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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 방식

    [기고]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 방식

    서울 강동의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3년 반 동안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3만 5000가구 이상의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며 도시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인구 50만 대도시로 도약한 지금, 강동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각기 다른 역사를 가진 지역들이 어떻게 함께 성장하고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있다. 도시 구석구석 어느 곳도 소외되지 않은 균형 발전을 이루는 세심한 행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에 강동구는 주민·전문가와 함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을 수립하고 성장·활력·연결·휴식·역동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 강동은 이제 서울의 끝자락이 아닌, 배후 인구 200만명을 아우르는 수도권 동부 관문으로서 역동적인 성장의 길에 들어섰다. 천호·성내권은 천호대로를 중심으로 서울 동남권의 성장 거점으로 재편 중이며 3000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과 ‘히어로 거리’ 조성을 통해 상권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고덕동 중심의 신도심은 강동의 미래를 이끄는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3개 기업의 사옥이 들어서고 1만명이 일하는 고덕비즈밸리는 복합쇼핑몰과 어우러져 평일과 주말 모두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됐다. JYP 신사옥과 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등이 들어서면 문화와 연구 기능까지 확장될 것이며 강동일반산업단지는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반은 사통팔달로 뻗어 나가는 연결에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경유 확정과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강동을 수도권 교통 요충지로 거듭나게 했다. 8호선 별내선과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은 접근성을 높였으며 여기에 지하철 혼잡도 완화와 촘촘한 버스망 확충을 더해 출퇴근길이 여유로운 초연결 도시로 완성해 가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도시는 일터와 삶터뿐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숨 쉬는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수변생태공원이 아름다운 강동구 한강의 탁 트인 풍광과 고덕천, 망월천의 물길을 따라 걷는 산책길은 도심 속 소중한 쉼표가 되어 준다. 업무와 주거, 여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자족형 도시 모델은 일상 속에서 충분한 위로와 재충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모든 변화가 주민의 일상을 깨우는 역동으로 이어지도록 세심히 살피는 행정에 집중하고 있다. 1만 3000가구 규모의 명일·상일권의 재건축 사업은 주거와 상업, 교통이 조화를 이루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과 생활환경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변화가 일상의 불편이 아닌 기분 좋은 설렘이 될 때 강동은 비로소 50만 대도시의 진면목을 갖추게 될 것이다. 강동에 터를 잡은 것이 세대를 이어 자부심이 되고 서로 다른 시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열어 갈 강동의 미래다.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 [마강래의 도시 톡] 수도권 집값, ‘수요 분산’이 답이다

