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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생순’ 아줌마가 간다

    한국에서 제일 무서운(?) 집단은 뭘까. ‘아줌마’다. 당당하거나 혹은 억척스럽다. ‘아줌마 군단’이 앞장선 여자핸드볼팀이 광저우에서 또 한편의 드라마를 쓸 채비를 마쳤다. ‘월드클래스’ 여자팀에 아시아는 좁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4년 전 도하대회까지 금메달을 놓친 적이 한 번도 없다. ‘위풍당당’ 5연패. 이번에도 1등이 확실시된다. 그동안의 대표팀이 아줌마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아줌마가 4명뿐이다. 맏언니 허순영(35·대구시청)과 우선희(32·삼척시청)-이민희(30·용인시청)-김차연(29·대구시청)이 주인공. 패기로 뭉쳤지만 노련미가 부족한 ‘우생순’을 아우르는 아줌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특히 선후배의 연결고리를 맡은 새댁 김차연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김차연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모티브가 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주역. 2002년 부산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매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173㎝로 피봇치고 큰 키는 아니지만 순발력과 개인기는 일품이다. 김차연은 지난달 17일 결혼했다. 종합대회를 앞두고 거사를 미루는 게 보통이지만, 계속 미루는 게 미안해 9년간 만난 이선철(30)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혼여행은 대회 뒤로 잡은 대신 결혼 선물로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꿈이 야무지다. ‘조카뻘’인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유은희(벽산건설·이상 20)-김온아(22·벽산건설) 등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것이 아줌마들의 몫이다. 장기적으로 ‘우생순 신화’를 잇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14일 광저우에 입성한 여자팀은 태국(18일)·타이완(19일)·카타르(21일)와 함께 조별리그 A조에 속했다. 아줌마들이 앞장선 우생순 군단이 겁낼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편 남자핸드볼팀은 이날 광궁체육관에서 열린 B조예선 2차전에서 바레인을 35-27로 격파했다. 홍콩전(52-13승)에 이은 2연승.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남녀 동반 우생순 기대하세요”

    “남녀 동반 우생순 기대하세요”

    “이변이 없다면 금메달입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녀 핸드볼 대표팀이 동반 금메달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핸드볼 대표팀은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남자 대표팀 조영신(상무) 감독은 “판정의 불리한 면까지 대비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전술적인 패턴플레이와 빠른 역습 전술을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한국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중동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밀려 6연승에 실패했다. 당시 노메달(4위)의 수모를 이번에 단단히 갚겠다는 각오. 남자팀은 “역대 최강의 짜임새”라고 자부한다. ‘월드 스타’ 윤경신(37·두산)을 필두로 강일구(34·인천도개공)-백원철(33·다이도스틸)과 박중규(27)-정의경(25·이상 두산)-정수영(25·웰컴코로사) 등 신구 조화가 좋다. 이란-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견제가 예상되지만, 무난하게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부도 마찬가지.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6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대표팀 이재영(대구시청) 감독은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여자팀은 한번도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허순영(35·대구시청)-우선희(32·삼척시청)-김차연(29·대구시청) 등의 베테랑과 정지해(25·삼척시청)-김온아(22)-유은희(20) 등 ‘영건’이 손을 맞잡았다. 전력도, 컨디션도 최상이다. 심판의 휘슬이 경기를 좌우하는 종목인 만큼, 도하대회 같은 불리함만 없다면 나란히 정상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형균 협회 부회장은 “판정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최태원 협회장이 아시아핸드볼 회장과 국제핸드볼연맹 회장을 만나 논의했다. 유럽에서 감독과 심판이 파견될 것이며 공정한 판정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협회는 금메달 포상금으로 1억 5000만원을 내걸며 선수단에 힘을 실었다. 남자팀은 10일, 여자팀은 15일 ‘약속의 땅’ 광저우로 출발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5일부터 핸드볼 슈퍼리그 PO… 선두싸움 어떻게

