 “미국인들이여, 큰 꿈을 꾸자”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워싱턴 정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밝혀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 후 의회를 떠나 백악관으로 향한 90분간의 차량 퍼레이드를 마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밝히면서 ‘트럼프 시대’의 시작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해 온 전후 70년 세계질서의 대대적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트럼프식 ‘힘의 외교’가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에 대한 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북핵 문제 등 협력이 시급한 한국 정부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 간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내용의 취임 축하 서한을 보냈다. 황 권한대행은 서한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 간 공고한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트럼프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

    트럼프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19일(현지시간) 자신했다. 취임식을 하루 앞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환영 콘서트’에 참석해 자신의 대선 캠페인을 “세상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운동”이었다고 자랑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통합하고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정말 열심히 일하겠다. 수십년간 우리나라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것이며 변화를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8개월 전 이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그동안 일에 질렸고 진짜 변화를 원했다”며 변화의 메신저를 자처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약 6분간의 현장 연설을 통해 군사력과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미국 일자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임기 4년의 새 행정부를 출범을 앞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변칙의 트럼프 시대,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오늘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대통령 당선 전후의 그의 예측 불허 행보를 보면 국제사회 전체에 불확실성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외교·안보는 물론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밀접한 관계인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 시대의 화두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70여년의 국제질서를 허물고 미국의 국익 위주로 새롭게 개편하겠다는 의미다. 기존의 대외 정책과 달리 친러시아, 반중국, 반유럽연합(EU), 반국제협력 등으로 구체화되는 상황이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리스크’에 직면했지만 언제까지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 역시 한국 우선주의(코리아 퍼스트)를 화두로 국익 극대화의 생존 전략을 짜면서 트럼프 시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지난해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3.5%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1조 달러 경기부양’ 정책은 미국 경제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 등 난제는 남아 있지만 최근 미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대미 수출 환경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우리 수출의 13%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를 우리의 국익과 연결하는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는 우리로선 달갑지 않지만 냉혹한 국제 현실을 피할 수는 없다. 미·중 간 힘겨루기 와중에 우리의 선택폭이 좁아지고 있는 만큼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에 맞춰 유연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대해서는 안보 의존성을 줄이고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면서 우리의 균형감각을 키워야 한다. 북핵 문제의 국제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을 설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예상되는 미국의 통상 압력과 방위비 증액 요구는 주독·주일 미군 비용 등의 객관적 수치를 토대로 무리한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고 합당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주한 미군 조달 시장에 대한 한국 중소기업 참여 기회 확대 등도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제 정세는 변화무쌍한 미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교 당국은 국익 극대화 측면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한 유연하고 균형적인 국가 전략 수립에 매진해야 한다.
  • 시진핑 “보호무역,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

    시진핑 “보호무역,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

