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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배우자상’수상 채홍영·이애자씨 부부

    “제가 남편을 돌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남편이 저를 챙겨줘요” 한국지체장애인협회(회장 張基哲)가 수여하는 ‘아름다운 배우자상’ 수상을 하루 앞둔 14일 채홍영(蔡烘榮·37)·이애자(李愛子·27)씨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쳐났다. 부모님과 송화(頌化·5)·송희(頌喜·4) 두 딸을 합쳐 여섯 식구가경기도 구리시의 14평짜리 아파트에서 비좁게 살고 있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채씨는 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이씨가 남편 채씨를 만난 것은 지난 92년 5월 경기도 구리시의 한 컴퓨터 조립업체 매장.채씨는 당시 고교 선배가 운영하는 이매장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었다. 채씨의 구리시 동화고 10년 후배이기도 한 이씨는 매장을 운영하는선배를 찾았다가 채씨를 만나 2년의 열애끝에 지난 94년 9월 부부의연을 맺었다.이씨의 뜻이 워낙 강해 친정 부모님도 결국 두손을 들고말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인 이씨는 “덜렁대는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는남편이 좋아‘함께 살기로’ 결심했다”면서 “내가 남편을 돌보는게 아니라 남편이 도리어 나를 꼼꼼하게 챙겨준다”며 웃었다. 이씨는 “전자제품 사후정비 전문회사에서 컴퓨터 수리일을 하는데너무 바빠 결혼기념일도 잊고 있었으나 남편이 퇴근길에 장미꽃과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다. 채씨는 “실은 결혼 전 연애를 하다가 실패,지금의 아내를 만났을때는 결혼을 포기한 상태였다”면서 “10년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아내의 명랑함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작은 출판사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채씨는 ‘인터넷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채씨는 “‘장애인은 도와줘야 한다’는 ‘긍정적 편견’이 오히려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다”면서 “생산능력을 지닌 장애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씨 부부는 “부모님 건강하시고 아이들이 밝고 튼튼하게 자란다면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면서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다”고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日기업 “한국적 맛·일본식 서비스로 승부”

    “가장 한국적인 맛과 일본이 가진 최상의 서비스,저렴한 가격으로손님을 기분좋게 만드는 식당이 될 것 입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수산물 가공업체인 경남 진해시 행암동 35 ㈜한국야마야(대표이사 야마와키 미토시·山脇實利)가 불고기 전문 외식업체인 ㈜야마야 푸즈서비스를 설립하면서 밝히고 있는 각오다. 일본 기업체 사장이 우동,초밥도 아닌 한국 전통음식의 자존심인 불고기로 외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전국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동일한 음식을 취급하는 국내 식당이 많지만 가장 많은 수요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철저한 계산에서 불고기를 선택한 것이다. 회사입구 8천㎡ 부지에 중앙홀과 연회실,객실 등 250석의 좌석을 갖춘 대형 불고기 전문점인 이 식당은 차별화된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으로 내세운다.특히 장애인을 위해 전용주차장과 화장실은 물론 휠체어를 탄채 쉽게 식당에 들어설 수 있는 원목 경사로,휠체어에 앉은채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전용 테이블을 설치했다. 이 식당 지배인 전기운(36)씨는 “한국식당 서비스는 손님 위주보다는지나치게 업주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손님들이 그동안 갈망했던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오는 17일 지역민 등을 중심으로 초청시식회를 갖고 보충해야 할 서비스와 설비 등을 보완한 뒤 이달말쯤 영업을 시작한다. 회사 관계자는 “진해에서 성공하면 대도시로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과시했다. 진해 이정규기자 jeong@
  • 약수터 40% “식수 불가”

    서울시내 등산로 및 사찰,유원지 등에 있는 약수터중 절반에 가까운 152곳이 먹을 수 없는 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시내 약수터 373곳을대상으로 46개 항목에 걸쳐 정밀 수질검사를 실시,40.8%인 152곳에대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중 61곳(16.4%)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것에 비춰약수터의 수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사 결과 종로구 청운동 청운약수터와 광진구 광장동 달동네2약수터 등 131곳에서 일반세균 및 대장균 등이 검출됐으며 중랑구 망우동 용마천약수터에서는 패혈증,관절염 등을 일으키는 여시니아균이 나왔다. 특히 2개의 검사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가 18곳,3개 이상도 3곳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일반세균 등 미생물 기준치를 초과한 약수터 131곳에 대해서는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는 한편 알루미늄 등 맛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21곳에 대해서는 ‘주의’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했다. 문창동기자 moon@
  • 부산 ‘센텀시티’ 란

