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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감독 정두홍을 만나다

    남들은 그를 한국 최고의 무술감독 또는 액션연기자라 부른다.그러나 그는 그런 거창한 호칭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올해로 서른 여덟.15년째 하고 있는 자신의 일을 그저 ‘힘 없는 약자의 처절한 몸부림이자 절규’란 말로 대신한다.아직도 한국 액션 영화가 홍콩·할리우드에 밀려 3류 취급을 받고,액션연기자들이 단순 대역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안타깝단다. ●한국 액션연기의 산 증인 정두홍.그의 이력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액션의 변천사다.‘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쉬리’‘공공의 적’‘무사’‘장군의 아들’‘테러리스트’ 등 웬만한 작품에서의 액션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작품속에서 격렬히 싸우고,어딘가에 부딪치고,추락하고,폭발하는 장면 뒤에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약골인 몸을 단련하기 위해 고1때 동네 태권도장을 찾은 뒤 무술과 인연을 맺었다.인천체대 무도과 졸업 후 국회의원 경호원 노릇을 하다 89년 아는 선배의 소개로 무술 연기에 뛰어들었다.92년 영화 ‘시라소니’로 최연소 무술 감독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이후 최근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까지 40편에 가까운 영화,드라마에서 숱한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태권도 3단,합기도 5단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지만,속은 12개의 볼트와 쇳대가 박혀 있을 정도로 곯을 대로 곯은 상태.쇄골은 ‘본투킬’,허리뼈는 ‘꼭지딴’ 촬영때 부스러졌다.발목과 손목은 수도 없이 부러져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새벽에 서너번씩 잠을 깨곤 한다.“한 의사가 지금껏 이 상태로 살아온 것이 용하대요.‘오기’와 ‘독기’가 아니었다면 벌써 대여섯번은 죽었을 겁니다.” ●“한국적 액션을 디자인할 터” 그는 한국 액션엔 한국의 혼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중국은 우슈,일본은 검도로 차별화되죠.반면 한국의 액션은 정체성이 없어요.그저 ‘나이트 클럽에서 야구방망이와 칼만 왔다갔다 하는 식’이죠.” 지난 98년 서울 대방동에 ‘서울액션스쿨’을 설립,무료로 액션 연기를 지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그는 이 곳에서 액션연기자 지망생과 기존 배우에게 기초 체력훈련은 물론 총격신,칼 싸움 등 실기와 이론을 6개월동안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한다.워낙 훈련 강도가 높아 ‘제2의 삼청교육대’로 불릴 정도.100명이 들어오면 고작 서너명이 남을 정도란다. ●영화 감독겸 교수,그리고 프로 권투 신인왕 그는 올해 인생의 두가지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하나는 영화 감독 겸 교수가 되는 것.그 첫걸음으로 올해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 입학,본격적인 연출학 공부를 시작했다.“이제 ‘수박 겉핥기’가 아닌,속으로 들어가 진정한 ‘맛’을 보려고요.액션연기를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하겠습니다.” 그는 올 12월엔 프로권투 신인왕전에 출전한다.두달전부터 매일 아침 서울 용산구 풍산프로모션에 나가 권투 연습을 해왔다.지난달 24일에는 프로 테스트를 통과,프로권투 선수 자격증도 획득했다.“아령 하나 드는 데도 온몸이 쑤실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어요.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 몸이 아직 쓸만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올 6월부터는 유도를 시작할 계획이란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 ■니들이 무술을 알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빗발치는 폭격속에서 백병전을 실감나게 연기한 장동건과 원빈,‘실미도’에서 지옥훈련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준 설경구와 31명의 훈련병,‘챔피언’에서 권투실력을 뽐낸 유오성…. 최근 액션영화에 출연한 배우치고 정두홍 무술감독의 조련을 거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그러면 이들 가운데 액션 연기의 ‘우등생’과 ‘열등생’은 과연 누굴까.정 감독은 유오성과 전도연을 각각 최고의 액션 남녀 배우로 꼽는다. 정 감독은 유오성에 대해 “타고난 신체조건과 뛰어난 머리로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넘어 스무가지를 깨우친다.”고 극찬한다. 전도연은 전형적인 ‘악바리’배우.정 감독은 “‘피도 눈물도 없이’촬영때 처음엔 힘들다며 울고 불고 난리 쳤지만,곧 ‘독기’를 품고 덤벼 물구나무선 채로 팔굽혀펴기 10개이상을 해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장동건은 ‘태극기‘촬영을 하다 무릎을 다쳐 수술까지 받았지만,참고 백병전 액션 연기를 무사히 마쳤다고 극찬했다. 예상외로 최악의 학생은 설경구.정 감독은 “겉보기와 달리 심각한 ‘몸치’라 아마도 서울액션스쿨을 제일 많이 들락날락한 배우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소이는 정 감독의 교육방식이 제대로 먹혀든 경우.처음엔 막대기 하나도 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지만,정감독의 ‘지독한 노력(?)’덕택에 무사히 영화를 찍었다.“‘나를 죽이고 싶은’마음이 들 때까지 온갖 마음을 상하게 하는 소리와 행동을 해대죠.그러면 배우는 ‘독기’를 품은 악바리가 돼요.그 이후는 일사천리로 진도가 넘어가죠.(웃음)” 이영표기자˝
  • [길섶에서] 반창회/오풍연 논설위원

