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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측 “의미있는 일 환영”… 민주 “득표위한 정치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측은 21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담쟁이포럼이 주최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초청 강연에 참석해 “국민 통합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다만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국민들과의 화합, 통합을 도모하려는 진정성을 가진 방문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과 다른 경선 후보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은 “득표를 위한 정치적 쇼”라고 폄하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정치 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진정성도 없이 수단을 불사하고 국민 마음을 얻어 보려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는) 5·16 쿠데타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고 노 전 대통령 탄핵에도 앞장섰던 분”이라며 “방문의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 측도 “사과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 측의 일방적인 통보식 방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박 후보가 대선 후보가 돼서 온다고 하니 정중히 맞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박 후보의 묘역 참배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새누리당 측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에야 봉하재단에 전화를 걸어 ‘묘역을 방문하고 권양숙 여사를 뵙고 싶다’는 뜻을 알려 왔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日 ‘독도 망동’에 실효적 지배 강화로 맞서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내각 전 부처에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오늘은 독도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일본은 몇몇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는가 하면 이 대통령에게 독도 방문에 유감을 표명한 총리서한을 보내면서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외교 결례도 서슴지 않았다. 일본은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검토, 한국 국채 매입 철회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시마네현에서 해마다 열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행사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벼랑 끝 전술을 연상케 하는 몰이성적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로서는 바짝 긴장하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 총리의 ‘항의서신’ 등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미적지근한 대변인 논평을 내놓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원칙과 기준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다. 도덕적 명분이 충분한 우리가 외려 수세에 몰리는 듯한 양상이다. 며칠 전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독도문제와 관련, ICJ로 가면 일본의 승산은 120%라고 호언했다. 한국이 ICJ행을 거부할 경우 조정절차를 밟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적반하장이다. 양국의 국민감정까지 가세한 첨예한 사안인 만큼 우리 정부가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고 단호하되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려는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선린국으로서의 예의는 고사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차별적 압박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지난주 독도 동도에 ‘독도수호 표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실효적 지배 강화책의 일환이다. 일본이 독도 야욕을 노골화할수록 우리는 실효적 지배를 한층 가시화하는 구체적 조치들을 하나씩 속도감 있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 [Weekend inside-지구촌 영토분쟁] 영토전쟁 ‘화약고’ 된 동아시아… 패권다툼 美·中 분쟁 ‘기름’

    [Weekend inside-지구촌 영토분쟁] 영토전쟁 ‘화약고’ 된 동아시아… 패권다툼 美·中 분쟁 ‘기름’

    ‘포클랜드와 말비나스, 스카버러섬과 황옌다오, 센카쿠와 댜오위다오….’ 독도 문제 등 동아시아의 영토 및 영해 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상흔의 땅’을 차지하려는 세계 각국의 쟁탈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우기듯 다른 지역의 영토분쟁 당사국들도 서로 다른 명칭으로 해당 영토를 부르며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5억 1000만㎢에 이르는 지구 표면에 700여개의 육지·해양 국경선이 그어졌지만,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인류의 욕망을 완전히 꺾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암초 등을 두고 지구촌 구성원들은 왜 피 튀기는 싸움을 계속하는 걸까. ‘화약고’로 떠오른 세계 주요 영토 및 영해 분쟁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세계 주요 영토분쟁은 보통 비슷한 이유로 시작됐다. 전통적 원인 세 가지에 국제정세의 새 흐름이 더해져 가열되고 있다. 영토 다툼은 일반적으로 ▲제국주의 열강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를 포기하면서 제대로 된 국경 설정을 돕지 않았고 ▲해저의 해양자원이 ‘21세기의 금광’으로 주목받는 데다 ▲내부 민심이 동요할 때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려는 정치인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동아시아에서 ‘G2’(미국·중국)의 힘겨루기가 격화되면서 영토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영토분쟁은 민족적 자존심과 경제적 이익 등이 걸린 까닭에 쉽게 양보하기가 어렵다. ●자존심과 석유를 건 포클랜드 전쟁 ‘우리는 결코 잊지 않으리. 아르헨티나의 말비나스! 태양 같은 우리의 이상향, 말비나스는 영원히 우리의 것….’ 아르헨티나인들은 포클랜드 제도(영국명)로 알려진 남대서양의 작은 섬을 ‘라스 말비나스’라고 부른다. 그들은 영국이 실효 지배하는 이곳을 여전히 자기 땅이라고 믿으며 ‘말비나스의 행진’이라는 비장한 노래를 곧잘 부른다. 우리로 치면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쯤 되는 곡이다. 영유권 다툼 끝에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인 지 꼬박 30년이 흘렀지만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포클랜드 대립은 영토분쟁의 전통적 원인이 모조리 결합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영유권을 모두 계승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포클랜드는 영국이 곧 점령했다. 1982년 4월 2일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은 포클랜드를 강제 점령한다. 실업난과 고물가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지자 포클랜드 침공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한 패배였다. 74일간의 전쟁 동안 아르헨티나 병사 650명, 영국 병사 255명이 사망한 끝에 포성이 멈췄고 아르헨티나군은 철수했다. 포클랜드는 1998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근해에 600억 배럴로 추정되는 원유가 묻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경제난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자 포클랜드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민족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내년 상반기 영국령으로 잔류할지를 묻는 첫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여론의 추이는 잔류가 유력하다. 아르헨티나와 달리 영국이 여유로워 보이는 이유다. ●‘핵전쟁 공포’의 카슈미르 잠재적 위험성으로만 따지면 서남아시아의 카슈미르 지역이 최악의 분쟁지다.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쟁 당사국인 탓이다. 양국이 합쳐 200개 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슈미르를 두고 두 차례 전쟁을 벌인 양국은 2000년대 들어 평화교섭으로 분쟁 해결에 나섰고, 다행히 핵전쟁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라윤도 건양대 교수(군사학)는 “대립이 고착화했고, 인도의 경우 경제성장세까지 둔화돼 양국 간 전쟁이 발생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카슈미르 분쟁의 밑바탕에는 ‘종교 갈등’이 깔려 있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영국령 인도는 힌두교 지역을 인도로, 이슬람 지역을 파키스탄으로 분리해 독립했다. 그러나 카슈미르 지역은 인구 다수가 이슬람교도였음에도 힌두교를 믿었던 왕의 결정으로 인도에 귀속됐고 갈등이 불붙었다.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영토를 각각 3분의2와 3분의1씩 나눠 지배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도 카슈미르 지역 국경 설정을 놓고 전쟁까지 치르는 등 반목하고 있다. ●‘뜨거운 바다’ 된 동아시아 해안 최근 가장 치열한 영토분쟁이 벌어지는 곳은 단연 동아시아다. ‘신냉전에 돌입했다.’거나 ‘동아시아 바다가 북한에 버금가는 화약고가 됐다.’는 등의 위협적인 수사가 쏟아지고 있다. ‘휴화산’이었던 동아시아 영토분쟁이 다시 폭발한 건 민족·자원 등의 문제가 얽힌 결과지만, 중국의 해양굴기(海洋堀起·바다에서 일어선다는 뜻) 정책과도 관련이 깊다. 패권국가가 된 중국이 해양 독식에 나서면서 인근 해역은 ‘뜨거운 바다’가 됐다. 무력충돌로 이어질 뻔했던 필리핀과의 남중국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 해상 대치,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 일본 순시선의 중국 어선 나포 사건 등은 중국과 주변국 간 대표적 충돌이다. 영토 문제를 두고 중국과 얼굴을 붉히게 된 아시아 각국의 시선은 자연히 미국을 향한다. 미국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패권을 경계해야 하는 마당에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카버러섬 연안에서 필리핀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베트남 등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아시아국들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영토문제 해결을 위해 늘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 독도 문제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물론 포클랜드 전쟁 때도 남미국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다 영국 지지 선언을 제때 하지 못했다. 자국 이익을 철저히 따져본 뒤 영토분쟁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애그플레이션 국제 공조로 해법 찾아야

