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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독극물 방류를 ‘공무’라니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한 혐의로 정식재판에 회부된 미군군속 앨버트 맥팔랜드씨에 대해 주한 미군당국이 “공무상발생한 일”이라며 뒤늦게 재판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미군측은 시체 방부제로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의 한강 방류를 지시한 용산기지 영안소 부소장 맥팔랜드씨의 행위가 공무였다는 ‘공무집행증명서’도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미군측이 과거 공무를 이유로 미군과 군속의범죄사건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한 적은 있으나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 사건에 대해 재판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현재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22조는 ‘미군이나 군속의공무집행중 범죄에 대한 1차적 재판권은 미군측에 있다’고되어 있다. 그러나 SOFA 합의의사록 22조에는 ‘미군은 평화시에는 군속 및 가족에 대해 유효한 형사재판권을 가지지아니한다’고 돼 있다. 또 합의의사록 22조 3항에는 공무의범위에 대해 ‘공무집행기간 중의 모든 행위가 아니라 공무의 기능으로서 행하여질 것이 요구되는 행위에만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미군측의 요구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지만 우리는 먼저 미군 당국에 몇가지 지적하고자 한다.독극물을 한강에 몰래 버린 행위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이다.이런 중대한 환경범죄행위가 미군측이 볼 때 과연 공무인가.또 현재 한국의 상황이 전시상태인가.한반도가휴전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시라고 주장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6개월 넘게 진행되는 동안 재판권을 주장하지 않던 미군 당국이 정식재판에 회부된 지금에야 재판권을 주장하는 것도 우리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미군 당국은 군속 한 사람을 한국법에 따라 한국법정에세우는 것과 한국인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미국의 국익을 위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기 바란다.차제에정부도 규정이 애매모호해 사법주권의 침해 요소가 남아 있는 SOFA 관련 조항의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사설] 日 통상백서의 경고

    일본 정부가 통상백서에서 중국 경제를 ‘위협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통상백서는 “일본이 아시아를 이끌던 시대는 끝났으며,아시아 경제가각국이 격전을 치르는 대경쟁 시대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특히 중국이 섬유산업 뿐 아니라 정보기기 관련 산업 분야에서 급성장하면서 머지 않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백서는 중국 경제의 급부상에 대한 경계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본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지닌 우리로서도 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통상백서는 일본 제품 수입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1990년 5%에서 지난해 14.5%로 급증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그것은 비단 일본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은 이미 섬유와 신발산업 등 전통제조업 부문에서 수출 1위국의 자리를 굳힌 데 이어 지난해 TV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36%를 차지했다.그 뿐이 아니다.중국산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에어컨과 오토바이는 50%,복사기는 60%에 달하고 있다.지난해 정보기술(IT)제품 생산액은 전년보다38%가성장한 255억달러어치를 기록해 처음으로 대만을 따돌리며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컴퓨터와 일반기계의경우 지난 1997년 이후 생산과 수출면에서 한국을 따라 잡았고,조선·철강·석유화학도 2010년쯤이면 우리나라와 엇비슷해질 것으로 점쳐진다.더욱이 올해 안으로 예정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경제개방과 산업고도화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나라간에 더욱 산업격차가 벌어질 경우 한국은 중국이라는 거대 수출시장을 잃어 버리는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도 중국산에 밀려 설 땅을 잃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그렇다고 해서 마냥 겁낼 필요는 없다.중국의 시장 확대와 신규 수요 창출은 국내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분야를 과감히 포기하고,중국 시장 개방에 따라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무엇보다 두 나라간에 경쟁보다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서 지리적 근접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대량생산 체제의 제조업 분야에서 1차적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한국의 정비된 사회환경을 배경으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기업을유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물론 기술개발과 산업구조를고부가품목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 [오늘의 눈] 양심고백 외면하는 미국

    밥 케리 전 상원의원(57)의 월남전 양민 학살 고백은 무공훈장 속에 묻힐 수 있었던 진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양심을 지킨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미국 언론과 여론이 박수와 함께 찬사를 보냈다. 케리는 1969년 2월 해군 특공대 장교로 5명의 부하와 함께 어린이와 노약자 등 양민 14명을 적으로 오인,학살했다.그러나 그는 무공을 세운 영웅으로 둔갑돼 동성무공훈장까지 받고 승승장구,상원 의원까지 지냈다.그런 그가 32년만에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해 이를 고백, 결국 무공훈장 반납까지 고려하며 참회하고 있다. 미국의 역사는 어느 역사책을 보건 불의를 이기고 정의가승리한 것으로 기술돼 있다. 진실과 정의가 가득찬 미국의역사는 미국인들에게 긍지를 갖고 목숨바쳐 지켜야 할 나라임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국가 통합 이데올로기로 자리하고 있다.중국 군용기와 충돌한 정찰기 승무원이 귀환했을 때 미국인들은 중국이란 ‘불의’를 이기고 의로운 사람들을 구출해낸 미국 정부의 정의감에 감탄,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케리 의원의 양심 고백 용기도그같은 미 역사의 전통에비쳐 당연시되고 있다.양심 고백 후 여론은 그에게 양심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노근리 학살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없다.미국에서 노근리사건은 ‘사과’가 아닌 ‘유감’이란 팻말이 붙은 채 역사의 보자기에 쌓여 창고에 들어간지 오래다.더 이상 사실규명 움직임도 없고 피해자에 대한사과는 더욱더 없다. 노근리 조사 과정시 기록 은폐 시비나 생존 증인에 대한회유설 등이 일본처럼 역사 은폐설로 이어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우리는 케리라고 하는 개인과 노근리 발포를 시인한 데일리 상병 등을 보면서 그들의양심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양심의 소유자들이 모인 미국이란 국가는 사과를 철저히 외면한다.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 것인가. 최철호 워싱턴특파원 hay@
  • [씨줄날줄] 100만원 소동

