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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학 경험담 「원숭이…」출간 홍성원씨(인터뷰)

    ◎“미 유학 준비하는 학생에 도움 됐으면…” 『처음에는 미국 유학 중 겪었던 일들을 개인적인 경험으로 묻어두려 했어요.그러나 그것들이 미국에 유학한 한국 학생들의 공통적인 경험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뒤에 갈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유학 동안의 갖가지 경험을 담은 「원숭이가 되어 버린 우등생」(쟁기간)을 펴낸 홍성완씨(29)는 『책을 쓰기는 했지만 미국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잊어버리고 싶을 만큼 갈등이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씨는 대학을 졸업한 지난 87년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뒤 지금은 럭키금성그룹의 컨설팅회사인 주식회사 에스·티·엠에서 일하고 있다.이 책은 홍씨가 유학생으로써 겪은 갖가지 시행착오를 일체의 윤색을 배제했으면서도 재미있게 정리한 것이다. 『요즘 미국 대학의 강의시간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동양 학생은 대부분 한국 학생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미국에서 공부를 할수 있는 기본적인 트레이닝이 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지요.최소한 수업을 들을수 있는 어학실력과 소신있게 자신의 견해를 발표할수 있는 자신감을 기른뒤 유학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씨는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지만 현지에 가보니 그 때문에 더 이상 영어공부를 하지않아도 되겠다고 생각케 만들었던 선생님들이 오히려 원망스러웠다』며 『미국에 대한 정보도 충실해야 그만큼 문화적 쇼크도 적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책은 유학생들에게 미국의 실상을 알리는데에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미국사람이 한국사람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도 비중있게 다루었어요.한 예로 제가 미국에서 깨끗하게 차려입고 거리에 나서면 사람들은 「일본사람이냐」고 묻고 헝클어진 채 나서면 「중국사람이냐」고 물어요.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요즘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세워지고 있는 때라는 것을 의식해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경영학 분야에서 두권의 번역서를 낸 홍씨는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관계없이 앞으로는 자신의 전공분야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엄마의 손길과 의식개혁/정행길(여성칼럼)

    며칠전 신문에서 어느 가정주부가 자녀 도시락에 사랑의 쪽지편지를 4년간이나 써 왔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이른 새벽 일어나 세 아이 도시락을 싸면서 써 넣은 쪽지편지가 자그마치 1천3백여통이나 되고 책상서랍에 차곡차곡 모은 아이들의 정성이 기특해서 최근 「도시락 편지」라는 책을 펴 냈다고 한다. 배우 남궁원씨 아들이 하버드대학 우등생으로 졸업하기까지 부모로서의 남다른 정성이 배어 있었던 것도 신문을 통해 자세히 읽을 수 있었다. 부모치고 자식 키우는데 온갖 정성 안 쏟을리 없지만 그래도 이런 기사를 접하고 보면 부모된 입장으로 여간 충격이 아니다.부러울 정도로 신선한 충격에 감동하면서 아낌없는 마음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는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의식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나라경제를 살리는 것도 한 가정의 엄마 손길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도시락 편지」의 엄마가 『폐품 판돈 80원도 잘 모았다가 유용하게 써야 한다』는 쪽지 편지를 수저통에 넣어주니 아이들도 진정한 엄마의 절약정신을 닮아 책가방 한번 사면 3∼4년을 더 쓰고,학용품도 철저히 아껴쓰는 습관까지 몸에 배었다고 하니……. 스스로 실천하여 바르게 인도하는 이 어머니야말로 현대판 맹모임에 틀림없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정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바르고,화목하고,알뜰한 가정육성을 위해 매년 모범가장을 선정하여 시상해오고 있다.올해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사를 한 바 있지만 수상자들을 보면 『저런 훌륭한 분이 있었나』싶을 정도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우리 사회가 자정력을 잃지 않고 건전하게 유지되는 까닭도 웃어른을 공경하고,남편을 내조하며,자녀를 올바로 키우는 건강한 가정과 그속에 여성의 역할이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 “지방대 육성…「대입병목」완화”/“백년대계”총괄 조완규 교육장관

    ◎“모든 학사업무 곧 학교 일임” 『우리 경제가 자원의 부족등 여러가지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경제 우등생」으로 부상하는데 학교교육이 중추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평생을 대학교수로 일해온 교육계의 현장감각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고 있는 조완규교육부장관은 「우리 교육발전의 역사는 나라 발전의 발자취」라고 교육의 역할을 크게 강조한다. 그동안 어려운 문제들이 있긴했으나 공고 교육에서는 우수한 기능인력을,전문대학에서는 중견 기술인력을,대학과 대학원에서는 고급인력을 양성해 급속한 경제성장 단계에서 사회의 여러분야에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국가적 산업·기술발전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는 설명이다. ­학교 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일선 초·중·고교 교육이 대학교육에 못지않게 중요한데도 국민적 관심이 대학교육에만 집중되어 있고 그중에서도 대학입시에만 매달린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고교를 비롯,학교 교육을정상화하기 위해 대학정원을 크게 늘리는 방안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그간 정부는 대입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대학의 증설및 대입정원을 상당폭 늘려왔습니다.그러다보니 대학은 외형적 웃자람으로 일관해와 오늘날 대학의 교수및 연구여건이 낙후되는 결과를 빚었습니다.대학정원을 크게 증원한다 해도 학부모나 교사들이 대학의 교육여건등을 감안한 몇몇 특정대학만을 겨냥한다면 대입과열현상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따라서 앞으로 지방 대학을 키워야 하고 또 대학 스스로 교육여건이나 연구여건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정부에서는 이를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대학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한 방안을 밝혀 주십시오. ▲가시적인 방안으로 대학평가인정제를 들 수 있습니다.올해부터 전국의 물리학과와 전자공학과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기계공학과·화학과등으로 대상학과를 확대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대학 스스로의 개선노력을 적극 유도할 것입니다. ­사회 민주화 추세에 발맞춰 대학의 자율권을 신장시켜달라는 요구가 있습니다. ▲원래 대학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입니다.그러나 대학의 짧은 역사와 그간의 갖가지 규제가 걸림돌이 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특히 대학입시제도와 관련,학생선발권과 대학정원 규모의 자율 결정권등이 아직 묶여 있습니다.학문의 발전이 대학의 자율에 달려있다는 인식아래 점차 그런 방향으로 나가도록 정책기조가 잡혀 있습니다.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했듯 우리 대학은 외적 성장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교육부는 빠른 시일내에 대학의 학문자유뿐 아니라 학사업무등 일체를 대학 자율에 맡길 것입니다.
