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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은 경계 허무는 세계… 돌돌 말려 있어도 책이죠”[월요인터뷰]

    “그림책은 경계 허무는 세계… 돌돌 말려 있어도 책이죠”[월요인터뷰]

    안데르센상 ‘왕관의 무게’는타 장르와 협업 등 일거리 많아져 좀먹은 옛 그림, 내 그림책이 되고동명 소설에 이어 음악으로 빚어져그림책 속 원화에 체험 더한 전시도옛것·실험적인 책에 대한 로망 각자 스타일로 다시 쓰는 해외 고전우리 이야기도 다양하게 소비되길‘2.4m 두루마리’ 형태로 신작 출간詩와 만난 새 프로젝트도 기대를 이수지(51) 그림책 작가는 한국 아동문학계의 자부심 그 자체다. 2020년 백희나 작가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에 이어 2022년 이수지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거머쥐었을 때, 세계는 ‘K그림책’의 저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있기 전, 한국의 어린이책이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먼저 두드리고 길을 열어놓았던 셈이다. 안데르센상의 무게감은 역대 수상자를 확인하는 순간 한층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삐삐 롱스타킹’의 저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작가 모리스 센닥. ‘고릴라’의 앤서니 브라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그린 퀜틴 블레이크 등 세계 그림책 발전사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가 명단에 이수지가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수지는 책의 물성을 활용한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글 없는 그림책’이라는 문법으로 독자에게 생각의 공간을 내어준다. 펼친 책장 사이의 ‘접힌 선’은 현실과 환상을 가르는 경계가 되고, 푸른 물감 한 방울은 거대한 상상의 바다가 된다. 음악, 미술 등 다른 장르와의 유연한 연대로 그림책의 정의를 계속해서 확장한다. 50년, 100년 뒤 그림책의 고전이 될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를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안데르센상을 받은 지 3년이 흘렀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나. 혹 ‘왕관의 무게’로 힘들진 않았나. “일거리만 많아졌어요(웃음). 농담이 아니라 진짜 일거리가 많아졌죠. 물론 개인에게 주는 상이지만, 그 과정에서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KBBY) 등 노력한 분들이 많이 있기도 하고 또 ‘한국 그림책 업계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에 대부분 요청에 응했어요. 여기저기서 협업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생기고요. 나중에는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잠깐 비춰준 ‘빛’ 같은 거예요. 대단한 고마움과 응원으로 받아들이지만, 그 무게에 짓눌리지는 않아요. ‘메타인지’가 잘 되는 편이라, 세상 사람이 저한테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는 걸 잘 알거든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타 장르와 협업이 유독 많다. “국악을 기본으로 활동하는 ‘솔솔’이라는 듀오가 조선시대 정가(감정을 절제하고 품위 있게 부르는 전통 성악곡) 형식으로 제 책 ‘눈 내리는 삼일포’로 음악을 만들고 곧 음원 발매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간송미술관에 가서 우연히 본 옛 그림이 그림책이 되고 또 김연수 작가가 그 얘기를 듣고 단편 소설을 쓰고, 솔솔의 음악이 되는 과정이 너무 뿌듯하고 재미있어요. ‘그림에 눈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벌레 먹은 구멍이었다’는 모티브에서 출발한 건데 각자 다른 걸 보잖아요.” 이 이야기의 시작은 202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송미술관은 심사정(1707~1769)이 그린 ‘삼일포’를 복원·보존 처리해 전시회를 열었다. 금강산에서 흘러나온 신계천이 36개 봉우리에 가로막혀 절경을 이루는 곳을 그린 그림인데, 쪽빛 배경 곳곳에 하얗고 동글동글한 눈이 내리는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하지만 눈처럼 보이는 흰 점들은 사실 넓적나무좀이 갉아 먹어 구멍이 난 흔적이다. 화첩 형태의 ‘해동명화집’ 속에 접혀 있던 까닭에 데칼코마니처럼 좌우대칭으로 구멍이 났다. 간송미술관은 전시를 앞두고 이 구멍이 보이지 않게 메울 것을 고민했지만 그동안 관람객들이 그림의 일부로 사랑해 온 역사를 감안해 결국 눈 내리는 모습을 유지한 채 복원했다. 여기서 영감을 받은 이수지는 지난해 ‘눈 내리는 삼일포’라는 그림책을 선보였고 이수지의 책에 영감받은 김연수는 동명의 소설을, 솔솔은 이를 음악으로 빚었다. -지난해 전남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올해 상반기 제주현대미술관에 이어 현재는 경북 의성군 조문국박물관에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 원화전이라고 해서 그림책에 쓰였던 그림을 많이 전시하는데, 작가로서 작업의 완성본은 인쇄돼 나온 ‘책’ 그 자체라고 생각하거든요. 완성된 책을 두고 굳이 다시 원화로 돌아가 ‘원래는 이런 그림이었어’라고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어요. 이런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전시가 제가 하고 싶었던 이면을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부터예요. 전시는 공간에서 몸으로 체험하기 때문에 다시 기획해야 하는 게 있죠. 어린이들이 오는 만큼 ‘그림자 극장’ 같은 놀거리를 만들었는데, 기본 2시간, 심지어 6시간씩 보는 관람객도 있더라고요. 전시 개막식에 온 의성군수가 ‘의성은 어린이가 정말 귀한 곳’이기 때문에 이런 기획을 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조문국박물관 본관 전체에서 열리는 이수지의 ‘이렇게 멋진 날’ 전시는 ‘파도야 놀자’ 등 대표작 원화를 비롯해 미디어 영상과 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이 그림책을 다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열린수장고에서는 ‘반대말 백자’ 도서와 실제 백자를 함께 전시해 화제가 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바캉스 프로젝트’를 한 것을 비롯해 문화유산, 옛이야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해외 도서전을 자주 다니는데, 갈 때마다 발견한 점이 해마다 어느 나라든 누군가는 새로운 ‘빨간 모자’를 만든다는 것이었어요. 고전에 자기만의 그림 스타일을 입히는 건 기본이고, 어떤 책은 아이에 대한 성적 가해라는 무거운 주제로 비틀기도 하고, 또 어떤 책은 아주 유머러스하게 풀기도 해요. 그걸 보면서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빨간 모자’라는 원형을 다 알고 있으니까, 패러디도 다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구나. 그런데 ‘우리나라 옛이야기는 왜 잘 그리는 데만 집중할까?’라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우리 이야기도 해외에서 이런 식으로 소비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번 해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게 된 거죠. 동료 작가들에게 이야기했더니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재밌겠다’며 바로 나오더라고요. ‘너희 정말 심심했구나’ 싶었죠(웃음). 사실 그림책 작가는 누구나 나만의 실험적인 책을 만들고 싶은 로망이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 치이다 보면 쉽지 않은데, ‘바캉스 프로젝트’가 핑계가 되면 좋겠다 싶었던 거죠.” -올해 바캉스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공개한 두루마리 그림책 ‘연인, 인연’의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나왔나. “한 장짜리 그림이나 두루마리 형태는 책이 아니라며 ISBN 발급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네모가 아니면 안된다’, ‘교보문고에 들어갈 수 없는 책은 안된다’는 등 응답이 돌아왔죠. 담당자가 이런 민원을 많이 받았겠지만, 작가가 진심으로 의문을 가지고 물어보면 ‘책이라는 게 뭘까’ 잠깐이라도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의 형태가 이토록 다양해지는 시대에 그 정의를 조금 더 넓게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이수지는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에서 본 심사정의 ‘촉잔도’와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에서 영감받아, 길이가 2.4m에 이르는 두루마리책 ‘연인, 인연’을 펴냈다. 작품에는 길고 긴 두루마리 양쪽 끝에서 각기 출발해 험난한 자연을 지나 인연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내년에 나올 그림책 막바지 작업중이라 들었다. 또 다른 계획도 있다면. “제가 오랫동안 혼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중간에 진전이 안 돼서 그냥 묻어뒀어요. ‘이후에 어떻게든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진은영 시인의 시를 보내주며 그림책으로 만들 수 있겠냐고 물어본 거예요. 그 시를 읽는데, 갑자기 제가 예전에 하던 프로젝트가 생각이 나서 거기에 시를 얹어 봤어요. 그랬더니 어떤 물꼬가 트이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시인의 시와 제 프로젝트가 만나서 시너지가 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또 충북도청을 리모델링 해서 만든 그림책 전용공간 ‘그림책정원 1937’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고 가을쯤 출판사 초청으로 브라질에 다녀올 계획입니다.” ■ 이수지 그림책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캠버웰 예술대에서 북아트를 공부했다. 그의 작업에서 책의 가운데 제본선은 현실과 환상을 가르는 경계가 되고, 책 넘기는 행위는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장치가 된다. ‘경계 3부작’이라 불리는 ‘거울 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 놀이’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2022년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다.
  • [뉴스분석]고환율 잡기 총력전에도 ‘백약이 무효’…정부 개입에도 환율이 안 잡히는 4가지 이유는