    요즘 장안에서는 ‘100만원 소동’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대학로 일대의 말단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찾아 100만원 봉투를 살그머니 놓고 사라지는 기행이 반복되면서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170㎝ 키에 40대 후반의 중년신사.지난 달 5일종로구 혜화동사무소에 불쑥 나타나 ‘수고한다’며 음료수한 박스와 100만원의 현금봉투를 놓고 휙 가버렸다.이후 경찰서 교통계,소방파출소,건강보험공단 지사,지하철역,수도사업소 등으로 이어졌다.이같은 사실이 처음 알려진 17일에도 종로구청 총무과에 100만원과 케이크 상자를 놓고 갔다. 세인들의 반응은 즉각 주인공의 신원과 배경에 모아졌다. ‘100만원의 행각’에는 틀림없이 투명하지 못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많은 듯 하다.어떤 인연으로 무언가 신세를 졌던 것을 뒤늦게나마 갚고 있을 것이라는 발상이다. 남모르는 선행이나 봉사에 익숙지 못한 우리로서는 먼저 떠오르는 생각의 틀이다. 그러나 그가 찾은 곳이 권력이나 특혜와는 거리가 먼 말단기관이나 부서들로 정실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일상적인 생활에서 한순간 고마움을 느꼈던 기관들을찾아 격려의 뜻을 표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억측의 혼돈속에 하나의 상황이 보태졌다.3월초에 이어 4월에도 기인의 방문을 받았던 동대문경찰서가 추적에 나서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살며 영등포구에서 철물공장을 운영하는 40대 중반의 모씨를 찾아냈다.그리고 당장 되돌려주지못했던 한차례의 100만원을 반환하고 영수증까지 받았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은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하면서 일련의기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동대문경찰서 사안마저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추이는 더 두고 봐야 할테지만 숨기려던 신분의 윤곽이 드러났고 보면 이제는 세상의 시선을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같다. ‘100만원 소동’에 문제가 있다면 규명해야 할 것이다.또개운치 못한 의도를 노렸다면 여론의 질타를 받아 마땅할것이다.하지만 흐뭇한 사회분위기를 만드는데 남모르게 보탬이 되고자 했다면 본인의 뜻을 받아들여 익명성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이쯤해서관심은 갖되 주인공을 모른 척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사설] 우려되는 북한의 최근 행보

    남북관계의 답보 상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북한이 5차 장관급회담을 무산시킨 데 이어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에도 호응하지 않는 등 심상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보름 전 방북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과 구두(口頭) 합의한 탁구 단일팀 구성에 28일 북한이 일방적 불참 입장을 통보한 것은 참으로유감스럽다.우리는 10년 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남북이 하나 됐던 감격을 떠올리며 큰 기대를 걸었다.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불가측적인 나라’로 낙인찍히는 일은스스로에게 큰 손해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했다는 토머스 슈워츠 한미연합사령관의 증언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긴 마찬가지다.그는 27일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북한의 위협이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화력과 기동력이 보강된 2개 기계화여단을 전방 배치하고 실전훈련을 대폭 늘리고 있다는등 구체적 사실도 적시했다.슈워츠 사령관의 증언 배경에주한미군 관련 예산 편성에 대한 대비나 대북 강경정책을구사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깃들여 있는지는 우리로선 알기 어렵다.이를 감안하더라도 북한의 군사력증강은 한·미는 물론 북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임을지적한다. 더욱이 북·미관계의 냉기류를 남북관계로 연계시키는 일은 북한 당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장관급회담의 연기나 탁구 단일팀 불참 통보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대한 우회적 공세의 일환이라는풀이도 나오고 있기에 하는 얘기다.북측은 북·미관계 진전이 남북관계 개선과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미국 조야의 대북 시각이 강성으로 흐를 때일수록 남북간 화해협력에 적극 나서라는 뜻이다. 아울러 북측은 당국간 공식적 대화 통로가 막힌 가운데민간 차원의 협력사업이 장기적·안정적으로 진행되기는어렵다는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그런 맥락에서 내달 3일로 예정된 남북 적십자회담에 북측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북측은 중단된 장관급회담이나 경의선 공사 재개에도 적극 화답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길, 그 뒤의 길

    두 갈래의 길이 앞에 있다. 하나는 좁고 험한 길이고,또하나는 좀 넓고 덜 험한 길이다. 20세기부터 우주는 호기심 많은 인간의 탐험 대상 또는국가 경쟁력 시험장이 되었다.그뿐만 아니라,관측위성·통신위성·정찰위성이 떠서 인간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공간이 되었다.이제는 웬만큼 국력을 지닌 국가라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대상이다. 이런 시대라 우리도 우주 개발의 길에 뒤늦게 나섰다.두갈래 길에서 어느 쪽으로든 가야 하게 되었다.26일 한국은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했다. 갈림길에서 좀 넓고 덜 험한 길을 택한 것이다.이 체제는 미국 주도로 서방선진국들이 제3세계의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기 위해 만들었다.나라마다 미사일을 만들고 핵이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실으면 세계 평화가 크게 위협받으므로 통제를 하자는 것이다.비가입국에는 일부 주요부품이나 완성품의 판매,기술 이전을 제한한다.우리로서는 기술이 초보 수준이라 이런 제약 아래서 위성과 위성발사 미사일의 개발을 추진하기가 어렵다.가입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을축적하자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양면성이 있다.좁고험한 길을 택하면 나중에 그 길이 상당히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그러나,좀 넓고 덜 험한 길을 택하면 나중에 이어질 길이 그리 넓지 못한 것이다.우리 기술이 후일 높은 수준에 이르러 이 분야 제품을 팔 때가 됐을 때 그 또한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사일 자체 개발을 줄곧 말려 온 것은 미국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 큰이유였다. 그 결과 우리는 미사일 후진국이 되었다.북한이도달거리 1,000km를 훨씬 넘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할 때까지도 우리는 180km에 묶여 있었다.그 뒤 비로소 300km로연장되기는 했으나 그만큼 기술 축적 시간을 잃었다. 우리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가입함으로써 평화애호국가라는 인상을 세계에 심었다.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자제하게 하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이것이 긍정적인 측면이다.그렇지만,이 체제는 미사일 선진국들의 기득권 행사와경제패권주의로 연결될우려가 없지 않다. 박강문 논설위원 pensanto@
  • 2001 길섶에서/기분 나쁜 후쿠야마

