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리말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사회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부부동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고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김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69
  • PC통신언어(외언내언)

    대학생인 딸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길래 무얼하나 들여다 보았다.컴퓨터 통신 대화방이라는 곳에 들어 간 모양인데 화면에 떠 오른 대화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안냐세요” “에블바디 방가” “아솨요” “나 낼 셤” “2929” “20000” 어리둥절해 하는 엄마에게 딸아이가 풀어준 암호 아닌 암호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가워요” “어서 와요” “나 내일 시험” “에구에구” “이만 안녕” 우리말 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논문이 최근 국어학회 주최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국어학자 이정복씨(서울대 국문과 강사)의 ‘컴퓨터 통신 분야의 외래어 및 약어 사용 실태와 순화 방안’. 이 논문에 따르면 컴퓨터 통신 대화방에서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기와 각종 약어,은어,비속어,비문법적 문장 등이 준공식화되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설(서울),젤(제일),고딩(고등학생),대딩(대학생),직딩(직장인), 점모(점심모임),천랸(천리안),드뎌(드디어),당근(당연하다),감자(감사합니다) 등. 외래어와 외국어의 사용도 지나치다.컴퓨터 관련 용어들이 영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컴퓨터 통신의 각종 메뉴에서는 영어가 우리말과 거의 대등하게 쓰인다.공지사항도 절반 이상이 아예 영문자로 표기되고 있다.영어의 구(귀)나 절을 우리말과 섞어 쓰기도 한다. 이씨는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노력이 없을때 통신 언어는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잡탕말이 될 것이며,이것은 다시 우리의 일상언어에까지 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다.컴퓨터 통신의 주이용자는 21세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다.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한 경제 식민통치 시대에 우리 청소년들의 말까지 영어와 외래어에 지배돼 세대간 언어 단절이 생긴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 태풍 우리말이름 92개 공모/3자 이내로 영문표기,접합

    ◎발음·뜻 타국거부감 없어야 ‘우리말 태풍 이름을 찾습니다’ 기상청은 오는 24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리말 태풍이름 92개를 공모한다고 12일 밝혔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태풍위원회 소속 13개 나라가 2000년부터는 자국어로 된 태풍 이름을 사용하기로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제30차 위원회에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일단 내년에는 시범적으로 모든 태풍이름이 우리말로 표기되지만,회원국들이 정한 이름 가운데 일부를 모아 공통으로 섞어 사용할지,모든 태풍이름을 각 나라의 독자언어로 사용할지는 나중에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미국령 괌의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미국 남녀이름 4개조 92개를 발생순서에 따라 명명해왔다. 새 한글이름은 3자 이내로 영문 표기에 적합하고 발음과 뜻이 다른 나라에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동·식물이나 산·강의 이름이 무난하다는게 기상청의 설명이다.응모희망자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 1번지 기상청 예보관리과’로 엽서를 보내거나 인터넷주소 www.kma.go.kr로 접속하면 된다.당첨되도상금이나 상품은 없다.
  • 겨울 동심 사로잡는 애니메이션영화 봇물

    ◎아나스타샤·인어공주·곡스 곧 개봉/토드와 코퍼 등 비디오 10편도 첫선 해마다 연말이면 어린이팬을 겨냥한 영화·비디오가 쏟아져 나오기 마련.올해도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용 영화·비디오가 많이 등장했고 그 주종을 역시 애니메이션이 차지했다. ▷영화◁ 20세기폭스의 첫 장편 만화영화 ‘아나스타샤’,디즈니 작품‘인어공주’,영국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곡스’등 애니메이션 3편이 13일부터 잇따라 선보인다. 이 가운데 관심의 핵은 20일 개봉하는 ‘아나스타샤’.폭스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아성을 깨고자 6천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 야심작은 금세기 최고의 미스터리로 꼽히는 실존인물 아나스타샤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러시아에 공산혁명이 일어나 로마노프 왕조가 망한 뒤 살아남은 황태후는 행방불명된 손녀 아나스타샤를 애타게 찾는다.숱한 ‘가짜 손녀’의 출현에 절망할 즈음 고아원에서 자란 18살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찾아와 러시아의 마지막 공주로 확인받는다는 줄거리. 소재에서 짐작하듯 이 영화는 배신·음모·모험 등이 리얼하게 전개된다.게다가 순간순간 극영화를 연상케 하는 극사실적적인 화면과 아름다운 음악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보기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폭스의 도전에 맞서 디즈니가 13일 극장가에 올리는 작품은 ‘인어공주’로 지난 89년 소개된 것을 재개봉한다.당시 극장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어린팬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디오로도 널리 알려진 영화여서 흥행결과는 미지수.미국에서 ‘아나스타샤’개봉 1주일전에 재상영한 데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김빼기작전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20일 서울 허리우드극장 등지에서 개봉하는 ‘곡스’는 석기시대 원시인가족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작품.지난 95년 시카고국제아동영화제의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비롯 각종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대사가 없는 점이 관객의 상상력을 더욱 부추기기도 하지만,거꾸로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다. ▷비디오◁ 디즈니의 24번째 장편 만화 ‘토드와 코퍼’등 가족이 같이 볼만한 영화 10여편이 나와 있다.‘토드와 코퍼’는 여우 토드와 사냥개 코퍼의 우정을그린 영화로 81년 미국 개봉때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기록을 경신한 작품.판매용이며 우리말 녹음·한글자막·영어자막 등 3종류로 나왔다.값은 2만원.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으로는 ‘카툰타운의 크리스마스’(새롬엔터테인먼트 출시)와 일본 작품 ‘코르바 산타’(이미지콤)가 있다.‘카툰다운…’은 악당에게 쫓겨난 꼬마요정이 하이디 남매와 함께 산타마을로 되돌아가면서 겪는 모험이 줄거리.여행 도중 신데렐라 피노키오 백설공주 등동화의 주인공들이 등장,신나는 모험담을 엮어 나간다. 이에 견줘 ‘코르바 산타’는 산타클로스와 그를 돕는 다섯 요정 이야기를 명랑하고 인간미 넘치게 그려냈다.결혼해 따뜻한 지방에서 사는 산타할아버지는 너무 살이 찌는 바람에 썰매를 타지 못할까 봐 다이어트를 하기도 하고,독이 든 수프를 먹고 바보가 되기도 한다. 이밖에 ▲‘아나스타샤’의 돈 블러스 감독이 만든 ‘찰리의 천국여행’(새롬) ▲TV에 방영돼 인기를 끈 ‘호빵맨’시리즈 10편(SKC) ▲아버지와 아들의 정을 그린 ‘마르셀의 여름’(DMV)도 아이들이 즐길만한 영화들이다.
  • 설원/유향 지음(화제의 책)

