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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 외국인여성 ‘도우미’ 운영

    농촌 총각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의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한 ‘방문 교육도우미’제도가 내년부터 운영된다. 농림부는 18일 농촌으로 시집온 외국인 여성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교육도우미들을 선발, 우리말 교육과 생활 문제 상담 등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우선 올해말까지 전국 8개도,30개 시·군에서 약 3000명의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5) 대구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5) 대구길

    청도 옛길은 팔조령을 넘어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으로 들어선다. 가창은 지난 1995년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곳이다. 편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시골풍경이 완연하다. 날씨마저 흐려 퇴비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지방도 확장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고 곳곳에 러브호텔이 들어서 개발의 손길이 턱밑까지 왔다는 느낌이다. 팔조령 아래 녹문삼거리는 새로운 도로가 개설돼 녹동서원과 남지장사를 찾는 사람만 지나가는 한적한 곳으로 전락했다. 녹문삼거리에서 2㎞쯤 가면 벌판 한가운데 위치한 데서 유래됐다는 ‘들마마을’이 나온다. ●얼음같이 찬 ‘냉천´ 하루 5000명 발길 오동원을 거쳐 30번 지방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처음으로 큰 건물을 만난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장외경마장이다. 여기서부터 위락시설과 음식점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그중 가장 우뚝한 봉우리인 최정산 자락에 허브힐즈(구 냉천자연랜드)가 자리잡고 있다. 가창면 냉천2리 정동곡(50) 이장은 “냉천은 최정산 골짜기와 청도 팔조령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가 가창면 주리에서 만나면서 큰 계곡을 만들고, 이 물이 얼음같이 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소주회사가 냉천의 물로 소주를 만들 만큼 수질이 좋아 주말에는 하루 5000여명의 대구 시민들이 물을 받기 위해 몰려 든다. 옛길은 냉천에서 파동을 거쳐 신천을 넘어 대구 시내로 들어간다. 파동은 수성못 입구에서 가창까지 난 길이 곧다고 해서 ‘니리미, 파잠, 파집’ 등으로 불렸다. 파동에서 상동교를 거쳐 대봉네거리, 봉산육거리로 이어진다. 이 길은 비교적 곧게 연결돼 있다. 대봉네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건들바위가 나온다.4m 높이의 건들바위는 대구시 기념물 2호로 지정돼 있다.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바위의 모양이 삿갓을 쓴 노인과 같다고 해서 ‘입암바위’ 즉 ‘삿갓바위’라고도 불리고 있다. 원래 이 바위 앞에는 냇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1776년(조선 정조1년) 대구판관으로 부임한 이서가 이 일대의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면서 물줄기가 신천으로 돌려져 물이 흐르지 않게 되었다. 대구시가 1994년 건들바위 종합조경공사를 실시하여 분수와 폭포를 새로 설치하고 물이 흐르도록 하여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건들바위 뒷산은 조선 순조 때부터 정오를 알리는 대포가 설치돼 오포산으로 불렸다. ●약령시 주변 전국서 사람 모여들어 봉산육거리에서 성밖 골목을 지난 옛길은 서문시장과 원대동으로 이어진다. 성밖 골목은 계산동과 대구읍성 남쪽 성곽사이에 난 길이다. 대구시 거리문화시민연대 권상구(32)국장은 “성밖 골목은 전정리라고 불렸으며 우리말로 풀이하면 앞밭골, 앞밖걸”이라고 말했다. ‘대구 천주교사’에는 ‘앞밖걸엔 천주교 신자였던 상인이 많았다. 이들중 중심인물은 최철학이란 사람이었으며 그는 1890년대부터 대구지방 보부상단의 도회장으로 활약했다.”고 적혀 있다. 권 국장은 “성밖 골목은 대구를 지나는 교통요지였으며 넓이는 크게 줄어들어 지금은 차가 지나다닐 수 없는 전형적인 골목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곳은 서문시장과 남문시장이 만나는 길목이라 일찍부터 자유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밖 골목에는 약령시의 보조기능을 하는 상점들과 업체들이 들어섰다. 권 국장은 “약령시 주위에는 유생과 한약종상은 물론 한약재를 수집하여 판매하는 중간상인과 객주, 거간 등과 관련되는 한의약업인이 모여들었다.”며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약을 팔고 사면서 여러 날을 이 일대에서 보내야 했고 자연스럽게 성밖 골목 주변은 객주집과 여각이 성업을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큰 장으로 통했던 서문시장은 약령시와 함께 전국 상권을 주도했다. 대구문화육성추진협의회 손필헌(72) 위원은 “당시 서문시장은 현 섬유회관 맞은편인 오토바이 골목 일대에 있었다.”며 “성주, 고령, 의성, 김천 등 대구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도 2일과 7일 장날에 장꾼들이 모여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서문시장 자리에는 천황지라는 못이 있었으며 1923년 이를 메워 옮겼다.”고 곁들였다. ●관문동 ‘밤숲´ 수백가마 알밤 따기도 서문시장을 빠져 나온 사람들은 달성지구대와 자갈마당을 지난다. 달성지구대 건너편에는 달성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달성공원은 대구시민의 오랜 휴식처다. 손 위원은 “고려 중엽 이후 달성 서씨가 대대로 살던 사유지였으나 조선 세종 때 국가에 헌납했다.”면서 “1905년 공원으로 조성됐으며 1967년 5월 대구시가 현재의 대공원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집창촌인 자갈마당은 행정명으로 중구 도원동이다. 낮시간이라 그런지 다른 상가지역과 다름없이 보였다. 도원동은 복숭아 나무가 많아 그렇게 불렸다는 설이 있다. 한때 700명이 넘는 윤락녀들이 모여 호황을 누렸으나 윤락행위방지법 시행 뒤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단다. 경부선 철길이 지나는 지하차도를 건넌 옛길은 달성초등학교를 거쳐 원대오거리로 향한다. 지명에 ‘원’이라는 글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대구 북부의 관문인 원이 위치했던 데서 유래했지만 그 자리는 찾을 길이 없었다. 금호강을 건너면 또 한번 쉬어갈 곳이 나온다.‘밤숲’이다. 현재의 북구 관문동 동양자동차학원 부지 일대다. 이 일대는 밤나무가 무성해 가을걷이 때는 수백가마의 알밤을 땄다고 전해진다. 대구의 강북으로 불리는 이곳도 최근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는 등 급성장했다. 러시아워 때는 차량이 밀려 팔달교를 통과하는 데 상당한 곤욕을 치러야 한다. 금호강을 건넌 옛길은 현 금호인터체인지에 못미쳐 난 경부고속도로 지하 굴다리를 통과해 경북 칠곡군으로 넘어간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조선에 투항한 日장수 모셔져 있는 ‘녹동서원’ 일본 관광객이 대구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에 있는 녹동서원이다. 이 서원은 조선시대 김충선 장군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김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일본 장수이다. 일본 이름은 사야가. 그는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에 회의를 품고 전투를 포기한 채 경상도 병마절도사 박진에게 투항했다. 김 장군은 임진왜란 동안 화포 및 조총 만드는 법과 사용기술을 조선군에게 전수했다. 또 왜적이 점령한 18개 지역의 성을 탈환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권율 장군과 어사 한준겸이 선조에게 간청해 정이품인 정헌대부에 올랐으며, 선조가 그에게 ‘사성 김씨‘라는 성을 하사했다. 그는 1600년부터 우록리에 둥지를 틀었다. 녹동서원은 1789년(정조 13년)에 창건됐으며 김 장군의 후손과 인근 유림들이 봄·가을로 제향하면서 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서원 주변에는 녹동사와 숭의당, 향양문, 장군의 이력과 공을 새긴 유적비, 장군의 묘소 등이 있다. 또 충절관에는 임진왜란 때 사용된 조총을 비롯해 모하당(김 장군의 호) 문집과 친필 등 유품, 유물이 두루 전시돼 있다. 연간 2만여명의 관광객이 이 서원을 찾고 있으며 이중 일본인이 5000여명에 이른다. 김 장군의 후손 중에는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지낸 김치열씨 등이 있다. 녹동서원에서 비슬산 쪽으로 1㎞쯤 가면 남지장사가 나온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684년(신라 신문왕 4년)창건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승병을 훈련시키고 병사들을 지휘한 곳이다. 사명대사는 3000명의 승병을 이곳에서 배출시켰다. 대구 팔공산 동화사 부근의 북지장사와 대칭되는 곳에 있다고 해서 남지장사가 되었다는 유래이다. 왜군에 의해 불탔다가 1940년 중수되었다. 현재는 대웅전과 설현당, 삼성각, 광명류 등이 자리해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개국 16주년 서울시 교통방송 박종구 본부장 인터뷰