    [뉴스분석]고환율 잡기 총력전에도 ‘백약이 무효’…정부 개입에도 환율이 안 잡히는 4가지 이유는

    내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연말까지 고환율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연말 종가 기준 환율이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내년도 재무제표 작성 기준이 되는 만큼 ‘환율 수준(레벨)’ 자체를 낮춰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연말 환율이 높게 형성되면 기업의 외화부채 부담이 커지고 투자·대출 계획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환율 비상등’이 꺼지지 않는 이유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0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 147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엔화 및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글로벌 달러 선호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환율은 지난 17일 장중 1482.1원까지 치솟아 올해 4월 9일(1487.6원)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화 가치가 ‘위기 국면에 준하는 수준’까지 밀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은은 지난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금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외화부채를 보유할 경우 부과되는 제도로, 이를 면제해 금융권의 외화 차입 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또 한은은 은행이 맡기는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미국 정책금리와 연동한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은행이 해외에 투자하는 자금을 국내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연장선상에서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이르면 이번 주 초부터 대규모 환 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정부와 한은이 ▲선물환 포지션 제도 합리적 조정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경감 ▲거주자 원화 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국민연금 관련 ‘뉴프레임워크’ 모색 등 대책을 쏟아낸 것도 연말 환율 안정이 그만큼 중요해서다. 김용범 대통령실장이 지난 18일 국내 7대 기업과 긴급 환율 간담회를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정부의 구두 개입만으로도 환율이 진정됐지만, 최근엔 다르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국민연금·보건복지부의 4자 협의체 출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연장 등의 조치에도 원화 약세는 멈추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백약이 무효’가 된 고환율 흐름의 원인으로 구조적 요인을 꼽는다. 우선 한미 간 경제 기초체력의 차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낮고 저성장도 고착화되면서 장기적인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두 번째는 달러 수급 구조의 변화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로 환류되지 않고 기업 내부에 쌓이고 있는 데다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시중 달러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했고 최근 2~3년간 그 절대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한미 관세 협상 이후 불거진 대규모 대미 투자 부담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 보면 향후 10년간 달러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됐고, 외환보유고를 순증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석 교수도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달러를 원화로 바꿀 유인이 줄었다”며 “한국 경제의 산업 기반이 미국으로 이전되는 게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정부 개입에 대한 신뢰 부족도 있다. 고환율이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이 정부의 신호에 예전만큼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제의 성장성과 장기 투자 매력이 유지됐다면 자금이 이렇게 해외로 빠져나갔겠느냐”며 “팬데믹 이후 4~5년간 누적된 한국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 상실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 이 대통령, 신보라 원장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한 까닭은

    이 대통령, 신보라 원장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한 까닭은

    이재명 대통령과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의 인연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성평등가족부·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신 원장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신 원장도 “네,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 인사 내용만 보면 ‘보고 받는 사람’과 ‘보고 하는 사람’ 간 대화로 특별한 게 없어 보이지만 두 사람의 뜨거운 설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두 사람의 설전은 2016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로 거슬러 간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이었고, 신 원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이었다. 성남시 청년 배당 정책을 둘러싸고 신 의원은 공격수였고, 이 시장은 수비수였다. 신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이 시장에게 “돈(현금)을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건 어떻게 보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행정 서비스다. 만약 이게 가장 좋은 사회 서비스라고 한다면 실상 우리나라 공무원도 다 필요 없다. 세금 걷어서 그냥 나눠주는 공무원 몇 분만 있으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또 “청년들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매칭 서비스든 컨설팅이든, 전담 콜센터를 만드는 등 머리를 좀 더 써서 고민하는 행정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옳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나은 좋은 정책이 있으면 알려달라. 제안해달라”고 받아쳤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당시 박근혜 정부)가 과연 청년들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했나.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취약계층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여러 정책을 했지만 청년들이 ‘헬조선’이라 부르며 탈출하고 싶어 하는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또 “정부는 ‘서민 증세’를 하고 국가 빚 늘리며 복지를 축소했지만, 성남시는 정해진 세금을 잘 관리해 빚 갚고, 정부 지원받지 않고 새로운 복지 정책을 만들었다. 예산 아껴서 세금 내는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건 잘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신 의원은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현금을 주는 게 과연 좋은 행정 서비스인가”라고 재차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지자체는 세금을 스스로 책정할 권한이 없다”며 “노인, 보육, 교육 복지를 다 하고, 다음 순위로 밀려 있던 청년 복지를 시작한 거다. 왜 현금을 주느냐고 하는데, 현금 아니라 ‘지역 상품권’을 주고 있다. 청년도 만족하고 지역 소상공인도 만족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 이걸 가지고 포퓰리스트라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성호 “마약수사 독립조직 필요…美 DEA처럼 수사·기소 전담해야”

