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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본주택 오픈 연기에 전신 소독기까지 등장

    견본주택 오픈 연기에 전신 소독기까지 등장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감염 우려 속에 밀폐되고 붐비는 장소를 기피하면서 건설사들은 견본주택 오픈일을 줄줄이 연기했다. 마스크, 손소독제는 물론 열화상 카메라, 스마트 전신 소독 게이트까지 총동원해 분양 훈풍을 이어 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진원지로 알려졌던 경기도 평택과 수원 등지의 분양업체들은 짧게는 1~2주, 길게는 한 달 이상 분양 시기를 연기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권고로 포스코건설이 ‘광교 더샵’의 견본주택 개관을 다음달로 늦췄다. GS건설도 이달 예정이었던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의 분양 시점을 다음달로 넘겼다. 19일로 예정됐던 현대산업개발의 ‘광교 아이파크’,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는 26일로 일정을 변경했다. 서울·부산 등 메르스 불똥이 튄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GS건설의 ‘왕십리자이’는 12일에서 26일로 두 번 연기한 데 이어 메르스 여파가 계속되면 7월로 또 늦춘다는 계획이다. 삼한종합건설의 부산 진구 ‘골든듀 센트럴파크’도 7월 초로 미뤘다. 하지만 장마와 휴가철을 앞두고 분양일에 맞춰 인력 준비와 마케팅 등 모든 절차를 마친 건설사들은 마냥 일정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에 분양 일정이 대거 몰리는 것도 부담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절차상 분양 열기의 맥이 끊기면 다시 붐업이 어려운 데다 부동산PF대출 등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도 감당해야 해 고객이 안심하는 견본주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주일 연기해 19일 오픈하는 호반건설의 경기 ‘부천옥길 호반베르디움’은 견본주택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와 병원, 산후조리원 등에 쓰이는 최첨단 살균소독기인 스마트 전신 소독 게이트를 설치해 유해 바이러스의 유입에 대비했다. 우방건설산업의 인천 ‘검단역 우방 아이유쉘’도 같은 전신 소독 게이트가 설치된다. GS건설은 같은 날 ‘부천옥길자이’와 부산 ‘해운대 우동자이2차’ 견본주택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열·기침 증세가 있으면 출입을 막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경남 ‘창원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 출입문에 에어터널식 샤워 부스를 설치해 위생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영건설과 대우건설은 충남 ‘천안 불당 지웰시티 푸르지오’ 견본주택 오픈을 앞두고 세스코 방역 소독을 하기도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 도기에 보이는 드라콘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 도기에 보이는 드라콘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희랍어 드라콘(Drakon·용)을 영어로 풀어서 설명하기를 ‘거대한 뱀’(Gigantic Serpent)이라 한다. 모든 조형언어가 그렇듯이, 드라콘은 현실에 없는 것이며 뱀은 현실에서 흔히 보는 것이기에 드라콘을 설명하려면 비슷한 모양의 뱀을 빗대야 하므로 온갖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뱀이라 부르는 까닭은 그리스의 드라콘에는 날개나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드라콘은 그래도 ‘거대한 뱀’ 혹은 ‘위대한 뱀’이라 부르고 있는데 일반적인 작은 뱀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스에는 신화의 영웅담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드라콘 이름이 생겨난다. 그래서 필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리스의 신화에서 용의 원래 상징을 추구하고자 한다. 영어로 드래건(Dragon)이라 부르는 용어에는 후대로 갈수록 악마의 이미지가 강해져서 고대의 원래 상징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드라콘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스메니오스 드라콘(Drakon Ismenios)은 그리스 중부의 도시 테베 근처에 있는 이스메니오스의 ‘성스러운 샘물을 보호하는 드라콘’이었다. 성수(聖水)를 보호하는 드라콘이니 성스러운 존재라 할 것이다. 그래서 희랍어에는 ‘성스러운 드라콘’(sacri dracontes)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페니키아의 왕자 카드모스는 테베를 건설하기 위해 끊임없이 돌을 던져 무시무시한 드라콘을 죽였다. 아테나 여신은 그에게 드라콘의 치아를 땅에 묻으면 씨 뿌려진 사람들(Spartoi)이라 불리는 완전히 성숙한 병사 다섯이 묻은 치아에서 생겨날 것이고, 그들이 테베의 시조 왕들이 될 것이라 알려준다. 드라콘의 아버지인 아레스는 훗날 카드모스와 그의 부인을 드라콘으로 변신시켜 아들의 죽음을 복수한다. 이 신화를 읽어보면 드라콘의 치아들은 테베(Thebes)의 왕들로 변신하는 근원이 되니, ‘성스러운 샘물-치아-테베의 조상 왕들’ 등의 관계로 보아 매우 긍정적인 존재, 신성한 존재의 용을 통해서 ‘테베 영웅들의 탄생’, ‘테베라는 그리스 도시의 탄생’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므로 성스러운 샘물과 동일시되는 드라콘은 그 치아에서 테베의 조상 왕들이 화생(化生)한 것이다. 그리고 성스러운 샘물을 지키는 성스러운 존재이므로 물과 드라콘은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드라콘을 왜 창칼로 죽이지 않고 산같이 쌓이도록 돌을 던져서 죽이려 했을까. ① 돌을 던져서 무시무시한 드라콘이 죽을 수 있을까? 아마도 샘물을 막지 말고 비키라고 돌을 던졌을 것이고 돌을 하도 많이 맞은 나머지 실신한 상태에서 치아를 빼앗긴 것인지도 모른다. 다른 그리스 도기를 보면 드라콘에서 영기문이 피어오르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오른다. ② 드라콘의 모습을 그려보니 바로 그리스인들이 창조한 조형이 흥미롭다. 한편, 드라콘 콜키코스(Drakon Kholkikos) 이야기가 있다. 이 드라콘은 항상 깨어 있는 상태로 날카롭게 주변을 살펴보면서 콜키코스 아레스의 ‘성스러운 숲’에 있는 금 양털을 지키고 있었다. 무대는 코린토스다.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는 그 양털을 뺏으러 와서 드라콘을 죽였거나 마법사 메디아는 마법으로 용을 잠들게 하였다고 한다. 메디아는 이아손을 사랑하여 떡갈나무에 걸려 있는 황금양털을 차지하도록 도와준다. 여기에서는 드라콘이 ‘성스러운 숲’과 관련되어 있다. 숲 또한 만물생성의 근원이다. 신전은 우주목의 숲이다. 그리스 도기에는 용의 입에서 나오는 영웅 이아손이 보인다. 그런데 두 신화에서는 죽이거나 메디아의 마법으로 잠들게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리스 도기에는 죽이는 장면이 전혀 없으므로 성스러운 드라콘을 죽였다는 것은 후세의 이야기일 것이다. ③ 왜냐하면 시대가 지나면서 드라콘은 점점 괴물(monster)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큰 드라콘의 크게 벌린 입에서 이아손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이런 그림을 보면 드라콘이 무엇인가 잡아 삼키거나 뱉어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아손은 황금양털을 이미 획득했으므로 ‘영웅의 탄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로마시대 석관에 새겨진 드라콘 콜키코스에서도 드라콘을 죽이지 않고 마법사 메디아는 마법을 일으키는 둥근 무엇인가를 들고 있을 뿐이다. ④ 그래서 성스러운 드라콘을 수호신 정령(guardian genii)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그토록 도기 그림에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 수호신(守護神)의 성격을 지닌 드라콘을 도저히 악마의 성격을 지닌 드라콘으로 볼 수 없다. 다만 날개와 다리가 없을 뿐, 동양의 용의 속성을 지닌 성스러운 존재라 할 것이다. 상징사전을 보면 용은 ‘생명의 근원’과 ‘악마’라는 양극성을 지닌다. 그러면 후에 왜 드라콘이 커다란 날개를 위압적으로 휘저으며 점점 악마의 성격을 지니게 되어 영웅들이 긴 창으로 무참하게 찔러 죽이는 끔찍한 장면이 많아지는 것일까.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그 유명한 M16의 美 ‘총기 명가’는 왜 몰락했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그 유명한 M16의 美 ‘총기 명가’는 왜 몰락했나

    - 관급과 내수 독점이 '독'으로 어릴 적 일명 ‘BB탄 총’ 꽤나 가지고 놀았다는 사람들이라면 일명 ‘에무십육(M-16)'이나 ‘콜트 45’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콜트(Colt)라는 회사가 내놓은 소총과 45구경(11.43mm) 권총을 뜻하는 이들 이름은 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몇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총이다. 이 같은 걸작들을 만들어내며 세계 총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약 200여 년간 미국 총기의 상징처럼 군림해 왔던 총기 명가(名家)인 콜트(Colt)가 과도한 채무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정 이상이 생산된 M-16과 추정 불가능한 수량이 생산된 콜트45라는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총기 소유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미국스러운 총’의 상징처럼 사랑 받았던 이 회사는 갑자기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서부를 제패한 권총 '전설의 시작' 1836년 사무엘 콜트(Samuel Colt)가 설립한 콜트는 설립 초기부터 리볼버(Revolver) 권총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였다. 서부영화를 보면 보안관이나 카우보이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바로 리볼버 권총은 19세기 후반 금속 탄피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콜트 역시 초창기에는 리볼버 권총 시장 확대에 따라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총기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시기에 콜트가 내놓은 콜트 SAA(Single Action Army) 권총은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 육군에 제식 채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안관과 카우보이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앞 다퉈 구매하면서 ‘서부를 제패한 권총’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SAA는 높은 신뢰성과 명중률을 가진 우수한 권총이었지만, 19세기 후반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총기와 탄약이 개발될 정도로 빠른 기술 변혁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권총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콜트는 총기 설계에 있어 천재로 불리던 존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을 영입해 새로운 총기 개발에 나서는데, 이때 존 브라우닝은 “총알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동과 가스를 이용해서 다음 탄이 자동으로 장전되는 총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그러한 총기를 설계해 냈다. 1896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번호 580924가 바로 브라우닝이 만들어낸 최초의 자동권총이었다. 콜트에서 브라우닝 주도로 자동권총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1899년, 미국은 필리핀을 침공해 각지에서 필리핀 원주민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미국은 이 전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권총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대상으로는 효과적이었던 기존의 리볼버식 권총이 필리핀 원주민들에게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미군은 모로족(Moros)이라는 부족에게 경악했다. 한 전투에서 미군 장교가 돌진해오는 모로족 전사의 가슴에 6발의 권총탄을 명중시켰는데, 그 전사가 그대로 달려들어 자신을 쏜 미군 장교를 칼로 난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미군은 ‘최후 방어 무기’인 권총의 위력 강화를 요구했고, 여러 메이커가 차세대 권총 사업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승리한 것이 콜트의 M1911 모델이었다. 이 권총은 자동으로 재장전되는 자동권총이었으며, 대단히 강력한 45ACP 권총탄을 사용해 이전에 사용하던 리볼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을 자랑했다. 