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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핑 부끄러운 선수들 이름 공개해야” KBL “논의해보겠다”

    “플라핑 부끄러운 선수들 이름 공개해야” KBL “논의해보겠다”

    “저런 부끄러운 짓을 한 선수들은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개최한 심판설명회에 참석한 한 기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구단을 대상으로 한 심판설명회는 여러 차례, 시즌을 앞두고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한두 차례 있었지만 시즌 중간에 취재진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기자가 부끄러운 짓이라고 지적한 것은 이른바 플라핑(정식 명칭은 페이크·fake) 파울이었다. 파울을 유도하기 위해 과장된 몸짓으로 넘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KBL은 미리 준비한 일곱 선수의 페이크 동작이 담긴 경기 영상을 편집해 보여줬다. 중간중간 실소가 터져 나왔다. 취재진도 현장에서, 또는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본 장면들이었지만 한데 모아놓고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KBL에서는 사후 비디오 분석을 통해 17건을 적발해 16명은 1차 경고를 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 중 한 선수는 두 차례나 적발돼 반칙금을 부과받았다. LG만 한 선수도 걸리지 않았고 나머지 구단은 1~3명씩 적발됐다. 홍기환 심판부장이 한 시간 남짓 설명한 뒤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는데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시즌 경기당 19.3개였던 파울 콜이 1라운드 17.2개로 많이 줄었다가 2라운드 들어 다시 18.1개로 늘어난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봤고, 트래블링 파울과 U파울 판정, 최근 두 경기 결정적인 오심 두 가지 등을 둘러싼 문답이 오갔다. 앞의 기자가 총대를 멨다. “플라핑 파울이 적발된 선수들은 자신이 부끄러운 짓을 했는지 알고는 있나요? 전 이들의 잘못을 세상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저런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KBL 관계자는 그룹웨어를 공유하는 형식으로 구단에게도 통보해 구단들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의 기자는 “구단들이 반발할까 두려워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거냐”고 따졌다. 김동광 KBL 경기본부장은 “절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 뒤 “우리로선 구단들도 다 알고 있는데 선수들을 그렇게까지 망신줄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해 안할 뿐”이라며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며 앞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새 총재 취임 후 소통을 강화하는 KBL이 시즌 중 취재진에까지 심판 설명회를 열어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은 좋은 일이라고 참석한 취재진은 입을 모았다. 다만 플라핑처럼 민감한 내용을 선수에게 망신주는 차원이 아니라 조금 더 재미있고 활기 넘치는 리그로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하며, 선수 및 구단과도 명단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 열린 대화가 오간 뒤에 결정됐으면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미·중 무역전쟁 휴전, 우리 경제체력 다질 기회 삼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일단 보류됐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중 정상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무역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이란 점에서 아쉬움도 있다. 양국이 협상 기간에 추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갈등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약 2500억 달러(283조원) 규모다. 지난 7~8월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 추가로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를 매겼다. 그리고 내년부터 10%인 관세를 25%로 인상할 방침이었다. 반면 중국은 1100억 달러(123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중의 무역 확전 움직임에 가슴 졸이던 우리로선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양국의 갈등은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경제적인 체력을 쌓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얼마 전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2월 1일자 커버스토리 ‘반도체 전쟁: 중국, 미국 그리고 실리콘 패권’에서 미국 산업의 선도적 입지와 슈퍼파워를 향한 중국의 야심이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이외에는 뚜렷하게 선전하는 수출 업종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쟁탈전’을 벌인다면 그 피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우리 대표 기업들에 돌아갈 것이다. 양국이 휴지기에 들어간 이때 정부와 기업들은 닥쳐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책을 세워 놓기를 바란다.
  • “한국경제 일단 안도” vs “섣부른 기대 안 돼”