  • 새 교육과정 인성지도에 역점/개편실무 함수곤 장학관

    ◎개정과정 공개… 공청회 등 20여회/학교우등생의 사회열등생화 없게 최선/인력 아닌 인격체 양성에 주안점 『제6차 교육과정 개정안은 모든 절차가 공개적이고 민주적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획기적인 일입니다』 교육부가 29일 확정,고시한 제6차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지난 90년10월이후 일선에서 도맡아온 교육부 장학편수실 교육과정담당 함수곤 장학관(52·3급상당)은 이번 교육과정개정안 마련이 공개적이었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교육과정 개정작업은 각 교과목 관련 학회나 교사등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직결되다보니 예외없이 교육당국의 전임하에 밀실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5년8월1일 교육사상 처음으로 우리손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한이래 지난 5차 교육과정 개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교육부 장학편수관들이 중심이 되어 비공개로 확정해왔고 이같은 실정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교육부 단독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하다 보니 학교교육 내용이 인성교육이라는 교육본래의 본질보다는 사회에서 필요로하는 지식과 소양을 갖춘 인력교육에 치중해온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제6차 교육과정의 경우 기본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교수,일선 교사,언론계등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위해 그간 모두 20여회의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치는 가운데 총 2만여명의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특징은 인성교육으로 도덕성교육과 인력교육으로써 창의성을 조화롭게 강화했다는 점입니다』 그간 학교 교육이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춘 인력의 대량 배출이라는 사회의 요구에 매달려 인성교육을 소홀히 해왔던 점이 크게 보완됐다고 강조했다. 『전 교과에 걸쳐 교육 내용도 실생활위주의 소재로 바꿈으로써 학습자의 창의성 개발에 역점을 두었고 학교교육이 생활문화와 유리되지 않게함으로써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된다는 잘못된 학교교육풍토를 바로 잡도록했습니다』 이같은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그간 우리사회가 획일적인 인간양성에 주안점을 두었던 「단일 인격 대량 배출」이었다면 앞으로의 학교교육은 학습자의 적성,개인적 능력,소양등이 충분히 학교교육과정에서 함양될 수 있도록 교과내용을 다양화함으로써 「다양 인력의 소량 배출」로 요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함 장학관은 학교교육 내용이 사회의 발전방향에 앞서가지 못하고 사회가 변모된후에 그에따라 교육과정이 마련된다는 지적에 대해 『교육의 본질은 어떤 시대나 상황에서도 요구되는 인격체로서의 인간양성이지 결코 사회에서 시대마다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사범학교(59년)와 일본 동경대학(85년)과 대학원과정(88년)을 마치고 일선 교사를 거쳐 지난 78년 교육부에 장학사로 자리를 옮겨 제4차 교육과정부터 손대기 시작 지금까지 교육과정연구에만 전념해왔다는 함장학관은 여느 교육과정보다 6차 교육과정 개정안 마련은 힘들었고 보람도 컸다고 말을 맺는다.
  • 성적중압에 여고생등 잇단 자살

    ◎우등생 2명등 4명 또 분신·투신·목 배 학생들이 성적부진을 비관,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상오3시쯤 전북 군산시 송풍동 951의6 염한영씨(46·버스운전사)집 앞에서 염씨의 외동딸 경예양(17·군산Y여고 1년)이 온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가족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오10시쯤 숨졌다. 가족들은 경예양이 중학1년생때부터 줄곧 반장을 맡아온데다 고교입학때 성적이 전체 10위안에 들어 3년장학생으로 선발되는등 우수한 성적이었으나 11일 중간고사 첫날 시험을 치른뒤 성적이 떨어질 것을 크게 걱정했다고 밝혔다. 경예양은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공책에 「공부가 잘 안된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등의 낙서를 적어놓았다. 이날 상오5시30분쯤에는 부산시 금정구 구서2동 선경1차아파트 1동12층 이병대씨(53·회사원)집 베란다에서 이씨의 막내딸 서원양(16·D여고 1년)이 중간 고사에서 수학시험을 잘못 치른 것을 비관,교복을 입은채 35m아래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이양은 「부모님 사랑합니다.나를 도와준 모든 사람을 사랑합니다.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내 결정으로 죽는 것이니 용서하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겼다. 숨진 이양은 반에서 1등,전교에서 6위권 이내의 우수한 성적에다 반장도 맡고 있는 명랑·쾌활한 성격이나 최근 중간고사에서 수학시험을 잘못 봐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11일 하오 2시쯤 대전시 대덕구 비래동148의4 하버드학원 4층 여자화장실에서 이 학원에 다니는 이미경양(21·대전시 동구 대화동35의304)이 길이 2m정도의 줄넘기줄로 천정 수도관에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양이 지난해 12월 대학진학을 위해 자신이 다니던 H투자금융회사를 그만둔 뒤 학원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며 공부를 해왔으나 성적이 시원치 않아 고민해 왔다는 친구들의 말에 따라 이양이 성적부진을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고국생활 적응못해 또 11일 하오 8시쯤 충북 청주시 율양동 동아아파트2동 1라인 현관베란다 옆 화단에 김세린양(15·청주J중 2년·청주시 사천동243)이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숨져 있는 것을 주민 김운칠씨(34·건설업)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잇단 청소년 자살… 각계 반응과 처방/「성적 제일주의」가 낳은 부작용/사회적 병리… 언행 눈여겨 봐야 ○정선경 전이화여고 교장 우리교육이 지난 40년동안 경쟁위주의 풍토를 지속,우리나라가 세계속에서 발돋움하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인간성의 성장이나 개인에게 알맞는 성취감에 차질을 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마음들을 심어줬다는 점에서는 과오를 범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위주의 교육풍토는 이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학교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쳐온 것은 우리 교육관계자와 부모들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규동 신경정신과 전문의 청소년 자살은 3·4·5월에 피크를 이룬다. 계절적으로 봄은 만물소생을 상징하지만 청소년들은 감상적이고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어른들이 볼 때 그들의 자살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시야가 좁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자살을 한다. 청소년 자살은 사회적 병리현상의 하나로 전염병처럼 번지기도 한다.동정자살이 그 예이다. 자살자는 순간적인 충동에 따라 죽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그들의 언행을 잘 눈여겨 봐야 된다.
