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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음습하고 짜증스런 여름(사설)

    ◎감정대립 지양,일진양풍을 몰고오자 엊그제가 초복이니 계절은 복으로 들어섰다. 더구나 올해는 월복이 끼어 무덥고 긴 여름이 예견된다. 비는 또 왜 그리 자주 많이 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햇볕이 좀 드는가 싶다가도 이내 찡그리며 찔끔거리는 날씨이다. 그에따라 농작물 병충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걱정이지만 정치현실ㆍ사회현실까지도 우리들 마음속에 병충해를 확산시켜 간다는 느낌이다. ○곳곳에서 높이는 불결지수 우선 국회가 연출하고 있는 꼴이 무엇인가. 당자들은 다 그럴만한 원인ㆍ근인 등 이유를 들겠지만 나타난 현실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는 이제 실의보다도 분노의 켜가 더 깊이 쌓인다. 오늘의 우리 국회는 의회주의 하기를 포기하는 듯한 작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여야가 다를 것이 없다. 국민을 두려워 할 줄 모르는 방야무인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몰골의 국회라면 차라리 해산하고 새로 구성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어간다. 그같은 난장판 국회의 여파는 방송계를 밀어 닥쳐방송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우리로서도 쟁점법안을 그렇게 서둘러 통과시킨 이유를 알수 없긴 하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 방송계가 국민의 알 권리를 볼모 잡아 제작거부라는 실력행사를 하는 것을 찬성할 수도 또 없다. 지나간 KBS 사태를 상기하면 알수 있듯히 혼란과 갈등만을 더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복더위 만큼이나 짜증스럽고 잦은비 만큼이나 우려스러운 사태 진전에 국민들은 이제 할 말을 잊고 있다. 세종대 사태나 경기대 사태도 불쾌지수를 높이는 일중의 하나다. 마침내 불행한 사태로 결착되고 만 세종대의 경우를 보면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태가 경기대로 바통 터치되고 있다. 학생이기를 잊은 듯한 폭거는 말할것 없고 정부ㆍ학교ㆍ재단의 태도도 국민들에게는 불쾌지수의 대상으로 되어 온다는 것이 사실이다. 수출등 경제 여건도 빨간불 소식이고 침체의 늪을 헤매는 증시도 우려를 자아내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패륜행위가 끊이지 않고 각종 민생사범은 날뛴다. 계절 탓도 있긴 하겠지만 국민들의 심성은 과격해지고 신경질화하면서 크고 작은 시비가 잦아진다. 그 사이 가진자들의 염치는 땅에 떨어져 가기만 한다. 무엇 하나 일진양풍이 되어 주는 것은 없이 무더위와 장마속의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오기만 한다. ○나만 옳고 너는 글렀다는 생각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고 말았는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맞기 전에 우리 모두가 불쾌지수를 몰고 온 근원에 대해 보다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만 하겠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병폐는 나만 있고 너는 없는 듯한 의식구조다. 그런 의식구조를 항상 자기에게 관대하고 남에게는 가혹해진다. 내가 하는 생각이 옳고 내가 하는 일만이 바른 길이며 너의 생각 너의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여긴다. 그 생각이 내 목소리만을 높이게 되고 너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려 들지 않는다.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너 또한 나에 대한 생각은 같음으로 해서 마침내 서로의 감정은 격화되고 만다. 국회 사태나 대학사태나 생각해 보자면 다 그렇다. 그동안 파국을 치른 노사관계 역시 궤는 같다. 민주사회란 두말할 것도 없이 건전한 대화와 이성적인 타협속에서 유지 발전되어 간다. 그 대화와 타협이 일시적인 흥정이나 담합이 아닌,대승적이며 국가ㆍ민족을 위한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같은 모습을 시범하는 장이 되어야 할 곳이 국회이다. 그래야 할 국회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작태가 끊임없이 연출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 어디에 대고간에 민주화 운운할 수 있는 설득력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든 대학이든 혹은 노사간이든 힘이 지나치게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많은 사람에게 저항감을 주는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약한 자에게 어거지의 소지와 배타성의 울을 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길을 평행선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하여 약자의 분수 넘는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 또한 아니다. 감정을 절제하는 가운데 정당한 대응으로써 여론을 내편으로 만들 줄 아는 지혜가 더욱더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국민들은 강자의 횡포도 경계하지만 약자의 억지나 대응미숙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기 소모 털고 겨레의 결집력을 무덥고긴 여름의 터널을 나면서 우리 모두가 이 이상 불쾌해지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진다. 우리의 남북한 상황을 놓고 보거나 국제적인 흐름을 놓고 보거나 정대의 늪에서 자기소모에 힘을 뺏기고 있는 일처럼 불행한 일도 없지 않겠는가. 지금이야말로 결연한 결집력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때이다. 건전하고 생산적인 정치가,빈틈 없고 능률적인 행정이,그리고 국민 모두의 슬기롭고 전향적인 마음자리가 어울려 이 음산하고 짜증스러운 여름을 쾌청하고도 시원한 여름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게 돼야겠다. 우리 모두 너무들 여속을 잃고 있다. 너무들 대국을 잊고 감정의 포로가 되어 있다. 그래서 스스로 불쾌지수의 함정에 빠져들고들 있고 심성을 황폐화시켜 가고도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그 함정에서 구해 주고 심정을 회복시켜 주는 것은 남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깨닫고 그 바탕에서 노력하는 데에 달려 있을 뿐이다. 남을 책망하기에 앞서 나를 돌아보며 나를 먼저 책망하는 마음자리를 넓혀 나가도록 하자. 그것은 나에게 엄격하면서 남에게는 관대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삽상한 여름을 나도록 하자.
  • 여,쟁점법안 전격 처리/국회 본회의