    ‘센텀시티(Centum City)’란 영어의 100이라는 숫자를 의미하는 센텀과 도시인 시티를 결합한 합성어로100% 완벽한 미래의 첨단도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센텀시티는 당초 ‘부산정보단지(Teleport)’라는 용어를사용했으나 합성어의 시사성과 해외마케팅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지난해 8월 홍보 및 명칭개발 전문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아최종 결정됐다. 센텀시티는 21세기 첨단 디지털 도시가 될 부산의 심장역할을 맡게된다.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옛 수영비행장 부지 35만평에 들어서는첨단복합도시로,산업시설 5만7,000평,지원시설 15만9,000평,공공시설13만 8,000평 등에 각각 정보·관광업무,엔터테인먼트,상업·주거 기능이 들어선다. 센텀시티의 부지 조성에만 8,100억원이 드는 등 오는 2010년까지 총11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센텀시티가 완공되는 2010년에는 경제 유발효과가 14조원,고용 유발효과가 23만명에 달할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지금 부동산시장은 ‘한겨울’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위축된데다 경기불안까지 겹쳐 주택거래가 거의 끊겼다. 중개업소에는 팔자 물건만 쌓인 채 거래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중개업소 휴·폐업도 속출하고 있다.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국적으로 724개 업소,서울에서만 294개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다. ■추석 이후 급랭= 서울 서초동 S공인중개사 사무소의 경우 분양권과기존 아파트 거래 건수가 월평균 4∼5건에 달했으나 추석 이후 매매건수는 단 한 건에 그쳤다.전·월세 거래를 포함해도 6건이다. 강남구 도곡동 다른 중개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추석 전 월평균 매매 4건,전세 6건을 각각 거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매매 2건,전·월세 4건을 중개하는 데 그쳤다.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마포구 공덕동 G중개업소도 평소 월평균 8∼10건 정도 거래됐으나 추석이 낀 9월에는 매매만 4건,10월들어서는 3건에 그쳤다.현재 이 중개업소에는 무려 100여건의 매물이 쌓여 있다 노원구 상계동 M공인은 전세가 상승기인 8∼9월에는 매매와 전세를포함해 22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이달들어서는 절반 수준인 10여건에 불과했다. ■용인·김포 등은 더욱 심각= 매물 적체와 거래 감소현상은 서울보다용인이나 김포,남양주 등 수도권이 더 심각하다.이 일대는 업소당매물이 수백건씩 쌓여 있는 곳도 있다. 용인 상현리 S공인은 지난해 7월경에는 월평균 7건 정도의 매매가이루어졌으나 올 3월 이후부터는 1건의 거래성사도 쉽지 않은 상태다현재 용인일대 중개업소의 3분의 1 이상은 문을 닫겠다며 사무실을매물로 내놓았다.금융위기 이후 명예퇴직자들이 7,000만∼1억원 정도의 퇴직금으로 이 일대에서 중개업소를 열었지만 영업노하우 부족과난개발 여파로 문을 닫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용인일대에 몰려왔던‘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도 거의 철수했다. 김포도 최근 입주를 시작한 월드아파트가 있는 장기동을 빼고는 대부분 거래가 부진하다.특히 사우지구 중개업소는 9월부터 휴·폐업이늘고 있다.사우동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한 달에 고작 전세 1∼2건을중개하는 게 전부다. 서울 등 외지인 중개업소가 많은 남양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덕소리H공인의 경우 이달들어 매매 2건,전세 5건이 거래되는데 그쳤다.지난해까지만 해도 H공인은 월평균 매매건수가 7∼8건이었다.덕소에는 대략 70∼80개소의 중개업소가 있었으나 이 가운데 7∼8곳은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업했다. ■침체 지속될 듯= 경기불안이 좀체로 가실 기미가 없고 부동산 역시특별한 변수가 없어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컨설팅 전미정 부장은 “급랭된 부동산 시장이 단시간내에살아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매매는 보다 신중하게 하되 전세는연말쯤 가격 오름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세매물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쌀쌀한 날 가족과 함께…”뜨끈한 우동 끝내줘요”