  • 독일 첫 여성외무장관/슈배처

    ◎겐셔문하서 외교수업 쌓은 자민당 여걸 한스 디트리히 겐셔 외무장관의 뒤를 이을 이름가르트 슈배처 건설장관(50)은 독일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으로 리타 슈스무트 연방 하원의장과 더불어 독일정계를 대표하는 여걸. 화학자 출신으로 겐셔장관과 같은 자유민주당(FDP) 소속인 슈배처 여사는 헬무트 콜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과 FDP및 기사당(CSU)간의 연정구성 당시 이루어진 「외무장관직은 FDP인사가 맡는다」는 합의에 따라 행운을 안게 됐다. 옷을 잘 입는 여성으로도 잘 알려진 슈배처여사는 작년 1월 건설장관이 되기 전까지 4년동안 겐셔외무장관 밑에서 고위보좌관,외무차관등으로 「외교수업」을 쌓은 겐셔문하의 우등생이기도 하다. 작년 1월 건설장관이 된 이래 주택난과 구동독지역의 주택임대료 인상등 산적한 난제들을 대과없이 요리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슈배처여사는 또 지난 80년대초 쇠퇴일로를 치닫던 자유민주당의 당운을 회생시킨 맹렬여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재혼한 남편인 TV방송기자 우도 필립씨와의 사이에 자녀를 갖지않은 그녀는 또 낙태금지법 폐지를 강력히 주창,콜총리의 연립내각에서 보수적인 CDU및 우파성향의 CSU인사들과 종종 충돌을 빚어온 진보적인 자유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 원작의 참신성 못살린 극전개(TV주평)

    ◎M­TV 「베스트극장」 공모작시리즈를 보고 MBCTV가 최근 「베스트극장」을 통해 방영하고 있는 극본공모 당선작 시리즈는 신인작가들의 참신한 주제및 소재 선택이 돋보인 반면 화면처리 등 작품의 전반적인 성과에 있어선 기대에 못미친다는 느낌이다. 다음 주 선보일 마지막 작품 「황혼의 블루스」에 앞서 방송된 「열정시대」(이찬금 극본)「이브의 덫」(박귀홍 극본)「남겨진 사람들」(이미숙 극본)을 보고난 느낌은 왠지 서둘러 다듬어낸 단막극모음 정도로 비춰지고 있어 「신인들에 의한 참신한 극흐름 만들기」란 시리즈의 의도가 가려지고 있다. 명문대 진학만을 강요당하는 입시생의 갈등을 부각시킨 「열정시대」의 경우 인기가수에 대한 매료와 관심이 우등생인 주인공의 방황에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결국 군에 입대하는 인기가수의 무관심으로 주인공을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만드는 내용의 설득력이 약할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방황과 갈등 부각도 미흡해 어색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이브의 덫」은 불신시대에서의 참사랑의 의미를도벽 심한 한 여인의 결혼생활을 통해 추리물형식으로 접근,아이디어와 구성에서는 돋보였으나 극을 전개해가는 과정이 너무 느슨해 지리한 감을 주었다.특히 프랑스 현지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등장시킨 프랑스인 엑스트라들과 주인공(견미리반)의 어설픈 대화가 극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이끌어 재미를 반감시켰다. 지난 일요일 방영분인 「남겨진 사람들」이 그나마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통해 소외의 극복의지와 사랑의 의미를 밀도있게 전한 느낌. 그러나 이 드라마 역시 극의 전개과정에서 핵심부분을 우연성에 크게 의존해 주제의 자연스런 전달엔 미흡했다는 아쉬움을 준다.