    5개월에 걸친 SK핸드볼 슈퍼리그가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25일부터 플레이오프(PO)가 시작된다. 여자부 준PO와 3전2선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등 볼거리는 지난해보다 풍성하다. 포문은 여자부가 연다. 25일 경북 영주에서 경남개발공사(3위)와 대구시청(4위)이 단판전을 벌인다. 승자는 27일 강원 삼척에서 서울시청(2위)과 PO를 치른다. PO 승자는 30일부터 정규리그 1위팀이자 지난해 슈퍼리그 챔피언인 삼척시청과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12승3패로 리그 정상에 오른 삼척시청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된다. 우선희·정지해·유현지 등 지난해 우승멤버의 호흡이 착착 맞아 2연패의 꿈을 부풀린다. 그러나 ‘우생순’ 임오경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청의 상승세도 매섭다. 대구시청 역시 허순영·최임정·김차연 등 해외에서 복귀한 ‘원조 우생순’의 기량이 녹슬지 않아 단기전에서 이변을 노릴 만하다. 남자부는 이번에도 두산이 독보적이다. 윤경신·박중규·정의경·박찬영 등 국가대표 멤버가 즐비하다. 정규리그에서도 10승2패로 여유 있게 챔프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27일 삼척에서 충남도청과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단판 PO를 치르고 30일부터 두산과 격돌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 기대/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 기대/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신문이 방송에 비해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요소는 기획기사일 것이다. 긴 호흡의 심층 분석 기사는 마치 한 편의 소설이 시각적인 현란함을 앞세운 영화와는 다른 차원의 상상력과 영감을 주듯이 정보와 감동을 전달한다. 일반행정 분야와 서울자치행정 점검을 다룬 ‘5기 지자체 출범 한달’(7월31일) 기사는 이런 장점을 충분히 살린 사례다. 시기도 적절했다. 출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말해주듯 소재를 전·현 권력 간, 중앙·지방 권력 간 갈등이라든지, 4대강·세종시와 같은 쟁점사안에 국한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방선거 이후 정치 변화의 맥을 짚기 위한 노력은 높이 살 만했다. ‘0점 조준’, ‘클릭 조정’처럼 어려운 군대용어를 굳이 사용한 점은 옥에 티였지만 말이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기사는 기존의 선거보도 관행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정책보다는 양당 대결 구도로 설정한 정치권에 원인 제공의 책임이 있지만 지역구의 특성이나 쟁점, 후보에 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 전달에 역점을 둔 기사가 아쉬웠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 ‘7·28 민심르포’ 같은 연재기사는 신선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단순히 ‘여론조사에 따르면’이라는 말로 무슨 당 우세, 박빙과 같이 표현한 기사(재보선 D-1 판세·관전포인트, 7월27일)는 책임 있는 보도라 하기 어렵다. 7월25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한·미연합훈련 관련 기사는 최신예 무기 소개와 작전 설명으로 시선을 끌었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주변국의 미묘한 정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주변의 군사력 배치라든지 국가별 국방비 등에 대한 심층기사가 아쉬웠다. 반면 중국해군의 동향을 600년 전 정화(鄭和) 함대의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中의 야심 무엇을 노리는가’(7월31일)는 그래픽과 함께 돋보였다. FIFA가 주최하는 U-20 여자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낸 ‘태극소녀’ 관련 기사는 의미 있었다. 우리가 신문의 스포츠 기사에 주목하는 것은 중계방송과는 다른 관점의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경기당 골과 경고 수, 전술 등에서 남자축구와 여자축구를 비교한 기사(‘여자축구가 더 화끈하다’, 7월28일)와 우리 팀의 약점과 강점을 분석한 ‘태극소녀 26일 4강신화 쏜다’(7월24일) 등의 기사가 눈에 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골프처럼 홀까지의 거리를 달리 적용하는지, 농구처럼 공의 크기는 다른지와 같은 여자축구에 대한 작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사는 아쉬웠다. 모 일간지처럼 스타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와 어려운 환경을 필요 이상으로 대비시키는 사생활 들추기 보도는 지양해야겠지만 말이다. 사설의 제목(4강신화 태극낭자, 여자축구 희망을 봤다, 7월31일)처럼 이들의 희망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자축구 선진국 독일과 미국의 사례처럼 우리의 관심과 성원이 지속될 수 있는 기사 발굴이 필요하다.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핸드볼 여자주니어선수들의 기사는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은 감이 없지 않다. 여자핸드볼은 국제대회 성적에 비해 비인기종목을 이유로 설움을 받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이미 ‘유명’한 탓인지 8전 전승으로 4강에 오른 활약에 비하면 지면 할애가 부족했다. 하지만 ‘소녀들의 눈물…후회는 없다’(7월30일)는 제목으로 결승진출에 좌절한 두 팀을 ‘불모지에 핀 꽃’과 ‘리틀 우생순’이라는 소제목으로 나란히 실은 기사와 ‘떠오르는 핸드볼·축구 女수문장 박소리·문소리(7월29일)’의 아이디어는 돋보였다. 경영학의 구루(Guru) 필립 코틀러는 최근 저서 ‘마켓3.0’에서 미래시장의 첫 번째 핵심 키워드로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꼽았다. 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신문은 다른 중앙일간지와 비교하면 외부 기고를 중시한다. 독자권익위원회의 회의 내용도 매달 꼬박꼬박 싣는다. 참여의 시대, 고객의 정보 요구에 귀 기울이며 능동적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우생순 2기’ 세계주니어선수권 4위

    대체할 선수가 없어 주전들은 전 게임을 소화해야 했다. 체력은 고갈됐고,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한국 핸드볼은 저변이 마련되지 않아 주전과 비주전 간 경기력 차이가 크다. 항상 뛰던 선수들이 모든 게임을 책임질 수밖에 없다. 준준결승까지 8전 전승을 달리던 ‘우생순 2기’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4위로 마감했다. 한국주니어 핸드볼대표팀은 3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3·4위전에서 몬테네그로에 23-24 한 점차로 분패했다. 한국은 2005년 체코대회, 2008년 마케도니아대회에 이어 세 대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순위는 4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센터백으로 빛나는 활약을 펼친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는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선정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결승에서는 노르웨이가 러시아를 30-21로 대파하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결선리그에서 한국이 노르웨이에 승리(30-26)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소녀들의 눈물…후회는 없다