    [마강래의 도시 톡] 수도권 집값, ‘수요 분산’이 답이다

    서울 주택 가격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그렇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오랜 기간 부동산 시장의 지표를 추적해 왔으나 지금처럼 우려스러운 전조가 한데 얽혀 나타난 적은 없었다. 모든 매크로 지표가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3년간 서울의 입주 물량은 지난 10년 평균(연 4만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매년 서울에서 4만호 정도가 사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멸실된 빈자리조차 채우지 못해 주택 총수가 줄어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 건축비는 10년간 50% 이상 올랐고 시중 통화량은 2300조원에서 45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 공급 급감과 비용 상승, 유동성 증가가 맞물리며 서울 집값의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공급 요구가 빗발치자 정부는 용산 정비창과 태릉 골프장 등의 도심 빈 땅을 통해 약 6만호의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규 택지인 서리풀 지구조차 공청회 무산 등 파행을 겪고 있고 도심 6만호 계획 역시 ‘지자체 패싱’ 논란과 주민 반발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용산은 사전 조율 미비로, 과천은 베드타운화 우려로 난항을 겪는 중이다. 정부의 공급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공급이 무용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정작 경계할 것은 대규모 공급이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지역 가치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공급을 상회하는 ‘유발 수요’를 창출해 가격을 다시 밀어 올리는 역설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1만 가구가 공급된 2018년 송파 헬리오시티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전용 84㎡ 전세가가 6억원대까지 급락하며 주변 시세를 잠시 끌어내렸지만, 곧 “이 가격이면 송파에 살 수 있다”며 외곽 수요가 대거 몰려들었다. 결국 이는 전세가는 물론 매매가까지 다시 밀어 올리는 ‘공급의 역설’로 이어졌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개편 등 수요 억제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또한 한계가 명확하다. 인구가 계속 서울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청년 인구(19~34세)는 연평균 약 2만 9000명씩 순증한다. 정부의 6만호 계획은 이 수요의 단 2년치에 불과하다. 계획부터 입주까지 10년 가까이 걸리는 건설 주기를 고려하면, 완공 시점에는 이미 그 몇 배의 신규 수요가 쌓여 있게 된다. 기존 부동산 정책만으로는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역부족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실질적인 마지막 카드는 ‘수요 분산’뿐이다. 궁극적으로는 지방의 거점에 서울 못지않은 고밀도 공간을 조성하고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 중심의 정주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5극 3특’ 전략이 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긴 호흡이 필요한 장기 과제다. 그렇다면 당장 단기적 수요 분산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행히 희망적인 통계가 포착된다. 청년층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사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지방으로 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인구의 ‘맞교환’ 현상이다. 지난 5년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긴 중장년 순이동 인구만 11만명 이상이다. 특히 55세부터 64세 구간의 이탈 흐름이 거세다.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 연령대 인구는 400만명에 육박한다. 이들 중 10~15%만 지방 이주를 선택해도 수도권 주택 시장에는 수십만 호에 달하는 신규 공급과 맞먹는 즉각적인 안정화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도시 건설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비용 제로’의 공급 대책인 셈이다. 물론 수도권 중장년층 모두가 떠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방에서 인생 이모작을 실현하려는 이들의 자발적 선택이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국가가 그 길을 터 주어야 한다. 이들이 정든 터전을 떠나는 결심이 무색하지 않게 지방의 주택, 의료, 문화 등 정주 여건을 세심히 살피고 중장년의 숙련된 경험을 지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적합한 일자리를 매칭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 이처럼 중장년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수요 분산 전략이야말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단기적 핵심 카드가 될 것이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지한파’ 오구라 기조 日 교토대 교수“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모든 것 판단도덕 쟁취 위해 자기선전에 필사적”한국인의 성향, 조선 성리학이 ‘뿌리’국힘, 사실 아닌 ‘윤리’로 한동훈 제명유생들, 도덕 무기로 정적 공격 연상“정당의 당대표로서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이 최초 제기되고 이를 인식한 순간부터, 가족의 중대한 해당 행위와 일탈 행위에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가 한 조직의 수장에게 기대하는’ 보통의 통상적인 윤리적, 직업윤리적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부합한다.” 지난 1월 14일 새벽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결정문의 한 대목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이 당내 익명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며 불거진, 이른바 ‘국민의힘 익명 당원게시판 사건’이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그 판단에 의거해 한 전 대표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다. 한 정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였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 이 징계는 과정과 결과 모두를 두고 큰 논란을 불러왔다. 한밤중까지 회의가 이어지고 새벽에 결정문이 나온 것부터 통상적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제명 결정문을 내놓은 지 9시간 만에 “긴급하게 작성, 배포된 결정문인 것을 감안해 달라”며 사실관계 정정이 있었다. “당원게시판 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을 징계의 근거로 삼았다가 “(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징계가 철회되거나 수위가 조절되는 일은 없었다. 징계의 근거가 ‘사실’이 아닌 ‘윤리’였기 때문이다.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한 일일지라도, 심지어 가족의 소행인지도 분명치 않더라도, ‘모름지기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책임지는 것이 윤리인데 한동훈의 태도는 그 윤리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단 칼집에서 뽑힌 칼은 쉽게 칼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른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향해 ‘윤리의 칼’을 주저 없이 휘둘렀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속절없이 떨어져 2월 26일 현재 17%까지 추락해 있다. 도덕이 정치의 무기가 되어 휘둘러지는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8년간 한국철학을 연구하고 귀국해 교토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지한파 지식인 오구라 기조의 책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를 펼쳐볼 때다. 일본에서 1998년 출간되었지만 한국에는 19년이 흐른 2017년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주자학적 사고의 틀이 현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이다. 한국은 확실히 도덕 지향적인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한국인이 언제나 모두 도덕적으로 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 지향적’과 ‘도덕적’은 다른 것이다. ‘도덕 지향성’은 사람들의 모든 언동을 도덕으로 환원하여 평가한다. 즉 그것은 ‘도덕 환원주의’와 표리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책의 1장 1절 첫 번째 문단부터 등장하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풀어서 설명해 보자.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도덕적이고 또 부도덕하다.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사람, 가령 일본인에 비해 특별히 더 도덕적이거나 부도덕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은 도덕을 ‘지향’한다. 본인의 삶이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 역시 도덕적인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렇게 도덕의 잣대로 모든 사람을 판단하는 ‘도덕의 나라’가 되어 버린다. 여기서 당연한 의문이 든다. 모든 사람은 나름의 방식대로 도덕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기독교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라면 십계명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테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선지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칠 테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도덕과 윤리가 존재하는 것과 모든 것을 도덕으로 ‘환원’하는 것은 다르다. 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바라볼 일이 아닌 것까지 도덕과 윤리로 묻고 따지는 ‘도덕 환원주의’ 국가이며 그 점에서 다른 나라, 가령 일본과 분명히 다르다. ●스포츠 스타·연예인도 ‘도덕적 판단’ 오구라에 따르면 이런 차이는 심지어 TV 드라마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 드라마 속의 연인들은 감정이 어긋났다는 이유로 헤어진다. 반면 한국 드라마의 연인들은 각자가 지니고 있는 ‘올바른 사랑과 관계’의 당위적 규정을 상대방에게 설교한다. 그것은 단순한 사랑싸움을 넘어 세계관의 격돌이다. 일본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한국인은 술을 마실 때도 ‘예의 바르게 따르는 법’을 따진다. 노래를 부르러 노래방에 가도 ‘매너’를 찾는다. 스포츠 스타도 아이돌 가수도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의 기준에 맞춰 기부와 선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심지어 탈옥수 신창원마저도 체포되어 언론 앞에 서자 ‘어렸을 때 나한테 착하다고 해 준 선생님이 한 명만 있었다면 삐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덕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오구라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국 사회는 사람들이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흥분은 항상 여기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도덕을 쟁취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필사적으로 자기선전을 하고 있다. (중략) 이것이야말로 도덕 지향성의 본령이다. 자기 자신의 사욕만 생각해도 결코 규탄받지 않는 일본의 선수나 연예인과는 다르다.” 오구라에 따르면 한국인의 이런 성향은 조선을 지배한 유학자들의 지배 이념인 성리학에서 비롯했다. 성리학은 사람을 비롯한 만물의 보편적인 규범이자 도덕성이며 원리인 리(理)가 내재해 있다고 본다. 반면 사람과 사물에 각기 달리 주어진 물질성, 기(氣)는 탁하고 치우쳐 있다. 기의 영향으로 인해 리가 온전히 발현되지 못하므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기를 이겨내고 리를 회복해야 할 도덕적 책무를 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이들이 수백년간 지배 계층을 형성하며 한국인의 심성 구조를 틀 지웠다. 그러므로 도덕 환원주의 국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인 것이다. 흥미로운 주장이다. 성리학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철학사적 지식과 맞느냐는 논점을 별개로 친다면 더욱 그렇다. 오구라는 이러한 관점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해석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더 많다. ●성리학적 사고에 묶여 있는 국힘 국민의힘 익명 게시판 사건, 혹은 한동훈 제명 사건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그렇다. 애초에 익명 게시판은 정치적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존재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이나 다른 인사를 향해 품고 있는 불만을 거칠게 표현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 비난 가능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지 않다. 다른 정치인과 그 가족의 경우를 전수조사해 보면 비슷한 활동 내역을 보이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치가 도덕을 상실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덕이 정치의 무대에서 몽둥이처럼 휘둘러지고 있는 풍경은 더욱 생뚱맞고 당혹스럽다. 한 차례 징계문이 정정된 후 2시간 만에 또 정정 안내가 나올 정도로 정돈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오직 도덕과 윤리가 근거인 처벌이 이루어졌다. 도덕 지향성을 품고 있는 도덕 환원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정치 행태가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도덕과 윤리를 무기 삼아 정적을 공격하며 권력을 지켰던 조선시대 유생들이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서 버젓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 지경이다. 이렇게 성리학적 사고방식에 묶여 있는 국민의힘이 17% 지지율로 주저앉는 사이,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은 6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만끽하며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입법권과 행정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야당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로제 ‘아파트’ K팝 최초로 영국 브릿 어워즈 수상

    로제 ‘아파트’ K팝 최초로 영국 브릿 어워즈 수상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가 K팝 사상 최초로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 시상식인 브릿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6회 브릿 어워즈에서 로제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 수상자로 호명됐다. 로제는 “이렇게 많은 영국의 재능 있고 존경스러운 뮤지션들 앞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우선 브루노, 나는 우리 둘 모두를 대표해 이 상을 받는 것이다. 내 가장 큰 멘토이자 가장 좋은 친구가 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니, 지수, 리사 등 블랙핑크 멤버와 프로듀서를 향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아파트’는 로제가 2024년 10월 발매한 솔로 앨범 선공개곡이다. 한국의 술자리 놀이 ‘아파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파트 아파트∼’라는 중독성 있고 경쾌한 후렴구, 코믹한 뮤직비디오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77년 시작된 브릿 어워즈는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1년과 2022년, 블랙핑크가 2023년 ‘올해의 인터내셔널 그룹’에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된 바 있다.
  • “군번줄 대신”… 백범이 나눠준 ‘광복군 반지’ 첫 공개