이 권총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또 한 번 대박을 쳤고, 콜트를 굴지의 거대 총기회사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이 권총은 개량을 거쳐 M1911A1이라는 명칭으로 우리 군도 사용 중에 있는데, 한때 9mm 권총탄을 사용하는 베레타 M92 시리즈 등에 밀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군 장병들이 앞 다퉈 구매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명품 중의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위기 후에 찾아온 꿈같던 시절 콜트의 전성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마지막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더 이상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여력이 없었고, 많은 부대를 해체하면서 이들이 쓰던 총기들을 우방국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남는 총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총기 가격도 폭락했고, 구태여 비싼 신품 총기를 구입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시기에 콜트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아말라이트(Armalite)라는 업체가 시험적으로 개발했던 AR-10/15 계열의 판권을 사들였다. 목재로 된 총몸을 사용했던 기존의 소총들과 달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총열덮개와 손잡이, 개머리판은 당시 병사들에게 적지 않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콜트는 5.56mm 소총이었던 AR-15에 약간의 개량을 거쳐 XM16E1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미 공군이 기지 방어용으로 소량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부 물량이 월남전 초기에 베트남군에 지급되어 실전에 데뷔했다.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 덕에 육군은 “이것이 우리가 찾던 미래형 소총”이라며 제식 채용을 결정했고, M16이라는 이름으로 미 육군 전투부대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제식 채용에 들뜬 콜트는 홍보용 팸플릿에 ‘휴대성과 신뢰성, 명중률이 우수한 미래형 소총‘이라며 과대 광고를 시작했고, 이 광고를 본 병사들은 “신형 소총은 청소할 필요가 없다”면서 총기 관리를 게을리 했다. 그 결과 작동 불량이 속출했고, 당시 납품되었던 불량 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느 한 전투에서는 총기 고장으로 인해 부대원의 60%가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군은 즉각 M16 성능 개량과 탄약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1967년부터 M16A1을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우리 파월 국군이 사용했던 주력 소총이자, 우리나라도 면허생산해서 대량으로 보유했던 바로 그 소총이다. M16A1 소총은 1980년대에는 M16A2 소총을 거쳐 2000년대에는 M16A4 등 다양한 개량형과 파생형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했고, 1,000만 정 이상 생산되며 콜트 최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그 단축형인 M4 시리즈가 히트를 치며 콜트로 하여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으나, 이러한 꿈같던 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끝없는 내리막길 콜트의 위기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1986년에 처음으로 찾아왔다. 당시 콜트는 M16A1에 이어 M16A2를 미 육군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지만, 회사의 이익률 증가에 비해 급여 인상이 충분치 않다는 노조가 무려 4년간 대규모 파업을 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강경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긴급히 모집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라인을 돌렸지만, 미숙한 대체 인력들의 숙련도는 크게 떨어졌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납품한 소총의 품질이 형편없어 미 육군으로부터 잦은 컴플레인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미 육군은 콜트를 버리고 벨기에 총기회사 FN의 미국 현지법인에 M16A2 생산을 주문했다. 파업으로 가장 큰 고객을 빼앗기고 매출에 치명타를 입은 콜트는 결국 1992년 파산 신청을 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긴급 자금 수혈과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1994년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콜트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콜트는 M16의 단축형인 M4 카빈을 내놓아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이것이 콜트를 살릴 수는 없었다. M16 계열의 특허 독점기간이 끝나 이제는 그 어떤 총기회사도 마음만 먹으면 M16이나 M4의 ‘짝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세계 유수의 총기 메이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M4를 만들어내면서 콜트는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명품 총기 메이커 시그 사우어(SIG-SAUER)가 신뢰성과 명중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SIG516을, 독일의 총기명가 H&K가 우수한 신뢰성과 확장성을 가진 HK-416을 시장에 내놓아 고급형 M4 시장을 장악했고, 미국 내에서는 LWRC에서 M6를 내놓는가 하면, 심지어 중국의 NORINCO(北方工业)에서 CQ-A 소총을, AK소총으로 유명한 러시아 칼라시니코프(Kalashinikov)에서 VEPR-15를 발매하면서 저가형 M4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은 세계적인 총기 메이커들이 미국 시장에 현지 법인을 내고 몰려드는 춘추전국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콜트는 신형 총기 개발을 게을리 했고, 20여 년 전의 교훈을 잊은 노조는 다시금 투쟁과 태업을 일삼았다. 결국 미 육군은 지난 2013년 2월, 12만 정 규모의 M4 소총 신규생산 납품 계약 공개 입찰에서 콜트를 탈락시키고 또 다시 FN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총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의존해 내수 군납 시장만 바라보고 살던 콜트는 기술 개발을 등한시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으며, 내부적으로는 노조 활동 확대에 따른 생산성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콜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콜트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현재 쌓여 있는 부채 상환 시기 연장 등의 조치를 받은 뒤 새로운 경영진을 찾게 될 것이다. 현재 콜트가 가진 채무는 3억 5,500만 달러(약 3,900억 원). 콜트는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업 지속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콜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시장에 경쟁자는 너무도 많고, 콜트는 기술이나 생산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트 몰락의 사례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수 시장 독점과 그로 인한 호황에 도취해 새로운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노사분규만 일삼는 기업은 제아무리 초일류 제품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더라도 시장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교훈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콜트 몰락 사례는 관급과 내수시장 독점으로 먹고사는 국내 일부 기업들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M16·콜트...200년 역사 ‘총기 명가’의 몰락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M16·콜트...200년 역사 ‘총기 명가’의 몰락

    -관급·내수 독점이 '독'으로...파산보호신청 어릴 적 일명 ‘BB탄 총’ 꽤나 가지고 놀았다는 사람들이라면 일명 ‘에무십육(M-16)'이나 ‘콜트 45’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콜트(Colt)라는 회사가 내놓은 소총과 45구경(11.43mm) 권총을 뜻하는 이들 이름은 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몇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총이다. 이 같은 걸작들을 만들어내며 세계 총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약 200여 년간 미국 총기의 상징처럼 군림해 왔던 총기 명가(名家)인 콜트(Colt)가 과도한 채무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정 이상이 생산된 M-16과 추정 불가능한 수량이 생산된 콜트45라는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총기 소유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미국스러운 총’의 상징처럼 사랑 받았던 이 회사는 갑자기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서부를 제패한 권총 '전설의 시작' 1836년 사무엘 콜트(Samuel Colt)가 설립한 콜트는 설립 초기부터 리볼버(Revolver) 권총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였다. 서부영화를 보면 보안관이나 카우보이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바로 리볼버 권총은 19세기 후반 금속 탄피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콜트 역시 초창기에는 리볼버 권총 시장 확대에 따라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총기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시기에 콜트가 내놓은 콜트 SAA(Single Action Army) 권총은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 육군에 제식 채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안관과 카우보이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앞 다퉈 구매하면서 ‘서부를 제패한 권총’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SAA는 높은 신뢰성과 명중률을 가진 우수한 권총이었지만, 19세기 후반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총기와 탄약이 개발될 정도로 빠른 기술 변혁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권총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콜트는 총기 설계에 있어 천재로 불리던 존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을 영입해 새로운 총기 개발에 나서는데, 이때 존 브라우닝은 “총알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동과 가스를 이용해서 다음 탄이 자동으로 장전되는 총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그러한 총기를 설계해 냈다. 1896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번호 580924가 바로 브라우닝이 만들어낸 최초의 자동권총이었다. 콜트에서 브라우닝 주도로 자동권총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1899년, 미국은 필리핀을 침공해 각지에서 필리핀 원주민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미국은 이 전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권총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대상으로는 효과적이었던 기존의 리볼버식 권총이 필리핀 원주민들에게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미군은 모로족(Moros)이라는 부족에게 경악했다. 한 전투에서 미군 장교가 돌진해오는 모로족 전사의 가슴에 6발의 권총탄을 명중시켰는데, 그 전사가 그대로 달려들어 자신을 쏜 미군 장교를 칼로 난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미군은 ‘최후 방어 무기’인 권총의 위력 강화를 요구했고, 여러 메이커가 차세대 권총 사업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승리한 것이 콜트의 M1911 모델이었다. 이 권총은 자동으로 재장전되는 자동권총이었으며, 대단히 강력한 45ACP 권총탄을 사용해 이전에 사용하던 리볼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을 자랑했다. 이 권총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또 한 번 대박을 쳤고, 콜트를 굴지의 거대 총기회사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이 권총은 개량을 거쳐 M1911A1이라는 명칭으로 우리 군도 사용 중에 있는데, 한때 9mm 권총탄을 사용하는 베레타 M92 시리즈 등에 밀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군 장병들이 앞 다퉈 구매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명품 중의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위기 후에 찾아온 꿈같던 시절 콜트의 전성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마지막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더 이상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여력이 없었고, 많은 부대를 해체하면서 이들이 쓰던 총기들을 우방국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남는 총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총기 가격도 폭락했고, 구태여 비싼 신품 총기를 구입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시기에 콜트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아말라이트(Armalite)라는 업체가 시험적으로 개발했던 AR-10/15 계열의 판권을 사들였다. 