  • 「경축사절단」에 뽑힌 두 대학생의 소감과 포부

    ◎“역사적 유엔가입… 나도 이젠 국제인”/“남북화해·통일 당기는 계기 확신”/“작은 힘 국가에 봉사하는 기회로”/서가람군/“고유문화 알리는 역할 맡겠다”/고희경양 『1백만 학도를 대표해 역사적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돼 참으로 큰 영광입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순간과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연설을 지켜보기 위해 유엔에 파견되는 각계인사 30명으로 구성된 경축사절단의 일행으로 뽑힌 서울대 서가람군(22·외교학과4년)과 이화여대 고희경양(22·영문학과4년). 이들은 사절단에 뽑힌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는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유엔 회원국들에게 한국과 한민족,그리고 우리문화등을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군은 『유엔에 남북한이 동시가입한다고 해서 당장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통일을 앞당기는데는 하나의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그는 『학과에서 추천을 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선발까지 될 줄은 미처몰랐다』면서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일행으로 뽑혔으니 작은 힘이나마 국가이익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남북한이 통일을 위해 더 많이 노력했으면 한다』면서 『남북한이 이번 유엔가입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주체로 설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라고 했다. 서군과 함께 가게된 고양 또한 『사절단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이 중국등 다른 아시아국가와는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지난해 여름방학때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친척집을 방문했던 길에 한달동안 어학연수를 받기도 했다는 고양은 『요즘 대학생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지만 우리는 나라 대표로 파견되는 만큼 한국의 이미지가 우리에게 달렸다는 생각으로 작은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군은 서울은석국민학교,동국대부속중학교,면목고등학교를 거쳐 지난 88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뒤부터 지금까지 줄곧 용돈과 책값을 아르바이트로 해결하느라 1주일에 사흘쯤은 자기시간을 갖지 못하면서도 평균 A학점을 유지하는 모범생. 대한항공 조종사인 아버지 고윤재씨(56)와 어머니 은순자씨(48) 사이의 1남3녀중 막내인 고양은 지난학기까지 평균성적이 A학점인 우등생.
  • 외언내언

    60연대를 시작으로 한 지난 30여년간은 우리 경제가 줄기차게 달려온 개발년대로 지칭된다.이러한 우리경제의 현대사를 이끌어온 경제기획원이 내일(7월22일)로 창설30주년을 맞는다.정부의 1개부처가 30주년을 맞는다 해서 감회로울 수만은 없는 것이지만 경제기획원에 있어서만은 그렇지가 않다.◆61년 출범한 기획원은 바로 다음해인 62년에 제1차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착수했고 올해로 끝나는 6차계획까지 30년간 성장의 견인력을 다해왔다.지난 62년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87달러였고 올해는 6천3백달러를 넘어설 전망이고 보면 실로 눈부신 발전이 아닐수 없다.◆바로 그런 성장이 뒷받침되어 세계경제의 모범장이며 후진국에 있어서는 경제개발의 산 교육장이 됐고 한국을 선진국의 대열에 올리라는 논의도 분분하다.이러한 성장의 저변에는 권위주의시대의 능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가난에서 벗어나자는 강력한 국민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거의 업적에 도취될수만 없는 상황에 있다.물론 능률만능주의가 먹혀들어갈 시대적 상황도 아닐 뿐더러 성장의 부작용이 지금은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소득향상에 따른 국민욕구의 속출,후발국의 추격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년대의 강한 국민적 의지가 지금은 있느냐는 것이다.정부의 정책에서는 물론이고 산업의 현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그런 의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경제 앞날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아닌가 싶다.「세계경제의 우등생」이라는 한때의 찬사가 모멸적인 언사로 뒤바뀌어 우리 귀를 때리고 있지만 경제발전에 대한 국민의 의지만 있다면 아무런 두려울바가 없을 것이다.경제기획원의 건투를 빈다.
  • 유고연방의 붕괴위기(사설)

    동유럽 발칸반도의 유고슬라비아가 연방붕괴의 내란위기를 맞고 있다. 민족분규와 민주화의 열망이 얽히고 설키면서 6개 공화국 2개 자치주로 구성된 모자이크 국가 유고연방을 해체와 내란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유고는 일찍부터 비동맹 탈소독자노선의 사회주의를 추구해온 동유럽공산권 우등생 국가였다는 점에서 사태의 귀추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뿐만아니라 유고사태는 민족분규와 민주화열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만들어내고 있는 연방붕괴의 위기상황이란 점에서 17일 연방제국민투표까지 실시하고 있는 소련의 경우와 아주 닮았다는 점도 특별한 주목의 대상이라 할수 있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공화국연방은 「6개의 공화국,5개의 민족,4개의 언어,3개의 종교,2개의 문자」로 이루어진 복잡한 다민족국가로 건국의 아버지이자 국가의 구심점역할을 해온 티토대통령이 80년 5월 사망했을때 이미 분열의 혼돈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았었다. 분열사태를 막기위해 마련된 것이 8개 공화국,자치주대표 1명씩으로 구성되는연방간부회의(일명 대통령위원회)에 의한 철저한 집단지도체제였던 것.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집단지도체제의 약점이 노출되어 형식적인 연방은 유지되면서도 경제·사회문제들은 하나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한편 공화국 자치주의 철저한 산술적 평등에 대한 세르비아 등 대규모 공화국들의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것이 민주화 바람이었다. 소련의 경우도 그런 일면이 있지만 그동안 유고연방의 국가적 구심력 역할을 해온 것은 공산주의자동맹이란 이름의 공산당이었다. 작년의 다당제 도입후 이 동맹이 와해되면서 유고연방의 국가적 구심력도 붕괴된 상태가 되었던 것. 동유럽 민주화개혁의 예를 따라 각 공화국별로 정치개혁이 단행된 결과 대부분의 공화국에선 이름만 바꾼 공산당이 패배했으나 최대의 공화국 세르비아와 티토출신지인 몬테네그로공화국은 사회당으로 이름만 바꾼 공산당이 재집권을 하는 사태가 빚어졌던 것이다. 결국 2천3백만 인구중 1천3백만이 공산당의 지배를 받는 반신불수의 민주화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위기의 발단은 이러한 배경위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베오그라드 반공시위는 세르비아의 사회당이 매스컴을 장악하고 조작하면서 과거의 공산당 통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세르비아공화국의 실권자 밀로 세비치 대통령은 세르비아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독립지향의 최대 적대 공화국인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의 반공시위를 선동하면서 연방의 와해를 유도하고 있다고 반격하고 있다. 세르비아대 크로아티아의 싸움으로 발전하고 있는 유고,사태는 군의 비상사태선포 요구와 연방간부회의 거부로 대통령이 사임하고 연방간부회의도 제기능을 못하는 연방와해상태를 노출하고 있다. 군의 개입여부와 각 공화국의 대응이 현재로선 최대의 주목거리다. 유고 사태는 한마디로 유연한 사회주의 독자노선을 과신한 나머지 정치민주화에 늑장을 부린 것이 최대의 화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고사태의 향방은 소련의 탈소독립지향 소수민족공화국들의 독립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주목된다.