    이른바 명문 대학에 25명 남짓 합격,거기다 국립 S대 차석,K대 전체 수석.25년 전 3학년 8반이 거둔 졸업 성적표다.그동안 자주 만날 법도 한데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태반이다.이유는 똑같다.먹고 살기 힘들어서…. 며칠 전 반창회를 했다.머리가 희끗희끗한 신사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볼이 깊게 패어 금방 알아보기 힘든 녀석도 있다.솜털이 보송보송하던 그 때의 모습들은 지워졌다.세파에 찌든,중년의 모습 그대로다.일찍 세상을 떠난 두 벗은 영영 참석할 수 없다.소주잔이 오가면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우등생들이 먼저 입에 올랐다.개중에는 일이 뜻대로 안돼 연락을 두절하고 사는 친구도 있다고 한다.자존심 때문이라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순수한 만남과 우정도 갈라 놓으니 말이다. 그 다음 화제론 늘 그렇듯 담임 선생님이 등장했다.모두 어린애처럼 투정을 늘어 놓는다.칭찬보다는 호된 꾸지람을 많이 기억했다.막 환갑을 넘겼을 선생님이 아른거린다.다음 반창회 때는 선생님을 꼭 모셔야지…. 오풍연 논설위원˝
  • [씨줄날줄] 셋째 아이

    열한 명의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병들고 지쳐 천수도 누리지 못하고 꺼져간 여인의 삶.‘산아제한운동’의 선구자 마거릿 생어의 신념은 이런 어머니의 가련한 임종을 지켜보며 비롯되었다.20세기 초부터 여성들에게 피임법을 보급하기 시작한 생어는 ‘풍속교란방지법’으로 기소되기도 하고 인구가 줄면 나치에 대항할 군인숫자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를 쟁취하는 것만이 여성이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마침내 1952년 국제가족계획협회 초대 회장이 된 그녀는 1960년 산하 연구소를 통해 먹는 피임약을 개발함으로써 여성의 몸을 임신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켰다. 개발경제 시대 인구폭발의 우려 속에 전 세계로 번진 산아제한운동에서 한국이 최우등생으로 우뚝 선 것은 알려진 대로다.1960년대 초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에서 시작,1980년대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한 자녀 갖기’운동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캠페인의 결과 이제는 인구 부족을걱정하게 된 것이다.200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49만 2000명,사상 최초로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출산율)는 세계 최저 수준인 1.17명으로 이대로 가다간 국가 존립이 위태로울 지경이란 걱정이다.아이울음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농촌 등 지자체는 다산왕 뽑기대회,출산수당 지급 등 갖가지 출산장려 정책수립이 한창이다.마침내 최고 인구를 자랑하는 서울시까지 이에 가세했다.셋째 아이 이상을 보육시설에 맡길 경우 보육비 전액을 지원해 주기로 한 것이다. 보육비 지원은 1회성 출산장려금보다는 훨씬 큰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그러나 이런 지원 정책들만으로 출산율을 눈에 띄게 높일 수 있을까. 오늘날 출산 장려정책이 다분히 경제적 요청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문제를 푸는 방법도 단순히 경제적이어야 할까.서울시의 ‘셋째 아이’정책을 보면서 생어를 떠올리는 이유이다.생어의 산아제한 운동은 여성을 ‘출산기계’쯤으로 보던 시대,여성의 인권 의식에서 시작되었다.이 시대에 다시 펴는 출산 관련정책이라면 생어의 시대보다 훨씬 총체적 접근이어야 하지 않을까.단순한 경제 지원책보다 정치,사회,교육 등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여성정책으로서의 출산 장려 정책을 기대해 본다. 신연숙 논설위원
  • [인터넷 스코프] 1등주의를 위한 변명

    20년 전 얘기다.당시에 필자는 지방의 사립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그런데 모교는 당시 기준으로 보아도 기가 질릴 만큼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였다.반 1등은 실장,반 2등은 부실장,전체 1등은 학생회장 이런 식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 임원을 자동 선정했다.월말고사 90점이 넘으면 번쩍거리는 학급장 배지를 가슴에 붙여주었고 기말 평균 90점이 넘으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었다.그러니 론 위즐리도 반장 배지를 달 수 있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세계에서 자란 셈이다. 단순한 일렬 조직인 만큼 학교생활도 단순했다.선생님은 일등 학생과 단둘이 눈을 맞추고 수업을 했다.69명의 열등생(?)은 무협지를 몰래 꺼내 읽거나 엎드려 잘 수 있었다.변형 파레토 법칙.99%의 보통 학생이 1%의 우등생을 먹여 살린다. 요즘은 약간 달라진 모양이다.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둔 강북 학부모의 대화는 언제나 강남에서 시작해서 대치동으로 끝난다고 한다.“성민이는 내년에 강남으로 전학가는데 건중 엄마는 언제쯤 이사갈 계획이죠?”“대치동 초등학생들은 벌써 대입 영수 과외를 받는다면서요.” 공기 맑고 풍광 좋은 강북의 홍은동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도 대출받고 평수 줄여서 강남행 막차를 타야만 일등 부모로 인정받는다.강제 이주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인격에는 1등,2등이 없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데 20년이 더 필요할까? 전 국토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고 전 국민이 개인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21세기에도 원시적인 학벌주의,일등주의가 조금도 가시질 않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1등주의는 경쟁의 산물이다.경쟁 없이는 1등이 나타날 수 없다.인격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므로 도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일등주의는 폐기되어야 한다.그렇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정확하게 1등만이 살아 남는 경쟁환경이다.일등주의에 대해서도 인격과 비즈니스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인터넷쇼핑몰 업체가 판매액과 방문자수에서 업계 1위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경쟁사의 반발이 뒤따랐고 1등을 향한 과열경쟁이 시장 전체를 침체시킨다는 언론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그렇지만 시장과 트래픽은 정직하다.일등기업은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고객을 만족시키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만이 일등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색 1위를 놓고 네이버와 다음이 신경전을 펼치고 유통 1위를 놓고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경쟁하는 모습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성적이 될 수는 없다.그렇지만 기업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기업의 성적은 평가나 신분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현대 자본주의체제에서도 독과점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지만 그럼에도 기업의 꿈은 MS와 같은 ‘독점적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예외가 없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차이점이 있다면 보다 투명한 경쟁이고 1위 업체에 대한 밴드왜건(선도마차)효과가 오프 라인에 비해 보다 강력하다는 정도일 것이다.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시장의 덤블도어로부터 반장 배지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오직 헤르미온뿐인 것이다. 전자상거래업계도 내년의 대한민국 1위 자리를 놓고 옥션,인터파크,LG이숍의 대회전이 예고돼 있다.개별 경쟁기업들은 최저 가격,빠른 배송,높은 고객 만족도의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고,관전자들은 판매액과 트래픽으로 1등 기업을 가려주기만 하면 된다. 김 동 업 인터파크 사업본부장
  • “장애우에 희망을… 최고 수학자 될 것”하반신마비 딛고 科高입학 박종원군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장애학생이 과학 우등생들이 모인 과학고에 합격했다.서울 한성과학고는 지난 7일 실시한 내년 신입생 특별전형에서 장애학생인 영원중 박종원(사진·15)군이 거뜬히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군은 5살때 사고로 허리 아래가 완전히 마비되고 손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를 당했으나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과학고 입학의 영광을 안았다.박군은 “과학고에 입학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이지만 무엇보다 다른 장애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앞으로 입학하면 3년 동안 처음으로 가족들의 곁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꿈은 최고의 수학자가 되는 것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 [씨줄날줄] 한 탈북여성과의 대화

