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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곳에 가고싶다]山 올랐더니 城을 돌았네

    산성산(山城山·603m)은 이름 그대로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산이라기보다는 옛 성터로 보는 게 좋을 듯하다.삼국시대부터 축성돼 온 금성산성(金城山城)이 사면을 두르고 있어 ‘산성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외지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은 전남 담양벌판 북쪽에서 전북 순창군 팔덕면에 걸쳐 항아리형 분지를 이루고 있다.동쪽으로는 지리산,서쪽으론 추월산이 마주 서 있다.남으로는 무등산이 건너다 보이고 북으론 ‘소금강’이라 불리는 강천산·회문산 등과 맞닿아 있다. 산성산은 여러 봉우리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이다.1894년 동학군이 이곳을 지키는 관군과 혈전을 벌이기도 했으며,6·25때는 빨치산들의 주요 거점지였다. 담양군 금성면 원율리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잠시 가다보면 주차장이 나온다.차를 세우고 조금 가파른 소로를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순창의 강천사쪽에서 오르는 길을 제외하면 이곳이 외길이다.짙푸른 녹음과 찔레향이 코끝을 찌른다.등산로 주변엔 제철을 맞은 산딸기들이 빠끔히 얼굴을 내민다.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도 청량제처럼 시원하다. 2㎞쯤 올라가면 10여m 높이의 석축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외남문(보국문·輔國門)이 우뚝 솟아있다.오른쪽으로는 이천골이 깊게 패어있다.정유재란때 성을 방어하다가 죽은 시체가 2000구에 이르러,이들을 남문 아래 협곡에 옮겨 태웠다.그래서 이 계곡을 이천골이라 하는데 골짜기 ‘골’이 아니라 뼈 ‘골(骨)’자를 쓴다고 한다. 외남문에서 왼쪽으론 담양호가 한눈에 들어온다.드넓은 호수 뒤로는 추월산·병풍산이 병풍처럼 이어져 담양골을 감싸 안는다.외남문에서 50m쯤 더 올라가면 내남문(충용문·忠勇門)이 나타난다.문루에 올라 잠시 땀을 훔치고 내려다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진다. 이곳부터 좌우로 깍아내린 듯한 직벽 능선을 따라 돌을 쌓아 만든 성(城)이 이어진다.어떻게 이토록 가파른 경사면에 초석을 깔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을 쌓았을까.성의 웅장함에 대한 경이로움에 앞서 민초들의 수고로움에 절로 숙연해진다. 이 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있었고,고려조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려사 절요 기록).성은 시루봉(504.3m)을 정점으로 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과,동문∼운대봉(603m,이 산의 최고봉)∼북문∼서문으로 연결된다.정상 일대 분지를 감싸는 포곡형 산성이다.이 구간의 전체 길이는 7345m로,어른 걸음으로 두시간쯤이면 족하다.이들 봉우리 사이사이엔 망루와 화포를 설치한 흔적들도 보인다. 가장 쉬운 등산코스는 남문∼보국사터∼서문∼철마봉∼남문에 이르는 구간.남문에서 100m 남짓 걸으면 왼쪽으론 보국사터,오른쪽으론 동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성곽 안 분지는 30여만평 규모로 곳곳에 민가터와 관아터,화약·식량 보관소,절터 등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남문에서 계곡을 따라 1㎞쯤 걸어 내려갔다.보국사터란 안내표지판과 함께 허름한 토담집이 보인다.토담집 방문 앞에 ‘휴당산방(休堂山房)’이란 나무 간판이 걸려 있다.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다.그대신 흙담 벽면에 자필로 쓴 시(詩)가 눈에 들어온다.‘금성산이 어디메뇨’란 시엔 이곳 산성의 위치와 역사를 가늠케 하는 내용의 문구들이 깨알만한 글씨로 씌어 있다.저자는 ‘도림(道林)’.어느 기인(奇人)이 자연과 더불어 도를 닦으며 살고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민가터인지 다른 용도의 건물터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물길이 제법 세찬 계곡 옆엔 평지와 대나무 숲,뽕나무 등 심산유곡에선 보기 힘든 생활용 나무들이 보였다.바윗돌을 파내 절구통으로 사용했을 법한 물건도 간간이 눈에 띈다. 원시림이 빼곡한 계곡을 따라 담양호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서문이 우뚝 솟아 있다.적이 침투하기 쉬운 서문(계곡)은 옹성으로 축성됐으며,평석으로 쌓은 옹성중에는 유일하게 남은 유적이기도 하다. 서문에서 왼쪽 사면을 가파르게 가로질러 철마봉∼노적봉에 이르면 막혔던 숨이 탁 트인다.성벽 돌담길을 따라 남문까지 되돌아오는 데는 쉬엄쉬엄 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이 코스는 아이들이나 노약자를 동반해도 무리는 없다.남문∼동문∼북문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파르고 험준한 구간이 많다.동문쪽에서 강천사로 내려가는 코스는 곳곳이 암벽이어서 피하는 게 좋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볼거리·먹을거리 죽향(竹鄕)담양은 대나무를 테마로 한 음식과 생활용품들이 즐비하다.또 광주호(담양군 남면) 일대 가사문화권을 놓치면 안 된다.담양읍에서 광주쪽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고가다가 망월동(광주5·18묘지 인근) 3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광주호 쪽으로 올라가면 한국가사문학관이 나온다.읍내에서 이곳까지는 승용차로 20분 소요.문학관 주변엔 소쇄원,환벽당,식영정,송강정 등 조선조 가사문학 유적지가 산재한다.읍내에는 한국대나무 박물관(061-380-3223∼4)이 있으며,이곳에서 각종 대나무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먹을거리는 대통밥과 대통 토종닭찜,죽순 나물 등으로 유명한 죽림원(061-383-1292,월산면) 귀빈관(061-383-5800,읍내) 등을 찾으면 된다.현미·찹쌀·검은콩·수수·밤·대추·버섯 등 12가지 잡곡 등을 대통에 넣어 쪄 내는 밥으로 1인분 8000원,자연부화한 토종닭 대통찜 3만 5000원. 등산로 바로 입구에 최근 개장한 담양온천과 그에 딸린 관광호텔(061-380-5000)이 있다.주변에 민박집은 거의 없어 읍내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가는길 수도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를 막 지나 88고속도로로 진입,담양읍으로 들어오면 된다.읍내에서는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가 전북 순창까지 이어지는 24번 국도를 따라 금성면 원율리 삼거리까지 간다.이곳에서 담양호쪽으로 난 101번 지방도를 따라 2㎞쯤 가다 보면 담양온천 앞에 금성산성 안내판이 보인다.여기서 오른쪽으로 2.5㎞쯤 오르면 등산로와 이어지는 작은 주차장이 나온다.˝
  • [사설] 주한미군 일방적 역할변경 안된다

    찰스 캠벨 주한 미8군 사령관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과 관련,“동아태지역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든 투입가능하다.”고 밝힘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변경 및 병력감축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다.지금까지 주한미군의 임무는 북한의 전쟁억지를 최우선으로 삼고,북한군의 남침시 이를 격퇴하는 것으로 규정돼 왔다. 미국이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을 시도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문제는 이같은 중대사안이 우리 정부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재조정에 따른 주변국과의 관계 재정립,감축 규모 및 시기,한·미연합사의 역할 재검토 등 두 나라간 협의를 거쳐야 할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이런 중대사가 충분한 협의 없이 주한미8군 사령관의 입을 통해 불쑥 발표되는 식은 곤란하다. 캠벨 사령관은 특히 한·미연합군의 역할과 관련해 “한미연합병력(Combined Formations)이 장기적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에서 인도주의 및 평화유지 작전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단히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주한미군측은 한·미연합사의 ‘한·미연합군(Combined Forces)’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나중에 해명했지만 우리로서는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미연합군은 북한의 남침을 겨냥해 설치됐고 작전지역도 한반도로 국한돼 있다.만약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미연합군 작전범위를 해외로 넓힌다면,이는 우리의 군사자주권을 해칠 뿐 아니라 중국,북한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초래하게 된다.주한미군 감축을 포함한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는 미국의 일방적 주도가 아니라 한·미간의 진지한 협의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 카이스갤러리 김보희 개인전