    미국 조지 메이슨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거센세계화 논쟁을 촉발해 유명해졌다.‘역사의 종말’이라는책에서 더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면서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의 유일 대안으로 남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체제가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퍼질 것이므로 “역사는 끝났다”는 것이다.이 가설에 대해 “아직 체제경쟁은끝나지 않았다”는 반론에서부터 ‘학술장사꾼적 발상’이라는 감정적 폄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국문화에 대한 그의 분석은 더욱 도발적이다.각종 연줄에 너무 얽매여 있어 불특정 다수와 공정히 거래해야 하는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단정이 그것이다.내용도 그러려니와 그가 일본계 3세여서인지 우리로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진단이다.그러나 시장원리가 투명하게 적용돼야 선진국으로 도약 가능하다는 지적만큼은 선택적으로 경청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대기업들의 분식회계 등 우리 경제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기에 하는 얘기다. 구본영논설위원
  • 전문가 4인의 올 경제성장 진단과 처방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세계경제의 침체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일본식의 장기적인 경기침체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許贊國)거시경제팀장은 “지난해12월에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했는데 다음주중 이를 4.2∼4.3%로 다시 낮춰 잡을 계획”이라면서 “일본식 장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허팀장은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우리 수출이 지난해 초반기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자율을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고 하반기까지 침체가 지속되면 재정정책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일(金俊逸) 거시경제팀장은 “다음달 중순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을 연말의 5.1%에서 4%대로 수정했다”면서 “연초보다 해외여건이 불확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지표가 반등하는 기미도 있기 때문에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김팀장은 이어 “구조조정이 진전된다면 그 자체가 경기부양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규모가일본에 비해 작기 때문에 불황에 들어가더라도 빠져나갈여력이 큰 만큼 일본식 장기침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경제동향실장은 “해외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수출의존도가 63% 가까이 되는 우리로서는 향후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재정적자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재정정책의 수정은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실장은 “지금은 예정된 구조조정을 차분하게 추진하는것이 중요하다”면서 “하반기 들어 해외여건의 변화로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 연구위원은 “해외경제가악화됐지만 연말에 비해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줄어든 것은 희망적인 징표”라면서 “엔화와 원화가 동반절하되기때문에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크게 호들갑떨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경기침체는 너무나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면서 “구조조정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어렵다면 내수쪽의 공공부문에서 수요진작 대책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역사는 ‘진실의 옷’만 입고 있나

    따지고보면 인간이 인식할수 있는 진실이란 몇줌 안된다. 우린 누구나,종(縱)으론 거슬러오르기 까마득한 역사 물살위를,횡(橫)으론 동시대라는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한 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교육과 사회제도가 나침반이 되어주는 것도 잠시.머리 속엔 반짝 의구심이 점등된다.우리가알아온 제도권 지식이란 게 실은 모두 거대한 사기 조작극의 일부 아니었을까. 이런 의혹의 불을 켠채 세상에 관한 정설들을 이리저리비틀어보는 두권이 나왔다.‘세계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생크먼 지음,임웅 옮김,미래M&B 펴냄)은 역사 상식에 관한 딴지걸기.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그림자 정부’(이리유카바 최 지음,해냄)는 음모론 시각에서 세계경제체제의 ‘숨은 실상’을 파헤친다. 역사적 진실이란 쓰는 사람 입장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세계사…’는 기존 역사정설서들의‘입장’가운데서도 두가지를 집중 난타한다. 그 하나는역사란 뭔가 거창한 동력의 산물이라며 말쑥한 정장풍 해석을 입히는 류.저자에 따르면 그보다는무법천지 살상극,성 문란 따위 비루한 욕망의 결정체가 역사의 맨얼굴이다. 또하나는 유장한 정사(正史) 위주의 접근법.미국 CBS 기자출신답게 지은이는 오히려 영화나 소설 행간 등을 뒤져낸쪼가리 야사들로 역사 전모를 복원하는 걸 더 신뢰한다. 학교에서 배운 훌륭한 과학자들이 이책에선 사기꾼으로둔갑한다.라이프니츠는 표절작가,뉴턴과 케플러는 통계조작자,세균학자 파스퇴르는 동료 아이디어 도용자….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이다.예카테리나 여제가 훌륭한 계몽군주로 남게 된 비결은 전기작가들을 잘 구워삶아놨기 때문.디드로,볼테르 등등이 모두 그녀의 밥을 얻어먹었지만 그녀는 당대 농노들에겐 인색했다. 간디가 섹스 무용론자가 된 건 젊은시절 워낙 많은 경험끝에 자기 전철을 다른 이들이 되밟지 말라고 한 소리라고.히틀러는 유대인을 그저 추방하려 했다가 다른 나라에서받아주지 않는 바람에 박멸할수 밖에 없었단다.믿거나 말거나 흥미진진 읽어보며 역사와 친해지는 계기를 가질만하다. 한편 ‘…그림자 정부’는 세계사 뒤켠에 포진한 ‘실세’들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덤빈다.각국 정치권력까지 좌우하는 그 이름은 로스차일드 가문 등 유럽의 극소수 금융엘리트들.우리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대명사로 배운 미연방준비은행은 이책에선 오히려 금융재벌의 정치권력 통제수단이며,러시아혁명조차 금권의 이해관철 과정에서 태동했다고 단언한다.IMF,IBRD,UN이며 요즘 국제시장의 화두인 세계화까지 모두 금융재벌의 이윤 관철 수단이란다.날로 복잡해져가는 시장 메커니즘을 지나치게 단선적으로 재단한 감이 없지않으나 실제 구제금융 체제에서 완전 탈피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새겨들을 만한 대목들이 많다. 손정숙기자 jssohn@
  • [사설] 韓美 공조의 현실과 과제

