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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중국이 정말 부러운 이유/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중국이 정말 부러운 이유/함혜리 논설위원

    중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각종 경제지표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2월 말 8536억달러로 일본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 된 중국은 지난해 말 1조 663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질주는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서비스 무역협정을 맺고 18억명 단일시장을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세안뿐 아니다. 중국은 아랍,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지역과의 친교를 통해 안정적으로 천연자원을 공급받고,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주공간도 예외일 수 없다. 중국은 지난 11일 위성공격용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상으로부터 약 859㎞ 떨어진 대기권 궤도를 돌던 자국 기상위성 ‘펑윈’을 격추시켰다. 전세계가 놀랐지만 특히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20년전 미·소 냉전체제가 와해된 이후 미국이 독점하고 있던 우주무기 개발경쟁에 중국이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200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호를 발사했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빨리 발전할 줄은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은 개혁 개방을 통해 각 분야에서 이처럼 경이로운 성공신화를 일궜다. 그런데도 모자라 전문가들은 ‘제2의 천지개벽’에 관한 예측 시나리오들을 쏟아내고 있다. 증권사 CSFB(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는 중국이 2014년쯤 미국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최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미국 추월을 단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많은데 이런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는 왜일까.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의 박한진 차장은 저서 ‘10년 후, 중국’에서 “수많은 불확실성을 압도하는 강력한 어떤 밑그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떤 밑그림이란 덩샤오핑이 생전에 마련한 ‘국가경영대계’를 일컫는다. 원바오(溫飽), 샤오캉(小康), 다퉁(大同)으로 구분되는 이른바 3단계 발전론이다. 원바오는 1979년부터 20년동안 춥고 배고픈 문제를 해결하자는 단계다.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이르는 샤오캉은 좀더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단계다. 다퉁은 2020년 이후의 시기로 세계 선두권의 현대화된 복지국가 건설이 목표다. 중국은 치밀한 전략과 강력한 추진의지로 원바오 단계를 무난하게 통과했으며 지금은 샤오캉 단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권의 주역이 바뀌어도 이 밑그림을 절대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덩샤오핑이 천명한 연경화(年輕化)원칙에 따라 중국에서는 자연스럽게 권력의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밑그림은 유지됐다. 장쩌민의 ‘국가어젠다 21’‘국가 지속가능발전 보고’, 후진타오의 ‘중국현대화 보고’ 등은 모두 3단계 발전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술적 차원의 조치들이다. 이렇게 시대를 관통하는 일관성은 중국만이 지닌 경쟁력이다. 오늘의 중국은 미래를 바라보는 든든한 밑그림과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 아무것도 변변하게 가진 것이 없는 우리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사설] 출산율 유럽1위 프랑스에서 배울 점

    프랑스가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 2명을 기록하면서 아일랜드를 제치고 유럽 최고 출산율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2005년 1.0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한 우리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다. 1995년 1.71명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을 2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10여년째 대대적인 출산장려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일과 육아를 양립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출산과 육아에 드는 개인 부담을 줄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했다. 불임여성이 시험관 아이를 갖고자 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국가에서 부담하고 아이를 낳으면 기저귀값까지 지급한다. 출산휴직하는 여성들은 최장 3년동안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재취업도 보장된다. 지난해부터는 셋째아이를 갖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이어서 자녀가 많아도 교육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프랑스는 출산장려 등 가족정책에 국내총생산(GDP)의 3%를 쓰고 있다. 덕분에 가족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프랑스인은 직업적인 성취감이나 사회적 성공보다는 단란한 가정생활과 성공적인 자녀 양육을 중시하게 됐다. 정책이 사회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저출산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는 사회비용을 높여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가족의 붕괴까지 가져올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프랑스의 사례를 거울삼아 출산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 대학논술 ‘感채점’ 무엇이 문제인가-한양대 입학관련 교수 4人 난상토론