  • 경제난 타개 노려 궤도수정/쿠바의 대미 유화제스처

    ◎소서 원유ㆍ곡물지원 사실상 중단/동구의 경화결제 요구로 외환보유고 바닥 중남미 사회주의의 「보루」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카를로스 라파엘 로드리게스 쿠바 부통령은 지난 11일 나카야마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쿠바는 미국과의 관계진전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이 이를 위해 중계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과의 관계개선 희망을 피력했었다. 강경한 사회주의국가인 쿠바가 전형적인 자본주의 국가이며 적대적인 미국에 최근 구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쿠바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59년 바티스타 우익정권을 전복시키고 30여년간 집권해 왔으며 쿠바는 그동안 미국에 대항하는 사회주의의 전진기지로 사회주의 국가 및 제3세계의 신뢰를 받아 왔다. 이런 사회주의 우등생이 미국에 유화적인 몸짓을보이고 있는 것은 최대의 후원국인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이후 생각이 바뀐데다 우방들이었던 동구에서조차 민주화혁명이 휩쓸면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 카스트로가 이처럼 시대의 흐름과는 달리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쿠바의 독특한 사정 및 사회주의에 대한 나름대로의 「성공」 때문이었다. 쿠바는 동구각국이 제2차대전 결과 소련에 의해 위성국으로 전락한 것과는 달리 지난 59년 카스트로등이 주도한 혁명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다」는 카스트로는 집권후 미국에 종속된 식민지적 경제구조를 개편했으며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어느정도의 성공으로 제3세계의 유력한 지도자로 성장하기도 했다. 실제 쿠바는 95%의 문자해득률과 1천명당 11명의 유아사망률,평균수명 75세,가정의제도 도입 등 상당한 수준의 교육ㆍ보건의료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쿠바의 경제사정은 소련이 자국의경제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원조를 줄이기 시작하자 어려워지고 있다. 쿠바의 대외교역량중 70%,20%를 각각 차지하는 소련 및 동구가 올 7월 교역방식을 현재의 구상무역에서 경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70억달러의 채무에 비해 1억달러의 외환보유고에 불과한 쿠바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쿠바는 소련으로부터 연 1천3백만t의 원유를 헐값에 구입,이중 일부를 로테르담의 현물시장에서 되팔아 연 수억달러의 경화를 얻어왔으나 지난해부터 소련이 원유공급을 삭감하자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소련은 올해부터는 쿠바에 대한 곡물제공을 사실상 중단시켜 쿠바는 올초 빵 배급량을 줄이는 한편 빵ㆍ달걀 등의 값을 인상하기도 했다. 쿠바의 국영식료품점에서 양파ㆍ당근ㆍ야채 등을 구경하는 것이 힘들 정도가 되었다. 쿠바는 설탕 커피 해산물 등 1차 상품의 수출증대와 함께 관광산업을 육성시켜 외환부족을 메우려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지난 61년 미국의 대 쿠바 경제봉쇄 및 쿠바의 미국계 기업 국유화조치로 단교상태에 있는 미국에 관계개선의 신호를 보내는 것을 불가피한 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소련과의 관계개선으로 사회주의국가로서 쿠바의 중요성이 줄어든 만큼 쿠바와의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동서 데탕트와 동구의 민주화로 설 땅이 좁아진 카스트로가 경제난국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정권의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깊어가는 가을에/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10월31일 저녁 관훈토론에는 강영훈 총리가 나왔다. 군출신에,한때 준망명기를 지냈고,권력의 부근에 복귀하여 비바람 심한 자리를 무난히 견디고 있는 고희가 멀지 않은 현직 총리인 그가 아직도 우등생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범생같은 공직자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기대이상의 일이다. 그런 총리가 이날 저녁 꼭한번 넥타이를 푼 것 같은 「맨얼굴」을보였다. 플로에서 던진 「전적으로 농담차원」의 질문에 응답했을 때였다. 많은 어려운 시기와 시련도 무난히 끝냈으니 이제 아예 정치일선으로 나와 대통령에 출마해보는게 어떻겠느냐는 물음에 파안이 되어 손을 홰홰 저으며 『큰일날 소리 말라』고 받아 넘긴 그는 자신의 「정치불가론」을 몇가지 꼽았다. 그중의 한 대목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아시다시피 나는 이북출신입니다. 그러니까 정치는 못해요』 이 말은 처음에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이 말은,출신구역이 없으니 어디서 출마를 하겠는가,통일이나 된다면 『나도 내고향에 가서 한번 출마를 하고 고향사람들께 표좀찍어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뜻이었다. 「한국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자처하는 이북출신 사람들의 약간 자조적인 분위기까지는 안갔지만 그것은 확실히 진솔함을 띤 목소리였다. 특히 바로 이튿날 조간에서 본 「고향」에서의 김영삼 민자당대표 최고위원의 모습이 소급해서 그 정서를 확인해주었다. 거물 정치지도자라도 거기를 근거로 출마하고,답답하고 혼미할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고향이다. 더구나 김 최고위원에게는 그곳에 노부도 계시다. 국가의 운명을 손안에 쥐고 천하를 경영하는 큰 정치인이라도 시골에 묻힌 조그마한 부친 앞에서는 그냥 아들일 뿐인 것이 「고향의 조건」이다. 김 최고위원의 서양식으로 포옹하는 모습은 조금 생소했다. 그보다는 좌정한 노인아버지 앞에 공손히 무릎 꿇고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의 부자는 대개가 나이들수록 덤덤하고 무뚝뚝하다. 