    미국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26일 처음 열린 한·미·일차관보급 정책협의회에서 3국이 대북 공조를 유지하기로합의했다.특히 클린턴 행정부 시절 3국간 대북 공조협의체인 ‘대북정책조정그룹’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정립 과정에서 우리 의사를 지속적으로 반영할 상시적 통로가 열렸다는 점에서다.때마침 27일 대폭 개편된 우리 외교안보팀이 한반도 문제의 남북 당사자원칙과 한·미 동맹을 조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본다. 최근 미국 언론의 일련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전임 행정부에 비해 강성 기조를 띠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이 국방정책초안에서 과거 전략적 동반자로 보던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설정했다는 보도도 이를 말해준다.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다각적 군사력 증강 방안을 모색한다면 미·중간 갈등 관계가 예상되고,한반도에도 그 파장이 미칠 개연성이농후하다.다른 한편으로 미 외교협의회 한반도 태스크포스팀도 지난 22일부시대통령에게 북한의 군축과 인권개선등을 정책 목표로 설정해 제네바 합의 재검토 등 5개항을건의했다고 한다. 이같은 미국의 대북 강성 정책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반도 평화정착 기조가 깨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우리로선달갑지 않은 상황전개이다.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의외교 역량을 충분히 다져야 할 것이다.우리로서는 한반도평화정착이 급선무이지만 미국이 가장 중요한 맹방임을 간과해서도 안된다.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합리적인 한·미 공조방안을 찾을 때다.맹목적 민족 우선론과 자칫 사대적일 수도 있는 한·미 동맹우선론이라는양 극단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장기적으로는 미·중·일·러 등 주변4강과 균형있는 외교를 신중하게 시도해 볼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안착되기를 바란다.부시 행정부는 지구상의 마지막 빙벽을 깨려는 한국정부의 노력이나 대북 강경일변도 정책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미국 내부의 목소리도경청하기를 당부한다.특히제네바 합의나 대북 경수로 건설문제 등에 대해선 한국의 의사를 존중해야 마땅할 것이다.우리 외교팀도 ‘대북정책조정그룹’을 적극 가동,미국측과 대북 시각차를 좁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오는 10월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부시 외교안보팀의 대북 정책이 늦어도 그때까지는 우리와 같은 궤도를달릴 수 있도록 대미 설득과 함께 우리 또한 대북 정책의전술적 변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역사왜곡’ 일본 정재계 보수우익 망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일본 극우 진영의 최선봉이다.‘이론의 산실’인 셈이다. 만화가이자 이 모임의 이사인 고바야시 요시노리는 ‘전쟁론’ 등을 지어 일본 사회 저변에 그들의 논리를 침투시키고 있는 이론가이다.산케이(産經)신문은 이들의 대변지로선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을 가능하도록 헌법 9조의 개정을 꾀하는 개헌조직으로는 ‘일본회의’가 있다.서로의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이들은 치밀하게 얽혀 있다.특히 일본회의와 새 교과서 모임의 48개 전국 지부는 구성원이 일체화 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국사관을 포장한 ‘자유주의 사관연구회’와 우익단체인일본청년협의회, 일본교육연구소 등의 회원도 이중삼중으로겹쳐져 있다.새 교과서 모임의 다카하시 시로(高橋史朗) 부회장은 이들 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정계에서는 자민당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이나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 등이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히라누마 다케오,에토 세이치의원 등이 핵심인물이다.지난해중의원 선거 등을 통해 새 교과서 모임의 지부장 7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만큼 정계에서 우익세력의 뿌리는 깊다. 놀랍게도 후지쓰,캐논,도시바 등 대기업의 경영진들 다수가 새 교과서 모임의 회원이라고 왜곡교과서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넷트 21’은 주장하고있다. 또 PHP 연구소,미쓰비시 종합연구소,일본문화연구회,마쓰시타 정경숙 등 내로라 하는 재계의 연구소 등의 관계자 상당수도 이 모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왜곡 역사교과서 저지·강행 2인 인터뷰. ◆ '어린이와…' 사무국장 다와라 요시후미.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드려는 세력은 결코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저지운동을 최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넷트 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사무국장은 “이런 교과서가일본에서 사용된다면 일본은 아시아에서 고립될 것이며 일본 정부는 물론 일본 국민 전체가 비난받을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와라 국장은 “한국 등의 비판을 의식해 문부성이 일부내용을 고쳤겠지만 그들(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역사인식 그 자체는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돼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배려해 역사를 기술해야 한다는 ‘근린제국조항’은 거의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일,중·일 관계 악화를 걱정했다. 그는 ‘새 교과서 모임’이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 만들기를 꾀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한국과 중국에 대한 행위를 침략전쟁으로 보는가’라는 NHK의 여론조사에서 ‘그렇다’(51%)는 응답이‘그렇지 않다’(11%)는 응답을 크게 웃돌은 사실을 들면서“새 교과서 모임은 역사를 왜곡시켜 교사와 학생을 바꾸고일본 사회를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새교과서…' 사무국장 다카모리 아키노리. “우리들이 마치 우익단체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한국 등에서 말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곡된 역사기술로물의를 빚고 있는 ‘새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다카모리 아키노리(高森明勅) 사무국장은 “우리들의 목적은 시민의 편에서 다양한 역사인식을 가진 교과서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채택되도록 하는 데 있다”고강변했다. 다카모리 국장은 “교과서 검정에 관한 사무 절차는 끝났다”면서 “얼마전 문부성으로부터 온 검정 의견에 대해서는 집필자나 출판사 편집부 측에서 모두 수용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부성의 수정의견에 대해서는 “역사인식이 잘못됐다고해서 수정한 것은 없으며 중학생들이 읽어서 알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중국측의 반발에 대해 “현 시점에서 내정간섭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약간의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그는 “일본 언론이 교과서 검정 신청본의 일부를단편적으로 인용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가장 자극적인 부분만을 떼어내 소개하는 바람에 반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한국정부 ‘日 역사왜곡’ 시각·대책. 정부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제출한 내년도중학교 역사교과서가 문부과학성 검정을 최종 통과할 것에대비, 결과 수준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정부는 검정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일본 정부의노력한 흔적이 보일 때 발표할 ‘유감 표명’에서부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기될 ‘재수정 요구’까지단계별로 대처할 방침이다.또 일본 정부로부터 재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정부는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이용,‘교과서 불채택 운동’도 전개한다는 복안을 준비해 놓은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역사교과서 검정상황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면서 “다만 정부는 역사교과서 최종검정 결과가 나오고 문제가 있는 왜곡된 부분이있을 때에는 이에 대해서 재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82년 일본 교과서 왜곡파동 당시 정부는 시정이 필요한 부분을 ‘즉각 시정필요’ 등 3등급으로 나눠 일본측에 재수정을 요구,반영시킨 바 있다”고밝혔다. 그렇다고 지난 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 등을 무효화하는 극단의 조치는 취하지않을 방침이다.북한·중국과의 공동 대응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역사교과서 문제 하나로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후 순조롭게 진행돼온 한·일 우호·협력분위기가 손상되는 것이 우리로서도 그리 이익될 게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새음반/ 감미로운 팝선율 봄빛속에 스미고

