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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우리 ‘개념’이 모인 그 곳 안드로메다 은하

    [우주를 보다] 우리 ‘개념’이 모인 그 곳 안드로메다 은하

    종종 '개념'도 보내버릴 만큼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은하가 있다. 바로 '은하철도 999'를 탄 철이가 가고자 했던 그 곳 '안드로메다 은하'(The Andromeda Galaxy)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나선형 '몸매'를 자랑하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모습을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로버트 젠들러가 촬영한 이 사진은 총 20장의 이미지를 모자이크해 만든 것으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안드로메다의 모습이 화려하게 담겨있다. 'M31'로도 불리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나선팔 구조를 가진 모습이 우리 은하와 거의 비슷하지만 질량은 2배 이상이다. 우리은하와 이웃한 은하에 속하지만 그 거리만 무려 200만 광년. 그러나 맑은 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맨 눈으로도 뿌옇게 보일 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기도 하다. 최소 1억 개 부터 1조 개 까지 정확한 별의 숫자도 모를 만큼 연구할 것이 많은 안드로메다 은하는 영겁의 시간이 지나면 흥미롭게도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두 은하당 시간당 40만 km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37억 년 정도 후면 두 은하가 충돌하고 65억 년 뒤면 완전히 합체해 거대한 타원은하가 된다. 천문학자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이 은하에 붙여놓은 이름은 두 은하의 이름을 합친 ‘밀코메다'(Milkomeda)다. 사진=Robert Gendler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지름 무려 5만 광년…‘우주의 수레바퀴’ 발견

    [아하! 우주] 지름 무려 5만 광년…‘우주의 수레바퀴’ 발견

    -제단자리 ESO 179-13의 지름 5만 광년 고리 지름 5만 광년의 고리를 가진 은하계가 발견되었다고 미국 천문잡지 ‘스카이 앤드 텔레스코프’(S&T)지가 2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이 한 쌍의 은하인 ESO 179-13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1974년이었다. 남반구 하늘 깊숙이 있는 제단자리에 자리한 이 은하계는 왜소 나선은하와 그 북동쪽에 있는 볼품없는 조그만 은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ESO 179-13 은하계는 지난 몇십 년 동안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우리은하 원반면의 별들이 붐비는 장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그 한 이유였다. 홍콩 대학과 호주 천문관측소에 적을 둔 쿠엔틴 파커와 그의 동료들은 이 소외된 은하계에 눈을 돌려 다양한 파장의 스펙트럼과 이미지를 조합해 면밀한 관측을 수행해왔다. 그 결과 하나의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는데, 이 은하계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수소 가스 고리를 보았던 것이다. 고리는 크고 작은 덩어리들이 뭉쳐져 있는 형상으로 은하를 빙 두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화살 과녁처럼 보여 천문학자들은 왜소과녁은하(Dwarf Bull’s-eye Galaxy)라는 이름을 붙였다. 거대한 수소 가스 고리는 몇천만 년 전 작은 은하가 나선은하를 총알처럼 관통할 때 찢겨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ESO 179-13 같은 유형의 은하를 적어도 20개 정도는 알고 있다. 형태가 마치 수레바퀴처럼 보여, 그 대표적인 은하인 ESO 350-40은 수레바퀴 은하라는 이름을 얻었다. ESO 179-13 은하계는 지구에서 겨우 3000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가장 가깝고도 가장 작은 우주 수레바퀴이다. 고리의 지름은 고작 2만 광년밖에 되지 않으며(그래도 우리 태양계의 약 700만 배나 되지만), 가운데 있는 나선은하의 질량은 우리은하의 동반 은하인 마젤란은하와 비슷하다. 어쨌든 이 ESO 179-13 은하계가 천문학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은하 질량의 100분의 1밖에 안되는 작은 은하도 우주 공간에서 서로 충돌하며 이처럼 아름다운 고리를 가진 은하계를 만들어낸다는 사실 때문이다. ​ 사진=NASA(위), Ivan Bojicic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우주의 수레바퀴’ 발견

    [우주를 보다] ‘우주의 수레바퀴’ 발견

    -제단자리 ESO 179-13의 지름 5만 광년 고리 지름 5만 광년의 고리를 가진 은하계가 발견되었다고 미국 천문잡지 ‘스카이 앤드 텔레스코프’(S&T)지가 2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이 한 쌍의 은하인 ESO 179-13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1974년이었다. 남반구 하늘 깊숙이 있는 제단자리에 자리한 이 은하계는 왜소 나선은하와 그 북동쪽에 있는 볼품없는 조그만 은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ESO 179-13 은하계는 지난 몇십 년 동안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우리은하 원반면의 별들이 붐비는 장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그 한 이유였다. 홍콩 대학과 호주 천문관측소에 적을 둔 쿠엔틴 파커와 그의 동료들은 이 소외된 은하계에 눈을 돌려 다양한 파장의 스펙트럼과 이미지를 조합해 면밀한 관측을 수행해왔다. 그 결과 하나의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는데, 이 은하계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수소 가스 고리를 보았던 것이다. 고리는 크고 작은 덩어리들이 뭉쳐져 있는 형상으로 은하를 빙 두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화살 과녁처럼 보여 천문학자들은 왜소과녁은하(Dwarf Bull’s-eye Galaxy)라는 이름을 붙였다. 거대한 수소 가스 고리는 몇천만 년 전 작은 은하가 나선은하를 총알처럼 관통할 때 찢겨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ESO 179-13 같은 유형의 은하를 적어도 20개 정도는 알고 있다. 형태가 마치 수레바퀴처럼 보여, 그 대표적인 은하인 ESO 350-40은 수레바퀴 은하라는 이름을 얻었다. ESO 179-13 은하계는 지구에서 겨우 3000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가장 가깝고도 가장 작은 우주 수레바퀴이다. 고리의 지름은 고작 2만 광년밖에 되지 않으며(그래도 우리 태양계의 약 700만 배나 되지만), 가운데 있는 나선은하의 질량은 우리은하의 동반 은하인 마젤란은하와 비슷하다. 어쨌든 이 ESO 179-13 은하계가 천문학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은하 질량의 100분의 1밖에 안되는 작은 은하도 우주 공간에서 서로 충돌하며 이처럼 아름다운 고리를 가진 은하계를 만들어낸다는 사실 때문이다. ​ 사진=NASA(위), Ivan Bojicic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눈이 부신 수많은 보석별… ‘NGC 1783’ 포착

    [우주를 보다] 눈이 부신 수많은 보석별… ‘NGC 1783’ 포착

    이게 다 별이야? 수많은 별들이 마치 모래알처럼 모여 눈이 부실 정도인 우주의 성단(星團)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유럽우주기구(ESA)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구상성단 'NGC 1783'의 이미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NGC 1783은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인 대마젤란운(Large Magellanic Cloud)의 가장 큰 구상성단이다. 구상성단(球狀星團·globular cluster)은 별들이 사진에서처럼 공같은 모양으로 강력하게 밀집돼 있는 것을 말한다. 1835년 영국의 천문학자 존 허셜이 발견한 NGC 1783은 지구로부터 약 16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약 17만 배다. 특히 NGC 1783이 연구가치가 높은 것은 보통의 구상성단에 비해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다. NGC 1783의 나이는 대략 15억년 미만으로 보통의 구상성단은 수십 억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속에서 영겁의 시간동안 수많은 별들이 탄생하고 사라지며 또 다시 태어난다. 사진=ESA/Hubble & NA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땡큐! 스피처 우주망원경”…발사 12주년 대표 이미지 공개 (NASA)

    “땡큐! 스피처 우주망원경”…발사 12주년 대표 이미지 공개 (NASA)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지난 2003년 8월 25일 미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우주망원경 한 대가 실린 델타 II 로켓이 우주로 발사됐다. 그간 수많은 우주의 비밀을 밝혀준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이 지구 밖으로 나간 순간이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12주년을 자축하며 12장의 이미지로 제작된 달력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이 12장의 이미지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과거 촬영했던 대표적인 작품 중에서 선정된 것이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에 못지않은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남겼다. 10m 길이의 길쭉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는 용도로 제작됐다. 그 이유는 우주의 셀 수 없이 많는 천체들이 구름과 먼지로 둘러쌓여 그 속을 가시광선으로는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통해 인류는 우리 은하가 막대 나선 은하라는 사실을 알게됐으며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의 구조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NASA는 지난 1990년 허블 우주망원경을 시작으로 콤프턴 감마선 관측선(1991),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1999), 스피처 우주 망원경(2003)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보내는 이유는 지상에서는 날씨와 대기의 영향을 받아 우주의 정보를 제대로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마이클 워너 박사는 "이번에 공개된 이 12장의 이미지 만으로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성과를 충분히 담아낼 수 없다" 면서 "그간 스피처가 촬영한 '보석' 같은 이미지를 통해 우주에 대한 인식의 저평이 넓어졌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NASA가 공개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12장의 사진이다. 1. 나선은하 M81(2003년 12월 촬영)   2. 게성운(CrabNebulai·2005년 6월 촬영) 3. 우리은하의 중심 (2006년 1월 촬영) 4. 헬릭스 성운(Helix nebula·2007년 2월 촬영) 5. 로 오피유키 성운(Rho Ophiuchi·2008년 2월 촬영) 6. 삼각형자리은하(Triangulum galaxy·2009년 4월 촬영) 7. 오리온 성운(Orion nebula·2010년 4월 촬영) 8. 북아메리카 성운(North America Nebula·2011년 2월 촬영) 9. 솜부레로 은하(Sombrero Galaxy·2012년 4월 촬영)     10. 거대 별 제타 오피유키(Zeta Ophiuchi)가 우주먼지에 충격파를 주는 모습(2012년 12월 촬영) 11. 에타카리나 성운(Etacarinae Nebula·2014년 3월 촬영)    12. 원숭이 머리 성운(Monkey Head Nebula·2015년 8월 촬영)  사진=NASA/JPL-Caltech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스피처 우주망원경 발사 12주년 기념 이미지 공개