    트럼프 맞선 ‘세계화 기수’ 자처 “보호무역주의 NO라고 말해야” 英 메이 총리, 시주석과 회담도 트럼프측 “근본없는 모임” 폄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맞서 세계화의 깃발을 치켜 들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17일 개막된 2017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중국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시 주석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자본과 상품, 사람의 이동을 막으려는 노력은 대양에서 고립된 호수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방 포풀리스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다”며 트럼프 당선자를 직접 겨냥했다. 시 주석은 또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면서 “보호무역주의를 좇는 것은 어두운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라며 트럼프 당선자가 선언한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 아니(No)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계화를 향한 중국의 노력은 일렁이는 파도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우리는 세계화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으며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의 새로운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AFP 통신은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미국의 쇠퇴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을 중국과 세계화 탓으로 돌리고 있는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등 미국우선주의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다보스포럼을 철저히 외면했다.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내정된 스티브 배넌은 다보스포럼을 ‘근본 없는 글로벌 엘리트의 모임’으로 폄하하고 “이들에게는 보통 사람이나 개별 국가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가 참석했다. 특히 다보스포럼의 단골 주제는 세계화였지만 올해는 다소 시들해진 분위기다. 미국 이외에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과 이민 반대를 내세운 극우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의제를 제시했던 지난해 포럼과 달리 올해는 기술 발전이 제공하는 기회보다는 포퓰리즘에 대한 대응 방안, 빈부 격차와 난민 문제의 해소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다보스포럼의 단골손님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올해 9월 총선을 앞두고 내치에 집중하고자 이번 포럼에 불참했다. 오는 4~5월 대선 이후 물러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유럽 역시 보호무역주의와 일맥상통하는 극우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세계화를 논할 겨를이 없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향방도 이번 포럼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이끄는 영국 대표단은 이번 포럼에서 영국이 자유무역의 첨병 역할을 계속할 것이며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해롭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BBC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날 브렉시트에 대한 연설을 마친 뒤 다보스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크먼은 칼럼을 통해 “다보스포럼의 가치관이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정치적 격변이 다보스포럼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멕시코·中제품 최대 45% 국경세” 세계불황 재촉하는 트럼프포비아

    국경세와 보호무역으로 대표되는 ‘트럼포비아’가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와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최대 45%)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미국 내 공장을 유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전략에 멕시코와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금융가에서는 수입품의 높은 관세가 소비 위축을 불러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 등도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국경세는 일련의 충격을 낳고 전 세계에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에서 멕시코로 들어오는 돼지고기와 옥수수, 과당 등에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의 물가만 올려놓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의 실질 수익률이 최근 0.38%로 지난해 12월 16일 0.74%에 비해 반 토막 났다.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이다. 한 뮤추얼펀드 관계자는 “국채 수익률 하락은 트럼프 경제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와 중국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 물건값이 오르면서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국경세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국경세가 도입되면 미국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면서 “한국과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달러화 강세가 어느 정도로 국경세 여파를 상쇄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새로운 경제 모델을 모색해야 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경고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특검 칼날 어디로… 대규모 ‘재벌 司正’ 초긴장