    소녀들의 눈물…후회는 없다

    ■ U-20 여자축구…불모지에 핀 꽃 독일에 1-5로 져 첫 결승행 좌절… ‘女메시’ 지소연 7호골 찬스와 위기가 거듭됐다. 29일 밤 독일 보훔의 레비어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준결승은 경기 시작과 함께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공방전이었다. 공 점유율은 비슷했다. 독일은 우월한 체격을 이용하는 롱패스를 앞세워 공격했고, 한국은 완벽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패스게임을 했다. 그런데 비가 왔다. 잔디는 미끄러웠고, 자블라니는 한국의 말을 듣지 않았다. 평소에는 자로 잰듯 발에서 발로 이어지던 패스가 비를 잔뜩 머금은 잔디를 스치면서 빨라졌다.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주무기인 패스가 말을 듣지 않다 보니 경기운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판도 독일편이었다. 전반에만 페널티킥을 줘야 할 독일의 파울 두 번을 그냥 넘어갔다. 독일은 운도 좋았다. 중거리 슛은 비에 젖은 그라운드에 튕기면서 속도가 붙었고, 한국의 수문장 문소리가 막기 힘든 곳으로 꽂혔다.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점한 독일은 당황한 한국의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모든 상황이 불리한 가운데 한국은 전반에만 독일에 2골을 내줬다. 전반 13분과 28분 스베냐 후트와 킴 쿨리크에게 골문을 허락했다. 한국 수비는 공을 가진 독일 선수를 쫓다 위험지역에서 바로 골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여러번 허락했다. 하지만 문소리 골키퍼는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두 번이나 막아내며 맹활약했다. 추격의 희망을 살려놓은 채 시작된 후반전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후반 5분 한국 진영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이번 대회 득점왕 알렉산드라 포프가 쐐기골을 넣었다.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은 득점왕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3분 뒤 전반에 골을 넣었던 쿨리크가 한국의 추격을 완벽히 떨쳐내는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에서도 태극소녀들은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고, 한국의 간판 스트라이커 지소연이 후반 19분에 그림 같은 골을 넣었다. 아크 근처에서 독일 수비 3명을 완전히 제치고 만들어 낸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오른발로 공을 감아 골문 오른쪽 구석에 집어넣었다. 비록 독일이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끌려가는 상황을 완전히 잊게 하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대회 7호골. 하지만 3분 뒤 다시 골을 내줬다. 한국의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공을 정영아가 골라인을 벗어난 것으로 착각하고 손으로 잡았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포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1-5. 완패였지만 한국은 열악한 여자축구 환경과 무관심 속에 세계최강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희망을 쐈다. 3·4위전은 새달 1일 콜롬비아-나이지리아전 패자와 빌레펠트에서 열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女주니어 핸드볼…리틀 우생순 러시아 장신 벽에 막혀 26-30으로 석패… 8연승 행진 멈춰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는 털썩 주저앉았다. 서 있을 힘조차 없는 듯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했다. 함께 원을 만들어 빙글빙글 돌며 환호했다. 너무도 극명한 대비. 60분 내내 똑같이 부서져라 뛰어다녔지만 경기 뒤엔 그저 승자와 패자일 뿐이었다. ‘리틀 우생순’이 세계주니어 핸드볼선수권대회 연승행진을 4강에서 멈췄다. 29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러시아에 26-30으로 졌다. 3개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징크스를 이어 갔다. 낯선 패배였다. 한국은 대회를 시작하고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예선리그 5연승에 결선리그 3연승을 더했다. 8연승. 27일엔 ‘세계최강’ 노르웨이까지 연파해 기세등등했다. 4강에서 ‘우승후보’ 러시아를 만났지만 선수들은 “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어차피 우승이 목표인데 두려울 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강했다. 장신이면서 빠르기까지 했다. 한국은 특유의 밀집수비로 맞섰지만 힘에 부쳤다. 경기를 팽팽하게 끌고 가던 한국은 14-14 동점이던 전반 27분 연달아 3골을 내줬다. 3점차(14-17)로 뒤진 채 후반이 시작됐다. 이후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쫓아갈 기회는 많았다. 그러나 번번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주전으로 뛴 마리아 바사라브 골키퍼는 33개 슈팅 가운데 13개를 막아냈다. 페널티스로 때마다 등장한 옐레나 포미나 골키퍼는 7m 스로를 3개(6개 중)나 막았다. 한국은 6점차(23-29)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좁힌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전광판은 한국의 패배를 말했고, 한국 선수들은 아쉬움에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경기 우수선수로 뽑힌 이은비는 트로피를 받으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이은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때 막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실력파. 주니어팀에서 동생들과 부대끼며, 혼내며 악착같이 훈련했기에 패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은비는 눈이 퉁퉁 부은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러시아가 잘했다.”며 “경기가 5분 정도 남았을 때 뒤집을 수 없는 점수였다. 지는 걸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고,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게 억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러시아보다 부족했기 때문에….”라고 말할 때는 감정이 격해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3·4위전이 남았다. 오늘 아쉬움을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백상서 감독은 “이기는 법과 지는 법을 배우면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지금 눈물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세계무대를 평정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제자들을 달랬다. 한국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몬테네그로와 3·4위 결정전에 나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리틀 우생순’ 노르웨이 꺾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손을 쭉 뻗어올린 수비벽 앞에서 슛을 쏠 공간은 도저히 안 나왔다. 핸드볼 세계최강 노르웨이. 하지만 ‘리틀 우생순’은 강했다. 무릎에 테이핑을 칭칭 감고도 지칠 줄 몰랐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밀면 더 세게 받아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대~한민국’ 응원도 힘을 실었다. 쉼 없이 뛴 동생들은 결국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언니들이 흘렸던 눈물을 대신 닦았다. 여자주니어 핸드볼대표팀은 2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결선리그 최종전에서 노르웨이에 30-26으로 승리했다. 예선리그 5연승에 결선리그도 3연승. 8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대회 첫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미 한국과 노르웨이가 준결승행을 확정지은 터. 순위 결정전이었다.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쉬어 가는 텀’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고삐를 늦출 순 없었다. 초반엔 고전했다. 2-5, 한 번 3점차로 벌어진 점수차는 8-11까지 쭉 이어졌다. 전반 24분 조효비(벽산건설)의 슛으로 11-11으로 첫 동점을 만든 뒤 득점본능이 폭발했다. ‘국가대표 듀오’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유은희(벽산건설)는 물론 김선화(벽산건설)·조효비·이세미(서울시청)가 쉴 새 없이 터졌다. 15-12로 뒤집은 채 전반을 마쳤다. 기세는 후반까지 이어졌다. 후반 11분엔 2점차(20-18)로 쫓기며 위기를 맞았지만, 전열을 재정비한 뒤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30-26의 완벽한 승리. 한국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러시아와 단판 토너먼트로 4강전을 치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핸드볼세계선수권] 女주니어 핸드볼 3연속 세계 4강

