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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책꽂이]

    ●옷이 나를 입은 어느날(임태희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 오랜만에 동대문 대형 의류매장을 찾아간 5명의 소녀가 겪는 어느 일요일 하루동안의 이야기. 레깅스, 모자, 수영복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 등 기발한 팬터지 동화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소비문화를 고민해볼 수 있다. 중학생 이상.8000원. ●개구리네 한솥밥(백석 글, 강우근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백석 시인의 대표 동화가 그림책으로 다듬어졌다. 길을 가던 착한 개구리 한마리가 온갖 동물들을 만나 번번이 그들을 도와주는 훈훈한 이야기. 정겨운 순우리말이 푸짐해서 더 좋다.4세 이상.9000원. ●파브르 곤충기(전8권)(오쿠모토 다이사부로 해설, 이종은 옮김, 미래사 펴냄) 고전명작 ‘파브르 곤충기’에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의 실험정신과 노력을 생생하게 투영시킨 해설서. 곤충의 본능을 연구하며 끊임없이 사색하는 파브르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초등고학년 이상. 각권 1만 2000원. ●초등영어속독(황진 지음, 예성출판사 펴냄) 영어를 속독할 수 있는 노하우를 귀띔한다. 집중력 훈련, 안구 굴림 운동에서부터 어휘력, 기억력 훈련 등 빨리 읽되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는 기술을 다양하게 가르쳐준다. 초등생.8000원.
  • 外高입시 중학과정만 출제

    2008학년도 서울 지역 외국어고의 구술·면접 시험은 중학교 교과과정에서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2008학년도 외고 특별·일반전형 구술·면접 시험문제를 중학교 교과과정에서만 출제하도록 6개 외고를 철저히 지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외고 입시문제가 고등학교 1∼2학년 수준으로 출제되고 있어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난달 말 외고 구술·면접시험 지도를 위한 특별대책팀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준비 중이다.우선 일반전형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6개 외고 구술·면접문항 공동출제 제도를 특별전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현재 서울 지역 6개 외고는 일반전형을 앞두고 공동출제 관리본부를 구성해 학교별로 창의사고력 문항을 서너 개씩 출제한 뒤 이 가운데 일부 문항을 구술·면접 문항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전형은 학교별로 실시하고 있어 출제 범위가 중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일선 중학교 교사를 특별·일반전형의 출제 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시교육청은 2007학년도 외고 특별전형 구술·면접 문제가 중학교 교과과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달 말 시행한 일반전형에서는 현직 중학교 교사를 외고 공동출제 관리본부에 참여시키기도 했다.이밖에 시험 이후 문제를 전면 공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정곤 중등교육정책과장은 “출제 단계에서부터 중학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외고 입시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교육청 장학사를 출제 검토위원에 참여시켜서라도 왜곡된 외고 입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 의원에게 재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 외고 6곳이 특별·일반전형에서 출제한 132개 구술·면접 문항 가운데 36%인 47개 문항이 수학 교과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외고가 고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문항을 출제하고 있다. 현재 시교육청의 외고 입시지침은 수학과 과학 등 지필고사와 단답형 문제를 금지하고, 우리말로 묻고 우리말로 답하도록 하고 있다.
  • [Seoul In] 식품업소 우리말사용 적극 유도

    강서구(구청장 김도현) 관내의 음식점, 유흥주점 등 5500여개 식품접객업소를 대상으로 우리말 상호 사용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우선 국립국어원이 있는 방화3동을 ‘언어경관조성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 있는 129개 음식점에 대해 업소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매분기에 1회 이상씩 방문지도를 한다. 노후 간판을 바꿀 때에는 국립국어원의 무료 자문을 받는다. 음식업중앙회 강서구지회에서 실시하는 영업자 교육에 국립국어원 강사를 초빙한다. 환경위생과 2657-8630.
  • (6) 멜캄, 아마릉냐!!(Good Amharic!!)

    (6) 멜캄, 아마릉냐!!(Good Amharic!!)