    [아하! 우주] 스피처 우주망원경 발사 12주년 기념 이미지 공개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지난 2003년 8월 25일 미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우주망원경 한 대가 실린 델타 II 로켓이 우주로 발사됐다. 그간 수많은 우주의 비밀을 밝혀준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이 지구 밖으로 나간 순간이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12주년을 자축하며 12장의 이미지로 제작된 달력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이 12장의 이미지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과거 촬영했던 대표적인 작품 중에서 선정된 것이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에 못지않은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남겼다. 10m 길이의 길쭉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는 용도로 제작됐다. 그 이유는 우주의 셀 수 없이 많는 천체들이 구름과 먼지로 둘러쌓여 그 속을 가시광선으로는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통해 인류는 우리 은하가 막대 나선 은하라는 사실을 알게됐으며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의 구조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NASA는 지난 1990년 허블 우주망원경을 시작으로 콤프턴 감마선 관측선(1991),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1999), 스피처 우주 망원경(2003)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보내는 이유는 지상에서는 날씨와 대기의 영향을 받아 우주의 정보를 제대로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마이클 워너 박사는 "이번에 공개된 이 12장의 이미지 만으로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성과를 충분히 담아낼 수 없다" 면서 "그간 스피처가 촬영한 '보석' 같은 이미지를 통해 우주에 대한 인식의 저평이 넓어졌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NASA가 공개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12장의 사진이다. 1. 나선은하 M81(2003년 12월 촬영)   2. 게성운(CrabNebulai·2005년 6월 촬영) 3. 우리은하의 중심 (2006년 1월 촬영) 4. 헬릭스 성운(Helix nebula·2007년 2월 촬영) 5. 로 오피유키 성운(Rho Ophiuchi·2008년 2월 촬영) 6. 삼각형자리은하(Triangulum galaxy·2009년 4월 촬영) 7. 오리온 성운(Orion nebula·2010년 4월 촬영) 8. 북아메리카 성운(North America Nebula·2011년 2월 촬영) 9. 솜부레로 은하(Sombrero Galaxy·2012년 4월 촬영)     10. 거대 별 제타 오피유키(Zeta Ophiuchi)가 우주먼지에 충격파를 주는 모습(2012년 12월 촬영) 11. 에타카리나 성운(Etacarinae Nebula·2014년 3월 촬영)    12. 원숭이 머리 성운(Monkey Head Nebula·2015년 8월 촬영)  사진=NASA/JPL-Caltech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주를 보다] ‘스타 탄생’… 폭죽놀이 하는 은하 NGC 428 포착

    [우주를 보다] ‘스타 탄생’… 폭죽놀이 하는 은하 NGC 428 포착

    우주에서 '폭죽놀이'를 하면 이같은 모습일까?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막대나선은하 'NGC 428'의 모습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지구로부터 약 4,800만 광년 떨어진 고래자리에 위치한 NGC 428은 나선은하의 한 종류인 막대나선은하(barred spiral galaxy)다. 일반적으로 은하는 그 형태에 따라 둥그런 타원은하와 나선은하로, 이중 나선은하는 제대로 그 모습을 갖춘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로 나뉜다. 이번에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NGC 428이 바로 막대나선은하로 그 중심에 별들로 구성된 막대 모양의 구조가 있어 이렇게 분류된다. 막대나선은하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하는데 우리은하 역시 여기에 속한다. NASA 측은 "NGC 428의 클로즈업 사진을 보면 나선 형태가 보이지만 전체를 보면 다르다" 면서 "전반적으로 나선 구조가 심하게 뒤틀리고 구부러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NGC 428는 뒤틀린 모습을 갖게된 것일까? 이는 2개 이상의 은하가 충돌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진에서 보듯 마치 폭죽을 터뜨리는 것 같은 붉은빛과 분홍빛의 폭발이 일어나며 이 속에서 수많은 별들이 탄생한다. 곧 우주의 '스타 탄생' 현장인 셈이다.           사진= ESA/Hubble and NASA and S. Smartt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천문학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아하! 우주] 천문학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 신이 과연 있는가? - 외계인이 있나? -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 일반 사람들이 천문학자를 만나면 대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들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이 과연 있습니까? 외계인이 있나요? 만약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이 유서 깊은 질문들에 대해 미국의 한 천체물리학자가 퍽 흥미로운 답을 내놓았다. 물론 과학적인 증거와 자신의 견해를 조합해 만든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모범적인 답안이라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한다. 참고로 그의 이름은 류(Liu)이며,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시립대학 교수임을 밝혀둔다. -신은 과연 있는가?​ 일반적으로 과학이나 천문학은 특별히 신의 존재에 대해 언급할 대목이 별로 없다. 말하자면 그것은 과학이 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란 얘기다. 과학은 확인된 예측과 증거에 기초해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신의 존재는 그러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과학은 존재하는 것에 대한 내용과 변화를 연구할 수 있을 뿐이다. 전임 베네딕트 교황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빅뱅 이론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빅뱅은 우주의 시초에 일어난 사건일 뿐이다. 그로부터 시간과 공간이 출발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시간도 공간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천문학적 발견은 신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반면에, 또 다른 사람들은 우주가 존재하는 데는 신이 필요치 않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빅뱅이 신의 존재나 부재를 증명한다고 하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물론 빅뱅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우주를 창조했다고 우스개삼아 일컬어지는 신)의 존재 여부도 증명해주지 않는다. 이 말은 절대 농담이 아니다. 빅뱅과 신의 존재를 결부시켜 당신이 믿는 것은 맹신일 따름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질문까지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우주는 참으로 아름다우며 복잡하고 환상적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 우주를 존재케 한 어떤 전지전능한 신적 존재를 나타내주는 증거라고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 역시 본 적이 없다. -외계인은 있는가? 우주는 너무나 광활한 곳이어서, 이 넓은 우주에서 오로지 한 곳에만 생명이 출현할 확률은 근본적으로 제로다. 한 곳에서 생명이 출현했다면 다른 곳에서도 당연히 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장구한 시간과 광막한 공간으로 격리되어 있어 그들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을 따름이다. 언젠가 만날 것이란 보장도 사실 없다. 하지만 지구상에 외계인 거주지가 있다든가, 뉴멕시코 로즈웰에 UFO가 추락했다든가 하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외계인 존재에 관한 증거라고 하는 것들 중 엄격한 과학적 검증을 통과한 사례는 아직껏 하나도 없다. 외계인들과 언젠가 접촉할 수 있을까? 인류의 메시지를 싣고 지구에서 송출된 라디오파가 우주공간을 여행한 지가 50년이 되었다. 이는 곧 50광년의 거리, 곧 500조km를 내달렸다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은하만 해도 지름이 그 2000배인 10만 광년, 즉 10^18km나 된다. 그 라디오파가 우리은하를 가로지르는 데만도 10만 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외계인이 비록 우리은하 안에 존재하더라도 그 신호를 수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정말 우리와 가까운 데 있지 않는 한 말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계인이 만약 라디오파 신호를 보냈다 하더라도 정말 가까운 별이 아니면 우리가 수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외계 생명체와 만날 확률이 전혀 없다는 건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럴 경우가 생기더라도 참으로 아주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내가 만약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두 단계로 대답하겠다. 우리 지구에는 조수 현상이 있다. 달과 지구의 인력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달의 인력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지구가 늘어나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런데 지구 본체는 대단히 단단하기 때문에 지표가 늘어나는 것은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바닷물은 다르다. 대단히 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그게 바로 밀물과 썰물이다. 이제 당신이 블랙홀 가까이 있다고 하자. 블랙홀의 인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이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머리부터 다이빙한다면 그 머리와 발끝에 작용하는 인력(지구의 조석력과 근본적으로 같기 때문에 조석력이라 한다) 크기의 차이로 인해 당신 몸은 짜낸 치약처럼 엄청 길게 늘어날 것이다. 마틴 리스 경은 이 현상을 ‘스파게티화’라는 용어로 나타냈는데,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다. 당신의 마지막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의 흐름으로 블랙홀 안으로 소용돌이치며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블랙홀에 빠지더라도 어떻게든 조석력을 이겨내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을 가상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블랙홀은 클수록 당신에게 덜 치명적이다. 만약 당신이 빠진 블랙홀이 지구 크기만하다면 당신은 스파게티가 될 운명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블랙홀이 만약 태양계만하다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블랙홀에서 되돌아올 수 없는 한계선)에서 느끼는 조석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 당신의 몸은 그런대로 원형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시공간의 휘어짐은 블랙홀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먼저 당신이 블랙홀로 뛰어들 때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여 돌입한다면, 공간 속을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갈 것이다. 그럼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가? 당신이 블랙홀 안으로 떨어질 때 당신 바로 앞에는 당신보다 먼저 떨어진 것들이 보일 것이다. 그것들은 당신보다 더 많은 시간 지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만약 뒤쪽으로 돌아볼 수 있다면, 당신보다 늦게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당신은 당신이 있는 그 지점의 우주의 전 역사, 곧 빅뱅에서 먼 미래까지의 역사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인류의 기원은 지구 아닌 우주에서 왔다?

    [아하! 우주] 인류의 기원은 지구 아닌 우주에서 왔다?

    과연 지구상에 인류는 처음 어떻게 등장했을까? 종교적인 설명은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풀지못한, 어쩌면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을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최근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이에대한 특정 이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게재해 관심을 끌고있다. 바로 우리 인류가 우주에서 왔다는 이른바 ‘판스페르미아'(panspermia)설이다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 주장은 사실 19세기에 처음 제기됐을 만큼 역사가 깊다. 이 이론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은 머나먼 우주 공간에서 날아온 미생물이 지구에 정착해 진화했다는 주장이 골자다. 곧 우주에서 생겨난 최초 '생명의 씨앗'이 운석이나 혜성에 실려 지구와 충돌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 진화했다는 것. 이같은 이론을 배경으로 깔고있는 할리우드 영화가 지난 2012년 개봉한 '프로메테우스' 다. 언뜻보면 기괴하게도 느껴지지만 사실 판스페르미아설은 오랜시간 과학계의 '안줏거리'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증명할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 미국 워싱턴대학 생물학자 피터 워드는 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판스페르미아설을 증명할 증거가 발견될 수도 있다" 면서 "만약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과학계 뿐만 아니라 종교의 근간을 뒤흔드는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워드 박사의 주장처럼 실제 그 증거 찾기는 세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판스페르미아설을 신봉하는 대표적인 학자는 영국 버킹엄대학교 우주생물학센터 찬드라 위크라마싱 교수다. 그는 지난 2013년 스리랑카 폴로나루와에 추락한 운석 잔해에서 발견된 규조류가 지구가 아닌 외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내용의 ‘신 탄소질운석 내 규조화석’(Fossil Diatoms In A New Carbonaceous Meteorite)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운석 안에 유기물이 화석화된 채 발견됐다는 것으로 이를 판스페르미아설의 대표적인 증거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운석 안에 유기물이 존재하더라도 지구의 대기를 살아서 통과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위크라마싱 교수는 "과거 판스페르미아설은 순수한 이론적 추측이었을 뿐이지만 지금은 서서히 그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면서 "우리은하에서만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 수천억개의 행성이 존재하며 혜성, 운석 등에 실려 충분히 지구로 올 수 있다" 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는 더 있다. 2년 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지타 마틴 박사는 "38억 년~45억 년 전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구성단위가 우주 어딘가에서 차가운 혜성에 실려 지구로 날아왔다" 고 주장한 바 있다.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지구와 혜성의 충돌 과정에서 생명체의 기본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면서 "지구의 적절한 환경이 생명체의 번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별들도 ‘떠나고 싶다’...우리은하 30%가 궤도 바꿔 이주