    ◎의석통로서 김부의장 사회로 통과/평민,“무효” 주장… 63 의원 사퇴서/긴급 의총,총재에 처리 일임/21일 대규모 군중대회/군조직ㆍ방송관계 법안 등 26건 의결 제1백50회 임시국회는 14일 상오 평민당의원들의 저지속에 민자당의원만으로 본회의를 강행,국군조직법 개정안ㆍ방송관계법 개정안ㆍ광주보상관련법안 및 추경예산안등 26개 안건을 1분 만에 전격 처리하고 사실상 폐회됐다. 3당통합후 세번째 열린 이번 임시국회에서 평민당의 극한 저지속에 쟁점법안들이 민자당에 의해 일방 처리됨에 따라 향후 여야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민당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의안 처리결과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의원들에 이어 전원 의원직 사퇴를 검토하는등 강경투쟁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야관계는 물론 정국전반에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상오 10시5분과 10시30분쯤 두차례 박준규의장이 개의를 시도했으나 평민당의원들의 저지로 실패하자 10시30분쯤 본회의장 의석에 앉아 있던 김재광부의장이중앙통로로 나가 민자당의원들이 에워싼 가운데 무선마이크로 개의를 선언하고 22개 법안과 3개 의안을 일괄상정,심사보고서 등은 서면으로 대체한 뒤 찬반토론없이 구두로 이의 여부를 물은 뒤 민자당의원들의 찬성으로 의결을 선포했다. 김부의장은 이어 평민당이 제출했던 「5ㆍ18 광주의거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상등에 관한 법률안」은 폐기되었음을 선언하고 16일로 예정된 본회의 휴회를 가결시킨 뒤 산회를 선포했다. 평민당은 이날 의총에서 소속의원 전원의 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해 김대중총재에게 일괄 제출하고 그 제출시기와 방법을 김총재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평민당은 의총에 참석한 63명 의원으로부터 사퇴서를 받는 한편 불참한 조윤형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최낙도ㆍ김주호ㆍ송현섭ㆍ이상옥ㆍ최봉구의원 등에 대해서는 김영배총무가 금명간 사퇴서를 취합키로 했다. 김태식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6일부터 2∼3일간 소속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 지역구민들로부터 의원직 사퇴에 따른 추인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고 『21일에는 서울에서 파행국회와 의원직 사퇴 배경등을 알리기 위해 중앙당차원의 국정보고대회를 갖겠다』고 말해 장외투쟁을 벌일 뜻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이날 의총에서 『우리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민자당은 동반사퇴해 총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만일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자당의 단독처리가 이루어진 후 평민당은 긴급총재단회의및 의원총회를 열어 최영근부총재를 단장으로 하는 항의단을 박의장에게 보내 항의키로 하는 한편,전소속의원들이 안건통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날 자정까지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평민당은 ▲본회의가 성원여부의 확인없이 개의됐고 ▲이의가 있는 상태에서 표결을 강행했으며 ▲표결결과가 속기록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박의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온 이상 김부의장의 사회권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날 안건처리 결과를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자당의 박희태대변인은 임시국회 폐회성명을 통해 『국회운영을 원활히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하게 폭력으로 방해하는 소수의 횡포앞에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등 국정운영을 책임진 우리로서는 일방적인 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제1백50회 임시국회의 회기는 오는 17일까지이나 그날이 공휴일이며 16일은 휴회키로 함으로써 이날 사실상 폐회된 셈이다. ◎국회통과 26개 의안 ▲광고물등 관리법 개정안 ▲도로교통법 개정안 ▲소득세법 개정안 ▲농업재해대책법 개정안 ▲수산업법 개정안 ▲한국마사회법 개정안 ▲환경정책기본법안 ▲대기환경보전법안 ▲수질환경보전법안 ▲소음ㆍ진동규제법안 ▲유해화학물질관리법안 ▲환경오염 피해분쟁조정법안 ▲한국노동교육원법안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안 ▲남북협력기금법안 ▲민족통일연구원법안 ▲국군조직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한국방송공사법 개정안 ▲한국방송광고공사법 개정안 ▲90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제5공화국에 있어서의 정치권력형 비리조사특위 국정조사결과보고 ▲조선대생 이철규군 변사사건조사특위 국정조사결과보고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안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등에 관한 법안 ▲5ㆍ18광주의거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상등에 관한 법안(폐기)
  • 외언내언

    용케 도굴 안당했었구나 하는 생각부터 난다. 김해시 대성동의 고분군에서 금관가야 왕릉을 처음으로 발굴했다는 소식에 접하면서. 열을 올린 일제가 도굴에 성공했더라면 무슨 날조를 했을 것인지 알 수 없다. 광개토대왕비문등을 생각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일본의 일부 국수주의 사관이 주장하는 소위 임나 일본부설은 이제 허구라 함이 정설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임나는 지정학적으로 보아 대마도였다는 「탈출구」까지 마련해 준 우리 학자(부산대 이병선교수)가 있을 정도로. 그만큼 여러 증거가 이미 땅 속에서 많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왕릉발굴은 결정적 쐐기로 된다. ◆설사 허구라 해도 자꾸 입에 올리면 진실과 격이 비등해진다. 「6·25 북침설」이란 것에서 우리는 그것을 느껴온다. 『북침설을 뒤집는 결정적 증거』 운운하는 말부터 우리로서는 우습기 그지없는 것. 논쟁할 가치가 없는 것을 두고 억지 논쟁을 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독도는 다케지마(죽도)』라고 하는 침략주의 망령 부활론도 그 유형. 유형이 같은 임나 일본부설도이젠 한때 지껄여 본 헛소리로 쳐버리는 게 옳다. ◆그동안 가야고분은 1백여기가 발굴 조사되었다. 이 지하의 실증물들은 사료 결여로 못밝힌 가야문화의 실상을 그런대로 우리에게 알려주어 온다. 가까이는 지난 88년 발굴조사된 합천군 옥전마을의 고분이나 경산군 임당고분도 그것. 옥전고분은 일본의 고분과 똑같은 것임을 보여 준 바 있다. 임당고분의 경우 순장풍습의 변천을 알게 해 주기도 했고. 이번 「왕릉」에서는 국내 최초의 파형동기가 출토되어 주목을 끌게 한다. 유물은 말 없는 말로써 가야를 설명하지 않는가. ◆가야가 땅속에서 드러날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저 중원의 발해. 중국에서 유적 발굴작업이 활발하다고 전해지긴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고구려 유민아닌 말갈족의 나라라 해석하는 터. 우리 학계와 함께 조사 연구하게 될 날을 기다린다.
  • 7·7선언 2년,한반도의 오늘(사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두달전에 발표된 7·7특별선언은 당시의 국내외 정세와 오늘의 상황을 연계시켜 볼 때 실로 획기적 조치였다고 평가될 수 있다.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이란 이름 그대로 7·7선언은 전후 동서 냉전구조속에서 대결적 상황을 지속해 왔던 남북한관계를 화해와 공존의 관계로 바꾸기 위한 민족 에너지의 응결이자 능동적인 통일노력의 표출이었다. 또 7·7선언은 대동구권 외교를 중심으로 한 북방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꾀했다는 측면에서도 시의를 얻었던 것이다. 2년이 지난 오늘 7·7선언에 담긴 정책의지는 여러 면에서 구현되고 있다. 올 상반기 집중적으로 펼쳐진 동구국가들과의 수교가 그것이었다. 특히 한소 정상회담은 7·7선언 정신에 입각한 전환기적인 우리 통일외교 정책의 효과를 일단 극점으로 끌어올린 쾌거였다. 특별선언당시 국내외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었다. 우리로서는 사상 초유의 올림픽 개최를 준비중이었고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따른 동구권 변화도 미처 표면에 나타나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서방세계는 소련및 동구권이 민주화 개혁과 국제협력의 방향으로 나갈 확고한 결의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들을 지원했다. 그것이 유럽의 안정과 세계평화,구체적으로는 국제적 화해와 군축실현에 유익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올림픽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국제적인 변화추세와 우리의 노력은 공산권으로 하여금 더욱 흔쾌하게 자신감을 갖고 서울올림픽에 참가토록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서울올림픽이 표방한 탈이데올로기적 화해의 정신은 동구권국가들의 민주화혁명을 가속적으로 촉진시킨 요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7·7특별선언은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파급효과와 가시적인 실적을 가져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능동적인 대북한자세의 정립이었다 할 수 있다. 그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민족적 자존심의 고양이랄 수 있고 화해정신의 구축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국민적 자신감과 자긍심은 올림픽을 전후하여 더욱 높아져 통일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확산되었다. 뿐만아니라 우리의 통일정책 추진에 있어 새로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는 국민적인 자각을 불러 일으키게 됐다. 문제는 언제나 북한이었다. 대내적으로 7·7선언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간의 단절과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조치였다. 그러나 북한은 그때나 지금이나 문을 열지 않았다. 폐쇄와 고립정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북한측은 마침 어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북측지역을 오는 8월15일부터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북측의 그러한 조치가 남북대화와 교류를 성공시키기 위한 개방노력의 일환이라면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그 속에 감춰진 다른 속셈은 없어야 할 것이다. 화해와 신뢰야 말로 7·7선언의 참뜻이기 때문이다.
  • 문화발전과 문화재원(사설)

