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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생산 능력 80% 집중된 영변… 3년 만에 보란 듯 재가동

    북핵 생산 능력 80% 집중된 영변… 3년 만에 보란 듯 재가동

    2019년부터 가동 멈췄던 5㎿ 원자로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 등 징후 포착‘폐연료봉 재처리’ 방사화학실험실도 가동전문가 “도발적 움직임… 불길한 신호”“영변 불능화부터 우선하는 협상법 필요”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해마다 발표하는 북핵 평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가 보인다고 밝히면서 한미 연합훈련으로 가뜩이나 경색된 한반도에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됐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또다시 영변 핵시설이 위기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IAEA는 “심각한 골칫거리”, “심히 유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된 IAEA 보고서의 핵심은 지난달 초부터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냉각수 방출을 포함, 가동 징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18년 12월 초부터 지난 7월 전까지는 가동 징후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보고서에도 “원자로에서 증기가 배출되거나 구룡강으로 냉각수가 방출된 징후가 없다”고 나와 있다. 5㎿ 원자로에서 가동 후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되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가동을 한 것이라면 플루토늄 생산 재개에 나섰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된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과거 북한은 5㎿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5개월’이 걸린다고 IAEA에 보고한 적이 있다. 북한은 2007년 2월 북핵 6자회담에서 영변 원자로 폐쇄 및 불능화에 합의한 뒤 이듬해인 2008년 6월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그러나 북한은 2013년 4월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한 뒤 2017년까지 4~6차 핵실험을 했다. 수차례 영변 핵시설을 방문한 적 있는 핵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이 북한 전체 핵 능력의 70~80%에 해당한다”며 영변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와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도 지난달 공동보고서에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영변 핵시설 폐기에 합의했다면 북한의 핵무기 생산 역량이 최대 80%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며 민생과 관련된 대북 제재 5건의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영변 외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IAEA 사찰단이 2009년 4월 북한에서 추방된 이후 인공위성 영상 등으로 각종 시설의 가동 상황을 추적하고 있어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재가동 움직임이 포착된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단계별로 수위를 높여 약간의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충분히 확인이 됐는지 모르지만 도발적 움직임만은 분명하다. 불길한 신호”라고 말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변 내 은밀한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고농축우라늄(HEU)에 대해선 파악조차 안 된다”면서 “영변 불능화부터 진행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 北, 영변핵 재가동… 美에 협상 압박

    北, 영변핵 재가동… 美에 협상 압박

    IAEA “냉각수 방출·원자로 가동 정황” 정부 “긴밀한 한미 공조로 북핵 감시”전문가 “北, 협상에 나온 것으로 봐야”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2년 7개월여 만에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 움직임을 가시화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대화를 재개하려는 실질적 움직임이 없자 본격적인 대미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5㎿ 원자로는 북한의 핵무기 제작과 관련된 핵심 시설로, 여기에서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된다. 이 시설은 북미 대화가 진행되던 2018년 12월 이후 가동 움직임이 없었다. IAEA는 지난 2월 중순부터 5개월간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된 정황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동안에도 북한이 또 다른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거란 추정은 나왔으나, 핵활동이 노출되는 플루토늄 생산에 돌입한 것은 중단했던 핵활동을 공개 재개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원자로 가동 정황만 포착된 것이고 본격적인 핵실험에 나선 것도 아니어서 향후 북미 협상을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레버리지(수단)를 확보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협상에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IAEA 보고서에 대해 대화와 외교를 강조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9일(현지시간) “보고서는 우리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 핵미사일 활동 지속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30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되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의 협의에서 이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협상 카드로 쓸 영변의 가치를 계속해서 보여 주는 것이지만, 미국이 규탄이 아니라 기존 입장을 그대로 낸 것은 이것 자체가 대화나 협상의 신호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영변 핵시설 재개한 北, “대화” 반복한 美…속내는?

    영변 핵시설 재개한 北, “대화” 반복한 美…속내는?

    IAEA “7월부터 원자로 가동 정황” 美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 노규덕-성김, 워싱턴서 대북문제 협의 북한이 2년 7개월여만에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 움직임을 가시화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조건없는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대화를 재개하려는 실질적 움직임이 없자 본격적인 대미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5㎿ 원자로는 북한의 핵무기 제작과 관련된 핵심시설로, 여기에서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된다. 이 시설은 북미 대화가 진행되던 2018년 12월 이후 가동 움직임이 없었다. IAEA는 지난 2월 중순부터 5개월간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된 정황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동안에도 북한이 또다른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거란 추정은 나왔으나, 핵활동이 노출되는 플루토늄 생산에 돌입한 것은 중단했던 핵 활동을 공개 재개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원자로 가동 정황만 포착된 것이고 본격적인 핵실험에 나선 것도 아니어서, 향후 북미 협상을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플루토늄 추출이 아니라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가장 초기 행동에 들어간 것”이라며 “북한이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레버리지(수단)을 확보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IAEA 보고서에 대해 대화와 외교를 강조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9일(현지시간) “보고서는 우리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긴밀한 한미공조 하에 북한 핵미사일 활동 지속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30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되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협상 카드로 쓸 영변의 가치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이지만, 미국이 규탄이 아니라 기존 입장을 그대로 낸 것은 북한의 핵 활동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며, 이 자체가 대화나 협상의 신호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란 핵합의 복귀 노력, 가치 없어” 대이란 전략 바꾸자는 이스라엘

