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리말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 주진모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 의정부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구청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 당대표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33
  • 젊은 여성들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

    젊은 여성들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

    지난해 5월,미국 MSNBC 방송에서 흥미로운 인터넷 기사를 발표했다.‘적은 돈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 25가지’라는 이 기사는 총 8,000건 이상의 연구를 거쳐 검증된 결과라고 한다.그 중 열 번째 항목이 바로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21세 이상의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아라’라는 것이다.적은 돈으로 건강하게 사는 비법과 자궁경부암 검사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자. 자궁경부암,조기 진단이 해답 “자궁경부암은 예방이 가능한 암입니다.그러나 젊은 시절부터 노력해야 예방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아직 우리나라 여성들은 자궁경부암의 심각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아직도 일 년에 4천 여명의 새로운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비 여성클리닉의 정환욱 원장은 ‘이제 자궁경부암은 더 이상 중년의 여성들만 신경 써야 할 암이 아니다’라고 경고한다.2005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3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27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어떤 암보다도 많은 연구와 함께 조기 진단법이 밝혀져 있기 때문에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기만 하면 조기 진단 및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산부인과에 대한 기피,자궁경부암 조기 검진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정기적인 검진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발생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자궁경부는 질의 제일 안쪽에 있는 자궁의 입구를 말한다.성관계를 할 때 남성 성기의 끝이 닿을 수 있는 부위이며,임신 말기까지 닫혀있다가 출산할 때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따라서 자궁경부에는 성관계 이후 여러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할 기회가 많고,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군 HPV 바이러스 또한 피부 접촉을 통하여 감염될 수 있다. 고위험군 HPV에 감염된 상태가 지속되면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의해 자궁경부 피부 세포에 암화 과정이 시작된다.따라서 암을 억제하는 자연적인 치유 과정이 약해져 자궁경부암이 서서히 발생하여 종양을 형성하게 된다. 우리말로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하는 HPV는 지금까지 약 100여종이 발견되었다.흔히 자궁경부와 외음부 또는 항문 주위에 사마귀,콘딜로마라고 하는 유두 모양의 피부 질환이 발견되는데 그 원인이 바로 HPV 바이러스다. 정환욱 원장은 젊은 여성에게서 HPV가 검출되었다 해도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HPV가 있다고 해서 특별한 증상이 있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성 경험이 있는 여성 중 50~80%가 특별한 증상 없이 일생 중 한 번은 HPV에 감염될 수 있으며,대부분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일부 여성에게 고위험군 HPV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경우에만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며,만일 발생하더라도 세포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면 암 전단계에서 발견하여 예방할 수 있다.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권고안을 알아두어야 합니다.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최소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세포 검사,그리고 필요한 경우 HPV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 검사 중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 질확대경하에 조직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년에 약 3000명 이상이 세포 검사와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이 되기 전인 상피내암 단계에서 진단받고 있다.이런 경우 암 발생이 가능한 병소만 제거하는 원추절제술을 받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고,원추절제술을 하더라도 임신과 출산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유전되지 않지만,생활 상태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머니와 딸 모두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사춘기가 되면 정기 검진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하며,예방 백신을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비 여성클리닉의 정환욱 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밝혀지면서 자궁경부암이 ‘예방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최초의 암’이 될 것이라고 한다.현재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우리나라에서도 곧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도움말: 유비 여성클리닉 정환욱 원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윤은기 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윤은기 총장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마침내 그가 (혼외정사를)시인한 순간 피가 속구치면서 그의 목뼈를 부러뜨려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옆방에 가서 잠시 생각해 보니 비록 흠집은 났지만 내 생애에서 그보다 더 매력적인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깨닫고 일단 덮어두기로 했다.’ 매력(魅力), 말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매력시대’다. 개인이나 가정, 조직이나 사회, 어떤 국가라도 ‘매력지수’에 따라 선호도의 정도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당신의 총매력지수는 얼마? ●매력 넘치는 ‘명품 CEO´에만 문호개방 흥미롭게 분석한 예가 있다. 비너스 윌리엄스와 샤라포바는 둘 다 테니스 실력이 세계 최정상급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개인 총매력지수는 샤라포바가 좀 더 높게 나온다. 옷 입는 것, 귀걸이 등 외모에도 많이 신경쓰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서브할 때마다 괴성을 지르는 사운드 장착에 있다. 인간의 심리는 아무리 아름다운 ‘콘티’라도 싱싱한 ‘사운드’에 끌리기 때문이다. 이른바 ‘명품 CEO’들에게만 입학자격(?)이 주어진다는 매력넘치는 곳이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말한다. 그럴 것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등이 이곳 출신이다. 또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 권영빈 중앙일보 논설고문, 유재건 국회의원, 이치범 환경부장관 등 정·관계 및 언론·예술계의 많은 인사들이 최근 이 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각계 인사들의 지원희망이 쇄도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 대학원이 생긴 지 불과 4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더욱 귀가 솔깃해진다. 우선 ‘빵빵한’ 교수진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뉴욕주립대,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네덜란드 트웬테대학 등과의 탄탄한 교육프로그램 제휴를 바탕으로 현지 교수들이 방한해 직접 질 높은 강의를 한다. 두번째는 한국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세계화 마인드로 무장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로 설립된 전문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이 대학원의 CEO인 윤은기(56) 총장의 특별한 매력도 한몫한다. 윤 총장은 방송활동 10년, 경영컨설턴트 경력 20년 등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골프칼럼니스트, 저술가, 교수, 강연가 등의 명함이 더 생겨 이른바 ‘멀티잡스’로 통한다. 각계 인사들과의 친분 또한 두터워 ‘인맥관리의 달인’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원래 달변이기도 하지만 여러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미래사회에 대한 명쾌한 전망 등을 담은 그의 강의내용은 항상 인기를 끈다. ●매력은 권력·금력보다 더 영향력 높아 최근 서울시내 모처에서 가진 재계인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도 ‘21세기 매력’의 중요성을 설파해 주목을 끌었다.“매력은 권력, 금력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 우리말로 매력을 ‘멋’이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attractive, lovely, sexy, cool´ 등으로 사용된다.”고 풀이했다. 또한 이런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될수록 선진화된 커뮤니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사회가 매력지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 즉 경제·교육·민주화 수준이 높아진 점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냐.’가 아닌 ‘매력지수가 얼마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과 집안, 조직과 회사,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매력지수를 쑥쑥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사무실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 지난 3월 총장직에 부임했다는 그는 “경영학을 중심으로 한 MBA, 즉 석·박사와 최고경영자과정을 둔 대학원대학교”라고 소개한 뒤, 차별화된 ‘4T 교육이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4T는 eThics-Teamwork-Technology-sTorytelling, 즉 윤리-팀워크-테크놀로지-감동창조 등을 말한다. “과거에는 돈을 버는 목적이 단순히 물질적 풍요였다면, 이제는 사회에 기여하는 정신적 만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영적 파워(spiriture power), 즉 21세기 CEO는 다른 어떤 것보다 윤리 및 사회적 책임경영의 정신적 우위가 강조되고 있지요.”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창의력 하나로 과거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요즘 들어 사회공헌의 윤리를 실천하고 있기에 새삼 존경받는 것이며, 스필버그 감독 또한 영화 ‘ET’로 떼돈을 벌고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로 인류사회에 공헌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 사업가들도 마찬가지란다. 과거 이익 극대화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사회공헌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기반으로 100년,1000년 장수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hief Ethics Officer로 불러야 한다는 것. 이는 곧 최고경영자가 가진 지속경영의 능력이자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조건이라고 부연했다. 바로 이러한 윤리와 철학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건학이념이자 교육프로그램의 주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존경받는 것보다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훨씬 행복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 뛰는 일이 아닙니까. 한국 부자들의 비극은 돈을 과시하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존경할 대상은 없으면서 본인들은 존경받기를 원하지요.” ●“은퇴후에는 전업작가로 살아갈 터” 그러면서 골프의 매력을 늘어놓는다. 여러 가지 룰을 정확히 알고 매너를 지켜야 하는 ‘품격있는 운동’이라면서 “인맥관리에도 좋고 스트레스를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골프”라고 했다.18홀 골프라운딩은 곧 윤리·환경·열정·지속가능·벤치마킹·메니즈멘트 경영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골프마인드’가 곧 ‘경영마인드’라고 비유했다. 주말마다 골프를 즐긴다는 그는 핸디캡8 수준의 실력이며 “그러다보니 ‘골연’(골프로 맺은 인연)도 많다.”고 했다. 그는 강연때마다 ‘시테크’‘인테크’‘운테크’의 3박자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자주 편다. 그의 저서 중 ‘시테크’와 ‘귀인’이 가장 많이 팔린 것만 해도 이를 잘 입증한다. 결국 사람과의 만남에서 인생이 달라지듯 “내 주위 사람들을 귀인으로 만들어야 서로 윈윈하게 된다.”고 했다. 충남 당진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오늘날의 자신을 만든 것도 바로 열린 마음의 ‘귀인철학’에 있다. 공군 학사장교 시절, 김동호 장군의 부관으로 있을 때에도 많은 귀인들을 만났다고 귀띔했다. “저는 일복이 터졌습니다. 방송진행, 저술활동, 강의 등 정말 많은 체험을 했습니다. 이젠 한 곳으로 집중할 것입니다. 바로 미래의 자산인 매력있는 인재양성에 마지막 열정을 쏟아붓는 것이지요. 두바이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이유를 아십니까. 바로 ‘매력장착’입니다. 권력과 금력은 이제 완전히 갔고 매력이 사회를 이끄는 시대이지요. 우리나라에 있는 다국적기업 CEO들은 대부분 매력지수가 높습니다.” 신문의 매력은 어디에 있느냐고 하자 “외형적 편집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만족감을 주는 기사들로 채워질 때”라고 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직에는 어차피 정년이 있기 마련이라는 그는 “퇴임후에는 전업작가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기업소설, 골프소설, 추리물 등이다. 자신이 만든 조어 ‘심칠뇌삼(心七腦三)’을 예로 들면서 “마음과 열정이 7이라면 뇌는 3에 불과하기에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매력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당진 출생. ▲70년 충남고 졸업. ▲75년 고려대 심리학과 졸업. ▲83년 정보전략연구소 소장. ▲88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93년 KBS라디오 ‘윤은기의 달리는 샐러리맨’ MC. ▲96∼98년 EBS ‘직업의 세계’MC. ▲97년 산업교육대상 명강사 부문. ▲97∼99년 IBS컨설팅그룹 사장. ▲99년 인하대 경영학 박사. 인하대 겸임교수. ▲2003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MC,MBN TV 쉽게 풀어보는 우리경제 MC ▲05년 SBS골프채널 명클럽 명코스 MC, 골프 칼럼니스트 활동. ▲07년 3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 주요 저서 시테크, 귀인, 산업스파이 공격과 방어, 예술가처럼 벌어서 천사처럼 써라,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IMF시대 골드칼라 성공전략 등.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I lost my appetite.