    문화부의 문화발전 10개년계획을 보는 관점과 느낌은 각자가 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화도 발전계획을 세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여건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계획의 틀도 조정해 둘 필요가 있다. 이번 발표된 10개년계획은 국민적 차원에서 문화향수 측면을 보다 구체화하고 통일의 전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한국의 세계적 지위상승을 문화적으로도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단계에서 이루어졌던 몇차례 계획보다 진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계획에 따른 소요예산을 추산해본 것은 잘한 일이다. 3조8천억원이란 계수가 나타나,언뜻 많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러나 이 역시 10년이라는 기간을 산술평균으로만 나누어도 결코 대단한 수치는 아닌 것이다. 문화예산 보기의 척도로 자주 쓰이는 것은 정부전체예산의 문화예산 점유비율이다. 대부분 발전국가들이 1%를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0.35%에 불과하다는 비교를 한다. 하지만 국민의 문화향수 규모를 중시하는 관점의 척도는 연간 국민 1인당예산액이 얼마냐로 보는 것이다. 이 경우 예로 영국을 든다면 80년대에 있어 1인당 1만3천원을 넘어서 있다. 우리로써 환산하면 연간 5천6백억원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예산은 프로그램에 치중된 예산이다. 그러니 현재기준으로 우리의 10년간 3조원규모가 그다지 놀라운 것도 아니다. 문제는 예산확보 전망이 없는 계획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있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우리가 경제발전 못지않게 문화발전도 이루어져야 하며,오히려 이제부터는 문화발전의 부가가치가 경제발전을 돕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인식에까지 와 있는 것이라면,이 정도 예산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하느냐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문화예산은 아직도 우리의 정규예산구조에서 얻어내기 어렵다. 하기는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경향은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것이다. 따라서 문화예산은 그 나라 사회문화구조속에서 별도의 재원을 찾게 마련이다. 캐나다는 문화복권제도를 사용하고 프랑스나 독일등 유럽제국은 복사기기들에서 저작권 부과금제도도 운용한다. 미국은오랜 관행으로 기업들의 문화기부금으로 대부분을 충당한다. 이런 제도나 관습이 없는 경우는 결국 이런 제도들을 만들거나 국고가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전혀 제도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방송공익자금을 문화영역에 사용해 온 것은 하나의 제도이다. 그러나 영역간 이해도나 권익의 주장이 달라 이 제도의 운영도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오늘날 계획의 부실함을 방증하는 것은 아니다. 해야 한다고 동의하는 게획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어떤 재원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연구해보는 것만 우리가 할 일이다. 예산이 적으므로 그동안 우리의 문화행정은 피할 수 없이 나쁜 문화 내용들을 규제하거나 덜어내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문화발전이란 나쁜 문화내용물을 덮어 누를 수 있는 좋은 문화내용물의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 좋은 문화를 고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현단계에서 우선 할 수 있는 일들을 모범적으로 시작하면서 문화재원 창출에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외언내언

    문희공 신개는 요직을 두루 거친 조선조 초기의 상신이다. 세종때 북방의 침입이 잦은 야인정벌을 주장했던 사람. 「고려사」 수선에도 참여한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외가에서 자랐다. 어느날 외숙이 모든 아이들을 불러 앉혀놓고 야단을 친다. 새로 도배해 놓은 곳에 낙서한 놈이 누구냐면서. 외4촌들은 모두 변명을 하는데 공만은 묵묵부답. 『그러고 보니 네가 했구나』. 외숙은 공을 다그쳤다. 공은 조용히 일어나서 낙서한 곳으로 가 팔을 뻗어 올렸다. 그 낙서에 닿지 않는 게 아닌가. 외숙은 그때 공의 그릇을 짐작했다고 한다. ◆진실이 숨겨지는 것은 아니다. 말을 않고 있다 하여 키도 안닿는 문희공이 낙서를 했을 턱이 없다. 그렇건만 했다는 말이 일부 호사가들에 의해 그럴싸하게 번지기도 했던 「6ㆍ25 북침설」. 그런데 요근래 북한에서 고위직에 있다가 소련으로 망명한 「외4촌들」이 적잖이 내한하여 그 당시의 상황을 증언한다. 그들은 남침 준비ㆍ진행에 가담했던 사람들. 그 「낙서」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진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때는 「낙서의 정당성」을 믿었던 그 입으로. ◆우리로서는 북침설이네 남침설이네 하는 말 자체에 두드러기가 난다. 논쟁거리도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논쟁을 하게 되면 북침설이라는 것이 「기습남침」과 격이 같아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허위가 진실과 같은 자리로 됨을 의미하는 것. 그런터에 많은 「외4촌들」이 와서 진실과 허위의 사이를 갈라 놓는다. 성중형외­참된 것은 숨기려 해도 밖으로 나타나는 법. 진실을 털어놓는 「외4촌들」은 시일이 흐른 다음에야 「낙서」의 잘못을 알고 뉘우친다. ◆6ㆍ25 일어난지 어언 40년. 이제 지구촌의 공산부락들에까지 새 바람이 불건만 철벽을 쌓고 변하지 않는건 북녘땅 정권뿐이다. 저들은 오늘도 「미제와 남조선」이 북침기회를 엇본다고 떠들어대고 있고. 북녘땅에 산들바람 불날은 언제일꼬.
  • 북한의 대화신호(사설)

    북한이 근 반년가까이 외면해오던 남북대화를 다시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그들이 마음을 돌려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온 터여서 이를 마다할 계제는 아니다. 다만 북한측이 대화재개의사와 함께 회담날짜까지 빠듯하게 잡았기 때문에 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동안 북한측의 대화거부자세는 매우 지속적이고 완강했다. 지난 13일에도 평양방송은 한소 정상회담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모든 남북대화를 거부한다고 밝혔었다. 그것은 지난해 말 팀스피리트훈련을 핑계로 모든 대화를 거부했던 때보다 더 심한 것이어서 우리는 남북대화의 앞날에 암담함조차 느꼈던 것이다. 이제 대화에 관한한 그들의 태도가 조금 변한 듯해 끊어졌던 대화는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측의 태도변화에는 몇가지 복선이 도사리고 있는 듯 여겨져 개운찮은 감정을 갖게 한다. 첫째 그들은 돌연한 대화재개를 제의하면서 한소 정상회담및 한반도변화의 내용과 관련,신랄한 대남 비방을 서슴지 않았다. 그로 미루어 앞으로 재개되는 대화가 북한측의 일방적인 대남비방 선전장화 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둘째 그들은 지난해 성사될 뻔했던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뒤로 돌리고 고위급 회담및 국회회담 예비접촉을 먼저 내세웠다. 그 두 회담은 다른 접촉에 비해 비교적 정치성을 띠고 있는 대화이다. 가장 순수하고 인도적인 적십자회담이나 스포츠ㆍ경제회담 등을 배제한 저의로 미루어 회담전망은 별로 밝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셋째 회담재개 의사속에 대화 그 자체를 성사시켜보려는 성실성과 진실이 담겨있지 않다. 항상 강조하는 바이나 무릇 모든 대화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나 비방하고자 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을 때 그 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설혹 이뤄진다 하더라도 결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간의 북한의 태도와 자세로 미루어 그들은 재개될 남북대좌에서 한소 정상회담의 비난은 물론 이미 그들이 제기한 바 있는 이른바 범민족대회 개최,대북 관계법안 폐지를 되풀이 주장하는 등 선전공세로 나올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 그들의 주장과 공세에 일일이 댓거리할 수도 없고 그러자니 대화는 진전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결실은 커녕 불신만 누적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도 북한의 대화자세가 근본적으로 대화와 교류에 목적을 두기보다 전반적인 대남 전략의 일환으로서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들은 자기들이 불리할 때는 일방적으로 기피ㆍ거부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다가 필요할 땐 이번처럼 느닷없이 대화를 제기하고 나서곤 하는 것이다. 다른 문제와 달라 남북한간의 대화는 가장 소중하고 본질적인 과제에 속하는 것이다. 민족의 재결합을 모색하고 분단상태를 해소해 보자는 대화에 성실성과 순수성이 결여된다면 그것은 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북한은 안팎의 변화에 눈을 크게 떠야한다. 특히 동구권의 개혁과 우리 북방정책의 성과를 눈여겨보고 새로운 대화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이다.
  • 북한의 핵보유 이후… (사설)