    한국화가 김보희(52·이화여대 교수)가 그리는 풍경은 단순히 거기에 있는 풍경이 아니다.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몰입하게 만드는 풍경,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인 풍경이다.28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김보희 개인전’은 침묵과 관조 속에 자연의 숭고미를 한껏 체험하게 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작가는 한결같이 자연의 풍경을 그려왔다.산을 등지고 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한국의 산하가 단골 소재다.하지만 그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사하지 않는다.실경에 바탕을 두되 일종의 색면추상의 형태를 취한다.구체적인 자연은 선과 평면의 추상적 이미지로 바뀐다.전통회화에 현대적 개념의 추상성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작가는 “동양화와 서양화,구상화와 추상화를 보는 법이 다르지 않다.내 자신에 솔직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작가는 수묵과 채색을 적절히 구사한다.중첩된 먹색이 끝없이 안으로 스며드는 듯 화면 전체를 감싸고 돌아 그림의 무게와 깊이를 더해준다.이번 전시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평면성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작가는 화폭의 위아래와 옆면까지 그림을 그려넣어 오브제적인 회화를 처음으로 시도했다.전통 한국화에 3차원적인 공간감까지 가미한 것이다. 이번 전시의 또다른 감상 포인트는 ‘김보희식 점묘화풍’을 이해하는 것.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섬세한 필촉의 점들은 미세한 떨림의 물살을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전시에는 네 개의 작품을 하나로 이은 웅장한 산세를 담은 초(超)대작,수평으로 기다랗게 펼쳐진 석양 무렵의 바다 풍경화 등 ‘무제’란 이름의 작품 15점 가량이 선보인다.(02)511-0668. 김종면기자 jmkim@˝
  • [기고] 中·EU의 변화와 우리의 과제/임상규 과학기술부 차관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에 두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하나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경제긴축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고,다른 하나는 동구권 10개국의 가입으로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버금가는 대규모 경제권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을 줄이고 수출선을 다변화해야 한다.’거나,‘동구 유럽국가들을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등 경제계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그러나 이런 변화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욱 치열한 국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선,중국이 경제긴축정책을 표방하는 것은 단지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소극적인 목적이 아니라,경제 구조를 튼튼히 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려는 적극적인 성장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중국은 ‘세계의 공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의 기술·개발(R&D) 기지’로 발전해 나가려 하고 있으며,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상하이에 입주해 있는 세계적인 기업의 R&D센터만 101개에 달하며,한 해 이공계 대학 입학정원이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IT,전자,철강,자동차 등 우리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현재 3∼7년 정도인 우리와의 기술격차도 곧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사실은 앞으로 우리가 중국 내수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경쟁해야 함을 의미한다.즉 중국 경제의 긴축에 따른 당장의 수출 감소가 문제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우리의 기술경쟁력 우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가 보다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EU의 확대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변화도 마찬가지다.EU의 확대는 소비시장의 확대라는 측면도 있지만,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유럽의 선진 기업들이 서구의 뛰어난 기술력과 동구의 값싼 노동력을 결합하여 전반적인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높은 임금과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에 고전하던 유럽 기업들이 동구를 생산 거점으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면 우리의 기업들은 한층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국가 과학기술 체제 혁신과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승리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해법인 것이다.중국이 80년대 초부터 추진해온 ‘科敎興國’전략을 통해 거대한 용으로 부활했듯이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특히,국가 규모나 자원적인 측면에서 불리한 우리로서는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한정된 자원의 최대의 효율을 얻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종합 조정을 통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국가 전략적 목표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도약이냐 후퇴냐의 기로에 서있는 우리로서는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효율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절실한 과제이다. 임상규 과학기술부 차관˝
  • 반외교 “日우익 독도상륙 시도 유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일본 극우 단체의 독도 상륙 시도에 대해 “일부 일본 우익단체를 중심으로 일본 정부가 독도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우리로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독도는 국제법적·역사적·지리적·실효적으로 한국이 영유하고 있는 우리 영토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이 입장 아래 모든 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독도에서 동쪽으로 157㎞ 떨어진 일본령 오키섬에 도착한 일본 극우단체 ‘니혼시도카이’ 회원 4명은 6일 오전 9시30분 오키섬을 출발해 이날 오후 1시 시마네현 에토모항에 도착했다.이들은 한때 독도 쪽으로 기수를 돌리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으나 일본 해상 보안청의 제지·설득으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日人 독도상륙 절대 안된다