목재로 된 총몸을 사용했던 기존의 소총들과 달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총열덮개와 손잡이, 개머리판은 당시 병사들에게 적지 않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콜트는 5.56mm 소총이었던 AR-15에 약간의 개량을 거쳐 XM16E1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미 공군이 기지 방어용으로 소량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부 물량이 월남전 초기에 베트남군에 지급되어 실전에 데뷔했다.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 덕에 육군은 “이것이 우리가 찾던 미래형 소총”이라며 제식 채용을 결정했고, M16이라는 이름으로 미 육군 전투부대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제식 채용에 들뜬 콜트는 홍보용 팸플릿에 ‘휴대성과 신뢰성, 명중률이 우수한 미래형 소총‘이라며 과대 광고를 시작했고, 이 광고를 본 병사들은 “신형 소총은 청소할 필요가 없다”면서 총기 관리를 게을리 했다. 그 결과 작동 불량이 속출했고, 당시 납품되었던 불량 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느 한 전투에서는 총기 고장으로 인해 부대원의 60%가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군은 즉각 M16 성능 개량과 탄약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1967년부터 M16A1을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우리 파월 국군이 사용했던 주력 소총이자, 우리나라도 면허생산해서 대량으로 보유했던 바로 그 소총이다. M16A1 소총은 1980년대에는 M16A2 소총을 거쳐 2000년대에는 M16A4 등 다양한 개량형과 파생형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했고, 1,000만 정 이상 생산되며 콜트 최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그 단축형인 M4 시리즈가 히트를 치며 콜트로 하여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으나, 이러한 꿈같던 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끝없는 내리막길 콜트의 위기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1986년에 처음으로 찾아왔다. 당시 콜트는 M16A1에 이어 M16A2를 미 육군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지만, 회사의 이익률 증가에 비해 급여 인상이 충분치 않다는 노조가 무려 4년간 대규모 파업을 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강경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긴급히 모집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라인을 돌렸지만, 미숙한 대체 인력들의 숙련도는 크게 떨어졌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납품한 소총의 품질이 형편없어 미 육군으로부터 잦은 컴플레인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미 육군은 콜트를 버리고 벨기에 총기회사 FN의 미국 현지법인에 M16A2 생산을 주문했다. 파업으로 가장 큰 고객을 빼앗기고 매출에 치명타를 입은 콜트는 결국 1992년 파산 신청을 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긴급 자금 수혈과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1994년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콜트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콜트는 M16의 단축형인 M4 카빈을 내놓아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이것이 콜트를 살릴 수는 없었다. M16 계열의 특허 독점기간이 끝나 이제는 그 어떤 총기회사도 마음만 먹으면 M16이나 M4의 ‘짝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세계 유수의 총기 메이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M4를 만들어내면서 콜트는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명품 총기 메이커 시그 사우어(SIG-SAUER)가 신뢰성과 명중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SIG516을, 독일의 총기명가 H&K가 우수한 신뢰성과 확장성을 가진 HK-416을 시장에 내놓아 고급형 M4 시장을 장악했고, 미국 내에서는 LWRC에서 M6를 내놓는가 하면, 심지어 중국의 NORINCO(北方工业)에서 CQ-A 소총을, AK소총으로 유명한 러시아 칼라시니코프(Kalashinikov)에서 VEPR-15를 발매하면서 저가형 M4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은 세계적인 총기 메이커들이 미국 시장에 현지 법인을 내고 몰려드는 춘추전국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콜트는 신형 총기 개발을 게을리 했고, 20여 년 전의 교훈을 잊은 노조는 다시금 투쟁과 태업을 일삼았다. 결국 미 육군은 지난 2013년 2월, 12만 정 규모의 M4 소총 신규생산 납품 계약 공개 입찰에서 콜트를 탈락시키고 또 다시 FN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총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의존해 내수 군납 시장만 바라보고 살던 콜트는 기술 개발을 등한시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으며, 내부적으로는 노조 활동 확대에 따른 생산성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콜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콜트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현재 쌓여 있는 부채 상환 시기 연장 등의 조치를 받은 뒤 새로운 경영진을 찾게 될 것이다. 현재 콜트가 가진 채무는 3억 5,500만 달러(약 3,900억 원). 콜트는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업 지속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콜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시장에 경쟁자는 너무도 많고, 콜트는 기술이나 생산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트 몰락의 사례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수 시장 독점과 그로 인한 호황에 도취해 새로운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노사분규만 일삼는 기업은 제아무리 초일류 제품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더라도 시장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교훈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콜트 몰락 사례는 관급과 내수시장 독점으로 먹고사는 국내 일부 기업들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동·서양의 사자는 ‘용’의 형상화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동·서양의 사자는 ‘용’의 형상화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금까지 동양 용의 갖가지 모습과 조형적 본질을 추구해 왔는데, 사람들은 서양에 그런 용이 있는지 의심할 것이다. 아무도 동양 용의 모습과 성격을 가진 용을 보지도 못했고 따라서 언급한 것을 보지 못했다. 실제로 서양 미술품 모두 찾아보아도 없다. 그런데 ‘세계의 조형예술품, 용으로 읽다’라고 서두에 감히 말했는데 과연 가능하단 말인가. 고려청자 가운데 뚜껑에 사자를 조각한 걸작품 향로가 있다. ① 두 앞무릎을 세우고 앉은 사자가 오른손으로 오른발 위에 큰 보주를 짚고 있다. 필자의 눈에는 곧 그 사자가 현실에서 보는 사자가 아님을 직감한다.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은 명나라 때 호승지(胡承之)가 지은 ‘진주선’(眞珠船)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용의 아홉 아들은 각각 나온 순서에 따라 그 이름을 비희(贔屓), 이문(螭吻), 포뢰(浦牢), 폐안(狴犴), 도철(饕餮), 공하(蚣蝦), 애자(睚眦), 산예(狻猊), 초도(椒圖)라고 한다. 산예는 그 모습이 사자를 닮았다. 이름부터가 ‘사자 산(狻)’에 ‘사자 예(猊)’다. 앉는 것을 좋아하고 등에 태우는 것도 좋아하여 그런 도상의 산예를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 예가 문수보살이 타고 다니는 사자가 바로 이 산예이며, 불화에서 여래의 대좌에서 흔히 나오기도 한다. 이름은 산예이나 바로 용이다. 이 ‘용생구자설’은 후대에 지은 기록치고는 우리에게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바가 많은, 뜻밖으로 유용한 보기 드문 기록이다. ‘용은 길어서 앉거나 여래나 보살을 등에 태울 수 없어서 용을 변용시킨 모습이 바로 영화(靈化)시킨 사자 모양이다.’ 용에서처럼 모든 갈기는 부처님 머리처럼 모두 제1영기싹이다. 따라서 고려청자 사자향로는 용 향로다. 우리나라에서 삼국시대 이래 모두가 사자라고 부르는 것이 용이라는 또 다른 강력한 증거는 바로 꼬리다. 우리는 흔히 동물의 꼬리가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조형들을 분석하면서 오히려 꼬리가 시작이고, 영기문으로 된 꼬리에서 영수와 영조가 탄생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고려청자 향로의 영화된 사자의 꼬리를 보면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들이 전개한 모양이다. ② 큰 보주를 자세히 보면 음각으로 무량보주를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수없이 봐 왔지만 작년에 처음으로 알아보았다. 특히 무량보주는 용만이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용 향로가 틀림없다. ③ 하나의 보주도 ‘무량한 보주’이지만 이렇게 보주를 무량하게 음각선(陰刻線)으로 겹치면서 표현한 ‘절대적 보주’를 필자가 ‘무량보주’로 이름 지은 것이다. 보주는 용, 봉황, 기린, 선학, 해태, 여래, 관음보살 등 즉 영수(靈獸)나 영조(靈鳥), 그리고 신적(神的) 존재, 즉 영기화생된 특별한 존재만이 보주를 지닐 수 있다. 현실의 사자는 보주를 지닐 자격이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용성(龍性)을 지닌 다양한 영화된 동물 혹은 식물모양들이 있듯이 서양에도 같은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그리스 신전 폐허에서 사자를 보았을 때 처음부터 사자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감히 용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용성(龍性)과 불성(佛性)을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충분히 이 문제는 논의할 수 없는 큰 주제다. 필자는 그리스 코린트의 아폴로 신전에서 영화된 사자의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을 보고 놀랐다. 동서양 모든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영기문을 서양 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처음 보았던 그 순간은, 필자에게 ‘세계미술사’를 가능케 하리라는 확신을 준 순간이었다. 용의 입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듯, 신전의 홈통으로 만든 영화된 사자의 입을 통해 지붕에서 내려오는 물이 쏟아져 나오니 용성을 지녔다 할 것이다. 서양 학자들은 현실의 사자를 이용해 홈통으로 삼았다고 생각하니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이 보일 리가 없다. 동서양 미술사학계가 마찬가지 상태였다. 옛 예술가들은 기능과 함께 고도의 상징을 부여해 왔다는 것을 필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기능만 보이므로 상징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용의 갈기를 보고 갈기라고 부르며, 마찬가지로 사자의 갈기도 갈기로 알고 있다. 비록 현실의 사물과 똑같다고 해도 조형예술의 세계에서는 일체가 영화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필자가 지적한 그 수많은 용어의 오류의 근원은, 영화시킨 세계를 현실적 기능의 면에서 바라보거나 비슷한 현실의 사물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붙인 데 있다. 기원전 338년에 세워진 코린트의 아폴로신전의 지붕 코니스(cornice)의 사자와 그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을 채색 분석해 보면우리나라 통일신라의 사찰이나 궁궐터에서 출토하는 기와의 도상과 똑같지 않은가. ④ 둥근 수막새의 용이나 연꽃의 양쪽으로 긴 암막새의 영기문이 발산하는 광경과 같다. 무릇 모든 넝쿨모양 영기문은 일체가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라는 것을 앞 회에서 보았다. 바로 똑같은 영기문을 그리스 첫 여행에서 보았을 때의 놀라움은 너무 커서 거친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갈래 사이에서 무엇인가 나오고 있는데 만물을 상징한다. 그 영기문을 더 전개시켜 보았더니 동서양이 더욱 같음을 절감한다. ⑤ 넝쿨모양 영기문은 물론 보주는 가장 강력한 용성 가운데 하나다. 