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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마치 폭격당한 듯 ‘잿더미’가 된 도시…위성으로 본 베네수엘라 강진

    [포착] 마치 폭격당한 듯 ‘잿더미’가 된 도시…위성으로 본 베네수엘라 강진

    지난 24일(현지시간) 발생한 베네수엘라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 수가 빠른 속도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그 참상이 멀리 위성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CNN 등 외신은 25일 이번 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북부 해안 도시 라과이라의 피해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위성업체 밴터(Vantor)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시내 중심부의 아파트, 호텔, 주택, 창고 등이 잔해를 남기고 폭삭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마치 우크라이나전 등 전쟁으로 인한 공습으로 파괴된 것과 같은 모습으로 이번 강진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짐작게 한다. 실제 이날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TV 브리핑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88명, 부상자는 152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여전히 200명이 매몰돼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종자도 157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병원 8곳, 쇼핑센터 20곳, 공공기반 시설물 46곳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우리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그곳에 갇힌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통계와 민간 통계 크게 차이그러나 베네수엘라 당국의 공식 발표와 달리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지진 실종자를 찾는 현지 민간인 구축 사이트에는 26일 오전 기준 5만 4000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CNN 등 외신은 “수만 명의 실종자 통계 수치는 검증된 것은 아니며 정부 발표와 차이가 크다”면서 “실종자가 이렇게 많은 것은 실제 지진 피해자뿐 아니라 통신망과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돼 일시적으로 가족과 연락이 끊긴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대규모 인명 피해를 공식 인정할 경우 사회적 혼란과 행정 무능력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규모 7.2, 규모 7.5 지진 연이어 발생이번 지진은 24일 오후 6시 30분 4초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카리브해 연안 모론 서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규모 7.20의 첫 번째 지진 발생 후 불과 39초 만에 더 강한 규모 7.50 지진이 첫 번째 진앙에서 남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진 발생 직후 강한 진동이 일어나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깜짝 놀란 주민들은 일제히 밖으로 대피했다. 여기에 이날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에 기여한 1821년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베네수엘라 공휴일이라 주민 다수가 집에 머물고 있었다. 델 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강력한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 명이 넘을 확률은 44%, 10만 명이 넘을 확률은 1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USGS가 최악의 인명 피해를 예상한 이유는 연쇄 강진과 흙벽돌 구조 건물이 많다는 점, 인구 밀집 도심 구역, 공휴일 저녁 시간대 등 최악의 조건들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 정점식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안 미제출, 국정 책임 포기”

    정점식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안 미제출, 국정 책임 포기”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정부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정부 스스로 국정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 명단 제출 압박에 대해서는 “협박에 눈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완수사권은 민생범죄 피해자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사장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며 폐지에 따라 세밀한 보완 입법과 시행령을 발의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 역할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부분적 존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오로지 다가오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대전 승리를 위해 보완수사권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은 국정운영보다 명청 대전 당권 투쟁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 요구도 재차 거듭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법사위원장직 가져와야 할 이유가 한층 더 커졌다”라며 “야당 법사위원장 제어장치 없으면 민주당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은 졸속 입법으로 민생범죄 수사기능을 불가역적으로 망가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늘 정오까지 상임위 명단 제출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가져가겠다고 겁박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독재정권다운 협박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협박 정치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협상안 가져와서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달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한 후보자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는 모두의창업 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기본권 침해이자 청년 창업가들의 꿈과 비전을 짓밟은 대형 보안 참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청년 창업가들의 꿈을 짓밟은 보안 참사의 책임자가 대국민 사과 한 번 하고 총리로 승진하는 것은 국민 우롱”이라며 “즉각 총리 후보자와 중기부 장관직에서 동시 사퇴하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5척 남았다” 한국 선박 8척 호르무즈 해협 추가 통과

    “5척 남았다” 한국 선박 8척 호르무즈 해협 추가 통과

    해협 내 이란 드론 공격 등 불안정 지속 이란 “호르무즈 관리, 전쟁 전 안 돌아가”호르무즈 통항 유료화 시 연 60조 수익 중동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한국 선박 8척이 추가로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제 남은 선박은 5척, 승선원은 47명이다. 해양수산부는 26일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대기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8척이 해협을 통과해 정상 항해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37명이 승선하고 있다. 목적지가 한국인 선박은 1척이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은 5척으로 줄었다. 지난달 초 피격으로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인 HMM 나무호도 포함돼 있다. 해협 내 한국인 선원은 외국 선박에 승선 중인 30명을 포함해 모두 47명이다. 이로써 2월 말 전쟁 이후 해협 내 갇혔던 한국 선박 26척 중 21척이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했다. 해수부는 “외교부를 통해 우리 선박 통항을 위한 외교적 지원과 더불어 해당 선박들이 통항하는 동안 실시간 모니터링과 통항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안전 운항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선박 외에도 다른 국적 선박들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탈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협 내 상황은 불안정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오만 쪽 항로로 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이란 측의 드론 공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도 해협 내 선박과 선원 철수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 선박은 대부분 이란 측과 협의를 거쳐 이란 쪽 항로로 빠져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추진한편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 관련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전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오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리 체제는 결코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튀르키예가 국제수로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1936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등대 운영과 해난 구조 서비스 명목으로 요금을 부과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 이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리 체제에 참여하고 통행료 수입도 함께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보안·환경 서비스가 유료화될 경우 연간 4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 “최악, 참혹했다” 안정환 폭발…“감독 책임, 졌잘싸도 아니다” 홍명보 직격

    “최악, 참혹했다” 안정환 폭발…“감독 책임, 졌잘싸도 아니다” 홍명보 직격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이 최악의 졸전을 펼친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싹 다 바뀌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예선 A조 3차전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후반 17분 마세코에 실점해 0대 1로 패했다. 한국은 승점 3점으로 멕시코(승점 9점)와 남아공(4점)에 이어 A조 3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다른 조 상황을 지켜본 뒤 총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8개 팀에게만 주어지는 32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지 판가름 난다. 안정환은 이날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월드컵에서 이렇게 답답한 경기가 또 있었을까. 이번 대회 3경기 중 최악이었다. 참혹했다”면서 “아무것도 못 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또 전술에 대해선 “전술? 없었다. 전술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 책임이 맞다.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라며 “어떤 성적을 내든 경기력만 따져보면 책임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 완전히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거다. 잘못되면 축구협회도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정환은 특히 “일본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난다”며 “미리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후배들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안정환은 “절실함도 없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도 아니다. 이게 월드컵인지 모르겠다”라며 “뭔가 문제가 있거나 곪아 터진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팀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정환은 이번 글에서 “손흥민의 교체 타이밍을 두고 논쟁이 오가는데, 손흥민을 아꼈다고 해서 선발로 들어간 선수가 안 좋은 선수라는 뜻인가. 그런 식의 비난은 해당 선수에게 자괴감이 들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가 대표팀을 흔든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며 “난 누구의 편도 아니고 뼛속까지 한국 축구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북한 건들지 마” 푸틴의 경고…대북 제재 막으려는 ‘검은 속내’ 따로 있다? [핫이슈]

    “한국, 북한 건들지 마” 푸틴의 경고…대북 제재 막으려는 ‘검은 속내’ 따로 있다? [핫이슈]

