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리로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김숙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해국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94
  • [열린세상] 미국의 탈석유 에너지 구상/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시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습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지적은 국가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너지는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재원 중 하나이다. 새삼스럽게 에너지의 국가적 의미나 중요성을 지금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최근 새해 초 이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변화가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서 이 의미를 우리 입장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31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6년 미국의 국정운영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국정연설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탈석유 구상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대체에너지 정책(AEI)’을 제시하였다. 한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파격적인 정치적 행위를 감행하여 국제 사회를 놀라게 하였고,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에너지 협력각서를 체결하는 등 에너지를 둘러싼 강대국의 운신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주목하는 것은 미국 에너지정책의 중대 전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AEI 선언이다. 이는 미국이 지나치게 소비하고 있는 석유중독 현상을 치유하고 중동 석유의존을 줄이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석유보다 값싼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자 향후 대폭적인 기술연구비를 투자하여 2025년까지 중동 수입 석유의 75%를 대체연료로 해결하고자 하는 계획이 주 내용이다. 이에는 태양열, 풍력 관련 신기술부터 핵에너지의 응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그리고 향후 6년 안에 재생 가능한 옥수수 등 식물로부터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여 자동차 대체연료로 실용화하도록 하는 구체적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6년 전 취임 즉시, 딕 체니 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7개장관 6개기관장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여 ‘국가에너지 정책(National Energy Policy)’을 구상한다. 이 정책은 텍사스 석유 명문가 출신인 부시 대통령이, 행정부 내 차관보급 이상의 고급관료에 다수의 에너지 전문가를 포진시킨 뒤 나온 것이었기 때문에 그 무게가 크게 실렸음은 물론이다. 이 정책의 핵심 사항은 “에너지 안보를 통상 및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천명한 것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2006 미국의 대체에너지 구상 선언’은 미국의 세계에너지 전략의 최대 수혜자로 무임승차(안정적 원유확보가 가능했다는 측면에서)해온 우리로서는 일본과 함께 매우 유념해야 할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AEI 정책은 오일달러를 중심으로 순환하는 세계 자유경제 체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세계경제는 오일, 무기, 자동차 등을 매개로 중동, 미국, 한국과 일본 등으로 오일달러가 순환하는 축에서 운영되었다. 사실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에너지의 과학적 기본 특성에 비춰보아도 예전부터 예견되어왔고 원칙에 부합된 당연한 수순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우수한 효율을 갖는 원유의 제한성 때문에 이 개발 계획과 그 실행은 시기 선택의 문제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을 일으켜 지금도 치르고 있는 부시 정부에서, 막대한 재정수요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서 이 정책이 구체화되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 곧은 아니겠지만 원유가의 불안정, 안정적 수급확보의 어려움이 강대국 패권주의와 맞물려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우리도 국제 자원의 흐름과 우리의 개발능력을 고려한 세밀한 에너지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할 긴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에너지 관련 정책의 우선순위, 안정적 에너지 확보 의지,1% 내외에도 못 미치는 대체에너지 등의 현실을 감안 할 때 더욱 그러하다. 미국의 대체에너지 구상이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 정치적으로 시급하지 않다고 이 정책과 예산 마련에 소홀함이 있다면 큰일이다. 치솟는 고층건물, 넘치는 자동차를 보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궁금하고 불안하다. 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 [책꽂이]

    ●그는 지도 밖에 산다(제임스 캠벨 지음, 김유경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가 된 알래스카. 면적(153만 694㎢)은 미국에서 최대이고 인구(62만여명)는 아이오밍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특히 알래스카의 북동부 내륙지역은 산맥과 툰드라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기후 변화가 심하고 추위가 혹독한 곳이다. 우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이 척박한 땅에도 사람은 산다.‘알래스카 최후의 변방인’으로 불리는 하이모 코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그의 ‘선택받은’ 삶의 기록이다.1만 2800원. ●신선전(갈홍 지음, 임동석 옮김, 고즈윈 펴냄) 동진시대 갈홍이 ‘포박자’ 내편을 완성한 뒤 신선들에 대한 기록을 모아 편찬한 10권의 지괴(志怪)소설이자 신마(神魔)소설. 도교문학을 대표하는 이 책에 실린 신선 중 유향의 ‘열선전’과 중복되는 인물은 용성공과 팽조 두 사람뿐. 나머지는 갈홍이 직접 수록해 선보이는 신선들이다. 책에는 실존인물도 등장한다. 도가가 한나라 때는 ‘임금된 자의 통치술’로 일컬어졌고 당대(唐代)에 이르러서는 종교로서도 자리잡아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를 이해할 만도 하다.1만 8000원. ●우리 민족의 놀이문화(조완묵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줄다리기·횃불싸움·놋다리밟기 등 마을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공동체적 놀이, 줄타기·농주(弄珠)같은 개인기예, 태껸·활쏘기·검술 등 전쟁기술에서 발전돼 나온 전통무예 등을 다뤘다. 신라 29대 임금인 태종무열왕 김춘추와 김유신이 함께 뛰는 모습을 통해 오늘날 축구와 같이 발로 공을 차는 놀이인 축국(蹴鞠)을 설명하는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곁들였다. 민족유희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국내 첫 전통스포츠사.1만 5000원. ●루 살로메(프랑수아즈 지루 지음, 함유선 옮김, 해냄 펴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의 작가 루 살로메의 이지적인 용모에서 풍겨나오는 오묘한 매력은 늘 주위에 정신적·육체적 동반자들을 불러모았다.21세 때 니체를 만나 그의 절망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36세 때는 연하의 릴케를 통해 진정한 낭만을 향유했으며,50세 때부터는 프로이트와 애정어린 우정을 지속했다.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장관이자 언론인이었던 저자는 마력의 뮤즈이자 팜므파탈인 루 살로메의 삶의 동력을 자유를 향한 영혼의 고투라는 시각에서 재현해낸다.1만 2000원. ●혁명과 문학의 경계에 선 아나키스트 바진(박난영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바진(巴金)의 문학과 사상을 조명. 중국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루쉰에 비견될 만한 탁월한 작가라는 시각이 있지만, 그의 허무주의적이고 아나키즘 성향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수원대 동양어문학부 교수인 저자는 “중국에서의 바진에 대한 평가는 모순점이 있다.”며 “탁월한 작가로서 바진을 긍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측면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따라 바진의 아나키즘을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중국 연구가들의 당위적 측면이 그것”이라고 지적한다.1만 7000원. ●발해고(유득공 지음, 정진헌 옮김, 서해문집 펴냄)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발해사를 체계화시킨 조선후기 실학자 영재 유득공의 저작을 완역. 유득공은 고려가 발해까지 우리역사에 넣어 남북국사를 쓰지 않았던 점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발해영토를 되찾으려 해도 근거가 없어져버렸다며 통탄한다. 유득공은 우리나라의 통일은 신라에서도 고려에서도 조선에서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 신라와 발해가 양립한 남북국시대 이후 발해의 영토는 대부분 여진에 넘어갔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통일이 아니라는 것이다.8500원.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웅진씽크빅 펴냄)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앉아 책을 읽는 여인을 그린 프라고나르의 ‘책 읽는 여인’, 책을 읽으며 루이 15세를 기다리는 퐁파두르 후작 부인을 그린 프랑수아 부셰의 초상화, 반 고흐의 ‘아를의 여인(지누 부인)’,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 방’ 등 책읽는 여자들의 그림을 통해본 독서의 역사.1만 3800원.
  • [남북통합 ‘윈윈전략보고서’] (하) 독일·베트남 사례