    독도 영유권을 놓고 억지주장을 계속해온 일본 우익단체들이 어제 급기야 독도 상륙까지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일이 발생했다.악천후로 무위로 끝나긴 했지만 상륙기도는 언제고 되풀이될 것이란 점에서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태다.지방의 소규모 단체 소행이라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우익 단체들이 앞장서 제기해온 일본내 독도 영유권 주장은 금년 들어 일본 정부까지 가세하며 점점 더 문제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지난 1월 우리의 독도우표 발행에 대해 일본 조야가 함께 강력 반발하고 나서더니,2월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까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따라서 우익단체들의 독도 상륙 기도가 최소한 일본 정부의 묵인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 독도는 우리가 실질 점유하고 있는 엄연한 우리 영토다.이들의 상륙기도에는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시위대와 선박이 우리 당국에 나포되면 선박송환과 인원석방을 국제해양재판소 등에 제기해 국제문제화하려 들 것임이 뻔하다.따라서 이러한 기도는 사전에 막아야 한다.독도경비대,해양경찰청 주도로 요란하지 않되 효과적인 저지대책을 세우고,외교적으로는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일본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독도는 현재 우리가 실질 점유하고 있는 우리 영토다.따라서 우리로서는 매우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여론이 너무 과잉반응을 보이거나,우익단체의 섬 상륙을 허용했다간 일본의 의도에 자칫 말려들 소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따라서 당국은 이들이 우리 영해상에 들어오는 즉시 신속하고도 단호하게 처리하고,여론은 냉정을 잃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 [씨줄날줄] 인질의 자기책임/강석진 논설위원

    ‘역시 일본답다.’ 이라크에서 납치됐다가 풀려나온 일본인 인질에게 쏟아지는 일본 사회의 비난이 모질다. 3명의 인질이 붙잡혔을 때 가족들이 기자회견에 나와 울고불며 ‘자위대 철수시키세요.’라고 고성으로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어 일본인도 많이 변했네.일본 사회가 저런 행동을 어떻게 수용할까.’ 궁금했었다. 그러면서 대비되어 떠오르는 것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의 모습이었다.5000명이 넘는 주민이 건물더미에 깔려 숨진 대참사였지만 일본 매스컴에는 몸부림치거나 고성으로 울부짖는 유가족 모습은 거의 비치지 않았다.그저 손수건이나 소매로 눈물 방울 꼭 찍어내는 모습이 전부였다.구조 작업이 늦느니,구호물자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그들은 그렇게 슬픔을 견디고 정부를 신뢰했다.아니 그런 모습으로 비쳐졌다.그것이 일본식 모범 행동이다. 그런데 인질들은 위험지역에 가지 말라는 ‘피난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들어갔다가 납치됐고,가족들은 자위대 철수 등 ‘정치적 발언’으로 국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으니 용의 턱 밑에 난 비늘을 거꾸로 거스른 셈이었다.아니나 다를까.목하 인질과 그 가족들은 ‘자기책임’론을 앞세운 매스컴의 혹독한 비난과 구출비용 일부를 인질들에게 물려야 한다는 감정적 주장앞에 입도 벙긋 못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국가주의’,‘집단주의’에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프랑스 르몽드지는 ‘이젠 저 정도로 인도주의 활동을 하게 됐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국제적인 이미지를 개선시킨 젊은이들에 대해 일본 사회는 자랑스럽게 여기기는커녕 헐뜯고 있다.’고 지적한다.일본내 진보진영에서는 ‘자기책임’이라고는 하지만 분쟁지역에는 불가피하게 인도적 구원활동을 하거나 보도 활동을 하는 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자기책임으로만 몰아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인다. 눈을 우리로 돌려보자.이라크에서 인질이 됐다가 풀려난 NGO 관계자는 아무런 여론의 질타도 받지 않고 ‘파병했더라면 무사히 풀려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그만큼 일본과 달리 우리는 ‘집단주의’나 ‘국가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것일까.아니면 ‘자기책임’ 의식이 옅은 것일까.파병 시기가 다가올수록 우리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데스크시각] 그의 것을 그에게/유세진 국제부 부장급

    정의란 무엇인가? 예부터 무수히 많은 철학자들이 정의에 대해 얘기했지만 이를 다 알 도리는 없다.다만 30여년 전 고등학교 때 “‘그의 것’을 그에게 주는 것”이 정의라고 배운 것으로 기억된다.과연 어디까지가 그의 것이냐를 분명히 규정하기 힘들어 매우 추상적인 설명일지도 모른다.어떤 것이 ‘그’의 것이 돼야 마땅하다는 공감이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그렇지 못하다면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핵개발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대치를 예로 들어보자.북한은 전력난 등 부족한 에너지자원과 자위권을 들어 핵개발은 북한 인민의 생존을 위해 북한이 당연히 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주장한다.그러나 미국은 핵무기 개발 위험을 들어 저지하려 한다.핵개발 권한을 북한이 갖느냐 여부를 놓고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분쟁이다.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지 어느새 1년이 다 돼가지만 미국은 지금 이라크에서 엄청난 저항에 직면해 곤경에 빠져 있다.지난 1주일여간 이라크 무슬림중 수니파의 성지 팔루자 등 이라크 곳곳에서 미군과 이라크 저항세력간 공방으로 미군 70여명과 이라크인 88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미군의 유혈 진압작전에 동맹국인 영국내에서조차 반발이 이는 등 미국은 역작용에 당황하고 있다. 미국의 말대로라면 이라크전은 독재자(사담 후세인)를 몰아내고 고통에 허덕이는 이라크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기 위한 아주 훌륭한(?) 전쟁이다.그런데 도대체 왜 미국은 저항에 직면하는 것인가.미국이 주요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대량살상무기(WMD)는 아직도 흔적조차 찾지 못하는 등 전쟁의 정당성이 우선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라크인의 입장에서 앞의 정의론을 적용시킨다면 이라크인의 것이 미국의 손에 쥐어진 때문에 저항이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독재자를 몰아낸 것까지는 대다수 이라크인이 환영하니 잘했다 해도 후세인이 쫓겨난 후 민주주의의 발전은 이라크인 스스로에게 맡겨야만 했다. 한용운은 일찍이 조선 독립의 필요성을 설파한 ‘조선 독립의 서’에서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 하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서,이같은 본성은 남이 꺾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가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이 자존성은 항상 탄력성을 가져 팽창의 한도,즉 자존의 길에 이르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것이니,조선의 독립을 감히 침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이처럼 그들의 자존을 회복하고 자신의 것을 되찾아 정의를 회복하려는 당연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요컨대 앞으로 이라크가 조속히 안정을 회복하려면 미국이 이제껏 틀어쥐고 있던 주도권을 하루빨리 이라크인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응제왕(應帝王)편에 중앙의 제왕 혼돈으로부터 환대를 받은 남해의 제왕 숙(淑)과 북해의 제왕 홀(忽)이 혼돈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사람처럼 일곱 구멍이 없는 혼돈에게 일곱 구멍을 뚫어주어 사람처럼 보고 듣고 먹고 호흡할 수 있도록 해주자며 날마다 구멍 하나씩을 뚫자 7일만에 혼돈이 죽고 말았다는 얘기가 있다.미국이 지금 이라크에서 하는 행동은 결국 숙과 홀이 혼돈에게 행한 바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조만간 3000명의 대규모 추가파병을 해야 하는 우리로서도 언젠가는 이라크인의 것을 이라크인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세진 국제부 부장급 yujin@seoul.co.kr˝