나이들수록 부친은 아들 앞에서 먼산을 보는게 보통이고,아들은 아들대로 아버지 앞에서는 고개를 반쯤 꼰채 웃목이나바라보면서 딴청을 한다. 선산이야기,어렵게 사는 동기간 걱정따위를 아버지가 「잔소리」처럼 늘어놓으시면 묵묵히 들어 드리다가 요긴한 대목에서 우물우물 대답을 한다. 그런 아들이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든든하고 소중한만큼 어려워서,알아서 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래서 옛날 할머니 어머니들은 나이든 부자는 되도록 겸상도 차려주지 않았다. 서로 불편하여 식사를 누리기 어렵다는 배려때문에 조손이나 손자만큼 어린 아들이 아니면 겸상을 해주지 않는다. 아무튼 출세를 많이 하거나 크게 된 아들이 소박한 귀향길에 촌로로 보이는 아버지에게 공손히 절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다. 흡사 이름은 없지만 꼿꼿하고 당당한 서민앞에 겸손하게 절하며 하명을 기다리는 검박한 정치인의 모습같은 것을 발견하게 하는 모습이다. 분당 소용돌이의 안개정국이 한치 앞도 제대로 비쳐주지 않는 이런 혼미한 계절에 「고향」 타령이나 하고 절의 「정서」를 늘어놓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목소리 가다듬어 꾸짖기도 지쳤고 정국을 탐색하기도이제는 성가셔졌다. 다만 순하고 소박하고 겸허한 정서의 총체인 「고향」을 지녔다는 것이 우리의 정의적 자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고향이 이렇게 각별히 느껴진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또 지금이 깊은 가을철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난감하고 무력감이 드는 이 느낌이 겨울로까지 연장되지 않도록 순하고 겸허하며 현명한 가을의 감성을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다. 영국의 왕중에서도 가장 신사도의 덕목을 지녔던 조지 5세의 「행장전범」이 있다. 침대 머리맡에 새겨놓고 기도하듯 외웠다는 이 전범을 20세기의 현인 임어당은 추천한다.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하옵시고, 칭찬할 정서와 타기할 감상을 분별할 수 있게 하시며 값싼 칭찬을 하지도 말고,받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지도 말게 하소서. 만일 나에게 수난을 요구하면 그것을 묵묵히 받아서 순종하는 동물처럼 되게 하소서. 이겨야 할때는 이기는 법을,져야 할때는 멋진 패자가 되게 하소서. 달을 향하여 읍소하지 말게 하시고 쏟아진 우유에 미련을 갖게 하지 마소서」 이 전범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그 첫 항인 듯하다.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을 기도로 되뇌며 일상을 지냈다는 일이 매우 인상적이다. 군왕조차도 지키기가 쉽지 않아서 이렇게 간절하게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이 아니었겠나 싶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든다. 그 다음으로는 네째항인 「수난을 요구하면… 순종하는 동물처럼」 되게 해달라는 대목이 좋다. 수난이란 동물처럼 맹목으로 묵묵히 당하는 것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철학을 터득한 전범이기 때문이다. 「멋진 패자」란 말이 좀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정치인에게는 특히 정상급 정치인에게는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일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맑은 마음으로 여러번 반추해볼만한 이 전범을 모든 힘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외언내언

    케임브리지대학의 루카시안 석좌교수 스티븐 호킹. 그는 현대 과학적 인간의 자부심 같은 존재다. 그는 생존한 물리학자중 우주의 신비에 가장 접근해 있는 인간으로 꼽힌다. 갈릴레이 갈릴레오,아이잭 뉴턴,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는 물리학 계보에서 그가 곧바로 그 뒤를 잇는다. ◆그가 이룩한 물리학 세계의 업적은 대단히 전문적이고 난잡해서 범인이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의 삶이 이룩한 정신력의 승리는 보통사람에게도 깊은 감동과 의욕을 준다. 평범한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나 우등생은 아닌 학생으로 성장했고,그래서 케임브리지대학원으로의 진학조차도 못할 뻔 했었다. 박사학위 준비를 할무렵 그는 루 게릭병에 걸려 시한부인생의 선고를 받았고 『더 이상 공부를 한다는 것에 혼란』을 느꼈었다. 그저 사랑하는 약혼녀와 결혼을 해야하고 그러려면 취직을 하기 위해 박사학위가 필요했다. ◆그렇게 현실적 삶의 절박성 때문에 연구를 계속한 것이 그의 천재가 인류의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동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위대한 점은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 이후부터 경이로운 연구업적을 냈다는 데도 있다. 지금은 말소리도 안나와 움직일 수 있는 몇개의 손으로 합성음성의 「말」을 만들어 자기의사를 피력할 뿐이다. 인간사의 잡다한 관심이 사상돼 버리고 나면 이렇게 고도로 집약된 정신능력의 발휘가 가능해지는 것일까 싶어 신비한 느낌까지 준다. ◆그런 그가 한국엘 온다. 와서 우리나라 보통사람에게 강연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그토록 비상하고 특출한 조건속에 살고 있지만 「일반사람」의 존재에 애정과 관심이 깊다. 『일반대중은 과학기술의 향상이 가져온 생활수준의 향상이 지속되기를 기대하지만 한편 과학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대중은 과학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 관심을 이용해 산성비ㆍ온실효과ㆍ핵무기ㆍ유전공학 같은 주제에 분별력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시사저널)고 말하는 그의 세계관이 우리에게 희망을 느끼게 한다.
