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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말 여행] 도사리

    사과, 배, 감, 밤, 대추, 귤. 간혹 다 익지 못한 채 떨어지기도 한다. 병이 들어 혹은 바람이 불어 낙과(落果)가 된다. 이렇게 덜 익은 채 떨어진 것들은 달리 도사리로 불린다. 다른 뜻으로 쓰이는 도사리도 있다. 못자리에 난 작은 잡풀도 도사리다. ‘아파도 누워 있는 성미가 아니지. 도사리같이 살아나질 않았겠소.´(박경리, ‘토지´)
  • [우리말 여행] ‘-가량(假量)’

    `다섯 사람 정도´, `40세 정도´. `정도´는 이렇게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그쯤의 분량이라는 뜻을 전한다. `-가량´도 이 `정도´와 비슷한 의미를 지녔다. 품사는 다르다. `정도´는 명사이고 `-가량´은 접미사다. `-쯤´과 같은 품사고 의미도 비슷하다. 두 음절이고 의존명사적이어서 띄어 쓰는 예가 많으나 접사이니 붙인다. `10%가량´, `30세가량´
  • [우리말 여행] 안갯속

    ‘안개’와 ‘속’이라는 두 개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했다. 새로운 의미를 가진 말이 됐다.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일 때 ‘안갯속’이라고 비유적인 표현을 한다. 오리무중(五里霧中)과 비슷한 뜻이다. 발음은 [안ː개쏙/안ː쏙]. 뒷말이 된소리여서 사이시옷이 들어갔다. 지난 10월9일 한글날 나온 국어사전에는 표제어로 올랐다.
  • SBS 금요일은 오락·교양의 밤

    SBS 금요일은 오락·교양의 밤

    SBS가 27일부터 가을맞이 프로그램 개편에 들어간다.TV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오락·교양프로그램이 새로 편성표에 들어온다. 큰 폭의 변화가 주목되는 시간대는 금요일 저녁시간대 이후. 우선 지난달 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새 퀴즈쇼 ‘대한민국 국민고시’(진행 박미선, 김환 아나운서)가 금요일 오후 6시30분 고정 방영된다.‘대한민국 국민고시’는 국민 모두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습관이지만 실제로는 대다수가 잘못 알고 있는 우리말과 문화를 퀴즈를 통해 고민해본다. 금요일 오후 10시55분에는 스타들의 인간관계를 엿본다. 김구라가 진행하는 ‘절친 노트’. 첫 코너인 ‘절친 일기’에서는 서로 멀어진 스타들, 그래서 사과를 받거나 용서를 구하고 싶은 스타들에게 사건을 의뢰받아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밖에 연애에 대한 고민과 모범답안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도출해보는 ‘연애시대’(목요일 오후 11시5분),5명의 총각 연예인들이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리얼 육아 보고서 ‘좋아서’(토요일 오후 5시15분) 등이 새로 편성된다. 라디오에서는 반가운 목소리가 새 DJ로 돌아온다. 미성을 녹인 발라드로 여성팬들의 감성을 자극했던 가수 변진섭(42)이 12년 만에 음악프로그램을 맡는다.SBS 러브FM(103.5㎒)에서 밤 12시5분 전파를 탈 ‘변진섭의 기분 좋은 밤’은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의 후속 프로그램. 유연한 라디오 진행으로 이미 소문난 박소현(37)도 1년 6개월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앉는다.SBS 파워FM(107.7㎒)에서 오후 6시에 방송되던 ‘그대의 향기 송채환입니다’가 폐지되고 ‘박소현의 러브게임’이 신설되는 것. 환상궁합을 자랑해오던 송은이, 신봉선도 가세한다. 오후 8시에 방송되던 ‘MC몽의 동고동락’의 새 진행자로 나서 오후 8시대를 후끈 달구는 신세대들의 DJ 각축전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임화 문학의 부활과 한국문학의 확대

