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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6자회담의 기대와 불안

    27일부터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열린다.북핵문제를 둘러싸고 전쟁 가능성까지 포함해 위기를 향해 달려가던 상황이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환영할 일이다. 6자회담의 실현은 한마디로 관계국이 현상동결,파국적 위기의 회피에 동의한 결과라 할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에서 당장에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아직도 북·미간의 불신과 거리는 너무도 크며,미국내 강경파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6자회담 자체의 계속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과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4월의 베이징 3자회담을 사실상의 북·미회담이라 부르면서 중국을 개최국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북한이 이번에는 6자회담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고 있다.북·미 양자회담을 고집해 오던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회담을 약속한 미국의 양보 때문이다.북·미회담은 어떤 형태로든 실현되겠지만 부시 정권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적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베이징에 나오는 것은 형식면에서 다자회담이 부시 정권의 강경자세에 대처하는 데도 일정한 유용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다자회담이라는 틀은 다양한 외교 게임을 가능케 한다.핵포기라는 원칙에서는 북한이 5대1로 불리할 것이다.그러나 핵포기의 구체적 방법이나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 등에서는 미국의 강경론이 소수파가 될 수도 있다.일본이 납치를 전면에 내세우면 거꾸로 궁지에 몰릴 것이다.또한 우려되는 사태지만 북한 강경파도 회담기간의 소강상태를 이용해서 핵능력의 강화,핵병기 소형화에 힘을 기울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외교적 양보에 동의했을 수도 있다. 미국의 ‘양보’에도 복합적인 사정과 계산이 엿보인다.북한이 핵보유 선언이나 핵실험과 같은 사태로 몰고 갈 경우 이에 대처할 군사적 수단과 정치적 상황이 현재로서는 마땅치가 않다.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는 지금 새로운 분쟁은 국내정치에 부담이 될 뿐이다.이라크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대량살상무기를 둘러싼 정보조작 의혹으로 부시 정권내 신보수 강경파의 정치적 입지도 약해져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중재에 전력투구한 것도 위기상황의 동결이라는 긴급피난적 성격이 강하다.미국의 온건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보유 과시라는 정치적 파국을 회피하려는 것이다.경제성장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미국과의 충돌을 극력 피하려는 중국 후진타오 신체제가 석유공급 중단 등 전례가 없는 압력수단까지 동원하면서 북한을 ‘설득’한 것도 중국의 위기의식을 증명한다. 이처럼 6자회담 틀 그 자체의 유지라는 점에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의 내용면에서는 북·미간의 거리는 너무 멀다.북한이 지난번 베이징 회담에서 제시한 ‘대범한 제안’과 부시정권의 일괄타결안 사이에는 체제보장의 구체적 내용을 둘러싸고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미국이 최대한 양보할 수 있는 선은 군사적 공격의 포기 즉 불가침의 약속이다.반면 북한은 실질적인 경제지원으로 연결되는 국교정상화 등 적대정책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이 간격을 좁히는 작업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그사이에 북한과 미국의 강경파가 인내심을 버리고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비극을 가져올 수도 있다.이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역내 국가들이 연계해서 실현가능한 단계적인 조치들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이 종 원 일본 릿쿄대 교수 국제정치
  • [사설] 우려되는 U대회 南南갈등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세력간 이념적 갈등과 대립의 골이 깊어가는 양상이어서 우려스럽다.21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식장에서 보수와 진보세력이 각각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경쟁을 벌였다.특히 재향군인회는 북한 선수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친북활동 감시조’를 파견해 진보진영이 북한 응원단 등과 연계해 친북활동을 하는지 등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진보단체 관계자들도 이날 주경기장 일대에서 한반도기 1만 5000여장을 나눠주며 남북 공동응원을 호소했다. 우리는 일부 보수·진보단체간의 ‘남남갈등’이 자칫 경기장에서의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질까 심히 우려한다.노무현 대통령의 인공기 소각 유감 발언은 역대 최대 규모인 전세계 172개국 7180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하는 U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돕겠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U대회의 성공을 통해 국가경제는 물론 남북관계,북핵 6자회담 등에서 다각적인 효과를 거두겠다는 대승적인 판단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실제로 북한이 대회 불참 뜻을 밝히자 U대회 취재외신기자 315명 중 절반 이상인 171명을 차지하는 일본 언론들이 상당수 철수 의사를 내비치는 등 당장 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았던가. 특히 일부 보수단체들이 대구에서 또다시 인공기 화형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이는 대통령까지 나서 유감 표명을 함으로써 어렵사리 정상 궤도에 오른 U대회와 남북관계를 해칠 수 있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자제되어야 한다.지금은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전세계 젊은이들의 축제인 U대회의 성공을 위해 국론을 모을 때다.다만 북한 선수단이 지난 20일 도착성명을 통해 대회 참가를 놓고 진통을 겪은 데 대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일부 불순세력의 방해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은 지나친 언동임을 밝혀둔다.이는 북한이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전통적인 정치선전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 北선박 또 NLL월선

    18일 오전 11시52분쯤 백령도 동남방 6마일 해상에서 10t급 북한 선박 1척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0.1마일가량 넘었다가 우리 해군 고속정 편대가 경고사격을 가하자 6분 만에 돌아갔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밝혔다. 해군 고속정은 북한 선박이 NLL을 넘자마자 경고방송과 시위기동을 한 데 이어 월선 1분 만인 오전 11시53분쯤 경고용으로 40㎜ 함포 5발을 발사했다.올들어 북한 선박의 NLL 월선은 이번이 15번째이며,우리측의 경고사격은 4번째다. 한편 합참은 옹진반도를 출발한 선박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계불량으로 NLL을 우발적으로 침범했거나,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 명분을 쌓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발했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월선 배경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정몽헌씨 투신자살