    A:It’s a lunch time finally.Let’s go to the cafeteria! (드디어 점심 시간이네요. 구내식당으로 갑시다.)B:I’d rather skip lunch today.I am fed up with the cafeteria food. (저는 오늘 점심은 거르는 게 낫겠어요. 구내식당 음식에 물렸어요.)A:What’s wrong with you?(왜 그래요?) B:I think I lost my appetite because of hot weather these days.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입맛을 잃었나 봐요.)A:I see.Why don’t we have noodle in soybean soup? (그렇군요. 콩국수 먹으러 가는 건 어때요?)B:Oh,that sounds good. (아,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 lose one’s appetite : 입맛을 잃다. 요즘같이 날씨가 더울 때, 혹은 몸이 안 좋을 때 입맛을 잃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I lost my appetite라고 하거나 I have little appetite라고 하면 된다.▶ be fed up with∼ :∼에 싫증나다.∼에 물리다. 신물이 날만큼 지겹고 싫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이 표현을 사용하면 적격이다.I am fed up with hamburgers.(햄버거에 아주 질렸어요.) ▶ noodle in soybean soup :콩국수,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는 콩을 갈아만든 국물에 국수를 넣어 먹는 것이다. 여기서 이 국물은 영어로 soup이라고 하면 되는데, 콩으로 만들었으므로 soybean soup이라고 하면 된다. 또 다른 여름철 별미 중 하나인 냉면은 cold noodle이라고 하면 된다. 단, 음식이름은 우리말로 하고, 설명을 영어로 하는 것이 좋다.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예쁘고 향기롭고 기르기 쉬운 나리꽃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예쁘고 향기롭고 기르기 쉬운 나리꽃

    백합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사랑받는 꽃이다. 백합과(科) 나리속(屬)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초여름에 피는 하얀 꽃이 크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향기까지 좋다. 화단에 심어 가꾸어 꽃을 감상하기도 하고, 꽃꽂이 소재로도 이용하며, 헌화할 때도 즐겨 쓴다. 백합은 일본 아열대 지방인 오키나와가 원산으로 전세계에서 원예종으로 심고 있다. 백합에 해당하는 우리 꽃은 나리다. 백합처럼 나리속에 속하는 식물들을 통칭해서 나리라고 하는데, 그냥 나리라는 식물은 없고 참나리, 중나리 등 나리 앞에 접두사가 하나씩 붙는다. 남북한을 합쳐 10종쯤이 살고 있는데, 참나리와 중나리 외에도 하늘나리, 하늘말나리, 날개하늘나리, 말나리, 땅나리, 털중나리, 섬말나리, 큰솔나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큰솔나리는 현재 남한에서는 관찰되지 않아 북한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섬말나리는 울릉도에만 자라므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자라는 울릉도 특산식물이며, 노란 꽃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이미 일본 등지에서 인기 높은 원예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백두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날개하늘나리는 북쪽에 고향을 둔 식물로서 남한에서는 덕유산과 태백에서 발견된 적이 있을 뿐이다. 역시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므로 여러 가지 원예품종으로 개발되어 있다. 솔나리는 보라색 꽃을 피우는 유일한 자생 나리로서 잎이 솔잎처럼 가늘어서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다. 잎 모양이 특이하고 꽃도 아름다워서 채취 압력은 높은 데 비해 개체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환경부가 오래 전부터 법정보호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여름철 높은 산의 능선에서 꽃을 피운 솔나리를 드물게 볼 수 있다. 참나리는 잎겨드랑이에 살눈이 달린다. 까맣고 둥근 이 살눈은 씨가 아닌데도 땅에 떨어지면 뿌리가 내리고 잎이 돋아서 어린 참나리가 된다. 꽃을 피워 씨를 만들 뿐만 아니라 살눈을 만들어 무성생식도 하므로 왕성하게 자손을 퍼뜨리는 식물이다. 화단에 심어 키우는 참나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털중나리와 중나리를 서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중나리는 7∼8월에 꽃을 피워서 털중나리에 비해 개화기가 조금 늦고, 전체가 더욱 크다. 석회암 지대를 비롯해서 전국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이는 털중나리에 비해 중나리는 보기도 어렵다. 말나리와 하늘말나리는 줄기 아래쪽에 여러 장의 잎이 돌려 나므로 하늘나리와 구별할 수 있다. 하늘말나리와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며, 말나리는 옆을 향해 핀다. 중부 이남에서 발견되는 땅나리는 꽃이 땅을 향해 피고, 꽃잎이 뒤로 둥글게 말린다. 자생 나리들은 하나같이 예쁜 꽃을 피운다. 커다란 꽃가루주머니를 달고 있는 긴 수술과 시원스레 늘어선 6장의 꽃잎이 균형 잡힌 외모를 이룬다. 꽃빛깔도 다양하여, 붉은색 계열이 보통이지만 노란색·분홍색 계열도 있으며, 가끔씩 흰색 변이체도 발견된다. 이처럼 꽃이 좋을 뿐만 아니라 기르기도 쉬우므로 원예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므로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아름다운 나리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을 세심히 보는 습관만 기른다면 6월의 털중나리와 섬말나리를 시작으로 8∼9월의 중나리와 참나리까지 나리꽃들을 만날 수 있다. 여름은 아름다운 나리꽃이 가장 많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Do you have any vacation plan this summer?