    탈북자,귀순자로부터 듣는 북한 생활 체험담은 북쪽 체제의 문제점을 생생히 알려주기도 하지만 남쪽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냉정히 반성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최근 관훈클럽 주최 모임에서 만난 평양 출생 탈북 여성 L(39)씨의 얘기도 폐부를 찌르는 내용이 많았다. 그는 6·25때 서울에서 월북해 북한에서 의사가 된 인텔리 여성의 딸로 약사 직업을 갖고 있었다.정치적 성분 불량자로 낙인 찍혀 온 가족이 함흥으로 추방당한 후 약사가 되기까지 과정은 남북 교육체제를 선명하게 대비시켜 준다.그는 중학교 6학년(고3) 때까지 학교에서 이름을 날린 우등생이었으나 성분 문제로 대학 진학이 좌절돼 노동자의 길을 간다.교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우수 학생 특별 지도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그는 6학년 때 이 대열에서 갑자기 제외됐다.그러나 워낙 뛰어났던 그는 노동 현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3년 이상 실적 우수자에게 주는 진학 추천 케이스로 약대에 진학했다고 한다.비록 좌절이 있었으나 평등한 교육 기회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노모와초등학생 두 딸을 이끌고 탈북한 그는 장차 아이들의 학원비가 큰 걱정이라고 했다.아직은 과외를 받지 않고도 선두 그룹에 들어 있으나 중학 진학을 하면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학원 교육은 북한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는 것이다.그는 약대와 의대의 좁은 문에도 놀랐다고 했다.그는 목숨을 건 탈출에 자격증이나 다른 증빙 서류를 갖고 오지 못해 이쪽에서 약사로서 활동하자면 다시 약대에 입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현행 대입 제도는 탈북자를 뽑는 특별 전형이 있지만 약대와 의대만은 거의 문호를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꼭 약사직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남한에 와서 사람들이 얼마나 정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그러나 약사는 정년이 없지 않습니까.” 자녀 교육,정년에 대한 불안은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다.그러나 10년 이상 약사로 일해 온 탈북 여성이 약대 재입학을 원할 때 우리 교육 제도는 정말 이를 수용해 줄 방법이 없는 것일까.탈북여성을 통해 우리 교육의 허점을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신연숙 논설위원
  • 위 보호·충치예방·콜레스테롤 저하 / “기능성 달걀 맛보세요”

    위 보호 기능,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 등 특정 기능이 강화된 ‘기능성란’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파머스가 콜레스테롤 저하 미생물을 닭에게 먹여 생산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25% 낮은 달걀 ‘저콜란’을 선보였다. 이 달걀은 비타민A·E,칼슘 등 필수 영양성분이 크게 보강된 것이 특징이다.가격은 10개들이 2680원. 에그바이오텍은 위에 좋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항체를 보유한 ‘닥터 IGY’를 선보였다.10개들이가 일반 계란의 3배에 가까운 3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지만 판매량은 일반란에 비해 배에 가깝다.에그원도 한국식품개발연구원과 함께 충치예방 효과가 좋은 ‘덴티 IGY’를 개발,유통업체를 통해 시판하고 있다. 특정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란’도 인기다.시중에 나온 영양란 중 ‘새벽란’은 목초액과 비타민E 성분이 함유돼 있다.‘알짜란’은 비타민A·E·셀레늄이,‘우등생란’은 비만 방지와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는 요오드 성분이 들어 있다.가격은 1250∼2000원.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달걀은 일반란보다 많게는 3배까지 비싸지만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식품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男男女女] 장관님, 미인이시네요