  • [사설] 파병문제 선거 이용 안돼

    이라크 상황이 제2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외국인 납치사태가 이어지는 등 급변하고 있다.더욱이 추가파병이 예정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이라크의 상황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걱정스럽다.지금 우리의 문제는 이라크의 상황이 어떻게 하면 국익과 국민의 안전에 피해가 돌아오지 않게 할 수 있을까,한·미동맹과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역할과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을까에 모아진다. 이라크 추가파병은 이미 파병이 결정되었다고 할지라도 애초에 설정한 파병 목적이라든가,현지상황이나 국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최종순간까지도 보완하고 재검토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국제사회나 한국과 미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도 열려 있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최근 이라크의 상황 변화에 따른 정부의 대처나 고민,정치권의 걱정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이 이라크 파병 전면 재검토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국가차원의 문제를 선거전략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파병문제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보완은 당연하지만 파병자체가 옳으냐,그르냐의 논쟁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더욱이 총선 선거일이 불과 사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권이 이를 총선 이슈화한다든가,선거전략으로 이용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이라크 파병은 재검토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국가이익,한·미관계,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중동권 국가와의 외교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무거운 주제다.당면한 선거에서 표를 얻기위해 국민 감정을 자극하고 편가르기에 나설 주제가 아니다.어느쪽이 되든 그것이 진정한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이다.국민의 생명까지 걸린 문제를 득표전략으로 이용하거나 국민 감정을 자극해 편가르기에 이용한다면 그 자체가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우연한 풍경’

    고도로 개념화된 이미지를 추구해온 작가 문범(50·건국대 교수).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연 그가 ‘랜덤 랜드스케이프(Random Landscape)’란 주제 아래 30여점의 신작을 내놓았다.작가는 자동차 도료와 스프레이를 활용해 금속 광택의 산뜻한 단색화면을 만들어낸다.때로는 그 위에 한두 군데 도료를 흘러내려 그림에 악센트를 준다.‘우연한 풍경’이다.하지만 그것은 문자 그대로 우연에 맡겨진 무작위의 풍경이 아니다.차라리 치밀하게 연출되고 고안된 작위의 풍경이다. 문범 작품의 생명은 재료의 물성과 원초적인 ‘핑거 페인팅’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이미지에 있다.단색의 오일스틱으로 그려낸 화면은 우리의 전통 수묵풍경화를 보듯 친근하게 다가온다.그런가 하면 나른한 침묵의 심연 속에 빠져들게 하는 몽환감을 안겨준다. 이번 전시에는 사진작품도 적잖이 나와 있다.고등어,플라스틱 압정 등 소재가 퍽 독특하다.일상적이고 사소한 사물과 그것이 놓여 있는 상황을 섬세하게 잡아낸 사진들은 우리로 하여금 ‘평범 속의 비범’을 만나게 한다. 현대미술이 어설픈 설치미술이나 미디어 아트 등에 휘둘리는 현실 속에서도 문범은 평면작업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다.웬만큼 독창적이지 않아서는 곁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게 평면작업이지만 그는 여전히 ‘평면’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애쓴다.“평면작업은 달리기로 말하면 100m 경기,즉 기본이며 인간을 영원히 감동시키는 장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전시는 새달 25일까지.(02)734-9467. 김종면기자 jmkim@˝
  • [NPB] 승엽 또 헛방망이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3경기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 빠졌다. 이승엽은 17일 지바의 마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으나 3타수 무안타(1볼넷)에 그쳤다. 지난 14일 세이부 라이언스전에서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에게 삼진 2개 등 3타석 연속 삼진 수모를 당한 이승엽은 이로써 3경기 연속 방망이가 침묵하며 타율이 .235에서 .216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이승엽과 1루수 자리를 다투는 후쿠우라 가즈야는 1루수 겸 3번 타자로 나와 안타를 뽑으며 타율을 .244로 끌어올렸다.이승엽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지난해 4승1패1세이브를 기록한 상대 선발 매튜 랜달로부터 볼넷을 얻었지만 3회와 6회 각 2루 땅볼로 물러났고,9회에는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롯데는 전날 오릭스 블루웨이브전에서 1-2로 역전패한 데 이어 이날도 1-4로 역전패했다. 한편 지난 2001시즌 55호 홈런을 터뜨리며 3차례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른 뒤 올해 요미우리로 이적한 외국인 거포 터피 로즈는 2회 3루타에 이어 7회 중월 1점포로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 [총선D-29] 인터넷 선거운동 ‘불법의 바다’

    4·15총선을 한 달 앞두고 사이버선거사범을 쫓는 선관위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됐다.그러나 단속 인력부족에다 통신운영업체에서 통신비밀보호를 이유로 선거사범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아 ‘나는 선거사범,기는 단속’이 될 우려가 있다. 중앙선관위(위원장 유지담)는 16일 정당,검찰,총선시민연대,포털사이트 및 통신사업자 담당자들에게 개정 선거법을 안내하고 사이버상에서 예상되는 비방·흑색선전 단속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선관위는 특히 17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새달 1일까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가 아닌 다른 인터넷사이트에 낙천·낙선 대상자 명단을 유포할 경우 선거법위반으로 간주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최근 탄핵 가결과 관련,자신이 운영하지 않는 인터넷사이트에 탄핵 발의 및 찬성의원들의 명단을 퍼나르고 이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을 주장하는 글을 함께 게시할 경우 위법이 된다. ●인터넷 실명제 반발 선관위 관계자는 “회의에서는 인터넷 실명제가 논란이 됐다.”면서 “그러나 현행 선거법이 게시물을 실명으로만 띄우게 하고 있어 이를 어기면 우리로서는 단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관련,인터넷 신문협회는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협회측은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상의 일부 비방 문화를 문제삼아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악법이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익명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운영자들끼리 모여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삭제된 글 퍼나르기 하면 안돼 지난 12일 개정선거법이 시행되면서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해져 사이버상에서 정당·후보자 등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흑색선전 행위가 늘고 있다. 선관위가 사이버 선거범죄로 단속한 건수는 지난 14일 현재 6000건을 넘어섰다.고발 3건,수사의뢰 28건,경고 142건이고 삭제요청 6055건 등이다. 