    A:Why don’t we take a break for a moment? (잠깐 쉬는 게 어때요?) B:That sounds good.Do you have any vacation plan this summer? (좋은 생각입니다. 이번 여름휴가계획 있어요?) A:Well,I have no idea yet.What about you? (글쎄요. 아직 모르겠네요. 당신은 있어요?) B:My family will go to Jeju Island for four days and three nights. (가족하고 3박4일 동안 제주도에 가려고 해요.) A:Wow,that sounds great.I miss blue ocean water and smell of the sea. (야, 좋은 생각이군요. 파란 바다와 바다냄새가 그립네요.) B:I am really looking forward to the vacation. (이번 휴가를 학수고대하고 있답니다.) ▶ take a break:잠시 쉬다.Break는 휴식, 쉼을 뜻하는 명사 ▶ four days and three nights:3박 4일 우리말과 어순이 다른 점에 유의하자. 우리말과 같은 어순으로 three nights and four days라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 원래 어순은 잠자는 숙박의 nights가 먼저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I spent three days and two nights in L.A.(로스앤젤레스에서 2박3일을 보냈습니다.) ▶ look forward to∼ing:∼을 고대/기대하다, 여기서 to는 전치사이기 때문에 바로 다음에 명사에 해당하는 어구가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사를 붙이는 경우에는 ∼ing 형태로 한다는 점에 유의하자.I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당신의 소식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루브르박물관 한국어 서비스

    이르면 올해 말부터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작품 설명을 우리말로 들을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17일 루브르박물관에 개인용휴대단말기(PDA) 방식의 가이드 기기 콘텐츠를 제공하고,PDA에 한국어 안내서비스를 추가하기로 루브르박물관측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현재 루브르박물관을 찾는 한국인 관람객은 연간 9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우리말로 제공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현재 루브르박물관은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오디오 형식의 가이드 기기에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6개 언어만 서비스하고 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깔깔깔]

    ●영어로 동그라미는? 친척집에 놀러간 맹구. 초등학생 사촌 동생이 학원에서 배운 영어를 바로 밑의 동생에게 써먹고 있었다. “너, 트라이앵글이 우리말로 뭔줄 알아?” “몰라” “에이, 바보야. 바로 삼각형이라고 삼. 각. 형” “그럼 말이야. 동그라미가 영어로 뭔줄 알아?” “몰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맹구가 당당히 말했다. “동그라미는 바로 탬버린이야, 탬. 버. 린”●신혼부부 싸움 신혼부부끼리 소리를 지르며 싸움을 하고 있었다. 화가 난 남편이 아내를 보고 말했다. “지난번 결혼식 때 주례 선생님이 ‘남편은 하늘이고, 아내는 땅’이라고 했잖아, 그것도 잊어버렸어?” 그러자 아내는 지지않고 소리를 질렀다. “요즘은 땅 값이 하늘 위로 치솟는 것도 몰라!”
  • 자가용에 번지는 섹스 밀수품(密輸品)

    자가용에 번지는 섹스 밀수품(密輸品)

    「마이·카」족의 자가용차속에서 울려오던「섹스·사운드」가 검찰에 걸려들었다. 남녀간의 성행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적으로 따서 수록한「카·스테레오」「카세트」들이 이번 단속의 대상. 기성, 괴성으로 엮어진「카·스테레오」로 무장한 그속의 풍속도는? 선정적 음향과 말소리로 남녀간의 성행위를 표현 여기는 고속도로 위. 6기통의 신형차 한대가 시속 1백km로 달리고 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소리도 차안에선 들리지 않는다. 운전사가「카·스테레오」에「테이프」를 꽂자 잔잔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뒷좌석에 앉은 차의 주인과 미모의 20대여성이「스테레오」음향에 귀를 기울인다. 해변의 파도소리가 멀어지면서 달려오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남녀의 소리. 대사는 일어다. 다음은 인사의「키스」소리, 그리고는 숨이 차는듯 해변에 주저앉는 남녀의 대화가 들리고 이어 해변의 정사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차속의 남녀도 흥분하기 시작. 짓궂은 운전사는 슬쩍「볼륨」을 높여본다. 남녀의 거친 숨소리가 태풍처럼 차속을 몰아친다. 이하 생략. 지난 5일 서울지검 박찬종(朴燦鍾)검사는 음란물건 제조및 판매죄로 하재익(河在益·26·「유니온·레코드」대표) 임비호(任秘鎬·30·대호「레코드」대표), 김수용(金秀龍·30·삼진무선)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김명호(金明鎬)등 4명을 전국에 수배했다. 또 이들과는 달리 음란가곡을「레코드」에 담아 판 尹(윤)용환(신진「레코드」대표), 이(李)성희(한국음반 대표) 두 사람을 불구속 입건했다. 불구속 입건된 윤·이 두사람은「월드·팝스」제2집중 예륜(藝倫)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사랑해! 난 더 못해』를 7번째 곡으로 집어넣어 판매한 죄이다. 말썽이 난 『사랑해! 난 더 못해』 는「프랑스」의「샹송」인데 가사의 음란성과 효과음으로 깔린 신음소리가 말썽이 되어「프랑스」본국서도 판매금지가 된 곡. 우선 가사를 훑어보면. 『오 내 사랑, 당신은 파도, 나는 벌거벗은 섬. 오라, 내게로, 내 허리로, 육체의 욕망은 출구도 없어 오-내 사랑(이하 생략)』 이런 가사에 전후 6차례에 걸쳐 남녀 성행위의 신음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출 압수된 원판 5가지…실수요자는 산곳 안 밝혀 한편 구속기소된 3사람이 만들어 판「카·스테레오」「카세트」녹음「테이프」등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섹스·사운드」가 담겨있다. 이들은 여행객들이 숨겨 국내로 들여오는「오리지널」을 입수, 이를「테이프」에 녹음해 판 것이다. 현재까지의 수사에서 드러난「오리지널」(원판)은 모두 5가지. 그러니까 같은「오리지널」서 복사해 낸「테이프」로 업자들은 또 실수요자(?)에게 복사해 판 셈. 그리고 지금까지 드러난「오리지널」은 모두 대사가 일어로 되어 있는 일본판. 항간에는 한국어 판도 나돈다는 소문이 나 이는 일본판「오리지널」에 대화만 우리말로 고친 모조품이라고. 이를 옮겨 파는 곳은 소위 녹음실이라고 불리는 곳. 이 녹음실을 찾아온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녹음을 해주는데 값은 시간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3천원안팎. 심한 곳은 아에 외판원을 내세워 자가용 차가 많이 모이는 주차장 거리들을 찾아다니며 운전사들에게 직접판매도 한다. 이런「섹스·사운드」를 제조, 판매하는 도색녹음실은 종로3가, 을지로3가, 무교동일대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데 이번 검찰수사는 일부신문에 먼저 기사가 나가는 바람에 업자들이 도망가거나「오리지널」을 없애버리는 등 당초 예정보다는 단속대상의 수가 줄어져버렸다. 「카·스테레오」「카세트」등을 장치하고 있는 자가용의 70%가 이런「섹스·사운드·테이프」를 가지고 있다는게 담당 박검사의 예상. 이는 시내 30여개소의 녹음실에서 평균 40~50개만 만들어 팔아도 1천5백개가 팔려 나갔다는 계산이 된다. 또 하나 검찰단속이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은「테이프」를 사간 실수요자(?)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이 구입「루트」를 절대 밝히려 들지 않는 점이다. 청소년 선도 문제 보다도 더 심각한 불량 중년문제 형법 2백43조, 2백44조에 의하면 음란물건 제조및 판매, 반포한 자는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받게 되어있다. 그런데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섹스·사운드·테이프」를 산 경우, 차의 주인과 운전사만 듣고 그친다면 형사상 죄가 성립되지 않지만 동승한 친구나 손님에게 이를 들려줄 경우 반포죄로 제조한 자와 똑같이 처벌받게 된다. 소설『차털레이부인의 사랑』이나 지난번 화제가 된 그림『나체의 마야』의 경우 법정에서 외설의 한계, 상대성등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이번「섹스·사운드·테이프」의 경우, 변명이나 반론의 여지가 없는 음란물이라는 것이 검찰측의 주장이다. 담당 박검사가 밝힌 바로는『남녀간의 성행위를 전기(前技)에서 후기(後技)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과음으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테이프」』가 단속대상이며 이는 형법에 명시된 음란물 제조, 판매, 반포죄에 해당된다는 것. 담당 박검사는- 『요즈음 청소년 선도문제를 심각히 생각하고들 있지만 실상은 불량 중·노년의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사업용으로 쓰여야 할 자가용속에「텔레비」를 다는가 하면「섹스·사운드」를 비치해두고 있어요. 기껏해야 외국서는 1천「달러」안팎인 자가용을 사치품으로 아는 풍조가 없어져야죠』 이번 단속으로 일부「마이·카」족의 불량스런 풍조가 밝혀지긴 했지만 과연 달리는 침실이 없어질지는 의문. 이미 팔려 나간「테이프」들은 1백% 거두어 들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 [선데이서울 70년 11월 15일호 제3권 46호 통권 제 111호]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사라지는 우리말 식물이름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사라지는 우리말 식물이름

