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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구진, 인간 뇌 속 ‘on-off’ 스위치 최초 발견

    美연구진, 인간 뇌 속 ‘on-off’ 스위치 최초 발견

    종교적 관점을 떠나 문학적으로 인간의 죽음을 기나긴 잠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즉, 생(生)과 사(死)를 결정짓는 주요기준 중 하나는 의식상실 여부이고 과학적으로는 뇌 속에 이를 제어하는 특정 장치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어왔지만 현재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이 실체가 규명된 것일까? 영국과학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 연구진이 인간의 의식을 제어하는 뇌 속 ‘on-off’ 스위치를 발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54세 여성 측두엽뇌전증(간질) 환자의 특정 뇌 부위에 전기 자극을 지속적으로 가한 결과, 잠(의식상실)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 다시 전기 자극을 중지하면 그녀는 본래의 상태로 돌아왔는데 관련 기억은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연구진이 전기 자극을 가한 뇌 기관은 ‘전장(claustrum)’ 부위로 대뇌 핵에 속하는 백질에 싸여진 얇은 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전장은 대뇌피질과 결합하는 뇌 기관인데 연구진은 해당 부위에 의식조절을 담당하는 ‘on-off’ 스위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혹시 흔치 않은 확률로 환자가 우연히 잠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을 알아보기 연구진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틀 간 추가로 전기 자극을 시도했다. 하지만 해당 환자는 전장에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여지없이 스르르 잠이 들었고 자극이 사라지면 다시 의식을 회복하는 행동을 반복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지 워싱턴 대학 모하메드 코우베시 박사는 “보통 측두엽간질 발작이 나타나면 뇌에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부위가 손상돼 기억력 장애가 발생될 우려가 많다”며 “해당 전기 자극 방식을 현재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미주신경자극(VNS) 치료와 연동할 경우 뇌전증 발작 감소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 ‘전장 전기 자극’이 현재 혼수상태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일부 환자들을 깨어나게 하는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1년간 돈 한푼 안쓰고 산 독일 女, 경험 공개

    1년간 돈 한푼 안쓰고 산 독일 女, 경험 공개

    무려 1년간 돈 한 푼 쓰지 않고 생활한 독일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경제 체제의 붕괴한 뒤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기 위해 1년간 돈 없이 사는 것을 실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부 라이프치히에 사는 그레타 타우베르트(30)는 직접 방취제와 로션, 치약 등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그는 “모두 100% 유기농이며 직접 샴푸도 만들었다”면서 “내가 점점 네안데르탈인처럼 돼가자 친구들은 내게 ‘도를 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프리랜서 기자인 그는 1년간 헌 옷 교환소에서 치마나 바지를 교환하고 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정원에서 양배추, 감자와 같은 채소를 키워 먹었다. 휴일에는 히치하이크로 무려 1700km 이상 떨어진 바르셀로나에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생활을 무려 1년간 자청해서 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2월에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Apokalypse Jetzt!’라는 이 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년)의 독일어 제목과 같다. 그가 소비생활을 포기한 것은 어느 일요일 오후 할머니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날 할머니는 호화로운 점심을 제공한지 불과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햄과 치즈 카나페, 애플파이, 치즈 케이크, 크림 파이, 바닐라 비스킷, 거기에 커피를 줬다고 한다. 그는 “‘내가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말하면 할머니는 식탁에 초콜릿맛, 바나나맛, 바닐라맛, 딸기맛 분말 토핑을 함께 놔뒀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경제 체제는 무한 성장이라는 관점을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의 환경적인 세계는 유한하다”면서 “더, 더, 더라는 주문은 우리가 너무 앞서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책 속에서 1년간 만난 네오 히피와 환경 과격파로 세계의 종말에 살아남을 것을 목표로 하는 ‘프레퍼스’(준비족)들과의 교류를 유머러스하게 되돌아보며 “지금 이 1년간 배운 것을 일상에 접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과격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조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가 이런 비소비 생활을 끝내고 가장 처음 사고 싶었던 것은 스타킹과 화장품이었다고 한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페페에 화난 호날두, 인터뷰 사실상 거부…기자들에게 남긴 한마디는?

    페페에 화난 호날두, 인터뷰 사실상 거부…기자들에게 남긴 말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가 졸전을 펼친 동료들에게 화를 냈다. 포르투갈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G조 1차전에서 0-4로 대패했다. 호날두는 미드필더와 공격을 오가며 고군분투했지만 독일 수비진의 전술적인 움직임에 철저히 봉쇄됐다. 포르투갈의 동료들은 호날두에게 공을 연결시키는 것도 힘겨워했다. 전반전에서 호날두가 공을 건드린 횟수는 고작 15차례에 불과,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최소를 기록했다. 여기에 동료들의 치명적인 실수가 더해지면서 호날두의 심기가 점점 불편해져갔다. 전반 11분에는 브루노 아우베스가 페널티 지역에서 돌파를 시도를 시도하던 마리오 괴체를 잡아채는 반칙으로 페널티킥 선제골을 헌납했다. 더 큰 문제는 전반 37분에 벌어졌다. 중앙 수비의 핵심인 페페가 토마스 뮐러의 얼굴을 가격한 뒤 넘어진 뮐러에게 다가가 머리를 들이받아 레드카드를 받아버린 것이다. 포르투갈은 수적 열세를 겪으면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후반들어 호날두는 더 고립됐고, 더 예민해졌다. 독일 수비진이 패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반칙성 태클로 막자 심판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종료 전 특유의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호날두는 결국 팀의 0-4 침몰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호날두는 경기 직후 기자들이 기다리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팀의 주장이자 기둥이 인터뷰를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호날두는 “우리 팀에서 기자들과 얘기하기로 한 선수가 따로 있다”며 쏟아지는 질문을 회피한 채 선수단 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 영화] ‘스틸 라이프’