    정성호 “마약수사 독립조직 필요…美 DEA처럼 수사·기소 전담해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9일 “마약 수사·기소·공소유지를 모두 전담하는 독립 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한시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마약 수사만을 전담하는 청을 만들지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약 청정국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마약 청정국이 되려면 (마약류 사범이)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40명이 넘었기 때문에 회복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성상헌 검찰국장은 현재의 마약 합수본에 대해 “합수본은 수사·기소 분리 취지를 반영해 검사실이 직접 수사 개시를 하고 있지 않다”며 “경찰이 수사 개시한 사건 등에 대해 영장을 통제하고 송치 개념으로 사건을 받아 보완수사를 통해 기소하는 구조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수본 소속 신준호 제1부본부장(부산지검 1차장검사)은 “합수본은 출범 한 달 만에 마약 사범 20명을 입건하고 그중 11명을 구속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기관별 마약 수사 공조에 애로가 컸으나 합수본 설치로 다양한 시너지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문제 때문에 꼬인 측면이 있어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며 “마약 수사는 독립 관청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업무보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마약단속국(DEA)과 같은 전담 조직이 생겨야 좀 더 강력한 마약범죄 퇴치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국 마약이 밀조돼서 밀수돼서 유통되는 전 단계, 투약까지 단계를 철저하게 수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인력 부족 등으로 범죄수익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범죄수익 환수 업무를 법무부가 강화해야 할 주요 업무로 꼽았다. 그는 업무보고에서 “법원이 1년간 몰수·추징 결정한 금액은 9조원이 넘는데도 실제 집행되는 것은 1500억원대”라며 “사법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 문제와 무관하게 법무부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시장 조사 지시한 이 대통령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시장 조사 지시한 이 대통령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다면서요?”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에게 이처럼 물으며 시장 조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엄청 비싸다고 한다. 다른 나라 평균적으로 그렇게 비싸다고 한다. 조사 아직 안 해봤을 것”이라며 “조사 한번 해 봐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또 “이게 독과점이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보다 약 39%가 비싸다고 한다. 뭐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곧이어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도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원민경 장관에게 국내 생리대 가격이 비싸 해외에서 직구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국내 기업들의) 판매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면 관세 없이 수입을 허용해서 실질 경쟁으로 시켜보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원 장관은 “좋은 제품에 대한 욕구가 높고 유통과정에서 부가세가 붙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값이 너무 부담돼서 전에 ‘깔창 생리대’ 같은 이야기도 있었다”며 “저소득층하고 일부 저연령층은 생리대를 지원하지만 비싸서 못 산다고도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기업들이 일종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성평등가족부도 신경 써서 내용을 파악해달라”고 강조했다.
  • 선교사 자녀가 주한 가나대사 된 기막힌 사연

    선교사 자녀가 주한 가나대사 된 기막힌 사연

    서울 용산구 주한 가나 대사관. 집무실에 앉은 남자의 얼굴은 영락없는 한국인이었다. 최고조(Kojo Choi·48) 주한 가나 대사. 가나식 이름 ‘코조 초이’를 한국식으로 뒤집자 우연히도 ‘절정’을 뜻하는 단어가 됐다. 최 대사는 과거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과의 식사자리에서 이 조합을 알게 됐다고 한다. 당시 정 전 장관은 ‘코조 초이’라고 적힌 최 대사의 영문 명함을 보고 “이름을 참 잘 지었다. 최고조, 이건 한국 이름”이라며 감탄했다고. 이를 계기로 최 대사는 한국에서 ‘최고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7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최 대사는 가나에서 통신과 핀테크 사업으로 성공한 기업인 출신이다. 가나의 다섯 대통령 중 네 명의 자녀와 친분을 쌓았고, 역대 대통령들의 자문과 통역을 맡기도 했다. 최 대사는 가나 민정 출범 이후 첫 아시아계 대사로 임명됐다. 춘천 소년, 30여년 만에 대사가 되어 돌아오다선교사인 아버지가 가나행을 결심했을 때, 중학교 2학년을 마친 그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낯선 아프리카 땅, 학교에서 유일한 동양인.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최 대사는 이를 차별이나 편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나 사람들이 저에게 보여줬던 반응은 호기심이었습니다. 호기심으로 다가온 그 친구들의 마음 안에는 정말 저를 더 알고 싶어 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가나 사회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현지 음식을 손으로 먹기도 하고, 친구들과 같은 그릇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유대감을 쌓았다. “저는 가나 속 한국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아닌, 가나인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그들 중 하나로 살았습니다.” 최 대사는 2009년 척수종양으로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봉사에 필요할 것 같아 회복 기간 동안 침술을 배웠다. 관련된 해외 자격증도 땄다. 이것이 기회가 되어 가나 대통령과 영부인들의 건강 관리를 도왔고, 그들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됐다. “한국과 가나는 놀랍게도 정말 닮았다”30여년을 가나에서 살며 두 나라를 모두 품게 된 최 대사는 한국과 가나의 공통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신앙심이다. “가나 국가(國歌)를 보면 ‘God bless our homeland, Ghana’(우리 조국 가나에게 하나님의 복이 있기를)로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애국가도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죠. 우리보다 훨씬 더 위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는 신이 있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시작점이 똑같죠.” 두 번째는 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다. “왕이 있는 곳엔 문화가 있고, 그 문화가 있는 곳엔 항상 가족의 가치가 들어가 있어요. 한국은 왕조를 거쳐 나라가 이어져 왔고, 가나도 아샨티 왕국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죠. 그래서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공통점 때문일까. 최근 가나에서 한류 영향력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대사로 임명된 후 그는 SNS에서 가나 현지 여성들에게 ‘아저씨’, ‘오빠’로 불린다고 한다. 가나 공영 TV는 한때 남미 드라마를 주로 방영했지만, 지금은 한국 드라마로 편성표가 채워진다. 주가나 한국대사관이 매년 여는 K팝 대회에는 수많은 참가자가 몰린다. 한류를 보며 ‘가류’를 꿈꾼다최 대사는 가나에도 한류에 버금가는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10년 전 ‘아존토(Azonto)’라는 춤이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빨래나 요리를 하다가 일상 속 동작을 춤으로 만든 겁니다. 만약 그때 가나에 한국과 같은 콘텐츠 제작 능력과 디지털 인프라가 있었다면 한류보다 ‘가류’(Ghana Wave)가 먼저 터졌을 겁니다.” 최 대사는 가나의 원석 같은 재능이 한국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 교류를 넘어 경제 협력 역시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도, 가나도 관계 중심 사회...상호 이익될 만한 모델 찾아야” 최 대사는 한국 기업과 정부, 그리고 청년에게 아프리카 진출을 적극 권했다. 청년들에게는 장기적 안목을 주문했다. 그는 “당장 돈을 벌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전문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3년 정도 문화와 언어를 배우며 동료와 친구를 만들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들에게는 컨소시엄 방식을 제안했다. “한 기업이 들어가서 모든 것을 다 하려니 힘들죠. 원료 공급, 제조, 포장 등 세분화된 중소기업들이 함께 들어가면 가나 정부 투자청과 아프리카 자유무역지대를 활용해 재미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희토류 등 핵심 자원 확보를 위한 장기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한국의 실패 경험을 환기시켰다. “예전 한국이 광물 사업으로 아프리카에 갔을 때 실패한 이유는 목표를 정하고 서둘렀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많고 서두르면 관계도 흐트러지고 사고도 납니다.” 그러면서 최 대사는 거듭 ‘관계’를 강조했다. “한국도 가나도 관계 중심 사회예요. 함께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모델을 찾아보는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2027년, 한국과 가나 협력의 ‘최고조’를 향해최 대사의 이런 철학은 그의 임기 목표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7년 한-가나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50주년은 ‘골든 주빌리’(Golden Jubilee)로 불리며 가장 값지고 귀한 해입니다. 그동안 걸어온 여정에 대한 축하와 감사,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50년의 시작을 의미하죠. 내후년인 2027년부터는 한국과 가나가 서로를 위한 동반자로 갈 수 있는 그림을 만드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임무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의 상호 국빈 방문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양국 정상이 만나 문화 교류, 사업 발전 노하우 공유, 광물 개발 협력을 논의한다면 자연스럽게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고려 두 석탑 국보 지정…여덟 수호신, 십이지상 등 부조 완성도 높아