    최근 ‘대학 논술 채점 감(感)으로´ <서울신문 2일자 1면>라는 한 대학 교수의 고백 이후 논술고사 채점에 대한 공정성과 일관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논술고사를 치를 일선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6일 2007학년도 대입 정시 논술고사를 코앞에 둔 한양대는 지난 3일 입학 관련 교수들이 본지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입학처장실에 모여 이 문제를 놓고 1시간 30여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대학 역시 논술 채점은 뜨거운 감자였다. 이 대학 최재훈 입학처장과 차경준 입학실장,2007 통합형논술개발위원회 인문계분과위원장인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 자연계분과위원장인 물리학과 오차환 교수 등 4명의 토론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채점 교수들의 주관성이 논란이다. 정말로 예쁜 글씨가 영향을 미치는가. 최재훈 입학처장(최 처장):예쁜 글씨가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엄청나게 못쓰면 불이익받는 게 사실이다. 채점에 주관성이 개입되는 것도 분명하지 않겠느냐. 다만 주관적인 요소가 관여되는 점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느냐 여부는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대학에서 논술이나 대학별고사를 보려는 이유는 수능과 내신에서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원하는 논술은 객관적으로 변별력을 두자는 건데, 교육부가 주관적인 요소를 많이 개입하게 하라고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 대학은 객관적인 것을 원하고 객관적인 답이 있는 논술을 원한다. 결국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 자율권을 달라는 말 아니겠느냐. 차경준 입학실장(차 실장):미술 채점도 교수들이 100점,90점식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공정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수학이 그러면 가장 논리적이고 채점하기 편하냐고 하면 또 그렇지 않다. 자기 대학에서 좋은 학생 뽑으려고 시험보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은 공공기관 입장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이도흠 교수(이 교수):(이탈리아 철학자) 크로체는 예술을 학문으로 객관화하는 걸 부정했다. 논술도 마찬가지로 근원적으로는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논술이 주관성이 있어서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면 사실 논술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논술 시행 초기부터 있어 왔던 결함들은 이제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스템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왔다. 글씨 때문에 점수가 좌우된다고 하는 건 채점 교수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우리도 인간인 이상 글씨 못쓰면 짜증나고 1∼2점 감점은 될 수 있다. 하지만 1∼2점으로 학생의 운명이 좌우되는데 그걸 그냥 생각없이 매기겠느냐. 오차환 교수(오 교수):학원가에서 예상 문제를 내놓고 전형적인 답안을 만든 뒤 이 답안이 대학별로 점수받는 게 다르다고 객관성을 의심한다. 한 대학 안에서만 점수가 일관성있으면 되지, 학원에서 제시하는 답안에 일치할 필요는 없다. 우리로서는 우리가 요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우리 나름대로의 답을 만들어 놓고 우리 안에서 객관성있게 평가한다. 그런 걸 가지고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면 잘못이다. ▶논술을 치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어떤 점이 있었고 어떤 식으로 보완해 왔나. 이 교수:한양대는 1986년부터 논술을 시행해 오면서 나타난 시행착오를 보완해 왔다. 초기에는 채점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보기에 ‘채점 수준이 안되는 교수’들이 없잖아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따로 100여명 되는 채점 가용자원 교수 리스트와 채점 수준이 안되는 교수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블랙리스트는 채점자에서 제외한다. 나이드신 분은 채점 집중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채점 교수들 나이도 45세 이하로 제한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오후 5시 이후에는 채점하지 않는다. 채점장과 휴게실을 바로 옆에 공간배치해 채점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쉬게 해뒀다. 과거에는 논술 채점 날짜가 5일 연속으로 이어질 때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멍해진 교수들이 많았다. 채점은 사실 3일 이상하면 집중이 안되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 한다. ▶논술 채점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한양대의 채점 시스템은. 이 교수:시험이 끝나면 출제 교수들이 실제 학생들의 답안을 보고 수준과 눈높이를 측정한 뒤에라야 모범 답안과 출제 의도, 채점 기준을 확정짓는다. 이어 출제 교수들이 90점 수준에서 30∼40점 수준의 다양한 답안지 20개 정도를 뽑아 가채점한 뒤에 채점 교수들에게 출제 의도와 문제 취지를 교육한다. 이후 채점 교수들의 점수와 출제 교수들의 점수를 비교해 본다. 편차가 크면 출제위원장이 점수에 따라 채점 기준을 다시 설명하고 영점 조준하고 가채점을 10장 추가로 한다. 그럼 어느 정도 기준이 잡힌다. 채점은 3명의 교수가 한 팀이 되어 한다. 점수 편차가 10점 이상 나면 다시 채점한다. 논술 시행 초기에는 편차 기준을 7점으로 했지만 교수들이 이에 너무 짓눌려 자유롭게 채점을 못하는 것 같아 1점씩 높이다 보니 10점이 됐다. 교수나 되는 사람들이 잘못 매겼다고 인정하고 번복하는 게 쉽지 않지 않겠느냐. 하루 채점 학생 수도 300∼360명 선에서 끊는다. 더이상 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양대 시스템만으로 하면 황승연 교수(경희대 사회학과)가 지적한 문제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차 실장:학생의 점수가 채점자별로 10점 이상 차이나도 이 학생의 답안을 다른 모집단위의 채점 교수들에게 채점시키는 식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즉 인문대학에 응시한 학생은 인문대학 논술 채점 교수들만 채점한다. 다른 단위에서 채점하면 원래 채점자 팀에게 채점받은 학생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 채점 기준은 무엇인가. 이 교수:과거에는 사실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의 구성 등 형식성만 봐도 변별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들 논술을 공부해와 형식성이 떨어지는 학생은 0.5%도 안되기 때문에 형식성은 지엽적인 문제가 됐다. 요즘은 일단 독창적이고 상투성에서 벗어났느냐는 창의성, 논리적 구성과 논거를 통해 객관적으로 논증하고 있느냐는 논리성, 구체적으로 문장을 풀어 가느냐는 구체성 등을 우선으로 보고 글의 양과 문장, 표현 등을 보는 형식성은 뒤에 따진다. ▶지난해 11월11일에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학 사상 처음으로 ‘2008학년도 모의 통합논술’을 실시했는데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 교수: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겠지만 10점 편차 이상 나는 학생들만 따로 채점하는 채점팀을 따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나의 보완장치를 더 두자는 의미다. 또 하루 채점 학생 수를 200∼250명 수준으로 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채점 교수들을 또 추가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점이 문제점이다. 통합논술로 가면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자연과학적인 논리력을 겸비한 교수들을 다수 확보하고 교육시키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 인문·자연계 패러다임을 다 이해한 교수들을 모으고 이해시키는 게 쉽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오는 3월과 5월 모의통합논술을 2차례 더 치러 보고 교수들을 교육할 예정이다. 오 교수:통합논술에선 사실 인문계보다 자연계가 더 문제다. 자연계는 이제까지 본고사 등을 통해서 정확한 답이 있는 문제를 요구해 왔다. 그때는 누구나 채점을 해도 점수가 명확했다. 통합논술에서는 명확하게 안 나오니까 정확성에 문제가 있더라. 하지만 교육부에서 그렇게 보지 말라고 하니까 어쩌겠느냐. 자연계 교수들이 답이 명확하게 안 떨어지는 논술을 답답해 한다. ▶황승연 교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공계 교수들 49.7%가 ‘논술이 우수학생 선발에 적합지 않다.´고 답해 인문·사회계열 교수보다 논술시험에 더 부정적이었는데. 오 교수:적극 동의한다. 현재 체제로 통합논술을 해야 한다면 자연계는 논술 비중이 크지 않아야 한다. 자연계 아이들이 자연계 공부하기도 바쁜데 인문계가 섞인 통합논술을 한다면 또다른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된다. 본고사라는 게 교육부와의 문제인데, 교육부가 그걸 허용해 주면 자연계로서는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통합논술이 아니라도 자연계만의 발전적인 문제를 얼마든지 낼 수 있다. 자연과학이나 수학의 개념을 묻는 것이라든지, 수행평가와 가까운 실험에서의 오류나 오차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것 등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서 자연계 대학공부를 하려면 실제 실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개선점을 찾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대학자율성의 문제인가. 차 실장:본고사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대학자율권이 주어지면 대학에서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1970∼80년대 본고사처럼 수학 정석이나 푸는 방식은 아닐 것이다. 더 발전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뭔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대학자율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통합논술이 중간단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이 단계를 거치기 위해 학생들이 제일 고통을 받으니까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그쪽 방향(대학자율성 보장)으로 가야 한다. 오 교수:신입생을 뽑는 것은 대학의 고유 권한인데 전국 대학을 통틀어서 교육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 대학 신입생은 그 대학이 책임지고 뽑는 자율성을 줘야 한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구리시 지하전력구에 화재 성동·광진구 암흑천지될 뻔