그러므로 아래 부분에 직선으로 교차하는 연이은 태극의 순환무늬가 있고 그 밑에 크고 작은 타원체 혹은 구형의 보주가 줄 서 있지 않은가! 영화된 사자와 보주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⑥ 대지의 옴팔로스(배꼽)가 있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 그 유명한 신탁이 이루어졌던 ‘신전 가운데 대표적 신전’, ‘너 자신을 알라’가 새겨진 신전에서도 지붕 끝에 같은 코니스의 조형을 보았다. 영화된 사자로부터 양쪽으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전개되어 가다가 중앙에서 아크로테리온을 이룬다. ⑦, ⑧ 그리스·로마 등의 건축에서, 지붕 맨 위를 장식하는 여러 가지 조각상들이 있는데 팔메트라고 부르는 것도 그 하나다. 그러나 이렇게 영기문 절반이 만나 영기문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이 지붕에서 처음 보면서 팔메트란 용어가 틀린 것을 알았다. 즉 두 영화된 사자로부터 발산하는 영기문이 만나 가장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영기문의 발산이 아름다운 곡선들로 매듭을 짓는다. 아폴로신전은 기원전 330년에 재건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영기문이다. 그런데 영기문은 용으로부터만 발산하는 것이 아니다. 봉황이나 해치, 그리고 연꽃이나 아칸서스에서도 발산한다. 그러한 영수, 영조, 영수(靈樹) 등 영성(靈性)을 지닌 것에서는 영기가 발산한다. 영성은 곧 용성이다. 서양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 수많은 사자는 현실의 사자가 아니라 동물모양으로 만든 강력한 영기문이기 때문에 갖가지 넝쿨모양 영기문을 발산하는 것이다. 주체들이 중요하지만 세계의 조형을 풀어내는 열쇠는 용성을 지닌 존재로부터 발산하는 갖가지 영기문이다. 그 영기문에서 만물이 화생하는 광경을 머지않아 보게 될 것이다. 모든 영적인 존재들 가운데 가장 근원적인 존재들이 있지만 그 대표적 가시화가 바로 동양의 용임을 깨달았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사설] ‘메르스 사태’ 끝까지 마음 놓아선 안 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어제까지 13명이 늘어나 108명이 됐다. 사망자도 9명으로 늘었다.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던 메르스 확산 속도가 여전히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 확인된 환자 13명 중 10명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메르스 2차 유행에 대해 우려하게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메르스와의 전쟁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다수 방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주가 메르스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간 사람들의 잠복기가 내일 끝나기 때문에 감염자를 양산하는 또 다른 병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번 주말쯤이면 메르스 확산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섣불리 방심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부는 메르스를 초기에 가볍게 보고 허술하게 대응한 잘못을 이미 톡톡히 치르고 있다. 메르스를 완전히 퇴치할 때까지 긴장과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메르스 진압을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연기했다.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 그동안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고 메르스 사태가 달라질 게 있느냐는 반론도 나왔지만 잘못된 주장이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한쪽에 물러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라도 방미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메르스 사태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 메르스가 더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외교적인 결례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미국 측에 사전에 양해를 구했고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당장 생기는 것도 아니다.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최대 현안인 메르스 사태를 국내에 남아 먼저 해결하는 것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국민도 하루속히 메르스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최경환 국무총리대행이 어제 당부했지만 메르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마음대로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지 말고 먼저 보건소에 연락해야 한다.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무엇보다 메르스에 대한 오해로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메르스는 공기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첫 환자를 제외한 107명의 환자 전원이 병원에서 감염됐다. 국민이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이유다. 애초 치사율도 40%가 넘는다고 알려지면서 ‘메르스포비아’가 급속히 확산됐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보다는 훨씬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제까지 국내에서도 메르스 치사율이 8.3%였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메르스가 이제 확산의 정점을 지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격리자 관리에 실패하거나 방역 당국의 감염 관리 밖에서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 국제 왕따 푸틴은 왜 이탈리아로 갔나

    주요 7개국(G7)의 경제 제재 유지 압박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통의 우방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했다. G7의 일원인 이탈리아를 방문함으로써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한편 서방의 ‘반(反)러 연합 전선’에 균열을 내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이래 3개월 만에 재회동했다. 러시아는 미국 및 유럽연합(EU)과는 불화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와는 전통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EU가 제재에 나선 이래 렌치 총리는 EU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다. 당시 미국 등 서방은 양국 정상의 만남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이탈리아와의 주요 협정 체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우호 관계에 있는 이탈리아를 지렛대 삼아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려는 속셈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트 대표 등 최측근 경제인들을 대거 대동했다. 이탈리아는 중국, 네덜란드, 독일에 이어 러시아의 네 번째 교역 상대국이며 독일에 이어 두 번째 러시아 가스 수입국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밀라노 엑스포 현장을 방문해 “러시아와 이탈리아 양국의 문화·경제·정치적 관계가 500년 이상 됐다”면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주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렌치 총리도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이탈리아에 거주할 당시 썼던 ‘세상을 구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라는 문장을 인용해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 두 사람은 2013년 처음 만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교황은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필요하며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대외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교황이 필요하다고 바티칸 온라인매체 크럭스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때 시리아 내전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며 무력 개입을 반대하던 교황을 지지한 바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메르스 공포] 與도 朴대통령 訪美 연기 목소리

    [메르스 공포] 與도 朴대통령 訪美 연기 목소리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19일 미국 방문을 앞둔 가운데 정치권에서 메르스 확산을 이유로 ‘순방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8일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메르스를 퇴치하는 데 앞장서려는 의지를 보여 주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해 주셔야 한다”면서 “방미 연기 문제를 적극 검토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때문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방문을 취소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이날 메르스 관련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이번 주 내로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으면 방미 연기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용득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확산 추세가) 잡히면 나가고 아니면 나가지 말라”고 방미 연기 필요성을 거론했다. 반면 ‘외교적 결례’ 등을 이유로 당초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고 우방을 방문하는데 가타부타 의견이 있겠느냐”고 방미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방미 일정 변경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출장 및 일정 변경과 관련해 따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끊이지 않는 데다 미·일 간 ‘신밀월 시대’가 열리는 등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방미 일정을 늦출 수는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계 2위 아시아 군수시장… 美 메이저 업체들엔 ‘그림의 떡’

    세계 2위 아시아 군수시장… 美 메이저 업체들엔 ‘그림의 떡’

    ‘잔치는 소문났는데, 먹을 건 없었다?’ 미국 메이저 군수업체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 지역 국방 예산이 급증하며 북미 지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미 군수업체들엔 ‘그림의 떡’이었다는 얘기다. 역설적으로 기술적으로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미 군수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고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너무 복잡하고 비싼 국방 장비는 아시아 지역에 맞지 않고, 한국과 같은 시장 후발 주자들이 아시아 국가에 공을 들이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글로벌 국방지출 총액을 1조 7190억 달러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25%인 4230억 달러를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썼다. 5960억 달러를 지출한 북미에 이어 2위다. 아시아 지역 국방 지출은 지난 10년 동안 62% 급증했다. 아시아가 ‘뜨는 시장’인 셈이다. 더욱이 아시아에서 역내 군사적·정치적 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과 남중국해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 양상을 보면 베트남과 필리핀이 이미 분쟁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국가 전체가 갈등을 겪을 잠재군으로 분류된다. 중국이 미 군수업체 무기를 쓸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지만,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뿐 아니라 한때 적대 관계였던 베트남마저 미국산 무기에 관심을 기울일 처지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미국산 최신 전투기를 보유한 곳은 싱가포르가 유일하고, 미국 초현대식 군함을 보유한 나라는 없다. 1970년대엔 한국을 비롯해 대만·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 등이 미국의 노스롭 F5를 구비했던 것과 대비된다. 가뜩이나 올해 미국 정부의 국방 예산이 5600억 달러로 4년 전 7210억 달러의 77.7%로 급감한 가운데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하며 미 군수업체들의 매출도 감소했다. 