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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딸아이가 재수생, 아들이 고2까지 큰 지금까지 난 단 한 번도 용돈을 줘 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께 받은 세뱃돈을 어떻게 썼는지 물어 본 적도 물론 없다. 아내가 따로 용돈을 준 것도 아니다. 흔히 크레덴자로 불리는 조그만 탁자가 마루 끝에 있고 그 탁자에 작은 서랍이 있다. 서랍 속에는 늘 만원권 서너 장, 천원권 서너 장, 그리고 동전들이 담겨져 있다. 수시로 확인해 보고 서랍이 비게 되면 채워 넣는 것은 아내의 일이다. 아이들은 돈이 필요하면 꺼내어 쓴다. 물론 사전 허락을 받거나 사후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 또 아내와 내가 캐묻지도 않는다. 자신들이 알아서 돈을 가져다 쓰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리 집만의 용돈 관리는 그동안 서너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다. 서랍 속의 돈은 아들에게는 제 또래 동네 친구들의 군것질용으로는 충분했다. 아내와 나는 짐짓 모른 체 보고만 있었다. 군것질 돈이라는 게 그래봐야 얼마나 되겠는가. 문제는 딸아이였다. 용돈을 무절제하게 쓰는 두 살 아래 동생을 호되게 나무라는 게 보통이 아니다. 아이들 간의 긴장국면은 열흘간이나 계속됐다가 조용해졌다. 서랍 속의 돈을 맘대로 쓰던 아들이 생각을 바꿨음은 물론이다. 몇 년이 흘렀다. 아내의 생일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내게 항의해 왔다. 용돈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용돈을 받고 또 그것을 절약, 선물을 해야 뭔가 의미가 있고 그럴듯해 보이는데 서랍 속의 (부모가 넣어둔) 돈으로 선물사기가 영 맘이 켕긴다는 것이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는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커서 결혼해서 그때 네 가족한테는 너희들만의 좋은 방식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 당부하면서. 간단한 얘기이지만 이처럼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는 자유와 자율은 현실에서는 그리 쉽지가 않다. 특히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규제와 감시에 익숙해져 온 우리로서는 자율이 어색할 때가 종종 있다. 교통량이 뜸한 교외 길에도 유턴 허용 표지가 없으면 어디 후미진 곳에 가서 억지로 돌려 오거나 아니면 딱지 뗄 각오를 하고 맘 졸이며 방향을 튼다. 지시나 허용해 주지 않으면 쉽게 뭘 하기가 망설여진다. 군대서 ‘빳따’로 두들겨 맞으며 가장 많이 듣던 말 중의 하나가 바로 “누구 맘대로”가 아니던가. 그러나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선진국이 된다. 미국의 경우 좌회전, 유턴 등등은 금지 표시가 달리 없으면 맘대로 할 수 있다. 운전뿐만 아니다. 하지 말라는 규정만 없으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 이른바 네거티브 시스템이다. 원래 무역 용어로 수출입 자율화가 인정된 제도에서 특정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입을 제한하는 방식, 지금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는 말이다. 특별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은 개인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사회구성원의 양식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제로 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많이 변했다. 좁아지는 도로에서 교차 진입이 정착되고 있으며, 수백만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서도 사고 소식은 없다. 사회가 몰라볼 정도로 성숙했다는 좋은 증거다. 문제는 정부다. 개인과 사회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예전 그대로다. 기름값이 오르니 5부제를 하고, 위반하는 차는 공용주차장에는 얼씬도 말라. 에어컨은 몇 도까지 올라가면 틀어라 등등 기업과 국민들을 유치원생 쯤으로 여기는 강압성 대책들은 여전히 튀어 나온다. 일찍이 일제가 지배전략으로 전파한 ‘조선인은 스스로는 안 된다.’는 비하의식이 이 정부 주변에는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물론 네거티브 시스템에는 일정부분 부작용이 따른다. 그러나 부작용이 없는 이치란 세상에 없다. 썩은 가지를 일일이 쳐내는 것보다 나무 전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여 더 좋은 열매(사회)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제발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 中 군인들 인터넷 통제…미팅사이트·블로그 금지

    “군인들, 인터넷 사용하지 마!” 중국군이 군인들의 인터넷 활동을 대부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달 초부터 인터넷 미팅 사이트와 같은 만남을 비롯해 개인 블로그나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활동들을 금지했다. 외신은 특히 인터넷 미팅 사이트를 차단한 군이 ‘다른 만남의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을 부각해 “상관이 사랑을 대신 찾아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티베트 국경지역에 있는 군 관계자는 “군인들은 국경에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사람들이 불순한 의도로 군인들의 개인정보와 외모 등을 이용한다면 군대에 위협이 된다.”고 인터넷 통제 조치에 찬성했다. 해외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한 지휘관은 “인터넷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로서는 ‘온라인 지뢰’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은 군인이나 주둔 지역의 정보를 살펴보기가 쉬운 상황”이라며 더 강화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편 한국군은 일반 병사들의 경우에도 ‘사이버지식정보방’이라는 시설에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 발칸반도의 살아 있는 역사를 찾아서