    ◎중국의 고전 ‘설원’ 현대적 풀이 중국의 고전 ‘설원’을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이.‘설원’은 전한 말에 경학자 유향이 찬집한 교훈적인 설화집으로 고대부터 한나라때까지의 온갖 지혜와 고사·격언이 망라돼 있다.‘군도’‘신술’‘반질’ 등 20편으로 이뤄진 이 책에는 무려 846장에 이르는 촌철살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이 책은 단순히 한문으로 기록된 전적의 의미를 넘어 오늘날 우리가삶의 잣대로 삼을만한 ‘지혜의 서’ 구실도 한다.이는 ‘설원’을 원출전으로 하는 숱한 고사성어들만 보아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초 장왕의 절영,한식의 고사를 낳은 개자추 이야기,춘추오패의 수많은 일화,안자의 번뜩이는 재치와 풍자,곡돌사신의 가치관 등….‘설원’은 판본마다 문자의 이동이 있는 만큼 세심하게 옮기지 않으면 자칫 망문생의의 오류를 범할수 있다.이책은 이미 나와 있는완역‘설원’의 한역 부분을 한글세대에 맞게 풀어쓴 것으로 축어역과 의역의 균형을 살렸다. 고전은 보통 지식교과서 보다는 수양과 교양을 위한 도덕교과서인 경우가많다.때문에 간혹 내용이 진부하거나 시대감각에 맞지 않는 대목을 만날수 있다.이와 관련,옮긴이는 그런 부분은 심해하겠다는 부담감을 갖지 말고 과감히 책장을 넘기라고 권유한다.공자도 일찌기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궐여야’,곧 그냥 그대로 비워두어야 한다고 했다.이 책의 담총편에는 ‘고산앙지’라는 말이 나온다.높은 산은 우러러보아야 한다는 뜻이다.마찬가지로 우리는 옛 선인들의 훌륭한 행동을 따라 배울 필요가 있다.임동석 옮김 동문선 전3권 각권 7천원.
  • 동서문화 장벽 ‘천산’(중앙아시아를 가다:7)

    ◎당,751년 ‘천산전투’ 이슬람에 패배/중의 중앙아 포기,이슬람화 가속 천산을 넘었다.우루무치를 떠나 알마아타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설산은 장관이었다.사막을 풍요로 가꾸어주는 만년설을 인 설산 준봉들이 끝없이 늘어섰다.그 천산은 알마아타공항에 내렸을때도 마치 군림하는 자세로 여전히 우뚝했다.카자흐말로는 티엔산이다.옛 소련연방시절에도 그랬지만,자연풍광이 수려한 천산을 넘으면 늘 푸근한 감회가 안겨왔다. 그것은 천산너머 첫 도시 알마아타에 사는 사람들 때문인지도 모른다.그들 카자흐인들은 우리민족과 아주 가까운 친연관계의 문화를 지녔다.그래서 문화에서는 친근감이 우러나고 사람들은 정겨웠다.처음 알마아타를 찾았을때 당혹스러웠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전화교환원과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그들은 ‘차이나(중국)’가 무슨 뜻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위구르족도 불교서 개종 그들은 중국을 러시아말로 ‘기타이’라 했다.이말은 알고보면 우리말에 뿌리를 두었다.우리말의 거란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기단’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다.그러니까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는 중국인을 요나라 사람들인 거란족으로 알고 있었다.우리 역사속에서 비중있게 조우한 중국 동북지방의 그 거란족이다.중국인들이 회홀 또는 회골이라 부르던 위구르족들의 종교라는 뜻에서 이슬람을 회회교라 했다는 것은 지난번에 밝혀 두었다.그러나 위구르족이 불교에서 실제 이슬람으로 완전 개종한 시기는 14세기의 일이다. 이들 두가지 사례는 참으로 놀라운데가 있다.중국은 한대이후 22세기 동안의 역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유목기마민족의 침략을 받았다.그렇다면 중국은 기마민족의 주무대인 서역의 정보를 언어체계 안에제대로 반영했을 법도 하다.하지만 중국의 언어문화체계는 이러한 상식적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기마민족들 역시 22세기동안 교역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던 중국역사의 실체에 무지했다.얼마나 몰랐으면 중국인을 거란족으로 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문화의 장벽은 천산에서 비롯되었다.그래서 천산을 넘으면 중국은 없었다.751년 고구려의 고선지 장군이 이끈 당나라 군대와 지아드 이븐 살리히 휘하의 이슬람군이 천산 서북쪽 탈라스강에서 맞붙었다.닷새간 벌어진 치열한 싸움에서 당군이 패배했다.이는 중국세력이 천산너머의 중앙아시아 대초원을 포기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이슬람화를 부추겼다. 그렇듯 탈라스전투는 세계사의 한획을 그었고 또 천산의 문화장벽을 한층더 높였다.중앙아시아에 가면 한문은 실제 신화에 나오는 문자에 불과했다.중국문화가 배어들어 온 흔적이 없는 것이다.다만 한무제가 서역정벌에서 남긴 차를 마시는 습관만이 있을뿐이다.그 천산너머의 사람들은 건조한 기후조건을 이겨내기 위해 발효한 검은차를 마셨다.검은차를 마시면서 사는 사람들은 그 옛날 몽골이나 알타이,또 중국과의 국경지대가 아니면 중국과 직접 교역하던 민족의 후예다.그들 문화가 얼핏 이슬람 일색인듯 하면서도 문화전통과 인종학적 혈통이 다른 까닭도 여기 있다. ○한문은 신화속의 문자로 중앙아시아의 민족과 문화는 참으로 혼돈스럽다.그 혼돈의 문제를 중앙아시아 종교사로 이해하려는 의도에서 나름대로 가닥을 잡아보았다.인종과 문화가 복잡하게 얽힌 가장 두드러진 까닭은 기마민족 탄생에 있다.청동기시대에 나타난 기마민족은 기마술을 이용한 민족의 대이동을 재촉했다.기원전인 BC 13세기쯤 인도유럽족의 한 갈래인 힉소스족의 기마병이 이집트를 쳤을때 이집트인들은 기마병을 처음 목격했다.그래서 말을 괴물로 여겼다. ○기마술로 민족의 대이동 인도유럽족이 기마술을 선도했다는 사실을 일러주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그리고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이보다 앞서 BC15세기말에 말을 처음 보고 산에서 자란 큰 당나귀로 여겼다는 것이다. 어떻든 BC2000년쯤 알타이와 남부 시베리아에 와서 아파나시에보 청동기문화를 이룩한 인도유럽족은 일찍 기마술을 터득했다.이는 정착농경이나 반농경생활로 삶을 꾸려오던 스텝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으로 작용했다.농경 대신에 가축으로 부를 가늠하는 유목생활이 시작되었던 것이다.이 때문에 활동무대도 차츰 넓어졌다.그리하여 그리스어로 스키타이,이란어로 사카라는 왕조들이 BC8세기부터 기원후인 AD4세기까지 스텝지방과 북인도를 지배했다.그무렵 동서인종의 혼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몽골지역에서는 BC4세기부터 흉노가 일어나 서쪽으로 나갔다.AD5세기 중엽에는 아틸라왕이 중부유럽 전역을 완전히 휩쓸어 동서로마제국을 기진맥진한 상태로 몰아넣었다.흉노의 서진은 결국 게르만의 대이동을 가져왔다.이어 6세기 이후에는 돌궐 또는 투르크제국이 등장하고,오스만터키는 세계1차대전까지 유럽을 위협하는 대제국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흉노의 후예가 돌궐이다.이들은 여러 종족이 혼합한 정치세력이어서 인종적으로 매우 복잡하다.그러나 언어만큼은 동양어족의 말인 투르크어를 썼다.그러니까 인종으로 보아서는 복합적이었지만,문화적으로는 동질성을 지녔던 것이다.투르크족이 8세기쯤부터 이슬람화하면서 얼핏 투르크민족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특히 중국과 유럽 양쪽 눈에 비친 투르크는 더욱 더 그러했다. 그러나 청동기시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어로,때로는 인종적 혈연을 매개로민족의 정체성을 끈끈하게 이어오고 있다.그들 투루크족들에게는 아직도 같은 기마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 작고 향기로운 ‘동귤’/유만근 성균관대 교수(굄돌)