    “군번줄 대신”… 백범이 나눠준 ‘광복군 반지’ 첫 공개

    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직전 국내 진입 작전을 앞둔 한국광복군 대원들에게 사비를 털어 나눠준 반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광복군 대원이었던 고(故) 송창석 독립지사의 아들 송진원(60)씨는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으로부터 이어진다는 정통성을 널리 알리고자 아버지의 유품을 민족문제연구소에 대여 형식으로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씨에 따르면 이 반지는 1945년 한미합작특수훈련을 받은 한국광복군 무전반 대원 44명에게 김구 선생 등이 사비를 털어 마련해 제공한 것이다. 그는 “당시 작전에 참여한 아버지께서 ‘이 반지가 군번줄이 될 수 있다. 전사하면 신원 확인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공개한 반지는 무궁화와 별 문양이 특징이다. 반지 안쪽에는 ‘한광무전반’(한국광복군 무전반)이라는 표식이 한문으로 새겨져 있으며, 겉면에는 무전반을 상징하는 번개 문양이 담겨 있다. 반지와 함께 공개한 송 지사가 별세 전 남긴 자필 문서에는 반지에 얽힌 비장한 사연이 담겼다. 1945년 8월쯤 중국 충칭에서 산시성 시안으로 넘어온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이 무전반의 훈련을 시찰하던 중 ‘조국 땅으로 죽으러 가는 이들이니 기념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사연은 백범일지 등 공식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학계에서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있다. 고증은 분명 필요할 것”이라며 “당사자가 남긴 문서가 있다는 점에서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 [르포] “선열의 헌신 오래도록 기억돼야”… 3·1절 서대문형무소 3만명 발길

    [르포] “선열의 헌신 오래도록 기억돼야”… 3·1절 서대문형무소 3만명 발길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열사들의 헌신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군 복무 중인 아들과 함께 오니 더욱 절절하게 느껴져요.” 제107주년 3·1절인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난 나경희(52)씨는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했다. 대구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했다는 나씨는 “형무소 곳곳을 둘러보니 선열들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며 “직접 오길 정말 잘했다”고 밝혔다. 함께 온 아들 이모씨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무료로 개방한 서대문형무소는 항일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되새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붉은 벽돌 담장을 따라 조성된 형무소 입구엔 수백 명의 아이들이 태극기를 손에 쥔 채 부모와 사진을 남겼다. 이날 방문객은 약 3만명으로 평소 일평균 방문객 3000명의 10배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긴 줄이 늘어선 곳은 사형장 앞이었다. 150m가량 이어진 줄 끝 건물 앞에는 ‘통곡의 미루나무’로 불리는 나무 기둥이 쓰러진 채 놓여 있었다. 사형선고를 받은 독립운동가들이 마지막 순간 이 나무를 붙들고 흐느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쓰러진 나무를 한동안 바라보던 공군 병장 김모(21)씨는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에서 올라온 송미옥(37)씨는 “값비싼 희생 끝에 이룬 오늘의 역사를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하고 싶다”며 “교과서 속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체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념 행사 ‘1919 서대문, 그날의 함성’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독립운동가처럼 흰 저고리와 검은 바지·치마를 입은 소년·소녀 13명은 가로·세로 3m가 넘는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참여했다는 김정윤(13)양은 “이전 세대의 헌신이 오래도록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백명의 시민은 안중근·김구·유관순의 영정을 들고 400m 떨어진 독립문으로 향했다. 행진 도중 태극기 게양식이 진행되자 모두 걸음을 멈췄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남녀노소가 한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광장은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3·1절을 맞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대구 중구 청라언덕 등에서도 독립 만세 운동 재현 행사가 열렸다.
  • ‘수소환원제철’ 혁신 기술로 탄소중립 실현하는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혁신 기술로 탄소중립 실현하는 포스코

    화석연료 대신 수소로 쇳물 생산파이넥스 공법 기반 경제성 확보40조 들여 공정전환 인프라 구축2028년 年 30만t 규모 설비 준공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미래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딘다.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Hydrogen Reduction)이라는 혁신 기술 실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과 독자 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와 글로벌 수요 둔화, 막대한 투자 비용 등 수많은 고비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포스코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하는 ‘하이렉스’(HyREX)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는 기술 격차를 통한 대한민국 철강 산업 경쟁력 확보, 산업 생태계 유지 및 투자를 통한 지역 상생 발전의 지속가능성 확보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제철은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을 성장시킨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양의 온실가스 배출 때문에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 등 전 세계가 이미 기후 위기를 목격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상향하며 강한 탄소중립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철은 철 생산 과정에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이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기업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냉엄한 현실 속에서 포스코는 지속가능한 제철 산업 현실화와 기존 제철 공법을 대체할 혁신을 위해 수소환원제철에 뛰어든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제철 공정에서는 석탄(코크스)이 타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가스가 필요하다. 일산화탄소 가스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면서 순수한 철이 생산되고 동시에 열기로 철을 녹여 쇳물을 제조한다. 그 과정에서 일산화탄소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다. ●고온 가열한 수소로 철광석 녹여 반면 수소를 활용한 제철 공정을 실현할 경우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한 수소와 접촉시켜 철을 제조할 수 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깨끗한 물이 발생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게 되는 원리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렉스를 개발해 100% 수소를 활용한 제철 공정 실현으로 글로벌 기술 격차를 확보하려고 한다. 해외 경쟁사들이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에는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로 가공한 ‘펠릿’을 사용해야 한다. 펠릿은 가공 과정에서 이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가격 또한 가공되지 않은 철광석보다 t당 80~90달러 비싸다. ●2007년 세계 최초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파이넥스(FINEX) 공법을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을 개발할 계획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별도의 가공 없이 광산에서 채굴한 가루 형태의 ‘분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원료 확보가 쉽고 생산 원가 또한 절감할 수 있어 그 자체로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파이넥스 공법은 여러 차례 환원 과정을 거치는 다단유동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수소는 철광석과 반응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흡열 반응을 일으켜 온도를 낮춘다. 다단유동로 구조를 그대로 계승하면 단계별로 산소만 추가 투입해 온도 저하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결국 안정적인 철 생산성과 저렴한 원료 가격이라는 장점을 가진 파이넥스 공법을 수소 기반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하이렉스라 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철강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도 충분하다. 포스코는 이미 2024년 수소환원제철 공정 구현의 시험 설비 구축 핵심 역할을 할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개발센터에는 총괄부서인 ‘하이렉스 추진반’, 투자사업 관리를 전담하는 ‘투자엔지니어링실’, 연구개발 부서인 ‘미래철강연구소’, 설계를 담당하는 ‘포스코이앤씨’가 입주해 기술연구부터 설비 구축, 시험조업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합 수행한다. 3400만t 이상의 쇳물을 생산하며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파이넥스 공법을 바탕으로 설비 개발을 거쳐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 내에 연간 30만t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 설비를 준공할 계획이다. 이후 시운전에 돌입해 2030년까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최종적으로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존 고로 설비를 모두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산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1년 22조 130억 달러였던 이 시장은 2032년 193조 1475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시장에는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탄소 감축 기술 산업 분야, 수소 생산기술 및 인프라 분야, 에너지 산업 분야, 탄소 포집 및 재활용 분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탄소 배출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활용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지켜내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한다. CBAM은 유럽으로 수입되는 제품은 물론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양에 비례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종의 탄소 관세인 셈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수소, 전기, 비료 등 품목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품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저탄소 철강 생산은 포스코의 선택을 넘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CBAM은 제철 공정을 넘어 에너지 생산 전반에도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기존 고로 방식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활용한 자가발전이 일부 가능하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외부 전력 의존도가 높아져 기존 대비 전력 소모가 높아진다. 단순 전기요금에 더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포항·광양·당진 등 철강도시 생존 직결 탄소중립을 향한 첫 단추로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부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철 공정상 수소환원제철 설비는 기존 고로와 가까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생산성 유지를 위해 기존 다른 고로 철거를 통한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또한 추가로 요구되는 발전소와 수소설비, 물류 동선 등을 고려하면 대규모 신규 부지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에 포스코는 바다 매립이라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부지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설비 투자 비용이다. 설비 교체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수소환원제철 공정 전환을 위한 투자비는 4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기업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넘어서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다. 일본은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을 통해 철강업계 탄소 감축에 약 4조원을 지원한다. 독일 등 EU 국가들은 설비 투자와 함께 운영비 차액까지 보전한다. 스웨덴은 수소환원제철 설비와 값싼 전력 공급까지 연계한 지원으로 상용화를 돕고 있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실현을 통한 하이렉스 공정 전환은 한 기업의 미래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철강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느냐를 결정짓는 여정이다. 경북 포항,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 미국의 관세 부과로 직격탄을 맞은 철강 도시 입장에선 생존 문제와도 연결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와 함께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며 “지속가능한 철강 생산 능력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과 지역 상생 발전을 모두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쟁과 폭력 일상화된 세계… DMZ서 ‘문학의 힘’ 외치다