    개국 16주년 서울시 교통방송 박종구 본부장 인터뷰

    서울시 교통방송(tbs)이 지난 11일 개국 16주년을 맞았다. ●멀티미디어 방송으로 가듭나 교통 전문 FM 라디오로 문을 연 tbs는 인터넷 방송과 케이블 ‘TV서울’, 디지털미디어방송(DMB)을 잇따라 개국하며 멀티미디어방송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박종구(朴鍾九·60) 본부장이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tbs가 서울의 교통문화를 변화시켰다.”며 강한 자긍심을 보였다. ●질서지키기 캠페인등 ‘열매´ “tbs가 ‘교통질서 지키기 캠페인’을 펼쳐 1995년 하루 2.4명이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05년 1.3명으로 줄었습니다. 교통사로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도 매년 1조원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tbs FM이 교통 사고의 심각성과 교통 법규 준수의 중요성을 꾸준히 홍보한 덕에 선진 교통문화가 정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교통정보를 신속하게 전달, 교통체증을 감소시킨 것도 사고를 줄이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 본부장은 “서울경찰청 CCTV로 서울시내 200여곳의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교통통신원 2500명이 현장 상황을 시시각각 알려주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운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는 지난해 9월 월드 리서치의 라디오 청취행태 조사에서 tbs FM 청취율이 36.4%를 기록,1위 자리를 차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언론인의 꿈 이루고 ‘제2인생´ 박 본부장이 tbs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2월. 개방형 직위인 본부장 공개 채용에서 40쪽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합격했다. 그가 오랫동안 품어온 ‘언론인’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경남 산청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치·경제에 관심이 많았다. 일간지를 섭렵하며 그는 언론인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러나 1973년 경찰대학에 합격하면서 인생의 행로를 수정했다. 정보·외사 분야를 전공한 그는 2002년 서울경찰청 교통부장으로 일하며 tbs에 관심을 기울였다.2003년 경찰 치안감으로 명예퇴직한 뒤 그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박 본부장의 철학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그는 새벽 3시 30분이면 일어나 라디오를 청취하며 산을 오르고, 일간지 15개를 꼼꼼히 읽으며, 지상파·케이블 TV를 매시간 모니터한다. 컴퓨터, 인터넷은 그의 전공 분야다.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 대학원에서 2001년에 공부했다. “도전을 두려워하면 변화에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 용기와 성실함만 갖췄다면 나이가 많다는 것은 장애물이 되지 않지요.” ●18개월만에 유비쿼터스 기반 다져 덕분에 그는 1년 6개월 만에 케이블 TV와 tbs DMB를 개국하며 언제 어디서나 서울의 교통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 기반을 다졌다. 해외 미디어와의 교류도 시작했다. 케이블 TV는 도쿄의 MXTV, 뉴욕의 NTCTV와 업무제휴를 맺어 프로그램을 교환하고, 공동 제작한다.FM 라디오 ‘우리말 고운말’ 프로그램은 LA 한인방송에 제공된다.DMB는 영어전문 방송 아리랑 라디오와 함께 영어·한국어 동시 프로그램 ‘INfo-Break’를 송출한다. 내부적으로도 혁신을 단행했다.tbs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부장급으로 승진시키고, 딱딱한 사내 분위기를 토론 등을 통해 바꾸었다. “서울의 문화, 예술, 역사, 그리고 서민의 소박한 꿈까지 담아내는,‘서울의 모든 것’을 전하는 서울 시민의 중심 매체로 tbs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박 본부장이 꿈꾸는 미래의 교통방송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걸어온 길 출신:경남 산청(61) 학력: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경찰대학 간부 21기 졸업,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수료 경력:경기 용인·고양·서울 강남경찰서 서장, 전주대 법정대 겸임교수,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교통·보안부장, 부산교통방송(TBN) 본부장, 서울시 교통방송(tbs)본부장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한국유일의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준(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한국유일의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준(2)

    악보 보는 것을 시작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어야만 활동이 가능했던 당시 ‘예그린악단’. 이 악단의 합창단원 출신답게 춤과 연기 실력으로 완전무장한 자니브라더스의 등장으로 당시 평면적이었던 TV 쇼가 놀랍도록 화려하고 입체적으로 변신했다. 쇼 프로그램에서의 절대적인 인기 못지않게 이들은 ‘방앗간 집 둘째딸’ ‘아나 농부야’ ‘마포 사는 황부자’ 등에 이어 ‘빨간 마후라’ ‘수평선’까지 공전의 히트를 날리며 정상의 인기그룹으로 급부상했다. 당시 멤버는 김산현(김준)을 비롯해 김현진, 양영일, 진성만. 이들의 힘차고 경쾌한 하모니는 듣는 이들에게 ‘알파파’(※마음이 평온해질 때 나오는 뇌파)가 샘솟게 만드는 노래,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갈수록 멤버 김준씨는 되레 심각한 고민에 빠져든다. 음악적인 불만족에서 오는 갈증이었다.4중창단은 4성, 즉 네 화음이 모여 노래가 구성되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유니 송’으로 불러달라는 주문까지 받아야 했던 만큼 중창단이라는 의미가 무색하던 시절이었다. 중창단의 인기에 비례해 본인만의 개성은 죽여야 하는, 이른바 개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드러내 보일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차 이들은 각자 솔리스트로서의 기량을 쌓아나가며 해체 수순을 밟기 시작한다. “한사람, 한사람만으로도 무대가 꽉 차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자니브라더스는 TV와 워커힐 무대 등에서 화려한 스테이지와 함께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면서도 쇼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을 이용해 각자 솔리스트로서의 기량을 키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각자 연습무대에 나섰던 장면들이 생각납니다.” 당시 워커힐악단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저녁한때 목장풍경’ ‘비둘기집’ 등의 작곡가로 명성을 날리던 실력자 김기웅(70)씨의 회고다. 그는 당시 이들의 레퍼토리 편곡을 기꺼이 도맡아 주기도 했다. 결국 68년 8월, 그룹보다 각자 솔로로 활동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들은 마침내 TBC-TV ‘쇼쇼쇼’를 통해 ‘자니브라더스 고별쇼’를 갖는다. 솔리스트로의 변신을 위해 피아노 독주부터 빅밴드 곡에 이르기까지 100여 곡을 준비해오며 ‘스타일리스트(Stylist)‘를 꿈꾸던 김준씨가 멤버 중 가장 먼저 독립, 솔로활동을 시작한다.69년 11월, 평소 즐겨 부르던 레퍼토리들을 모아 독집음반 ’김준과 톱송(Top Song)’을 발표한 것. 스탠더드 팝과 재즈의 번안곡이 주를 이룬 이 음반의 수록 곡들은 지금까지도 김준씨의 변함없는 애창곡들이다. 그러나 자니브라더스는 주위의 권유에 의해 또다시 재결성하게 된다. 이들의 재결합을 가장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사람이 바로 당시 서울신문사 발행인이던 장태화 사장. 음악애호가이기도 했던 장 사장은 이들의 재능을 아까워하던 끝에 직접 그룹명을 ‘메아리진’(전국에 메아리 친다는 뜻의 순수 우리말)으로 개명해준 뒤 1969년 12월,MBC-TV를 통해 화려한 컴백쇼를 주선했다. 결국 이들 네명은 주위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 다시 ‘메아리진 쇼(전우중 PD)’를 시작으로 컴백, 매주 한 차례씩 음악성과 예술성 있는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한동안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도 그들 개개인의 ‘끼’와 ‘욕구’를 막기엔 역부족, 결국 이들은 완전히 해체하고 만다. 싱어 송 라이터로 변신한 김준씨는 솔로가수로 그리고 작곡가로도 재능을 한껏 발휘해왔다.‘사랑하니까’(패티김)를 비롯해 84년 TBC 세계가요제 금상 수상곡 ‘나 이제 여기에’(박경희),‘내 마음은 풍선’(장미화),‘그래도 설마하고’(임희숙),‘Blue Smile’(이미배), 그리고 김준 자신의 목소리로 발표한 ‘휘파람 하이킹’ ‘여보소 날보소’ ‘태양의 데이트’(김준 작사, 김학송 작곡) 등. 그는 70년도부터 지금까지 36년간 단 한 차례도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음악의 생활화’, 그 일관된 삶을 지켜왔다. 김준씨는 1980년에 International JUN Free Art를 설립한데 이어 K.J.C(한국재즈모임)의 창립회장을 맡기도 하는 등 재즈 활동을 위해서라면 모든 힘과 신명을 바쳐왔다. 아울러 주위 동료들의 신명을 돕고 참여하고 앞장서왔던 그는 현재, 평창동에서 부인 김미자 여사와 함께 ‘김준재즈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 마련된 작은 라이브 무대에는 한국의 대표적 재즈 뮤지션들이 모두 한 번씩은 섰을 정도로 값진 공간이기도 하다. 수많은 공연과 음반작업을 통해 재즈를 생활화하고 있는 김준씨는 올 11월, 자신의 삶을 그린 자서전 ‘타박타박 주절주절 두비두바’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의 이러한 작업이 반가운 것은 재즈처럼 자유스럽고 심오하게 살아온 그의 삶의 윤곽이 이 책을 통해 선명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sachilo@empal.com
  • “우린 ‘손말 노래’로 하나 되지요”