    한 해가 또 저물어 가니 제 철 열매 귤이 한창 곱고 향기롭다.귤중에 제일 작은 것,살구나 탁구공 보다도 훨씬 작으며,껍질째 먹는 종류를 우리말로 ‘동귤’이라 한다.이 말은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있는 말이라 1920년에 나온 ‘조선어사전’(총독부 한·일사전)에 이미 표제어로 올라있고, 일본말로 ‘깅깡’(김감)이라 풀이돼 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즈음 사람들이 우리말 ‘동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대신 당치않은 일본말을 쓴다. ‘동귤’의 중국식 한자말 ‘금귤’이 서양에 알려질 때,북경발음대신 남중국 광동발음 ‘감괏’(gamgwat)비슷한 것이 전해졌기 때문에 영어로는 결국 ‘캄쿠옷’(kumquat)처럼 되었다.일본식 ‘금감’이나 중국식 ‘금귤’은 모두‘금빛’을 나타낸 것 같은데 과일 빛깔로야 어디 ‘동귤’만 금빛인가? 딴 종류 큰 귤도 모두 빛깔이 비슷하니 의미상으로 ‘금감’이나 ‘금귤’이 도무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우리말 어감상,발음편의상으로도 그것들은 ‘동귤’만 못하다.작고 둥글둥글한 그 과일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동귤’이 얼마나 적절한가? 우리들이‘동귤’이라는 말을 잊어버리고 몰라 못썼지,알고난 다음에는‘동귤’이라는 말을 모두 즐겨 쓰며 옆사람 그 옆사람한테로 널리 보급할줄 믿는다.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귤이 있었다는데 중간에 한때 없어졌던 까닭은 무엇인가? 일설에 의하면,제주도에서만 생산되는 귤을 서울 궁궐이나 세도가들 집에 진상했는데,생산량 짐작도 못하고 무리하게 자꾸 더 가져오라는 경우가 많은 바람에 제주도 사람들이 화가 나고 기가 막혀 오기로 귤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는 것이다. 어쨌든 궁궐이나 세도갓집이 아닌 보통집,우리집에서도 그것들을 즐겨 먹을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고마울 따름이다.그러나 물건보다 말과 정신이 중요하다.이제 우리가 잠깐 놓쳐버렸던 이름 ‘동귤’까지 되찾으면 얼마나 좋을까!
  • ‘달러 평가절상’이라니…/이규억 산업연구원장(서울광장)

    공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모르고 지내듯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도 우리는 퍽 무관심한 편이다.매스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오염된 언어가 홍수를 이루고 잘못된 말과 외국어를 모방한 국적불명의 말들이 무분별하게 통용되고 있다. 우리의 언어습관은 어떠하며 오늘의 언어오염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정보화시대에 걸맞는 문화창달을 위해 언어순화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민족정서가 담긴 순수한 우리말을 보존 발전시키려는 의지는 또 어떠한가.우리 것을 찾아 일구자는 움직임이 사회의 곳곳에서 일고 있지만 우리말의 계승발전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느낌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국적불명 말 무분별 사용 한글전용문제만 해도 그렇다.아름다운 우리말의 보존개발이 당초의 취지였을 터인데 현재는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것에 치중하여 오히려 단어의의미만 증발해버린 예가 많다.거리를 달리는 화물자동차의 짐칸마다 ‘전착도장적재함’이라는 표기가 있는데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한자를 제대로 모르니 신문에서조차 ‘일체’를 ‘일절’로 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늘날 사회전반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한자어를 모두 중국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거꾸로 한자어의 한글표기를 고집한다고 중국문화의 연원적 영향이 제거될 수 있는가.극단적인 예일지 모르나 독일은 게르만문자 대신 로마문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자존심을 버렸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영국도 인도숫자(속칭 아라비아숫자)를 쓰지만 인도에 열등감같은 건 느끼지 않을 것이다.맹목적 한글전용은 지나친 자아의식의 발로일 것이다.우리말의 단어중 명사는 특히 한자어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것을 한글로만 표기하면 그원래의 의미가 제대로 살지 못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또한 우리 고유의 한자어는 사라져가는 마당에 일본식 한자어가 마치 우리말인양 버젓이 행세하고 있음은 무슨 까닭인가.이중에는 헌법,사회,철학 등과 같이 완전히 우리말화된 것도 있지만 특히 전문분야에서 어설픈 일본단어들이 남용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예컨대 ‘절상’은 계산에서 끝자리 수를 버리고 올린다는 말인데무슨 까닭인지 달러화의 가치상승을 평가절상이라고들 한다.경쟁도 원래일본식 한자어이지만 이미 국어화된지 오래인데 최근들어 부쩍 경쟁 대신 ‘경합’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못마땅하다. 일본말을 국어로 착각하고 있는듯 음식점에서 접시를 뜻하는 ‘사라’라는 말이 예사로 쓰여진다.또한 우리나라의 식당에서는 닭을 맵게 요리한 것을 흔히 닭도리탕이라고 하는데 ‘도리’는 일본어로 새를 뜻하는 것이니 결국 닭이라는 말은 두번 쓰는 꼴이다. ○맹목적 한글전용도 문제 부지불식간에 일본식 어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잘못된 경우로 ‘경제를 보다 튼튼하게’ 운운하는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는데 우리말에서 ‘보다’는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비교조사이므로 ‘더욱’이라는 말이 적절한 것이다.그럼에도 정부 공식성명에까지 흔히 등장하니 어안이 벙벙하다.일본인 특유의 외교적 어법인 ‘전향적으로 검토하다’는 말도 그 의미가 분명치 않은채 우리의 정책당국자들에 의하여 마구 쓰여지기도 한다. ○우리 말 올바르게 가꿀때 요즘 인사말로 “수고하십시오”라든가 “식사하셨습니까”라고 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손아랫 사람에게나 쓸 법한 말을 윗사람에게 잘못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진지라는 멋있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식사라는 천박한 한자어를 쓰면서 한글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겸손이 지나쳐서인지 우리나라 대신 저희 나라라고 하는 것은 또 무슨 경우인가.요즘의 젊은이들은 남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일컬음에 있어 흔히 아버님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지칭할때 써야 하는 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경제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문화선진국의 면모가 실종되고 있다.지금이야말로 교육 및 언론기능의 강화를 통해 우리말을 올바르게 가꾸어서 문화선진국을 지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나지막한 목소리로/유만근 성균관대 교수(굄돌)