    반가운 앨범 2장이 나왔다.30년 가까이 미국 하드록 그룹을 대표해온 에어로스미스의 ‘Just push play’와,‘Goodbye’를 히트시키고 후속앨범 소식이 없던 제시카의 ‘Dino’.에어로스미스는 4년만이고,제시카는 3년만이다. ◆에어로스미스=나이 쉰줄에 접어든 보컬리스트 스티븐 타일러.이들의 활동재개 소식을 접한 팬들에게는 그의 이런모습부터 떠오르지 않을까.꽉 끼는 가죽바지에 어지러운치장,그 커다란 입을 쫙쫙 벌리며 노래하는 별난 무대매너. 그룹의 근성은 알아줄 만하다.우리로 치면 ‘가요무대’에나 서고있을 타일러는 예전 스타일 그대로다.앨범 재킷부터 그룹의 나이를 싹 잊게 만든다.섹스심벌 마릴린 먼로를 로봇으로 환생시켜,치맛자락을 감싸는 유명한 장면을 익살맞게 패러디했다. 5인조인 그룹은 타일러와 기타리스트 조 페리가 중심이 되어 지난 70년 결성됐다.70년대말 페리의 솔로 전향과 80년대초 타일러의 교통사고 등으로 활동이 주춤했다가 80년대 중반 다시 뭉쳐 옛명성을 되찾았다.98년 영화 ‘아마겟돈’의 사운드트랙 수록곡 ‘Idon't want to miss a thing’으로 빌보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장들은 신보에서도 여전히 투철한 록정신을 자랑한다.오죽했으면 지난 1월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상을 받았겠으며,지난 19일에는 로큰롤 명예의전당에까지 올랐을까.수록된 12곡이 저마다의 색깔을 낸다.로큰롤의 전형을 보여주는 세번째 곡 ‘Jaded’는 히트곡으로 뜰 조짐이 읽힌다. 친숙하고 쉬운 멜로디가 금방 몇소절쯤 따라 흥얼거리겠다.‘Fly away from here’는 보컬 타일러가 “진짜 록발라드는 이런 거야”라고 우쭐대는 듯 에너지가 넘친다. ◆제시카=스웨덴 출신인 제시카는 한국팬들에게 이래저래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왔다.흑인 아버지 덕분에 가무잡잡한 피부색이 일단은 거리감을 좁힌다.결정적인 배경은 데뷔곡인 ‘Goodbye’가 우리영화 ‘약속’의 주제곡으로 쓰여 크게 히트했다는 사실.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2년전에는 김민종과 듀엣곡을 불러 가요계에화제가 됐다.다시 최근에는 이미연 주연의 ‘인디안 썸머’를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로 쓰기로해 시선을 끄는 중이다.‘장사 수완’이 보통은 넘는다. 올해 24세인 제시카는 97년 첫 앨범을 냈다.운도 크게 따랐다.무명모델이던 그를 발탁한 이는 ‘에이스 오브 베이스’를 키워낸 명프로듀서로 유명한 데니즈 팝.3년만에 내놓은 신보의 타이틀 ‘Dino’는 요절한 데니즈 팝의 애칭이다.힘있는 목소리는 여전하다.트랙 전반에 걸쳐 템포가이전보다 많이 빨라졌다는 느낌을 준다.‘Goodbye’를 연상케 하는 발라드를 구사했다가 팝냄새 다분한 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시도한 흔적이 엿보인다.5번째 수록곡 ‘Tonight’ 등에서는 록의 가능성까지 타진했다. 확실히 제시카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제대로 꿰뚫고 있는모양이다.브래드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Lost without your love’는 힘과 감미로움을 동시에 지닌 그의 장기를 매우 잘 드러낸 곡. 이를 아시아판에만 특별히 실었다.김민종과의 듀엣곡 ‘Love you for all time’도 보너스 트랙으로 들었다.그는 4월초 내한할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
  • 타계한 경제거목 왕회장 정주영씨/ 묘지와 유언장 존재여부