    [신경림 누항 나들이] 임화 문학의 부활과 한국문학의 확대

    내가 어려서 북한 체제에 처음 실망한 것은 월북한 시인 임화가 미국의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잘 모르면서도 가령 임화 같은 시인이 선택한 곳이니까 무엇이 있으려니 여겨 왔던 것이 사실인데, 그런 시인조차 기를 펴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과연 제대로 된 세상일까 회의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것이 당국이 날조한 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은 끝내 버리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당국은 국민을 상대로 예사로 거짓말을 해 왔기 때문이다. 뒤에 일본의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가 쓴 소설 ‘북의 시인’을 읽고 임화의 숙청설이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북의 입장을 두둔한 이 소설은 조금은 남아 있던 북에 대한 일말의 환상마저 완전히 깼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법무장관이었던 조재천이 한 잡지에 그 소설이 한 부분으로 다루고 있던 정판사(精版社) 사건이 결코 조작이 아님을 담당했던 검사로서 조목조목 증거를 들이대며 반론한 글을 감동하면서 읽었을 정도로 임화를 죽인 북쪽이 미웠던 것이다. 일본의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의 편견과 허위의식을 이 소설을 통해서 간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쨌든 교과서에도 실렸던 ‘오빠와 화로’의 시인 임화는 월북하고서도 북쪽에도 존재하지 않는 시인이 되었다. 남쪽에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여서 문학사에는 임○ 또는 X화로밖에 표기될 수 없었으며, 그의 시집을 소지하고 있다가는 반공법으로 처벌되었다. 뜻있는 필자들은 두 복자(覆字)를 나란히 한 페이지에 등장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임화)로 꿰맞추는 퀴즈놀이를 즐기게 만들었다. 다행히 남쪽에서는 민주화가 이루어짐으로써 1980년대 후반 이후 그의 시집도 읽을 수 있게 되고 쓸데없는 퀴즈놀이를 할 필요도 없게 되었지만, 쉽게 문학적으로 복권이 되지는 않았다. 사회주의 혁명을 찬양하는 반체제 전형적인 프로시라는 이미지가 쉽게 벗겨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비평가였다는 빛나는 그의 이론적 업적도 묻혀버렸다. 북쪽에서는 더욱 심하여, 두 차례의 평양 방문에서 여러 시인에게 임화에 대해서 물어보았으나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사람 하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체제의 우열이 비교되는 대목이지만, 아쉬운 것은 그가 우리 문학사에서 아예 없었던 사람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임화를 비롯, 비슷한 사례가 수없이 있으면서 우리 문학은 작아지고 말았다. 아무리 부정해도 임화를 중심으로 한 흐름이 한 시대 우리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었으니 그 문학은 바로 우리의 것인 까닭이다. 올해로 임화 탄생 백년이 된다. 다행히 뜻있는 후학들에 의해서 그의 시와 이론적 업적에 연구도 이루어지고 그를 기념하는 문학상도 생겼다. 분단으로 해서 터부시되었던 문학까지 우리 문학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그만큼 우리 문학은 커지는 것이 된다.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으로 열병을 앓지만 그 상은 “대~한민국”하고 소리만 지른다고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우리 문학을 큰 문학으로 만드는 문학적 인프라의 구축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제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사는 우리말로 하는 동포들의 문학까지도 포용하여 우리 문학을 큰 문학으로 만드는 일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생각해야 할 때다. 아직까지는 여러 조건 때문에 그들의 문학이 외면당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들이야말로 우리 문학을 밖으로 내보내고 밖의 문학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격자다. 특히 외국에서 나고 자라 양쪽 문화에 다 익숙한 2세 3세들은 우리 문학을 깊이있게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이다. 임화 문학의 부활, 그리고 작년에 왔던 각설이로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벨 문학상 열병을 보면서, 우리 문학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시인
  • [우리말 여행] ‘으’의 탈락

    `담그다´는 어미 `아´가 오면 `담가´가 된다.`담그+아´에서 어간 `으´가 탈락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래서 흔히 `으불규칙활용´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간이 `으´로 끝나는 용언은 다 어미 `아´나 `어´ 앞에서 탈락해 버린다. 따라서 `으불규칙´이라는 말은 의미 없는 말이기도 하다. `크다´는 `커´, `모으다´는 `모아´, `치르다´는 `치러´가 된다.
  • [Seoul In] 어린이교통공원 체험기관 지정