    국제 곡물값 폭등 쓰나미가 국내 식탁을 덮치고 있다. 2007~2008년 전 세계를 휩쓴 식량 파동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식량 공급기지인 미국에 1956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 닥친 데다, 세계 3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우크라이나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작황이 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한달 만에 올해 옥수수 생산량을 17%, 대두 수확량을 12%나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밀은 지난 6월 1일에 비해 44.4%, 대두와 옥수수는 각각 27.1%, 45.6%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작황 부진으로 곡물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도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곡물값 폭등이 일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이유다. 정부는 당초 애그플레이션의 여파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밥상물가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한달 전에 비해 두부와 콩나물, 김치, 햇반 등의 가격은 7.6~12% 올랐다. 앞으로 글로벌 식량파동이 본격화되면 곡물자급률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권인 우리나라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성장률 급락을 낮은 물가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에 휩쓸리는 꼴이 된다. 정부가 어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가공식품 가격의 편법 인상과 담합에 법을 엄정히 집행하고 부당이익을 적극 환수하기로 엄포를 놓은 것도 애그플레이션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식량 관련 실무자들이 이르면 27일 화상회의를 통해 곡물값 폭등대책을 논의한 뒤 9월과 10월 연속으로 비상대책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G20이 비정상적인 식량사태를 사전 통제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신속 대응 포럼’이 처음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G20이라는 국제 공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선제적 대응으로 투기세력의 준동을 막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식량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국제 공조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 [사설] 올림픽 정신 먹칠한 배드민턴 ‘져주기 게임’

    그제(현지시간) 런던 올림픽에서 날아온 소식은 우리로 하여금 스포츠 허무주의에 빠지게 할 만큼 충격적이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경기에 출전한 한국선수 4명이 8강전을 앞두고 고의로 ‘져주기 게임’을 벌여 실격 처리됐다는 것이다. 이 한심한 게임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선수도 2명씩 포함됐다. 이들은 결승 토너먼트에서 만만한 상대를 만나기 위해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일부러 져주는 꼼수를 부렸다고 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이 같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관련 선수 전원 실격이라는 고강도 징계를 내렸다. 당연한 조치다. 이번 추태는 중국이 자국 선수들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무성의한 경기를 벌인 데서 비롯됐다. 그런 만큼 한국으로서는 억울한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또한 자국 선수끼리 맞붙는 걸 꺼려 고의로 서브를 실수하는 등 무리수를 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쿵저러쿵 핑계를 대는 것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아니다. 진솔한 반성부터 먼저 할 일이다. “우정과 연대,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어떤 차별도 없는 스포츠로 세계 젊은이들을 가르쳐 더 나은 세계를 만든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주창한 올림픽 정신이다. 정정당당한 승부, 곧 페어플레이를 펼치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스포츠는 정직하다.’는 명제는 우리에게 늘 ‘참’으로 통한다. 그렇기에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서 스포츠 정신을 따라 배우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것 아닌가. 그런 올림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한국 대표팀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금빛 행진 속에 고양된 국민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중국이 먼저 시도한 것”이라며 이의 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조차 국민은 곱지 않게 본다. 올림픽이 갈수록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메달지상주의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판에 더없이 순수해야 할 스포츠 정신마저 흐릿해진다면 올림픽의 처지는 날로 옹색해 질 수밖에 없다.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한 선수들을 비롯한 사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때다.
  • 北 ‘동까모’ 빌미 “핵문제 재검토” 정부 “미국 태도 변화 압박용”

    ‘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동까모) 테러의 진위 여부를 두고 남북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북한이 ‘핵문제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탈북자 출신 전영철씨가 남한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 파괴를 기도하다 체포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날 “(동까모를 둘러싼)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조선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 문제 재검토를 언급하며 수동형 문장을 썼고 이는 당장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대북 제재 국면 해소를 위해 미국이 대화에 나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40시간 동안 디아블로3 열중한 10대 사망 ‘충격’

    40시간 동안 디아블로3 열중한 10대 사망 ‘충격’

    40시간 연속 게임에 몰두하던 청소년이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타이완 타이난시에 사는 남학생 A군(18)은 지난 13일 정오부터 한 게임방에서 유명 게임인 ‘디아블로3’를 하기 시작해 약 40시간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잠도 자지 않은 채 게임에 열중했다. 게임방 직원이 15일 아침 테이블에 엎드려 쉬고 있는 A를 깨웠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숨지고 말았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의료진은 장시간 게임으로 인해 심장혈관에 갑작스런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디아블로3 개발사인 블리자드 측은 소식을 접한 뒤 성명서를 통해 “우리로서는 아직 (사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했지만, 그의 가족에게 유감의 뜻을 전한다.”면서 “개개인 또는 게임 사용자의 부모나 가족은 반드시 게임시간을 제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디아블로3 게임 도중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32세의 미국 남성이 72시간 동안 이 게임을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근혜, 휴전선 앞에 있다 北 중대보도 듣자…

