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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덕, ‘독도강치 일본이 멸종시켰다’ 영상 공개

    서경덕, ‘독도강치 일본이 멸종시켰다’ 영상 공개

    “일본 정부의 독도왜곡이 얼마나 심각한지 일본 초등학생들에게 알려 주고자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독도 강치에 대한 진실’ 동영상 기획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 17일 일본 정부가 강치(독도의 바다사자) 사냥의 역사를, 독도 영유권을 근거로 활용한 일본 그림 동화책 ‘메치가 있던 섬’ 전자도서를 일본 전국 3만 2000여개의 초·중학교에 배포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제작됐다. 이에 서 교수는 “동화책을 본 일본 초·중학생들은 독도를 한국인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 분명하다”며 “동화책 내용이 뭐가 잘못됐는지 조목조목 반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영상은 지난해 배우 조재현과 함께 제작한 ‘독도뉴스-사라진 강치의 진실’ 편에 일본어 내레이션과 자막을 입혀 재편집한 것으로, 유튜브 및 일본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통화, 2ch 등에도 게재됐다. 서 교수는 “지난 2월 시마네현에서 열리는 자칭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다녀왔는데, 행사장 주변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도 이 동화책을 팔고 있었다. 게임, 출판 등 이젠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독도를 홍보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실효적 지배를 하는 우리로서 이런 일본의 활동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교육 문제와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대외적 홍보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팀은 오는 광복절부터 10월 25일 ‘독도의 날’까지 ‘생활 속의 독도 캠페인’을 전개하여 교육 및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독도홍보를 국내외에서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사진 영상=서경덕 교수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글로벌 포식자 중국/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글로벌 포식자 중국/오일만 논설위원

    ‘저우추취’(走出去)는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로 중국의 핵심적인 대외개방 전략이다. 1999년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은 “중국 기업들이 경제 글로벌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이 전략을 제시했다. 자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중국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미다. 장쩌민의 뒤를 후진타오 주석은 저우추취 전략을 가다듬어 대규모 해외투자를 본격화했다. 1990년대 단순한 합작 형태는 국제적인 인수합병(M&A)으로 확산됐다. 초기엔 석유 등 천연자원과 첨단 기술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2000년부터 15년간 중국의 에너지 국영기업들이 사들인 해외 자산만도 무려 1990억 달러(약 214조원)에 이른다. 중국의 저우추취 전략이 M&A로 활짝 꽃을 피운 것이다. 글로벌 포식자 중국의 해외 기업 사냥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올 상반기 해외 M&A 금액이 1211억 달러(약 140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해외 M&A 금액(1115억 달러)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것이다. 10년 전인 2006년 전 세계 국가·지역에서 17위였던 중국의 연간 대외 투자액은 2014년 미국, 홍콩에 이어 세계 3위로 떠올랐고 올해는 미국과 우열을 다투는 투자 대국으로 우뚝 설 전망이다. 중국 기업이 최근 M&A에 열중하는 이유는 산업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시진핑 지도부의 국가 정책 때문이다. 중국이 자국 생산품을 해외시장에 내놓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단계를 뛰어넘어 해외 현지법인 생산체제를 갖춰 ‘메이드 바이 차이나’의 단계로 이동하려는 전략이다. ‘현지생산-현지판매’ 시스템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중국은 2013년 말 10억 달러 이하 해외 투자의 경우 종전의 허가제를 폐지하고 신고제로 전환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첨단 분야 보조금을 늘리면서 국영 은행을 통한 대규모 융자로 인수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기업 사냥은 우리에게 양면의 칼날로 다가온다. 중국은 지난해 55개 주요 품목 가운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8개로 늘리며 한국과 동률을 이뤘다. 중국 기업들이 M&A를 활용해 핵심 기술과 콘텐츠, 제조 노하우를 습득해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인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평면 TV 등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시장에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른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도다. 우리로선 기회도 된다. 산업 고도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우리와 수준이 비슷해진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우리로선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성장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의 성장 동력을 한·중 간 윈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용중(用中)의 지혜가 절실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경제 블로그] 한국만 수수료 올리겠다니…어이없는 비자카드의 갑질

