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리말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미분양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총파업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비주류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에이즈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35
  • [우리말 여행] 홍시 먹다 이 빠진다

    홍시는 물렁하게 잘 익은 감이다. 연시, 연감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홍시를 먹다 이가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혀 그렇게 될 리가 없음에도 일이 꼬이는 것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뜻밖에 실수나 실패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두부 먹다 이 빠진다’는 속담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 어딤채 최고 요리비법 찾아라

    수산물을 이용해 김치를 담그는 ‘어딤채’ 레시피(요리법) 공모전이 열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오는 9월1일 부산에서 ‘전국 어딤채 레시피 공모전’을 개최한다. 참가 자격은 만 18세 이상이며, 작품은 8월19~21일 접수한다. 1차 예심을 통해 50명을 선발, 행사 당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을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과 상금을 준다. 이번 행사에는 어딤채 기능보유자, 전통요리 연구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풍부한 대학생 등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전통 어딤채의 레시피를 발굴, 이를 대중화시켜 수출전략 상품으로 세계화하려고 공모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딤채’는 ‘고기 어(魚)’와 김치의 순수한 우리말인 ‘딤채’의 합성어. 1809년 빙허각(憑虛閣) 이씨가 저술한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소개된 전통식품이나, 그동안 제조법이 특정 가문에서만 전해져 오고 있다. 수산물 김치는 전복·낙지·홍어 등 고급 수산물이 20~30% 함유된 것으로 젓갈이 3% 정도 함유된 일반 김치보다 맛이 뛰어나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수산과학원은 지난 6월 수산물 김치 34종의 요리법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3년 동안 수산물 김치 100종을 발굴해 요리법을 표준화하고 유통·저장 기술을 개발, 상품화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우리말 여행] 자리끼

    지금은 드문 일이지만 예전엔 잠자리의 머리맡에 물을 떠다 놓고 잤다. 자다가 목이 마르면 바로 마시기 위한 잠자리용이었다. 이 물이 자리끼다. 자리끼는 요강과 함께 잠자리의 필수품이었다. 화장실과 물을 마실 수 있는 부엌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요강은 냄새가 나니 머리맡에서 먼 곳에 놓았고 자리끼는 머리맡에 두었다.
  • [우리말 여행] 단솥에 물 붓기

    빨갛게 단 쇠에 물이 닿으면 바로 수증기로 변해 버린다. ‘단솥’은 불에 달아 뜨거운 솥이다. 여기에 물을 부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속담 ‘단솥에 물 붓기’는 ‘형편이 기울어 아무리 도와주어도 보람이 없다’는 의미를 지니게 됐다. ‘밑 빠진 항아리’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버쩍버쩍 없어짐’을 비유적으로 가리킬 때도 쓴다.
  • [우리말 여행] 부끄럽다와 수줍다

    행동하는 데 당당하지 못하고 거리끼는 게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다만 ‘부끄럽다’는 놓여진 상황에 거리낌의 원인이 있다. ‘칭찬에 부끄러워하다.’ 또 ‘부끄럽다’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행위를 했을 때 보이는 태도이기도 하다. ‘수줍다’는 그렇지 않다. ‘수줍다’는 대체로 각자 타고난 성격 때문에 보이는 부끄러움이다. ‘수줍어 얼굴을 붉히다.’
  • [우리말 여행] 번개, 천둥, 벼락

    번개는 빛이다. 빠름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약속을 정해 당장 만나는 일을 뜻하는 통신 언어로 쓰이기도 한다. 번개가 공중에서 전기 입자가 부딪쳐 발생하는 빛이라면 천둥은 이때 뒤따라 나는 소리다. ‘우르릉 쾅쾅’ 하는 소리가 난다. 벼락은 공중의 아주 센 전기가 지상의 물체에 흐르면서 물체에 타격을 입히는 현상을 가리킨다.
  • [우리말 여행] 번갈다

    한 번씩 차례를 바꾸거나 되풀이한다는 의미다. 주로 ‘번갈아’ 형태로 쓰인다.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하다.’ ‘번(番)’은 ‘차례로 숙직이나 당직을 하는 일’을 뜻한다. ‘불침번’ ‘당번’의 ‘번’이다. ‘갈다’는 ‘교체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번갈다’는 본래 숙직이나 당직 바꾸는 일을 뜻했다. 여기서 의미가 확대돼 지금처럼 ‘차례를 바꾸다’는 뜻으로 쓰인다.
  • [나눔 바이러스 2009] “장애인과 흥겨운 놀이마당… 사랑이 절로”