    미국과 중국이 1일(현지시간) 앞으로 90일 동안 ‘보복관세’를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경제에 훈풍이 불지에 관심이 높다. 이번 합의에 대해 증권 업계는 ‘갈등의 전환점’이라고 해석한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휴전’에 불과해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초까지 증시가 한숨을 돌리더라도 그동안 부과된 관세는 유지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관세폭탄이 또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내년 1월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져 연초 증시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으로 양국이 대화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달 단기 저점을 찍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도보다 대비가 급선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역협회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위원은 “내년 1월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던 미·중 무역분쟁의 위기감이 다소 가라앉으며 우리 기업으로서는 90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며 “하지만 미·중 간 분쟁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업종별로 생산네트워크를 조정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종전이 아닌) 휴전이므로 부정적 영향은 계속된다”며 “앞으로 어떻게 타결될지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약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 6000만 달러가 줄어든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의 19.9%, 총수출액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에는 전기장비·정보기술(IT)·유화 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한국의 11월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로 전월(22.7%)보다 크게 축소됐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한반도 평화와 서울·평양 교류 협력 위한 지자체 역할은 지난달 4~6일 민관방북단 160명이 10·4선언 11주년 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후 남북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갖긴 처음이다. 방북단엔 서울 자치구 중 이창우 동작·박성수 송파·오승록 노원구청장도 동참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묶였다. 이들은 평양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송한수 사회2부장 사회로 좌담을 갖고 이들의 방북 소회를 들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이 구청장과 오 구청장은 평양의 확 달라진 모습에, 첫 방문인 박 구청장은 평양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맞장구를 쳤다. 세 구청장은 2시간 넘게 한반도 평화 정착, 서울·평양 교류협력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결론으로 이번에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사이에 ‘불가역적 역사’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 한몫을 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이번 방북이 여러모로 뜻깊을 것 같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하 오) 11년 만에 목격한 평양 거리는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한다. 대동강 쑥섬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2년 만에 지었다고 들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하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속도전이다. 아파트 외벽이 회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뀐 것도 눈에 띄었다. 평양 시민들 표정도 자유로워져서 예전만큼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하 이)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데까진 30~40년 전 우리 농경사회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니 11년 만에 도시가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나 싶었다. 북측 안내인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렇지요?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 11년 전엔 우리와 얘기하는 걸 꺼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표정도 밝아지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쪽 정치 상황을 우리보다도 더 잘 꿰고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하 박) 방북 며칠 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현안까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나는 개성과 금강산만 가봤고 평양 방문은 처음이었다. 가기 전에는 선입견이랄까, 뭔가 어둡고 낙후됐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평양 시민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15년 전 개성공단에서 본 이북 사람들은 (체격적으로) 마르고 어두운 옷만 주로 입어서 한눈에 봐도 이북 사람인 줄 알 수 있었는데 평양 시민들만 봐서는 얼굴에 살도 붙고 옷도 밝아져서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이 만찬장에서 나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보이는 북측 인사와 옆자리에 앉았는데, 소개 인사를 나누고 보니 비슷한 연배였다. 이분은 내가 40대 초반인 줄 알았다면서 과거 베이징에서 겪었던 얘길 해 줬다. 국제회의가 열린 호텔에서 걸어가는데 뒤쪽에 있던 남쪽 여성 2명이 자기들끼리 ‘진짜 키 작고 빼짝 말랐다. 먹을 게 정말 없나 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심한 모욕감을 느껴서 싸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고통을 받았고 먹을 것도 부족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오 2007년엔 평양 곳곳에 ‘미제 책동에 맞서자’는 선전문구가 참 많았다. 이번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다니면서 선전문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미제란 말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김일성·김정일 표현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CNN이나 BBC 같은 외신에선 지금도 미사일이라든가 군사행렬, 반미구호만 자료화면에 나오지만 지금 평양 모습과는 괴리가 컸다. -박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도 인상적이었다.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겠다는, 그러면서도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함축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표어 하나 정하는데도 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바꿔 나가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변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보여 준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엔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을 강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오 자연사박물관에 가 봤는데 전시품 수준은 남쪽보다 떨어졌지만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 내용이나 구성은 훨씬 자유롭고 다채로웠다. 대집단체조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발전 수준은 떨어진다고 인정하지만 문화예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북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각자 구상이 있을 것 같다. -오 평양직할시에는 18개 구역과 2개 군이 있다. 사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의 한 구역, 혹은 군과 자매결연이라든가 교류협력을 제안하려고 준비를 했다. 평양을 방문해서 얘길 나눠 보니 일단은 서울과 평양이 전체적인 교류를 시작해 물꼬를 트면 거기에 발맞춰 서울시 자치구와 평양시 구역을 연결시키도록 협력의 실마리를 만들어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치구 차원에서 정치나 경제교류를 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문화, 체육, 의료 분야 교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가령 노원구 합창단이나 보건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박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매결연을 통한 상호방문, 체육문화교류가 대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노파심에서 얘기한다면, 남북 화해협력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중구난방으로 어수선하게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통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원도 곁들여서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교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 중앙정부가 지자체 교류협력을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상호 보완하며 교류협력을 심화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로서 할 일이 있는 법이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빈틈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제정세 영향을 덜 받는 지자체가 더 교류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이런 방식은 어떨까. 휴전선(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보아) 남북을 접어서 서로 연결되는 지역끼리 교류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동작구는 대동강 정남쪽에 자리를 잡은 평양 낙랑구역과 자연스럽게 교류협력을 하게 된다. -박 이번 방북단에 동행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07년에도 방북한 것을 비롯해 북측과 계속 교류를 해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산림녹화, 경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평양에서 이 부지사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얘기하는데 ‘저게 다 될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긴가민가’했는데 북측에서 얼마 전 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했다. 북측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쌓아 온 신뢰관계를 중시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마디로 ‘관계’, 중국어로는 ‘관시’가 필요하다. -오 중앙정부만 바라본다거나, 북·미 관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으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부지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항공모함이라면 자치구는 구축함이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틈새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 풍부한 체육기반시설을 갖춘 송파구는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북한 지자체와 교류할 끈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 사람들과 자주 만나야 신뢰가 형성되고 인식이 바뀐다. 일반 시민들이 평양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평양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지. -오 평양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이 ‘이제 남북, 북·미 관계만 제대로 풀리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면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나같이 했다. -이 확실히 자신감이 높아졌다. 북한엔 사실 희토류를 비롯해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노동력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 핵무기 개발에 투입했던 인력과 자원을 경제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오 북쪽에서 통일을 바라는 열기는 남쪽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진심으로 통일으로 바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겐 그만한 준비가 돼 있을까. 평소 통일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을까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입견만 가진 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평양을 가보고 싶어 하는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이런 마음으로 북측을 만나면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도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 통일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사실 남북 관계라는 게 온갖 걸림돌을 조금씩 뚫고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내가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던) 2007년 정상회담만 해도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엔 8월에 열기로 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그걸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새 역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북측에서 수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당시 ‘정상회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숱하게 쏟아졌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얘길 자꾸 듣다 보니 나조차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 구청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군사분계선 남쪽 30m 지점에서 하차한 뒤) 분계선을 넘어 같은 거리를 걸어서 방북하도록 기획해 상도 받았던 게 떠오른다. -오 사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평양 방문 첫날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했는데 거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막막해했다. 