    [새 영화] ‘스틸 라이프’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 곁에는 누가 있어 줄까. 누구나 한번쯤 해보게 되는 생각이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스틸 라이프’는 이런 질문에 대해 조용하면서도 날카롭게 답하는 영화다. 1인 가구의 비율이 점점 높아져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세계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영화는 담담한 시선으로 사회의 이면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존 메이(에디 마산)는 런던의 22년차 구청 공무원으로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홀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장례를 치르고 지인을 찾아 초대하는 일이다. 그는 누가 죽었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일단 의뢰인의 유품을 단서로 삼아 추도문을 작성한다. 홀로 떠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그 인생의 가치를 기록하는 일 또한 그의 임무인 것. 영화는 첫 장면에서부터 쓸쓸함이 가득 묻어난다. 교회나 성당 장례식장의 조문객으로는 매번 존이 유일하다. 그는 그런 장례식장에서 듣는 이 하나 없는 추도문을 낭독한다. 어떻게든 덜 외로운 장례식을 만들기 위해 번번이 고인의 가족이나 지인들을 수소문하지만, 이런저런 사연을 이유로 찾아오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오기 일쑤다. 존 역시 홀로 외롭게 사는 사람이기는 마찬가지다. 혼자 아침을 차려 먹고 하루종일 혼자 일을 한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의뢰인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살던 알코올 중독자 빌리 스토크가 죽은 채 발견된 것. 존은 사무실을 벗어나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작업에 들어간다. 스토크의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면서 그가 비록 알코올 중독자로 삶을 마감했지만 삶의 궤적만큼은 누구보다 풍성했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는 사이 폐쇄적이었던 존의 성격도 조금씩 변한다. 이처럼 영화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면서 인간 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안한다. 후반부의 반전이 다소 급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지만 메시지를 가득 담은 마무리는 깔끔하다. 영화 ‘풀몬티’의 제작자로 이름을 알린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은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 속에 숨은 삶의 의미를 강렬한 주제의식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감독은 “타인과의 관계와 공감, 외로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진심과 따뜻함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주인공의 복잡한 심경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한 영국의 실력파 배우 에디 마산의 연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류 통일 “DMZ 생태·문화적 자산 만들 것”

    류 통일 “DMZ 생태·문화적 자산 만들 것”

    비무장지대(DMZ)는 오랫동안 동족상잔의 비극이 묻어 있는 공간으로 기억돼 왔다. 하지만 가로 240㎞, 폭 4㎞의 공간에 멸종위기에 처한 106종 등 총 5097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면서 DMZ는 자연의 보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DMZ는 평화의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정부가 지난해 추진 구상을 밝혔던 ‘DMZ 세계평화공원’의 조성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자 세계 환경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신문사와 성균관대 트랜스미디어 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통일부, 환경부 등이 후원한 ‘2014 국제환경 심포지엄’이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DMZ 평화와 생명의 땅’이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 등 200여명이 자리했다.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심포지엄을 통해 생태·평화·문화적 측면에서 DMZ 세계평화공원의 의의와 조성 방안에 대한 민간 차원의 논의를 확산시키고, 국제 규범과 절차에 따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세계평화공원은 남북 간 신뢰를 쌓고 실질적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우리 민족사에 커다란 상처와 흉터로 남아 있는 DMZ에서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고, DMZ를 생태적 의미와 문화적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살리는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심포지엄은 ▲DMZ 생태 환경 재조명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방안 ▲DMZ에 대한 문화·예술적 접근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제1세션의 주제 발표에 나선 홀 힐리 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은 “DMZ가 현재 동북아시아 등을 지나는 철새 수백여종의 주요 이동 경로가 되고 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의 서식지로 자리 잡았다”면서 “DMZ의 현재 생태 환경을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DMZ 공원 조성이 생태학적 중요성을 넘어 남북 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짐바브웨와 잠비아, 페루와 칠레는 모두 국경선을 맞댄 채 오랫동안 갈등을 이어 왔지만 접점 지역에 국립공원을 만들어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제2세션에서 우베리켄 독일 연방자연보전청 국장은 독일이 과거 철의 장막이 세워졌던 구역을 그린벨트로 지정해 자연 체험 및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발전시킨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그린벨트 프로젝트로 독일의 자연 유산을 지킨 결과 자연 관광 산업 등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DMZ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DMZ 인근 지역 주민을 비롯해 국가 차원에서 DMZ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원 조성에 몰두한 나머지 DMZ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진갑 경기대 교수는 “2000년 남북 간 합의에 따라 경의선 철로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분단의 아픔이 반영된 역사적 유산들, 이를테면 지뢰, 철조망, 피란민 보따리 등이 훼손됐다”며 “생태 보전도 중요하지만 DMZ 땅 밑에 묻혀 있는 6·25전쟁 당시 희생된 남북한 및 미국, 중국 등 참전국 군인들의 유해 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MZ 보전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통일 담론이 형성돼 자칫 DMZ가 토목 사업 무대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남북통일 전에 DMZ를 보전하는 일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통일 담론 영향으로 갑작스럽게 DMZ에 철도, 국도, 지방도로 건설 수를 늘리게 되면 DMZ 내 생태계가 쪼개져 멸종위기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던 생물종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DMZ 평화공원’ 세계 환경전문가들 머리 맞댄다