    지난 11월 초순 나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1주일간 후딱 다녀온 일이 있다.호주에는 25년만에 다시 간 것인데,추억 어린 시드니대학 정든 ‘성 앤드루학료’(St Andrew’s College)고색창연하고 아름다운 건물 앞에 다시 섰을때,이미 지나버린 젊은 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백가지 생각,천가지 느낌이 일순에 교차하며 눈물이 어릴듯 하였다. 25년 전에는 시드니에 우리 동포가 겨우 34가구,150명쯤이 살았었는데 지금은 대략 4만명이나 산다고 한다.또한 지금은 호주나 뉴질랜드 어느 관광지에 가도 딴 나라 사람보다 한국 사람을 훨씬 더 많이 만나게 되고,현지 관광촌 백인들은 우리말 ‘안녕하세요’또는 ‘감사합니다’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되었으니 자못 통쾌한 일이 아닌가? 더러 분수에 넘치는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과거 우리나라 전체가 가난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나로서는 지금 떼지어 외국여행 다니는 우리 동포들이 오히려 대견하고 그런대로 자랑스럽기도 한 것이다. 다만 한가지,내가 좀 민망하게 느낀 것은 딴 나라사람에 비해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의 대화 목소리가,호텔 복도에서나 식당에서나,공연히 너무 크다는 것이다.그 때문에 남들이 눈살을 찌푸린다.목소리 크기로 말하면,서양에서도 산업혁명 전에는 야외 생활이 많아 어지간히 요란했었는데,여러세대동안 도시 생활을 해오면서,실내에서는 나직나직,조용조용 대화하는 것이무식을 면한 사람들의 일반상식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도시생활 제1세대쯤에 속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학교 복도에서나 호텔 식당도,아직도 논·밭에서 떠들던 산업혁명전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수가 많다.목소리가 큰 것은 우리 어린애들도 마찬가지다.초등학교 어린이가 학교에서 돌아 갈 때,텅 빈 골목을 단 둘이서 지나가며 주고 받는 대화 목소리도 벽공에 사무칠 만큼 높고,골목이 떠나갈 만큼 요란할 때가 많다. 우리도 문명국을 향한 발돋움으로,지금 초등학교에서는 사투리를 고치는 ‘말하기·듣기’ 교과서를 채택하여 표준어 모음,자음,소리길이를 정확히 가르치고 있는데,지금부터는 그 발음 뿐만 아니라,말소리 크기 조절법까지도 정식으로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그래야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서 어디 가나 무시 당하지 않고,물에서 고기 놀 듯 거침없이 움직일수 있을 것이다.
  • 코란 한국어판 사우디서 출간/명지대 아랍어문학과 최영길 교수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의 한국어 번역·해설본이 사우디 아라비아정부의 공인을 받아 사우디 현지에서 출간됐다.명지대 아랍어문학과 최영길 교수가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을 붙인 ‘성 꾸란-의미의 한국어 번역’이 전세계 이슬람총연맹의 심의를 거쳐 현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 파하드 이븐 압둘아지즈의 이름으로 최근 발간된 것.코란은 내세를 다루는 경전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55개 이슬람국가의 이념과 체제의 뿌리이며 실정법의 모체를 이룬다.코란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이슬람국가들의 헌법이기도 하다.코란은 16억 이슬람인들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전 분량이 암기·암송되고 있는 유일무이한 책으로,시공을 초월해 남녀노소가 애창하는 ‘대중가요’의 역할도 한다. 제목에 따라 분류할 경우 코란은 모두 114장에 이른다.특히 제1장 ‘알파티하’는 코란의 진수로 무슬림들이 하루 다섯 차례의 예배를 통해 최소한 17회 이상 암송하는 부분이다.이 장에는 이슬람의 기본원리를 비롯해 우주만물의 운행질서를 주관하는 주체자에 대한 인간의 태도,내세관,경배와 구원의 대상 등이 담겨있다. 한편 코란에는 철학적·신비적 요소가 전혀 들어있지 않으며,철학자나 신비주의자들이 이 성전으로부터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견해가 서구에서는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서구의 연구자들이 코란에서 무엇을 찾아 냈는가 또는 코란에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가를 알아 냈는가가 아니라 무슬림들이 실제로 거기에서 인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일이다.이와 관련,최교수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한 손에는 코란,한 손에는 칼”이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서구 지배 이데올로기의 부정적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 영 작가 피터스의 ‘캐드펠 시리즈’ 2권 출간