    지난해 6월 취임 뒤 처음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핵합의(JCPOA) 복구 무용론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4일 전했다. 베네트 총리는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 활동을 제어할 새로운 전략을 제안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5년에 체결됐던 이란핵합의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파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열강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과 이란 간 합의 복구가 추진됐지만,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취임한 뒤 협상은 다시 지지부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베네트 총리가 “2015년 이란핵합의 복구는 가치 없는 일”이란 평소 신념을 바이든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15년에 비해 진일보했기 때문에 이란핵합의 복구로 이란의 핵 활동을 저지할 수 없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베네트 행정부의 한 관리는 “농축 측면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의 가장 진일보한 지점에 있다”면서 “2018년 5월 이후 농축 비율이 우려스럽다”고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이 최대 20% 농축의 금속 우라늄 200g을 제조한 것을 지난 14일에 확인했다고 회원국에 통보한 바 있다. 금속 우라늄은 핵폭탄의 중핵 부분에 쓰인다. 이란 핵과 관련해 최대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선 의제화를 피하는 게 이스라엘의 정상회담 전략이다. 지난 5월 가자지구를 공습하며 무장정파 하마스와 ‘11일 전쟁’을 치렀던 이스라엘은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22~23일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폭력 시위 대응”을 명분 삼아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그러나 베네트 총리의 방미 일정이 임박하면서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가 23일 “지난 5월 인구밀집지역의 고층건물을 공습한 이스라엘의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前 IAEA 사무차장 “北 고농축우라늄 540㎏ 추정”

    前 IAEA 사무차장 “北 고농축우라늄 540㎏ 추정”

    美 스팀슨센터 연구원, 핵탄두 20~27개 분량 랜드연구소 최대 116개, 영·러 연구소 47개 추정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이 지난해 말까지 540㎏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핵탄두 1개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은 20~27㎏ 정도로 20~27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이같은 분석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말까지 최대 705㎏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지만, 원심분리기 교체 작업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할 때 실제 생산량은 540㎏에 가깝다고 추산했다. 또 북한의 연간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은 핵탄두 6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150~160㎏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하이노넨의 이번 분석은 앞서 나온 다른 연구기관들의 추정치 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4월 북한이 말 이미 67~116개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또 매년 핵탄두를 12~18개씩 추가해 2027년에는 151~242개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에 따라서다. 랜드연구소는 영변 외에도 강선, 분강, 서위리 등 3개 지역에 대규모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이 있다고 전제했지만, 하이노넨은 이 시설들이 그 정도 규모가 아니거나 농축공장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봤다.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과 관련해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와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는 지난 1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플루토늄까지 포함해 최대 핵탄두 47개분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핵탄두 5개 분량의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1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0개가량 증가한 40~50개로 추정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선임연구원 역시 지난 4월 38노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했다고 추정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양을 고려하면 45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하이노넨은 기고문에서 북한이 2019년 북미정상회담 때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쇄가 성사됐다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을 매우 감소시켜 비핵화 과정의 중요한 신뢰구축 조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황성기 칼럼] 비핵화, 다자 틀 써볼 만하다/평화연구소장

    [황성기 칼럼] 비핵화, 다자 틀 써볼 만하다/평화연구소장

    대화하자는 미국의 요청을 북한이 “잘못 가진 기대”(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미국과의 접촉, 가능성 생각하지 않아”(리선권 외무상)라며 걷어찼다. 북한에서 미국을 담당하는 두 고위급의 반응만 보자면 구체적인 카드도 내보이지 않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저강도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비핵화에 진전도 없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나 적대시 정책의 일부 완화를 먼저 제안할 것이라 상상하기 어렵다. 2019년 2월 하노이 이후 교착된 북미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남한과 중국이 가세하는 4자 혹은 일본과 러시아도 끼는 6자회담 체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자회담론은 미국 혼자로는 북핵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전제로 깔고 있다.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해 북미, 북미중 3자, 4자, 6자 등 그때의 상황에 가장 맞는 회담의 틀을 만들어 대응해 왔다. 하지만 평양의 희망과 달리 북미 양자보다는 다자회담에서 성과가 나왔고, 북한의 도발도 억제된 측면이 있다. 4자론부터 보자. 6자회담 경험이 있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4자회담을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 북핵 해결의 주요 변수가 된 중국, 대립하면서도 비핵화 이해가 일치하는 미중을 고려하면 4자회담을 최적화한 틀로 본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기고문에서 한반도 질서가 변했고, 더이상 중국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4자회담은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에 합의했고,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핵 협상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역시 4자회담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핵을 수십년 걸릴 장기 프로젝트라고 규정하고 한중의 역할을 키운 4자회담을 역설했다. 6자론에서는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독보적이다. 그는 북미로는 해결이 난망한 것으로 증명된 만큼 6자 구도로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국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6자든 뭐든 상관없지만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면서 이해 당사국을 관여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비롯된 1차 북핵 위기는 제네바합의로 수습된 뒤 1997~98년 제네바에서 6차례 4자회담을 낳는다. 하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남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합의 사항에 대한 북한의 이행을 강조했지만 북한의 눈은 미국에만 가 있었다. 그래도 성과라면 한반도 관련 당사국이 한자리에 모인 전례를 만든 데 있다. 2002년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에서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HEU) 개발을 북한이 시인하면서 시작된 2차 북핵 위기는 2003~2008년의 6자회담을 성사시켰다. 4차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나왔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의 대북 불가침 의사 확인, 대북 경수로 제공 논의,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 등에 합의했다. 북핵 신고 내용의 검증을 합의하지 못해 6차 회담으로 종료됐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개발 이후 가장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한반도 위기 직후 북미의 정상회담 방식이 도입됐다. 톱다운으로 신속히 결론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자회담보다 못한 두루뭉술한 싱가포르 합의만 남긴 채 2차 회담에서 끝났다. 북핵은 북미 이슈이지만 양자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남북, 북중, 미중의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임을 증명했다. 중국이 다자회담에 가장 적극적이다.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일본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북핵 대표 4명과 접촉했다. 한반도 문제의 중국 주도를 용인하지 않으려는 미국, 뒷배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간섭은 꺼리는 북한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떡 줄 사람(북미)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다자회담)부터 마시는 일일 수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면 가능성 낮고 실속 없는 남북 정상회담보다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4자회담 체제를 꾸리는 게 어떤가. 4자 틀 속에 북미 양자를 마주 앉히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다.
  • “北 영변 핵단지 발전소 2월 말부터 가동…재처리 때와 유사”

    “北 영변 핵단지 발전소 2월 말부터 가동…재처리 때와 유사”