    러시아 외무부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5일(현지시간) 이석배 주러시아대사를 만난 뒤 외무부 성명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접경지 인근에서 계속되는 한국과 미국의 대결적 군사 활동이 한반도와 역내 전체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양에 대한 압박과 제재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에 대한 의지를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한국 측에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는 한국 지도부가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러 공격에 공개적으로 동조하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루덴코 차관은 현지 타스통신에 ‘작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후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에 대한 한국 현 행정부의 수사가 전임 행정부들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선의의 표명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며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무역·경제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대놓고’ 북한 감싸기 나선 진짜 이유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불리한 전황이 이어지는 등 ‘제 코가 석 자’인 러시아가 한국에 대북 제재 중단을 요청한 배경은 따로 있다. 먼저 북한은 러시아에 실질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 탄약, 미사일 등을 공급했고, 쿠르스크 등 러시아 영토에서 파병 북한군들이 직접 전투를 지원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북한은 2024년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한쪽이 침략을 받으면 상호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했다. 이는 과거보다 훨씬 강한 수준의 협력 관계다. 더불어 러시아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국제적 압박으로 약해지면 러시아도 군사·외교적 협력 상대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러시아는 줄곧 중국과 함께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추가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에 보복할 수밖에” 우크라 지원 차단하는 러시아이번에 러시아 외무부가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이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러 공격에 공개적으로 동조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서방의 군사적 공격이 아닌 대러 경제 제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 주요 은행들과의 금융 거래를 제한하거나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 정밀기계, 전자장비, 항공우주 관련 기술, 소프트웨어 등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했다. 더불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에 대해 금융·외환거래 제한 등 독자 제재를 추가로 시행했다. 다만 한국은 미국이나 EU처럼 가장 강한 수준의 전면 제재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루덴코 차관은 지난 3월에도 한국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당시 타스통신에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간접적으로 공급하는 데 참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러한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러시아는 어쩔 수 없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최소 188명·부상 1520명…“매몰자 구조 사투”

    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최소 188명·부상 1520명…“매몰자 구조 사투”

    24일(현지시간) 발생한 베네수엘라 강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8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25일 TV 브리핑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88명, 부상자는 152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현재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여전히 200여명이 매몰돼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종자도 157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이재민 가구는 2927가구에 이른다. 로드리게스 의장에 따르면 최소 250채의 건물이 파손됐다. 특히 병원 등 사회 기반 시설 피해가 컸다. 그는 병원 8곳, 쇼핑센터 20곳, 공공기반 시설물 46곳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우리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그곳에 갇힌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현재 라과이라주에서 머물며 피해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국제공항과 항구가 위치한 라과이라주는 이번 연쇄 지진으로 고층 건물 40여채가 무너지는 등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은 24일 오후 6시 4분쯤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168㎞ 떨어진 몬탈반 인근에서 규모 7.2로 첫 발생했다. 그로부터 39초 후 규모가 7.5로 더 큰 지진이 뒤따랐다. 지진 발생지점 인근은 지난 9월에도 규모 6.2와 규모 6.3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 110여명의 부상자가 나오기도 지역이다. 이처럼 두 지진이 거의 같은 위치에서 연이어 발생할 경우를 ‘이중 지진’ 또는 ‘쌍둥이 지진’이라고 부른다.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컸던 것은 진원의 깊이가 비교적 얕았던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이중지진의 진원 깊이는 각각 20㎞, 10㎞였다. 여진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은 지진 발생 지역 일대에서 향후 일주일간 규모 3~5 수준의 수많은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씨줄날줄] 전원일기의 꿈, 그 후

    [씨줄날줄] 전원일기의 꿈, 그 후

    지인들 가운데 은퇴 뒤 시골에 작은 집을 두고 오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처음엔 텃밭과 마당, 맑은 공기와 조용한 저녁을 말한다. 그러다 집을 고치고 마을에 드나들다 보면 하소연의 결이 달라진다. 마을 공동 사용을 이유로 땅 일부를 내놓으라는 억지에 시달렸다는 이도 있고, 정착을 도와주겠다며 노골적인 금전 요구를 받았다는 이도 있다. 이웃 간 정이라는 미명으로 시도 때도 없이 농사일을 도와달라는 억압적 분위기에 곤혹스러웠다는 말도 들린다. 우리가 기억하는 농촌은 오랫동안 국민드라마 ‘전원일기’ 속 양촌리에 가까웠다. 김회장네를 중심으로 이웃이 서로의 대소사를 챙기고, 갈등도 결국 정으로 풀리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귀농·귀촌인이 실제로 만나는 농촌은 훨씬 복잡하다. 오래된 관계망과 마을의 관습,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정부 통계에서 농업을 생업으로 삼는 귀농가구가 최근 다시 늘어난 것은 반가운 신호다. 베이비부머 은퇴와 농업 기계화가 맞물리며 농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귀농 행렬의 중심축은 은퇴를 전후한 고령층이다. 농촌의 허리가 되어야 할 30·40대 청년농의 비중은 전체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촌의 미래를 떠받칠 청년농 기반은 여전히 미약하다. 농촌으로 거처를 옮기는 귀촌은 더 냉정한 질문을 던진다. 지난해 귀촌하는 발길은 오히려 한풀 꺾였고, 많은 이들이 초기 3년의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 특히 직업을 찾아 내려온 30대 중심의 청년 귀촌인들에게 농촌은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이 되어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귀농·귀촌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집은 옮길 수 있어도 그곳의 ‘생활세계’에 뿌리내리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농촌의 미래는 유입되는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그곳에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에 달려 있다. 박상숙 논설위원
  • [서울광장] 솔라시도에 공장 지어야 ‘RE100’이란 착각

    [서울광장] 솔라시도에 공장 지어야 ‘RE100’이란 착각

    티베트 고원 끝자락,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 사막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7배 면적의 태양광 단지 탈라탄이 있다. 설비 용량이 약 17GW로 원전 17기에 맞먹는 규모다. 이 전력은 송전선을 타고 3000㎞ 떨어진 중국 동부 연안으로 향한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가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짓는 팹이 송전선 동쪽 끝단인 상하이에 있다. 창장메모리는 우한, 창신메모리는 허페이가 생산기지다. 초고압 송전선이 대륙을 횡단하는 길목의 대도시로 양쯔강이나 차오후 호수를 낀 입지다. 전력은 반도체 팹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팹을 돌리려면 하루 수십만t의 고순도 정제수, 수천 명의 엔지니어, 150여개 소부장 협력업체의 생태계가 함께 있어야 한다. 인재와 협력업체는 유치할 수 있지만 물은 다르다. 전기는 전선을 통해 어디든 보낼 수 있는 반면 반도체 세정에 쓰이는 정제수는 그렇게 보낼 수 없다. 파생되는 갈등 양상도 다르다. 송전탑 설치가 보상과 노선 조정이라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님비 갈등을 유발한다면, 논밭에 대던 물을 공장으로 돌려야 하는 물 갈등은 제로섬 게임이 된다. 실제로 반도체 공장에 물 대기는 난제 중 난제다. 용인 클러스터에서도 한강 수계의 댐 용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부처와 지방정부, 기초단체가 몇 년째 협의를 벌여 왔다. 4대강 중 하루 100만t 이상 반도체 공장 용수 공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수계는 소양강·충주·팔당댐을 가진 한강뿐인데 그 한강을 총동원해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가뭄이 들 때마다 생활용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곤 하는 남부권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거론되는 후보지 중 새만금은 금강 수계 용담댐에 의존하는데 2040년 기준 여유 수량이 하루 수만t에 그칠 전망이다. 광주·장성 첨단3지구나 광산구 서창동 부지는 영산강 수계에 속하는데 여기의 여유 수량도 수만t에 불과하다. 전공정 팹이 요구하는 하루 수십만t과는 자릿수가 다르다. 애초에 정부와 기업이 논의하던 시설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이었다. 이 정도라면 남부 지역 물 사정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는 물을 거의 쓰지 않고, 후공정도 전공정에 비하면 용수 부담이 훨씬 작다. 그런데 이달 들어 청와대 정책실이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의 삼위일체(트리니티)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후공정이 전공정으로, 수조원이 수백조원으로 바뀌었다. 왜 바뀌었는지 이유에 대한 설명도, 그에 따른 용수 확보 구상도 제시되지 않았다. 대신 꾸준히 제기된 것이 용인 클러스터의 갈등 비용이다. 땅끝 솔라시도에서 용인까지 송전망을 확충하는 데 비용과 갈등이 따른다는 것인데,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이 비용을 꼭 낭비로만 보기도 어렵다. 한 선로가 끊겨도 다른 경로로 우회하는 것이 그리드 설계의 기본이기 때문에 이참에 국토를 종단하는 송전선을 하나 더 놓으면 전체 전력망의 안정성이 올라간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이해 생긴 투자 여력을 송전망에 쓰면 용인의 전력 문제를 푸는 동시에 국가 에너지 인프라를 한 단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RE100’이라는 명분도 다시 따져 봐야 한다. RE100은 기업이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빅테크 주도 캠페인인데, 실상은 부족분을 인증서로 사서 장부에 기재하는 방식이다. 구글조차 2023년 기준 무탄소 전력 비율이 64%에 그쳤고, 나머지는 화석연료나 원자력 전기를 썼다. 부족한 36%는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사서 채웠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한 최근엔 빅테크들조차 예전보다 RE100을 덜 중시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요구하는 쪽도 장부로 맞추는 것을, 우리만 공장을 옮겨서 물리적으로 구현하려는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수백조원 규모의 결정 앞에서 명분과 셈법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미 결정된 지역을 흔드는 재검토, 지역 균형발전 논리를 기업 투자에 얹으려는 안이함, 정부가 그린 정책을 기업에 건네는 방식. 일련의 과정을 보다 보면 이것이 대한민국 주력산업인 반도체를 대상으로 집행되는 정책이 맞나 싶다. 홍희경 논설위원
  • [산림백서]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체질 개선해야