    박근혜, 휴전선 앞에 있다 北 중대보도 듣자…

    북한이 18일 오전 11시쯤 ‘낮 12시 중대보도’를 예고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캠프가 한때나마 극도의 긴장 상태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대보도 예고는 당시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을 방문 중이던 박 전 위원장에게 즉각 전달됐고 캠프 내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중대보도가 결국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로 확인되면서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박 전 위원장은 상황이 종료되고나서 김정은 원수 추대 소식에 대한 소감을 기자들이 묻자 “저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히 언급할 게 없을 것 같다.”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발표가 다소 싱겁게 끝나자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류가 역력했다. 한 친박 인사는 “핵실험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아 우리로선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긴장 모드는 북한발(發) 돌발이슈 자체가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실험 등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06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정국이 급속히 조성되자 박 전 위원장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됐고 결국 이명박 당시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휴전선 근처 있다 北중대보도 듣더니…

    박근혜, 휴전선 근처 있다 北중대보도 듣더니…

    북한이 18일 오전 11시쯤 ‘낮 12시 중대보도’를 예고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캠프가 한때나마 극도의 긴장 상태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대보도 예고는 당시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을 방문 중이던 박 전 위원장에게 즉각 전달됐고 캠프 내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중대보도가 결국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로 확인되면서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박 전 위원장은 상황이 종료되고나서 김정은 원수 추대 소식에 대한 소감을 기자들이 묻자 “저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히 언급할 게 없을 것 같다.”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발표가 다소 싱겁게 끝나자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류가 역력했다. 한 친박 인사는 “핵실험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아 우리로선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긴장 모드는 북한발(發) 돌발이슈 자체가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실험 등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06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정국이 급속히 조성되자 박 전 위원장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됐고 결국 이명박 당시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혹성탈출?…침팬지, 동물원 우리 탈출 소동

    혹성탈출?…침팬지, 동물원 우리 탈출 소동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동물원의 침팬지들이 우리 밖으로 도망쳐 나와 수천명의 관람객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동물원을 찾은 2500여명의 관람객들은 5마리의 침팬지들이 자신의 옆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 침팬지들은 영리하게도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사다리처럼 이용해 우리 담장을 넘었다. 한낮의 소동으로 성인 한명과 5살 소녀가 다쳤으며 신속히 사고가 접수돼 동물원 관계자들은 물론 27대의 경찰차와 응급차가 총출동했다. 사고 후 5마리의 침팬지 중 4마리는 제발로 우리로 돌아갔으나 이번 소동을 주도한 ‘리더’ 침팬지는 동물원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사육사에게 체포(?)됐다. 동물원 측 홍보담당자는 “침팬지들이 나뭇가지를 이용해 우리 밖으로 탈출할 줄은 몰랐다.” 면서 “다행히 부상자들의 피해는 경미하다.”고 밝혔다. 사고조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동물원 측은 각종 피해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백두산 호랑이들, 새끼 잡아먹어…‘동족상잔’ 충격

    백두산 호랑이들, 새끼 잡아먹어…‘동족상잔’ 충격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백두산호랑이 3마리가 어린 벵골호랑이를 공격하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산둥성 웨이하이의 선다오산(神雕山) 야생동물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우연히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덩치가 큰 백두산호랑이 3마리가 작은 새끼 벵골호랑이를 마구 공격하고 있었던 것. 이를 지켜본 관광객들의 신고를 받고 달려 나온 사육사들이 곧장 백두산호랑이들을 우리로 몰아넣고 어린 벵골호랑이를 살폈지만, 벵골호랑이는 이미 뒷다리와 머리 등에 큰 상처를 입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를 지켜본 한 관광객은 “처음에는 큰 호랑이와 새끼 호랑이가 어울려 노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갑자기 새끼 호랑이를 물어뜯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뜻 보기에도 무척 굶주린 것 같았다. 공격을 받은 새끼는 죽은 듯 보였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의 한 관계자는 “벵골호랑이를 공격한 백두산호랑이들도 아직 다 자란 성체는 아니며, 항상 야생에서 사냥하는 훈련을 시키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먹이를 주지 않아 굶주림에 동족을 공격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새끼 벵골호랑이의 상태는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성동 ‘왕좌봉 터 조성’ 열매

    성동 ‘왕좌봉 터 조성’ 열매

    성동구가 지역 정체성 찾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왕좌봉(王坐峰) 터 조성 사업’이 열매를 맺었다. 5일 구에 따르면 마장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동명초등학교에서 폭 95㎝, 높이 50㎝ 크기의 왕좌봉 안내표지판 제막식을 했다. 주민 3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에서 1981년에 발간한 ‘동명연혁고 성동구 편’에 따르면 왕좌봉은 동명초등학교 내에 있었던 야산 봉우리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이곳에 앉아 도읍지를 정하기 위해 서울의 지형을 살펴봤다고 한다. 또 태조가 이 봉우리에 올라 말 기르는 것을 관찰했다고도 전해진다. 김돈형 주민자치위원장은 “왕좌봉 안내표지판 설치로 마장동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주민들의 자부심과 애향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득 구청장은 “지역 정체성 찾기 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잊혀진 지역의 역사를 찾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사업이 주민들의 관심 속에서 활발하게 전개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승훈 두메산골] 청년실업과 대학교육