    70여 개 이상의 언어에 방언만도 200여 개가 넘는다는 에티오피아의 현재 공식 언어는 암하릭(Amharic)어이다. 중국의 ‘보통화’가 56개 민족을 하나로 묶는데 크게 기여를 하는데 반해 에티오피아에서는 ‘암하릭어’가 그다지 민족 결집의 수단이 되지 못하는 같다. 행정기관을 비롯해 공식적인 자료들에 이 암하릭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 남부에서는 오로모족(전체 인구의 약 40%)의 오로미야어가, 북쪽에서는 티그레이족(전체 인구의 약 4%)의 티그리야어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표준 암하릭어는 수도 아디스아바바 보다 오히려 암하라족(전체 인구의 약 30%)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바하르다르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디스아바바에는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발음들이 제각각이다. 암하릭어는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하는 문자인 게에즈(GEEZ)를 그 기원으로 하며, 다른 셈족계 언어와 다르게 문자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 나간다. 아프리카 국가 언어들 중 아주 드물게 암하릭어라는 고유문자를 보유한 덕분에 에티오피아에서는 구전이 아닌 문자로 기록된 역사를 가질 수 있었다. 게다가 약 5년 간의 이탈리아 식민지 경험 이외에는 여타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강대국에게 점령당한 적이 없어 지금까지도 고유의 문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에 대한 에티오피아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1698년에 이미 암하릭어-라틴어 사전이 출판될 정도로 암하릭어는 자국에서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말해지는 언어였다. 자음 33자, 모음 7자(어, 우, 이, 아, 에, 으, 오)의 표음문자로 구성된 암하릭어는 어순이 한국어와 같다. 우리말에 없는 약 40여 개의 파열음이 암하릭어를 익히는데 약간의 걸림돌이 될 뿐 모음을 21개나 사용하는 우리에게 그리 어려운 언어는 아닌 것 같다. 일본어에는 ‘으’나 ‘어’ 모음이 없기 때문에 일본인이 구사하는 암하릭어는 듣는 것만도 아주 고역이다. 암하릭어는 한국어처럼 주어를 생략해서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단어들을 상식적으로 결합해 사용하는 말들이 아주 많다. ‘자동차 바퀴’는 ‘마키나(자동차) 으그르(다리)’로 표현하는 식이다. 물론 ‘바퀴’를 뜻하는 ‘고마’라는 말이 있지만 다 통한다. 암하릭어로 ‘틀륵’은 ‘크다’, ‘버땀’은 ‘아주, 매우’라는 뜻이다. ‘숟가락’(이곳에서는 ‘망캬’라고 한다.) 하나로 새로운 암하릭어를 익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숟가락 보다 조금 큰 ‘주걱’을 이곳에서 ‘틀륵 망캬’라고 한다. 그러면 ‘버땀 틀륵 망캬’는 바로 ‘국자’를 의미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공용어로 영어도 사용된다. 중등과정 이상부터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영어가 능숙하면 이곳 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정규 방송 대부분이 암하릭어로만 내보내지고 있고 영어 없이 암하릭어로만 발간되는 신문이나 잡지 등도 많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나 가게에서 물건을 살 경우도 영어가 안 통할 때가 많다. 간판 등에 암하릭어와 영어가 병기되지만 영어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암하릭어를 알면 에티오피아에서의 생활이 아주 편해진다. 몇 년째 에티오피아에 살면서 영어 한마디, 암하릭어 한마디 못하고 오로지 중국어만 할 줄 아는 배짱 좋은 중국인도 더러 만났지만 이곳에서 암하릭어가 능숙한 한국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발음은 좀 어색하지만 암하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일본인은 여럿 만났다. 한국인들에게 암하릭어는 경제성도 떨어지고 또 하나의 공용어인 영어만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다. 현지인과 교류하는데 그 곳 언어를 사용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외국인이 서툴더라도 자국어로 이야기를 하면 괜히 더 친절해지지 않는가. 이곳에서 만난 에티오피아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쪽의 코리아에서 온 외교관들은 암하릭어가 능숙해 함께 이야기 할 때 암하릭어를 사용하는 데 남쪽의 코리아에서 온 외교관들은 전혀 암하릭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외교관들은 전략일까 정말 암하릭어를 모르는 걸까.       <윤오순>
  • [자녀교육 Q&A] 아이 어휘력 키우려면 낱말퀴즈·게임 활용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아빠 입니다. 이런 질문도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요즈음 아이들 학습지 문제풀이를 도와주는데 설명하기가 곤란한 게 많더라고요.“아이와 다투다./친구의 생각에 (찬성, 반대)한다./그 까닭은?”이라는 국어 문항이 나온 게 있는데 이 녀석이 “다투다는 게 뭐냐, 찬성은 뭐고 반대는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단어의 개념을 모르니 문제풀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개념 설명을 제 나름대로 해줬는데 ‘다투다’에 대해서는 이해를 언뜻 하는데 찬성, 반대에 대해서는 몇 번 설명을 했는데도 잘 모르겠다는 눈치를 보이지 않습니까? 아이 눈높이에 맞게 우리말의 정의를 손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낱말이해는 모든 과목을 학습할 때 도구가 되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가정에서 어린이들의 어휘능력 향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드립니다. 첫째로, 어휘능력은 기본적으로 글 읽기를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림책부터 어린이 수준에 따라 책을 선택하여 읽게(또는 읽어주기) 한 후, 낱말퀴즈·게임 등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둘째로, 실물을 보여줄 수 있는 경우에는 ‘백문이불여일견’입니다. 형용사나 동사의 경우에도 행동이나 모양 등을 보여주도록 합니다.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낱말이 들어간 여러 문장을 제시해 줍니다. 셋째로,‘찬성’은 ‘나와 같은 생각’처럼 어린이의 낱말 이해수준에 맞추어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유의해야 할 것은 무조건 수준을 낮추는 것(찬성→우리 편)은 오히려 학습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자말인 경우에는 유사어나 반의어 등을 이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넷째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국어사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한글 자ㆍ모음 및 순서를 활용하여 신문이나 광고지 등에 나와 있는 낱말을 찾아 익히는 것입니다. 끝으로, 가족간 활발한 대화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사랑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낱말공부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발달정도에 따라 어휘습득 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림의 여유와 사랑의 격려로 지속적인 지도가 이루어진다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움말: 서울시 교육청 임세훈 초등장학사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
  • 소통의 실패와 썰렁한 유모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그런 경우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우스개에 나타나는 오해는 그 재미가 유별나다. 시골 사투리에서,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을 겸손하게 표현할 때 ‘변변치 않은 것’이라 하고, 먹는 행동을 ‘한다’라고 표현한다. 어떤 할머니가 사위를 맞이한 다음 날 아침, 그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들여보냈던 변변치 않은 것을 잘 하였는가?” 장모는 야식을 이른 것이었으나 신랑은 신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잘못 알고 머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세 차례나 하였습니다.” 장모는 사위의 실언에 부끄러운 빛으로 묵묵히 앉아서 말이 없었다. 마침 그의 어린 처남이 곁에 있었다. 신랑의 대답이 똑똑하지 못함을 보고서 혼자 입속말로 말했다. “에이, 매부의 사람됨이 논금이만도 못하네.” 논금이는 바로 그 집에 드나드는 바보 남자 종의 이름이었다. 이 말을 들은 신랑은 크게 노했다. “이놈아, 며칠 동안 말 등에 붙어 달려오느라고 피곤한 마당에 이보다 더 할 수 있어? 십여 차례 해주어야 네 마음이 흡족하단 말이냐?” 그리고는 벌떡 일어서서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파수록》중에서 (본문 98쪽) 《파수록》에 있는 우스개이다. 다른 지방에서 온 사위는 처가의 사투리를 몰랐기 때문에 오해가 빚어진다. 우리말에서는 ‘하다’를 ‘성교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하니, 신랑은 ‘얼마나 했는가?’의 목적어를 첫날밤 치르는 행사로 생각했던 것이다.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中에서
  • “北수학용어 ‘어깨수·옹근수’ 아시나요”