    북한의 핵제조능력및 보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오는 95년까지 북한이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된 지는 오래됐다. 그런 북한이 이번에는 동독과 루마니아 전정권으로부터 농축 우라늄과 전문가를 지원받아 곧 핵무기를 제조할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특히 북한의 핵능력이 소련에 의해 확인됐고 그 개발 단계로 보아 그들이 핵무기개발과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다 하더라도 제동을 걸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전문가들 견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동서냉전시대에도 핵에 대한 인류의 공포와 공동대처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핵무기생산을 자제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백40여개국이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있다. 또한 그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고 이를 무기로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는 이들 나라와 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평화적 이용에 사용되는 모든 핵시설과 원료를 국제적 감시하에 두도록 했다. 그러나 북한은지난 85년 핵확산방지조약에는 가입했으면서도 5년이 지나도록 이 조약의 의무규정인 현장검증을 위한 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이제와서 판단컨대 그들의 태도로 보아 그들은 핵무기를 개발보유할 때까지 계속 서명을 거부할 심산인 듯하다.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이미 지난 2월 핵개발계획을 추진중인 북한이 앞으로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시기에 중국의 한 관계자도 북한의 핵능력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들이 지적한 「어느 시점」이 앞으로 6개월 즉 91년도 이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련으로부터 핵기술을 지원받는 한편으로 핵연료의 독자적인 확보를 위해 판문점 북방 50㎞에 위치한 평산에서 양질의 우람늄광을 채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이 이제 와서 북한의 핵능력에 경각심을 갖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여론에 호소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가 초래할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즉 세계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이후의 세계 또는 한반도의 사태악화를 경계하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 당국자들의 예측할 수 없는 모험적 성격에 비추어 그들 핵개발 능력에 대한 국제적 감시가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위험한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도 이미 국제적으로 확인된 북한의 핵능력의 완결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북한이 핵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하도록 국제적인 여론과 압력을 가중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핵은 무섭다. 그것은 장난감총에 장전하는 딱총화약이 아니다. 전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 화해와 군축의 시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전쟁을 좋아하는 집단이 핵마저 갖추는 경우 그 이후의 가공할 결과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북한은 그들 입장을 세계에 밝히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 새 민방과 방송인의 역할(사설)

    14일 정부에 의해 확정 발표된 방송구조 개편안에 대해서 우리는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자 한다. 전파의 주인인 국민에게 채널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하고,재벌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독점당한 상태에 있는 광고능력을 확대하여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사실상의 방송독과점 상태로 인한 방송의 질저하를 막기 위해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TV가 생겨야 한다. 그러나 새 TV가 또다시 공영으로 설립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의 재정능력도 문제려니와 새 채널에 보내는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공영체제로는 부족하다. 개편안이 민방의 허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것은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제로 방만한 KBS의 운영을 분리 특성화하고,방송위원회의 기능을 프로그램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며,민방의 상업주의적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 광고공사를 존속시켜 기능강화한다는 안에도 시행상의 보완을 전제로 수긍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민방」이 「사방」으로 전락하여상업주의적 타락상태로 방송매체를 오도하는 사태가 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와 함께 막대한 재력을 필요로 하는 방송사의 신설을 빌미로 특정 재벌이나 유사한 재벌들의 공동참여로 재벌기업의 비대화에 기여하게 한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관장부서인 공보처도 이런 문제점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갖가지 봉쇄장치를 구상중이며 추후 더욱 보완해 갈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무한대로 펼쳐진 공중의 통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위성방송시대를 맞고있는 지구촌시대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적응해가는 것이 살아 남는 길이기도 하다. 이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기성체제나 기득권에 안주하며 개혁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다. 그런 뜻에서 이번 개편안에 대한 일부의 대응이 「방송장악 음모」라는 가상의 적에게만 집착되어 있는 듯한 인상은 유감스럽다. 이른바 「방송장악 음모」를 편하게 하는 것은 민방구조 보다는 공영구조일 것이다. 또 설사 그런 기도가 잠재해 있더라도 그걸 감시하고 분쇄할 역할은 방송계가 맡아야 한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개편안은 많은 것을 유보한 채 큰 원칙과 방향만을 정했을 뿐인 이를테면 반제품이다. 민방설립도 추진기구를 따로 만들 것이고,2단계 3단계의 개편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있다. 이 개편안이 추진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체가 되고 선도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기왕에 훈련되고 축적된 방송인력이 활용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새로운 정책을,기왕에도 그랬듯이 「타도해야 할 적」처럼 경계하는 것은 국민에게 공감도 못받을 것이고 국가적으로 낭비일 뿐이다. 새 민방의 잉태과정을 똑똑히 지켜보고,기존방송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견제하고,상업주의의 몰지각한 진출을 봉쇄하고,무엇보다고 방송내용의 질적 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가 어떻게 개발 정착해야 하는지 지혜와 감시를 하는 일에 방송인은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특정세력의 음모와 전횡을 차단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 북한의 DMZ 핵기지 건설(사설)

    지난 2월 서울을 방문했던 체니 미 국방장관은 귀국직후 미 의회증언에서 북한의 핵개발계획이 동아시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 무렵 동구권에서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민주화 개혁추세에 따른 국제적인 화해와 군축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동서의 모든 국가들이 전후 냉전체제의 종언을 선언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국제적으로 검증되고 있었던 북한의 핵개발은 이같은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무모한 전쟁대비책동으로 보여졌던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는 한반도의 휴전선 비무장지대(DMA) 부근에 새 탄도미사일의 발사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발사대 2기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을 개량하여 자체개발한 이 새 탄도미사일은 그 사정거리가 5백 내지 6백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남한전역이 그 사정권에 들며 핵 또는 화학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한반도 안전문제와 관련하여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이 특히 미국의 첩보위성에 의해 이미 이달초에확인됐다는 점에서 매우 심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나 핵운반수단의 확보 내지 실전배치는 크게는 국제정세의 신데탕트 분위기와 군축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는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근본적으로 깨고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에 또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실질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휴전선 일대에 그들 전병력의 70%이상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특히 전쟁상황 또는 기습공격시 전후방 이동 등 기동이 자유로운 자주포를 비롯하여 대공포ㆍ견인포와 주력 전차,장갑차등 모든 공격 전력을 휴전선 북방한계선에 은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제적인 추세발전에 힘입어 한반도에서의 군비통제 또는 군축논의가 활발해질 계제에 이른 것도 사실이다. 또 우리쪽의 대화노력과 방안 가운데에는 구체적인 군축협상도 포함돼 있다. 북한 당국 자신도 최근에는 남북한 군축문제와 관련하여 몇개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전해진 바로 본다면 북한의 태도는 실제와 다른 것이드러났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겉고 속이 다르다면,더구나 그것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직접 관련되는 군사적 사항이고 보면 우리로서도 만반의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미소를 비롯한 국제여론의 권유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핵안전협정(IAEA)에 서명하기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그들의 그같은 거부자세가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의 핵기지 설치와 관련됐다면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한소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ㆍ북한이 북경등지에서 접촉했다고 하나 그 역시 이 핵안전협정 서명과 관계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우선 북한이 핵무기 개발내지 새 미사일기지 설치설과 관련하여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본다. 북한이 그동안 한반도의 비핵화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해 왔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그들이 현명치 못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 KAL 8월께 북경 취항/중동 정기노선/어제 처음 중국령 통과