    양천구(구청장 추재엽) 양천 어린이교통공원이 ‘현장체험학습기관’으로 지정됐다. 교통공원에는 신호등, 교통안전표지판, 횡단보도, 기타 도로부속시설인 교통시설과 전시실, 영상실 등 교육시설로 구성됐다. 또 부대시설로 주차장, 휴식광장, 놀이터, 멀티코트, 조경시설 등 이론과 실습장을 갖추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실시한 영어교통교육을 비롯해 우리말 교통교육, 동절기 놀이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어린이보건교육 및 철새탐조 프로그램, 어린이 안전교육 등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할 예정이다. 어린이교통공원 2652-1582.
  • “세관만 잘 넘기면 국산 둔갑 하늘도 몰라”

    “세관만 잘 넘기면 국산 둔갑 하늘도 몰라”

    지난 7일 오후 3시 인천 제2여객터미널. 칭다오행 페리의 출발 시간(오후 5시)이 임박하자 다이궁들이 속속 터미널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수화물 탁송장과 터미널 안팎에서 페리에 실을 물품을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다이궁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사람들이다. 합법적으로 페리 승객들은 품목별로 5㎏이내로 제한된 총 중량 50㎏ 이하 수하물과 총 중량 20㎏의 휴대물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위법사항인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중량초과를 적발당하지 않으려고 대리 운반을 부탁하는 것은 다반사다. 짝퉁 물품 등 반입 금지 품목을 들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항과 함께 17시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한국인 다이궁인 B씨는 “잘나갈 때는 돈 좀 만졌는데 지금은 위안(元)화가 오르고 원료 가격도 높아져 물건을 주는 곳이 없다.”면서 “1주일에 6일을 배에서 먹고 자면서 일하지만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고추와 똑같아요. 사세요” 다음날 오전 8시, 페리는 목적지 칭다오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 주변에는 △△△무역,○○○상회 등 점포들이 밀집해 있었다. 칭다오에서 나가는 중국 농산물을 ‘수입국의 법에 저촉되지 않게’ 포장해주는 등 보따리상 도우미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칭다오 항구에서 승용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인 이촌시장을 찾았다. 한국인 관광객, 보따리상들이 많이 찾는 시장이다. 이곳에서 한국인들이 찾는 최고의 인기 품목은 고춧가루와 참기름. 상인은 한족이 대부분이지만 간단한 우리말은 구사했다. 고춧가루 상점에 들어서자 한 상인이 한국 반입 규정에 맞춘 규격(5㎏)으로 포장된 고춧가루와 참깨 등을 권했다.‘입도(立道)´와 ‘금탑´같은 중국 고추의 경우, 한국산과 유사해 구분이 쉽지 않다며 구입을 권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농협 산하 품목별 전국협의회에서도 중국산 고추와 국산 고추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장에는 한국어 간판이 걸린 참기름 가게도 있었다. 참기름은 500g에 18위안(3300원). 참기름 병을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주인이 가게 안에 설치된 참기름 짜는 기계 앞으로 데려가 방금 짠 참기름을 따라 준다. 한국인 등으로부터 진짜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듯싶다. ●중국산 농산물, 원산지 추적 사실상 불가능 다이궁 생활을 그만두고 칭다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P씨는 다이궁 수입농산물의 유해성에 대해 “이 곳에도 농약을 친 농산물을 파는데 외관이 깨끗하고 무농약 농산물보다 더 비싸다.”면서 “농약 값이 비싼데 저렴한 인건비 놔두고 누가 비싼 농약을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다이궁들은 농산물을 세관에 빼앗기지 않고 인천항에서 중간 수집상에 넘기면 그만”이라면서 “한국 내에서 중국산 농산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는 모른다. 국산으로 둔갑해도 알 길이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산 저질 농산물에 대해서는 “이곳의 혐한론자들은 ‘한국이 싸구려만 골라 사다 먹고서 책임을 떠넘긴다.’고 분개한다.”면서 “중국산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들은 왜 한국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9시. 인천항에 다가오자 다이궁들이 삼삼오오 배안 입국 대기선에 모였다. 한 여성 다이궁은 “깨를 사왔는데 타이밍을 잘못 맞췄다. 오늘 시세로 (수집상에게 넘겨봐야) 5㎏에 3000원 남는데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팔 것”이라며 말을 흐렸다. 다이궁들이 몰려 나오자 터미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형 밴들이 다이궁으로부터 건네받은 짐들을 받아 싣고 어디론가 떠났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동영상 나우뉴스팀 손진호기자 nast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리말 여행] 동생과 아우