    “청와대는 압수수색도 안 하고, 소환에 응한 기업만 분풀이 수사 대상이 된 꼴이다.” “최순실 특검은 사라지고, 결국 ‘재벌 때리기’ 특검이 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재계엔 불만 기류가 흘렀다.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꼽히는 SK, 롯데, 부영, CJ 등은 총수 및 고위 임원 소환조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이 부회장에게 씌워진 혐의 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뇌물로 본 대목은 두 재단 출연 기업을 피해자로 본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기소 내용과 다른 접근”이라면서 “특검이 어떤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지, 두 재단 출연 기업 중 어디까지를 수사대상으로 삼을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원을 낸 기업 수는 53곳(16개 그룹)으로 특검이 기업별 ‘민원’에 대해 뇌물 혐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대규모 재벌 사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 이어 새해 업무계획 수립을 유보하고 있다. 사실상 재계가 마비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특검 수사 여파로 ‘반(反)기업 정서’가 고조되는 분위기에 경제단체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치적 강요 속에서 (삼성의 자금 출연이)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 수사는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CEO)를 구속 수사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이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수사를 청원하는 이유는 이른바 ‘오너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어서다. 대외적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인해 중국의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이 가혹해지고,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 때문이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특임교수는 “금융 위기 재현이 예상될 정도로 대내외 기업환경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그룹들이 사업 구조개편 숙제를 해야 하는 게 올해”라면서 “이 시점에서 이 부회장을 구속한다면 한국이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는 인상 대신 ‘정치 리스크’를 ‘경제 리스크’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신호를 대외에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 조준웅 특검이 단행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삼성전자의 매출·이익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전날 박영수 특검이 영장 청구 시점을 하루 늦추자 내심 불구속수사 가능성을 점쳤던 삼성 측은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 부회장 혐의에 대한 법리 다툼 채비를 갖췄다. 삼성은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 부회장이 강한 압박을 받아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뇌물의 대가로 삼성 경영 승계를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10일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으로 인해 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늘리게 됐지만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키우는 직접적인 결과가 야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상승에 도움이 되는 단계에 있다면, 뇌물죄의 기대 가능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면서도 “법리적으로 타당할지라도 권력의 강압적 요구를 기업이 거절할 수 없는 한국적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 사법처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이 비상경영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세울지도 초유의 관심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 등 조직개편, 글로벌 기술기업 인수·합병(M&A), 삼성전자 지주회사 설립 등은 미뤄질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이 이끌어가는 형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동안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 이끌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됐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등기이사 자격을 잃게 된다. 삼성·한화 간 방산 빅딜, 삼성·롯데 간 화학 빅딜 등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그룹 차원의 ‘큰 구상’도 당분간 실현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소녀상과 사드 사이/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소녀상과 사드 사이/이석우 도쿄 특파원