    [경제 블로그] 한국만 수수료 올리겠다니…어이없는 비자카드의 갑질

    韓·中·日중 유일… 항의에 “강행” “국제 카드 브랜드 없는 한국만 봉” 국제 브랜드사인 비자(VISA)카드의 ‘힘자랑’이 여전히 논란입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비자카드는 지난 5월 해외 결제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국내 카드사에 일방 통보했는데요. 카드업계가 항의 서한을 보내며 반발했지만 비자 측은 최근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며 강행 의사를 재통보했습니다. 수수료가 올라가면 ‘VISA’라고 찍힌 국내 카드사 발급 카드를 갖고 해외에 나가 물건을 살 경우 우리나라 고객은 돈을 더 내야 합니다.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지금은 1.0%인 1만원을 수수료로 내지만 내년부터는 1.1%에 해당하는 1만 1000원을 내야 합니다. 해외 분담금과 각종 데이터 처리 수수료 등 카드사가 비자카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도 회사별로 오릅니다. 한·중·일 동북아시아 중 유독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일입니다. 비자카드와 같은 국제 브랜드사인 ‘유니온페이’, ‘JCB’를 각각 보유한 중국과 일본은 제외한 채 국제 브랜드사가 없는 한국만 수수료를 올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소비자만 봉”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까닭이지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쓸 수 있는 브랜드 카드 가운데 연회비가 높고 발급 기준이 까다로워 ‘고급카드’로 분류되는 아멕스(1.4%)를 제외한 마스터나 JCB 등의 해외 이용 수수료는 통상 1%입니다. 비자카드 측은 “아시아태평양본부에 편입된 국가 중 호주 등 대부분 국가의 수수료가 다 인상됐다”며 차별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비자카드의 힘자랑은 이뿐이 아닙니다. 최근 비자카드는 자사를 포함,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이 만든 보안인증시스템(PCI DSS)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밴(VAN)사와 결제대행(PG)사에도 벌금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한 국내 카드사 고위 임원은 “국내 카드사는 힘이 없다. 사실상 종속관계”라면서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수수료는 계속 인상될 것이고 그때마다 (국내 카드사들은) 끌려다닐 것이란 점”이라고 자조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제 브랜드 망이 없는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왜 우린 마스터나 비자를 못 만드냐고 쉽게 말하지만 카드 관련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국가적 지원이나 국력이 약하면 국제 브랜드 카드사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푸념을 들어야 할지 답답합니다. 그사이 소비자들의 지갑만 털리고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무지개 매력을 품은 휴양지 다낭Da Nang 베트남 대표 럭셔리 휴양지, 다낭.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이 얼굴을 내민다. 옛 항구 도시와 산 정상의 테마파크, 신비로운 대리석 산까지. 베트남의 한강을 산책하다 깨끗하고 깔끔한 다낭 시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재밌게도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 이름이 한강이다. 서울보다는 덜 복잡하고 한적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강 변에 접해 있는 한 마켓Han River Market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함께 찾는 즐거운 장소다. 1층에는 식료품과 주전부리들이, 2층에는 의류와 신발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요즘 유명 브랜드의 OEM이 베트남에서 이뤄질 정도로 이곳 의류는 질이 꽤 좋다. 시장에서 흥정은 덤으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저렴한 가격에 득템하는 기쁨을 누려 보는 건 어떨까. 점포 뒤편에서 부지런히 미싱을 돌리며 옷을 짓고 있는 광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 맞은편엔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예쁜 카페도 있다. 달콤한 베트남식 커피가 쇼핑에서 얻은 즐거움을 두 배 더 배가시켜 준다. 먼 옛날 참파 왕조Cham Pa의 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참 박물관Cham Museum도 한 번 들러 볼 만하다. 옛 사람들이 정교하게 조각한 석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랜 세월에 조각품들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도구도 변변치 않았을 시절에 어떻게 이런 조각품들을 만들었을지 놀랍기만 하다. 도시는 밤이 되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저녁 무렵 한강을 가로지르는 용 다리의 야경을 감상하며 유유히 뱃놀이를 즐겨 보자. 다낭의 핫 플레이스로 소문난 노보텔 호텔의 루프톱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는 건 또 어떤지. 반짝반짝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화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음양오행의 철학이 깃든 산 다낭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오행산五行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이 산은 신기하게도 각각의 봉우리가 음양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형상화하고 있다. 산길 입구부터 꽤나 가파른 계단길이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체력이 걱정된다면 중턱까지 수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방법도 있다. 반면 계단길 중간에 세워진 절이 아름다워 일부러 걸어 올라가는 이들도 많다. 걷기 시작할 땐 온갖 푸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절에 도착하니 그 모든 불평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얗게 빛나는 부처님과 제자들, 사슴 한 마리가 보리수 아래 둘러앉은 조각상이 마음에 평화로움을 가져다준다. 오행산은 산 전체가 대리석이어서 더 신비롭다. 어딘가 깎여 나간 곳이나 동굴 벽면들을 만져 보면 반질반질한 촉감이 여느 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잠깐 동안의 산행에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오래된 항구의 정취 다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호이안Hoi An은 16~17세기경 동남아 최고의 무역항으로 손꼽혔던 곳이다. 투본Thu Bon강 하구에 형성된 항구 도시 곳곳에서 번성했던 그때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 말부터 다낭을 비롯해 다른 지역 항구들이 부상함에 따라 호이안의 역할은 점차 퇴색되었지만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분에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무역상 대신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호이안은 제2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코스다. 전통적인 목조 가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순식간에 몇 세기를 훌쩍 넘어온 듯한 착각마저 인다. 예전 번성했던 무역도시답게 다른 나라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들도 눈에 띈다. 구시가지 끝자락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놓았다는 목조 지붕을 얹은 독특한 양식의 내원교가 남아 있다. 재밌게도 다리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일본인들이, 오른쪽은 중국인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구시가지는 차 없는 거리로 여행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리를 따라 기념품 숍과 갤러리, 카페, 각종 노점들이 즐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지만 구석구석 재미난 것들이 많아 하루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호이안을 여행할 때는 최대한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호이안의 매력은 밤에 더욱 빛난다. 오색찬란한 빛깔로 물든 밤거리는 오히려 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젓하던 낮의 거리와 달리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노천 마사지숍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도 좋고, 환하게 불을 밝힌 노점상 사이를 오가며 못 다한 쇼핑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별빛 총총한 노천 바에 앉아 맥주 한 잔 들이키며 호이안의 밤을 맘껏 즐겨 보는 것 또한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베트남의 옛 모습을 엿보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는 베트남 전통 생활 문화를 재현한 박물관이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Ao Dai에 논Non을 쓰고 나타난 여인이 환한 미소와 함께 전시물들을 설명해 준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 관람하는 동안 소박하고 손재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따뜻한 차와 다과까지 준비한 그녀의 배려 깊은 환대에 마음이 환히 열렸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 Km 950, Highway 1A, Dien Ban Dist Quang Nam Prov, Vietnam +84 510 3717 888, 3717 999(102) www.vinahousespace.com 산 정상의 신기한 테마파크 다낭 북서쪽에는 높이가 1,487m에 달하는 바나Ba Na산이 우뚝 서 있다. 작년 4월, 이곳에 테마파크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가 개장하면서 다낭에서 가 봐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늘었다. 바나 힐스로 향하는 길은 마치 산꼭대기에 꼭꼭 숨겨 놓은 비밀의 성을 찾아가는 것 같다. 산줄기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케이블카만이 바나 힐스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바나 힐스 케이블카는 전 세계 10대 케이블카 안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프웨이5,801m, 17분를 자랑하며 산 중턱에 세워진 역간의 고도 차이가 1,368m에 달한다. 케이블에 줄줄이 매달린 캐빈 수만 210대, 시간당 3,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에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케이블카는 막상 탑승하니 외의로 편안하다. 유럽의 안전 기준에 맞춰 시공됐다는 케이블카는 흔들림은커녕 안정감 있는 운행에 깜짝 놀랄 정도다. 운무를 헤치며 거침없이 쭉쭉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바나 힐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희뿌연 안개 너머로 바나 힐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 정상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뾰족하게 솟은 성과 고풍스런 교회, 우체국, 노천에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 등 프랑스식으로 꾸며진 작은 마을이 하늘 아래 펼쳐져 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던 곳을 이후 베트남 기업인 썬그룹에서 테마파크로 단장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선보인 것이다. 그야말로 놀랍다. 바나 힐스 안에는 탑승 기구들이 가득한 놀이동산과 유명 인사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왁스 뮤지엄, 사계절 꽃향기로 채워지는 리 자딘 디아모르Le Jardin d’Amour 화원과 디베이Debey 와인 저장고 등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고속 튜브 썰매Alpine Coaster와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기차도 인기 있는 코스들이다. 심한 안개 탓에 고속 튜브 썰매는 타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즐긴 놀이동산에서 한바탕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었다. 왁스 뮤지엄에서 만난 비와 싸이도 어찌나 반갑던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와인 한 잔 홀짝이며 꽃향기에 취해 있다 보니 잊고 지내던 원초적 즐거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바나 힐스에는 고성 호텔도 있다. ‘머큐리 바나 힐스 프렌치 빌리지 호텔’은 19세기 프랑스풍으로 꾸며진 멋진 잠자리와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이 바나 힐스에서의 추억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시설을 확장 중인 바나 힐스. 다음에 찾아올 땐 어떤 즐거움이 더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 An So’n-Hoa Ninh, Hoa Vang Prefecture, Danang City, Vietnam +84 511 3791 999 www.banahills.com.vn/en ●사이공의 오늘호치민Ho Chi Min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 베트남에서 가장 번화한 대도시 호치민이다. 허락된 시간은 고작 반나절. 당연히 아쉬움이 컸다. 작은 파리 속을 달리는 오토바이 호치민의 옛 이름은 사이공Saigon이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에서 초연된 뮤지컬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사이공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인 1976년 베트남 남북이 통일되면서 이미 사이공은 호치민으로 개칭되었다. 호치민시의 또 다른 별칭은 ‘오토바이 도시’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풍경이 오토바이로 가득한 거리일 정도로 이곳의 오토바이 교통량은 어마어마하다. 소음과 매연이 심한 것은 당연지사. 호치민을 여행할 땐 마스크는 필수 품목이다. 오죽하면 이곳 주민들조차 외출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오토바이 탑승자 모두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헬멧 착용이 여전히 일상화되지 않는 국내와 비교해 볼 때 꽤나 신선한 풍경이다. 헬멧 미착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고 하는데 실제 거리에서 벌어진 엄한 단속 활동을 접하고 나니 이 같은 풍경이 절로 이해가 된다. 호치민은 작은 파리로 불릴 만큼 곳곳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립된 옛 건물들과 세련된 현대식 건축물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케미가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식민지의 부산물들을 모두 없애기보단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현재에 맞게 재활용한 베트남인들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호치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노트르담 성당과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Gustave Eiffel의 걸작물인 중앙 우체국, 호치민시의 랜드마크인 인민위원회 청사 등이 서로 지척에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좋다. 주변에 여행자 거리와 쇼핑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원 등이 자리해 구경거리도 많다.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도 잠깐 들렀으나 점포들이 빽빽이 밀집한 시장 안이 너무 더워 오래 있지는 못했다. 발품을 판 만큼 수확을 얻는 곳이라지만 이번엔 분위기만 살짝 엿보고 돌아설 수밖에. 호치민에서 보낸 시간이 고작 반나절에 불과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진리처럼 내려오는 ‘아쉬워야 다시 찾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다음 베트남행은 호치민에서부터 시작해 볼 요량이다. 아아, 이렇게 베트남 첫 방문에 덜컥 발목을 잡혀 버렸다. ▶travel info AIRLINE베트남 최초의 민간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은 인천-하노이, 인천-호치민 구간을 주 7회 매일 운항한다. 구간별 편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국, 출국 도시를 다르게 하면 더욱 효율적인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비엣젯 항공은 국제선뿐 아니라 다낭을 비롯해 베트남 주요 도시들도 국내선으로 연결한다. 비엣젯 항공 스카이보스Skyboss 프리미엄 좌석을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고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보스 프리미엄 좌석 구매시 전용 카운터를 통해 체크인할 수 있고 탑승시에도 우선권이 부여되며 인천(아시아나 항공 라운지)과 베트남 국내 공항에서 비즈니스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치민에서 귀국하는 경우 비행기 출발이 새벽 시간대이기 때문에 라운지 이용 혜택은 무척 유용하다. 이 밖에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위탁수하물(무게 20kg 미만) 체크인 및 일정 변경시 발생되는 수수료도 면제된다. VISA베트남을 15일 이내 여정으로 여행하는 경우 귀국 항공권이나 제3국행 항공권을 지참하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단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에 재방문할 때에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베트남 입국시에는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2010년부터 입국 신고서 제도가 폐지되어 입국 수속시 여권만 준비하면 된다. TIME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베트남 도착 직후 시계를 현지 시간으로 맞추어 놓는 것이 편하다. 잠깐 미뤄둔 사이 박물관이나 공연 입장 시간 등을 착각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례로 시계 맞추는 것을 깜빡한 기자는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시계가 7시30분인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내려갔으나 현지 시간은 5시30분이었던 것. 이미 체크아웃까지 한 상태여서 문조차 열지 않은 레스토랑 앞에서 홀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RESORT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Intercontinental Da Nang Sun Peninsula Resort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에 세워진 리조트는 휴식 그 자체이다. 전용 해변과 야외 풀장, 스파, 수준급 레스토랑 등 럭셔리한 부대시설과 더불어 4개 카테고리로 나뉘는 고급 객실은 쉼에도 남다른 품격을 부여한다. 직접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고르는 필로우 테스팅은 이곳만의 섬세한 서비스를 느끼게 한다. 다낭 시내와 호이안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이곳에 머물며 편하게 다낭 여행을 즐길 수 있다. SHOPPING다낭 롯데마트 식품 코너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쇼핑 스폿이다. 반신반의하며 따라간 곳엔 이미 수많은 한국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바구니가 달린 카트를 끌고 다니며 선반에 진열된 물품들을 거의 쓸어 담다시피 쇼핑을 즐긴다. 늦은 오후에 가면 품절되어 살 수 없다는 인기 품목은 역시 커피다. 귀여운 다람쥐가 그려진 커피봉지는 베트남 여행자라면 하나씩 손에 들고 오는 대표 기념품. 커피 외에 유명한 차 브랜드도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은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비엣젯항공 www.vietjet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고유의 산악문화 선보여 세계 3대 영화제 만들 것”