    발칸반도의 살아 있는 역사를 찾아서

    EBS ‘세계테마기행’은 28일 오후 8시50분부터 4일간에 걸쳐 ‘발칸의 숨은 보석, 몬테네그로’를 방영한다. 몬테네그로는 293㎞에 이르는 아드리아해안의 절경 덕에 일찍이 영국 시인 바이런이 ‘땅과 물의 가장 아름다운 조우’라 부른 땅이다. 1부 ‘발칸의 베네치아, 코토르’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코토르를 다룬다. 고대 일리리아부터 로마제국, 비잔티움, 베네치아, 오스만투르크, 오스트리아 제국 등 다양한 국가들이 개입한 코토르. 덕분에 다양한 음식과 건축물이 넘친다. 그 가운데 제일 많은 것이 베네치아풍. 비좁은 중세 골목길 사이에서 본 풍경은 이색적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유물임이 분명한 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그대로 살고 있어서다. 2부 ‘신(神)을 만나다. 슬라바’ 편은 수직절벽에 자리잡은 성지 오스트로그 수도원을 통해 몬테네그로 인구의 74%가 믿고 있는 동방정교회를 조명한다. 오스트로그 수도원은 수직절벽을 파고 들어간 듯한 건물이다. 아직까지도 어떻게 지었는지 베일에 쌓여 있다. ‘슬라바’는 동방정교회가 1년에 한 번 2박3일 동안 치르는, 성인(聖人)들을 기념하는 가장 큰 축제 이름이다. 동방정교회 가운데 세르비아 민족만 치르는 독특한 행사 슬라바를 통해 그들의 종교생활을 엿본다. 3부 ‘검은 산 깊은 마을 두루미토르’는 198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자연공원을 둘러본다. 61㎞에 이르는 타라강의 험준한 협곡을 끼고 산악지역을 뒤덮은 원시림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몬테네그로는 이탈리아어로 ‘검은 산’이라는 뜻. 그만큼 산세가 험하고 숲이 깊다. 산이 높다 보니 한여름에도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기도 하다. 1500여명의 산악주민들은 여전히 양떼를 몰고 다니는 전통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마지막 4부 ‘쥬벨리! 몬테네그로’는 몬테네그로의 재미있는 이면을 비춰본다. ‘쥬벨리’는 술 마실 때 외치는 말로 우리로 치자면 ‘위하여’다. 계절 과일로 만든 40도가 넘는 독주 ‘락키아’를 후루룩 마시면 금세 친구가 된다. 페라스트 앞에 있는 초소형 섬 두 개에 얽힌 사연도 소개한다. 조지섬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한 프랑스 병사가 평생을 숨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코딱지만한 섬 위에 성당이 지어진 이유다. 성모섬은 인공적으로 만든 섬인데, 재미있는 것은 매년 7월 남자들이 노저어 가서 돌멩이 몇 개 떨어뜨려 만든 섬이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섬 하나 만드는 데 550년이 걸렸다. 전해 오는 얘기로는 찬란한 빛을 만난 어부가 그 자리에 십자가를 세웠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승엽 결국 2군행…끝없는 추락인가?

    이승엽 결국 2군행…끝없는 추락인가?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져있던 이승엽(요미우리)이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정규시즌 종료 직전 2경기를 남겨두고 1군에 복귀한 이후 올 시즌 들어와서는 첫 2군행이다. 올 시즌 이승엽은 들쑥날쑥한 경기 출전속에 타율 .173(81타수 14안타) 홈런5개,11타점의 기록을 남겼는데 선발출전 보다는 주로 경기 후반 대타나 대수비로 나선 경우가 많았다. 이승엽은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수 있는 홈런을 교류전 동안 단한개도 쏘아올리지 못했으며 지난 5월 5일 야쿠르트전 이후 전무했다. 꾸준히 출전하면 홈런30개는 충분히 칠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는 일본내 전문가들도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이승엽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승엽의 1군 등록 말소는 현재 요미우리 팀이 지닌 선수구성과 구단운영을 감안할때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 2군에서 뚜렷한 성적을 올리더라도 당장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 돈 야구가 아닌 자체 육성 야구로의 탈바꿈 요미우리 야구 하면 “돈”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다. 하지만 이젠 돈보다는 자체적으로 유망주를 키워 1군 멤버로 성장시키는 야구로 탈바꿈하고 있다. 비단 이것은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의중보다는 구단 수뇌부, 특히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요미우리 불펜의 핵심투수로 성장한 야마구치 테츠야, 비록 지금은 부상으로 인해 얼굴을 볼수 없지만 지난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마츠모토 테츠야, 자체 육성군으로 키운 외국인 투수 위르핀 오비스포까지 이젠 비싼 돈을 들여 스타선수들을 싹쓸이하던 예전의 요미우리가 아니다. 거액의 연봉을 받는 이승엽이 아니더라도 효율의 극대화를 꿰할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그만큼 즐비해져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 기요하라 카즈히로(오릭스에서 은퇴)가 요미우리 말년시절, 부상에서 회복이 됐음에도 시즌이 끝날때까지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때와 비교하면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의미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일지라도 쓸모가 없어지면 또다시 돈을 들여 선수 수집에 열을 올렸지만 지금은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단 운영의 변화는 이승엽의 팀내 입지를 더욱 어렵게 했고 2군으로 내려간 지금 이승엽에게 남은 기회는 이젠 거의 사라졌다고 볼수 있다. 카메이 요시유키를 비롯, 1루 포지션을 놓고 이승엽과 경쟁하던 선수들이 동시에 부진했지만 이젠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쪽으로 팀 운영 방향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마쓰이’로 키운다는 오타 타이시가 3루수로 정착할때까지 오가사와라의 1루 전환도 가능할듯 보여 선수기용의 폭은 이전보다 넓어질듯 싶다. ◆ 이승엽이 아니더라도 홈런타자가 즐비한 요미우리 타선 이승엽의 존재감은 화끈한 홈런포에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팀을 살려내던 그의 한방은 하라 감독의 ‘집권 2기체제’와 맞물리며 더욱 빛이 났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알렉스 라미레즈가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후부터는 그에게 4번타자 자리를 빼앗겼으며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역시 명불허전 그대로의 기복없는 플레이를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양리그 통틀어 홈런 2위(21개)를 달리고 있는 아베 신노스케의 장타력은 이젠 이승엽이 팀에 존재해야할 이유중 하나를 빼앗아 버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카하시 요시노부까지 본연의 기량을 되찾아가 가고 있는 요즘 이승엽의 설자리는 없어진지 오래다. 이승엽 입장에서는 기회가 없었다고 항변할수도 있겠지만 요미우리에서 바라보는 팀타선의 짜임새는 이승엽이 없어도 별반 달라질것이 없다. 그럼 앞으로 이승엽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올해를 끝으로 요미우리와의 계약이 끝나는 이승엽에겐 두가지의 갈림길이 있다. 2군에서라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본연의 타격감각을 회복, 시즌 후 타팀으로의 이적을 고려하는 것과 국내유턴이다. 그가 내년시즌 일본내 타팀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연봉을 스스로 줄여 명예회복을 반드시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국내 복귀는 이승엽의 자존심을 감안할때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의 국내복귀는 사실상 일본에서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일본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그나마 최근 몇년간 부진했던 것을 만회할수 있는 길이다.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에겐 어떠한 팀과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까.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음… 일본전 보고나니 해법이 보이네!