  • 「산업구조 조정」 꾸준히 추진/요즘의 우리경제 동향을 보고

    ◎물가 안정ㆍ수출 촉진등 단기목표에 너무 집착 말길 경제를 보는 시각은 단면적이어서는 안된다. 오늘의 경제 모습은 어제와 내일을 연결하는 흐름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86∼88년 3년 연속 12%를 넘는 고성장 중에서도 큰 폭의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했던 우리 경제는 지난 해에 들어서면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소위 「경제난국」 혹은 「경제위기」의식이 대두된 것은 단순히 성장률이 7% 이하로 떨어진 그 자체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수준의 성장은 아직도 세계적인 우등생이 되기에 족하며 실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경제 위기의식의 근저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하나는 수출부진과 그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었던 것 같다. 85년 가을 이후 일본이나 대만은 우리보다 더 큰 폭으로 환율이 절상되었으나 우리가 지난해 기록했던 바와 같은 5%를 넘는 수출물량의 감소를 경험하지는 않았다. 더 말할 것 없이 민주화를 계기로 한 과도한 임금인상이 환율절상에 가세하여 수출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킨데 기인한 것이다.문제는 쉽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데 있었다. 저마다 주장하는 자기몫 찾기가 과연 진정될 것인지,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얼마나 빠른 수출구조조정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지 시계는 극히 흐리기만 했다. 스스로의 투자 「마인드」 저상을 볼모로 「재테크」에 열심인채 으레 그래왔듯 정부지원만을 요구하는 기업가들은 도무지 미덥지가 못했다. 금년에 들어서는 노사분규와 임금인상요구가 크게 완화되는가 했으나 집세를 비롯한 물가불안이 서민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그간의 임금상승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근로시간의 감축과 근로윤리의 해이는 노동생산성의 저조를 가져와 물가를 더욱 부추겼다. 금융실명제 유보와 토지공개념도입을 비웃는 듯한 증시침체와 집세ㆍ땅값의 상승은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감을 크게 손상시켰다. 근로자ㆍ기업가ㆍ정부,그 누구도 이제까지 이룩한 경제기적의 일역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수출이 한두해 부진하고 인플레가 두자리 숫자가 된다고 무슨 큰일날 일이냐고 반문하는 이도 없지 않다. 지나치게 높은 우리경제의 수출비중을 낮춘 계기가 되어 오히려 다행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그러나 상품수출의 GNP비중이 87년 36%에서 불과 3년사이에 28%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런 조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수출능력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줄 뿐 아니라 산업효율의 「바로미터」이며 거시정책의 왜곡여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따라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적인 성장을 보일때만 건실한 경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가불안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70년대 후반의 경험으로 자명하다 하겠다. 인플레는 저축을 위축시키고 가진자를 중심으로 인플레 이익추구에 혈안이 되게한다. 통상환율은 고평가되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금융의 긴축과 완화가 반복되면서 성장잠재력은 잠식된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이들 도전과 명제를 염두에 둘때 최근의 경제는 과연 어떠한가. 소비와 건설이 과열기미를 보이면서 상반기중 10%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이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4월까지만도 전년수준을 유지하던 명목수출이 5∼6월에는 5% 가까운 증가세로 반전되었다. 그러나 이 두달간 수출신용장 증가는 1%미만에 그치고 있어 수출이 분명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가는 어떤가. 금년 5개월간 6.7%가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6월에는 0.6%의 상승에 그쳐 상반기중 7.4%의 인플레를 기록했다. 6월중 물가상승의 둔화 역시 계절적 요인에다 일반미ㆍ육류 등에 대한 정부의 수급대책에 힘입은 바 커서 인플레 기세가 분명히 꺾였다고 보기는 이른 것 같다. 이렇게 볼때 물가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현재의 정책기조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4월의 종합대책에서도 기술개발과 제조업 설비투자의 촉진을 통한 수출의 구조적 경쟁력 회복에 우선순위가 주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물가안정에 역점을 두고 소비와 건설 등 과열을 보이고 있는 내수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바른 방향이다. 다만 지나치게 목표에 집착하여 경제에 주름살을 지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물가를 한자리수에 묶어 두겠다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인플레 심리를 진정시키는데는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인플레는 상당분이 과거 1∼2년간에 축적되어온 물가압력이 현재화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 압력을 물리적인 힘으로 막는 것은 조만간 더 큰 힘으로의 반동을 예상하게 할 뿐이다. 통화ㆍ재정ㆍ환율 등 거시정책도 단기적인 물가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금융시장 상황을 도외시한 무리한 통화긴축은 모처럼 살아나는 기업투자를 위축시키고 불건전한 금융관행만 조장할 뿐 아니라 물가안정 효과는 긴 시차를 두고서야 나타난다. 재정도 그 나름의 기능을 외면한 채 언제까지 통화환수만 강요할 수는 없다. 물가안정만을 겨냥하여 환율을 왜곡시킬 수 없음은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서둔다고 반드시 될 일이 아니다. 적어도 2년 정도의 기간을 설정하여 모든 거시ㆍ미시 정책수단을 일관되게 동원하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부문별로 과욕을 버리고 현실적이고 무리가적은 범위내에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을 수가 있다. 금년 첫 4개월에도 근로자들의 실제 임금은 22%가 상승했다. 오늘의 물가불안은 결국 우리들 모두의 분에 넘는 자기몫 요구의 결과이다. 경제팀,그것도 불과 몇달전에 출범한 경제팀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는 것이다. 경제가 다소나마 호전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는 이 때에 근로자ㆍ농민ㆍ기업가ㆍ소비자ㆍ정부 모두의 자제와 분발과 새로운 의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 산업구조 “조로”에 「고성장」주춤(우리경제의 「허와 실」:상)