    별들도 ‘떠나고 싶다’...우리은하 30%가 궤도 바꿔 이주

    우리은하의 별들 중 3분의 1이 은하 중심을 공전하는 궤도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새로 작성된 우리은하 지도에 따르면, 우리은하 전체에 걸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최초의 증거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연구는 앞으로 천문학자들에게 우리은하에서 별들의 생성과정과 움직임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지도는 지난 4년간 10만 개의 별들을 조사한 슬로언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3(SDSS)의 데이터를 기초로 작성되었다. 도널드 슈나이더 펜실베니아 주립대 천문학자는 이 특이한 연구를 위해 7만 개나 되는 우리은하 별들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주요필자인 마이클 헤이던 뉴멕시코 주립대(NMSU) 교수는 "현대 사회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출생지를 멀리 떠나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 은하의 별들도 그와 비슷하다. 우리은하 별 중 30%가 그들이 태어난 궤도를 떠나 멀리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새 은하 지도를 작성하는 데 관건은 별의 대기 성분 측정으로 별빛이 가지고 있는 스펙트럼을 분석해보면 알아낼 수 있다. "별의 스펙트럼을 분석해보면 우리은하의 화학적 구성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 공동연구자인 존 홀츠먼 NMSU의 천문학자가 설명한다. 그는 "별들은 그 중심에서 차례대로 중원소들을 만들어내고 그 별이 죽으면 그 중원소들은 우주로 방출되어 다음 세대의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면 원소 종류가 점차 풍부해지고 그 다음 세대의 별들은 보다 많은 중원소들을 포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하에는 지역에 따라 상대적으로 별의 생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 이러한 지역에는 새 별들의 세대가 보다 많이 형성된다. 천문학자들은 별에 포함된 중원소의 비율을 측정해 그 별의 세대와 태어난 곳을 알아낸다. 일반적으로 우리은하 원반 외곽 부분에는 중원소 비율이 낮은 별들이 많지만, 어떤 영역에는 원반 안쪽의 별처럼 중원소를 많이 포함한 별들도 다소 있다. 연구에서 많은 데이터가 별들이 은하 중심에서 멀리 또는 가까이 움직이면서 방사선으로 궤도를 바꾼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처럼 무작위로 일어나는 별들의 위치 변동은 '이주' 개념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이는 은하 나선팔과 같은 은하 원반의 불규칙성에서 야기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별들의 이주를 보여주는 증거는 태양과 가까운 별들에서 이미 포착된 적이 있지만, 이 새로운 연구는 우리은하 전체에 걸쳐서 일어나는 별들의 이주 증거를 보다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우리은하 속 ‘슈퍼지구’를 찾아라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우리은하 속 ‘슈퍼지구’를 찾아라

    얼마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또 하나의 지구'로 알려진 슈퍼지구 ‘케플러-452b’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케플러-452b는 지구의 1.6배 크기로 무려 140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사실 인류가 방문하는 것은 꿈 속에서나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류의 머리로는 가늠되지 않는 이 우주에 과연 지구와 같은 슈퍼지구는 얼마나 있을까? 사실 이에 대해서는 추측만 있다. 지난 2월 호주국립대학(ANU)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에만 슈퍼지구 숫자가 무려 2000억 개에 달한다는 계산서를 뽑아낸 바 있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 은하에는 약 1000억 개의 별(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존재하고 한 별 당 평균 2개의 슈퍼지구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슈퍼지구가 되는 근거는 생명 서식 가능 구역으로 불리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 열쇠다. 곧 행성이 항성(태양)과 너무 가깝지도(뜨겁지도) 멀지도(춥지도) 않은 적당한 지역에 위치해 있을 경우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행성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와 달리 미국 버클리대학 연구원 앤드류 하워드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3년 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은하에 약 200억개(± 8%)의 행성을 지구형 후보로 결론내렸지만 여전히 그 숫자는 상상을 추월한다. 현재까지 슈퍼지구 찾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다. ‘외계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지난 2009년 발사된 이후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 약 1000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으며 확인을 기다리는 후보도 4175개에 달한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 이외에 다른 관측 기기로 확인된 외계 행성을 합치면 그 숫자는 1,855개를 넘어섰다.(2015년 1월 기준) 인류가 발견한 외계 행성 가운데 상당수가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활약으로 그 존재를 밝힌 셈.   이번에 발견된 ‘케플러-452b’도 그 중 하나로 지금까지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슈퍼지구는 총 12개다.(그림 참조) 또한 다른 관측 기구로 발견된 슈퍼지구를 포함할 경우 그 숫자는 배이상 늘어난다. 앞으로 외계 행성과 그 안의 숨어있을 슈퍼지구 찾기는 차세대 행성 사냥꾼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가 맡는다. 오는 2017년 발사예정인 TESS는 사실상 임무가 종료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대신해 약 3000개 이상의 새 외계행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외계인도 인간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

    “외계인도 인간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

    "우주 어딘가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 모습은 우리와 비슷할 것이다" 인류가 가진 원초적 호기심 중 하나인 외계인의 존재와 그 모습에 대한 재미있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유명 진화생물학자 사이먼 콘웨이 모리스 교수는 새로 발간한 책(The Runes of Evolution)을 통해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 모습은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우주 어딘가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과학자들은 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이같은 외계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은 곳이 바로 '슈퍼지구'인데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은하에만 이같은 행성이 무려 2000억 개나 존재한다는 낙관적인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모리스 교수의 주장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항성과 적절한 거리에 있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에 위치한 행성 어딘가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들의 모습을 추측한 것.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외계인의 외모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녹색 괴물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으며 오히려 우리 인간과 유사하다.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이 바로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다. 진화 생물학의 개념인 수렴진화는 서로 비슷한 환경에 처한 생명체가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날개 없는 조상으로부터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해 온 박쥐와 새가 외형상 비슷하게 보이는 날개를 갖게된 것이 대표적인 예. 모리스 교수는 "고등 생명체가 되기 위해서는 눈, 사지, 지능, 도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 등은 불가피한 것" 이라면서 "지구인과 외계인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지만 수렴진화처럼 오랜 세월 진화 과정을 거치며 비슷한 기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년 전에도 모리스 교수는 런던 왕립학회 컨퍼런스에서 "외계인 역시 인간과 비슷한 진화 과정을 거쳐 우리처럼 탐욕, 폭력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외계인도 우리 인간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

    “외계인도 우리 인간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

    "우주 어딘가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 모습은 우리와 비슷할 것이다" 인류가 가진 원초적 호기심 중 하나인 외계인의 존재와 그 모습에 대한 재미있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유명 진화생물학자 사이먼 콘웨이 모리스 교수는 새로 발간한 책(The Runes of Evolution)을 통해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 모습은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우주 어딘가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과학자들은 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이같은 외계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은 곳이 바로 '슈퍼지구'인데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은하에만 이같은 행성이 무려 2000억 개나 존재한다는 낙관적인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모리스 교수의 주장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항성과 적절한 거리에 있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에 위치한 행성 어딘가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들의 모습을 추측한 것.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외계인의 외모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녹색 괴물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으며 오히려 우리 인간과 유사하다.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이 바로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다. 진화 생물학의 개념인 수렴진화는 서로 비슷한 환경에 처한 생명체가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날개 없는 조상으로부터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해 온 박쥐와 새가 외형상 비슷하게 보이는 날개를 갖게된 것이 대표적인 예. 모리스 교수는 "고등 생명체가 되기 위해서는 눈, 사지, 지능, 도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 등은 불가피한 것" 이라면서 "지구인과 외계인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지만 수렴진화처럼 오랜 세월 진화 과정을 거치며 비슷한 기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년 전에도 모리스 교수는 런던 왕립학회 컨퍼런스에서 "외계인 역시 인간과 비슷한 진화 과정을 거쳐 우리처럼 탐욕, 폭력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대체 외계인들은 어디 있는 거야?”

    [아하! 우주] “대체 외계인들은 어디 있는 거야?”