    “고유의 산악문화 선보여 세계 3대 영화제 만들 것”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이탈리아 트렌토산악영화제, 캐나다 밴프산악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산악영화제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신장열 울주군수는 27일 “울주산악영화제를 트렌토나 밴프와 다른, 우리나라만이 가진 산악문화의 장점을 잘 살린 산악영화제로 만들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조직위원장은 “유럽, 북미, 중앙아시아 등의 산악문화는 6000~8000m가 넘는 높은 산을 등반하는 ‘등반 문화’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산악문화는 1000m 이내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활 문화’”라며 “이런 우리의 고유 문화를 잘 살려 세계 20여개의 산악영화제와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울주산악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영화 등의 콘텐츠로 우리 고유의 산악문화를 선보이고 되살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걸음마를 떼지만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원대한 꿈을 가지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만들겠다”면서 “울주는 천혜의 산악관광자원인 영남알프스를 기반으로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선(30개 작품) 진출에 실패한 작품도 선별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돔형 야외상영관 2개 동을 추가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에는 현재 50여개의 크고 작은 영화제가 있지만, 국제산악전문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이자 유일하다”면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영화 등의 콘텐츠로 우리 고유의 산악문화를 선보이고 되살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대한민국호 복합위기, 민관 하나 돼 헤쳐 나가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후폭풍이 전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양상이다. 브렉시트로 대표되는 반(反)세계화 흐름이 확산된다면 그나마 수출 덕에 근근이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거세질 게 분명해 보이는 신고립주의 바람은 북한의 핵·미사일에서 비롯된 우리의 안보 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는 그렇잖아도 경제와 안보의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 앞에서 터진 초대형 ‘뇌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하나 돼 비상한 각오로 맞서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이 없다”며 현재의 복합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필요 이상으로 과장해서도 안 되지만 축소하거나 도외시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지난주 검은 금요일 하루에만 전 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 3000조원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 증시에서도 47조원이 증발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해졌다. 우리도 올해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낮춰 잡아야 할 상황이다. 브렉시트는 예전의 금융위기와 달리 그 충격은 실물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브렉시트의 근저에 뻗쳐 있는 반세계화와 신고립주의 기운이 국제 질서의 대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로서는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에서 다시 유럽으로 기울어 국제사회의 북핵 대응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두 차례나 공동으로 밝힌 것도 신냉전 구도 회귀로 읽혀 꺼림칙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은 물론 수공(水攻)까지 걱정해야 하는 안팎곱사등이 처지다. 브렉시트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부작용인 극심한 양극화에 분노한 대중들의 반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과 개방으로 인한 혜택이 일부 엘리트층에게만 돌아갈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민들이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일자리 상실 등으로 점점 더 분노하다 결국 폭발했다는 것이다.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우리의 고민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서민들의 박탈감이 어떻게 폭발할지 모른다. 포퓰리즘을 경계하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건국 이후 숱한 위기가 닥쳐왔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탁월한 ‘극복 유전자’를 발휘해 슬기롭게 빠져나왔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경제·안보 복합 위기는 과거의 엄청난 격변의 위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하나 돼 헤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위기의 실체를 가감 없이 설명하고, 정치권은 당략 아닌 국익만 생각하며, 국민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뒷받침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모두 함께 비상한 각오로 이 위기에 맞서야 한다.
  • [사설] 현실이 된 브렉시트 후폭풍, 방어막 튼튼히 쳐야

    유럽연합(EU)이 결국 분화의 길을 걷는 것인가. 영국이 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자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와 정치 지형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영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EU 잔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하나 된 유럽을 기치로 1993년 마스트리흐트조약에 의해 EU가 설립된 후 23년 만에 첫 탈퇴국이 나오게 된 셈이다.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기준으로는 43년 만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달러와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또 대부분의 나라에서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우리 증시도 새파랗게 질렸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소비 침체 등 가뜩이나 악재투성이인 우리 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이 시급해졌다. 중요한 이슈는 경제와 이민 문제였다. 특히 인구 7600만명인 터키의 EU 가입이 임박하면서 영국이 ‘이민자 천국’이 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됐다.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고 임금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난만 초래한다는 주장에 표가 쏠린 셈이다. 이런 반(反)이민 정서의 밑바닥에는 영국인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경계감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인들이 EU 탈퇴로 인한 거시적인 경제적 손실보다는 평범한 시민들의 사회적 이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번 투표에서 EU 회원국으로서의 이익을 가장 많이 받아 온 스코틀랜드나 런던 거주민 등이 잔류에 몰표를 던진 반면 대도시 외곽 주민들과 서민들을 중심으로 탈퇴에 표를 던진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벌써부터 EU 탈퇴가 스코틀랜드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 현실화가 EU 회원국들의 제2, 제3의 탈퇴로 이어져 결국 EU 분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와 체코, 그리스, 독일 등 상당수 EU 회원국들이 영국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EU 주요 10개 회원국의 1만여명을 대상으로 EU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그리스와 프랑스는 각각 71%와 61%가 비판적이었다. 이번에 EU 탈퇴에 표를 던진 영국인들의 48%보다 높았다. 스페인과 독일, 네덜란드인들도 46~49%가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영국에 이어 이웃 회원국들마저 언제든지 분리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은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00엔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일본에선 닛케이 지수가 어제 하루 동안 7.9% 폭락했다. 중국도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0.5% 하락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공포감이 가득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어제 브렉시트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세계 경제와 금융, 외환시장에 주는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주요 20개국(G20)에선 국제통화기금과 지역 금융안전망을 통해 지역 간 통화 스와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렉시트 현실화는 우리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당장 어제 증시에서 코스피가 3.09% 급락한 1925.24로 마감됐다. 낙폭(61.47포인트)이 2012년 5월 18일(62.78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76% 떨어졌다. 2008년 9월 2일(-4.80%) 이후 최대다. 따라서 우리로선 당장 증시와 환율 안정이 시급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융 당국은 이날 오전에 이어 오후에 다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가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이 급선무다. 파운드화 폭락과 원화 가치 하락, 달러와 엔화 가치 급등으로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위험이 커졌다.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이상 기류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면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 차관이 어제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안정화 방안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브렉시트 결과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금융시장 변동이 수출과 소비 등 우리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선 작은 변동도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고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당부 정도로는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려 제시했다. 그동안 고수해 온 3% 성장 목표를 포기한 셈이다. 브렉시트 영향으로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선박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검토 중인 ‘슈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충격이 클 때일수록 정부가 먼저 나서서 방어막을 튼튼하게 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안심시켜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다.
  • [사설] 강도 더 세진 北 미사일 위협, 대응 태세도 바꿔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도발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어제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고 우리 군은 전군지휘관회의를 열어 북의 도발을 경고하면서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북한이 화성-10이라고 명명한 무수단 미사일은 그동안 6발이 발사됐고 그제 처음으로 고도 1000㎞ 이상, 비거리 400㎞ 이상 날아가 성공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우리 군은 “아직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발사 각도를 높여 거리를 조절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사거리 4000㎞에 이르는 무수단의 성능이 상당히 향상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미국의 괌 군사기지까지 타격할 정도로 위협이 현실화된다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전략 균형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면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미 백악관 대변인도 “국제적 의무에 대한 극악한 위반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하며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한술 더 떠 북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어제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핵탄두) 운반 수단이 명백히 성공한 것이기 때문에 조선(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6자회담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제 미니 6자회담으로 불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북한은 노골적으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북한이 중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 무용론을 주장할 정도로 더이상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의 성격이 있다. 지난 5월 7차 당대회 이후 무모한 북한의 군사 모험주의는 더욱 가열되고 있다. 과대망상에 빠진 김정은 정권은 과거의 패턴대로 무수단 미사일 성공을 주장한 이후 조만간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접지 않는 한 한반도 군사적 대결구도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로선 북한의 탄도미사일 체제를 무력화시키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자체 군사 역량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를 유지하며 북핵과 미사일 도발을 좌절시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갈수록 향상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대북 경제 제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이 사상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대북 제재 이후 도발의 수위를 높여 가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대화가 아닌 무력으로 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도 향후 미 대선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전환될지 알 수 없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는 남북 관계로 해결될 수 없는 국제적 사안인 만큼 새로운 출구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 北최선희 “핵 운반 수단 성공… 美와 당당히 상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3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무수단(북한명 ‘화성10’)의 시험 발사에 대해 ‘핵탄두 운반 수단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미국을 당당히 상대해 줄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북한 정부 대표로 참석한 최 부국장은 이날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화성10호는 우리의 (핵탄두) 운반 수단이 명백히 성공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가 미국이 어떤 핵전쟁을 강요해도 당당히 상대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국장은 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6자회담이 본래의 의미에서는 조선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었는데, 이제는 사명이 변해야 할 것 같다”면서 “미국의 위협 때문에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었고 이제는 운반 수단도 원만하게 갖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그런 회담은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 부국장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그것은 미국 측에 물어봐 달라”면서 “예민한 사항이어서 여기에서는 밝히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아프리카 ICT 협력, 새로운 플랫폼으로/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열린세상] 아프리카 ICT 협력, 새로운 플랫폼으로/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로 ‘다 잘될 거야’란 의미다. 동부 아프리카 초원이 배경인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킹’에서 어린 사자 주인공 ‘심바’의 좌우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다. 필자는 지난 5월 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일정에 맞추어 초원의 야생동물과 커피로 유명한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및 케냐에 다녀왔다. 솔로몬왕과 시바 여왕의 전설이 깃든 에티오피아는 1970년대에 왕정이 붕괴되고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50만명에 이르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학살당하는 등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우리의 혈맹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오명을 갖기도 했다. 아름다운 빅토리아 호수를 낀 우간다와 세계 야생동물의 보고인 케냐는 영국 식민지에서 1960년대 초 독립해 공화국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독재자 이디 아민이 1970년대에 정권을 장악하면서 우간다의 경제는 피폐해졌고 아프리카에서조차 고립된 경험이 있다. 케냐는 독립 이후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오랜 내전과 종족 갈등, 장기 집권에 따른 부정부패와 인권탄압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고 1990년대까지 경제 원조와 차관 제공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를 가진 동아프리카의 3개국이지만 1990년대의 민주화 과정과 함께 정치적 안정을 보이며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을 기록해 희망찬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2000년대부터 국가개발계획을 수립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국가의 미래가 교육과 과학기술에 있음을 인식하고 대한민국을 성장 모델로 삼아 아다마대학 총장에 이어 이번에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원 원장에 한국인 과학자를 임명하기도 했다. 우간다와 케냐도 각각 ‘5개년도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 등 국가 발전전략을 수립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아프리카 특별호’를 통해 무역, 제조업, 금융기술, 전자상거래 등 역내 시장 환경 변화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기회로서 아프리카를 조명했다. 아프리카 자체가 가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내 국가들이 중간 단계를 뛰어넘어 기술을 이용한 ‘건너뛰기식’ 도약으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낙후된 산업구조 속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분야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는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을 동경하고 우리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한다. 우리로서는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초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좋은 기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에서 향후 양국 간 정보통신기술 협력 강화의 기반이 될 부처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각국의 정보통신부와 실질적인 개발협력 사업 수행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수원국의 정보통신기술 협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통합된 창구를 통해 정책 컨설팅, 역량 개발, 장비 지원 등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의 수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양해각서는 기존의 분절적이고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던 개발협력 사업을 대폭 정비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개발협력 플랫폼이 제공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대한 각국의 기대는 매우 크다. 양국 간 개발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아프리카 전역으로 정보통신기술 개발협력 플랫폼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 순방국 케냐와의 정보통신기술 개발협력 양해각서는 6월 내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케냐의 정보통신기술부 차관 게타오 박사는 정부의 경직된 관료주의로 순방 기간 중 한국과의 양해각서가 체결되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필자는 “하쿠나 마타타”로 차관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면서 순방을 마쳤다.
  • [네팔 여행기 4·끝] 다시 카트만두와 에필로그-네팔 그 지독한 혼돈