    “손말로 노래하며 하나가 되자.” 경남 창원시 대방동 안남중학교 전교생이 14일 수화로 노래를 부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각급 학교마다 수화로 노래하는 동아리는 많지만 전교생이 수화로 노래하는 것은 찾기 힘들다. 이 학교 학생들의 수화 익히기는 지난 3월부터.1교 1특색 교육활동으로 수화 노래부르기를 선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수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 42명으로 구성된 ‘손말 노래반’ 회원들이 전교로 확산시킨 것이다. 손말 노래반 회원들은 주 1회 특별활동시간을 이용, 수화통역관 장도영씨에게서 배운 후 학급으로 돌아가 친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강진향(36·여) 지도교사는 “수화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단어를 하나씩 익히면서 재미를 붙였다.”며 “이제는 전교생이 애국가와 교가를 부를 수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수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수화를 순 우리말인 ‘손말’로 바꾸고, 교육의 주제도 ‘손말 노래로 하나가 되는 안남인의 친구’로 정했다. 교사들도 기본동작을 익혀 조례시간에 학생들과 수화로 인사를 나눌 정도다. 손말 노래반은 오는 17일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열리는 ‘2006경남도 청소년 수화노래 경연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또 10월쯤에는 반별로 평소 갈고 닦은 수화 노래실력을 겨뤄볼 계획이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서울 근교에 위치해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춘천. 물의 도시 춘천을 느껴볼 수 있는 소양호에서 출발, 역사의 향연이 가득한 청평사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유물과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춘천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마임 축제와 춘천 닭갈비의 원조 맛을 느껴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시에 곡을 입혀 대중에게 친숙하게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이 의미있는 공연을 갖는다. 문학 작품을 낭독하는 즐거움을 넘어 부르는 즐거움을 전파하려는 김현성. 자연의 소리를 벗 삼아 마음에 스며드는 고운 시 노래로 마음을 정화해줄 아름다운 자리를 마련한다.   ●실제상황! 토요일(SBS 오후 5시40분) 10대 청소년기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어린 엄마’를 뜻하는 신조어 ‘리틀맘(Little Mom)’.‘미혼모’와는 달리 자신의 출산사실을 떳떳이 밝히고 결혼생활을 하는 새로운 세태로, 최근 이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19살 ‘리틀맘’의 육아전쟁 ‘육아종합보고서’를 살펴본다.   ●행복주식회사(MBC 오후 5시) 짠돌이 개그맨 김현철과 가요계의 효녀심청 별이 만원의 행복에 도전한다. 현철은 지난 도전 패배를 우승으로 만회하기 위해 재도전장을 내밀어 각오가 더 대단하다. 바쁜 스케줄 탓에 항상 배가 고프다는 별은 꽃미남그룹 버즈에게 미션을 시도하고, 도전선배에게 버티기 최고의 비법을 전수받는다.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양팔의 말에 기분이 상한 찬순으로부터 혼수 품목 중 하나라도 빠지면 결혼을 포기하라는 말을 듣고 돌아온 종칠은 명자에게 상견례를 하지 말자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명자는 찬순을 찾아가 형편에 맞춰 혼수를 준비하면 안되겠냐고 사정하지만 찬순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서울 1945(KBS1 오후 9시45분시) 박창주가 부상에서 깨어나자, 장택상은 최운혁의 탈출 사건과 관련하여 이동우와의 대질신문을 진행한다. 그러나 석경의 부탁을 받은 박창주는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건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동우의 사무실은 폐쇄된다. 한편 경찰의 추적으로 문동기의 사무실이 발각된다.
  • [심상덕의 서울야화] (10) 땡땡이 무늬와 물방울 무늬

    [심상덕의 서울야화] (10) 땡땡이 무늬와 물방울 무늬

    벌써 민소매 옷차림이 한창입니다. 예년보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고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지금도 ‘땡땡이 무늬 옷’과 ‘물방울 무늬 옷’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그 차이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땡땡이’ 무늬라는 것은 ‘점점’, 점이 찍힌 무늬를 뜻하는 일본식 발음입니다. 차이점이 있다기보다는 ‘땡땡이 무늬’란 일본식 표현인 거죠. 앞으로는 ‘물방울 무늬’라는 우리말로 바꿔 썼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패션의 진원지는 아직도 서울의 ‘명동’입니다. 명동은 ‘날 일(일)’자와 ‘달 월(月)’자가 합쳐진,‘밝을 명(明)’자 명동입니다. 해와 달이 함께 떠있는 동네인 겁니다. 그러니 ‘명동’이라는 동네가 낮과 밤 할 것 없이 환하게 밝지 않을 수가 없는 거겠죠. 특히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사이, 그 시절 명동에 나가면 시인인 ‘공초 오상순’을 만나기 위해 문학청년들이 담배연기 자욱한 ‘청동다방’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명동에는 ‘동방싸롱’ 또 ‘은성’이라는 술집,‘르네상스’와 ‘돌체’같은 음악 감상실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지금은 명동 거리에 대형 구두점들이 더 많이 눈에 띄지만 과거 전성기 때의 명동 큰길 양쪽에는 양장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었던 양장점은 ‘송옥 양장점’입니다. 그 시절의 연예인들 중에서도 ‘백치 아다다’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나애심’이 이곳의 단골이었습니다.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불려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도 흘러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 아 꿈에도 잊지 못할 그립던 내 사랑아 한 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나애심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이런 노래도 불렀던 가수 겸 영화배우였습니다. 나애심뿐만 아니라 그 당시 대부분 연예인들이 단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는 디자이너 중에도 지난날 이 ‘송옥 양장점’에서 출발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시집가는 신부가 신혼여행 때 입을 옷 한 벌 새로 맞춰 입을 경우에도 그렇고 또 해마다 철이 바뀔 때면 새 옷 한 벌 마련하기 위해 명동의 양장점을 찾아 나서는 게 큰 행사 중에 하나였던 겁니다. 그 시절엔 자기가 입을 옷을 선택할 때 그 양장점 진열장 속에 있는 마네킹이 입고 있는 견본을 보고 그 옷 그대로 맞춰달라고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고 또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고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명동의 모든 양장점들은 일감이 밀려서 밤 12시 통금 직전까지, 아니면 또 밤을 새워 가며 일을 했죠. 그 시절엔 한번 유행을 했다 하면 자기의 개성적인 멋에 맞추지 못하고 ‘저 사람이 입었으니까 나도 저 사람하고 똑같이 한벌 해입자.’ 이런 식이었거든요. 짧은 치마가 유행할 땐 전부다 짧은 치마 또 긴치마가 유행일 땐 전부다 긴치마. 말로는 유행 따라 옷을 해 입는다지만 결과적으로는 획일적인 의상이었어요. 마치 젊은 여성들이 단체로 유니폼을 해 입은 것처럼 말이죠. 그 시절엔 주로 여성들에게 유행하는 옷차림에 대한 패션쇼를 할 때도 지금은 옷에다 꽃을 수놓는다면 이건 뭐 당연히 ‘장미’나 ‘튤립’같은 꽃이 등장하겠지만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사이 그 무렵엔 패션쇼를 할 때 아래위 예쁜 옷을 걸친 모델들이 장미꽃 대신 연보랏빛 ‘무 장다리꽃’이나 노오란 ‘배추 장다리꽃’을 가슴에 듬뿍 안고 나오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서양식 장미꽃보다 명동의 패션쇼에서도 ‘무장다리꽃’이나 ‘배추 장다리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던 그런 소박함과 순수함이 있었던 겁니다.‘장다리 꽃’, 이름부터 정답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 [이것이 궁금해요] 컴퓨터게임 무조건 금지는 역효과