    어떤 물건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것을 부르거나 구분할 때 헷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에도 서로 다른 이름을 붙여서 서로를 구분한다. 식물의 이름은 사람의 경우처럼 같은 종(種)에 속하는 개체마다 다른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종이 달라질 때만 다른 이름을 붙이므로 물건에 이름을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이름과 식물이름에는 다른 면이 또 있다. 사람이름에는 동명이인이 있지만 식물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식물은 없다. 이름이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주민등록번호가 다르므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런 인식번호가 없는 식물은 이름이 같을 경우에 서로를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식물의 이름인 학명은 매우 까다로운 규칙에 의해서 붙여진다. 학자들이 합의를 통해 만든 이 규칙에서 학명의 표기는 라틴어를 쓰도록 하고 있다.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언어인 라틴어를 사용함으로써 언어 변화에 의한 혼란을 막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라틴어 학명은 우리가 쓰는 언어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우리말 이름을 붙이고 부르는 데는 학명처럼 까다로운 규칙이 정해진 바도 없다. 일반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우리말 이름이지만 학술적으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기 때문에, 이런 규칙을 정하는 데 관심을 가진 학자가 없었다. 이러다 보니 우리말로 식물의 이름을 부를 때에 복잡한 문제들이 생겨난다. 학명의 경우에는 새로운 연구결과에 의해 두 식물이 같은 것으로 판명되어 하나로 합쳐지더라도 둘 중 하나의 라틴어 학명을 바른 이름으로 쓰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말 이름은 두 식물이 하나로 합쳐진 경우에 혼란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칼잎용담과 큰용담이 같은 종으로 밝혀졌을 때, 학명으로는 먼저 발표된 학명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하면 되므로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말 이름은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스럽다. 학명처럼 먼저 발표된 학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선취권의 원칙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 친숙하게 불러온 이름을 선취권 때문에 버려야 할 때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 여러 종류의 참나무속(屬) 식물이 있지만 정작 참나무라는 우리말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는 게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괭이눈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가지괭이눈,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선괭이눈 등 여러 종류의 괭이눈속 식물이 있지만 괭이눈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다. 괭이눈이라고 부르던 식물이 있었지만, 그때의 학명을 가진 식물이 한반도에 분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괭이눈이라는 우리말 이름은 아예 없어지게 된 것이다. 고깔제비꽃 괭이눈 구슬붕이 귀룽나무 금낭화 깽깽이풀 꽃다지 꽃마리 나비나물 멀구슬나무 물봉선 바위솔 방울꽃 범꼬리 별꽃 병아리꽃나무 병아리풀 산새콩 솔나리 송이풀 수정난풀 애기괭이밥 얼레지 용머리 은방울꽃 제비고깔 족도리풀 종덩굴 쥐손이풀 타래난초 토끼고사리 패랭이꽃 풍선난초 하늘지기 함박꽃나무 함박이 향기풀 히어리…. 이들 가운데는 식물 자신의 습성이나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 있고, 동물과 연관된 이름도 있으며, 사물의 이름과 관련된 것도 있다. 이름이 붙은 유래나 이름이 뜻하는 의미를 새겨보면 우리말 이름은 더 정감이 간다. 이처럼 아름답고 정감 넘치는 우리말 식물이름들이 오랫동안 보전되려면 우리말 이름을 붙이는 절차와 방법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
  • [씨줄날줄] 하스이케와 도추지/황성기 논설위원

    “딸도 그럭저럭 (한국말 공부를) 도왔다. 무엇을 감추랴, 내가 공지영씨를 만난다고 하자 누구보다도 관심을 표시하고 기뻐해준 것은 딸이었다. 딸은 공지영 작품의 애독자이다.” 지난 5월 말 일본 신초샤에서 출간된 공지영씨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번역한 사람은 일본인 납치피해자 하스이케 가오루다. 지난 15일 개설한 블로그 ‘My Back Page’에는 번역본 출판을 앞두고 일본을 찾는 공씨와의 첫 만남에 가슴 설레어하면서도 그와의 대담, 통역을 맡은 부담감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24년간 북한에서 살다가 귀국 후에는 죽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지만 말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한국어를 말할 때만 쓰는 입 주변 근육이 경직돼 있기 때문일까? 스스로도 부끄러울 만큼 발음이 부자연스럽다. 대작가인 공지영씨의 통역을 하는 건 너무 무모한 일 같다.” 불안·초조에 휩싸인 그는 공씨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차를 몰 때건 조깅할 때건 목욕할 때건 한국어 CD를 듣거나 혼잣말을 하면서 만남을 준비했다. 그도 모자라 부인과 딸을 상대로 회화 연습을 했다고 한다. 1957년생인 하스이케는 대학 3학년 때 고향인 니가타현에서 납치됐다. 평양에 끌려온 어느날 김일성종합대학의 유학생용 교과서를 주더니 우리말을 배우라고 하더란다.‘잃어버린 24년´을 보내고 2002년 귀국한 그가 한국 문학 번역에 손을 댄 것은 3년 후의 일이다. 김훈의 장편 ‘칼의 노래’를 비롯해 10개 작품을 일본에 소개했다. 영문도 모른 채 이국 땅에서 익힌 우리말이 번역가로서 제2의 인생을 걷게 했다니,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다. 그제 중국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도추지(58)라는 여성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재일조선인 북송사업으로 북한에 건너간 도씨는 2003년 일본으로 납치됐다가 얼마전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누구에게 끌려갔고, 일본에서는 어떻게 생활했는지 한마디 설명도 없이 자리를 떴다. 핫뉴스를 기대한 각국 기자 80여명이 황당해했다고 한다.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보이지만 어설프기 짝이 없다. 꼬일 대로 꼬인 북·일관계를 이런 식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평양에 묻고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사랑이란 산처럼 높고, 바위처럼 굳은 것