    음… 일본전 보고나니 해법이 보이네!

    보고 배울 점이 있었다. 14일 일본 축구대표팀은 남아공월드컵 E조 조별리그 카메룬전에서 전력이 한 수 위인 팀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한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카메룬을 조직력으로 눌렀다. 1-0 승리였다. 우리로선 참고할 만했다. 한국은 17일 아르헨티나, 23일엔 나이지리아와 일전을 치른다. 모두 개인기와 부분전술이 뛰어난 세계 정상급 팀들이다. 핵심은 공수 간격을 극단적으로 좁힌 압박이었다. 최전방 혼다 게이스케와 후방 나카자와 유지의 폭이 30m 안팎을 왔다갔다 할 정도로 좁았다. 그 좁은 공간 안에 양팀 선수들이 바글댔다. 공간이 좁으니 카메룬 선수들이 개인기를 발휘할 여지가 없었다. 우리도 리오넬 메시나 상대 공격수들이 개인기를 부릴 공간 자체를 주지 말아야 한다. 메시는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발재간을 잡기 힘들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공격수는 적극적으로 전방과 중원을 오가야 한다. 최후방 수비진은 상대 공격을 두려워 말고 끊임없이 전방으로 밀고 올라가야 한다. 한순간 균형이 깨지면 상대 빠른 공격수에게 수비 뒷공간을 내주게 된다. 한 명이라도 이탈자가 생기면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진다. 10명 필드 플레이어가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다음은 협력플레이다. 일본 미드필더들은 좁은 공간을 최대한 잘게 나눠 협력해 수비했다. 공이 가는 곳이면 여지없이 3~4명씩 달라붙었다. 카메룬 공격수들은 당황했다. 패스 미스가 쏟아졌다. 경기는 지루하고 답답하게 진행됐다. 경기 템포를 의도적으로 떨어트리려는 일본의 의도도 감지됐다. 재미없는 경기이지만 승리하기 위한 축구다. 개인기가 떨어지는 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우리도 아름다운 축구보단 1승이 더 필요한 상태다. 일본이 사무엘 에투를 굳이 전담 마크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걸면서 에투에게 가는 패스 횟수를 줄였다. 한 선수에게 수비가 쏠리면 다른 쪽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이 뛰었다. 슈팅(5-11), 코너킥(0-3), 공점유율(45%-55%) 등이 모두 밀렸지만 움직인 거리(109㎞-102㎞)와 평균 최고 움직임 속도(시속 24㎞-23㎞)는 앞섰다. 우리가 일본보다 활동량과 체력이 월등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 신호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우리는 이제껏 뛴 것보다 더 많이 뛰어야 할지 모른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한국의 빠른 발을 막기 위해 오른쪽 풀백에 니콜라스 부르디소나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베론 대신 신예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나올 수도 있다. 우리가 많이 뛰는 만큼 아르헨티나도 활동량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체력전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우리도 자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전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틈을 보였다. 체력이라면 오히려 우리가 앞선다.”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北감독 “승점 3점 브라질에만 가란 법 없다”

    北감독 “승점 3점 브라질에만 가란 법 없다”