    [이승훈 두메산골] 청년실업과 대학교육

    퇴임 후 두메산골 생활을 시작했지만 세상일 관심 끊기가 정말 쉽지 않다. 대학에서 평생을 보낸 탓인지 청년실업은 특히 걱정이다. 불과 20년 사이에 30%이던 대학진학률이 80% 수준으로 늘었으니 대졸 학력에 합당한 일자리가 모자랄 만도 하다. 고급 일자리가 더 이상 늘 수 없다면 대졸 실업은 항구적 사회문제로 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공부 열기가 오히려 재앙이라니 그야말로 역설이다. 일자리 제공의 주역은 일거리를 가진 기업이다. 돈을 내고 사겠다는 구매력이야말로 모든 생계 일거리의 원천이고, 구매력이 뒷받침하는 일거리를 확보하면 그것이 바로 일자리다. IBM, 소니, 그리고 노키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어김없이 쇠퇴한다. 구매력을 행사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만큼 그 일자리 또한 사라지기 마련이다. 번성하는 기업들이 많아야 좋은 일자리도 그만큼 많다. 그러므로 일자리 창출 정책은 국내에 좋은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는 정책과 다를 수가 없다. 기업의 국적을 가릴 때가 아니다. 외국기업이 투자를 외면할 만큼 기업 조건이 열악하면 국내 기업들도 투자를 외면한다. 전체 인력의 80%에 이르는 대학 졸업자들을 고학력 직종에 취직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 기업은 고학력 직종 80% 수준의 인력구조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만 외국기업의 고급인력 부문이 국내에 많이 진출한다면 가능하다.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방법은 외국기업들이 탐낼 고급인력을 배출할 만큼 우리의 대학교육을 세계화시켜 외국인 투자를 고급인력 부문에 대대적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 송도의 실적이 말해주듯이 외국인들은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조차 시큰둥하게 생각할 정도로 국내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왜 그럴까? 최근 대학평가를 보면 어느 조사에서나 국립싱가포르대학이 서울대보다 앞선다. 그런 평가들이 반드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그 평가로 졸업생 수준까지 가늠하기는 더욱 힘들다. 그러나 이런 평가를 자주 접하는 세계 기업인들은 싱가포르의 대졸 인력이 한국의 대졸 인력보다 더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싱가포르대학의 졸업생은 외국인 기업에 취업해도 의사소통의 문제가 전혀 없다. 반면에 한국 대학생들의 영어 장애는 심각한 수준이다. 고학력 인력을 채용할 외국인 투자가 인천 송도를 외면하고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외국인 투자 유치로 경제 개발에 성공한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내 대학들도 몇년 전부터 영어 강좌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내용이 부실하다. 또 영어 강좌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어는 필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영어로 교육을 받아야 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나 외국인 기업에 취업해야 하는 사람은 다르다. 매년 전체 인력의 80%에 이르는 대학 졸업자들의 상당수를 외국인 기업의 고학력 직종에 취업시키려면 대학이 영어강좌를 외면해선 안 된다. 청년실업 해결책을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찾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대학교육의 질을 더욱 높이고 영어 강좌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대학평가가 높아진 만큼 싱가포르 고급 인력에 대한 세계 기업들의 평가도 매우 높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지역 연구개발(R&D)센터를 가장 많이 유치하는 등 고학력 인력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일거리에는 국적이 없다. 우리의 대학 졸업자들이 글로벌 일거리를 잘 감당해낼 만큼 대학교육을 고급화·세계화시키자. 그렇게 하면 국내 고학력 인력을 탐내는 외국인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고, 또 우리의 젊은이들이 세계 각국의 고급인력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도 있다. 향학열을 방치하면 재앙이지만 잘 유도하면 강력한 성장엔진이 된다.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데스크 시각] 3세 경영과 월급쟁이 신화/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3세 경영과 월급쟁이 신화/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한두 해 사이에 10대 그룹의 순환출자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창업주 3세의 경영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까지 뛰어오르는 데 모두 나름의 역할을 한 기업집단(그룹)이다. 다만 이 기업들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로 이른바 ‘총수’(최대주주)의 보유지분은 평균적으로 줄었지만 일가의 지분이 더 늘어난 탓에 눈총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11번째 기업집단’에 눈길이 간다. 자산 총액이 24조 3000억원으로 10위 두산(29조 9000억원)의 뒤를 잇는 STX그룹이다. STX는 최근 10대 그룹과 달리 세계 경기불황 속에서도 공세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STX의 창업주인 강덕수 회장이 여느 총수들의 배경과 다르게 ‘월급쟁이 신화’를 일군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유럽의 총체적 경제난은 중국의 성장 부진과 미국의 경제력 상실로 이어졌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로서는 뛰어다닐 시장이 활력을 잃은 셈이다. 이럴 때에는 우선 제 몸부터 추스르는 수세적 경영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화려한 글로벌 마케팅보다 내핍(耐乏)경영, 생산·품질관리 등이 강조된다. 대기업 경영인들이 생산 현장을 다독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STX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의 창싱다오(長興島)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가까운 조선소를 짓고, 세계 최대급 생산설비를 갖춘 뒤 미래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 해양조선 경기가 여전히 불황인데, 자칫 위험해 보일 수도 있는 과감한 행보를 내디딘 것이다. 이는 ‘10대 그룹’과 ‘11번째 그룹’ 중 누구의 길이 옳다 그르다를 따질 문제가 아니고 분명히 다른 선택인 만큼, 결과를 지켜볼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강 회장은 30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신이 다니던 쌍용중공업이 2000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무너지자, 종업원 신분으로 그 회사를 인수해 오늘의 STX로 키웠다.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0여년 만에 몸집을 부풀리다 보니 종종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의 신화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앞서 월급쟁이 출신의 총수였던 1960년대 율산그룹 신선호 회장과 1980~90년대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신화의 주인공에서 부정의 장본인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STX가 기업의 도전 정신만은 이어주길 바랄 뿐이다. 우리 대다수 기업집단의 역사는 창업주의 놀라운 신화가 경영권의 세습으로 이어진 탓에 영욕의 ‘재벌’(財閥)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많은 2세 경영인은 기업 지배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고 혼란을 겪어야 했다. 과거에 일부 준비 안 된 2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제 3세 경영인은 창업 신화의 효험을 누릴 수 없다. 제 스스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STX 강 회장 역시 자신이 일군 부를 자녀들에게 나눠줄 수는 있어도,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태종인 방원 등 2세들의 비극을 보면서 ‘용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영명한 3세 세종을 맞으면서 조선은 500년 왕조의 역사를 이어간다. 반면 로마제국을 연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경우 2세 티베리우스 때에는 그런대로 넘어갔지만 3세 칼리굴라가 폭군으로 남으면서, 영광스러운 왕조를 5대 만에 잃고 만다. 이슬람 제국의 경우는 또 다르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는 제국의 후계를 일종의 전문경영인(CEO)에게 넘겼지만, 여기서 세습이 발생했고 결국 무함마드 3세가 반기를 들면서 오늘날 수니파와 시아파의 비극적 앙숙이 시작됐다. 고금에서 3세 경영이 중요했다.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 국민의 눈높이에서 통일을 준비하자/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남북 국민의 눈높이에서 통일을 준비하자/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4·11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경선 부정사건에서 비롯된 내분사태가 우리 사회의 이념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문제로 지목된 이들이 과거 반국가단체 등에서 활동했다는 전력이 공개되고 종북 논란이 야기되면서 여야 정치권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분단국가인 우리로서는 이념 논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이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으로 전개돼 사고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념적 포용력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상이한 정치체제와 가치관 및 문화를 유지한 채 살아온 북한주민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배타성과 친구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경직성이 완화되어야 하는 바, 이러한 논쟁을 통해 우리들의 냉전적 의식구조를 극복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 방북 인사들의 친북 발언을 공개할 수 있다.”면서 북한까지 개입한 지금의 상황 전개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최근의 이념 논쟁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상대방 흠집내기와 편 가르기 식으로 전개되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정치적인 논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다. 대선 열기가 가열되면서 북한문제를 둘러싸고 극단적인 이분법적 흑백논리가 범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가져올 부정적인 효과는 우리 사회의 통일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적인 태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념 논쟁과 종북 논란은 우리 사회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할 것이며, 이는 우리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거부감 확산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1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7%만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염려스러운 점은 우리 사회의 대(對)북한문제 논의에서 통일의 핵심 대상인 북한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논쟁들은 대부분 북한정권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룰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소망하는 통일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가장 결정적인 변수 중의 하나는 북한 대중들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KBS가 합법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통일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대다수가 통일을 희망하지만 남한식 자본주의로 일방적인 흡수통일은 바라지 않았으며, 남한보다는 중국을 선호하는 비중이 2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란 결국 남북한 국민들이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물질적, 제도적, 정서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인 통일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정서적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우리 사회의 역할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통일정책의 기본 틀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남과 북의 다름을 강조하기보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과 북한에 대한 인식 차이를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함이 담겨 있어야 한다. 또한 북한정권의 호전성과 불가측성을 들어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기보다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만 4000명에 이르는 탈북자 중에서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실태를 보면 통일 이후 남북 사회통합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사회가 탈북자들의 미숙함과 차이점을 배려와 포용력으로 수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의 통일 역량도 커질 것이다.
  • [2012 런던올림픽 D-30] 당신의 마음을 훔칠 런던의 10대 빅매치