    고려 두 석탑 국보 지정…여덟 수호신, 십이지상 등 부조 완성도 높아

    고려시대 석탑인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두 유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충남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석탑 자체의 건립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하지만 탄문(900~974년)이 보원사에 있을 때 고려 광종을 위해 봄에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서산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에 석탑에 대한 비문이 남아있다. 더불어 석탑의 조영기법, 양식을 고려했을 때 고려 광종 때인 10세기 중반에 건립된 것을 알 수 있어, 우리나라 석탑 조성시기를 알 수 있는 편년(석탑의 건립연대 순서와 양식적 특징의 기준이 되는 연대기) 기준이 되는 고려시대 석탑이다. 부조(평면에 그림이나 글자를 도드라지게 새김)로 아래층 기단 면에는 형상이 다른 사자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사자상에는 불법과 사리를 지키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한다는 상징이 담겼다. 위층 기단 면에는 불교의 여덟 수호신인 팔부중상을 유려하게 조각했다. 통일신라의 조각 양식과 수법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도 잘 표현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비교적 명확한 조성시기와 함께 고려왕실과 불교와의 관계를 알 수 있고, 통일신라 말기 조영기법과 양식을 계승하면서 고려시대 새로운 기법들이 적용된 석탑으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북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에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으로, 석탑에 새겨진 190자의 명문이 있어 구체적인 건립시기와 과정, 당시 사회상 등을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 역시 우리나라 석탑 조성시기의 편년 기준이 되는 유산이다. 190자 속에는 1010년 이 탑의 건립공사에 착수해 2월 1일에 돌을 깎기 시작했고 또 3월 3일부터는 광군사의 육대차와 소 1000마리, 승려와 속인 1만명이 힘을 모아 세웠으며, 향도와 공인 등 50여명이 감독했다는 내용과 1011년 4월 8일 완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탑 아래층 기단에는 각 면마다 3개의 안상(표면에 곡선으로 조각한 모양)을 배치하고 그 안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했고 위층 기단 면에는 각 면마다 2구씩 팔부중상을 조각했다. 또 1층 탑신에는 금강역사상(악의 무리가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수문장 역할의 보살)을 부조로 조각했다. 이런 모양은 다른 석탑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방식이며, 복식이나 지물 또한 특이해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석탑에 새겨진 명문으로 건립 목적과 과정, 시기 등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아래층 기단에서 1층 탑신까지 십이지상-팔부중상-금강역사상을 부조 방식으로 조각하여 불교 교리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등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국보 지정 이유를 밝혔다.
  • [열린세상] 조상들은 바보가 아니다

    [열린세상] 조상들은 바보가 아니다

    1946년 8월 13일자 동아일보에 미군정청 여론국이 전국 845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귀하께서 찬성하시는 일반적 정치형태는 어느 것입니까’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대중정치(대의정치)가 85%를 차지했다. 개인 독재(3%), 몇 사람에 의한 수인(數人) 독재(4%), 계급독재( 3%), 모른다(5%)를 압도하고 있다.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질문에는 자본주의(14%), 사회주의(70%), 공산주의(7%), 모른다(8%) 순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나는 오늘날 사람들이 이 기사를 읽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다. “뭐야, 공산주의를 찬성하는 7%에 사회주의를 찬성하는 70%를 더하면 무려 77%가 좌익 지지자들이었다고? 이렇게 좌익이 많았으니 공산화될 위험이 높았던 거야! 이런 가운데 자유 대한민국을 만든 이승만 박사를 비롯한 여러분들이 참 고생하셨어!”라는 말을 흔히 한다. 영화 ‘건국전쟁’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이런 말들이 그 시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상을 존경하지 않는 시건방진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그들에게 말한다. 당시 한국인들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충분히 구분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자 영연방의 모국 영국에서는 전쟁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노동당이 집권해 복지국가를 만들고 사회주의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었다. ‘요람에서 무덤으로’는 영국 노동당의 구호이자 당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정치 슬로건이었다. 미국은 어떤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 정책이나 전쟁을 치러 내려 애쓰던 시기의 미국 경제에 과연 사회주의 요소는 없었던가. 2차 대전 종전 직후 시대정신의 가장 간명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인권선언은 언론의 자유와 정치적 권리뿐만 아니라 노동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도 하늘이 주신 인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당대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던 사회권, 노동권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그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래서 헌법기초위원장 서상일 의원은 “우리가 민족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고 있다”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위험한 표현이지만 그는 전기와 가스, 석탄 같은 에너지 그리고 철도와 항만, 수도 사업을 국영으로 하고 농지개혁과 의무교육을 실시할 근거를 헌법 조항에 못박은 이유를 설명하고자 했을 뿐이다. 조소앙은 사회당을 만들어 전국 최다 득표로 제2대 국회에 진출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사회당의 창당대회에 비서를 보내 축사를 전달했다. 물론 전쟁은 우리의 언어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찰나의 순간에 피아 식별이 안 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혼란 속에서 북한에서 쓰는 용어는 기피하다 보니 해방, 인민 등과 함께 사회주의도 유별난 단어가 됐다. 그래서 전후(戰後)의 감각으로 전전(戰前)의 자료를 읽으면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조상들을 함부로 무시하고 탓하는 습관이다. “친일 청산이 제대로 안 됐다.” “농지개혁은 실패했다.” “일제 말기 어떤 단체에 가입한 누구는 친일파다.” “50년대, 60년대에는 민도(民度)가 낮아 막걸리와 고무신이 선거판을 좌우했다.” 이런 판단을 맘대로 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 조상들이 뭘 모르고 77%나 좌익을 지지했다”고 생각해 버렸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의 지도자들이 무지한 백성을 데리고 억지로 대한민국을 세운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국민들과 함께 이 나라를 만들었다. 그래서 건국 과정에서 그토록 많은 평범한 사람, 우리 조상들이 목숨을 바쳤던 것이다.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
  • “독도는 일본땅” 다카이치…“李대통령 화장품 선물 기뻐”