    전쟁과 폭력 일상화된 세계… DMZ서 ‘문학의 힘’ 외치다

    노벨상 알렉시예비치 등 150여명세계 평화 위한 문학적 연대 도모분단·디아스포라 등 주제로 대담“지역의 상처, 세계사적 사유 확장문학은 평화 상상 언어 길어내고공존 서사 쓰는 일 시작할 수 있어” “위법한 비상계엄 시도를 겪은 뒤 우리의 삶의 조건이 사실 굉장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걸 인식했습니다. 굳건하다고 믿었던 민주주의와 평화의 토대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단 걸 깨달았죠.”(김대현) 극우의 부상과 기후 위기, 거기다 전쟁까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이곳에서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DMZ 세계문학 페스타 2026’의 고민이다. 한국작가회의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와 DMZ 캠프그리브스 일대에서 개최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를 비롯해 호시노 도모유키(일본), 아흘람 브샤라트(팔레스타인) 등 국내외 작가 150여명이 모여 평화를 위한 문학적 연대를 도모한다. 이번 축제를 기획한 문학평론가 3인(최진석·남승원·김대현)을 1일 서울 마포구 한국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전쟁 휴전으로 마련된 군사력의 완충지대인 DMZ(비무장지대)의 면적은 여의도의 약 340배라고 합니다. 전쟁의 흔적인 동시에 그것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죠. 생명과 평화, 공존의 정신을 내세우는 이번 행사를 개최하기에 이보다 상징적인 장소가 있을까요? 문학은 파괴된 땅에서 자라나는 생명성에 귀를 기울입니다.”(남승원) 3일간 분단과 평화, 민주주의, 디아스포라, 마이너리티 등 다채로운 주제로 대담이 열린다. 국내외 작가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생명·평화·공존을 위한 대회 선언문’을 통해 ‘문학적 연대’를 도모한다. 첫날 기조 강연을 하는 알렉시예비치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국내에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같은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핵심은 세계문학 질서의 바깥에서 활동한 작가들이 참여하고 연대한다는 데에 있다. “가령 아흘람 브샤라트는 현재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이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에서 오는 작가입니다. 평화에 관한 이번 페스타의 구호가 결코 언어에 그치지 않아야 함을 몸소 증언하러 오는 셈이죠. 다른 작가들 역시 전쟁과 내전, 군부 독재, 종교적 갈등, 난민과 이주의 현실을 자기 언어로 기록해 온 이들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피해의 증언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이 안고 있는 상처를 세계사적 사유로 확장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번 만남은 또 다른 세계문학의 지평을 한국 독자들이 직접 마주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최진석) 한국작가회의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생명·평화·인권 세계작가 네트워크’를 발족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들의 포부다. 문학은 인간의 가능성을 신뢰한다. 그러나 거대한 폭력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글은, 저 거대한 탐욕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을까. 세 사람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피해자가 그저 숫자로 치환되는 세계에서 문학은 무기력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죠. 문학은 숫자로 집계된 희생자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구체적인 개인의 것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국가의 명령이 지워버린 슬픔과 공포, 분노를 다시 인간의 감정으로 복원하죠. 전쟁을 추상적 전략이 아니라 구체적 삶의 파괴로 인식하게 만드는 힘. 여기에 문학의 윤리가 있지 않을까요? 당연히, 문학이 지구상의 모든 전쟁을 즉각 중단시키리라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평화를 상상할 수 있는 언어를 길어내고, 적대의 서사를 꺾어 공존의 서사를 쓰는 일은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유산청 “K헤리티지 알린다”… BTS 공연 날 경복궁 휴궁

    유산청 “K헤리티지 알린다”… BTS 공연 날 경복궁 휴궁

    방탄소년단(BTS) 복귀 공연의 주무대가 될 서울 종로구 경복궁이 공연 당일 휴궁한다. 서울 광화문 일대 교통 통제를 포함한 3단계 안전 대책도 시행된다. 국가유산청은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리는 이달 21일에 경복궁을 휴궁하고, 주차장을 전면 폐쇄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경복궁과 붙어 있는 국립고궁박물관도 공연 당일에 휴관한다. 유산청이 밝힌 안전 대책의 핵심은 BTS 공연을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고, 동시에 국가유산과 공연 관람객의 안전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1단계로 공연장과 인접한 경복궁은 행사 일주일 전까지 외곽 순찰 강화, 광화문 일대 궁장 기와 탈락 여부 등을 점검한다. 2단계로 행사 전 일주일간 경내 전각과 화장실 등에 대한 관람객 퇴장 여부를 확인하고 순찰을 지속한다. 3단계로 행사 당일인 21일 경복궁을 전면 휴궁하고 주차장을 폐쇄해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 유산청은 경찰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차량 통제와 CCTV 모니터링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어 전 직원의 비상근무 체계도 가동한다. BTS 미디어파사드가 열리는 숭례문 일대에도 별도 안전 대책이 마련된다. 유산청은 공연 관람객과 보행자의 이동 동선 분리, 안전관리 인력 추가 배치 등으로 관객 밀집 사고를 예방할 방침이다. 경찰 추정 관객은 최대 26만명이다. 아울러 최근 경복궁을 관광하던 중국인들이 안전관리원을 폭행해 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다국어 관람 수칙 강화 등 현장 관리 체계 보강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허민 유산청장은 “이번 공연이 ‘K헤리티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단계별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경복궁 월대와 담장 보호를 위해 관람 구역을 지켜주시고, 공연 종료 후에는 지참한 물품 등을 직접 수거하는 ‘클린 공연 문화’를 위한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일합시다… 공부합시다…사랑합시다… 인생, 젊게 삽시다” [월요인터뷰]

    “일합시다… 공부합시다…사랑합시다… 인생, 젊게 삽시다” [월요인터뷰]