    4일 새벽 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시신에서는 술 냄새가 풍겨나왔다.유서의 일부는 알아보기 힘들 만큼 휘갈겨쓴 것이었다.심약한 정 회장은 죽음을 앞에 두고 술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늦게까지 친구·가족들과 저녁을 먹은 정 회장의 최후의 선택은 우발적으로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재계 1위 현대가(家)의 몰락,형제들의 경영권 다툼,순탄하지 못한 대북사업….재벌의 황태자에게는 가혹했던 시련들을 견디다 못해 결국 막다른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 회장의 죽음에 대해 사회적 지위가 높고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해온 사람들은 그것에 손상을 받거나 목표·가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살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풀이했다.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법심리 전문가인 강지원 변호사는 “정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에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평생 소중하게 생각해온 가치들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에게 지난 3년간은 어찌보면 악몽같은나날의 연속이었다.현대그룹 공동회장이던 형 몽구씨와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에 다퉈야 했고,분가(分家)후 경영했던 현대건설,현대전자,현대상선 등 중심 기업들이 침몰하는 과정을 지켜보아야만 했다.자신을 가장 사랑했던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오랜 병상생활 끝에 사망했다.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아 거액을 ‘투자’하며 밀어붙였던 대북사업은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현대의 모기업 몰락의 빌미로 작용한 대북사업은 마침내 사법심판대에 올라 정 회장을 ‘범죄자’로 만드는 불운을 몰고왔다.그의 측근들은 “정 회장이 특검수사를 받을 때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대북사업의 국민적 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크게 고민했다.”고 말했다.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남북경협을 돈주고 산 ‘장사꾼’이란 평가가 모멸감을 느끼게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북사업은 개성공단이 착공되고 육로관광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상황이 호전되는 듯 하지만 현대아산의 재정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다.정부의 관광객 보조금이 올부터 끊어지면서매월 20억여원 안팎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한편으로 정 회장에 대한 수사는 특검의 불구속기소로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검사 앞에 앉아 신문을 받는 처지가 됐다.‘150억원 비자금’ 사건이 불거졌기 때문이다.검찰이 지난달 말 비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 회장은 또 세차례나 불려갔다.토요일인 지난 2일에도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 사이사이에도 세 차례 공판에 나가 법정에서 심문을 받아야만 했다.측근들은 정 회장이 법정을 오가며 처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곤 했다고 전했다.현대 관계자는 “알려져서는 좋을 것이 없는 내용이 너무 많이 알려져 정 회장이 부담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나 법원에서 자유스럽고 적법적인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고 해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그러나 현대측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종왕 변호사는 이날 “검찰 조사과정에서 적법절차가 지켜졌다.변호인 접견 등 조사과정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곤 강충식기자 chungsik@
  • 라미슈빌리 주한 러대사 인터뷰 / “北에 다자회담 수용 설득”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외교협상이 3자회담 후 한국과 일본·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이와 함께 경수로 대신 북한에 대한 러시아산 가스 제공설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테이무라스 라미슈빌리 주한 러시아 대사를 25일 만나 다자회담 참여를 앞둔 러시아의 입장을 들어봤다. 러시아가 다자회담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외신보도는 사실인가. -알렉산드로 로슈코프 외무차관의 러시아 NTV회견 내용은 사실이다.미국은 3자회담 후 다자회담이라는 중국측 제안을 수용했으며,특히 다자회담에 러시아가 포함되는 6자회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북한이 ‘2단계 다자회담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 중이다.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현재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한다.지난 수개월 동안 회담 형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는데 이제는 내용을 논의할 때다.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한반도 긴장은 고조되고 우발적 충돌을 포함,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다.6자 이상으로 회담이 확대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러시아는 왜 이제 와서 다자회담에 참여하려 하나. -다자회담에 대한 러시아 입장은 적극적인 참여와 방관의 중간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러시아는 올 1월 북핵 위기가 터진 이후 가장 먼저 특사를 북한에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해결방안을 논의했다.당시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북한이 핵을 완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이 문서 등을 통해 대북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중유공급 재개 및 인도적·경제적 대북 지원을 하는 일종의 ‘일괄타결안’을 제시했다.회담 방식은 북·미 양자회담으로 시작해 다자회담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이에 대해 북한이 ‘OK’했고 한국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미국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다.러시아의 중재자 역할도 중단됐다.이후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지연되면서 참여를 요구받았다. 다자회담에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먼저 일부 서방 및 한국 언론에서 러시아가 다자회담 논의에서 제외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러시아는 북핵 위기가 재발한 이후 줄곧 미·중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왔다.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향후 북핵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유엔에 회부된다면 러시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또한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접국이라는 점과 남북한 등 관련 당사국들에 러시아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는 경제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가 다자회담에 포함된 이유 중 하나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 대신 러시아산 가스를 화력발전소 연료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 아닌가. -다자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에 대한 ‘채찍과 당근’이 모두 논의될 것이다.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와 핵 관련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사찰,핵의 군사적 이용 금지 등이 채찍이라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은 당근이다.시베리아나 사할린의 가스전과 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계획이나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논의할 때라고 본다.두 프로젝트 모두 북한에 수백만~수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줘 경제회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경수로 대신 시베리아산 가스를 이용한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주는 방안을 어떻게 보나. -경수로 지원 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러시아산 가스 제공이 북한의 에너지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다.핵발전소 등 핵의 평화적 이용과 군사적 이용은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 다자회담 개최 시기는. -모든 게 북한의 반응에 달려 있다.빠르면 8월 중에도 가능하다고 본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불가침보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불가침조약 체결은 상원에서 비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얼마든지 외교적으로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주변국의 공동보장도 대안이 될 수 있다.또 미국이 성명으로 보장하고 수교하는 방안도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균미기자 kmkim@
  • DMZ 총격사건 안팎/北 왜 4발만 쐈을까