    김정훈(59)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은 14일 “우리의 기술은 세계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G조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이날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이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은 자신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활약하는 홍영조(28·로스토프)를 언급하는 질문이 나왔을 때도 “외국에서 뛰려면 일단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하는데 우리는 다른 나라에 나갈 능력이 없어서 안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개인 기술 외에 전술적 준비도 모두 마쳤다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브라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1개의 팀으로 꾸려진 강팀이며 우리로서는 아주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면서 “(승점) 3점이 브라질에만 가라는 법은 없다. 우리도 3점이 귀중하니까 반드시 3점을 얻으려고 할 것”이라며 비기기보다는 이기는 전략을 들고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3점을 획득하기 위해 팀이 하나로 뭉쳐서 마지막까지 모든 잠재력을 드러내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16일 새벽 3시30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기자회견장에는 북한뿐만 아니라 스타군단 브라질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각 대륙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본선 출전국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북한(105위)이 브라질을 꺾는 월드컵 사상 최대의 이변이 연출되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요하네스버그 연합뉴스
  • [객원칼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객원칼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일본 관료사회를 묘사하는 표현 중에 ‘아침 귀가’란 말이 있다. 아침 귀가란 첫째 철야근무한 뒤 아침 일찍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출근하기 위해 잠시 귀가하는 것, 둘째 정말 바쁠 때는 택시를 타고 집에 와서 택시를 대기시킨 채 샤워한 뒤 옷을 갈아 입고 사무실로 곧바로 출근하는 것, 셋째 금요일 밤 밤샘 근무한 뒤 토요일 새벽 첫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일본 관료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말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일본 관료사회의 가족을 묘사하는 대목이다. 가족이란 ‘같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심야 연장근무가 많아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얼굴을 볼 수 있는 존재, 그러나 휴대전화로 꼬박꼬박 연락하거나 특별한 날에 선물 챙기는 것은 잊지 않고, 또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조그만 액자 안에 있는 사람’ 정도로 그려진다. 인용문은 가족까지 희생해 가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일본의 공직사회를 그린 말들로, 하야시 유스케의 책 ‘가스미가세키의 규칙, 관료의 이면’에 나오는 대목이다. 가스미가세키는 도쿄의 중심지로 일본의 중앙부처가 몰려 있는 동네, 우리로 치면 광화문이나 과천청사쯤 된다. 일본의 관료사회는 메이지 유신으로 하루아침에 낭인이 된 사무라이 계급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주군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이 고스란히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그 대상이 옮아 간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을 탄생시킨 그 관료사회는 이제 개혁의 대상으로 비난 받고 있다. 고이즈미, 하토야마에 이어 그제 취임한 간 나오토 총리 역시 ‘가스미가세키의 개혁’을 가장 큰 과제로 들고 나올 정도로 일본 관료사회는 비대해지고 부패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관료의 긍지에 비해 정작 자신들의 삶은 존재조차 희미해진 데 따른 극단적인 보상심리라고 한다. 일본 관료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고스란히 빼다 박은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인들은 지난 수십년간 국가경제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 온, 세계 챔피언 일벌레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지난 수년간 일등이다. 물론 정부가 일벌레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인식해 분위기를 바꾸려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실제 정부는 100만 공무원들에게 연가 사용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휴가 보내기 운동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회사에서까지 상급자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 먹혀들지 않는다. 공무원 휴가가 23일이지만 실제 사용일은 평균 6일에 불과하단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료를 들고 국무회의에서 닦달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하기야 2008년 2월 취임 이래 이 대통령 스스로 사용한 휴가는 달랑 4일에 불과했고, 모 장관은 장관 취임 후 단 하루도 가지 못했다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분석한, 한국인들이 휴가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부끄럽다. 많은 한국의 공무원과 회사원들은 직장 상사가 휴가를 가면 같은 기간 급히 가는 관례로 인해 자신과 가족만의 계획을 독자적으로 세우기 힘들다는 것. 그러다 보니 정작 휴식과 충전보다는 급히 가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탓에 좋은 추억을 갖기보다는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공무원의 휴가를 책임지고 있는 담당과장조차도 지난해 휴가를 하루도 쓰지 못했다고 외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주말까지 합해 사나흘 고향에 다녀올 계획을 했으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지 못했고, 고향의 가족들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더 이상 놀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한때 ‘stop work, smell rose’를 살짝 원용한 광고 카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가 유행했다. 그러나 컴퓨터를 끈 채 맘놓고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날들이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아득하기만 해 보인다. 모두가 휴가를 꿈꾸는 계절, 여름이 왔다.
  • “기술만큼 중요한 팀워크 자신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박차”

    “기술만큼 중요한 팀워크 자신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박차”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2차 발사를 이틀 앞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 실무 책임을 맡은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계사업단장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번에 우주로 날아오를 나로호가 한국 우주 개척사의 신기원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점검한 만큼 이번 발사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센터에는 러시아 연구원을 포함해 470명이 근무하고 있다. 준비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발사를 앞두고 대부분 연구원이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한 방에 살면서 세탁도 하고, 같이 라면도 끓여 먹다 보면 습관부터 세세한 성격 하나까지 자세히 알게 된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서는 기계나 전기 부품도 중요하지만, 케이블 작업부터 실험 단계가 모두 사람 손으로 이뤄지다 보니 연구원들의 컨디션과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마지막 날 발사 성공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는 데 주변 조건이 미흡하거나 특별히 어려운 건 없다. →우주발사체 연구가 여느 과학 실험과 다른 어려움은. -우리가 사는 지구의 온도, 대기 등과 완전히 다른 우주 환경에서 1%의 차질도 없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발사체를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1차 발사 때 문제가 된 페어링도 지상 시험에서는 100% 성공했지만, 우주에서는 방전이나 압력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는가. 이런 어려움은 우주 선진국들도 겪은 것이지만 우주 개발에 첫발을 내디딘 우리로서는 모든 것이 미개척 분야의 새로운 환경이다. →우주 기술의 전망과 내일 발사에 대한 소감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처럼 나로호 개발, 발사, 점검을 총체적으로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낼 한국형 발사체(KSLV-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나로호 발사를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겠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허정무감독 일문일답