    “미인이십니다.” 장관으로 임명돼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들은 인사말이 이렇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정권에서 ‘우등생’이었던 두 여성 장관은 위와 같은 인사말을 종종 들었다.기자는 한명숙 전 여성부 장관이 2001년 미국에서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 참가했을 때 동행취재한 경험이 있다.장관으로 임명된 지 한달 정도 지난 신임 장관은 세계 각국의 여성계 인사들과 뉴욕의 특파원,교포 등을 열심히 만났다. 한 장관이 한국 언론사의 뉴욕 특파원들과 만났을 때 남성 기자들의 첫 인사말은 “미인이십니다.”였다.한 장관은 뭐라 대답할 말이 없었는지 특별한 대꾸없이 웃으며 지나갔던 것으로 기억난다. 역대 최장수 여성 장관이란 기록을 남긴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한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역시 남성 사회자는 첫 마디로 김 전 장관에게 “미인이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김 전 장관 또한 별다른 대답없이 약간은 어색하게 다음 대화로 넘어갔던 것 같다.여성 장관들은 미인이라는 인사말에 대개 무색해했다. 남성장관을 처음 만났을 때 “참 미남이시네요.”와 같은 인사말을 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은 없다.외모에 대한 평은 비록 좋은 뜻에서 하는 말일지라도 공식 석상에서 장관을 두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칭찬에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인사말에 대개는 쑥스러워하고 이는 두 여성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여성의 사회 진출에 관심이 많은 한 남성 공기업 사장을 만났을 때 위와 같은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그는 “아직 여성 장관이 낯설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외모에 대한 인사말을 건네는 이들은 분명히 장관이 여성임을 인식하고 말을 하는 것이다.하지만 미인이라는 말이 상대방을 어떤 기분에 빠뜨릴지는 생각을 안하는 듯하다. 새 정권에는 여성 장관이 지난 정권의 딱 두 배인 4명이나 된다.이들이 오랫동안 장관직에 머무르며 좋은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제는 여성 장관이 미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장관으로 대접받고 인정받을 때가 아닌가 싶다.물론 이미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여성 장관들 주변에는 그들의 옷차림이나 사소한 행동거지를 놓고 물고 늘어지는 시선과 말들이 있다.여성이 껄끄럽게 느끼는 상황은 남성도 무신경하게 넘어가지 않고 상대방이 불편해 함을 알면 좋겠다. 여성 장관이 앞에 붙은 ‘여성’이란 말을 떼고 열심히 일할 수 있고,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기에 훨씬 좋은 분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창수기자 geo@
  • “경제 너무 비관말라”김대통령,국무회의서 당부

    “우리 경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낙관을 해도 안 되지만 터무니없는 비관을 해도 안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오전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당부하고 “세계 전체가 한국 경제를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잘못된다고 하는 것은 결국 국민과 소비자의 사기를 떨어뜨려 구매의욕을 저하시키고 내수를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작년 1년도 비관론이 있어 어려웠지만 결국 연말을 지내놓고 보니까 한국이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세계적으로도 경제우등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터무니없이 낙관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는 국민의 기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씨줄날줄] ‘부시즘’

    최근 발간된 영국 ‘옥스퍼드 관용구,속담,어록 사전’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몇몇 발언이 실렸다고 한다.여기에는 “우리는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떠한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해서라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이 있다.통치자로서의 자신감이다.또 “우등상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잘했다.’는 말을 하겠다.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여러분들 역시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말하겠다.” 는 모교방문 연설일부가 실려 있다.우등생이지 못했던 부시 대통령의 솔직하고 유머스러운 고백이다.여하튼 이 두 발언에는 지도자의 자신감과 솔직함이라는 덕목이 묻어 나온다. 지금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취임 초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그의 정치철학을 의미해야 할 ‘부시즘(Bushism)’이 말 실수와 천박함을 뜻하는 의미로 폄하돼 왔다.이를테면 그는 대통령 선거전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클린턴의 4년 통치를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큰소리쳤다.그런데 사실 클린턴은 8년째 집권 중이었다.또 그는농민들에게 각국의 관세 및 무역장벽 철폐를 약속하면서 관세(tariffs)라는 단어 대신 테러(terrors)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관세 철폐가 아니라 농민들을 위해 테러를 철폐하겠다는 꼴이 되어버렸다.그래서 그의 별명은 ‘잉글리시 페이션트’라고 한다. 취임 후 부시 대통령의 신보수주의와 강경한 외교정책들은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이라크와 북한 등을 겨냥한 ‘악의 축’이라는 초강경 발언도 같은 연장선상이다.이 때의 부시즘은 ‘좌충우돌식 못 말리는 일방주의’로 받아들여져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9·11 테러사건’ 이후 적어도 미국내에서는 부시즘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물론 국익과 관련해서는 똘똘 뭉치는 ‘카우보이식’ 미국민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런 부시 대통령이 15일 대북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다른 미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다른 미래(a different future)’가 미국은 물론 남북한에도 명분과 실리를 함께 하는 미래였으면 좋겠다.그렇다면 한국의어록 사전에 ‘부시의 다른 미래’가 실려도 좋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연쇄살인 피해유족 안타까운 사연

    “우리 딸이 어떤 딸인데….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경기 용인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이 생계를 책임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여성 가장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효녀이자 가장을 잃어버린 유가족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절망과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회사 야유회를 다녀 오다 택시로 위장한범인들의 차량에 오른 이모(21·수원시 권선구 매탄동)씨는 딸만 아홉을 둔 가난한 집안의 넷째딸이었다.방 2칸의1000만원짜리 전셋집과 몇몇 낡은 가재도구가 재산의 전부다. 10여년 전부터 잇따른 사업 실패와 병마 등으로 아버지(53)와 어머니(46)가 생활비를 벌지 못했고,큰언니와 둘째언니마저 출가해 생계는 이씨와 셋째언니가 책임질 수밖에없었다.7살 짜리 막내를 포함,동생 5명의 학비와 용돈도 고스란히 이씨의 몫이었다. 숨진 이씨는 수원 D여상을 우등생으로 졸업할 만큼 학업성적이 뛰어났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난해 10월 수원 모 은행에취직했다.살해되기 한달전에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 근처에 보증금 500만원짜리 분식집을 차려 부모님에게 ‘선사’할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절했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속이라도 썩였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새벽 범인들에게 납치,살해된 안모(21·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씨는 어머니(46)를 혼자 모시고 사는‘소녀가장’이나 다름없었다.어머니는 3년전 이혼한 뒤파출부 생활로 생계를 잇던 중 질병을 얻어 몸져 누웠다.안씨가 수원 모 상가 의류매장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 100만원 안팎이 유일한 수입이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여중생 폭력서클 급증