    ◎서비스 비대… 제조업 공동화의 파행현상/과열 지수속 경기 침체… 소비지향의 투자패턴 고쳐야 경제의 겉모양과 속내용이 너무나 다르다. 포장은 그럴싸한데 속은 비어가고 있다. 경제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지수경제 자체는 우등생이다. 그러나 성적표를 구성하고 있는 내용물들은 건전치 못할 뿐 아니라 장래경제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쪽에서 성장을 지탱하고 있으며 근로자들도 힘든일보다는 땀흘리지 않는 쪽으로 일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기업들도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부동산이나 재테크로 보다 많은 돈을 벌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소득은 생각지 않고 소비에 더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사이에 물가는 봇물터지듯 솟구치고 장차 외국에 팔 물건이 하나씩 사라져가고 있다. 경제전반이 무의식화ㆍ공동화의 길을 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염려가 대단하다. 경제의 속과 겉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짚어본다. 경제의 밑바탕이 건전하지 못한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올 1ㆍ4분기중에 예상보다 높은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견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고도성장의 궤도에 재진입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 성장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학계나 연구기관의 경제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경제기획원마저도 우리 경제의 장래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총량적인 지표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양적 성장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심각하게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년간의 고도성장에 이은 한차례의 불황을 겪으면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몇가지 파행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즉 산업구조면에서 서비스부문은 눈덩이처럼 체중이 불어 나고 있는데 반해 제조업부문은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들고 있다. 생산활동의 기본요소인 자본과 노동력이 과다하게 서비스부문으로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 쪽은 자본과 노동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1ㆍ4분기중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수는 대략 1천6백84만6천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서비스부문 취업자는 9백1만5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56.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부문의 취업자는 전체의 28%인 4백71만9천명에 불과하다. 서비스부문 취업자수가 제조업부문의 두배를 넘어서고 있다. 이를 1년전과 비교하면 서비스부문의 노동력 집중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89년 1ㆍ4분기중 전체 취업자 수는 1천6백22만4천명으로 이 가운데 서비스부문 취업자는 전체의 54.3%인 8백80만4천명이고 제조업부문 취업자는 전체의 29.8%인 4백84만2천명이었다. 1년만에 서비스부문 취업이 절대수로 71만1천명 비율로는 2.2%가 늘어난 반면,제조업부문 취업은 절대수로 12만3천명 비율로는 1.8%가 줄어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동인구의 「이제조업 향서비스」행렬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과 비례해 전체 산업생산중 서비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88년부터 90년까지 3년동안 1ㆍ4분기의 국내총생산(GDP)에대한 산업별 구성비를 보면 서비스부문은 88년 58.4%,89년 59.7%,90년 60.9%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제조업 부문은 88년 38.3%,89년 37%,90년 36.2%로 구성비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 GDP에 대한 산업별 구성비는 분기별로 농림ㆍ어업 부문이 계절적 요인에 따라 큰 변동을 보이기 때문에 구성비의 절대수치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89년의 경우 농림ㆍ어업부문의 GDP 구성비는 1ㆍ4분기 2.6%,2ㆍ4분기 5.1%,3ㆍ4분기 7.7%,4ㆍ4분기 17.8%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각 연도별 동일분기의 GDP 구성비 변화추이는 일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산업구조의 변화패턴을 읽을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따라서 지난 2년동안에 전체 GDP에서 서비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증가한 반면에 제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가 감소했다는 계산이다. 또 농림ㆍ어업부문의 계절변동요인(89년의 경우 1ㆍ4분기 구성비는 연간평균치보다 6.4%가 적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서비스부문의 GDP구성비(연간평균)는 55%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산업 가운데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해석할필요는 없다. 미ㆍ일 등 선진국의 경우에도 서비스부문의 팽창은 일반화한 현상이다. 문제는 선진국의 경우 먼저 제조업부문이 충분히 성숙된 연후에 노동 및 자본절약적이고 두뇌집약적인 고부가가치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팽창이 이루어진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에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산업연관 분석에 따르면 국내서비스산업은 연구 및 기술개발ㆍ금융ㆍ통신ㆍ운송 등 생산과 직결되는 서비스부문의 발전은 미약하고 오락ㆍ음식업 등 소비성 서비스산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소비성 서비스산업의 비대화가 미성숙 단계에 있는 제조업부문의 공동화를 수반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해 산업구조의 조로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서비스 비대화와 제조업 공동화로 요약되는 불건전한 산업구조는 경기면에서 「과열」과 「바닥권」이 혼재하는 극단적인 양분화를 초래하고 있다. 1ㆍ4분기중 GNP 성장률은 10.3%로 국내경기가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88년 수준에 육박하는 「과열」양상을 보이고있다. 제조업 가동률이 80%를 넘어섰고 실업률이 2.7%에 기능인력의 구인ㆍ구직비율이 3대1을 보이고 있는 것도 경기과열로 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경기지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중 96.4(1백이면 보통수준의 경기를 의미한다)로 최저점에서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출과 제조업생산도 극도의 불황에 허덕였던 작년 수준을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성장률ㆍ가동률ㆍ실업률 등의 지표는 경기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경기지수ㆍ수출ㆍ제조업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파행적인 기현상을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획원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을 『성장이 경제의 확대재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민간부문의 투자재원은 투자의 회임기간이 짧은 서비스부문에 집중되고 있고 정부부문의 투자재원도 대규모 산업기반시설 투자보다는 소외계층에 대한 소득보상적 이전지출에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치의 민주화에 따라 과거에 소외됐던 계층에 보다많은 재원이 배분되도록 함으로써 복지에 대한 점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지향적인 재원배분 구조를 생산지향적인 것으로 바꿔 약화된 경제의 확대재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염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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