    “열정으로 최선을 다할 각오가 돼 있다.” 허정무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끝으로 유럽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쳤다. 5일 결전의 땅 남아공에 입성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열흘 가까이 대표팀의 전열을 정비하며 나름대로 수확을 거둔 허정무 감독은 스페인전에 대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렸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페인전을 평가하면. -우리로선 본선을 앞둔 상황에서 강팀을 상대로 한 좋은 경험이었다. 대표팀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익한 경기였다. 0-1이라는 스코어는 중요치 않다. →역대 평가전 중 가장 강한 상대였다. -주도권은 스페인이 잡고 있었지만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그런데 2~3차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강팀을 상대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아르헨티나를 가상으로 한 경기였다. 얻은 것은. -아르헨티나도 스페인 이상으로 빠르고 파워풀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수비수나 미드필더진이 1차로 차단해야 하고 틈이 날 경우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려야 한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 -흡족한 편이다. 미드필더진이 나중에 조금 호흡이 맞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스페인을 상대로 제 역할을 했다. →벨라루스전보다 좋아 보였다. -솔직하게 말하면 벨라루스전은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조건이 아니었다. →박지성을 대신해 김재성이 뛰었다. -김재성은 교체로 들어간다면 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또 양쪽 날개는 염기훈과 이청용, 박지성을 포함해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오늘은 이들의 위치가 바뀌었을 때를 점검해 보는 의미도 있었다. →평가전을 모두 끝낸 소감은. -본선 개막이 1주일밖에 안 남았다. 선수 전체가 오직 목표만 향해서 달려갈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모두 최선을 다할 각오가 돼 있다. →주전 골키퍼 낙점이 몹시 궁금하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와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더 나은 선수가 경기에 나가야 한다. 오늘 4-2-3-1 포메이션은 아르헨티나를 가정한 것이다. 4-4-2를 용도 폐기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8] 강호와 격돌 앞둔 캡틴의 조언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이 태극전사들의 능력을 시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성은 4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치를 스페인전을 앞두고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정무 대표팀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등이 포함된 세계 최고의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선수 하나하나가 지금의 스페인 대표팀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누구를 ‘베스트11’에 넣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스페인의 누가, 어느 자리에 출전하든 우리로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강호와의 격돌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선수들과 경기하면 주눅이 들었다.”고 개인적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이어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얼마만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배운다는 자세로 즐겁고 편안하게 경기하면 된다.”면서 “다른 어떤 경험보다도 이런 경기를 통해 성장 속도는 빠를 것이다. 나도 즐겁게 경기하겠다.”고 덧붙였다.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될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와의 비교 질문에 “어렵다. 당시의 대표팀은 월드컵을 치르면서 성장했던 팀이다.”면서 “다만 지금 대표팀의 잠재력은 2002년 멤버에 근접할 만하다. 곧 개막할 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2002년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23명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같이 운동하던 동료 선수를 떠나보내는 마당에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기고] 여성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기고] 여성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여행프로젝트를 살려 주세요.” 2년 전 서울시의 여성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게 된 첫날 서울시장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주문이었다. ‘여행(女幸)프로젝트’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불편·불안·불쾌 요인을 해소하고, 나아가 여성의 권익향상과 자아실현을 돕는 서울시의 생활밀착형 여성정책을 말한다. 이 정책은 실생활에서 여성이 행복해야 우리사회가 행복해진다는 철학을 깔고 있다. 그간 우리 여성정책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고용평등, 호주제 폐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법과 제도 측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2009년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한 남녀평등 관련 국제지수인 여성권한척도(Gender Empowerment Measure)에서 우리나라는 61위로, 109개 조사 대상국가 중 중하위 수준이다. 이러한 저평가의 원인은 법과 제도의 틀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생활에서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는 실천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 탓이 적지 않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일반적인 법과 제도를 현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효율적이고 실행력 있는 도구여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있다 하더라도 직장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없다면, 여성이 직장을 포기하거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서울시는 여성정책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경제, 교육, 교통, 건축, 문화 등 모든 부서에서 정책을 수립할 때 여성의 시각과 애로를 충분히 반영하도록 시스템화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여성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서울형 어린이집’이 탄생했고, 양질의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가 만들어졌다. 여성이 공중화장실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 불편이 없도록 여성 화장실을 늘리고, 밤길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CCTV 설치를 확대하고, 가로등 조명을 더 밝게 하였으며, ‘여성안심 콜택시’제도를 도입했다. 하이힐을 신고도 불편 없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보도도 개선했다. 또 의지할 곳 없는 결혼이주여성이나 폭력피해여성을 돌보기 위한 쉼터와 상담소를 만들었다. ‘여행프로젝트’가 시정의 가장 앞자리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얼마 전 UN으로부터 뜻밖의 통지문을 받았다. 서울시가 추진한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가 ‘2010 UN 공공행정상 대상’ 수상정책으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세계가 우리의 신개념 여성정책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벤치마킹할 모델로 삼은 셈이다. 이 놀라운 사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한편 깊은 감회에 빠졌다. 여성 복지를 위한 여행프로젝트는 선진국 문턱에 서 있는 우리로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정책 아이템이다. 여성의 불편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것은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사회의 관심은 아직 낮다. 더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면서 여성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여행만사성(女幸萬事成)!
  • [2010 남아공월드컵 D-8] 許감독 ‘가상 아르헨전’ 출사표

    [2010 남아공월드컵 D-8] 許감독 ‘가상 아르헨전’ 출사표

    허정무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이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강한 압박으로 ‘무적함대’의 허리를 꺾어보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세계 최강을 상대로 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출사표도 던졌다. 허 감독은 2일 스페인과의 평가전(4일 새벽 1시)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르헨티나를 가상으로 한 스페인과의 일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허 감독은 “우리 팀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세계 최강인 스페인전을 치른다면 우리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본선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스페인전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건 상대의 뛰어난 기량과 세밀한 개인 기술을 봉쇄한 뒤 빠른 역습으로 연결해 나가는 것.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페인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인 아르헨티나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은 전방부터 압박을 통해 상대 플레이를 차단하고 역습을 전개하는 공략법을 준비하고 있다. 허 감독은 “두 나라는 모두 세계 최강팀으로 꼽히지만 아르헨티나가 스페인보다 더 파워풀하고 스피드가 빠르다.”면서 “압박을 통한 미드필더 장악과 효과적인 역습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진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그는 “스페인을 보면 미드필더진을 두껍게 하는 4-1-4-1의 포메이션을 쓴다.”면서 “우리로서는 투톱, 원톱을 떠나 미드필더를 두껍게 하면서 상대 중원을 철저하게 점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낙 강팀이라 우리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그 자체도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그러나 우리 나름대로 당당하게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경기 내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기고] 韓·日·中 정상회의의 의미/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기고] 韓·日·中 정상회의의 의미/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29~30일 제주에서 열린다. 3국 정상이 동북아 지역협력의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미래상을 논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모이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1999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를 계기로 역외에서 개최돼 오다가 2008년 이후 3국이 번갈아 여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10년간 한·일·중 3국 교류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인적 교류는 650만명에서 1320만명으로 2배 이상, 교역액은 1300억달러에서 4380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1999년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3국 정부간 정례 협의체도 지금은 17개 장관급 회의를 포함, 총 50개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협력 범위도 경제, 문화는 물론 재난 관리 등 비(非)전통적 안보 분야와 북핵 등 지역문제까지 포괄하게 됐다. 우리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를 준비함에 있어 크게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3국 협력의 ‘촉진자’ 역할을 해 온 우리나라는 올해 의장국으로서 지난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3국간 협력을 체계화하고 확대·심화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3국간 협의체 및 협력사업 전반에 걸친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상설적인 사무국 설립이 필요하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2차 정상회의에서 한국 발의로 상설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중 사무국이 한국에 설치돼 3국간 호혜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만큼 중국·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동북아 지역협력발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고르 선언과 유사한 맥락이다. 따라서 올해 한·일·중 정상회의는 앞으로 10년 동안 동북아 지역협력이 지향해 가야 할 비전과 미래상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유익한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셋째, 3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핵문제, 동북아정세를 포함한 지역문제 및 다양한 국제문제에 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통해 공동 인식을 높이고 3국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2012년 개최될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일본과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고, 여타 동아시아 지역협력, 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개발문제 등에 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천안함 사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이끌어 내는 데 이번 회의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중·일 3국의 상호관계는 역사·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으로서 민감한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조심스럽게 호혜적으로 다루면서 인내심을 갖고 3국간 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 박수진 “필리핀 앞바다에 ‘쉬’ 했다” 민망고백