    [산림백서]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체질 개선해야

    우리 산림에서 소나무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사계절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오랜 세월 자연과 삶의 풍경을 이뤄 왔고 국민 정서적으로 굳건함과 생명력을 상징했다. 그러나 전국의 소나무 숲이 소나무재선충병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재선충병은 감염된 나무를 빠르게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산림병해충이다. 매개충 활동을 통해 주변 산림으로 급속히 확산하는데 피해목 주변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비병징) 감염나무가 존재하면서 방제가 어렵고 피해가 매년 반복된다. 최근 피해 발생 지역이 늘고 극심한 피해가 반복되는 지역도 증가해 기존 방제 방식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그동안 재선충병 방제는 피해목 제거와 예방 나무주사 중심으로 추진됐다. 감염목의 신속한 제거는 건강한 소나무를 보호하는 조치로 여전히 중요한 방제 수단이다. 다만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피해목이 증가하고 피해 지역이 확장되는 등 환경이 변화하는데 재선충병이 유입된 1988년 이후 방제 정책은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더욱이 기후 변화로 재선충병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피해 범위가 증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목 제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재선충병에 취약한 산림 구조를 개선해 확산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방제 비용의 과도한 투입을 줄일 필요가 있다. 최근 주목받는 정책이 ‘수종 전환’ 방제다. 피해가 반복되거나 주변으로의 확산 우려가 큰 지역의 소나무류를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지역 환경에 적합한 수종으로 숲을 전환해 건강한 산림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재선충병의 확산 기반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숲 구조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적 산림관리 정책인 셈이다. 수종 전환 방제는 특별방제 구역, 반복 피해 지역, 선제적 확산 차단이 필요한 지역 등으로 구분해 추진되고 있다. 피해 지역과 건강한 산림의 경계 지역에서는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 경계 지역에서의 초기 확산을 제때 차단하지 못하면 건강한 산림으로까지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수종 전환 방제는 산림 생태와 안전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자연 복원이 진행 중인 지역이나 하층 식생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지역, 산사태 우려가 있는 생활권 주변 지역은 제외할 필요가 있다. 또 벌채 이후 소나무류가 아닌 수종으로 후계림을 조성하거나 필요시 예방 나무주사와 밀도 조절 사업 등을 병행해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 자칫 무분별한 벌채 사업으로 오인당할 수도 있다. 일부 현장에서 방제 지침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발생했다. 방제 사업의 전 과정은 과학적 근거와 법적 절차에 기반해 투명하게 추진돼야 하며 활엽수 존치 여부와 생태적 영향에 대한 사전 검토, 그리고 사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보전 가치가 높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나무 숲이 여전히 많지만 현 추세라면 머지않아 재선충병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방제 패러다임을 피해목 제거의 ‘사후 대응’에서 산림 구조 변화를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소나무 숲의 보전은 특정 수종의 문제가 아니다. 산림의 건강성과 생태적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일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연자산을 보호하는 일이다. 인류가 기후 변화 적응에 적극 나선 것처럼 재선충병의 위협에서 숲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종국 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
  • 임박한 지배구조 개선안, 5대 은행장 인사 흔들까

    임박한 지배구조 개선안, 5대 은행장 인사 흔들까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연말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는 주요 시중은행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은행장 후보군이 거론되며 물밑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는 모두 오는 12월 31일 끝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연말 은행장 인선 역시 회장 중심의 ‘낙점’보다 독립적 승계 절차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는 인공지능(AI)·디지털 전문가, 1970년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부행장들이 급부상 중이다. 최혁재 AI전환(AX)혁신그룹 부행장, 이봉재 기관·제휴영업그룹 부행장, 강대오 미래혁신그룹 부행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부행장은 서울시금고 수성에 기여했고 직전까지 AI·디지털 업무를 맡았다. 최 부행장은 지주 부사장을 겸직하며 신한금융의 핵심 플랫폼인 ‘슈퍼쏠(SOL)’을 총괄하고 있다. 정 행장의 3연임 가능성도 닫혀 있진 않다. 하나은행에서는 창립 이후 첫 여성 은행장 탄생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호성 행장에 이어 ‘영업통’으로 꼽히는 김미숙 하나은행 중앙영업그룹대표(부행장)가 유력 후보군이다. 이 행장은 관례에 따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에게는 영업실적 반등이 연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 행장은 중소기업 영업 전문가라는 강점을 앞세워 취임했지만,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자본비율 관리 과정에서 기업대출 확대에 제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후보로는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경영총괄(사장)과 이해광 개인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경영진의 고강도 쇄신이 요구돼 왔단 점이 연임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거취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①전술 부재 ②손흥민 벤치행 ③무기력

    ①전술 부재 ②손흥민 벤치행 ③무기력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졸전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자 전문가들은 전술 부재와 홍명보 감독의 잘못된 결정, 선수들의 무기력함을 지적했다. ●“공 돌리기만… 플랜B 안 보였다” 많은 이들이 ‘고구마 플레이’라 느끼게 한 슈팅 시도 없이 패스만 오갔던 경기 흐름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전술이 없었던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차상엽 JTBC 해설위원은 “공을 계속 돌리기만 하고 경기 내내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며 “보통 스리백을 쓰면 수비수를 하나 불러들이고 공격수를 넣든지 해야 한다. 플랜B 준비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서형욱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남아공의 중원에 중요한 선수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한국이 중원에서 리드를 잡고 갈 거라 생각했는데 중원에 우리 선수들은 보기 힘들었다”며 “1차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전술과 그에 따른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뚜렷한 목표 없는 파격 선발 라인업 다소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이 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홍 감독이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체코전과 멕시코전 두 경기에서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게 과연 옳은 결정이었냐는 것이다. 서 위원은 “경기 후반, 남아공은 초반부터 선제골을 넣고 잠그는 경기를 펼쳤는데, 홍 감독이 초반에 오현규를, 경기 막판 손흥민을 투입한 것에서 경기 계획부터 대응까지 삐걱거렸음을 알 수 있다”며 “선발 라인업에서 손흥민 정도의 에이스를 빼는 만큼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했는데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 교체 투입으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포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산이었는데, 의도대로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들 컨디션 사이클 잘못 걸린 듯 이날 눈에 띄게 둔했던 대표팀의 움직임에 대해선 ‘컨디션 난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 위원은 “체코전과 멕시코전 때 한국은 움직임이 가벼웠는데 남아공전에서는 활동량이 매우 적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컨디션 사이클이 잘못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 위원도 “사전 캠프 때부터 고지대에 오랫동안 머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공격 전개가 지나치게 무기력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차 위원은 “한국은 과거 한번 부딪쳐 보자는 의지로 경기에 임했는데 이번에는 절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마치 조 3위로도 얼마든지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일갈했다.
  • 바다와 바위가 빚은 산…이 풍경에 ‘나’를 씻는다