    [남북통합 ‘윈윈전략보고서’] (하) 독일·베트남 사례

    분단의 벽을 넘어 통일을 이룬 독일과 베트남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나라의 통일 방식은 정반대이지만 양쪽 모두 영농체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한 경제 통합을 꾀하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농업구조를 시장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할 우리로서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지 않을 수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통일에 대비한 남북통합 대책’에 따르면 “통일 이후 남북간 경제 수준의 차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지만 주민의 동의에 기초한 점진적·단계적인 경제통합을 추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독일:원소유자의 재산권 반환요구 등으로 사유화 작업 지연돼 통일 독일은 경제통합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원리를 단기간에 적용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뛰는 등 여러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서독에 거주하는 ‘원소유자’가 재산권 반환을 요구하는 등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사유화 작업은 지연되고 대량 실업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독일은 농업 부문의 통합을 위해 다른 경제 부문의 사유화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다. 즉 원소유자의 파악이 안돼 반환이 불가능한 토지나 국공유 재산은 바로 매각하지 않고 정부 기관이 일정기간 관리하며 장기 임대를 해준 뒤 사유화했다. 보고서는 참고할 만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통일비용’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통일 이후 10년간 서독에서 동독으로 들어간 재원은 1조 4000억마르크,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7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다. 그럼에도 옛 동독 농가에선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았고, 비료 등 영농자재 구입이 여의치 않았다. 그 결과 ‘저투입-저산출’의 악순환에 빠졌다. 특히 동·서독간 1대1 화폐교환 비율이 채택되면서 동독의 농촌 경제는 더욱 취약해졌다. ●베트남:과도한 정부 간섭에 따른 주민의 반발로 경제사정 악화 1975년 통일된 베트남의 경우 공산당 지도부가 남부지역을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바꾸는 정책을 도입했다. 기업과 토지 소유자 등 자본세력을 해체했고 월남 정부의 재산과 외국인 소유의 생산 시설을 국유화했다. 중앙 정부에서 생산수단을 직접 관리했으며 ‘보조금제도’로 시장가격을 통제했다. 계획된 분배에 따라 물자를 유통시켰다. 초기에는 농민 각자가 토지를 소유하고 집단영농을 통해 상호 협력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러다가 점차 농지와 농기계 등 장비를 공동 소유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보고서는 “중앙 정부가 농작물을 수매하면서 가격이 낮아지자 농민의 반발을 샀고, 생산성 약화로 이어져 집단농업이 해체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량 증산을 위해 도시 지역 주민을 농촌 등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범법자나 중국계 주민의 유입이 급증, 집단적 사회화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교훈:주민의 반발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의 속도와 세기 조절해야 보고서는 독일과 베트남의 사례에 비춰볼 때 “남북통합은 ‘흡수형’이든 ‘무력형’이든 통일의 방식이 아니라 정책의 ‘속도 조절’에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베트남 모두 ‘주민의 저항과 반발’에 부딪혀 효율적인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남북한이 통일된 뒤 북측의 집단영농체제를 개별영농체제로 성급하게 전환하는 조치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양한 영농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토지를 실제 경작하는 주민들의 기여도를 인정, 농지분배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게 효율적이며 통일 직후 물자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북한의 국영 유통망 기능을 당분간 존속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금리 年 5%대 정기예금 다시 뜬다

    금리 年 5%대 정기예금 다시 뜬다

    고전적인 재테크 수단인 은행의 정기예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융회사간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를 4.0%까지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너나없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특판성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으로 형성되는 분위기다.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도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합하면 4%대를 넘어섰다. 금리 상승기에 정기예금으로 돈을 굴리는 방법으로, 재테크 전문가들은 단기자금은 변동금리예금을 활용하고 1년 이상 장기자금은 특판예금을 노리라고 주문한다. ●단기자금은 변동금리예금으로 당분간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단기자금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돼 3개월마다 예금이자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예금에 굴리는 것이 좋다. 금리 상승 효과를 3개월 단위로 누리면서 금리가 하락하면 곧장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입기간 중에 예상대로 금리가 오르지 않고 떨어진다면 다른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오렌지 정기예금’과 신한·조흥은행의 ‘탑스 CD연동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1년 이상 자금은 특판예금으로 특판예금은 은행들이 예금 목표액을 정해 놓거나, 일정 기간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상품이다. 은행마다 장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으며, 금리도 5%대에 이른다. 단기간에 쓸 돈이 아니라면 1년 정도 특판예금에 넣어 둘 필요가 있다.SC제일은행은 ‘고객사은 플러스금리’ 이벤트를 통해 입출금예금 평균 잔액이 300만원을 넘는 고객에게 1년 정기예금 금리로 연 5.15%를 주고 있다. 일반적인 1년 정기예금 금리가 4%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1%포인트 이상 높다. HSBC은행은 다음달 3일까지 3000만원 이상,5억원 이하를 맡기는 고객을 대상으로 연 5%의 금리를 제공한다. 예치기간은 1년이며 세금우대와 예금담보 대출이 가능하다. 외환은행은 지난 1월 출시한 ‘이영표 축구사랑예금’을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다시 판매한다. 이 상품은 지수연동예금이 결합된 복합예금으로 지수연동예금에 가입한 후 같은 금액을 정기예금에 넣으면 5.4%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월드컵에서 한국의 성적을 맞힌 고객 가운데 200명을 추첨, 성적에 따라 2∼10%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도 준다. 신한·조흥은행은 3월 말까지 인터넷뱅킹으로 ‘e-투게더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3년 만기의 경우 최고 연 5.2%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우리로모아 정기예금’이란 준특판성 상품을 내놓고,1년 정기예금에 연 4.60%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전용통장인 우리닷컴통장을 신규로 개설하는 경우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적용한다. ●월급통장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 최근 은행들은 직장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는 급여이체 통장을 내놓고 있다. 입사 때부터 이용해온 월급통장의 부가서비스가 부실하다고 생각되면 바꿀 필요가 있다. 사전에 급여이체가 가능한 금융회사를 파악, 조건이 좋은 곳을 고르면 된다. 새 월급통장을 만든 후 회사에 월급통장 변경 신청을 하면 된다. 월급통장의 부가서비스 중 가장 큰 혜택은 수수료 면제다. 신한·조흥은행의 ‘탑스직장인 플랜저축예금’은 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 등 모든 전자금융수수료가 면제되고, 업무 시간외 자동화기기(CD·ATM) 사용 수수료도 없다. 국민은행의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주택청약예금 가입자에게 연 0.3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인터넷뱅킹을 통해 예·적금에 가입할 경우도 연 0.30%포인트의 금리를 덤으로 준다. 각종 수수료는 한 달에 다섯 번까지만 면제된다. 우리은행도 급여이체자들에게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싸구려 외산담배 ‘바가지 상혼’

    중국이나 동남아산 저가담배가 노인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담뱃값이 계속 오른 데다 가장 싼 담배였던 ‘솔’(200원)의 판매가 지난해 말 중단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흡연자들이 외산 저가담배를 찾고 있다. 이런 담배들은 대개 니코틴·타르 등 함량이 높아 독하다. 9일 경기도 고양시 외곽의 한 노인정.1900원짜리 ‘88’ 담배를 피우던 김모(72)씨는 지난해 말 라오스산 ‘패스’로 바꿨다. 정기적으로 노인정을 찾는 30대 보따리상으로부터 한갑 900원에 3∼4보루씩 산다. 그는 “독하긴 해도 국산담배의 반값도 안 돼 좋다.”고 말했다.‘패스’는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각각 10.0㎎과 1.0㎎이다. 타르의 경우 ‘원’(1.0㎎) 등 국내 최저 함유담배의 10배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저가담배는 경기도 고양·파주 등 수도권 북부지역과 인천 등지에서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저가 담배는 ‘패스’와 중국산 ‘장백산’을 비롯해 ‘클래식 레드’‘클래식 블루’‘위드’‘스타’ 등이다. 모두 공식 판매가격은 200원. 하지만 대부분 저가담배는 웃돈이 얹어져 판매되고 있다. 고양시 노인정의 김씨도 제대로라면 갑당 900원이 아닌 200원만 주면 된다. 일반 상점에서 쉽게 구하기 힘들다 보니 보따리상을 통해 유통되면서 웃돈이 붙는다. 이들의 주요 타깃은 노인정. 독한 담배에 익숙해져 있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은 데다 ‘바가지’를 씌워도 안전하다는 점을 노린 것. 그동안 ‘패스’를 갑당 500원씩에 구입해온 이모(76·인천)씨는 실제 가격이 200원이라는 기자의 말에 “동네 가게주인이 동네 어른이라고 특별히 싸게 드리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동안 속여왔던 것이냐.”고 말했다. 법대로라면 소매상에서 200원 이상 받아서도, 지정 판매인이 아닌 보따리상이 팔아서도 안 된다. 한 저가담배 수입업체 관계자는 “폭리를 노린 보따리상들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로서는 도매까지 정상가로 유통하고 있어 책임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反삼성’ 국민정서 누그러뜨리기