고발 및 수사의뢰된 유형을 보면 이같은 비방·흑색선전이 제일 많다.입후보예정자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지지 및 선전하는 글을 게시하는 등의 사전선거운동도 많았다.이밖에 문자메시지로 특정후보 및 특정 정당을 홍보하는 행위도 있었다.선관위에서 삭제요청한 글을 그대로 두거나 퍼나르기를 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법적 충돌 논란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사이버상에서의 위법·탈법적인 선거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태세다.선관위는 중앙과 시·도에 350명의 사이버선거부정감시요원들을 위촉한 상태다.이외에 공익요원,자원봉사자 등으로 사이버선거범죄단속반 1261명도 구성했다.관계자는 “시·군·구 단위에 전문 감시인력들이 없는 등 위법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조치에 애로가 있다.”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네티즌 글의 위법정도가 고발수준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포털사이트 및 통신사업자에게 게시자의 인적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게시자의 IP를 추적,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아야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은 이같은 선관위 협조요청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을 내세우며 적극적이지 않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원자재 파동… 개발속도 조절을

    철근과 모래 등 원자재 파동이 확산돼 중소기업들의 조업중단이 속출하고 건설업계의 대량 공사 중단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이런 원자재 부족사태가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탓이라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중국의 싹쓸이 수요가 주원인으로 우리로선 대응책이 마땅치 않은 데 심각성이 있다.우선 국내외적으로 수급의 병목 현상을 빨리 풀어주면서 건설 계획 재조정 등을 통해 원자재 수요 자체를 늦추거나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일본 닛케이 상품지수가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파동은 콩과 옥수수 등 곡물부터 시멘트 유연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지난해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절반,철강석의 4분의1과 석탄의 3분의1을 소비한 중국의 과열 경기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국제 원자재 부족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내 각종 개발·건설 계획의 재조정이 시급하다.원자재 값이 뛰고 구하기 어려운데도 공사를 강행하다가는 과거 신도시 건설 때처럼 소금기 있는 바닷모래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등 부실 공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비싼 원자재를 쓴다면 공사비와 분양가 인상으로 자칫 불경기 속에 인플레만 조장할 것이다.정부부터 나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내놓은 각종 개발 계획을 거둬들여 원자재 수요를 줄이거나 늦춰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모래 부족사태를 초래한 인천시 옹진군의 신규 모래 채취 허가 보류를 행정적으로 빨리 해결해주거나 다른 지역의 모래라도 빨리 파낼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또 최근 일부 지방에서 일고 있는 고철 수집 운동을 확산시키고 원자재 재활용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원재료 구득난을 겪는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필요 원료를 우선 배정해주어야 할 것이다.˝
  • 이승엽 “대포쇼가 뭔지 보여줄게”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일본 프로야구 정벌을 위한 마지막 시험대에 선다. 지난 1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자체 홍백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 등 5할의 불방망이를 과시한 이승엽은 28일 가고시마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23일까지 16차례의 시범경기를 치른다. 그동안 비디오를 통해 일본 야구를 연구해온 그에게는 변화구를 앞세운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투구와 상하로 길고 좌우 폭이 좁은 스트라이크존 등을 정규리그에 앞서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다. 이승엽은 일본 정상급 투수들과의 정면 대결을 통해 아시아 홈런왕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것은 물론 후쿠우라 가즈야와의 1루 경쟁에서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후쿠우라는 2001년 퍼시픽리그 타격왕(타율 .346) 등 3년 연속 3할타에 수비도 빼어난 리그 최고의 1루수.하지만 아시아 최고 대포로 중무장한 이승엽이 넘지 못할 벽은 아니어서 기대를 모은다. ‘거인군단’과의 개막전은 이승엽의 실질적인 첫 시험무대.요미우리는 재팬시리즈 통산 20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구단으로 투타에서 거물들이 즐비하다.이승엽은 소속 리그가 달라 정규리그에서 요미우리(센트럴리그)와 맞붙지 않지만 한·일 팬들의 비상한 관심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대구 MBC)에서도 생중계된다.이날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선발 등판이 유력한 기사누키 히로시와 이승엽의 맞대결. 기사누키는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로 지난해 신인왕(10승7패,방어율 3.34)에 오른 ‘차세대 특급’이다.당초 선발 예정이던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16승5패)는 부상으로 빠졌다. 또 2001년 긴데쓰 버펄로스에서 55홈런을 뿜어내며 3차례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뒤 올해 요미우리로 옮긴 터피 로즈와의 외국인선수 거포 대결도 볼 만하다. 이승엽은 이어 29일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이 이끄는 지난해 퍼시픽리그 우승팀 다이에 호크스전에 나선다.지난해 롯데는 4위에 그쳤다. 김민수기자 kimms@˝
  • 허브향 진하게 맡으려면

    봄을 찾아 나섰다.봄의 향과 맛,그리고 색깔이 있는 곳으로.종잡을 수 없는 날씨 속에서도 화사한 봄의 향연이 있는 곳은 그리 멀지 않았다.봄의 향은 뇌리 깊은 곳까지 허브향이 밀려드는 충북 청원 ‘상수 허브랜드’에서 맡았다.이어 달려간 곳은 충남 논산의 딸기밭.새콤달콤한 무공해 딸기 맛은 묵은 음식 맛에 지친 혀를 자극할 만한 봄의 맛으로 부족함이 없었다.마지막 행선지는 충북 진천의 장미화훼단지.장미가 가득한 온실엔 벌써 봄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봄의 향-상수허브랜드 허브랜드 실내 정원은 향기의 천국이다.문을 열자마자 라벤더,로즈마리 등 550여종의 허브가 뿜는 향이 몸속 깊이 스며든다.사람들은 허브 하나하나를 만져보거나 코를 갖다대고 향기를 맡는다. 상수허브랜드 대표 이상수(51)씨가 새끼 손톱만한 이파리를 하나 따서 건네준다.씹어보니 단 맛이 입속 가득히 퍼진다. 설탕보다 당도가 300배나 높다는 스테비아 잎이란다.이렇게 당도가 높아도 칼로리는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업체들의 관심이 많다고. 작은 이파리와 꽃잎에 불과하지만 허브는 각기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다.보랏빛의 헬리오프로프 꽃잎에선 초콜릿 냄새가,타임 이파리에선 진한 레몬향이 난다. 가장 많이 알려진 로즈마리나 라벤더도 종류에 따라 각기 조금씩 다른 향을 지니고 있다. “허브는 태고적부터 인류를 지켜준 귀중한 식물이었어요.탁월한 약효로 인해 유럽에선 지금도 가정 상비약으로 몇가지 허브를 지니고 있는 가정이 많습니다.뜨거운 물에 라벤더 몇 잎만 띄워 드셔보세요.한결 기분이 상쾌해지고 정신이 맑아집니다.캐모마일이나 타임은 감기예방에 아주 좋아요.” 이씨의 허브 예찬이 끝없이 이어진다.‘허브 박사’로 통하는 이사장은 1994년 청원군 부용면 외천리에 국내 처음으로 허브농원을 세웠다.유럽에선 이미 1940년대에,일본에선 80년대 초에 허브농원이 생겨 향기 여행이 대중화됐으니 우리로선 상당히 늦은 셈. 이미 ‘상수 수박’이라는 씨없는 수박을 대량 생산해 유명했던 이씨는 88올림픽을 계기로 허브를 키우게 됐다.