둘째 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점심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길 했다. 나는 그게 김 위원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본다. 오후 때부터 급속도로 합의돼 한시름 덜었다. -박 북측으로선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면서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너무 잘 되다 보면 체제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그걸 이해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개혁·개방과 체제 안정을 돕고 견인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교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향후 5년, 10년 뒤 북한 모습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입증될 것 같다. -오 김 위원장 시대 이후 확 바뀐 평양 모습은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 주는 걸로 평가한다. 4·27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접하는 동선을 보면 1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오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능라도 대집단체조 때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김 위원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김 위원장 시대를 맞아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주제로 북측 인사와 얘길 해봤다. 북측에선 혹시라도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물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까지 귀한 걸음을 한 손님을 최선을 다해 대접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세 구청장은 남북 교류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밝힌다면. -이 남북교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 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교류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지방행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남북 교류를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는데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라. -박 아까도 얘기했지만 어느 정도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조율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차근차근 교류 협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자치구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할 것이다. 송파구는 남북교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도 제정했다. -오 결국 서울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미리 공부하고 미리 틀도 갖춰야 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연세대 부총학생회장과 국회 비서관을 거쳐 2003년 2월~2008년 2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방북 당시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직접 발을 내딛는 행사를 기획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장·주민 중심 행정으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 20대이던 1997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03년 3월~2008년 5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44세)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해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올해 지방선거 때 1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송파구청장에 당선돼 ‘보수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정도(正道)를 걸으며 옳다고 믿는 건 소신껏 밀어붙인다. 송파를 대한민국 지자체 성공 모델로 만들어 ‘서울을 이끄는 송파’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격상시키는 게 목표다. 검사(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20년 공직생활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말을 듣는다. 2005년 9월~2008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 본격 섬생활 시작 ‘멋있거나 코믹하거나’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 본격 섬생활 시작 ‘멋있거나 코믹하거나’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이 풍부한 연기로 극을 빛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서는 김지석이 깡순이의 박치기에 크게 분노해 섬을 떠나려 하지만 끝내 배를 타지 못하고 다시 섬에 남아 본격적인 섬 유배기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치기 이후 단단히 화가 난 유백(김지석 분)은 곧 바로 짐을 싸서 나왔지만 섬 탈출에 실패, 하는 수 없이 다시 돌아간 깡순(전소민 분)의 집에서 그녀의 눈에 띄지 않으려 염소 우리로 숨어들어 시청자들의 깨알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이장댁 잔치에 참석하게 된 유백은 술을 권하자 “괜찮습니다. 전 청결한 공정과정을 거쳐 제조된 술만 마십니다”라며 자아도취 끝판왕의 뻔뻔한 면모를 드러냈다. 또 잔치에서 깡순을 만나게 된 유백은 티격태격하며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했지만, 깡순이의 사과를 받고 다시 그녀의 집으로 돌아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던 유백은 우연치 않게 깡순의 아지트에 입성하게 되고, 깡순의 부모님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그녀를 안쓰러운 듯 쳐다보는데 이어 잠이 깬 후 깡순이를 묘하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에는 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급기야 쓰러졌던 유백은 한 없이 까칠한 자신에게 정성스럽게 대해주는 할머니와 깡순이의 순수한 마음을 느끼고, 거절하던 할머니의 밥도 먹고 깡순이의 말도 잘 듣는 등 점점 여즉도의 평화로움에 동화되어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기도. 이렇듯 김지석은 다소 애틋하게 이어진 서사에서 훅 치는 코믹요소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리는 훈훈한 비주얼과 더불어 멋짐과 코믹을 이질감 없이 오가며 유백이라는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의 호연은 다양한 장르를 녹여낸 극이 중심을 잃지 않도록 돕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이며 안방극장을 다채로운 재미로 이끌었다. 유아독존 톱스타에서 웃음과 로맨스는 물론 인간미까지 더하며 변화하는 유백이를 그린 김지석의 폭 넓은 연기가 빛을 발한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깡순이를 계속 눈으로 쫓으며 마지막에는 깡순이와 마돌(이상엽 분)이를 바라보는 씁쓸한 표정으로 강렬한 엔딩을 장식한 김지석이 그려 갈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tvN ‘톱스타 유백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재단 민간인 이사 사퇴해 제 기능 못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설립 허가 취소 법원, 청산인 선임… 해산 완료 최대 1년 한·일 관계 최악 상황까지 가진 않을 듯 “정부, 외교장관·특사 日방문도 고려해야”정부가 21일 밝힌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관련한 향후 절차는 크게 재단에 대한 주무부처(여성가족부)의 직권 취소 조치와 일본 측 출연금 10억엔(약 100억원)의 처리로 나뉜다. 재단 해산 완료까지는 6개월~1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지만 출연금의 처리는 일본 측과의 협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정부가 이 재단의 해산 방식을 ‘직권 취소’로 정한 것은 재단의 실질적 기능이 멈췄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회 의결을 통한 자체 해산도 가능하지만, 지난해 민간인 이사들은 모두 사퇴했다. 민법상 재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주무부처가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여가부가 재단에 설립허가 취소를 통보하면 재단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열흘간 거친다. 이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하면 재단은 청산법인으로 전환된다. 이후 법원이 재단 고용과 재산 문제 등을 정리하는 청산 절차를 위해 청산인을 선임하게 된다. 청산인 선임까지는 약 3~4개월이, 청산 절차 완료는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의 반환 문제를 일본과 협의한다. 올 초 정부는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7월 정부 예산에서 103억원을 여가부 양성평등기금에 출연했다. 여기에 재단에서 일측 출연금 10억엔 중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고 남은 잔여기금 57억 8000만원(10월 말 기준)까지 합하면 총 160억여원의 처리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그간 재단은 활동 초기 생존 피해자 47명(2015년 12월 위안부합의 시점 기준) 중 34명과 사망 피해자 199명 중 58명에게 치유금(생존자 1억원·사망자 2000만원)으로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효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10억엔을 반환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일본이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남은 기금은 위안부 기념사업 등에 쓰는 방향으로 논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유엔 산하 여성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위스 은행에 공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지난 9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가 휠체어를 탄 채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와 달리 피해자 중심적 접근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암 투병 중인 피해자의 육성은 중요한 촉진제였을 것”이라고 했다. 재단 해산 결정에 일본은 반발했다. 올 초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재단 해산 결정으로 위안부 합의는 형해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그간 지속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실제 정부는 올해 봄부터 관련 협의를 이어 왔고 재단 해산 사실도 사전에 인지시켰다. 특히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정부 후속조치 및 내년도 3·1절 100주년 등과 연계·병합되지 않도록 11월 하순에 재단 해산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엄정한 대응 원칙과 별도로 발표 강도를 조절하는 소위 로키(low key) 기조를 보였다. 여가부는 재단 해산 추진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냈지만 공식 브리핑은 없었다. 외교부의 공식 논평도 없었다. 일본 국회의원 모임이 이날 도쿄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데 대해 외교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미즈시마 고이치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지만, 평소와 달리 기자단에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우리로서는 일본 내부 여론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교장관이나 특사의 일본 방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美, 남북 철도 공동조사 강력 지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한 지지’(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고수 방침에 막혀 제자리를 맴돌던 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에 일정 부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10월 고위급회담에서 경의·동해선 철도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10월 말~11월 초에 착수하고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대북제재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한·미 협의가 이어지면서 일정이 순연됐고, 고위급회담의 다른 합의 사항이었던 산림 협력 등도 대북제재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철도 연결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며 “철도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가 남아 있는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재 문제인 만큼 우리로서는 깔끔하게 해소하고 가는 게 좋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아하! 우주] 6광년 거리에 슈퍼지구…얼음왕국 외계행성 발견