    동생은 본래 지금의 의미가 아니었다.‘한배에서 태어난 사람’을 뜻했다. 대신 ‘아우’가 현재의 ‘동생’이 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그러나 ‘아우’는 지금도 그렇듯이 쓰임새가 제한적이었다. 같은 성(性) 사이에서만 쓰였다. 남자는 남동생에게만 ‘아우’라고 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아우’는 ‘동생’이 ‘아우’의 의미를 가지면서 자리를 거의 다 내줬다.
  • [우리말 여행] 수작

    수작(酬酌)은 본래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뜻이었다. 의미가 확대돼 `서로 말을 주고받음. 또는 그 말’이라는 뜻이 됐다. `서림이가 일변 밥을 먹으며 일변 김억석이와 수작하는 동안에….’(홍명희, `임꺽정’) `남의 말이나 행동 등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란 뜻으로 많이 쓰인다. `엉뚱한 수작, 수작을 부리다, 수작에 말려들다, 수작에 넘어가다.’
  • [열린세상] 살아있을 때 칭찬하라/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살아있을 때 칭찬하라/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진실씨 사후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온통 고인에 대한 칭송 일색이라 오히려 씁쓸하다. 케이블방송은 상가(喪家)나 영결식 장면을 몇 시간 동안 생중계하고, 공중파방송은 추모특집을 편성했다. ‘시대의 연인’ ‘국민여배우’ ‘국민요정’ ‘대체 불가능한 한 시대의 아이콘’ 등등 여배우에게 붙을 수 있는 최고 최대의 칭송이 한 줌의 재가 되고 없는 그녀에게 쏟아졌다. 가고 나서 그토록 아쉬워 말고 가기 전에 붙들 것이지. 세상이 전하는 사후의 칭송과 집에서 발견한 수첩·일기장에 적힌 “나는 외톨이, 왕따…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생전의 독백은 ‘레테의 강’ 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는 남 칭찬하는 데 참으로 인색한 사람들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그렇다. 조금만 잘못하면 가차 없이 비판하고 독하게 꼬집으면서, 잘한 일에 대한 칭찬은 너무 박하다. 우선, 학교나 직장, 사회, 나라에서 주는 각종 상(賞)의 숫자가 너무 적다. 미국에서 아이를 학교 보내 본 친지들에 의하면 미국 학교는 상 주는 곳이다. “이번 달의 우수 학생” “올해의 봉사왕” “최고 선수상” 등등 수많은 상을 여러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준다. 학생들의 장점, 잘한 일을 일일이 찾아내서 칭찬하는 것이 교육의 본령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서 주는 상도 적다. 이웃 일본에는 문학이나 저술에 주는 상만 해도 수백 개가 넘는다. 우리나라? 살아있을 때는 거들떠보지 않다가 죽고 나면 추모특집이다 훈장(勳章)이다 호들갑을 떤다. 이런 한국에서 한국인이 가장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듣는 곳은 골프장일 것이다. 일 년을 다 합쳐서 겨우 들을 만한 칭찬과 격려를 골프장에서는 반나절 동안 수없이 들을 수 있다. 공이 제대로만 굴러가도 “굿샷(GOOD SHOT)!‘ “나이스(NICE)!”하고 칭찬해주고, 실수라도 하면 금세 “노 프로블럼(NO PROBLEM)!”, “낫 배드(NOT BAD)!)하고 모두들 격려해 준다. 그런데 칭찬과 격려를 왜 영어로 할까? 우리말로 하면 어색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으니까. 한국의 국민배우 최진실씨와 일본의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대중 스타를 대접하는 두 나라의 차이가 그야말로 잘 드러난다. 미소라 히바리. 생전에 이미 여신(女神)의 반열에 올랐다. 국민포장을 포함한 수십 개의 상을 받았다. 어떤 장소이건 그녀가 들어서면 사람들은 모두 기립했다.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의 장례식에는 4만여명의 팬이 운집했다. 일본 정부는 그녀에게 여성 최초로 국민영예상을 수여했다. 최진실. 원조 아이돌. 20년 동안 국민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마흔살이 넘어서도 혼신의 열연으로 ‘줌마렐라’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안티카페와 인터넷 악플 때문에 내내 고통스러워했고, 결국 사악한 몇몇 인간들의 악의적인 중상과 비방에 견디지 못했다.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온갖 찬사가 쏟아진다. 살아있을 때 칭찬하고 살아있을 때 격려하자.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보물들을 우리가 소중히 하자. 그래서 오늘은 세분의 대중예술가를 골라 칭찬해보고자 한다. # 조용필씨는 우리 시대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다. 그가 만약 19세기 유럽에서 태어났다면 모차르트를 넘는 명성을 얻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창밖의 여자’도 ‘그 겨울의 찻집’도 우리들 청춘의 가슴 시린 추억도 없었을 것이다. # 장미희씨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여배우다. ‘겨울여자’에서 한국 청년 모두의 연인이었던 그녀가 ‘엄마가 뿔났다’에서 모든 중년의 로망이 되었다. 나이 들수록 더 빛나는 이 배우를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참 고맙다. # 보아는 한국의 보물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빛이다. 아름답고, 명석하고, 열정적이며, 게다가 착한, 도저히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덕목을 고루 지닌 사람이다. 그녀는 아마 하느님 옆 자리에서 내려온 천사임에 틀림없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우리말 여행] 강술

