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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소방관, 아파트 붕괴 잔해에 묻힌 일곱 살 딸의 주검 몸소 수습

    미 소방관, 아파트 붕괴 잔해에 묻힌 일곱 살 딸의 주검 몸소 수습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소방관이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붕괴된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건물 잔해에 갇혀 있다가 아흐레 만에 발견된 일곱 살 딸의 주검을 몸소 수습했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이 소방관은 2일 현장 근처에서 딸 스텔라 카타로시와 부인, 장인장모 등의 생환을 기원하다 비보를 접한 뒤 딸의 주검을 잔해 속에서 끄집어냈다. 자신의 재킷을 벗어 딸의 몸에 덮은 이 소방관은 주검 위에 작은 성조기를 얹은 뒤 주검을 들어 옮겼다.  BBC는 소녀의 이름을 스텔라라고 보도했다. 일간 뉴욕 포스트는 당국이 유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녀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이 소녀가 스텔라가 맞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 로컬 10 닷컴은 스텔라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008년 이곳에 이주한 엄마이며 사진작가 그라시엘라, 1960년대 말 우루과이 외교관으로 활약한 외할아버지 지노와 외할머니 그라시엘라와 함께 스텔라는 501호에 살고 있었다. 마침 이모 안드레아가 세 아들을 아르헨티나에 두고 혼자 놀러와 3대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한꺼번에 변을 당했다. 네 어른의 주검은 아직 찾지 못했다.  이그나티우스 캐럴 마이애미 소방구조대 팀장은 “그가 사랑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 곳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을 때 여러 동료 소방관들 옆에 나란히 서 있었다”며 “우리는 그녀를 데려올 수 있었으며 적어도 그가 딸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발견된 다른 한 구 시신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텔라는 어린이 희생자로 세 번째다. 지난달 30일 죽음이 확인된 어린이들은 루시아 구아라(4)와 엠마 구아라(10) 자매였다. 자매 역시 부모와 함께 변을 당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매일 밤이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어젯밤은 구조대에 더욱 힘든 밤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구조대가 쉴 새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도 아주 힘들고 감정적으로도 진이 빠지는 일”이라고 했다.  카바 카운티장은 이날 건물 철거 명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아파트는 136채 중 55채가 무너진 상태다. 수색 및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붕괴하지 않은 나머지 아파트가 구조대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지난 1일에는 나머지 아파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색 작업이 15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라이드 자달라 마이애미데이드 소방서장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가능하면 빨리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라면서 이르면 4일 철거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철거 준비에는 14시간가량이 소요되며 1~2층의 기둥에 구멍을 뚫은 뒤 기폭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마이애미 헤럴드는 당국자가 당초 이달 말쯤 아파트 나머지 부분을 철거하겠다고 밝혔지만, 허리케인 엘사가 접근함에 따라 시간표가 당겨졌다고 보도했다.  엘사는 이르면 5일 플로리다주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날에는 붕괴 아파트에서 8㎞가량 떨어진 ‘크레스트 뷰 타워’ 아파트 거주자에 대한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당국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시신 2구를 추가로 수습해 사망자는 모두 2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124명이다. 당국은 참사 직후 발코니 등에 있던 40여명을 구조했지만, 그 뒤 잔해를 치우며 이뤄지는 수색 작업에서는 단 한 명의 생존자도 나오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수색 작업에 투입된 대원 중 최소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실종자 159명으로,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 가족도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실종자 159명으로,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 가족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명, 실종자가 159명으로 늘어났다. 이틀째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상자와 함께 행방을 알 수 없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규모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이미데이드 카운티장은 25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에서 밤샘 수색 상황을 전한 뒤 사망자 수가 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종전 공식 사망자는 한 명이었다. 레빈 카바 카운티장은 실종자 수가 159명이라고 밝혔는데 종전 99명에서 60명 늘어난 것이다. 행방이 확인된 거주자 역시 102명에서 120명으로 증가했다. 레빈 카바 카운티장은 “이 숫자가 매우 유동적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계속 업데이트하겠다”며 “수색과 구조팀이 밤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전날 새벽 1시 30분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가능한 인력을 모두 투입해 구조 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추가 붕괴 위험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난 극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해당 지역에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연방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9명, 파라과이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각 6명, 우루과이 3명, 칠레 1명 등 중남미 6개국에서 최소 31명이 이번 붕괴 사고로 실종된 가운데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의 자매 가족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미국을 찾아 사고 아파트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외교장관은 “그들은 백신을 맞으러 거기에 갔고, 가족 전체가 함께 떠났다”며 “이번 일은 모면할 수 없었고, 현재로선 그들을 찾아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그는 “우리 영사관은 그들이 입원했을 경우에 대비해 마이애미에 있는 모든 병원을 뒤지고 있는데 지금까진 부정적”이라며 “우린 불확실성 속에 있다. 대통령은 이번 일로 영부인과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대통령 부인인 실바나 로페즈 모레이라와 그의 부모, 자매 남편의 부모가 전날 플로리다에 도착했다고 파라과이 대통령실이 밝혔다. 앞서 파라과이 정부는 전날 영부인의 자매와 그녀의 남편 및 세 자녀가 붕괴한 아파트 10층에 살고 있었다며 이들이 건물 붕괴 후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칠레 전 대통령으로 현재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인권최고대표)인 미첼 바첼레트의 4촌 부부도 아파트 붕괴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실종자의 딸 파스케일 보네포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 99명 실종된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잔해더미서 쿵쾅대는 소리”