    박수진 “필리핀 앞바다에 ‘쉬’ 했다” 민망고백

    걸그룹 슈가 출신 배우 박수진이 필리핀 앞바다에 ‘쉬’ 한 민망한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SBS ‘강심장’에서 박수진은 “과거 스킨스쿠버를 하기 위해 필리핀을 여행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스킨스쿠버 복장을 입었는데 신호가 와서 몰래 흘려버릴 틈을 노렸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이어 박수진은 “틈을 잡아 볼일을 보고 있는데 다이버가 다가오기에 ‘저리가라’고 손을 내 저었다. 그런데 이를 못 알아듣고는 나를 끌고 위로 올라가더라.”며 “결국 이동하면서 볼일을 봤다.”고 웃지 못할 사연을 전했다. 박수진의 민망한 고백에 이어 MC 강호동은 “여배우 분들이 왜 이런 예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로서는 고맙지만….”이라고 말하며 민망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사진 = SBS ‘강심장’ 화면캡처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책임을 묻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정권에 대해 향후 무력도발 시 자위권 발동을 다짐하면서 북 선박의 우리 해역 이용 불허, 남북 교역과 교류 중단 등 제재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우리는 북측이 천안함 폭침을 자행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대해 국제사회가 속속 신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북한이 제재 시 전쟁 운운하며 적반하장의 억지를 부리고 있는 사실을 개탄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독자적 대북 제재와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북한산 어뢰 파편이라는 천안함 폭침의 확고한 증거물을 찾는 과정에서 중립국 전문가들까지 참여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등 우리의 전통적 우방뿐만 아니라 북한과 수교 중인 스웨덴이나 비동맹 맹주인 인도까지 조사 결과에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우리 수역 내에서 우리 수병 46명이 북의 기습으로 희생당한 명명백백한 증거가 나왔는데도 아무런 조치 없이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밝힌 대북 제재는 응당 취해야 할 최소한의 응징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다. 외교통상부·통일부·국방부 등 3부장관이 발표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대북 신규투자 불허, 대북 심리전 재개 등도 마찬가지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즉각적 보복타격을 자제한 것만 해도 우리로선 최대한 인내한 게 아닌가. 북한정권은 그제 천안함 유족들이 북한의 사죄와 대북 응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허투루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뜻이다. 차제에 북한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책임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이 대통령의 심려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영유아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지 않은 사실과 함께 남북관계의 복원 여지를 남긴 고육책임을 인식하고 김 위원장이 앞장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얘기다. 물론 북의 야만적 도발에 대한 정당한 제재라 하더라도 남북간 일촉즉발의 긴장 고조를 부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게다. 벌써 그런 조짐도 보인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하자 확성기 등을 조준 사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긴장의 수위를 높여 잃을 게 많은 남측의 양보를 얻어내는 게 북측이 흔히 써먹는 벼랑끝 전술의 요체이긴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측이 대북 제재 시나리오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까닭이다. 이는 대북 제재 국면에서 국민적 단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천안함 제재 공동대응”… 한·미 찰떡공조 과시

    “천안함 제재 공동대응”… 한·미 찰떡공조 과시

    한·미 양국정상이 20일로 예정된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내외에 ‘찰떡공조’를 과시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오전 9시부터 25분 동안 전화통화를 갖고 천안함 사태의 공동 대응 방안 등을 상세하게 논의했다. 두 정상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뒤 후속 대응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두 정상이 북한이 안보리결의(1874호)에 따른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대목이다. 사실상 한·미 양국이 천안함 사태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천안함 조사 발표도 하기 전에 직접 통화를 하고 끈끈한 동맹 관계를 재차 보여준 것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양국이 협력해 즉각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수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군사 공격이라고 발표했을 경우,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과 국내외 일각에서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못할 가능성을 미리 일축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 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아직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이라 세부적인 통화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큰 틀에서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두 정상은 조사결과 발표 이후 세부적인 대응에서도 적극적인 공조를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통화에서도 유엔안보리 공식 회부를 통한 대북제재,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실질적 대응 조치 등에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이미 ‘단호한 대응’을 밝힌 만큼 우리로서는 조사결과 발표 이후가 중요하며, 미국의 적극적인 공조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때문에 천안함 사태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것은 우리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인 셈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NPB] ‘물오른’ 김태균 vs ‘절박한’ 이승엽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두 ‘한국산 거포’가 맞대결을 펼친다. 퍼시픽리그 데뷔와 동시에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한 김태균(28·지바 롯데)과 센트럴리그에서 타격감을 회복 중인 이승엽(34·요미우리)이 1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한달간 펼쳐지는 인터리그에서 격돌한다. 요미우리는 10일 현재 24승12패(승률 .666)로 센트럴리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명문구단이고, 지바 롯데 역시 23승15패1무(승률 .605)로 퍼시픽리그 1위 세이부(25승16패1무)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양대리그 최고 명문구단 간의 맞대결인 셈. 김태균과 이승엽의 화력 맞대결은 도쿄돔에서 15~16일, 지바 마린 스타디움에서 다음 달 1~2일 펼쳐진다. 인터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몇 차례 센트럴리그 투수들을 경험했다. 하지만 퍼시픽리그 투수들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절묘한 제구력과 코너워크가 강점인 만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5월 들어 홈런을 양산하고 있는 김태균이 생소한 센트럴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타격을 할지 궁금하다. 김태균은 현재 타율 .313에 9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이승엽은 ‘교류전의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인터리그에 강세를 보여왔다. 지바 롯데에서 활약한 2005년 홈런 12방, 요미우리로 옮긴 2006년에는 16방을 터뜨려 2년 연속 인터리그 홈런왕에 등극했다. 벤치 신세인 이승엽이 주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인터리그에서 최대한 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김정일 방중 결과] “北·中 6자 획기적 진전 등 성과 못낸 듯”