    바다와 바위가 빚은 산…이 풍경에 ‘나’를 씻는다

    절집 뜨락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불퉁하게 솟은 산 하나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절집을 굽어본다. 공룡 등뼈를 닮은 암봉이 여덟 개. 그래서 이름도 팔영산이다. 내일, 아침이 열리면 오를 산이다. 달은 절반 넘게 지구 그늘에 가렸는데도 밝기가 오징어잡이 어화(漁火) 뺨친다. 달빛이 비춰 낸 초여름 밤 풍경이 어찌나 요염하던지, 공연히 들떠 전전반측이다. 전남 고흥 능가사의 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여덟 봉우리가 감싼 절집에서 하룻밤 고흥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능가사로 정한 건 절집이 팔영산 등산로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다. 템플 스테이를 통해 스님에게 따끔한 경구를 듣고, 이튿날 팔영산에 오른다면 마음과 몸을 한 번에 씻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터다. 효용으로 따지면 흔한 숙박업소에 묵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밥도 준다. 푸성귀 일색 반찬이지만 세상 이런 꿀맛이 없다. 공양간에 승속이 함께 앉아 수저를 달그락거리다 보면 순식간에 발우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어찌 그리 배가 고프던지.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알겠지만, 군대 문턱을 넘어서면 불과 몇 미터 거리에도 라면과 초코파이가 천상의 음식처럼 느껴지지 않던가. 절밥도 그와 똑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저녁 공양 뒤엔 스님과 선명상을 함께했다. 가르침을 이끈 이는 가냘픈 체격의 비구니, 동현 스님이다.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으신 근본”이라며 “내 숨을 느끼라”라고 주문했다. 들숨 날숨만 제대로 파악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단다. 쉬울 듯하면서도, 밖으로 뻗어나가려는 몸 안의 감각들을 잠재우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일반인을 위해 ‘5분 명상’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지 싶다. 명상만 잘 해도 깨달음의 열락에 이를 건 명약관화하다. 이는 진우 스님뿐 아니라 모든 스님들이 입을 모아 전하는 바다. 한데 이를 알면서도 도무지 내 몸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 1분이 지나기 전에 몸이 꼬이고, 5분까지는 억겁의 시간을 건너는 듯하다. 스님들이 이 과정을 매일 되풀이한다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하다. 이러구러 스님과의 차담 시간. 철근을 매단 듯, 무겁게 감기는 눈꺼풀을 초인적인 힘으로 들어 올리며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대화를 나눈다. 비몽사몽간 들었던 말 가운데 대부분은 ‘순삭’됐고, 몇몇은 건졌다. 그중 하나가 ‘뇌썩음’이다. 2024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새삼 화제가 됐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쇼츠처럼 짧고 얕으며 자극적인 내용의 영상에 매몰돼 끊임없이 스크롤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뇌가 썩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넓고 묵직한 내용물로 균형을 맞춰야 내가 오래도록 내 뇌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겠다. 동현 스님은 “말에는 실체적인 힘이 있다”고도 했다. 바르고 좋은 말만 가려서 해야 할 이유다. 실체적 힘의 이면에 있는 건 책임이다. 다른 사람을 입길에 올릴 때 더 조심하라는 얘기다. 이른 새벽, 절집 구경에 나선다. 경내는 꽤 넓다. 나쁘게 말하면 덜 정비됐고, 좋게 말하면 허허롭다. 국가 유산 보물인 대웅전 등의 당우가 꽤 당당하다. 가장 인상적인 건 응진당 앞의 법계도다. 의상(625~702)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를 토대로 만든 작은 미로다. 거창한 만다라보다 규모는 작아도, 국내 화엄종의 개조(開祖)로 추앙받는 의상의 화엄 세계가 이 작은 미로에 고스란히 구현돼 있다고 한다. 산책 중에 마주친 능가사 주지 진허 스님이 법계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줬지만, 우수마발(牛溲馬勃)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어렵다. 한 귀로 듣는 즉시 다른 귀로 빠져나가고 만다. 사면사각의 굴곡진 이 길을 한 번 돌면, 장삼이사들도 자비를 발현하고 불도를 깨닫는 사람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다시 공양간. 사회에선 아직 이불 끝을 붙잡고 있을 시간이다. 생경한 경험인데도 이른 아침밥이 다디달게 넘어간다. 어쩌면 템플 스테이는 음식에 대한 절제와 공양을 준비하는 보살들의 보살핌에 감동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쩌랴. 산문을 나서자마자 난폭 운전을 일삼는 불량 운전자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고 마는 것을. 우수마발로 되돌아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다. 능가사를 감싸 안은 팔영산은 바위와 바다가 만나 잉태한 풍경을 갈무리한 산이다. 고흥의 푸른 바다 앞에서 불끈 솟았다. 나라 안에 바다와 접한 산은 많아도 팔영산처럼 아름답고 웅장한 암봉을 가진 산은 흔하지 않다. ●암릉 끝 편백숲에서 지친 몸을 달랜다 팔영산 암릉 타는 맛이 각별하다. ‘선비의 그림자’를 뜻하는 제1봉 유영봉(儒影峰)에서 ‘비췻빛 푸르름이 쌓였다’는 8봉 적취봉(積翠峰)에 이르기까지 봉우리마다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깃대봉(609m)이다. ‘8영봉’ 외의 봉우리로, 8봉에서 능선길로 20분쯤 더 가서 만날 수 있다. 다만 몇몇 봉우리는 도마뱀처럼 ‘네 다리’로 기어올라야 할 만큼 험하다. 여느 산에 견줘 산행 피로가 오래 지속되는 이유다. 암봉의 표면 또한 팥시루떡처럼 투박하고 거칠다. 설악산, 북한산 등의 암릉이 인절미처럼 매끈한 것과 사뭇 대비된다. 낙석의 위험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힘은 들어도 발 딛고 서서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선계다. 1봉부터 8봉까지, 어디가 우월하다 말하기 어렵다. 온 길 뒤돌아보는 맛, 갈 길 보는 맛,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제각각이다. 팔영산이란 이름은 중국 위나라 왕의 세숫대야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쳤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라 한다. 맹랑하고 터무니없다. 왜 하필 중국의 왕이었을까. 필경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세계를 보는 유일한 창인 양 여겨졌던 시절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아마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던 이 산의 이름이 있을 터. 꼭 일제강점기에 바뀐 이름만 우리 것으로 바꿀 게 아니라, 이런 사대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곳도 본디 이름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팔영산을 내려오면 다리부터 신호가 온다. 발바닥이 얼얼하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그 익숙한 통증 앞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팔영산 편백치유의 숲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100㏊가 넘는 부지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 편백림 중 하나다. 수령 40~50년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산행으로 달궈진 몸이 알아서 먼저 반응한다. 평상에 등을 대고 눕는 것만으로 치유는 시작된다. 숲 그늘 전체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침상이나 다름없다. 편백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청량한 향이 폐 속으로 스며들고,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눈꺼풀 위에서 점점이 흔들린다. 산행의 피로가 짧은 낮잠 한 토막에 슬그머니 풀리는 경험은 직접 누워 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게다가 입장료도 없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명상쉘터나 테라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본격적인 휴식을 택할 수도 있다. 산을 오른 다리에게 베푸는 보상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여름꽃이 시선 붙잡는 고양이섬 이 계절에 가볼 만한 고흥의 명소는 쑥섬이다. 공식 행정명은 애도(艾島)다. 길고양이가 많아 고양이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쑥이 유독 향긋하고 질이 좋아 쑥섬이라 불렸다는데, 정작 섬에 들어서면 쑥보다 먼저 수국 등 여름꽃이 시선을 붙잡는다. 쑥섬에선 사계절 내내 300여 가지 꽃이 피고 진다고 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난대원시림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바다와 마주한다. 정상이라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낮은 해발 83m 높이지만 멀리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까지 눈에 들어온다. 한 시간 반 정도 산책을 즐기고 나면 다리도 마음도 부쩍 가벼워진다. 우주발사장이 있는 고흥은 아이들 놀이터도 ‘우주적’이다. 내륙의 여느 놀이터와 달리 우주인이나 우주선 콘셉트로 꾸민 곳이 대부분이다. 해창만 초입의 나라올라우주랜드도 그중 하나다. 팔영산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우주선을 닮은 외관의 건물이 갈대로 둘러싸인 해창만 풍경 속에 우뚝 서 있다. 1층은 각종 체험존, 2층은 그물망 놀이대와 볼풀장, 트램펄린 등 몸으로 부딪치며 노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야외 전망대에 오르면 갈대가 일렁이는 해창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용료가 없는 대신 예약제로 운영된다. 군청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갯장어·황가오리 보양식과 유자 디저트 이제 고흥의 먹거리를 말할 차례다. 두원면 다미식당과 동일면 유자제빵소다. 다미식당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백반 맛집이다. 한 TV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한층 유명해졌다. 오전 9시 문을 열고 오후 2시면 닫는다. 1만 3000원에 이십여 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고급스럽다기보다 토속 먹거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라 보면 맞을 듯하다. 유자제빵소는 도무지 ‘상권’과는 무관해 보이는 외딴곳에 있다. 그런데도 주말이면 줄을 서야 할 만큼 방문객이 많다. 유자제빵소를 운영하는 이는 충청북도 1호 제과·제빵 분야 명장이자 대한민국제과기능장인 이종화(70)씨다. 충북 청주에서 빵집과 제과 학원을 50년 가까이 운영하다 고흥으로 내려왔다. 그는 “고흥에 사는 지인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누리호 발사 장면을 봤는데, 한마디로 뿅 갔다”며 “이런 세상이 다 있나 싶어 정착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흥으로 내려오면서 제빵과는 무관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그였지만 지자체에선 그를 그냥 두지 않았다. 어쩌다 만든 유자 빵을 고흥군에서 연 관광상품공모전에 출품했고 최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고흥군에선 당연히 유자 빵의 상품화를 요청했고, 고심 끝에 그는 지난해 유자제빵소 문을 열었다. 사실 그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원 속초 오징어빵, 충북 단양 흑마늘빵과 청원(현 청주) 생명쌀 등이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선을 보인 제품들이다. 정착하는 곳마다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냈다. 유자제빵소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건 지역 특산물 유자를 넣어 만든 ‘유자뺑’이다. 마들렌 비슷한 식감의 빵인데, 작은 유자 알갱이가 씹히면서 상큼한 맛을 낸다. 노란 빛깔은 인공 염료가 아닌 치자를 활용해 물들였다. 초콜릿으로 만든 초록빛 잎사귀를 산뜻하게 얹었다. 음료를 전담하는 그의 아내 김선아(69)씨도 바리스타이다. 유자향커피크림라떼, 유자스무디 등이 인기다. 고흥의 여름 보양식도 빼놓을 수 없다. 정점은 갯장어와 황가오리다. 갯장어야 워낙 유명하다. 여수, 장흥 등 남도 사람들이 지갑을 털릴지언정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꼭 먹어두는 음식이다. 주로 샤브샤브로 먹는다. 황가오리는 특히 고흥 일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여름 보양식이다. 꼬들꼬들하면서도 담백하다. 황가오리가 잡히지 않는 날도 있다. 이런 날 예약 없이 방문했다간 공치기 십상이다. 도라지식당 등 고흥읍내 몇몇 노포에서 맛볼 수 있다.
  • 유엔 사무총장 후보 5인, 정견발표장 된 제주포럼