    “실망했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떠나게 될 거다….” 일본인 친구는 부산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최근 한국 내 움직임을 넌지시 건드렸다. 한국을 누구보다 좋아해 이번 갈등에서 한국을 두둔하겠거니 했던 내 예상은 싹 빗나갔다. 한 일본인 한반도 전문가는 한국 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재협상 목소리에 “책임 있는 나라의 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사정을 이유로 국가 간 합의를 무효로 하면 ‘한국은 언제든 합의를 뒤집을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인들의 당혹스런 반응 속에서 “한국에선 ‘반일(反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된다’며 ‘한국 때리기’에 열중해 온 일부 세력의 주장이 일리 있다”는 반응도 늘었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판하다 테러 위협까지 받은 한 일본인 교수는 ‘한국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수적 활동을 견제해 온 중도층의 입지 위축도 우려했다. 이번 갈등은 가까스로 회복되던 한·일 관계를 돌려놓고 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의 사과 요구 등으로 추락하던 한·일 관계는 재작년 12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를 계기로 빙하기를 지나 회복세에 겨우 접어들고 있었다. 일본 TV에서 ‘퇴출’됐던 한국 연속극들이 다시 등장했고, 썰렁했던 도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의 발걸음도 늘며, 한국 방문 대열도 회복되던 흐름에 소녀상 갈등은 찬물을 끼얹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됐던 지난 3년 남짓한 기간 방한 일본인과 일본 내 한국 제품들은 급감했지만, 일본을 찾은 한국 여행객과 한국 내 사케 소비량은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인은 양국 관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각각 행동하지만, 일본인들은 불편해진 관계 변화와 커진 반한 물결에 동조하며 몸을 사렸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 같은 일본의 기술협력 등은 사라졌고, 정부·기업 모두 인적 네트워크를 잃은 채 각종 전략 대화는 껍데기만 남았다. 대조적으로 격변 속의 국제 환경은 한·일 공조의 효용과 가치를 높였다. 중국의 패권을 향한 아·태 질서 재편 시도, 자국 우선주의, 애국주의 열풍 등 초(超)변동기의 국제 판세는 이런 경향을 더 재촉했다.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완력 과시는 중화질서의 부활 시도를 연상시켰다. 미·일 동맹의 강화 속에 미국의 환심을 따내며 ‘역사 수정’을 시도하는 아베는 위안부 문제를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한 전임 총리들과는 딴판이지만, 일본의 가해 사실을 역사의 장으로 남기며 영원한 도덕적 우위를 준비하고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중·일 양국의 행보들은 우리의 딜레마를 키우고 있지만, 작은 나라가 쓸 수단은 명분과 원칙에 바탕을 둔 주장과 주변국 간 균형관계 강화이지 화풀이와 애국주의적 구호는 아니다.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이 “사과는 충분했다”며 버티는 아베의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 미국이 막후 중재한 한·일 합의에 7할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치유금’을 받아 든 마당에 우리도 새 접근법이 있어야 한다. 물밑 활동 등 치열한 주변국 외교도 아쉽다. 한·일 관계를 국가 생존과 번영의 자산이자 카드로 쓸지, 역사의 짐으로, 부(負)의 유산으로 아이들에게 떠넘길 것인지…. 세력 균형의 교차점에 서 있는 우리는 균형감을 잃을 때 자존과 독립도 잃었다는 지난 역사를 잊을 수 없다. 국내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세력 균형의 국제적 격전장을 주시하면서 균형의 교훈을 되찾을 때다. 균형이란 지렛대와 관계를 잃은 소국에 관용을 베풀 힘센 대국은 어디에도 없다. jun88@seoul.co.kr
  • [사설] “미국의 적” 트럼프 정권 대북관, 北은 직시하라

    미국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 기조로 가닥이 잡혀 간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 신임 외교안보 분야의 책임자들이 대북 강경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국무·국방장관 지명자 등이 일제히 북핵 문제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강도 높은 대북 압박 정책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 노선을 표명하고 있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는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국제 합의 위반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등의 소극적 태도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상황 인식은 더욱 엄중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진단하고 대북 선제 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마이클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도 북한을 미국의 4대 당면 위협 중 하나로 지적할 정도다.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앞세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의 차기 정권이 정면 대응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북핵 문제가 트럼프 정권 초기부터 주요 현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정권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이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대북, 대중, 대아시아 외교안보 전략을 볼 때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밝힌 신고립주의와 차이가 크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경제 건설을 위해 고비용 저효율의 세계 경찰의 노릇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이들은 미국의 위상 회복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더욱 강경한 압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차기 외교안보 라인은 중국의 묵인 아래 북한 위협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중국이 유엔 제재를 지키지 않는다면 중국 기업과 기관들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발동해야 한다는 의지도 강했다. 트럼프 정권이 한·미 동맹을 중시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의 강경 노선이 북한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가 긴장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커졌다. 무엇보다 김정은 정권이 국제적 안보 상황을 직시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첫걸음이지만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안보 상황은 더욱 엄중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고 있고 일본 아베 정권은 군사대국화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의 충돌과 반목으로 우리 국익을 훼손되지 않도록 더 유연하고 탄력적인 외교·안보 전략이 절실하다.