    ‘DMZ 평화공원’ 세계 환경전문가들 머리 맞댄다

    멸종 위기종을 포함해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로 떠오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환경심포지엄 ‘DMZ 평화와 생명의 땅’이 2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심포지엄은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환경부, 독일·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세계적인 환경전문가들과 함께 DMZ 생태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그동안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특히 동·서독 국경지역을 생태보전구역(그뤼네스 반트)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경험을 독일 정부와 문화계 인사한테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홀 힐리 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DMZ에 대한 연구 수행, 물펀드 조성, 북한과 협조를 통한 람사르협약 이행 등을 제시한다. 우베 리켄 독일연방자연보전청 국장은 독일 경험을 들려주며 자연·문화·역사 맥락을 고려한 DMZ 개발을 강조할 예정이다. 독일 미디어 아티스트인볼프 니콜 헬츨레는 DMZ를 문화와 예술로 표현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 DMZ에 대한 생태학적, 경제적, 예술적 연구와 통일에 대한 논의를 위한 남북한 DMZ 생태평화 연구소 설립을 제안한다. 이 밖에 남광희 환경부 자연보전국장과 이덕행 통일부 DMZ 세계평화공원기획단장 등이 기조발표를 할 예정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신문 주최 ‘DMZ 평화와 생명의 땅’ 열려

    서울신문 주최 ‘DMZ 평화와 생명의 땅’ 열려

    동식물의 보고(寶庫)로 떠오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환경심포지엄 ‘DMZ 평화와 생명의 땅’이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환경부, 독일·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한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신문사 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정규상 성균관대 부총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홀 힐리 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DMZ에 대한 연구 수행, 물펀드 조성, 북한과 협조를 통한 람사르협약 이행 등을 제시했다. 또한 우베 리켄 독일연방자연보전청 국장, 독일 미디어아티스트 인볼프 니콜 헬츨레,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DMZ의 환경 보전 방안과 더불어 ‘DMZ 세계평화공원’이 가지는 의미와 추진방안에 대해 기조발언과 함께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서울신문사와 성균관대 트랜스미디어연구소는 27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서울메트로미술관 1관에서‘70mK:7천만의 한국인들’이란 주제의 영상을 선보인다. ‘70mK:7천만의 한국인들’은 여성·통일·환경·교육 등 4가지 주제로 남과 북 7000만 한국인을 만나는 한반도 인터뷰 프로젝트다. 트랜스미디어 연구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거대한 한반도의 의식 지형도를 그려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사와 트랜스미디어 연구소는 또한 오는 6월 5일 ‘환경의 날 ’ 특별행사를 갖고, 환경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와 국내 주요 환경 단체들의 오픈 커뮤니티를 진행한다.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LG화학, ‘배터리 특허’ 日 수출

    LG화학이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 독자 개발한 특허를 수출했다. LG화학은 최근 일본 전지재료 생산업체인 우베막셀(Ube Maxell)에 안전성 강화분리막(SRS) 특허 사용권을 판매했다고 18일 밝혔다. 단 우베막셀 측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판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2차전지의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 기술은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하고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단락을 방지하는 것을 통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2007년 국내 특허 등록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에 이미 특허가 등록돼 있다. LG화학은 “이미 해당 기술 노하우를 확보한 만큼 특허를 공개해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특허를 유상 개방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특허 사용권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최강 브라질도 ‘젊은피’ 택했다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 ‘젊은 피’를 선택했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6) 감독은 8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우승컵을 노릴 23명의 최종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달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와 다비드 루이스(27·첼시)를 비롯해 9명의 이름을 깜짝 공개했던 스콜라리 감독은 헐크(28·제니트)와 오스카(23·첼시) 등 자신과 함께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일군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대표팀 승선에 강한 열망을 드러낸 호나우지뉴(34·아틀레치코 미네이루)와 카카(32·AC밀란) 등 베테랑들은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브라질 대표팀은 오는 26일 리우데자네이루 근처 테레조폴리스의 베이스캠프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29일부터 훈련을 시작해 다음 달 3일 파나마, 사흘 뒤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로 호흡을 맞춘 뒤 13일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와 개막전에 나선다. 브라질 대표팀 최종 명단(23명) ▲골키퍼=훌리우 세자르(토론토), 제페르손(보타포구), 빅토르(아틀레치코 미네이루) ▲수비수=다니 아우베스(바르셀로나), 마이콘(AS로마), 막스웰, 티아구 시우바(이상 파리생제르맹),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단테(바이에른 뮌헨), 엔리케(나폴리), 다비드 루이스 ▲미드필더=하미레스, 오스카, 윌리안(이상 첼시), 파울리뉴(토트넘), 에르나네스(인터밀란), 루이스 구스타보(볼프스부르크), 베르나르(샤흐타르 도네츠크), 페르난지뉴(맨체스터시티) ▲공격수=프레드(플루미넨시), 조(미네이루), 네이마르, 헐크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입 바나나’ 기획된 저항