    -'페르미의 역설'을 비디오로 풀어내다 '페르미 역설'이란 이탈리아의 천재 물리학자로 노벨 상을 받은 엔리코 페르미가 외계문명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이다. 페르미는 1950년 4명의 물리학자들과 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들은 우주의 나이와 크기에 비추어볼 때 외계인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그러자 페르미는 그 자리에서 방정식을 계산해 무려 100만 개의 문명이 우주에 존재해야 한다는 계산서를 내놓았다. 그런데 수많은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면 어째서 인류 앞에 외계인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라면서 "대체 그들은 어디 있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를 '페르미 역설'이라고 한다. ​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도 수천억 개의 은하들이 존재한다. 또 은하마다 수천억 개의 별들이 있으니,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행성의 수는 그야말로 수십, 수백조 개가 있을 거란 계산이 금방 나온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아직까지 외계인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가? 이것이 페르미의 역설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역설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 인류는 지난 10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기간은 우주의 나이 138억 년에 비하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래에 다른 별을 방문하는 상상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주에는 우리 외에도 다른 문명이 있을 거라는 데 많은 과학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외계인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가? 그 이유로 항성 간 거리가 너무나 멀기 때문에 어떤 문명도 그만한 거리를 여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거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페르마의 역설을 한 전문가 그룹이 비디오로 풀이한 것을 발표해 화제를 낳고 있다. 유튜브 채널 쿠르트 게작트(Kurz Gesagt)가 제작한 이 비디오는 무엇이 우리 인류와 먼 외계문명과의 접촉을 막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첫번째 장애는(아마도 최대의 장애일 것이다), 바로 우주여행이다. 인류의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이 거리의 장벽을 넘을 수가 없다. 예컨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4.2광년 떨어진 프록시마 센타우리 별까지 가는 데만도 지금 로켓 속도로는 10만 년 가까이 걸린다. 만약 우리가 광속으로 날리는 로켓을 개발했다고 쳐도 우리은하를 가로지르는 데만도 10만 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 은하도 우주 속에서는 한 개의 조약돌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해볼 때 우리가 다른 행성으로 가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외계인을 만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장애이다. ​ "우주는 아주 오래된 것입니다" 하고 비디오의 해설자는 말한다. "지구상에서 생명이 출현한 것은 36억 년 전입니다. 그리고 지성체인 인류가 지상에 나타난 것은 약 25만 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인류가 우주 거리의 통신기술을 확보한 것은 겨우 10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 우주에는 수백만 년을 이어온 외계인 제국들이 수천 개는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그들과의 소통에 눈을 뜨고 만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 장애의 또 하나는 통신 수단의 문제이다. 비록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과 교신하기에는 우리의 통신 수단이 너무나 원시적인 것이라 소통불능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외계인들이 신호를 보내온다 하더라도 우리 기술로는 그것을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개념인 다이슨 스페어의 개념은 지성체의 집단의식을 내포한 가상 현실의 거대 구조물이 한 항성의 에너지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말한다. ​ "만약 갈색왜성을 도는 컴퓨터라면 그 별로부터 수십조 년에 걸쳐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해설자는 말한다. 만약 이러한 구조물이 존재한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적외선 신호를 방출한 텐데, 아직까지 그러한 신호는 포착된 적이 없다. "페르미의 역설은 오로지 한 문제의 그 해답이 달려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기술수준이다. 우리의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해갈 것인가, 어디에서 한계에 부딪힐 것인가에 문제의 해법이 달려 있다"고 해설자는 말한다. "우리가 지식에 대해 아는 것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 인류가 비록 은하의 시간 척도로 볼 때 극히 짧은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지만, 만약 우리가 우주 속에서 홀로라면 우주 속에서 차지하는 우리의 진정한 위치를 탐구하기 위해 우리의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며, 다른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진보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으로 동영상은 끝을 맺는다. 사진=1. 인류는 지난 10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기간은 우주의 나이 138억 년에 비하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래에 다른 별을 방문(그림)하는 상상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문명이 우주에서 최초도 유일한 것도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 어디 있는 걸까? 2. 인류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케플러 망원경(그림) 등으로 외부 행성계를 찾아왔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생명체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100년 전부터 우주로 전파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역시 아무런 응답도 접수하지 못하고 있다. 3. 또 하나의 가설은 다이슨 스페어(그림)로, 전 항성을 아우르는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한 고도의 외계문명이다. 만약 이러한 구조물이 존재한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적외선 신호를 방출한 텐데, 아직까지 그러한 신호는 포착된 적이 없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별과 모래, 어떤 게 더 많을까?

    [아하! 우주] 별과 모래, 어떤 게 더 많을까?

    -우리은하에만도 3000억 개 별 우주에 관해 많이 듣는 논쟁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지구의 모래와 우주의 별은 어떤 게 더 많을까? 놀랍게도 지표에 있는 모든 모래알의 수보다 우주의 별이 더 많다는 계산서가 나와 있다. 지구의 모래알보다 더 많다는 온 우주의 별을 다 계산한 사람들은 호주국립대학의 사이먼 드라이버 박사와 그 동료들이다. '모래알 계산자'인 아르키메데스의 후예들은 2천억 개의 은하를 품고 있는 우주에 있는 별의 총수는 7X10^22승(700해) 개라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7 다음에 0이 22개 붙는 수로서, 7조 곱하기 1백억 개에 해당한다. 온 우주에 있는 은하의 수는 약 2000억 개 정도로 알려져 있으니까, 평균으로 치면 한 은하당 약 3500억 개의 별들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하의 별 수는 약 3000억 개니까,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셈이다. 온 우주의 별 수인 700해라는 숫자의 크기는 어떻게 해야 실감할 수 있을까? 어른이 양손으로 모래를 퍼담으면 그 모래알 숫자가 약 8백만 정도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변과 사막의 면적을 조사하면 그 대강의 모래알 수를 얻을 수 있는데, 계산에 의하면 지구상의 모래알 수는 대략 10^22(100해)개 정도로 나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주에 있는 모든 별들의 수는 지구의 모든 해변과 사막에 있는 모래 알갱이의 수인 10^22개보다 7배나 많다는 뜻이다. 이 우주에 그만한 숫자의 '태양'이 타오르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들을 1초에 하나씩 센다면, 1년이 약 3200만 초니까, 자그마치 2천조 년이 더 걸린다. 기절초풍할 숫자임이 틀림없다. 흥미롭게도 성서에 별과 모래의 개수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역사상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성구는 창세기 22장 17절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한 말로,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로 크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문을 얻으리라." 이 구절을 갖고 성서 무오류론자와 그 반대편 진영의 사람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무오류론자들은 당연히 하늘의 별이 바닷가의 모래처럼 거의 무한이라는 데 반해, 반론자들의 논리는 "하늘의 별들 수는 기껏해야 6천 개를 넘지 않는데, 어떻게 바닷가의 모래알 수와 비교가 되느냐고 공격했다.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6등성 이상으로, 6천 개 정도 된다. 물론 당시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이라 성서 무오류론자들은 제대로 대응할 논리가 없었다. 그런데 망원경이 발명되고, 더욱이 현대에 와서 보니 그 별들의 수가 거의 무한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던 것이다. 기독교측에서 크게 고무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비록 그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했던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에 부치는 무리수를 두긴 했지만. 그런데 호주팀이 센 이 같은 엄청난 별의 숫자는 물론 별들을 하나하나 센 것이 아니라, 강력한 망원경을 사용해 하늘의 한 부분을 표본검사해서 내린 결론이다. 드라이버 박사는 우주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별이 있을 수 있지만, 7X10^22승이라는 숫자는 현대의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범위 내 별의 총수라고 한다. 별의 실제 수는 거의 무한대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주는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할 정도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우주 저편에서 출발한 빛은 아직 우리에게 도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사람이 100살까지 산다고 할 때 초로 환산하면 약 30억(3X10^8) 초가 된다. 30억이란 숫자도 그처럼 엄청난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팽창, 이렇게 발견됐다! -문제적 엄친아 ‘허블’​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팽창, 이렇게 발견됐다! -문제적 엄친아 ‘허블’​