    “정신이 성장 멈출 때 늙기 시작”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 가장 불행기억력 떨어져도 사고력으로 성장새해 계획? 내년 쯤에 새 책 낼 것“AI 만능주의는 병들게 돼”AI한테 물으면 이미 철학자 아냐인문학은 AI 에 내용 주고 키우는 것AI 아닌 사람이 공간의 주인 돼야“국민들 가장 큰 걱정은 정치·종교”종교는 정신, 정치는 현실의 차원 종교가 정치 지배하려 들면 곤란다양성·창조성에 열린 사회로 가야 “오래 살아도 젊게 사는 사람이 있고, 짧게 살아도 빨리 늙는 사람이 있어요. 정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은 안 늙습니다. 제일 불행한 사람은 젊게 살 수 있는 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에요.” 3·1운동 이듬해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민주화, 계엄과 탄핵, 민주주의의 복원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근현대사를 모두 겪은 김형석(106) 연세대 명예교수는 여전히 계획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말에 신년 인터뷰를 약속했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지난달 10일에야 연희동 자택에서 만난 김 교수는 “다시 걸음마를 시작했다”며 활짝 웃었다. 쇠약해진 기력을 다진다는 의미와 함께 내년에 새로 낼 책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였다. ‘100세 철학자’의 요즘 화두는 인공지능(AI)의 시대, 인문학의 역할이다. 김 교수는 “AI로 모든 걸 해결하려 들면 사람도 사회도 빨리 병들 것”이라며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AI가 아닌 사람이 주인이어야 하며 인간은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하는 존재인 만큼 AI가 뒤따라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퇴원 이후 건강은 좀 어떠신가. “괜찮다. 건강이 좋지 않아 좀 쉬고 있었다. 사람은 평생 다시 태어나고 열매를 맺는데, 해가 바뀌는 건 다시 태어나는 때다. 거짓 없이 살고, 더불어 살려고 한다.” -AI가 가져오는 변화가 한국 사회의 화두인데. “AI를 선한 방향으로 이끌면 도움이 될 테지만, AI로 모든 걸 다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사회가 더 빨리 병들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AI에 물어보면 되는데 공부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고 한다. 이러면 나만의 글을 못 쓰고, 나만의 생각을 못 갖는다. 사고력과 표현력이 없는 인간으로 자란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도 비슷할 테고, 그때도 ‘AI한테 물어보자’란 식이면 ‘나’란 존재는 이미 그 사람 안에 없게 된다. 심각한 문제다. 자연과학이나 기계공학은 하나의 물음에 하나의 답이 나온다. 하지만 사회과학은 여러 가지 답이 있어야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 다른 것처럼 말이다. 하나뿐이라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다. AI에 사회과학 문제를 물어 한 가지 답을 도출하고 그것을 따라간다면 독재나 다름없다. 철학과 종교, 문학, 예술 등 인문과학은 하나의 물음에 대해 같은 대답이 나오면 안 된다. 창조력과 다양성이 없어진다. 들판에 다양한 꽃이 많으니 아름다운 것이 인문학이다. 철학자가 AI한테 물어보기 시작하면 이미 철학자가 아니다. 인문학이 AI를 따라가면 사람이 죽는다. 인문학은 AI의 내용을 채우고,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AI 위에 있어야 한다.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은 AI와 연결되어 있더라도 독립적인 존재여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도 그런 관점으로 바뀌어야 한다.” -피지컬 AI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계만 있고 사람은 밖에 나와서 일하더라’라는 식은 안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AI가 아닌 사람이 공간의 주인이어야 한다. 수천 년 역사 동안 인간은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항상 창조하는 존재였다. AI가 인간을 뒤따라오도록 하자. 인문학을 다시 키우자는 것도 같은 이야기다.” -100세 시대라고 할 만큼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데. “오래 산다는 건 한계가 있다. 영원히 산다는 건 없다. 중요한 것은 길게 사는 것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도 AI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논란이 된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 시도를 어떻게 보는가. “국민이 가장 불만스럽고 실망과 걱정을 안기는 존재가 요즘은 정치인과 종교인 같다. 과거에는 종교인들이 사회를 이끌었는데 지금은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가 싸우는 중동은 종교 때문에 불행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유대교는 구약성경에 따라 원수를 갚으라고 한다. 이슬람교의 코란은 싸움해서라도 이기는 것이 알라신의 뜻이라고 했다. 이렇게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려 들면 곤란하다. 그런데 통일교는 종교의 이름으로 돈을 벌고, 정치에 관여하려고 했다. 통일교나 신천지를 종교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종교와 정치는 차원이 다르다. 종교는 정신적 가치를 창조해주고 정치는 현실의 일을 해야 한다. 종교가 정치적 지도력을 갖추려고 하면 이미 종교가 아니다.” -갈수록 혐오 표현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도 크다. “사회는 좁아지면 불행해진다. 포용하는 열린 사회로 가야 한다. 냉전을 지나면서 좌는 진보로, 우는 보수로 변했지만, 같이 살아야 한다. 열린 사회는 다양성과 창조성의 사회다. 자유와 인간애를 존중하면 더불어 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가 미국이었다. 물론 미국도 늙어서 ‘우리만 잘 살자’로 바뀌었지만….” -강연 때 ‘정신이 성장을 멈출 때 늙기 시작한다’라고 강조한다. 요즘도 새롭게 깨닫는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오래 살아도 젊게 사는 사람이 있고, 짧게 살아도 빨리 늙는 사람이 있다. 신체적인 늙음은 누구나 같다. 정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은 안 늙는다. 공부도, 일도 안 하는 사람은 빨리 늙는다. 안 늙으려고 하면, 더 빨리 늙는다. 보통 50세쯤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니 늙었다고 느낀다. 내가 살아보니 기억력이 약해지는 대신 그 나이가 되면 사고력이 생기더라. 그렇게 70~80세까지 간다. 80세부터는 (정신적으로) 더 성장은 못 하지만 연장해보자고 했다. 일을 안 하게 되면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자 생각했는데, 계속 일이 끊이지 않았다(웃음). 제일 불행한 사람은 젊게 살 수 있는 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다. 친구 안병욱(1920~2013·철학자) 선생이 말한 늙지 않는 법이 있다. 공부하고, 여행하고, 열심히 연애한 사람이 안 늙는다고 했다. 친구인 한우근(1915~1999·사학자) 선생이 ‘(안병욱) 당신은 왜 한평생 늙었어?’라고 물으니 ‘연애를 못 해서, 80세가 넘으니 상대가 없더라’라고 답해 다 같이 웃은 일이 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 ‘집이 비는데 너는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다. 병중 아내를 20년간 돌봤으니 재혼이라도 해서 행복하게 살라는 뜻을 은근히 비친 것이었는데,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당시 84세였으니 다 산 줄 알았다. 나이 든 사람이 고독하게 혼자 사는 것보다는 여자친구가 있고 남자친구가 있을수록 행복하다. 그게 인간이다.” -요즘 세대에겐 역사 속 인물인 윤동주 시인과 어릴 때 공부하셨더라. “중학교 3학년 때 1년을 같이 있었다. 병아리 시인이지만 큰 닭이 되어 세상을 울릴 것이라고 부러워했다. 신사참배 문제로 숭실중학교가 문을 닫게 될 때 거부하고 떠난 사람이 윤동주와 나 둘이다. 헤어지고 나서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가끔 연세대(캠퍼스 안 윤동주) 시비 앞에 서면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당신 모교의 스승이니 지금은 내가 위라고(웃음).” -새해 계획이 있으신가. “젊었을 땐 과거가 짧고 미래는 마냥 길었다. 꿈도, 희망도 많았다. 100세가 넘은 뒤로는 과거는 길고 미래는 없더라. 그래서 ‘올 1년은 뭘 해볼까’라고 힘껏 생각한다. 올해는 건너뛰지만 내년에 새 책을 내보려고 한다.” -건강을 되찾으시면 좋겠다. “요새 걸음마를 다시 시작했다. 하하하.” ■김형석 명예교수는 1920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났다. 윤동주(1917~45) 시인과 평양의 미션스쿨 숭실중에서 함께 공부했다.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해방을 맞았지만, 반공 성향 개신교 지식인이던 그는 1947년 월남했다. 1954년 연세대 초대 총장 백낙준의 권유로 교편을 잡았고 1985년 정년까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수필과 강연으로 대중과 교감했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1961)’는 1년 만에 8만부(누계 60만부)가 팔려나갔다. 한국 출판 사상 가장 많이 팔린 박계주의 소설 ‘순애보(1939)’를 20여년 만에 넘어섰다. 2024년 ‘김형석, 백년의 지혜’로 세계 최고령 저자(103년 251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지난해 ‘김형석, 백년의 유산’으로 기록을 갱신했다.
  • [단독] “폭격음에 지하로 대피”… 중동 경유 한국인들까지 발 묶였다