    ‘한입 바나나’ 기획된 저항

    다니 아우베스(31·바르셀로나)가 일으킨 ‘바나나 열풍’은 ‘기획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심각하게만 여겨지던 인종 차별이란 주제를 유쾌한 방법으로 세상에 알린 공이 크다는 평가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AS는 아우베스의 팀 동료인 네이마르가 지난 3월 에스파뇰과의 프리메라리가 경기 도중 원숭이 울음소리를 들은 뒤 매니지먼트사, 아우베스 등과 머리를 맞대 ‘작전’을 짰다고 30일 전했다. 바나나가 날아들면 카메라 앞에서 벗겨 먹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하기로 한 것. 물론 이틀 전 비야 레알과의 경기 도중 아우베스에게 날아든 바나나는 작전이 아니라 질 나쁜 관중이 던진 것이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네이마르는 TV 중계로 아우베스가 바나나 먹는 걸 본 뒤 아들과 함께 바나나를 먹는 사진을 찍어 미리 준비한 ´우리는 모두 원숭이’란 구호와 함께 SNS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자 축구 스타와 유명인들이 줄지어 비슷한 사진을 촬영해 올렸다. ‘작전’에 가담한 광고 전문가 구가 케처는 AS와의 인터뷰에서 “말보다 행동의 파급력이 더 크다”며 “원래 네이마르가 바나나를 먹기로 했지만 아우베스에게 먼저 기회가 왔다. 하지만 똑같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견에 근거한 악습을 근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해자가 노리는 피해자의 아픔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의류 브랜드가 발 빠르게 지난 29일부터 이 구호와 바나나 이미지가 들어간 티셔츠를 25유로(약 3만 6500원)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몇 주 동안 준비한 덕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리메라리가] 바나나 던진 팬 덕? 역전 이끈 아우베스

    [프리메라리가] 바나나 던진 팬 덕? 역전 이끈 아우베스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가 1-2로 뒤진 후반 30분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31)가 코너킥을 차기 위해 코너 플래그로 향했다. 28일 바르셀로나와 비야 레알의 35라운드가 열린 엘 마드리갈 경기장에서 있어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비야 레알 서포터석에서 바나나 하나가 던져졌다. 축구 그라운드에서 바나나를 던지거나 원숭이 울음 흉내를 내는 건 유색 인종을 조롱하는 인종 차별 행위로 통한다. 그런데 아우베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바나나를 베어 먹으면서 코너킥을 시도했다. 사실 그에게 이런 상황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원정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었다. 아우베스는 지난해 1월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페인에서 인종 차별은 통제 불능”이라며 “스페인에서 활약한 10년 동안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1년이 흐른 지금, 그는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아우베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변한 게 없고 변화시킬 수도 없다”며 “농담처럼 받아들이고 그저 비웃을 뿐”이라고 말했다.바나나를 먹어 힘이 났는지 아우베스는 두 차례 크로스로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후반 33분 비야 레알의 자책골과 37분 리오넬 메시에게 얻어맞은 역전 결승 골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아우베스는 “누가 바나나를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힘을 얻어 두 개의 크로스를 더 시도할 수 있었고 골로 연결됐다”고 재치 있게 비야 레알 팬들을 비웃었다. 바르사는 승점 84를 확보, 선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간격을 4로 유지했다. 한 경기 덜 치른 레알 마드리드는 82를 기록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놓치면 후회할 작품들 신선하거나 실험적이거나