    “어떤 수나 문자의 오른쪽 위에 거듭제곱 횟수를 나타내는 것을 남한에서는 ‘지수’라고 하는데 북한에선 ‘어깨수’라고 해요.” 5년째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천정순(41·여)씨는 1997년 12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이다.북한의 한 중학교에서 11년 간 수학교사로 일하다 남편과 시댁 식구 7명과 함께 정든 고향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왔다.한국에 정착한 뒤 알게 된 경찰관을 통해 성지중·고를 소개받아 2001년 3월부터 교편을 잡았다. 수학 공식이나 원리는 북한과 같지만 사용하는 용어가 많이 달라 처음엔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매일 ‘수학의 정석’을 공부하면서 용어를 익혔어요. 가끔 수업시간에 북한 용어와 비교해서 알려주죠. 북한은 순우리말을 사용해서 이해하기 더 쉬운 경우가 많거든요.” 여러마디식(다항식)이나 늘같기식(항등식), 빈모임(공집합)과 같은 용어로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이 많지만 옹근수(정수)나 잦음수널림기둥그라프(히스토그램)와 같은 용어를 알려주면 교실은 웃음바다가 된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칫 지루해 하기 쉬운 수학에 친밀함을 느껴 간다. 천씨는 남한 학생들이 북한의 또래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최근 다른 교사와 함께 ‘남북의 청소년’이라는 책을 펴냈다. 남북한의 학교생활과 교과과정 차이를 풀어썼다.“북한은 학생들이 집단 등교를 해요. 잘못을 해서 반성문을 쓰면 전체 학생들 앞에 나가서 읽어야 하죠.” 천씨는 “다른 데서는 탈북자는 안된다는데 학교에서 선뜻 믿어주고 맡겨줘 감사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톡톡 튀는 끼, 쏟아지는 깨

    개성파 MC들의 대격돌? 좋은 MC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튀지 않음’도 있다. 패널이나 게스트를 돋보이도록 자신을 낮추고 부드럽게 진행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숨길 수 없는 MC들의 끼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간판급 MC들이 대거 출연,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KBS ‘상상플러스(위 사진)’(화 오후 11시5분)와 MBC ‘무한도전(아래 사진)’(토 오후 6시35분)이 그렇다. 17일 100회를 맞이한 ‘상상플러스’는 탁재훈 이휘재 신정환 정형돈 등이 백승주 아나운서와 공동 진행하면서 우리말 배우기를 통해 세대간 언어장벽을 허물고, 시청자들의 재미있는 댓글과 별명을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입담꾼 MC 4명이 문제를 풀기 위해 좌충우돌하면서 웃음을 자아내지만 서로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신정환은 “MC들간 당연히 서열이 있지만 방송에서는 드러나지 않고 팀워크를 중시한다.”면서 “개별 MC들이 각자 역할을 강조하기보다는 가족처럼 편안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MC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세희 PD는 “MC들이 시청자들의 의견을 빨리 받아들여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한다.”면서 “조만간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코너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이름만 들어도 유쾌한 MC들이 한자리에 모여 두뇌혁명 게임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서로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MC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줘 어필하고 있다. 특히 박명수 정준하를 위시해 ‘형님과 아우’관계를 강조하다가도 ‘야자타임’‘서열 바꾼 역할극’ 등을 통해 MC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추석특집으로 방송된 ‘형돈아, 놀자!’는 정형돈 집에 기습적으로 찾아간 다른 MC들이 따뜻한 우정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방송계 관계자는 “‘상상플러스’와 ‘무한도전’은 각각 우리말이나 두뇌게임에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MC들이 출연, 웃음을 선사해 MC들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지음

    버림받은 동족으로부터 또 버림받은 사람!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버림받은 국외자(pariah)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 이루어진 평범한 악의 드라마를 보여주려는 용기 때문에 아렌트가 지불해야만 했던 대가이다. 오늘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아렌트는 이 책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을 인간도살장으로 내모는 아이히만의 정치적 악행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야기는 결말부터 시작된다. ‘정의의 집’이라는 법정 정리의 외침과 더불어 드라마는 시작된다. 아이히만은 법정의 유리보호대 속에 보이지만, 벤구리온은 막후 진행자로 법정에서는 보이지 않는다(제1장). 이어 평범한 시민이며 친유대적이었던 아이히만이 생존과 성공 욕구 때문에 나치당에 가입해 유대인 문제 전문가, 인간 도살자로 부상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2∼3장). 유대인들을 인간도살장으로 내모는 조직적인 과정(추방, 수용, 학살)에서 ‘인간됨’을 포기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은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4∼6장). 드라마의 주역은 반제(Wannsee)에 위치한 한 가정의 저녁모임을 계기로 본디오 빌라도라도 된 듯이 양심을 버린 채 ‘국가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인간 도살자로 변신한다(7∼8장). 이후 유럽 전역에서 유대인의 소거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9∼13장). 종결부에 이르러 아이히만은 “모두 만날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사형당한다(15장). 아렌트는 바로 이 장면에서 ‘악의 평범성’이란 말로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며 이야기를 종결한다(15장과 후기). 이 책에 드러난 주옥같은 정치적 지혜들을 짧은 지면에 담기에는 부족하다. 이 가운데 하나를 들자면, 그것은 바로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다.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삶은 정치적 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제시했다. 유대인들은 아렌트가 악마인 아이히만을 용서하고 동족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아렌트는 유대인위원회와 유대인 경찰의 나치 동조를 부각시켰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혀 소모적인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악의 평범성을 둘러싼 논쟁은 이후 수없이 제기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아렌트는 양심 문제, 조직화된 범죄와 책임 문제, 인간성 문제, 정치적 의무, 정치행위와 말의 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삶의 근본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치열한 학문적 논쟁의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정치평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평범한 것 같지만 심오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기에 저자의 의도를 생생하게 살려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책이다. 아렌트 연구의 권위자인 숭실대 김선욱 교수의 진지한 노력으로 비로소 빛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일반정부를 총독관구로, 죽음의 수용소를 인간도살장으로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언어감각에 맞게 생소한 용어와 문장을 옮기려고 고심했으며 정화열(미국 모라비언대) 교수의 해제를 포함시킬 정도로 독자들을 배려한 역서이다. 홍원표 한국외대 정치철학 교수
  • [어린이책꽂이]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고우리 글·그림, 문학동네 펴냄) 아이스크림을 사오기로 한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설레는 마음이 짧은 문답식 글에 선명히 드러난 그림책. 전래동요를 듣고 있는 듯 리듬감이 넘친다.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상 수상작.5세까지.8500원. ●‘이름씨’가 아름다운 순우리말 동화(이상배 편저, 우지현 그림, 영교출판 펴냄) 재미있는 동화를 읽으면서 순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다. 순우리말 퀴즈, 가로세로 뜻풀이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초등생.9000원. ●눈물 맛은 짜다(김선희 글, 최정인 그림, 씽크하우스 펴냄) 열살 전후의 감성적인 독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는 동화. 불화하던 5명의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초등저학년.8500원. ●금단현상(이금이 글, 김재홍 그림, 푸른책들 펴냄) 요즘 아이들이 일상과 분리할 수 없는 인터넷이 끊겼을 때의 금단현상과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 아이들의 심리묘사와 반전이 흥미로운 창작동화집이다. 초등 3∼6년.8500원.
  • [이주의 책갈피]