    구리시 지하전력구에 화재 성동·광진구 암흑천지될 뻔

    연말 서울 동북부 지역의 대형 정전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화재가 일어났다. 29일 오전 2시50분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사거리에서 서울 망우리 방향 왕복 6차선 도로. 지하에서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남양주 미금 변전소에서 서울 성동전력소를 잇는 17㎞ 전력구 가운데 구리시 교문동 남해주유소 옆 지하에 설치된 전력구에서 불이 난 것. 이 구간은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등 서울 동북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선로로, 자칫 서울 지역의 4분의1이 암흑 천지로 변할 위기에 놓였다.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이 난 곳이 지하 30m 지점인 데다 유독가스가 심해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6시간30분 만인 오전 9시쯤 꺼졌다. 지하 전력구에 설치된 15만 4000볼트 전력 케이블 2회선과 34만 5000볼트 전력케이블 4회선, 한전 전용 통신광케이블 등이 각각 100m 정도 탔다. 다행히 인명 피해나 대규모 정전사태는 빚지 않았다. 성동변전소는 불이 나자 1시간여 동안 34만 5000볼트의 전기 회선을 순차적으로 차단하고, 그만큼의 용량을 우회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한전 성동전력소는 “의정부와 양주, 하남 등의 송전선로를 이용해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등으로 전력을 공급해 정전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용 광케이블도 다른 우회 라인으로 자동 연결돼 통신 장애도 없었다. 하지만 교문동 사거리에서 서울 망우리로 가는 왕복 6차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추운 날씨에 극심한 교통지체 현상까지 빚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방재시스템 미비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초고압선이 설치된 지하 전력구는 건축법상 사고 감지시스템과 소화시설, 환기장치 등을 설치해야 한다. 또 만일에 대비해 가로·세로 2.2×2.5m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불이 난 전력구는 1997년 준공돼 변변한 소화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지구촌 성탄절 표정

    성탄절에도 지구촌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유혈충돌, 테러 등으로 긴장은 계속됐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고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쇼핑 대목을 맞은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대도시 중심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베드로 성당의 자정 미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교황은 이날 1만명의 신자들에게 낙태 문제를 언급,“베들레헴의 아기(예수)는 (우리로 하여금)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빈곤, 굶주림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빛나는 사랑이 세상 어린이들을 감싸주기를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교황이 라틴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라고 선창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 평화를(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기만 하다.”면서 “질병과 외로움 등 고통 속에 성탄절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촉구했다. ●캐럴 끊긴 베들레헴, 트리 반짝이는 카불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적막 속에 빠졌다.AP통신은 25일 베들레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파 분쟁이 악화되면서 베들레헴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베들레헴 주민들의 경제적 곤궁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어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느냐.”면서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한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 우려로 성탄절 축하 행사가 취소됐다. 급진적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엔 처음으로 색색 조명으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트리 가격은 아프간인들의 한달 수입보다 많은 20∼200달러. 거의 전량이 카불에 체류중인 외국인 고객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선 이날도 인종청소를 명분으로 한 살육전이 계속됐다. 이곳에선 지난 3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흥청이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테러 경계령 ‘아랍의 미래’에서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호텔과 쇼핑몰,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바이 고급 호텔에는 ‘크리스마스 디너’ 행사가, 도심 곳곳에선 외국인과 현지 무슬림이 참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올해 두바이에서 시작된 성탄 축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하지)와 함께 12월3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반목과 긴장의 대명사’가 됐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31곳의 교회는 무장 경비원들이 테러에 대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서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발리 등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들에서는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1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매년 성탄절마다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안정환 내년에는 K-리그 복귀?

    안정환 내년에는 K-리그 복귀?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에 열중해온 안정환(30)이 거취와 관련,“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며 곧 좋은 방향으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환은 21일 경기도 포천에 들어서는 김희태축구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지냈다. 바쁘게 달려왔는데 잠시 쉬어가는 좋은 기회였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안정환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입을 연 건 지난 10월9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이동국(포항)과 오찬을 가진 뒤 2개월만의 일. 안정환은 팀 결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내년에는 축구화를 다시 신을 수 있겠죠.”라고 웃어넘기면서도 “조만간 좋은 방향으로 결정나겠지만 현재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은 버리고 빨리 그라운드에 돌아가 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리그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면서도 “쉴 만큼 쉬었으니까 이제 빨리 팀을 결정해 팬들 앞에 서고 싶다.”고 밝혀 ‘국내 복귀는 절대 없다.’던 종전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안정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천 유나이티드 안종복 단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그와 직접 얘기를 나눈 뒤 “몇몇 팀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더라. 그가 원한다면 우리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아직 영입을 제의할 상황은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안정환은 대표팀 복귀에 대해서도 “팀을 빨리 정해 열심히 몸을 만드는 게 첫번째 목표”라며 “안 좋을 때도 있게 마련이다.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서울 대공원에 가보았지] 눈먼 어미곰과 ‘눈물의 상봉’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동물원 곰사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눈물의 상봉식’이 열린다. 아리(♂)와 쓰리(♀) 남매가 엄마를 만나는 날이다. 이들의 만남이 애처로운 것은 바로 어미곰(10살)이 앞을 볼 수 없는 몸이기 때문이다. 아리와 쓰리가 태어난 것은 지난 1월. 선천적으로 눈이 먼 어미곰은 산실에서 하루 꼬박 진통을 했다. 무사히 아리와 쓰리를 낳은 뒤에도 사육사들의 걱정은 계속됐다. 앞이 보이지 않아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어미가 새끼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동물원측은 잠시 경과를 지켜본 뒤 새끼들을 인공포육실에 맡길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약한 새끼는 가차없이 내쳐버리는 여느 맹수들과 달리 눈먼 어미곰은 두 마리 모두를 보듬었다. 눈을 뜨지 못한 새끼들을 양 옆에 끼고 손으로 더듬어 젖을 먹였다. 정작 자신은 한치 앞도 못 보면서 새끼들이 지나가기 전 먼저 네 발로 땅을 더듬어 튀어나온 돌을 피해가게 했다.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자란 새끼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다. 하지만 새끼들이 자라면서 이별의 시간도 가까워졌다. 어느새 한 살이 다 되어가는 새끼들도 이제 독립해서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원측은 몇 달 전 어미곰을 우리 뒤쪽의 내실로 옮겼다. 처음에는 어미를 잃고 허둥지둥하던 아리와 쓰리도 엄마 없는 생활에 점점 적응을 했다. 오히려 녀석들이 벌써 어미를 잊은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분리 한 달 만에 내실 청소를 위해 다시 어미곰을 곰사로 내보냈을 때 이러한 걱정은 기우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내실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문에서 자물쇠 소리가 나자마자 눈치를 챈 아리와 쓰리가 쏜살같이 달려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문을 발톱으로 긁어대며 안절부절못하던 남매 앞에 드디어 어미곰이 나타나자 세 마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비비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앞으로 이들이 함께할 시간보다는 떨어져 있을 시간이 더 길지만, 이들의 애틋한 마음은 아리와 쓰리가 다 자라 어른이 된 뒤에도 변함없을 것이라 믿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광 불갑산~모악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광 불갑산~모악산