  • 풍요롭고 불평등한 세계화의 톱니바퀴

    풍요롭고 불평등한 세계화의 톱니바퀴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서정아 옮김/21세기북스/364쪽/1맘 8000원폭력적인 세계경제/장에르베 로렌치·미카엘 베레비 지음/이영래 옮김/미래의창/288쪽/1만 5000원분배의 정치/제임스 퍼거슨 지음/조문영 옮김/여문책/400쪽/2만원 ‘불평등’은 전 지구적 정치·경제 현상을 아우르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점으로 중국과 소련의 자본주의 편입과 글로벌 경제 통합의 가속 페달을 밟아온 지난 30년간의 ‘세계화’에 대한 실패 논쟁도 격렬해지고 있다. ‘승자 독식’과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자도생’의 부상은 불평등의 악순환을 예고하는 묵시록이다. 이미 부유했던 서구 사회의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9%를 벌어들이고, 총자산의 46%를 차지하는 ‘국가간 불평등’ 현상뿐 아니라 나날이 견고해지는 ‘국가내 불평등’ 현상은 내부에서부터 소수의 승리자가 다수의 낙오자를 배제하는 시스템을 강화한다. 세계 경제 운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층 폭력성이 짙어진 불평등을 주제로 미래 경제를 전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책 세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불평등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브랑코 밀라노비치 교수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는 세계화가 증폭시켜 온 글로벌 불평등을 실증적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토마 피케티가 저서 ‘21세기 자본’을 통해 최상위 계층으로의 자본 집중 현상에 주목했다면 밀라노비치는 세계화로 일그러진 소득 분배에서의 불평등 양상을 조명한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은 가장 신뢰성 높은 세계화 성적표로 평가된다. 세계화의 절정기인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의 상대적 증가율을 비교한 이 곡선에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상위 1%와 아시아 신흥국 중산층의 소득은 급격히 늘어 세계화의 수혜자가 됐지만 나머지 계층의 소득은 같은 기간 거의 ‘제로’(0)에 머물렀다. 밀라노비치 교수에 따르면 세계 최상위 1%에는 2008년 기준으로 미국인이 12%로 가장 많고, 한국인도 2%를 차지한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 양극화는 중산층 공동화와 금권정치, 포퓰리즘의 득세를 낳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자국 우선주의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보호무역과 신(新)고립주의는 우리가 치르고 있는 불평등의 혹독한 대가다. 세계화가 계속되면 불평등이 사라질까. 그는 “앞으로도 세계화의 이득이 공평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인 장에르베 로렌치의 ‘폭력적인 세계 경제’는 현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여섯 가지 제약을 범주화한다. 그는 기술 진보의 둔화, 노령 인구, 불평등의 심화, 자국을 벗어난 산업 활동의 대규모 이전, 한도가 없는 경제의 금융화, 투자 자금 조달의 불능이라는 여섯 가지 제약으로 인해 ‘세계의 충돌’(전쟁)과 ‘시스템 붕괴’가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경제의 재구조와 임계치에 도달한 불평등의 압력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고조되는 세대 간 긴장은 경제적 현실을 읽는 풍조가 될 정도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터무니없을 정도의 불평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인간의 역사에 자주 등장했던 반란의 움직임이 어딘가에서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다”고 경고한다. 위의 두 책이 경제학자들의 시각에서 지난 한 세대간 벌어진 구조적 경제 실패들을 실증하고 있다면 ‘분배정치의 시대’는 인류학자의 시선에서 획기적인 경제 실험을 시도할 것을 촉구한다. 미 스탠퍼드대 인류학자인 제임스 퍼거슨 교수는 30여년 동안의 남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현지 조사를 토대로 새로운 정치적 분배 모델에 주목해 왔다. 그의 주장은 영어 원제인 ‘물고기를 줘라’(Give a Man a Fish)처럼 빈민층에게 직접 현금을 주자는 것이다. 생산이 아닌 분배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2년 전체 가구의 44%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2002년과 2012년을 비교하면 남아공의 기아 가구 비율은 29.3%에서 12.6%로 줄었고, 교육과 보건 환경이 크게 신장됐다. 이 같은 기본소득 캠페인은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에서도 확대 운용되고 있다. 퍼거슨 교수는 정규직 임금노동을 기반으로 한 신자유주의적인 복지모델은 불평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안정적인 임금 노동의 기회가 박탈되는 상황에서 서구의 복지 안전망은 더이상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이 같은 실험들은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빈곤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동시대 자본주의를 재고하는 ‘조용한 혁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퍼거슨의 첫 번째 번역서로, 그의 제자인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미국 공화당, 수출엔 세금 면제·수입엔 과세 강화 추진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가 출범한 뒤에 미국 공화당이 수출에는 세금을 면제해 주고 수입에는 과세를 강화하는 새 법인세제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가 강력히 