    99명 실종된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잔해더미서 쿵쾅대는 소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30분쯤 챔플레인 타워의 일부가 무너져 3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연락이 되지 않는 99명을 찾는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생존자가 매몰된 상태에서 구조해달라는 신호로 뭔가를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얘기도 나왔다.  새벽에 붕괴되는 바람에 아파트에 몇 명이 있었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 당국과 경찰은 사고 초기 잔해에서 2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1명이 숨졌고 10명 이상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abc 뉴스는 3명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현재 붕괴된 아파트에 거주하던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추가 희생자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마이애미에 가까운 곳이라 파라과이인 6명, 아르헨티나인 9명, 베네수엘라인 4명, 콜롬비아인 6명, 우루과이 3명 등 중남미 국가의 대사관 직원들이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abc 뉴스는 전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카운티장은 사고 후 붕괴된 건물에 거주하는 102명의 소재가 확인됐지만, 99명은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이날 오후 밝혔다. 그는 “소재가 확인된 102명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연락이 되지 않는 99명이 붕괴 당시 건물 안에 있었는지도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아파트에 꽤 많은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건물의 나머지 부분도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걱정했다. 챔플레인 타워는 세 채의 건물이 맞붙어 있는데 붕괴된 건물은 남쪽 바닷가가 바라보이는 곳이다. 이 건물 아파트 136가구중 55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마이애미 데이드 소방구조대의 레이 자달라 대장은 “모든 작업이 잔해 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거기서 소방관들이 피해자 위치를 찾기 위해 절단, 구멍 뚫기, 음파탐지기와 수색 카메라 설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구조대원들이 지하 작업 중에 꼭 사람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뭘 쾅쾅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당국은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일주일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80여팀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주변 모든 도로를 폐쇄했다.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마이애미 쪽으로 접근하고 있어 구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방송 CBS4는 관계자를 인용해 10세 소년이 구조됐다고 전했는데 소년이 구조된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지만 그 뒤 추가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소년의 구조 상황을 지켜본 한 목격자는 “붕괴 모습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생존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고함 소리가 들려 봤더니 파편 사이로 손이 보였다”며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아래에 소년이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3층에 거주하다 사고 직후 출구를 못 찾아 발코니에서 구조된 베리 코언은 “갇혀 있던 20분이 평생처럼 느껴졌다”며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구조 크레인에 오르고서야 살아남은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붕괴한 아파트는 해변에 콘도미니엄 식으로 1981년 건설됐다. 바다가 너무 가까운 위치에 들어서 있는 것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된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침실이 3개인 162㎡ 크기의 호실이 지난 17일 71만 달러(약 8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11일에는 침실 4개짜리 418㎡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약 32억 6000만원)에 팔렸다. 붕괴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지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CNN이 전했다.  붕괴한 건물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피오렐라 테렌치 플로리다국제대 조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굉음이 들려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면서 “그 뒤 사이렌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먼지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빠른 대응이 매우 중요했고, 그게 생명을 구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보고 있는 파괴 상황을 감안하면 일부 나쁜 뉴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 당국과 접촉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연방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美플로리다 아파트 한밤중 붕괴…“99명 행방불명”

    美플로리다 아파트 한밤중 붕괴…“99명 행방불명”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사고 구조작업미 경찰 “99명 행방불명”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사고로 24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9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서프사이드 지역 해변에 자리 잡은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의 일부가 붕괴해 1명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다쳤다. 이 건물 전체 136가구 중 55가구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경찰이 밝힌 99명이 사고 당시 건물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앞서 마이애미 주재 우루과이 총영사관은 우루과이인 3명, 파라과이인 6명, 아르헨티나인 9명이 새벽에 무너진 뒤 실종됐다고 밝혔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건물 잔해에서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그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지역 80여개 팀을 투입해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붕괴한 건물 안에 사람이 더 갇혀있는 것으로 보여 인명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붕괴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건물 옥상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거주자의 증언이 나왔다.
  •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바야흐로 대권 레이스다. 벌써 머리가 어지럽다. 내년 대선이 어느 때보다 협잡과 음모가 난무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나라와 국민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한바탕 축제 분위기로 치러져야 할 터인데 그 반대다. 어느 진영이든 ‘백마를 탄 왕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사람들이 큰 무대로 옮겨서 대결을 이어 가고 있다. ‘저쪽 진영’에서 보면 윤석열이라는 대항마를 키운 1등 공신인 추미애가 “내가 윤석열을 잡겠다”며 어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윤석열도 대선판에 없었다. 우습게도 윤석열은 추미애가 낳은 ‘옥동자’가 됐다. 윤석열이 없으면 ‘이쪽 진영’에서는 대선을 치르기가 훨씬 수월할지도 모른다. 이쪽 진영에서 보면 추미애는 결과적으로 아군에게 총을 쏜, 이적 행위를 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대선판을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대선이 인물다운 인물들이 겨루는 장이 되지 않고, 전투욕과 적개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등판하는 장이 된 것은 오롯이 적대 정치의 결과다. 자천타천으로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그런 후보 중의 하나일 것이다. 법조계에서만 뼈가 굵었지 윤석열처럼 정치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최재형이 여론의 부름을 받는 것은 적대 정치가 낳은 산물인 것이다. 1%라도 앞서면 다수가 권력을 잡는 다수결이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이지만, 민주주의의 함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분열과 대결이 극심할수록 선거에서 이긴 다수 쪽이 진 소수를 적대시하고 집권 내내 공격하는 것이다. “법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오독한 ‘법치주의’를 겉으로 내세우면서 뒤로는 엉뚱한 짓을 한 박근혜나 그 이전 정부에서 적대 정치는 이미 발원했다. 현 정권의 ‘적폐(積弊) 청산’도 적대 정치에 오염되면서 ‘적패(賊牌) 청산’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돼 버렸다. ‘대통령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법치주의조차 오용될 위험이 있지만, 그 정도를 민주주의의 함정이라 할 수 없다. 적대 정치에서 비롯된 위험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어기는 데서 비롯된다. 참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포용하고 타협해서 합리적 정책을 만들어 낼 때 가능하다. 그러나 적대적 인식에 사로잡힌 과도한 다수는 21대 국회처럼 법을 큰 저항 없이 바꾸는 법치 아닌 ‘인치’(人治)를 낳는다. 결국 인간이 법률 위에 있는 것이라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인간이 법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인치주의이며 민주주의의 큰 함정이 된다. 적대 정치가 나쁜 것을 알더라도 그 자체가 포퓰리즘의 수단이 돼 선거에 영향을 미칠 때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말은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 ‘적대 정치의 종식’을 선언한 대통령들이 어디 한둘인가. 어려운 이유는 국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 격차의 간극은 국민들끼리도 적대하는 관계를 만들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팬덤 정치’의 횡행은 그런 점에서 한편으로 이해하고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누가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과 피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막연한 추종은 아닌 것이다. 집권을 위한 필생의 사투를 벌이고 옳든 그르든 무턱댄 지지와 반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대는 적대를 부른다. 역사의 기록이 증명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대선은 다수가 소수를 이겨서 군림하려는 목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들은 이 금과옥조는 안중에도 없이 집권하자마자 상대를 탄압하고 권력을 향유했다. 적대 정치라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9개월 후 당선자의 숙제다. 추미애식으로 적대 감정에 불타서 선거판에서 악을 쓴다고 대통령이 될 것도 아니고, 이미 대통령감이 아니다. 스스럼없이 일반 국민과 어울리며 낚시를 하는 핀란드 전 대통령을 본 적이 있다. 퇴임한 뒤 농장으로 돌아가 자연인처럼 산 우루과이 대통령도 있다. 더 살펴보지 않아도 다수, 소수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 국민에게 존경받는 정치를 한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물러난 후에도 신변을 걱정해야 했던 한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의 슬픈 역사와도 같다. 독재를 하고 적대 정치를 한 결과이니 자업자득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sonsj@seoul.co.kr
  • 2021년 열리는 유로2020… 코파는 2년 만에 개최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 유럽과 남미의 월드컵이 개봉박두한다. 유럽 국가대항전 유로 대회가 5년 만에 남미 국가대항전 코파 아메리카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유로2020이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터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간 열전에 돌입한다. 유로 대회가 열리는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원래 지난해 열렸어야 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졌고 대회 명칭도 그대로 유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해리 케인(잉글랜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 유럽을 대표하는 특급 골잡이의 대결이 불꽃을 일으킬 전망이다. 차세대 골잡이 엘링 홀란드의 활약은 노르웨이가 예선 탈락해 아쉽게 이번에 볼 수 없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 유로2016 우승국 포르투갈,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 등이 속한 F조가 죽음의 조다. 내전을 앞둔 D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A조 웨일스까지 영국을 구성하는 4개국 중 3개국이 사상 처음 한꺼번에 본선에 올라 흥미를 더한다. 유럽의 도박사들은 잉글랜드의 사상 첫 우승, 21년 만에 프랑스의 통산 3회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국가대항전 코파 아메리카는 14일 개막한다. 원래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가 공동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브라질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또 타대륙 초청팀이던 카타르와 호주가 출전을 포기해 남미 10개 팀이 2개조로 나뉘어 대회를 꾸린다. 네이마르의 브라질,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루이스 수아레스의 우루과이가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3년 우승 이후 남미 정상에 서지 못한 아르헨티나가 이번이 5번째 출전인 메시를 앞세워 한풀이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앙투카 코트, 권순우 vs 페더러 맞대결은 성사될까