    [네팔 여행기 4·끝] 다시 카트만두와 에필로그-네팔 그 지독한 혼돈

    5월 27일 다시 카트만두 첫날 간밤에 적어도 세 차례는 깨어났다가 잠들었다가 반복한 듯 몸이 좋지 않음 조깅할까 했다가 타멜 거리의 엄청난 먼지를 생각해 그만 두고 오전 5시 옥상에 올라가 카트만두의 아침 즐김 오전 7시 조금 못돼 밥이나 먹자며 호텔 나서려는데 벨보이가 쿠폰 주며 요앞 카페에서 챙겨 먹으라고 함. 웬걸, 밥도 주네 하며 자리에 앉으니 열대여섯도 안 돼 보이는 녀석이 지분거리며 주문하라고 함 뷔페식이 아니니 제법 성의를 다한 브랙퍼스트였고 특이하게도 생과일 주스를 하나 더 시키란다. 좋은 과일을 쓰고 설탕을 가미하지 않아 제법 맛있었다. 다만 호밀 토스트는 딱딱해 좀 그랬음 밥을 먹고 어딜 가지, 조금 고민했다. 처음 카트만두에 도착했을 때 너무 많은 곳을 숨가쁘게 돌아다녀 더 이상 갈 데가 없다는 느낌 택시를 흥정해 320루피에 가자고 했으나 웬일로 딸이 기사가 불쌍하다며 350루피 계산 파슈파티나트, 입장권 1000루피씩 2000루피. 삶과 죽음이 이처럼 극적으로 교차하는 장소를 관광자원으로 발굴한 것이 놀랍기만 한 곳이다.(사실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갈 때 두 번 모두 이곳을 건성으로 보고 갔다) 약간 다리를 저는 듯한(쇼인지 진실인지 알 도리도 없는) 40대 중후반 남자가 다가와 자신을 연구자라고 소개하며 이 유적의 유래나 얽힌 얘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거절할 틈새를 주지 않기 위해 대사를 치고 들이미는데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거의 프로급 설이어서 5분 만에 우리는 그냥 몇푼 쥐어주고 말지, 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의 설명을 들으며 40~50분 걸었을까, 이윽고 자기도 할일을 다했다며 1000루피를 연구기금으로 쾌척하라고 해 그건 안되겠다며 500루피만 줬다. 그는 너네 입장권 소용없지 않느냐며 달라고 해서 그것도 안되겠다, 우리도 기념으로 간직하겠다고 했더니 홱 돌아섬 그 친구가 가르쳐준대로, 또 주민들에게 두어 차례 물어 보우더나트를 찾았다. 250루피씩 500루피. 지진 참사 때 허물어진 곳들을 지난해 가을에야 복구하기 시작했다며 한창 분주하다. 예전에 찾았을 때는 500~1000루피였던 것 같은데 복구 중이라 조금 인하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들이 늘 그렇듯 일을 하는 둥 마는 둥하는 가운데 기계음만 요란했다. 전망 좋아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물 한 벙과 코크 시켰더니 애 표정이 좋지 않다. 마수걸이인데 잡쳤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200루피씩에 수수료까지 440루피. 부처의 뜻을 돌아보는 곳에서 이런 일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택시가 즐비한 곳에 뛰어가 타멜에 간다고 했더니 600루피를 내란다. 말도 안된다며 버텼더니 얼마면 되겠느냐고 해 300루피라고 했더니 세 번째 차를 타라고 한다. 우리로 치면 마티즈 낡은 것에 좁다란 의자를 단, 그야말로 특수 택시다. 세상 참 별걸 다 타본다고 딸은 찬탄인지 탄식인지 모를 말을 남긴다. 근데 이런 차가 생각보다 잘 달리고, 우리같으면 싼값에 간다고 아무데서나 내려주고 휑 가버릴 것 같은데 그렇게 차량 많고 복잡해도 군소리 한 마디 없이 타멜 입구까지 데려다 줬다. 또 현금이 바닥 나 1만루피에 수수료 400루피(수수료가 포카라보다 쌌던 게 이례적이었음) 현금서비스 받음 근처이고 하니 한 번 가보자고 해 가든 오브 드림스를 행여나 하는 마음에 들렀는데 입장료는 일인당 200루피씩 400루피. 타멜 한 복판에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늑하고 힐링하는 느낌을 줘서 깜짝 놀랐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는 생각, 바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고 티베트 아주머니가 매대에 머리를 박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판국에 정말 영국 귀족이나 누릴 만한 호사를 누리고 있네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음 들어오는 길에 매니저 만나 나가르준이나 카카니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들었으나 날씨 등 여러 요인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함 어찌됐든 밥이나 먹자 싶어 파이어앤 아이스 두 번째 방문 가게 이름과 똑같은 피자를 들었고 딸은 라자냐를 들었는데 역시 훌륭하다고 했다. 피자는 전날 것보다 그리 맛이 뛰어나지 않았다. 에베레스트 맥주까지 해 2250루피 계산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대충 챙기고 잠이 들었다. 배가 불러서인지 몰려오는 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날의 지출. 5만 8400원 누적 지출. 284만 320원 5월 28일 다시 카트만두 둘쨋날 지난밤도 전날과 마친가지로 계속 시끄러워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를 반복했다. 새벽에 술 먹고 들어온 이들이 키득해 화가 솟구친 것도 똑같았다. 전날과 거의 같은 시간에 아침 먹고 커피 한잔 추가했더니 90루피 내라고 해 100루피 내고 킵더체인지스 했음 비도 오고 해서 카카니와 나가르 준 여행 계획 모두 취소하고 호텔 방에서 11시 45분까지 짐 싸며 개기다 체크아웃 이틀 숙박에 6394루피(7만 1200원) 카드로 결제 계속 현금서비스 받기도 뭐해 우리 돈 4만원을 3505루피로 환전(타멜에서도 한국 돈 환전하는 곳은 많지 않은 듯. 대체로 다섯 집 중 한 집인 것 같음), 청년이 우리가 부녀 사이란 것을 알면서도 페이스북 주소를 달라는 등 딸에게 들이댐 정말 할 일이 없어 개기작거려야 할 것 같아 전날 들렀던 가든 오브 드림에 또다시 일인당 200씩 400루피 내고 들어가 바에서 아메리카노 200루피와 라시 250루피에 마시며 여행기 등 정리하고 아내에게 엽서 쓰고 소일 휴일이라 그런지 엄청 많은 네팔리들이 입장했으나 바에 앉아 즐기는 인간은 극소수, 일인당 200루피도 쓰기 힘든 그네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짠해짐 잘파(jalpa) 커피 100g에 400루피, 50g짜리 205루피씩 20봉지 4100루피, 3개들이 립밤 10루피 등 4510루피 현금 결제, (캐셔가 중국인이란 사실에 적잖이 놀람) 티셔츠 두 벌 600루피씩 1200루피 딸이 여행갈 때마다 사모으는 스노볼을 1200루피 부른 것을 850루피에 구입 물 두 병에 20루피씩 40루피와 초콜릿 150루피 3시쯤 가든 오브 드림스 나와 딸이 헤나 한다고 해서 들렀더니 헤나에 800, 머리 샴푸에 500, 나 스팀 배스에 600 등 도합 1900루피 지출 파이어 앤드 아이스 다시 들르니 오후 5시쯤 돼 피자 두 판에 맥주 한 병, 티라미슈까지 알뜰히 챙겨 먹으니 2673루피(2만 9761원) 카드로 결제 잠시 호텔 주변 어슬렁 거리다 짐 찾고 택시 잡아 타 노련히 흥정해 505루피에 가기로 함(갖고 있는 루피가 모두 이것밖에 안 된다고 했는데 사실은 100루피가 더 있었는데 공항에서 물 사먹어야 한다는 이유로 딸이 거짓말한 것이었음. 나중에 공항 면세 구역 통과한 뒤 보니 딸의 수중에 50루피 정도가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 이럴 바에는 호텔 팁을 남기거나 운전기사에게 인심이나 쓸 걸 그랬음) 정말 개구리 왕눈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릭터의 한국 여성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참느라 혼나며 발권 마치고 어찌어찌 해 예정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발해 남방항공의 장점 실감 늘 여행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하면 훨씬 피로도 적고 비행시간이 짧아지는 듯 광저우공항 환승 대기하는데 졸리기도 해 108번 게이트 맞은 편 카페에 들어감 호객하는 곳이라 거부감이 들었지만 잠에 취해 얼떨결에 크로와상과 커피가 함께 나누는 메뉴를 신청했더니 이제 안한단다, 그래서 커피를 달라고 하고 카드를 건넸더니 98위안을 찍었단다. 커피를 마시고 나중에 충전해 놓은 휴대폰으로 검색했더니 무려 1만 7800원 나와 경악(여종업원에게 달러로 얼마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했음. 이건 거의 사기에 가까움. 크로와상과 커피 나오는 메뉴가 98위안이니 그 정도 커피 먹으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네팔 호텔에서 줬던 공짜 커피만 못했음. 딸은 아빠 혼자 바가지 쓴 것을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으라고 함) 이날의 지출. 21만 2720원 누적 지출. 305만 5040원 (환율 착시에 의한 약간의 계산 착오가 있을 것이다. 딸의 입원이나 자동차 렌트, 패러글라이딩 등은 약간의 사치스러운 비용이었다. 하지만 대략 이 정도면 네팔 3개 관광지를 10박11일 동안 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면 한다.) 