    놓치면 후회할 작품들 신선하거나 실험적이거나

    새달 1일 개막하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느 해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전주영화제 측은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와 리셉션 행사 등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0일까지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전 세계 44개국에서 온 영화 181편이 상영된다. 올해는 새로운 기법,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영화 선택에 갈등하는 영화팬을 위해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상용·김영진·장병원이 영화 7편을 엄선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철의 꿈’(한국, 박경근 감독)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철의 역사’라는 키워드로 조망한다. 철강, 조선 산업을 기반으로 산업화를 이룩한 경로는 철에 대한 숭배와 공포라는 이중 잣대로 풀이된다. 두 가지 관점이 한 몸을 이룬 경제성장의 신화를 훑으면서 감독은 근대의 지도 그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안 작업 공정을 찍은 이미지들이 압도적인 인상을 남긴다. ●‘미조’(한국, 남기웅 감독) 입양 부모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만신창이로 살아온 미조는 자신이 버려질 때 있던 피 묻은 유니폼을 갖고 친부모를 찾아 나선다. 갓 태어난 미조를 쓰레기통에 버린 아빠 우상은 여전히 쓰레기처럼 살고 있다. 미조는 우상에게 가장 아픈 복수를 꿈꾼다. 금기의 선을 넘어선 복수라는 테마로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전시하는 이 작품에서 감독은 전작들에 비해 자신의 개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낸다. ●‘로크’(영국, 스티븐 나이트 감독) 건설현장 감독 로크는 런던으로 차를 몬다. 자신의 실수를 해결하기 위해 떠난 한밤의 여로를 따라가면서 인간의 책임과 윤리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로크가 차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카메라는 차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 여인, 가족, 직장 동료와의 릴레이 통화를 통해 한 평도 되지 않는 차 안에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의 딜레마가 팽팽한 긴장을 연출한다. ●‘레옹M의 보트가 처음으로 뫼즈강을 내려갈 때’, ‘전쟁을 끝내기 위해 벽은 무너져야 했다’(벨기에, 장-피에르·뤽 다르덴) 21세기 영화 미학의 혁신가인 다르덴 형제의 초기 다큐멘터리. 두 작품 모두 1960년대 벨기에에서 있었던 총파업을 모티프로 삼았다. 각각 레옹 마시, 에드몽 G라는 노동자를 따라 총파업 당시의 상황을 더듬어 간다. 팩트에 대한 기록보다 자유로운 에세이 스타일의 작품으로 다큐멘터리적인 방법론을 근간으로 숙성된 다르덴 영화 미학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 ●‘스틸 라이프’(영국,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 존 메이는 고독사한 이들의 장례를 대신 치러 주는 공무원이다. 구청에서 존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후 그는 빌리 스토크라는 남자의 장례를 마지막으로 맡게 된다. 타인의 죽음을 수습하는 존의 일상은 외롭게 죽음을 맞은 그의 고객들처럼 쓸쓸하다. 외로운 이들의 죽음을 기리는 과업은 단조롭지만 숭고하게 묘사된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영국의 유명 배우 에디 마산이 출연한다. ●‘세컨드 게임’(루마니아,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루마니아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이 전직 축구심판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1980년대 축구경기를 복기한다. 90분간의 경기를 에누리 없이 보여 주는 이 영화는 차우셰스쿠 독재에 대한 풍자인 동시에 ‘영화’에 관한 논평이다. 영화감독과 축구심판의 상관성과 차이,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피치와 스크린의 유사성을 오가면서 흥미진진한 대화가 이어진다. 영화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작품. ●‘키페의 여인들’(칠레, 세바스티안 세풀베다 감독) 칠레 산악지대에서 원시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 1974년 피노체트 집권기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이 영화는 독재의 손길이 어떻게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의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가를 실감 나게 보여 준다. 알티플라노 고원에서 양과 염소 등을 치며 사는 세 자매는 세상 물정에 밝은 맏언니를 잃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가축 몰살 계획이 발표되자 세 자매는 가축을 팔고 도시로 갈 생각을 하지만 유목민의 삶 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에게 도시 이주는 그 자체가 공포다.
  • 오존에 ‘구멍내는’ 新 화학물질 4종 발견(英 연구)

    오존에 ‘구멍내는’ 新 화학물질 4종 발견(英 연구)