    ‘우생순 2기’는 역시 화려했다. 여자주니어대표팀이 핸드볼세계선수권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5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본선리그 2차전에서 독일에 24-22로 이겼다. 예선리그 5전 전승에 이어 전날 세르비아와의 본선 첫 경기까지 승리(38-30), 7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남은 노르웨이전 결과에 관계없이 4강행이 확정됐다. 3개 대회 연속 4강이다. 조마조마했다. 전반은 11-12로 뒤졌다. 독일의 기세가 무서웠다. 덩치가 좋았고, 수비도 끈질겼다. 한국은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저하에 고전했다. 후반 중반까지 독일이 19-16으로 앞섰다. 순간, 한국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김선화, 류은희(이상 벽산건설) 등이 순식간에 연속 5골을 몰아쳤다. 다급해진 독일은 실책과 패스미스를 남발했다. 경기종료 5분 전 21-21 동점.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가 한박자 빠른 스탠드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한 점을 달아났다. 이어 이세미(서울시청)와 피봇 남영신(경남도시개발공사)이 한 골씩 보탰다. 전광판 시계를 보며 맘 졸이던 독일은 한 점을 만회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7일 노르웨이와 ‘미리 보는 결승전’을 치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한데볼’ 날아간 스폰서

    지난 9일, 이메일로 보도자료 하나를 받았다. 균일가생활용품기업 다이소 홍보담당자가 보낸 것으로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과 3년간 공식 후원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틀 뒤인 11일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식후원 조인식까지 예정돼 있었다. 프로스포츠도 아닌, 아직 인기스포츠라기에도 무리가 있는 핸드볼 후원이라 신선했다. 그러나 조인식 당일 오전, 후원계약이 무산됐다는 또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이유는 ‘서울시 문화국 체육진흥과와 서울시 체육회 간의 행정착오’라고 했다. 기업과의 약속에서 착오라니 뭔가 이상했다. 다이소는 지난 1월27일 서울시 체육회와 후원 계약을 끝냈고, 후원금(3000만원·2012년까지 총 1억 5000만원)까지 입금한 상태였다. 사정을 알아보니 현재로서는 기업후원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난달 말 이를 보고 받은 체육진흥과는 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운동부에 기업로고가 타당하지 않고, 조례에도 운동부의 존재 이유가 시정홍보와 경기인 육성차원에 국한된다며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기업과 후원계약을 하려면 판단과정이 필요하다. 타당성을 조사하고,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도 모아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이란 이름을 단 팀은 여자핸드볼팀 외에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양궁·탁구 등 21개가 있다. 25일 슈퍼리그부터 유니폼에 ‘다이소’를 달고 뛰는 줄 알았던 선수단은 당황스럽다.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스포츠인에게 스폰서는 자부심이다. 다른 팀들은 받고 싶어도 못 받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임 감독은 일본에서 선수, 감독을 거치며 숱한 로고를 유니폼에 달고 뛰었다. 그는 “금액보다 우리 팀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경솔했나 보다.”며 고개를 숙였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공식후원이 들어온 경우는 처음이어서 (후원을 맺으며) 규정상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융통성 있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해프닝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은 1년 예산 11억 5000만원으로 선수 15명과 코칭스태프의 연봉과 훈련비, 합숙비 등을 해결한다. ‘억’소리 나는 예산에 비하면 후원금은 미미하다. 하지만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스폰서는 선수들을 춤추게 하고, 일단 스폰이 시작되면 더 크고 비싼 스폰서들도 꼬리를 이을 것이다. “기업후원에 대해서도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 보겠다.”는 관계자의 말이 하루빨리 실현됐으면 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김정은 “‘식객2’, ‘우생순’보다 마음고생 더해”

    김정은 “‘식객2’, ‘우생순’보다 마음고생 더해”

    배우 김정은이 핸드볼 선수로 열연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보다 ‘식객: 김치전쟁’(감독 백동훈·제작 이룸영화사, 이하 ‘식객2’)에서의 심적 고생이 더 심했다고 털어놨다. 21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식객2’의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김정은은 “관객에게 나란 배우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 ‘우생순’이나 ‘식객2’처럼 몸 던져 고생하는 작품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관객 앞에 믿음직한 배우가 되려면 고생을 해야 한다는 김정은은 “‘우생순’에서 핸드볼을, ‘식객2’에서는 칼을 들고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식객2’를 본 관객들이 예전의 내가 생각나서 어색하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또 어떤 고생에 몸을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배우로서의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은은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생순’이라고 답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영화는 ‘우생순’의 핸드볼이었다.”며 몸이 생각처럼 안 따라준다는데 좌절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식객2’를 꼽았다. 냉철한 천재 요리사 장은으로 분한 김정은은 “전작에서도 냉정하고 차가운 캐릭터는 거의 맡아보지 못했다. 게다가 장은은 과거의 아픔을 가진 인물이라 심적 고생을 좀 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식객2’는 이 시대 마지막 어머니의 손맛을 지키기 위해 세계적인 요리사 장은(김정은 분)에게 도전해야만 하는 ‘3대 식객’ 성찬(진구 분)의 김치대결을 그린다. 극중 진구와 김정은의 음식 대결이 기대를 모으는 ‘식객2’는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도연·김윤진·김정은 “스크린서 한판 붙자”

    전도연·김윤진·김정은 “스크린서 한판 붙자”