    IAEA 총장·비욘드패러렐 동일 분석 2018년 이후 핵물질 추정치 그대로 북한의 핵심 핵개발 연구단지인 영변 핵시설 단지 내에서 최근 화력발전소가 가동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활동 가능성이 제기된다.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5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이 지난 3~5월 찍은 영변 핵시설 사진을 제시하며 지난 2월말부터 화력발전소가 가동중이라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소는 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의 각종 공정을 위해 증기를 공급하는데, 방사화학시험실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로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곳이다. 38노스는 화력발전소의 가동 기간이 유지·보수를 할 때의 기간보다 길고, 과거 재처리 활동이 이뤄지던 시기와 일치한다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 활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지·보수 땐 화력발전소가 몇 주 정도로 짧은 기간 가동됐지만, 이번에는 4개월째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처리 활동에는 6개월 가량이 걸린다는 게 38노스의 설명이다. 38노스는 이런 기간을 고려할 때 현재 방사화학실험실의 활동은 플루토늄 분리나 남은 질산 우라늄 재고의 처리, 이전 재처리 활동 때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와 관련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방사화학실험실 단지로 사용후 핵연료를 보내는 5메가와트 원자로가 2018년 이후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재처리 활동이 이뤄진다 해도 이전 시기의 사용후 핵연료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물질 재고 추정치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영변 핵시설과 관련한 이같은 관측은 최근 여러 군데서 동일하게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정기이사회에서 “방사화학실험실을 지원하는 화력 발전소가 계속해서 가동되고 있다”며 “이 가동 기간은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 활동을 위해 요구되는 시간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비욘드 패러렐’(Beyond Parallel)도 지난 3월말 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관찰된다며 재처리 과정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 “시골마을에 왜 도서관 열었냐고? 여기서 머스크 나올 수도 있잖아”

    “시골마을에 왜 도서관 열었냐고? 여기서 머스크 나올 수도 있잖아”