    [단독] “폭격음에 지하로 대피”… 중동 경유 한국인들까지 발 묶였다

    “공항 대기 중 패닉, 수하물 못 받아”대한항공 두바이 노선 회항·중단이스라엘 단기 체류자는 피란 추진현재까지 한국인 인명 피해 없어 “카타르 공항에서 하릴없이 기다리다가 막 호텔에 왔는데 바로 폭격 소리가 들려서 지하로 대피했어요.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몰라 막막합니다.” 지난달 28일 3·1절 연휴를 맞아 유럽으로 출국했던 20대 A씨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경유지인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국제공항에서 하루 넘게 대기했지만 결국 항공편이 취소됐다. 호텔로 이동했지만 도착하자마자 폭음이 들려 곧장 지하로 몸을 피해야 했다. A씨는 1일 통화에서 “밤사이 폭격 소리가 이어졌는데 언제 떠날 수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답답하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안내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현지 교민과 여행객들은 불안 속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연휴 기간 출국한 여행객들은 중동 각국의 공항에서 발이 묶였다. 도하 공항도 인천행 비행기가 모두 취소돼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방문객들은 제3국으로 피란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노선을 정기 운항해 온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인천과 두바이를 오가는 KE951·KE952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두바이 노선은 주 7회 왕복 운항해 온 핵심 중동 노선이다. 카타르 도하를 거쳐 스페인 마드리드로 가족 여행을 떠난 이모(30)씨도 비행기가 쿠웨이트 인근에서 회항한 뒤 호텔에서 대기 중이다. 그는 “공항에서 폭격 소리와 진동이 느껴졌고, 사람들이 울거나 기도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며 “최소 6일까지 카타르에 있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단체 관광객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집트 패키지여행에 나선 60대 부모를 둔 B씨는 “부모님을 포함해 30여명이 도하 공항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지만 수하물을 돌려받지 못해 당뇨약 등 개인 물품이 없는 상태”라며 “항공편 재개 일정에 대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여행객은 호텔이 만실이어서 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교민들도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사는 이강근(61)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수백발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하면서 천둥 같은 폭음이 이어졌다. 주민들이 밤새 잠을 설쳤다”고 했다. 주 이스라엘 대사관은 여행객과 성지순례객 등 단기 체류자 등을 모아 3일 새벽(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로 피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는 60여명, 이스라엘에는 단기 체류자 100여명을 포함한 600여명의 교민이 체류중이다.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인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내부 분위기는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서 귀화해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박씨마 재한이란네트워크 대표는 “일부 이란 시민은 축제 분위기”라며 “자국민을 학살한 하메네이 정권이 교체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 피해 없이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언주는 옹호, 유시민은 공격… ‘뉴이재명’ 갈라치기는 코미디”

    “이언주는 옹호, 유시민은 공격… ‘뉴이재명’ 갈라치기는 코미디”

    민주당과 선거 연대 여부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결론 내야 합당처럼 뒤집히면 혁신당에 피해무산 땐 전 지역 후보 내고 이길 것 연대와 연계해 내 출마 지역 선택귀책 사유 당 공천 금지 입법 필요지금은 ‘축적의 시간’합당 밀약론 불쾌… 기획 이유 의심갈라치기로 이익 얻으려는 쪽 있어 신토지공개념, 5월 9일 이후 공개 법원 통제, OECD 수준 맞추는 중장관 되면서 가족 고통… 가장 후회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연대에 대해 “국민의힘 당선 가능성이 ‘0’인 곳은 자유롭게 경쟁하고 아슬아슬한 서울이나 부산 등은 단일화 연대하자는 게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3일 혁신당 창당 2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27일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늦어도 4월 중순까진 연대 여부가 정해져야 한다”며 “(합당 논의처럼) 뒤집어지면 또 우리는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뉴이재명’ 현상 등에 대해선 “이 프레임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강병철 정치부장과의 대담. -선거 연대 여부가 정해져야 전략을 세울 텐데. “민주당이 말하는 연대가 선거 연대인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답이 없다. 늦어도 4월 중순까진 선거 연대 여부가 정해져야 한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한다 안한다 정해야 한다. 양당 위원회가 합의했는데 민주당 최고위원회, 의원총회에서 뒤집어지면 혁신당은 또 피해를 입는다.” -양보할 수 없는 연대 원칙은 뭔가. “극우 심판, 국민의힘 제로를 위한 선거연대가 원칙이고, 상호 신뢰와 상호 존중이 있어야 통합으로 갈 수 있다.” -존중이라면 민주당의 양보를 말하나. “연대라 하면 지분을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얘기를 하면 연대는 깨진다. 원칙이 몇 가지 있다. 첫째로 혁신당 비전과 가치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토지공개념을 ‘빨갱이’라고 하는, 그건 얘길 하지 말자는 거다. 둘째로 대의를 공유하고 시도당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선거연대를 처리하는 방법 필요하다. 또 양당 후보 검증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합리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 -연대가 무산된다면. “어느 지역이든 나가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를 이기고 당선될 각오다. 민주당의 시혜를 받아 국회의원이든 단체장이든 나갈 생각 없다. 자력으로 해야 6월 이후에도 발언권이 생긴다.” -본인 출마 지역도 선거 연대와 연계되나. “그런 셈이다. 당의 시간표가 있고 조국의 시간표가 있는데 이를 맞춰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4월 초쯤에는 결정될 것 같다. 당과 정치인 조국 양쪽 모두에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경기 평택을 출마설이 나오는데. “다 열어놓고 있다. 후보 진용을 전국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완비가 안 됐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가 되면 그 자리가 빈다.” -귀책 사유가 있는 당의 공천 문제는. “원래 민주당은 개정 전 당규에 후보 못 낸다고 돼 있었다. 정치개혁 차원에서 여야 막론하고 귀책 사유 있는 당은 후보를 내선 안 되고, 사과를 해야 한다. 아예 후보 못 내는 법률을 명문화해야 한다.” -합당 논의 국면에서 ‘조국 대권론’이 등장했는데. “갑자기 밀약론으로 정청래 대표뿐 아니라 조국에 대한 공격도 엄청났다. 우당에 대한 기본 예의와 존중이 없어 불쾌했다. 모든 정치적 기획은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다. 이익을 얻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익을 얻는 사람이 누군가.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 하겠나.” -‘뉴이재명’론도 기획의 연장이라 보나. “이재명 대통령의 진가를 새롭게 알아보는 사람이 생긴 건 좋은 일이지만 이 프레임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갈라치기는 정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코미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뉴이재명이니까 옹호해야 되고 유시민은 올드 이재명이니까 공격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다. “이재명 정부가 잘하고 있어 ‘마음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은 ‘축적의 시간’이다.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토지공개념, 사회권 선진국, 정치개혁을 얘기하는 이유다.” -신토지공개념 법안 공개는 언제. “법안은 이미 준비돼 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후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고 발표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토지공개념 언급을 안 했을 뿐, 공공임대주택은 얘기했다. 이심전심, 아니 ‘이심조심’이라고 해야 하나.” -‘사법개혁 3법’ 입법이 마무리됐는데. “법원 입장에선 입법부가 권한을 침해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법원 통제가 갖춰지는 단계라고 본다. 조희대 대법원의 책임이다. 6월 이후 법원행정처 폐지도 논의해야 한다.” -‘조국의 선택’ 책을 냈다. 잘한 선택과 후회되는 선택은. “혁신당을 창당한 게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 후회되는 건 법무부 장관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장관 지명 전에 출마를 권하셨다. 이유 막론하고 제 선택으로 가족 전체가 고통 겪은 건 아비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일이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상… 국제 유가·해상 운임 급등 불가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상… 국제 유가·해상 운임 급등 불가피