    ●친절한 과학사 과학 발전을 주도해온 과학자와 기술자를 중심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 과정을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정리한 과학사와 기술사.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인 박성래씨가 과학과 발명의 이면에 감춰진 재미있는 일화를 얘기하듯 들려준다. 문예춘추.9800원.●‘아름씨’가 아름다운 순 우리말 동화 책을 읽으면서 순 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한 동화책이다. 순 우리말 뜻풀이를 달아 이야기 속에서 우리말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려주며,‘우리말 익히기’에서 직접 우리말을 사용할 써 볼 기회를 주고 있어 활용하기에 편하다.30여개의 동화와 함께 순 우리말 퍼즐도 담았다. 영교.9000원.●사관학교 기출문제 다잡기 육·해·공군사관학교 입시 기출문제 모음집.2003학년도부터 2007학년도 기출문제를 통해 최근의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문항마다 자세한 해설과 함께 실전 연습을 해볼 수 있도록 OMR 모의답안 카드가 들어 있다. 시대고시기획.1만 80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글사랑 외치고 민속공예 뽐내고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작지만 큰’ 박물관 특별전들이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이 다음달 5일까지 역사관 한글실에서 개최하는 ‘광복 이후 한글교육 한글사랑’전은 올해 국경일로 승격된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광복 이후 10여년에 걸쳐 진행된 우리말 도로찾기 운동, 문맹퇴치사업 등 한글 보급·정화운동과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의 한글사랑을 주제로 제작된 미 군정청 포스터, 문맹퇴치 교육실시 담화문, 한글 강습회 과정을 마친 교사들이 받은 수료증서,‘한글갈’ 등 한글서적·자료 등이 선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다음달 1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박물관 자체 교육 및 협력망을 맺은 전국 32개 박물관들이 제공한 교육프로그램 수강생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2006 우리솜씨’전을 개최한다. 어린이와 장애인, 외국인 등이 만든 민속공예품과 탈·연 등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충남 공주 행정도시名 장남?한울?세종?…

    충남 연기와 공주에 들어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이름을 공모한 결과 모두 2160건이 접수됐다. 응모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445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이 443건, 서울이 393건, 충남이 159건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태국·피지 등 해외동포의 참여도 많았다. 응모작은 ▲장남(長南) 36명 ▲행복 34명 ▲한울 33명 ▲세종 28명 ▲금강(錦江) 27명 ▲가온 24명 등 같은 이름이 많았다. 장남은 행정도시가 들어설 장남평야를 일컫고, 행복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줄임말, 가온은 한 가운데를 의미하는 우리말이다. 최연소 응모자는 대전 화정초등학교 5학년인 김영은(11)양, 최고령자는 경기 고양시 이원규(79)씨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10일 “도시명칭제정심의위원회가 지리적 특성과 역사·상징·국제성 및 도시특성과 부합하는지를 따져 일단 10개 이내의 우수작을 선정할 것”이라면서 “이후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연말에 최종 명칭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자락 바람 치마에 휘감으면