    사랑이란 산처럼 높고, 바위처럼 굳은 것

    글 장승욱 | 사진 김원 2005년 10월에 열린 제8회 서울특별시장기 등반경기대회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남자 일반부 1위 김자하, 남자 대학부 1위 김자비, 여자 일반부 1위 김자인. 김 씨 하고도 ‘자’ 자 돌림만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처럼 보기 드문 ‘가족 그랜드슬램’을 이룬 자하, 자비, 자인, 이 셋은 스포츠 클라이밍계에서는 ‘거미 삼 남매’로 통하는 스타들이다. 나란히 우승컵을 안은 셋을 경상도 사람이 봤다면 “와~ 자들 대단하네” 한마디 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세 사람은 ‘자들(더자스)라는 뜻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들어가 보면 ‘열정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자기만의 화두를 던지는 젊은이들’이라고 자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다른 말로 하면 인공암벽 등반인데, 세 젊은이가 암벽 등반을 자기들 삶의 화두로 삼게 된 것은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인 듯하다. ‘자들’의 아버지 김학은 씨와 어머니 이승형 씨는 81년 겨울 소백산에서 만나 83년에 결혼했는데, 암벽이 중매를 했다. 학은 씨는 승형 씨를 암벽 등반에 입문시킨 ‘사부’였던 것이다. ‘자들’의 이름이 지어지는 과정은 ‘자들’에게 암벽 등반이 얼마나 운명적인 것인지를 보여준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 학은 씨와 승형 씨는 친하게 지내던 월간 <산>지의 기자들을 만나 이름을 지어줄 것을 부탁했다. 여러 개의 이름이 나왔는데, 그중에서 박영래 씨의 작품 ‘자하’가 채택됐다. 자일에서 ‘자’ 자, 하켄에서 ‘하’ 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자일은 등산에 쓰는 로프, 하켄은 자일을 꿰거나 지점을 확보하는 데 쓰는 쇠못이다. 출품된 이름 가운데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따온 ‘대청’도 있었다는데, 자하 씨는 ‘김대청’이 아니라 김자하로 불리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긴 안 그랬으면 ‘자들’이 아니라 ‘대들’이 됐을 텐데 이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첫째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으니 둘째, 셋째의 이름에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자는 공통적으로 자일의 자인데, 둘째 자비 씨의 ‘비’는 비나(하켄과 자일을 연결하는 강철 고리를 ‘카라비너’라고 하는데, 산악인들은 흔히 줄여서 ‘비나’로 부른다)의 ‘비’, 막내 자인 씨의 ‘인’은 더 이상 이름에 쓸 등산 장비가 없었는지 암벽 등반의 명소인 북한산 인수봉의 ‘인’ 자를 빌려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암벽 등반을 시작한 자하 씨는 고교 시절인 5년 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프랑스에 등반 유학을 다녀왔다. “남들이 안 하는 걸 한다는 재미로 시작했지요.” 자하 씨는 올해 3월에 열린 디스커버리배 아시아 볼더링 페스티벌에서 우승했다. 볼더링은 스포츠 클라이밍의 한 종류로 자일 없이 암벽을 오르는 것인데, 암벽의 높이는 5미터 정도로 그리 높지 않다. 자하 씨는 지난해 역시 암벽 등반을 하며 만난 박현숙 씨와 결혼해 오는 7월이면 아빠가 된다. 형을 따라 자연스럽게 암벽을 오르던 자비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꿈의 무대’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가 거의 꼴찌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암벽 등반이 뭔가. 벽을 뛰어넘는 것이야 기본 아닌가. 자비 씨의 목표는 월드컵 결승 진출이다. “클라이밍이란 말을 들으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05학번인데도 연습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미팅 한번 안 해봤다는 자비 씨는 ‘애인 구합니다’라는 내용을 꼭 써달라 했다. 이상형은 ‘클라이밍을 이해하고 또 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성적으로 따지자면 막내 자인 씨가 가장 낫다. 중학교 때 일반부 대회에 나가 여러 차례 우승한 바 있는 자인 씨는 현재 부동의 국내 챔피언이다. 월드컵에서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5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같은 해 9월에 열린 제9회 서울특별시장기 등반경기대회. 그 얼마 전 연습 중 추락해 인대를 다친 자인 씨는 한 발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목발을 짚고 대회에 참가했다. 믿기 어렵지만 결과는 우승이었다. 클라이밍 팬들은 자인 씨의 경기 모습에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견했다. 자인 씨의 실력이 이처럼 뛰어난 건 오빠들 덕분인지도 모른다. 큰오빠가 하켄을 박고, 작은오빠가 비나를 걸면, 자인 씨는 그냥 오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물론 부모는 든든한 후원자다. 운동을 그만둔 다음 진로가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고민도 많았지만 자기 좋은 일로 밥벌이를 하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에서 학은 씨와 승형 씨는 세 남매를 암벽으로 이끌었다. 구입한 지 7년이 된 학은 씨의 승합차는 전국의 암벽이나 인공 암장을 찾아다니느라 주행기록이 벌써 30만 킬로미터에 가깝다.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편히 잤으면 하는 생각에 손수 운전을 하게 된다고 한다. 승형 씨도 아이들처럼 암벽 등반을 화두로 삼다가 지금은 대학산악연맹의 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다. 자인 씨 가족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상황에도 끝까지 서로 의지하며 가야 하는 존재(김자인)”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승형)” “하나의 자일에 같이 묶인 사람들(김자하)” “함께 가는 동지(김학은)” “자일 파트너(김자비)” 자일 없이 하는 볼더링은 예외지만 암벽 등반에는 자일이 꼭 필요하고, 자일을 잡아줄 사람, 즉 ‘자일 파트너’도 있어야 한다. 서로 자일 파트너가 되는 것을 산악인들은 ‘자일을 묶는다’고 하는데, 학은 씨의 친구들은 아들딸과 ‘자일을 묶는’ 학은 씨를 부러워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학은 씨에게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나는 며느리하고도 자일을 묶는다네.” 오는 7월이면 학은 씨의 손자, 자하 씨의 아들이 태어난다(벌써 성별 확인이 끝났다). 자하 씨는 벌써부터 이름을 ‘락’으로 지어 놓았다. ‘바위’라는 뜻도 되고 ‘가족의 즐거움’이라는 뜻도 된다. 락이의 손을 잡고 산에 갈 날을 기다리는 것은 학은 씨의 즐거움이고, 락이가 3대째의 클라이머로 자랄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즐거움이다. 김학은(52세) 열아홉 살에 암벽 등반에 중독된 이래 산이 좋고 사람이 좋아 산에 사는 산사나이. 손자가 태어나면 담배를 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승형(50세) 뛰어난 두뇌와 꼼꼼한 성격으로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는 헌신적인 어머니. 가장 기뻤던 순간은 막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김자하(24세) 노스페이스 클라이밍 팀 소속. 몸이 약해 운동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한다. 박현숙(27세) 며느리와 함께 ‘자일을 묶고’ 등반하고 싶어 하는 시아버지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출산 뒤 바로 운동을 시작하리라 마음먹은 기특한 맏며느리. 김자비(21세) 숭실대학교 생활체육과 3학년. 사진, 노래, 악기 연주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어 클라이머가 되지 않았다면 로커가 되었을 듯. 김자인(20세)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1학년. 국제적으로 유명해져서 우리나라 스포츠 클라이밍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 김락(0세) 이름도 출생일도 아직은 미정이지만, 온 집안이 클라이밍으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엄마 배 속에서 클라이밍을 배워 세상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아기. 장승욱 | 작가이자 우리말 연구자인 글쓴이는 조선일보 편집기자와 SBS 보도기자를 지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여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수많은 벗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저서에는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술통> 등이 있습니다. <가족의 발견>은 유니베라와 함께합니다.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 그림 메르헨/니콜라스 하이델바흐 그림

    우리 유년의 기억을 풍성하게 해준 ‘백설공주’‘헨젤과 그레텔’‘빨간 모자’‘라푼첼’ 등 수많은 동화들이 우리 곁에 다시 왔다. 이 동화들은 모두 독일의 언어학자이자 문헌학자인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구전으로 전해지던 옛이야기들을 묶은 것. 문학과지성사에서 내놓은 ‘그림 메르헨’(니콜라스 하이델바흐 그림, 김서정 옮김)은 그림 형제가 1812년 펴낸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이야기’ 초판부터 1857년에 나온 마지막 7판까지 수록된 200편의 옛이야기 가운데 101편을 골라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백설공주’ 등 친숙한 이야기 외에 ‘하얀눈이와 빨간눈이’‘춤추다 해진 구두’‘다알아 박사’ 등 조금은 생소한 이야기들도 적잖이 실려 있다. 독일어로 ‘작은 이야기’, 우리말로는 ‘전래동화’쯤으로 번역되는 메르헨은 신화나 전설과는 달리 오로지 재미를 추구한다. 짧고 재미있으니 소박한 민중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이야기였을 듯하다. 이번 번역집은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은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하이델바흐가 그림작업을 맡아 이야기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3만 5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Ⅱ)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Ⅱ)