    도서관은 시골 마을 산 중턱에 있었다. 지난달 5일 어린이날 이 조그만 도서관을 문 연 사람은 ‘한국 원자력의 대부’로 불리는 장인순(81)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다. 사람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오지 마을에 장 전 원장은 왜 도서관을 만들었을까. 문 연 지 20일이 지난 25일 1호선 국도를 타다 좁은 시골길과 산길을 거쳐 세종시 전의면 유천리 ‘전의 마을 도서관’에 도착해 장 전 원장을 서울신문이 만났다. “시골에 도서관을 왜 만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대뜸 “여기서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느냐”며 “신도시에만 도서관이 많고 여기에는 없어 ‘아이들하고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마침 10년 전부터 대전 자택 이웃으로 인연을 맺어 수양딸이 된 라연희 ㈜고려전통기술 사장이 회사 2층 150㎡ 정도의 공간을 내줬다. 도검을 만드는 회사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칼도 이곳 것이라고 장 전 원장은 홍보했다. 장 전 원장은 지난해 팔순을 맞아 쓴 책 ‘여든의 서재’에 적은 ‘책은 세상이며 삶이며 우주이다’, ‘이 하루는 왜 이렇게 소중한가’,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와 소크라테스 등이 말한 세 문장을 들면서 “젊었을 때는 못 느꼈던 것들인데 나이 80이 되니까 소중하게 다가온 말들”이라며 “도서관을 만든 것도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일찍 깨닫도록 해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여든의 서재’ 인세 5000만원으로 도서관 책을 구입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릴 적엔 학교에도 도서관이 없었고, 몽당연필에 침 묻혀 가며 글씨를 쓸 정도로 어렵게 공부했기 때문에 이곳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면서 “내 고향 마을이 아니어도 노년에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날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갓김치’로 유명한 전남 여수 돌산 섬마을이 고향이다. ●“책·필기도구 든 가방이 진짜 명품이지” 아치형 도서관 출입구 두 기둥에 ‘2021 왜?’, ‘2121 WHY?’라고 적혀 있다. 장 전 원장은 “‘왜’라는 질문이 인류 역사를 끌어왔다”며 “이 근원적 질문이 바탕인 교육이 백년(2021~2121년)대계여서 그리 썼다”고 설명했다. 벽에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거야’라는 글도 있다. 그는 “박경리 선생이 소설 ‘토지’ 20권을 쓰는 데도 얼마나 책상에 앉아 있었겠나”라고 웃었다. 도서관에 들어서자 5~6칸 나란히 세워진 책장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고, 그 앞에 모양이 제각각인 책상이 놓여 있다.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태극 모형, 초승달 모형 등 모양이 다 다르다. 모두 30여명이 앉을 수 있다. 장 전 원장은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보여 주고 심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다양성이 부족하고 존중하지도 않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의자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언제든 와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연중 내내 24시간 개방한다. 장 전 원장은 “맘대로 책을 가져가고 낙서해도 된다. 그래서 대여기록도 하지 않는다”며 “정직성과 자율성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책 분리도 하지 않았다. 그는 “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점처럼 책장 넘기며 책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시골 마을에 도서관이 생기자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 270여명이 다니는 인근 전의초·중학생이 주요 고객(?)이다. 다만 버스정류장이 1㎞도 넘게 있어 찾아오는 길이 편하지는 않다. 장 전 원장은 “버스정류장에서 택시 타고 오면 돌아가는 택시비까지 내가 다 대준다”며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고 소문이 덜 나서인지 지불한 택시비는 아직 10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조만간 도서관에서 수학과 물리도 가르치겠다는 장 전원장은 “사람들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네 다리 달린 책상보다 세 개짜리 책상이 비탈이든 어디든 세울 수 있는지 등 과학 및 수학의 원리를 알려주면 무척 재미있어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시대에도 학생이 부모 손잡고 오면 그렇게 예쁘고 반가울 수가 없다”고 했다. 한번은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온 어머니에게 “명품 가방이 뭔지 아느냐. 안에 책과 필기도구가 들어 있으면 그게 진짜 명품 가방이다”고 얘기하자 어머니는 “어머, 그런 말은 원장님한테서 처음 들었다”며 웃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 전 원장은 “우리 어머니는 내가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불소학을 배우러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때 가방에 태극기를 넣어줘 외국 생활 내내 힘이 됐다”면서 “그 어머니를 평생 한번 안아 드린 기억이 없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도서관에는 책 9000권이 있다. 인세 5000만원을 초등 필독서 2000권과 중고생 1000권 등 3000권을 구입하는 데 털어넣었다. 국립도서관에서 추천받은 것으로 소설, 수필, 위인전, 만화 등 다양하다. 2005년 원자력연구원장으로 퇴임한 뒤 구입해 읽은 책 4500권을 보탰다. 장 전 원장은 “그 기간이 가장 독서량이 많았을 때로 내가 좋아하는 로버트 프로스트 등 시집 1000여권도 있지만 인문학, 원자력 등 주로 어른 책”이라고 했다. 동네 한 아주머니가 200권을 기증했고, 교수들 여럿도 보내 줬다. 장 전 원장은 2004년 1월 자신이 원자력연구원장(당시는 연구소)으로 있을 때 만든 1호 연구소기업 한국콜마 공장이 전의면에도 있다고 인연을 강조하며 이곳에 도서관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원자력 개척 연구진답게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문맹은 공부하지 않는 권력자와 공무원”이라며 “산유국도 원전을 만드는데 우리 정치인은 공부를 안 하니까 세상을 못 읽는다”고 꼬집었다. 장 전 원장은 “태양광은 하루의 절반은 빛이 없는 밤이고, 사막 모래바람 불으면 망가지기 때문에 중동 국왕이 ‘할아버지는 낙타 타고, 아버지는 자동차 타고, 나는 비행기 탔으니 아들은 우주선을 타야 하는데 다시 낙타 타게 생겼다’며 원전을 수입한다”고 했다. 장 전 원장은 “도대체 자기 나라는 탈원전하면서 수출이라니, 그 나라 원전을 사려는 국가가 얼마나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원전은 수명이 60년이어서 그동안 핵연료를 팔고, 거액 받고 수리해 주고, 기술자 1000명이 일자리를 얻는 등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하다”면서 “그런데 탈원전하면 우수 학생이 원자력공학과를 가지 않아 원전 기술이 퇴보한다”고 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처음 20조원짜리 대용량 원자력을 수출한 뒤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원자로 등 세 가지 원자로를 수출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고 장 전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과학은 퇴보하는 법이 없고 더 안전해진다. 탈원전은 미스터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서관 옆에 화랑·劍박물관 열어 명소로” 장 전 원장은 매일 대전 집에서 직접 차를 몰아 오전 7시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왕복 100㎞ 거리다. 장 전 원장은 “아침 일찍 도서관에 오면 동네 등 하루 6㎞를 천천히 달리고 집에서 아령도 하며 건강을 관리해 먼 거리 차를 모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다”고 했다. 도서관에 머물면서 회사 기술연구에 기술 조언도 한다. 도서관보다 더 넓은 옆 공간 벽에는 자신이 소장하던 것과 기증받은 미술품 30여점이 걸려 있다. 장 전 원장은 “손님을 기다리는 식당 주인처럼 어린 학생들을 기다리고 찾아오는 아이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다만 식당 손님과 반대로 여기에 더 오래 머물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 갔으면 좋겠다”며 “도서관 옆에 구상화·추상화가 섞였다고 이름 붙일 ‘비빔밥 화랑’과 전통 검 제작 회사의 특성을 살린 ‘검박물관’도 추가로 열어 명소로 만들자고 사장과 의기투합했다”고 웃었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 포착…굴뚝서 연기 피어올라”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 포착…굴뚝서 연기 피어올라”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단지를 계속 가동 중인 정황이 29일 포착됐다고 북한전문매체가 전했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38노스에 따르면 이달 22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재차 확인됐다. 이 발전소는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RCL)에 증기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지난 2월 25일과 3월 2일·10일·30일에 찍힌 위성사진에서도 역시 굴뚝 연기가 관측됐다. RCL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가동된다. 상당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렇게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무기 제조에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38노스는 이번 위성사진 분석에서 “석탄화력발전소는 3월 초부터 계속 운영되고 있다”면서 “최근 연기 기둥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9일부터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농축공장(UEP)의 이산화우라늄(UO2) 생산 건물에서 증기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며 “공장이 계속 운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UO2 또한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우라늄의 원료가 된다. 다만 38노스는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실제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의 작업이 진행 중인지를 판별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날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한 가운데 관련 동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5개월 만에 20㎏ 살 찌운 ‘비만법’

    [근대광고 엿보기] 5개월 만에 20㎏ 살 찌운 ‘비만법’