    중동노선의 우리나라 정기여객기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통과 운항했다. 8일 하오 서울 김포공항을 떠난 대한항공 801편이 중국의 상해∼곤명 항로를 거쳐 9일 아침 첫 기착지인 바레인에 안착했다. 대한항공 정기여객기의 이날 중국영공 통과는 지난달 21일 중국항공 당국이 우리교통부에 곤명노선의 운항을 허용해옴에 따라 이뤄졌으며 대한항공은 앞으로 주1회의 서울∼바레인∼제다∼트리폴리 노선을 정기적으로 이 항로로 운항한다. 중국 영공통과로 대한항공 중동노선은 순수한 비행시간만 37분을 단축했으며 방콕에의 기술착륙시간을 포함하여 실제로 모두 2시간10분을 단축하게 됐다. 곤명항로의 이용은 교통부와 대한항공측이 지난 80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88년 서울올림픽때 중국측의 한시적 특별허가로 중동국가대표 등을 태운 55편의 부정기여객기가 운행된뒤 운항길이 막혔었다. 한편 교통부와 대한항공의 고위관계자들은 이날 『우리의 정기여객기가 중국영공을 정기적으로 통과하게 된 것은 한중 항공교류에 있어 획기적인 일』이라고 밝히고 『일단 영공통과가 이뤄진만큼 우리로서는 북경취항이 하루 빨리 이뤄져 양국의 항공교류가 본궤도에 오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이전에 서울∼북경항로가 개설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빠르면 8월쯤 북경취항이 이뤄질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 “성사여건 안돼”/외무부선 부인

    유종하외무부차관은 7일 『현재로서는 한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여건이 안되어 있다』고 말하고 『중국측이 노태우대통령의 방중을 초청할 입장이 아니며 우리로서도 노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입장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남북정상 연내회담 추진/여권 노·고르비회담직후 획기적 대북 제의

    ◎통일대비,내년초 내각제개헌 여권은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소간 조기수교를 달성하고 연내 남북한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남북관계 진전의 결정적 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내년초 남북통일에 대비한 정치체제로 내각제개헌을 추진한다는 정치일정을 마련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관련,한소 정상회담직후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획기적 대북제의를 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며 남북한 경협문제까지 포함,남북한 정상의 조기회담 성사를 위한 공식·비공식 대화노력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이날 『정부는 당초 한소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한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면서 『지난해초 우리가 북한에 20억달러의 경협을 제공하고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자는데 남북한간 의견접근이 이뤄졌으나 막바지에 북한측이 뚜렷한 이유없이 이를 틀어 남북한 정상회담이 무산됐었다』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이제 한소 정상회담이 성사됐으므로 다시 남북한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도 대외개방압력에 못이겨 남북한 정상회담에 응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와관련,『남북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우리로서 남북통일에 대비한 정체변혁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것은 내각제 개헌추진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금년내 남북한 정상회담,내년초 내각제 개헌이 바람직한 정치일정』이라고 밝혔다.
  • 남북한 군축의 현실과 조건(사설)

    포괄적으로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 세계는 군비의 통제 또는 축소 다시말해 군축의 형식으로 전쟁과 평화의 문제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오늘날 냉전체제의 종결이라거나 국제적인 화해의 시발점은 미소를 주축으로한 동서간나 군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군축의 문제는 이제 냉전의 마지막 지역이라고도 할 한반도에서도 직접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기실은 한반도문제해결의 핵심일 터이고 국제적으로는 역사의 반전에 따르는 시대적 추세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한반도 군축문제에 관한 입장과 태세가 정부차원에서 확실하게 천명된 바 있다. 국방당국이 『현실적인 군비통제방안을 장기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전략적 신축성을 갖는다』고 밝혔고 통일원당국도 『북한과 군축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배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상호 군사적 신뢰구축,군비통제,군비축소 등 남북 3단계 군축안이 바로 이러한 군축정책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남북한의 군축논의에는 전제가 따른다. 남북 쌍방이 국가체제및 안보현실을 상호 존중하면서 군사적인 신뢰구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볼때 북한측이 최근 제시한 한반도 비핵지대화,외군철수,상호10만이하 병력보유 등의 군축안은 현실여건과 전제조건 양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허구투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병력 함정 전투기 탱크와 같은 물리적 군사력을 수량면에서 감축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결양상과 사회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상호개방과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40여년을 고수하고 있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 남북한의 군축을 논의하려면 그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음 단계로 상호군사력의 규모와 구조 그리고 배치상황에 대한 공개와 실사가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군축논의 자체가 진전없이 맴돌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남북한이 군축협상 테이블에 대좌하려면 첫째 서울 북방에 집중 포진돼 있는 북한 전력의 배치전환이 있어야 한다. 수도 서울을 지척거리에 둔 서부전선에의 북한군 배치는 가공할 만하다. 50여개의 기계화 여단과 4천문 가까운 각종 포,3천여대의 탱크들이 그들 전병력의 70%와 함께 휴전선에 전진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현역 병력은 지금 1백20만에 달한다는 것이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최신분석이다. 둘째 북한은 전인민의 무장화,전국토의 요새화 등 4대 군사노선을 수정해야 한다. 3백만 노동적위대의 무장이 노리는 바가 명백한 이상 그 또한 효과적인 군축논의의 장애가 된다. 한반도의 군축논의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또다시 전쟁은 말아야 한다. 뒤에서는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하며 군축을 제안함은 평화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 힘과 노력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돌린다면 남북한은 당장이라도 군축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한반도가 더이상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 생필품 수출ㆍ건설진출 활기띨듯/정상회담 계기로본 한ㆍ소경협의 앞날