    원유 수입 71% 중동산 의존도 커 오만 유조선 잇단 피격… 4명 부상원유 배럴당 100달러 전망도 나와 해상 운임 최대 80% 폭등 가능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유조선과 상선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정유·해운·항공업계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고 공습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및 해상 운임 급등에 경제 전반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로이터 통신은 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변 선박들에게 초단파무선(VHF)으로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대부분 선박은 해협을 우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기존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선박 피격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오만 정부는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이 오만 카사브 항구 인근에서 공격받아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도 “호르무즈 해협을 불법적으로 통과하려다 공격받은 유조선이 현재 침몰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리스크는 글로벌 에너지·물류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국제 석유 물동량의 20~3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전체 폭 55㎞ 중 유조선이 통항할 수 있는 구간은 10㎞ 이내인데, 모두 이란 영해에 속한다. 한국은 원유의 70.7%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경제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현재 배럴당 67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인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세계 평균 물가 상승률이 0.6∼0.7%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통상부는 상황 악화 시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석유 비축분은 약 1억 배럴(약 7개월분)이지만 사태 장기화 땐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운 운임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하는 우리 선사에 운항 자제를 권고했다. 우리 수출 기업들은 살랄라, 두쿰 등 오만의 주요 항만에서 하역 후 내륙으로 이동하거나 연안 소형선을 통해 대체 루트를 활용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우회 루트 활용시 해상운임이 최대 8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과거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적도 있다. 항공업계도 유가가 1달러 상승할 때마다 항공사 부담 비용은 연간 수백억원까지 증가한다.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불안이 발생한 건 미국이 2020년 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했을 때다. 한재완 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단기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 금융위 “필요시 100조+α 안정조치 시행”

    금융당국이 중동 정세와 관련해 필요시 ‘100조원+알파(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신속 시행키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 관련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필요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신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위원장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싱가포르·필리핀으로 출국하기 앞서 “중동의 상황 및 경제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해 정부 대처 상황을 수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엑스(X)에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고 일상을 즐기면서 생업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열고 외교·안보 위기대응체계를 24시간 가동하라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범정부 비상 대응반을 가동했다. 외교부는 2차관 주재로 교민 안전 대책 점검을 위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앞서 전날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소집하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가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나가기로 했다.
  • 수뇌부 회의 맞춰 드론·미사일 퍼부어… 초등생 등 수백명 희생

    수뇌부 회의 맞춰 드론·미사일 퍼부어… 초등생 등 수백명 희생

    美항모 두 척·중동 미군기지 등서전투기 뜨고 토마호크 등 퍼부어저비용 자폭 드론 수백대 첫 투입 이란 핵시설·지휘부 등 동시 타격美언론 “CIA, 하메네이 동선 파악”이란 정치·군사 수뇌부 한번에 노려수업 중인 초교 공습에 수십명 숨져이란 31개 주 중 24곳 공습 피해 미 동부 시간 지난달 28일 오전 1시 15분(이란 시간 오전 9시 45분) 이란 해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작전 승인이 떨어지자 제럴드 포드와 에이브러햄 링컨 두 척의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일제히 굉음과 함께 날아올랐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에 포진한 전함과 구축함, 중동의 미군 기지에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자폭 드론이 잇따라 발사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작전명 ‘장대한 분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미국과 함께 군사행동에 나선 이스라엘도 ‘포효하는 사자’로 이름 지은 작전 수행에 돌입했다. 미 전투기와 미사일, 수백대의 드론은 사전에 설정된 좌표로 날아가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휘통제 시설, 이란 방공 체계,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군용 비행장 등을 타격했다. 하메네이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압둘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도 표적 대상이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란 공격에서도 ‘참수 작전’(적 수뇌부 제거)이 전개된 것이다. 이번 공격에서 미국은 이란 핵시설과 군 공격에 집중하고, 이스라엘이 주로 수뇌부 제거 작전을 수행해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공격은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발사대를 겨냥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고위층 제거와 미사일 프로그램 겨냥이 모두 포함됐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카라즈와 콤, 북서부의 타브리즈, 남부의 시라즈 등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이란 적신월사는 이란의 31개 주 중 24곳이 공습을 받았다고 알렸다. 미 중부사령부는 작전 초기 공중·지상·해상에서 발사된 정밀유도무기가 투입됐다고 밝혔고, 산하 태스크포스 스콜피온 스트라이크는 전투에서 처음으로 저비용 자폭 공격 드론을 운용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 시점을 대낮으로 잡은 이유는 이란의 정치·군사 분야 수뇌부 인사들이 회의에 한꺼번에 모이는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이 하메네이의 동선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란에서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201명이 사망하고 747명이 부상했다고 적신월사가 밝혔다. 특히 이란 남부 미나브에 있는 여자초등학교가 직접 타격을 받아 학생 등 최소 148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오전반인 17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미나브에는 IRGC 기지가 있어 공습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 사망 소식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이스라엘 측을 통해 먼저 비공식적으로 전해졌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4시 37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메네이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공습이 시작된 지 15시간 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하메네이)는 우리의 정보력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을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 측도 트럼프 대통령 발표가 나온 지 4시간여가 지나 하메네이의 사망을 인정했다. 하메네이는 30발의 폭탄이 떨어지는 등 집중 공격이 이뤄진 관저 집무실에 있었으며 그의 딸과 사위, 손녀 등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과 모하마드 파크푸르 IRGC 총사령관, 하메네이의 수석 안보고문 알리 샴카니 등 군 수뇌부도 무더기로 사망했다.
  • 친미 전환 노린 트럼프 ‘힘의 축출’… 이란은 강경파 재집권할 듯