    흔히 ‘깡술’이라고 말하는 ‘강술’은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이다.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는 강소주다. 접두사 ‘강-’은 이처럼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이라는 뜻을 더한다. 또 ‘호된’ ‘심한’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강추위’는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다. 단순히 몹시 심한 추위를 뜻하는 ‘강(强)추위’와 다르다.
  • [우리말 여행] 의존명사 ‘채’

    ‘구두를 신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신을 신고 방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통상적인 격식에 어긋난다. 의존명사 ‘채’는 이처럼 통상적이고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과 잘 어울린다.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가졌으니 뒤의 정황은 종종 일상과 거리를 둔다. ‘옷을 입은 채 물속으로 들어갔다.’
  • [우리말 여행] ‘-land’ 가 붙는 지명 표기

    영국,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 있는 지명은 ‘랜드’다. 스코틀랜드(Scotland), 아일랜드(Ireland), 오클랜드(Auckland) 등. 젤란트(Zeeland)는 네덜란드, 자를란트(Saarland)는 독일의 주 이름이다.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의 지명은 ‘란트’, 그 외는 ‘란드’다. 아이슬란드(Iceland), 핀란드(Finland).
  • [위협받는 밥상] “세관만 잘 넘기면 국산 둔갑 하늘도 몰라”

    [위협받는 밥상] “세관만 잘 넘기면 국산 둔갑 하늘도 몰라”