    광고 제목이 비만 관리법이 아니라 비만법이다. 살 빼는 법이 아니라 살 찌는 법이다. 요즘도 체질적으로 살이 잘 찌지 않는 마른 사람들에게 몸무게를 불리는 식품이나 약을 소개하는 광고를 간혹 볼 수 있지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광고다. 배불리 먹지 못했던 시대에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광고였다. 한국인이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었던 때는 1970년대 이후였다. 조선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 일제가 쌀 수탈과 지주들의 착취가 극심했던 일제강점기에는 기근과 그에 따른 굶주림, 아사(餓死)가 더욱 심했다. 오늘날의 다이어트 묘약처럼 단기간에 살을 찌우는 비법이 있다면 누구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살을 찌우는 방법이 음식이나 약이 아니라 ‘라지움(라듐) 온침(溫鍼) 치료기’다. “사용 1회부터 효과가 현저하여 그날부터 구미가 나서 원기를 더하고 단시일간에 영양적으로 비대하여…”라며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서 특허를 취득했고 의학박사를 비롯해 수십 명의 의학 대가(大家)가 실험하고 증명했다고 했다. 라듐은 퀴리 부부가 1898년에 발견한 원소로 우라늄에서 추출된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사선 치료에 이용된다. 1930년대부터 경성제대 의학부와 철도병원 등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암 치료 외에 살을 찌우거나 키를 키우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검증된 게 아니다. 광고에는 어떤 사람이 라듐 온침 치료로 다섯 달 만에 체중 5~6관(貫)(약 20㎏ 내외)을 늘렸다면서 ‘비포ㆍ애프터’(before-after) 사진을 제시했지만 믿기 어렵다. 놀랍게도 비슷한 광고를 요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병원의 광고에서 성장이 더딘 어린이를 치료해 6개월 만에 키가 10㎝ 자라게 했는데 치료의 한 방법으로 라듐 온열 치료를 했다는 것이다. 전자와 전기, 방사선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일제강점기에는 이를 내세운 과장 광고가 많았다. ‘라디오 락스크’라는 광고는 전기로 고주파를 만들어 관절염, 신장염, 폐결핵 등 30가지가 넘는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료기 광고였다(조선일보 1927년 11월 25일자). 현재도 고주파 치료기가 판매되고 효험을 볼 수 있는 질병이 있겠지만,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한 이 광고는 허위·과장 광고가 아닐 수 없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정이 훨씬 더 많을 정도로 전기가 신비로운 존재였고 최신식 첨단 과학이었던 당시에는 ‘전기’라는 단어를 넣은 광고가 많았다. ‘전기속치수’(電氣速治水)라는 약 이름의 의미는 전기처럼 신속하게 병을 낫게 해주는 물약이라는 뜻이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통일부 “北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해야”…이인영 “文 ‘북과 대화할 때’라 해” [이슈픽]

    통일부 “北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해야”…이인영 “文 ‘북과 대화할 때’라 해” [이슈픽]

    “인권보고서, 비공개 유지 판단 더 많아”“탈북민 가족, 남북관계 개선 종합 고려”“지자체·민간단체 인도물품 北반출 승인”‘정부 재원 아니다’ 강조…“지자체 등 재원”“코로나 백신·치료·방역시스템 지원 협력”미 국무 “北, 인권 만행 경악…탈북민 지지”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한순간도 못 멈춰”통일부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북한 인권 공개보고서 발간 계획에 대해 비공개로 상태를 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상황을 감안해야 하고 보고서로 인해 북한에 남은 탈북민 가족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달리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는 모두 공개하고 있다. 통일부는 또 대북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하면 정부 재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들이 자체 조달한 재원으로 인도주의 물품을 우선 승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인데 일각에서는 지자체 수입도 국민 세금이라며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올해 상반기는 남북미 모두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최적의 시간’이라면서 “대통령께서도 ‘이제 북한과 대화할 때’라고 하신 만큼 관련된 구상은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증진도 고려해야”“인권보고서 先기록…공개는 추후 판단”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와 관련, “내부적으로는 좀 더 비공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보고서 공개하면 조사에 참여한 탈북민들의 신원이 특정돼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위협 받을 수 있고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증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단 올해는 북한 인권상황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쪽으로 가고 공개 여부는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향후 북한과 협상 시 2018년 1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이 명시적으로 ‘싱가포르 선언부터 시작하겠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미국 민주당의 외교정책 DNA 속에 충분히 (싱가포르 선언 정신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발포 명령 가혹”“북 주민에 독립적 정보 접근 지원할 것” “가장 억압적 전체주의 국가…책임 물을 것”“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 유지”美, 한국 대북전단금지법 우회 비판“北,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해야” 반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북한자유주간을 맞아’라는 제목의 대변인 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독한 만행”이라고 비판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는 탈북민들을 향해 “탈북자와 인권 공동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런 중대한 불의를 집중 조명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면서 “정치범수용소에서 말할 수 없는 학대로 고통받는 10만명 이상을 포함해 존엄과 인권을 계속 침해받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과 함께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운다는 구실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북중 국경에서 발포해 죽이라는 명령 등 북한 정권이 취한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대와 위반을 조사하며 북한 주민을 위한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책임을 촉진하고자 유엔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가 미국의 우선순위”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다.미 “북, 싱가포르 북미 합의 안 지켜”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분열 물질 생산 등 핵 활동을 지속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경수원자로(ELWR)가 건설 중이라며 공사가 완공되면 이 원자로는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을 확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합의 등을 북한이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일관되게 추진”“남북협력기금에 반영, 즉각 시행 가능” 코로나 방역물품·쌀·기름 등 지원…시기 미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미국의 대북제재와는 별개로 남북 인도적 협력은 일관되게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또 필요할 때 즉각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한반도 번영의 길, 남북 생명·경제공동체 추진방안’ 토론회 축사에서 “통일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시작은 가장 시급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분야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남북 민생협력을 규모 있게 추진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올해 남북협력기금에도 관련 예산을 이미 반영해놨고 즉각 시행할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는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인도적 협력만큼은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추어 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조만간 민간단체들의 대북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하면 단체들이 자체 조달한 재원으로 마련한 인도주의 협력 품목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에게 대북 반출 승인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면서도 지원 물품에는 “코로나19 방역 물품과 임산부·아이 영양품, 쌀·기름 등 식량 물자가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원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재원이 들어가면 그로 인해 야기될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지자체의 재원이나 민간 차원에서 순수하게 마련된 재원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협력은 크게 방역 장비 시스템, 치료, 백신 등 세 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백신 외에 코로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이인영 “언제든 북측과 대화하겠단 의지”“미 대북관여 조기 가시화로 성과 낼 것”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최한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올해 상반기를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혀 나가는 시기”라면서 “미국이 대북관여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북미 대화만을 우리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입장”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미중 전략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정치 일정도 본격화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세의 유동성이 커질 수 있고, 대북정책 추진 여건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측에게 대화 의지를 보내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의제나 형식이든 관계없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북측과 마주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인권 만행 경악…탈북자 용기에 경의” [이슈픽]

    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인권 만행 경악…탈북자 용기에 경의” [이슈픽]