    해외 연구팀이 대기에서 오존을 파괴시키는 새로운 화학물질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극 대륙의 거대한 오존 홀(Ozone hole)은 지구 온난화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뒤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이전까지 오존을 파괴하는 주된 화학물질은 프레온가스(CFCs), 수소염화불화탄소(HCFC) 등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냉장고나 에어컨 등에서 쓰이는 물질이다. 강력한 환경규제협정인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오존을 파괴하는 물질들을 제재하는 법이 마련됐지만, ‘뻥 뚫린’ 오존층은 예상만큼 빠르게 줄어들지 않았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연구팀은 이 오존 홀을 연구한 결과 지금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오존 파괴 물질’ 4종을 발견해내는데 성공했다. 이 합성가스는 대기 중에서 오존층을 파괴하며, 전자제품을 청소하는 제품 등에서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발생 원인 및 출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요하네스 라우베 박사는 “십 수 가지 신물질을 발견했지만 이중 정확하게 확인된 화학물질은 총 4종”이라면서 “이들은 최근 2년간 대기 중에 2배로 확산돼 오존을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선가 이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제품을 대용량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한 발생 출처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다만 냉장고용 냉각제 등에 쓰이던 프레온 가스의 일종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지오사이언스저널에 게재됐으며, 과학자들은 오존을 파괴하는 이 신종 화학물질의 발견은 ‘오존의 고갈’이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여전한 현재진형임을 알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고현장에 역사적 진실 알릴 설명판 세워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130여명이 사망한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72주기 추도식이 지난 8일 열렸다. 이날 추도식은 사고 장소인 야마구치현 우베시 니시키와 마을에서 유족들과 일본 내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해저 탄광이었던 조세이 탄광은 1942년 2월 3일 안전수칙을 무시한 작업으로 인해 암반이 침몰, 일본인을 포함한 183명이 해저에 매몰됐다. 그중 조선인 노동자는 133~137명으로 추산된다. 전쟁이 끝나고 조세이 탄광 회사는 없어지고 행정문서도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피해 인원의 확정이 힘든 상태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에 대해 설명하는 간판을 사고 현장에 설치하도록 2006년부터 우베시에 요청했지만 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모금활동으로 지난해 2월 겨우 추모비가 세워졌다. 신형근 주히로시마 총영사는 추도사를 통해 “차디찬 바다 밑에 180명이 넘는 희생자들의 유골이 가족을 그리며 묻혀 있고, 그 희생이 과거의 가혹한 노동과 식민지 지배, 그리고 전쟁 탓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해 추모비가 건립됐지만, 여전히 아무런 설명 하나 없는 사고현장에 역사적 진실을 반영한 설명 간판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초딩용 악기 삑삑 불고 있네… 날 키운 건 8할이 편견이죠

    초딩용 악기 삑삑 불고 있네… 날 키운 건 8할이 편견이죠

    ‘초등학교 때 누구나 삑삑댔던, 집집마다 한두 개쯤 굴러다닐 악기.’ 리코더리스트 권민석(28)을 키운 건 어쩌면 이 단단한 편견이었다. “어릴 때 리코더 한다 하면 친구들이 다 우습게 봤어요. ‘니가 리코더하면 나는 캐스터네츠 한다’면서요(웃음). 하지만 교실 앞에 나가서 불어보면 태도들이 싹 달라졌죠. 놀려대다가 막상 연주를 듣고 놀라워하는 아이들의 반응이 큰 자극이 됐어요.” 인문계고에서 서울대 작곡과에 들어간 그는 2006년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며 전문 연주자의 길로 들어섰다. 유럽 음악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불과 3년 뒤였다. 몬트리올 국제리코더콩쿠르(1위)와 런던 국제리코더콩쿠르(3위)에서 연이어 상을 휩쓴 것. 그가 부는 나무 리코더는 공장에서 찍어낸 플라스틱 리코더와 차원이 다르다. “보통 ‘회향목으로 해서 바로크 시대 스타일로, 00헤르츠 음역대로 만들어 주세요’라고 주문을 넣어요. 그러면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장인들이 손가락으로 짚는 구멍이나 라비움(소리 나는 부분) 등을 손수 뚫어 ‘작품’을 만들죠. 나무의 따스한 소리와 표현 범위가 풍부한 음색을 지닌 악기가 태어나는 순간이에요.” 이렇게 주문한 악기를 손에 쥐기까지 2~4년이 걸린다. 그가 소장한 리코더만 20여개, 가장 비싼 건 400여만원에 이른다. 리코더는 르네상스·바로크 시대에만 해도 바흐, 헨델 등 대가들이 따로 리코더를 위한 곡을 썼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개량을 거듭한 플룻·클라리넷 등 다른 관악기에 밀려 오케스트라 편성에서 빠지면서 ‘박물관 유물’로 전락했다. 하지만 20세기 초 유럽의 고음악 복원 바람을 타고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법이 단순하고 레퍼토리가 적다는 점은 그에게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이 됐다. 홍대 클럽, 지하철 역사에서 공연하는 등 무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실험가’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1위를 했을 때도 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를 불었다. 오는 25일 금호아트홀 연주회에서는 전자 이펙터를 동원,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빌 프리셀에 영감을 받은 즉흥연주를 선보인다. “리코더는 날것 그대로 있어줘서 오히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요. 하지만 ‘음악가는 피자를 최대한 따뜻하게 배달해야 하는 피자배달부’라는 정명훈 선생님의 말씀처럼, 저는 최대한 물러나 음악을 충실히 전하는 데 주력하려 해요.” 그는 세계적인 현대 작곡가 윤이상도 리코더를 위한 곡을 남겼다고 귀뜀했다. “윤이상 선생님이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나는 리코더·클라리넷 곡은 쓰지 않았다. 악기로서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대요. 리코더 연주자 발터 판 하우베가 그 말에 발끈해서 1992년 본인의 음반을 보냈더니 선생님께서 작고 2년 전인 1993년 리코더를 위한 곡을 쓰셨어요. ‘어릴 적 들었던 단소·대금의 소리와 가장 가까운 게 리코더였다’면서요. 나무 악기인 리코더가 동양적인 사상을 풀어낸 선생님의 음악 스타일에 더 가까웠던 거죠.” 부침도 편견도 많은 악기가 ‘운명’이 되면서 음악과 세상을 보는 그의 눈은 더 깊어졌다. “리코더는 어찌 보면 약자이고 소수인 악기잖아요? 그래서 저도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기회와 평등에 대한 생각도 넓어지고 공부도 더 많이 하게 됐어요. 아직도 제가 리코더로 먹고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연주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 징용 해저 수몰 희생자 넋 71년만에 달랬다