    한자락 바람 치마에 휘감으면

    취재, 글 박혜란 기자 한국 사람처럼 어깻짓하기, 일본 사람처럼 걷기, 중국 사람처럼 미소 짓고 태국 사람처럼 손짓하기, 몽골 사람처럼 뒤돌아보기…. 무용가 백향주(32세)의 몸 안에서 동아시아의 몸짓과 표정과 정신이 충돌하고 조화하고 꽃을 피운다. 관음보살춤, 초립동, 무당춤 등을 완벽하게 재현해 ‘최승희 춤’의 마지막 계승자로 주목받았지만, 그는 스승과도 다르다. “왜냐하면 최승희는 그때, 저는 지금을 살고 있으니까요.” 그로 하여금 삶의 반려자로 무용, 그것도 동아시아 무용을 선택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 집안의 부모자식, 형제자매의 국적이 다 제각각이지요.” 그의 부모님은 조총련계 재일한국인 2세였다. 그는 재일한국인 3세로 태어났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 역사, 민족, 국가의 문제는 그에게 3인칭이 아닌 1인칭,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다. “한국춤도 아니고 일본춤도 아니고, 대체 어느 나라 춤이냐고 따지는 이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제 춤이지요. 사람들이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어 소통하게 하는 것, 다양한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느껴왔습니다.” 언젠가 그의 손금을 본 이가 ‘굴곡 많은 인생’을 예언한 적이 있다. 예언처럼 유독 많은 위기와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중 세 번의 전환점은 그를 더 높고 먼 곳에 다다르게 했다. 세 번의 황홀한 성장통 “열다섯 살에 북경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아마추어에서 전문가의 세계로 첫발을 내디딘 거지요. 그때 전문가의 세계란 것에 무척 충격을 받았어요. 2만 명이 참가하는 콩쿠르란 게 상상이 가나요? 수개월에 걸쳐 심사가 진행되고 끝없는 경합이 벌어지지요. 문자 그대로 배틀이에요. 사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것 자체가 버거운 나이였죠. 하지만 그때 강한 신념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엔 한민족의 대표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결심도 대단했지요. 덕분에 콩쿠르에서 금메달을 따고 외국인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학 최연소 입학을 허락받았습니다.” 그는 열아홉 살에 솔로 리사이틀을 가졌다. 그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두 시간여 동안 한 사람이 여러 얼굴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독무는 이십대 후반에야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독무 공연 준비를 북한에서 했습니다. 최승희 선생의 양아들인 김해춘 선생님께 배웠지요. 난 우리 선생님이 사람인가 귀신인가 했습니다. 연습이 어찌나 혹독했던지 쓰러진 적도 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혀를 깨물고 하라!’ 그러시더군요. 말씀대로 혀를 꽉 깨물고 했더니 너무 아파서 정말 쓰러지지는 않게 되더군요. 그때 저는 아, 명성이란 게 이런 거구나,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노력을 쏟아부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혹독한 훈련 덕분에 그 후 10년을 쉽게 넘어갈 수 있었지요.” 인연이 다하고 태어나는 곳 인생의 세 번째 전환점은 한국과 인연을 맺으며 찾아왔다. 1998년 그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무용가로서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공연을 가졌다. “누가 부모 인생을 망치면서까지 감히 공연을 고집하겠습니까. 제가 한국 무대에 선다는 것은 부모님이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지위를 모두 잃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문을 열어야 했습니다. 선생님이었던 어머니는 타국에서 우리말, 글을 지키고자 30년간 노력하셨지만 한순간에 딸을 잘못 가르친 사람이 되고 말았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딸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2년 전에 돌아가셨지요.” 다정다감한 ‘변종 경상도 싸나이’ 이용권 씨(39세)와 사랑에 빠져 한국에서 가정을 꾸린 그는 예쁜 딸도 낳았다. 그리고 이제 한 사람의 무용가로서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30년간의 준비를 맺음한 곳이자, 더 넓은 세계로 발돋움하는 새 출발의 거점인 셈이다. 독립을 위한 무대로 그는 비보이브레이크 댄스팀와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과 제가 가진 서로 다른 ‘코드’가 소통한다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해요. 함께 연습하며 춤의 새로운 재미를 새삼 발견하고 있어요.” 아시아인 백향주는 그의 스승들이 그에게 했던 것처럼, 한국인들에게 냉정한 충고를 건넨다. “한민족은 머리가 아주 비상합니다. 한국춤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추기 어려운 춤으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현실은 왜 그런지 침체되어 있지요? 저는 그 이유가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든 공유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 따라야 발전한다고 봅니다. 물론 좋은 부분만 이것저것 떼어와서 새로운 걸 조합해내는 건 결코 공유가 아니지요. 상대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할 때 진정한 공유가 이루어지는 거지요. 더군다나 예술에 내 것, 네 것이 어디 있나요? 예술가가 혼자 살고자 하면 다 죽이게 돼요. 그럼 결국 예술가도 죽게 되겠죠.” 월간<샘터>2006.10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0) 중앙아시아 最古 종교도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이슬람 문명과 도시] (20) 중앙아시아 最古 종교도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11세기 초 카라한 왕조와 17세기 초 부하라 칸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부하라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이슬람 최대의 성지로 꼽히고 있다. 한때 이슬람 성직자를 양성하면서 과학·문화·종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던 부하라는 지금도 서부지역 문화 중심지로 가장 밀도 있는 종교적·민족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부하라에 가면 언제나 이브라힘과 파티마의 집에서 지낸다. 그들은 부하라 시내 중심가 유적 근처에서 호텔 ‘이브라힘 파티마’를 운영한다. 처음 갔을 때인, 그러니까 7년 전에는 방을 개조한 객실 6개로 시작한 아담하고 작은 호텔이었는데 어느덧 객실 20개의 제법 번듯한 호텔로 자리잡았다. 