    [김정일 방중 결과] “北·中 6자 획기적 진전 등 성과 못낸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및 후 주석과의 회담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점 ▲북·중 우호의 상징으로 꼽히는 ‘홍루몽’ 공연이 갑자기 취소된 점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거뒀을 ‘소득’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북한은 과거 2000년, 2001년, 2004년, 2006년 김 위원장의 방중 때는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 후 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주로 보도했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7일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전례를 볼 때 북한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며 6자회담 복귀와 같은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런 내용이 없었다.”면서 “북은 중국이 제일 원하는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밝히지 않는 선에서 나름의 몽니를 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 중국이 대규모로 경제 지원을 할 수 없음을 밝혔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는 또 “북·중 우호의 상징물로 불리는 홍루몽 공연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한 것은 북한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유 교수는 종합적으로 “우리로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혈맹관계인 양국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김 위원장 방중에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대중 외교전략을 공고히 해 중국과 실질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에 외자유치 및 북·중 경협관계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에서 당장 단기간에 해결해야 할 대규모 식량 지원 및 물자 지원을 중국 측으로부터 약속받지 못한 것 같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선 비교적 기대 이하의 입장을 표명하며 중국 쪽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방중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으며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수차례 이야기했다.”면서 “적어도 한반도 비핵화, 6자회담 진전 등에 있어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만남이 국가 대 국가의 만남이 아닌 당 대 당의 관계에서 만난 것이며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위급으로 예우했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 결과만을 놓고 양국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 교수는 이어 “한국 정부가 향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갖게 될 위치는 물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김 위원장 방중 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한·중 외교 갈등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중외교와 관련, 전략적인 외교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의미를 애써 축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5가지 사항에 국제 및 동북아에서의 협력 강화, 전략적 소통 강화 등이 포함된 점을 들며 “6자회담에 대한 양국의 충분한 협의를 심화시킨 것으로 이해된다.”고 진단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문화평론가 이택광과 함께 본 연극 ‘광부화가들’

    문화평론가 이택광과 함께 본 연극 ‘광부화가들’

    이달 30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오르는 연극 ‘광부화가들’. 좁게 보자면 예술 교육엔 그만이다.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지, 광부들 스스로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서다. 크게 보자면 노동계급의 자율성에 대한 작가 리 홀의 깊은 애정이 배어 있다. 이택광(42) 경희대 영미문화과 교수와 공연을 보고 얘기를 나눴다. 이 교수는 영국 셰필드대에서 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따고 돌아온 뒤 대중문화 전반에 관해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내는 평론가다.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 등의 책을 통해 서양회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극 마지막에 광부들이 선언하는 ‘사람을 위한 예술(art for people)’은 ‘인민을 위한 예술’이 정확한 번역 아닐까요. -민감한 문제라 부드럽게 한 것 같습니다. 19세기 영국 사상가 존 러스킨(1819~1900)은 이미 예술을 통한 인간의 감화를 주장합니다. 그런 전체적인 흐름을 봤으면 합니다. 우리는 사회주의 하면 곧장 소련을 떠올리지만 영국에서는 흐름이 다양합니다. 기독교 사회주의라는 것도 있지요. 가령 19세기 영국 북부 탄광 지역에서 번성했던 감리교는 지역 노동자를 위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입니다. 노동운동 하면 좌파 취급이나 하고, 개별 목사나 교회의 영광에 매몰돼 대를 이어 부를 세습하는 우리 교회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모습이지요. 영국에서는 페이비언 사회주의처럼 굳이 마르크스가 아니어도 되는, 그런 사회주의 전통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맥락을 모르면 연극 막바지에 노동자 계급의 승리를 예언하는 대목은 뜬금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국의 정치적 흐름은 어땠습니까. -애싱턴그룹이 결성되는 1930년대는 노동당이 제도권 정당으로 발돋움했던 시기입니다. 노동당이 완전히 뿌리를 내리는 것은 2차대전 뒤지요. 당시 영국에서는 50만명이 가입한 독서그룹이 조직됩니다. ‘좌파 독서그룹(leftist reading group)’이란 건데, 단순하게 말하자면 의식화 교육인 셈이죠. 이를 발판으로 전후 30여년간에 걸친 노동당 시대가 열립니다. 승리 선언은 이를 상징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후 1980년대 대처리즘이 몰아쳤고, 1995년에는 노동당마저 신노동당 선언(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전·현 총리가 영국판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면서 이끈 운동)을 통해 공동생산·공동분배라는 사회주의 원칙을 폐기합니다. 연극 마지막에 이 문제가 자막으로 처리되는 것은 작가 리 홀의 비판적인 관점이 반영된 듯합니다. 한마디로 너희들은 과거 노동당의 전통을 제대로 계승한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혹, 사회주의적 언급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작품성이 가려지지 않을까요. -영국에서 그 정도 표현은 보편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극은 지적인 장르이지만, 영국에서는 노동자 서민을 위한 장르입니다. 그래서 우리로 치자면 학예발표회하듯 만드는 연극이 엄청 많습니다. 극중에서 라이언 선생이 처음 강의할 때 르네상스 작품에 대해 “교회 돈을 받아 이교도인 그리스 신들을 그렸다.”고 소개해요. 참 상징적인 말인데, 우리는 되레 그렇게 못하고 있다는 점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광부화가들이 부자의 후원 제안을 물리치고 광부로 남기로 결정하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맞습니다. 광부들이 예술을 알아가는 것이 연극의 한 축이라면, 예술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자들의 위선을 대비시키는 것도 연극의 또 다른 축입니다. 넘쳐나는 돈으로 후원을 약속했던 미스 서덜랜드가 나중에는 도자기로 취미가 바뀌었다고 말하지요? 또 가장 좋아했던 올리버의 작품을 나중에는 혹평합니다. 광부들을 가르쳤던 라이언 선생도 애싱턴그룹의 명성 덕에 학계에서 자리잡지만 결국 갈라섭니다. 같이 시작했으나 달리 갈 수밖에 없는, 노동자계급은 스스로의 힘으로 서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얘기가 정치적이라 몹시 무겁네요. -전형적인 영국식 코미디입니다. 정치적 색채가 있지만, 심각하게 여기기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장난을 즐겼으면 합니다. →예술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겁니까.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19세기 잡지에 투고된 한 노동자의 글을 보고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 사람은 스스로 방을 만들었는데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다 보니 아름답다는 걸 느꼈다는 겁니다. 예술이란 특별한 이들이 만들고 특별한 이들이 즐기는 게 아니라 관조적 거리를 확보해 미학적 쾌감을 느낀다면, 일상의 누구라도 가능하다는 거죠. 우리에겐 상징주의 시인으로만 각인된 보들레르 역시 우리의 일상도 고전(classic)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입니다. 그게 그림으로 옮아온 게 인상파입니다. 거창한 영웅이나 신화 속 인물 대신 우리 주변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 보자는 것, 그게 바로 인상파의 작업입니다. 바로 지금 현재를 포착해 내자는 근대 리얼리즘적 사고방식이지요. 덕분에 이 연극은 연극적인 맛뿐 아니라 근사한 미학책 한 권을 읽은 듯한 기쁨을 주네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노모 혼절·어린딸 오열…시민들 국화꽃 ‘마지막 배웅’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노모 혼절·어린딸 오열…시민들 국화꽃 ‘마지막 배웅’