    지난 7일 오후 3시 인천 제2여객터미널. 칭다오행 페리의 출발 시간(오후 5시)이 임박하자 다이궁들이 속속 터미널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수화물 탁송장과 터미널 안팎에서 페리에 실을 물품을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다이궁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사람들이다. 합법적으로 페리 승객들은 품목별로 5㎏이내로 제한된 총 중량 50㎏ 이하 수하물과 총 중량 20㎏의 휴대물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위법사항인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중량초과를 적발당하지 않으려고 대리 운반을 부탁하는 것은 다반사다. 짝퉁 물품 등 반입 금지 품목을 들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항과 함께 17시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한국인 다이궁인 B씨는 “잘나갈 때는 돈 좀 만졌는데 지금은 위안(元)화가 오르고 원료 가격도 높아져 물건을 주는 곳이 없다.”면서 “1주일에 6일을 배에서 먹고 자면서 일하지만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고추와 똑같아요. 사세요” 다음날 오전 8시, 페리는 목적지 칭다오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 주변에는 △△△무역,○○○상회 등 점포들이 밀집해 있었다. 칭다오에서 나가는 중국 농산물을 ‘수입국의 법에 저촉되지 않게’ 포장해주는 등 보따리상 도우미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칭다오 항구에서 승용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인 이촌시장을 찾았다. 한국인 관광객, 보따리상들이 많이 찾는 시장이다. 이곳에서 한국인들이 찾는 최고의 인기 품목은 고춧가루와 참기름. 상인은 한족이 대부분이지만 간단한 우리말은 구사했다. 고춧가루 상점에 들어서자 한 상인이 한국 반입 규정에 맞춘 규격(5㎏)으로 포장된 고춧가루와 참깨 등을 권했다.‘입도(立道)´와 ‘금탑´같은 중국 고추의 경우, 한국산과 유사해 구분이 쉽지 않다며 구입을 권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농협 산하 품목별 전국협의회에서도 중국산 고추와 국산 고추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장에는 한국어 간판이 걸린 참기름 가게도 있었다. 참기름은 500g에 18위안(3300원). 참기름 병을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주인이 가게 안에 설치된 참기름 짜는 기계 앞으로 데려가 방금 짠 참기름을 따라 준다. 한국인 등으로부터 진짜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듯싶다. ●중국산 농산물, 원산지 추적 사실상 불가능 다이궁 생활을 그만두고 칭다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P씨는 다이궁 수입농산물의 유해성에 대해 “이 곳에도 농약을 친 농산물을 파는데 외관이 깨끗하고 무농약 농산물보다 더 비싸다.”면서 “농약 값이 비싼데 저렴한 인건비 놔두고 누가 비싼 농약을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다이궁들은 농산물을 세관에 빼앗기지 않고 인천항에서 중간 수집상에 넘기면 그만”이라면서 “한국 내에서 중국산 농산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는 모른다. 국산으로 둔갑해도 알 길이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산 저질 농산물에 대해서는 “이곳의 혐한론자들은 ‘한국이 싸구려만 골라 사다 먹고서 책임을 떠넘긴다.’고 분개한다.”면서 “중국산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들은 왜 한국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9시. 인천항에 다가오자 다이궁들이 삼삼오오 배안 입국 대기선에 모였다. 한 여성 다이궁은 “깨를 사왔는데 타이밍을 잘못 맞췄다. 오늘 시세로 (수집상에게 넘겨봐야) 5㎏에 3000원 남는데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팔 것”이라며 말을 흐렸다. 다이궁들이 몰려 나오자 터미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형 밴들이 다이궁으로부터 건네받은 짐들을 받아 싣고 어디론가 떠났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동영상 나우뉴스팀 손진호기자 nastru@seoul.co.kr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23) 어휘력 제대로 쌓으려면