이브라힘은 파티마의 아들이다.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도와 시작한 호텔운영이 파티마 오빠(우리말의 오빠가 아니라 여자에 대한 존칭어미)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로 인해 날로 번창하고 있다.18살 때부터 부모를 도와 호텔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이브라힘은 만날 때마다 의젓하고 듬직한 것이 대견하다. 부하라에는 우즈베크 민족보다 이브라힘과 파티마 모자처럼 타직 민족들이 더 많이 산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들끼리는 타직어를 사용하고, 공공장소에서는 우즈베크어나 러시아어를 쓴다. 부하라가 우즈베크의 도시임에는 분명하나 오늘날 부하라 시민은 타직 민족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타직 민족의 왕조였던 사마니드왕조와 관련이 있어서다. 타직 민족은 파미르계 타직과 서부지역의 타직으로 나뉘는데, 서부 지역의 타직 민족은 비교적 온순하고 문화적 기질이 강하다. 상도의나 윤리도 잘 알고 있다. 이브라힘과 파티마 모자에게서 볼 수 있듯, 변하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빛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부하라를 정겨운 마음으로 둘러본다. 붉은 모래 사막인 키질쿰을 끼고 있는 부하라는 인구가 약 25만명으로 자랍샨 강 하류에 자리잡고 있는 오아시스 도시다. 동부 타지키스탄에서 발원한 자랍샨 강은 나보이주를 지나면서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지역적·문화적으로 연결시켜 준다. 기원 전에 이미 이 강을 따라 농경문화가 꽃피기도 했다. 지금도 부하라 곳곳에 있는 미나레트(첨탑)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모래사막에 지친 대상들에게 등대와 같은 이정표이자 편안한 안식처다. 11세기 초 카라한 왕조와 17세기 초 부하라 칸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부하라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이슬람 최대의 성지로 꼽히고 있다. 한때 이슬람 성직자를 양성하면서 과학·문화·종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던 부하라는 지금도 서부지역 문화 중심지로 가장 밀도 있는 종교적·민족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부하라는 원래 산스크리트어 ‘뷔하라(수도원)’에서 나왔다. 부하라가 종교도시임을 알려주는 단서다.8세기 아랍의 침입으로 종교와 언어 모두 이슬람화하면서 부하라에는 중앙아시아 최초의 이슬람 성원이 세워졌다. 그 후 칭기즈칸의 침입에도 종교적 정체성은 변함없었다. 구소련 시절에도 우즈베크 전역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신학교가 존재했던 곳이 바로 부하라이다. 부하라는 중앙아시아에서 제일 오래된 도시다. 부하라와 호레즘(히바) 지역은 도시문명이 일찍부터 발달해 약 2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흔히 4대 세계문명발상지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를 7개로 늘린다면 부하라와 호레즘, 즉 소위 ‘트랜스 옥시아나(아랍어로는 ‘마베레나흐르’라고 함)’라 불리는 이 지역도 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부하라는 지금처럼 이슬람의 냄새를 피우기 전에도 융성한 도시문화를 가꾸며 발전했다. 이슬람뿐 아니라 조로아스터교, 불교 등으로 통해 중앙아시아 특유의 오아시스 도시문화를 꽃피워 왔다. 한때, 부하라에는 메드레세(이슬람신학교)가 200개 이상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파손되거나 방치됐지만, 그나마 양호하게 보존된 메드레세는 40개 정도다. 그러나 시내 곳곳에 퍼져 있는 이슬람 유적은 과거 부하라의 종교적 번영을 잘 보여준다. 특히, 기원후 1세기쯤 지어졌다는 마고키 아타리 이슬람성원은 부하라의 종교사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타직어로 ‘동굴 안쪽’이라는 뜻의 ‘마고키’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봐서 후대에 새롭게 이름지어진 이슬람성원일 가능성이 크다.1936년 러시아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된 마고키 아타리 성원은 원래 불교와 조로아스터교의 종교사원으로 만들어졌지만 훗날 이슬람에 의해 개조돼 이슬람 성원으로 활용됐다. 칼랸 미나레트는 부하라의 상징물이다. 어디에서 어떤 각도로 부하라 시내의 이슬람 유적을 찍어도 반드시 카메라에 잡히는 건축물이다. 칼랸은 타직어로 ‘크다, 웅장하다’란 뜻으로 예배를 알리는 본래의 역할 외에도 길잡이 등대의 역할도 했다. 칼랸 미나레트는 47m 높이에다 계단이 100개나 된다. 초석은 직경만 9m이고, 기층 부분에서 다시 10m 지하로 들어가 있다. 미나레트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원주형으로 작은 벽돌을 14개의 층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어긋나게 쌓아올린 전축형 탑이다. 대부분 벽돌을 쌓아 올린 중앙아시아 특유의 건축법이다. 칼랸 미나레트 옆이 칼랸 성원이고, 광장을 낀 맞은편에 미르 아랍 메드레세가 있다. 부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두 개의 푸른 아치형 돔을 갖고 있다. 청색과 흰색 타일을 적절히 조화시킨 모자이크 문양은 티무르 제국 말기의 문양으로 평가된다. 정면에 있는 칼랸 성원과 달리,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이층구조다. 이곳의 교육연한은 7년이다. 지금도 학교로 쓰인다. 중정을 둘러싼 회랑의 1층에는 회의실·도서관·식당 등이 있고,2층은 신학생들의 기숙사다. 구소련 시절에도 학교의 역할을 계속 했다. 시험을 통해 뽑힌 학생들은 아랍어·쿠란·이슬람법·물리·화학 등의 과목을 배운다. 이곳 출신들은 종교 지도자, 예배 인도자로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2004년 5월 2차 세계대전 승전 59주년 기념행사장에서 사망한 체첸의 4대 민선 대통령 아흐마드 카디로프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정면의 다양한 타일장식을 하나하나 구경한 뒤 작은 쪽문을 열고 들어가서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구경하고 혹 그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가볍게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다시 나무 쪽문을 열고 나오는 나를 발견한, 눈망울이 큰 타직 소년은 이내 아는 체를 한다. 우즈베크 이슬람 중앙회에서 운영하고, 전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이슬람에 관심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입학하려 한다. 그들은 이곳에서 종교인으로서의 몸가짐과 교양을 배운다. 크고 탁 트인 우렁찬 목청으로 기도시간을 알리고, 어떻게 예배를 인도할 것인지 배운다. 초롱초롱한 눈매를 가진 10∼18살의 어린 학생들은 묵묵히 이슬람 성직자의 길을 밟아나간다. 이들의 마음과 행동거지 속에서 나는 중앙아시아 이슬람의 밝은 미래를 읽었다.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초등 6년생 국어보다 영어 잘한다?