주창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기업의 생산거점 미국 회귀를 세제 차원에서 지원해 미국 내 투자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예상되는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은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하고 있는 수출보조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제개편이 공화당의 의도대로 이뤄질지는 유동적이지만 앞으로 세계 각국의 법인세제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은 수출기업에는 법인세를 면제해 주되 수입기업에는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법인세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연방 법인세율을 현재의 35%에서 15%로 내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개편안도 법인세율을 20%로 내리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수출에 대한 세금경감과 수입에 대한 과세강화다. 개편안은 수출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순전히 수출에서만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라면 세금을 전혀 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출품의 가격이 낮아져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수입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한다. 현행 세법은 미국 기업이 상품을 수입하면 해당 금액을 비용으로 공제하고 과세대상소득을 계산한다. 이에 비해 공화당안은 수입비용 공제를 인정하지 않고 과세대상에 포함하도록 해 사실상의 과세강화가 된다. 예컨대 전혀 이익을 붙이지 않고 수입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세금부담이 제로지만 공화당안에 따르면 이익이 나지 않아도 세금을 내야 한다. 수출우대정책을 통해 미국 내 산업과 고용을 지키고 투자와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외국이전을 계획한 자동차 메이커들에 “높은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가 말하는 “국경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기업의 미국 회귀를 겨냥한 공화당의 세제개편안도 기본적으로 같은 발상이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법인세제는 사업거점을 토대로 세금을 매기고 있다. 미국 기업이 수출로 이익을 얻으면 국내 사업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비해 공화당 세제개편안은 제품과 서비스가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나라에서 과세하는 “도착지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원래는 부가가치세를 적용하는 게 국제적인 룰이다. 수입품에 대해 일정 비율의 부가가치세를 물리지만 반대로 수출에 대해서는 원자재 등을 구입할 때 낸 부가가치세를 수출기업에 되돌려 준다. 부가가치세를 이중으로 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다른 나라와 달리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부가가치세가 없다.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수출 시 세금환급은 없는데 수출 상대국에서는 세금을 물게 된다는 불만이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니혼게이자이는 공화당의 안은 기업의 이런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세계 각국의 세제와 무역에 미칠 영향이 워낙 커 파문이 세계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 단계, 국익 위해 정책 일관성 유지를”

    동북아 불확실성… 갈등 불가피 상대국에 빌미 주는 행위 자제를 외교는 이념 넘어 ‘한목소리’ 내야 새해 벽두부터 한국 외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 보복 조치 및 여론전을 본격화한 데 이어 일본은 부산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 문제를 이유로 대사·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로 하는 등 주변국들의 압박이 심상치 않다. 또 설상가상으로 오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한·미 관계는 물론 북한 변수의 불확실성도 계속 커지고 있다. ‘스트롱맨’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격랑의 동북아에서 정상외교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한국이 도태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날짜마저 불투명한 조기대선까지 한국외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직 외교부 장·차관 및 주요국 대사를 비롯한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8일 한국 외교가 앞으로의 국운을 가를 주요한 기로에 섰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대체로 현재의 위기 상황이 강력한 ‘국민적 합의’에 기반하지 않은 외교정책 추진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는 좀더 폭넓은 국민적 합의에 기반을 둔 외교안보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주문했다. 외교통상부 1·2차관과 주일대사를 지낸 신각수 전 대사는 최근 동북아의 외교 지형에 대해 “동북아 전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사드 문제 등은 “한 번은 겪어야 할 갈등”이라고 진단했다. 신 전 대사는 “외교 문제는 보수·진보 구분 없이 국익 차원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도 야당도 국민적 합의를 위한 소통 노력이 부족하니까 대립으로 치닫고 그게 외교적 손실로 이어졌다”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일단은 결정을 했으면 국익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상대국과의 신뢰 문제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제정치 안에서 어떻게 국익을 얻어 낼 것인가 하는 아이디어가 부족했고 사안마다 임시방편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과도 체제에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은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방향을 정한 다음 국민들을 설득하며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 동맹, 또 한·일 간 친선 관계를 기본으로 중국을 품어 가는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성격은 천지 차… ‘쌍둥이자리’ 中·美 두 남자의 밀당