    유엔 사무총장 후보 5인, 정견발표장 된 제주포럼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 5명이 25일 제주포럼에서 유엔 개혁과 신뢰 회복, 청년 참여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캐롤린 로드리게스 버케트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는 “유엔이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은 “1945년 51개국으로 출범한 유엔이 193개 회원국으로 늘었지만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향한 ‘구애’도 적극적이었다.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제73차 유엔총회 의장을 맡을 당시 유엔에 BTS를 초청했고 한국 문화가 퍼지게 됐다”며 “최선을 다해 문화 간 대화가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현재 경력을 내세운 후보도 있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유엔이 핵무기 사용 때문에 탄생했지만 80년이 흐르도록 핵무기는 계속 우리 옆에 존재하고 있다”며 “또 다른 핵확산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을 공략한 전략도 엿보였다. 레베카 그린스판 마유피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은 “유엔에 30세 미만 직원은 4%밖에 되지 않는다”며 “청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더 크게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부터 26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엔 세계 각국 및 국제기구 전현직 지도자와 고위 인사, 학계·시민사회 전문가 등 4500여명이 참석해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을 대주제로 국제 현안을 논의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축사에서 “지금 세계가 직면한 도전들은 결코 한두 국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 역량이 있는 국가들이 유연한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때 국제질서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대문 주민과 ‘운기조식’ 큰 힘… 우리 모두의 구청장 될 것” [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서대문 주민과 ‘운기조식’ 큰 힘… 우리 모두의 구청장 될 것” [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4년 만의 ‘리턴매치’ 승리매주 골목 식당 찾아 주민들과 식사‘싸우지 말라’는 말씀 따라 협치할 것1호 결재 ‘주민자치회 부활’ 참여 예산 늘리고 ‘동장직선제’ 도입AI로 의견 접수 ‘주민 주권’ 첫걸음교통 여건 개선 총력서부선 서명 운동… 2년 안에 착공강북횡단선, 조속히 예타 절차 진행정비사업 속도·상권 부활유진상가 등 재개발, 서울시와 협력9개 대학 연계해 ‘AI 청년특구 ’신설 “매주 서대문의 골목 식당에서 이웃들을 만나는 ‘운기조식’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주민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는 ‘우리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운기(59) 서울 서대문구청장 당선인은 25일 연희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소통하는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성헌 구청장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도 ‘운기조식’을 비롯한 적극적인 소통을 꼽았다. 흔히 쓰는 ‘운기조식(運氣調息)’에 착안해 본인 이름과 ‘아침 식사’를 조합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정겨운 골목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담은 글 200여 개가 쌓여 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부터 ‘우리 모두의 구청장’ 구상을 구체화했다. 4년 전 경선에서 경쟁한 조상호 전 시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강철구 변호사도 합류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민 의견 접수 시스템으로 ‘골목길 민주주의’를 실현할 계획이다. 그는 “1호 결재로 주민자치회 부활을 선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2000년대 초 ‘홍제천 살리기’ 운동을 계기로 풀뿌리 정치에 입문했다. 그만큼 서대문의 자연환경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서부선(새절역~관악산역) 추진을 위해 “전 주민 서명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해 주민 뜻을 서울시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왕시장·유진상가 재개발에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신촌·이화여대 상권 부활을 위해 “인수위에 전문가를 영입해 대학과 연계한 AI 산업 유치의 청사진을 그려내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치열한 선거를 치른 소감은. “(구청장이 되기까지) 8년이 걸렸다(웃음). 4년 전 민주당 경선 때 시작한 운기조식 시즌 1을 낙선한 뒤에도 시즌 2로 이어갔다. 200차례 주민과 아침 식사를 하며 대화한 ‘운기조식’은 이번 선거에도 큰 힘이 됐다. 운기조식은 취임 이후 시즌 3로 이어간다. 앞으로 주민 목소리에 더욱 더 귀를 기울이겠다.” -민선 9기 가장 중점을 두고 실행할 정책은. “1호 결재로 ‘주민자치회의 부활’을 선포하겠다. 참여 예산, 사회적 경제 등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동 단위 주민참여 예산을 확대한다면 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장 직선제도 추진한다.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선거로 뽑고, 동에 애정이 있는 공무원에게 5년간 최소 임기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보통 공무원은 1~2년마다 인사가 나지만 5년 임기라면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선거 기간 동안 만난 주민들이 가장 당부한 대목은. “주민들은 ‘싸우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정치나 구청과 구의회 대립을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저는 ‘싸우지 않고 협치를 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구청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인수위 구성부터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4년 전 경쟁했던 조상호 전 시의원과 국민의힘 강철구 변호사를 설득해 모셨다.” -서대문구는 서부선·강북횡단선 등 교통 여건 개선에 관심이 높다. 향후 추진 계획은. “서부선은 2년 안에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서부선은 민자 사업 재공고와 재정 사업 전환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곧장 전 주민 서명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해 열망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협력하겠다. 강북횡단선(청량리역~목동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교통은 곧 복지’란 점을 정부에 강하게 어필할 생각이다. 4년 내 예타 통과가 목표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의 3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는 강북횡단선 홍은동 권역의 (서울여자)간호대역 신설이 빠져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홍제동 유진상가·인왕시장 재개발은 어떤 계획이 있나. “일단 구청이 직접 시행사를 맡는 것은 맞지 않다. 