    휴일인 17일 새벽 중부전선인 경기도 연천군의 육군 모사단 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아군초소 총격사건의 고의성 여부와 파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의성 여부 분석중 이번 사건을 접하는 국방부와 합참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의도적 도발과 우발사고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이홍기 합참 합동작전과장(육군 대령)은 브리핑에서 “군사정전위원회 현장조사단의 분석작업이 끝나봐야 의도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사건을 의도적 도발로 보는 쪽에서는 북한군의 총탄이 떨어진 위치와 최근의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꼽는다. 이날 북한군이 발사한 기관총탄 4발 중 3발이 1100m나 떨어진 우리측 GP(경계초소) 옹벽을 정확하게 맞춘 데다 DMZ내 총기관리도 엄격하기 때문이다.또 최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저항하고,협상에 앞서 무력도발을 국면전환용 돌파구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반면,우발사고 가능성을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북한군이 기관총 4발만 발사하고 추가적인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은 데다 총격 시점이 근무 교대시간인 점에 비춰 새로운 근무조가 총기의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DMZ내 GP에서는 통상 남북한군 모두 상대편 초소쪽을 조준한 상태로 기관총을 거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격의 정확성을 반드시 의도성으로 연결짓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총기가 발사된 북한군 GP에는 통상 20∼30명의 경계 근무자들이 배치돼 주야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오전 6시를 전후해 근무교대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긴장조성을 통해 핵카드 전술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기관총 4발을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우발적 총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적잖은 파장 생길 수도 군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이 의도성 여부와 무관하게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향후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상황은 엉뚱한 쪽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즉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북한핵 문제를 풀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힘을 얻으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면 고의성 여부에 관계없이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악화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98년이후 북한 주요 도발일지 ▲1998.2.2 JSA(공동경비구역) 북한군 1명 2회 MDL(군사분계선) 월경 ▲ 〃 3.12 북한군 12명 MDL 40∼50m 월경(우리측 경고방송 2회,경고사격 20여발) ▲ 〃 6.11 북한군 GP(경계초소)서 아군 GP 방향 자동소총 4발 발사 ▲ 〃 6.22 속초 동방 11.5마일 해상서 북한 유고급 잠수정 1척(사체 9구) 발견 ▲ 〃 7.12 동해시 해안서 무장간첩 사체 1구,침투용 수중 추진기 1대 발견 ▲ 〃 12.18 여수 앞바다 침투 북한 반잠수정 1척 격침 ▲1999.6.7∼6.15 서해 NLL 북 경비정 침범,연평해전 ▲2001.11.27 파주군 장파리 DMZ서 아군 초소에 기관총 2∼3발 발사 ▲2002.6.29 북 경비정 NLL 침범,서해교전 ▲2003.7.17 북한군,경기 연천 DMZ서 14.5㎜ 기관총 4발 발사(우리측 경고사격)
  • 후세인잔당 공격·反美감정 고조…/ 美 ‘이라크 늪’ 빠지나

    미군의 이라크 재건사업이 이라크내 반미감정의 악화와 무력저항 등으로 큰 차질을 빚고 있다.전쟁은 끝났지만 자칫 미국이 장기 수렁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재건에 필수적인 치안확보마저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의 산발적 공격으로 여의치 않은 상태다. ●계속되는 잔당 소탕작전 재건일정이 늦춰진 가운데 미군은 후세인 추종자들에 대한 대규모 소탕작전을 여러 차례 실시했으나 성과는 회가 거듭될수록 미미하다.소탕작전 중 우발적으로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반미감정이 늘어나는 것도 미군으로서는 고민거리다. 이라크 재건을 총괄하는 폴 브레머 미 최고행정관은 최근의 공격들이 전문가의 솜씨지만 조직적인 것이 아니라며 공격의 위험도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브레머는 “30년 동안 경제실정과 독재 아래 있었던 나라를 바꿔놓는 것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2주 동안 이라크군 잔당들에 의한 미·영군 기습공격이 계속되자 미군은 29일 새벽 2시(현지시간)부터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작전을 개시했다.지난 5월1일 종전선언 이후 세번째 대규모 작전이다.60여명이 체포되고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의 문건과 무기가 다량 노획됐다. ●반미감정 악화돼 재건작업 차질 그러나 이라크 경찰들은 이런 작전들이 반미감정을 부추길 뿐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완전무장한 병사들이 한밤중에 민간인 집에 들이닥쳐 무기수색을 요청하거나 탱크를 탄 신경과민 상태의 병사들이 조금이라도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이라크 차량에 총격을 가하는 등의 긴장상태는 이라크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미군은 후세인 잔당의 공격이 재건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이들은 미군과 함께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여중인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사회간접자본의 기간망을 공격,치안부재의 책임을 미군에 전가하는 노련함을 보이고 있다.특히 찜통더위에도 불구,전기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바그다드에서는 미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미군에 대한 게릴라식 공격을 막는 최고의 방법은 사담 후세인의 사살 또는 생포다. 브레머 행정관은 “바트당 지지자와 이웃나라들의 테러리스트들이 후세인의 생존에서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후세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별 성과가 없다. 미군은 과도정부 구성을 담당한 자문위원회 구성을 지난 5월 마무리할 예정이었다.그러나 각 정파와 부족대표가 참여하는 거국적 기구에 과도정부 수립을 맡기겠다고 했다가 미국이 직접 인선하겠다고 번복,아직까지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인의 불만까지 샀다.브레머 행정관은 앞으로 3∼4주 안에 이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예정보다 두 달이나 늦어졌지만 시아파가 비협조적인 상태다. ●재건작업,미국 독주 인상 완화해야 미 상원 중진들은 이라크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 명백해졌으므로 우방의 도움을 받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상원 공화당 지도자 빌 프리스트(테네시주) 의원은 2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세계를 (이라크 전후복구에)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회원국들이 반대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신봉한다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주) 상원의원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재건과정을 혼자 추진하지 말고 유럽이나 다른 곳 우방들의 도움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편집자에게/ 남북공동 꽃게잡이 양측 신뢰가 우선