    앙투카 코트, 권순우 vs 페더러 맞대결은 성사될까

    남자 테니스 ‘빅3’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단식 32강이 겨루는 3회전에 진출했다.조코비치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파블로 쿠에바스(92위·우루과이)를 3-0(6-3 6-2 6-4)으로 완파했다. 경기 시작 2시간 6분 만에 3회전 진출을 확정한 조코비치는 3회전에서 리카르다스 베란키스(93위·리투아니아)를 상대한다. 이 대회 5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나달도 리샤르 가스케(53위·프랑스)를 3-0(6-0 7-5 6-2)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17전 전승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나달의 다음 상대는 캐머런 노리(45위·영국)다. 페더러는 조코비치, 나달보다는 비교적 접전 끝에 2회전에서 승리했다. 마린 칠리치(47위·크로아티아)를 상대로 3-1(6-2 2-6 7-6<7-4> 6-2)승을 거두고 32강에 합류했다. 페더러는 도미니크 쾨퍼(59위·독일)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다툰다.페더러는 또 이날 승리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통산 364승을 달성하며 이 부문 1위도 질주하고 있다. 그가 16강에 오르면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권순우(91위·당진시청) 경기 승자와 만나게 돼 경기 결과에 따라 권순우와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 가운데 한 명만 결승에 오를 수 있다. 대진표상 이들 세 명이 계속 이겨나갈 경우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8강에서 만나고, 그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가 나달과 준결승을 치른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이가 시비옹테크(9위·폴란드)가 레베카 페테르손(60위·스웨덴)을 2-0(6-1 6-1)으로 제압하고 3회전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아넷 콘타베이트(31위·에스토니아)와 32강전을 치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애니멀플릭스] 똘망똘망 검은 눈동자…英 희귀 ‘블랙 재규어’ 탄생