    ◎긴장감 만점 ‘중세 스릴러의 세계’/1천만부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아서 코난 도일 이후 영국 추리소설의 맥을 잇는 영국의 여성작가 엘리스 피터스(본명 에디스 파지터,1913∼1995).그를 일약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수도사 ‘캐드펠 시리즈’중 두 권이 우리말로 옮겨져 나왔다.도서출판 북하우스에서 펴낸 ‘성녀의 유골’(최인석 옮김)과 ‘99번째 주검’(김훈 옮김).모두 20권으로 된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미국·프랑스·일본 등 22개국에서 출간돼 1천만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작가의 고향 시로프셔 주의 시루즈베리를 중심으로 한 중세 영국의 역사와아가사 크리스티를 능가하는 치밀한 구성,아서 코난 도일 경의 셜록 홈즈에버금가는 매력적인 인물 캐드펠 수사의 추리력이 어우러진 절묘한 중세 스릴러의 세계가 긴박감을 안겨준다. ‘성녀의 유골’은 ‘캐드펠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주인공은 십자군 전쟁에서 퇴역해 수도원에 은둔한 늙은 수도사 캐드펠이다.캐드펠은 수도사와 추리소설하면 으레 떠오르는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의 주인공과는 달리 현학적이지 않으며 경건하지도 엄숙하지도 않다.그는 늙은 몸을 수도원에 의탁했을뿐,종교적인 경건함이나 중세적인 엄숙주의와는 거리가멀다.소설은 웨일스의 궁벽한 마을로 성녀의 유골을 찾아 나서면서 본궤도에 오른다.수도원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떠난 성골찾기 여행은 사기와 살인으로 얼룩진다.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의 탐욕을 고발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빛난다. ‘99번째 주검’은 영국 역사상 실재했던 사건,곧 1138년 영국의 왕권을 걸고 사촌인 모드 황후와 각축을 벌이던 스티븐 왕이 시루즈베리를 공격한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스티븐이 왕위에 오른지 얼마 되지않아 영국 중부를 평정하기 위해 시루즈베리로 진군한 때부터 모드 황후의 오른팔 격인 로버트 백작을 응징하기 위해 우스터로 진군한 때까지를 시대배경으로 한다.이번에 선보인 두 작품에 이어 ‘수도사의 두건’‘성 베드로 축제’‘죽음의 혼례’ 등 3권이 올해안으로 더 나올 예정이다.
  • 신한국­민주 통합당명 ‘한나라당’ 확정

    ◎모두 하나되는­커다란­깨끗한 이미지 담겨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통합당명이 19일 ‘한나라당’으로 최종 확정됐다.‘한나라’는 순수 우리말이다.무한히 ‘큰 나라’와 모두가 하나되는 ‘하나의 나라’라는 뜻이다.그리고 옛날부터 내려온 백의민족의 ‘깨끗함’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당초 양당은 신민주당,선진민주당,한국민주당,선진한국당,신연합21 등을 두고 검토했으나 젊은 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한나라당’을 낙점했다고 한다.당명은 이회창 총재와 조순 총재의 협의과정을 거쳐 결정됐으며 한나라당은 조총재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진다.한때 선진민주당이 유력했으나 ‘민주’란 용어는 전통적으로 야당이 써왔고 신한국당이 민주당에 흡수되는 느낌이 강해 탈락했다는 것이다.한편 당 마크는 세계로 뻗어가는 큰 한국의 힘과 민족이 하나로 뭉치는 대통합의 의미를 형상화했다.이중 파란 바탕색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당의 이념을,흰색의 가운데 그림은 태극의 역동성과 진취성을 표현한 한반도의 웅비를 나타낸다.
  • “차별유감” 일 태도에 분노/북송 일인처 고향방문1진 이일회견

    ◎“조선인과 결혼한 것이 무슨 죄냐/고향방문 기뻤지만 냉대 분하다” “가족·동창생·친척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즐겁게 보냈습니다.인생에 남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좀 더 빨리 왔었으면 좋았을텐데…” 일본인 처 고향방문단 제1진은 13일 이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차례차례 이같이 감격을 털어놓았다. 첫 북송선이 일본항을 떠난지 38년만에 처음으로 고향땅을 밟았던 일본인 처 고향방문단 1진의 기자회견에서는 또 양측 적십자사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김정일 장군님이 계시고…’ 운운하는 발언도 나왔다. 입국시 기자회견처럼 ‘공식화된 회견’이 되는듯 싶었던 기자회견은 그러나 곧 감격과 함께 이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일변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례숙(일본명 미공개)씨는 “일본에 가면 정말 기쁠줄 알았다.하지만 여기에 오니 일본 이름을 공개하지 말도록 한다거나 만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조선인과 결혼한 것이 무슨 죄나 되는 것 같은 인상이었다.기쁜 마음보다 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노를 토해냈다.발언 도중 분하다는 부분은 일본말이 생각나지 않는지 우리말로 ‘분하다’고 말했다.이어 정산숙(일본명 다카기 쓰네코·59)씨도 “유감스럽다.민족 차별감정이 남아 있어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고 거들었다.기자회견에 임한 ‘일본인’ 4명이 모두 일본의 반응에 대해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고향방문을 앞두고 일본측은 친척들이 만날 것인지 만나지 않을 것인지를 조사한다고 시간을 끌었고 이름을 감추기도 했다.일본에 사는 친척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명목이었다.또 제발로 걸어간 자들을 왜 국민세금을 들여 고향을 방문하도록 하느냐는 말들도 속삭여졌다. 일본인 처들이 짧은 기간 머물었지만 그 밑에는 서로 말하지 않았던 ‘차별’의 감정이 어른거리고 있음을 숨길수 없었다. ‘일본인’들의 일본에 대한 분노에 대해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앞으로 2차·3차로 이어지는 고향방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까.감격·감사·분노의 감정이 뒤엉킨 기자회견장을 뒤로 하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 북송 일인처 우타 할머니 고향방문 동행기