    [나눔 바이러스 2009] “장애인과 흥겨운 놀이마당… 사랑이 절로”

    “강남 학생들이 공부만 안다고요? 나눔도 안답니다.” 23일 오전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어울림마당’이 열렸다. 장애인들은 객석에서 흥겨워했고 고교생들은 무대에서 신명나게 사물놀이 공연을 펼쳤다. 기독교방송 합창단원들의 노랫소리도 울려 퍼졌다. 모두 15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의 기획자는 청소년 봉사단체 ‘안다미로’ 회원들이다. ‘안다미로’는 지난해 서울 현대고등학교 학생 등이 모여 만든 봉사동아리다. 안다미로는 ‘그릇에 넘치도록 많은 것을 담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웃과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자는 취지라고 한다. 이번 ‘어울림마당’은 안다미로 회원들이 내놓은 첫 ‘대작’이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회장 홍지안(17·현대고2)양은 “두달여 간 열심히 준비했지만 뭔가 어설픈 것 같은데도 많은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 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안다미로는 처음에 학교 동갑내기 친구인 홍양과 박지영양, 이성재군, 박예슬양 등 4명이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이군은 “복지관에서 혼자 봉사하다 보니 청소같은 잡무밖에 할 수 없어 좀더 ‘큰일’을 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봉사에 관심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추가로 가입해 현재는 모두 18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창립 이후 장애인복지관인 서울 상일동 ‘사랑 쉼터의 집’에서 매달 두번씩 봉사활동을 벌여온 이들은 장애인의 신체적 특징을 ‘틀린 것’으로 여기는 비장애인들의 편견을 깨고 서로 한걸음씩 다가가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모여 회의를 가진 회원들은 강남구청의 지원과 각자의 용돈을 모아 행사비용 60여만원을 마련했다. 1시간여의 행사를 마친 뒤 회원 박지영(17)양은 “시간을 쪼개 의미있는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며 좋아했다. ‘안다미로’는 이날 모은 40여만원을 사랑 쉼터의 집에 기부해 시설내 미끄럼방지턱을 설치하는데 쓰기로 했다. 다음달 15일에는 형편이 어려운 주한 외국인들의 한글공부를 돕기 위해 10개 국어로 된 ‘한글단어장’을 준비 중이다. 글 사진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우리말 여행] 샅

    ‘사타구니’는 두 다리 사이다. ‘샅’도 같은 말이다. ‘사타구니’는 이 ‘샅’에 ‘-아구니’가 결합한 형태인데 ‘샅’을 낮춰 이를 때 쓴다. 이 ‘샅’은 씨름에서 다리와 허리에 둘러서 손잡이로 쓰는 ‘샅바’,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가리키는 ‘고샅’ 등에서도 보인다. ‘샅’은 ‘두 물건의 틈’을 뜻하기도 한다. ‘샅샅이’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라는 뜻을 지녔다.
  • [우리말 여행] 샘바리

    ‘남의 일이나 물건을 탐내거나 자기보다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기도 한다.’ ‘샘’을 가리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샘이 많다’는 말을 듣는다. 주위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안달까지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가리켜 ‘샘바리’라고 한다. 샘이 많아서 안달하는 사람이다.
  • [우리말 여행] 춘희

    라트라비아타(La Traviata). 프랑스 작가 뒤마의 소설을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다. 이 오페라는 ‘춘희(椿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말은 ‘라트라비아타’를 일본에서 번역하면서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어다. ‘춘(椿)’은 ‘동백’, ‘희(姬)’는 ‘아가씨’를 뜻한다. 처음 전해질 땐 ‘동백 아가씨’ ‘동백꽃 여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 [우리말 여행] 보라