    ‘反삼성’ 국민정서 누그러뜨리기

    이건희 회장 일가가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고, 정부와 세운 각(角)을 모두 풀기로 한 것은 삼성을 둘러싼 법적·윤리적 문제를 한꺼번에 털고 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을 향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정서를 누그러뜨리지 않고서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선자금, 에버랜드 전환사채 증여문제, 안기부 X파일 등 삼성을 옥죄고 있는 문제들을 풀지 않으면 정상적인 기업 경영마저도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세운 각을 모두 푼다 국민여론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 수용키로 한 것은 한판 벌이겠다던 의지를 스스로 꺾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삼성의 입장에서 반대 논리를 폈던 법규 문제도 국회와 정부의 결정을 무조건 수용키로 한 것은 법논리보다는 국민정서를 더 헤아리겠다는 것을 뜻한다. 법적 논리를 따지기 전에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반(反)삼성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셈법이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을 통해 시민단체 등이 부당하게 얻었다고 주장하는 수익금 전액에 해당하는 1300억원을 사회에 조건없이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형사사건으로 비화하는 것을 약화시켜보자는 뜻에서다.‘헐값 배정’시비를 낳았던 에버랜드 CB 등으로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네 자녀의 이득을 전액 사회에 환원한다면 ‘부당상속’ 시비는 원천적으로 해소된다는 것이 삼성측 논리다. ●‘삼성공화국’ 해체 움직임 구조본 내 법무실 해체는 구조본의 기능을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각종 현안인 법적인 문제를 국회·정부 뜻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법무팀의 기능이 더 이상 오너가를 대변하는 소송이나 법률지원 서비스를 하는 대신 계열사의 신규사업 개발·투자에 대한 전략과 의사결정 지원에 그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각종 사회·윤리적 문제거리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법률을 검토해주는 역할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법무실의 기능이 사후 법률 문제 대응 차원에서 사전 법률 검토 기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엘리트 법조인 출신으로 이뤄진 법무실이 그동안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법대로 식’의 대응을 주도,‘반삼성’ 기류를 더욱 부채질했다는 반성도 들어 있다. 구조본의 기능 축소는 오너가(家)가 계열사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문어발식 경영을 도와주는 친위대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이다. ●국민정서는 “아직 부족” 이번 대책은 반 삼성 기류에 대처할 수 있는 사실상의 모든 ‘카드’를 담고 있다. 삼성은 이날 발표를 계기로 삼성을 옥죄고 있는 법적·윤리적 속박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학수 본부장은 반삼성 기류가 무마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여론의 반응을 점칠 수는 없지만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대책이 당장 여론을 반전시키기에는 미흡할지 몰라도 거액의 사재 출연과 사회공헌 활동 수혜자가 늘어나면 반삼성 여론은 자연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는 시민단체들이 여전히 삼성의 뜻을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감지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생각나눔] 탁상행정에 멍드는 학생들

    [생각나눔] 탁상행정에 멍드는 학생들

    올해 중앙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한 유모(25)씨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입학금과 등록금 420여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정부에 학자금 대출신청을 해놓은 그에게 지난달 24일 학교에서 “2월6∼7일 이틀간 등록을 하지 않으면 합격을 취소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출승인 여부 결정은 8일. 단 하루 차이로 등록을 못할 처지에 놓였다. 유씨는 학교측에 사정을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과외교사, 학원강사 일로 근근이 학비를 마련해온 그에게 당장 목돈을 마련할 길은 없었다. 결국 지난 3일 학교에 등록포기서를 냈다. 다행히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 시절 은사가 돈을 빌려줘 합격 취소는 면할 수 있었다. 정부에 학자금 대출신청을 해 놓고도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대학원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학자금 대출이 학부생에 집중돼 있는 데다 정부와 대학간 업무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학부생들에 대한 정부의 자금대출은 지난 2일 1차 집행이 시작됐지만 대학원생들에 대한 지원은 8일부터 시작된다. 교육부는 올 1학기에 대출을 신청한 대학원생 1만 7898명에 대해 이날 대출승인 결정을 내리고, 새달 17일까지 돈을 내줄 계획이다. 문제는 대학원 신입생 등록이 교육부 대출보다 먼저 마감된다는 것. 많은 대학이 지난달 이미 등록접수를 끝냈다. 중앙대는 오히려 늦은 편. 중복합격자 처리를 이유로 기존 학생들과 달리 신입생들에 대해서는 등록기간을 대폭 앞당겨 정했기 때문이다. 올 1학기 2000여명을 신입생으로 받은 연세대 대학원은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신입생 등록을 마쳤다. 연세대 관계자는 “정부 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일부 학생들이 등록 기간에 대해 물어왔지만 정부측에서 무리하게 시행하는 행정에 대학의 일정을 맞출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1875명을 모집한 고려대 대학원도 지난달 27일 추가 등록을 마감했다. 중앙대의 경우 올 1학기 대학원 신입생 700여명 중 150여명이 정부 학자금 대출을 신청했다.4년차 간호사 박모(27·여)씨도 병원 행정을 좀더 공부하기 위해 중앙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470여만원의 등록금 마련이 빠듯해 정부자금 대출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역시 대출일과 등록기간의 엇박자 탓에 마음에 멍만 들었다. 박씨는 “어쩔 수 없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면서 “8만원의 전형료에다 등록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32만원의 선불 예치금까지 받아둔 학교가 뭐가 아쉬워서 추가 등록을 못하게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학자금 대출의 운용은 국가에서 하기 때문에 우리로선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수수방관이다. 교육부 학자금대출팀 관계자는 “시행 초기이다 보니 올해까지는 학부생들에게만 맞도록 제도를 갖추는 데도 힘이 들어 대학원생들에겐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등록기간은 각 대학의 고유 권한이라 강제하기도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열린세상] 부시 연설에 담긴 對北 신축성/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 대사

    지난달 31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2006년 국정연설이 있었다. 미국 헌법 제2조 3항은 대통령이 국정 상황을 의회에 보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건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서 1790년 조지 워싱턴 때부터 대통령은 매년 의회에 국정보고를 해왔다. 서면보고로 대체한 경우도 있긴 했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대개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출석하여 국내외 정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이 연례행사는 그해 세계정세와 미국의 대응을 파악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해왔다. 특히 냉전체제 붕괴 후 미국이 유일 패권국가가 되면서는 이 국정연설에서 제시되는 비전과 전략들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결정짓는 최대변수로 인식되어 전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부시의 2006년 국정연설에서 묘사된 미국의 자화상은 1970년대 중반 월남 패망 이래 최악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외교정책에 관한 세계적 석학인 스탠리 호프먼 교수가 월남전의 수렁에 빠져 허덕이던 1960년대의 미국을 ‘상처 받은 독수리’(wounded eagle) 또는 ‘절름발이 거인’(crippled giant)이라 부른 적이 있지만 그가 살아 있다면 2006년의 미국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부시의 국정연설에는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비전과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과거 5번이나 했던 국정연설에서 느껴졌던 신념과 열정도 찾아 보기는 힘들다. 물론 민주주의와 자유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이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낯익은 약속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정치인의 수사학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재선에 성공한 후 첫 국정연설이었던 작년에 비교하면 올해의 연설은 공허하다는 인상마저 지울 수 없다. 정말 미국은 회복 불능의 상처 받은 초강대국일까? 부시의 고민은 이해할 만하다. 국내외 어느 곳을 보아도 낙관적인 구석이 별로 없다. 재정적자는 그의 감세정책 때문에 이미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퇴임할 때까지 적자규모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작년 국정연설에서 야심찬 사회보장제도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의회에 올리지도 못했다. 작년 여름 남부 지역을 폐허로 만든 태풍 카트리나에 분노한 민심은 부시 행정부의 핵심인물들이 연계된 도청사건으로 더욱 등을 돌리게 됐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시간이 갈수록 철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 반응은 역시 신통치 않다. 그래서 5년 전 9·11 참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에는 90%가 넘었던 그에 대한 지지도가 작년 말에는 30% 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서 이런 추세로 가면 금년 11월의 중간선거에서 참패가 불가피하다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공화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 사태를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의 국정연설은 도덕적·이상주의적 가치를 강조했던 미국의 대외 정책을 오히려 현실적 바탕 위에 재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한반도 정책이 그러하다.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 규정하고 대량무기비확산전략(PSI)을 통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겨냥해 온 부시의 대북정책이 보다 세련되고 현실적인 궤도로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위조달러 같은 문제는 예외가 되겠지만 부시의 대북정책은 선택된 방법과 수단이 그것이 추구하는 목표를 정당화하지 못하는 비대칭적 측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6자 회담 속개를 고대하는 우리로서는 금년에 미국이 전략적 신축성을 발휘하고 북한 역시 이 호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 대사
  • [정치캠프 해부] 이념따라 뭉친 ‘여의도 캠프밸리’