    [아하! 우주] 6광년 거리에 슈퍼지구…얼음왕국 외계행성 발견

    지구에서 불과 6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 질량의 3배인 '슈퍼지구'가 발견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언론은 뱀주인자리의 어두운 별인 바나드(Barnard)의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바나드-b'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구와 같은 바위형 행성이지만 표면온도가 -130℃도 넘는 차가운 얼음왕국인 바나드-b는 항성을 233일 만에 공전한다. 항성과의 거리로만 보면 태양과 수성 사이 정도지만 바나드가 태양과 비교하면 약 0.4%의 빛을 방출해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은 없고 얼음만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 바나드는 우리은하의 별 가운데 80% 정도를 차지하는 적색왜성에 속한다. 적색왜성은 태양질량의 40% 미만인 작은 별로 크기가 작은만큼 밝기나 표면 온도가 낮다. 이 때문에 주위에 있는 행성들이 따뜻한 기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색왜성에 매우 가까이 위치해야 한다. 적색왜성 역시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지만 매우 어둡고 침침해 이를 관측하기가 쉽지않다.이번에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 스페인 우주과학 연구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20년간 이루어진 관측 데이터를 재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바나드-b는 아직은 외계행성 후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카네기 연구소 폴 버틀러 박사는 "그곳에 진짜 행성이 있을 것으로 99% 확신하다"면서 "바나드별은 마치 행성사냥을 위한 거대한 흰고래와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시선속도'라는 기술을 사용해 이번에 처음으로 먼 별의 주위에서 행성을 찾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시선속도(radial velocity)는 심연의 우주에서 행성을 찾아내는 방법 중 하나다. 별이 지구에 가까워지거나 혹은 멀어지면 도플러 효과에 의해 파장이 짧아지거나 길어지는데, 이를 측정하면 별의 이동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런데 외계행성이 있는 경우 별이 공전 주기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게 되는데 이를 감지해 그 존재를 찾아내는 방법이 바로 시선속도다. 보도에 따르면 바나드-b는 역대 발견된 것 중 2번째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외계행성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는 3개의 별이 모인 삼성계인 알파 센타우리로 지구에서 약 4.3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4일 자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美정부·의회와 비핵화 등 안보·경제 협력 강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도 있던 11·6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를 넘어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6석 중 과반수인 218석을 넘어섰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전체 100석 중 과반수 50석을 일찌감치 획득해 승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구도가 깨졌다. 민주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준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다수당이 상임위를 모두 장악하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은 하원에서 예산 심의와 각종 법률 심사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게 된 만큼 트럼프 정부는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 권력의 분점에 따라 우리로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과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돼 배경이 주목된다. 국무부는 특별한 연기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비핵화 검증과 제재완화를 둘러싼 이견 조율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무부는 추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문은 분명히 열어 뒀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성과가 미미하면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식 대북 협상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추동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수적 우위를 발판으로 북·미 협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 온 현 비핵화 협상의 전반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대북 문제를 주요 외교적 성과의 하나로 부각한다면 현재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 가려 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의 각종 경제정책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관세 부과 등에 제동을 걸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엔 악재로 작용해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통상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과의 안보·경제 협력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 “우리 부장도 그래요”… 직장갑질 토로하며 스트레스 풀죠

    “우리 부장도 그래요”… 직장갑질 토로하며 스트레스 풀죠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오너 갑질’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권에 대한 테러”라며 테러리스트에 준하는 처벌을 요구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주변엔 주말에도 일을 시키는 부장과 쉴 새 없이 폭언을 쏟아내는 팀장, “나 때는 이러지 않았다”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직장 선배가 여전히 존재한다. 직장 내 온갖 ‘갑질’로 고통받는 직장인들을 돕기 위해 출범한 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1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누구나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에 고충을 털어놓으면 직장인들의 전담 노무사들이 직접 답변해준다. 지난 1년간 직장인들은 어떤 갑질로 마음 아파했을까. 직장갑질119의 이오표(51), 권남표(33), 최혜인(29) 노무사를 만났다.→직장갑질119가 세간의 화제다. 이곳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최혜인(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정책 업무를 담당하다가 문득 회의를 느꼈다.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처럼 어려운 분들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정작 그들이 당장 느끼는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좀 더 가까이에서 그들을 돕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곳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생생하고 절박한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더라. 직장갑질119 카톡방은 내가 그토록 원했던 ‘현장’이었다. 처음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좋았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보니 도울 수 없는 일도 많아 마음이 아팠다. -권남표(권) 우선 내가 왜 노무사가 됐는지부터 얘기해야겠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영화제에서 스태프를 맡았고, 출판사에서 책 편집도 해봤다. 여러 일을 전전하다가 결국 건설 자재를 판매하는 회사의 영업사원이 됐다. 어느 날 노동조합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들렸다. 노조라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만 알았다. 일단 가입은 했지만 활동은 잘 안했다. 그렇게 8개월 정도 흘렀을까. 내가 처음 일하던 부서에서 내부 문제가 불거졌다. 회사가 신입사원인 나에게 “책임을 지라”며 권고사직을 강요했다. 노조 가입한 이력 때문에 ‘미운털’이 박혔던 것 같다. 더러워서 그만뒀다. 그리고 노무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공공운수노조에서 조직활동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갑질 119도 십시일반 돕고 있다. 나만큼 절박했던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주는 게 일이다. 내가 가진 노무 지식이 노동자에게 작으나마 힘이 된다는 게 기쁘다. →직장갑질119에서 이뤄지는 노동 상담이 기존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오표(이) 노동 상담은 보통 전화나 방문 상담,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 이런 분들은 전문가에게 자신을 온전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점에서 큰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원활한 상담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 노동 상담은 익명의 대화방에서 진행된다. 고충을 호소하는 직장인 대부분이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그래서 일반 상담보다 더욱 솔직하고 시원하다. 게다가 반응도 즉각적이다. -최 “여기서 팀장 욕해도 되나요? 야 이 XXX야!”라고 채팅방에 불쑥 들어와 말한 분이 떠오른다. 이런 일이 종종 있다. 다른 한 분은 직장 상사 욕을 하고 싶다면서 육두문자를 남발하고는 “죄송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일들이 매번 소송까지 가야 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질을 당한 당사자의 억울한 감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상사의 갑질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내 마음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대부분은 자신의 상황을 어디에 호소하고 싶은 심정일 거다. 많은 직장인에겐 그런 공간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성심성의껏 상담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욕설이 올라와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적응이 되고 나니 이제 점점 재밌어진다. 누군가 욕을 하면 다른 사람도 동참한다. “우리 부장도 그래요”라면서. 상담을 위한 공간이 어느새 소통의 공간이 된다. 같은 고민을 하는 직장인이 모여 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이 됐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 -최 사업주는 직원을 해고하기 30일 전에 미리 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0일분 임금인 ‘해고 예고수당’을 줘야 한다. 한 지점에서 3개월간 일하던 A씨는 갑자기 지점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 예고수당을 받으려고 노동청에 갔는데 근로감독관의 말이 가관이었다. “사장이 아니라 지점장이 자른 것이니 해고가 아니다”라면서 “본인이 해고됐는지 사장에게 확인은 했느냐”고 반문했다더라. 노동자를 도우라고 뽑아놓은 근로감독관이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A씨는 절망스러운 심정으로 우리 카톡방을 찾았다. 지난 달 말쯤 그분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드렸다. “알려줘서 고맙다. 더 싸워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분에게서 아직 결과를 듣지는 못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권 B씨는 비정규직 보육교사였지만 노조를 꾸리고 힘을 얻어 결국 정규직이 됐다.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은 그는 돌연 노조를 탈퇴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유는 내년부터 아이를 돌봐야 해서다. 정규직이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쓰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분은 자신에게 육아휴직이라는 권리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비정규직으로 계약이 정상 만료돼야 실업급여를 탈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이분처럼 많은 노동자가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세상에 그런 분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면 슬픈 마음이 든다. →양진호 회장의 ‘엽기 갑질’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이런 종류의 상담이 자주 들어오나. -이 양 회장 사례처럼 극단적인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사업주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욕설을 들었다’며 상담을 청하는 이들은 지금도 있다. 우리나라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에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하다. -최 전에 우리 채팅방에서 이번 사례와 비슷한 케이스를 상담했는데, 아마도 그게 양 회장 관련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민원이 들어오면 우리로서는 폭행죄 처벌 등 법적 대응을 조언하지만 그 회사에 계속 다니길 원하는 사람이 사업주를 상대로 길고 지난한 소송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자면. -이 소통과 공감의 장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아직 법적으로 모호한 부분이 많다. 법이 미비해서 아직 약자들을 감싸지 못한 영역이다. 이런 문제는 결국 노동자 스스로 모여서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 다만 이곳에서 그런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고민해 볼 문제다. -권 스마트폰이 생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대화방이라는 플랫폼이 갖는 근본적 한계도 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분들 가운데 아직도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아직 그분들의 아픔까지 보듬어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최 직장 갑질은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누구나 겪을 문제라는 것이다. 지금껏 이와 관련된 별의별 사례가 모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간 ‘내 문제’로 치부됐던 직장 갑질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게 됐다. 문제가 있어도 넘어갔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의 작은 한마디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누군가에겐 함께 싸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법적으로 모호하다는 이유로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사례가 하나둘씩 모이고 이를 체계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언젠간 이 법안을 통과시킬 힘도 생길 거라고 기대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직장갑질 119’는 카톡·이메일로 직장 내 괴롭힘 상담·법률 지원… 직장인들의 ‘대나무숲’ 시민단체나 노동단체에 소속된 노무사, 변호사, 노동전문가 등 240여명으로 구성된 공익단체다.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상사의 직장 갑질로 도움이 필요한 직장인에게 상담과 법률 지원을 해준다. 짧은 내용은 카카오톡 대화방을 이용하면 된다. 긴 내용은 이메일로 보내면 3일 내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직장갑질 119’를 검색하거나 인터넷 주소(gabjil119.com)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상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시간대별 전담 노무사가 있어 질문이 올라오면 답해준다. 노동 문제에 대한 상담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직장인들의 속내를 털어놓는 ‘대나무숲’ 역할도 한다.
  • 강경화, “김정은 연내 답방 계속 추진”