민관 공동개발 방식이 정답이지만 자치구가 시행사를 맡을 경우 빚까지 떠안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놓을 수는 없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맡을 수 있도록 변경이 필요하다. 역시 서울시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제 첫 단계를 마친 상황인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내며 알게 된 인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정비사업도 시의회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추진을 도울 방법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을 우선해 정주를 위한 따뜻한 개발을 추구하겠다.” -‘미스터 홍제천’으로 불릴 만큼 서대문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다. “서대문구 생태축을 되살리겠다.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무악재 생태다리를 홍은동 권역에도 추가로 만들겠다. 인왕산과 북한산이 연결될 수 있다. 안산·홍제천·불광천은 건물 옥상 녹화, 보도변 정원 등을 통해 징검다리 형태로 생태축을 연결할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도 구에서 앞장서야 한다.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방안 중 하나로 배달 업체의 다회용기 회수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쓰레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달 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꾸고 세척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방식이다. 꼭 추진하겠다.” -신촌·이화여대 상권 부활을 위한 복안이 궁금한데. “제가 경제, 산업 분야에 약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 성동구에서 ‘성수동 신화’의 밑그림을 그린 임채선 전 성동청년창업이룸센터장을 인수위에 모셔왔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9개 대학을 연계한 인공지능(AI) 청년특구 청사진을 그려내겠다. 서대문구에 밀집한 대학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산이다. 청년과 AI 산업을 연계한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상가 공실에 임대료 인센티브를 부여해 청년 창업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성균관대 86학번이다. 민주화 항쟁 때 거리에 나가면 키가 커서인지 경찰에 잡히기 일쑤였다. 그렇다 보니 가족들이 강제 휴학계를 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고민을 하다 ‘노동자와 함께하는 삶’을 위해 공장에 취업했다. 기계에 손을 다쳐 군대도 못 가게 됐다. 노동자가 돼야겠다는 마음에 울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다. 그러다 1993년 해고를 당했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아내와 함께 본가로 돌아왔다. 가락시장에서 새벽 배송을 하다 눈을 뜬 게 ‘열린사회시민연합’이었다. 집 앞 홍제천 살리기가 소명이었다. 서울에 10개 지부를 둔 열린사회시민연합이 지방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냈는데 당선된 것은 저뿐이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정치를 시작한 셈이다. 스스로 정치인이 아닌 ‘정치운동가’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닌 주민과 소통하고 경청하는 정치운동가가 되겠다.”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를 활용해 주민 의견을 접수하는 시스템을 시작한다.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전용 번호로 의견을 남기면 된다. 단순 민원부터 지역 현안, 구정 발전 아이디어 등을 AI가 요약해 인수위의 검토를 거친다. 주민 주권 확립의 첫걸음이다. 어떤 목소리든 좋다. 귀 기울이고 네 편 내 편 나누지 않겠다. 우리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다.” ■ 박운기 당선인은 1967년 출생. 지역에서 초중고(연희초-숭문중-명지고)를 졸업했다. 1986년 성균관대 조경학과 1학년을 마친 뒤 안산공단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기계에 손이 끼어 오른쪽 검지와 중지가 짧아지게 된 것도 이때다. 울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해고된 뒤 199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열린사회시민연합에 합류해 홍제천 살리기에 나서면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고, 2002년 무소속으로 구의원에 당선됐다. 4년 뒤 열린우리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고, 체급을 올려 제8·9대 시의원을 지내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8년부터 구청장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당내 경선, 2022년에는 국민의힘 이성헌 후보에게 패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2전 3기 끝에 6·3선거에서 51.87%로 당선됐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고명재 지음, 난다) “…우리는 친구지? 하고 웃으며 물었다 손등 위에 손등을 포개주었다 엄지로 내 볼을 닦아주었다 그게 내 마지막 인장인 줄도 모르고 우리는 약속했고 지켰고 사랑했다 ‘우리’의 ‘우’는 뒤집어보면 호떡 같다 누르기 직전의 부드럽고 몽실몽실한”(‘호떡’ 부분) 첫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2022)에서 순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고명재 시인이 4년 만에 낸 두 번째 시집. 57편 시에는 마침표가 없지만 숨이 차지 않는다. “유도 선수가 상대를 당길 때 그의 가족들은 무엇을 함께 쥐고 있는지”(‘밥은 먹고 다니는지’ 부분), “나를 줄 수 없어서 단 하나의 줄기를// 당신 앞에 놓고 살아가는 것”(‘헌화’ 부분), “너를 생각하면 가야산도 뚫을 수 있었다”(‘나의 정은 연필’ 부분)처럼 시구가 시선을 붙잡고 곱씹을 시간을 준다. 124쪽, 1만 3000원. 남다른 식구(조혜린 지음, 자음과모음) “매일 하고 싶은 걸 찾아봐라. 찾았다면 시도도 해 보아라. 기회는 나섰을 때 생기는 것이고 없는 여유는 조금씩 만들어 나가면 된다.// 나 또한 적잖이 뽑기 운이 좋지 않았던 꼬맹이였다만 자라나며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 아마 지금 같은 집념이라면 채윤이 너도 뭐든 해낼 것이다.” 자전거로 맛집 배달을 하는 고등학생 황채윤이 동네 부자 최경식 할아버지의 야식 친구가 됐다. 채윤과 그를 ‘기미 상궁’ 삼은 괴팍한 경식이 희한한 일상을 이어간다. 어느 날 갑자기 경식의 부고가 날아왔다. 경식 아들의 의심으로 채윤이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경식과 채윤의 ‘남다른 우정’이 하나둘 드러난다. ‘함께 밥을 먹는’ 이들에게서 작지만 단단한 행복을 발견하는 이야기. 216쪽, 1만 5000원.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이수민 지음, 은행나무) “주방에서의 일과를 끝내고 가로등이 켜진 골목을 지나는 시간은 내게 하루를 정리하는 명상 같은 것이었다. 늘 신는 운동화는 나폴리의 골목 바닥과 만나면 자박자박 소리를 냈다. …이제는 흐트러지고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내게 보내는 신호였다.” 꽃향기 나는 강릉, 구불구불한 길이 펼쳐진 나폴리, 오로라가 하늘거리는 아이슬란드 등 지구촌 어딘가에서 평범한 이들을 만나 일상의 행복을 찾는다. 에피소드마다 바나나 푸딩, 따듯한 스튜 같은 향긋하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누군가를 지탱해 주는 그 다정함”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온기가 담겼다. 제13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대상(문학 부문) 수상작. 276쪽, 1만 8000원.
  • [책꽂이]