    “그대 다 피지도 못하고 물 젖은 몽우리로 산화하여 구릿빛 육체는 차디찬 바다에 던져졌지만 당신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생생히 살아 영원할 것입니다.” 29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된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은 유족들의 오열로 가득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6명의 용사들에게 화랑무공훈장을 하나하나 추서하는 동안 유족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더 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천안함 생존장병인 김현래(27) 중사가 전우를 먼저 떠나 보낸 심정을 담은 추도사를 읽기 시작하자 유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슬퍼했다. 고 이창기 준위의 아들 산(13·중1)군이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얼굴을 계속해서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꿋꿋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진] ‘편히 쉬소서’ 천안함 희생장병 영결식 ●장병들 눈물훔치며 입술 깨물기도 해군군악대 중창단이 ‘임이시여’ ‘떠나가는 배’를 합창하는 가운데 92명의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마지막 헌화와 분향을 했다. 유가족 중 백발의 어머니는 혼절해 바닥에 쓰러지기도 했고, 아버지 영정 앞에 선 딸은 사진만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지켜보던 장병들 역시 마스크 위로 눈물을 떨궜고 소매 끝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거나 입술을 깨무는 장병도 있었다. ‘바다로 가자’와 ‘천안함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운구행렬은 영결식장을 나와 군항 부두로 향했다. 선두 차량이 3번 도크를 지날 때 정박 중인 독도함, 부천함, 청주함 등 4척의 함정 승조원들은 “대함경계 준비, 총원차려, 경례”라는 명령에 맞춰 함정의 뱃전에 정복을 입고 도열해 바치는 해군 최고의 예우 ‘대함경례’를 했다. 군함에서는 이와 함께 해군 정모와 정복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풍선 3000여개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운구행렬은 각각 9~12대의 차량으로 나뉘어 총 11개 그룹이 시차를 두고 2함대 해군아파트를 거쳐 안장지인 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운구행렬이 지나는 도로에는 태극기와 해군기가 게양됐고, 아파트에는 집집마다 조기가 걸렸다. 길가에서는 시민들과 해병전우회 등 수백명이 국화꽃을 바치며 배웅했다. ●백령도에선 해상 추모제 영결식장 주변에는 고인들을 기리기 위해 찾아온 일반인들이 유독 많았다. 안산에서 온 김순희(57·여)씨는 “나도 자식 키우는 마음에 가슴이 아파서 어제 서울광장에 갔다왔는데 또 왔다.”면서 지나는 버스에 모두 목례를 했다. 한국전쟁에 해군으로 참전했다는 강창근(80)씨는 제복을 입고 훈장을 단 채 희생자들을 배웅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백령도 침몰해역에서는 46용사들을 기리는 해상 추모제가 열렸다.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령도 주민들이 마련한 국화꽃과 학생들이 주민들의 추모글을 모아 만든 종이학 1000여개를 해병대원들이 침몰 해역에 뿌렸다. ●故한주호 준위 가족에 위로 전해 한편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영결식 후 성명서를 내고 34일간의 합숙생활을 마감했다. 가족협의회는 성명서에서 “그들의 희생을 영예롭게 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이명박 대통령님과 헌신적인 노력을 다하신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님을 비롯한 해군 장병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이와 함께 천안함 46용사의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모든 분들과 무엇보다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빌고 조문까지 한 가족들에게 감사와 위로를 표했다. 김병철 김학준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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