    영광군 불갑면과 함평군 해보면 경계에 곧게 누운 불갑산(516m)∼모악산(347.8m)은 ‘사회과부도’식 산맥 개념에 의하면 ‘추풍령 부근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와 전라북도 남동부의 무주·진안을 거쳐 전라남도 함평만까지 뻗었다.’는, 우리나라에서 평균 높이가 가장 낮은 노령산맥에 속한다. 최근에는 호남의 심장부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영산강을 주축으로 내장산에서부터 영광∼함평까지 이어진 이 산줄기를 ‘영산기맥’이라 하여 별도로 종주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불갑산과 모악산은 서해의 가장 끝쪽에 엎드렸지만 그 핏줄을 가만히 짚어보면 결국 영산기맥을 타고 호남정맥에 닿아, 호남정맥에서 백두대간까지 이어지니, 우리나라 내륙 산줄기 중 백두산의 자식이 아닌 산은 극히 드물다 하겠다. 대륙성기후로 한랭건조하고 겨울이면 폭설로 몸살을 앓는 전남 영광. 법성포 구수한 굴비 냄새에 밀려 걸음은 자꾸 산을 떠나 바다로, 혹은 바다를 등에 지고 산으로만 향한다. 불갑산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은신처가 될 만큼 작은 체구에 비해 수림이 울창한 산이기도 하다.1949년 여름, 트럭 2대 병력이 불갑산 빨치산 토벌작전을 끝내고 귀대 길에 함평 양림마을 주민 31명을 무고하게 학살, 위령비를 건립했을 정도. 반면 불갑사(www.bulgapsa.org) 옆 동백골은 천연기념물 제112호 참식나무 자생지이자 북방한계선이 된다. 탁 트인 정상은 ‘연꽃의 열매를 닮았다’ 해서 연실봉이라 불리는데, 그 위에 서면 영광과 함평 일대, 가야 할 모악산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펼쳐진다. 모악산은 불갑산에서 약 2.5㎞ 떨어진 봉우리로, 연실봉에 비하면 전망도 높이도 보잘 것 없지만 그것은 차라리 자식에게 모든 걸 내어주고 흡족하게 돌아서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후덕하다. 영광의 불갑산이 불갑사 중심으로 다양한 등산로를 선보인다면, 서쪽으로 다소 물러선 모악산은 함평군 용천사와 용문사를 통해 오르는 길이 발달돼 있다. 두 산을 연결하는 산행은 더디 걸어도 5시간쯤 걸리며, 각 산을 하나씩 따로 떼어 하는 산행은 3시간을 넘지 않는다. 불갑사에서 출발해 정상인 연실봉으로 오르는 대중적인 코스는 6개 정도인데, 동백골과 해불암(불갑사 5대 암자 중 하나로 주변 경치가 뛰어나 예부터 호남지역 참선 도량의 4대 성지로 꼽히던 곳)을 거쳐 정상을 오가는 코스가 약 4.5㎞로 1시간30분 걸리고, 수도암에서 도솔봉을 통해 불갑사로 내려서는 코스는 3.5㎞이며 역시 1시간30분 걸린다. 불갑사에서 동백골∼구수재를 찍고 연실봉∼해불암∼불갑사로 내려서는 길은 대략 2시간 잡으면 넉넉하고,4.2㎞의 불갑사∼구수재∼도솔봉∼수도암은 3시간 잡는 것이 여유 있다. 거리를 조금 늘려 불갑사∼구수재∼연실봉∼노루목을 거쳐 불갑사로 돌아오는 길이 6㎞로 3시간 걸리고, 수도암에서 연실봉과 덫고개(덕고개)를 지나 불갑사로 하산하는 길은 6.4㎞로 3시간 걸린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다소 넉넉히 잡아야 하지만 어디를 거치든 불갑사 원점 회귀 산행은 부담이 적다. # 여행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내를 거쳐 함평 방면으로 8㎞ 진행하면 불갑면에 닿는다. 호남고속도로는 정읍IC로 들어선 다음 고창을 거쳐 영광으로 진입할 수 있고, 광주·목포·전주를 통해서도 영광 이동이 가능하다. 서울 기준 4시간이 조금 덜 걸린다. 대중교통의 경우 출발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겠지만 광주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영광읍내에는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불갑사 경내에선 보물 제830호로 지정된 대웅전 소슬 빗살문의 섬세한 조각과 색감이 제일 도드라진다. 그 외 사천왕상이 지방문화재 제159호로 지정돼 있고,1644년 중건된 만세루는 문화재자료 제166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 사진 황소영(월간 MOUNTAIN 기자)
  • 노대통령 “6자회담, 공은 북한에”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밤 인도네시아·호주·뉴질랜드의 7박8일간 국빈방문을 마치고 예정보다 3일 일찍 귀국했다.당초 11∼13일 예정됐던 필리핀 세부의 ‘아세안+3’회담이 태풍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앞서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를 통해 “6자회담에 이르는 데까지는 공이 북한 쪽에 가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의 결단을 강조했다. 또 “지난 수 년 동안 6자회담을 하는 동안 미국과 북한 양쪽에 공이 있고, 양쪽 다 서로 양보를 해야 한다고 쭉 주장해 왔다.”면서 “오히려 미국쪽에 양보를 좀 더 많이 요구했던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APEC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이 저와 만났을 때 내놓았던 세가지, 안전보장이라든지 또는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서 서명할 수 있다.’, 평화체제나 관계정상화라든지 등 상당히 전향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공이 북한에 넘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행히 일단 6자회담이 열리긴 열릴 모양이고, 그렇게 해서 갈 것”이라며 회담 재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붕괴 같은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막다른 골목에 간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우리로서는 북한이 숨쉴 수 있게, 그래도 밥 굶어죽지 않게 우리가 같이 좀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게 정부의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폐기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한번 했다고 한국보다 군사적으로 우세해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위험한 무기이므로 사용했을 때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설사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전쟁을 해도 절대로 북한이 이길 수 없다.”며 지난 7일 호주 동포간담회에서의 발언을 되풀이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제국/ 닐 퍼거슨 지음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탓일까. ‘제국´이라는 단어는 우리로 하여금 영광이나 경외심보다는 약탈과 착취에 대한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 역사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인들이 제국을 건설하면서 자행한 노예무역, 인종차별, 원주민 학살 등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역사학계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저자 닐 퍼거슨은 이처럼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영제국을 구출해낸다. 그렇다고 해서 영제국의 부정적인 측면을 감추거나 미화하는 것이 그의 목적은 아니다. 원본의 부제가 ‘영국은 어떻게 근대 세계를 만들었는가’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많은 부분이 영제국의 작품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할 뿐이다. 저자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영제국이 좋은 것이었나, 아니면 나쁜 것이었나.” 하는 점이다. 그의 답변은 명쾌하다. “영제국은 좋은 일도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가 열거하는 영제국의 업적은 첫째, 최적의 경제조직 체계인 자본주의의 승리 둘째, 북아메리카와 오스트랄라시아의 영국화 셋째, 영어의 국제화 넷째,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해석의 지속적인 영향력 다섯째, 훨씬 사악한 제국들이 1940년대에 소멸시킬 태세를 갖추었던 의회제도의 생존이다. 영어권 중심적이고 기독교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비판과, 자본주의와 근대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역사관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만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어느 시대이든 강대국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강대국은 주어진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영제국이 역사적으로 가장 모범이 될 만한 예로서 제시되고 있다. 그것은 능률적이고 청렴했으며 식민지에도 경제,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서 많은 혜택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 통치방식을 구별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역자의 말대로 이 책은 연도와 사건들로 구성된 지루하고 딱딱한 책은 아니다. 해적질로부터 시작된 영제국이 파산에 이르는 과정을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자메이카 식민지의 통치자가 된 해적 출신의 헨리 모건, 노예상인 존 뉴턴과 노예무역 폐지를 주장한 데이비드 리빙스턴, 의외로 여성적인 기호를 지닌 전쟁 영웅 키치너, 그리고 담배나 차·사냥·스포츠 등을 소재로 엮어 가는 영제국의 이야기는 역사 뒤편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하다. ‘제국´은 원래 영국의 채널4 방송사에서 기획한 다큐멘터리의 해설집 성격으로 출판되었다. 덕분에 독자들은 각종 사진과 그림자료를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행운까지 누릴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좋든 싫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대부분 영제국 시대의 산물’이다. 세계는 영국적으로 세계화되었다는 것이다(Anglobalization). 따라서 영제국이 해체된 후 영국의 역할을 떠맡은 미국 역시 스스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제국’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의 영국만큼 효과적으로 세계를 통치하고 있지 못하다. 미국은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용기가 없는 제국’, 즉 ‘부인하는 제국’이기 때문이다. 근대 세계를 통치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은 영국의 발명품인 ‘제국’뿐인데도 말이다.3만 5000원.
  • [사설] 비정규직법 통과 이후가 중요하다