    강경화, “김정은 연내 답방 계속 추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참석해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미뤄지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당초 합의대로 연내에 이뤄질 수 있는지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문에 “정부로서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추진 중”이라며 “중요한 외교 일정의 순서가 좀 바뀌는 게 아니냐는 여러 가지 해석도 있지만, 어쨌든 하나하나 다 중요한 외교 일정이고 순서에 따라서는 상호 추동하면서 좋은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강 장관은 “우리 정부로선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공동성명에서 명시적으로 공약한 바 있다”며 “그래서 우리 정부로서는 그렇게 되도록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는 시기나 형식에 대해 융통성을 갖고 관련국과 논의한다는 입장을 갖고 이 문제를 추진 중”이라며 “결국 내용과 형식에서 관련국들과의 합의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김 위원장 답방이 먼저 있으면 좋겠다. 미국이 북미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하는 데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하자, 강 장관은 “그런 면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경제적 제재 완화에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우리로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되돌릴 수 없는 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지금은 제재의 틀을 유지하며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강 장관은 “비핵화 관련 미국 측 상응 조치와 관련해서는 지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시 논의된 것으로 안다”며 “(북미) 상호연락사무소도 그중 하나가 아닌가 싶지만 결국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26호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발이 묶인 우리 국민 1900명의 긴급 수송을 위해 정부가 군 수송기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리 국민 1700명의 발이 묶여있다”며 “오늘 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을 조속하게 수송하는 방안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 수송기를 파견하는 안을 포함해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외교부 직원 2명 급파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외통위 의원들은은 강 장관을 향해 청와대의 남북군사합의 비준을 ‘위헌’이라고 명명하고, 북한을 국가로 보지 않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남북군사합의를 ‘국가 간의 조약이냐’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북한은 남북관계발전법상 국가 간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한 관계로 규정돼 있다”고 답했다. 이날 외통위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의 국감 출석 거부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태양광 에너지로 녹색과 협동의 공존 시대 열어가겠다”

    [인터뷰 플러스] “태양광 에너지로 녹색과 협동의 공존 시대 열어가겠다”