레이테온의 지난해 매출은 228억 달러로 2010년 252억 달러보다 줄었다. 록히드마틴의 지난해 순매출액은 4년 전과 차이 없는 456억 달러였다. 미 군수업체들은 이렇게 된 이유가 미군을 위한 비싼 최첨단 제품 개발에 치중해 온 탓이라고 자평했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FA18 슈퍼호넷 다목적 전투·공격 항공기의 글로벌 세일즈를 총괄하는 하워드 베리 보잉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제품은 자동차로 따지면 캐딜락”이라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의 F35 통합 전투기도 아시아 고객에겐 지나치게 정교하며 비싼 제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0대에 70억 달러를 지불하고 F35를 구매할 만한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아시아 국가들은 훈련부터 실제 전투까지 가능한 다기능, 유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 무기를 선호한다. 이들이 선호하는 전투기 가격대는 대당 1억 2500만 달러 선으로 F35의 가격과 격차가 크다. 미국 KAT컨설팅의 조 카츠만 컨설턴트는 “미국이 ‘금띠 두른’ 무기체계로 소수의 고가 시장 고객만 만족시키려고 한다”면서 “저가 시장을 외면하면 신규 구매자를 잃게 된다”고 평가했다. 비용뿐 아니라 무기 카테고리 측면에서도 미 군사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최근 아시아 국가들은 디젤 잠수함을 선호하지만 미 군수업체들은 핵잠수함만 만든다. 결국 최근 몇 년 동안 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인도·인도네시아 등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신형 잠수함을 발주했을 때 한국, 유럽, 러시아 제조사들이 수주권을 따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업체들 중 선박을 만드는 대우조선해양, 전투기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을 주목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영국·노르웨이·태국의 군함을 수주했다. KAI는 인도네시아·터키·페루·이라크·필리핀 등지에 수출 거점을 확보했다. 삼성테크윈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와 폴란드에 최신 자주포를 판매했다. 7일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2006년 2억 5000만 달러에서 2011년 23억 8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수출 대상국은 47개국에서 85개국으로 늘었다. KAT컨설팅의 카츠만 컨설턴트는 한국 방산업체의 성공을 현대차의 성장과 결부해 분석한 글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다. 그는 “현대차는 신속한 기술 확산, 초기의 값싼 노동력,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자로 부상했다”면서 “글로벌 방위산업에서도 현대차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츠만 컨설턴트에 따르면 한국·파키스탄·인도의 전투기들은 미국 F16보다 33~50% 싸다. 한국처럼 무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며 신흥국을 공략하는 나라가 늘어나면, 미 군수업체들이 저가 시장을 파고드는 쪽으로 전략을 바꿀까.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럴 가능성을 낮게 보며 한국이 전투기 등을 판매할 때 미 군수업체들도 반사적으로 이익을 얻는 구조를 설명했다. 예컨대 KAI의 수출 품목인 한국형 복합 훈련기 T50은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기종으로 허니웰인터내셔널, 록웰콜린스, 레이테온 등의 장비를 쓴다. 한국의 T50이 판매되면 미국 업체들에게도 일정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허니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방·우주 체계 수석책임자인 마크 버지스는 “우리에게 아시아 항공기 제조사들의 부상은 위협이 아닌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쟁사로 보는 그룹은 유럽 업체”라고 덧붙였다. 유럽 업체들의 자세는 미국 업체들과 다소 다르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도 ‘히든 챔피언’을 키운 독일은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을 넘나들 수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독일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방 예산이 삭감되자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독일 군수업체들은 주로 독일 연방군인 분데스베르에 무기를 납품했지만, 10년 전부터 수출 비중을 늘려 최근에는 제품의 70%를 해외에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독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무기 수출을 규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무기 수출국 3위의 자리를 중국에 넘겨주고 프랑스에 이어 5위로 내려앉은 처지이지만, 독일은 여전히 각종 무기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2차 세계대전 사과 문제를 놓고 이견을 빚었던 일본 시장에도 적극 구애를 펴고 있다. 독일 국영 독일의 소리(DW)는 “지난달 일본이 전후 처음으로 자국에서 개최한 방산 전시회에 독일 군수업체들이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해군 장비 부품 제작업체, 무인 전차 개발업체 등에 소속된 직원들은 “당장 계약을 따내지 않더라도 관련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참석”이라고 전했다. 일본과 동맹 관계인 미국 군수업체들의 경쟁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틈새 시장을 노리겠다는 독일의 포석이다. 지난달 13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의 방산 전시회에는 미국과 독일의 군수업체뿐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업체들도 참가했다. 프랑스의 무기 수출액도 지난해 82억 유로로 1년 동안 18% 증가, 15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최근 AFP가 전했다. 이집트와 카타르에 라팔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동 지역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0~14년 프랑스는 중동(38%)과 아시아(30%)에 대한 무기 수출에 집중했다. 이어 유럽(13%), 북미(11%), 아프리카(4%) 순으로 무기를 수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전 천장의 용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전 천장의 용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용의 본질을 모르는 것은 물론 용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보이지 않았고 무엇인지 몰랐으므로 기와 연구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관련된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여서 미술사학 연구는 정지 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술사학은 주로 역사적 접근만 했지 조형 원리나 사상사와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그런데 필자가 조형언어를 처음으로 해독할 수 있었던 것은 사상사와 종교학에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상사와 종교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조형예술을 잘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관심 갖는 분은 거의 없었다. 사상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종교란 무엇인가 생각해 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작품들을 관찰-기록-스케치-촬영-논문 작성 등의 과정을 열심히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조형예술이 오히려 사상사와 종교학을 도울 수 있거나 보완하거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미술사학은 기록의 오류에 일그러진 사상사와 종교학의 원형을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으므로 이 연재는 미술사학은 물론 문화사와 사상사와 종교학을 함께 다루고 있는 셈이다. 기와에 조각된 용의 입에서 영기문이 나온다고 앞의 글에서 밝혔고, 영기문이란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조형’이라고 말했다. 인류의 학문에서 여러 가지 주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즉 이 연재에서 용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생명을 다루고 있다는 말과 같다. 물은 만물생성의 근원이고 철학의 시작이다. 물은 문명은 물론 사상도 낳는다. 탈레스처럼 물이 모든 물질의 본질이라는 데 기초한 우주론과 노자(子)처럼 물의 속성이 도(道)이고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우주관은 서양의 그리스와 동양의 중국에서 기원전 5~6세기에 이미 제기됐다. 바로 그 우주생성론의 중심에 용이 있다. 그러면 용의 입에서 나오는 영기문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바로 ‘물’이다. 물을 간단히 가시화한 것이 제1영기싹이고 물이 흐르는(전개하는) 모양이 연이은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이다. 둥근 수막새에는 본질이 같은 연꽃과 용이 새겨질 수 있고, 곡선을 지은 긴 암막새에는 갖가지 긴 영기문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연화에서 물이 나온다는 것은 따로 다루기로 하고 이해하기 쉬운 용의 입에서 물이 나온다는 조형을 좀 더 다루어 보기로 한다. 제1영기싹이 물을 상징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필자다. 끝이 도르르 말린 조형은 식물에도 있고 동물에도 있지만, 그 조형에 ‘제1영기싹’이란 명칭을 부여한 것은 형이상학적인 조형이기 때문이다. ‘대생명의 싹’이라는 차원 높은 상태에서 말한 것이다. 즉 물을 조형화한 것이 제1영기싹이며, 용은 다양한 보주와 제1영기싹으로 구성돼 있다는 진리는 이미 증명했지만 깨닫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린다. 공주 주미사 출토 암막새 영기문을 다시 확대해 보기로 한다 ①. 용의 입에서 이렇게 제1영기싹들이 연이어 다발로 나온다는 것은 용의 입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상징한다. 귀면이라든가 당초문이라 알고 있으면 엄청난 진리를 보지 못하니 우리는 바로 그런 것을 허상이라 부른다. 잘못 보면 허상이 되고 올바로 보면 실상이 된다. 우리는 교육을 평생 받으며 실상을 보지 못하고 허상만을 보고 성장해 왔다. 아직도 용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물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분이 계시다면 다른 예를 보여 드린다. 항상 주미사 기와에 보이는 조형을 조각으로 만들 수는 없을지 생각해 왔다. 10년 전 매일 궁궐 건축을 열심히 조사하던 중 사진기로 경복궁 근정전 천장을 찍는데, 아득히 높은 중층(重層) 궁전의 높은 천장이어서 두 용이 회전하는 조형, 즉 우주에 대생명력이 순환하는 조형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②. 곧 망원렌즈를 사서 다시 찍어 보니 여전히 입에서 하얀 것이 나오는데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③. 그래서 얼굴 부분을 잘라 크게 확대해 보았다. 순간 깜짝 놀랐다. 옥으로 만든 것인데 끝이 제1영기싹 세 가닥 다발이 아닌가. 용의 입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④⑤. 그날은 너무 기쁘고 흥분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백제 제석사 암막새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백제 제석사 암막새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금까지도 동양 3국의 미술사학자는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의 실체에 조금도 다가갈 수 없었으며 용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석할 수 없었다. 필자의 체험으로는 사람들이 용의 실체를 모르므로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을 반복해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았다. 그러니 그 ‘무엇’이 무엇인지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용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영기문, 즉 ‘만물을 생성시키는 영기문’이라고 앞서 말했다. 영기문이란 덩굴무늬 같지만 그것이 아니라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형이상학적인 조형’임을 발견했다. 따라서 식물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형이상학적 조형이다. 우주에 충만한 보이지 않는 영기를 시각화한 것인데 무슨 식물과 동물이 있겠는가. 원래 여러 단계지만 이 글에서는 마지막 단계만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단계적 전개과정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홈페이지(www.kangwoobang.or.kr)로 들어가시면 여러 가지 영기문의 채색분석 과정을 볼 수 있다. 