    [정치캠프 해부] 이념따라 뭉친 ‘여의도 캠프밸리’

    서울 여의도는 이제 ‘캠프 밸리’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 가까이는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와 5·31 지방선거, 멀리는 차기 대선을 겨냥한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속속 캠프를 차리고 있다. 최근의 정치캠프는 자금과 조직을 앞세우던 과거 3김(金)시대와는 달리 자발적인 참여와 의기투합, 정치이념으로 뭉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표심의 향방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정글의 법칙은 여전하다. 새로운 정치를 꿈꾸며 희망을 일구고 있는 각 캠프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51064 국회 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 일대에만 여야 정치인 10여명의 캠프가 자리잡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 출마자와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는 여야 유력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정치 1번지인 종로와 증권가가 자리잡은 동여의도 등에도 한두 곳씩 산재해 있다. ●다국적 연합군의 힘 이들 캠프의 공통적인 특징은 과거에 비해 구성원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이다.“예년에 비해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일꾼인 의원회관 보좌진은 기본이다. 스스로 참여하고 싶어하는 대학원생과 회사원, 개인사업자 등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다국적 연합군이라 할 만하다.”(우리당 모 캠프 관계자) 자발적인 ‘결합’이다 보니 열의도 대단하다. 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중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 캠프 실무자는 “후보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해 밤늦게까지 작업하느라 날 새는 줄 모른다. 본격적인 대선 캠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가 후끈하다.”고 전했다. 김근태 후보 캠프에는 과거 민주화운동 인맥이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캠프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정 후보와 끈끈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이같은 캠프의 역동성에는 정치문화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또다른 캠프 관계자는 “과거 군사독재와 3김(金) 시절의 캠프 출신이라면 당연히 ‘한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젠 딴세상 얘기”라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지지자들은 언제든지 삶의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탄탄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의 모 서울시장 후보측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당선 가능성이나 당내 권력기반, 경제력 등을 보고 사람들이 캠프에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각 후보 진영이 인간적인 의기투합과 정치관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 관리와 댓글 지원, 이메일 발송 등 ‘사이버 홍보’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과거 ‘캠프정치’와는 달라진 새로운 풍속도로 꼽힌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 직책과 연관된 구설을 염려하는 듯 공식적 캠프는 아직은 꾸리지 않거나,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밥값과 활동비는 각자 해결” 인적 구성의 개방성·자발성은 캠프의 저비용 구조와 연결된다.“사무실 운영비 정도만 후보가 부담한다. 식대와 활동비 등은 실무팀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상황이다.”(한나라당 모 캠프 관계자) 그러다 보니 정책자문위원단이나 핵심 실무진들이 대부분 ‘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 후보의 기존 인맥을 바탕으로 꾸려지고 있다. 정당 사상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있는 것도 캠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선관위의 관리가 본격화하자 각 캠프는 안도와 불평이 교차하고 있다. 후보자 개인 모금 한도가 과거 전당대회 소요자금보다 턱없이 부족한 1억 5000만원으로 제한됐고, 지지자 간담회에서 식사비를 대납하는 것도 금지됐다. 한 40대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종전에는 당의장 선거 한번 치르면 5억에서 10억까지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이 돌았지만, 이번에는 법망이 상당히 촘촘해졌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딸리는 우리로선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일부 캠프에서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전당대회 출마비 6500만원에 기본 홍보물 제작 비용 3000만원, 여기에 사무실 운영과 후보 일정 경비까지 포함하면 1억 5000만원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 조사결과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 후보의 캠프는 “지지표를 단속하기 위해 밥 한끼 사려 해도 선관위가 금지하고 있고, 캠프 일꾼들의 밥값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며 호소했다. 전광삼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x
  • [독일월드컵 2006] 토고 ‘검은 베일’ 드디어 벗는다

    ‘이번에는 베일을 벗나.’ 독일월드컵축구 본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축구대표팀이 2006아프리카 네이션스컵대회에 참가해 정상의 전력을 선보인다. 토고는 22일 오전 3시 콩고민주공화국과 첫 경기를 치른 뒤 26일 카메룬,30일 앙골라와 차례로 맞붙는다. 그동안 토고는 기니, 가나와의 평가전을 치렀지만 월드컵에서 같은 G조에서 속한 한국과 프랑스, 스위스의 전력탐색을 꺼려 베스트 멤버의 출전을 자제해 왔다.그러나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가 아프리카대륙 최강을 가리는 대회인 만큼 토고가 최대의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히는 간판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1·AS 모나코)는 물론 주니오르 세나야(21·주벤투스·스위스), 아데캄리 올루파데(25·알 실리아·카타르) 등이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우리로서는 전략 탐색에 호기가 아닐 수 없다. 토고 대표팀의 스티븐 케시 감독도 20일 “네이션스컵이 우선이고 월드컵은 그 다음이다.”라고 말해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할 뜻을 내비쳤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트루시니스/이목희 논설위원

    줄기세포 파문이 한국 국민들의 생명공학 평균지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또 하나 끌어올린 것이 있다. 정신분석이다. 잘 나가던 황우석 교수가 왜 논문조작이라는 무리수를 두었을까. 성취 강박감이 먼저 거론된다. 성장기 콤플렉스, 소영웅주의, 자기도취, 자기맹신으로 황 교수의 정신상태를 풀이하면서 술자리 논란이 벌어졌다. 더 큰 탐구대상은 대중의 심리변화다. 줄기세포를 둘러싼 진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 집단공황 현상은 박사학위 논문 여러개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심각했다. 황 교수의 능수능란한 화술에 국민들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아직도 여론조사를 하면 황 교수를 믿고 싶다는 의견이 상당히 나온다. 이를 단순한 애국심, 집단최면으로 치부하긴 힘들 것 같다. 그보다는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이 설득력있게 인용되고 있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기에 앞서 합리화의 동물이란 설명이 인지부조화 이론의 핵심이다. 인류 멸망을 예언한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가 예고된 시한에 아무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사기였군.’이라고 판단해야 이성적이다. 그러나 자기가 오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인간이란 것이다. 오히려 합리화를 위한 정신 메커니즘이 발동해 ‘열심히 간구해 멸망이 비켜갔다.’고 단정하고 더욱 광신도가 되는 과정을 페스팅거는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거나 주식거래 등 경제적 선택을 분석하는 데 쓰인다. 이를 확장해 국가권력이 상징조작, 대중조작에 활용하면 재앙이 발생한다. 히틀러의 나치독일까지 갈 것 없이 지금의 국제사회에서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에서 ‘2005년의 단어’로 ‘Truthiness(트루시니스)’가 선정되었다. 한 방송사의 코미디뉴스 프로에서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침공 합리화를 비꼬아 만든 조어(造語)다.‘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Truth)이라고 받아들이는 상황’을 일컫는다. 부시행정부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전쟁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지도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강행 배경도 비슷하다. 우리로서는 북한 주민들이 인지부조화 혹은 트루시니스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정밀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도 검단산(657m)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도 검단산(657m)