    국회가 어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지 5년만에, 국회 환경노동위를 통과한 지 9개월만이다. 민주노동당이 또다시 법사위를 점거함에 따라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비상수단이 동원되기는 했으나 548만명(2005년 말 기준)에 이르는 비정규직이 이제서야 법의 보호망 안으로 편입된 점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이라고 반발하지만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누차 지적했지만 민주노동당의 주장처럼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제한하면 비정규직 양산은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동시장을 경직시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노동시장 보호막이 도리어 일자리를 줄이게 돼 비정규직을 실업자로 내몰게 된다는 것이 통계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활력을 보이고 있는 덴마크의 경우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든든한 사회안전망, 빈틈없는 직업훈련이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갈수록 잠재성장력이 위축되고 있는 우리로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면서 비정규직의 부당한 차별을 시정하고 남발을 규제하는 이런 법안을 진작 도입했어야 했다. 따라서 노동계는 총파업 등 물리력을 동원해 반발하려 할 게 아니라 눈을 부릅뜨고 법 시행 과정을 감시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정부는 앞으로 시행령 등 하위 법령 제정 때 노동계의 우려를 감안해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기업주들이 법망을 피해가거나 편법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차별금지 등의 요건을 세세하게 규정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위원회의 차별시정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만큼 전문성 강화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 포천시 ‘7호선연장 무산론’에 긴장