고구려는 추녀마루기와와 망와를 창안했으며 힘찬 조형의 와당이 많고, 백제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격조 높은 와당을 만들었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백제는 가장 위대한 기와를 창안했다. 바로 암막새기와의 창조다. 용의 입에서 양쪽으로 영기문이 발산하는 조형이다. 그 중앙의 정면용이 통일신라시대에 수막새에 자리 잡으며 양쪽으로 영기문이 발산한다. 따라서 제석사 암막새 형식은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새로이 암막새와 수막새의 결합에서 가장 쉽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법당이나 궁궐터에서 많이 보이는 수막새와 암막새는 고대 조형예술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동경(銅鏡)처럼 작은 원 안에 우주의 기운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와를 가장 많이 만든 동양 삼국은 연구자들이 아직도 형식의 분류와 제작기법에만 치중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이르러 암막새·수막새 결합 익산 제석사(帝釋寺)에서는 백제시대 후기의 영기문 암막새와 연화문 수막새가 짝으로 출토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의 전공자들은 수막새는 백제 것으로, 암막새는 통일신라 것으로 다루고 있다. 용과 영기문이 뚜렷한 암막새가 바로 백제의 위대한 창작품이다 ①. 암막새 중앙에 용의 정면상을 돋을새김하고 양쪽으로 제1, 제2, 제3영기싹 영기문이 뻗쳐나가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 학계에서는 모두 그릇된 용어들, 귀면과 인동당초문(忍冬唐草文)이라 각각 부르고 있다. 영기문은 매우 복잡한 듯하지만, 간략화하면 결국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다 ②-1. 최초로 창안한 암막새인데 극히 추상화시킨 정면용의 얼굴은 좌우 영기문의 전개가 완벽하고 절묘하다. 연꽃도 물을 상징하므로 영기문이 발산할 수 있는데, 후에 다루겠지만 귀면처럼 연꽃도 현실의 연꽃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조형들을 만날 때가 올 것이다. 제석사 암막새와 수막새를 채색분석하여 결합시키면 연꽃 양쪽으로 암막새의 영기문이 발산하는 형국이다 ②-2. 삼국시대의 고구려와 신라, 그리고 같은 시대의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도 암막새를 만들지 않았다. 본격적인 암막새를 세계에서 백제가 처음으로 창안했다는 논문을 필자가 쓴 이래, 지금은 ‘익산 왕궁리 전시관’에 가면 10년 만에 설명 카드에 백제라고 고쳐 쓰고는 있지만 ‘인동당초문’이란 용어는 그대로니 조형해석이 불가능하다. 백제가 암막새를 처음으로 창안했다는 것은 미술사학에서 큰 사건이다. 그런데 단지 용의 얼굴이라고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필자가 용의 속성으로 기와의 많은 진실을 밝힌 것은 기와 연구사의 전환점을 이루어 기와공예를 미술사학의 다른 장르만큼 승격시켰다고 생각한다.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면 암막새와 수막새가 아름다운 조형을 이루어 기와 예술의 절정기에 다다랐는데, 중국에서는 기와 예술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백제와 통일신라시대의 기와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여 현재 기와 연구자가 3000명에 이른다. 통일신라시대 와당에서는 수막새에 연꽃이나 정면 용 얼굴을 새기면서, ‘암막새에는 좌우대칭의 영기문을 새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용과 연꽃 본질 같아… 용의 조형적 확산 시작 통일신라 때의 공주 주미사(舟尾寺) 출토 기와는 뚜렷이 그런 원칙을 보여 주고 있어서, 수막새의 용이나 연꽃에서 양쪽으로 뻗어나가서 영기문이 중앙에서 서로 만나도록 했다 ③ ④. 그러니 우리나라는 암막새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창안했으며, 이에 따라 통일신라시대에 온갖 아름다운 조형으로 창작하되 영기문 전개 원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만들었으니 얼마나 위대한 일을 백제의 장인들과 통일신라의 장인들은 해냈는가! 그러면 용의 입에서 나오는 연이은 제1영기싹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그리고 용 대신 연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용과 연꽃의 본질이 같다는 뜻이며 바야흐로 용의 조형적 확산이 시작되고 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G2 ‘보안 전쟁’

    미국 해군이 무기 시스템에서 사용하던 IBM 서버를 교체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회사인 레노버에 인수된 IBM의 보안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양국의 ‘보안 전쟁’은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해군 대변인은 “미국 국토안보부가 연방정부 차원의 조달에서 IBM 서버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해군은 이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에 최신 종합 무기 시스템인 ‘이지스 전투 시스템’을 공급하는 록히드마틴사도 “이지스 시스템에 포함된 IBM 서버를 교체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이번 해군의 조치는 거대한 중국 업체가 미국의 핵심 기술 업체를 인수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005년 레노버가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하자 보안 관련 네트워크와 연결된 IBM 컴퓨터를 모두 퇴출시켰다. 지난해 9월 레노버가 다시 IBM의 ‘X86 서버’를 21억 달러에 인수하자 보안을 우려해 승인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2012년에는 미국 의회가 중국의 통신설비 업체인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미국 정부는 자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한국 등 우방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려는 계획까지 무산시켰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화웨이 중국 본사의 서버를 뚫어 전산망 정보를 가로챘다는 사실도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에서 드러났다. 이에 맞서 중국은 국가안보법을 고쳐 자국에 진출한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에 강제로 소스 코드를 제출할 것을 명령해 미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은행들이 미국산 전산장비를 들여올 때도 핵심 기술 정보를 보고할 것을 요구해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 전셋값으로 수도권서 내 집 마련 어때요

    서울 전셋값으로 수도권서 내 집 마련 어때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신규 분양 물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공급된 경기와 인천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들은 서울 평균 전셋값보다 낮아 서울 접근성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득템’할 가능성이 높다. 17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적으로 이달에만 8만 615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3만 7070가구)보다 2배 이상, 지난달(5만 3366가구)보다 61%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4만 4475가구, 지방은 4만 1683가구다. 특히 경기와 인천지역에서만 4만 2222가구가 쏟아져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가 3만 9366가구로 전월(2만 4030가구)보다 1만 5336가구 증가했고, 인천 역시 378가구가 늘어난 285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들 단지의 대부분은 서울 지역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서울지역 3.3㎡당 평균 전셋값은 1350만원으로 2년 전인 지난 2013년 4월 1092만원보다 23.6% 상승했다. 전세 재계약을 할 경우 전용 59㎡의 경우에는 6450만원가량이,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8772만원이 더 있어야 하는 셈이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지역의 경우 올해 분양 단지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1006만원, 1027만원으로 서울 전셋값보다 싼 편이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0.12%로 상승폭이 일정했던 반면 전셋값은 0.17%로 전주보다 0.02% 상승했다. 올해 분양 지역 중에서 분양가가 비싼 경기 하남시의 분양가가 3.3㎡당 1380만원였다. 올해 경기·인천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대체적으로 청약 성적이 좋았다. 지난 3월 반도건설이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6.0’의 경우 1순위에서 평균 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GS건설이 청라국제도시에 선보인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도 1순위에서 평균 9.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경기 광주시 태전 5·6지구에서 ‘힐스테이트 태전’을 선보인다. 지상 23층, 40개동, 전용면적 59~84㎡, 총 3146가구의 중소형 브랜드 대단지로 이뤄졌다. 지난달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광주 구간이 임시개통되면서 태전교차로를 통해 분당·판교까지 10분대 접근이 가능해졌다. 한화건설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1단계 C2블록에서 ‘킨텍스 꿈에그린’을 선보인다. 지상 49층, 10개동, 전용 84~150㎡, 총 1880가구 규모의 복합단지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이 단지 앞에 있으며 강변북로와 킨텍스IC 등이 인접해 교통여건이 좋다. 효성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일대에서 ‘용인 서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24층, 7개동, 전용 74㎡, 총 458가구로 이뤄졌다. 단지에서 도보 거리에 M버스 정류장이 있어 강남과 잠실 등으로 이동이 수월하며,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도 가까이 있다. 우미건설이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C-12블록에서 분양하는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센트럴’은 최고 44층 높이에 전용 75~92㎡, 617가구의 아파트와 전용 23~49㎡, 262실의 오피스텔 등 총 879가구로 이뤄졌다. KTX동탄역은 물론 인근 상업 및 업무시설에 걸어서 이용이 가능하다. 인천에서는 대광건영이 인천 서구 경서동 일대에서 ‘청라IC대광로제비앙’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128㎡, 총 720가구로 이뤄졌다. 공항고속도로 청라IC가 가까워 서울로 이동이 수월하며, 공항철도 검암역을 통해 서울 접근성이 좋다. 우방건설산업은 인천 서구 금곡동 일대에서 ‘금곡우방아이유쉘’ 576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2016년 7월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2호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공항고속도로 청라IC 이용도 수월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교통망 발달로 경기·인천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 자금 부담이 덜한 수도권 지역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경기·인천은 택지지구 분양 물량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주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서울지역 분양 단지들보다 평면이나 단지구성 등도 우수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분양단지는 입주 시까지 2년 반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세금을 빼서 분양대금을 치러야 하는 세입자들이라면 자금마련 계획도 철저히 세워야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금까지 17회에 걸쳐 용의 조형이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되는지 알았다. 그 결과 용이 어떻게 생겼는지 섣불리 말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 정면용(正面龍)은 왜 그토록 몰라보았을까. 측면의 긴 모양만이 용이며, 그 모습은 그리 변화가 없지만, 정면에서 본 모습들은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까닭에 사람들이 모든 용의 모습을 용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귀면(鬼面), 도깨비, 도철(饕餮), 짐승얼굴(獸面), 심지어 치우(蚩尤·한족의 황제와 동이족의 치우천왕이 싸워 치우가 패함) 등 보는 사람마다 다르고 잘못된 이름으로 불러 왔다. 용을 정면에서 보아 표현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용은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 변화무쌍이란 말은 용을 두고 한 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든 중생의 다른 근기(根機)에 따라 각각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으로 나타나듯 용도 무한히 다른 몸으로 나타난다. 