    -‘남북 공동 꽃게잡이 추진’기사(대한매일 6월25일자 3면)를 읽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의 긴장완화 필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꽃게잡이 철에 한해 남북간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일각의 주장도 이같은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이다.남북은 현 NLL에 대해 1992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의 불가침부속 합의서에서 “해상 불가침구역은 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합의했었다. 하지만 북한은 1999년 9월 자신들이 임의로 설정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선포하고,지속적으로 NLL을 침범하는 등 명백하게 ‘NLL 무효화’를 기도하고 있다. 결국 신뢰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NLL 근해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한다 하더라도 공동어장내 조업 어선의 안전과 선원들의 신변 보장을 위해 남북한 해군 함정의 근접 배치가 불가피하게 된다.또 남북 양측 해군 함정의 근접 기동으로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인 무력 충돌의가능성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기술적인 안전장치마저 없는 상태에서 공동어로구역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일의 순서에서도 맞지 않다고 본다. 배명우 국방부 대변인실 해군 소령
  • “억울한 내죽음 밝혀줘”/ 살해·암매장된 20대여성 친구4명 꿈에 나타나 눈물

    “얼마나 억울했으면 친구들 꿈에 나타났을까.” 목졸려 살해된 뒤 암매장됐던 20대 여성이 절친한 친구들의 꿈에 동시에 나타난 사실이 밝혀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유족과 친구들은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나비로 환생했다는 ‘아랑의 전설’이 재현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설에 따르면 400여년 전 조선 명종 때 자신을 겁탈하려던 관노에게 반항하다 살해된 경남 밀양군수의 딸 아랑(阿娘)이 신임군수 부임 첫날에 귀신으로 나타나 억울함을 하소연했다.신임 군수마다 혼비백산하는 바람에 줄초상이 났으나,한 용감한 군수가 아랑의 사연을 듣고 넋을 달랬다.이튿날 나비로 나타난 아랑이 범인의 갓에 내려앉자 군수가 자백을 받아내고 극형에 처한 것. 2003년판 ‘아랑’은 실종된 지 2개월 만인 지난 17일 충남 아산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김모(22·여)씨.김씨의 중학교 동창생 4명은 19일 새벽 병원 영안실에서 기자와 만나 “친구가 실종된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실종 이틀 뒤 모두 똑같은 꿈을 꾸었다.”고 울먹였다.이들은 “두눈을 감은 친구가 들것에 실려 다급하게 병원 응급실로 들어갔고,그 광경을 주변 사람이 많이 지켜보는 꿈을 꿨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황모(22·여)씨는 “똑같은 꿈을 꿨다는 사실을 알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고 말했다.신모(22·여)씨는 “며칠 뒤 집 앞에서 빨간 옷을 입은 친구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쪼그려 앉아 구슬프게 우는 것을 봤다.”면서 “걱정이 돼서 다가갔더니 곧 사라졌다.”고 통곡했다. 이들은 “2개월 만에 붙잡힌 범인 유모(26)씨가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진술한 점이 석연치 않다.”면서 “집과 직장만 아는 친구가 입대한 남자친구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날 리 없다.”고 말했다.같은 꿈을 꾼 것도 억울하게 죽은 친구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도 친구나 유족들의 한결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거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경찰은 범인 유씨가 카드빚 20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제의했다는 주변 인물의 진술도받아냈다.2003년판 ‘아랑의 전설’은 어떻게 진실이 밝혀질까. 박지연 이효연기자 anne02@
  • 사회 플러스 / 20대男 지하철 뛰어들어 숨져

    12일 오후 5시 35분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이모(23·관악구 봉천동)씨가 사당역 방향으로 향하던 2355호(기관사 신정호) 전동차에 뛰어들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2001년 군에서 의가사제대한 뒤 정신질환을 앓아 왔고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이씨가 우발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다.
  • [씨줄날줄] NLL과 꽃게

    서해 바다에 또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해군은 어제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조업하던 북한 어선 8척에 경고포격을 해 북으로 돌려보냈다.북한 어선들이 지난달 26일 이후 거의 매일같이 NLL을 넘어와 마구잡이 조업을 하는 데 대한 첫 무력조치다. 1999년 6월15일 꽃게 조업이 막바지이던 때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 함정에 선제공격을 가했다.북 어선과 경비정들이 같은 달 7일 이후 잇따라 NLL을 침범해 해군과 1주일여 동안 실랑이 한 끝에 벌어진 교전이다.밀어내기 작전으로 북한 경비정을 몰아내던 해군은 즉각 반격을 가했다.이 결과 북한은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경비정 2척이 파손됐으며 최소 2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관측됐다.이후 북한은 실탄 사격훈련 등을 강화하는 등 보복을 다짐해 왔다고 한다. 2002년 5월29일 붉은악마의 함성이 전세계를 뒤덮던 순간 서해 NLL을 넘은 북한 경비정이 또다시 선제공격을 가했다.하지만 3년 전과 달리 해군이 총 한발 제대로 쏘지 못한 채 당했다.해군은 앞서 11일과 13일,27일과 28일에도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었다가 돌아갔다며 이날도 단순 월경 정도로 판단했다.이로 인해 해군장병 6명이 전사하고 고속정이 침몰했다.군 당국은 기존 5단계 교전규칙을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 3단계로 단축했다.즉각적인 무력대응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연평도 남쪽 해상엔 너비 724㎢의 사다리꼴 모양의 어장이 있다.대·소연평도 어민들에게 허가를 내준 어선 55척만이 조업할 수 있는 특별구역이다.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은 7∼8월 산란기를 전후한 4∼6월과 9∼11월.특히 산란기를 앞둔 6월이 절정기다.이 시기 남북 어선들이 NLL을 넘나드는 꽃게를 쫓아 필사의 조업에 나서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게다가 최근 북한은 마약·미사일 등의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화벌이용 꽃게잡이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지난해 교전으로 큰 피해를 본 남한 어민들 또한 모처럼의 꽃게 대풍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북핵 문제로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 남북 어선의 생존을 건 ‘꽃게잡이 전쟁’이 우발적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당부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 北어선 NLL 집단침범 / 연평도 근해 올 8번째