    ◎“38년만의 성묘길 가슴 벅차다”/동생들과 눈물의 포옹… “어서 집으로 가자” 일본 고향방문 3일째를 맞는 북한거주 일본인처 고향방문단 제1진 15명은 10일 일제히 고향을 찾았다.37∼38년 만의 고향 나들이 길을 벅찬 감격 속에 맞는 이들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일행 중 친지들로부터 가장 환영을 받고 있는 우타 도요코(우전풍자·김초미·62) 할머니의 고향 나가노 방문길을 동행 취재했다. 나가노행 신간선 플랫폼에 상오 8시쯤 우타 도요코 할머니가 일본 적십자사 간부와 함께 들어섰다. “우선 성묘를 하고 싶다.형제와 동급생들을 만나 옛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다.가슴이 벅차다”고 감상을 말한다.38년만에 보는 도쿄가 무척 많이 변했다면서 기차에 오른 우타 할머니는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강인함은 속으로 갈무리한 채 작은 몸을 의자에 의지하고 잔잔한 미소를 띄며 차창 밖을 바라본다. 북으로 떠나던 50년대 말 6시간이나 걸리던 도쿄­나가노간 여로가 이제는 1시간40분.하지만 우타 할머니는 ‘달려라 달려라 빨리 달려라.내 고향 나가노로’라고 되뇌이고 있는듯 보인다. 38년전 그녀는 성악을 가르쳐 주던 30세 연상의 재일동포 남성을 따라 북으로 갔다.‘차별도 없고 국가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는 말에 남편과 함께 건너간 것이다. 집안에서는 맹렬히 반대했다.아버지는 딸이 기어코 북으로 가자 돌아갈 때까지 딸의 이야기를 단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입북 5년만에 남편이 죽고 지금은 아들 가족과 함께 살면서 ‘혁명사적 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고향과 가족 친구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깔끔한 일본어로 이야기하더니 가슴에 달고 있는 김일성 뱃지에 대해 물어보자 “주석님은 돌아가셨지만 마음속에 높이 받들고자 달고 있다”고 북한식 우리말로 말한다.일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만추의 들판을 계속 응시하던 그녀는 나가노에서 둘째 동생 구니히코(방언·52)를 만나자 ‘아’라는 탄성과 함께 격하게 껴안는다. 구니히코씨는 “집사람은 만나는 것을 반대했지만 장남과 의논하고 이해를 얻어 누나를 만나러 오기로 어제 결심했다”고 말한다. 역을 빠져 나와 첫째 동생 가족이 열렬한 환영을 준비하고 있는 옛집을 향하는 우타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 일본 언론인은 “제발로 걸어간 일본인 처들의 고향방문을 위해 왜 세금을 써야 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들도 꽤 있다”고 말한다.할머니들의 고향방문은 그렇게 시작했다.
  • ‘38년만의 귀향’취재진만 북적/북송 일인처 1진 고향방문 안팎

    ◎일행 15명중 3명 가족만 공항에 나와/“고향 오니 장군님 고마움 절실” 입모아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처 고향방문단 제1진 15명이 8일 밤 북경을 거쳐 도쿄에 도착했다.재일동포를 실은 북송선이 일본 니가타항을 떠난지 38년만에 처음으로 고향땅을 밟는 이들 일본인 처들은 처음에는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이들을 실은 북경발 NH 906편이 하오 7시25분 착륙,활주로 저 편으로부터 동체를 드러내며 서서히 탑승구쪽으로 다가서자 170여명의 취재진과 경찰,일본적십자사 직원들의 표정에는 긴장이 흘렀다. 15분쯤 지나 최고령자인 니시모토 하루코(84·이춘희) 할머니가 여승무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선두에 서서 서서히 걸어나오면서 탑승구 주위에는 탄식과 플래시,다음 취재 장소를 점하기 위해 뛰기 시작하는 취재진의 발걸음으로 긴장이 폭발. 할머니들도 딱딱한 표정이었지만 ‘기분은 어떻습니까’,‘피곤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조금씩 표정이 풀어졌다.니시모토 할머니는 우리말로 ‘네,좋아요’,‘조금(피곤해요)’이라면서 미소를 짓기도.그녀는 관계자가 휠체어에 앉히려 하자 ‘걸어가도 됩니다’라면서 사양했으나 기어코 앉혀지기도. ○…방문단 15명 가운데 공항에 가족들이 출영나온 것은 3명 뿐.그나마 한 가족은 일본인 처의 시동생 가족(재일동포)이었다. 리미형(일본이름 비공개·57) 할머니는 출구에서 시동생 가족(재일동포)과 뜨겁게 얼싸안으면서 감격을 나누었다.리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아리가토(고맙다)’를 연발. 우타 도요코(우전풍자·61·김초미) 할머니의 동생은 북새통에 밀려나 못만나다가 숙소를 떠나는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 서로 발견. 감정을 꼭 누르고 있던 우타 할머니는 동생을 차창 너머로 발견하자 저절로 눈물이 솟기도.이들 남매는 이틀뒤 고향에서 만나기로 기약하면서 서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일행 15명 가운데 김광옥,신정호,리미형,신숙영 등 네 할머니들은 공항 VIP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할머니들은 오래만에 고향 땅을 밟은데 대해 “감격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장군님(김정일 총비서)에 대해 조선(북한)에 있을 때보다 더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이들의 가슴에는 모두 김일성 뱃지로 보이는 뱃지를 달고 있었는데 4명의 뱃지가 모두 다 종류가 달랐다. ○…고향땅에서 하룻밤을 지낸 할머니들은 이날 7명의 가족이 면회를 신청해 숙소 등지에서 재회가 성사.
  • 영혼의 고향/임정규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굄돌)

    흔히들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이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육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그렇다면 눈에 안보이는 영혼은 어떻게 어디를 오고가는 것일까.옛사람들은 더러 물을 영혼의 고향이라 믿기도 했던 듯하다.말속에 그런 흔적이 나타난다. 가령 콜롬비아 산악지대에 사는 코구이라는 인디언 부족을 보자.문명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하늘과 산은 이 세상의 모두이며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그래서 그들은 ‘물’이라는 말을 ‘영혼’이란 뜻으로도 함께 쓴다는 것이다.그들의 조상은 물속에 영혼이 깃들인다고 생각했던 것이리라. 영어의 ‘sea­바다’와 ‘soul­영혼’도 그렇다.sea의 어근인 게르만어 saiwaz(바다·호수)에서 파생한 saiwalo(바다에서 나온 것)가 soul의 어원으로 되고 있음은 ‘바다’와 ‘영혼’이 같은 뿌리의 말임을 알린다.이는 인간의 영혼은 인간이 태어나기 전이나 죽은 다음 바다(호수)에 머무른다고 생각한 고대 게르만인들의 신앙에 기인한다.우리말에서는 그런 공통점이 보이지 않지만 물을 신성한 존재로 여긴 흔적만은 남긴다.‘물’의 옛말 ‘믈’이 상서로운 동물 용을 이르는 ‘밀­미르’와 통하는 것이니 말이다. 옛 사람들은 맑고 깨끗한 물을 보면서 마음속 때꼽재기도 씻어낸다고 믿었던 듯하다.그러면서 영혼이 깃들인다는 데로까지 생각을 펼쳐 나갔던 것이리라.그렇다.사람의 삶을 있게 하는 그 신비로운 영혼이 머물러야 할 곳이야말로 파랗게 아름다운 물속 아니었겠는가.더구나 물이 현실생활의 영위에 소중한 존재라는걸 확인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 굳혀 나갔다 할 것이다.한데,오늘의 사람들은 물의 신비에 덤덤해지면서 은혜로운 고마움까지도 잊고 산다.눈이 속눈썹을 못보는 것과도 같이 너무 가깝고 흔해서일까.하기야 사람들은 공기하며 햇빛 등의 가까운 은총에도 둔감해져 있는 터이지만.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은혜를 원수로 갚듯 물을 죽여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들.마침내 우리의 영혼은 어디서 오고 어디에 머무를 것인고.고향잃은 영혼과 사람의 삶을 생각해본다.
  • 염상섭 소설 ‘불연속선’ 복원