    [애니멀플릭스] 똘망똘망 검은 눈동자…英 희귀 ‘블랙 재규어’ 탄생

    영국 잉글랜드에서 보기 드문 ‘블랙 재규어’가 탄생했다. 24일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켄트주의 ‘빅캣생츄어리’에서 멸종위기 재규어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아직 이름이 없는 새끼 재규어는 지난달 6일 암컷 ‘키이라’와 수컷 ‘네론’ 사이에서 태어났다. 성별은 암컷이다. 블랙 재규어인 수컷 영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 게 특징이다. 블랙 재규어는 재규어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캣생츄어리 관계자는 “직간접 관찰을 통해 '키이라' 임신을 확인했다. 우리는 흥분 속에 몇 주간 출산일만을 기다렸다. 지난달 6일 아침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인 '키이라'는 곧 까만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 비교해 새끼 재규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태어난 지 2주 만에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재규어에게는 일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규어(학명 Panthera onca)는 멕시코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대륙 18개국에 서식한다. 표범(학명 Panthera pardus)과는 미세한 무늬 차이로 구별이 가능하다. 서식지도 표범은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인도, 동남아, 시베리아 등으로 재규어와 차이가 있다. 한때 정글을 누볐던 재규어는 1960년대 모피 사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1973년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제정되기 전까지 매년 1만8000마리가 희생됐다. 엘살바도르와 우루과이 2개국에서는 완전 멸종 상태다. CITES 제정 이후에는 산림 벌채와 같은 서식지 파괴에 내몰렸다. 현재 재규어 개체 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과학저널 ‘PLOS ONE’에는 서식에 적합한 아마존분지에 재규어가 밀집, 전 세계에 약 17만3000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하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은 전 세계 야생에 서식하는 재규어가 1만5000마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재규어는 2016년 기준 위기근접종(NT)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등록됐다. 위기 단계는 곧 취약종(VU)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이처럼 재규어 전체가 멸종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전해진 희귀 블랙 재규어의 탄생 소식은 큰 의미가 있다. 빅캣생츄어리에 따르면 블랙 재규어는 유럽멸종위기종보전프로그램(EEP) 계획 번식을 통해 태어났다. 재규어 보전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빅캣생츄어리 측은 새끼 재규어 공개와 동시에 멸종위기 고양잇과 동물 보호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면서, 후원자들에게 새끼 재규어의 이름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 지문처럼 도시마다 ‘독특한’ 미생물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 지문처럼 도시마다 ‘독특한’ 미생물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과학수사의 개념과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설 곳곳에서 홈즈는 의뢰인이나 범인의 옷자락이나 신발에 묻은 흙만 보고도 어디서 왔는지를 맞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학수사가 도입되기 이전이었던 당시는 물론 지금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생물학자와 수학자들이 신발에 묻은 먼지나 흙만으로도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 코넬대 의대, 뉴욕 빈 탈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계산의생명과학연구소,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싱가포르 국립게놈연구소, 스페인 바르셀로나 과학기술연구원,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계산과학과를 중심으로 케냐, 인도, 칠레,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노르웨이, 스웨덴,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영국, 우루과이, 한국, 중국, 호주, 포르투갈, 독일, 나이지리아, 터키, 베트남, 일본, 콜럼비아, 폴란드, 이집트 등 28개국 67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도시마다 독특한 미생물 ‘지문’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5월 2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최근 3년 동안 6개 대륙, 60개 도시에서 4728개의 표본을 채취해 8조개의 유전자를 검출했다. 60개 도시에는 한국의 서울도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 도시에서 사용되는 지하철, 버스, 고가열차, 전차 등 대중교통을 대상으로 대기장소의 벤치, 개찰구, 매표소 등의 표면을 3분 이상 면봉으로 닦는 방식으로 샘플을 채취했다. 이렇게 모아진 면봉에서 DNA를 채취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샘플의 97%가 31개 미생물종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들의 비율이 도시마다 달라 도시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도시 미생물’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람 피부에서 볼 수 있는 세균이거나 토양, 물, 공기, 먼지 등에서 발견되는 것들도 포함돼 있었다. 또 1만 929개의 바이러스와 748개의 박테리아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각각의 도시마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미생물 지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치 셜록 홈즈처럼 신발만 있다면 어디서 왔는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알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코넬대 의대 크리스토퍼 메이슨 교수(생리학·생물물리학)는 “이번 연구는 알려진 감염병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감염병 발생을 사전에 감지하고 다른 도시환경에서 항생제 내성 미생물 확산의 가능성까지도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며 “미생물의 진화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상] 똘망똘망 검은 눈동자…英 희귀 ‘블랙 재규어’ 탄생

    [영상] 똘망똘망 검은 눈동자…英 희귀 ‘블랙 재규어’ 탄생

    영국 잉글랜드에서 보기 드문 ‘블랙 재규어’가 탄생했다. 24일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켄트주의 ‘빅캣생츄어리’에서 멸종위기 재규어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아직 이름이 없는 새끼 재규어는 지난달 6일 암컷 ‘키이라’와 수컷 ‘네론’ 사이에서 태어났다. 성별은 암컷이다. 블랙 재규어인 수컷 영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 게 특징이다. 블랙 재규어는 재규어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빅캣생츄어리 관계자는 “직간접 관찰을 통해 '키이라' 임신을 확인했다. 우리는 흥분 속에 몇 주간 출산일만을 기다렸다. 지난달 6일 아침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인 '키이라'는 곧 까만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 비교해 새끼 재규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태어난 지 2주 만에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재규어에게는 일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규어(학명 Panthera onca)는 멕시코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대륙 18개국에 서식한다. 표범(학명 Panthera pardus)과는 미세한 무늬 차이로 구별이 가능하다. 서식지도 표범은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인도, 동남아, 시베리아 등으로 재규어와 차이가 있다.한때 정글을 누볐던 재규어는 1960년대 모피 사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1973년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제정되기 전까지 매년 1만8000마리가 희생됐다. 엘살바도르와 우루과이 2개국에서는 완전 멸종 상태다. CITES 제정 이후에는 산림 벌채와 같은 서식지 파괴에 내몰렸다. 현재 재규어 개체 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과학저널 ‘PLOS ONE’에는 서식에 적합한 아마존분지에 재규어가 밀집, 전 세계에 약 17만3000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하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은 전 세계 야생에 서식하는 재규어가 1만5000마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일단 재규어는 2016년 기준 위기근접종(NT)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등록됐다. 위기 단계는 곧 취약종(VU)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이처럼 재규어 전체가 멸종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전해진 희귀 블랙 재규어의 탄생 소식은 큰 의미가 있다. 빅캣생츄어리에 따르면 블랙 재규어는 유럽멸종위기종보전프로그램(EEP) 계획 번식을 통해 태어났다. 재규어 보전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빅캣생츄어리 측은 새끼 재규어 공개와 동시에 멸종위기 고양잇과 동물 보호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면서, 후원자들에게 새끼 재규어의 이름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도 변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사망자 7만 넘어

    [여기는 남미] 아르헨도 변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사망자 7만 넘어

    코로나19 사태 초기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아르헨티나에서 아찔한 속도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에 따르면 15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는 7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아르헨티나에선 코로나19로 400명이 사망했다. 이날 확진자는 2만1469명이 발생, 누계 293만3946명으로 늘어났다. 현지 언론은 "이른바 마나우스 변이로 불리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등이 빠르게 번지면서 4월부터 사망자와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계를 보면 아르헨티나에선 지난달 16일 최다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하루 2만947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5월에는 사망자 최다 기록이 세워졌다. 지난 5일 아르헨티나에선 일간 최다인 663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는 국토 면적에선 세계 8위 대국이지만 인구는 4500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적다. 의료계는 변이 바이러스의 상륙을 주범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영국발 변이, 인도발 변이까지 검출돼 변이바이러스의 전방위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세계 최장 봉쇄를 시행한 아르헨티나는 현기증 나는 속도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불어나자 전면적 봉쇄에 준하는 대응조치를 시행 중이다. 저녁 8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시행하는 한편 거리매장 등 상업시설엔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수도권 근교에 있는 42개 쇼핑몰은 24시간 영업이 금지돼 사실상 강제 폐쇄된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대중교통 이용도 필수업종 종사자로 제한하고 있다. 필수업종 종사자라는 증명이 없으면 버스도 이용할 수 없다. 국경은 봉쇄한 지 오래다. 브라질이나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등 인접국과 연결된 육로 통행로는 막혀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와 중국 시노팜을 공수해 백신을 접종 중이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백신 접종률을 확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지금까지 특별기까지 띄우며 도입한 코로나19 백신은 2개종을 합쳐 1137만 회분, 1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954만 정도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남미에서 프로축구선수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