당시 그가 야채를 대주던 호텔에서 외국 손님들이 ‘한국엔 왜 허브가 들어간 음식이 없느냐?’란 물음에 허브의 가능성을 믿고 과감히 투자에 나섰던 것.개인돈 6000여만원을 들여 라벤더,로즈마리 등 각종 허브를 국내 처음으로 수입했다. 당시 뿌리에 붙어 있는 흙을 모두 제거해야만 통관이 됐는데,이 때문에 대부분의 허브가 말라죽었다고 한다. 그때 겨우 목숨을 건진 허브가 살아남아 오늘날 한국 허브산업의 뿌리가 됐다. 허브 관람료는 성인 3000원,초·중·고생 2000원.허브랜드 옆 레스토랑인 ‘허브의성’에선 허브꽃밥 및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봄의 맛-논산 무공해 딸기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딸기는 처음이에요.직접 따서 씻지도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경기 용인시 수지에서 왔다는 예솔이(초등3)는 자기 주먹만한 딸기를 따 먹느라고 신이 났다.밭주인 아저씨가 준 비닐팩에 딸기를 따 담느라고 신이 난 것은 예솔이 친구들도 마찬가지.아이 엄마들 또한 빠른 손놀림으로 딸기를 따 담으랴,아이들에게 덩굴을 다치지 않게 조심시키랴 역시 분주하다. 논산은 요즘 딸기 천지다.논,밭 여기저기를 하얗게 덮고 있는 것은 대부분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라고 보면 된다.논산 딸기투어는 지난해 가장 히트했던 국내 여행상품중 하나. 아이들과 함께 빨갛게 익은 딸기를 직접 따 먹는 즐거움에 무공해 농산물을 싸게 살 수 있는 이점까지 더해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렸다. 올핸 ‘천적 딸기’로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지난해까지는 재배 초기에 약간의 농약을 쳤으나 올해부터는 해충을 잡아먹는 곤충을 이용하는 천적농법으로 딸기를 키우기 때문. 논산시청 농정과 공성운 계장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농약을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는 천적 농법 현장을 직접 보고 매우 신기해 한다.”며 “농가들의 반응도 좋아 천적이 달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딸기 체험에 참가하려면 논산시청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 ‘그린투어’(www.greentour.net)에 예약하면 된다.담당 공무원이 직접 가이드로 나선다.체험료(1인당 6000원)만 농가에 직접 지불하면 밭에 들어가 마음껏 딸기를 따 먹을 수 있다.집으로 가져오려면 1팩(800g)에 6000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그린투어에는 딸기 뿐만 아니라 방울토마토(5000원),국궁(5000) 체험,문화재 답사(입장료)도 포함돼 있다. ●봄의 색깔-진천 장미화훼단지 “뭐 볼 게 있다고요.입학철에 맞춰 재배했기 때문에 꽃이 아직 덜피었는데.”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삼룡리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정규식(35)씨는 꽃이 만개하지 않은 게 자기 탓인 양 미안해했다.1200여평의 온실엔 장미 봉오리들이 봉곳봉곳 솟고 있다.활짝 꽃을 피우진 않았지만,오히려 이른봄의 이미지에 더 어울린다. 진천 이월면 일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장미 재배단지.70여 농가가 각각 평균 1000여평의 온실에서 장미를 키운다.품종은 샤샤,비탈,사피아 등 대부분 반쯤 핀 상태에서 잘라서 파는 ‘절화 장미류’.정원 등에서 자라는 나무장미나 덩굴장미와 구분된다.아직은 관광객을 받을 만한 준비가 미흡하다.하지만 미리 연락을 하고 가면 언제든지 온실을 개방한다고 한다.총무로 일하고 있는 원예연구회 회원들은 어떻게 하면 장미온실을 관광상품화할 수 있을지 고민중이다.난방비,품종 로열티 등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농사짓기가 어렵다며 도시인들이 좀더 꽃을 사랑해줄 것을 호소한다. “꽃은 뇌기능을 활성화시켜 정신병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해요.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했고요.집에서 장미 한 송이를 식탁에 꽃아두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온실 관람 문의,이월 원예연구회(016-402-8034). ●상수허브랜드의 허브 꽃밥 미각에 시각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만한 상수허브랜드의 별미음식.레스토랑인 ‘허브의성’에서 맛볼 수 있다. 로즈마리 새순을 섞어 지은 밥에 스위트바이올렛,레몬타임,차빌,세이지 등 13가지 허브 싹과 꽃잎을 얹어 내놓는다.여기에 허브의 맛과 향을 낸 고추장,가늘게 찢은 돼지 등심,호두 잣 등 각종 견과류를 넣고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는다. 또 마리노라벤더향이 깃든 라벤더된장국,민트와 스테비아로 향을 낸 동치미가 함께 나온다.색깔이 너무 고울 뿐만 아니라 진한 허브향 때문에 선뜻 젓가락을 대기 어렵다. 이상수 사장이 알려주는 꽃밥 맛있게 먹는 법.밥을 비비기 전 밥 위에 놓인 꽃잎을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 허브 동치미에 옮긴다.잘 비빈 밥을 숫가락으로 한 술 떠 그 위에 모양과 색깔이 그대로 살아 있는 꽃잎을 하나씩 얹어 먹는다. 입안 가득한 허브향과,돈 등심의 쫄깃함,견과류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순식간에 그릇을 비우게 된다. 허브 종류와 양,기타 내용물에 따라 꽃밥(6000원),미트꽃밥(8000원),스트로베리 꽃밥(1만 2000원)이 있다.신선한 허브와 과일,샐러드가 만난 클레오파트라샐러드(1만 5000원)도 맛볼 수 있다.(043)277-6633. ●논산 안천매운탕의 붕어찜 논산시 부적면 탑정호(논산저수지) 주변에 가면 매운탕집이 많다.이중 ‘안천매운탕’은 붕어찜 잘하기로 유명한 집.평일에도 점심시간엔 자리를 잡기 어려울 만큼 손님이 많다. 주인 김평중씨는 부친에 이어 탑정호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잇던 어부 출신.그래서 각종 민물고기 요리엔 예전부터 일가견이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반드시 저수지에서 잡힌 붕어만 쓴다.손님이 많다 보니 주변 어부들도 김씨에게 가면 항상 붕어를 팔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웬만해선 재료가 떨어지지 않는다고.무 시래기는 가을에 무우청을 대량으로 수집해 가마솥에 푹 삶아 말렸다가 쓴다.이렇게 하면 생 무우청을 그냥 말린 것보다 시래기가 훨씬 부드럽다. 붕어찜 조리는 비교적 간단한 편.시래기를 냄비 바닥에 깔고 칼집을 낸 붕어를 넣는다.통마늘,생강 등 각종 양념과 미나리 등 몇가지 야채를 얹은 뒤 물을 자작하게 붓고 조린다. 붕어 육질이 매우 부드럽고,비린내가 전혀 없다. 붕어튀김도 있다.붕어를 쪼개 튀김가루를 입혀 바싹 튀기는데,뼈째 먹을 수 있다.붕어찜 1만 8000원(2인 냄비),붕어튀김 1만원(1접시). 식당 유리 밖으로 펼쳐진 탑정호 풍광도 볼거리.해질녘 작은 목선을 타고 그물을 내려 붕어를 잡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041)732-7796. 글 논산·청원 임창용기자 sdragon@ ■이렇게 가세요 ●상수허브랜드 경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 빠지자마자 좌회전해 70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상수허브랜드가 보임.입구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아 지나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논산 딸기밭 논산시 전역에 있으므로 약속된 장소로 가서 논산시청 담당공무원의 가이드를 받는 게 편하다.논산시 관촉사 주차장에 집합한다.천안∼논산 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빠져 논산시내를 지나면 금방 나온다. ●진천 이월화훼단지 중부고속도로 진천IC에서 빠져 우회전해 21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굴다리를 지나 좌회전해 2번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이월면 삼용리 일대에 닿는다. ■여기서 하룻밤 묵을까 ●숙박 논산에선 시청에서 안내하는 농가 민박이 묵을 만하다.깔끔하면서도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숙박료 2만원.농가에서 직접 키운 야채와 삼겹살 등으로 차린 시골밥상(5000원)도 맛이 좋다.논산시청 농정과(041-730-1385). 청원에선 내수읍 초정리의 스파텔(043-210-7000)이 묵을 만하다.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초정리 광천수로 목욕을 할 수 있는 곳이다.입욕료 4500원,숙박료 8만원.˝