    “독도는 일본땅” 다카이치…“李대통령 화장품 선물 기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8일 한일기본조약 발효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교류 및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지난 60년간 일·한 간에는 여러 교류·협력이 축적됐다”며 “특히 국민 간 교류가 현재의 양호한 일한 관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엄중한 전략환경에서 지역·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일한이 협력해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상 간 셔틀 외교를 통해 더 관계를 심화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교 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구축해 온 일한 관계 기반에 기초해 일한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에 일치했다”고 전했다. 또한 10월 취임 기자회견 발언 덕분에 이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화장품을 받아 매우 기뻤고, 최근 일본인 친구들로부터 좋아하는 한국 김을 선물로 받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회견에서 “한국 김을 매우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도 쓰고 있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일기본조약은 1965년 6월 22일 조인됐고 그해 12월 18일 발효됐다. 셔틀외교 복원 속 “독도는 일본땅”…‘내치용’ 평가도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의원 질의에 답하던 중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다시 폈다. 그는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기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해갈 것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며 “국내외에 우리 입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침투되도록 메시지 발신에 힘써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인 지난달 10일에도 같은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일이 대립하는 현안에 대하여 강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이 같은 ‘독도 망언’은 이 대통령이 내년 1월 13~14일쯤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 파장이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총리가 국회 질의 과정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답하지 않은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내치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최근 10여년 간 일본 총리 중 과거사 및 영토 문제에 가장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공개석상에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진 않았지만, 지난 7월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명기하는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 매일 쓰는 드라이어·토스터기의 배신?…“폐 파고드는 유해입자 대량 뿜어내”

    매일 쓰는 드라이어·토스터기의 배신?…“폐 파고드는 유해입자 대량 뿜어내”

    가정에서 사용하는 토스터기, 에어프라이어, 헤어드라이어 같은 가전제품이 초미세입자(UFP)를 대량으로 뿜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토스터기는 분당 수조 개의 유해 입자를 뿜어내는데, 이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 코를 통과해 폐 깊숙이 침투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산대 연구팀은 가정용 전자제품에서 배출되는 실내 공기오염 물질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위험물질 저널’에 발표했다. 초미세입자는 크기가 100㎚(나노미터) 미만으로 매우 작다. 이 때문에 코로 걸러지지 않고 성인과 어린이의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특히 기도가 작은 어린이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연구팀은 특수 실험실에서 토스터기, 에어프라이어, 헤어드라이어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초미세입자를 대량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제품은 토스터기였다. 빵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 분당 약 1조 7300억개의 초미세입자를 내뿜었다. 연구팀은 가전제품에서 열을 내는 뜨거운 금속선인 ‘가열 코일’과 ‘회전식 모터’ 부품이 초미세입자를 많이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다이슨 제품 같은 브러시리스 헤어드라이어는 기존 제품보다 입자를 10~100배 적게 배출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초미세입자에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공기 중 입자에서 구리, 철, 알루미늄, 은, 티타늄 같은 중금속을 발견했다. 이들 금속은 코일과 모터에서 직접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창혁 부산대 교수는 “이런 중금속이 포함된 입자가 인체에 들어가면 세포 독성과 염증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가전제품의 건강 영향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전 연구들에서 초미세입자가 천식,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암 등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가전제품의 안전성과 초미세입자 배출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의 설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오염 물질의 출처를 이해하면 건강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한 예방 조치와 정책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LG, 아이스하키·스켈레톤과 10년 동행… 동계스포츠 저력 키운다

    LG, 아이스하키·스켈레톤과 10년 동행… 동계스포츠 저력 키운다

    LG가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10년째 후원하며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정승기 선수가 부상을 극복하고 IBSF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하반신 마비 위기까지 왔던 정 선수는 고된 재활 끝에 1년 11개월 만에 시상대에 오르며 감동을 안겼다. LG는 2015년부터 스켈레톤 팀의 메인 스폰서로, 장비와 전지훈련을 지원해 왔다. 정 선수는 “힘든 시간 동안 스켈레톤을 잊지 않고 후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다시 설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IIHF 남자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중국을 3대0으로 완파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LG는 2016년부터 남·녀·청소년 국가대표팀을 모두 후원하는 것은 물론, 2022년부터는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며 종목 전체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단순 금전 지원을 넘어 선수단 라커룸과 전술 훈련실에 가전제품을 기증하는 등 세심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김우재 감독은 “LG의 후원 덕분에 전문적인 훈련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LG 관계자는 “LG의 지원은 인기 종목에만 쏠리는 후원 관행에서 벗어나 척박한 환경의 선수들에게 10년간 꾸준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유망주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비인기 종목 후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18분 자화자찬’ 트럼프 “바이든이 망친 나라 내가 바로잡았다”