    인류의 오랜 과학사에서 최대의 과학적 발견 하나를 꼽으라면 서슴없이 '우주팽창'을 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우주팽창의 증거를 발견하여 인류에 고함으로써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이 된 사람은 허블 우주망원경, 허블 법칙 등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미국의 에드윈 허블이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적 인물이었다. -허풍스러운 태도의 '20세기 천문학 최고 영웅' 1889년 미국 미주리 주의 마시필드에서 태어난 허블은 한마디로 온갖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변호사이자 보험 대리인이라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부모로부터 높은 지능과 강건한 체질까지 물려받은데다 미남형이라 매력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철철 흘렀다. 허블은 고등학교 시절 육상대표로 7종 경기에서 우승했고, 그밖에도 여러 대회,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수두룩하게 받았다. 공부도 잘했다. 명문 시카고 대학 법학과에 어렵잖게 진학했다. 말하자면 허블은 엄친아 대표선수였다. 대학에서도 발군의 성적을 보인 그는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갔다. 이 유학기간 3년이 허블에게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이때부터 허블은 늘 정장차림에다 파이프를 입에 물고 멋을 내며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풍스러운 영국식 억양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 버릇은 평생 바뀌지 않았다. 천문학 하는 사람 중에 괴짜가 많긴 하지만, 허블도 그런 면에서는 전혀 꿀리지 않는 등급이었다. 아무튼 그런 허블이 어떻게 20세기 천문학계에서 최고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영예를 거머쥐게 되었을까? 가끔 세상에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손대는 일마다 떡 먹듯이 성공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는 법이다. 불공평하게 보이고 배 아픈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블이 바로 그런 인간형이었다. 1913년 귀국해서 잠시 변호사 협회에 이름을 걸어놓은 허블은 얼마 후 돌연 하던 일을 접고 시카고 대학 천문학과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훗날 허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천문학은 성직과도 같다. 소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루이스빌에서 1년 동안 법률업무에 종사한 다음에야 비로소 그 소명을 받았다.” 뒤늦게 시작한 천문학이었지만 그는 뛰어난 머리와 약간의 노력으로 밀린 공부를 따라잡아 1917년 천문학 박사학위를 손에 쥐었다. 졸업 후 은사인 조지 헤일의 추천으로 윌슨 산 천문대에서 일하려던 허블의 계획은 뜻하지 않은 일로 취소되었다. 미국이 뒤늦게 1차대전에 뛰어들었던 탓이다. 육군 장교로 지원한 허블은 전투에서 오른팔에 부상을 입은 덕으로 소령으로 특진되었다. 그 역시 허블에게는 자랑거리였다. 평생 소령 칭호를 입에 달고 살았다니까. -무시받던 '희미한 빛뭉치'에 꽂히다 전선에서 돌아온 허블은 1919년 30살 때 짐을 꾸려서 윌슨 산으로 들어갔다. 말 그대로 입산이었다. 해발 1,800m 산꼭대기에 있는 윌슨 산 천문대에는 당시 세계 최대인 2.5m 후커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노새가 이끄는 수레를 타고 한나절이나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는 외진 곳이라 생활은 고행이었고, 일과는 고달팠다. 그럼에도 수십 명의 천문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들은 추운 겨울에도 관측대 위에 앉아 온밤을 지새웠다. 거대한 반사망원경을 조그마한 손잡이를 돌려 조절하며, 렌즈의 십자선을 응시하면서 최고 12시간을 버텨야 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도, 난방기구를 이용할 수도 없었다. 망원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연구원 숙소에 여자가 머무는 것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그곳을 수도원이라 불렀다. '수도원 원장'인 조지 헤일은 천체물리학은 모든 잡념을 버린 남자만이 전념할 수 있는 분야라고 일찍이 설파했다. 윌슨 산 꼭대기에서 허블은 먼 우주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성운들을 향해서 망원경의 주경을 겨누고는, 사진을 찍고 스펙트럼을 찍기 시작했다. 그것은 때로는 열흘 밤을 꼬박 지새워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허블은 소년 시절에 할아버지의 망원경으로 별보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좋아하던 퍼시벌 로웰의 화성 이야기를 들으며 우주로의 꿈을 키워왔다. 허블의 박사논문 주제는 ‘희미한 성운’이었다. 주류 천문학자들은 밝은 별과 행성, 혜성에 연구할 주제가 얼마든지 있는데 무엇하러 그런 희미한 빛뭉치를 연구한다 말인가 하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허블의 깊은 관심은 늘 그 희미한 빛뭉치인 성운에 있었다. ‘저 가스 구름들은 과연 우리 은하 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은하 바깥을 떠도는 별들의 도시인가?’ 라틴 어로 '안개'를 뜻하는 성운(nebula)은 20세기 초만 해도 정말 안개에 가려진 천체였다. 허블의 머리속에는 늘 성운에 대한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허블이 윌슨 산에 오자마자 대망원경의 주경을 성운 쪽으로 돌린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건달에 가까운 노새 몰이꾼 휴메이슨 이 대목에서 우리는 또 한 사나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허블의 조수였던 그 사내 역시 천문학사에서는 전설이 되어 있는 존재이다. 그는 원래 노새 몰이꾼이었다. 이름은 밀턴 휴메이슨, 나이는 허블보다 2살 아래였다. 윌슨 산 천문대로 장비나 생필품을 운반하는 잡일꾼으로 일했던 휴메이슨은 학교는 일찌감치 중2 때 때려치우고, 당구와 도박, 여자 후리기에 한가락하는 사내로, 좋게 말하면 한량, 나쁘게 말하면 건달이었다. 그런데 머리가 영리하고 호기심도 풍부한데다, 도박으로 다져진 눈썰미와 손재주, 머리회전에 힘입어, 천문대의 각종 장비와 기계에 대해 질문하고 익히고 하는 새에 어느덧 엔지니어 비슷한 수준까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휴메이슨의 놀라운 변신이 펼쳐진다. 야간 관측 보조원이 병결했는데, 대타로 투입할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귀한 망원경을 놀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천문대에서는 하룻밤 공칠 요량을 하고 휴메이슨에게 대타로 뛰어볼 용의가 없느냐고 제안했다. 그 업무는 거대한 덩치인 망원경을 다룰 뿐만 아니라 천체사진까지 찍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날 밤 휴메이슨은 임시직 관측 보조원이 되어 왕년에 트럼프 장 다루듯이 거대 망원경을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를 자랑했다. 그뿐인가, 천문대 연구원들은 휴메이슨이 찍어놓은 은하 스펙트럼들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명한 화질이 일급 전문가의 솜씨였던 것이다. 이 일로 그는 천문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어 허블의 조수가 되었다. 중학 중퇴로 천문대에 정식직원이 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 중학 중퇴 건달과 허풍기 있는 천문학 박사는 만나자마자 악동들처럼 서로 죽이 잘 맞았다. 휴메이슨은 일을 시작하자 이내 양질의 은하 스펙트럼을 얻는 데 어떤 천문학자보다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고, 나중엔 '휴메이슨 혜성'을 발견하는 등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겨 완벽한 천문학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건달에서 천문학자로의 놀라운 변신이었다. 1923년 10월 어느 날 밤, 마침내 허블은 생애 최고의 사진을 찍었다. 그는 2.5m 반사망원경을 이용해 안드로메다 대성운으로 알려진 M31과 삼각형자리 나선은하 M33의 사진을 찍었다. 며칠 후 안드로메다 성운 사진 건판을 분석하던 허블은 갑자기 “유레카!” 하고 크게 외쳤다. 성운 안에 찍혀 있는 변광성을 발견한 것이다. 1912년 헨리에타 리빗이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우주를 재는 표준 촛불로 삼아,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하늘의 잣대를 제공한 바 있었다. 리빗의 발견을 잘 알고 있던 허블은 안드로메다 변광성의 주기를 측정해본 결과 31.4일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여기에다 리빗의 자를 들이대어 지구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보니 놀랍게도 93만 광년이란 답이 나왔다. 우리 은하 크기보다 10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단순히 나선 모양의 성운으로 알고 있었던 안드로메다는 사실 우리 은하를 까마득히 넘어선 곳에 있는 독립된 나선은하였다. 칸트의 섬우주론이 200 년 만에 완벽히 증명된 셈이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측정했던 허블은 새로운 우주공간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던 것이다. 당시 천문학계는 우리은하의 크기를 놓고 '대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은하가 우주 전체다', '우리은하 외에도 많은 은하들이 있을 것이다'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뒤늦게 나타난 신출내기 천문학자가 그 판정을 내려주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하나의 발견으로 허블은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허블의 계산은 참값보다 큰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현재 알려진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그 두 배가 넘는 250만 광년이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조그만 웅덩이 정도로 축소되어버리고,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하늘도 불안정하다! 은하를 추적하는 허블의 망원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후 6년 동안 허블과 그의 조수 휴메이슨은 은하들의 거리에 관한 데이터들을 모으느라 춥고 긴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과학자들은 은하들이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912년, 로웰 천문대의 베스토 슬라이퍼는 은하 스펙트럼에서 적색이동을 발견하고, 은하들이 엄청난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허블은 슬라이퍼의 연구를 기초로 삼고, 그 동안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자신의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하나 드러났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허블 법칙이다.(사실 허블-휴메이슨 법칙이라 불러야 공평하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여러 세기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왔던 올베르스의 역설도 이로써 우주팽창이라는 정답을 얻은 셈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묘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덤앤더머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는 20세기 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받아들여졌다. 1929년, 이 사실이 발표되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사람들에게 던져주었다. 이 우주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며,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이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의 유해는 어디에? 허블은 죽을 때까지 열성적으로 은하를 관측했다. 1953년 허블은 팔로마 산 천문대의 지름 5m의 거대 망원경 앞에서 며칠 밤을 새워 관측할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다. 대천문학자다운 열반이었다. 향년 64세. 코페르니쿠스 이후 천문학의 발전에 최대의 공헌을 한 허블의 업적은 노벨 상을 뛰어넘는 것이지만, 허블은 상을 받지 못했다. 노벨 물리학상이 천문학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도 상을 주기로 결정했지만, 이번엔 상을 받을 사람이 없었다. 허블이 죽은 지 3개월 뒤였던 것이다. 노벨 상은 고인이 된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상을 받으려면 업적 못지않게 수명도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죽은 뒤에도 허블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허블의 유언에 따른 거라는 설도 있지만, 그의 부인 그레이스는 장례식과 추도회를 모두 거부했다. 그리고 남편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였던 허블의 행방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되는 바람에 허블을 추념하려면 우주공간에 떠 있는 허블 망원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1990년 우주 공간으로 쏘아올려진 우주망원경에 허블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 중심 궤도를 95분마다 한 바퀴씩 돌며 먼 우주를 담아 보내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난 4월 24일로 관측 25주년을 맞았으며, 2018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될 때까지 계속 운용될 전망이다. 마지막 허블의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우주팽창, 이렇게 발견됐다! -문제적 엄친아 ‘허블’​ 이야기