    새해부터 스크린을 향한 주연급 여배우들의 대격돌이 시작됐다. 김윤진을 비롯해 ‘칸의 여왕’ 전도연과 김정은, 이나영 등이 오랜 공백을 깨고 속속 팬들 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 김윤진, 세계무대를 뒤로 ‘하모니’ 우선 미국드라마 ‘로스트’의 촬영으로 한동안 한국을 떠났던 김윤진이 충무로로 복귀했다. 지난 2007년 ‘세븐 데이즈’ 이후 3년 만에 귀환한 김윤진은 ‘하모니’(감독 강대규ㆍ제작 JK필름)로 국내 팬들을 찾는다. 여자 교도소의 합창단 이야기를 다룬 ‘하모니’에서 김윤진은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해 키우는 엄마를 연기한다. 합창단원이 된 제소자들의 아름답고 다채로운 노래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하모니’는 김윤진 외에도 나문희, 강예원 등이 출연한다. 개봉 예정일은 오는 28일. ◇ ‘칸의 여왕’ 전도연, ‘하녀’로 분해 ‘칸이 사랑한 여인’ 전도연도 칸영화제가 주목한 영화 ‘하녀’로 화려한 복귀식을 치른다. 2008년 ‘멋진하루’ 이후 출산과 육아에 전념했던 전도연은 고(故) 김기영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하녀’(감독 임상수ㆍ제작 미로비젼)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극중 전도연은 자신이 일하는 상류층 가정의 주인 남자를 유혹해 가정을 파괴하는 ‘팜므파탈’ 하녀로 분한다. 하녀 전도연에 맞서는 안주인 역에는 충무로의 샛별 서우가, 두 여배우의 유혹을 받는 주인 남자 역에는 이정재가 캐스팅 됐다. ◇ ‘식객’ 김정은, ‘김치전쟁’ 선포 지난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으로 흥행을 이끈 김정은은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식객: 김치전쟁’(감독 백동훈ㆍ제작 이룸영화사)을 선택했다. 극중 천재요리사 장은을 맡은 김정은은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다양한 음식 전문가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김정은은 “‘우생순’ 때 핸드볼을 배웠던 것처럼, 천재 요리사가 됐으니 김치도 당연히 담글 줄 알아야 한다.”고 영화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극중 진구와 김정은의 음식 대결이 기대를 모으는 ‘식객: 김치전쟁’은 오는 28일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 ‘코믹미녀’ 이나영, 우울함을 벗다 이나영도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감독 이광재·제작 하리마오픽쳐스)에서 오랜만에 발랄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전작인 ‘비몽’(2008)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등에서 신비롭고 음울한 이미지를 키웠던 이나영은 신작에서는 남장도 서슴지 않으며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나영은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고 늘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망설였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 영화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극중 멋진 남자의 ‘여자’와 어린 아이의 ‘아빠’라는 애매한 상황에 빠진 이나영의 진실은 오는 14일 밝혀진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JK필름, 이룸영화사, 하리마오픽쳐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자핸드볼 세계선수권] ‘우생순Ⅱ’ 겁없는 행진 마침표

    젊어진 여자 핸드볼팀의 ‘겁없는 행진’이 2차 리그에서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한국은 15일 중국 쑤저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차 리그(12강)에서 루마니아와 34-34로 비겨, 승점6(2승2무1패)으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앞서 열린 스페인-노르웨이전에서 노르웨이가 27-24로 승리, 이미 한국의 4강 진출은 좌절됐다. 한국이 루마니아를 꺾어도 승점 7로 스페인과 동률이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스페인이 4강행을 거머쥐었다. 노르웨이(승점8), 스페인에 이어 조 3위를 차지한 한국은 17일 덴마크와 5~6위 결정전에 나선다. 6년 만의 준결승 진출은 물거품이 됐지만,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강재원 KBS Nsports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는 2012런던올림픽을 앞둔 테스트 성격이 짙다. 한국이 7~8위만 돼도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해줬다.”면서 “젊은 선수들 기량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늘어 런던에서는 메달도 노릴 수 있겠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우생순’의 주역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도 “작년 올림픽 후 바로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면 이번 대회 우승도 가능했을 정도로 후배들이 잘해줬다. 가능성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물론 ‘유럽의 벽’은 여전했다. 12강으로 추려진 2차 리그에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2차 리그 2조가 14일까지 치른 여섯 경기 가운데 무승부가 둘, 한 점 차 승부가 둘이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노르웨이를 한 점 차(28-27)로 꺾었고, 헝가리와는 막판 추격 끝에 짜릿한 무승부(28-28)를 챙겼다. 1차 리그 5전 전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스페인은 진땀승부 끝에 헝가리와 비겼고(21-21), 이어진 루마니아전에서는 한 골 차(26-25)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나머지 두 경기는 최약체 중국이 대패를 당한 경기. 2조에 속한 한국·노르웨이·루마니아·헝가리·스페인이 물고 물리는 접전을 거듭했다. 강재원 해설위원은 “거의 모든 나라들이 (베이징올림픽 후) 세대교체를 했다. 팀원끼리 아직 호흡이 맞지 않아 실력이 들쭉날쭉하고 절대강자 없이 혼전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임오경 감독도 “모든 팀이 새 얼굴을 시험하는 중이라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어디서 슛이 터질지, 어느 선수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직접 상대하기 전에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우생순Ⅱ, 노르웨이전서 너무 힘 뺐나

    한국 여자핸드볼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헝가리와 아쉬운 무승부를 거둬 마지막 경기까지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준결승 진출을 목표로 내건 한국은 13일 중국 쑤저우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대회 2차 리그(12강) 두 번째 경기에서 헝가리와 28-28로 비겼다. 전날 우승후보 노르웨이(28-27)를 격파하고 상승세를 탔던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5점(2승1무1패)을 얻는 데 그쳤다. 한국은 15일 루마니아를 반드시 꺾고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 4강행이 결정된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예선과 3~4위전에서 두 번 다 이겼던 헝가리여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선수들 발놀림이 무거웠다. 전날 노르웨이를 상대로 몸이 부서져라 뛴 탓에 체력은 고갈상태였다. 2005년 세계선수권 이후 무려 4년 만에 노르웨이전 승리를 챙겼지만 대가는 컸다. 한국은 전반에 31개의 슈팅을 날려 겨우 11개만 골망을 흔들었다. 헝가리는 30개의 슈팅을 날려 17개를 적중시켰다. 전반은 11-17로 뒤졌다. 후반 들어서도 5~6점차로 계속 끌려갔다. 후반 22분, 무서운 뒷심이 불을 뿜었다. 김온아(21·벽산건설)와 정지해(24·삼척시청), 우선희(31·삼척시청)가 연속 득점으로 순식간에 다섯 점을 쫓아가며 헝가리를 7분간 무득점으로 묶었다. 27-27 동점. 종료 1분30여초를 남기고 헝가리에 골을 내줬지만 정지해가 페널티스로를 침착하게 꽂아 넣으며 다시 28-28로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종료 휘슬 20초를 남기고 우선희의 가로채기로 역전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정지해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재영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돼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조직력이 떨어졌다.”며 “초반 헝가리에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장거리 슛을 맞으면서 선수들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우생순 세대교체 우승으로 말할래요”