    먼 길 달려온 북한강, 남한강 두 물줄기가 서로 부둥켜 안고 자맥질하듯 스며들어 물의 나라를 이루는 곳이 팔당이다. 이 두 물길은 강(江)의 시원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따금씩 호수(湖)라는 이름으로 호흡을 조절해왔듯,‘한강’이라는 큰 물길을 이루며 서울로 들어서기 직전에도 ‘팔당호’란 이름으로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한강이 그렇게 의젓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음은 온몸으로 물길을 감싸 안고 받쳐주는 검단산(657m 경기도 하남시)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산은 한강을 내려다보는 조망과 푸근한 산세로도 멋진 곳이지만,2000년 전 백제시대부터 수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한 곳으로 역사기행을 겸한 가족산행 대상지로도 적격인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검단산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길이 잘 나 있고, 이정표와 안전시설도 잘 들어서 있어 운행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산길은 창우동에서 출발해 유길준 선생 묘역∼고개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고추봉∼용마산을 거쳐 광주시 중부면 엄미리로 하산하는 종주 코스로 잡았다. 애니메이션고교 옆 산길 들머리의 두 갈래 길 중, 왼쪽의 너르고 평탄한 길로 들어선다. 유길준 선생 묘역을 지나 능선상의 안부인 큰고개까지는 30분이면 충분히 닿으며, 고개에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산행으로 고도를 올리게 된다. 산길 중간중간 시계가 트이는 곳으로 아름다운 코발트색 한강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고도를 올릴수록 동쪽 산자락 아래로 짙푸른 팔당호의 모습도 잘 내려다 보인다. 정상 직전 봉우리 아래, 동쪽으로 시계가 열린 전망대에서 두물머리와 팔당호, 눈을 이고 있는 용문산의 모습에 취해 있노라면 어디선가 날아와 사람들의 손바닥에서 먹이를 찾는 딱새의 모습은 정겹고도 안쓰럽다. 사방으로 시계가 열리는 검단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일품이다. 한강을 함께 수호하듯 서 있는 맞은편(북동쪽)의 예봉산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동쪽 멀리로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용문산의 산줄기도 힘차고 기품있는 모습이다. 정상에서 남쪽 계단으로 내려서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은 호국사를 거쳐 창우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그대로 나아가면 또다시 오른쪽 산곡초교로 이어지는 갈림길(샘터)을 만나고, 여기서도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하여 나아간다. 오솔길처럼 편안한 길을 지나 제법 힘들게 봉우리를 오르면 고추봉은 한발 더 뒤쪽에 서 있다. 고추봉은 삼각점과 나뭇가지에 걸어놓은 팻말로 확인할 수 있는데, 내려서는 길은 굴참나무가 많은 급경사 내리막을 이룬다. 제법 번듯한 정상석을 이고 있는 용마산에서 숨을 고르고, 능선으로 잠시 진행하여 갈림길이 나오면 이제 오른쪽(서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낙엽 두터운 길을 내려서다가 정면의 봉우리로 올라서면 평탄한 능선길은 슬그머니 왼쪽으로 이어지는데,415봉 직전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자락을 가로지르는 길로 들어선다. 나무에 방향표시(승우산악.415봉, 엄미리)를 잘 해두었다. 송전탑과 무덤을 차례로 내려서 만나는 안부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산자락을 가로질러 완만한 길을 내려서면 이내 중부고속도로가 보이고 낚시터와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43번 국도변의 엄미리 버스 정류소에 닿는다. ■ 대중교통 서울 송파, 강동(이마트 81번), 동서울터미널 등지에서 하남이나 광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편이 많아 접근이 편리하다. 귀가는(엄미리) 광주 퇴촌면∼서울 송파간 운행 중인 버스 이용. ■ 자가용 하남시 창우동 애니메이션고교 주변 도로가에 주차공간이 많으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므로 일찍 서두르는 게 좋다. 종주산행시의 차량회수는 위 대중교통편 참조(하남택시 031-791-4114). ■ 참고 검단산 산행정보 www.chunghoe.com
  • [도서관은 주민의 서재다] A도서관서 빌려 B도서관 반납