    성격은 천지 차… ‘쌍둥이자리’ 中·美 두 남자의 밀당

    요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탐구’에 여념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0일 정식 취임하면 시진핑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1953년생인 시진핑의 생일은 6월 15일이다. 시진핑보다 7살 많은 트럼프의 생일은 6월 14일이다. 생일이 하루 차이인 이들의 별자리는 ‘쌍둥이자리’다. 쌍둥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극의 캐릭터를 가진 두 정상이 벌이는 ‘밀당’과 ‘기싸움’에 올 한 해 세계는 크게 출렁일 것이다. ●NYT “美·中 엇박자, 세계 불확실성 키울 것”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함께 써 내려온 ‘대하드라마’에서 이렇게 대조적인 두 주인공이 등장하긴 처음”이라면서 “두 사람의 엇박자가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목소리가 크고 즉흥적인 트럼프와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시진핑의 조합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강대국 관계에서는 국가원수의 개성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농담까지도 미리 정해진 것만 하는 시진핑으로서는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트위터에 불쑥불쑥 던지는 트럼프가 무척 기이하고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압류한 미 해군의 수중 드론을 돌려주겠다고 했을 때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필요 없으니 중국이 갖도록 놔두라”고 밝혀 중국 외교 라인이 크게 당황했다. 갈등 때문에 서로 험악한 말을 주고받다가도 해결책이 나오면 웃으며 악수하는 게 외교적 관례인데 ‘필요 없으니 가지라’는 응답이 돌아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공통점을 굳이 찾자면 아버지로부터 두둑한 유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라는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인들이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혁명 원로 중 한 명인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전 부총리)으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았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정치적 배경으로 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대권 경쟁에서 태자당(혁명 원로 2세 그룹)과 상하이방(장쩌민 전 주석 계열)의 지지를 끌어내 권좌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의 후광 때문이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자수성가한 독일계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트럼프가 1971년 물려받은 아버지의 ‘트럼프 그룹’은 당시 가치가 100만 달러(현재 가치 680만 달러, 약 82억원)에 이르렀다. 트럼프는 아버지의 ‘경제적 유산’을 종잣돈으로 맨해튼에 뛰어들어 큰 부를 일궜다. 트럼프와 달리 시진핑은 아버지의 ‘유산’ 때문에 오히려 초년을 힘들게 보냈다. 문화대혁명 시기 아버지가 반혁명 분자로 몰려 투옥됐을 때 시진핑도 산시성 옌촨현으로 하방돼 6년 동안 ‘지식 청년’으로 생활했다. 산골에서 토굴 생활을 시작한 나이가 불과 17세, 1969년의 일이었다. 트럼프는 이때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었다. 시진핑은 문혁 말기인 1975년 뒤늦게 칭화대에 들어갔다. 졸업 이후 국무원 판공청에서 말단 비서로 일했다. 1985년 허베이성의 작은 마을인 정딩현의 서기가 돼 처음으로 조직의 수장이 됐다. 당시 외자 유치가 시급했던 시진핑은 정딩현 축산업자들을 데리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가서 투자설명회를 했는데, 이때가 그의 첫 외국 나들이였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는 이미 뉴욕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기업가로 성장했다. 1989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모델이 되기도 했다. ‘쌍둥이자리’를 타고난 두 사나이는 중년이 돼서도 운명이 엇갈렸다. 시진핑은 1995년 중국 남부의 핵심 지역인 푸젠성의 2인자(부서기)가 됐다. 이후 푸젠성, 저장성, 상하이시의 당 서기를 거치며 권력의 최정상을 향해 직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1990년대 초반 4차례나 파산하는 실패를 경험했다. 1995년 트럼프가 세무 당국에 신고한 손실액은 9억 1600만 달러(약 1조 1000억원)에 이른다. 트럼프는 정치적으로도 공화당, 개혁당, 민주당, 무소속을 거쳐 다시 공화당으로 돌아오는 등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흥분 트럼프 vs 인내 시진핑… 언행 큰 차이 트럼프와 시진핑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언행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그를 위해 만찬을 베풀지 않겠다. 그냥 맥도날드 햄버거 하나 사 주면서 ‘너희의 환율 조작을 이제 끝장내겠다’고 충고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당선 이후에도 중국을 비난하는 말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 냈다. 그러나 시진핑은 아직 트럼프 개인은 물론 미국 정부를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홍콩 명보의 칼럼니스트 쉬밍중(徐明中)은 트럼프의 스타일을 무술 장권(長拳)에서 사용하는 ‘하거요격’(遐擧遙擊)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주먹을 크게 휘둘러 선제공격을 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시진핑의 권법은 태극권의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에 가깝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 큰 힘을 제압하는 권법이다. 