    9일은 560돌을 맞는 한글날. 하지만 해외어학연수 등 영어교육에 전력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우리말 교육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8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국어실력이 영어실력보다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초등학교 6학년의 교과별 학업성취비율을 조사한 결과, 국어는 보통학력이 가장 많았으나 영어는 우수학력이 가장 많았다. 국어의 경우, 우수학력 비율이 2002년 15.6%,2003년 22.8%,2004년 19.5%에 불과했다. 반면 영어는 같은 기간에 각각 38.8%,33.1%,46.6%로 파악됐다.2004년의 경우, 영어를 잘하는 비율이 국어의 2배 수준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고 은 시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고 은 시인

    불현듯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다. 언어가 없는 인간세상을 말이다. 우선 ‘사랑한다’고 못하겠지. 또 ‘미안하다’는 말을 못해 엉뚱한 싸움판도 벌어지겠지. 이래저래 오해와 진실이 마구 뒤엉켜 결국은 멸망?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과연 몇개나 될까. 학자들에 따르면 6000여개는 족히 넘는다. 또 2주에 걸쳐 하나씩 소멸된다고 한다. 이는 지구 생태계 또는 작은 부족의 멸종과 비례한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민족의 상처와 영혼을 켜켜이 담으며 살아온 우리 언어. 남북 분단 60여년, 겨레의 언어 역시 그 세월만큼 간격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 남쪽에서 사용하는 ‘전업주부’를 ‘가두녀성’으로,‘도넛’을 ‘가락지빵’으로,‘반딧불이’를 ‘에디벌레’로 각각 다르게 사용한다. 또 계산기 하면 남쪽에서는 전자계산기를 연상하지만 북한에서는 컴퓨터로 통한다. 아울러 ‘해커’를 ‘헤살꾼’으로 ‘스파게티’를 ‘구멍국수’ 등으로 사용하며, 전문·학술용어의 경우 그 차이의 정도는 훨씬 심각하다. 만약 남북 의사가 같이 수술대에 있다면 시술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마 제주도에서 함경도의 방언까지 몽땅 비교한다면?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난 1970년대초였다.7·4 공동 성명과 적십자 회담 등을 위해 6·25이후 남북 당국자가 처음으로 만났다. 남측 요원이 회담장에서 서비스를 하던 북한 여성에게 “아가씨”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접대부로 불러주세요.”라고 당황케 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남과 북이 분단된 후 언어차이를 처음으로 실감케 한 사례였다. ●겨레말은 남한 표준어·북한 문화어·방언 합친 말 1989년 3월이었다. 문익환 목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 언어의 이질감을 얘기하면서 ‘통일대사전’을 공동으로 편찬하자고 했다. 이후 논의가 중단되다가 2004년 12월 13일 금강산에서 남북 편찬위원들이 만나 결성식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됐다. 이후 지난해 2월 편찬위 1차정기회의(금강산)를 시작으로 그동안 7차례에 걸친 실무접촉을 가졌고 오는 2012년까지 30만여 어휘를 담은 남북한 단일사전, 즉 ‘겨레말큰사전’을 펴내기로 했다.‘겨레말’은 남한의 표준어, 북한의 문화어, 그리고 남북의 방언을 합친다는 뜻이다. 현재 남측과 북측은 각각 방언조사 등 편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고은(73) 시인을 만났다. 장소는 서울 마포에 위치한 편찬사업회 사무실. 지난달 말 제7차 편찬위 평양회의에 다녀온 직후였다. 어느 정도 진척이 됐을까. 그는 “현재 ‘ㄱ’과 ‘ㄴ’ 부분을 끝냈다면서 남북 모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ㄱ’의 경우만 하더라도 올림말이 6만 9000여개에 달했단다. 남쪽은 10여군데에 대한 방언조사를 끝냈고 북측도 다섯군데를 조사해 서로 CD로 자료를 교환했다. ●우리말은 세계 10위권 유지하는 민족어 남과 북에서는 현재 ‘표준국어대사전’(50만 9000여 어휘 수록)과 ‘조선말대사전’(33만여 어휘)이 주로 쓰이고 있지만 이 사전들은 현장조사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두 사전에서 공통적인 것과 다른 것 20만개를 뽑고, 이들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10만개를 새로 추가시키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최근 조사된 호복이(전북지방, 흠씬 익도록 삶거나 끓이는 모양), 큰아베(경북, 할아버지), 쪼시락허다(전남, 하찮다) 등이 될 수 있다. “언어란 세월이 지나면서 소멸 또는 변질되지요. 우리 근대사 이후 겨레 언어가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습니다. 연해주, 중앙아시아, 만주 일대는 물론 60년대 이후 미국으로 가지고 간 언어도 조사해야 합니다.” 아울러 “얼마전 사할린 징용자 위령제에 다녀왔다.”면서 30년대 후반부터 우리 동포가 약 15만명이 이주했는데 현재는 3만명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만큼 우리 순수 언어도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과 북 각 지역의 방언과 향토어 속에 우리 말을 찾아내는 작업도 병행된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훈민정음 창제 이후 최초로 우리 겨레말을 집대성하는 일이며, 우리 후손들이 만나야 할 ‘대사전’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때문에 2012년 이후에도 계속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업에 참여하는 남측 편찬위원들은 학자나 교수들이 대부분이지만 북한의 경우 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에서 직접 관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글은 세계 문자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문자입니다. 또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프랑스어보다 많은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갑니다. 러시아어도 푸슈킨 이후 주목을 받았고 독일어는 괴테의 ‘파우스트’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우리말도 근대문학 이후 표현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 이전의 양반들은 주로 한문 중심이었다는 것. 예를 들어 편지를 쓸 때에도 ‘기체후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하시옵고….’라는 식이었다. 결국 활발한 신문학 운동은 모국어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대국어들이 횡행하는 오늘날에 우리말이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게 된 것도 대단한 민족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이런 우리글이 다음 세대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 인터넷상에 계속 퍼지는 언어와 영어 등의 영향으로 우리 언어가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겨레말 큰사전을 통해 방향타를 잡고 또 자국어 보존을 위한 정책도 꾸준히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울러 “말이란 한 시대가 지나면 사라진다.6·25 이후만 보더라도 우리말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고대시와 지금이 다르듯이 현재 사용되는 우리말이 나중에 고어로 남게 되고 일부는 공중에 흩어져 소멸된다고 했다. ●남북, 문화행위로써 우선 동질성 회복해야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당시 세종대왕은 몽골과 여진 지역에도 학자를 파견했다. 또 티베트어 연구는 물론 산스크리스트어를 사용하는 승려도 참여시키는 등 세계적 언어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고 했다. 실제로 몽골에 가면 당시 사신이 다녀갔다는 자료가 현재 남아 있다는 얘기를 몽골학자한테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또 세종은 여진과 말갈족들을 끌어들이는 등 이주정책을 펼쳤는데 놀랍게도 아직까지 함경도 지방에 경상도 사투리가 남아 있단다. “아마 당시 한글창제 작업은 중국 몰래 했겠지요. 한자(漢字)와 다른 문자를 따로 만든다는 것은 천자(天子)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볼 때 불온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공표도 조심스럽게, 즉 보다 쉽게 민중에게 뜻을 전달하기 위한 글이라는 식으로 중국을 달랬지요. 또 비로소 한자 지배의 구속에서 벗어나 최초로 민중문자와 민족언어를 가졌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습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겨레말 편찬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는 고 이사장. 세상에 놀러오지는 않았다고 강조하는 그는 “남북은 정치·군사적 문제만이 아닌 먼저 문화행위로써 서로 동질성을 회복하고 스며들다 보면 통일도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 이어 “겨레말에 의탁하여 살아온 지난 역정을 바쳐 ‘이젠 죽을 수 있다. 이제 죽어도 된다.’라는 몇년 뒤의 궁극적 감회를 예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km@seoul.co.kr ■ 고은이 걸어온 길 ▲1933년 군산 출생(본명 고은태), 군산고 중퇴 ▲52년 입산,10년간 승려생활(법명 일초) ▲58년 조지훈 등의 천거로 ‘현대시’에 ‘폐결핵’ 발표로 등단 ▲60년 첫 시집 ‘피안감성’ ▲62년 환속, 재야 운동가로 활동 ▲74년 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 출간. 제1회 한국문학상 ▲86년 ‘세계의 문학’에 ‘만인보’ 연재 ▲89년 제3회 만해문학상 ▲90년 민족문학작가회장 ▲99년 미 하버드대 연구교수. 버클리대 초빙교수 ▲2004년 제4회 베를린문학페스티벌 자문위원 ▲05년∼현재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 [기고] 법,이제는 쉬운 우리말로 만들어야/임송학 법제처 법제지원단장