    정주영(鄭周永)전 현대 명예회장이 한줌 흙으로 돌아갈경기 하남시 창우리는 정 전 회장의 부친과 모친,동생 정신영씨 등이 있는 선영.부친과 모친은 합장된 상태다. 한때 경기도 풍수가들이 좋게 평가한 용인시 마북리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가족회의에서 창우리로 결정됐다.마북리에는 큰 아들 몽필씨가 묻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현대건설 관계자는 “묘 면적은 법정면적인 10평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며 묘역도 종중묘역으로 허용된 300평을 초과하지않는 등 법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전 회장의 유언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몽구 회장 등 가족들은 유언장에 대해 가급적 말을 삼간다.다만 유언장이 있다면 공개여부를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다. 통상 유언장에는 재산분배 등 상속이 주류를 이룬다.그러나 정 전 회장의 경우 대부분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식들에게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넘겼고,그나마 현대건설 보유지분은 21일 가족회의를 통해 건설측에 무상증여돼 유언장이 있더라도 자식들에 대한 상속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수원 김병철·주병철 김성곤기자 bcjoo@
  • [사설] 남북 모두 유연한 자세를

    남북 장관급회담의 연기로 남북관계의 매듭을 풀기 위한 새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5차 회담이 13일 돌연 연기됐지만 북측의 약속 불이행만 탓할 것이 아니라 냉각기를 거쳐 회담을재개하는 등 남북관계가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지레 남북관계의 앞날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려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회담의 정확한 연기 배경이나 재개 시점을 말하기는아직 이르다.물론 이유가 무엇이든 북측이 예정됐던 회담 당일에 일방적 취소 통보를 해온 것은 국제적 상식에 어긋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유감을 표시한 것은 당연하다.북한당국은 국제사회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나라’로 투영되는 것이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일임을 유념하고 빠른 시일 안에 장관급회담이 재개되도록 해야 한다. 남북간 대화는 상대가 있는 만큼 우리도 북한의 입장에서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볼 필요는 있다.일각에서는 미국 부시행정부의 강경한 대북 인식과 우리측의 한·미 공조 다짐에대한 불만의 표시로 북한이 회담을 연기했다고 보기도 한다. 다른 한편,미국의 대북 강경 노선에 따른 대응방향이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답방 등에 대한 북측의 입장이 미처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섣부른 예단을 내리지 말고 북한의 진의를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이를 토대로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정부 내 대북 정책 조정기구를 가동해 후속대책을마련하기 바란다.장관급 회담은 가급적 빨리 재개돼야 겠지만 이를 위해 북측을 너무 다그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미국새 행정부의 출범 등 대외적 환경변화에 맞춰 북측이 대내적조정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 수행을 어렵게 하는 북측의경직된 자세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손해임을,막후 채널을 통해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또 이를 기화로 우리 사회 내부에서 대북 강경대응을 부추기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대북 포용정책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이를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조화롭게 접목시키는 유연한 사고가 절실하다.
  • 관심 모으는 소설 2권

    여러모로 대조적이면서 다같이 뛰어난 두권의 소설집이 주목된다.피하고 싶은 현실의 어둡고 누추한 통로 속으로 행인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힘이나,탁 터지고 화려한 길을 진지하고 깊은 생각의 집에까지 이르게 하는 솜씨나 모두 드문능력이다. 최인석의 소설집 ‘구렁이들의 집’(창작과비평사)은 1953년생 작가의 다섯번째 창작집이다.표제작을 비롯 ‘잉어 이야기’‘모든 나무는 얘기를 한다’‘포로와 꽃게’‘봉천동,그 찬란하던 날’등 최근 3년간에 발표된 5편을 싣고 있다. 편 수에서 보듯 그의 작품은 중편에 가까운 길이인데 속도만은 매우 급하다.졸졸 예쁘장한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시냇물이 아니라 홍수진 뒤 거칠게 넘쳐흐르는 도랑물같은 작품들인 것이다.이야기 속 현실들은 탁류처럼 탁하고 앞뒤가 막혀 있는데,작가는 평소의 폭을 무시하고 넘쳐나는 홍수 뒤의일시적 분류처럼 말을 쏟아놓기 바쁘다.그러고 보니 탁류는대개 거센 분류이기도 한데,세상의 탁함을 휩쓸어가는 어쩔수 없이 유일한 방도이기 때문일까. 현실의 어두운 진상에서 결코 시선을 돌리지 않으려는 작가는 어둠을 끝까지 응시하기 위해 이처럼 분류같이 말하기에다 환상의 색칠 입히기를 더한다.환상이랬자 요즘 신세대 작가들처럼 무책임하게 울긋불긋한 것이 아니라 잘해야 탁류의 불투명한 황토빛에 그친다.먼저 적당한 원을 그린 뒤 그 안에서 아기자기하게 왔다갔다하는 흔한 작품들과는 유다르게최인석은 최단의 폭만 내고 나머지 힘을 쏜살같이 멀리 내지른 데 쏟는다. 소설가 임철우는 소설집 권말의 발문에서 “인물의 정서적감응이나 내면풍경에 대한 묘사를 거의 배제한 채 독자를 작가 의도대로 시종 긴박하게 압박하며 끌고나가는 그 집요하고 숨가쁜 화법 등의 특성”에 주목하며 “현실세계 및 인간 삶 자체가 완전히 뒤집히고 붕괴된 채로 마치 악몽이나 지옥도처럼 제시”된다고 말한다.이어 “작품에 들어 있는 극단적 비관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만연한 질병과 불구성을깨닫게 만들고,이 불구의 현실과 안락의 일상에서 우리 영혼이 함께 병들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강렬한 경고”라고 평한다. 이에 비하면 같은 53년생 여성작가 송혜근의 소설집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생각의나무)는 터널을 막 빠져나온바깥처럼 환하고 따뜻하다.그러나 결코 경박하지 않다.겉과바깥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이같은 외양 또한 눈에 띄게 화사하다는 점에서,먼저 인상부터 쓰고 속말을 내뱉고 보는 대개의 한국소설과는 차이가 난다.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유채색의 외양들이 조금 놀랄 정도로 듬직한 무게의 배후를 지닌다는 점이 독자를 즐겁게 한다. 이 소설집은 장편소설을 세권 펴낸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십년전의 등단작 ‘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까지 포함되어 있다.작가는 미국생활을 오래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고 6편 중 5편이 미국이 무대인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송혜근의 ‘미국’은 한국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미국’이 아니다.사물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국적경계를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때 환유·동원되는말로서 미국인 것이다.그래서 평론가 박철화는 ‘댄디’(멋쟁이)란 말을 끌어낸다. 튀게 멋을 부리지만 보통의 개멋쟁이들과달리 그 멋의 허무한 맛을 알아채는 감수성과,그 맛을 즐길 사고력도 가능한 멋쟁이를 댄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처럼 송혜근은 화사한외양과 그 외양 뒤의 허무적인 실체를 동시에 볼 줄 알고 또 동시에 보기를 좋아하는 것이다.“송혜근의 작품에 이르러우리 소설문학은 직관과 선험적 사유가 통합된 개성 있는 엑조티즘과 댄디의 세계를 가지 수 있게 된 것이다”라고 박철화는 평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韓·美관계 새 진로/ (상)정상회담 이후 과제