    [이것이 궁금해요] 컴퓨터게임 무조건 금지는 역효과

    ▶중2년생 딸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 성적은 중간 정도입니다. 성격은 내성적이고요. 그런데 회화 위주로 원어민과 수업하는 영어학원에 갔는데 첫날 1시간짜리 수업내내 선생님 질문에 한마디도 대답을 안해 선생님이 매우 당황했다고 합니다. 영어 질문은 물론 우리말 질문에도 대답을 안했다고 합니다. 제가 물어보니 4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데 2명은 남학생이고 나머지 한명은 우리 아이와 같은 여학생인데 아마도 이 여학생이 열심히 발표하고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입니다. 몇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아이들의 경우, 옆 아이는 잘 하는데, 나는 못하면 어쩌지하며 걱정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심리적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배우는 과정인 만큼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영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럴 수 있으니 아이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틀려도 자주 반복해야만 교정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두번째는 사춘기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남녀 아이가 두명씩 있다 보니 자기가 못한다고 보여질 수 있는 것을 염려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 집에서 발표력이 좋은 아이를 키우려면 자신의 감정, 생각,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집에서 유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좋다 나쁘다 슬프다로 자기 감정을 엄마 아빠랑 이야기 하면 좋습니다. ▶중3학 남학생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잠이 고민입니다. 어젯밤에도 공부하다 침흘리며 안경을 낀 채로 잠이 들었대요. 아빠가 저를 바로 이불위에 히고 안경도 치웠다고 아침에 얘기하시더라고요. 부모님께 미안하기도 하고 공부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잠을 줄일 있나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늦잠을 자는 것은 우선 부모들이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TV를 늦게까지 보는 등 환경적 요인이 있는 경우라면 부모부터 규칙적 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체질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적당히 운동하는 게 좋습니다. 야간에 간식을 먹지 않는 것도 필요하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이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성격적으로 만사 태평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시험보는 날도 늦잠자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목표에 대한 동기를 우발시켜 긴장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1년생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컴퓨터 게임 중독에 걸린 것 같아요. 하루에 1시간 정도는 꼭 게임을 해요. 소리를 꽥 질러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는 실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나요? 우선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게임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반항심만 심어주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거든요. 이번주는 50분, 다음주는 40분 이런 식으로 천천히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아이랑 약속하면 좋습니다. 아울러 심부름을 잘 한다든지, 공부를 열심히 하면 10분 정도를 특별히 보너스로 주는 방법을 택하는 방안도 좋습니다. 물론 아이가 울며 불며 떼를 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때에 부모님께서는 굴복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컴퓨터 게임을 대신해 할 수 있는 놀이를 제공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엄마가 함께 놀아준다든지 아니면 형이나 누나가 있다면 같이 놀아주는 것이 좋겠지요. ■ 도움말 한국청소년 상담원 이동훈 상담교수, 서울시교육청 임세훈 초등 장학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색다른 작가들 3색 산문집

    원로 작가 최일남(74)과 중견 작가 김남일(49)·심상대(46)가 나란히 산문집을 냈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개성만큼 제각각 뚜렷한 빛깔과 향기를 지닌 3인3색의 산문집이다. 등단 50년을 넘긴 최일남은 예리한 성찰로 문학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긴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현대문학)를,1980년대 대표적인 노동문학 작가였던 김남일은 인생의 길목에서 마주쳤던 책과의 인연을 기록한 ‘책’(문학동네)을 냈다. 또 위트와 유머의 작가 심상대는 특유의 입담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전방위 공세를 펼친 세설(世說)‘탁족도 앞에서’(북인)를 내놨다. ‘어느 날 문득’은 언론인 출신의 최일남 작가가 ‘정직한 사람에게 꽃다발은 없어도’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산문집이다. 소설을 업으로 삼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푸근하고 해학적인 문체로 펼쳐진다. 일례로 표제작은 한평생 글을 써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손에 대한 자부심과 감회를 담고 있다.“가운뎃손가락의 돌출은 내가 살아낸 역사의 징표이자 응고”라는 문장에는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고,“머리가 제시한 단어를 어김없이 따라 쓰다가도, 맘에 들지 않으면 당장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다.”는 대목에선 창작의 고통이 은연중 드러난다. ‘우리 말의 폭과 깊이’‘부실했던 모국어 공사’등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글도 여러 편이다.“그때그때 정황에 따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말 임자를 만나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외래어 틈입과 남북분단이 가져온 말의 이질화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잊지 않는다. 김남일은 1983년 단편 ‘배리’로 등단한 이래 장·단편소설, 청소년소설,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온 다작가(多作家)다. 시대의 억압에 맞선 노동자와 농민의 현실을 그린 작품들로 전태일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책’은 “평생 딱 세 권의 산문집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이다. 군더더기 없는 제목처럼 한 소설가의 책과 함께 한 인생에 대한 내밀한 고백이다.1부는 책에 대한 사랑을 넘어 책 자체가 인생이 된 한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용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서점으로 달려갔던 소년은 청계천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조세희의 연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실린 잡지를 사 모으는 청년으로 성장했고, 몇 번이나 이사를 다니면서도 7년치 종이신문을 버리지 못하는 어른이 됐다.2부 ‘내 마음의 불온서적’은 무크지 ‘실천문학’과 김지하의 ‘황토’, 신경림의 ‘농무’ 등 젊은 시절 접했던 수많은 불온서적에 관한 이야기로 작가의 문학적 뿌리를 짐작케 한다. ‘탁족도 앞에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한 예술가의 거침없는 시각이 돋보이는 산문집이다.‘묵호를 아는가’‘명옥헌’ 등의 창작집과 연작소설 ‘떨림’을 냈던 심상대는 지난 15년간 각종 신문과 잡지에 발표했던 정치, 경제, 사회, 연예에 관한 시사 비평적인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산문집에는 ‘미당을 위한 눈물’‘반구대 암각화는 보존돼야 한다’ 등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예술문학인의 생각, 사라지는 문화유적의 보존에 관한 의견이 담겨있다. 그런가 하면 탤런트 정혜선·원미경·전도연, 마라토너 이봉주,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이었던 이을용·설기현 등 대중문화와 연예계에 대한 관심도 공존한다. 작가는 “나는 참정권을 포기하겠다.”는 말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현실정치와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8) 창조적 아이디어로 시장 확보