    남양주시와 서울 노원구간 창동차량기지 이전과 4호선 연장 빅딜로 포천시가 전전 긍긍하고 있다. 노원구와 7호선 연장을 논의해온 포천시는 ‘7호선 연장 무산론’이 고개를 들자 반박논리를 펴며 7호선 연장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박윤국 시장은 28일 “4호선 남양주 연장과 7호선 포천 연장은 별개의 노선이며, 필요성이 인정되면 광역교통개선사업으로 별도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지적하는 사업비 과다는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의정부 장암∼민락지구∼포천 송우리로 이어지는 포천선이 경기도철도기본계획안에 반영돼 있고,180만평 신도시가 추진되는 데다 인구 40만명의 의정부시도 7호선 포천 연장구간을 공유한다.”며 사업비 과다(연장 24㎞,2조원)와 철도운영에 필요한 적정인구(100만명)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어 “7호선 연장을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지하철 연장을 담당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시는 2002년 차량기지부지 10만평을 노원구에 무상 기증하고 노원구는 창동기지를 장암기지(7호선)로 옮기고, 장암기지를 포천으로 옮겨 7호선을 포천까지 연장하기로 구두 합의했으나 남양주와 노원구간 4호선 연장 빅딜로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국전 종전 된다면’ 쟁점별 전문가 분석

    ‘한국전 종전 된다면’ 쟁점별 전문가 분석

    53년간 이어진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문제가 한반도 안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시 한국전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부터다. 한반도 평화구축의 새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정전협정 당사자가 유엔군을 대표한 미국과 북한, 중국이란 점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 ▲주한미군 문제는 어떻게 되느냐는 등 궁금증 또한 증폭되고 있다. 먼저, 새로운 안보틀 논의과정에서 한국 소외 우려에 대해선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걱정할 바 없다.”고 말한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은 1990년대 중반 일시 가동된 4자회담 포맷이 원용된 협상을 통해 그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20일 “평화협정의 당사자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돼야 한다는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4항에서 ‘직접 당사자들은 한반도의 항구평화체제를 위해 적절한 별도 포럼을 통해 평화협정체제를 협상키로 했다.’고 돼있다. 이 때도 정부 당국자들은 “직접 당사자는 남북한과 중국, 미국을 의미한다.”고 밝혔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중국’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간한, 최춘흠 통일연구원 동북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중국은 4자회담 때도 북한의 한국배제 주장을 물리치고 한국측 참여를 선호했다.”면서 “정전협정 당시와 현실은 달라졌고,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의 주체로 참여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도 “북한 역시 한국이 북 체제를 붕괴시킬 생각이 없다는 신뢰가 생긴 것 같다.”면서 “지난해 중반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킨 나라끼리 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이는 오히려 중국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로선 남북한간 협정이 맺어지고 중·미가 보장하는 게 최선의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주둔 여부는 향후 논의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최 연구위원은 “중국은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이 외교 원칙으로 내세우는 내정간섭 배제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면서 “만약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고집할 경우, 실기하지 말라는 식으로 북을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도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함께 미국이 남한에 씌워주고 있는 핵우산 포기 주장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북·미간 제네바 핵합의시 양측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상호 개설 및 대사급 관계 수립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연락사무소 개설에 소극적이었다. 때문에 과연 평화체제 정착이 순리대로 진행될까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미국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지만, 자체 동력에 의해 붕괴될 수도 있는 김정일 체제의 안전까지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이 과연 군부의 입지가 축소되고, 개혁·개방으로 체제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핵폐기와, 평화협정 자체를 과감히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요구하는 핵 폐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중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할 포인트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포기는 하나하나 단계마다 조금씩 인센티브를 줘가면서 협상해야 한다.”면서 “‘종전 선언’ 같은 방향제시가 핵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기고] ‘北核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은 지난 10월9일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아홉 번째로 핵클럽에 가입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경제·외교적 제재와 함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한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11월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또는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부시 행정부가 쉽사리 대북압박을 후퇴시킬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차분히 국민적 합의를 구하고 장단기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분열적 내부논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핵사태를 몰고 온 원인과 관련한 “미국의 압박이 주범” “햇볕정책의 결과” 등의 논쟁은 옳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 문제의 발단은 북한 체제에 있다. 북한은 미국의 압박이나 햇볕정책이 있기도 전인 1950년대부터 체제와 정권의 안전을 지켜줄 수단으로 핵보유를 꾀해왔다.“전쟁을 피해야 하므로” 또는 “북핵은 우리에게 무해하므로”라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북한에 계속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매 단계마다 이 논리를 수용한다면 우리는 북핵의 노예가 되는 순간까지 뒷걸음질을 계속해야 한다. 안 될 말이다. 북핵이 용인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 정설이 돼 있다. 북한이 핵보유를 고수한다면 여러 차원에서 파장이 미칠 것이다. 국제차원에서 북핵은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을 약화시키고 NPT 체제의 관리자 격인 미국에 대한 정면도전이 된다. 동북아에서는 일본의 안보불안을 부추김과 동시에 정치·군사적 강대화를 꾀하는 일본 지도자들에게 군사현대화를 가속화하는 빌미를 주게 된다. 이는 중·러의 대응을 초래하여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혼탁하게 됨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에 핵경쟁의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 북핵은 한반도에서 남북한 군사균형을 변질시키면서 남북관계를 왜곡시키는 중요변수가 될 것이다. 핵무기는 우리가 맞대응을 할 수 없는 ‘비대칭 위협’이기 때문에, 경제력이나 기술력에서의 우리의 우위를 일순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와일드카드다. 또한 핵무기는 평시에는 상대의 양보를 강요하는 정치·외교적 무기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될 소지가 크다. 북한을 동족이자 통일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들과의 협력창구를 개방해 두는 것은 그 자체로 필요한 일이지만,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우리의 대북 지렛대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하나하나 대책들을 수립해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억제력을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국력의 한계를 가진 우리로서는 한·미·일 삼국간의 공조체제를 다지고 그것을 토대로 다시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여나가는 단계별 공조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기조 위에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는 일,PSI 참여를 결정하는 일, 미사일방어(MD)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일,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한미군 조정을 추진하는 일 등을 차근차근 처결해 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군사력의 과학화와 재래무기 첨단화를 통해 독자적 대북 억제력을 함양해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핵실험은 한국에 생사와 존망의 갈림길(生死之地 存亡之道)을 강요하는 사태이다. 이러한 때에는 우선 국민이 북핵의 발단과 위험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차분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만큼 북한을 경험해봤다면 6자회담에 대해서도 냉정할 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대화복귀 그 자체만으로 감격하는 것은 안보의식을 유지하거나 장단기 안보과제들을 수행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나같은 희생양 다시는 없어야”