    태양광산업의 블루오션 개척자가 있다. 허인회가 주인공이다. 그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학생운동 민주투사로 더 유명하다. 그런 그가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명함을 들고 ‘녹색태양’을 슬로건을 앞세우며 우리 앞에서 섰다. 허 이사장은 ‘의미 있는 삶’, 21세기 공유와 공존의 시대에 맞는 ‘먹거리 사업’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10년 전 ‘녹색과 협동의 공존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녹색사업, 도시농업, 생태복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신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무한한 에너지를 주는 태양광을 이용하는 기술이 이미 발전하여 원자력과 석탄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해 졌다”면서 “우리나라는 3년 내 가능하다”고 말하는 허인회 이사장. 본지는 태양광 에너지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삶의 길을 열어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먼저, 허인회 이사장님은 민주투사에서 정치인으로, 녹색 기업 CEO로 변신을 하셨는데 이 사업을 하게 된 동기를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삶,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과거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과 진보운동을 했습니다. 그 연장선에 21세기 공유와 공존의 시대에 맞는 ‘먹거리 사업’은 무엇일까, 그런 고민이랄까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10년 전 ‘녹색과 협동의 공존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녹색사업, 도시농업, 생태복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식량과 에너지는 인간 삶의 기본이잖습니까. 그런데 모두 다국적 기업에 장악되었습니다. 200년 동안 이어져 왔는데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과 유착된 각국의 대기업, 대재벌, 대자본이 독과점을 형성하면서 무분별한 자연훼손으로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곧 인류와 지구의 뭇 생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보았습니다. 지금 되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부터 식량과 에너지를 가지고 지구온난화를 막아내기 위한 녹색사업을 계획했습니다. →태양광산업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지구 생명은 태양이 주는 햇볕 에너지를 받아 살아갑니다. 태양은 차별이 없습니다. 지구 생명에 모두에게 평등하고 공평합니다. 조력, 풍력, 탄수화물 등 모양은 달라도 모두 태양에너지로부터 왔습니다. 석탄과 석유, 가스 등 모든 에너지와 식량까지 태양으로부터 왔습니다. 그것이 태양광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광의의 태양에너지는 지구의 모든 삶에 관계되어 있는 에너지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식량문제나 태양광 문제가 다른 문제가 아니라 근원에서는 동일하게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오는 에너지입니다. →그러면은 왜 이 시기에 태양광을 해야 하는지. -태양광연구는 1960년대 미국에서 태양광전지사업으로 시작됐습니다. 반도체기술이 발전하면서 태양광기술은 급속한 발전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태양광 전지가격이 80%가 떨어졌습니다. 최근에 원자력이나 석탄발전으로 만드는 전기가격보다 싸졌습니다. 미국, 중국, 인도, 독일, 영국 등 5개 나라가 대표적입니다. 앞으로 3년 후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만드는 에너지 생산단가가 원자력과 석탄보다 싸지게 됩니다. 전 세계는 지금 급속한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이한 거예요. 지난해 에너지 생산시설에 ‘전기 생산 시설투자비율’을 보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투자가 350조원, 원자력설비투자는 18조원에 불과했습니다. 향후에는 이 격차가 더 커질 겁니다.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훨씬 싸집니다. 경제 가치에서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월등히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한국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가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사업의 적기입니다.→국내 태양광산업 상황은 어떤가요. -지난 50년간 한국은 석탄과 석유, 원자력 에너지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어요. 전통에너지 시장은 200조원으로 독과점으로 유지되어 온 시장입니다. 이에 종사하는 대기업, 관료, 광고비로 운영되는 언론과의 관계가 굉장히 긴밀합니다. 이분들의 주장은 전환은 맞는데, 급격히 전환하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죠. 한국은 ‘컵 속의 개구리가 물이 서서히 더워지는데 따뜻하게 즐기고 있다가 결국은 탈출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우화에서 배워야 합니다. →세계시장에서의 한국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OECD 국가들 중 통계자료가 제출된 국가 26개국 중에 한국은 24위입니다. 정부 계획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10년 뒤에 그렇게 20%까지 늘리면 10년 뒤에도 여전히 OECD 26개국 중 24위일 것이라 게 제 생각입니다. 23위 또는 19위 가는 것은 현재의 2030 계획으로는 불가능합니다. 1인당 한국 GDP의 15분의1 규모 나라인 인도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56%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2.5배인 거죠.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술과 기업이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한화큐셀과 연료를 제공하는 동양OCI가 세계 1위 기업이고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하는 기업이 삼성SDI와 LG화학입니다. 세계 으뜸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태양광사업이 일자리 창출과 공유경제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십니까. -최근 통계를 보면 10년간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미국 270만개, 독일 100만개, 중국 420만개, 일본 50만개 생겼습니다. 한국은 불과 8100개입니다. 매우 부끄러운 수치이지만 역으로 이것은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한국은 늦었기에 기회가 왔고 100만개의 일자리가 대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20조 투자로 20만개 일자리가 생기고, 100조를 투자하면 일자리가 50만개에서 100만개가 생깁니다. 마을 단위로 설비와 운영, 유지보수과정이 일자리로 생기면 우리나라도 독일, 덴마크 농민처럼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지역마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수익으로 복지와 교육사업 등 마을발전을 위해 사용하게 되는 거죠.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 복원이 될 수 있습니다. →시대 담론을 가진 조직이 녹색드림협동조합인 듯합니다. 녹색을 드린다는 뜻인가요. -녹색도 드리고 녹색의 꿈(DREAM) 등 여러 가지로 쓰여 집니다. 7년 전에 지구환경에 관심이 있는 지역주민과 제가 운영하던 녹색건강나눔 임직원들이 출자해서 30여명으로 출발했어요. 지금은 조합원이 300여명이고 연관되는 협동조합들과 사업들이 많아졌습니다. 병원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로부터 파생되어진 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녹색드림의원이 남양주에 있고요. 국민들에게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교육과 훈련을 시키는 프로메테우스협동조합이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를 생산뿐만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는 에너지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스마트시티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이전하고 있어요. 이 일을 위해 스마트시티 기획단을 구성했어요. 기획단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공유, 물 공유, 교통 공유, 폐기물의 재활용을 연구하고 실행을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2000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홍릉동부센트레빌아파트 전 세대(371세대)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면서부터 조합이 사회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당시 홍릉동부센트레빌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 등록업체 6개를 대상으로 제안입찰을 한 거예요. 주민들의 요구가 서울시 지원금 외에 자기 부담금을 더 낼 터이니 3층 이하 햇빛이 안 비치는 세대도 해달라는 거예요. 이것에 응답한 회사가 유일하게 저희 조합이었고 옥상에 1~3층의 태양광설비를 하겠다는 기술을 가지고 도전을 했어요. 아파트 전 세대가 태양광을 설치하니 아파트 디자인도 좋아졌습니다. 아파트 전 세대 설치는 대한민국 처음이고 이것이 입소문이 많이 났어요. 거의 모든 언론에서 취재하고 보도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환경상 받고, 서울시장상도 받고 부상으로 상금도 받잖아요. 자기들이 투자한 돈 이상으로 상금도 받고 TV도 많이 나오고 집값도 올라가고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나아가 ‘에너지자립마을’ 현수막도 내걸고, 상 받은 아파트로 집값도 올라가고 그게 대대적으로 홍보됐어요. 지난해에는 신났습니다. →국정감사에 출석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해와 올해 국감 출석해서 ‘특혜받았다’라는 지적인데요. 조금 억울해요. 지난해 서울시가 공모를 해서 6개 업체가 일을 했습니다. 그중에 3개가 협동조합입니다. 초기에 1등은 30%를 차지한 저희가 했고, 20%의 해드림협동조합이 2등, 15% 정도의 해피발전소협동조합 3등을 하고 총 60%가 넘었던 거죠. 사실 6개 회사가 경쟁해서 상위 1·2·3등이 60% 했습니다. 50% 업체 수가 60% 시장점유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희가 30%를 한 것은 운 좋게 홍릉동부센트레빌아파트가 입소문이 나고 언론에 나오면서 우리가 아주 유명해졌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총 5개 업체가 참여한 임의배정시장에서는 저희가 4등을 했어요. 배정기준이었던 시공실적 기준을 SH공사가 기준과 제도를 바꾸면서 우리 같은 협동조합이 불이익을 받았죠. 경쟁 시장에서 1등을 했던 저희가 4등을 했고, 2등을 했던 해피발전협동조합이 5등을 했어요. 언론 보도와 전혀 다른 사실입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경영철학과 꿈은 무엇인가요. -공존과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협동조합으로 실천하는 거예요. ‘지속가능한 지구와 대한민국을 위하여 일을 실현하는 녹색의 가치를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생산해 고객들에게 성심껏 전달한다’가 우리 회사의 사명입니다. 우리는 재생에너지협동조합들의 플랫폼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조합은 6개월 동안 상근을 하면서 바른 정신과 바른 기술을 배워서 우리와 같은 복제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에게 기숙사도 제공합니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오투오 플랫폼으로 녹색드림협동조합이 아마존처럼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한달 반 만에 감독 복귀 서정원 “중도 사퇴에 책임 느꼈다”

    한달 반 만에 감독 복귀 서정원 “중도 사퇴에 책임 느꼈다”