    ◎내일 경제사절단 파견,회담효과 극대화 모색/소,40억불 차관 요청… 투자보호협정 서둘러야 북방정책이후 급속도로 진전돼온 한ㆍ소경제관계는 양국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속히 확대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 확실시 된다. 그것은 소련측이 정치적인 이유 못지 않게 경제적 측면에서 대한관계개선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역관계만 보더라도 지난해 6억달러(수출입 포함)규모에서 올해는 12억달러로 2배정도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대ㆍ삼성 등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대규모 현지 합작공장건설 및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한ㆍ소정상회담은 이같이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급속도로 증진시킬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공산권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정상회담의 파급효과는 국내 경제 곳곳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우선 대소특수가 일어나 부진상태에 있는 국내경기에 활로를 터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소련측이 우리에게 40억달러상당에 이르는 대규모의 차관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듯이 앞으로 대소경제확대의 폭은 우리측이 이같은 소련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최근 소련은 우리의 상품을 수입해간 대금을 제대로 못갚아 3천만달러에 이르는 미불사태까지 빚어 국내업계가 다소 움츠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소련 내부의 경제문제 즉,인플레ㆍ물품사재기ㆍ재정적자 등 만성적인 경제침체로 경제개혁의 성패가 불확실한 상태이다. 따라서 희망적인 요인만 있는게 아니라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ㆍ소 양국간의 교역은 우리의 북방정책이 추진되기 이전인 80년대 초반부터 간접교역 형태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대소수출은 81년에 2천76만5천달러에서 87년에는 6천7백23만1천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1억달러미만의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북방정책이 추진된 첫해인 88년에 1억1천1백56만6천달러로 1억달러선을 넘어섰으며 89년에는 2억7백74만6천달러로 급증했다. 올들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의 수출량은 1억3천6백69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81년에 9백93만7천달러이던 것이 88년 1억7천8백31만2천달러,89년 3억9천1백7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 1∼4월까지의 수입량은 1억1천3백14만4천달러를 기록했다. 수지면에서는 86년부터 우리가 계속 적자를 보여 89년에는 1억8천3백95만4천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들어 4월까지는 2천3백54만6천달러의 흑자로 반전됐다. 품목별 수출입현황을 보면 섬유류,선박(수리),철강,전기ㆍ전자 등이 우리의 대소수출주종품목을 이루고 있고 이밖에 기계와 비누ㆍ치약,신발 등 생필품도 수출되고 있다. 우리가 소련에서 수입하는 품목은 철강ㆍ금속,석탄,목재ㆍ펄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농ㆍ수산물과 기계류도 소량 수입되고 있다. 현재 소련과 합작투자진출한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하나 30여개업체가 합작진출을 추진중이고 어업협력은 동원산업ㆍ고려원양 등 5∼6개업체가 현지업체와 공동어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무역협회는 2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정ㆍ재계인사 24명으로 구성된 대소경협단을 파견,정상회담의 무드를 경협확대로 연결시킬계획으로 있다. 삼성ㆍ대우ㆍ현대 등 국내 굴지의 기업체들이 이미 소련현지에 진출,각종 합작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이번 한소정상회담을 기폭제로 국내기업들의 대소진출과 양국간 경제교류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대소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투자보장협정체결등이 양국국교수교를 계기로 해소된다면 대소경협은 대전환의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소관계개선에 따라 우선 가시적으로 떠오르는 경제적 효과로는 대소수출증대와 시베리아건설개방에 따른 건설업의 진출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업계는 양국의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극심할 정도의 생필품난을 겪고 있는 소련에 치약ㆍ치솔ㆍ내의ㆍ피혁ㆍ신발 등 생필품의 수출증대가 기대되고 소련의 경제활성화추진에 따른 기자재ㆍ부품 및 중간재성격의 플랜트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소련주민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ㆍ퍼스널컴퓨터ㆍ사무용기기ㆍ카메라 등의 수출도 크게 신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있는 시베리아의 개발에 따른 건설수요가 무궁무진해 소련내 건설진출에 획기적인 진전이 예견되고 주택ㆍ호텔ㆍ빌딩ㆍ공공시설물 등 주거용건설수요와 공장ㆍ광산ㆍ유전ㆍ삼림개발 관련시설의 건설진출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보장협정등 양국경협분위기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적장치가 마련됨으로써 소련의 인공위성 등 첨단기술을 들여오고 우리측이 가전이나 화학과 관련된 기초기술을 제공하는 기술교류까지 진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수입선이 미국과 일본에 치우쳐 대일역조등의 부작용에 시달려온 우리로서는 시베리아산 원유와 가스,석탄 원목 펄프 등의 원자재를 유리한 조건으로 수입,수입선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 냉동어류와 신면 모피 귀금속 등도 주수입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소경협의 가시화와 함께 국내업계에서는 종합무역상사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생필품수출의 비중이 높은 중소무역업체들까지 대소무역거래가 파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대우 선경 등 주요수출상사들과 세계물산 신성통상 협진양행 신원통상 등의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소경협은 북방정책으로 그 1막이 올랐다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다높은 차원의 2막이 열리는 셈이된다. 그러나 큰 장애요인은 걷혔다 하더라도 소련내의 사정,국내지원체제의 미흡등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잡다한 문제들이 적지않게 남아있다. 그런점에서 한때의 소나기식 협력체제보다는 장애요인을 하나씩 거둬가면서 차근하고 꾸준한 진척이 이뤄질수 있도록 하는 쌍방의 협력이 우선 앞서야 겠다.
  • 일본은 이제 행동의 사죄를(사설)

    아키히토(명인) 일본국왕은 지난날의 일제가 한국민에게 범한 과오에 대해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가이후(해부)총리도 『겸허히 반성하며 솔직히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맞은 일본의 사과요 사죄다. 예상했던대로 상징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미흡한 내용이다. 총리의 솔직한 사죄를 곁들이고 국왕의 사과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기되는등 평가할 만한 노력의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나 국왕의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반성과 사죄의 부분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는 말은 일본인들도 사전을 찾아 보고서야 그 뜻이 무엇인지를 알 만큼 어렵고 요즈음은 쓰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깊은 유감의 뜻」 정도의 의미이나 해석은 여러가지가 가능한 모양이다. 왜 그렇게 어렵고 애매한 용어를 꼭 써야만 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일본은 일본대로 해석하고 한국은 한국대로 편리하게해석할 수 있는 융통성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니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일본의 지난 과오에 대한 사죄는 말한마디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행동의 사죄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여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죄의 참뜻은 자발성과 진실성에 있다. 그 자발성과 진실성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죄의 표현을 못하는 이유로 헌법사정,왕실사정 등을 들었으며 그런 사정들의 불가피한 결과요 최선의 선택이 「통석의 염」이란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정부는 이제부터 일본의 진실성을 증명해 보여줄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과거에 대한 진심의 반성과 사죄를 표시할 효과적인 방법은 국왕의 사죄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국왕의 사죄를 중시하는 것은 그것이 그러한 진실되고 행동적인 반성의 상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 문제라든가 적자일변도의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노력이라든지 경제ㆍ기술협력문제,안보ㆍ외교협력문제 등 일본이 한국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의 사죄를 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들 분야에서 성실하고 우호적인 협력의 자세를 보인다면 일본의 진심에 대한 우리의 의문은 깨끗이 가실 것이다. 21세기를 지향하는 한일 협력의 새 시대는 말이나 선언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노대통령이 『이제 두나라는 참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과거를 씻고 우호ㆍ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답사를 한 것은 이제부터의 일본의 행동의 사죄가 이어질 것을 전제로 한 관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현재를,그리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중요시한다. 일본은 우리로 하여금 더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게끔 행동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필요로 하고 있는만큼 일본도 우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새로이 재편되고 있는 세계질서는 한일의 진정한 협력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 동ㆍ서독의 경제통일(사설)