    [2012 런던올림픽 D-30] 당신의 마음을 훔칠 런던의 10대 빅매치

    [양궁] 임동현 “男 개인전 품어보련다” 양궁은 올림픽 메달의 텃밭. 하지만 남자 개인전에선 아직 금메달이 없다. 런던올림픽에서 ‘G20프로젝트’, 역대 통산 20번째 금메달을 따겠다고 목표를 세운 양궁 대표팀에 남자 개인전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딴 양궁 대표팀은 이번에 남녀 개인·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G20 프로젝트’의 성공이 걸려 있는 빅매치가 8월 3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남자 개인전 임동현(26·청주시청)과 브래디 앨리슨(24·미국)의 대결이다. 각각 세계랭킹 2위와 1위인 둘의 맞대결은 번번이 앨리슨의 승리로 귀결됐다.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로즈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개인전 결승에서도 앨리슨이 임동현을 6-2로 눌렀다. 앨리슨은 1980년대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기식 감독이 만든 작품. 1990년대에 이어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지도한 이 감독은 앨리슨을 한국의 ‘천적’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2월 오른쪽 광대뼈에 퍼진 종양을 제거하는 시련을 겪은 임동현은 앨리슨을 반드시 꺾어야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딸 수 있다. 충북체고 2학년 때인 2002년부터 10년간 국가대표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임동현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수확한 금메달은 5개지만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복싱] 축구대표 출신 테일러, 복싱퀸 될까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복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역사적인 주인공이 누가 될지 복싱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주인공은 케이티 테일러(26·아일랜드)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주최하는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4회 연속 챔피언벨트를 거머쥔 독보적인 선수다. 오는 8월 9일 치러지는 이 체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테일러가 아일랜드 국민들의 우상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가 이번 올림픽의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 테일러는 아마추어 복서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2살이던 1998년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170㎝, 60㎏이라는 단단한 신체조건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테일러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5년 노르웨이 퇸스베르그에서 열린 유럽아마추어선수권대회 60㎏급에서 금메달을 따면서부터다. 그해 말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이듬해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 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뒤 2008년, 2010년, 2012년 연속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특이한 것은 테일러가 아일랜드 여자축구대표팀에서 뛴 적이 있는 축구선수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U-17(17세 이하)과 U-19 대표팀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테일러는 2009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것도, 축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엔 나의 최고 스포츠는 복싱이다. 복싱을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허들] 황색탄환 류샹 ‘나쁜손’ 보란듯 웃나 중국의 ‘황색 탄환’ 류샹(오른쪽·29)은 런던올림픽에서 다이론 로블레스(왼쪽·26·쿠바)와 풀어야 하는 숙제가 하나 있다. 지난해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허들 남자 110m에서 로블레스의 진로 방해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것을 멋있게 되갚아 줘야 한다.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재경기는 다른 선수들에게 공평하지 않다. 이번 대회는 한 대회일 뿐”이라면서 깨끗이 결과에 승복했던 류샹은 런던올림픽에서 4년 전 베이징의 악몽을 씻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타이기록(12초 91)으로 금메달을 딴 뒤 조국 중국에서 화려한 2연패를 노렸던 류샹은 2008년 아킬레스건 부상 탓으로 예선 첫 경기에서 기권하며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올림픽 직후 수술대에 오른 류샹은 13개월간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진했다. 2009년부터 국제대회에 모습을 나타내긴 했지만 줄곧 13초대에 머무르며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3초 09를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난해 대구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꿨지만 로블레스의 ‘나쁜 손’ 때문에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다. 류샹의 컨디션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다이아몬드 리그에서는 12초 9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다. 4년 만에 처음으로 12초대에 재진입한 것. 올림픽 전초전 격이었던 지난 3일 IAAF 다이아몬드 리그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선 12초 87의 비공인 세계 타이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현재는 올림픽 준결선과 결선이 함께 열리는 8월 8일에 초점을 맞추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110m 허들 결승선에서 과연 류샹은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 ‘올림픽 3연패’ 금자탑? ‘육상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이루고 멋진 은퇴를 한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의 야심찬 청사진은 실현될 수 있을까. 8월 6일 열리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전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신바예바는 장대높이뛰기 종목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 5m 벽을 넘어선 세계기록 보유자다. 2003년 4m82로 처음 세계기록을 세운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4m91)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5m05)에서도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이신바예바는 2009년 런던 그랑프리와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쓴잔을 들며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그해 8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벨트클라세 골든리그에서 5m06을 뛰어넘어 또다시 실외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더 이상의 목표를 찾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진 이신바예바는 2010년 4월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쳐 예전의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내년에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이신바예바로서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지상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신바예바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01에 걸린 바를 넘어 실내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이 기세를 몰아 전무후무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런던으로 쏠린다. [펜싱] 남현희 “베이징 은메달 금빛으로 바꾸고 엄마될래요” 7월 28일은 한국 펜싱의 대들보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4년을 기다려온 설욕전에 성공해 베이징에서 딴 은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꾸게 될 날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선수가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남현희는 베잘리에게 1점 차로 분패해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1회전에서 0-3까지 뒤지던 남현희는 2회전에서 3-3 동점을 만든 데 이어 3회전에선 41초를 남기고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금메달은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5-5 동점 이후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베잘리에게 통한의 공격을 허용한 남현희는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한 남현희는 4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갈고 다듬었다. 이제 남현희는 ‘여우 같은 펜싱’으로 정상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베이징에선 너무 어려서 정직하게 펜싱을 했다. 심리적으로 상대 선수를 도발하거나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할 땐 하면서 승부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남현희는 런던올림픽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5살 연하의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공효석(26·금산군청)과 결혼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은 것도 남현희에게는 플러스 요소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기를 갖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는 만큼 이번 올림픽은 남현희에게 남다른 의미가 될 듯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축구] 종주국 英? 