    북한 어선들이 30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또다시 집단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우리 해군 고속정들이 출동하자 북상했다. 서해상에서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은 올들어 8번째다.또 경비정 월선을 포함하면 북한 선박의 NLL 침범은 9번째가 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연평도 서북방 6마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 15척 가운데 오전 10시30분 5척을 시작으로 7척이 43분까지 잇따라 NLL을 0.1마일에서 0.9마일 가량 넘어와 조업하다 11시30분쯤 모두 되돌아갔다.북한 어선이 NLL을 침범하자 사전 배치 중이던 해군 고속정 1개 편대(2척)가 시위 기동을 벌이면서 경고방송을 했고,초계함 1척도 연평도 서남쪽 7마일 지점에서 지원태세를 유지했으나 북한 경비정의 특이활동은 없었다. 이처럼 북한 어선들이 지난 26∼28일과 30일 연속 NLL을 침범하고 27일에는 하루 세 차례나 넘나들자 해군과 합참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감시태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어선들의 꽃게잡이 욕심에 따른 우발적 월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남북간 교전이 발생했던 지난해에는 어선보다는 경비정들의 월선이 잦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총련 수배해제방침 유보

    강금실(康錦實·사진) 법무부장관은 21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간부들의 수배해제 방침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한총련이 5·18묘지 정문을 막아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이 늦어진 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하러 법무부를 방문한 5·18민주항쟁 기념행사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한총련에 대한 수배 해제 등 조만간 가시적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모든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강 장관은 이어 “정부가 한총련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한총련도 관성적인 시위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한총련의 이번 시위에 대해 강 장관은 “법 집행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불법행위를 묵과하기 어렵다.”면서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길 광주·전남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 기념행사 공동위원장 4명은 강 장관에게 “한총련 학생들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면서“도로여건 등 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인 점을 감안,관련자들을 선처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지법은 이날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청구된 한총련 11기 의장 정재욱(23)씨와 전남·광주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 윤영일(25)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경찰은 이날까지 34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이들 가운데 서모(20·서울대 2년)씨가 이날 광주북부경찰서로 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 장택동 유영규기자 taecks@
  • 한총련사태 파장 / 한총련 ‘당황’

    정부가 한총련의 5·18 기념행사 방해 사태를 불법행위로 규정,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자 한총련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새 정부 들어 청와대와 한총련 관계자의 물밑 대화를 통해 한총련 합법화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했다.한총련 11기 정재욱 의장이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한총련 합법화 분위기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드러냈다. 한총련은 이날 하루종일 비상 간부회의를 소집,대책 마련에 부심했다.각계에서 쏟아지는 비판 목소리를 의식한 때문이다. 한총련 관계자는 “국립묘지로 승격한 이후 처음 맞는 5·18행사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대미 외교에 대한 생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시위방식을 놓고 이견은 조금 있었지만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정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진상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총련 죽이기’로 몰아가는 사태가 재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의 초강경 대응방침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한총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투쟁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구혜영 이두걸기자 koohy@
  • 강탈 문화재 회수 가능성 높다

    국립공주박물관이 지난 15일 밤 강탈당한 국보 제247호 공주 의당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4건의 문화재를 되찾을 수 있을까. 도난 문화재의 회수율은 높은 편이 아니다.전국적으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도난당한 136건 4989점 가운데 돌아온 것은 18%인 24건 453점뿐이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공주박물관 유물만큼은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유물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에 신고… 처분 힘들듯 이미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범인들도 ‘시장’에 내놓는 순간 검거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려하고 있는 점은 해외 반출이다.하지만 백제의 불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에서도 금동 불상 등이 공개적으로 거래되기는 어렵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대회를 기념하는 전시회에 출품되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도 잘 알려져 있다.경찰이 ‘수집가의 요구에 따라 강탈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것도 처분하기가 워낙 어려운 유물이기 때문이다. 중앙박물관은 이미 유네스코에 도난문화재로 신고했다. 어느 나라에서도 경매시장 등 공개된 장소에 나오면 즉각 통보된다.아울러 문화재 절도 사범의 공소시효는 아예 없다.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팔려고 내놓았다가 발각되면 처벌을 받는다.문화재보호법은 불법 문화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샀더라도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문화재 도난 사고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도난 사건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문화재 절도사범은 현장 답사를 하여 경보장치와 순찰시간을 파악한 뒤 밤 10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밤 10시25분에 일어난 이번 사건도 시간과 정황이 모두 일치한다는 것이다. ●“귀중한 유물 출입문서 먼곳 전시를” 망치를 이용하여 진열장의 유리를 깨고 유물을 가져간 것도 초보자의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다.1995년 순천 송광사에서 보물로 지정된 고려국사진영을 훔쳐갔을 때는 국사전 뒷벽을 허물었다.2001년 여주 목아불교박물관에서도 범인들은 지하 배수구를 이용하여 전시실 뒤쪽에 접근한 뒤 창문을 부수고 침입했다. 최근 ‘도난으로부터 박물관 보호’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춘근 문화재청 기획과장은 “첨단 방지시스템도 완벽한 보호수단이 될 수 없는 만큼,귀중한 유물은 출입문에서 먼 곳에 전시하는 등 사전에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서동만 기조실장은 누구 / 햇볕정책 강조 ‘대표적 진보학자’