    “우생순 세대교체 우승으로 말할래요”

    │창저우 조은지특파원│ “우승 생각하고 중국에 왔어요. 세대교체하면서 멤버가 약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최강의 면모를 되찾겠습니다.”(김차연·28·대구시청) 8일 오전 9시(현지시간) 중국 창저우의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여자핸드볼 대표팀을 만났다. 5일 세계선수권 개막전부터 3일 연속으로 조별리그를 치르느라 지칠 법도 했다. 전날 저녁에는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의 격려 만찬도 있었다. 하지만 방글거리며 삼삼오오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엔 피곤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잘되는 집안(?)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우생순’이라는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여자핸드볼은 줄곧 최강의 자리에 있었다. 1988서울올림픽과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2연패, 1996애틀랜타와 2004아테네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편파판정을 뚫고 3위를 차지했다. 덩치가 갑절은 큰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일군 한 편의 ‘드라마’였다.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오성옥(39)과 홍정호(35)는 베이징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베테랑들이 빠지고 신예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대표팀에 유독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이유다. 공격진은 김온아(21·벽산건설)·정지해(24·삼척시청)·유은희(19·벽산건설)로 새로 꾸렸다. 판단은 이르지만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테네 올림픽부터 출전, 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문필희(27·벽산건설)는 “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크게 어긋난 행동이 아니라면 숙소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거의 안 준다. 운동에만 집중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차연도 “경기를 안 뛰는 선수들도 개인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몸관리를 한다. 자유분방함 속에 경기에 몰입한다. 프로의식이 강한 유럽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력을 강조하며 기강을 잡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베이징올림픽 때 막내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김온아는 어엿한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3경기 22골로 현재 대회 득점랭킹 3위다. 김온아가 맡고 있는 센터백(CB)은 경기를 조율하고 작전지시를 내리는 중심적인 포지션이다. 김온아는 “올림픽 때는 (오)성옥 언니 백업이었는데 지금은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언니들이 ‘니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경기조율하고 지시도 해라. 괜찮다.’고 말해줘 자신감이 붙었다.”고 활짝 웃었다. 아직 출전시간이 적은 남현화(20·용인시청)는 “(김)차연언니와 같은 방을 쓰는데 정말 편하게 잘해준다. 아직 부족한데 많이 배워서 더 잘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신·구의 조화가 인상적인 여자핸드볼팀은 파죽의 3연승 뒤 8일 하루를 쉬고 아르헨티나(9일), 스페인(10일)과 경기를 치른 뒤 12일부터 쑤저우에서 2차 리그에 돌입한다. 글ㆍ사진 zone4@seoul.co.kr
  • 임순례 감독, 대학서 ‘동물·환경·영화’ 특강

    임순례 감독, 대학서 ‘동물·환경·영화’ 특강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의 임순례 감독이 10일 대경대학교에서 ‘동물과 환경 그리고 영화’를 주제로 특강을 한다. 대경대 관계자는 4일 “임 감독이 영화방송제작과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함께 토론회도 가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기도 한 임 감독은 최근 멧돼지 사냥을 소재로 한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헌터스’의 문제점을 예로 들어 동물보호와 환경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임 감독은 지난달 30일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헌터스’의 방송 계획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녀는 “방송은 시청률을, 영화는 관객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공중파방송에서 멧돼지를 공개 사냥하고 이를 전달한다면 문제가 있다.”며 “특강을 통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임 감독은 미래의 후배 영화인들과 함께하는 이번 특강에서 영화감독으로서의 삶과 영화 ‘우생순’의 성공 신화가 탄생한 제작 과정의 에피소드도 자세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대경대 영화방송제작과 정희원 교수는 “문제의식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임순례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1996년 ‘세친구’로 데뷔한 임 감독은 지난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제2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사회문제를 유쾌하게 지적한 인권영화 ‘날아라 팽귄’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생순 시즌 Ⅱ’ 쓴다