트럼프가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통화한 것도 모자라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까지 들먹이는데도 시진핑은 인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트럼프에게 직접 대응하는 것을 자제하는 대신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대만 앞바다에 출동시킨 것도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시진핑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 박사는 “두 사람 모두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이를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본인이 공격받았다고 생각되면 더 크게 목소리를 높여 반박하는 스타일이고, 시진핑은 평온한 모습을 통해 자신의 강인함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자오커진(趙可) 부원장은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상인적 근성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 그대로 투영될 것”이라며 “국제 관계에서 의리를 중시하는 시진핑과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미 관계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자오 교수는 특히 “트럼프는 실패와 성공의 ‘위험한 널뛰기’를 마치 게임처럼 즐긴다”면서 “트럼프의 ‘공포 마케팅’을 극복하는 게 중국 외교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핵심 이익엔 양보 없어… 주변국에 더 파장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시진핑과 트럼프이지만 통치 목표는 일치한다. 시진핑은 2013년 집권 이후 줄곧 중화민족의 부흥과 중국의 꿈(中國夢)을 외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의 안보나 영토, 주권 등 이른바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양보한 적이 없다.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은 ‘위대한 미국 재건’이었고, 그의 모든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익 앞에서는 동맹도, 인권도, 국제 협약도 무시하는 미국식 힘의 외교가 최소한 4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두 지도자의 성격을 비교하는 기사에서 “시진핑과 트럼프의 싸움은 승자 없는 게임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사람의 싸움이 심각한 것은 그 영향이 미국과 중국보다는 주변국에 더 크게 미친다는 데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단독] “美, 글로벌 리더 포기 땐 中에 그 역할 넘어가… 아시아 큰 변화 몰아칠 것”

    [단독] “美, 글로벌 리더 포기 땐 中에 그 역할 넘어가… 아시아 큰 변화 몰아칠 것”

    “미국이 ‘글로벌 리더’를 포기한다면 중국에 그 역할이 넘어갈 것이고, 아시아에 큰 변화가 몰아칠 것이다.” 최영진 전 주미 대사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비영리단체 국제학생콘퍼런스(ISC)와 한국국제교류재단, 사사카와평화재단이 공동개최한 ‘한·미·일 3국 심포지엄’ 오찬연설에서다. ●中이 안보·경제·무역 주도권 잡아 2012~13년 주미 대사를 지낸 뒤 연세대 특임교수로 활동 중인 최 전 대사는 “세계는 군(軍) 경쟁 시대에서 경제·무역 경쟁 시대로 바뀌었고 다자협력이 불가피하다”며 트럼프를 향해 “미국이 이런 변화 속에서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중국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를 앞세워 리더 역할을 버리면 중국이 안보와 경제, 무역 등에서 모든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과거처럼 중국에 다시 붙을 수밖에 없고, 일본은 스스로 군비 확장 등을 통해 재무장해 중국의 위협에 맞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종속되고 日은 군비 경쟁 사태 최 전 대사는 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2차 세계대전 때처럼 군 시대로 회귀하자는 것인데 트럼프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 역할을 계속 이어 가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은 자국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 이슈들을 버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기후변화 문제와 개도국 인구 급증에 따른 실업 문제 등 글로벌 이슈를 누군가가 이끌어가야 하는데 기후변화의 경우 미국이 아니면 중국이 나서서 할 수도 있다”면서도 “글로벌 문제들을 누군가 다뤄야 한다면 미국이 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전 대사는 이어 한·미·일 협력이 “인권·법의 지배 등 3국이 공유한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도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는 “3국이 중국과 대립하거나 중국을 고립시킬 것이 아니라 관여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3국이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을 뿐 아니라, 특히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통일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한·미·일 3자 협의가 중국을 직접 겨냥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관여적 태도’가 최선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 차관 “대북 제재 지속” 한편 이날 버락 오바마 미 정부 마지막으로 한·미·일 3국 외교차관협의회가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려 ‘3국 협력현황 공동설명서’가 채택됐다. 3국 외교차관들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대북 제재를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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