    ‘보라’는 흩어지는 눈이나 물 등을 뜻한다.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진다. 물은 바위 등에 부딪치면 안개 모양으로 흩어진다. ‘물보라’는 이렇게 흩어지는 잔 물방울이다. 바람도 물을 흩어지게 한다. ‘비보라’는 ‘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비’라는 뜻이다. 추운 겨울날 바람에 불려 휘몰아쳐 날리는 눈은 ‘눈보라’가 된다.
  • [우리말 여행] 얘들아

    ‘애’는 ‘아이’의 준말이고, ‘-들’은 복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그런데 ‘애들’을 부를 때 ‘애들아’라고 하지 않는다. “얘들아, 뭐하니?”처럼 표현한다. ‘얘’는 ‘이 아이’가 줄어든 말이다. 문법적으로 ‘애들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부를 때는 지시 관형사 ‘이’가 들어간 ‘이 아이’의 준말 ‘얘’를 사용한다. 통상 ‘얘들아’라고 표현한다.
  •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여행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을까. 각박한 일상을 떠나 느릿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에 좀더 의미를 둘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잊고 있었던 것, 혹은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과 공간 속으로 떠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섬을 찾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길은 어느새 설렌다. 많은 방향표들을 거치며 미지의 장소를 찾아가듯 다다른 곳은 나와 섬 사이의 간격을 실감하게 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한 발자국씩 내딛은 길들이 어느새 연육교를 건너 소백산 끝자락에 위치한 무섬마을의 시간 앞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연육교를 건너 처음 마주한 무섬마을의 첫 느낌은 마음속으로 나지막한 탄성을 지르게 했다. 100년 이상된 가옥들이 즐비한 이곳은 무성필름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혹은 오래된 소설 속에 묘사된 것 같은 풍경이 물씬 풍기는 마을이었다. 마을에 점점 가까워지면 질수록 나는 고요에 놀라고 마을이 펼쳐놓은 시간들에 놀랐다. 그렇듯 나에게 허락된 여유는 과거로의 여행에 몸을 싣고 천천히 시간 속을 배회하고 있었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라고 한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섬 전체 3면을 감싸고 있고 넓게 펼쳐진 모래 해변 위에 한옥들이 어우러진 채 떠 있는 형상이다. 이곳에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것은 1666년 무렵부터로 전해지고 있다. 그 후 세대를 거쳐 반남박씨와 선성김씨가 함께 살아오면서 이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한때는 1200여 명이 살았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20여 가구 40여 명만이 남아 있다. 마을 입구 어귀에 위치한 정자를 비롯해 전통가옥, 그리고 조선시대 후기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이 골목과 담장을 나눠가지며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영주판 ‘하회마을’이라고도 불리어지듯 안동 하회마을과 지형적으로도 비슷해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마을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으며 때 묻지 않은 시간 여기저기에는 바람, 새소리, 물소리가 소란스럽게 목청을 돋우고 있었다. 또한 무섬마을은 시인 조지훈의 처가가 있던 곳이다. 이곳의 아름다운 정취를 바라보며 이별과 아픔을 읊조린 그의 시, <별리(別離)>가 쓰여진 곳이기도 한데, 이곳의 풍경을 배경으로 떠올리며 한 행 한 행 구절을 읊조리니 어느새 시인의 심성에 가 닿아 있는 듯하다.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 넘어로/ 나즉히 흰구름은 피었다 지고/ 두리기둥 난간에 반만 숨은 색시의/ 초록저고리 다홍치마 자락에/ 말없이 슬픔이 쌓여 오느니/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 가는데/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가고/ 방울 소리만 아련히/ 끊질듯 끊질듯 고운 미아리/ 발 돋우고 눈 들어 아득한 연봉을 바라보다/ 이미 어진 선비의 그림자는 없어/ 자주고름에 소리없이 맺히는 이슬방울/ 이제 님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 원앙침 빈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꾀꼬리 노래하던 실버들 가지/ 꺽어서 채찍삼고 가옵신 님아 - 조지훈, 「별리(別離)」 전문 자연의 소리 가득한 이곳의 분위기와 조우한다면 꼭 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 한 소절 멋들어지게 읊조리고 싶은 충동이 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곳은 《이어도》 《금당벽화》로 유명한 소설가 정한숙의 단편소설 <고가>의 배경이 되기도 한 마을이다. 솟구쳐 흐르는 물줄기모양 뻗어 내린 소백산 준령이 어쩌다 여기서 맥이 끊기며 마치 범이 꼬리를 사리듯 돌려 맺혔다. 그 맺어진 데서 다시 잔잔한 구릉이 좌우로 퍼진 한복판에 큰 마을이 있으니 세칭 이 골을 김씨 마을이라 한다./ 필재의 집은 이 마을의 종가(宗家)요. 