    ‘우생순 시즌 Ⅱ’ 쓴다

    핸드볼 여자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생순 시즌 2’를 쓴다. 지난달 처음 대표팀을 꾸렸을 때 이재영 감독(대구광역시청)은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벅찬 감격을 안겼던 ‘베테랑 맏언니’들이 빠지고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된 것. 오성옥(37·오스트리아 히포방크) 홍정호(35·일본 오므론) 허순영(34·덴마크 아르후스)이 나간 자리를 정지해(왼쪽) 유현지(가운데) 장은주(이상 삼척시청) 이은비(오른쪽·부산시설관리공단) 등 신예들이 메워야 했다. 조직력 약화와 경험부족이 당장 시급한 과제였다. 훈련시간도 부족했다. 기존 핸드볼은 핸드볼큰잔치와 전국체전을 제외하고는 굵직한 대회가 없었던 터. 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서 장시간 합숙훈련을 하며 세계 최강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는 달랐다. 세미프로를 표방한 슈퍼리그가 출범, 5개월간 장기레이스를 펼친 것. 리그를 거듭하면서 경기 운영능력이 향상되고 의외의 선수들이 발굴되는 장점이 있었던 반면 대표팀이 손발을 맞춰볼 여유는 부족했다. 리그를 치르며 선수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어 ‘베스트 전력’으로 손발을 맞춰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최종 모의고사’ 삼아 나선 SK국제핸드볼그랑프리에서 브라질(30-28)·호주(37-9)·앙골라(32-23)등을 연파하고 3연승, 우승을 거머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팀 평균연령이 24.6세로 낮아진 덕분인지 후반 체력저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 올림픽에선 펄펄 날았지만 세계선수권에선 그렇지 못했다. 1995년 우승, 2003년 공동 3위에 올랐을 뿐, 2007년 프랑스대회에서 6위에 그치는 등 하강곡선을 그렸다. D조에 속한 한국은 카자흐스탄·코트디부아르·중국·아르헨티나·스페인과 1차 리그를 치른다. 1차 리그 3위까지 2차리그에 진출하고 그 중 조 2위까지 준결승에 오른다. 2일 출국한 대표팀은 예선경기가 치러질 중국 창저우에 도착, 5일 벌어질 카자흐스탄과의 1차전을 준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우생순’ 모의고사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새달 세계선수권(중국·12월5~20일)을 앞두고 몸풀기에 나선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7일부터 사흘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앙골라(아프리카), 브라질(남미), 호주(오세아니아)가 참가하는 ‘SK국제 여자핸드볼 그랑프리2009’를 치른다. 세계선수권을 앞둔 대표팀의 평가전 성격을 겸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서울컵국제여자핸드볼대회로 불리던 이번 대회는 이름을 바꿔 재탄생했다. 서울컵은 1988서울올림픽과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자핸드볼이 2연패를 차지한 것을 기념해 창설된 대회로 2년마다 열려 왔다. 대회에 초대된 브라질과 앙골라는 핸드볼리그가 발달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유한 강팀. 때문에 세계수준에 근접해 있으면서도 실전 경험이 부족한 한국이 ‘모의고사’를 치를 상대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영 여자대표팀 감독은 “훈련기간이 짧아 준비가 부족한데 이번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식객2’ 김정은 “돈 받고 요리까지 배워서 좋다”

    ‘식객2’ 김정은 “돈 받고 요리까지 배워서 좋다”

    영화 ‘식객’ 두 번째 이야기 ‘식객-김치전쟁’에서 요리사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정은이 요리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김정은은 22일 광주 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영화 ‘식객-김치전쟁’의 기자간담회에서 “‘우생순’ 때 핸드볼을 할 줄 알았던 것처럼 김치도 당연히 담글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돈 내고 배울 만한 걸 오히려 돈 받고 배워서 매우 좋다.”며 “못했을 때 막연하기만 했던 것을 이렇게 하게 되니까 커다란 지혜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라며 뿌듯해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기쁨을 알게 됐다는 김정은은 “예전엔 요리 잘하는 남자가 좋았는데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걸 보기만 해도 배부를 것 같다.”며 요리로 인해 바뀐 남성관을 털어놨다. 김정은은 ‘식객-김치 전쟁’이 요리를 소재로 한 다른 만화, 드라마, 영화들과 다른 특별한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기존에 음식소재 만화나 영화가 많았지만 김치란 것은 그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김치는 기억과 추억이 있는 음식이라 생각한다. 엄마와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고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영화에는 가족 그리고 엄마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이 마음 아프게 하면서도 감동을 선사한다. 설날에 더 없이 보기 좋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편 ‘식객-김치전쟁’은 ‘식객’ 1편에서 선보였던 화려한 소고기 대결에 이은 최고의 김치 맛을 찾기 위한 두 번째 대결을 그린 영화로 김정은은 냉혈한 천재 요리사 장은 역을 맡았다. 김정은 외에도 진구, 왕지혜 등이 주연을 맡은 ‘식객-김치전쟁’은 오는 2010년 구정에 맞춰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광주(전남)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발언대] 헌법상 여성보호와 여성부의 미래/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

    [발언대] 헌법상 여성보호와 여성부의 미래/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

    어머니. 언제나 불러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대통령에서 필부에 이르기까지 어머니라는 단어에 가슴이 저려오지 않는 이가 없다. 하지만 산고의 아픔을 딛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주신 어머니는 아직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인류 역사에서 여성 차별은 극복의 대상이다. ‘자유의 여신상’으로 상징되는 미국에서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다. 우리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조선조에서 비롯된 남녀차별은 근대법의 수용과정에서 법규범상으로는 많이 탁마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2008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남녀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우리나라는 130개 국 중에 108위로 미개국 수준을 면치 못한다. 남녀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를 채택하고 있지만 사회적 성차별은 여전하다. 오죽했으면 남성부는 없고 여성부만 있겠는가. 정권인수과정에서부터 폐지론에 시달리다가 겨우 존치된 여성부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예산으로 허덕인다. 명맥만 남은 여성부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또 다른 성차별의 현장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비전을 검증하기보다는 여성정책 문외한으로 몰아세우기에 급급하다. 여성부의 역할과 기능도 발전적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보건복지가족과 여성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특히 가족은 어머니로부터 비롯된다. 차제에 가족기능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돼야 한다. 여성부는 일·가정 양립 지원문제를 해결해 주고, 아동·청소년·보육·가족정책을 포괄하는 성인지적 생활친화 정책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 이대로는 누가 감히 어머니이길 자처할 수 있겠는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저출산 국가로 지목돼 흔들리고 있는 한민족의 앞날은 대한민국 여성의 힘에 있다. ‘우생순’의 아줌마 열풍이 더는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가 아니라 국가적 배려와 보호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여성 복지와 권익향상, 모성의 보호가 온 누리의 가슴에 스며들어야 한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
  • 임순례 감독 “무겁지만 익숙한 이야기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죠”

    임순례 감독 “무겁지만 익숙한 이야기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죠”