    日 징용 해저 수몰 희생자 넋 71년만에 달랬다

    일본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사고로 수장된 한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도비 건립 행사가 참사 71년 만인 지난 2일 사고현장이 있는 야마구치현 우베시 니시키와 마을에서 유족과 일본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조세이 탄광에서는 태평양전쟁중인 1942년 2월 3일 일제가 전쟁물자 조달을 위해 바다에서 무리하게 조업을 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 조선인 징용피해자 136명 등 모두 183명이 수몰됐다. 참사 71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한국 측 희생자 유족 20명과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조세이 사고 모임) 관계자 등 일본 측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주택가에 세운 추도비의 제막식과 제사, 추도 집회 등을 잇달아 갖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유족과 조세이 사고 모임의 숙원사업이었던 이 추도비에는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창씨개명전 한국 이름이 한자로 새겨졌다. 일본 측 인사들은 추도식 후 인근 노인복지관에서 한인들이 징용된 뒤 수몰되기까지의 비극적 삶을 묘사한 연극을 공연,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행사를 주도한 조세이 사고 모임은 1993년부터 매년 2월 초 자체 모금한 돈으로 유족들을 사고 현장에 초청, 추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모임의 도움으로 유족들은 지난 20년간 사고 현장 근처에서 제사를 지낼 수 있었지만 고정된 추모 장소가 없어 이곳저곳 옮겨 다녀야 했다. 올해는 조세이 사고 모임 측이 모금한 돈으로 매입한 추도비 부지에서 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올해의 추모 행사는 일본 사회가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인들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리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또 사고친 ‘꿈의 항공기’… 기체 연기나 日서 비상착륙

    ‘드림라이너’(꿈의 항공기)라는 별칭을 가진 최신형 보잉 787 여객기의 잇따른 사고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엔 일본에서 비행 도중 기체에서 연기가 나는 바람에 긴급 착륙하는 사고를 냈다. 일본 업체가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2011년 11월 일본 첫 취항 직후부터 14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다. 이 기종을 보유한 일본 내 두 항공사는 보잉 787기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16일 오전 8시 45분쯤 일본 가가와현 다카마쓰 공항에 전일본공수(ANA)의 국내선 보잉 787기가 긴급 착륙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야마구치현 우베 공항을 이륙해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조종사는 에히메현 상공을 지나던 오전 8시 25분쯤 조종실에서 연기가 나자 기수를 부근 가가와현으로 돌렸다. 승객 137명은 기체 오른쪽 뒷부분 출입구의 긴급 탈출용 장치를 통해 지상으로 긴급 탈출했다. ANA에 따르면 조종실의 전자 기기에 배터리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켜진 뒤 조종사가 이상한 냄새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부상자가 5명 정도 있다”고 밝혔다. 승객 1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갔다. 긴급히 탈출하는 도중에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ANA는 사고 직후 하네다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일본항공(JAL)의 보잉 787기가 미 보스턴 로건 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직전 연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에도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ANA 소속 보잉 787기의 연류가 누출됐고, 13일에는 JAL의 보잉 787기가 나리타 공항에서 정비를 받다가 연료 100ℓ가량이 새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직후 보잉 측은 성명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일본)항공사 측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자국에서 제조된 모든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관계자는 “해당 기종의 비상착륙 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난주 착수한 조사에 이번 사건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FAA는 지난 8일 보스턴 로건 공항 사고 이후 “보잉 787기의 심각한 시스템 결함에 대한 포괄적인 안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보잉 787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는 일본 ANA(17대)와 JAL(7대), 미 유나이티드항공(6대), 인도항공, 카타르항공(이상 5대), 에티오피아항공(4대), 칠레 LAN(3대), 폴란드 LOT(2대) 등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는 대한항공이 2016년 말부터 2018년까지 10대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사고 기종과 다른 보잉 787-9 최신 모델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네오나치’ 트위터서 퇴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독일의 ‘네오나치’(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극우단체의 계정을 차단했다고 18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는 트위터가 특정 내용을 담은 계정을 차단할 수 있는 ‘국가별 콘텐츠 차단’ 정책을 도입한 이후 처음 적용한 사례다. 트위터의 알렉스 멕길리브레이 법률책임 고문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난 1월 ‘국가별 콘텐츠 차단’ 방안을 발표했으며 독일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단체에 대해 처음으로 이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단체들은 트위터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특정 국가가 반정부적인 메시지를 담은 트위터를 자의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면서 “‘인터넷의 빅 브러더’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계정이 차단된 단체는 ‘더 나은 하노버’라는 극우단체다. 이들은 인종주의를 구호로 내세우며 나치가 유대인을 박해했던 독일 북부 지방 하노버를 중심으로 나치의 역사를 되돌리자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최근 터키 출신 여성으로 독일 사회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아이굴 오즈칸에게 협박성 동영상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니더작센주 검찰은 현재 인종 증오 범죄 조장 및 범죄 조직 조성 혐의로 이 단체 회원 20명을 조사하고 있다. 우베 쉬네만 니더작센주 내무장관은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극우주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지지자를 결집하는 상황에서 트위터의 즉각적인 조치는 매우 합당한 것”이라면서 환영 의사를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몰려오는 전설, 설레는 음악 팬