    아메리칸 포크에 당시 한국 현실을 빗댄 가사로 대부분 채워져 있는 양병집의 첫 음반 ‘넋두리’의 금지 사유는 ‘가사와 창법 저속’이었다. 결국 ‘저주받은 걸작’이 되어버린 이 음반에는 대체 어떠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을까. 첫 곡은 우디 거슬리의 ‘뉴욕타운’을 개사한 ‘서울하늘’이다.‘내 안경이 졸도할만한 서울에 올라와 나도 한번 벌고 싶어 헤매 다녔으나 내 맘대로 되지 않더라.’는 푸념은 1970년대 이농(離農)의 드림과 좌절이다. 그럼에도 ‘노래나 한 번 불러 보자.’는 식의 자조 섞인 넋두리가 바로 1970년대 젊은이들의 또 다른 자화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산업사회로 넘어가던 과정에서 벽이 되어버린 문턱에서의 어쩔 수 없는 넋두리인 셈이다. 피터 폴 앤드 메리가 발표한 미국민요 ‘위프 포 제이미’를 전혀 다른 내용의 우리말로 개사한 ‘잃어버린 전설’은 또 어떤가.‘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참다, 참다 스러져간 꽃’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이른바 최루탄 가득한 거리에서 이미 사라진 젊은이들을 애도하는 노래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동시에 사회 전반에 드리웠던 월남 파병문제, 그리고 산업화의 그늘을 떠올리게 한다. 전래가요 ‘타복네’는 어머니로부터 들으며 자란 노래다. 모친 김경패(金景貝)여사는 정태춘 곡인 ‘양단 몇 마름’의 2절 가사를 직접 만들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후에 ‘다시 부르고 싶은 노래들(88년)’ 음반을 통해 발표하는 ‘엄마엄마 아 엄마’와 독립군가였던 ‘부활가’ 등도 그의 모친이 유년시절에 귀동냥으로 배웠던 노래를 소중한 패물 건네듯 아들에게 물려준 유산들이다. 한때 새로운 미국국가로 추천되기도 했던 유명한 곡 ‘디스랜드 이즈 유어 랜드’는 분단국가, 한국의 젊은이 양병집에게로 와서 ‘너와 나의 땅’이 된다. 이 노래가 나올 즈음, 거리마다 마을마다 나붙은 구호는 온통 반공·방첩이었고 분골쇄신이었다.‘빨갱이’라는 용어가 그러했듯 온 국민 전체가 집단으로 레드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때로 이남과 이북에서 제각기 불리는 노래는 똑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으되 그 통일에 깊이 박혀 있던 서로간의 공통 인식은 전혀 달랐다. 때문에 ‘백두산에서 제주도까지, 너(이북)와 나(이남)의 땅’이라는 노랫말 주장은 이데올로기라는 이념 아래 금기시된 논조였고 언어였다. 음반은 ‘노래나 불러보자’는 ‘서울하늘’에서의 넋두리로 시작되어 풍자, 관조 등을 거친 뒤 ‘나는 다시 기타를 집어 들고 그 다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는 자조 섞인 말로 끝맺는다. 과거형의 시제를 사용했지만 노래만큼은 현재진행형이 되어주길 바라는, 그래서 그는 노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분히 포함시키고 있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단옷날 머리 감는 식물은 꽃창포 아닌 창포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단옷날 머리 감는 식물은 꽃창포 아닌 창포

    해마다 이맘때면 강릉 등 전국에서 단오와 관련된 행사가 여럿 치러진다. 이들 행사에는 으레 창포물(菖蒲湯)에 머리를 감는 의식이 끼어 있다. 옛날부터 단옷날 창포를 삶은 물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창포의 뿌리줄기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꼽으면, 병마를 물리친다는 풍습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창포의 잎과 뿌리줄기에는 아사론 같은 방향성 물질들이 들어 있어 전체에서 향기가 나는데 이 때문에 창포가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긴 것 같다. 이처럼 선조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생활 속의 식물로 자리잡아온 창포가 과연 어떤 식물인지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더욱이 전혀 다른 식물인 꽃창포나 붓꽃을 창포로 오인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말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고, 또 잎이 서로 비슷하여 꽃이 없는 상태에서 세 식물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포비누, 창포샴푸 등의 광고에서 붓꽃을 창포라며 보여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창포의 실체를 모르는 수가 많다. 창포와 꽃창포는 ‘사돈의 팔촌’도 되지 않는 아주 다른 식물이다. 창포는 천남성과(科), 꽃창포는 붓꽃과여서 과부터가 다르다. 꽃은 초여름 비슷한 시기에 피지만 생김새와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창포는 육수화서라는 특이한 꽃차례에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으며 색깔 또한 노란색이 조금 도는 녹색이어서 예쁘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비해 꽃창포는 정원에 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예쁘고 큰 붉은 자줏빛 꽃을 피운다. 두 식물은 사는 곳도 다른데, 창포는 연못이나 강가 등에서 뿌리가 물에 잠겨서 자라므로 수생식물로 구분하고, 꽃창포는 습기가 조금 있는 초원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라므로 습지식물일 뿐 수생식물은 아니다. 창포와 꽃창포를 구분할 줄 안다는 사람들 중에도 꽃창포와 붓꽃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식물 모두 붓꽃과의 붓꽃속(屬)에 속해 여러 특징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서로 다른 종으로 구분되는 만큼 다른 특징도 많다. 두 식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꽃의 특징을 비교하는 것이다. 꽃창포의 꽃이 더 크고 색 또한 붉은 자주색으로 더욱 진하다. 또 꽃창포는 바깥 화피의 아래쪽에 있는 무늬가 작고 노란색이다. 이에 비해 붓꽃은 바깥 화피의 아래쪽에 있는 무늬가 보다 넓으며 흰색과 노란색이 섞여 있다. 보통은 붓꽃이 꽃창포보다 먼저 꽃이 핀다. 잎의 특징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붓꽃은 잎 가운데 있는 잎줄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잎줄이 발달한 꽃창포와는 꽃이 없는 시기에도 구별할 수 있다. 꽃창포와 붓꽃이 속하는 붓꽃속의 라틴어 속 이름은 ‘아이리스(Iris)’이다. 이것은 영어 이름으로도 그대로 사용되는데, 꽃집에서 꽃꽂이나 꽃다발 소재로 쓰는 아이리스는 모두 이 속에 속하는 식물들이다. 꽃집의 원예종 아이리스들도 꽃창포나 붓꽃과 아주 가까운 식물들인 것이다. 옛것을 소중히 여기고 현대적 활용법을 찾는 것은 현대인이 가져야 할 지혜의 하나다. 하지만 옛것에 대해 제대로 알았을 때만 그 일은 가능하다. 며칠 후면 단오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문화마당] 말의 향기/김명인 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욕설과 비속어, 외래어와 성적표현으로 가득 채워진 우리말을 생각하면 절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쓰는 사람이야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들을 사용하겠지만, 저속한 표현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을 만나면 그 천박성이 감각으로도 전해지는 것 같아 몸부터 움츠러들기 십상이다. 대중적 언사(言辭)이든 현대인의 욕망을 관습화한 표현이든 그런 말투로 상대와 마주서는 사람이라면 인품부터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쇼 오락프로그램처럼 즐기기 위한 경우라 하더라도 저급한 언술의 바이러스는 그 오염의 폐해를 지겹도록 겪고 난 뒤에야 심각성을 깨닫게 만든다. 그때 말의 사회성은 돌이킬 수 없도록 피폐해져 있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말’은 사람의 경험이나 느낌,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말은 소리이면서 글자이자 색깔이면서 의미이기도 하지만, 존재가 포섭하는 세계의 울림이기도 하다. 말을 로고스(Logos)로 표현했던 옛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오성(悟性)이나 이성뿐 아니라, 진리와 신성까지 함께 자각하려는 예지가 자리잡고 있다. 말은 소리의 연쇄나 문자 기호의 단순한 조합만으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일정한 ‘의미의 실질’이 따라야 한다. 의미의 실질이란 표현에 상응하는 경험적, 사상적, 현실적 ‘근거’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말의 쓰임새나 방편도 다양해진다. 인간의 사유와 경험이 시대의 변화와 굴곡을 끌어안는 까닭이다. 그러나 변화가 개입한다고 해서 우리가 쓰는 말을 세태의 급류 속으로 그냥 내몰 수는 없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말이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게 치장되는 세상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신뢰가 늘 싱싱하게 유지되고 진실이 대접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말에 담긴 참뜻이 상록수처럼 가꾸어져야 사람 사이의 믿음 또한 넉넉하고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너무나도 또렷하게, 말이 오용되거나 변질되어 나날이 제 가치를 잃어버리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국어의 피폐는 절박한 순간에까지 이르렀다. 기계적 편의성을 앞세워 말의 규범을 제멋대로 파괴하기 예사이고, 탈락과 축약, 은어와 특수기호로 괴상하게 변형시킨 표현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여 우리말을 혼돈의 나락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오염된 말이 횡행하는 이면에는 “거짓말도 잘하면 논 닷 마지기보다 낫다”는 식의 진실을 경시하는 우리 특유의 무의식이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말은 때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혐오스러운 도구로써, 비열하고 가련한 ‘죄악의 연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말로 비롯되는 투쟁과 분열로 인격의 존엄성은 심각하게 침해받는 지경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말이 미덥지 못한 사회일수록 궤변과 수사적 허위가 횡행하며, 결국은 사람이 살아 갈 수 없는 위기의 세상으로 변하고 만다. 나쁜 말은 인간의 무의식 깊은 곳에 웅크린 저열한 방어심리들을 활성화시켜 속임수, 시기, 질투, 과장, 욕설, 분노 등을 동원하도록 자극하며, 나아가 인간 정신의 황폐화를 부추기는 것이다. 말을 가볍게 생각하고 참과 진실의 구분이 모호하게 된 세태라 해서 말의 순수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말의 가치가 무시당하지 않는 세상이다. 우리는 자연의 황폐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그 보호에 열정을 쏟지만, 말의 오염에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하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하고도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거짓과 과장에 물든 불신의 말들을 함께 반성하고 몰아내려는 의식화된 운동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대중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쪽 팔린다.’라는 비속어를 남발하는 나라에서 국어정화운동이 또 무슨 소용이리. 우리 아이들의 세대가 더욱 극심하게 오염된 언어의 노골적인 폭력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버릴까 두려울 따름이다. 김명인 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씨줄날줄] ‘그놈’ 論/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1977년 타계한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 선생은 국문학자이자 영문학자, 시인·수필가였다. 어려서부터 익힌 한학에도 능통했다.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향가 25수 전편을 연구해 국문학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지만, 말년에는 방송인으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상당히 누렸다. 박람강기(博覽强記)와 재치 넘치는 입담은 그의 전매특허였으며 스스로 ‘천재’이자 ‘국보’임을 내세웠다. 그만큼 무애는 천의무봉(天衣無縫)한 분으로, 믿기 힘든 에피소드들을 후학들에게 남겼다. 그 가운데 하나가 1926년 서울 근교 한 절에서 열린 ‘영도사 좌담’이다. 이광수·김동인·염상섭 등 당대의 문인이 집결한 이 자리에서 무애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는다. 영어의 3인칭대명사 ‘he’와 ‘she’를 대신할 우리말로 ‘그놈’ ‘그년’을 쓰자고 한 것이다. 원래 우리말에는 남녀를 구분하는 3인칭대명사가 없었다. 그래서 구미문학의 영향을 받은 뒤로, 특히 ‘she’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느라 글쟁이들이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그녀’를 쓰지만 그때만 해도 한자어 ‘피녀(彼女)’ ‘궐녀(厥女)’를 비롯해 ‘그여자’ ‘그네’ ‘그니’가 섞여 쓰였다. 그날 무애의 제안은, 훗날 그가 책 ‘문주반생기’에서 고백한 데 따르면 한바탕 큰 웃음거리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도 무애는 미련이 남는 듯 ‘놈’은 ‘남(타인)’에서,‘년’은 ‘여느 사람’의 ‘여느’에서 나왔으므로 3인칭대명사로 손색없음을 거듭 주장하였다.‘놈’의 사전적 의미는 낮춤말이지만 기실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사내·계집아이를 가릴 것 없이 ‘그놈 참 잘 생겼다.’거나 만개한 꽃을 보며 ‘그놈 참 흐드러지게 피었다.’라고 할 때 그 속내에는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때는 3인칭대명사가 될 뻔한 우리말 ‘그놈’이 요즘 곤경에 처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놈의 헌법”이라고 발언하자 이를 맞받아 야당 국회의원이 그제 대통령 이름을 직접 거론해 “그놈의 ○○○”이라고 말했다. 정치판이 우리말을 오염시킨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한동안 계속될 ‘그놈의’ 시리즈를 지켜볼 생각을 하노라면 마음이 영 개운치 않음은 어쩔 수 없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살사댄스 마니아 ‘우리말 달인’ 등극