    남미에서 프로축구선수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

    프로축구선수들에 대한 대대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남미에서 시작됐다. 중남미 언론은 8일(이하 현지시간) 남미축구연맹(CONMEBOL) 소식통을 인용, "파라과이와 우루과이가 프로축구선수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프로축구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이들 두 나라가 남미에서 처음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루과이는 6일 수도 몬테비데오에 있는 센테나리오 축구장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센테나리오 축구장은 1930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유서 깊은 경기장이다. 우루과이 축구연맹 관계자는 "세계축구의 역사적 기념물로 등재돼 있는 곳이라 상징성이 커 백신접종센터를 이곳에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라과이에선 스포르티보 루케뇨, 세로 포르테뇨, 과라니 등 3개 클럽의 선수들이 1차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국제경기를 위해 파라과이를 방문 중인 또 다른 남미국가 콜롬비아의 클럽 선수들도 백신을 맞았다. 파라과이 축구연맹은 "원정경기를 위하 파라과이를 방문 중인 아틀렌티코 나시오날 데 메데진, 라에키닷, 인데펜디엔테 등 3개 콜롬비아 클럽도 파라과이 측 제안을 받아들여 백신 접종을 맞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이들 3개 클럽은 남미 프로축구의 최대 제전인 리베르타도레스 대회와 남미컵 대회 경기를 위해 파라과이를 방문 중이다. 남미가 축구선수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게 된 건 중국이 무상기부 형식으로 시노백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백신을 대량 제공한 덕분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남미축구협회에 5만 회분 백신을 제공했다. 지난달 28일 우루과이로 공수된 백신은 남미축구협회 회원국 10개 국가에 고르게 분배될 예정이다. 남미축구연맹 관계자는 "파라과이와 우루과이에 이어 칠레와 에콰도르도 금명간 코로나19 백시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남미 10개국이 순차적으로 프로축구선수들에 대한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수뿐 아니라 감독과 코치 등 프로축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접종 대상"이라며 "신속하게 접종을 진행해 곧 시작되는 아메리카컵 대회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미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국제대회 아메리카컵 대회는 6월 13일~7월 10일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개최된다. 한편 남미축구연맹은 여자프로선수들도 접종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사진=남미축구연맹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세종로의 아침] 손흥민이 더 완벽해지려면/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손흥민이 더 완벽해지려면/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지난 8일 자신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 골(22골) 기록을 갈아치운 손흥민(29)에게도 꺼림칙한 뒷면이 있다. 바로 페널티킥이다. 페널티킥은 축구장 ‘페널티 에어리어’(벌칙지역) 안에서 수비수가 상대를 잡거나 넘어뜨리는 등 반칙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을 때 공격 측에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직접 프리킥이다. 벌칙지역은 골문 안쪽 가로 40.32m, 세로 16.5m의 직사각형 구역이다. ‘녹아웃 토너먼트’ 방식의 단판 승부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을 치르고도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 이 페널티킥이 최후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른바 ‘11m의 러시안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다. 골대에서 불과 11m 떨어진 지점에서 상대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일대일로 마주 보는 골키퍼를 상대로 슈팅을 날리는 페널티킥은 호흡조차 힘들 정도의 엄청난 정신적 압박감이 따른다. 언뜻 키커에게 절대 유리할 것 같지만 6개 약실 중 한 곳에 장전된 총알이 발사되는 러시안룰렛처럼 돌이킬 수 없는 악몽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한국의 ‘4강 신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스페인의 호아킨 산체스 로드리게스의 표정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나는 골을 막지 않는다. 팀의 패배를 막을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고 지난해 서른아홉의 나이로 은퇴한 당시 동료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와 동갑이었던 그의 표정과 몸짓에서 자신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월드컵이 끝난 그해 말 호아킨은 “대회가 끝난 뒤 3개월 동안 3만 번이나 실축 상황을 곱씹은 뒤에야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령 선수로 레알 베티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지난 8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1골을 보태 지금까지 157골이나 작성한 손흥민은 호아킨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르지만 언제부턴가 페널티킥의 압박에 시달려 온 게 사실이다. 독일의 축구통계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금까지 모두 9차례의 페널티킥 중 5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을 제외하면 성인 무대에선 딱 절반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페널티킥을 성공했지만 그전까지 5차례 기회를 얻은 A매치에서는 세 번이나 득점 기회를 날릴 만큼 ‘징크스’에 시달렸다. 특히 2018년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로 이어진 두 차례의 A매치에서 내리 페널티킥 득점에 실패한 뒤에는 “다음부터는 PK를 차고 싶지 않다. 다른 선수가 찼으면 좋겠다”며 스스로 대표팀 키커 자리를 내려놓았다. 손흥민이 새 기록을 작성한 8일 스위스의 과학저널 ‘프런티어스 인 컴퓨터 사이언스’에 실린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 트벤테대학 연구팀은 자신들의 논문에서 “실험 자원자 22명의 페널티킥 직전 뇌 활동을 ‘기능 근적외선 분광 측정’(fNIRS)이란 기술로 살펴봤더니 심리적 압박 정도에 따라 뇌의 관련 영역이 순차적으로 활성화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극심한 불안감 때문에 페널티킥을 실축한 사람은 ‘장기적 사고’(long-term thinking)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부분, 즉 전두엽 피질의 활성 정도가 더 컸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리그 17호 골로 차범근의 유럽 단일리그 한 시즌 최다 골(17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 구단 역대 다섯 번째 통산 70골을 터뜨린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빅리그 13번째 시즌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든 손흥민에게 이제 남은 건 그동안 부족했던 2%를 채우는 일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화려한 기록이 ‘꺼림칙한’ 페널티킥 때문에 빛이 바랠 수는 없기 때문이다. cbk91065@seoul.co.kr
  • 한국 백신 접종률 2%대…OECD 37개국 중 35위 최하위