    [농업 희망을 쏜다] (8) 창조적 아이디어로 시장 확보

    정운천(53) 참다래유통사업단 회장에게 1989년 4월 8일은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 같은 날이었다. 전남 해남에서 10년간의 갖은 고생 끝에 ‘망한 다래’로 불리던 국산 키위를 ‘희망의 다래’로 끌어올렸으나 정부는 이날 농산물 개방품목에 키위를 포함시켰다. 개방시점은 8개월 뒤인 90년 1월 1일부터였다. 더욱 분통이 터진 것은 외국산과 경쟁이 안되니 키위를 뽑고 다른 작목을 심으면 1정보(300평)에 33만원을 준다는 발표였다. 농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일부는 키위를 뽑는 등 동요하기 시작했다. ●국내 1호 ‘농민주식회사’로 개방의 파고 넘다 정 회장은 먼저 농민을 규합하고 대책위를 구성했으나 개방을 철회하라는 대정부 반대운동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키위 시장이 20억∼30억원에 불과한데 정부가 귀를 기울일 것 같지 않았다. 대신 2300여 농가의 서명을 받아 키위를 수출전략 작목으로 선정하고 시설비 지원과 전문기술 지도에 나서라는 5개항의 ‘역제안’을 대담하게 정부에 제출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요구가 당시 김식 농림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일부 받아졌고 12월 22일에는 3000여 농가가 모여 전국키위농민협회를 결성했다. 시장이 개방돼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외국 키위업체에 전달한 것이다. 이듬해에는 백화점 직판행사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국산키위’에 고개를 젓던 백화점들과 소비자들도 특별히 고른 국산키위 300t에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국심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외국산 키위에 맞서기 위해 법인 형태의 조직과 고유 브랜드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농민들을 다시 설득한 끝에 91년 300여 농가가 참여한 ‘참다래유통사업단’이 탄생했다. 농민 출자금 2억여원에다 전라남도의 보조금 1억 5000만원을 합친 3억 6000만원으로 출발했다. 키위라는 말도 ‘참다래’로 바꿨다. 고려별곡에서 ‘머루랑 다래랑 먹고’하는 노랫말이 나오듯, 산다래 명칭이자 순 우리말인 참다래로 정했다. ●‘적과의 동침’으로 꿩먹고 알먹고 그럼에도 참다래는 ‘반년 장사’라는 근본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수확기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팔면 6개월은 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참다래로 만든 주스산업에 뛰어들었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납품, 한때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6억∼7억원의 손실만 보고 95년부터는 주스생산을 중단했다. 정 회장은 “유통망이 없고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주스산업에, 그것도 대기업이 장악한 시장을 참다래주스 하나로 뛰어든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서 “앞으로 나갈 줄만 알고 후퇴할 줄은 모르는데 그 이후로 후퇴를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6개월 장사로는 여전히 불만이었다.4계절용 제품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키위를 수입해 판매하는 것은 어떨까. 뉴질랜드는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여서 키위를 5월부터 10월까지만 팔았다. 당시 뉴질랜드산 키위는 H업체가 수입을 독점했으나 정 회장은 자유무역원칙에 위배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뉴질랜드는 독점 수입권을 풀었고 이어 뉴질랜드 제스프리사와 전략적 제휴를 해 수입키위 유통권을 독점, 국내 수요물량의 60%를 장악했다. 또한 수입하는 키위대금을 국산 참다래로 갚는 물물교환에 합의,‘참다래·키위 동맹’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고구마를 금싸라기로 바꾼 ‘거북선 농업’ 정 회장은 5∼11월 뉴질랜드산 키위를 포장하는 것 이외에는 영농활동이 없자 해남 특산물인 고구마에 눈을 돌렸다. 문제는 고구마 모양이 제각각이고 6개월이 지나면 싹이 난다는 점이다. 씻어서 보관하면 3일이 지나지 않아 썩기 때문에 흙이 묻은 채로 팔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 해결되면 섬유질이 풍부한 고구마는 웰빙시대의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에 안성맞춤이다. 3∼4년간의 연구 끝에 장기간 저장해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저장법과 씻은 뒤 1주일 이상 지 않는 바이오 세척법을 개발했다. 이는 마늘과 생강 등의 작물이 스스로 살균성분을 갖고 있다는데 착안한 자연친화적 기술이다. 여기에 고구마를 모양과 크기에 따라 7등급으로 분류하고 그물로 포장, 손으로 들 수 있는 ‘펀넷’ 포장법도 가세했다. 습기가 발생하지 않는 포장재도 만들었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듯, 세척 고구마는 ‘다래마을’이라는 브랜드로 출시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반 고구마는 15㎏짜리가 1만 5000∼2만원선인데 다래마을 고구마는 6만원을 받았다. 개발 비용에 10억원이 들어갔지만 2003년 한 해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당도가 더 높은 제품을 개발중이다 정 회장은 이 모든 것을 거북선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거북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목선에 덮개를 씌운 것입니다. 실제 덮개를 씌우는 노력이나 비용은 그렇게 크지는 않죠. 그보다는 덮개를 씌우겠다는, 새롭고 독창적인 가치가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듯이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남 해남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백화점·할인점 판로 확보… 문화마케팅 주효 키위시장 개방으로 국내 재배농가가 폐업의 위기에 몰렸을 때 생산자 단체를 조직화해 직접 백화점에 판 것은 정운천 회장이 늘 말하는 ‘유통의 고속도로’를 건설한 것과 같다. 키위 수확기가 우리와 정반대인 뉴질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한 것도 국제간 ‘윈윈 전략’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이를 기반으로 국산 참다래 시장을 확보, 농민의 생존기반을 지켜냈을 뿐 아니라 생산단체의 발전적 협력경영의 모델을 제시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전환시킨 기업가 정신은 앞으로 숱한 개방에 맞설 농업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과일인 키위를 우리말인 ‘참다래’로 바꿔 소비자 친밀도를 높였고 농장(생산), 공장(가공), 판매장(유통) 등 ‘3장 통합’은 참다래를 1년 내내 먹을 수 있게 한 성공비결이다. 고구마는 구황작물로 배고플 때 먹는 ‘비호감’ 식품이었으나 저장기술과 세척법을 개발, 고구마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썼다. 동시에 고구마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은 혁신 경영이다. 참다래유통사업단은 생산보다 판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매장에서 더 많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한 판촉 활동과 새로운 포장방법 등은 매장 중심 경영의 핵심이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의 직판행사는 제도화했고 농가에는 출하량을 미리 알려 가격변동을 조절했다. 판촉활동 지원을 위한 문화마케팅을 기획하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농업이 1차생산에서만 머물지 않고 유통과 마케팅이 접목하면 경쟁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줬다. 수입개방이라는 환경변화에 경쟁업체와의 공생도 적극 고려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전문연구위원 ■ 농기업근로자 지원책 정비해야 전남 장성에서 유기농 채소를 공급하는 학사농장(대표 강용)은 연 매출액이 50억원이다. 학사농장이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직원 40여명을 위해 지출하는 각종 보험료와 수당은 연간 6000만원. 학사농장은 농기업인데도 현행법상 농업인 사업자 등록이 안돼 도소매 업종으로 분류돼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4.4%. 이를 적용해 직원 수당 6000만원을 벌려면 13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강 대표는 따라서 “연간 매출 50억원 가운데 4분의 1 이상을 직원 수당으로 쓰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농업은 기계를 멈출 수 있는 제조업과 달리 단 하루도 쉴 수 없지만 주 5일제와 엄격한 근로기준법 등이 똑같이 적용된다. 때문에 휴일·시간외·연월차 수당 등이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실제로는 농업에 종사하더라도 농기업 근로자라는 이유 때문에 건강보험 50% 경감 혜택이 없다. 장생도라지의 이영춘 대표는 “영농조합법인인데도 농정당국은 제조업과 똑같은 기업으로만 인정, 세금과 보험료 분야에서 농민에게 주는 혜택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청이나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은 기업으로 인정하지 않아 중소기업으로서 당연히 받아야할 지원을 못 받는다고 지적했다. 농민도 아니고 기업도 아닌 애매한 지위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농림부 관계자는 “건강보험료 지원은 의료 접근성이 약하고 소득이 낮은 농업인을 돕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농기업이나 직장가입 대상자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면서 “다만 농업의 특성과 주 5일제 등의 환경변화를 감안해 수당 등에 대한 세제지원은 고민하고 검토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학사농장의 강 대표는 “요즘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서는 농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면서 “농업 현실에 맞게 관련 법률을 개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농기업 근로자들도 실제로는 농민이고 소득도 도시근로자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인데 4대 보험료를 내라고 하니 황당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초등 1·2학년 영어시범校 50곳 선정

    초등 1·2학년 영어시범校 50곳 선정

    오는 9월부터 2년간 전국 50개 초등학교에서 1·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시범교육이 실시된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학부모 단체 등이 사교육 조장과 정체성 혼란 등을 이유로 영어 조기교육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2일 전국 16개 시ㆍ도에서 운영할 ‘초등 영어교육 연구학교’ 50개교를 선정, 발표했다. 학교 수가 많은 서울·경기는 4개교씩, 나머지 14개 시ㆍ도는 3개교씩 선정됐다. 이들 학교는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2년간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실시한다. 현재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받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조기교육을 시범실시하기로 한 것은 74%의 초등 1·2학년생이 영어교육을 받는 마당에 이를 공교육으로 흡수해야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 영어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시범운영이 끝난 뒤 2008년 하반기에 초등 영어교육을 전체 1·2학년으로 확대할지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 등을 결정한다. 김천홍 영어교육혁신팀장은 “연구학교 운영을 통해 일부 교원단체들이 제기하는 초등 조기 영어교육의 문제점 등에 대해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초등 1·2학년 영어교육의 시행시기ㆍ내용ㆍ방법ㆍ준비사항 등 정책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국어단체연합, 범국민교육연대,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전교조, 전국영어교과모임,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한글학회, 한말글문화협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2학년 영어교육 도입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초등 영어교육은 1997년 도입돼 올해로 10년째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마니아]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