절대적이며 고귀한 존재일수록 무한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상의 만물은 우주에 충만한 초자연적 에너지, 곧 영기의 화신이 아닌가. 종교·신화·전설 등에서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이나 동물 등의 몸으로 탄생하거나 출현하는 것은 ‘현실적인 몸으로 변화(化身)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화신에 상대하여 화생(化生)은 그 반대로 인간 석가가 ‘초인간적인 존재인 절대적 깨달음을 성취해 여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정면용 입의 좌우 대칭으로부터 ‘무엇’이 생겨나지 않는가. 측면용으로는 그런 표현이 불가하여 나오는 것이 없으니 정면용에서 생기는 것이 보일 리가 없다. 그런데 2000년 여름 귀신 얼굴이 용의 얼굴로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고 보이지도 않았다.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고 본 것은 몇 년 뒤였고, 그 입에서 나오는 다양한 조형들이 바로 ‘영기문의 탄생’이라고 인식한 역사적 사건은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아무도 보지 못했고 무엇인지 알 수 없으니 이름이 있을 수 없다. 마치 신(神)이 된 듯한 기분으로 수천 년 이름이 없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많은 막대한 양의 조형들을 명명(命名)하기 시작했다. 대우주에 충만해 있는 기운을 ‘영묘한 기운’, 혹은 ‘신령스러운 기운’의 준말인 ‘영기’(靈氣)라 이름 지었지만, 실은 그보다는 영(靈)이라는 심오한 글자와 기(氣)가 서로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만물생성의 근원인 보이지 않는 영기를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든 일체의 무늬를 ‘영기문’(靈氣文)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그 영기에서 만물이 탄생하는 초현실적, 혹은 형이상학적인 탄생을 ‘영기화생’(靈氣化生)이라고 했다. 갖가지 영기문이 전개해 가는 원리를 파악하고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진실을 파악하는 데 수천 점의 영기문을 채색 분석해야 했다. 우선 통일신라시대의 용면와(龍面瓦)에서 영기문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단지 용면와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못의 파동처럼 귀면이 용면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세계 미술사학의 전체에 파동이 일기 시작한다. 월지(月池·안압지, 동궁 터의 못)에서 출토된 녹유용면와(釉龍面瓦)들은 그 당시의 최고 걸작이다①. 우선 녹색 유약을 입혔다는 것은 불상이나 중요한 것에나 가능한데, 바로 그 사실 하나로 용의 존재가 신(神)적임을 웅변한다. 귀신은 어림도 없다. 채색 분석을 해 보면 각 부분이 모두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그것들의 변형, 보주의 여러 형태들로 표현돼 있음을 알 것이다 ②. 그런데 입에서 양쪽으로 무엇인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이미 필자가 찾아 놓은 제1영기싹에서 또 하나의 제1영기싹이 전개해 나간 제2영기싹이다. 그 빨간색 영기문 끝에서 작은 영기싹(녹색으로 칠한 것)들이 몇 개씩 싹트고 있다. 말하자면 용의 입 양쪽으로 제2영기싹 영기문이 끊임없이 전개하고 발산하는 것을 상징한다. 정면상의 영기문들을 분해하면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나타내며 이들이 모여 용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③. 양측면에는 양감 있는 복잡한 영기문을 돋을새김하고 있다 ④. 채색 분석하면 복잡 화려한 영기문이 된다 ⑤,⑥. 이 영기문을 간략화해 보면 결국 제2영기싹의 단계를 거쳐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돼 만물생성의 근원을 이룬다. 제2영기싹 영기문에서는 갈래에서 생기는 빨간색의 만물이 생략돼 있을 뿐이다. 즉 용의 입에서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은 정면상에서는 공간이 비좁아 짧고 간단히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 양측면에 다시 제2영기싹 영기문을 복잡 화려한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표현해 두는데, 양측면의 영기문이 용의 입에서 발산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장식인 당초문이 아니다. 용의 기운이 가장 충천하면 분노하는 듯한 모습을 띠며, 입을 가능한 한 크게 벌리는 것은 만물이 그의 입에서 생겨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도 훨씬 후에 알게 됐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승전 70주년 기념하는 러시아 진짜 ‘네이비실’

    승전 70주년 기념하는 러시아 진짜 ‘네이비실’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린 가운데 멀리 '후미진 한 구석방'에서도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 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70주년 기념 행사를 축하하는 진짜 '네이비실'의 모습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마치 실제 군인처럼 베레모를 눌러쓰고 총을 들고 경례하는 이 네이비실의 이름은 각각 푸와 라스카. 이들 물개들은 행사에 앞서 현지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과시했다. 물개들은 마치 실제 군인처럼 앞에 총 자세를 그럴듯하게 하는 모습을 포함, 칼과 총을 사용하는 능력도 선보였다. 물론 물개들이 사용하는 총과 칼이 진짜는 아니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장난감으로 이르쿠츠크시에 위치한 수족관 측이 이번 행사를 맞아 홍보차원에서 물개들을 교육시킨 것. 러시아 현지언론 뿐 아니라 유수 해외 통신사, 영국 가디언 등 서구언론도 보도한 덕에 수족관 측은 자신의 목적을 확실히 달성했다. 한편 이날 붉은광장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날 러시아 측은 1만 6000명의 군인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각종 첨단 군사 장비와 전투기, 헬기등을 동원해 육해공에 걸친 위용을 과시했다. 그러나 행사에는 대부분의 서방 정상들이 불참하고 러시아의 전통 우방인 중국, 인도, 쿠바 등 27개국 지도자들만 참석해 반쪽 짜리 행사에 그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화보] 러시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쇼에 등장하는 최대 규모 무기들

    [화보] 러시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쇼에 등장하는 최대 규모 무기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군사 퍼레이드에서 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는 200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와 14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여한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다. 지난 2010년 65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160여대의 군사장비와 12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가했고 지난해 69주년 기념식에는 150여대 군사장비와 69대의 군용기가 참여했었다. 2차대전 당시 명성을 날렸던 T-34 탱크와 Su-100 자주포로부터 최신형 T-14 아르마타 탱크와 최대 사거리 70㎞의 152㎜ 자주포가 탑재된 차세대 코알리치야-SV,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공중에선 4.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5,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 Tu-160 등이 선보인다. 각종 무기와 함께 1만 6500명의 병력이 붉은광장을 행진한다. 분열식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와 인도, 몽골, 중국 등 러시아 우방국 등 10개국 군인들도 동참한다. 전체 퍼레이드는 2차대전 참전부대 행진, 각군 군부대 행진, 군사장비 이동, 전투기 에어쇼 등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퍼레이드는 올렉 살류코프 지상군 사령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지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는 27개국 지도자 및 초청 인사들은 붉은광장의 연단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도철의 발원지를 찾아내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도철의 발원지를 찾아내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우리가 익히 아는 중국 요순(堯舜)시대 이후 하상주(夏商周)시대의 청동기에 표현된 짐승 얼굴이 용 얼굴이어야 하는 까닭이 있다. 그 근원을 찾으려면 신화시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상징세계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왕이 정치를 하는 궁궐 정전(正殿) 안에 용 표현이 왜 그리도 많은지 의문을 가져 보아야 한다. 삼황오제는 최고의 신들이었으며, 그 가운데 ‘황룡(黃龍)의 몸을 한 신(神)인 헌원(軒轅)’은, 중앙의 황제(黃帝)의 명령을 전달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해서 특히 주목해야 한다. 왜냐 하면 훗날 천하의 통치자인 황제는 황룡을 상징하므로 자연히 최고신인 황제의 이미지와 겹치기 때문에 ‘황제와 왕과 용’은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상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매우 중요한 대목이어서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하지만 요약만 해 두고 몇 가지만 다음에 언급한다.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천이 서술한 ‘사기’(史記)에 의하면 신화세계의 황제는 백성들에게 동(銅)을 모아서 큰 솥(鼎)을 만들게 했는데, 솥이 다 만들어지자 갑자기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황제를 맞이하여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 전통은 그대로 내려와 한고조, 즉 유방은 그의 어머니가 용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며 그 황제도 솥을 만들었는데 역시 용이 맞이하러 오자 황제가 용을 타고 승천했다고 한다. 한무제도 보배로운 솥(寶鼎)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황제와 용과 청동 솥’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연유로 훗날 중국이나 한국의 궁궐에 온통 용 조각이나 그림이 가득하며, 왕을 용과 동일시하여 왕의 얼굴을 용안(龍顔), 왕이 입던 옷을 곤룡포(袞龍袍)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나라의 청동기에 새긴 얼굴은 막연한 수면(獸面·짐승얼굴)이 아니라 용의 얼굴이어야 한다. 이렇게 얼굴을 정면으로 표현하면 중국학자들은 무조건 수면이나 도철(??)이라 하고, 일본과 한국의 학자들도 무조건 도철이나 귀면(鬼面) 혹은 도깨비라고 부른다. 모두가 옆으로 길게 그려야 비로소 용이라 알아본다. 그러므로 이상의 역사적 상황과 영기문을 알고 나면, 금방 정면 얼굴이 용의 얼굴로 보일 것이다. 상대 말기의 청동기 솥을 살펴보자. ① 세 점째 분석하여 보니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뿔의 출현이다. 뿔은 용의 얼굴에서 강력하게 발산하는 제1영기싹 영기문이지 기록에서처럼 사슴뿔이 아니다. 커다란 눈(보주)이 있고, 눈 위에 눈썹(제1영기싹)이 있으며 귀(2개의 제1영기싹), 코(2개의 제1영기싹)도 있고 입 같은 부분도 보인다. 용의 얼굴에서 이목구비를 찾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나 분명할 때는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가끔 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짧은 몸 부분이 있어서 붉은 색조로 칠했는데 꼬리가 있고 발톱이 네 개 있는 다리 하나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굵은 면 영기문에 다시 가는 선 영기문을 부여한 셈이어서 더욱 강력한 영기문을 이루고 있다. 굵은 위아래 중심선은 청동기 주조할 때 내외 틀을 고정시키기 위한 필요한 이음매다. 이 조형만 보아도 용의 얼굴을 정면에서 표현한 것이지 분할묘사(Split Representation)가 아니다. 또 다른 서주시대(西周時代:BC 11세기~BC 771년)의 청동 솥을 보자. ② 매우 추상적인 조형으로 흥미 있는 구성을 하여 마치 서예의 예서체 맛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각각 좌우에 용 얼굴과 몸의 측면 모습을 두었으며, 정면에서 보면 정면 얼굴의 효과가 있는 말 그대로 분할묘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학자는 비로소 처음으로 용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지나면서 도철문이란 용어가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그 진원지가 어디에 있는지 오랫동안 추적하여 보았다. 여불위(呂不韋:?~BC 235)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정치가로 장양왕 때 승상이 되었고 진시황 때는 최고의 상국(相國)이 되었는데, 전국 말기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 그의 ‘여씨춘추’(呂氏春秋)는 3000여명의 문객의 학식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여씨춘추’ 선식람(先識覽) 제4에 도철이란 용어가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나온다. 