    영어를 공부할 때 다들 이런 생각 한번쯤은 해볼 것이다. “단어만 알면 어떻게든 해볼 텐데.” 그러나 하루에 몇 백 단어씩 암기하는 책이나 비법을 통해서 암기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어휘력은 무턱대고 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어만 외우면 될 것 같지만 금방 잊게 된다. 필자도 과거에 매일 사전을 열 장씩 뜯어서 시간 날 때마다 외웠던 기억이 있다. 열심히 했던 결과 거의 다 외웠지만 얼마 안 가서 잊어버리고, 또 실제 영어 말하기에도 별 도움이 안 됐다. 그 이유는 영어의 어휘가 문장에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와 어울리기 때문에 낱개로 뜻만 외워서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흔히 문장 속에서 단어를 배운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는 단어마다 예문을 달아 놓은 책도 있다. 그러나 그 예문 역시 낱개의 문장들을 모아 놓았기 때문에 단어의 쓰임새 이해에는 도움이 되어도 머릿속에 단단히 정착시키지는 못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어휘력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소리로 박자를 맞춰 읽으며 머릿속에 통째로 입력하는 것이다. 영어의 문장 속에는 어휘뿐만 아니라 문법과 사고방식 등 모든 영어감각이 자연스럽게 들어 있다. 이것을 통째로 머릿속에 입력해야 실전에서도 사용 가능한 어휘력이 만들어진다. 방법도 간단하다. 자기 수준에 맞는 텍스트를 입에서 저절로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읽기만 하면 된다. 이 방법은 영어를 배우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회화를 배우고 있으면 먼저 회화 책의 오디오 부교재를 반복해서 듣고 읽으면 된다. 영자신문 수준의 어휘력을 갖추고 싶으면 영자신문을 박자 맞춰 읽으면 된다. 이때 신문의 해설판을 이용해도 좋다. 주석과 해설을 참고해 뜻을 확실히 이해한 다음,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다양한 기사를 읽어보자. 단, 주석과 해설을 봐도 이해되지 않으면 기초실력을 먼저 잡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하나씩 주제를 바꿔가며 읽으면 나중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어휘를 골고루 알게 된다. AFN, CNN 등 방송어휘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어원에 의한 보충학습도 도움이 된다. 우리말에서 ‘활용’이라는 단어를 알면 ‘재활용’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원리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라틴어에서 온 ‘gress’라는 어근은 ‘가다 (go, walk)’의 뜻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접두어와 결합하면 ‘regress(re = back+gress = go)’는 ‘go back(되돌아가다, 퇴보하다.)’이 된다. 이런 식으로 단어가 구성되고 뒤에 접미어가 붙어 다양한 품사와 뜻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수준 있는 영어를 공부하는 학습자는 접두어 약 50개와 어근 200개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뜻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일 뿐, 이것에만 의존하면 어휘력을 제대로 쌓지 못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어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다.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부터 꾸준히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
  • [우리말 여행] 한(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정대로 간다.’ ‘힘이 닿는 한 돕겠다.’ 여기서 ‘한’의 품사는 명사고 조건의 의미를 나타낸다. ‘가능한 빨리 해 달라.’에서 ‘가능한’은 ‘가능하다’의 관형형이다. 따라서 뒤에 수식을 받는 명사나 의존 명사가 와야 말이 된다. ‘한’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의미가 통하게 한다. ‘가능한 한 빨리 해 달라.’
  • [우리말 여행] 지붕

    집의 맨 꼭대기를 덮어 씌운 지붕.‘집+웅’으로 분석된다.‘집’은 우리가 사는 곳이니 설명이 필요 없고.‘웅’은? 옛말에서 ‘지붕’은 ‘집’이었다.‘’은 ‘위’라는 뜻이다.‘’은 이른바 ‘히읗종성체언’이다. 중세 국어에서 ‘ㅎ’을 말음으로 가지는 체언을 이렇게 부른다. 이 ‘ㅎ’이 ‘ㅇ’으로 변한 말들이 있다.‘웅’도 그 가운데 하나다.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33) 인천광역시 옹진군 선재도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33) 인천광역시 옹진군 선재도