나가며 네팔을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지독한 혼돈, 그 곳에 깃든 묘한 매력이다. 딸은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고 안전하며 문명스러운지 새삼 느끼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나와 달리 딸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 방문이 처음이다. 뭐 이런 곳이 있나 싶었을 것이다. 유럽의 변방도 돌아보긴 했지만 네팔이나 아프리카 나라에 견주기 어려울 것이다. 난 기회 있을 때마다 네팔이 1959년 중국의 티베트 무력 점령으로 인해 남하한 난민들을 모두 받아들인, 20세기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관용의 나라라고 역설했다. 타멜 거리만 해도 그렇다. 그렇게 관광객이 많고 인파가 북적대니 차량이나 오토바이 통제 등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다 같이 나눠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그들 특유의 종교관이나 내세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다. 개나 소나 길거리에 널부러져 잠을 자도, 길이 막힌다고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운전기사가 잠을 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 차량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타멜에서 이발할 때 정말 평생 씻지도 않은 것 같은 가위를 가지고 날 정성스럽게 빗질하던 그이,소년인지 청년인지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 그는 값을 묻자 세상에나, 알아서 달라고 했다. 힘도 하나 없이 앙상한 몸매의 그 아이는 제딴에 있는 힘을 다해 바디 마사지를 열심히 했지만 솔직히 성에 차지 않았다. 우리는 머뭇거리다 500루피를 불렀고 그이는 멋쩍게 웃었다. 난 적은가 보다 하고 네가 더 원하면 기탄 없이 얘기하라고 했고 그이는 괜찮다고 했다. 딸이 100루피를 더 넘기자 그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는데 그 웃음은 날 며칠이고 계속 괴롭혔다. 떠나는 날 그 가게를 일부러 흘깃거렸으나 마침 휴일(네팔의 휴일은 토요일)이어서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 가게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활용한 가게로 비좁기 이를 데 없었고, 많은 그의 친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난 처음에 손님이 이렇게나 많나? 했지만 그들은 주인네 눈짓 하나에 순식간에 자리를 비웠다. 이건 치트원의 병원에서도, 포카라의 패러글라이딩 클럽에서도, 카트만두의 스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냥 모여 앉아 하등의 중요할 것 없는 얘기를 놓고 엄청 진지하고도 다툴 듯이 얘기한다. 패러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네팔리는 별 얘기가 아니니 신경 쓸 게 없다고 했지만 난 그 가게에 있는 동안 그들이 다투는 줄로만 알았다. 자잘하고 소소한, 하등의 중요하지 않은 얘기를 그렇게도 열정적으로 나누고 공유하는 이들, 뭣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네 시절에 대한 향수나 원형을 불러일으킨다면 그래서 네팔의 매력에 한국인들이 빠져든다는 가설은 여전히 무섭도록 치명적이다. 한발 나아가 이런 전근대적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도로를 깔고 터널을 뚫고 위생을 강화하고 등등의 그 흔한 캠페인을 펼치거나 아니면 군부와 같은 막강한 리더십의 구축이 미개하고 후진적인 나라들을 위해 약이 된다는 지극히 위험한 결론에 도달할까봐 머리끝이 쭈뼛 서곤 한다. 딸은 한국이 너무 선진국이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았다고 했지만 난, 네팔이 빨리 우리나라처럼 될까 싶어 걱정됐다. 물론 지금과 같은 열악한 경제 사정은 시급히 극복되어야 하겠지만 사람 사는 정에 관한 한 그들의 빛나는 면모는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방문이지만, 그리고 그 전 두 차례 여행보다 훨씬 더 그네들 삶의 편린을 들여다본 것 같지만 여전히 난 네팔이란 나라에 대해 혼돈 그 자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미·중 ‘북핵 긴밀공조’ 말로만 그쳐선 안 돼

    최근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정부 핵심 인사들이 오늘까지 이틀간의 일정으로 ‘전략경제대화’를 하고 있다. 미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 중국은 왕양 경제담당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각각 대표단을 맡았다. 첫날인 어제 케리 장관은 양국이 북핵 문제에서 지속적으로 공동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개막식 축사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 등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언록만 놓고 보면 두 나라 사이의 ‘북핵 긴밀공조’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미·중 양국이 이번 대화를 통해 북핵 해결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준다면 북핵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미·중 양국이 외교적 언사를 뛰어넘어 ‘북핵 공조’의 폭과 깊이를 확대해 주길 기대한다.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초강대국이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북핵 문제에 공동 대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역할이자 책무라고도 할 수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는 일관되고도 강력한 대북 제재를 실시해 왔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호된 제재가 계속되면서 차츰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돈줄이 막힌 상태에서 강한 송금 압박에 시달리던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연쇄적으로 집단탈출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고삐를 죌 때이지 재갈을 풀어 줄 시기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최근 동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시 주석이 김정은 특사 리수용을 면담해 북·중 관계를 핵실험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놓고, 당국자들은 연일 대화를 강조하며 제재 전열을 흐트러뜨리고 있다. 중국의 이런 어깃장은 미국의 대중(對中) 현안 압박 등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이 높다. 8번째인 이번 대화를 앞두고 미국은 남중국해는 물론 위안화 환율과 무역, 인권, 해킹 등 사실상 전 분야에 걸쳐 중국에 할 말은 하겠다고 별려 왔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선 북한과 거래해 온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업체 화웨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탓에 미국의 ‘중국 때리기’ 강도가 예년과는 사뭇 다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미·중 간의 이런 대립과 갈등이 결국 우리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대북 제재의 균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아닌가. 미·중 양국이 자국의 이익을 따라 통상과 안보, 인권 정책 등을 달리하면서 상대국을 힐난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우리가 뭐라고 할 처지도 아니다. 하지만 이란 핵 문제가 원만하게 타결된 지금 내전 중인 중동을 제외하고 가장 위험한 지역은 바로 한반도라는 사실을 미·중 양국은 직시해야 한다. 이대로 북핵이 실전 배치된다면 미·중은 물론 국제사회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외교안보적 노력과 비용을 치러야만 한다. 미·중 갈등이 대북 제재 전선의 균열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북핵 문제만큼은 절대 팻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 [사설] 한·일, 북핵 협력과 과거사 문제 투 트랙 접근을