    [책꽂이]

    사라지는 것은 인구가 아니라 정치다(우지영 지음, 나라살림연구소) 지역 소멸 위험지수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방 정책·예산·법규·선거 관련 전문가인 저자는 원인을 지방정치의 마비에서 찾는다. 중앙정부가 설계한 가이드라인과 공모사업을 수동적으로 이행하면서 정작 공동체의 존립을 위해 필요한 자원 배분 우선순위 설정과 합리적 공론화는 뒤로 밀린다고 지적한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추상적 구호나 백화점식 사업 나열이 아닌, 주민의 구체적인 생활 동선과 세대별 타임라인을 반영한 한 장짜리 공약 설계도 작성 원칙을 제시한다. 311쪽, 1만 9000원. 극장사회(정유선·김지선·문현선·소영현·최영희 지음, 안그라픽스) 원각사부터 예술의전당까지 13개의 극장을 무대로 피어난 작품과 역사를 기록했다. 인문학, 문학, 역사학 전문가 5명이 근대부터 현대까지 극장이 수행한 역할, 각 극장에서 펼쳐지던 예인의 무대 등을 생생한 일화와 함께 소개한다. 극장을 논할 때 홀대되던 관객에 주목해 또 다른 극장사를 길어 올린다.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활보했던 우미관 이야기부터 1982년 ‘애마부인’을 개봉해 많은 관객을 모았던 최초의 심야 극장 서울극장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328쪽, 2만 2000원. 불·바퀴·문자·화폐(채서일 지음, 옥당북스) 인류가 사바나에서 불을 길들인 150만 년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네 가지 원동력인 불(에너지), 바퀴(유통), 문자(정보), 화폐(자본)의 진화 속에서 기업 흥망의 패턴을 추적한다. 저자 채서일 고려대 명예교수는 “기술의 성패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환경과 선택 압력이 결정한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역사 속 아이러니를 파고든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게 아니라 빈자리를 채우는 구조적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55쪽, 2만 5000원. 자연 본능(트리스탄 굴리 지음, 김지원 옮김, 바다출판사) 세계적인 탐험가인 트리스탄 굴리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감각인 ‘자연 본능’에 주목한다. 과거 조상들은 나침반이나 지도 없이도 먼 거리를 이동하고 하늘과 바람만 보고 날씨를 예측했으며 동물의 움직임을 통해 위험을 감지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능력을 특별한 재능이나 일부 원주민들의 생존 기술처럼 여기지만, 저자는 모든 인간에게 남아 있는 감각이라고 강조한다. 잊고 지냈던 자연 감각을 되살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460쪽, 2만 2000원.
  • “강원과학기술원 신설·GTX-B 연장… 춘천 변화 체감할 것”

    “강원과학기술원 신설·GTX-B 연장… 춘천 변화 체감할 것”

    시민 삶이 시정의 이유라는 책임감우상호 당선인과 실질적 협력 추진겸손한 자세로 의회 존중하고 소통과학기술원, 강원권 R&D 거점으로GTX·제2경춘국도 교통 핵심 과제원도심 살리고 통합돌봄 체계 완성“지난 4년은 여러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춘천이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4년은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일궈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육동한 강원 춘천시장은 2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춘천이 초일류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시민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고 시민과 함께 더 나은 춘천의 내일을 열어가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민선 8기에서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육 시장은 같은 당 우상호 지사 당선인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뜻을 밝히며 “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선 소감은. “다시 한번 시민의 선한 도구로 선택해 주셨다. 춘천의 변화가 멈추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그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더 낮은 자세와 더 큰 책임감으로 시정을 이끌겠다.” -선거 기간 기억에 남는 일은. “한 분이 저에 대해 ‘우리를 편하게 하려고 일을 많이 하고 시민과 함께한다’며 좋은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참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꼈다. 시민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하고, 춘천의 미래와 시민의 삶 앞에서는 유능하고, 지혜롭고, 때로는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인의 한숨, 농민의 땀, 노동의 손, 청년의 도전, 어르신의 세월, 아이들의 미래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곧 시정의 이유라는 심정으로 더 낮게 듣고 더 깊이 살피겠다.” -5대 공약 중 하나인 강원과학기술원이 무엇인지. “강원권의 미래 산업과 연구개발 역량을 하나로 묶는 최고 수준의 R&D(연구개발) 혁신 거점이다. 춘천에서 진행 중인 강원연구개발특구,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기업혁신파크,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등의 국책 사업들이 성공 안착하고 지속 성장하려면 R&D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 과학기술원이 권역별로 4곳 있지만 북부권에는 없다. 강원과학기술원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다.” -광역급행철도(GTX)-B 연장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2024년 1월 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현재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검증 용역이 마무리됐다. 경제성인 BC(비용 대비 편익)는 1.17로 나왔고 사업비는 당초 4237억원에서 1810억원으로 낮아졌다. 재정 분담 방식은 논의 중인데 시민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게 저의 분명한 원칙이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방향을 중심에 두고 있다. 제2경춘국도, 서면대교, 소양8교 건설도 GTX-B와 함께 춘천의 교통지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수도권에서 춘천으로 오는 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제2경춘국도는 이미 공사 발주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고 서면대교도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착공에 들어가 2029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소양8교는 교량 형식 변경과 접속도로 직접 시행 등으로 330억원의 사업비를 줄이며 경제성을 높였다. 연말에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면 내년 실시설계에 들어가 2030년까지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선거 기간 원도심 살리기도 강조했다. “캠프페이지 도시재생혁신지구와 역세권 개발로 침체한 원도심 문제를 풀 것이다. 도시재생혁신지구에서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역세권에서 유동 인구가 발생하면 원도심 상권에 활기가 도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원도심이 가진 자원과 매력에 유무형의 콘텐츠를 입혀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 하는 리본(re-born) 시티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둘 복지 정책은. “춘천형 통합돌봄의 완성이다. 올해 시행된 돌봄통합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돌봄, 의료, 복지, 건강, 주거를 하나로 묶은 원스톱 지원 체계다. 전화 한 번, 방문 한 번이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촘촘하게 연결시킬 것이다.” -우 당선인과 관계 설정은. “춘천 발전을 위해선 도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 현안을 공유하며 힘을 모을 것이다.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미 선거 기간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의회와 협치는. “여·야가 정확히 절반으로 나뉘는 균형 있는 의회로 구성됐다. 겸손한 자세로 의회를 존중하며 충분히 소통할 것이다. 의회는 춘천의 미래를 위해 함께 호흡하는 소중한 동반자다.” -최근 버스 파업으로 불편이 컸는데. “출퇴근, 통학, 병원 방문 등 일상 전반에서 시민들이 큰 불편과 고통을 겪은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시내버스는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민 편의와 공공성이 시내버스 정책의 핵심이다.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하는 안정적인 대중교통이 될 수 있도록 시내버스 운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
  •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서 ‘얼쑤’… 흥 넘친 서울국악축제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서 ‘얼쑤’… 흥 넘친 서울국악축제