    영화 ‘날아라 펭귄’(24일 개봉)을 관람하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틀을 깨는’ 체험이다. 아들의 영어교육에 목매는 극성 엄마, 회식 때마다 고통받는 채식주의자, 소외감에 처연하게 눈물 흘리는 기러기 아빠, 가부장적 태도를 버리지 못해 황혼이혼에 직면한 노인….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이들 풍경들을 스크린에서 대면할 때, 관객들은 문득 무릎을 꼬집게 된다. 그동안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디게 지내왔는지, 소통이 막힌 지점과 원인이 무엇이었는 지를 깨달으면서 말이다. 영화는 결코 무겁지 않다. 실컷 웃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제목처럼 날아갈 듯 기분이 한껏 고양된 걸 느낄 수 있다. ‘날아라 펭귄’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영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임순례(48) 감독은 일상 속 소소한 일들에서 소재를 찾아 장편으로 만들었다. 같은 인권위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여섯 개의 시선’ 등 기존 인권영화들이 여러 감독의 단편 몇 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였던 것과는 차이난다. 최근 서울 세종로 한 카페에서 만난 임 감독은 영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100배, 1000배 더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가 많지만,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편안하고 친근하게 풀고 싶었어요. 양상의 차이만 있지, 결국 인권 문제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내가 늘 인권의 피해자가 아니라, 나조차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했어요. 이렇게 일상에서 눈을 키우면 더 큰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여지가 생기겠다는 생각을 했죠.” 장편 인권영화… 4가지 에피소드 다뤄 그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년, 이하 ‘우생순’)을 준비하던 때 처음 인권위에서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는 ‘우생순’을 이유로 고사해야 했다. ‘우생순’이 끝나자 다시 의뢰가 들어왔다. 제작비는 2억원(부가세 빼면 1억 8000만원)을 준다고 했다. 예년 수준인 3억 50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요구하자, 외부 투자사를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추가자금 확보는 투자사 측의 사정으로 무산됐다. “인권위도 축소 얘기가 나오는 등 힘겨운 때였는데, 영화까지 그만두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애초 제작비만 갖고 하겠다고 했죠.”라고 감독은 말했다.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시나리오는 두달 여에 걸쳐 직접 썼다. 촬영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6주 동안 25회차에 걸쳐 이뤄졌다. 자료조사와 취재, 주변 이야기,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덕분인지 영화는 어느 인권영화들보다 더 현실에 맞닿아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 에피소드에는 채식을 시작한 지 7~8년 된 감독 자신의 경험이 많이 녹아들어갔단다. 고기 안 먹고 담배 안 피고 최근에는 술도 끊었다는 감독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화 쪽도 애로점이 많은데, 공무원처럼 짜인 조직의 일원이라면 더 힘들 것 같았다.”면서 “먹는 문제가 사소한 것 같지만, 당사자에게는 굉장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적 소재로 재미·감동 안겨줘 영화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인권영화는 심각할 것’이란 선입견을 가볍게 무너뜨린다. ‘세 친구’(1996년),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의 감독이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중적 면모를 보인다. 개봉에 앞서 선보인 전주국제영화제, 정동진영화제 등 영화제는 물론 얼마 전 언론시사회에서도 관객석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 웃음은 ‘연민과 이해의 웃음’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8년 4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우생순’과는 또다른 흐뭇한 감동을 안겨준다. “인권영화가 가질 수 있는 지루함, 무거움 등을 희석시키기 위해 코믹 장치를 넣었는데, 생각보다 더 반응이 강하게 나오더라고요. 재미있게 보고 집에 가는 길에 한두 가지 정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비단 영화 내용만이 아니다. 촬영 현장도 웃음이 넘쳐흘렀다. 임 감독은 지금까지 작품들 중 이 영화가 현장에서 가장 즐거웠다고 했다. “만약 상업영화였다면 일정한 흥행을 담보해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을 거예요. 하지만, 인권위에서 제작해 흥행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는 데다, 좋은 취지의 일을 함께 한다는 동질감까지 있어서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은 거의 개런티를 받지 않았다. 특히 문소리, 정혜선은 야식, 간식 등을 사오느라 오히려 마이너스 개런티를 방불케 했다. ‘세 친구’ 때부터 한 작품도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민 박원상씨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출연했다. 감독은 “돈이나 시간이 여유롭지 않을 때도 출연해주는 배우가 있으니 감독으로서 굉장히 힘이 되고 고맙다.”고 말했다. ‘날아라 펭귄’의 배급은 올해 초 화제작 ‘워낭소리’, ‘똥파리’의 제작·투자를 맡았던 스튜디오 느림보(대표 고영재)가 맡았다. 감독은 “원래 친분이 있던 고영재 프로듀서에게 조언이나 들어볼까 해서 모니터를 부탁했는데, 자신이 해보겠다고 해서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영화는 임 감독이 설립한 영화제작사 보리픽쳐스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예산이나 초저예산이 아니라, 10억~20억 내외의 예산으로 연출자들이 자기 세계를 자유롭게 얘기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게 감독의 포부다. 차기작은 멜로 로드무비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한편 그는 충무로에서 꾸준히 작품을 내는 몇 안 되는 여성감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혹시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느끼진 않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없다.”며 손사래부터 친다. “1996년 ‘세 친구’로 데뷔할 때만 해도 십 몇년 만에 나온 유일한 여성감독이라며 주목을 받았어요. ‘와이키키 브라더스’ 때만 해도 변영주 등 수적으로 확실히 적었죠.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많아졌고 다양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어요. 비록 상업적으로 크게 흥행한 사람은 없지만, 다들 개성있는 작품들을 만들죠. 한국영화의 다양성, 건강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여성감독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차기작은 김도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멜로 로드무비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다. 소를 팔러 나온 남자가 우연히 옛 애인을 만나 함께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독은 “넓은 의미에서 구도(求道)영화”라고 말했다. 영진위에서 제작지원을 받아 내년 봄 촬영에 들어간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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