    여중생들의 집단폭행과 패싸움이 급증하고 있다.특정 학생을 찍어 무차별로 때리는 ‘물갈이’,떼싸움에서 진 후배들을 집단으로 때리는 ‘뒤풀이’,두 명이 한 명의 어깨를 잡고 다른 한 명이 뛰어가 가슴이나 배를 차는 ‘날아치기’,쓰러진 학생을 번갈아 차는 ‘축구공차기’ 등 잔혹성이 조직폭력배를 뺨친다.경찰이나 학교에 신고하면 보복성 폭행도 저지른다. 23일 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서울지역 중·고생,학부모,교사 등 1744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폭력실태를 조사한 결과,학교 폭력 피해자는 여중생이 17.6%로 가장 많았다.남중생은 15.6%,실업고 남학생이 10.9%,인문고 남학생이 3.2%였다. 전문가들은 90년대 이후 남자 고교생을 중심으로 퍼졌던 일본의 집단 따돌림(왕따) 문화가 나이가 어리고 질투심이 많은 여중생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중생들의 폭행사례는 서울 강남지역에 많다.어릴때부터 학원,과외수업 등에 지친 일부 학생들이 또래끼리의 폭력행위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이다.피해 학생들은 “강남지역 중에서도 부유층이나 우등생이 상대적으로 왕따를 자주당한다.”고 귀띔했다. 강남구 D여중 3학년 홍모(14)양은 지난 15일 자신을 폭행한 김모(14)양 등 4명을 경찰에 신고했다가 같은 서클 학생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아 일주일 이상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고모(13·서울 D중 1년)양은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학교 언니들이 무섭다.”는 유서를 남긴 채 강남구 삼성동 H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10일 부산에서는 학교 근처를 돌아다니며 상습적으로 ‘결투’와 ‘집단 폭력’을 행사해온 M·D여중 S·J파등 여중생 폭력서클 6개파 3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남중 한인경(46) 교사는 “우등생들도 ‘조직’을만들고 후배를 길들이기 위해 폭력을 휘두른다.”면서 “건전한 놀이문화로 학생들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하버드대 ‘학점인플레’ 잡는다

    [케임브리지 AP 연합] 학부학생의 절반 이상이 A학점을 취득해 ‘학점인플레’ 비난을 샀던 미국 하버드대가 17일 교직원 위원회를 열고,학점 체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학점이 지나치게 높아져 성적 산출 의미가 없다는 대내외적 비판에 따라 전체 학생 평균이 B학점이 되도록평가제도를 바꾸기로 논의했다. 하버드대는 아이비리그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A·A- 학점은 1점,A-·B+학점은 2점 차이를 둔다.대학측은 교수들이학생들의 불이익을 고려해 B+보다는 A-를 더 많이 주는데다학생들도 20∼30년전에 비해 점수지향적이 되어 공부를 더열심히하면서 학점인플레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드러진 학업성과를 보인 학생들에게만 우등평가를 내리는 예일대·프린스턴대의 경우 졸업생의 3분의 1가량이 우등생이다.반면 지난해 하버드는 졸업생의 91%가 우등생으로 학점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광장] ‘경제學園’ OECD 적극 활용을

    지난해 말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다.나이 지긋한 호주관리가 1971년 호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이후 얼마나 큰 홍역을 치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아마 우리나라 관리들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OECD의 각종 위원회는 회원국의 경제정책을 심사하는데,흔히 사무국과 지정된 2개의 회원국이 시험문제의 출제위원이 된다.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국가들이라고 해서 완벽한 경제정책을 펼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심사를 받는 국가는 자국의 정책을 항상 최선의 정책과 비교해서 합리화해야한다.호주관리들은 심사현장에서 자국의 정책을 방어해야했지만 결국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후에는 스스로에게 자신의 대답이 정답이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연중 수없이 계속되는 각종 위원회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고,향후 경제정책의 개선방향을 모색한다.이러한 경제정책에 대한 심사를 통해 시험과 숙제를 반복해야 하는 과정에서 OECD 회원국들은 세계경제 속에서우등생의 위치를 유지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흥시장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통화로 차입을 할 수 없는 원죄(原罪)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자국통화로 차입이 가능하게 되면 외채부담도 줄어들게 되고 외환위기의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우리나라도 아직 신흥시장국가들이 공유한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러한 점에서 호주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국제금융체제의 혼란기라고 할 수 있는 브레튼 우즈 체제가붕괴되는 시점에 OECD에 가입하였던 호주는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거시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자국통화의 국제화를 달성하게 되는데,이는 정책학습장으로서 OECD가 요구하는 수많은 시험을 치렀던 경험이주효했을 것이다. OECD에 가입한다고 선진국이 된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우등생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치러야 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시험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책은 발전되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관료들을 매우 바쁘게 만드는 학교에 비유될 수 있을것이다.우등생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좋은 학습프로그램에 따라 시험도 치르고 숙제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OECD에 가입해서 얻게 되는 이득은 바로 경제정책의 학습장인 OECD에서 우리 관료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느냐에 달려 있다.OECD는 평균적인 경제정책의 규범과관행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최선·최고의 엄격한 규범과 선진화된 관행을 관료들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관료들이 열심히 배우고 이를 정책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우등생의 반열에서 쫓겨나 결국 낙제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OECD에 가입한 지 5년이 넘었고,외환위기의 후유증도 상당 부분 걷힌 현 시점에서 과연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OECD는 회원국의 고령화 문제,지속개발 가능성,재정건전화,전자상거래 국제규범,금융·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후진국 지원 개발재원 문제,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의제 등 세계경제의 현안 및 미래지향적 주제를 거의 망라하면서 가장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세계경제를 선도한다. 또한 노동권 및 복지에 있어 가장 선진화된 유럽 국가들이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OECD는 무분별하게 신자유주의정책을 회원국에 요구하지 않는다.이는 OECD가 지향하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OECD는 선진국들과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화려한 외교무대가 아니라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경제관료들이 정책학습을 연마하는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성적의 ‘포로’가 된 인생 행로