    우주팽창, 이렇게 발견됐다! -문제적 엄친아 ‘허블’​ 이야기

    인류의 오랜 과학사에서 최대의 과학적 발견 하나를 꼽으라면 서슴없이 '우주팽창'을 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우주팽창의 증거를 발견하여 인류에 고함으로써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이 된 사람은 허블 우주망원경, 허블 법칙 등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미국의 에드윈 허블이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적 인물이었다. -허풍스러운 태도의 '20세기 천문학 최고 영웅' 1889년 미국 미주리 주의 마시필드에서 태어난 허블은 한마디로 온갖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변호사이자 보험 대리인이라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부모로부터 높은 지능과 강건한 체질까지 물려받은데다 미남형이라 매력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철철 흘렀다. 허블은 고등학교 시절 육상대표로 7종 경기에서 우승했고, 그밖에도 여러 대회,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수두룩하게 받았다. 공부도 잘했다. 명문 시카고 대학 법학과에 어렵잖게 진학했다. 말하자면 허블은 엄친아 대표선수였다. 대학에서도 발군의 성적을 보인 그는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갔다. 이 유학기간 3년이 허블에게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이때부터 허블은 늘 정장차림에다 파이프를 입에 물고 멋을 내며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풍스러운 영국식 억양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 버릇은 평생 바뀌지 않았다. 천문학 하는 사람 중에 괴짜가 많긴 하지만, 허블도 그런 면에서는 전혀 꿀리지 않는 등급이었다. 아무튼 그런 허블이 어떻게 20세기 천문학계에서 최고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영예를 거머쥐게 되었을까? 가끔 세상에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손대는 일마다 떡 먹듯이 성공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는 법이다. 불공평하게 보이고 배 아픈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블이 바로 그런 인간형이었다. 1913년 귀국해서 잠시 변호사 협회에 이름을 걸어놓은 허블은 얼마 후 돌연 하던 일을 접고 시카고 대학 천문학과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훗날 허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천문학은 성직과도 같다. 소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루이스빌에서 1년 동안 법률업무에 종사한 다음에야 비로소 그 소명을 받았다.” 뒤늦게 시작한 천문학이었지만 그는 뛰어난 머리와 약간의 노력으로 밀린 공부를 따라잡아 1917년 천문학 박사학위를 손에 쥐었다. 졸업 후 은사인 조지 헤일의 추천으로 윌슨 산 천문대에서 일하려던 허블의 계획은 뜻하지 않은 일로 취소되었다. 미국이 뒤늦게 1차대전에 뛰어들었던 탓이다. 육군 장교로 지원한 허블은 전투에서 오른팔에 부상을 입은 덕으로 소령으로 특진되었다. 그 역시 허블에게는 자랑거리였다. 평생 소령 칭호를 입에 달고 살았다니까. -무시받던 '희미한 빛뭉치'에 꽂히다 전선에서 돌아온 허블은 1919년 30살 때 짐을 꾸려서 윌슨 산으로 들어갔다. 말 그대로 입산이었다. 해발 1,800m 산꼭대기에 있는 윌슨 산 천문대에는 당시 세계 최대인 2.5m 후커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노새가 이끄는 수레를 타고 한나절이나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는 외진 곳이라 생활은 고행이었고, 일과는 고달팠다. 그럼에도 수십 명의 천문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들은 추운 겨울에도 관측대 위에 앉아 온밤을 지새웠다. 거대한 반사망원경을 조그마한 손잡이를 돌려 조절하며, 렌즈의 십자선을 응시하면서 최고 12시간을 버텨야 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도, 난방기구를 이용할 수도 없었다. 망원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연구원 숙소에 여자가 머무는 것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그곳을 수도원이라 불렀다. '수도원 원장'인 조지 헤일은 천체물리학은 모든 잡념을 버린 남자만이 전념할 수 있는 분야라고 일찍이 설파했다. 윌슨 산 꼭대기에서 허블은 먼 우주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성운들을 향해서 망원경의 주경을 겨누고는, 사진을 찍고 스펙트럼을 찍기 시작했다. 그것은 때로는 열흘 밤을 꼬박 지새워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허블은 소년 시절에 할아버지의 망원경으로 별보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좋아하던 퍼시벌 로웰의 화성 이야기를 들으며 우주로의 꿈을 키워왔다. 허블의 박사논문 주제는 ‘희미한 성운’이었다. 주류 천문학자들은 밝은 별과 행성, 혜성에 연구할 주제가 얼마든지 있는데 무엇하러 그런 희미한 빛뭉치를 연구한다 말인가 하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허블의 깊은 관심은 늘 그 희미한 빛뭉치인 성운에 있었다. ‘저 가스 구름들은 과연 우리 은하 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은하 바깥을 떠도는 별들의 도시인가?’ 라틴 어로 '안개'를 뜻하는 성운(nebula)은 20세기 초만 해도 정말 안개에 가려진 천체였다. 허블의 머리속에는 늘 성운에 대한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허블이 윌슨 산에 오자마자 대망원경의 주경을 성운 쪽으로 돌린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건달에 가까운 노새 몰이꾼 휴메이슨 이 대목에서 우리는 또 한 사나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허블의 조수였던 그 사내 역시 천문학사에서는 전설이 되어 있는 존재이다. 그는 원래 노새 몰이꾼이었다. 이름은 밀턴 휴메이슨, 나이는 허블보다 2살 아래였다. 윌슨 산 천문대로 장비나 생필품을 운반하는 잡일꾼으로 일했던 휴메이슨은 학교는 일찌감치 중2 때 때려치우고, 당구와 도박, 여자 후리기에 한가락하는 사내로, 좋게 말하면 한량, 나쁘게 말하면 건달이었다. 그런데 머리가 영리하고 호기심도 풍부한데다, 도박으로 다져진 눈썰미와 손재주, 머리회전에 힘입어, 천문대의 각종 장비와 기계에 대해 질문하고 익히고 하는 새에 어느덧 엔지니어 비슷한 수준까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휴메이슨의 놀라운 변신이 펼쳐진다. 야간 관측 보조원이 병결했는데, 대타로 투입할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귀한 망원경을 놀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천문대에서는 하룻밤 공칠 요량을 하고 휴메이슨에게 대타로 뛰어볼 용의가 없느냐고 제안했다. 그 업무는 거대한 덩치인 망원경을 다룰 뿐만 아니라 천체사진까지 찍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날 밤 휴메이슨은 임시직 관측 보조원이 되어 왕년에 트럼프 장 다루듯이 거대 망원경을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를 자랑했다. 그뿐인가, 천문대 연구원들은 휴메이슨이 찍어놓은 은하 스펙트럼들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명한 화질이 일급 전문가의 솜씨였던 것이다. 이 일로 그는 천문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어 허블의 조수가 되었다. 중학 중퇴로 천문대에 정식직원이 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 중학 중퇴 건달과 허풍기 있는 천문학 박사는 만나자마자 악동들처럼 서로 죽이 잘 맞았다. 휴메이슨은 일을 시작하자 이내 양질의 은하 스펙트럼을 얻는 데 어떤 천문학자보다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고, 나중엔 '휴메이슨 혜성'을 발견하는 등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겨 완벽한 천문학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건달에서 천문학자로의 놀라운 변신이었다. 1923년 10월 어느 날 밤, 마침내 허블은 생애 최고의 사진을 찍었다. 그는 2.5m 반사망원경을 이용해 안드로메다 대성운으로 알려진 M31과 삼각형자리 나선은하 M33의 사진을 찍었다. 며칠 후 안드로메다 성운 사진 건판을 분석하던 허블은 갑자기 “유레카!” 하고 크게 외쳤다. 성운 안에 찍혀 있는 변광성을 발견한 것이다. 1912년 헨리에타 리빗이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우주를 재는 표준 촛불로 삼아,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하늘의 잣대를 제공한 바 있었다. 리빗의 발견을 잘 알고 있던 허블은 안드로메다 변광성의 주기를 측정해본 결과 31.4일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여기에다 리빗의 자를 들이대어 지구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보니 놀랍게도 93만 광년이란 답이 나왔다. 우리 은하 크기보다 10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단순히 나선 모양의 성운으로 알고 있었던 안드로메다는 사실 우리 은하를 까마득히 넘어선 곳에 있는 독립된 나선은하였다. 칸트의 섬우주론이 200 년 만에 완벽히 증명된 셈이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측정했던 허블은 새로운 우주공간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던 것이다. 당시 천문학계는 우리은하의 크기를 놓고 '대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은하가 우주 전체다', '우리은하 외에도 많은 은하들이 있을 것이다'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뒤늦게 나타난 신출내기 천문학자가 그 판정을 내려주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하나의 발견으로 허블은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허블의 계산은 참값보다 큰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현재 알려진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그 두 배가 넘는 250만 광년이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조그만 웅덩이 정도로 축소되어버리고,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하늘도 불안정하다! 은하를 추적하는 허블의 망원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후 6년 동안 허블과 그의 조수 휴메이슨은 은하들의 거리에 관한 데이터들을 모으느라 춥고 긴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과학자들은 은하들이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912년, 로웰 천문대의 베스토 슬라이퍼는 은하 스펙트럼에서 적색이동을 발견하고, 은하들이 엄청난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허블은 슬라이퍼의 연구를 기초로 삼고, 그 동안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자신의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하나 드러났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허블 법칙이다.(사실 허블-휴메이슨 법칙이라 불러야 공평하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여러 세기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왔던 올베르스의 역설도 이로써 우주팽창이라는 정답을 얻은 셈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묘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덤앤더머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는 20세기 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받아들여졌다. 1929년, 이 사실이 발표되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사람들에게 던져주었다. 이 우주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며,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이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의 유해는 어디에? 허블은 죽을 때까지 열성적으로 은하를 관측했다. 1953년 허블은 팔로마 산 천문대의 지름 5m의 거대 망원경 앞에서 며칠 밤을 새워 관측할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다. 대천문학자다운 열반이었다. 향년 64세. 코페르니쿠스 이후 천문학의 발전에 최대의 공헌을 한 허블의 업적은 노벨 상을 뛰어넘는 것이지만, 허블은 상을 받지 못했다. 노벨 물리학상이 천문학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도 상을 주기로 결정했지만, 이번엔 상을 받을 사람이 없었다. 허블이 죽은 지 3개월 뒤였던 것이다. 노벨 상은 고인이 된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상을 받으려면 업적 못지않게 수명도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죽은 뒤에도 허블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허블의 유언에 따른 거라는 설도 있지만, 그의 부인 그레이스는 장례식과 추도회를 모두 거부했다. 그리고 남편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였던 허블의 행방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되는 바람에 허블을 추념하려면 우주공간에 떠 있는 허블 망원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1990년 우주 공간으로 쏘아올려진 우주망원경에 허블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 중심 궤도를 95분마다 한 바퀴씩 돌며 먼 우주를 담아 보내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난 4월 24일로 관측 25주년을 맞았으며, 2018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될 때까지 계속 운용될 전망이다. 마지막 허블의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우주 끝을 밝혀준 ‘표준 촛불’​