    ‘18분 자화자찬’ 트럼프 “바이든이 망친 나라 내가 바로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18분에 달하는 ‘자화자찬’ 연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조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중동 평화, 감세 정책 등을 끌어냈다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를 맹비난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후 9시(미 동부시간)쯤 시작해 20분 가까이 생중계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 11개월 동안 미국 역사상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등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전임 행정부를 겨냥하며 여론 결집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이 엉망진창으로 만든 나라를 물려받아 바로잡고 있다”면서 “파탄 직전에 놓였던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임 행정부가 초래한 인플레이션을 자신이 안정시켰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정부와 의회 동맹 세력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국고를 약탈해 물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나는 그 높은 물가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취임했을 때 인플레이션은 48년 만에 최악이었는데, 바로 그때부터 ‘감당 가능한 생활비(affordability)’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실질임금이 3000달러 하락했는데, 트럼프 정부에서는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투자 유치와 감세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임금 인상 등을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사상 최대 규모인 18조 달러(2660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이 성과의 상당 부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관세’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 정책으로 “내년부터 각 가구가 연간 1만 2000달러를 절감하게 된다”면서 “1년 전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었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나라가 됐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10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종식했다는 주장을 재차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위협을 끊고 가자 전쟁을 끝내면서 3000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 정책을 언급하며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최악의 국경을 물려받았고 곧바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마약과의 전쟁, 의약품 가격 인하, 대규모 공장 건설 등도 자신의 성과로 꼽았다. 특히 경제 회복을 단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일환으로 군 장병 145만명에게 ‘전사 배당금’이라는 이름의 특별 지급금을 예고했다. 1인당 1776달러(260만원)로 크리스마스 이전에 지급이 완료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5월 취임할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둘기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해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믿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둘기파’ 연준 의장의 취임과 맞물려 내년 초부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부담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대해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고 민주당의 정책을 공격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면서 “대국민 연설이 군중 연설이나 집무실에서 언론과 만나 하는 대화와 매우 유사했다”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생활비 부담 등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전임 행정부의 탓으로 전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분수령이 될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화하는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PBS와 NPR,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8~11일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2%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경제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1·2기 전체를 통틀어 최저치다.
  • 쇠락한 산업 중심지 대구 북구,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날다

    쇠락한 산업 중심지 대구 북구,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날다

    오페라하우스·복합스포츠타운 등침산동 중심 대대적 도시재생 성공떡볶이 축제는 경제 효과 500억원금호강 국가정원 지정 방안 추진도 지역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산업화의 중심지였다가 경제 중심축의 이전으로 쇠락했던 대구 북구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되살아났다. 이제 K푸드 페스티벌과 지역 관광자원 개발을 디딤돌 삼아 세계로 날갯짓한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1년 전 구청장으로 처음 취임하면서 생기를 잃은 지역에 ‘옛 영광을 회복하자’는 각오를 밝혔고, 그 해답이 도시재생에 있다고 봤다”고 돌이켰다. ●생기 잃은 도심, 도시재생으로 활기 북구는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과 3공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섬유, 안경 산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1941년 대구 최초로 침산동 일대에 공업지구가 들어선 뒤 금성직물, 대구직물, 동흥직물 등이 자리를 잡았고 1965년에는 침산동과 노원동 일대에 3공단이 조성됐다. 북구는 이를 발판으로 국내 최대 섬유 산업 지역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달서구 성서산단과 달성군 국가산단이 새롭게 들어서며 제조업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1996년에는 제일모직마저 대구를 떠났다. 여기에 수성구와 달서구를 잇는 달구벌대로가 도시 발전 축으로 떠오르면서 북구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북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14년부터 침산동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도시재생사업을 벌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 지역 주민들이 자생적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이다. 재생사업이 완료된 지역의 주민들은 낡은 주택들이 사라지고 맞춤형 시설이 들어서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침산동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조경제단지, 복합스포츠타운 등을 중심으로 문화체육 중심지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홈 경기장이 떠난 뒤 공동화됐던 고성동 일대는 2019년 프로축구 대구FC의 홈 경기장이 들어서며 매주 1만 2000여 명의 관중이 몰리는 등 중심 상권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북구는 2024년 국토교통부 주관 도시재생 종합성과평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모델이 됐다. ●K푸드 대표 축제 ‘떡볶이 페스티벌’ 북구가 전국적으로 다시 위상을 드높인 데는 지역을 넘어 K푸드 대표 축제로 떠오른 ‘떡볶이 페스티벌’도 한몫했다. 이 페스티벌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지역 축제에 녹여내자는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6·25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밀가루가 대구역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그 과정에서 피난민촌이었던 북구 일대에 떡볶이 포장마차 골목이 형성되어 70년 넘게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북구에는 세계 최초의 떡볶이 박물관까지 들어섰다. 지난 10월 열린 제5회 떡볶이 페스티벌은 흥행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축제가 열린 사흘 동안 33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방문객이 절반을 넘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따른 떡볶이의 세계적 인기도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떡볶이 페스티벌의 직접적인 경제 유발 효과는 270억원에 달하고 도시 이미지 브랜딩, 각종 소셜미디어(SNS) 노출 등 간접 경제 효과는 5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역 특산물이 아닌 음식과 관련한 축제도 대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북구의 떡볶이 페스티벌 이후 경북 구미의 라면 축제와 김천의 김밥 축제, 강원 원주의 만두 축제 등 K푸드를 주제로 한 축제가 전국에서 연이어 흥행하고 있다. 북구는 떡볶이 페스티벌을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하천·역사 유산 활용한 ‘문화·생태도시’ 현재 북구는 역사·문화 유산과 자연 유산인 금호강을 적극 활용해 지역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신라시대 유력자들의 생활상과 당시 축성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구암동 고분군과 팔거산성이 각각 2018년과 2023년 국가지정유산(사적)으로 지정됐다. 북구는 이를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자 발굴 조사와 복원 지원, 탐방로 정비, 야간조명 설치 등의 예산을 지속 확보 중이다. 이와 함께 금호강과 팔거천, 동화천 등을 활용한 수변도시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강 중심에 자리 잡은 하중도는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만발하는 지역 대표 관광지다. 북구는 금호강 일대가 전남 순천만이나 울산 태화강처럼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밖에 지류 하천인 동화천과 팔거천의 경우 주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천 정비 사업과 경관 개선 사업을 병행했다. 배 구청장은 “금호강을 도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금호강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금호강에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들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AI 벤처투자, 美 72% 흡수… 한국 비중 1%뿐 ‘세계 9위’

    AI 벤처투자, 美 72% 흡수… 한국 비중 1%뿐 ‘세계 9위’