    ◎1936년 매일신보 연재물… 1년간 재구성/식민지시대 청춘남녀 연애 이야기 횡보 염상섭의 장편소설 ‘불연속선’이 도서출판 프레스21에서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발간됐다.1년여 동안에 걸쳐 원본을 재구성하고 복원해 염상섭 문학의 결정본을 냈다.1936년 매일신보에 연재됐던 이 작품은 횡보가 국내에서의 작품활동을 중단하고 만주로 떠나기 직전 발표한 것으로,식민지 시대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불연속선’은 세태풍정 묘사에 초점을 맞춘 청춘남녀의 연애 이야기다.택시운전사 김진수와 일본유학을 다녀온 엘리트 카페 여주인 송경희라는 두 인물이 교통사고를 계기로 우연히 만나 난관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어 간다는 것이 기둥줄거리.횡보는 신파조의 황홀한 연애행각을 그리는 한편 혼사장애의 이야기를 낯설게하기의 기법으로 재현한다.특히 이 소설에는 ‘제야’와 ‘표본실의 청개구리’‘만세전’‘삼대’ 등에서 보여준 현실인식은 증발되고 무정란같은 닫힌 현실에 안주하는 인물들만 넘쳐흘러 눈길을 끈다.무위도식하며 유희나 즐기는 가리사니없는 이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한 것일까.전형적인 신흥 부르주아의 자제이자 모던 보이인 김진수는 조선의 사이비 신흥 부르주아의 모습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1930년대의 횡보는 근대를 문제 삼았고 근대를 작품에 담아냈기 때문에 주목받는 작가로 남아있다.그러나 ‘불연속선’에서의 근대는 역사적 의미에서의 진정한 근대가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사이비 근대 혹은 유사근대에 가깝다. 한편 이 소설 끝에는 식민지 시대의 분위기를 보다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현재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 우리말에 대한 풀이를 실어 주목된다.고팽이(한 차례의 왕복),낫세(‘나잇살’의 비표준어),널치(몹시 지친 상태),떨뜨리다(위세를 드러내 뽑내다),민주대다(귀찮고 싫증나게 굴다),바자위다(성미가 깐깐해 너그러운 맛이 없다),버릊다(파서 헤집어놓다),뼈지다(하는 말이 매우 야무지다),안차다(겁이 없고 깜찍하다),어숭그러하다(유난스러운 데가 없이 수수하다),지다위(제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채심하다(정신차리다),첫대바기(맞닥뜨리자 처음으로),흑책질(교활한 꾀로 남의 일을 방해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 ‘냥’자로 끝나는 말/유만근 성균관대 교수(굄돌)

    우리말 명사에 ‘­냥’자로 끝나는 말이 몇 개 있는데,그중에서 우선 ‘깜냥’을 보자.이말은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히 쓰면 감칠맛 있는 말이다.그 뜻은 ‘일을 해낼만한 힘 또는 능력’이다.가령 ‘나는 그 일에 역부족이다’할 것을 ‘그 일은 내 깜냥에 부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그 다음,‘겨냥’이 있지만 건너뛰고,‘동냥’을 보자.‘동냥’은 한자말 ‘동령’에서 온 것이다.중(승)이 시주 받으러 집집에 다닐때,대문 앞에서 소리나는 방울을 흔들며 염불하기 때문에 생긴 말일 것이다. 우리가 현대 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 ‘성냥’은 한자말 석류황(석류황)발음이 ‘석류황→성뉴왕→성냥’으로 변한 것이며,옛날부터 많이 쓰는 ‘사냥’은 원래 한자말 ‘산행’인데,용비어천가(1445)에는 ‘산’으로 적혔고,그 발음이 ‘산→산앵→사냥’으로 변한 것이다.요즈음 국어 발음변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산행’을 무심코 ‘등산’의 뜻으로 쓰지만 당치 않다.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에는 ‘산슈(수)’와 ‘산렵’이 나온다.‘산행/사냥’은 두말 할 것 없이 ‘수렵’( hunting)이니,제발 이 말을 ‘등산’의 뜻으로 쓰지 말 것이다. 여기서 꼭,한마디 덧붙여 말할 것이 있다.‘산행’이 발음상 ‘사냥’으로 바뀌면 마치 순 우리말처럼 들리는데,이렇게 국어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귀화된 말이 많을수록 우리 국어의 동화력 자랑이 된다.외국말을 많이 받아들이는 영어는 원음을 무시하고 그것을 영어화하는 동화력 강한 언어로 유명한데,우리가 외래어를 수용할 때 크게 참고할 점이다.프랑스 한림원에서 불어를 다듬는 방식도 마찬가지다.될 수 있는 대로 외국말 사용을 억제하되,꼭 써야할 것이면 완전히 불어처럼 들리도록 어형을 다듬어 사용하는 것이다. 시종 외국어로 말할 때는 물론 외국어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그러나 국어 속에서 외국말이나 한자말 원음을 너무 고집하려 드는 것은 ‘외국어’와 ‘외래어’도 분간 못하는 예속인의 어리석은 짓임을 우리 모두 알았으면 한다.
  • 이호정보통신 이병득 사장(빌 게이츠 꿈꾸는 한국의 도전자)