그는 종손이다./ 필재의 집 앞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나서면 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중략>… 이렇게 시작되는 소설은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그의 주옥같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도입부를 읽고 있으면 강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보며 묘사해 나가는 작가의 행간 속에서 마을을 돌아가는 물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이곳은 희미한 과거의 시간을 현재의 시간 속에 뚜렷이 각인시켜 놓는다. 시와 소설의 배경으로 쓰여질 만큼 마음의 여유와 영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이 마을의 지형은 풍수지리학으로는 매화꽃이 피는 매화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 형국이라 하여 길지로 꼽힌다고 한다. 당대의 예술가들이 받았던 마을의 기를, 나도 같은 자리에서 한껏 받아 보고 싶은 소망이었는지 노트를 꺼내서 뭐라도 적어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날이 어둑해지도록 좁은 골목과 낮은 지붕들이 길을 불러들인다.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박천립 가옥과 만죽재 고택 등을 거쳐 마을 한바퀴를 돌다보면, 담장 옆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와 처마, 그리고 누군가 세워둔 자전거의 휴식과 마주하기도 한다. 또한 흙길을 걷다보면 앞마당 빨랫줄에 널어진 옷가지들이 소박하고 정겨운 오후의 풍경이 되어 자연스럽게 스치기도 한다. 삼삼오오 모여서 밭일을 나가시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 아, 고요와 적막이 나의 시선을 이렇게 붙잡을 수 있었구나. 그러고 보면 그동안 너무 많은 소음에 무감각하게 살아온 것 같다. 이곳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문득 두려워지기도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걸어간 곳은 솟대가 내려다보는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길이 150 미터 길이의 외나무다리다.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다듬어 만든 외나무다리는 장마 때면 휩쓸려 떠내려가기 일쑤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복원하기를 반복하며 해마다 ‘외나무다리’ 축제도 열고 있다. 아련한 시간여행을 하는 나와 저 건너 육지 사이의 마음의 통로라고 해야 할까. 한 사람 정도 겨우 올라설 수 있는 좁은 외나무다리는 내성천을 가로질러 연결되어 있는데, 반짝이는 물이랑을 내려다보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이것 역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풍경이다. 느릿느릿 건너가는 구름도, 모래해변 위 물새의 발자국도, 이 마을에서의 시간은 너무도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이곳에도 어느덧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았지만 이제는 좀더 많은 관광객들을 가까이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 입구 왼편,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한옥전통마을 공사가 1년 후인 올 11월에 맞춰 완공되기 위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마땅한 민박이나 음식점 하나 없어서 불편해 했던 여행객들을 생각하면 이제는 시간을 좀더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니 좋은 변화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훼손되지는 않을까 염려가 들기도 한다. 전통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면서 오래도록 널리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이곳을 찾은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IC 주변에서 인삼순대와 막걸리 한 잔, 그리고 계절마다 각각 다른 정취를 펼쳐놓는 영주 소백산의 산행과 더덕즙을 곁들인다면 경북 영주에서의 여행은 훨씬 다양해질 것이다. 시설 좋고 편리한 곳에서 누리는 여행은 이곳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조금 불편하고 무료할 수도 있는 시간이 온통 우리를 초대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여행의 선물이다. 녹음이 더욱 짙어지는 계절, 일상의 무거움을 비워버리고 천천히 첫 발걸음을 떼어보는 것이 어떨지. 섬 안시아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탯줄이 연육교처럼 놓인 어머니 자궁은 내겐 육지였다. 허공을 달려온 빗방울조차도 너라는 육지 사이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오랜 잠수처럼 숨막히던 내 사랑도 그 때문이었으리. 그 간격이 때론 우리를 무모하게 만든다. 잠시 모래 위에 내려앉은 새들도 너와의 거리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섬과 육지 사이 일곱 색색의 탯줄이 놓인다. 네게로, 시간 속으로,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글 · 사진 안시아 시인
  • [우리말 여행]난장판