    [아하! 우주] 우주 끝을 밝혀준 ‘표준 촛불’​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 (3) '천문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한 문장' 연주시차가 0.01초이면 326광년이고, 0.1초면 32.6광년, 1초면 3.26광년이 된다. 이처럼 광년의 단위도 별까지 거리가 멀어지면 숫자가 매우 커지므로 연주시차가 1초일 때 1파섹(pc)으로 정했다. 시차(parallax)와 초(second)의 두 낱말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별의 절대등급은 10pc, 곧 32.6광년의 거리에 위치한다고 가정하여 정한 별의 밝기이다. 그러나 이 연주시차로 천체의 거리를 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부분 별은 매우 멀리 있어 연주시차가 아주 작기 때문이다. 지구 대기의 산란 효과 등으로 인한 오차 때문에 미세한 연주시차는 계산할 수 없으므로, 100pc 이상 멀리 떨어진 별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더 먼 별에는 다른 방법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사실 시차만 하더라도 일종의 '상식'을 관측으로 찾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먼 우주의 거리를 재는 잣대는 이런 상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주 속에서 발견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발견에는 당시 천문학계의 기층민이었던 '여성 컴퓨터'의 땀과 희생이 서려 있었다. 이 놀라운 우주의 잣대를 발견한 주역은 한 청각장애인 여성 천문학자였다. 그러나 청력과 그녀의 지능은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1868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랭커스터에서 태어난 헨리에타 스완 리빗은 1892년 대학을 졸업한 후 하버드 대학 천문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업무는 주로 천체를 찍은 사진 건판을 비교·분석하고 검토하는 일이었다. 시간당 0.3불이라는 저임으로, 이런 직종을 당시 '컴퓨터'라고 불렀다. 그러나 단조롭기 한량없는 그 작업이 그녀의 영혼을 구원해주었을지도 모른다. 페루의 하버드 천문대 부속 관측소에서 찍은 사진 자료를 분석하여 변광성을 찾는 작업을 하던 리빗은 소마젤란은하에서 100개가 넘는 세페이드 형 변광성을 발견했다. 이 별들은 적색거성으로 발전하고 있는 늙은 별로서, 주기적으로 광도의 변화를 보이는 특성이 있다. 이 별들이 지구에서 볼 때 거의 같은 거리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 그녀는 변광성들을 정리하던 중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한 쌍의 변광성에서 변광성의 주기와 겉보기 등급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감지한 것이다. 곧, 별이 밝을수록 주기가 길어진다는 점이다. 리빗은 이 사실을 공책에다 "변광성 중 밝은 별이 더 긴 주기를 가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짤막하게 기록해 두었다. 이 한 문장은 후에 천문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장으로 꼽히게 되었다. ​리빗은 수백 개에 이르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광도를 측정했고 여기서 독특한 주기-광도 관계를 발견했다. 3일 주기를 갖는 세페이드의 광도는 태양의 800배이다. 30일 주기를 갖는 세페이드의 광도는 태양의 1만 배이다. 1908년, 리빗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 연구 결과를 <하버드 대학교 천문대 천문학연감>에 발표했다. 리빗은 지구에서부터 마젤란 성운 속의 세페이드 변광성들 각각까지의 거리가 모두 대략적으로 같다고 보고, 변광성의 고유 밝기는 그 겉보기 밝기와 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에서 유도될 수 있으며, 변광성들의 주기는 실제 빛의 방출과 명백한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리빗이 발견한 이러한 관계가 보편적으로 성립한다면, 같은 주기를 가진 다른 영역의 세페이드 변광성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하며, 이로써 그 변광성의 절대등급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그 별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주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잣대를 확보한 것으로, 한 과학 저술가가 말했듯이 '천문학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대발견'이었다. 리빗이 발견한 세페이드형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는 천문학사상 최초의 '표준 촛불'이 되었으며, 이로써 인류는 연주시차가 닿지 못하는 심우주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천문학자들은 표준 촛불이라는 우주의 자를 갖게 됨으로써, 시차를 재던 각도기는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리빗이 밝힌 표준 촛불은 그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2년 뒤에 위력을 발휘했다. 1923년 윌슨산 천문대의 에드윈 허블(1889~1953)이 표준 촛불을 이용해,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외부 은하임을 밝혀냈던 것이다. 이로써 우리은하는 우주의 중심에서 끌어내려지고,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고 있었던 인류는 은하 뒤에 또 무수한 은하들이 줄지어 있는 대우주에 직면하게 되었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인류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작은 웅덩이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모래 한 알갱이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허블은 표준 촛불을 발견한 리빗에 대해 그의 저서에서 “헨리에타 리빗이 우주의 크기를 결정할 수 있는 열쇠를 만들어냈다면, 나는 그 열쇠를 자물쇠에 쑤셔넣고 뒤이어 그 열쇠가 돌아가게끔 하는 관측사실을 제공했다”라며 그녀의 업적을 기렸다. 이처럼 허블 본인은 리비트의 업적을 인정하며 리빗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러나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상을 주려고 그녀를 찾았을 때는 이미 세상을 떠난지 3년이 지난 후였다. 하지만 불우한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이름은 천문학사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행성 5383 리빗과 월면 크레이터 리빗으로 저 우주 속에서도 빛나고 있다. 우주 팽창을 가르쳐준 '적색편이' 우주 거리 사다리에서 변광성 다음의 단은 적색편이다. 이것은 별빛 스펙트럼을 분석해서 그 별 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이른바 도플러 효과라는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도플러 효과를 설명할 때 주로 소방차 사일렌 소리가 예로 제시된다. 소방차가 관측자에게 다가올 때 소리가 높아지다가, 멀어져가면 급속이 소리가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파원이 관측자에게 다가올 때 파장의 진폭이 압축되어 짧아지다가, 반대로 멀어질 때는 파장이 늘어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바로 도플러 효과로, 1842년에 이 원리를 처음으로 발견한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도플러의 이름을 딴 것이다. 도플러 효과는 모든 파동에 적용되는 원리이다. 빛도 파동의 일종인만큼 도플러 효과를 탐지할 수 있다. 도플러가 제시한 이 원리를 이용한 장비가 실생활에서도 여러 방면에 쓰이고 있는데, 만약 당신에게 어느 날 느닷없이 속력 위반 딱지가 날아왔다면, 그것은 바로 도플러 원리를 장착한 스피드건이 찍어서 보낸 것이다. 현재 천문학에서 천체들의 속도를 측정하는 데 이 도플러 효과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주 팽창으로 인해 후퇴하는 천체가 내는 빛의 파장이 늘어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파장이 길수록 (진동수가 작을수록) 붉게 보인다. 따라서 후퇴하는 천체가 내는 빛의 스펙트럼이 붉은색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데, 이를 적색편이라고 한다. 이 적색편이의 값을 알면 천체의 후퇴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적색편이가 천문학에 거대한 변혁을 몰고온 것은 미국의 천문학자 베스토 슬라이퍼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1912년 당시 '나선성운'이라고 불리던 은하들이 상당히 큰 적색편이 값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슬라이퍼는 이 논문에서 온 하늘에 고루 분포하는 나선은하들의 속도를 측정했는데, 그중 3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은하가 우리은하로부터 초속 수백, 수천km의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뒤를 이어 1924년 초 에드윈 허블은 은하들의 적색편이(속도)와 은하들까지의 거리가 비례한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했다. 1929년에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결과를 발표했던 것이다. 이는 인류의 우주관에 혁명을 일어킨 대사건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우주 팽창이라든가 빅뱅 이론 같은 것도 리빗의 표준 촛불이 있음으로써 가능했던 것이었다. 리빗이 변광성의 밝기와 주기 사이의 관계를 알아냄으로써 빅뱅의 첫단추를 꿰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발견들은 우주가 정적이지 않고 팽창하고 있다는 가설을 관측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우주의 팽창과 빅뱅 이론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가장 중요한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주 거리 사다리의 마지막 단은 '초신성'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를 재는 우주 줄자는 초신성이다. 초신성이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이 폭발하면서 그 밝기가 평소의 수억 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별을 가리키는데, 마치 새로운 별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사실은 늙은 별의 임종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잠시 머물렀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객성(客星, 손님별)이라고 불렀다. 그러면 어떤 별이 초신성이 되는가?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먼저 태양 질량의 9배 이상인 무거운 별이 마지막 순간에 중력 붕괴를 일으켜 폭발하는 것이 있다. 다음으로는, 쌍을 이루는 백색왜성에서 물질을 끌어와 그 한계질량이 태양 질량의 1.4배를 넘는 순간 폭발하는 유형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거리 측정에 사용되는 1a형 초신성이다. 이는 같은 한계질량에서 폭발하여 같은 밝기를 보이므로, 그 광도를 측정하면 그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a형 초신성은 자신이 속해 있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또한 초신성이 폭발할 때의 광도는 1000억 개의 별이 내는 광도와 맞먹을 정도이므로 우주 어느 곳에서 터지더라도 관측할 수 있다. 1929년 허블이 적색편이를 이용해 우주의 팽창을 처음으로 알아낸 이후, 우주의 팽창속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된 가운데, 1a형 초신성은 먼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아낼 수 있는 최적의 도구가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 과학자들은 멀리 있는 1a형 초신성 수십 개의 거리와 후퇴속도를 분석한 결과, 초신성들이 우주가 일정한 속도로 팽창하는 경우에 비해 밝기가 더 어둡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이 초신성들이 예상보다 멀리 있다는 것을 말하며, 그것은 곧 우주의 팽창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뜻한다. 말하자면 우주는 가속팽창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획기적인 사실을 발견한 두 팀의 천문학자들은 뒤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전까지는 우주에 있는 물질들의 인력 때문에 우주의 팽창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실제 관측 결과는 이와 정반대로 나타난 셈인데, 우주의 이같은 가속팽창에는 분명 어떤 힘이 계속 작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지금으로써는 이 힘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지만, 과학자들은 이 정체불명의 힘에 ‘암흑 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암흑 에너지는 우주가 팽창하면 팽창할수록 점점 더 커진다. 그러므로 우리 우주는 앞으로 영원히 가속 팽창할 운명이다. 이런 놀라운 우주의 비밀을 밝혀준 것이 바로 우주의 가장 긴 줄자인 초신성이다. 우주의 가속팽창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신만이 알 것이다. 표준 촛불 1a형 초신성 폭발 동영상( https://youtu.be/C24PicfBXIo )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2) 삼각법으로 알아낸 태양계의 크기 달까지의 거리를 자로 재듯이 정확하게 측정한 히파르코스의 후예는 무려 1,800년 뒤에야 나타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가 그 주인공으로, 그가 발견한 토성의 카시니 간극으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사람이다. 1625년 니스에서 태어난 카시니는 일찍이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겨우 25살 나이에 볼로냐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다. 그는 특히 행성 관측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1665년 목성의 대적반 변화를 관찰, 목성의 자전주기가 9시간 56분임을 밝혔고, 이듬해에는 비슷한 방법으로 화성의 자전주기가 24시간 40분임을 확인했다. 카시니가 태양까지의 거리를 재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도전한 것은 그가 프랑스 루이 14세의 초청을 받아 파리 천문대장에 취임, 거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천문학자가 되었을 때였다. 당시 태양과 각 행성들 간의 거리는 케플러의 제3법칙, 행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의 세제곱은 그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공식에 의해 상대적인 거리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거리가 알려진 게 없어 태양까지의 절대 거리를 산정하는 데는 쓸모가 없었다. 카시니는 먼저 화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내고자 했다. 방법은 역시 시차(視差)를 이용한 삼각법이었다. 시차를 알고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곧 기선의 길이를 알면 그것을 밑변으로 하여 삼각법을 적용해서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가 있다. 이 기법은 이미 1,900년 전 히파르코스가 38만km 떨어진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써먹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좀더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와의 거리를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는 좀더 긴 기선이 필요하다.  카시니는 먼저 제1단계로 시차를 이용해 화성까지의 거리를 구하기로 했다. 마침 화성이 지구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는 곧 큰 시차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을 뜻한다. 1671년, 카시니는 조수 장 리셰르를 남아메리카의 프랑스 령 기아나의 카옌으로 보냈다(기아나는 ‘빠삐용’에 나오는 유명한 유형지 악마의 섬이 있는 곳이다). 파리와 카옌 간의 거리 9,700km를 기선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리셰르는 화성 근처에 있는 몇 개의 밝은 별들을 배경으로 해서 화성의 위치를 정밀 관측했고, 동시에 파리에서는 카시니가 그와 비슷한 측정을 해서 화성의 시차를 구했다. 계산 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화성까지의 거리는 6400만km라는 답이 나왔다. 이 수치를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행성과 태양 사이 평균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케플러의 제3법칙에 대입하니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 4000만km로 나왔다. 이것은 실제값인 1억 5000만km에 비하면 오차 범위 7% 안에 드는 훌륭한 근사치였다. 오차는 화성의 궤도가 지구와는 달리 길죽한 타원인 데서 생겨난 것이었다. 어쨌거나 이는 태양과 행성, 그리고 행성 간의 거리를 최초로 밝힌 의미 있는 결과로, 인류에게 최초로 태양계의 규모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당시 태양계는 토성까지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10배였다. 이로써 인류는 태양계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다. ‘광속’도 천문이 알려준 것이다 태양-지구간 거리는 천문학에서 ‘천문단위’(Astronomical Unit 또는 AU)라 하며,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쓰인다. 천문단위는 단지 길이의 단위일 뿐만 아니라 천문학에서 중요한 상수이다. 태양계 내의 행성이나 혜성 등의 천체 사이의 거리는 천문단위를 이용함으로써, 취급하기 쉬운 크기의 값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0.37AU 정도이고, 태양에서 토성까지는 약 9.5AU, 가장 먼 행성 해왕성까지는 약 30AU가 된다. 30AU부터 100AU까지에는 명왕성을 비롯한 태양계 외부 천체가 분포하고 있다. 태양계의 경계이며 혜성의 고향이라고 여겨지는 ‘오르트 구름’은 수만 천문단위에 걸쳐져 있으며, 천문단위가 사용되는 한계이다. 빛이 8분 20초를 달리는 거리인 1AU, 곧 1억 5000만km는 시속 100km의 차로 밤낮 없이 달려도 170년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지만, 우주를 재기에는 턱없이 작은 단위다. 그래서 별이나 은하까지 거리를 재는 데는 광년(Light Year 또는 LY)을 쓴다. 빛이 1년간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km쯤 된다. 그런데 카시니 시대에 이르도록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또는 속도가 있는 건지 무한대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인류에게 빛이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역시 ‘천문’이었다. 카시니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개 위성에 대한 운행표를 계산했는데, 이것은 해상에서의 경도(經度)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이의 보정을 위해 카시니는 제자인 덴마크 출신 올레 뢰머에게 목성의 위성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는 1675년부터 목성에 의한 위성의 식(蝕)을 관측하여, 식에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목성과 가까워질 때는 이론치에 비해 짧고, 멀어질 때는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성의 제1위성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났던 것이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이오가 불규칙한 속도로 운동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지구 궤도 반지름은 이미 카시니에 의해 1억 4천만km로 밝혀져 있는만큼 빛의 속도 계산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획기적인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광속도 발견으로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제자가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카시니는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이오가 늦게 나타나는 것은 그 자체의 궤도가 불규칙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제자를 깎아내렸다. 목성 위성을 수도 없이 보아왔던 카시니는 자신은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한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감추어지지 않는 법이다. 빛의 입자설을 내세웠던 뉴턴과, 그에 맞서 파동설을 내세웠던 하위헌스가 모두 뢰머를 지지하고 나서자 카시니의 주장은 자연 무시되고 말았다. 우주에서 광속보다 빠른 것은 없다. 그러나 이 광속으로도 우주의 크기를 재기에 버거울 만큼 우주는 광대하다. 3000억 개의 별들이 버글거리고 있는 우리은하지만, 별들과의 평균 거리는 약 4광년이다. 그러니 다른 은하와 충돌하더라도 별들끼리 부딪힐 확률은 아주 낮다. 동해 바다에서 미더덕 두 개가 우연히 부딪힐 확률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별들 사이의 아득한 거리에는 신의 배려가 깃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리 프록시마란 별인데, 거리는 4.2광년이다. 빛이 거기까지 갔다오는 데 8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바로 이웃에 다녀오는 데 8년이 걸린다면 광속도 우주에 비하면 달팽이 걸음과 다를 게 없다. 한편, 카시니는 행성관측에 매진해, 토성 근처에서 4위성을 발견하고, 토성 고리에서 이른바 카시니 간극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1712년 생을 마감했다. 향년 87세. 그의 이름은 1997년에 발사된 토성 탐사선 ‘카시니-하위헌스 호’와 화성의 지명에 남아 있다. 그가 죽은 지 13년 뒤인 1725년, 영국의 천문학자 브래들리가 광행차(光行差)를 발견하여 빛의 속도가 유한함을 결정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뢰머의 광속 이론은 완전히 입증되었다. 지하의 카시니도 그제야 제자의 업적을 인정해줬을까? ​중학교 중퇴자가 최초로 별까지 거리를 쟀다 별까지의 거리를 재려면 시차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지구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아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는 별의 시차를 연주시차라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천체를 태양과 지구에서 봤을 때 생기는 각도의 차이를 연주시차라는 말이다. ​‘연주(年周)’라는 호칭이 붙는 것은 공전에 의해 생기는 시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주시차를 구할 때, 관측자가 태양으로 가서 천체를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구가 공전궤도의 양끝에 도달했을 때 관측한 값을 1/2로 나누어 구한다. 이것만 알면 삼각법으로 바로 목표 천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이래, 천문학자들의 꿈은 연주시차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지구가 공전하는 한 연주시차는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지구 공전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도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후 3세기가 지나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연주시차는 난공불락이었다. 불세출의 관측 천문가 허셜도 평생을 바쳐 추구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것이 연주시차의 발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가까운 별들의 평균 거리가 10광년으로 칠 때, 약 100조km가 되는데, 기선이 되는 지구 궤도의 반지름이라 해봐야 겨우 1.5억km이다. 무려 1,000,000 대 3이다. 어떻게 그 각도를 잴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극한의 정밀도를 요구는 대상이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지 거의 300년 만에야 이 연주시차를 발견한 천재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중학교를 중퇴하고 천문학을 독학한 프리드리히 베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천재는 삶의 내력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베셀의 최대 업적이 된 연주시차 탐색은 그가 쾨니히스베르크 천문대 대장으로 있을 때인 1837년부터 시작되었다. 별들의 연주시차는 지극히 작으리라고 예상됐던만큼 되도록 가까운 별로 보이는 것들을 대상으로 선택해야 했다. 고유 운동이 큰 별일수록 가까운 별임이 분명하므로 베셀은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이는 백조자리 61을 목표로 삼았다. 이 별은 5.6등으로 어두운 편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을 베셀이 굳이 선택한 것이다. 베셀은 1837년 8월에 백조자리 61의 위치를 근접한 두 개의 다른 별과 비교했으며, 6달 뒤 지구가 그 별로부터 가장 먼 궤도상에 왔을 때 두 번째 측정을 했다. 그 결과 배후의 두 별과의 관계에서 이 별의 위치 변화를 분명 읽을 수 있었다.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백조자리 61번별의 연주시차는 약 0.314초각이었다. 이 각도는 빛의 거리로 환산하면 약 10.28광년에 해당한다. 실제의 10.9광년보다 약간 작게 잡혔지만, 당시로서는 탁월한 정확도였다. 이 별은 그후 ‘베셀의 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지구 궤도 지름 3억km를 1m로 치면, 백조자리 61은 무려 30km가 넘는 거리에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 연주시차를 어떻게 잡아내겠는가. 그 솜털 같은 시차를 낚아챈 베셀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10광년의 거리는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그 거리 또한 알고 보면 솜털 길이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우리는 알게 된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의 아들이자 런던 왕립천문학회 회장인 존 허셜 경은 베셀의 업적을 이렇게 평했다. “이것이야말로 실제로 천문학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성공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그토록 넓으며, 우리는 그 넓이를 잴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한 것이다.” ​베셀의 연주시차 측정은 우주의 광막한 규모와 지구의 공전 사실을 확고히 증명한 천문학적 사건으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별들의 거리에 대한 측정은 천체와 우주를 물리적으로 탐구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독학자 베셀은 천문학의 새로운 길을 열었던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우리은하 중심서 죽은 별들의 ‘비명 소리’ 포착