    세계 벤처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으로 급격히 쏠리는 가운데 한국에는 전세계 투자액의 불과 1%만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경우 자본이 곧 기술발전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AI정책저장소의 벤처투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3분기 전세계 AI 분야 벤처투자액은 1584억 달러(약 234조 3000억원)였다. 10년전인 2015년과 비교해 약 4배로 증가했다. 전체 벤처투자 중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0% 수준에서 55.7%까지 확대됐다. 미국이 블랙홀처럼 AI 분야 벤처투자액의 72%인 1140억 달러(약 168조 6500억원)를 흡수했다. 영국(7.3%)과 중국(5.7%)이 뒤를 이었고 한국은 15억 7000만 달러(약 2조 3000억원)로 세계 9위에 그쳤다. AI 벤처투자의 기업 쏠림도 극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xAI가 110억 달러(약 16조 3000억원)를 유치하는 등 빅테크의 존재감이 컸다. 한국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1억 4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유치한 사례가 최대 규모였다. 글로벌 AI 벤처투자는 2021년 정상을 찍고 조정 국면을 겪은 뒤 올해 들어 원상회복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한해 동안 1298억 달러의 투자가 쏠린 뒤 투자금이 줄었다가 올해 3분기 동안 114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1년 한해 동안 45억 4500만 달러에서 올해 3분기 동안 15억 7000만 달러로 절반 이상 투자액이 급감했다. 대규모 투자를 반복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술 발전이 부족하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가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변모했다며 민관이 힘을 모아 대응하자고 제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날 열린 2026년 업무보고에서 AI·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내년에 1조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이날 열린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세계 선두권인 AI 반도체 분야에서 주권 확보를 강조하며 연구 역량 통합, 반도체 박사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윤의준 공학한림원 회장은 “AI 반도체는 대한민국 미래 50년의 기술·산업·안보를 책임질 핵심 동력”이라며 “정부·기업·학계가 원팀으로 골든타임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毛의 전쟁’… “1000만 고통 외면 말라” “건보 재정 무너질 것”

    ‘毛의 전쟁’… “1000만 고통 외면 말라” “건보 재정 무너질 것”

    취업·결혼에 부정적… 질병 인식치료비 건보 적용 땐 1만원대 수준복지장관 “건보 재정에 영향 커”이재명 대통령의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를 두고 찬반 논쟁이 거세다. ‘1000만 탈모인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주장과 ‘건강보험 재정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를 두고 ‘모(毛)퓰리즘’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건강보험은 자가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원형 탈모에는 적용되지만, 유전적 탈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건보 적용에 찬성하는 측은 탈모가 청년층의 취업과 결혼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본다. 2024년 기준 탈모 진료 환자 가운데 20~40대 비중은 58.7%에 이른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중장년 탈모는 노화로 볼 수 있지만, 취업·결혼을 앞둔 젊은 층엔 질병에 가깝고 실제 취업과 연애의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인식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엠브레인이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7%는 탈모가 취업·연애·결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탈모를 숨기고 싶다는 응답은 20대(58.8%)가 가장 높았다. 직장인 송모(29)씨는 “사회초년생 시기에 탈모가 시작되면 자존감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결혼을 앞두고는 부담이 더 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비용은 월 3만~6만원 수준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약값 인하와 본인부담률 30% 적용으로 월 1만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 문제는 재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화로 건강보험 재정이 내년에 적자로 전환하고, 2030년에는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상금’ 성격의 준비금이 바닥나면 급증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유전적 탈모에 대한 건보 적용이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현 건강정책참여연구소 소장은 “치료 목적의 질병을 우선해야 하는데, 탈모를 급여화하면 여드름이나 비만 치료도 급여화하자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30)씨도 “탈모는 질병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건보재정에서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결국 그 부담이 청년 세대의 빚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장성 확대가 개별 민원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6.3%)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 암·중증질환·노인 의료 등 핵심 영역의 보장성 강화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 “미래차 기준은 공기 온도” 현대위아 美 CES 처음 참가해 미래형 車 공조 시스템 첫 공개

    “미래차 기준은 공기 온도” 현대위아 美 CES 처음 참가해 미래형 車 공조 시스템 첫 공개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다음 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6’에 참가해 새로운 열 관리 시스템과 구동 부품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위아의 CES 참가는 처음이다. 현대위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내달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CES 2026에서 ‘연결의 여정’이란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다. 우선 미래형 자동차 공조 시스템인 ‘분산배치형 공조시스템’(HVAC)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분산배치형 HVAC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모든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온도의 공기를 제공한다. AI가 탑승객의 체온, 외부 환경,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독립된 공조 제어를 한다. 관람객이 직접 미래 열관리 기술을 체험하는 ‘열관리 체험형 차량’도 선보인다. 관람객이 차 안에 들어오면 개인별로 최적화한 에어컨을 경험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이 체험 차량에서 복사열을 이용해 우리나라의 온돌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새로운 차량 난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조향에 큰 변화를 줄 차세대 구동 부품도 대거 선보인다. 대표적인 부품은 현대위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 등속조인트’다. 자동차의 구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등속조인트 두 개를 직렬로 연결해 최대 조향각을 크게 확장했다. 또한 자동차가 굴곡진 곳을 돌 때 기울어짐을 최소화하는 ARS도 공개한다. 로보틱스 기술인 ‘직렬·탄성 액추에이터’(SEA)를 자동차 제어에 최초로 적용해 노면의 미세한 변화와 진동을 감지하도록 했다.
  • 2년만에 돌아온 창작발레 ‘클라라 슈만’… 연말에 만나는 ‘세기의 로맨스’

    2년만에 돌아온 창작발레 ‘클라라 슈만’… 연말에 만나는 ‘세기의 로맨스’