월드컵 단골 브라질? 축구 종주국 영국은 1960년 로마대회 이후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다.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로 나눠진 4개의 축구협회가 단일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그러나 안방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선 41년 만에 ‘영국단일팀’(Team GB)을 구성했다. A조 톱시드를 받은 영국은 세네갈·아랍에미리트연합·우루과이를 상대한다. 가레스 베일(토트넘)·에런 램지·잭 윌셔(이상 아스널) 등의 영파워가 앞장서고, 와일드카드(연령제한 없이 뽑는 선수 3명)가 유력한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이 중심을 잡는다. 브라질을 빼면 섭섭하다. 이집트·벨라루스·뉴질랜드와 C조에 속한 브라질의 목표는 당연히 ‘골드’다. 월드컵 최다우승국(5회)이면서도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최고 성적은 은메달(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1988 서울올림픽). 호나우두가 나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호나우지뉴가 출전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모두 동메달에 그쳤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비교되는 ‘신성’ 네이마르 다 실바(산투스FC)는 물론, 알렉산더 파투(AC밀란)·하파엘 다 실바(맨유) 등 빛나는 멤버가 출동할 예정이다. 호기롭게도 영국 단일팀과 브라질은 올림픽 개막 전인 7월 20일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스타디움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 선수권대회 챔피언 스페인은 티아고 알칸타라(FC바르셀로나)·이케르 무니아인(아틀레틱 빌바오) 등을 앞세워 메달 사냥에 나선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셀틱)·박주영(아스널) 등의 출전이 유력한 한국 홍명보호도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런던에는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아르헨티나를 비롯,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축구강국이 본선행에 실패해 우리로선 기회가 좋다. [테니스] 페더러 이번엔 ‘금메달 恨’ 풀까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3위·스위스)에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이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4위, 2004 아테네올림픽 땐 2회전에서 탈락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도 8강에서 탈락한 뒤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와 나선 남자복식에서 금메달를 딴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16회)을 갖고 있는 페더러의 유일한 약점이 올림픽 금메달인 셈. ‘라이벌’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베이징대회 금메달을 걸고 일찌감치 ‘커리어 골든슬램’(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한 걸 감안하면 한참 늦은 감이 있다. 만 31살인 페더러의 나이를 봐도 런던은 ‘골드’를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 금메달을 다툴 선수는 ‘신황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최근 프랑스오픈을 놓치는 바람에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골든슬램’의 꿈은 좌절됐지만 잔디코트에서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을 기세다. 올림픽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 지난해 우승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전쟁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낸 조코비치는 ‘조국에 선사하는 금메달’에 대한 열의도 남다르다. ‘디펜딩챔피언’ 나달과 홈 코트의 이점을 안은 앤디 머리(4위·영국)도 늘 그렇듯 우승 후보다. 여자부는 이달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마리야 샤라포바(1위·러시아)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금메달 꿈을 접었지만, 런던에서는 러시아 기수까지 맡으며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있다. [핸드볼] ‘우생순’ 덴마크에 복수혈전 8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 여자핸드볼은 순도 100%의 ‘감동 드라마’를 썼다. 결승에서 덴마크와 만나 19번의 동점과 두 번의 연장전을 치렀고, 결국 마지막 승부던지기까지 128분을 꽉 채우는 명승부를 펼쳤다.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선수단은 챔피언 못지않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경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으로도 제작돼 핸드볼 인기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후 여자팀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통틀어 덴마크와 딱 한 번 만났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5·6위 순위결정전. 하지만 한국은 그때도 두 점차(31-33)로 졌다. 세대교체가 한창이라 짜임새가 갖춰지지 않았고 체격·경험에서 덴마크가 우위였다. 얄궂게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덴마크와 같은 B조에 속했다. 7월 30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한다. 세계랭킹 6위 덴마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판전이 아닌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만큼 홀가분하게 ‘아테네 한풀이’에 나설 절호의 기회다. 당시 ‘달콤 쌉싸름한’ 기억이 아직 생생한 우선희(삼척시청)·최임정(대구시청)·김차연(오므론)·문경하(경남개발공사)가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김온아·유은희(이상 인천시체육회)·이은비(부산BISCO) 등 겁 없는 ‘젊은 피’도 힘을 보탠다.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7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은메달 3·동메달 1개를 따낸 ‘효자’ 여자핸드볼이 복수에 성공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농구] 美드림팀 ‘유종의 미’ 거둔다 미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마이클 조던·매직 존슨·스카티 피펜·찰스 버클리 등 프로농구(NBA) 호화 라인업을 내보내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때를 시작으로 미국은 1996애틀랜타, 2000시드니올림픽까지 올림픽 농구를 3연패했다. 그러나 2004아테네올림픽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져 동메달에 그쳤다. 전열을 가다듬은 ‘드림팀’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되찾았고, 2010년 세계선수권을 잇달아 제패하며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근 미국 대표팀은 20명의 예비엔트리를 발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카멜로 앤서니(뉴욕 닉스)·레이 앨런(보스턴 셀틱스)·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 등 최고의 NBA 리거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구슬은 서 말’인데 이달 말 끝나는 NBA플레이오프 일정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은 고작 보름 남짓이다. 6월 확정하려던 최종엔트리(12명)도 새달 8일쯤 발표할 예정이라고. 2006년부터 대표팀을 이끌어온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 감독이 변함없이 지휘봉을 잡는다. 어쩌면 이런 드림팀도 마지막일지 모른다. NBA사무국은 지난달 “올림픽 농구를 23세 이하 출전대회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올림픽은 축구처럼 연령 제한을 두고, 최고의 농구축제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으로 한정하겠다는 얘기다. 올림픽 출전을 꺼리는 구단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NBA의 계획이 실행된다면 런던올림픽은 ‘드림팀’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름다운 퇴장’을 견제할 파우 가솔(스페인)·토니 파커(프랑스)·더크 노비츠키(독일) 등의 활약도 관심을 끈다. [리듬체조] ‘국민 요정’ 손연재 개인종합 결선 진출할까 기계체조에서는 여홍철·이주형·양태영 등이 올림픽 메달을 땄지만, 우리나라의 리듬체조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홍성희·김인화가 출전했지만 하위권에 머물렀고, 4년 뒤 바르셀로나올림픽의 김유경·윤병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구나 이후엔 올림픽 본선행조차 맥이 끊겼다. 2008베이징올림픽 때 신수지(세종대)가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10위까지 주어지는 개인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그 기대와 부담은 손연재(세종고)가 오롯이 이어받았다. 수줍은 소녀였던 손연재는 지난해 국제체조연맹(FIG) 세계리듬체조선수권 11위로 올림픽 티켓을 따내더니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도 심심찮게 메달을 획득하며 리듬체조 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나선 네 차례 월드컵시리즈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11위(페사로), 4위(펜자), 7위(소피아), 5위(타슈켄트)를 꿰찼다. 펜자월드컵 후프와 소피아월드컵 리본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마지막 타슈켄트 월드컵에선 후프-볼-리본-곤봉 등 전 종목에서 ‘꿈의 28점’을 기록했다. 올림픽에 걸린 메달은 개인종합(8월 11일)-단체전(12일), 단 두 개. 종목별로 시상하는 월드컵시리즈와 달리 네 종목을 합산해 랭킹을 매기는 만큼 모든 종목에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게 포인트다. 손연재는 소박하게 상위 10등까지 주어지는 ‘개인종합 결선’을 목표로 잡았다. 손연재는 “결선에 오르면 다시 처음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톱10’에 든 뒤 실수 없이 최고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핀타 섬 ‘코끼리 거북’ 멸종됐다