    그 모든 따뜻한 것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쌀쌀한 바깥날씨에 움츠러들다보면 ‘국물이 끝내줘요’하는 CF와 함께 우동 생각이 절로 난다. 일본 국수요리는 도쿄를 비롯한 간토(關東)지방의 소바(메밀국수)와오사카를 중심으로한 간사이(關西)지방의 우동이 대표적이다.그래서소바와 우동을 함께 파는 국수집을 부르는 명칭도 간토에서는 소바야(屋),간사이에서는 우동야로 각각 다르다고. 우동의 맛과 이름은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별다른 웃기없이국물만 넣으면 가케우동,유부를 넣으면 기츠네우동, 새우 등의 튀김을 얹으면 덴뿌라우동,자잘한 튀김덩이를 넣으면 다누키우동이 된다. 프라자호텔 일식집 ‘고도부키’주방장 임홍식씨는 “국물은 보통 다시마,가다랑어를 말려 얇게 깎은 가츠오부시(가다랭이포)등을 끓여만들지만 멸치,또는 표고버섯과 야채만을 사용해도 괜찮다”며 형편에 맞게 재료를 쓰는 것도 나름의 맛을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우선 찬물(1ℓ)에 다시마를 20×20cm 정도 넣고 중불에 올린 뒤 끓으면 불에서 내려 다시마를 건져내고 가츠오부시 20∼30g을 넣고 10분정도 지난 후 고운 채에 면보를 깔고 걸러낸다.이렇게 준비한 국물 4컵에 진간장 1큰술,소금 1작은술,청주 1큰술,맛술 1작은술을 섞어 끓이면 우동국물이 완성된다.국물이 너무 진해지지 않도록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단맛을 좋아하면 설탕을 약간 넣어도 된다. 반죽은 잘 치대어 차지게 만든 다음 뭉쳐서 10분 정도 숙성시킨다.이것을 여러 번 치대어 매끈하고 얇게 밀어 칼로 썬다(가정용 국수 뽑는 기계가 있다면 이를 사용하면 된다).면은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은 뒤 면발을 하나 집어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아 반대 손가락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면 잘 삶아진 것이다.시판되는 생우동을 써도 되는데 끓인 뒤 재빨리 찬물에 식혀 매끈하게 잘 씻어내야 쫄깃하다. [냄비우동]■재료 우동면150g,새우(중)1마리,오징어20g,대합1마리,닭살40g,어묵20g,표고버섯1개,팽이버섯¼봉,배추40g,대파20g,무20g,당근20g,계란1개,두부30g,죽순15g■만들기 ①우동면은 끓는 물에 넣고 심이 없도록 잘 삶아서 쫄깃하게 씻어둔다 ②해물류(새우,갑오징어,대합,바닷가재)는 각각 알맞게손질하여 둔다 ③야채류와 버섯,기타재료들을 냄비에 썰어서 돌려 담고 해물류와 우동면을 곁들여서 국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제거한다.마지막으로 쑥갓을 넣어 낸다 [쇠고기우동]■재료 쇠고기(등심)100g,죽순15g,대파10g,팽이버섯15g,어묵15g,표고버섯20g,쑥갓,우동면 150g,■만들기 우동국물을 끓여서 얇게 썰어둔 쇠고기를 넣고 핏기가 없어지면 나머지 야채와 삶아둔 우동면을 넣고 살짝 끓으면 냄비에 담아낸다허윤주기자
  • 하남경전철 내년10월 착공