    대북 포용기조를 강조해온 대표적인 진보 소장학자.기조실장 내정자로 알려진 뒤부터 친북 좌파 사상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해 서해교전과 관련,서 실장은 “군사적으론 북한의 계획된 선제공격이지만 정치적으론 우발적인 북한의 실수”라고 평가했다.또 한 포럼에서 햇볕정책 실패론과 관련,“생각한 만큼 실천하지 못한 게 (도리어) 문제”라며 “보수층의 퍼주기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조건없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사업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부 주도,대북 전력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채찍보다는 당근,평화공존 논리로 북한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특히 북한의 국제테러 지원 증거가 없는데도 미국 정부가 잘못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반미 성향이 지나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평가는 엇갈린다.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시대 변화에 어느 정도 앞서가며 북한 바로 알기,남북화해 분야에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말했다.서 실장을 둘러싼 친북 논란은 냉전적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한계라고 말했다.그러나 외교안보연구원 시절 그와 함께 일한 한 인사는 “편향성이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서 교수 자신은 최근 국회 정보위 청문회가 덮어씌운 친북 올가미는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 매도”라며 반박했다. 일본 유학시절 진보적 성향의 북한전문가 와다 하루키 교수를 사사했으며 도쿄대에서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북·미,북·일,한·일 관계 전문가로 활동해오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 자문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부인 강옥초(42)씨와 1녀.
  • ‘국정원 기조실장 불가’ 서동만교수 문답 / “친북좌경으로 일방적 매도”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장 청문회에서 ‘증인’ 자격으로 출석,‘사상 검증대’에 올랐던 서동만(사진) 상지대 교수는 24일 자신을 둘러싸고 국정원 기조실장 자격 및 사상 시비가 일고 있는 것과 관련,‘일방적 매도’라고 반박했다.그는 “그(기조실장) 자리에 간다,안 간다를 떠난 문제”라며 “논리적으로 해명했음에도 불구,국민들에게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국정원 개혁작업을 도맡아 한,비전문가 출신의 친북좌경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북한 연구 정보위가 불가 판단을 내렸는데. -정보위가 문제삼은 것은 세가지다.공식 내정자도 아니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국정원 직원들의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고,두번째는 친북 성향,세번째가 비전문가로 부자격자란 점이다.증인석에서 논리적으로 지적의 불합리함을 설명했지만,결국 국회의원들의 거두절미한 이야기만 간접 화법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게 됐다.나의 주장이 공중파TV 등으로도 방송이 안 돼 일방적으로 매도당했다. ●국정원 정책자문 경험 국정원이라는 조직의 성격상친북성향이 논란이 된 것 아닌가. -청문회에서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제네바 합의를 미국이 어겼다고 해석했다거나,서해교전을 하부 조직의 우발적인 도발로 해석했다는 것 등인데 북·미 양자가 다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해왔음을 설명했다.또 서해교전은 군사적으로 계획적 도발이고,정치적으론 우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이같은 해석은 오히려 김정일의 위상을 깎는 해석이란 역설적인 논리도 곁들였다. 정보 전문가가 아니란 지적도 있었지만,꼭 실무 부서에 근무해야 전문가는 아니다.정책자문,학자로서의 경험도 중요하다.인수위에도 학자들이 배치돼 일을 한다.정책 전문가와 정책 결정자가 함께함으로써 관료사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게 아니냐.20년 동안 북한정부를 연구했다.국정원은 북한을 다루는 부서다.그밖에 대통령 정책자문,통일부 정책자문,국정원 정책자문역을 했었다.이같은 설명을 국민들이 듣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느낌이다. ●비밀취급인가 받았다 국정원 개혁작업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했다는 부분은. -청문회 때 나를 증인으로 채택한 첫번째 근거다.왜 자격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보고를 받았느냐는 문제인데,국정원이 밝혔듯 ‘비밀취급인가’를 받아서 일한 것이다.절차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그런데 이 문제는 뒤로 가고 사상 공격만 받았다. 국정원 내부 조직 반발도 한 요인 아닌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분이 해 나가실 사안이지만,내가 자리를 맡는 것에 따라 이렇다,저렇다 하는 차원이 아니다.국정원 개혁을 위해서는 조직의 사기와 기강이 중요하다. 일각에서 고영구 후보자가 서교수가 배제되면 국정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전적으로 임명권자의 몫이지,내가 그 전제가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서동만 청문회 방불/ 국정원 기획실장 내정설 여파 여야의원, 北核시각등 추궁