    핀타 섬 ‘코끼리 거북’ 멸종됐다

    남미 동태평양의 섬 갈라파고스의 명물이자 생물 보존의 아이콘인 핀타 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 ‘외로운 조지’가 24일(현지시간) 숨졌다고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이 밝혔다. 이로써 조지가 속한 코끼리거북의 아종 ‘켈로노이디스 니그라 아빙도니’는 공식적으로 멸종됐다. 국립공원 측은 조지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하고, 박제해 영구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의 나이는 10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가 속한 아종이 최대 200살까지 사는 것에 비하면 일찍 사망한 편에 속한다. 40년간 조지를 돌본 사육사 파우스토 예레나는 “아침에 우리로 가 보니 조지가 수로를 향해 쭉 뻗어 있었다.”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지는 헝가리 출신 과학자에 의해 1972년 핀타 섬에서 발견된 뒤 사육장에서 보호돼 왔으나 자손을 남기지 못했다. 공원 측은 조지의 후손을 얻기 위해 수십년간 노력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조지는 인근 울프 화산 출신인 근연종 암컷과 15년간 한 울타리 안에서 기거한 끝에 짝짓기에 성공했으나 암컷이 두 차례 낳은 알들은 무정란으로 밝혀졌다. 이어 이보다 더 근연 관계인 에스파뇰라 섬의 암컷도 조지와 함께 살았으나 끝내 짝짓기에는 실패했다. 에콰도르 서쪽에서 975㎞ 떨어진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에 사는 거북들이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는 점은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했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갈라파고스에는 거북이 많았으나 선원과 어민들이 식용으로 마구 사냥한 데다 사람이 풀어 놓은 염소까지 이들의 먹이를 가로채 멸종 지경에 이르게 됐다. 현재 갈라파고스에는 조지와 다른 아종이긴 하지만 코끼리거북 약 2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쿠바 출신 난민이다. 동성애자다. 에이즈 환자였다. 남자 애인이 죽고 5년 뒤, 그 역시 에이즈 합병증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 서른아홉의 나이로 숨졌다. 그럼에도 숱한 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불린다.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1957~1996). 일부러 그랬을 턱은 없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불멸의 신화로 되살아나기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였으니까. 이제 작품만 나오면 된다. 작품을 통해 화냈을까, 싸웠을까, 항의했을까. 작가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대답했다. 생존작가들이 나서는 베네치아비엔날레에 2007년 미국관 작가로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안소연 부관장은 “소수자의 정치적 작품이라 해서 변방을 떠돌 것이 아니라 중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로 치자면 민중미술 대신 미니멀리즘을 표현기법으로 정한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애인과 자신에게 예정된 죽음을 잔잔하게 응시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9월 28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더블’(Double)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빌린 44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시아지역 첫 회고전이다. 플라토뿐 아니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신촌역, 남이섬 등 곳곳에 사탕, 종이, 전구 등을 응용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이라는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따뜻하게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작은 열망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분신과도 같은 애인의 죽음과 자신의 예정된 죽음이라는 것이 더블의 의미다. 가령 흑백사진이 즐비한 가운데 유일하게 화려한 꽃 컬러사진이 있다. ‘무제 - 앨리스 토클라스와 거트루트 스타인의 묘지, 파리’다. 거트루트는 헤밍웨이의 스승이자 미술후원자로 피카소가 그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던 여류작가. 그런데 레즈비언이었다. 사랑만은 영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들어 있다. ‘무제 - 완벽한 연인들’ 역시 마찬가지. 흔히 볼 수 있는 아날로그 벽시계를 두개 나란히 붙여뒀는데 아무리 시간을 딱 맞춰놔도 기계적 특성 때문에 시간은 다소 엇갈리게 마련이거니와,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다. 알록달록한 사탕을 한가득 깔아놓고 관람객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해둔 설치작품도 마찬가지다. 남이섬 등 야외 현장에 설치되는 침대 사진도 그렇다. 새하얀 시트 위에 베개만 덩그러니 놓인 사진인데, 불과 몇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다정하게 누워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장면이다. 아니, 지금도 누군가 누워있는데 사람만 말끔히 지워버렸다 해도 상관없는 장면이다. 작가는 그 사진 속에서 죽어버린 애인과 곧 사라질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어둔 듯 보인다. 하나 예외가 있다면 ‘무제 - 고고댄싱 플랫폼’이다. 전시공간 사방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세운 자연사박물관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들여다보면 애국가, 작가, 탐험가 같은 단어가 새겨져 있는 단상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백열등이 둘러쳐진 무대가 있다. 반짝이 팬티만 입은 무용수가 하루 가운데 딱 5분 그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춘다. 주류 백인 남성 문화에 대한 비주류 비백인 동성애 작가의 묘한 비웃음이다. 3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오리 5000마리가 도로 점령?! ‘황당 사고’ 발생