    [마니아]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우주 유영과 닮았다. 물속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 상태에 놓인다. 무중력과 비슷한 체험이다. 20㎏짜리 장비 무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늘을 날 듯, 우주를 여행하듯 자유롭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암벽 등반과 닮았다. 다이버는 파트너와 생사를 공유한다. 공기가 부족하면 나눠주고, 위험하면 안전한 곳으로 구출한다. 생사고락을 함께 한 파트너는 평생 친구로 남는다. 올 여름휴가 때는 잠수여행을 떠나보자.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지난 14일 강남구 대치동 프리존 다이빙센터. 잠수풀에서 공기통과 호흡기, 물안경 등을 착용한 다이버들이 잠수를 즐기고 있다. 물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길 몇 시간씩 반복하는데도 지루해 보이지 않는다.5m 깊이라 물은 시퍼렇다. 바닥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이버들은 오랜 친구처럼 물과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눴다. ●회원 1000여명 ‘거대 조직´ 이들은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Silver Sea) 회원들이다.1000여명이 등록한 온·오프라인 모임이며 100여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장비를 대여하고, 강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성범 스킨스쿠버 강사는 “다이빙의 매력은 하늘을 나는 것과 비슷한 자유스러움”이라고 설명했다. “물속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 상태에 놓입니다. 그러면 우주를 여행하듯 자유롭게 물속을 탐험할 수 있죠.” 물고기처럼 유영하며 물과 호흡하는 것, 그게 매력 포인트란다. 동호회 회원인 연세대 마취과 김기준 교수는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바다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국의 문화와 자연을 접하듯 바다를 체험하면 시야를 넓힐 수 있단다. “공기 등 늘 곁에 있어 소중한 줄 몰랐던 것을 감사하게 되죠. 욕심이 저절로 사라집니다.” ●제주도 해안 연산호는 한폭 수채화 아름다운 바다를 찾아 해외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동해안, 남해안에도 빼어난 수중환경이 가득하다. 특히 제주도 주변 연산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무지갯빛 산호가 물결따라 춤을 추면 움직이는 수채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최근 버려진 그물이 많아지면서 동해안 바다물이 탁해지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김 강사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론자가 된다.”고 말했다. ●비행기·승용차보다 안전 다이빙은 위험한 취미가 아니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다이빙 사고 중 절반은 부주의한 기구 사용이고,30%는 질병,15%는 기후조건 때문이란다. 상어 등 해양생물 사고는 5% 미만이라고 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고 욕심내지 않으면 사고날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승용차나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단다. 김 강사도 “‘혼자 다니지 않는다. 모르는 생물을 만지지 않는다.’는 두 원칙만 지키면 다이빙은 안전한 레크리에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수영을 못해도 마찬가지다. 잠수복이 물에 뜨도록 만들어져 물에 빠질 염려가 없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즐기는 방법을 배우면 그만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 게다가 여성이 남성보다 스쿠버 다이빙에 적합하다고 김 강사가 말했다. “근육이 없으면 산소 소모량이 적고, 지방이 많으면 추위에 강해 물속에서 오래 견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합니다.” 장비 무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균 무게가 20㎏ 이상이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힘든 것은 다이빙 전과 후 육상에 있을 때 뿐이다. 덕분에 요즘은 스쿠버 다이빙 수강생 10명 중 7∼8명이 여성이다. 장비가 200만∼300만원으로 비싸지만, 요즘은 빌릴 수 있는 곳이 많다. 김 강사는 부부가 함께 다이빙을 즐길 것을 권했다.“물속에서 파트너는 생명줄과 같습니다. 공기가 부족하면 나눠주고, 위험하면 안전한 곳으로 구출해 줍니다. 그런 경험을 공유한 부부라면 평생 믿고 의지하며 살지 않겠습니까.” 올 여름휴가 때는 잠수여행을 떠나 보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구청서 배우면 저렴해요 마포구와 송파구가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 강사가 소수 정예로 가르쳐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강료도 저렴한 편이다. 마포구는 다음달부터 매주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 30분 실버씨 다이빙센터에서 강좌를 마련한다. 직장인 10명을 대상으로 4차례 진행한다. 참가비는 2만원이고 공기통 사용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개강 때 수영복과 필기도구를 갖고 참석하면 된다. 문의 (02)330-2508. 송파구는 다음달 12∼17일 오후 7∼9시 잠실 올림픽 잠수풀에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스킨스쿠버’를 강의한다. 정원은 10명이고 초등학교 3학년에서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회비는 9만원. 오는 25일 송파구 체육문화회관 1층 접수처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준비물은 수영복과 세면도구. 문의 (02)402-9621∼2. ■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취미 잠수에는 스킨 다이빙과 스쿠버 다이빙이 있다. 스킨 다이빙(skin diving)이란 해녀처럼 간단한 잠수도구(수경, 스노클, 오리발)만 갖고 자신의 폐활량 한계 내에서 자맥질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스쿠버(SCUBA)란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머리글자를 모은 약칭으로 우리말로는 ‘수중자기호흡기’라 해석된다. 압축공기탱크와 레귤레이터(호흡기), 옥토퍼스, 게이지, 부력조절기 등을 이용해 수중에 오래 머물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을 합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이라 부른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려면 반드시 C카드(C-card)를 소지해야 한다. 정식으로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습과정을 이수했음을 증명하는 것. 정해진 강습과정에 참가해 모든 과정을 규정대로 마쳐야 발급받는다. 국내·해외 바닷가 잠수여행을 떠나려면 C카드가 필수다. 없으면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 다이빙 활동을 허가하지 않고 간단한 체험 다이빙만 할 수 있다. 다이버들이 흔히 C카드를 자격증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교육과정을 마쳤다는 수료증에 더 가깝다. ■ 도움말 실버씨(Silver Sea)와 한국잠수협회
  • ‘동포 귀국지원’ 생색용?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 폴리타젤 출신 고려인 동포 강왈렌친(35)씨는 5개월간 지냈던 한국을 떠나 고향으로 강제출국당했다.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들어와 일하다가 좀 더 보수가 좋은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일터를 옮겼지만 불법체류 단속반에 적발됐다. 강씨는 정부의 귀국지원제도란 게 있다는 것을 단속요원에 걸리고 나서야 들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중국동포 451명 강제출국 당해 정부가 지난달 24일부터 중국동포(조선족)와 구소련동포(고려인) 불법체류자가 자발적으로 귀국할 경우 재입국과 취업을 보장하는 ‘동포 귀국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하지만 대상자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안돼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이 제도를 모른 채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강제출국 당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8월31일까지 시행되는 이 제도를 이용하면 출국 1년 뒤 재입국이 가능하고 취업을 원하는 동포는 교육을 받아 3년간 국내에서 일할 수 있다. 반면 불법체류자로 단속에 적발되면 국내에 5년간 입국하지 못하고 법무부가 검토 중인 ‘해외방문 취업비자’ 취득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지원프로그램이 시작된 4월24일 이후 지금까지 조선족 1234명, 고려인 22명 등 1256명이 자진출국을 했지만 같은 기간 조선족 451명이 불법체류자로 적발됐다. 강씨는 “강제출국 때 탔던 비행기 안에 비슷한 처지의 동포 20여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귀국지원 프로그램 시행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귀국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전 동포들을 지원하는 교회와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등에서 정책설명회를 가졌지만 동포들을 지원하고 있는 단체들은 그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英·中·러시아로도 공고해야 조선족은 우리말에 비교적 익숙하고 인터넷을 잘 활용하며 교회 등 지원기관과 잘 연계돼 있지만 불법체류자들은 귀국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다. 특히 고려인들은 우리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특히 40대 이하들은 한국어 공문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여서 러시아말이나 입소문 등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귀국지원 프로그램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법무부 홈페이지에는 한글로만 공고돼 있다. 노동부의 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도 친절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러시아어와 영어·중국어로 된 공고문 제작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고려인을 채용하고 있는 공장들도 귀국지원 프로그램을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사)고려인 돕기 운동본부 박정열 사무국장은 “제도 홍보는 소홀히하면서 가혹한 단속만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기왕에 동포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었다면 정보부족 때문에 강제추방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선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동포들을 진정으로 배려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그들만의 말 진짜 바꾸자”