    북핵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 전선에서 크고 작은 틈이 여러 군데서 벌어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를 북핵 제재 대상 기업으로 지목하자 중국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만난 한·일 국방장관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문제에서 엇박자를 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공동보조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사에 대한 불신으로 서로 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또 결정적 국면에서 북한에 뒷문을 열어 주는 악습을 되풀이할 조짐이 아닌가. 한·일 양국이 북핵 협력과 과거사 협상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으로 국제 공조의 빈틈을 메울 때다.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려면 협상이든 제재든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관건이다. 특히 이란 핵문제 타결 사례를 되짚어 보더라도 일사불란한 제재가 생명이다. 그런 맥락에서 작금의 미·중 갈등이 매우 걱정스럽다. 사드 한반도 배치나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에 중국이 사사건건 딴죽을 걸면서 제재 공조에 누수가 생기면서다. 어제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 부참모장은 아시아안보회의 주제 연설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개리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선 “능동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려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그물망처럼 촘촘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말까인데 가장 큰 지렛대를 가진 중국이 어깃장을 놓고 있는 꼴이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우리로선 매우 실망스러운 노릇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을 삐걱거리게 만들 우려를 무릅쓰고 대중 설득에 공을 들여 왔지 않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날 미 조야 일각의 의구심을 뒤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올랐다.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방 해역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연평도 어민들에 의해 직접 나포되는 황당한 사건의 원인(遠因)도 뭐겠나. 북핵 공조를 위해 중국과는 가급적 마찰을 피하려 한 관성이 낳은 부산물이 아니겠나. 그간 우리 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식 불법 조업이 다반사였지만, 우리 해경이 무력을 동원한 제재와 나포에는 매우 신중했다면 말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효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중국의 ‘마이웨이’는 배신감을 느낄 만한 상황 전개다. 정부는 대중 설득 노력과는 별개로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국제 공조 강화에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한·일 간 북핵 협력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다. GSOMIA도 2012년 체결 직전에 보류된 사안이다.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 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국의 모호한 태도로 중대 기로에 선 상황이다. 우리는 한·일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한·미·일 대북 정보 공유에 추호도 허점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안후이성-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안후이성-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

    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안후이성(안휘성, 安徽省) 끝없이 펼쳐진 구름바다 위로 뾰족 올라온 봉우리, 봉우리 사이에 꼿꼿이 솟은 소나무. 케이블카를 탄 지 10분 만에 다른 세상으로 진입했다. 그곳에는 신선들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이 풍경을 두고 어떤 시인이 시 한 수 읊지 않을 수 있을까. 황산은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준다. 솜사탕 같은 구름 위에 세상만사 고민들을 던져놓고 나니, 왜 그리 많은 이들이 황산을 찾는 지 알 것 같다. 후이저우의 전통마을, 홍춘 황산이 자리하고 있는 안후이성의 이름은 정치의 중심지였던 안칭(안경, 安庆)과 경제중심지였던 후이저우(휘주, 徽州)에서 한 자씩 따서 만들어졌다. 후이저우 문화를 담고 있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 14~19세기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홍춘굉촌, 宏村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홍춘은 남송 시대 왕씨 집안의 집성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통마을이다. 오랜 역사의 숨결을 잘 간직하고 있어, 주윤발 주연의 영화 <와호장룡>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홍춘에 들어가면 수묵화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홍춘을 찾은 이유는 그림 같은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티베트학, 돈황학과 함께 중국의 3대 지역학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독특한 지역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홍춘에 가면 독특한 건축물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후이저우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다. 이 지역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하얀 색의 높은 벽에 까만 기와를 올린다. 하얀 집 벽과 까만 색 기와는 말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마두벽’이라고 불린다. 후이저우 건축의 또 다른 특징은 ‘천정’에 있다. 집의 윗부분을 뚫어서 집 안으로 빛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인데, 하늘에서 봤을 때 빛이 들어가는 우물 같다고 하여 천정天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월패방군에서 본 충효예지신 후이저우는 상업과 유학으로도 유명했고 중국의 내로라하는 거상 중에는 후이저우 출신이 적지 않았다. 후이저우는 성리학의 본산으로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도 후이저우 사람이다. 한때 중국 과거시험 합격자의 3분의 1을 배출했던 고장이라 그런지 후이저우는 붓과 먹, 벼루, 종이가 특산품이다. 특히 후이저우에서 만드는 휘묵徽墨은 중국에서 가장 좋은 먹으로 꼽힌다. 후이저우의 유교문화를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당월패방군棠越牌坊群이다. 이곳에 가면 명청 시대 400여 년 간 포씨 가문에서 나온 충신과 효자, 효녀의 행적을 볼 수 있다. 마을 동쪽에서 들어가면 명대에 만들어진 패방 3개와 청대의 패방 4개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수년간 종기로 고생한 어머니를 위해 입으로 고름을 빨아낸 효자의 이야기를 비롯해 7가지의 마음 따뜻해지는 사연이 패방에 쓰여 있다. 홍춘에서 후이저우의 전통을 보고 패방에서 후이저우의 유교정신을 만났다면, 둔계노가屯溪老街에서 오늘날의 후이저우 문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둔계노가는 1,000년 전 송나라 때 형성된 거리로 명청시대의 건축물들이 잘 남아있다. 지금은 거리 양쪽으로 기념품과 식료품을 파는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역시 황산이다 역시 황산이었다.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황산은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어 할 만큼 웅장했고, 산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등산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만큼 황홀했다. 공기 가득 물기가 있어 온 산은 촉촉했고, 산꼭대기를 휘감은 구름은 산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산수화 속을 걷다 안후이성 남동부에 자리하고 있는 황산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중국 최고의 명산이다. 중국 10대 명승지 가운데 유일한 산일 뿐만 아니라, 1990년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등록돼 보호를 받고 있다. 또 황산은 중국문명을 낳은 황하강,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양자강, 그리고 만리장성과 함께 중국의 4대 얼굴 중 하나로 꼽힌다. 황산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기묘묘한 소나무奇松와 바다 같은 구름雲海, 특이하게 생긴 바위怪石가 유명하다.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기기묘묘한 황산의 바위와 봉우리들이다. 황산에는 수만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중 1,600m 이상의 봉우리가 72개나 된다. 다른 산과 비교할 수 없는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황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1,864m의 연화봉莲花峰. 하늘을 향해 핀 연꽃처럼 생겼다 해서 연화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황산의 대표적인 3대 봉우리로는 연화봉을 비롯해 가장 평평한 봉우리인 1,860m의 광명정光明顶, 가장 험하다는 해발 1,810m의 천도봉天都峰이 꼽힌다. 광명정에는 기상청이 서 있고, 신선이 모여 살던 곳이라는 천도봉 주변에는 천연석실이 있다. 세 봉우리 주변은 황산의 비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황산에서 인기 있는 바위 중 하나는 손오공이 먹다가 던진 복숭아가 떨어져서 생겼다는 ‘비래석飞来石’이다. 비래석은 높이 7.5m에 너비 2m 정도의 바위로, 보는 위치에 따라 복숭아처럼 보이기도 하고 칼처럼 보이기도 한다. 설악산의 흔들바위처럼 약간 들떠서 움직이는데 돌이 있는 곳이 좁아 많은 이들이 한 번에 오르기는 힘들다. 하지만 여자가 세 번 만지면 아들을 낳고 남자가 두 번 만지면 입신양명한다는 전설 때문에, 너도나도 바위를 만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구름 황산의 두 번째 주인공은 소나무다. ‘봉우리 없이는 바위 없고 바위가 없으면 소나무가 없고 소나무 없으면 황산의 매력이 덜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나무는 황산을 이야기할 때 빠트리면 안 된다. 1,800m의 험준한 바위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를 보면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이곳에는 수령 1,000여 년 이상 된 소나무도 많다. 수많은 소나무 중에서는 이름을 가진 소나무들도 있다. 연화봉과 천도봉 사이에서 황산을 찾는 손님을 환영하고 있는 영객송迎客松을 비롯해 배객송, 송객송, 공장송, 연리송 등 10그루의 소나무가 ‘황산의 10대 명송’으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단결송团结松은 중국인의 재치를 느끼게 해주는 소나무다. 가지 수가 56개로, 한뿌리에서 56개의 가지가 나온 모습이 56개의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과 같다고 해서 ‘단결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서해대협곡, 비경에 홀리다 황산은 1년에 200일 이상 구름에 가려져 있어 운산이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맑은 날 여행하면 운이 좋은 것 같지만, 정작 그렇지도 않다. 바다처럼 펼쳐진 구름이야말로 황산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구름이 가득 메운 황산 봉우리에 산들바람이라도 불면, 진짜 파도가 치는 것처럼 보인다. 서쪽에는 서해가 시작되는 ‘서해문西海门’, 동해가 시작되는 ’동해문東海门’이 있다 또 구름 사이로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도 꼭 지켜봐야 할 장관으로 유명하다. 귀신도 홀리는 신비로운 풍경이라는 뜻으로 ‘마환경구魔幻景区’라고 불리는 서해대협곡 루트는 환상적인 황산의 풍경을 선물한다. 아찔한 절벽과 웅장한 기암괴석 사이로 좁은 길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한 사람 내려갈 정도의 너비로 만들어진 아슬아슬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현기증이 난다. 그러면서도 입은 끝없이 감탄사를 터트리고 손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분주하다. 서해대협곡을 트레킹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주로불간경 간경불주로走路不看景 看景不走路’라는 문구다. 길을 걸으면서 경치 구경하지 말고 경치 구경하면서 걷지 말라는 것. 절경에 빠져 무아지경 상태가 되면 갑자기 위험한 순간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산의 등산로는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황산에 있는 계단만 해도 수십만개. 어떤 코스로 돌아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황산을 여행하면 1만여 개의 계단을 오르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험한 봉우리 사이에 난 계단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계단을 따라 경치를 감상하면서 내려가기만 하면, 아래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올 수 있다. 서해대협곡 모노레일은 남쪽 석상石床봉 협곡 밑에서 출발해, 892.6m 거리를 올라간다. 2013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모노레일 덕분에 무릎이 걱정인 어르신들도 얼마든지 서해대협곡의 절경을 품에 안을 수 있다. 황산 여행의 마무리는 따끈한 물에 지친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이 좋다. 황산 아래에 온천지역이 있어, 쉽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황산의 대표적인 휴양온천인 ‘취온천’은 5성급 호텔 시설을 갖춘 리조트형 온천장으로, 녹차탕을 비롯해 각종 약재를 넣은 탕과 장미와 라벤더 등 꽃을 넣은 탕 등 60여 개의 노천탕을 갖추고 있다. 키즈 스파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travel info 安徽省 Airline인천에서 황산공항까지 가는 직항편이 있어 편리하게 황산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안후이성을 둘러보고 싶다면, 인천-허페이합비, 合肥 직항편을 이용해도 된다. 또 인천-상하이상해, 上海 직항편을 이용해, 상하이로 들어가 상하이와 항저우항주, 抗州와 함께 황산을 여행하는 경우도 많다. 상하이-허페이는 고속철로 3시간 걸린다. TIP숙소┃황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황산 위에서 머물러야 한다. 백운호텔을 비롯해 황산 위에도 숙소들이 있으니 미리 예약할 것. 황산에 오르는 케이블카는 운곡케이블카와 옥병케이블카, 태평케이블카 등 3개다. 미리 지도를 보고 어떤 루트로 여행할 것인지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휘운가무쇼┃황산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유서 깊은 후이저우 문화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황산을 새로운 각도로 만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참고 웹사이트┃안후이성 www.ah.gov.cn 황산 www.huangshan.gov.cn 함께 가볼 만한 곳┃안후이성의 성도는 허페이다. 허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청백리인 판관 포청천의 고향으로, 포청천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포공사가 있다. 이곳에서는 포청천 사당과 함께 당시 상황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해 놓은 전시실,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세운 청풍각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또 허페이 시내에는 태평천국을 진압한 청나라 말기 정치가인 리홍장의 생가도 있다. 또한 안후이성에는 4대 불교 명산 중 하나인 구화산이 있는데 신라 김교각 스님이 지장보살로 추대된 곳으로 우리나라 불자들의 참배가 끊이지 않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지금, 이 영화] 영화가 된 ‘트럼펫 전설’ 사실 위에 그려낸 진실