    지난 19일 밤 서울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의 어둠과 정적을 뚫고 전통 가락과 춤사위가 울려퍼졌다. 굵은 빗줄기도 아랑곳하지 않는 국악 명인과 청년 국악인, 동호인, 국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열기로 제8회 서울국악축제는 한껏 달아올랐다. 메인 공연은 오후 8시부터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의 반포대교 동쪽 편에 마련된 무대에서 진행됐다.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신명 나는 소리로 흥을 돋우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이어 전통 국악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공연팀 ‘비손’의 무대와 남도 음악 거장인 이태백 명인의 아쟁 연주가 이어졌다.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김소현·손준호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라 신곡인 ‘위(WE) 대한 아리랑’을 열창했다. 국악 비보잉 팀 ‘라스트릿 크루’는 거문고 6중주 곡 ‘도깨비불’에 맞춰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4인조 밴드 ‘카디’는 객석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카디에는 서울대 국악과 출신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있어 록과 국악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우비를 입고 객석을 지키며 끝까지 공연을 즐겼다. 2019년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서울국악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종로구 돈화문국악마당과 광화문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등에서 진행됐던 축제는 넓은 공간에서 많은 시민을 만나기 위해 올해부터 반포한강공원으로 무대를 옮겼다. 메인 공연 전 반포대교 서쪽 편에서 진행된 ‘열린 무대’에서는 언남초등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전통예술단이 풍물과 함께 행진을 하며 흥을 돋웠다. 부대 행사로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는 가야금·장구·판소리 등 국악을 직접 배워 보는 ‘국악기 탐험대’, 미니 전통악기 만들기, 국악기 키링 만들기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됐다. 시민들은 전통놀이 체험존에서 투호놀이, 비석치기, 대형 윷놀이 등을 해보며 축제를 즐겼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궂은 날씨에도 행사를 안전하고 즐겁게 즐겨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국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 국악이 서울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핵심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텍스트힙이 뜨는 시대…읽는 인간은 사라졌다

    텍스트힙이 뜨는 시대…읽는 인간은 사라졌다

    서울국제도서전 역대급 흥행성인 독서율은 꾸준하게 하락세AI에게 읽기·쓰기마저도 외주화“읽기는 인간에 희망 주는 ‘광선검’AI에게 인류의 유산 넘기면 안 돼” 지난 24일 막을 올린 서울국제도서전이 닷새 일정으로 진행된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텍스트힙’ 유행, 도서 관련 상품(굿즈) 구매 열풍이 더해지며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성인 독서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진다. 최근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읽기와 쓰기를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읽기와 쓰기마저 ‘외주화’하는 이런 상황, 정말 괜찮은 걸까. 저자인 나오미 배런 미국 아메리칸대 언어학 명예교수는 단호하게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힌다. 배런 교수는 언어와 기술, 인간 사고의 관계, 읽기와 학습에 관해 오랜 시간 연구한 세계적 언어학자다. 전작인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쓰기의 미래’에서는 소셜미디어(SNS) 사용 증가와 생성형 AI의 등장이 쓰기, 읽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책에서는 읽기가 인간의 뇌와 공감력,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진화시켰는지, 그리고 읽기까지 AI에게 맡기는 현재 상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더 깊이 진단했다. 사실 대학 현장만 들여다봐도 저자가 지적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국내 많은 이공계 대학 교수들은 신입생들이 수학·과학 기초 지식과 과학 문해력을 갖추지 못해 수업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고 개탄한다. 배런 교수 역시 “학생들의 강의 내용 요약 능력과 기본 원리 파악 능력이 저하됐다”고 대학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교수들은 대학에 입학하면 이미 읽기 능력을 갖췄으리라 가정하고 토론을 시키고 글쓰기 과제를 내준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이유는 학생들이 자발적 독서나 읽기 과제를 완수하는 데 들였던 시간을 이제 SNS, 짧은 동영상(쇼츠), 아르바이트, 과외 활동에 쓰고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읽기와 쓰기를 AI에 의존하고, 문해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저자는 읽기 능력에 대해 “우리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믿을지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끌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특별하고도 진정한 ‘광선검’이라고 강조한다. 영화 ‘스타워즈’에서도 알 수 있듯 광선검은 강력한 무기다. 책을 쥐어 들고 직접 글을 읽는 일에서 멀어지고, 그 일을 AI에 넘겨준다면 우리는 광선검을 버리는 셈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인간 고유의 창의성까지 넘본다며 많은 이들이 ‘위기’를 말한다. 그런데 정작 창의성의 기본이 되고 인간의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읽기까지 AI에 넘겨주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읽기 도구로서 AI에 의존하면 할수록, 읽을 줄 아는 존재로서 힘들게 얻은 인류의 유산을 포기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모든 논의가 AI로 귀결되고 잠식되는 요즘에 ‘읽기’란 어쩌면 영화 ‘매트릭스’ 속 빨간 약이 아닐까 싶다. 환상에서 벗어나 진짜 삶을 마주하기 위해, 이제부터 읽기를 시작해야 할 때다.
  • 젊은 미술가들이 읽어낸 우리의 상실

    젊은 미술가들이 읽어낸 우리의 상실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상실의 자리는 쓸쓸함과 그리움, 그리고 무기력을 낳는다. 이런 상실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술가 박보나는 젊은 미술가들의 최근 작품에서 상실을 읽어낸다. 그는 상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일본 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 ‘은밀한 결정’을 끌어온다. 소설은 지배 권력에 의해 수시로 특정 사물이나 개념이 사라지는 섬 이야기를 다룬다. 가령 ‘장미를 없애라’라는 명령이 내려지면 섬의 모든 장미는 강에 버려지고 사람들은 이내 장미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그들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알 수 없는 그리움과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그는 “소설에서처럼 사라지지 않은 것을 망각하게 만들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알 수 없는 쓸쓸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힘은 오늘날 현실에도 똑같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상실의 시대에 감각을 깨우는 것은 예술이라 믿는다. 그래서 기어이 강에서 ‘장미’를 건져 올리려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22년 1월 15일부터 2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은 ‘세마 러닝 스테이션: 전환’이라는 전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버튼과 문턱’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노동을 담당했던 도슨트, 미화원 등의 목소리를 찾아 나서기 위해 관람객은 연기자를 따라 미술관 창문의 얼룩을 문지르거나 바닥에 손을 가만히 대보며 작품에 참여했다. 이런 작업은 사람 사이의 물리적 접촉이 가져올 다정한 관계 맺기의 가능성을 가늠케 했다. 영국 런던의 발전소를 개조해서 만든 현대미술관인 테이트모던에는 ‘터빈홀’이라 불리는 거대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2007년 콜롬비아 작가 도리스 살세도는 ‘쉽볼렛’이란 작품을 선보였다. 쉽볼렛이란 구약성서 ‘사사기’에 나오는 단어로 당시 흔한 곡물의 이름이다. 성서에는 이 단어가 이방인이나 타자를 구분하고 배척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은 터빈홀 바닥에 지진이 난 것처럼 균열을 냈다. 관람객들은 제법 깊게 벌어진 틈을 경계로 이쪽, 저쪽으로 나눠 서 있거나 틈 사이를 건너며 작품을 감상했다. 저자는 이 균열이 “다름을 구실로 벌어지는 인종, 민족, 성별, 계급, 종교 간의 갈등과 분열을 가리킨다”며 “지금 자신과 다른 자리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혐오하고 배척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것들을 예술을 통해 상기시킴으로써 회복의 가능성을 내비친다. “아름다운 가치와 감각의 회복을 얘기하기에 예술은 더없이 적합하다. 나는 예술을 통한 그런 사유와 상상이, 우리에게 주어진 얄팍한 실제의 균열을 찾아내고 지금과는 다른 질서를 꿈꾸도록 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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