    부시 행정부의 출범에 이어 8일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보면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예고된다.물론 한·미동맹의근본 틀이 바뀐 것은 아니다.다만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이포괄적 상호주의가 아닌 ‘철저한 상호주의’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일부 각론의 변화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새로운 시대의 한미관계’를 상·중·하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워싱턴 오풍연특파원] 8일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에게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그동안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거듭확인하고,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측의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對北) 인식이 바뀌지 않았음을 현장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총론’에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우리로서는 한·미동맹이 보다 중요하므로 미국과의 조율에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클린턴 행정부가 한국의대북정책에 대해 사실상 사후(事後) 추인정책을 폈다면,부시대통령의 공화당 정부는북측에 철저한 상호주의를 촉구한점이 다르다. 부시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한 대목은 예상외의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우선 북한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일이우리 몫으로 남게 됐다.당장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서울 답방 때 핫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견해차가 집중 부각되자 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설명을 하는 등 대미(對美) 외교에 총력을기울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학계 저명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가시적·긍정적 조치와 함께 대북협상시 검증의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나는 검증 필요성에 동감을 표시하고 포괄적 상호주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소개했다.이어 “공동발표문에 나온 대로 미국은 2차 남북정상회담(김 위원장 서울 답방)을 지지했다”면서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복적인 시각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북한이 이를 문제삼아 서울 답방이나 미·북 제네바 합의 등을 미루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 구상은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도 미국의 반응을 보고있을 것이고,앞으로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 지 시간적인여유를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조심성을 내비쳤다. 어쨌든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최종 확정된 것은아니지만, 클린턴 행정부 때보다 우리 정부가 무거운 짐을안게된 것만은 분명하다.낙관이나 비관도 금물이지만,대북정책의 속도나 내용이 당분간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poongynn@
  • [사설] 서신왕래·면회소 설치를

    3차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 행사가 어제 끝났다.반세기 동안 꿈에서나 그리던 혈육들이 만나는 광경에 온 국민이 다같이 감격스러워했다.하지만 이들의 짧은 재회가 다시 긴 이별로 이어진다는 데서 이산가족 문제가 새삼 민족의 아픔으로다가온다.남북이 하루속히 면회소 설치 등 이산 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합의해야 할 시점이다. 2박3일 상봉기간 중 일부 눈에 거슬리는 점도 있었다.북측가족이나 진행요원들이 부쩍 체제찬양 목소리를 높인 사실이 그것이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남측 이산가족들이 이를 대범하게 받아넘겨 이런 만남이 거듭되면 남북 간에 깊게 파인 골도 조금씩 메워지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특히 이번에 납북자 1명과 국군포로 2명을 광의의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시켜 상봉하도록 한 것은 진일보한 해법이었다. 우리로서는 차선의 선택이지만,그 동안 “의거 입북자만 있지 납북자나 국군포로는 없다”는 태도를 취해온 북측의 입장을 감안할 때 그렇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극소수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 차원의 상봉 행사를 뛰어넘는 새 해법을 찾을 시점이다.용케상봉단에 선정된 가족의 행운에 함께 기뻐하기에는 전체 이산가족들의 한이 너무나 깊지 않은가.그나마 남북은 추가 방문단 교환에도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형편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이론적으로는 생사확인-서신교환-상봉 또는 왕래-재결합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완전한 해결이 가능하다.그러나 안타깝지만 당장에는 무제한 상봉이나 고향방문등 이상적 해법을 접어두고 단계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화 상대방인 북측이 체제 내부에 미칠파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사정을 감안해서 그렇다.현 시점에서는 북측이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바람직한 해법을찾는 게 현실성 있는 차선책이다. 그런 맥락에서 일차적으로 방문단 교환을 정례화하고,횟수와 규모를 대폭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아울러 북측은 생사·주소 확인과 서신교환을 전면 실시한 뒤 면회소를 통한 상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데 호응하기 바란다.
  • [발언대] 네티즌이여 ‘언어의 품격’을 지켜라