    동ㆍ서독은 18일 경제ㆍ통화ㆍ사회통합 협정에 조인함으로써 통일을 위한 또하나의 중요관문을 통과했다. 오는 7월2일 이 조약이 발효되면 동ㆍ서독은 45년간에 걸친 분단상태를 사실상 청산하는 경제ㆍ사회통일을 달성하게 된다. 베를린장벽 붕괴 6개월,동독의 자유총선실시 2개월만의 신속하고도 순조로운 진행이다. 이번 협정으로 동독은 서독의 대규모 재정지원을 배경으로 중앙통제식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를 버리고 서독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서독과 통일된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며 기존 공산주의 법제도를 폐기하고 서독의 법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서독의 마르크화가 동ㆍ서독의 유일한 공식화폐로 되며 통화관리등 경제정책의 모든 책임은 서독정부가 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서독경제의 동독경제 흡수통합이며 동독경제 주권의 서독이양을 의미한다. 자본주의경제에 대한 사회주의 경제의 완전 항복문서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나아가 서독에 의한 사실상의 동독흡수 통일이라고 할 수있으며 이제는 동서독의 통일이 돌이킬 수 없는기정사실로 굳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경제ㆍ사회통일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며 문제는 이 제도를 여하히 효과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완전통일을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 하겠다. 지난 40여년동안 중앙통제식 계획경제에 안주해온 동독의 사회주의 경제가 물과 기름의 관계라 할 수 있는 서독의 자본주의 경제에 어떻게 조화롭게 흡수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같은 사회주의대 자본주의 분단국의 입장에 있는 우리로서는 우리문제해결에 참고가 될 수 있는 하나의 교훈적 모델로서 크게 주목된다 하겠다. 생체이식수술의 경우와 같은 거부반응의 위험은 없을 것인가. 인플레와 실업사태 등 벌써부터 허다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서독 당국자들은 이 모든 위험을 강력한 서독경제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ㆍ서독의 경제통일과 관련해 또 한가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점은 그것이 국제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서독정부는 동독과의 통합자금조달을 위한 7백억 달러규모의 채권발행 구상을 밝히고 있다. 동독과 함께 소련ㆍ동유럽 경제재건에 서방의 자금이 몰리게 되면 아시아ㆍ아프리카 및 중남미의 개발도상국과 누적채무국에 대한 지원자금의 고갈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독과 소ㆍ동유럽이 세계자금의 「블랙 홀」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결과적으로 국제자금부족과 금리상승사태까지 겹치게 될 경우 세계경제,특히 개발도상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될 우려가 크다. 소ㆍ동유럽의 민주화개혁과 동ㆍ서독의 통일은 국제정치질서의 근본적인 재편성을 강요하고 있는 동시에 국제경제질서의 큰 변화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하겠다. 아무튼 독일의 경제 통일은 15년 전의 베트남 무력적화통일과는 다른 전후 최초가 될 분단국의 평화적 민주화통일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크게 고무적인 사태의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건설 경쟁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가져온 결과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하겠다.
  • 외언내언

    유엔자료에 1950년이후 세계의 경제적 생산량은 인류문명 시작부터 1950년까지의 총생산량 4배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니까 50년대부터의 10년은 최소 1950년이상분과 같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놀라운 진보인가. 물론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불과 40년사이에 인류가 얻어낸 이 대답은 오히려 「진보에의 환상」이라는 표현이다. 환경의 심각한 변화와 마주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1988년 미국의 곡물생산은 87년에 비해 무려 27% 포인트나 격감됐다. 7천4백만t에 해당한다. 같은 해 소련도 8% 1천6백만t,중국마저 2% 7백만t이 감소됐다. 이 9천7백만t의 감량 주원인이 다 의외의 고온과 저온 또는 가뭄이다. 온실 효과에 대한 느낌이 조금은 공포감같은 것으로 변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인구는 늘고 있다. 90년대에는 연간 9천만명이상씩 늘 것으로 보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식량 양만 2천8백만t이다. ◆우리도 근자에는 자못 환경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서울 도심에 아황산가스 측정수치도 계시하고 TV뉴스에도 이를 매일 보도하는 단계에 왔다. 그러나 이정도 관심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성층권 오존층의 파괴로 지표에 닿는 자외선 투과량이 2% 증가할 때 이것만으로도 콩과류의 생산이 7%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와 있다. 공해를 추방하자는 구호쯤으로 대처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환경청이 발족된지 10년만에 환경처로 승격하고 내년부터는 환경오염에 항공감시체계를 갖추겠다는 발표를 했다. 우리로만 보자면 장족의 진전이다. 그러나 아직 환경처 활동력은 유아기에 불과하다. 또다시 10년을 지난 10년처럼 보내기엔 환경변화의 상황이 너무나 급격하다. 항공감시도 시작하는구나 정도의 느낌으로 볼 일이 아니다. 더 많은 장비와 대처기술들을 빠르게 수용해야만 할 것이다.
  • 경찰의 KBS진압 「여의도작전」 이모저모