    22일 열린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서동만(사진) 상지대 교수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서 교수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돈 때문인지 그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기조실장으로 부적절 서 교수는 “(기조실장 내정은)사실무근”이라며 극구 부인했고,고 후보자도 “누구를 임명 제청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러나 “안 간다는 소리는 안 하네.”라고 꼬집은 민주당 박상천 의원을 비롯한 정보위원 대다수는 내정을 기정사실화했다.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서 교수가 대북관계를 전담하는 3차장을 원했다던데.”라며 한술 더 떴다. 정형근 의원은 “기조실장에 맞지 않다.”면서 “국정원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켜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정 의원은 비공개 심문에서도 “고 후보자,서 교수,이종석 NSC차장 모두 미국을 모른다.”면서 “후보자 1인만 개혁성향이면 되지 실무자 전부 개혁적 외부인사로 충원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서 교수의 도쿄대 박사논문,서해교전에 대한 시각,북핵 인식 등도 논란이 됐다.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북한의 강석주가 우라늄농축 핵개발에 대해 ‘NCND’ 하는 것은 정세가 불리하니까 발뺌한 것이고 전에 북한을 방문한 켈리에게는 시인했었다.”면서 “왜 북한이 협상용으로 허풍을 떨었다고만 보느냐.”고 따졌다. 전직 국정원장인 천용택 의원도 “서 교수가 서해교전을 정권 차원이 아닌 작전지휘부 수준의 우발적 사건으로 단정한 것은 북한에 우호적인 해석”이라고 비판했다.서 교수는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인식을 위해 노력했다.”며 “친북좌파가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사건도 질타 서 교수가 인수위원 시절 대일특사단의 일행으로 파견됐을 때 일화도 도마에 올랐다.홍준표 의원이 “외교관들이 많은 모호텔에서 술에 취해 경찰의 뺨을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질책하자 서 교수는 “택시기사와 요금 문제로 승강이를 벌인 적은 있으나 때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고 후보자는 국정원 업무보고시 서 교수가 동석한 데 대해 “청문회 준비를 위해 조언을 받았고 비밀취급 인가도 받았다.”고 말했다.고 후보자는 지난 78년 서울 영등포지원 판사 시절 학생인 서 교수에게 긴급조치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한 ‘인연’도 있다. 박정경기자 olive@
  • [사설] 북·미 ‘무력 시위’ 안된다

    북한이 어제 함남 신상리 해안에서 동해상으로 지대함 미사일을 또 발사했다.이날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해당 해역을 통제하고 항해 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등의 움직임으로 예견돼 왔었다.하지만 북핵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위임은 부인할 수가 없다.북한은 통상 3∼11월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왔으나 올해는 조기 실시하고 있다.미사일 성능 시험이라기보다는 북핵 정세와 관련한 대미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우리는 북핵 상황은 더 이상 악화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어떠한 무력시위도 지금은 경계해야 한다.무력시위는 성격상 갈수록 강도를 높여가므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은 ‘정찰기 사건’이후 자국기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이지스급 순양함을 동해에 배치하고,핵항모 칼빈슨호의 한국내 항구 파견을 계획하고 있다.칼빈슨호의 항구 배치는 4년만의 일로서 한·미연합훈련 참가 목적이지만,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북핵은 북·미간 대화없이 표류하고 있다.미국은 어제도 파월 국무장관 등이 북·미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아직 실체가 없는 다자간 틀 속의 대화를 고집했다.북핵은 미국측의 이라크전에 대비한 시간벌기 차원에서 ‘묵인’ 내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북핵 해법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사이,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미의 우발적 군사 충돌이다.워싱턴포스트도 비무장지대에서의 북·미간 우발적 충돌은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결론적으로 북·미의 군사 행동은 한계를 넘는 무력시위가 돼서는 안 된다.통상적 군사 훈련을 넘는 행동은 마땅히 자제돼야 한다.한반도 주변에서의 군사 행동은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북·미는 북핵 문제가 지극히 예민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대형사고로 본 우리사회/ 고도성장 ‘채찍’… 안전장치 ‘파열’