    최근 분양된 한 아파트에 입주한 이모(35)씨. 입주자들의 인터넷 카페에 올린 그의 글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분양에서 입주하기까지 이런 저런 서류를 만들 일이 오죽 많은가. 무슨 암호 같은 단어들이 나열된 공문서를 만드는 게 귀찮아,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비싼 돈 들여 대행사에 서류를 맡기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씨는 자신이 직접 발로 뛴 뒤, 이 문서는 이렇게 쓰라고 자세히 설명한 글을 올린 것. 입주민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그만큼 우리 공문서는 어렵다는 증거다. 그래서 공무원들부터 쉽고 바른 우리말을 쓰겠다며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9일 제1차 국어능력향상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여기서는 여전히 어려운 한문투가 문제로 지적됐다.“종점부 가각 확장”,“비용을 지변하기” 등과 같은 어려운 말을 “종점부 모퉁이 확장”,“비용을 충당하기”처럼 쉽게 바꾸어쓰자는 지적이 나왔다. 공무원의 힘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종의 중이 제 머리를 깎는 도전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채찍질하기 위해 정책협의회를 연 2회로 정례화하고 구체적인 진척사안을 챙기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또 영어 남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국립국어원이 최근 실시한 외래어·외국어 인지도 조사에서, 테스트베드·클러스터·마타도어처럼 비교적 널리 쓰이는 어휘도 5% 미만의 사람들만 그 뜻을 알았다.CEO 같은 단어도 60%에 그쳤다. 문광부도 쓰고 있는 바우처·TF 등에 대해서도 10% 안팎에 그쳤다. 조사대상자(508명) 가운데 제시된 단어 20개를 모두 모르는 사람이 147명이었다. 한마디로 대도시 20∼30대 고학력자들만 쓰는 외래어·외국어를 무분별하게 가져다 쓰는 현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국립국어원 홍보대사이기도 한 KBS 노현정 아나운서가 참석,“우리말을 소중하게 여기고 바르게 쓰는 일이 정말 중요하고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국제사회 탈북자 관심 촉구〉(YTN 오전 10시25분) 워싱턴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관련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북한 자유주간´ 행사가 열렸다. 최근 발생한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 소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로 3번째 맞는 이번 행사에서는 탈북자 송환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11시55분) 우리에게 친숙한 멜로디의 ‘Yesterday’,‘Let it be’,‘Hey Jude´ 등의 노래 가사를 원어와 우리말로 번역해 실은 ‘비틀스 시집’을 통해 비틀스의 음악이 아닌, 그들의 노랫말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비틀스와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어머니를 위해 맨발로 달렸던 효자, 엄기봉씨.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으로 청와대시사회까지 초청된 기봉씨를 다시 만나본다. 네 발로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은미, 간이 몸 밖으로 나온 채 태어난 수지. 순간포착을 통해 소개되어 희망을 찾았던 작은 꿈나무들도 다시 만나본다.   ●Dr. 깽(MBC 오후 9시55분) 유나는 희정을 찾아가 달고가 왜 계보도에 들어있냐고 묻지만 희정은 말할 수 없다며 곧 달고에게서 듣게 될 거라고 한다. 달고는 희정에게 전화해 장식이 봉수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 와달라고 하고, 희정은 서둘러 나선다. 한편 봉수가 가짜임을 안 고사장은 달고도 가짜이니 봉원장을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그 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엘리베이터에서 진진을 만난 영규는 그날 밤 일을 사과하라고 말한다. 진진은 자신을 만지던 영규의 기억만 떠올리고 성추행범으로 고소하겠다며 복도로 달려나간다. 당구장으로 출근한 수정에게 진모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윽박지르고 수정은 진모의 거칠지만 박력있는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빼앗긴다.   ●피플! 세상속으로(KBS1 오후 7시30분) 웰빙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채 위장의 부담을 줄이도록 만드는 사찰음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사찰음식을 14년 전부터 연구한 이가 있으니 바로 평택 수도사의 적문 스님. 사라져 가는 사찰음식을 계승·전수하는 적문 스님이 전하는 사찰음식의 의미를 알아본다.
  • 프라하서 마주친 그녀의 행적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 여성작가 실비 제르맹의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문학동네)는 독특하다 못해 기이한 소설이다. 아니, 이걸 소설이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김화영 고려대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이야기를 가진 긴 산문시’쯤 되겠다.어쨌든 상관없다. 무엇이 됐든 이 책이 지닌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 여자가 책 속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떠돌이가 빈집으로, 버려진 정원으로 들어서듯 책의 페이지 속으로 들어왔다.…그녀의 발자국마다 잉크 맛이 솟아났다.’(13쪽) 책의 서두는 이렇듯 수수께끼같은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뒤이어 어느 가을 날, 프라하 구시가에서 불현듯 마주친 ‘그 여자’의 행적을 차근차근 기록해 나간다.여자는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눈에 띄게 다리를 전다. 하지만 투명인간처럼 어느 곳이든 자유자재로 통과한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엔 바람이 일고, 아주 나직한 수런거림이 들린다. 그녀의 울음소리다. 실비 제르맹은 소르본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1981년부터 콩트와 중편들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때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선정위원이자 저명한 소설가인 로제 그르니에의 눈에 띄었다.1984년 발표한 처녀작 ‘밤의 책’은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얻었고,1989년 ‘분노의 나날들’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수년간 프라하에 거주하며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실비 제르맹의 이력은 이 작품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여자는 살과 피로 만들어진 실제 인물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눈물과 기억으로 만들어진 철학적 존재다. 여자는 어두운 역사의 자취가 찍힌 프라하의 거리와 모퉁이들을 돌며 역사에 짓밟힌 사람들을 대신해 울어준다. 책속으로 들어온 여자는 책밖으로 사라진다.‘그 여자는 책에서 밖으로 나갔다. 이제 그녀를 위한 페이지는 없다.잉크는 지워져 투명해진다. 그러나 그 여자, 프라하의 거리에서, 이 세상의 모든 길에서 울고다니는 여자가 여기 있다. 그 여자가 여기 있다.’(149쪽) 8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매가 범죄수사에 뛰어든다면?

    유령을 볼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기도 하고, 꿈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기도 한다. 이런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을 영어로는 미디엄(Medium), 또는 사이킥(psychic)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무당, 또는 영매로 해석된다. 이를 범죄 수사와 연결시킨다면? 2005년 1월부터 미국 NBC에서 방영하고 있는 심령 수사 드라마 ‘미디엄’은 이처럼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현재 미국에서 2시즌 피날레를 향해 가고 있는 ‘미디엄’은 역시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한 ‘고스트 위스퍼러’,‘슈퍼내추럴’ 등 다른 드라마보다 폭넓은 인기를 확보하고 있다. 펑퍼짐한 30대 여성 앨리슨 듀바(파트리샤 아퀘트)가 주인공(앨리슨 듀바는 실제 인물로 드라마 자문 역할을 했다). 그녀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영매 능력을 빼면 말이다. 지방검사 사무실 보조 직원으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살인, 납치 등 각종 범죄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마누엘 디발로스 검사(미겔 산도발)와 리 스캔론 형사(데이비드 큐빗)가 수사 파트너. 이 드라마가 사건 해결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저 그런 평범한 작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었다. 수사 과정도 물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더 큰 매력은 앨리슨과 그 가족이 그려내는 아기자기한 미국 중산층 가정의 풍경에 숨어있다. 앨리슨은 범상치 않은 능력 때문에 공학자인 남편 조(제이크 웨버)와 토닥거리기도 하지만 서로 아끼고 따뜻하게 보듬는 부부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미소를 자아낸다. 또 어머니의 능력을 조금씩 이어받은 어린 세 딸들, 맏딸로 사춘기를 겪어가는 애리얼(소피아 바실리에바), 엉뚱한 둘째 브리짓(마리아 라크), 그리고 갓난아기 마리 등의 앙증맞은 성장기는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푹 빠져들게 하는 핵심 요소다. 파트리샤 아퀘트가 이 드라마로 지난해 에미상 TV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지만, 단체상이 있다면 듀바 가족에게 안겨줘도 손색이 없을 듯. 80년대 인기 시리즈 ‘레밍턴 스틸’과 ‘블루문 특급’ 등으로 유명한 글랜 고든 카렌이 기획과 제작총지휘를 맡았다. 케이블 외화시리즈 전문 폭스채널이 새달 1일부터 매일 오후 9시 ‘미디엄’을 ‘고스트 앤 크라임’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한다. 폭스채널은 국내 복수케이블TV사업자(MSO) 티브로드(옛 태광)가 미국 20세기폭스사와 합작해 지난 3일 론칭한 신생 채널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송두율칼럼] 돈의 철학