    ◎“일·한 번역 SW 경쟁은 이제부터”/번역률 95% 인터넷용 ‘마이다스’ 개발/텍스트문서·유닉스용도 올안에 출시 일한 번역소프트웨어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제품이다.(주)이호정보통신(02­3486­2055)의 이병득 사장(32)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이 제품 시장선점에 나선 모험기업인이다.몇몇 경쟁사보다 뒤늦게 이달초 자체개발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그동안 시장도 미숙했고 뚜렷한 우위를 보이는 제품도 없었기에 그는 ‘경쟁은 지금부터’라고 말한다. 이사장의 첫 개발품은 ‘마이다스 포 인터넷’.인터넷 전용 일한번역소프트웨어다. 번역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인 품질기준인 번역률에서 마이다스는 현존하는 국내제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말한다. “마이다스는 신문,잡지,서적 등 문법에 충실한 일어문장이라면 95%의 번역률을 보이고 있죠.그만큼 구문분석능력이 뛰어납니다” 또한 번역의 기초인 사전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방대한 것도 마이다스의 강점이란다.마이다스가 내장한 사전엔 모두 22만개의 단어 및 숙어가 수록돼 국내 일한번역소프트웨어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한다.현재 인명과 지명,경제 및 컴퓨터용어 등 전문용어를 중심으로 보강해 다음 버전에선 40만단어로 늘릴 계획이다. 그는 특히 영어와 달리 일본어는 어순이 우리말과 비슷해 번역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높은 점이 일한번역소프트웨어 시장을 조기에 성숙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또 일본어 코드를 완벽하게 지원,다른 소프트웨어에선 약자나 반자가 알아볼 수 없는 표시로 나오는 경쟁제품의 단점을 제거했다고 한다.야후와 같은 검색기에서도 일본어를 지원,일본 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내비게이터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같은 웹브라우저상에서 일본어 원문과 번역문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도 경쟁 제품에서 구현하지 못한 마이다스의 장점이다. 번역속도는 2백자 원고지 다섯장을 번역하는데 15초 정도.가격은 25만원 정도로 일단 기업시장을 주된 표적으로 영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사장은 또 인터넷문서뿐만 아니라 텍스트문서도 번역할 수 있는 일한번역 소프트웨어를 이달말 내놓고 다각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생각이다.‘마이다스 일한’이라는 이름의 이 종합 일한번역프로그램은 마이다스 포 인터넷과 함께 스캐닝을 거쳐 텍스트 문서로 바꿔주는 OCR소프트웨어와 텍스트문서 번역기를 구성요소로 한다.가격은 80만원정도로 잠정책정했다. 이밖에 기업시장을 고려,유닉스버전도 올해안에 선보인다고 이사장은 밝혔다. 그는 ‘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1개월이 채 안됐지만 일한 번역소프트웨어에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수 있었다”면서 “번역프로그램 시장이 활성화하는 것은 거스를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 우리 관직의 명칭/유만근 성균관대 교수(굄돌)

    80년대 런던대학에서 내가 한국 어문학을 강의하던 시절에,영국신문을 읽으면서,그 나라 총리나 장관을 신문에서 말할때 관직명칭은 커녕 Mrs나Mr도 안붙이고 그냥 이름만 쓸 때가 아주 흔한 것을 보고,가벼운 문화충격을 느낀 경험이 있다.그런데 서양에서와 달리,심지어 흉악범에게도 ‘씨’자를 붙여 보도하는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에서는,현직은 물론,전직 고관도 꼭 그 직함으로 부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한 문장에 여러번 나와도 절대로 대명사로 바꾸지 않는다.그래서 한 기사에 한 번쯤 나오면 될 전직표시를 ‘주 전 장관’,또는 ‘전 전 대통령’식으로 열번이고,스무번이고 지겹도록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우리말에서는 ‘장관’,또는 ‘대통령’이라는 명칭어 자체 어감에도 문제가 있다.‘장관’의 경우,우리가 그 명칭으로 부를수 있는 사람은 한 나라에 많아야 20명 내외 밖에 안된다.그러나 장총통이 건너가 다스렸던 대만에서만 해도 ‘장관’을 ‘부장이라 하는데,‘부장’은 어느 기관에나 흔해서 한 나라에 수천명씩 있으니 특별한어감이 없으며,영국에서는 ‘장관’을 보통 Secretary라 하는데,이것도 ‘비서’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말이니,오죽 흔하고 비근한 이름인가? 우리말 ‘장관’이라는 명칭에서 구시대 관존민비 냄새가 나는 것을 아니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어떤가? 영어로 President라 하면 대통령뿐 아니라 대학총장,적십자사 같은 사회단체 총재,학회·학술단체 회장 또는 예술협회 이사장,각종 기업체 회장,각급학교 학생회장을 휘뚜루 가리키는 말이라 한 나라에 그 명칭으로 통하는 사람이 보통 수천명씩 있다.그러나 우리말로 ‘대통령’은 이 나라에 오직 한 사람뿐이니,실로 그 명칭은 피라미드 정상보다도 더 까마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언어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고 한다.혹시 작은 민주국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어마어마한 어감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 지위를 턱없이 과대평가하도록 이끌고,차분해도 좋을 대통령 선거를 공연히 과열시키는데에 크게 한몫 거드는 것이나 아닌지?
  • 21세기 국어정보화 추진

    ◎‘세종계획’… 내년부터 10년간 150억 투입 21세기 고도의 정보화시대에 대비해 국어 정보처리기술 수준의 획기적인 향상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국어정보화 중장기사업 ‘21세기 세종계획’이 마련됐다. 문화체육부가 내년도 10억원을 시작으로 10년간 총 1백50억원을 투입할 ‘21세기 세종계획’은 우리의 국어정보화 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20년정도 뒤진데다 소규모의 실험적 연구단계에 머물러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정보의 확대재생산을 통한 문화대중화를 위해 언어처리 기술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라 마련된 것.문체부는 이를위해 지난 3월 국어학자와 전산학자들로 전담기획단을 구성,관련학계 및 전문가 자문과 공청회 개최 등을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됐으며 향후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처 등 유관부처와 협의를 거쳐 범부처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우리말과 글을 바탕으로 하는 정보사회 건설’을 목표로 ▲세계수준의 국어 기초언어 자료베이스 구축을 통한 우리말 정보화와 ▲표준화한 전자사전 구축을 통한 우리말 체계화 ▲한민족 언어 정보화를 통한 우리말 세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조성단계는 오는 2000년까지로 잡았다.여기에서는 필수분야 전문용어 사전과 필수 어휘중심의 언어분석용 전자사전 구축,남북한 언어비교 등의 국어정보화와 정보처리 부호계 표준화,해외 한국어학 및 남북교류센터 지원 등 우리말 체계화,전산 전자분야 용어순화,개인용 국어 교육지원 시스팀 개발 등 올바른 언어생활 유도 등이 포함돼 있다.이를 토대로 2003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 국어정보화 발전단계에서는 일상 어휘중심의 언어분석용 전자사전과 남북한 공동사전 구축,고품질 언어처리 소프트웨어 성능개선 등에 집중 투자하게 된다.마지막으로 2007년까지로 계획된 성숙단계에서는 전분야의 용어순화와 다기능 언어처리 소프트웨어 개선,언어정보 통합성능 개선 등을 이루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