    - 12월 26일과 27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2023년 초연 이후 2년만- 19세기 낭만주의 대표하는 음악가 ‘클라라 슈만’의 삶과 내면을 담은 창작발레 우리나라 대표 발레 부부인 제임스전과 김인희의 창작발레 ‘클라라 슈만’이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년만에 다시 선보인다. 클라라 슈만‘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핵심 음악가인 로베르트 슈만과 그의 부인 클라라 슈만, 그의 제자 요하네스 브람스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재로 한 창작발레다. 2023년 제임스전 안무로 처음 공연됐을 때 호평을 받아 그해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초청되는가 하면 언론사 문화대상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5 공연예술 창작산실 2차 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성사됐다. 한국 창작발레의 거장 제임스전이 안무를,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이 예술감독을 맡았고 아트플레이와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이 공동 제작했다. 김인희 예술감독은 “2백여 년 전 이역만리에서 삶의 풍랑을 헤쳐 나간 클라라 슈만의 삶과 열정이 힘겨운 오늘날을 살아내는 모든 분께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무가인 제임스전은 “이번 재공연은 초연 당시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해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고 밝혔다. 발레 무용수이자 부부인 김인희와 제임스전은 1995년 민간 직업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를 설립해 한국 창작 발레의 꽃을 피우는 한편 발레 후학들을 양성해 왔다.
  •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걷기는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한 운동이다. 철학자 칸트는 걸으면서 사색했고, 선각자들은 깨우치기 위해 ‘구도의 길’을 걸었다. 기독교인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참뜻을 되새겼다. 올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기기 업체 가민이 활동분석 앱인 ‘가민 커넥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9969보. 홍콩(1만 663보)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세계인의 평균 걸음 수는 8000보였다. ‘많이 걷는 한국인’ 기록을 세운 것은 만보 걷기 열풍 덕분 아닌가 싶다. ‘1만보 건강론’의 시초는 일본 규슈보건대 요시히로 하타노 교수다. 요시히로 교수는 1960년대 초 일본 성인들이 하루 평균 3500~5000보가량 걷는데 이를 1만보까지 늘리면 평소보다 20~30%가량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어 비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야마사’라는 제조업체에서 걸음 수를 측정해 주는 만보계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우리나라가 ‘걷기 왕국’ 일본을 제친 것은 자연과 역사, 재테크와 결합된 걷기 운동이 일상화된 결과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 코스다. 지자체마다 아름다운 산과 강, 명승지를 따라 둘레길을 조성해 트레킹족들을 모으고 있다. 걸으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옛길도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10대로 중 경기 지역을 지나는 6대로를 토대로 만든 경기옛길, 이순신 장군이 서울 남대문에서 합천군 율곡면까지 걸은 ‘이순신 백의종군길’, 퇴계 이황 선생이 관직을 마치고 고향인 안동 도산서원까지 걸어간 ‘퇴계 이황 귀향길’, 단종이 영월로 귀양을 떠난 ‘단종 유배길’ 등이 역사적 사연들과 엮여 있다. 요즘은 걸음 횟수에 따라 돈을 주는 캐시워크 앱도 인기여서 걸으면서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 [단독] 2029년 ‘데이터 생산액’ 자산으로 측정… “GDP 3% 이상 증가”

    [단독] 2029년 ‘데이터 생산액’ 자산으로 측정… “GDP 3% 이상 증가”

    데이터 생산액, GDP의 3.6% 추정미국·호주·캐나다보다 높은 수준AI 발전 속도에 따라 비중 늘 듯 최근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데이터 기반 산업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데이터는 ‘관찰·측정·기록을 통해 얻은 사실’을 말한다. 예컨대 네이버나 카카오톡 로그인 기록부터 검색·메신저 활동 내역, 온라인 쇼핑 구매 이력, 신용정보와 소비패턴 등이 모두 데이터의 범주 안에 든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경제 활동의 ‘원재료’로 활용되면서도 정작 자산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산으로 공식 인정을 받아 국내총생산(GDP) 비중에 포함될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유엔(UN) 통계위원회는 각국의 데이터 생산액을 ‘국민계정’(National Account) 가운데 자산으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2029년부터 데이터 생산액을 자산으로 측정해 편입하기로 했다. 한은이 분기별로 작성하는 국민계정은 한 나라의 모든 경제 활동을 기록하는 국가의 공식 회계 장부다. 기업으로 치면 재무제표에 해당하며 GDP와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총소득(GNI) 같은 핵심 지표들이 이 안에서 산출된다. 한은은 국민계정의 기준년을 5년 주기로 변경하고 있는데, 데이터 생산액을 자산으로 측정해 편입하기로 한 시기를 기준년 개편 연도인 2029년에 맞추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연합(EU)도 2030년부터 데이터를 자산으로 편입하기로 하는 등 주요국 대부분이 2029~2030년을 기준으로 데이터 자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데이터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상당하다. 앞서 지난 9월 19일 한은은 ‘2025 한국통계학회-한국은행 공동포럼’에서 AI를 활용해 데이터 생산액을 추정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의 데이터 생산액은 GDP 대비 3.62%, 금액으로는 약 68조 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1.6%), 호주(2.2~2.9%), 캐나다(1.7~2.3%)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플랫폼·금융 등 경제 전반에서 데이터 활용도가 높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달 20~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워킹그룹 회의(WPNA·Working Party of the National Account)에 참가해 데이터 생산액의 자산 측정 관련 실무를 논의하기도 했다. 2029년에 발표될 국민계정에서 데이터 생산액이 자산으로 편입되면 한국의 GDP는 3%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는게 한은의 전망이다. 데이터를 주로 활용하는 AI의 발전 정도와 속도에 따라 미국 또는 중국의 GDP 비중도 같은 절차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아직 AI의 발전 속도와 정도를 알 수 없다”면서도 “AI 발전과 데이터 생산액의 정도에 따라 각국의 GDP 순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 대학 “등록금 올려 교육 혁신” 학생 “재정 악화 책임 떠넘겨”

    대학 “등록금 올려 교육 혁신” 학생 “재정 악화 책임 떠넘겨”

    교육부 국가장학금Ⅱ 폐지 방침에교원·학생 복지 등 투자 확대 반색부담 늘어난 학생·학부모는 난색“교육예산 개편해 대학 일부 지원을” 교육부가 사립대학의 등록금 동결을 유도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대학과 학생 간 갈등이 다시 첨예해지고 있다. 대학들은 교육혁신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책임 전가’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교육예산 구조 개혁 등을 통한 대학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규제 합리화 방침에 따라 십수년간 동결됐던 대학 등록금이 앞으로 매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2027년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제(직전 3개년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2배로 제한)는 그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경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사무총장은 “학교 경쟁력, 학생 복지 등을 위한 재원 마련이 힘들었는데 이제 대학 재정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대학들이 내년엔 (법정 한도를 감안해) 3% 초반에 맞춰서 등록금을 올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국 151개 사립대학이 참여하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더 나아가 대학 등록금 인상률의 상한을 규정한 고등교육법 제11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국가장학금 Ⅱ유형 규제 폐지도 올해부터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록금 인상이 교육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광운대에 재학중인 차원(25)씨는 “지금도 학비를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힘들게 사는 학생들이 많은데 앞으로 학습시간, 휴식시간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우리나라도 이제 대학 교육은 국가가 지원해 무상화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면서 “등록금 인상은 이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을 대상으로 한 국가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에 연동돼 초중고교에 자동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편성 방식을 개편해 대학으로 일부 돌려 지원하자는 방안이 주로 거론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와 관련해 “초중고 교육과정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지다가 대학 이상 과정에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교육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립대 비중이 높아 교육비를 전적으로 국민들이 부담하는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면서 “등록금 인상만을 추진하면 학생 모집조차 힘든 지방대학들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15~30%에서 100%로 높이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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