    오는 9일은 국경일로서 다시 맞는 한글날이어서 반갑고 감회가 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다.‘한글’이라는 말 자체에는 ‘큰 글’,‘세상에서 으뜸가는 글’이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한글이 그만한 융숭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말의 상당 부분이 한자말에 뿌리를 두고 있고, 급속하게 외래문화를 수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못내 아쉽다. 전문 분야에서 쓰는 말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과 차이가 있어 한글에 대한 푸대접이 더 심하다. 법률 용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자를 모르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읽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제일 먼저 공부해야 하는 것은 법학개론이 아니라 한자’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법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을 여전히 어렵고 자신과는 동떨어져 있는 그 무언가로 여긴다.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행정기관의 위법ㆍ부당한 처분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가끔 ‘나 홀로 소송’ 성공담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지만 법은 여전히 일반인에게 어려운 대상이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법제처가 주도해 의무교육을 받은 국민이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동안 현행 법률 1150여건을 고칠 계획이다. 우선 법률을 원칙적으로 한글로 적고,‘歸責(귀책) 정도’를 ‘책임 정도’로,‘解裝(해장)하다’를 ‘포장을 뜯다’로,‘통산(通算)하여’를 ‘통틀어’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말로 바꾸려고 한다. 일본말에서 유래한 용어나 표현도 고치려고 한다.‘가불(假拂)’이나 ‘거래선(去來先)’은 ‘임시 지급’이나 ‘거래처’로,‘감가상각을 필요로 하는’이나 ‘적용함에 있어서’는 ‘감가상각이 필요한’이나 ‘적용할 때’로 바꾸는 것이다. 또 길고 복잡한 법령문을 짧고 간결하게 다듬고, 한글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도 옳게 바꾸어 ‘어문 규정에 가장 어긋난 문장이 법령문’이라는 오명도 씻을 예정이다. 물론 이러한 작업에도 한계가 있다. 오랫동안 학계에서의 연구나 판례를 통해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용어는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이 마무리되더라도 법과 관련한 문제가 생길 경우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도움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나 의무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을 때나 그 밖의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행정기관의 처분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등을 대강이라도 알 수 있는 정도로는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건축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률 70건에 대해 국어ㆍ일본어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공동으로 이 작업을 해왔다. 조만간 입법예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어기본법’이 제정되어 우리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비롯한 국어의 보전과 발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었다. 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면서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5년 안에 현행 법률을 모두 알기 쉽게 고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정부의 이런 노력도 법제처와 몇몇 관계자들의 힘만으로는 좋은 결실을 보기 어렵다. 좀더 많은 사람이 이 사업의 취지와 의미를 이해하고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임송학 법제처 법제지원단장
  • 강남구, 한미 친선음악회

    ‘음악으로 한·미 우의 다져요.’ 29일 오후 주한 미8군 영내에서 한·미 양국의 친선을 위한 음악회 프렌드십 콘서트(Friendship Concert)가 열렸다. 한·미우호협회(회장 박근) 주최, 강남구(구청장 맹정주) 후원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새로운 한·미 동맹관계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문화·예술 등을 교류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음악회에서는 강남구립교향악단이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 모음곡,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모음곡을 들려줬다. 주한미군 가족이기도 한 소프라노 레이첼 칠드리스는 교향곡으로 편곡된 ‘신아리랑’을 우리말 가사로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자리에는 맹정주 강남구청장, 벨 코트 주한 미8군 사령관 등을 비롯해 미군 장병과 가족, 한·미우호협회 회원 등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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