    몰려오는 전설, 설레는 음악 팬

    ‘지름신’이 강림하기에 딱 좋은 때다. 5월에 내한 공연을 하는 굵직굵직한 외국 뮤지션만 10개 팀을 훌쩍 넘는다. 1961년 데뷔한 ‘보사노바의 제왕’ 세르지오 멘데스(71)부터 2004년 1집을 발표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35)까지 세대를 넘나든다. 브라질과 미국, 영국, 일본 등 국적도 제각각이다. 록은 물론 재즈, 리듬앤드블루스(R&B), 솔, 포크 등 장르도 다양하다. 복고 열풍에 숟가락을 얹어보려는 얄팍한 공연 기획도 눈에 띄지만 어쨌든 전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보사노바 제왕’ 멘데스 등 록·R&B·포크 등 장르별 거장 방한 오는 8일 한국 팬과 만나는 최고참은 멘데스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건 1962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보사노바 페스티벌’이다. 21세이던 멘데스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주앙 지우베르투, 지우베르투 지우, 스탠 게츠 등과 함께 뉴욕 재즈계에 브라질 열풍을 일으켰다. 추억을 뜯어 먹고 사는 건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2006년에는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함께 자신의 명곡 ‘마스 케 나다’를 다시 녹음했고 지난해에는 애니메이션 ‘리오’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여전히 현역이다. 1970~80년대 절규하는 목소리로 강호를 평정했던 보니 타일러는 12~13일 3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한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리오 세이어, 맨하탄스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1984년 빌보드 싱글차트 10주 연속 1위를 달리던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를 밀어낸 록발라드 ‘토탈 이클립스 오브 더 하트’, 댄스곡의 고전 ‘홀딩 아웃 포 어 히어로’, ‘이츠 하트에이크’를 라이브로 들어볼 기회다. ●‘슈퍼밴드’ EWF·재즈기타 벤슨,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19~20일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진용은 음악 팬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슈퍼밴드’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42년 관록의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WF)가 눈에 띈다. 솔과 재즈, R&B, 펑크, 록을 넘나드는 고수들이 뭉친 EWF는 앨범 판매량만 9000만장에 이른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보컬 그룹 명예의 전당,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모조리 이름을 올렸다. 완벽한 연주에 덧입혀진 필립 베일리의 팔세토 창법과 모리스 화이트의 테너 창법은 그들의 전매특허다. 같은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조지 벤슨에게 군침을 흘릴 관객도 줄을 섰다.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 ‘나싱스 고너 체인지 마이 러브 포 유’ ‘디스 매스커레이드’를 애절하게 불러 젖히는 명가수이기 전에 벤슨은 재즈기타리스트로 먼저 이름을 얻었다. 2002년 그의 첫 내한 공연을 지켜본 많은 기타리스트가 감동과 좌절을 맛봤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칙 코리아가 이끄는 퓨전재즈 밴드 ‘리턴 투 포에버’에 불과 19세의 나이로 합류했던 천재 기타리스트 알디 메올라도 기대된다. 현란한, 때론 광폭한 속주 기타로 먼저 명성을 얻었지만 1980년대 들어 속주 속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애상을 담았다. ●노엘 공연 이틀 모두 매진… 팝가수 야마가타 16일부터 전국 투어 영국 록음악의 아이콘 모리세이는 6일 한국을 찾는다. 1980년대에 짧지만 굵은 발자취를 남긴 4인조 밴드 더 스미스의 보컬과 작사를 담당했던 이가 모리세이다. 버브, 라디오 헤드, 블러, 킬러스 등 영국 밴드의 음악적 스승이자 오스카 와일드와 예이츠의 영향을 받은 시적인 가사로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란 별명도 얻었다. 비틀스 이후 가장 성공한 영국 밴드라는 오아시스의 ‘대장’ 노엘 갤러거는 28~29일 공연한다. 솔로 가수 노엘에 대한 한국 팬의 기대치는 순식간에 이틀 공연 티켓을 모두 매진시켰다. 고소와 육탄전을 일삼던, 전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형제 음악인 노엘과 리엄 갤러거의 오아시스는 2009년 해체됐지만 팬들의 그리움은 더욱 커진 모양이다. 오아시스의 작사·작곡·편곡·보컬을 도맡았던 사람이 바로 노엘인 만큼 오아시스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지난 2월 내한 때 팬들이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사실을 알고 있는 레이철 야마가타는 팝가수로는 보기 드물게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16~20일 대구와 대전, 서울, 부산에서 공연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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