    긴 생머리에 가녀린 몸매, 작은 얼굴에 새침한 표정이 매력적인 류성(29)씨는 무역회사에 다니는 재원이다. 살사댄스 마니아인 그녀는 벌써 5년째 일주일에 평균 사흘, 많으면 닷새까지 살사댄스를 춘다는데…. 11일 오후 7시30분 전파를 타는 KBS 1TV의 ‘우리말 퀴즈쇼-우리말겨루기’에서 ‘우리말 달인’이 탄생한다.2003년 11월5일 첫 방송 이후 11번째이다. 그동안 인터넷 예심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10만여명에 이른다니 ‘우리말 달인’에 오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류씨가 상금 2560만원을 거머쥐며 달인에 오른 소감은 그러나 “‘우리말 겨루기’에 나가려고 공부하느라 살사댄스를 한 달 동안이나 추지 못해 아쉬웠다.”는 ‘귀여운 투정’이었다. 류씨의 달인 등극은 예상치 못한 대 반전의 결과였다.1단계에서 4등으로 시작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2단계 진출도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빛나는 실력을 발휘하며 2단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후에도 류씨의 달인 도전은 쉽지 않았다. 모두들 막힘없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유지환(25·고려대 국문과 3년)씨의 우승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류성씨는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 결국 역전승을 거두었다. 류씨는 그동안 ‘우리말 겨루기’ 방송을 꼼꼼히 모니터하면서 실생활에서 바른 우리말을 쓰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또 방송에 출연해서는 긴장하지 않았고 점수에 동요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달인에 오른 비결로 꼽았다. 그녀는 “상금은 가장 먼저 베트남 전 참전 용사로 상이군인이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베트남 여행에 보태겠다.”면서 “곧 결혼할 언니의 혼수 비용에도 도움줄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말 겨루기’는 흔히 쓰이는 잘못된 표현과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예쁜 우리말을 퀴즈로 알아보고, 우리말 상식을 쌓아가는 프로그램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Ⅰ)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Ⅰ)

    김민기, 한대수와 더불어 1970년대 우리나라 3대 저항가수로 일컬어지는 양병집의 첫 음반 ‘넋두리’는 1974년에 발표되었다. 이 앨범엔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이 접하기 쉽지 않았던 포크싱어, 피트 시거와 우디 거슬리, 그리고 밥 딜런 노래들의 번안곡과 더불어 전래가요 ‘타박네’ 등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1970년대는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로 일컬어지는 청년문화가 있었고 그 반대편엔 이농현상과 함께 ‘공돌이, 공순이’로 일컬어지는 또 다른 문화가 자리했다. 양병집의 노래들은 이러한 70년대, 그 앞면과 이면을 관통한다. 삶을 직시하는 노래, 현실을 꿰뚫는 노랫말이 돋보이는 이 음반 ‘넋두리’에 실린 노래들은 일종의 메시지 송이자, 포크송에서 보다 진보적이고 저항적인 요소가 많은 프로테스트 송(Protest song)이다. 그가 처음 대중들 앞에 등장한 것은 1972년 초. 한 증권사 말단직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당시 ‘월간 팝송’이 주최한 ‘제1회 포크 콘테스트’에 참가하면서부터다. 물론 이보다 몇 개월 전인 1971년 10월, 아마추어로 미 문화원 무대에 섰던 적도 있었다. 이미 10대 때부터 ‘디쉐네’나 ‘미도파 살롱’ 같은 음악감상실을 기웃거릴 정도로 음악광이었던 그는 서라벌예대 음대 작곡과에 입학, 음악에의 길을 택했으나 부친의 반대에 부딪쳐 증권회사에 입사한다. 본명 양준집(楊準集). 그러나 그는 콘테스트에 동생 이름 ‘양경집’으로 참가해 밥 딜런의 ‘Don´t Think Twice,Its All Right’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역(逆)’으로 3위에 입상한다. 입상자 발표 때 ‘양병집’으로 잘못 호명되는 해프닝을 겪게 되는데 이에 이름을 아예 양병집(楊柄集)으로 바꾼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로 시작되는 이 노래 ‘역’은 은유적인 서술과 현실의 다양한 아이러니를 역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노래를 통해 그는 당시 노랫말에 쉽게 끌어들일 수 없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절묘하게 배합해 현실과 허구를 뒤섞는다. 이후 1972년 6월, 당시 대학생가수들의 산실이자 포크가수들의 못자리였던 제1회 ‘맷돌’공연 무대에 송창식, 김민기, 양희은, 사월과 오월 등과 함께 서면서 점차 주목받게 된다. 이어 명동의 ‘오비스 캐빈’과 ‘네쉬빌’ 그리고 ‘르 실랑스’ 같은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이때 발표한 음반이 바로 ‘넋두리’. 그러나 1975년 7월5일, 수록 곡 중 ‘서울 하늘’이 공연윤리위원회와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각각 금지곡 판정을 받는다. 발표된 지 1년 4개월 만의 일이었다.(계속) 대중음악 평론가 sachilo@empal.com
  • 2집 앨범 낸 정통헤비메탈그룹 미르(MIR)