    92년 처음 발표된 하남시 경전철 건설사업이 10년만에 결실을 보게됐다. 하남시는 경전철 사업자를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 최종확정하고 내년초 보상작업에 들어가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제출한 경전철 사업비는 모두 4,847억여원으로 시가 지난해 산정한 3,700여억원보다 1,000억원 가량이 높은 수준이다. 연결 역사는 타당성 조사 결과 접근성과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강동역으로 지정됐었으나 강동구가 반대함에 따라 상일역으로 조정됐다. 건설기간은 4년으로 2005년 개통될 예정이며 역사는 당초 7.8㎞ 11곳에서 7.06㎞ 9곳으로 축소 조정됐다. 경유지는 상일역에서 상일동 상일초교∼황산(풍산동)∼덕풍동 덕풍파출소∼덕풍시장∼신장동 신장초교∼하남시청∼하남소방서∼창우동∼창우차량기지로 확정됐으나 현대건설측이 일부 구간에 난공사가 예상된다며 구간 변경안을 제시해 협상기간동안 다소 수정될 가능성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협상기간동안 10여차례 정도 주민공청회를 열어 주민의견도최대한 수렴할 방침이며 역사 명칭도 공모해 지역정서를 반영하기로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연결역사 문제 및 건설교통부와의 입장 차이로 착공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고가철도로 연결되는 경전철 사업은 국내에서 처음 벌어지는 것으로 이 사업이 끝나면 시의 대동맥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절도범8명 잡은 ‘시민 포돌이’

    한 시민이 절도범 8명을 차례로 붙잡았다.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식당을 경영하는 조항일(趙恒一·39·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씨는 추석을 앞두고 범죄가 빈발할 것이라고 판단,2일부터 7일까지 새벽 시간대에 식당 주변을 승용차를 몰며 순찰했다. 조씨는 2일 새벽 4시20분쯤 중랑구 면목2동 서울은행 망우동지점 앞 도로에서 취객을 면도칼로 위협해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던 이모군(17) 등 2명을 발견,112로 신고한 뒤 30분 동안 추적한 끝에 검거해경찰에 넘겼다.6일과 7일에도 20∼30대 아리랑치기범을 붙잡았다. 7일 새벽 3시쯤에는 중랑구 상봉터미널 인근에서 김모군(16) 등 3명이 열쇠 없이 오토바이 2대를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절도범임을 직감,경찰에 신고한 뒤 길을 묻는 척하며 붙잡았다. 8일에는 면목2동 한신아파트 5동 주차장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나오던이모군(18)을 검거했다. 태권도 초단,유도 2단으로 시민단체 일도 돕고 있는 조씨는 “청소년들의 잘못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어른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오늘의 눈] 열광하는 팬 따돌린 서태지

    “안녕하세요.서태지입니다.오늘 비행기 안에서 내다보니 보도진 때문에 팬 여러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TV를 통해 팬 여러분의 예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고 고마웠습니다.첫 만남은 아쉬웠지만 9월9일 제 음악을 갖고 찾아뵙겠습니다.”4년7개월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서태지가 30일 새벽 전용 사서함(152-0911)에 녹음해놓은 인사말이다. 그는 여전히 앳된 목소리로 “오늘만큼은 팬 여러분과 같은 하늘,같은 땅에서 편히 잠들게요”라고 ‘그다운’ 애틋한 표현으로 팬들의아쉬움을 달랬다. 1,670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단 한번도 국내 언론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은둔생활을 치러낸 서태지. 지난 11일 서태지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 컴백선언을 띄운 것이 고작이었다.자신의거취를 철저히 비밀에 부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 새 앨범의 마케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그의 얼굴을 한발치라도 가까이서 보겠다며 새벽6시부터 햄버거와 우동으로 끼니를 때우며 기다린 여학생들은 30초밖에 안되는 짧은 조우에 만족해야 했다.그가 ‘성동격서’(聲東擊西) 작전을 펴 공항을 빠져나간 뒤에도 팬들은 한동안 바닥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팬들은 그가 타지 않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승합차 유리창을 두드리며 “오빠 오빠”하고 울부짖었다. 모방송국 연예정보프로그램 진행자는 서태지와 나눈 얘기를 털어놓으라는 팬들의 성화에 이리저리 떼밀리기도 했고 모방송의 중계차는 “뉴스편집 화면이라도 보자”는 팬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공항 한쪽에 조금이라도 민감한 움직임이 보이면 청소년들이 ‘지진이라도 난듯’ 떼지어 뛰어다니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관문은 제 이름값을 못했다. 안내데스크에서 외국인들에게 ‘하이’‘곤니치와’를 연발하며 친절한 미소를 짓던 한 50대 여성 자원봉사자는 기자가 반응을 묻자 대뜸“미친 X들”이라고 상소리를 해댔다. 서태지의 가치는 음악산업적 기획력을 갖춘 뮤지션과 그를 추종하고때로는 간섭하는 팬클럽이라는 두 축을 튼튼하게 세운 데 있을 것이다. 서태지는 이 두 축을 더 발전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무의 무거움에 팬들과의 만남을 유보했을지 모른다는 허튼 상상을 해보았다. 임병선 문화팀 기자 bsnim@
  • 갈곳 없는 쓰레기 소각장/ 시설·운영실태