    여섯살배기 큰 딸 현주는 보름전부터 발레학원에 다닌다. 어찌나 좋았던지 학원에 가는 첫날,하루종일 발레슈즈를신고 다니고 학원가방을 어깨에 멘 채로 밥을 먹었다. 6개월 전부터 시작된 발레 타령을 그동안 ‘저러다 말겠지’하고 모른 척했다.엄마로서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우리 딸은 ‘춤꾼’기질은 없어보인다.춤출 때면 나무토막처럼 뻣뻣하다. 덕분에 한 달에 8만원이라는 부담이 더 생겼어도 아이의행복한 표정을 보니 나도 흐뭇하다.발레에서 재미를 느끼든,좌절을 맛보든 딸 아이는 그렇게 슬슬 자기의 적성을찾아나가는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리라. 한편으로는 딸이건만 솔직히 샘이 나기도 한다.이른바 ‘컨츄리’ 출신으로서 발레는 ‘딴나라’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어릴 때 집안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탓에 학원들을다니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미술시간이나,무용시간에는 괜스레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슬그머니 좀 억울해진다.무심코 흘려보낸 그 시간이 숨겨진 재능을 탐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는데 말이다.조건이 갖춰졌다면 지금쯤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지 누가알겠는가. 경제적인 이유든,사회적 상황에 의한 선택이든 이런 아쉬움은 아마도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우리나라는 대학뿐 아니라 학과까지도 수능점수로 줄을 선다.우등생들은무조건 의대,법대로 향하고 학부모들도 서울대·고대·연대 등 ‘스카이(SKY)’를 보내는 데 목매는 현실에서 적성을 찾아 살기란 보통 용기로선 힘들다. 영화,음악쪽에 꽤 재능이 있었던 한 후배는 고3때 ‘고만고만한’ 대학의 예술학과를 지망했다가 엄마로부터 “너미쳤니?.니 점수가 아깝다.”는 꾸지람을 듣고 포기했다며 한숨을 지은 일이 있다. 다양한 진로 선택을 터준다는 취지로 시작한 ‘문·이과교차지원’조차 여러 이유로 올해부터 문이 닫혔다.고교에서도 학과점수 올리는 보충수업에는 열을 올리면서 정작인생 행로를 좌우하는 진로 지도는 외면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고교생들을 조사한 결과,자기 적성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14%에 그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간은 대부분 직업이라는 ‘삶의 텃밭’을 갈며 살아간다.좋아하는 일을 하면 생계와 자아실현이라는 결실을 거둘 수 있지만,점수만 따져 적성을 팽개친 사람들은 평생퍽퍽한 땅만 갈다가 지쳐갈 지도 모른다. 남들의 이목과 겉만 번지르르한 신기루에 매달리는 우리사회,불행한 인간들을 낳는 산실(産室)이다. 허윤주기자rara@
  • 김대통령 소회 “IMF위기 극복 자부”

    “지금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우등생 소리를 듣는 것은 기업,근로자,공무원,국민 모두가 각기 나름대로 자랑할 수 있을 만큼 기여한 덕분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 출범 4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힌 소회이다.취임 초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하고,경제를 살려낸 데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랄 수있다. 취임 전 절박했던 상황도 회고했다.“역대 대통령 중 취임도 하기 전에 당선되자마자 일을 시작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97년)12월19일부터 취임까지 2개월 이상 IMF 외환위기를 맞아 바로 업무를 시작했으며,어떤 의미에서는 임기가두 달 늘어난 셈”이라고 자평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6·15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기틀이 잡혔다고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일진일퇴가 있겠지만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제거하면서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한·미 동맹관계는 우리의 안보만이 아니라 동북아 안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중요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국민들에게는 협조와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는 잠시만 방심해도 탈락한다.”고 상기시킨 뒤 “앞으로도 지식과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25일 ‘금모으기 운동’과 구조조정 공로자를 비롯,국민의 정부 국정성과 기여자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갖는 데 이어 저녁에는 3부 요인 및 장·차관급 인사 등과 기념 만찬을 한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英 획기적 교육개선안 발표/ 중학생 영재 대학 직행

    [런던 연합] 영국정부는 14세 이상의 중등과정 학생들 중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중등과정 졸업시험인 GCSE를 보지않고 곧바로 대입예비과정인 A레벨(17∼18세 과정)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획기적인교육개선안을 12일 발표했다. 에스텔 모리스 교육장관은 이날 14∼19세 교육과정에 대한 녹서(Green Paper)를 통해 발표한 교육 개선안에서 14세 이상 영재 학생들이 곧바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우등생 신속진학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또 학생들이산업기술 등 직업교육을 선택하면 일반 교육과정을 중단할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선안은 중등과정부터 시작됐던 외국어 교육을 초등학교 때인 7세부터 실시하도록 해 외국어 조기교육을 강화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2010년까지 모든 초등학교에외국어 교육과정이 도입된다.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캐나다의 코흘리개 유학생들