    대구지하철 참사는 방화범이 저지른 것이지만 그 대처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함은 과거 숱하게 빚어진 우리 사회의 대형사고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안전무시의 성장위주 사회가 또한번 총체적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다.서울대 사회학과 장경섭 교수가 한국을 ‘복합위험사회’로 규정하고 그 해결책과 함께 안전 확보에 따른 딜레마를 진단해봤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확률적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건이다.방화범 문제는 접어두더라도,객차의 의자·바닥·천장을 온통 가연재로 설치한 일,화재가 났을때 승객 대피를 오히려 차단하는 지하철 역사,화재 경보를 무시한 상황통제실,화재 이후 기관사와 상황통제실이 함께 보여준 무대책 등이 겹쳐 일어났다.화재 경고를 무시한 또다른 열차의 진입과 실질적 승객 감금 행위,상황통제실의 계속된 무대책과 기관사 도주 유도 등도 가세했다.이 가운데 한가지만 막았어도 200여명이 극도로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런 비(非)상식적인 일들이한꺼번에 터진 것을 그저 대구 시민들만의 불운으로 돌릴 수는 없다.한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비상식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는 대구지하철 화재뿐 아니라 그동안 끊임없이 발생한 대·소형 안전사고들에 의해 입증되었다.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대구·서울지하철 공사장의 폭발사고 등 초대형 구조물 사고가 잇따랐으며 교통사고율,산업재해율 등 일상적 안전사고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가 있다.일전에 인천 씨랜드 화재참사로 어린 자녀를 잃은 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메달을 반납하고 외국으로 이주하기까지 했다. 이런 갖가지 위험요소로 시민의 안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위협받게 되자,서구의 ‘위험사회’(risk society) 논의가 한국 지식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서구에서도 두 세기를 넘는 지속적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얻은 물질적 풍요의 이면엔 사고와 재난의 일상화라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서구인들은 원자력 관련 사고에서 유전자조작 식품까지 발전의 결과로 치러야 할 엄청난 비용에 직면해 있다.사고와 재난들이 더이상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일정한 확률로 발생하는 ‘일상성’의 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위험사회론이다. 초고속산업화를 통해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발을 들인 한국은 위험사회 증후군 역시 앞당겨 경험하고 있다.그런 한편 초보적 안전관리의 미비로 후진국형 재해들도 계속된다.장마때면 하천관리가 소홀한 도시들이 수중에 잠기고,난개발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들이 흙더미에 묻히는 일이 반복된다.건설만 하고 관리는 하지않는 수많은 죽음의 도로들에서 만취 기사가 과속 운행한 대형버스들이 전복,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일이 이어진다. 일상화된 비리와 탈법 속에서 부실시공된 건축·구조물이 붕괴되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날림 사회형’ 재해가 널려있다.무엇이든 단기간에 최대한 건설·생산하고 소비하려다 보니 갖가지가 압축적으로 경험되는 ‘폭증 사회형’ 재해도 잇따른다.이런 재해들은 한국의 독특한 발전경험과 결부된 ‘한국형’ 재해다.한국은 선진국형,후진국형,나아가 한국 특유형의 갖가지 위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험사회’가 돼가고 있다.이 가운데 한국형 재해들이 특히 문제이다. 증사회형 위험은 한국의 근대화가 ‘외연적 경제성장’ 아래 짧은 기간 엄청난 경제·사회적 변화를 거치면서 이뤄진 때문이다.생산과정의 효율성·안전성을 개선하기 보다 노동력과 자연자원을 착취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재난과 오염이 급증한다.외연적 성장전략이 주효해 생산·건설·소비·교환활동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급증했다.경제 활동량에 대한 안전사고의 발생확률이 일정하다면 경제활동이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도 늘 수 밖에 없다.그런데도 안전문제 대처는 뒤로 미루고 경제성장에 따른 이윤·소득·세수 증가만 누리겠다는 일종의 ‘선(先)성장,후(後)안전’의 태도가 만연해 있다. 제·사회활동의 폭증에 따라 위험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으려면 활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물리적 시설과 장치의 확충뿐 아니라 조직·문화적 관리역량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그러나 이 관리역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일종의 ‘문화지체’(cultural lag)다.이는 생산라인처럼 가동시간을 늘리거나 속도를 높여서 일시에 보강될 수 있는게 아니다.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상당기간의 학습·훈련·적응이 필요하다.조직·문화적 역량이 갖춰진 상황에서도 활동이 증가하면 안전사고도 따라 늘 수밖에 없는데,역량도 갖춰지지 못한 한국사회에서는 안전사고의 더욱 심각한 폭증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위험폭증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급격한 산업구조 및 생활양식의 변화 자체가 위험과 재난의 폭증을 추가로 야기한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속도 효율(speed efficiency)’ 문화의 이면에는 일종의 날림사회형 위험이 급증하게 됐다.일정 수준의 국가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향상,특정한 국가시설의 건설을 최단시일내에 이룩하는 것이 집권정부 업적의 증표가 되면서 속도 효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나타났다.기업 차원에서는 폭발적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변화에 대응해 가급적 개별 사업들을 최단시일내에 마무리짓고 서둘러 다음 사업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기업 성장전략이 만연했다.무모한 납기 및 공사기간 단축을 최선의 경영성과로 여기는 속도 효율의 문화였다. 정부와 기업의 속도 효율에 대한 집착이 안전문제에 대한 담합적 부실을 야기했다.국가적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생산업체들이 산업안전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풀(full)가동되는 것을 정부는 규제는 커녕 은근히 독려했던 것이 사실이다.심지어 대형교량 등 기간시설을 앞당겨 완공하기 위해 기업들을 재촉하는 것이 정부의 관행이었다.기업들도 이를 싫지 않게 받아들였다.설사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인등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언제나 ‘산업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령 만능주의 풍토 속에서 주로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은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산업 및 생활 현장에서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대목도 많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시되거나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이 엄격하게 준수될 때 이또한 여러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업조직과 사회체계의 맹점을파악한 버스 운전사,지하철 노동자,통신회사 노동자 등은 준법투쟁이라는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투쟁전략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려 했다.그런데 준법투쟁을 통한 노동자들의 목표가 작업 안전성의 제고보다는 임금인상 등 다른 권익의 확보에 더 치중한다는 데 사회적 딜레마가 있다.결국 노사는 탈법 운행에 담합한 셈이다. ◆해결책 없나 한국인들은 선진국형,후진국형,한국특유형 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따라서 안전사고의 예방과 대처가 어느 사회에서보다 중요하다.국가의 안전보장 및 관리업무가 국정의 최우선 사안의 하나이며,시민들과 기업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함과 동시에 자체적인 안전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생산노동자,농민,여성,아동,노인 등 자기보호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안전사고의 피해도 집중적으로 입게 되는 이중적 불평등의 문제도 국가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이들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정치·경제질서 속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상받기는 커녕 최근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의 집중적 희생자가 되는 또다른 고난에 직면했다. 안전문제는 사회정의적 차원에서도 국가의 핵심적 공공사업의 영역인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공기를 마시고,안전하게 출퇴근·등하교를 하고 공공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국민복지적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보편적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국가관료,기업인,전문가,시민 개개인의 도덕적 각성과 문제의식 확립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발전이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요구된다. 각종 사회적 위험 요인은 급속한 외형성장 등 물질적 팽창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관리 소홀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안전복지 차원에서 경제발전의 공과를 재평가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노력을 재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최근 환경운동에서 제기한 ‘녹색 국민소득’(green GNP),‘녹색 급부’(green payments) 개념처럼 안전국민소득,안전급부 개념의 도입을 정책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에 수반되는 심리적·육체적 안전의 위협을 감안,국민소득의 변화를 재산정하는 것이 안전국민소득이다.사회의 여러부문과 집단이 수행하는 안전제고 역할을 파악,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안전급부 도입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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