    “북, 코로나 구실로 죽이라 발포 명령 가혹”“가장 억압적 전체주의 국가…탈북자 지지”“만행 발 붙일 곳 없다…유엔·동맹과 협력”文정부 ‘대북전단금지법’ 또 우회 비판 “북 주민에 독립적 정보 접근 지원할 것”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한순간도 못 멈춰”미국 국무부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독한 만행”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는 탈북민들을 향해 “탈북자와 인권 공동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런 중대한 불의를 집중 조명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명 세계에는 그런 만행이 발붙일 곳이 없으며,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유엔 및 동맹과의 협력 의지를 내보였다. “정치범수용소서 10만명 학대 고통”“수백만 北주민, 존엄 인권 침해 받아”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자유주간을 맞아’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에 의해 정치범수용소에서 말할 수 없는 학대로 고통받는 10만명 이상을 포함해 존엄과 인권을 계속 침해받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과 함께 서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자유주간은 대북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 등이 주관해 열려 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운다는 구실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북중 국경에서 발포해 죽이라는 명령 등 북한 정권이 취한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대와 위반을 조사하며 북한 주민을 위한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책임을 촉진하고자 유엔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이러한 성명은 최근 발표된 미 정부의 인권보고서 등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 입장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美, 한국 대북전단금지법에 “北,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해야”김여정 “삐라 살포 조처 안 세우면북남 군사합의 파기 각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특히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가 미국의 우선순위”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북한의 불의를 조명하려는 탈북자 등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이날 성명도 그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6월 담화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다음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운운하며 경고한 지 하루 만이었다. 이후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남비방전에 나섰고 김 부부장이 예고한대로 한국 예산 180억원을 들여 만든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정부와 여당은 그해 12월 북한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조항을 만든 대북전단 살포금지 법안을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당시 북한인권단체들은 전단 살포뿐 아니라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행위까지 폭넓게 금지한 법 통과에 대해 과잉입법이라고 우려했었다. 블링컨 미 국무, 정의용 외교에 “북 정권, 자국민 광범위 학대 자행”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 유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달 방한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권 외교’에 주력하는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전략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인권을 중심으로 한 신랄한 대북 비판이 비핵화를 목표로 한 한반도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분열 물질 생산 등 핵 활동을 지속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경수원자로(ELWR)가 건설 중이라며 공사가 완공되면 이 원자로는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을 확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합의 등을 북한이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북한에 알려지지 않은 추가 핵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믿고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선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의 최우선 목표라면서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의 FFVD가 이뤄질 때까지는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일관되게 추진”“남북협력기금에 반영, 즉각 시행 가능”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며 필요할 때 즉각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한반도 번영의 길, 남북 생명·경제공동체 추진방안’ 토론회 축사에서 “통일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시작은 가장 시급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분야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오랜 기간 제재로 인한 어려움에 더해 지난해 수해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지속으로 더욱 안 좋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장관은 “남북 민생협력을 규모 있게 추진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올해 남북협력기금에도 관련 예산을 이미 반영해놨다”면서 “북한의 반응, 북중 국경 상황과 우리 국민의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할 때 즉각 시행할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인도적 협력만큼은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추어 설 수 없다”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등 보건의료 협력과 민생협력 등 인도적 협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DMZ 평화의 길’ 복구 등 30억 반영 이 장관은 지난 8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회의에서도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되어가는 등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한반도 정세를 전환할 모멘텀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교추협 회의에서 향후 ‘DMZ 평화의 길’ 코스 중 하나인 철원 구간을 정상 운영하기 위해 지난해 집중 호우로 유실된 비마교를 복구하는 데 남북협력기금으로 23억원을 지원하는 안을 심의·의결했다. 또 정부는 DMZ의 역사·생태·문화유산 등 분야별 정보를 국민에게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DMZ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방사능 피폭 유전 안 되지만 각종 암 발생 가능성 높여