    오리 5000여 마리가 도로를 ‘점령’하는 황당한 일이 중국서 발생했다. 중국신원망 등 현지 언론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 타이저우시의 한 도로변에 등장한 이 오리 5000여 마리는 오리농장을 운영하는 홍(洪)씨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도로를 점령했다. 이 오리들이 향한 곳은 인근에 있는 연못. 물을 마시거나 스스로 먹이를 잡아먹는 등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우리로 돌아간다. 오리 5000마리가 도로를 가득 메우자 이곳을 지나는 행인과 운전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리들이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도로를 건너는 동안,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 진기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홍씨는 “오리 5000여 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6개월 전부터 자주 밖으로 나와 스스로 먹이를 잡아먹게 해 왔다.”면서 “오리들은 여러 번 도로를 ‘점령’하며 먼 길을 다녀왔지만 단 한 번도 길을 잃거나 무리에서 떨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새는 양날개로 난다/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새는 양날개로 난다/오일만 경제부 차장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 율곡 이이(李珥) 선생은 평생 ‘색깔론’에 시달렸다. 16세 때 어머니 신사임당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에 대해 번민하던 그는 19세 때 금강산에 들어가 불경 공부에 매진한 시기가 있었다. 1년 남짓 그의 ‘방황’은 끝을 맺고 조선조 유교문화를 꽃피운 대유(大儒)로서 우뚝 솟은 인물이 됐다. 하지만 그가 한때 불교에 심취했다는 것 자체는 반대파들에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됐다. 유교사회에서 친불론자라는 딱지는 아마도 스탈린이나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시대 주자파(走資派)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당시의 공산주의자, 우리의 군부 독재시대의 ‘빨갱이’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격화되던 당쟁 속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린 이이는 수차례 파직과 칩거를 거듭할 정도로 벼슬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성리학 이외의 모든 학문을 이단으로 몰았던 엄혹한 조선의 땅에서 이이는 불교는 물론 노자 사상도 과감하게 수용해 삼교합일(三敎合一)을 시도한 창조적인 지성인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가 유학자로서 숭앙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이 선생의 인생 여정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종북좌빨’과 ‘보수골통’ 논쟁에서 보인 아쉬움 때문이다. 양자택일의 논리, 흑백의 이분법적 논리가 횡행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변질되는 느낌이 짙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100년 전 소련의 볼셰비키나 히틀러의 파시즘처럼 섬뜩한 광기마저 엿보인다.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 주장하는 온건진보 세력에도 종북이란 프레임으로 딱지를 붙이는 것은 21세기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사상논쟁과는 거리가 멀다. 건강한 국가는 경제적으로 중산층이 두꺼운 사회인 것처럼 이념적으로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용해야 한다. 새가 양날개로 나는 것처럼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선 보수와 진보는 서로 다른 가치를 인정하고 공존 속에서 서로가 경쟁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분단과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은 우리로서 북한 접근법은 참으로 어렵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엔 하나의 민족이란 감정적 접근도 해봤고, MB정권은 지난 5년 가까이 적대적 국가로서 문을 걸어 잠그는 선택도 해봤다.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이념적으로 이복형제 격인 남북한이 ‘원수로 지내면 안 된다’는 공존의 필요성을 보다 절실하게 깨닫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복지논쟁도 마찬가지다. ‘보편적이냐, 선택적이냐’를 놓고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복지논쟁은 그 자체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국가가 존립하는 한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패자 부활’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복지의 주요한 기능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논쟁은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편가르기 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복지를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생각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복지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복지국가의 대표적 모델인 스웨덴을 보자. 그 많은 돈을 국민들의 복지에 쓰면서도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국가경쟁력(2012년)에서 5위에 올라 있다. 우리는 22위, 일본은 27위였다. 50%가 넘는 조세부담률을 기꺼이 수용하면서도 노동자의 실업과 기업의 도산을 당연시하는 엄격한 경쟁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관건이다. 진보적 색채가 강한 사회민주당과 경쟁력을 중시하는 보수당이 번갈아 집권하면서 공존의 정책을 만든 점에서 부럽기 그지없다. 차는 브레이크가 있어야 달린다. 브레이크가 망가지면 그 비싼 롤스로이스도 무용지물이다. 브레이크가 불안해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튼튼한 브레이크는 질주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공존의 묘미를 체득하지 못한 사회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마도 백년하청(百年河淸)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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