선식(先識)이란 미리 알아서 위기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그 문맥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다. 나라의 멸망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현자를 무시하여 민심이 이반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하나라의 걸왕이나 상나라의 주왕 등은 탐욕이 심하여 곧 망했다는 예들을 들면서 나온 말이 도철이다. ‘주나라의 청동정에는 도철을 새겨 넣었는데 머리는 있으나 몸은 없고 사람을 잡아먹는데 아직 삼키지 못한 형상이었다. 남에게 위해를 가하면 피해가 자신의 몸에 미치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선한 행위에는 보상이 따르나, 선하지 않은 행위에는 자신에게 피해가 따른다.’ 문맥상으로는 걸왕이나 주왕 같은 폭군을 도철에 비유한 것 같다. 즉, 탐욕스러워 사람을 먹기는 먹었으나 삼키지 못하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다. 정치적으로 선행을 하지 않은 폭군들을 경고하는 문맥에서 갑자기 도철이 등장한 것이다. ‘여씨춘추’에 처음으로 청동기에 새겨진 도철이란 기록이 있자, 그 이후로 청동기의 얼굴 모두를 도철로 인식하게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인간의 어리석음이 끝이 없다. 한국의 번역자가 주(註)에 언급한 것을 보기로 하자. ‘도철은 털이 많고 머리에 돼지를 얹었으며 남의 곡식을 빼앗거나 탐욕스러운 인물로 문헌에 나온다. 청동기에는 본편에 묘사된 도철상과 일치하는 문양이 보편적으로 발견되고 있어서 본편의 설명이 정확하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상나라와 주나라의 청동기 문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이 구절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여씨춘추’와 청동기의 문양, 후대의 주를 비교해 보면 후대로 갈수록 오류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전체 문맥은 보지 않고 ‘재물과 음식에 탐욕스러운 도철’에 관한 한 단어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천하 통치자인 황제가 천제(天帝)에게 제사할 때 쓰는, 가장 고귀한 음식을 담은 성스러운 예기에 흉측한 도철을 조각한단 말인가! 이처럼 여불위가 한마디 쓰니 그 이후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석을 달아 새로운 오류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리며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최초로 의문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귀면에 대해 처음으로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다. 동양문화는 귀면과 도철에서 해방되어야 비로소 올바른 동양문화를 정립할 수 있다. 왜 그런지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엄청난 문제들이 풀려질 것이다. 세계문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귀면, 도철, 그로테스크, 수면, 도깨비 등이다. 이 모두가 용이거나 용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그 모든 오류가 용으로 인식하게 되면 세계문화 해석에 큰 변화, 아니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화보]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연습하는 러시아 군대

    [화보]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연습하는 러시아 군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군사 퍼레이드에서 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는 200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와 14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여한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다. 지난 2010년 65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160여대의 군사장비와 12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참가했고 지난해 69주년 기념식에는 150여대 군사장비와 69대의 군용기가 참여했었다. 2차대전 당시 명성을 날렸던 T-34 탱크와 Su-100 자주포로부터 최신형 T-14 아르마타 탱크와 최대 사거리 70㎞의 152㎜ 자주포가 탑재된 차세대 코알리치야-SV,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공중에선 4.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5,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 Tu-160 등이 선보인다. 각종 무기와 함께 1만 6500명의 병력이 붉은광장을 행진한다. 분열식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와 인도, 몽골, 중국 등 러시아 우방국 등 10개국 군인들도 동참한다. 전체 퍼레이드는 2차대전 참전부대 행진, 각군 군부대 행진, 군사장비 이동, 전투기 에어쇼 등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퍼레이드는 올렉 살류코프 지상군 사령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지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는 27개국 지도자 및 초청 인사들은 붉은광장의 연단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중국 하나라와 상나라의 청동 예기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중국 하나라와 상나라의 청동 예기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우리나라에는 고려청자를 만들면서 중국 고대의 청동 예기(禮器)를 모방한 작품이 많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쓰던 금속제 예기에도 관련된 작품이 많으며 분청사기와 백자에도 많다. 그러므로 중국의 초기 청동기부터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황제나 왕, 청동기와 용, 이 세 가지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깊이 연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공자가 없다. 하(夏)나라는 기록상의 중국 고대 왕조(BC 2070년 ~ BC 1600년)로 중국 최초의 왕조이다. 하 왕조를 허구로 여기는 시각이 있지만 갑골문과 최근 이리두(二里頭) 유적 등의 발견에 따라 지금은 대체로(商)나라를 건국한 집단과 문화적 연관성을 지닌다고 보고 있다. 필자도 영기화생론으로 그 관련성을 찾아볼 것이다. 그러면 먼저 하남성 이리두(二里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초기의 청동기(①)를 살펴보자. 높이 19㎝의 고졸(古拙)한 솜씨를 보이는 작은 솥이다. 하나라 말기의 청동기로 중국학자는 ‘운문정’(雲文鼎)이라 부른다. 중국학자의 말처럼 단지 구름무늬라면 절대적 권력을 상징하는 예기에 왜 이것을 새겼을까? ‘알 수 없는 무늬’를 가는 선으로 돋을새김을 하였는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자세히 살펴보면 중심에 보주 모양의 둥근 모양이 있고 보주에서 양쪽으로 제2영기싹 영기문이 길게 뻗어나가되 보주를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보주를 위아래로 감싸고 있다. BC 1500년경에 만들어진 예기, 하늘에 제사 지내던 성스러운 그릇에 새겨진 영기문이다! 게다가 중간에서 작은 영기싹(생명의 싹)이 돋아나고 있지 않는가. 더욱 간략화하면 ②의 위에 그린 것이 되는데, 우주의 대생명력의 대순환을 이렇게 일찍부터 표현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청동기에 처음으로 새겼음직한 최초의 영기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만감에 휩싸인다. 필자가 제1, 제2, 제3영기싹이라는 영기문의 최소 단위 세 가지를 찾아내고 이들은 보주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해 낸 것이 10년 전이다. 무수히 많은 조형을 보고 찾은 것이 아니라 고구려 벽화를 연구하다가 직감적으로 찾아내어 확신을 가졌던 원리가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채색분석하면서 진리임을 점점 확신하게 되어 감개가 무량할 뿐만 아니라 숙연해진다. 만물생성의 근원이 새겨져 있으니 신성한 예기에 어울리지 않는가. 하 왕조 다음의 상 왕조(BC 1600년 경~BC 1046년) 역시 19세기 말까지 전설상의 왕조로만 취급되었으나 20세기 초에 은허(殷墟)가 발굴되고 고고학적 증거들이 나타나면서 실재하는 왕조였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최후로 이전한 도읍이 은(殷 · 현재의 하남 안양(河南 安?) 부근)으로, 20세기 초 농민이 우연한 기회에 얻은 거북이 등과 짐승 뼈를 약재로 팔려고 하던 중, 한 학자가 그 위에 새겨진 고대 문자를 발견했다. 상(商)의 문자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그 뒤 갑골문자가 발견된 소둔촌(小屯村)이 바로 상(商)의 도성 유적인 은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28년 최초 발굴 이래 이곳에서는 16만여 점의 갑골문과, 우수한 제련기술로 만들어진 수많은 제례용(祭禮用) 청동기가 수천 점 출토되어서 상의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상황에 대한 대체적 이해가 가능하였다. 청동기는 예기로서의 지위를 가진 동시에 국가의 군주나 대신 등의 절대적 권력의 상징으로서 이용되었다. 상 시대에 들어오면 초기에 처음으로 얼굴의 정면을 표현하는 조형이 나타나는데 ‘수면문편족정’(獸面文扁足鼎)이라 부른다(③). 역시 높이 14㎝의 작은 솥이다. 편족이란 납작한 다리를 말한다. 중국학자들은 이렇게 얼굴을 정면으로 보면 모두 수면(獸面)이라 부른다. 막연히 짐승얼굴이란 명칭은 얼마나 무책임한 용어인가. 상해박물관 소장 청동기 전집에서는 가장 중요한 위아래의 연이은 보주들은 무시하여 탁본하지 않았다. 이들 보주들을 필자가 그려 넣었는데 바로 이 보주들이야 말로 얼굴이 용 얼굴 정면을 표현한 것이라는 증거로, 용의 입에서 나온 무량한 보주들이다(④). 짐승얼굴이라 하면, 상 나라의 초기 청동기에 용이 처음으로 출현하기 시작한다는 진실도 모르게 되니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앞서 그 이전 하나라 말기의 보주와 보주를 위아래로 둘러싸며 순환하는 제2영기싹이 더 놀라운 조형으로 서로 연관성이 있다. 무릇 초기의 우주관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조형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처음부터 완벽하다. 그런 조형에 잇대어 나타난 상나라의 용의 정면 얼굴을 자세히 보면 하나라 말기에 보이는 보주와 제2영기싹들의 조합과 다르지 않다. 상나라 초기의 용의 얼굴은 두 개의 보주와 갖가지로 변형된 제2영기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조형을 선으로 간략화시켜 보니, 눈은 물론 코가 보이지 않는가. 학자들은 용을 정면으로 본 용의 얼굴만 있으며 몸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채색분석해 보면 몸 역시 다양하게 변형시킨 제2영기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용을 항상 옆으로 본 긴 모양을 뇌리에 입력해 두었으므로 좌우의 조형을 측면으로 보아 옆에서 본 용이 서로 마주 본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용은 정면으로 우리를 향해 보고 있는 것이며, 몸은 좌우로 같은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다. 어쩌면 용의 얼굴에서 좌우로 뻗어나가는 영기문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구조인류학’에서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예술에 있어서의 도상 표현의 분할성(Split Representation in the Art of Asia and America)을 언급하면서, 아메리카 북서안의 예술과 고대 중국의 예술에서 볼 수 있는 유사성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개의 좌우대칭 측면상으로 하나의 정면상을 표현하는 방법이라 했는데 올바른 파악이 아니다. ‘Split Representation’은 분할묘사(分割描寫)를 말하는데 그릇된 시각파악이다. 그동안 사람들이 몸이 없는 용이라고 말하길래, 용을 정면으로 표현할 때 단축법(短縮法 · 사물을 정면에서 보아 표현하는 방법)으로 표현하면 얼굴만 보이고 몸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해왔지만, 상 나라 때에는 용의 정면 얼굴을 두고 양쪽으로 몸을 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러면 상 나라의 청동기에서는 용을 왜 정면상으로 표현했던 것일까? 측면상으로 표현하면 용의 얼굴을 완벽히 표현할 수 없어서 굳이 표현하기 어려운 정면상을 택한 것이다. 신성한 청동기에 최고신(最高神)을 측면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여래처럼 신이란 항상 정면으로 표현해야 하며 그래야 압도적일 수 있다. 몸은 양쪽으로 표현하면 된다. 분할묘사가 아니다. 만일 황제가 천제(天帝)에게 제사 지낼 때 쓰던 예기라면, 그 표면에 범상치 않은 조형을 새겼으리라. 또 하나의 상나라 초기 수면문작(獸面文爵 · 술 바치는 잔)도 마찬가지다(⑤, ⑥). 얼굴은 신석기 이래 표현되어 온 용 얼굴 이외에는 다른 명칭이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왜 용이어야 하는가?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新방위협력지침’...전범국 일본 ‘족쇄’ 풀어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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