    “다시는 나 같은 간첩 피해자는 없어야 합니다.”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김형욱씨가 사건조작의 피해자에게 보냈던 편지(사진 위)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동백림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이수길(78) 박사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 13층 한국기자협회 회의실에서 “동백림 사건으로 조사받을 당시 고문을 심하게 받아 다리를 못쓰게 됐으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김형욱씨가 보낸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이 박사는 67년 6월 간첩 혐의로 서독에서 납치돼 남산 중앙정보부 조사실에서 고문을 받고 한 달여 만인 7월21일 무혐의로 풀려나 서독으로 돌아간 바 있다. 김씨는 편지에서 “이 박사의 국가를 위하는 애국의 정은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만 금번 사건 취조 당시 김○○ 의사의 증언에 의하면 수사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우리로서는 부득이 소환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40일간 (조사를 받느라)받지 못한 보수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비서를 통해 미화 200달러를 보내기도 했다. 이 박사는 “나는 동백림 사건과 전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고문 때문에 평생 불구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국정원 과거사조사위에서조차 나의 무혐의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면서 “국가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386 간첩단 사건’에 대해서 “언론이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따르지 말고 폭넓게 취재해 진실을 밝혀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백림 사건은 67년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대남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로 이수길, 윤이상 등 재독인사 34명을 잡아들인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조영수·정규명은 사형, 정하룡·강빈구·윤이상·어준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NPB] 승엽 “4년 더”

    [NPB] 승엽 “4년 더”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이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4년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연봉은 52억∼60억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은 5일 일본 도쿄 구단사무실에서 기요타케 히데토시 구단 대표와 만나 내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4년간 뛰기로 합의했다. 계약 조건에는 ‘요미우리가 우승하면 그 다음해 이후의 거취를 논의한다.’는 단서를 달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 길을 열어놨다. 기요타케 대표는 “이승엽이 내년에도 4번타자로 팀 동료들과 함께 잘 싸워주길 바란다.”면서 이승엽이 부동의 4번타자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승엽은 계약을 마친 뒤 “만족한다. 요미우리에서 1년 밖에 뛰지 않았는데 이런 좋은 대우를 해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승할 때까지 다른 곳에 절대 가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메이저리그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소속팀이 우승한 뒤에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02시즌 후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던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가 요미우리로부터 받았던 몸값을 뛰어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이승엽의 내년 연봉이 6억 5000만엔(5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요미우리에서 10년간 뛰었던 마쓰이가 일본 무대 마지막 해였던 2002년 연봉 6억 1000만엔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승엽은 올해 연봉 1억 6000만엔과 계약금 5000만엔 등 총 2억 1000만엔에 요미우리와 계약했었다. 교도통신은 4년간 총액을 30억엔으로 추정한 뒤 평균 연봉이 7억엔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술적으로 7억 5000만엔 수준으로 이럴 경우 역대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던 로베르토 페타지니(전 요미우리·2003∼2004년)의 7억 2000만엔을 넘어서게 된다.7억엔 대에 진입하면 이승엽은 올해 양대리그를 통틀어 최고 연봉을 기록한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6억엔)를 뛰어 넘는다. 이승엽은 내년 등번호를 33번에서 25번으로 교체하기로 구단과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요청에 따라 한국인 코치를 연수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이승엽은 오는 9일 개막하는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때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친정팀 삼성과 일본 재팬시리즈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 간 경기에 TV 해설자로 깜짝 데뷔한다. 오는 15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토요영화]

    ●글래디에이터(채널CGV 오후6시40분)‘에일리언’,‘델마와 루이스’로 각인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시대극에 첫 도전한 영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통치하던 로마제국에서 막시무스는 최고의 장군이다. 화려한 전적은 물론, 바른 인간 됨됨이마저 호감을 얻고 있다. 그러나 황제의 총애를 질투한 황태자 코모두스는 아버지를 독살하고 막시무스의 가족을 죽인 뒤 막시무스를 노예로 팔아버린다. 제국 최고의 장군에서 노예로 떨어진 막시무스는 검투사로 활약하며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기회를 노리는데…. 전문적인 고증 문제를 떠나 꼭 한가지 지적할 대목은 있다. 실제 로마사의 의문점 가운데 하나는 그토록 현명했던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왜 표독스러운 아들 코모두스를 차기 황제로 지명했느냐이다. 영화는 여기에 황제 자리를 탐낸 코모두스가 아버지를 독살했다는 설정을 넣었다. 우리로 치면 ‘조선시대 정조 독살설’과 비슷한 얘기다. 여기까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원래 계획이 막시무스를 차기 황제로 삼아 황제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으로 되돌아가려 했다는 설정은 ‘오버’다. 현명한 왕이라면 권력을 알아서 포기했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가 섞여 있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에 젖은 현대 서구인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명상록’을 남긴 스토아 철학자 황제라고 너무 치켜세웠다. ‘LA컨피덴셜’에서 ‘욕망에까지 우직해져버린’ 육중한 형사 연기로 주목받았던 러셀 크로가 막시무스역을 맡아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 영화를 계기로 ‘벤허’ 이래 거의 눈에 띄지 않던, 고대 서양사를 무대로 한 대작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내년에 ‘글래디에이터2’가 나온다는 소식도 들린다.2000년작,154분. ●화이트 마사이(KBS2 밤 12시25분) ‘제2회 KBS프리미어페스티벌’에 소개됐던 작품 가운데 ‘늑대의 제국’,‘오르페브르36번가’에 이어 세번째로 안방을 찾는 독일 영화. 유럽 문명 속에서 자란 한 여자가 케냐 오지에서 우연히 만난 마사이족 남자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화이트 마사이’는 마사이족에 편입된 바로 이 여자를 가르키는 말이다. 포인트는 ‘국경도 없다.’는 불같은 사랑이 문화의 차이까지 뛰어넘느냐이다. 힌트를 주자면, 유럽영화답게 삶을 예쁘게 분칠해대지 않는다. 실화에 바탕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2005년작,131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6자회담 재개 앞서 한국 역할 찾아야