    [사이언스 브런치] 방사능 피폭 유전 안 되지만 각종 암 발생 가능성 높여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 구 소련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과 가까운 체르노빌 북서쪽 18㎞ 원전지구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곤히 잠든 사람들의 잠을 깨울 정도로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이었다.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의 시작이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미드 ‘체르노빌’에서는 당시 폭발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지금 보더라도 얼마나 충격적인 사고였는지 알 수 있다. 1971년 착공돼 1978년 5월부터 상용운전을 시작한 체르노빌 원전의 공식 명칭은 ‘블라드미르 일리치 레닌 공산주의 기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였다. 체르노빌 원전은 감속재로 흑연을 사용하고 원료는 농축우라늄이 아닌 천연우라늄을 사용했다. 또 압력관 갯수만 늘리면 원자로를 크게 만들 수도 있고 운전 중에도 연료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경수용 원자로나 중수용 원자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체르노빌 원전의 부소장 아나톨리 다틀로프 수석엔지니어는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대형사고를 막기 위한 냉각펌프를 작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제 시간에 공급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기획했다. 실험 도중 안전장치에 공급되는 전력까지 차단되면서 원자로의 출력이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했다. 원자로 안에 들어있는 냉각수가 한꺼번에 끓어올라 압력이 높아지면서 1차 폭발이 발생했고, 수증기와 감소재인 흑연이 반응하면서 수소가 만들어져 2차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반응로 뚜껑과 원자로 콘크리트 천장까지 날려보낼 정도의 강력한 2차 폭발로 인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그 결과 20만 명 이상이 방사선에 피폭됐고 그 중 2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이 사라지기까지는 9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방사능 피폭 유전 가능성은 낮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지난 23일자로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 35년을 맞아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들 논문은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형이 유전돼 영향을 미치는지와 방사능 피폭과 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우선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암 역학 및 유전학부, 프레더릭 국립암연구소(FNLCR) 암 유전자연구실, 뉴욕 자연사박물관 비교유전학연구소, 하버드-MIT 브로드연구소,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버드대 의대, 대만 생물다양성연구센터, 브라질 상파울로대 의대 영상의학과, 일본 방사능영향연구재단, 러시아 연방 의학 및 생물물리학연구센터 6개국 13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연구팀은 방사능 피폭이 많은 수의 인체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시키지만 유전 가능성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듬해인 1987년부터 2002년에 태어난 130명과 그들의 부모 105쌍의 유전체 전장 분석을 실시했다. 조사 대상이 됐던 부모들은 최소한 둘 중 한 명이 사고발생 직후 원전처리에 투입이 됐거나 사고 현장에 가까운 곳에 살았던 이들이다. 이들은 방사능 낙진으로 오염된 목초를 먹은 젖소에게서 나온 우유를 섭취하는 등 이온화된 방사선에 장시간 노출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데 보노 돌연변이’로 알려진 특정 유형의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데 보노 돌연변이는 정자나 난자 등 생식세포에서 무작위로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로 자손들에게 옮겨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다양한 선량의 방사능에 노출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의 데 보노 돌연변이 숫자나 유형이 증가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사능 노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의 데 보노 돌연변이 숫자는 일반인들에게서 나타나는 데 보노 돌연변이 숫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방사능 피폭, 갑상선암 발병확률 높여 또 NCI 방사능역학부와 유전적 민감성실험실, 생물통계학분석부, 하버드-MIT 브로드연구소, FNLCR 암유전자연구실,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통합암센터, 국립어린이병원, 우크라이나 국립의과학아카데미, 영국 채링크로스병원, 일본 방사선영향연구재단 등 4개국 20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유전적 영향이 아닌 방사능에 직접 노출됐을 경우 유전자 변형과 암 발생 영향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방사능의 유전적 영향이 크지 않다면 실제 피폭됐을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고 했다. 이에 연구팀은 1986년 사고 당시 원전 방사능에 피폭된 359명의 아동, 청소년과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태아 상태에서 피폭돼 사고 이후 9개월 이내에 태어난 81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기법으로 유전자 변이를 분석했다. 이온화 방사선 또는 전리 방사선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DNA의 화학결합을 깨뜨려 다양한 형태의 손상을 유발시킨다. 연구팀은 특히 원전 사고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요오드 동위원소인 ‘I-135’의 영향을 분석했다. 요오드 135는 유전자 변형과 DNA 파괴로 갑상선 암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 결과 나이가 어릴수록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과 변이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특히 갑상선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피폭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95%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두 연구를 모두 주도한 스티븐 차녹 NCI 암 역학·유전학부장은 “최근 급속하게 발달한 유전체 분석기술 덕분에 방사능 노출에 따른 인체의 영향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녹 박사는 “방사능 피폭이 유전될 확률은 낮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알려진 바와 같이 피폭이 종양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이슬람 혁명 이란 방송(IRIB) TV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나탄즈의 핵시설을 공격한 남성의 신원을 공개했다. 레자 카리미란 자국민인데 그는 핵시설에 폭발 장치를 심은 뒤 폭발 몇 시간 전 이란을 탈출했다고 IRIB TV가 17일 이름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란 정보부는 “그를 체포해 합법적인 경로로 귀국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원은 인터폴이 국제 수배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인터폴은 특정인의 이름이 적색 수배 명단에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들이 배후란 주장에 확인도 부인도 안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는 첩보기관 모사드의 사이버 작전 결과란 정보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200㎞정도 떨어진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곳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합의 복원을 막으려고 이 시설 공격을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지하 50m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의회 조사센터의 책임자 알리레자 자카니는 핵물질의 정련에 쓰이는 수천 개의 기계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맺은 핵 합의를 복원시키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벌이는 한편, 나탄즈에서의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석 대표 압바스 아라크치는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고 몇몇 중대한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만 빠져 길 건너 호텔에 대표단이 묵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나탄즈의 핵연료농축시설(PFEP)에서 농도 60%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UF6는 천연 우라늄으로부터 생산된 고체 상태의 우라늄을 기체로 만든 화합물로, 핵무기 원료로 사용되는 우라늄-235 원자를 분리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에 주입된다. 로이터는 IAEA가 회원국에만 제공한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더 구체적인 분석 내용을 전했는데 “이란은 핵연료농축시설에서 우라늄-235가 결합한 UF6를 55.3% 농도까지 농축했다고 신고했다”면서 “IAEA는 생산된 UF6의 농축 농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확보했고 분석 결과를 적절한 때에 발표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란은 지난해 말 자국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11일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받자 농축 농도를 60%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우라늄을 농도 60%까지 농축하기 시작했다고 IAEA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란 “농도 60% 우라늄 농축 성공”…피습 나탄즈 시설서 생산

    이란이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젊고 경건한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과 함께 이 성공을 축하한다”면서 “이란 국민들의 의지는 기적적이고 어떠한 음모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 테헤란 시장을 역임한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내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앞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지난 13일 역대 최고 수준인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도 이날 반관영 타스님뉴스에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시간강 9g의 6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을 당했지만, 우라늄 농축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이란의 이날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한층 다가서게 됐다. 원자력 발전용 연료로 쓰는 데 필요한 우라늄의 농축도가 4∼5% 정도라는 점에서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의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지난해부터 핵합의에서 불허한 우라늄 농축용 고성능 개량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서 의심은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이란은 지난해 말 핵심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로 정해진 국가 시책으로, 20% 농축은 연구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일본 수도권서 30년간 삼중수소 오염수 버려…후쿠시마 5배