    ◎산발저항속 45분만에 “해산완료”/노조원 대부분 귀가한 뒤에 진입개시/안위원장은 지하통로 거쳐 미리 피신 ○…30일 하오 11시15분부터 진입을 시작한 경찰병력은 본관 2층 민주광장과 IBC빌딩등 두 방향으로 진출,먼저 민주광장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3백50여명의 노조원들을 둘러싸고 있다 하오 11시40분쯤부터 연행을 시작. 민주광장에 있던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연행에 순순히 응하는 모습이었으나 방송국 스튜디오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농성을 벌이던 일부 노조원들은 경찰의 연행에 완강히 저항하며 『방송민주화』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그러나 이날 작전은 별다른 불상사없이 농성자들을 전원 연행함으로써 작전개시 45분만에 완료. ○…이날 본관2층 로비와 IBC건물 곳곳에서 농성중이던 사원3백여명을 연행한 경찰은 이들을 경찰버스에 태워 영등포경찰서 등 서울시내 각경찰서에 분산 수용,밤새 조사,농성가담의 정도를 분류. ○…이날 하오 KBS사원들이 투표를 통해 방송정상화안을 부결하자 경찰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KBS에 대한공권력재투입이 임박했음을 예고. 특히 공권력 투입의 최고책임자인 안응모내무부장관이 이날 하오 9시40분쯤 치안본부에 들러 김우현치안본부장등 경찰고위간부를 불러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숙의하면서 공권력투입은 확정적. 안장관은 기자에게 『KBS사태의 악화로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KBS사원들이 다중의 힘으로 정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고 격앙된 어조. 그는 또 『민중세력은 사회주의를 통해 세상을 한번 잡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지만 KBS사원들이 의도하는 바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특히 안장관은 기자들과 만나는 도중 총리실에서 걸려온 것으로 보이는 전화를 받고 『본부장등의 보고를 듣고 곧바로 전화를 다시 하겠다』고 말해 정부의 공권력투입결정이 상당히 어려운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 ○…공보처관계자들은 KBS비상대책위원회의 방송정상화 결정이 사원총회에서 부결되고 곧이어 공권력재투입으로 이어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공보처 관계자들은 청와대특사로까지 오인된 김용갑 전장관의 사태수습방식이 결국 「악재」로 작용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비난. 이날 저녁 밖에 있다가 비서관의 연락을 받고 밤 9시30분쯤 집무실에 돌아온 최병렬공보처장관은 즉각 강용식차관ㆍ이덕주매체국장 등을 불러 구수회의를 열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혹시 KBS공권력 재투입이 다른 방송사의 동맹파업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는 후문. 최장관은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KBS사태가 결국 공권력 재투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4개서에 분산 수용 이에앞서 강공보처차관은 하오 9시50분쯤 김우현치안본부장과 사태수습을 최종 협의했으며 거의 같은 시간 김학준 청와대사회보좌역은 공보처로 전화를 걸어 이매체국장으로부터 KBS사태를 보고 받는 등 공보처주변은 공권력재투입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 최장관은 공권력재투입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과 같은 심정이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국민의 기대를 이렇게 저버릴 수 있느냐』고 한탄. 최장관은 이어 짤막한 논평을 한 뒤 『이제는 우리로서도 어쩔수 없다』고 해 공권력투입을 기정사실화. 최장관은 그러나 『공권력을 정말 투입하느냐』는 물음에는 『그것은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그래도 방송정상화를 요구하는 사원들이 많은데 성급한 공권력투입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 상황에서 「성급한」이라는 형용사는 맞지 않는 듯 하다』고 강조. ○…경찰관계자들은 이날 KBS에 대한 공권력투입작전을 「여의도진압작전」이라고 명명한 뒤 세부적인 작전계획을 모두 완료해 놓고 찬반투표 개표 당시 KBS안에 있던 노조원등 3천5백여명의 직원들이 빠져 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모습. 치안본부고위간부들은 이날 하오부터 KBS에 대한 공권력투입여부가 커다란 관심사로 등장하자 『우리로서는 알지도 못하고 말할 수도 없지만 농성인원이 3백∼4백명으로 줄어야 공권력 투입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공권력 투입시간이 KBS농성인원에 달려 있음을 시사. ○…이종국서울시경국장은 이날 하오 9시30분쯤 점퍼차림으로 안병욱시경2부장을 대동하고 청사를 출발,하오 10시쯤 여의도 현장본부인 대광장파출소에 도착,10여분간 진압작전 도상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한 뒤 하오 10시35분쯤 KBS사옥 주변을 직접 돌아보며 작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 안부장은 이 자리에서 『KBS공권력 투입은 현대중공업사태와는 달리 단순히 사전구속영장을 집행하는 것으로 최루탄은 필요치 않다』면서 『KBS에로의 진입이나 연행과정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수노조위원장은 경찰이 투입되기 직전인 이날 하오 10시40분쯤 기자들과 만나 『공권력투입이 확실시돼 위원장직 사퇴와 비상대책위 개편을 유보하겠다』며 당초의 입장을 변경. 안위원장은 김용갑전장관과의 서사장퇴진 밀약설에 대해서는 『김 전장관의 말을 선의로 받아들였다』고 말해 밀약이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 그는 또 『김 전장관이 「대통령 특사」라는 말을 뒤집어 개인자격 운운하는 바람에 사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면서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김씨와 정부측에 있다』고 주장. 안위원장 등 조합원 10여명은 기자들과 만난 직후 KBS보도진들이 갖고 다니는 무전기에서 「경찰이 투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이 들어오기 10분전쯤 황급히 대피. 경찰은 11시15분쯤 「비상대책위」의 출입구를 막고 사무실로 들어왔으나 노조간부들을 연행하는 데 실패. 30여평 규모의 비상대책위 사무실은 오랫동안 농성을 벌여와 집기와 비품이 여기저기 널려있는데다 경찰까지 들어와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 ○간부 사후대책 숙의 ○…안병욱시경제2부장과 정동수영등포경찰서장은 작전이 시작되자 사장실 등이 있는 본관 6층에 올라가 회사측 간부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위원들의 소재를 물은 뒤 각층의 병력배치 상황을 일일이 점검. 안부장은 특히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의 출입문에 배치돼 있던 병력들에게 예기치 못한 충돌을 우려,사무실 안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라고 지시. ○…경찰이 KBS에 진입한 직후 정영등포경찰서장은 본관 2층 중앙홀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핸드마이크로 『여러분은 지난 12일부터 제작거부 등 사실상의 파업을 하고 있으며 이같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이 투입됐다』면서 미리 구속영장이 발부된 안동수위원장 등 7명을 비롯,농성자 전원을 연행하겠으니 순순히 이에 응해 마찰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 노조원들은 2층홀에서 이임호씨등 노조간부 2∼3명이 단상에 나와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농성을 벌이다 경찰이 들이닥치자 어깨동무를 하고 「승리의 그날까지」「흩어지면 죽는다」 등의 노래를 합창. 한편 병력이 투입되자 본부장 등 KBS간부들은 최악의 사태가 온것에 침통해 하며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사태진전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박성범보도본부장은 경찰이 들어오자 농성장까지 내려와 한동안 연행장면을 지켜보기도. ○…서기원사장은 이날 하오 2시부터 회사부근 맨해턴호텔 816호실에서 간부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경찰이 투입될 때까지 이 호텔에 머물면서 회사내에서의 상황을 보고받고 수습책 등을 논의. 서사장은 경찰의 진압작전이 시작된 직후인 이날 하오 11시20분쯤 사장실로 들어가 본부장들을 소집,긴급회의를 열고 공권력투입이후의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 ○MBC,자막뉴스 보도 ○…경찰이 본관에 진입한 이날 하오 11시15분 이후에도 TV방송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 KBS­TV에서는 하오 11시20분부터 「가요무대」 재방송을,2TV에서는 하오 10시30분부터 방영중이던 미니시리즈 2부작 「몬테카를로」 1부 「카트리나 열풍」을 계속 방영. 그러나 1ㆍ2TV모두 경찰진입 사실을 자막뉴스로조차 처리하지 않았던데 비해 MBC­TV는 경찰진입 5분뒤 곧바로 경찰진입사실을 자막뉴스로 보도.
  • 재일동포 3세는 누구인가(사설)

    세상의 인간관계가 그러하듯이 나라끼리 사귀고 친목을 돈독히 하는데는 오랜 시일과 우여곡절이 따르게 마련이다. 각자 국가이익과 견해 차이로 해서 밀고당기는 때는 있어도 대체로 큰 테두리 안에서 적대하지 않고 협조해 나가는 데는 이해와 협동이 필요한 것도 그 까닭이다. 그런데 요즘의 한국ㆍ일본 사이에는 많은 모순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된 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지배가 끝난 지 45년이 되고 또 한일관계를 정상화한 국교를 맺은 지 25주년이 된다. 오는 5월중에는 노태우대통령이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두번째로 일본을 공식방문하기로 되어 있다. 한일관계는 그러나 지금 대단히 불편하다. 재일동포 3세의 법적지위 문제논의가 일본측의 표리부동한 태도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그쪽의 몇몇 각료가 과거 일본의 과오와 그들 선배들의 행적을 놓고 이상한 발언을 해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금 그들의 역사 왜곡자세와 본말을 전도한 무책임한 발언을 시비하고자 아니한다. 다만 재일동포 3세의 법적지위보장 문제는 한일관계의 앞날을 위해서도 말끔히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동포 1세와 2세는 65년의 한일국교정상화와 더불어 체결된 법적지위협정에 따라 영주권을 얻었으니 그들 후손인 3세에게도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실 그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조차 없다. 더욱이 동포3세가 성인이 되는 것은 대개 서기 2000년 후의 일이기 때문에 91년 1월부터 발효하게 될 3세 이후의 법적지위협정에서는 그들의 영주나 인권을 규제하는 각종 제약이 완화돼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관계당국자들은 지금 재일동포3세 문제에 대해 종래의 완고한 입장을 허물지 않고 있다. 처음엔 비교적 완화하는듯 하다가 절차만을 간소화한 채 현행제도를 고수하겠다고 나오는 것은 아무리 안팎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그들이지만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재일동포문제뿐 아니라 한일간 모든 현안에 대한 그들의 성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현행제도의 절차만을 간소화한다면강제추방조건ㆍ지문날인ㆍ재입국조건ㆍ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 등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법적 차별은 물론이거니와 동포들의 인권과 생활권 침해 요인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서도 일본 당국이 한일우호관계가 제대로 지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거듭 묻거니와 재일동포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대부분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동안 이른바 「국민동원계획」「조선징용령」「국민징용령」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당사자들이거나 바로 그 후손들이다. 그들은 일제의 전쟁목적에 혹독하게 이용당했다. 일본은 그들을 부당하게 대우하거나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 일본에겐 역사적ㆍ도덕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거듭 강조한다. 일본이 과거의 전쟁 범죄와 과오를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으로만 넘기려 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들의 국제적 체면과 도덕성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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