    한국 백신 접종률 2%대…OECD 37개국 중 35위 최하위

    ‘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 빼면 일본 다음으로 낮아…전세계 63위1위 이스라엘 62%, 2위 영국 48%1년 1개월만…사망자 300만명 넘어전세계 누적 확진자 1억 4000만명 한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접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35위로 사실상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없어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리는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일본만 유일하게 우리보다 접종률이 낮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 1개월만에 이 전염병으로 숨진 사망자가 전세계에서 3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보고된 확진자 누적수도 1억 4000만명에 달한다. 인구 대비 접종률 한국 2.95%인구 100만 이상 128개국 중 63위 칠레 등 상위 10개국 중 6개국 中백신 접종 19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인구 대비 최소 1회 접종률에서 한국은 2.95%를 기록해 인구 100만명 이상인 나라 128개국 가운데 63위를 차지했다. 접종률은 이스라엘(61.7%)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영국(48.2%), 칠레(40.1%), 미국(38.7%), UAE(35.2%), 바레인(34.8%) 등이 뒤를 이었다. 벨기에(14위), 오스트리아(15위), 스페인(17위), 독일(18위), 프랑스(20위) 등 확진·사망자 순위가 높았던 서유럽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은 인구 100만 이상 국가 순위에선 중위권이었지만 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는 35번째로 하위권이었다. OECD 회원국 중 뉴질랜드와 일본이 한국보다 접종률이 낮았다. 접종률 상위 10위 국가 중 가운데 칠레, UAE, 바레인, 헝가리, 우루과이, 세르비아 등 6개국은 중국산 백신을 도입한 곳이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52일간 전 국민(5200만명)의 2.92%가 1차 접종을 마쳤다.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총 151만 7390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사람이 100만 258명이고,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51만 7132명이다.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 수 한국 157개국 중 110위 ‘확진자 최다’ 체코 15만명 한국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비교적 하위권에 속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인구 100만이 넘는 나라 157개국 가운데 한국의 100만명당 누적확진자는 18일 현재 2224명으로 110위에 하위권에 해당한다. 인구 100만명당 누적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체코(약 15만명), 슬로베니아(약 11만명), 미국(약 9만 7000명), 바레인(약 9만 4000명), 이스라엘(약 9만 1000명), 스웨덴(약 8만 9000명) 순이다. 네덜란드(10위), 벨기에(12위), 프랑스(13위), 스위스(20위), 영국(29위) 등 서방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국가도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 수가 많은 편이었다. 한국보다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수가 적은 47개국 중 33개국이 검사와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되는 아프리카 대륙 나라와 내전 중인 시리아, 예멘이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호주(126위), 뉴질랜드(144위), 대만(154위) 등이 하위권에 속했다.100만명당 누적 사망자 수 한국 35명, 112번째 뉴질랜드·싱가포르 사망자 적어 인구 100만명당 누적 사망자수를 보면 한국은 35명으로 집계돼 112번째였다. 체코(2651명)가 가장 많았고, 헝가리(2612명),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천386명), 불가리아(2천200명) 등 동유럽 국가가 뒤를 이었다. 벨기에(6위), 이탈리아(9위), 영국(10위), 미국(11위), 스페인(15위), 프랑스(19위) 등 서방 선진국도 인구 대비 사망자수가 상위권이었다. 브라질(12위), 페루(13위), 멕시코(17위), 파나마(20위) 등 남미 지역 국가도 사망자수가 많은 편이었다. 호주(113위), 싱가포르(146위), 뉴질랜드(147위) 등이 인구 대비 사망자가 적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남미] 백신접종 속도는 제일 빠른데 감염률 세계 1위, 이 나라에선 무슨 일이?

    [여기는 남미] 백신접종 속도는 제일 빠른데 감염률 세계 1위, 이 나라에선 무슨 일이?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이지만 코로나 감염률도 덩달아 고공비행을 하는 일명 '코로나의 모순'이 칠레에 이어 또 다른 남미국가 우루과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지난 부활절연휴를 기점으로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전락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우루과이의 코로나19 감염률은 인구 100만 명당 837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루과이로선 불과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 한 일이다. 2월까지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적은 국가였다. 상황이 급변한 건 3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상륙하면서였다. 유난히 전파력이 높다는 브라질 마나우스 변이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으면서 우루과이에선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부활절연휴가 낀 지난주 통계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불과 1주일 동안 우루과이에선 코로나19로 186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해 우루과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174명보다 12명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안전지대였던 우루과이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앞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기대했던 백신도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우루과이의 백신 접종률은 20%로 칠레(36%)에 이어 중남미 2위를 달리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우루과이 전체 인구 340만 중 81만3195명이 최소한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1차에 이어 2차까지 백신을 맞은 완전 접종자는 72만3977에 이른다. 특히 4월 들어 우루과이는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구비 속도전에서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우루과이에선 이번 달부터 매일 평균 인구 1%꼴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칠레에 이어 우루과이에서도 '코로나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현지 언론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오는 이른바 '칠레의 모순', 역설적 현상이 우루과이에서도 판박이처럼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루과이 보건부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2201명, 사망자는 45명이었다. 사망자 수는 일간 최다였다. 확진자와 사망자 누계는 각각 11만9958명과 1146명으로 불어났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중남미 국가들 ‘변이 바이러스’ 광풍에 속수무책