    일본 수도권서 30년간 삼중수소 오염수 버려…후쿠시마 5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서 4500조 베크렐 방류 일본 수도권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정부 명칭 처리수)의 5배에 달하는 삼중수소(트리튬)가 함유된 물을 바다에 방류했다고 도쿄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바라키현에 있는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 도카이 재처리시설에서 1977년부터 2007년까지 30년 동안 약 4500조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했다. 삼중수소 양만 따지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물 약 125만t에 포함된 삼중수소 860조 베크렐의 5배다. 원전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이 시설은 같은 기간 총 1140t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재처리했다. 핵연료 재처리시설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원전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4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삼중수소 배출량을 연간 22조 베크렐로 제한하지만, 프랑스 재처리 시설은 연간 1경 3700조 베크렐을 배출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카이 재처리시설은 폐쇄 조치에 들어갔지만 지금도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의 배출은 계속되고 있다. 이 재처리시설은 2018년 폐쇄 조치 계획이 인가될 때까지 삼중수소 배출을 연 1900조 베크렐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은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 40조 베크렐 미만을 관리 목표로 삼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러·팔레스타인까지… 바이든, 글로벌 군사 이슈 ‘시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군사 이슈’로 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러시아, 이란, 팔레스타인에 독일 문제까지 한꺼번에 쏟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수개월 안에 제3국에서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공개된 양국 정상 간 통화로는 두 번째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는 중에 이뤄진 것이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분리주의자들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직후부터 국경에서 분쟁을 벌여 왔다. 이런 가운데 독일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독일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르면 올가을 약 500명의 미군 병력을 독일 비스바덴 지역에 추가로 영구 주둔시키려는 계획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주독 미군 감축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는 주독 미군 6400명을 귀국시키고 5600명을 유럽 다른 나라로 재배치할 계획이었다. 이번 결정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즉답을 피하는 대신 “증원 계획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독일 등 동맹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복원 과정에 암초가 등장했다. 얼마 전 이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이스라엘의 작전 결과로 알려지면서 이란은 복수를 천명했고, 하루 만에 이스라엘 회사 소유의 화물선이 걸프 해역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즈음해 지난 1월 농도 20%까지 우라늄 농축을 개시하겠다고 하더니, 2월에는 IAEA 일일 핵사찰 거부를 통지하고 지난 13일에는 60%까지 농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 재개를 발표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끊었던 것을 되살려 유엔 난민기구에 1억 5000만 달러, 서안과 가자지구 개발 지원을 위한 7500만 달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오는 5월, 15년 만에 총선을 준비 중이고 결과에 따라 중동 정세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이스라엘 등 주변국들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사이버 공격’… 핵합의 복원 균열 생겼다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사이버 공격’… 핵합의 복원 균열 생겼다

    이란 핵합의(JCPOA)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가 있는 이란 나탄즈 핵시설이 11일(현지시간)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이를 ‘핵 테러’로 규정했고,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됐다. 최근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국의 중재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 복원 협상을 벌이는 것을 반대해 온 이스라엘이 미국에 제동을 걸기 위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사건 직후 국영 프레스TV 등 자국 언론에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정전 사고가 있었다. 인명 피해나 방사능 오염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그는 “이란 정부는 비열한 행위를 비난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사회가 핵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가해자에 대한 “상응 조치”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스라엘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지하 원심분리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내부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되는 대형 폭발이 있었고, 여기에 이스라엘이 역할을 했다”며 “복구에만 최소 9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자국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이란 최고의 핵 과학자를 암살하는 등 대이란 공격을 지속해 왔다. 특히 이번 공격은 이란이 전날 ‘핵기술의 날’을 맞아 나탄즈 개량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재개하고, 이튿날 바로 감행됐다. 미국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은 이후 핵합의에 따라 준수하던 핵 프로그램 동결 조치를 단계적으로 철회했는데, 전날 개량형 원심분리기 재가동 역시 일련의 동결 철회 조치 중 하나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간 핵합의 복원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도 ‘이스라엘 달래기’로 해석된다. 그는 텔아비브에서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지속적이고 철통같은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NYT는 이스라엘의 이번 행동에 대해 “핵합의 복원을 위한 (조 바이든 미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이란, 美와 한 테이블서 논의도 거부양국 사이서 獨·佛·英·中·러 셔틀외교이란 “올바른 길”… 美 “건강한 진전” 내일 빈에서 회의 이어가며 대화 지속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담에서 미국의 제재 해제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다만 이란은 선 제재 해제를, 미국은 선 우라늄 농축 중단을 주장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 향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공동위원회 참가국 회의에서 핵합의 당사국인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국과 이란이 “2개의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과 한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날 협상은 로버트 말리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인근 호텔에 머무르고, 5개국이 양국 사이에서 셔틀외교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개 실무그룹 중 한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에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며 부과한 것을 포함해 1600여개에 달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한다. 다른 쪽은 이란이 핵합의가 정한 농축 우라늄 비축 제한을 다시 준수토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미 언론들은 대화 개시와 함께 미국과 이란 모두 핵합의 복귀의 필요성에 공감한 데 의미를 뒀다. 실제 회의 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협의를 “올바른 길”이라며 “참가국과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환영할 만하고 건설적인 조치”, “건강한 진전”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양측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제재 해제 중 ‘뭐가 먼저냐’는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이 농도 20%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동결 자산을 해제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은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미국 내 정치권의 목소리도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미국이 협상에서 먼저 탈퇴했으니 복귀 과정에서도 ‘첫발’을 먼저 내디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나 테러단체 지원 등의 문제도 연계해 협상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다. 갑작스러웠던 2018년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해야 했던 전 세계 기업들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조속하고 즉각적인 돌파구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라는 언급은 이런 국내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표단은 다음 회의가 9일 열린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플로리다, 방사능 섞인 폐수 방출 우려… 비상사태 선포

    美 플로리다, 방사능 섞인 폐수 방출 우려… 비상사태 선포

    미국 플로리다주 매너티카운티의 폐수 저수지 벽에 균열이 생기면서 유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저수지 벽이 무너질 경우 주변 농지 등이 폐수로 덮일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CBS는 4일(현지시간)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전날 저수지 주변 고속도로를 일부 폐쇄하고 316가구 및 근처 교도소 수감자 345명을 긴급대피 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어 4일엔 저수지의 폐수를 근처 항구로 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6m 높이 저수지 벽이 무너진다면, 몇 분 만에 23억 리터의 물이 방출돼 근처 마을과 도로가 최대 1.5m까지 잠길 수 있다. 당국은 저수지 폐수를 퍼올려 근처 항구인 포트 매너티로 옮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저수지에는 질소 수치가 높은 산성의 물이 채워져 있다. 독성은 없지만 질소 수치가 높으면 조류가 빨리 자라 물고기가 죽는다. 또 물에는 방사능을 함유한 폐기물인 인산, 자연 생성되는 방사능 물질인 라듐과 우라늄이 함유되어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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