    [도서관은 주민의 서재다] A도서관서 빌려 B도서관 반납

    지난해 12월27일. 미국 뉴욕의 5번가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에 자리한 ‘미드맨해튼도서관’. 뉴욕 공공도서관의 85개 분관 가운데 하나다.1층 100여평의 공간은 붐비는 이용객들로 시내 대형서점을 방불케 했다. ‘찰리와 초콜릿공장’ 등 최신 DVD 2개와 소설책 해리포터 시리즈를 빌려가는 케이트 모리스(37·은행원)는 “신간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1주일에 한번 퇴근길에 들러 가족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빌려간다.”고 말했다. ●시민 4명당 1명꼴 대출카드 소지 이 도서관은 우리로 치면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는 대출카드를 소지한 사람은 198만여명. 뉴욕시민이 800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시민 4명당 1명꼴로 도서관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철저하게 이용자 중심으로 맞춰져 운영된다. 직장인 이용자에게 맞춰진 미드맨해튼도서관의 경우 땅값이 ‘금값’인 도심에 위치해 있다. 월·수·목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고 일요일은 쉰다. 나머지 동네 도서관들도 지역에 촘촘하게 위치해 대부분 주민이 집에서 10분 거리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A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B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특히 C도서관에 없는 자료를 D도서관에서 빌려 이용할 수 있는 ‘상호대차 서비스’도 가능해 규모가 작은 도서관의 한계를 보완해주고 있다. 자료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서가에 정리돼 있어 찾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컴퓨터 맘껏 사용하고 건강정보 얻어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모든 정보를 접할 권리가 있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여건이 안되면 도서관이 나서 도와주는 게 원칙이다. 도서관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것. 대부분의 도서관은 인터넷 카페처럼 이용자들이 컴퓨터를 마음놓고 쓸 수 있도록 해 매일 아침 도서관 앞에 20여명이 줄서는 일이 다반사다. 주민의 건강관리도 챙겨 준다. 공공도서관은 ‘초이스’라는 건강정보센터를 운영, 이용자들이 건강정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서가 이용자들의 질문을 취합해 의료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해준다. 영화 ‘로렌조오일’에서 난치병에 걸린 주인공이 도서관 자료를 탐독해 치료법을 발견했다는 게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이밖에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20개 분관에서 ‘무료 영어교실’을 열고, 초·중생의 ‘숙제 도움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뉴욕 김유영특파원 carilips@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새해다. 아직도 앞산인 달마산은 눈을 모자삼아 구름을 목도리 삼아 유유자적 하늘과 세월을 떠받치고 있다. 새해들어 눈 덮인 골짜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인사를 하러 온 차인들도 많지만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도 늘어가고 있다. 하얀 입김을 푸우 푸우 내뿜으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해남의 명산인 두륜산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두륜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큰절인 대흥사를 지나 일지암을 지나는 코스와 진불암을 지나는 코스가 있다.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지암을 찾는 등산객들은 매우 드물었다. 마치 사시사철 선방처럼 한적한 곳이 바로 일지암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큰 절의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등산객까지 일지암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웰빙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 것 같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중 가끔씩 차를 청하는 분들이 있다. 일지암에는 좀 독특한 차 풍습이 있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아닌, 청하는 손님이 차를 직접 우려내서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 당황해 한다. 차를 어떻게 내야 합니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쉽게 생각하세요. 직장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커피를 마시듯 편안하게 차를 끓여 드시면 됩니다. 우선 유천에서 물을 떠와 차를 끓이는 주전자에 넣고 사람 수에 맞게 잔과 차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차 주전자에 물을 붓고 마시면 되는 것이지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편안하게 따르고 마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차를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안타까워 다시 권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차는 형식과 관념 속에서 머무는 뜬 구름이 아니라 존재와 현실의 내적 욕망을 갈무리하는 청적(淸寂)이 머무는 마음의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차는 그 자체로 이미 편안함이며 실용적이며 삶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장자의 이야기다.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당대최고의 목수인 윤편이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물었다.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슨 말을 쓴 책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지금 살아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 사람의 찌꺼기군요.”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목수 따위가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축인 굴대가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굴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깎아야 할 수레바퀴의 정확한 치수는 있기는 있습니다만 소신은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 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흔 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를 깎고 있습니다. 옛 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 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환공과 윤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형식인 말은 결코 그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형(形)과 색(色)이요 귀로 들어 알 수 있는 것은 명(名)과 성(聲)일 뿐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는 거창한 삶의 형식이 결코 아니다는 것이다. 차의 본뜻은 삶의 실용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작은 기쁨에서 시작되는 일상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구를 갖출 수 있고 차를 마시는 최소한의 지혜를 갖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는 내 일상의 삶속에서 천연스럽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차는 곧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는 삶의 존재로서 우리에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차를 마시는 것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은 어디일까.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티베트다. 그것은 높은 고원지대의 기후 탓이다. 티베트인들은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을 차로 보충한다. 그들이 마시는 수유차와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 그리고 차담은 티베트인들을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으로 만들고 있다. 티베트인들의 음다풍속은 매우 자연스럽다. 형식과 격식이 없이 앉는 곳이 바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인들의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매우 자유롭고 평안하다. 아마도 형식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차가 하나가 되는 찻자리를 펼치는 유일한 민족이 바로 티베트일 거라는 생각이다. 그들은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생산현장에서, 그리고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회의장에서도, 높은 산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신다. 자세히 들여다면 그들의 일상은 이미 차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는 그들의 모든 삶을 씨줄과 날줄로 이어준다. 척박한 문화속에는 아주 조용한 삶의 평화가 깃들어 있다. 그들의 종교적 성지인 라사의 포탈라궁을 가기 위해 온 가족이 7개월 동안 삼보일배를 한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차문화 공동체는 우리가 향후 지향해야 할 차의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해줄 귀중한 것들이라고 보여진다. 중국 신강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香茶)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는 한가한 여가시간보다는 식사와 함께 먹는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식사를 한 뒤나 편안한 시간을 따로내어 차를 마시는 반면 위구르족은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이다. 위구르족은 북쪽의 민족들은 밀크티를 마시고 남쪽에 사는 민족들은 향차를 마신다. 위구르족의 밀크티는 매우 독특하다. 벽돌차로 불리는 전차를 쪼개 덩어리를 철제주전자나 알루미늄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차가 적당하게 푹 우러나면 신선한 우유 혹은 양젖을 넣고 다시 소량의 소금을 넣은 뒤 더 끓인다. 그리고 몇분이 지난 뒤 찻잔에 따른후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신다. 향차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자를 사용해 차와 함께 후추나 계피 정향 등 향로가루를 넣고 서서히 물을 부은 뒤 불위에 얹어 4∼5분가량 끓인다. 차 찌꺼기나 향료가루를 찻잔에 함께 나오지 않도록 걸러 마시며 보통 아침 점심 저녁식사와 더불어 차를 마신다. 몽골인들에게도 밀크티가 있다. 유목민인 몽골인들에게는 삼차일반(三茶一飯)의 음다풍습이 있다. 하루에 3번정도 차를 마시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과 함께 한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중국의 운남지방에서도 독특한 음다풍습이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음다풍습은 염파차(炎波茶)와 용호투차(龍虎鬪茶)다. 염파차는 차 덩어리를 부숴 작은 토기그릇에 넣은 뒤 토관을 불위에 얹어 찻잎이 “퍽 퍽”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구운 다음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고 다시 5분정도 끓인다. 그런 후 다시 소금덩어리를 다탕에 넣고 끓여서 짠맛이 나면 화로에서 꺼내어 따른 뒤 각자의 기호에 따라 뜨거운 물을 더 부어 마신다. 운남에서는 염파차를 마실 때 옥수수떡을 함께 먹는 습관도 있다. 용호투차는 밀림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감기치료에 이용하는 비방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저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차를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이 담긴 술잔에 부으면 마치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우는 것과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마시면 땀이 나고 잠을 잘 자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티베트인 다음으로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민족이다. 연간 1인당 차소비량이 약 4.5㎏이 될 정도로 차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습관은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차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아침 식사때 한 잔을 마시며,11시쯤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며 또 차를 한 잔 마신다. 점심식사때 한 잔, 오후 1시부터 4시사이에 한 잔, 잠을 자기 직전에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영국인들의 다시(茶時)다. 영국인들이 세계적으로 차 소비량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에서는 또 ‘5시 차’라는 음다풍습이 있다. 18세기 중엽 베드포드 공작부인인 안나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오후 5시에 많은 사람을 초청해 차와 과자 등을 제공하는 통상적인 차회를 말한다.5시 차회에서는 크래커 과일 등을 바구니에 담아 차와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미국인들은 차가운 차인 ‘아이스티’를 즐겨 먹는다. 차는 통상적으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는 통념을 미국인들은 깨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티는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국제박람회에서 영국인 차업자인 리처드에 의해서 보급됐다. 차를 선전하기 위해 박람회에 온 리처드는 7월이라는 뜨거운 날씨 탓에 아무도 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자 홍차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한 다음 차가운 홍차라고 권유했다. 차가운 홍차인 아이스티는 뜻밖에도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고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사막의 나라 모로코에서는 박하차를 마신다. 박하차는 차를 넣고 먼저 끓이다 설탕과 함께 박하잎을 넣어 마신다. 차와 설탕 박하가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는 것이 바로 모로코의 박하차이다. 이밖에도 차는 유럽 러시아에서도 그 지역의 기후와 문화적 풍습에 알맞게 음용되고 있다. 차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유 설탕, 심지어 박하와 소금까지도 함께 섞어서 음용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차는 형식과 관념의 문제가 아닌 현실 삶의 존재조건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차가 함께 하는 매개고리로써 중요한 매체이기도 한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티베트의 수유차 ‘하루 양식은 없어도 되지만 차 없이는 못산다.’는 민족이 바로 티베트다. 그들은 하루 일과를 차로 시작해 차로 끝낸다. 최소 20∼30잔에서 100잔을 넘게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티베트에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명물이 바로 ‘통모’라고 부르는 차통이다. 보통 지름이 15∼18㎝이고 길이는 150㎝가량이며 왕대나무를 잘라 차통으로 만든 후 겉에는 아름다운 문양을 새긴다. 차통에는 피스톤 같이 생긴 막대가 끼여 있다. 통모에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를 빚어넣고 그위에 끓는 차를 붓는다. 소금과 입맛에 맞는 향로를 또 넣고 피스톤처럼 생긴 자루를 두손으로 잡고 절구질하듯 아래 위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며 골고루 섞는다. 절구질을 많이 할수록 차는 부드럽고 맛깔이 난다. 수유차라 불리는 이 차는 단백질과 지방질 풍부한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버터차가 된다. 쌀뜨물처럼 진한 게 탁한 우유맛이 난다.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는 티베트 사람들의 빈부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신분적 가치를 지닌다. 통모의 겉이나 절구질을 할 수 있는 막대기의 손잡이인 ‘자나’에 부자들은 아주 귀한 보석으로 치장한다. 수천만원이 넘는 귀한 통모가 티베트에는 존재한다. 수유차를 담을 수 있는 보온통인 ‘차담’도 매우 중요한 차 도구 중 하나다. 티베트 사람들은 집집마다 최소한 2∼3개의 통모와 4∼5개 정도의 차담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찻자리가 따로없다. 찻상을 차리거나 차를 마시는 격식 없이 시장바닥이건 회의장에서건 앉는 곳이 바로 찻자리다. 어떤 자리든 앉으면 바로 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티베트 풍습상 손님으로 차를 접대받을 때 찻잔의 차를 모두 마셔서는 안 된다. 차를 모두 마셔버리면 차를 더 이상 마실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더 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더 마시기 위해서는 찻잔에 차를 약간 남겨두어야 한다. 차가 일상화되어 있는 티베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1인당 연간 소비량이 15㎏가량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樗蒲)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1799년 황해도 곡산부사로 있던 다산 정약용이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천하의 학자이자 ‘목민심서’를 통해 관리의 청렴을 강조한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000전이라는 거금을 뿌렸다니…. 하지만 이것은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다산은 이후 수차례 도박의 중독성과 폐해를 경고하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노름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다산은 저포 노름을 양반과 기생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놀이의 하나로 여긴 듯하다.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살림 펴냄)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회상을 추적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도박사(賭博史)다. 다산과 연암이라는 조선의 대학자를 내세운 데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노름’이라는 놀이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저포는 백제시대부터 유행한 놀이로 주사위 같은 것을 던져 그 사위로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다. 조선시대 저포는 도박 일반을 뜻하기도 했고 쌍륙 놀이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산의 편지에 나오는 저포 노름은 쌍륙 놀이를 가리킨다. 쌍륙은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의 놀이문화를 주도했다. 양반이 기녀들과 누린 풍류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쌍륙 놀이다. 혜원 신윤복의 ‘쌍륙삼매’나 기산 김준근의 ‘쌍륙 치는 모습’ 같은 풍속화를 보면 쌍륙이 얼마나 풍류남아의 주된 놀잇감이었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연암 박지원이 쌍륙 놀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만하다. 연암은 편지를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혼자서 쌍륙을 쳤다고 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양 편으로 삼아 자기 혼자 대국을 벌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이 책의 의의는 무엇보다 우리 역사 속의 진정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로 정의, 모든 문화가 놀이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역사와 일상 또한 놀이를 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위론 왕에서 아래론 평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는 수많은 호모 루덴스들이 있어 문화를 살찌웠다. ‘놀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고려시대 임금 의종이다. 무인 성향이 짙었던 의종은 격구중독자였다. 말 위에서 긴 장대를 가지고 공을 골대로 쳐넣는 격구는 오늘날의 경마와 같은 스포츠 도박, 즉 내기성 놀이다.‘격구왕’이라 할 정도로 격구를 좋아한 의종은 이틀 동안 격구를 구경한 적도 있고, 대궐에서 국사를 논한 다음 내처 격구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 역시 고려 말 가장 출중한 격구선수였다. 격구는 고려시대 크게 흥행했지만 임진왜란을 거친 조선 후기에 들어 명맥이 끊겼다. 책은 풍류로서의 도박뿐만 아니라 악질적인 도박 사례도 소개한다. 을사오적 가운데 한 명인 이지용은 희대의 ‘화투대왕’이었다. 그는 나라를 판 돈으로 한꺼번에 수만원씩의 판돈을 걸었다고 한다.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펼쳐질 당시 조선의 국세총액이 1300만원이었으니 그의 노름돈을 합하면 나라를 살렸을 정도다.1931년 일제가 ‘골패세령’이란 법령을 통해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둬 식민지 경영에 사용한 사실도 우리로선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자(부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박이라는 비주류의 문화를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 흥미롭게 다룬다. 최근 생활사나 미시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도박과 같은 음지의 역사는 여전히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 이 책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역사를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한국농민 폭력시위 유감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가 열린 홍콩에서 반(反)세계화 시위를 벌이던 한국인 가운데 600여명이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인 시위대는 지난 17일 오후 홍콩 도심 곳곳에서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포위돼 10여시간 대치한 끝에 18일 새벽 전원 연행됐다는 것이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시위대는 지난 12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폭력 평화투쟁’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회의가 진행되는 기간에 삼보일배 행진, 촛불집회, 해상시위, 풍물패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자신의 주장을 평화롭게, 널리 알렸다. 이에 홍콩 시민들이 시위대에게 음식물·방한용품을 전달하고 일부는 동참까지 할 정도로 호감을 얻었다. 오죽하면 현지 언론이 ‘제2의 한류’라느니 ‘폭민(暴民) 이미지를 씻었다.’라느니 찬사를 보냈겠는가. 그런데 각료회의 폐막을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폭력을 동원해 그동안 쌓은 긍정적인 성과를 몽땅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고야 말았다. 홍콩 당국은 현재 단순가담자를 제외한 시위 주동자, 불법행위자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정부는 홍콩 당국을 최대한 설득해 시위자 신병을 인수하고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홍콩 측에 불법 시위자 처벌을 우리가 책임진다고 약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고 본다. 정작 중요한 것은 홍콩 시위 참가자들의 자세이다. 그들은 평화시위와 폭력시위 양쪽에 대한 반응을 절감했을 것이다. 이번 체험이 국내에서도 폭력적인 시위를 포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원기의장 “버시바우 수위 넘어섰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1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북한은 범죄정권”이라는 발언에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국회 통외통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이 “본국소환 결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해 당 안팎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입법부 수장이 주재국 대사를 공개 비판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인영입니다.’에 출연, 버시바우 대사의 대북 강경발언이 “수위를 넘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남북간 평화기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로서는 사활적인 문제인데 주재국 대사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1)U-러닝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1)U-러닝