    지난 8월 28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수원 삼성 구단은 15일 “서정원 감독이 공백기를 거쳐 감독직에 복귀했다”고 재선임 사실을 밝혔다. 다만 서 감독은 올해 남은 경기까지만 선수단을 지휘하겠다고 요청해 그 뜻이 받아들여졌다. 서 감독이 물러날 당시 수원은 K리그 1(1부 리그) 4위를 기록했지만, 3연패에 빠지는 등 러시아월드컵 휴식기 이후 5승2무5패로 부진했다. 서 감독은 책임을 지겠다고 구단에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병근 감독 대행을 선임했다. 성적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 감독은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들었다. 일부 팬들은 서 감독의 가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찾아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큰 충격을 받은 서 감독은 구단의 만류에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그러나 수원은 50일 가까이 만에 서 감독을 재영입했다. 이달 말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결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란 명분을 내세웠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을 치르는 수원은 24일에는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서 감독은 구단을 통해 “연내 남아있는 중요한 경기들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며 “복귀를 희망하는 구단의 요청을 받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박창수 단장은 “서 감독이 사퇴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며 “시즌 중도에 사임한 것에 관해 책임감을 느끼더라. 구단의 복귀 요청에 올 시즌 수원의 마무리를 제대로 짓겠다며 복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외국에 나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 시즌을 마치지 않고 사퇴한 결정에 많은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단장은 “우리로서는 서 감독이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시즌까지 팀을 끌어 줬으면 좋겠다”며 “일단 서 감독의 결단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서 감독은 15일 독일에서 귀국한 직후 경기도 화성시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를 찾아 선수단 훈련을 지휘했다. 그동안 팀을 이끈 이병근 감독 대행은 원래 자리인 코치로 돌아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히말라야 원정대 시신 수습 시작…구조헬기 현장으로 이륙

    히말라야 원정대 시신 수습 시작…구조헬기 현장으로 이륙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눈폭풍에 휘말려 사망한 한국 원정대의 시신 수습 작업이 시작됐다. 14일(현지시간)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네팔 포카라시에서 대기하던 구조 헬리콥터가 오전 7시 15분쯤(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쯤)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봉우리로 향했다. 원래 이 헬리콥터는 현지 날씨가 좋다는 소식에 현지시간 오전 6시∼오전 6시 30분(한국시간 오전 9시 15분∼오전 9시 45분)에 뜨기로 했으나 구르자히말 지역에 구름이 끼어 예정보다 늦게 이륙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다행히 사고 현장 날씨가 나쁘지 않아서 오늘부터 시신 수습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다만 현장 날씨가 예측불가능해 앞으로 작업 상황이 잘 진행될지는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실종됐던 김창호(49) 대장 등 한국인 원정대 5명의 시신이 전날 새벽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발견됐다. 대사관은 전날 오전 소형 헬기를 띄워 수색한 결과 해발 3500m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원정대의 시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헬기의 크기가 작아 수습이 불가능해 이날 대형 구조헬기를 동원했다. 사고 현장에 마땅히 착륙할 장소가 없는 상황이라 구조대원이 밧줄을 타고 내려가서 차례로 시신 수습을 시도할 계획이다. 구조대는 일단 수습된 시신을 포카라나 카트만두로 옮긴 뒤 현장을 오가며 추가 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신루트 개척을 위해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공식 원정대원 4명과 현지에서 합류한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등 5명이 네팔인 가이드 4명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베이스캠프 바로 근처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고, 나머지 원정대원과 네팔인 가이드 등의 시신 8구는 계곡 아래에 있는 상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황성기 칼럼] 한·일 60점이면 어때

    [황성기 칼럼] 한·일 60점이면 어때

    지난 6월 시작해 8월 말 끝난 ‘프로듀스 48’은 한국, 일본의 아이돌 연습생이 겨룬 생방송 오디션 TV 프로그램이다. 음악 전문 케이블인데도 최고 시청률 3.1%를 기록할 만큼 10~20대의 인기를 모았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이 우리말과 일본어로 노래하는 장면만이 아니었다. 90여명을 12명으로 압축하면서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사람이 있으면 탈락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국적과 경쟁 관계를 초월해 서로의 모국어로 기쁨과 안타까움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김대중·오부치 21세기 파트너십 선언’이 없었더라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을 프로그램이라 감회가 새로웠다.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이 선언은 정체돼 있던 한·일 관계를 몇 단계 끌어올렸다. 빗발치는 비판에도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한 김 대통령의 결단은 몇 년 뒤 역설적으로 일본의 한류 붐을 일으킨다. 외교부조차 국민 여론을 의식했던 당시의 대중문화 개방 반대는 돌이켜보면 우리 실력을 과소평가하고 일본을 과대평가한 씁쓸한 소동이었다. 한·일 관계를 20년간 지켜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해방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일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최고점이 선언을 발표한 1998년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김 전 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일본인의 찬사를 받았다. 오부치 전 총리도 식민지 지배를 겸허히 사죄하는 말을 선언에 담아 한국민의 호평을 얻었다. 그때를 100점으로 치면 지금 한·일의 ‘정치적 관계’는 60점 정도다. 김대중(1924년생), 오부치(1937년생)는 우리로 치면 해방 전, 일본으로 치면 전전(戰前) 세대다. 일본어로 대화가 가능했고, 역사에 대한 일본의 부채의식도 존재했다. 해방 이후, 전후 세대인 문재인(1953년생), 아베(1954년생) 시대의 한·일이 좋지 않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일본 교토의 사립 명문 리쓰메이칸대학이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 벳푸시의 산 중턱에 2000년 설립한 APU(리쓰메이칸아시아태평양대학)에는 개교 첫해부터 한국 고등학교 출신 85명이 들어갔다. 90개국에서 학생이 몰리는데 올해 한국 출신 신입생은 정원 1260명의 10% 가까운 120명이었다. 내년 한국인 유학생 누계가 2000명을 돌파한다. 이 학교를 나온 한국인의 절반은 일본에서 취업·진학하고 나머지는 귀국하거나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 등으로 진출한다. 지금은 우리 고등학생이 유학하고 싶은 일본 대학의 상위 반열에 올랐다. 얼마 전 서울에 온 데구치 하루아키 APU 총장은 “전 세계에서 인재를 모아 가르쳐 전 세계로 내보자는 설립 이념에 따라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APU가 일본에서 한국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면, 프로듀스 48은 일본인 연습생을 한국에서 키운다. 샤이니의 열성 팬으로 7년간 한 해 4차례씩 서울을 찾는 50대 일본 여성, 방탄소년단을 좋아해 서울에 오는 일본 여대생, 트와이스에 빠져 도쿄의 코리아타운까지 어머니와 함께 왕복 7시간 걸려 다니는 일본의 지방 초등학생. 모두 지인의 부인, 딸, 친척의 얘기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전 주한일본대사의 혐한 책이 팔리는가 하면, 한편에선 한국인이 되고 싶어 하는 젊은 남녀들이 존재하는 일본이다. 한국은 어떤가. 취업 지옥을 벗어나 일본에서 직장을 잡은 한국 청년이 지난해 2만명을 넘어섰다. 맛집, 가볼 만한 곳을 찾아 툭하면 일본을 찾는 사람이 올해 750만명을 넘을 거란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주년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사람과 돈, 물건이 이렇게 오가는 요즘 정부 주도로 사이좋게 지내자는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화해치유재단 해산 문제, 욱일기 논란이 현재진행형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한·일의 21세기 기초를 다진 ‘1998년 정신’을 늘 되새기길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년 전 일본 국회에서 했던 연설의 일부다. “한·일이 불행했던 것은 400년 전 일본이 침략한 7년간과 식민지배 35년간입니다.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중략) 두 나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핵심은 과거를 직시한 미래지향적 관계다.
  • [여기는 중국] 한밤 중에 돼지에게 공격당해 사망한 남성