    2집 앨범 낸 정통헤비메탈그룹 미르(MIR)

    두 대의 기타가 불을 뿜는다. 현란한 리프와 광속(光速)으로 내달리는 바로크풍의 속주가 숨쉴 틈 없이 몰아친다. 아이언 메이든, 헬로윈 등 헤비메탈 거장들의 트윈 기타 시스템을 보는 듯하다. 완벽한 손놀림을 구사하는 베이스,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확한 리듬을 뒷받침하는 드럼은 사운드의 핵. 그리고 마지막 악기, 음역을 가늠키 어려운 보컬이 합쳐지며 한 장의 앨범이 완성된다. 헤비메탈 밴드 ‘미르(‘용’의 순우리말)’의 2집 앨범 ‘왈츠 오브 루너틱 프린지 (Waltz Of Lunatic Fringe)’다. 시나위와 블랙신드롬 이후 맥이 끊기다시피 한 국내 헤비메탈계의 새로운 별. 리더 겸 보컬 김시유(34)와 이대원(34·베이스), 박진환(30·드럼), 오정인(31·기타), 이재욱(22·기타)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수록곡은 인트로 포함, 모두 11곡. 인트로라기보다 정규 연주곡에 가까운 1번트랙 ‘아프리카’를 지나면 타이틀곡 ‘왈츠 오브 루너틱 프린지’를 만난다. 미르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정통 헤비메탈 곡이다. 잔잔한 전반부에 이어 폭풍처럼 몰아치는 후반부의 리드미컬한 곡 전개가 일품이다. 3번트랙 ‘가슴 시린 날’은 록 발라드에 가깝다.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을 준다.5번트랙 ‘하늘이시여’는 김시유가 세상을 떠난 친구를 그리며 만들었다. 특유의 애절한 보컬이 가슴을 적신다. 유러피안 메탈풍의 ‘라이어(Liar)’와 속도감 있는 곡 전개가 돋보이는 ‘에브리바디(Everybody)’, 그리고 6분 16초짜리 발라드 곡 ‘레인(Rain)’ 등도 놓쳐서는 안될 곡들이다. 대다수 곡에서 영어가사를 사용한 것이 이채롭다. 일본과 유럽 등을 겨냥해 제작한 앨범이라고는 하나, 이면을 들춰보면 편식이 심한 국내 음악계에 대한 좌절감이 깊게 배어 있다. “발라드나 댄스가 아닌 장르의 노래들이 설 자리가 있나요? 더구나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쓰고 보잖아요. 우리는 다가서고 싶지만, 다양성이 실종된 국내 음악계가 거부하잖아요.” 김시유의 항변이다. 그는 또 “헤비메탈은 대중음악이 될 수 없다고요? 천만에요. 2000년 여름부터 무려 5년동안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공연을 벌였어요. 우리 음악이 싫었으면 공연 도중 자리를 뜨는 사람이 많았겠죠. 하지만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줬어요. 할머니 다섯분과 함께 헤드뱅잉을 한 적도 있어요. 대중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그렇게 오랜 기간 공연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헤비메탈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은 오히려 방송 등 대중매체들이 만든 벽이란 생각이에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트로 ‘아프리카’의 원래 제목은 ‘바다의 노숙자’였다고 한다. 넓은 세상에 자신들만 버려진 듯한 고독감을 표현한 것. “헤비메탈은 시끄럽고 파괴적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죠.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파워넘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진환의 하소연이다. 이제 미르의 두번째 질주가 시작됐다. 제 살던 곳, 미리내를 찾아가는 미르의 울부짖음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문화마당] 북경과 베이징/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과 겸임교수

    한·중 수교 이후 출판 및 언론계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 가운데 하나가 중국 인명과 지명의 표기문제이다. 같은 책에 중국어 발음과 한국어 발음이 뒤섞여 표기되고 있고 중국어 발음은 어색하거나 실제 음과 동떨어진 발음으로 표현되기 일쑤이다. 이런 문제로 고심하는 출판사 편집자들의 곤혹감을 해결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 정했다는 기준은 너무나 주먹구구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중국 신해혁명 이전의 인명은 한국어 독음으로 표기하고 그 이후에 출현한 인명은 중국어 독음으로 표기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어떤 근거로 신해혁명을 이러한 구분의 기준으로 삼은 것인지 묻고 싶다. 신해혁명은 역사 시기구분의 기준일 뿐, 이를 전후하여 중국어와 한국어의 어음관계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신해혁명이 우리말 발음표기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단음절 강 이름일 경우, 일반명사인 ‘강’을 더해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하는 것은 어떤 근거로도 이해할 수 없는 조잡한 방식이다. 예컨대 ‘珠江’을 한국어 발음인 ‘주강’도 아니고 중국어 발음인 ‘주쟝’도 아닌 양자가 뒤섞인 ‘주장강(珠江江)’이라 표기하는 것은 중국 지명에 대한 파괴이자 독자들의 이해를 흐리는 비상식적인 처사이다. 또한 우리글의 자모로는 현대 중국어의 다양한 음가를 적절히 표현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적지 않은 중복과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예컨대 ‘섬서(陝西)’와 ‘산서(山西)’는 중국어 발음을 사용할 경우 둘 다 ‘산시’가 되어버린다. 이러한 혼란과 불합리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모든 저작물은 자국의 독자들의 인식을 위한 것이고 여기에 사용되는 모든 언어와 부호의 사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게다가 우리는 한자문화권에 속한 나라이고 우리의 한자어 발음은 고대 중국어음 가운데 오음(吳音)에 가까운 발음이다. 요컨대 우리의 한자어 발음이 이미 중국어 발음이고, 여기에는 긴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역사적 기억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굳이 왜곡과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정확하지도 않은 현대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하는 것은 스스로 언어소통의 왜곡과 혼란을 자초하는 우매한 일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언어 주권을 포기하는 망국적 행태이다. 중국의 경우 자국 독자들의 인식을 고려하여 서양의 인명과 지명은 음역(音譯)을 사용하면서도 한자로 표기되는 일본의 인명과 지명은 그대로 중국어로 표기하고 있다. 예컨대 로스앤젤레스는 ‘洛杉磯(뤄산지)’라고 음역하면서도 ‘中村(나카무라)’은 그대로 ‘중춘’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저작물에 사용되는 언어와 부호의 표기에 일관성과 통일성, 그리고 합리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어의 정체성을 살린다는 이유로 우리글의 정체성을 파괴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한·중 수교 이전에는 베이징을 ‘북경’으로, 덩샤오핑을 ‘등소평’으로 표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통일성과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었다. 남경(南京)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중국어의 발음기호인 한어병음을 사용하여 ‘Nanjing’으로 표기한다. 그들은 중국의 지명을 발음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발음을 통한 인식과 함께 한때 남쪽 어느 왕조의 도성이었을 것이라는 그 지명의 의미도 유추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겐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중국을 더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를 포기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동기 가운데 하나는 우리말과 중국어와의 원활한 소통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중국어의 정체성을 위해 우리말을 파괴하고 있는 것인가? 더 이상 같은 지면에 장예모(張藝謀)는 ‘장이머우’로 표기하면서 이연걸(李連桀)은 그냥 ‘이연걸’이라 표기하는 혼란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과 겸임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