    [송두율칼럼] 돈의 철학

    37년만에 귀국했다가 뜻하지 않게 서울구치소에서 맞았던 설날 아침, 방안 스피커를 통해서 “부자 되세요.”,“돈 많이 버세요.”라고 하는 여성 아나운서의 명랑한 목소리의 새해인사가 흘러나왔다. 새해 덕담으로 그런 내용의 인사가 상당히 일반화되었다는 것을 후에야 알았다.‘재물 불리기’나 ‘돈벌 욕심’ 정도로 이야기되었더라면 곧 알아들을 수 있었을 단어인 ‘재테크’니 ‘부자마인드’도 그곳에서 처음 들었다. 인류가 돈을 교환과 지불, 그리고 가치저장수단으로 사용한 이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에 대해서처럼 많은 이야기가 있는 대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말의 돈의 어원이 “돌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고, 또 독일에도 “돈은 물보다 더 빨리 흐르고 공기보다 더 가볍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니 흐름이 돈의 본질적 속성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결국 돈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이 상품이 되며 그 돈을 사용하는 인간도 그 흐름에서 영영 빠져 나올 수 없게 된다. 인간 생활에 필요해서 생긴 돈이 마침내 인간을 지배하게 된 자기모순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해보려는 종교의 가르침도 있었고, 정치적 이론과 실천도 있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 속의 가르침이나, 착취와 비인간화의 상징인 화폐를 폐지하고 그 대신에 ‘프롤레타리아 현물경제’를 도입했던 러시아의 ‘전시공산주의(1918∼21년)’의 실험도 각각 그러한 예에 속한다. “나는 어렸을 적에 돈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이제 늙어서 알게 되었다.”라고 술회한 오스카 와일드(O Wilde)의 솔직한 고백은 바로 돈이 가치를 잃어버릴 때만 인간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통념을 비판하고 있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그러한 돈은 애초부터 돈으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또“인간은 그가 죽는다는 것을 유일하게 아는 생물체이면서 동시에 유산(遺産)이라는 이름으로 죽은 이후에도 돈을 계속 관장(管掌)하려는 비밀스러운 상상력을 가진 존재다.”라는 볼테르의 지적처럼 삶에 있어서 절대적 가치로 전제된 돈은 죽음까지도 극복하려는 엄청난 욕망을 지니고 있다. 돈의 형이상학적 본질을 “모든 가치의 가능성을 모든 가능성의 가치”로 만드는 절대적 수단에 있다고 파악한 독일의 철학자 지멜(G Simmel·1858∼1918)은 그의 방대한 저서 ‘돈의 철학’ 속에서 우리는 삶의 수단이어야 할 돈이 삶의 목적이 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나, 이 수단을 우리 삶의 심미적(審美的)인 질을 적극적으로 고양시키는 전제로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돈 없이는 많은 것이 불가능하다. 단 돈은 어디까지나 고상한 인격과 품위를 지키는 수단이 되어야지 천박스러운 삶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는 주장하면서, 돈이 만들어내는 평준화 속에서 개인의 흔들리지 않는 높은 인격의 질(質)을 변호하고 있다. “우리 모두 부자마인드를 키워 부자 되어봐요.”라는 말이 ‘돈의 철학’의 전부를 설명하는 것처럼 들리는 현실 속에서 ‘돈의 철학’이 ‘삶의 철학’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부정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벌고, 쌓아놓은 돈을 죽음의 문턱을 뒤로하고서도 계속 관리하고 싶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완전히 억제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성원 사이에 ‘돈의 철학’과 ‘삶의 철학’을 최대한 서로 근접시키는 사회적 약속은 가능하다. 그러한 가능성을 그저 부자에 대한 가난한 자들의 집단적 보복심리에 의거한 발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 한, 우리 사회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이른바 높은 사회적 신분에 걸맞은 도덕적 의무를 요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단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돈의 철학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오늘의 눈] 널리 쓰는 말 표준어로 삼아야/이경우 교열팀 기자

    ‘오손도손, 뜨락, 잎새, 눈꼬리, 속앓이, 내음, 손주, 먹거리, 맨날, 바둥바둥, 맹숭맹숭, 어리숙하다, 떨구다, 간지럽히다….’ 현실에서 널리 쓰는 말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바른말이 아니란다.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이런 예는 훨씬 더 많다. 잘못된 말이라거나 방언이라고 풀이돼 있다. 방언은 표준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틀린 말로 치부된다. 말은 끊임없이 변해 변방의 말이 표준어 지위를 얻는가 하면 슬며시 사라지기도 한다. 1988년 표준어 규정을 바꾸면서 ‘강낭콩’을 비롯해 많은 말을 표준어로 인정했다. 현실을 수용해 ‘강낭콩’을 표준어로 정한 것이다. 한데 언어 현실은 규정보다 훨씬 빠르게 변한다. 국립국어원은 2002년 신어 187개,2004년 344개,2005년 408개를 내놓았다. 이같이 새로 생겨나는 말 말고도 기존의 말 역시 변화해 서울 사람들 사이에서 ‘교양 있게’ 쓰인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정책에 제때 반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그만큼 표준어 정책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멀다. 표준어는 혼란하던 언어생활을 질서 있고, 효율적이게 했다. 그 결과 표준어만이 맞는 말이자 우월한 말로 대접한다. 그러다 보니 표준어가 아닌 말은 그릇된 것으로 취급돼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새로 취임한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이 얼마 전 방언과 생활 현장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통어를 바탕으로 한 새 표준어 정책을 연구하겠다고 했다. 지금처럼 딱딱한 표준어의 틀을 완화해 언중(言衆)이 공통으로 쓰는 말을 폭넓게 인정하자는 뜻이다. 바른말을 권장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규정이 자칫 경직돼 보배 같은 우리말들을 잃는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새로 마련할 표준어 정책이 ‘틀린 말’로 묻혀 있는 많은 어휘를 되살리기를 기대한다. 이경우 교열팀 기자 wlee@seoul.co.kr
  • [씨줄날줄] 한(恨)/육철수 논설위원

    한(恨)은 한국인에게 역사이자, 철학이요, 정서라고 한다. 다른 민족인들 왜 恨이 없겠는가마는, 유독 한국인에게는 그 자체가 삶일 정도로 보편화된 감정이다. 못 배워도, 가난해도, 억눌려도 그 종착은 늘 恨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랫말처럼 대개 한국인의 삶은 ‘恨많은 이 세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恨이 세계적으로 ‘한국 고유의 정서’로 인정받은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죽하면 서양 사람들이 영어로 옮길 만한 적절한 단어를 찾다찾다 못해 ‘han’이란 표기로 사전에 올렸겠으며, 세계의학계에 ‘한병’이 한국인에게만 있는 질병이라고 보고됐을까. 恨은 외마디 단어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학자들은 이게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면면히 흘러내려와 민족의 의식 깊은 곳에 응어리진 어혈(瘀血)’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하늘과 땅과 인간의 기운과도 연결되는 복잡한 개념이다. 원(怨)이나 원(寃)과 일맥상통하며, 순우리말로는 고(매듭)라고 표현하기도 한다.恨이 맺힌 뒤 풀리는 과정도 시공(時空)과 사람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니, 애초에 恨을 남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가 청문회에서 “과거정권이나 개인에게 恨이 맺힌 것은 없다.”고 답변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후보는 1979년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으로 투옥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는 이 사건이 고문에 의해 조작됐다고 강조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고문에 대해 여태 恨을 품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당시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으려고 교도소를 나서는 한 후보의 미소짓는 모습이 보도사진에 실렸다. 온화한 미소 뒤에 무지막지한 고문이 있었으리라고는 도저히 눈치챌 수 없는 장면이다. 힘겨운 민주화 투쟁 이후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내고 총리 후보에 오른 지금, 이런 ‘보상’이 恨을 푸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恨은 초기 분노의 단계에서 자신을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는 단계, 그리고 감정이 고착되는 단계를 거쳐 나중에는 초연해지는 과정을 거치며 소멸한다고 한다.恨을 털어낸 한 후보가 국민의 恨은 어떻게 풀어줄지 기대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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