    중국 남서부에서 한 농부가 돼지에게 공격을 받은 뒤 숨졌다. 지난달 30일 중국 구이양 이브닝 뉴스는 구이저우 성 류판수이시 지역 시장의 돼지우리 근처에서 남성 위안씨가 동맥이 잘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래 이웃지역인 윈난성 출신의 위안씨는 지난달 26일 돼지 15마리를 팔기위해 사촌 우씨와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 변을 당했다. 다음날 아침 사망한 위안씨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촌 우씨는 “인근의 돼지우리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었고, 우리 안에는 입에 피를 묻힌 큰 수컷 돼지가 있었다”면서 “그의 다리는 심하게 훼손돼 피범벅이었고, 주머니에 넣어둔 돼지를 팔고 받은 지폐에도 피가 묻어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보안 카메라 확인 결과, 당일 새벽 4시 40분쯤 돼지들에게 밥을 주러 시장으로 향한 위안씨는 약 한 시간 후에 주검으로 발견됐으며, 수사를 통해서 250kg의 무게가 나가는 돼지가 위안씨를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위안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돼지 주인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장 관리자는 현장 증거를 보존하고 이 돼지가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위해 가둬놓았다고 밝혔다. 시장 측과 위안씨 가족은 현재 경찰의 도움을 받아 보상금을 협상 중에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손석희’ 아는 北 리선권, 박원순에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

    ‘손석희’ 아는 北 리선권, 박원순에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난 여름 ‘옥탑방 생활’ 등 남측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고 박 시장이 직접 전했다. 우리로 치면 통일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 위원장은 지난달 18일부터 2박 3일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박 시장을 만나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순방 중인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양에서 메모한 수첩을 펼쳐보며 북한에 대한 인상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 만찬 때 같은 테이블에 앉은 리선권 위원장이 (서울시장) 3선을 축하한다고 말하고는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라고 했다”며 “북측 인사들이 (남측의 이슈를)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박 시장은 “고려호텔에 도착해 TV를 켜니 KBS, MBC, SBS, YTN 등 (우리 채널이) 다 나왔다”고 말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남측 취재진 앞에서 손석희 JTBC 앵커를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북측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묻는 JTBC 소속 기자에게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고 말했었다. 박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은 훨씬 더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북한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예술·체육 분야 청소년 인재양성 기관인 만경대 학생소년궁전과 교원대학에서 AI 교육 현장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北 리용호 “신뢰·평화” 37차례 언급… 180도 바뀐 유엔연설

    北 리용호 “신뢰·평화” 37차례 언급… 180도 바뀐 유엔연설

    리용호 “비핵화 위해선 북·미 신뢰 중요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조치에 화답 없어” 美에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강력 촉구 국제사회 지지 확보해 협상 주도 의지도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신뢰·평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악(惡)통령’, ‘투전꾼’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발언이다. 수위를 넘어선 감정적인 비난보다는 정제된 발언으로 신뢰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측의 노력을 드러내고 대미 요구 사항을 풀어낸 게 돋보인다.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기류도 역력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15분 동안의 기조연설에서 ‘신뢰’와 ‘불신’을 비판하는 표현만 무려 18차례 언급했다. 이어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도 각각 7차례와 19차례 사용했다. 그가 유독 ‘신뢰’에 방점을 찍은 건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상호 신뢰를 높이는 조치가 관건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리 외무상은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공화국의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느끼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실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 확약한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에 대한 불만 어린 목소리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이 없었다”면서 “미국은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그에 걸맞은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리 외무상이 특히 ‘신뢰’를 강조한 것은 유엔 무대를 통해 국제사회 지지 여론을 확보하는 동시에 북·미 협상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대북제재의 전향적인 완화 조치와 유엔사 사령부의 법적 지위도 도마에 올렸다. 리 외무상은 “핵실험과 로켓시험발사가 중지된 지 1년이 됐지만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들이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씨 하나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는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의 북측 구간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막으려 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앞세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이 실행한 “중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핵실험장 폐기 등을 꼽으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했다”면서 ‘비확산’ 의지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면서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70년 전 공화국이 탄생한 첫날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시해왔으며, 자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나사못 한 개도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철저한 경제 봉쇄를 감행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미국땅에 돌멩이 한 개 날아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반도 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십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턱에 끊임없이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리용호 외무상은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핵 위협에 대처할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다져놓은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재의 완화 기류는 공고한 평화로 정착되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실현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열점이었던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년 쌓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만 집착해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조미 간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을 앞세우는 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동시행동과 단계적 실현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조미 수뇌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의 하나는 쌍방이 구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으로 이어진다는 선견지명 있는 판단을 내리고 조미 관계 해결의 새로운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비핵화 협상 회의론 또는 비관론에 대해 ‘정치적 반대파들의 정적 공격’으로 규정, 이를 견제하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공동선언의 이행이 무산되는 상황을 ‘미국 국내 정치의 희생물’로 표현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후과의 가장 큰 희생물은 바로 미국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무례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여,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게 훼방하고 있다”면서 “불신을 고취하면서 강권에 매달리는 것은 결코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비판 발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선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최근 남북 관계 개선 상황을 거론하면서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 같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위한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에 유엔군사령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리용호 북 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나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리용호 북 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나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나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 채택된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한다면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려는 공화국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 년간의 조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여러 대화와 협상들의 합의 이행 과정이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은 서로 불신이 해소되지 못해서이다.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에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단계적으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이미 6·12 북미정상회담 전부터 “핵 시험과 대륙간 로켓 시험을 중지하고 중대한 조치들을 취했으며, 지금도 신뢰 조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미국의 상응하는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또 “반대로 지금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 체제 결핍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 실현을 위해 제재를 높이고 있고,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킨다는 건 모든 이들의 망상”이라면서 유엔에 대해서도 “시험 중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는 해제·완화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 극히 우려스럽다”고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를 성토하며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핵기술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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