    [지금, 이 영화] 영화가 된 ‘트럼펫 전설’ 사실 위에 그려낸 진실

    소설가가 되기 전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카페를 운영했다. 어쩌다 보니 대학에 다니다 결혼은 했는데, 회사에 취직하기는 싫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실컷 들으며 일하자는 마음으로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차린 가게였다. 그곳에서 아마 그는 쳇 베이커의 곡도 자주 틀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리 없다.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재즈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뮤지션은 수없이 많지만, ‘청춘’의 숨결을 이토록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연주자가 달리 있을까? 베이커가 연주하는 음악에는 이 사람의 음색과 프레이즈가 아니고는 전달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가 있고 내면의 풍경이 있다. 그는 이를 아주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듯 빨아들이고, 그리고 숨을 내쉬듯 다시 밖으로 내뿜는다. 거기에는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이 거의 없다. 굳이 조작할 필요가 없을 만큼 그 자신이 ‘아주 특별한 무엇’이었던 것이다.”(‘포트레이트 인 재즈’ 중에서) 쳇 베이커의 음악을 하루키보다 더 잘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나는 ‘아주 특별한 무엇’이었던 쳇 베이커―‘오직 자기 자신만을 상처 입혔던’ 그의 삶에 대해 쓰고 싶었다. 로버트 뷔드로 감독의 영화 ‘본 투 비 블루’를 보고 든 생각이다. 쳇 베이커의 인생 역정을 담아내지만, 이 작품은 그에 대한 평범한 전기 영화라고 할 수 없다. 쳇 베이커를 연기한 이선 호크가 밝혔듯이, 이 작품은 실제 쳇 베이커가 아니라 상상의 쳇 베이커를 그리기 때문이다. 누군가 다음과 같이 말할지도 모르겠다.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왜 온전히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들지 않았냐고.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이 합당한 비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쳇 베이커에 의한, 쳇 베이커를 위한 기록 영화가 아니기에 그렇다. 다시 정의하면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쳇 베이커를 통한, 쳇 베이커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헌정 영화이다. 어제에 남겨진 그의 영광(한 시대를 풍미한 트럼펫 연주자)과 오욕(구제불능의 마약 중독자)을 오늘날 재현하여 우리로 하여금 새로이 느끼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감각과 잇닿아, 과거의 쳇 베이커는 항상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그렇게 그는 불멸한다. 이 영화에서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려는 시도는 소모적이다. 사실은 그 자체로 아무 가치가 없다. 있는 것은 그냥 거기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허구와 결합하여 놀라운 의미를 생성해낸다. 그것이 바로 ‘진실’이라는 사건의 출현이다. 쳇 베이커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려는 사람은 ‘본 투 비 블루’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이 작품은 쳇 베이커라는 진실을 찾아보려는 사람에게만 권한다. 탄생부터 지향까지 우울의 자장에 놓여 있던 쳇 베이커. 우울에서 태어나, 우울을 향해 나아갔던, 그의 행로를 같이 한번 걸어 보자는 뜻이다. 영화 제목 ‘본 투 비 블루’를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주인공이 다름 아닌 쳇 베이커라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는 6월 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동물원 사육사·관람객, 바다코끼리 ‘포옹’에 익사

    동물원 사육사·관람객, 바다코끼리 ‘포옹’에 익사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관광객과 사육사가 바다코끼리를 관람하다 익사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산둥성 룽청시의 한 동물원의 바다코끼리는 평소 온순한 성격으로 사육사와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곳을 방문한 한 남성 관람객이 물에서 헤엄치는 바다코끼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우리 가까이 접근했다가 실수로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행했다. 당시 이를 본 현지 사육사가 곧장 관람객을 구하기 위해 함께 물로 들어갔는데, 문제는 ‘두완’이라는 이름의 바다코끼리가 강한 힘으로 두 남성을 ‘껴안고’ 놔주지 않는 바람에 결국 두 사람은 현장에서 익사하고 말았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두완은 몸무게가 1500㎏에 달하며, 다른 바다코끼리들보다 훨씬 강한 힘을 자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완은 자신의 수조 안으로 사람이 들어오자 강하게 이들을 물 안쪽으로 끌어당겼고, 이 때문에 관광객과 그를 구하러 들어갔던 사육사도 나오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대가 출동해 이들을 물 밖으로 꺼냈지만 이미 숨진 후였다. 해당 동물원에서 10년 넘게 두완을 보살펴 왔다는 한 사육사는 “바다코끼리가 우리로 들어온 사람들이 자신과 놀이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사고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동물원이 안전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판 SNS인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동물원 측은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 관광객들이 바다코끼리의 수조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망을 설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동물원은 사고를 수습하고 바다코끼리 관람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안전관리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바다코끼리는 식육목 바다코끼리과의 포유류로 빙하 위나 해안가에서 주로 서식한다. 몸길이는 수컷 280~360cm, 암컷 230~310cm 정도며, 몸무게는 수컷 800~2000kg, 암컷 700~1000kg에 달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속 175km 강풍에 맞선 기상 관측자, 결과는?