    [여기는 남미] 중남미 국가들 ‘변이 바이러스’ 광풍에 속수무책

    중남미에서 최악의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남미 언론들은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면서 "국가마다 지난해 보다 훨씬 심각한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에선 3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가 294명이 발생했다. 종전 최다였던 지난달 17일 252명보다 40명 넘게 불어난 수치다. 앞서 1일 페루는 확진자 수에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페루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페루에선 확진자 1만2916명이 보고돼 일간 집계론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로써 페루의 코로나19 사망자는 5만2615명, 확진자는 156만8345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지 모른다. 페루 보건부는 "(확진되진 않았지만) 사인이 코로나19로 의심되는 경우를 포함하면 사망자는 14만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상륙 후 확진자가 불어나면서 피우라, 아야쿠초 등 지방에선 이미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상태"라며 "병원 밖에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한때 남미의 코로나19 안전지대였던 우루과이도 변이 바이러스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2일 우루과이에선 역대 최다인 338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일간 확진자 최다 기록은 지난달 27일 3124명이었다. 우루과이는 전체 국민이 348만 명에 불과한 인구소국이다. 최근 들어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우루과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를 쏟아지고 있는 주범은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다. 현지 언론은 "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세로라르고, 리베라 등지에서 특히 확진자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주대륙에서 백신 접종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칠레도 변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 칠레 보건부에 따르면 2일 확진자는 8112명이었다. 칠레에서 하루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선 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종전의 최다 기록은 하루 전인 1일 7830명이었다. 칠레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를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하는 건 변이 바이러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70% 이상 높다.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코로나에 걸릴 위험도 60%를 상회한다. 중남미 언론들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국가마다 국경을 봉쇄하고 있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퍼질 대로 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감염자 속출…코로나19 재유행에 남미 각국 초비상

    [여기는 남미] 감염자 속출…코로나19 재유행에 남미 각국 초비상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남미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기록을 갈아엎고 있는 파라과이는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주요 도시에서 야간통행금지를 시행한다. 수도 아순시온을 비롯해 24개 도시에서 저녁 8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 통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파라과이 보건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방역 조치를 단계적으로 상향할 수도 있다"고 밝혀 통행금지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파라과이에선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하고 하면서 연일 최다 기록이 갱신되고 있다. 17일에도 역다 최다인 254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확진자가 40% 증가했다"면서 "코로나19 검사에서 3명 중 1명꼴이 양성판정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라과이 보건부에 따르면 17일까지 발생한 누적 확진자는 18만5888명에 달한다. 한때 남미의 대표적 코로나19 안전지대였던 우루과이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름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정상적으로 개학한 우루과이는 16일 긴급조치를 통해 초중고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대면 접촉을 줄이는 게 최선"이라며 "적어도 부활절연휴까지 등교수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남미에서 터진 후 사실상 유일하게 강제봉쇄를 시행하지 않는 국가다. 우루과이 정부는 "국민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한다면 자유를 구속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국민이 적극 협력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 우루과이의 누적 확진자는 7만5000명, 사망자는 740명으로 남미 주요 국가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하는 조짐이다. 현지 언론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가 33.51명으로 증가하면서 남미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에서 우루과이가 한때 브라질을 추월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후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웃국가 아르헨티나에선 4주 내 대대적인 2차 유행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행정부 코로나19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의사 루이스 카메라는 "4월 중순부터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유행이 시작되면 5~6월 정점이 이를 수 있다"면서 "매월 1만 명씩 사망자가 나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220만 명, 사망자 5만4000명이 발생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남미 오징어 씨 마를라…싹쓸이 조업 중인 수많은 中어선 포착