    내년 4월에 열리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는 아름다운 송림과바다,그리고 백사장에서 세계 각국의 화사한 꽃과 진기한 수목들이 어우러져 펼치는 대자연의 향연이다.꽃내음 향기가이 사회 구석구석 스며들어,따뜻한 꽃의 정서로 우리생활이더욱 윤택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박람회를 준비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언론에서 보도한 안면도 해안사구의 보존과 관련해 꽃박람회가 환경을 해치는 행사라면서인터넷에 혹독한 글들을 올렸다. 한편으로는 자연과 환경을사랑하는 이들의 고언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우리사회의 ‘언어의 품격’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다. 해안사구와 관련해서 충청남도와 꽃박람회를 비난하는 글들은,공무원들이 개발을 위해 환경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여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글들의 표현은 꽃박람회를 준비하는 우리로서는 인간적인 모멸감을 넘어 차라리 이 사회를 떠나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할정도의 폭언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사구는 분명히 보존해야 한다.이것은 환경을 가장 염두에 두고 회장을 조성하는 조직위와 충남도의 일관된 방침이기도 하다.문제의 사구가 있는 해안도로는 꽃박람회 개최와 관계없이 지난 98년 이미 태안지역의개발촉진 사업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계획됐다.그 당시에는학계에서조차 사구에 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마침 꽃박람회에 맞춰 도로개설 공사를 하면서 사구가 발견됐고,환경단체와 학계가 이를 지적하자 즉시 충남도에서는해안사구를 보전키 위한 노선 설계변경을 추진하던 차에 보도가 나온 것이다. 과연 민주주의는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가?그렇다. 도로의 노선변경은 시행청인 행정기관 뜻대로만 되는 게 아니다.많은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쳐야 변경이확정되는 것이다.확정되기 전 계획을 무책임하게 발표할 수없는 것은 공공기관이면 어디든 마찬가지다.일방의 주장에일리가 있다 해도 그것이 진실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다른쪽 주장도 들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최민호 안면도 꽃박람회조직위 사무차장
  • [씨줄날줄] 유럽 쇠고기 北지원?

    진퇴유곡(進退維谷)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를 가리킨다.광우병이 유럽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유럽 쇠고기 대북 지원에 대한 우리 입장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일견 북한동포들의 배고픔을 덜어주는 데 유럽 쇠고기가 요긴할 것 같기는 하다.독일의 경우 도축할 소 40만 마리 중 20만 마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지 않는가.그러나 37개국이 수입금지한 쇠고기를 북한주민이 먹도록 하는 데 선뜻 찬성하기에는 너무 꺼림칙하다.당장 피해자가 나올 확률은 높지않다 하더라도 행여 한반도에 먼 훗날 광우병의 씨를 뿌리는 일이 되지 않나 찜찜하기도 하고…. 영어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데 흔히 쓰이는관용어가 있다.즉 “It's a catch twenty two”라는 속어다. 2차대전 중 공군조종사의 얘기를 그린,조지프 헬러의 소설‘Catch-22’에서 비롯됐다.전투비행에 나서자니 죽을 것 같고,지상근무를 하려면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조종사가 처한 상황에서 유래한 말이다.유럽 각국도 쇠고기 지원문제에 관한 한 이같은 딜레마로고심하는 인상이다.르몽드를 비롯한 언론과 양식있는 여론주도층에선 “스위스 소는 미치지 않았단 말인가”라는 등 연일 이 문제에 대한 윤리논쟁에 불을 지핀다.그런데도 스위스와 독일·오스트리아 정부가 대북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가 그러한 외교적 거래에 끼어들 여지는 현실적으로 별로 없다.서영훈(徐英勳) 한적 총재가 한우 쇠고기를 북측에 제공하겠다는 용의를 밝혔고,이는 환영할 만한일이다.그러나 우리의 재정상황 등 여러 여건으로 보아 어차피 그 물량은 상징적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유럽산 쇠고기 지원이 결정된다면 우리로선 광우병 감염여부를 철저히검사하라고 해당국들에 촉구하는 게 고작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러한 일들은 북한 식량난의 근본적 해법이 아닌,임시 변통일 뿐이다.북한당국 스스로 증산이나 무역으로 필요한 식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개혁·개방에 나서야 하고,앞으로 대북 지원도 이를 돕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유대인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도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사설] 日 국수주의자들의 망동

    일본 자민당의 노로타 호세이(野呂田芳成) 중의원 예산위원장이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있다.그는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 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전쟁의 덕택으로 동남아 국가들이 서구열강으로부터 독립했다”고까지 강변했다.일제가 주변국에 안긴 엄청난 고통을 외면한 이같은 망언은 관련 당사국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특히 우리로서는 일본의 두 얼굴을 보는 듯해 혼란스럽기조차 하다.도쿄의 지하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씨에 대한 일본 열도의 추모 열기를 목격한 것이 엊그제 아닌가. 황국사관에 뿌리를 둔 일본 지도층의 과거사 왜곡 발언은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하지만 노로타 위원장의 이번 망언은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드는 고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징후다.일본의 국수주의 세력들이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등 극우적 편향성을 지닌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려 하는 시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이 도가 지나쳤다고 보는지 민주·자유·공명·사민당 등 일본 야당들은 노로타 위원장 해임결의안 또는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이를 두고 일본의 양심이 살아 있다고 안도하기는 이른 것 같다.일본내에서 18년만에 재연되는 교과서 왜곡 파동을 지켜보면서 일본내 국수주의 세력들의 강고함에 우리는 오히려 전율을 느낀다.일본극우단체인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가 오는 3월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하지 않은가.마치 일본내 극우 세력이 경제침체 등 국가적 위기를 틈타 역사에 대한 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마땅히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극우단체의 망동을 적극 제어해야 한다.이는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평화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일본 스스로의번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일본은 세계화 시대에 국수주의적 시각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퇴행적 증후군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국제적 중심역할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일단 일본의 뜻있는 역사교육학자 899명이 “교과서왜곡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사실에 주목한다. 그러나 일본 사회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와양심세력들의 양식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안이하다는 생각이다.노로타 위원장의 망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내 국수주의 세력들의 뿌리가 여간 깊지 않기 때문이다. 차제에 아시아 국가들은 교과서 왜곡 등 일본의 망동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역사 왜곡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를 연계하는 등 인접국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문제 해결에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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