    열악한 교실환경, 학교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 등 공교육 위기론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이어지는 사교육의 광풍도 여전하다. 이색적이며 특색있는 교과운영 등으로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선 학교들을 찾아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길을 모색해 본다. ■ 서울 신학초교 태블릿PC 수업 “맷돌은 어디에 사용하나요?”(이준규 선생님) “곡식 가는 데에요.”(남학생) “즙 짜는 데에요.”(여학생) “오른쪽 맨 아래에 있는 것은 무엇이지요?”(선생님) “다듬이요.”(전체 학생) “어디에 쓰는 물건이죠?”(이 선생님) “빨래 물 빼는 데요.”(여학생) “광 내는 데요, 때 빼고 광 내고…”(남학생) 25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3동 서울 신학초등학교 5학년 1반 사회수업 시간.32명의 학생들과 이준규 담임교사가 ‘조상의 멋과 슬기’를 주제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가정서도 사이버 학습 가능 다른 교실과의 차이점은 전자수업이라는 점이다. 우선 71인치 대형 전자칠판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 책상 위에도 태블릿(tablet)PC가 하나씩 놓여져 있었다. 태블릿 PC는 무선 랜이 내장되어 있으며 모니터 화면에 전자 펜으로 문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이를 저장할 수 있는, 개인용 노트북 컴퓨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컴퓨터다. 전자칠판에 띄워지는 내용은 학생들이 갖고 있는 태블릿 컴퓨터에 떠있는 화면과 똑같았다. 교과서인 셈이다. 발표하는 학생을 위한 무선 마이크도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나 공책은 보이지 않았다. 분필도 찾을 수 없다. 학생이 발표하는 프데젠테이션 화면 위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대목에 밑줄을 그으면 그 내용이 전자칠판은 물론 학생들 태블릿 PC에도 그대로 표시된다. 발표하는 학생이 발표도중 전자펜으로 별도 표시를 하는 것도 그대로 전자칠판이나 나머지 학생들의 태블릿 모니터에 나타난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내용을 연필로 일일이 공책에 따로 적지않아도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6개 모둠으로 나뉘어 선생님이 정해준 과제별 토론내용을 모둠별로 발표했다. 한 개 모임의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이 소감을 밝힌다.“우리가 조상들의 멋과 슬기를 발표하고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신기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이렇게 조사를 하여 더 많이 알아서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우리가 조사를 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잘하였다고 느낀다.”(4모둠, 박지영 정우정) 소감 발표에 이어 나머지 학생들도 이 발표에 대한 댓글을 워드를 이용해로 그 자리에서 바로 올린다. 선생님도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수업을 정리해 준다. 태블릿 컴퓨터가 교과서뿐만 아니라 공책으로도 활용되는 것이다. “내용은 좋은데 (파워 포인트)글씨가 잘 안보인다.”(김채린) “내용은 좋은데 너무 빨리 말했어요.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는 식이 됐어요.”(이 선생님) 이 학교는 지난 4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정한 전국의 U-러닝 시범학교들 가운데 유일한 초등 시범학교다.KT,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협조를 받아 학교에 사이버학습 환경을 구축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가정에서도 무선랜을 이용, 사이버 학습이 가능하다. 투자비용으로 4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성적도 올랐어요.” 지난 4월 처음으로 전자수업을 할 때만 하더라도 학생들은 교과서와 공책없이 수업할 수 있다는 얘기에 신기해했으나 전자 펜이나 키보드가 눈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전자펜이나 키보드를 사용하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해졌다. 최민수군은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는 등 흥미가 많이 생겨 요즈음은 교과서로 하는 수업보다 편하다.”면서 “성적도 수학, 사회과목에서 올랐다.”고 자랑한다. 담임선생님도 학생들이 파워포인트, 워드 등을 손쉽게 다룬다고 거든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 교사는 “40분 수업할 때 10분에서 15분 정도 집중하면 많이 하는 편인데 우리 학생들은 더 집중하는 편”이라면서 “본인이 직접 화면에 무엇인가를 적고 저장하고 띄우며 참여하는 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어 읽기의 경우, 태블릿 PC로 하기는 어려우나 사회 수학 영어 과학 등은 태블릿 PC로 수업을 자주 하고 있다. 학생들 시험도 온라인으로 정해진 시간에 한다고 한다. 이 교사는 “지금은 우리반 학생들만 사용하나 서버에 모든 자료가 올라가는 만큼 다른 선생님들도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정보화 교육에 대한 마음가짐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학교 밖에서도 수업을 하도록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김덕영 교장 선생님은 “U-러닝 시범학교 지정 이후 1학년 학생들도 선생님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졸업하면 워드프로세스 자격증 등 자격증 서너종은 거의 다 딸 정도로 정보화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U-러닝 이란? U-러닝(learning)이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는 체계다. U-러닝에 활용되는 단말기로는 PC,PDA, 태블릿 PC 등이 있다. 일반 컴퓨터를 활용하는 수업은 모든 초·중·고교에서 이미 하고 있다. 태블릿 PC를 이용,U-러닝을 하는 곳은 서울 신학초등학교와 인천 부원중학교 등 2곳이다.PDA를 이용한 수업은 서울 경복고 등 7곳이 있다. 태블릿 PC를 토대로 한 U-러닝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성, 즉시성, 개별성, 상호 작용성이다. 학교안은 물론 유·무선 랜을 연동시켜 주는 장비가 있는 곳에서는 태블릿 PC만 있다면 그 곳이 바로 교실이 된다.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고 활용할 수 있다. 또 언제나 원하는 정보를 얻어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으며 바로 학습 내용을 정리 입력 저장하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친구들과 나눠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자기수준에 적합한 학습 콘텐츠나 웹사이트를 찾아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이 학습한 결과를 바로 저장하여 자신의 학습이력을 스스로 알 수 있다.U-러닝 환경에서는 교실의 개념이 확장되어 학생이 거리가 먼 현장에 있어도 교사는 학생의 학습과정을 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조언이나 지시를 할 수도 있다. 학생들끼리 의견도 교환할 수 있다. 서울 신학초등학교의 경우, 무선환경 인프라가 학교, 가정, 관공서나 금융기관, 쇼핑센터 등 몇몇 특정 지역에만 국한돼 있어 이를 벗어나면 태블릿 PC의 무선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 엄밀한 의미의 ‘언제 어디서나’ 교육은 힘든 실정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왜 U-러닝 인가? 서울 신학초등학교에서 도입한 U-러닝은 학생과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U-러닝 시범학교로 지정된 지난 3월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32명의 학생과 교사 등을 상대로 성과를 설문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개선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효과도 좋아졌다. 무선랜 기반 태블릿 PC의 이동성, 즉시성, 개별성, 상호작용성을 적용한 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태블릿 PC를 학생들이 하루에 80분 정도씩 집에서도 사용하는 등 활용빈도가 많아지면서 사교육비가 1학기에 비해 2학기에는 25%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1학기 초에는 한 사람당 월평균 40만원에서 10월에는 30만원선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과 협동성도 개선됐다. 자유게시판이나 메신저를 활용한 사이버상의 의견교환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이밖에 전자투표나 설문조사 등 교과 외 활동경험을 쌓게 됨으로써 고차원적인 사고과정이 발달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하는 자주적 학습능력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급관리도 편해졌다. 별도의 알림장과 가정통신문이 필요없게 됐다. 과제방이나 학습 게시판을 활용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모든 학교행사 계획과 학습과제나 준비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이 교사는 학부모나 학생이 사이버 환경을 좀더 쉽게 이용하도록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플랫폼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번의 로그인으로 홈페이지, 사이버스쿨, 포털사이트,CD, 서버 등에 접속하도록 함으로써 자료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태블릿 PC 배터리 성능도 개선해 장시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경우,3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를 더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게를 좀더 가볍게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여학생들은 주말에 태블릿 PC를 가져가지 않고 교실 뒤에 마련된 보관함에 두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서울 경복고 PDA활용 학습 U-러닝을 지향하고 있으나 학습도구에 따라 학습효과나 활용도는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 신학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활용해서 하는 U-러닝이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다면 PDA를 활용한 서울 경복고 3학년 학생들의 U-러닝 효과는 아직은 미흡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경복고 3학년 10반 학생 36명은 지난 4월 PDA를 한 대씩 지원받았다.PDA로 EBS 수능강의를 3학년 학생들이 듣도록 하겠다는 U-러닝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교육인적자원부가 받아들여 지원된 것이었다. 신학초등학교 학생들과 달리 이들은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활용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 능력이 양호했다. 하지만 신학초등학교와 달리 학교내에서만 PDA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유·무선랜을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교내 60곳에나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실 등 무선랜 접속이 잘 안되는 곳이 많았다. 이 때문에 PDA는 수업시간에 활용하지 않는 대신 쉬는 시간, 아침 및 방과후 자율학습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주로 이용됐다.10반 담임인 이강수 교사는 “아침에 20분, 점심시간에 30분씩 하루에 50분을 PDA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PDA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보인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홍민오군은 “영어사전 검색 및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해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하상욱군은 “주로 전화기로 사용한다,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회권군은 “야간자율 학습 시간에 전자사전, 백과사전, 영어사전을 검색하거나 EBS 과학탐구 강의를 들었으나 유해한 정보검색에 빠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는 이에 대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들은 PDA 활용을 나름대로 잘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PDA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어 비교육적인 유해정보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많다는 인식도 하고 있었다.PDA 활용방안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강정규 교사는 “교사가 학생들의 PDA 활용능력을 못따라가는 측면이 있다. 영화를 다운로드받아서 보는 등 원래 용도 외에 활용하는 부작용도 있었다.”고 했다. 이옥근 연구부장도 “노력은 했는데 대입 준비를 해야 하는 3학년생이 사용 대상이라는 점 등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내년에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정금배 장학관은 “표본집단이 3학년생이고 EBS수능 강의를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 아직은 기대만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우리가 보기에 시행 첫회임을 감안하면 혁명적인 환경변화로 본다.”면서“U­러닝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北광물 확보’ 韓·中 힘겨루기