    옛날 선비들에게 과거(科擧)는 관리가 되는 주요 통로였다. 과거시험이 있으면 전국에서 수많은 선비들이 시험장으로 몰려들었다. 시험장은 밀치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로 인해 뒤죽박죽되기 일쑤였다. 이런 과거 마당을 ‘난장(場)’이라고 했다. 여기에 빗대어 ‘여러 사람이 함부로 떠들거나 뒤엉켜 뒤죽박죽이 된 상태’를 난장판이라고 부르게 됐다.
  • [우리말 여행] 끼어들기? 끼여들기?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서는 일을 뜻한다. 피동이 아니라 능동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따라서 ‘끼어들기’가 어법에 맞는다. ‘끼여들기’는 ‘끼다’의 피동사 ‘끼이다’가 쓰인 형태다. 그럼에도 ‘끼여들기’로 잘못 적게 되는 이유는 발음 때문이다. ‘끼어들기’는 발음이 [끼어들기] 또는 [끼여들기]로 난다. 이 발음에 이끌려 ‘끼여들기’로 적는 예가 종종 있다.
  • [우리말 여행] 남방

    ‘남방(南方)셔츠’를 줄인 말이다. 여름에 남자들이 양복저고리 대신 종종 입는다. ‘남방’은 한자에서 알 수 있듯 남쪽 지방, 구체적으로는 동남아 지역을 가리킨다. 이 지역 사람들이 입는 모양의 옷이라는 뜻이 있다. 이곳은 날씨가 덥다. 그래서 소매가 짧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주로 입는다. 형태는 와이셔츠와 같으나 색상과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 [우리말 여행] 글귀

    한자 ‘구(句)’가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는 ‘귀’로 읽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현재의 표준어 규정이다. ‘구’와 ‘귀’로 혼동이 심해 ‘구’로 통일한 것이다. 그래서 ‘시귀’가 아니라 ‘시구(詩)’가 표준어다. ‘귀절’도 ‘구절(句節)’, ‘절귀’도 ‘절구(絶句)’가 표준어다. 그러나 ‘글귀(-句)’와 ‘귀글(句-)’은 예외로 했다. ‘구(句)’의 훈이 ‘글귀’인 데 따른 것이다.
  • [한-EU FTA 타결] 李대통령 막전막후 활약

    │스톡홀름(스웨덴) 이종락특파원│스웨덴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그동안 기울인 숨은 노력을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초 폴란드와 이탈리아가 한·EU FTA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마침 이 대통령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순방을 통해 이들 두 국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투자 늘 것” 강조에 수긍 이 대통령은 “폴란드의 경우 유보적인 입장이 상당히 강했고 대통령과 총리의 관장 업무가 다른만큼 견해도 달랐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EU FTA가 체결되면 폴란드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도 폴란드를 EU와 러시아로 통하는 수출 관문이자 전초 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설득했다. 레친스키 대통령은 회담 직후 EU 통상장관 회의에 FTA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이탈리아도 정상회담 직후 ‘우군(友軍)’으로 돌아섰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업인 피아트 때문에 FTA를 망설였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입장 전환과 관련해선 “정말 극적으로 됐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피아트가 만드는 것은 소형이지만 서울에서 실어오는 자동차는 쏘나타 같은 중형 또는 그 이상이어서 피아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伊총리 신념 치켜세워 효과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는 EU의 의장국이고 G8의 의장국을 맡았고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유럽에서 최장수 3번째 총리로 우리말로 하면 어른인데 누구보다고 자유무역에 대한 신념이 강하지 않으냐.”고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말했다. 결국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FTA 지지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에 맞는 맞춤형 설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우리말 여행] 분리수거

    ‘수거’는 거둬 가는 것이고 ‘배출’은 내놓는 일이다. 이 둘이 혼동돼 쓰일 일은 없다. 그런데 ‘분리수거’라는 말에서는 혼동해 쓰인다. ‘분리수거’는 쓰레기 등을 종류별로 나누어 내놓은 것을 거두어 간다는 말이다. 대개 청소대행업체 등에서 ‘분리수거’를 한다.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는 ‘분리수거’하는 게 아니다. 분리해서 배출을 할 뿐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