    북·미간 6자회담 재개 합의와 함께 정부의 새 외교안보 진용이 갖춰졌다. 밖으로 북핵위기의 상승곡선이 일단 멈춰선 가운데 안으로 북핵위기에 대응할 새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북의 무력대응 엄포 사이에서 허둥대던 우리로서는 그나마 한숨 돌릴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그동안 내보인 외교적 혼선과 무력함을 재연해선 안 된다. 5차 6자회담 이후 지난 1년 우리의 북핵 외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북·미간 금융제재 논란에서 한국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북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지도, 핵실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지도 못했다. 한반도 위기의 방파제로 쌓은 남북간 화해협력 기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한·미 동맹은 계속된 불협화음 속에 서로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북핵 당사자이건만 우리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졌고, 중국만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이번 6자회담 재개 합의에서도 한국은 국외자에 머물렀다.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이 어제 국회에서 “우리도 베이징 북·미·중 3자회동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는데, 기껏 사전에 알았다는 것으로 당당할 수 있는 게 지금 우리 외교의 초라한 현실이다.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한국 외교의 역할 강화가 시급하다. 회담이 재개돼도 북핵 타결까지의 여정은 지난하다. 금융제재 해결을 전제로 한 회담이라는 북측 주장이나 북이 핵 군축협상을 새 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은 험로를 예견하게 한다. 언제든 회담이 깨질 여지가 다분한 것이다. 더는 북·미 대치에 속절없이 끌려갈 수는 없다. 새 외교팀은 북 핵실험으로 중단된 ‘포괄적 접근방식’을 되살림으로써 외교적 북핵 해결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韓商대회/우득정 논설위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978년 말 개혁개방 노선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서방 자본가들은 어느 누구도 중국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때 돈보따리를 싸들고 조국을 찾은 이들이 동남아 화교였다.1990년대 초까지 중국 투자액의 80%이상이 화교 자본이었다. 화교 자본의 힘을 꿰뚫어 본 덩샤오핑(鄧小平)은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총리를 앞세워 전세계에 흩어진 화교상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서울에서 8차 회의가 열린 세계화상대회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만 해도 화교는 ‘조국을 등진 배신자’로 취급됐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그들은 중국 고도성장의 일등공신이다. 전세계 168개국,6000만명을 웃도는 화교들이 2조달러에 이르는 유동자산으로 중국에 ‘실탄’을 공급하고 산간 오지까지 뻗친 유통망을 통해 ‘Made In China’ 상품을 실어날랐기 때문이다.1997년 말 아시아권을 휩쓴 외환위기 때 중국과 타이완·홍콩·싱가포르 등 화교 경제권이 건재할 수 있었던 것도 화교자본 덕분이라는 게 정설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 절반이상이 화교와 연관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화상대회를 본떠 2002년 10월 ‘한상(韓商)네트워크 구축’ 발표와 더불어 제1차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했다.175개국,663만명에 달하는 재외동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윈-윈’하자는 취지다. 전체 인구 대비 재외동포 비중으로 세계 2위, 재외동포 숫자만 따져 세계 5위인 우리로서는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상은 살아 있는 정보망이자 신경망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해외진출은 물론, 외자도 힘들이지 않고 유치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100만명에 이르는 재미 한국상인은 소중한 전초기지가 된다. 지난해 섬유특화전에 이어 올해엔 내일부터 사흘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식품·음식’을 주제로 열린다. 해외 1000명을 포함, 모두 25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음식 특화전을 계기로 ‘대장금’에서 점화된 전통한식 한류 열풍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日 소니도 싱가포르 박람회 참석 삼성등 한국 대표기업도 호응을”

    |칸(프랑스)백문일특파원|지난 23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칸 면세품 박람회’를 총괄하는 샤비오 최고경영자(CEO) 겸 조직위원장을 만났다. 샤비오 위원장은 “한국기업들이 글로벌한 고급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면서 “우리로서는 이번에 참가한 KT&G 외에 삼성 등 한국 대표기업들의 박람회 참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면세품 박람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면세품 박람회는 면세품 공급업자와 도·소매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400개 이상의 기업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조직위원장 밑에 회원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와 매니지먼트 커뮤니티가 있다. 위원회는 이번 박람회와 같은 이벤트를 조직하고 회원사들을 위해 콘퍼런스나 바자회 같은 것도 주최하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면세품 관련 공급업체와 도·소매상을 이어주는 것이다. ▶어떤 업체들이 참가하나. -한국기업인 KT&G와 한국인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MCM을 포함해 500개 업체의 3000개 브랜드가 참가하고 있다. 향수와 화장품, 전자제품, 보석, 시계, 담배, 주류 등에서 세계적인 업체가 모두 참가하고 있으며 매년 1000개 이상의 신제품들이 행사장에서 공개된다. ▶기업들의 면세품 박람회 참가 목적은 무엇인가. -기업들은 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소개한다. 또 기업 브랜드 및 혁신적인 모습을 알리는 데도 박람회가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 ▶박람회 참가 조건은 무엇인가. -일단 면세업과 관련된 기업에 한정된다. 박람회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업체여야 한다.KT&G는 담배시장에서 아주 큰 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 ▶KT&G 외 유치하고 싶은 한국기업이 있나. -일본기업인 소니가 싱가포르 면세품 박람회에 참석하는 것처럼 삼성 등 한국 대표기업들이 칸 박람회에 참가하면 좋겠다. ▶고급 브랜드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한 조언을 해달라. -기본적인 제품의 질 외에 마케팅에 신경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글로벌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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