  • [토요일 아침에] 대지의 품으로 돌아오라/여연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매운 바람과 눈보라가 깊은 산골짜기에 머물며 서걱거리는 영혼을 뒤흔들고 지나간다.세상에서는 본분을 잊은 자들의 이전투구가 판을 치며 중생들의 마음을 할퀴고 있다.천리를 간다는 차진 느낌의 연분홍빛 매화 한 송이도 향기를 잃고 이리저리 천지를 헤매고 있다.자기 영혼을 잃은 자들이 세상을 슬프게 하는 것이다. 일지암 초당에 머물던 초의 선사가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차나무 한 그루를 얻었다.선사는 자연이 준 천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지상에 뿌리 내린 한 그루의 차나무를 보며 날마다 즐거웠다.그리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는 자연의 섭리를 생각했다. “소슬한 계절 낙엽들은 분분히 떨어져도/옷깃에 어린 차가운 이슬 원망하진 않네/달이 뜨면 달무리는 수면에 비추어지고/바람 불면 외로운 학 뜨락에서 춤추지/술잔을 기울이며 다정히 이야기 나누고자/만날 약속 정하고도 꿈속에서 다시 찾네/흰 구름과 맑은 이슬을 함께 지니고서/초당 안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렸도다.” 찻잎이 하나둘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도 차나무는 자연을 원망하지 않는다.봄이 되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차의 고운 이파리가 하늘하늘 춤추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초의 선사는 그런 자연의 섭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고 이미 선사의 마음은 봄에 가 있기 때문에 기쁜 것이었다.작고 소담한 것들 속에 우주는 존재한다.그 우주는 모든 우주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우주적 삶들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늘 번뇌한다.우리의 삶은 그 번뇌 속에서 희로애락의 가파른 순환 주기에 매몰돼 산다.그래서 나를 너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부처님께서는 108가지 생각에 대해 말씀하셨다.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있을 때 생각들이 일어난다.자아 외부에 있는 것들과 관련된 갈망이 늘 따라 다니는 18가지 생각들이다.이것을 갈망이 따라붙은 36가지의 생각들이라 말한다.이와 같은 과거의 36가지 생각들,미래의 36가지 생각들,현재의 36가지 생각들의 갈망에 따라 늘 따라 다니는 108가지 생각들이다.” 중생들은 바로 이런 갈망 때문에 유혹에 빠지고,떠돌아 다니고,멀리 내던져지고,무엇에 집착하게 된다.108가지의 생각들 때문에 세상은 숨막히게 되고,덮여버리고,실타래처럼 얽히고 어둠에 휩싸이고 밧줄처럼 꼬이는 것이다.자고 나면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함께 평생을 살던 사람들이 ‘홧김’에 상대를 죽이고,날이 바뀌면 새로운 ‘비리’가 펼쳐진다. 옛날의 나로 우리로 돌아가고 싶어진다.싸하고 시원한 동치미와 고구마를 나눠먹던 그 시절 우리는 따스한 영혼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한 잔의 차를 따르자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바람결에 문풍지가 흔들린다.문을 여니 영혼을 씻어 내리는 듯한 매화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어디서 날아 왔는지 멧새 한 마리가 쫑알거린다.일지암 작은 차 밭엔 아직도 흰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다.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손과 마음은 벌써 초당의 무쇠 솥에 가 있다.아침 예불을 끝내고 해가 뜨기 전 소쿠리를 들고 봄비를 가득 머금은 노랑연둣빛의 작고 작은 생명을 지닌 찻잎을 따고,초당의 뜨끈한 구들에 널어 말리면 그 속에서는 천상의 향기가 난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자연의 맛을 음미하며 천상의 향기를 느끼며 그 감미로운 미소 띤 얼굴들을 나누는 일은 참으로 지고지순한 복을 나누는 일이다.대지를 잃어버린 자들이여,자연의 섭리를 잃어버린 자들이여,이젠 세상의 갈망을 버리고 대지의 품으로 돌아오라. 여연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
  • [씨줄날줄]칸 박사/이기동 논설위원

    작가 김진명이 쓴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모델은 세계적인 핵물리학자 고(故)이휘소 박사.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핵개발 요청을 받은 뒤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소설내용은 물론 그의 실제 생애와 차이가 있다.하지만 한 천재 과학자의 비극적 삶을 둘러싼 극적인 요소들이 400만부의 판매기록을 올리게 했다.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파키스탄의 이휘소’.1976년 당시 주피카 알리 부토 총리의 지시로 비밀 핵개발에 착수,1998년 핵실험을 성공시킴으로써 파키스탄의 ‘핵 아버지’가 됐다.70년대 네덜란드의 핵공장에 근무하며 핵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궐석재판에서 4년형을 언도받은 적이 있으니 그때 이미 교도소 문고리를 잡은 셈.그가 최근 북한,이란,리비아에 핵기술을 팔아넘긴 사실을 시인해 지구촌을 경악케 했다.연초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이 언급한 ‘월마트’수준의 국제 핵 암시장 존재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파키스탄정부가 핵밀매에 개입됐다면 미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대테러전 수행에 파키스탄이 꼭 필요한 동맹이라는 점이 문제다.고육책으로 밀매행위를 칸 박사 개인범죄로 몰기로 한 것 같다.하지만 우리로서는 칸 박사 처지를 걱정할 만큼 한가한 입장이 아니다.이 정도의 핵기술이 북한 손에 들어갔다면 북핵대응도 손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어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진상파악 지시를 내렸지만 아직 사태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연전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핵기밀 유출혐의로 기소됐다 풀려난 타이완 출신 미국인 핵과학자 리원허 박사는 타이완판 이휘소가 될 뻔한 경우다.기밀로 분류된 핵 데이터를 빼돌린 혐의를 받은 뒤 연구소에서 쫓겨났다. ‘북한 핵개발의 아버지’ 경원하 박사가 미국에서 일한 곳도 같은 연구소.경 박사는 6·25때 월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핵과학자가 된 인물로 70년대 캐나다에서 북한으로 다시 넘어가 핵개발을 주도했다.그가 2002년 가을 미국으로 재망명,북한 핵정보를 몽땅 넘겨주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지금 그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국가 운명과 개인 운명의 틈바구니에 낀 핵 약소국 천재 과학자들의 비애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사회플러스]北 “금강산관광 부진땐 중단” 위협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4일 담화를 통해 “남측 당국은 금강산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금강산관광이 부진상태를 답습한다면 우리로서는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변인은 또한 “남조선당국의 외면으로 관광대가지불도 계속 미루어지고 해상관광의 중지로 관광객도 없는 형편에서 한적한 관광길을 계속 열어놓을 수만은 없다.”며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경우 그 후과에 대해서는 미국과 남측 당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낙관론과 비관론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있었던 세계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에서 북한이 신청한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을 모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권고안을 채택하였다고 한다.6월에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세계유산협의회 총회에서 그 여부가 확정되겠지만 여태까지의 관례상 권고안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동시 등재가 확실시되고 있다.만약 북한이 신청한 고구려 고분군이 등재가 안 되고,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만 등재된다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 우려했던 우리로서는 한 고비를 넘겼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 있든 북한에 있든 고구려 유적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모두 등재된다면 좋은 것이라 볼 수도 있다.