    ■캐나다의 코흘리개 유학생들 환상의 교육천국과는 큰 거리. 여기는 캐나다 토론토.하루는 화창했다 하루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고약한 겨울날씨다.한국보다 14시간이 늦은 이곳은이제 막 밤 10시를 지나고 있다. 캐나다에 온지 오늘로 7일째.서울시내 초중고 교장,교감 등 10여명과 함께 지난달말 10여일의 일정으로 캐나다 학교의금연실태 등 교육환경을 둘러보고 있다.캐나다가 어떤 땅인가.‘교육의 천국’이라며 한국사람들이 너도나도 교육이민을 떠나는 나라가 아닌가.그래서인지 ‘교육천국’의 실상과 이민 온 한국인,유학생들의 삶에 촉각이 곤두선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IMF이후 갑절로 늘어 총 10만여명.이중 6만7만명이 토론토에 몰려 산다.최근 한국 유학생들이 급속히 늘면서 이곳에는 새로운 현상들이 잇따라 생겼다. 토론토 외곽인 노스 욕(North York)의 한 초등학교는 한국에 ‘명문’으로 입소문이 퍼진 곳이다.한국에서 온 조기유학생이 전교생의 절반인 600여명에 이르러 학교측이 부랴부랴 교실을 새로 짓기까지 했다.부모와 떨어져 유학 온 학생중에는 초등학교 1∼2학년짜리 코흘리개도 있다.교사들이 “어린애가 엄마도 없이 불쌍하다.”고 혀를 찬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온 강남·강북 출신 학생끼리 패싸움이 벌어졌는가 하면 한국의 ‘학습열풍’까지 상륙했다.‘수학,영어 전문’이라고 적힌 한글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캐나다의 공립학교는 수업료가 무료이고 학용품 일체를 공짜로 준다.한반의 학생 수는 20여명이 조금 넘는다.재정을뒷받침하기 위한 국가 지원도 튼튼하다.그렇다면 이곳은 정말 만사를 제치고 찾을 만한 ‘천국’일까.170여개국의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문화국가 캐나다에서도 주류는 역시 유럽계 백인들이다.한인타운의 교민들에게서,거리에서 만난 동양인들의 표정에서 자신감 보다는 묘한 위축감을 읽을 수 있는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나라는 일자리가 넉넉하지 않다.야채가게나 음식점을 해 고생고생 아이를 공부시켜도 회사에 취직해 화이트칼라가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명문대학 입학 경쟁도 치열하다.원하는 대학에 실패한 백인 상류층 자제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 미국에서 공부하고 되돌아온단다. 토론토의 짧은 소감.한국에서 피상적으로 갖고 있던 머리속의 환상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유학을 한다고 열등생이 갑자기 우등생이 되지는 않는다.영어 하나를 건졌다고성공을 보장받지도 못한다.이른바 성공을 거둔다 하더라도부모가 치를 희생,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의 상처는 가혹하다.‘그곳에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는 착각이 더이상 우리 사회에 퍼지지 않았으면 한다. 허윤주기자rara@
  • CLEAN 3D특집/ 클린사업장 1·2호 르포