    남미 오징어 씨 마를라…싹쓸이 조업 중인 수많은 中어선 포착

    남미 대서양에서 수자원을 싹쓸이하는 중국 선단의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아르헨티나 해군은 정찰기에서 촬영한 중국 선단의 사진을 현지 언론을 통해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1월 말부터 2월 초 사이 아르헨티나 해군 정찰기가 찍은 사진을 보면 중국 선단은 아르헨티나의 EEZ(배타적 경제 수역) 바로 밖에서 밤바다를 대낮처럼 밝히고 오징어잡이 조업 중이다. 해군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어림잡아 수백 척의 채낚이선이 매일 조업을 하고 있다"면서 "EEZ 침범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EEZ에 바짝 근접해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 선단은 지난해 출현해 중남미 각국을 바짝 긴장시킨 바로 그 공포의 선단이다. EEZ 침범에 강력히 대응하는 아르헨티나 해군이 눈에 불을 켜고 경비를 서고 있어 연안으로부터 200해리 안으론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201해리 지점엔 거대한 해상도시가 떠 있는 듯하다. 아르헨티나는 2016년 3월 자국 EEZ에서 불법 조업하다 도주한 중국 원양어선을 격침시킨 바 있다. 중국 선단은 에콰도르를 거쳐 페루, 칠레로 남하한 뒤 오징어 조업시즌에 맞춰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대서양으로 넘어왔다. 아르헨티나의 오징어 조업시즌은 매년 1월부터 7~8월까지 이어진다. 해군 관계자는 "언제든 대규모 어장 도발이 있을 수 있어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싹쓸이 조업으로 아르헨티나 오징어 어장은 초토화하고 있다. 중국 채낚이선은 하루에 적게는 10톤, 많게는 20톤 오징어를 잡는다. 아르헨티나 채낚이선협회의 회장 후안 레디니는 "그간 외신에 보도된 대로 중국선단을 300척으로 본다면 중국 선단의 어획량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일 3만 톤, 1달 9만 톤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레다니는 "이런 식으로 2달만 조업하면 아르헨티나의 연간 어획량보다 많은 오징어를 잡아 간다"면서 "싹쓸이 조업으로 아르헨티나 어장에서 오징어는 씨가 말라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오징어 어획량은 17만 톤 정도다. 현지 언론은 "중국의 싹쓸이 조업으로 걱정이 많은 건 우루과이도 마찬가지"라면서 "남미 국가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아르헨티나 해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에 새로운 조직이 생긴다.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다. 대선 공약인 보다 성평등한 국가로의 발전을 목표로 여성과 성소수자 등에게 영향을 주는 정부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선에서 여성과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미국 사회와 경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인수위원회를 통해 젠더정책위원회 구성과 공동위원장을 발표했다. 백악관에서 ‘젠더’라는 명칭이 붙은 첫 위원회다. 경제적 차별부터 건강, 인종차별, 성폭력, 대외 정책까지 정부 정책 전반에 걸쳐 백악관 내 다른 위원회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성평등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는 밝혔다. 공동위원장으로 미투 운동을 주도한 여성 배우 등이 결성한 성폭력·성차별 대응 단체인 타임스업의 전략정책실장인 제니퍼 클라인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우루과이 대사와 국무부 중미 부차관보를 지낸 줄리사 레이노소를 임명했다. 클라인은 바이든·해리스 대선 캠프에서 여성과 가족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국무부에서 일했고 2016년 대선 때 자문을 맡기도 했다. 변호사이자 외교관인 레이노소는 젠더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외에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아직 젠더정책위원회 위원 면면이 발표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갖고 활동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여성위원회 정도의 위상은 갖출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이슈는 여성 이슈”라면서 젠더정책위원회가 경제자문위원회(CEA)와 국가안보회의(NSC) 등 백악관 내 주요 자문위원회와 정부 각 부처의 정책을 젠더라는 렌즈를 통해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원회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여성뿐 아니라 제3의 성과 트랜스젠더 등을 포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이자 미셸 오바마의 비서실장, 백악관 여성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타임스업 대표인 티나 첸은 최근 미즈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드러난 여성, 특히 비(非)백인 여성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돌봄 체계 구축과 돌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성은 물론 모두에게 안전하고 공정하며 공평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대외 정책에서도 성평등 이슈를 제기할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입지가 좁아졌던 국무부의 여성특임대사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내각은 미국의 다양한 인적 구성을 반영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각 명단에는 부통령과 15개 부처 장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무역대표부 대표, 국가정보원장 등 모두 25명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부통령 등 12명이 여성이다. ●오바마 때 여성 정책 다루는 위원회 처음 생겨 앞서 빌 클린턴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백악관 안에 여성 관련 조직을 따로 뒀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당 소속 대통령이고 후임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이를 해체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백악관에 여성 관련 정책과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했다. 여성 정책 중심의 조직이라기보다는 여성단체들과의 연락을 맡고 대통령의 친여성, 친가족 어젠다와 관련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했다. 여성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백악관 위원회는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처음 생겼다. 여성위원회는 대통령 자문기구로 오바마의 최측근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전 선임고문이 위원장을 맡았고, 모든 부처 장관과 백악관 주요 위원회 수장들이 당연직 위원이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챙기면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 유급 출산 및 돌봄휴가 확대, 대학 내 성폭력 근절 대책, 여성 과학인력(STEM) 육성 및 지원 대책, 인신매매 근절 대책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백악관 내 여성위원회 이외에 국무부에 여성 이슈를 다루는 부서와 함께 여성특임대사직도 신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여성과 어린이 인권을 중시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여성 인권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역할이 중복된다며 백악관 여성위원회를 해체했다.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는 지난해 1월까지 만 3년 동안 공석이었다. 유엔 등 여성 관련 국제회의에도 대표단의 급을 낮춰 보내거나 젠더라는 표현 대신 여성과 가족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등 여성 이슈에서는 딸 이방카가 하는 일을 빼고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딸 이방카 WGDP 이니셔티브 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인 2019년 2월 여성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 여성개발 및 번영 계획’(WGDP)을 띄웠다.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가 주도해 WGDP는 ‘이방카 이니셔티브’로도 불렸다. WGDP 이니셔티브는 2025년까지 전 세계 개도국 여성 5000만명의 경제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미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등 10개 부처가 지원하고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참여해 왔다. 여성에게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여성 기업가들의 자본·시장·기술 지원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며 여성의 경제 참여를 제한하는 정책과 법,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대외 원조 예산은 줄이면서도 이방카가 주도하는 WGDP 이니셔티브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백악관이 나서 주요 선진국과 동맹국 정부들이 기금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정치적 야심이 큰 이방카의 경력 쌓기를 돕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공무원의 유급 출산휴가를 법제화한 것이다. 미 의회는 2019년 12월 공무원에게 1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부여하는 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켜 미국이 비로소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유급 출산휴가가 없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입법 과정에 이방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과도한 복지 혜택은 시장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공화당의 반대에 막혀 지난 20년간 진척이 없었던 민주당의 숙원 사업을 공화당 대통령의 딸이 나서 여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일거에 해결했다. 미 전문가들은 WGDP도 의미가 있지만, 여성의 건강과 인권, 여성에 대한 사회 문화적 편견과 사회구조 등 더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급 출산휴가만 놓고 봐도 미국은 유럽은 물론 한국과 비교해도 여성 정책에서 뒤처져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한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처럼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도 따로 없다. 대신 백악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미 국내 정책은 물론 대외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례로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09년 여성특임대사를 임명한 뒤 캐나다와 프랑스, 멕시코, 스웨덴 등 10여개 국가에서 여성특임대사직을 신설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은 젠더 평등, 평화와 안보를 담당하는 특사를 임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힘을 모아 가고 있다. 보고서는 점점 많은 나라가 외교와 국방, 대외원조, 무역 정책에서 여성의 역량 강화와 젠더 평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성과 ‘젠더 평등’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기자 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20살 브라질 여성, 낙태 위해 빚내서 아르헨 가는 이유

    [여기는 남미] 20살 브라질 여성, 낙태 위해 빚내서 아르헨 가는 이유

    낙태가 합법적으로 가능해진 남미 아르헨티나로 주변국에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낙태 합법화 이후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각지에서 원정 낙태를 위해 아르헨티나를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소개된 브라질 여성 사라도 오로지 원정 낙태를 목적으로 아르헨티나를 찾은 여성 중 한 명이다. 사라는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항공비와 체류비를 마련하기 위해 5000헤알(약 105만원) 빚까지 내야 했지만 사라는 후회하지 않는다. 사라는 인터뷰에서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원하지 않는 아기를 출산하는 건 고문과 같은 일"이라고 원정 낙태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낙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약간은 마음이 놓이더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낙태를 하기 위해 지체하지 않고 원정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중남미 대다수의 국가는 낙태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다. 브라질에선 성폭행에 의한 임신 또는 임신부나 태아의 건강 등 극도로 제한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이 같은 예외 사례가 아닌데 낙태를 한 여성에겐 최고 징역 3년이 선고될 수 있다. 사라가 빚까지 내서 아르헨티나로 원정 출산을 결심한 이유다. 반면 합법적인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쿠바, 푸에르토리코 등 4개국 뿐이다. 멕시코 일부 지방에서도 낙태가 가능하지만 전국적으로 낙태를 허용하진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국회법으로 합법적인 낙태를 제도화한 후발주자지만 남미의 의료선진국이다 보니 원정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안전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아르헨티나로 원정을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원정 낙태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낙태 합법화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낙태에 줄기차게 반대해온 보수 시민단체들은 "낙태 허용은 생명권을 정면으로 침해한다"면서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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