    남한보다 무려 24배의 가치를 지닌 북한 광물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 지금은 중국이 다소 유리한 입장이지만, 우리나라도 추격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24일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광물자원 잠재가치는 약 2287조 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남한의 95조원에 비해 24배 많은 것이다. 또 북한에 있는 200여종의 광물 가운데 43종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텅스텐과 마그네사이트 등 주요 유용광물의 매장량 규모가 각각 세계 1위,4위에 이를 만큼 개발 여력이 풍부하다. 박양수 광진공 사장은 “최근 확인 결과, 북측이 중국의 ‘동방천우투자유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면서 “이에 따라 텅스텐과 마그네사이트, 몰리브덴 등 주요 5개 광물에 대한 조사·개발·판매권을 위임받아 독점적인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경우 광물자원이 모두 국가 소유이다. 이 때문에 북한 광물에 눈독을 들여왔던 우리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현재 우리나라가 북한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광물은 흑연이 유일하다. 비료의 원료인 인회석 광산 개발에 대해서도 협의를 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박 사장은 “북한은 도로나 항만 등 광산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가 열악하고, 기술·설비도 낙후된 만큼 북측에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적극 알릴 방침”이라면서 “주요 광물의 경우 적어도 중국과 공동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광진공은 국내기업과의 컨소시엄을 구성, 함경남도 단천시 대흥 마그네사이트광산과 검덕 아연광산을 공동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매장량은 대흥 마그네사이트광산의 경우 36억t(연간 생산량 300만t), 검덕 아연광산은 3억t(연간 생산량 68만t)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앞서 광진공은 매장량 20억t의 무산 철광석광산을 공동개발, 매년 10만t씩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한 상태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