    지난 9월 20일 선포식을 갖고 출범한 ‘클린 3D’ 사업이 1호점을 내면서 100일 만에 첫 결실을 맺었다.우선 순위로 선정된 ‘클린 사업장’들은 안전상의 조치,작업환경 개선,작업공정 개선 부문 등 22개 항목에 걸친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우등생’으로 사업주의 투철한 안전의식이 큰 점수를받았다. ■클린1호 한라정공. “이보다 더 ‘클린’할 수 없다” 27일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한라정공 작업장.1,700평의 넓은 작업장은 진초록색 바닥 위에 그어진 ‘차선’을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지게차와 여유있는 모습의 근로자들이 어울려 안정감을 자아내고 있었다.천장에 설치된 10여m 길이의 ‘원적외선 가스 히터’가 뿜어내는 열기는 공장 특유의 한기를 몰아내기에 충분했다. ‘클린 3D’사업의 첫 수혜자로 선정된 한라정공의 작업장환경은 여느 대기업 전자회사 공장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한라정공은 ‘클린 3D’ 사업의 일환으로 1,000여만원을 지원받아 공장 바닥에 아크릴 페인트칠을 하고 작업통로 경계선도 그었다.바닥 페인트칠이 산업안전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일반 페인트로 도색된 바닥과 ‘아크릴 코팅’된 바닥은 차원이 다르다. 대부분 중소규모 공장이 ‘3D’이미지를 안게 된 것은 바닥에 눌러붙은 기름때와 지저분한 작업환경 탓이다.‘아크릴코팅’을 하면 기름이 시멘트로 스며들지 못할 뿐더러 어떤얼룩도 한번의 걸레질로 깨끗이 지울 수 있어 항상 농구코트같은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노란 실선은 지게차 및 작업자의 이동통로 경계로 차선 역할을 한다.경계선이 없으면 작업자들이 이동시 프레스기쪽으로 붙어서 걷기 때문에 프레스작동자와 부딪혀 ‘아차’하는 순간 대형 산업재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클린 3D 1호 사업장답게 35∼250t짜리 프레스기 12대를 갖고 있지만 근로자의 손가락을 앗아갈 수 있는 ‘괴물’들은눈에 띄지 않는다.안전설비가 갖춰진 프레스기에 만족하지않고 이 업체는 융자금 6,000여만원으로 프레스기에 원자재를 자동으로 밀어 넣는 ‘NC 레벨러핑 피더’를 도입했다. 10년째 프레스기를 돌리고 있는 이미숙씨(50·여)의 손놀림은프레스기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 때문에 간간이 멈추곤 했다.손이 프레스기 작동 반경 안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기계가 작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작업자들은 “안전장치에 제동받는 일 없이 작업하던 옛날을 생각하면 짜증나서 못하겠다 싶으면서도 이놈 때문에 내손마디가 온전하다고 생각하면 고맙기 그지없다”고 했다. 공정을 거친 뒤 전수검사를 앞둔 제품들은 종이상자,자동화부품,소·중·대형 으로 분리된 적재장소에 얌전하게 쌓여있었다.직원들은 “여기저기 쓰러질듯 쌓여있던 물건들이 무너져 작업자를 덮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말로 적재구역 분리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천 류길상기자 ukelvin@. ◇김장원 한라정공 대표 인터뷰. “지난해 일본 산업시찰을 갔을때 느낀 점이 있습니다.각광받는 업체는 직원이 젊고 생기가 있으며 작업환경이 좋다는것입니다.” ‘클린 3D’ 1호 사업장의 행운을 잡은 한라정공 김장원(金長元·46) 대표는 “현상유지를 넘어 회사의 발전을 목표로하고 있다면 당장의 생산성보다는 작업환경 개선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부천시 삼정동에서 200여평 규모의 조그마한 ABS 브레이크 부품 생산업체를 운영하다 지난해 7월 남동공단으로 이사를 왔다. 20여년간 프레스기를 돌리면서 손가락을 잃은 직원은 물론이웃 사출업체 직원이 손목이 잘려 울부짖는 장면도 목격했다. 김 대표는 프레스기에 끼어 엄지손톱이 빠진 직원이 물건을 제대로 집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재해의 심각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손톱 하나 때문에 한 사람의 장래는 물론,소속 회사도 엄청난 타격을 받기때문이다.그가 10여년 전부터 구형 프레스기를 자동화하는데 앞장섰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클린 3D’ 사업 소식을 듣자마자 시설개선을 신청해 가장 먼저 심사를 통과했고 예상대로 1호 사업장으로 선정됐다. ■클린2호 삼정기업. 연매출 7억원,직원수 5명의 초미니 업체가 쓸 만하던 구형프레스기 5대를 버리고 거액의 빚(3억6,000만원)까지 지면서 전자동 ‘펀칭 프레스’를 도입했다. 주위에서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며 비웃었지만 회사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수시로 직원들의 ‘손목’을 노리는 프레스기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김포시를 한참 벗어난 호젓한 시골인 양촌면 학운리에 자리잡은 삼정기업은 창업 2년 만에 ‘가장 안전한 영세 사업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너무 넓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150평 규모의 작업장에서는 사장을 포함한 근로자 4명이 펀치 프레스에 프로그램을 입력하고,원자재를 나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최근 산업안전공단 기술지원팀의 자문을 받아 특수 도료로새로 칠한 공장 바닥은 반질반질 윤기를 뽐내고 있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쩍쩍 갈라지고 시멘트 가루를 날리던 바닥이었다.적재함,프레스,조립라인,작업통로는 10㎝ 너비의 실선으로 확연히 구분돼 잘 정비된 신도시의 도로를 방불케 했다. ‘클린 3D’ 사업은 이 업체의 안전의식에 마침표를 찍어줬다.수십㎏에 달하는 철제 강판을 들어 올리다 작업자들이 허리를 다치게 될까봐 높이 조절이 가능한 ‘이동 대차’를 600여만원을 지원받아 구입했다.직원들은 조만간 30㎏의 물체가 1.8m 높이에서 떨어져도 끄떡없는 안전화를 지급받게 됐다. 99년 11월 산업재해 이후 폐기처분한 뒤 남은 마지막 구형프레스기에는 새장 모양을 한 ‘게이트 가드’가 설치돼 안전을 지키고 있었다.이 회사의 구형 프레스기 한 대는 현재안전공단 인천지도원에서 안전장치 개조의 실험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게이트 가드의 쇠살은 작업자의 손이 프레스기 작동 반경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한국에서 머문 3년여동안 사출공장에서 갖은 고생을 다했다는 인도네시아인 압둘(26)은 “이런 쾌적한 환경이라면 앞으로도 계속한국에 남고 싶다”면서 능숙한 솜씨로 펀칭 프레스기를 조작했다. 공장장 정종수씨(37)도 “불과 몇 년전만 해도 한번 돌아가면 멈출 줄 모르던 구형 프레스기와 씨름하며 지냈다”면서“온갖 자재들이 발디딜틈도 없이 널려 있는 게 자연스러웠던 시절도 있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 영세 업체가 ‘경영상 이유’로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지만 삼정기업은 높은 안전의식만큼 성장도빨라 내년도 신규 사업 진출을 꿈꾸고 있다. 김포 류길상기자. ◇정종인 삼정기업 대표 인터뷰. “극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지만 근로자 한사람의 손가락한마디가 잘려 나가면 1,500만원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작업능률이 원래대로 회복되는데도 1주일은 걸립니다.” 직원 4명과 함께 ‘안전과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삼정기업 정종인(鄭鍾寅·40) 대표는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안전사고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대규모 사업장은 한두번 산업재해로 큰 타격을 받지 않지만 영세 사업장은 재해가 나는 순간 공장문을닫아야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현금자동지급기의 케이스를 생산하던 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정 대표는 지난 99년 맨손으로 금속 케이스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창업 2개월만에 직원이 구형 프레스기에 손가락을잃는 사고가 나면서 폐업 위기에 몰렸다.다행히 사고를 당한 직원이 회사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해 치료비만 받는 조건에서 합의를해줬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그 사고를계기로 작업자의 안전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한바퀴를 돌던구형 프레스기를 고철로 팔아버렸다. 정 대표는 “쾌적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신기술도 나오고, 작업능률도 오르는 법”이라며 앞으로도 시설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인학생 3명 ‘로즈 장학생’ 뽑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선발되어 공부했던 것으로 잘 알려진 ‘로즈 장학생’에 한인 대학생 3명이 치열한 경쟁을뚫고 뽑혔다. 올해는 32명 선발에 미국 319개 대학의 925명이 신청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2∼3년간 공부할 자격이 주어지는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된 한인 학생은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와 사회학과 4학년인 앤드루 박군과 앨버트 조군,시라큐스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그레이스 유양 등이다. 로즈장학재단은 지난 9일(현지시간)일리노이주 휠링 출신인 박군이 하버드 대학에서 다원적 문화와 인종 관계 연구에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 및 캄보디아의 서비스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활동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템페 출신의 조군은 트루먼 장학생으로 미 우등생 클럽 멤버이고 무역 및 국제개발센터(CTID)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버드 국제 리뷰에 기고해왔다. 옥스퍼드에서는 경제와 사회사를 전공할 예정이다.일본학을 전공하겠다는 유양 역시 미 우등생 클럽 멤버다.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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