    친미 전환 노린 트럼프 ‘힘의 축출’… 이란은 강경파 재집권할 듯

    트럼프 ‘무모한 도박’ 관측 분석 속평화적인 정권교체 쉽지 않을 듯CIA “과도기 군부 체제 등장 우려”강경파 핵 프로그램 시도 가능성다민족 국가로 민족 갈등 분출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단행된 미국·이스라엘의 전격적인 대이란 공습으로 이란 등 중동 정세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력을 동원해 이란 정권을 변화시켜 중동 정세를 안정화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원하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무모한 도박’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기습 축출한 데 이어 두 달도 안 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폭사시키며 대외 정책 기조인 ‘힘을 통한 평화’ 노선에 대한 자신감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하메네이의 사망을 알리며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은 우리의 목표인 ‘중동 전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달성할 때까지 이번 주 내내, 또는 필요한 만큼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민이 나서서 자국을 친미·친서방 국가로 바꾼다면 ‘군사력’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이란의 현 신정 체제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직접 충돌하며 중동의 화약고를 터뜨린 이란과 이스라엘의 오랜 악연을 비로소 끝낼 수 있고, 더 나아가 중동 전체의 정세도 안정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를 이번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에 적극 활용하며 존재감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유엔을 대체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받는 평화위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대로 중동 정세가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신의 대리인’이 37년 동안 통치한 체제가 ‘외과 수술식’ 타격을 받고 민주적 체제로 순조롭게 대체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해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혁명수비대 출신이나 다른 파벌의 강경파 인사가 집권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하메네이 신정 체제가 무너지더라도 과도기적 군부 강경파가 집권해 미국을 더욱 골치 아프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강경파가 집권하면 다시 한번 핵 프로그램을 시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핵 폐기 압박에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는 유화책을 제시했다가 최고지도자가 폭사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더욱 집요하게 핵 개발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하메네이 통치 기간 통제해 왔던 내부 갈등이 분출할 우려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은 인구 9300만명의 다민족 국가로 내부 민족 갈등으로 분열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李 “北체제 존중… 흡수통일 안 해”

    李 “北체제 존중… 흡수통일 안 해”

    李 “전쟁 걱정 없는 한반도로”… ‘평화체제 전환’ 첫 공식 언급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북한을 향해 “어떠한 흡수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며 조속하게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여전히 남한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북한에 재차 손을 내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함께 성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3·1혁명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일 것”이라면서 “반세기를 훌쩍 넘기도록 이어온 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존공영의 한반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수차례 밝힌 것처럼 우리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어떠한 흡수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왔던 것처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무인기 침투 사건이 현 정부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재발 방지를 언급하는 등 북한이 호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범죄 행위이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해당 사건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며 “남북 간의 실질적인 긴장 완화와 유관국 협력을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이 평화체제 전환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의 3분의1가량을 북한과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평화’라는 단어를 24차례나 꺼내는 등 불투명한 국제 정세 속 북한의 태도 변화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이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정부는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주요 목표로 제시해 왔으나 이날은 핵 언급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이란 사태로 긴장 상태일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는 ‘앞마당을 함께 쓰는 가까운 이웃 국가’라는 표현을 다시 한번 쓰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엄혹한 국제 정세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현실에 대응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할 때”라며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외교를 통해 과거를 직시하며 현재의 과제를 함께 풀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전향적 태도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일본 정부도 호응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거론하며 한중일 3개국의 협력 필요성을 말했다. 이 대통령은 3·1절을 ‘3·1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그치지 않고 지금의 정부를 만들게 한 뿌리가 된다는 평가를 담은 표현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난해 광복절에서 밝힌 대로 미서훈 독립유공자를 발굴 및 포상하고 효창공원 일대를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지정하며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의 폭넓은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토요일 오전 ‘핀셋 기습’, 하메네이 폭사

    토요일 오전 ‘핀셋 기습’, 하메네이 폭사

    트럼프 “이란, 조국 되찾을 기회”이란 “관저 집무실서 사망” 확인지난달 핵 협상 ‘노딜’ 이후 단행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다. 37년간 이란 신정체제의 정점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중동 정세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란 국민이 조국을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며 봉기를 촉구하고 “장기전을 펼쳐 이란 전체를 점령할 수도, 2~3일 내에 공격을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도 하메네이가 관저 집무실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하며 40일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하메네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대규모 유혈사태를 일으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날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자폭 드론 등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를 동시다발로 공격했다. 이들이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공격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 하메네이 추도사에서 “복수와 응징은 우리의 의무”라며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앞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이란의 핵 협상이 ‘노딜’로 끝난 직후 전격 단행됐다. 이번 사태로 글로벌 경제 충격도 우려된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사실상 금지했으며 국제 금융시장은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최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1일에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이어 갔다.
  • 李대통령 “중동상황·경제영향 수시 보고하라…국민안전에 만전”

    李대통령 “중동상황·경제영향 수시 보고하라…국민안전에 만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길에 오르면서 관계부처에 비상대응 체제 유지를 당부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이 대통령이 중동 상황과 경제적 영향에 대한 정부 대처 현황을 수시로 보고하고 특히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순방 기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합동 공습으로 하메네이를 사망케 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란 국영방송도 이날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란 정부는 40일간의 전 국민 추도 기간과 일주일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1989년부터 35년 넘게 이란을 철권 통치해 온 하메네이의 죽음으로 이란 내부는 물론 중동 전역의 정세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식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메네이가 갑작스럽게 사망함에 따라 내부 반정부 세력의 봉기와 이를 막으려는 정권의 무력 진압이 충돌하며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또한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이란의 정세 불안은 강대국들의 개입을 불러일으켜 전 세계적인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먼저 싱가포르에서는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면담과 국빈만찬 일정도 소화한다. 싱가포르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3일부터 필리핀 마닐라를 찾아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 “신혼인데 새벽마다 잠 깨” 에일리 고통 호소… 층간소음에 갈등에 ‘금융치료’ 아파트도

    “신혼인데 새벽마다 잠 깨” 에일리 고통 호소… 층간소음에 갈등에 ‘금융치료’ 아파트도

    3세 연하 최시훈과 신혼 생활 중인 가수 에일리(36)가 층간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만 한 해 3만건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층간 소음 관련 보상비를 150만~200만원 선으로 책정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일리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일리네 결혼일기’에 올린 영상에서 ‘월 200씩 줄 테니 층간 소음 참으라는 윗집’이라는 제목의 화제의 인터넷 사연에 대해 남편 최시훈과 서로의 생각을 나누던 중 층간 소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로 우리가 새벽에 항상 같은 시간에 층간 소음을 겪는다”며 “그것 때문에 잠이 깬다. 자다가 깨서 받는 스트레스라서 월 200만원씩 받는다고 그게 (금융)치료가 될까 싶다. 난 못 참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최시훈은 “일단 나는 자기(에일리)가 없고 (혼자 사는 거라면) 그냥 살짝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 수 있다. 월 200만원이니까. 나는 금융치료를 한번 받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며 웃었다. 에일리 부부가 이날 영상에서 전한 인터넷 사연은 윗집 아이들이 뛰어다니면서 내는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던 한 아파트 거주자가 윗집으로부터 월 200만원씩 받기로 한 뒤에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최근 이같은 이웃간 보상을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아파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일부 아파트에선 층간소음이 문제가 되면 소음을 일으킨 세대가 아랫집에 150만~200만원 선의 보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입주민끼리의 결의는 법적 효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 소음 관련 민원 접수는 지난해 3만 2662건에 이른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층간 소음 관련 살인·폭력 등 5대 강력 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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