로마제국의 유적이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 산재해 있으며,그 중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들이 여럿 있다.그러나 프랑스가 로마제국의 유적이 프랑스에 있다고 하여 로마제국의 역사를 프랑스 역사의 일부라는 주장을 하였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중국이 고구려의 유적이중국지역에 있다는 것을 근거로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만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한 데 반해 중국은 고분군뿐만 아니라 환인 지역의 오녀산성과 지안(集安) 지역의 환도산성과 국내성 및 광개토왕릉비 모두를 등재 신청했다.따라서 고구려 문화유산은 중국에 있는 유적이 중심으로 보이게 될 것이며,고구려의 중심마저 중국지역에 있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물론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사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 문화유산의 등재와 상관없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의 고구려 유적과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이 함께 세계 문화유산으로 함께 등재됨으로써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사일 수도 있고,한국사일 수도 있다는 일사양용론(一史兩用論)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따라서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이 함께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을 비관적으로 볼 것인지, 낙관적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또 2001년 1월 북한이 신청한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이라 낙관했다가 2003년 7월 보류된 적이 있다.이를 계기로 중국의 고구려사에 대한 왜곡 문제가 관심을 끌게 된 게 사실이다.그런 까닭에 이번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 등재 신청이 수용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많은 논의와 지원이 학계를 중심으로 있고 알게 모르게 북한 고분군의 등재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낙관론은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자만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비관론은 희망적이지 못해 어렵기는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 결실을 맺을 수가 있는 것이다.반 잔의 음료수를 바라보며 반잔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반 잔이나 남았다고 만족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다.매사가 잘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되 잘 안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하는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 필요한 게 세상 일이다. 중국은 ‘동북 공정’을 통한 고구려사의 왜곡 이전에 평양 천도 이전은 중국의 역사이며 평양 천도 이후는 한국사라고 주장하였다.지금의 국경인 압록강과 두만강을 기준으로 현실적 목적에 따라 하나의 나라인 고구려사를 두 나라의 역사로 둔갑시키려 하였던 것이다.그런데 이제는 한반도의 급변하는 형세에 대처하기 위한 현실적 목적에 따라 평양 천도 이후의 고구려사까지 중국사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이러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설마’하며 방관하는 낙관론 입장에 설 것인지,역사 왜곡이 영토 문제 등 현재와 미래의 한반도 문제와 상관 관계가 있을 것이라 우려하는 비관론적 입장에 설 것인지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역사는 과거를 다루지만 현재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역사 의식이 정말 절실한 상황이라 하겠다. 최광식 고려대 교수 역사학
  • ‘고구려유적 유산지정’ 안팎/한·중 고구려사 갈등 새국면

    고구려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역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토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오는 여름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총회는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쪽에서 보면 일단 다행스럽다.지난해 WHC 총회가 북한의 고구려 유적에 대한 등재 신청을 보류했음에도,지적사항에 대한 북한당국의 보완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이른바 동북공정이라는 국가적 사업으로 지안(集安)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완벽하게 정비해 놓아 ICOMOS 조사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2002년 1월에 등재를 신청한 북한의 유적은 또다시 보류되고,1년 늦은 2003년 1월에 신청한 중국 것만 세계문화유산에 단독등재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동시 개별 등재’로 새로 얻은 것이 없는 반면 중국은 상당히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당초 중국은 북한이 199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하면서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움직임을 보이자,자국의 고구려 유적과 ‘공동 등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북한이 거절하자 단독 등재를 추진했고,이번 결정은 그 성과라고 할 수 있다.게다가 북한은 평양의 동명왕릉 및 진파리 고분군,황해남도의 안악고분 등 고분 63기만 등재를 신청했다.반면 중국은 국내성과 오녀산성,환도산성,광개토왕비,왕릉 13기,귀족 무덤 26기 등을 포괄하고 있다.중국이 신청한 유적의 범위가 훨씬 넓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 갈등과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문제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ICOMOS가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것과 고구려 유적을 남긴 주체를 중국 민족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제국의 유적 중 상당수는 유럽과 북아프리카에 산재해 있다.독일의 트리어 기념물과 영국의 하드리안 성벽,프랑스의 오랑주 및 아를르 유적,스페인의 루고 성벽과 리비아의 렙티스 마그나 유적과 모로코의 볼루빌리스 유적,튀니지의 엘 젬의 원형극장 등이다.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지만 로마 전성기의 역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중국에도 이런 사례는 있다.중국령 티베트자치구의 수도인 라싸의 포탈라궁은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티베트가 현실적으로 중국의 영토 안에 있는 만큼 중국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그럼에도 세계적으로 포탈라궁을 ‘티베트 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세계에 고구려가 한국사의 일부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는 정부와 학계의 노력이 중요하다.그렇지만,가능성이 별로 없다고는 해도,오는 여름 중국의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WHC 총회에서,ICOMOS의 공동 등재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것만 단독 등재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노력은 더 중요하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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