    바닷가에서 사는 식물들 가운데 염분에 특별히 잘 견디는 식물을 염생(鹽生)식물이라 부른다. 이들은 바닷가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오랜 세월 적응해 왔다. 자신의 세포 속에 소금기가 축적되어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적응의 주요 목표라 할 수 있다. 세포 속에 소금기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세포 안의 삼투압값이 높아서 주변에서 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바닷물 먹고 자라… 잎·줄기 통통 염생식물들은 이밖에도 여러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계절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데, 가을에 나뭇잎이 알록달록하게 단풍 드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단풍현상이 꼭 가을에만 일어나지 않는 게 염생식물의 독특한 특징이다. 여름철에 나문재, 수송나물, 칠면초, 해홍나물 등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가을에 단풍물이 드는 경우가 가장 많으므로 단풍든 염생식물들을 관찰하는 것은 이맘때가 적기다. 잎과 줄기가 통통하게 생긴 것도 염생식물의 특징이다. 낚시돌풀, 땅채송화, 번행초, 칠면초, 퉁퉁마디 등이 이런 모습이다. 잎은 비늘처럼 퇴화한 대신에 줄기마디가 불룩불룩 튀어나와서 우리말이름을 얻은 퉁퉁마디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땅채송화나 번행초의 잎은 두꺼울 뿐만 아니라 즙이 많이 들어 있다. 염생식물들이 사는 곳은 바닷가 습지다. 육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강의 어귀에 살기도 하고, 바닷가 모래땅에 살기도 하며, 바다 쪽으로 더욱 나가서 밀물 때면 물에 잠기는 갯벌에 살기도 한다. 남해안이나 동해안에도 이들의 자생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 면적이 매우 좁다.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에는 대부분의 바닷가 습지에 많은 염생식물이 살고 있으므로 서해안 갯벌 어느 곳을 찾아가도 몇몇 가지의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서울 근교에서 염생식물을 관찰하기에 좋은 곳 가운데 선재도가 있다. 이 섬은 제부도와 영흥도 사이에 놓인 서해의 작은 섬으로 행정구역은 영흥도와 함께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한다. 옹진군의 섬이라고는 하지만 경기도 안산시의 제부도와 선재대교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자동차를 몰고 갈 수 있다.2001년에 건설된 영흥대교에 의해 영흥도와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제부도를 거쳐 선재도에 이른 후에 영흥도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꽃을 따라 나서는 여행에서도 세 섬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바닷가 습지에서 주로 자라는 갈대 이맘때 선재도를 비롯한 제부도, 영흥도에는 까실쑥부쟁이, 감국 같은 가을꽃들이 산과 들에서 한창이다. 억새도 서울 근교의 다른 곳들에 비해서 유난히 많다. 세 섬의 산과 들에 피는 가을꽃들만 해도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풍광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곳 섬들에는 내륙의 가을 들녘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선재도 바닷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염생식물은 억새와 생김새가 조금은 비슷한, 갈대다. 억새보다 키가 더 크고, 꽃이나 열매가 갈색을 띤다. 내륙의 강가에서도 자라지만 드물고, 바닷가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큰 무리로 자라고 있는 갈대 군락지에서 바다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칠면초 대군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밀물 때는 식물이 자랄 것이라고 상상도 못하는 물바다가 썰물 때가 되면 새빨간 칠면초 군락으로 변해서 장관을 연출한다. 칠면초 군락과 갈대 군락 사이에서는 아직 푸름을 자랑하고 있는 지채를 만날 수 있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작은 열매들을 달고 있다. 여름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로 물이 드나드는 곳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뿌리가 매우 튼튼하게 발달해 있다. 전국의 바닷가에 분포하지만 흔하지는 않으므로 선재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염생식물이다. ●밀물 때는 바다… 썰물 때는 칠면초 군락 지채가 사는 곳에서는 칠면초와 비슷하게 생긴 해홍나물도 발견할 수 있다. 칠면초에 비해서 육지에 가까운 바닷가에 자라는 게 보통이며, 잎 끝이 더욱 뾰족하므로 구분할 수 있다. 가을철에 빨간 단풍이 드는 것은 칠면초와 같다. 선재도 바닷가 몇몇 곳에서 발견되는 갯개미취도 염생식물 가운데 하나다. 국화과 식물로서 산에 자라는 개미취, 벌개미취 등과 유연관계가 깊다. 하지만 잎이 통통하게 생겼기 때문에 산에서 자라는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가을철 선재도 바닷가에서는 이밖에도 가는갯는쟁이, 갯질경이, 수송나물 등을 볼 수 있다. 염생식물은 바닷가 습지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생물 가운데 하나다. 많은 종류가 육지가 바다로 이어지는 전이지역인 추이대(推移帶)에서 살고 있다. 염생식물들이 살고 있는 이곳은 훼손압력이 높은 곳이기도 해서 도로확장, 택지개발 등에 의해서 손쉽게 훼손된다. 추이대는 인간에게보다는 염생식물을 포함한 생물들에게 더욱 중요한 지역이다. 제부도와 영흥도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 길목에 자리잡은 선재도에도 개발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식물 매화마름이 자라던 논에는 상가와 여관들이 들어선 지 이미 오래되었고, 염생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매립되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지금 선재도에 남아 있는 지채, 갯개미취, 칠면초 같은 염생식물이 자라는 바닷가 습지만이라도 보전되었으면 좋겠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우리말 여행] 해설피

    정지용의 시 ‘향수’.“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이 구절을 이해하는 데 ‘해설피’는 어려움을 준다.‘해가 질 무렵’,‘구슬프게’ 등으로 이해한다.‘설핏하다’라는 말이 있다.‘해가 져 밝은 빛이 약하다’는 뜻이다. 충청 지역에서는 ‘해설핏하다’는 말이 쓰인다.‘해가 질 무렵’으로 보는 근거가 된다. 이어지는 ‘금빛’이 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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