    [아하! 우주] 우리은하 중심서 죽은 별들의 ‘비명 소리’ 포착

    -죽은 별들의 비명과 수천 개의 백색왜성 무덤 포착 우리은하의 중심부를 들여다보던 천문학자들이 죽은 별들이 그들의 동반성에게 잡아먹히면서 내지르는 '비명 소리'를 처음으로 포착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좀비 별들은 우리은하 중심부 가까이에 백색왜성들의 거대한 무덤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색왜성은 거대 질량의 별이 연료를 소진한 후 남은 별의 속고갱이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 백색왜성들이 왜 은하 중심부에 그처럼 많이 모여 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네이처' 지에 발표된 이번 발견은 누스타(NuSTAR,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망원경으로 관측한 미국 하버포드 대학의 과학자들이 거둔 쾌거이다. "우리는 누스타의 이미지에서 우리은하 중심부를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구성요소를 볼 수 있습니다" 하고 커스틴 페레스 콜럼비아 대학 교수가 설명했다. "아직까지 그 X선 신호를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좀더 연구하면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은하 중심부에 있는 수천 개 백색왜성들이 방출하는 것과 같은 X선은 1000분의 1초 펄서(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나 강한 자기장에서도 방출될 수 있다. "어쨌든 이 모든 가능성이 별의 진화와 쌍성 체계, 은하 중심에서 나오는 우주선에 관한 우리의 기존 지식을 크게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도전이다" 하고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말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X선은 궁수자리 A*라고 불리는 26광년 크기의 은하 중심부 13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근처에 우리은하 중심에 똬리 틀고 있는 거대 질량의 블랙홀이 있다. 항성 진화 이론에 따르면, 별이 죽을 때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태양과는 달리 동반성이 있는 별은 붕괴되어 백색왜성이 되면서 동반성의 물질을 빨아들이게 된다. 이때 물질이 엄청난 속도로 빨려들어가면서 X선을 방출한다. 이 과정에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백색왜성이 짝별의 물질을 빨아들여 태양 질량의 1.4배에 달하면 예외없이 대폭발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1a형 초신성 폭발이다. 이 한계 질량을 발견한 사람이 인도 출신 물리학자인 찬드라세카르인데, 그의 이름을 따 '찬드라세카르 한계'라 한다. 그는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많은 수의 젊고 무거운 별들이 우리은하 중심의 블랙홀 둘레를 돌고 있는데, 그처럼 많은 백색왜성들이 왜 청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백색왜성은 우리 태양 같은 중간 크기의 별이 생애의 마지막에 바깥층을 날려버리고 남은 알맹이 같은 것이다. 밀도가 아주 높고 희게 빛난다. 태양이 백색왜성이 된다면 지구 크기만한 것이 될 것이다. 우리은하 중심에서 발견된 수천 개의 백색왜성들은 우리은하 중심이 참으로 기괴한 장소라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연구자들은 믿고 있다. "거대 질량의 블랙홀 부근에서 천체들이 잔뜩 밀집되어 있는데도 이들 백색왜성들이 건재한 것은 마치 복잡한 지하도에서 사람들이 엉켜 있는데도 유유히 걷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다.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하고 논문 공동저자 처크 헤일리 콜럼비아 대학 교수가 말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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