    시속 175km 강풍에 맞선 기상 관측자, 결과는?

    시속 200km에 가까운 강풍과 맞선 기상 관측자 영상이 화제다. 지난해 5월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미국 뉴햄프셔 주 브래튼 우드의 워싱턴 산(Mt. Washington) 정상에서 강풍을 맞는 기상 관측자 마이크 도프만(Mike Dorfman)와 톰 패드험(Tom Padham)의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워싱턴산은 미 북동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높이만 무려 6288피트(약 1917m). 영상에는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워싱턴산 전망대에서 스키 고글과 스키복을 입은 채 불어오는 강풍과 맞서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강풍에 맞선 도프만과 패드험은 자동차보단 빠른 속도의 강풍에 의해 허공에 떠 있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채 휩쓸려 떠밀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망대 웹사이트에 알려진 평균 강풍 속도는 110mph(시속 177km)로 도프만과 드험이 전망대에서 촬영한 시간대의 강풍 속도는 무려 109mph(시속 175km)에 달했다. 이들이 실험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전망대의 평균 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하 7도로 알려졌다. 워싱턴산은 뉴햄프셔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뉴햄프셔 주와 메인주에 걸쳐 뻗어있는 ‘백색 산맥’엔 미국 대통령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봉우리들이 있으며 그 중 최고봉이 1917m의 워싱턴산이다. 워싱턴 산은 1934년에는 시속 372㎞의 세계 최고 풍속이 측정된 바 있으며 기상변화가 극심한 것으로 유명하다.(참고: 메디컬헤럴드) 사진·영상= Mount Washington Observatory / Inside Edition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오늘의 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강병철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강병철 정치부 기자

    트럼프 또 트럼프. 주변이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 얘기다. 미국 대선 그것도 경선에 이렇게 많은 일반의 관심이 쏟아진 적이 과거에 있었나 싶다. 그는 ‘막말’과 ‘기행’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듯하더니 어느덧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이제 ‘트럼프 리스크’는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에도 현실로 다가왔고, 그의 막말과 기행은 더이상 가십으로만 소화할 순 없게 됐다. 이번 미국 대선에 나타난 이 트럼프 현상을 보며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를 다루는 우리 언론과 지식인들의 태도다. 그 언론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얘기해 보자면 트럼프를 다루는 우리 언론의 기사와 칼럼은 참으로 명쾌하다. 언론인들뿐 아니라 신문지상에 글줄을 써 내는 전직 관료, 교수, 연구원들의 기고 역시 트럼프의 ‘저열함’을 비판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다. 이 글들은 동맹에 ‘방위비 100% 부담’을 요구하는 트럼프의 주장이 지닌 오류와 허점도 분명하게 지적한다. 때로는 조롱까지 담아서 말이다. 이런 트럼프 비판의 근거와 명분은 그의 언행이 미국의 건국이념에 맞지 않고 심지어는 반민주적이라는 데 있다. 시선을 돌려 우리나라의 지난 대선과 총선을 되돌아보면 그때 우리 언론과 지식인들의 태도는 과연 어땠던가. 그 언론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되짚어 보면 몇몇 장면에서는 더없이 민망해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건국이념의 훼손, 즉 우리로 치면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발언들이 심심찮게 등장했을 때 적어도 주류 언론이나 꽤 알려진 지식인들이 그 후보들을 대차게 비판한 기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컨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이 부정당할 때 “후보, 당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오”라고 대거리하거나, 알 만한 정치인의 여성비하, 인종차별, 반인권, 반민주 발언에 날 선 조롱으로 맞선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트럼프와 국내 유력 정치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전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 만리타국의 트럼프와 달리 어디선가 마주치고 명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에게 조롱과 비난의 글발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적어도 막말을 막말이라 못하고 기행을 기행대로 내버려 두면 뒤에 올지 모를 혼란은 몇 줄의 문장으로는 막아 내기 어려울 것이란 건 명백하다. 마침 내년에 19대 대선이 열린다. 우리는 지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 우리의 후보들을 바라봐야 한다. 그때 누가 경선을 뛰고 본선에 가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이 트럼프 같은 막말과 기행을 할 때 우리는 과감히 비판하고, 더불어 명쾌하게 “당신에겐 안보 전략이 없소”, “당신은 돈만 따지는 기업가야”라고 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의 대중추수주의를 비꼰 ‘트럼피즘’(Trump+ism)이란 표현과 같은 ‘반이즘’(반기문), ‘안이즘’(안철수)이나 ‘재인이즘’(문재인) 또는 ‘무대이즘’(김무성) 따위 서글픈 조어가 유행하지 않을 것이다. bckang@seoul.co.kr
  • [사설] 손 맞잡은 한·이란 정상, ‘제2 중동붐’ 기대 크다

    이란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현지시간) 권력 서열 2위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권력 서열 1위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잇따라 만났다. 신정(神政)일치 국가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가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회동은 적지 않은 상징성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을 가속화해 교역액을 3배로 늘린다는 데 합의했다. ‘북핵 반대’라는 성과도 이끌어 냈다. 서먹했던 두 나라 관계가 한 차례 정상외교로 당장 정상화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비(非)무슬림 여성 정상으로는 처음 이란을 찾은 박 대통령이다.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이란식 히잡인 ‘루사리’를 착용하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양국 관계 정상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 한국과 이란이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의 자원 부국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지 않고는 더이상의 경제 발전을 바랄 수 없는 우리로서는 반드시 껴안고 가야 할 상대다. 여기에 818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은 매력적인 소비재 상품 시장이기도 하다. 이란은 지난 1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가 해제되자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야심 차게 세웠다. 오랜 경제 제재로 낙후할 대로 낙후한 이란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토목·건설 등 전통적 인프라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환경 등 신기술은 우리에게 강점이 있다.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활짝 트인 협력의 물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다. 두 나라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해운협정을 비롯한 19건의 협정과 59건의 경제 분야를 포함한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과학기술과 산업 인프라는 물론 해운·교통·에너지·금융·문화·교육 등 분야가 망라됐다. MOU 체결에 따른 수주 가능 금액은 철도·도로·수자원 관리가 121억 2000만 달러, 석유·가스·전력 재건이 316억 달러, 보건·의료가 18억 5000만 달러 등 최대 456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망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6개사 50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MOU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핵심 산업 분야마저 구조조정이 논의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1970년대 ‘중동붐’이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고 한다. ‘제2 중동붐’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가 성장 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란과의 경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란을 두고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정상회담 결과에서 보듯 기대는 이란 쪽에서도 크다. 이란 일간신문도 ‘200억 달러의 방문’이라며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나라가 ‘윈윈’하는 실리외교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기 바란다.
  •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박대통령이 쓴 히잡은 ‘루사리’ 시아파 이란인들이 즐겨 착용 조선시대 장옷 같은 차도르 등 종교 뛰어넘은 패션소품 각광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 방문 때 착용해 관심이 집중된 히잡은 대체로 이슬람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써서 가슴까지 가리는 천을 가리킨다. 그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서는 얼굴만 남기고 머리 수건을 쓰는 것을 ‘루사리’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착용한 것이 이것이다. ‘차도르’는 얼굴, 손발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데 주로 중동, 동남아 등에서 외출용으로 많이 입는다. 우리로 보면 조선시대에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머리부터 내려 쓴 장옷과 비슷하다. ‘니캅’은 눈은 보이지만 몸 전체를 가린다. 이란에서는 ‘마크네’라고도 한다. 특히 모로코, 파키스탄 등에서 많이 입는다. ‘부르카’는 눈 부분마저도 망사로 덮어 완전히 신체가 보이지 않도록 한다. 가장 극단적으로 가리는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당시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 밖에도 스카프 같은 ‘아미라’와 ‘샤일라’, 상반신만 가리는 망토인 ‘키마르’ 등도 있다. 이슬람 여성들은 왜 히잡을 쓰는 것일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여성들에게 일러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이 히잡은 비잔틴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의 상류층 여성들이 착용하던 권위의 복장이었다. 17세기까지만 해도 상류층 여성들은 하류층 여성들과의 신분을 구분하기 위한 과시용으로 히잡을 착용했다. 서방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히잡을 ‘베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방은 오래전부터 히잡을 할례와 더불어 여성 억압의 상징이라며 비판했고, 이슬람 국가들은 여성 보호의 수단이라고 맞섰다. 특히 프랑스는 2004년 초·중·고등학교 내에서의 히잡을, 2011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등의 착용을 각각 금지시켰다. 서방과 이슬람의 해묵은 갈등은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에 격분한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무차별 총격으로도 이어졌다. 종교의 상징처럼 비쳐지던 히잡도 최근 들어 패션 소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샤넬’,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8억명에 달하는 이슬람 여성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히잡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 히잡은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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