    쓰레기소각장 건설 및 가동이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지방자치단체간의 마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혐오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집단 반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매립지가 점차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고 쓰레기의 경우 소각 외에는 별다른 처리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소각장을 둘러싼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원 영통지구 지난해 12월14일 수원시의 신도시 개발지역인 영통지구에서는 소각장 가동에 반대하는 한 주민이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기도했다.주민들은 아파트 분양 당시 홍보물에 ‘폐기물처리시설 부지’라고만 표기돼 있어 단지 안에 쓰레기집하장 정도가 들어서는 줄 알았지 소각장이 설치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주장하고있다.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수원시는 쓰레기 반입을 중단하고 시설 점검과 성능시험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이 소각장은 앞으로도협상과 재점검, 시설 보완,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 정상 가동되기까지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 상암동경기도 고양시 대덕동 주민들은 서울시가 마을 인근인마포구 상암동에 마포·중·용산구에서 배출하는 하루 1,000t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장을 건설하려고 하자 ‘결사반대’로 맞서고있다.마포구는 고양시에 협의를 요청했으나 고양시는 ‘입지 재검토’로 응수했다.이에 마포구는 일방적으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뒤 이 사실을 고양시에 통보했다.대덕동 주민들은 “마포구가 고양시의 도시계획시설 결정도 받지 않은 채 고양시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규모 혐오시설을 건설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서울 장지동 서울시가 송파구 장지동에 추진중인 송파·강동구 쓰레기소각장 건설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성남시 사이에 5년째 지루한공방이 계속되고 있다.서울시는 지난 96년 5월 소각장 건설 계획을수립했으나,성남시는 소각장 영향권인 창곡·복정동에 성남시민 3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성남시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그러나 서울시는 소각장 건설이 성남시가 동의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 단지 의견을듣는 ‘협의’ 사안임을 강조하면서강행할 뜻을 비치고 있다. ●서울 오곡동 서울시는 종로·동작·금천·영등포구에서 배출하는하루 1,500t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시 대장동과 인접한 강서구 오곡동에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부천시 대장·오정동 주민들은 “시도 경계선으로부터 최소한 2㎞ 이상 떨어진 곳에 소각장을 짓되 규모를 축소하지 않으면 부천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저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서울 광역 쓰레기소각장 서울시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중랑구망우동 1만3,000여평에 하루 56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건설 중이다.그러나 망우동과 인접한 경기도 구리시 주민들은 ‘쓰레기소각장 건설 반대 구리시 대책위’를 결성,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 상무지구 광주시는 지난해 6월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새도심터 9,650평에 하루 4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완공했다.그러나 주민들은 소각장에 문제가 있다며 쓰레기 반입을 막고 있다.광주시는 지난 2월 소각장시험 가동을 위한 쓰레기 반입을 시도했으나,몸싸움 끝에 주민 75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시공사인 SK건설은 “상무소각장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지난6월22일 ‘소각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면서 시민연대회의 대표 등 6명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광주지법에 냈다. ●낮은 소각장 가동률 서울시 쓰레기소각장의 가동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소각장 인근 주민들이 다른 구의 쓰레기 반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97년 초 건립된 노원구 상계동 소각장은 당초 동대문·중랑구와 함께 이용하기 위해 하루 800t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설계됐다.그러나 노원구 주민들이 다른 구의 쓰레기 반입을 반대해가동률이 30%(243t)밖에 안된다.양천구 목2동의 하루 4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도 현재 양천구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234t만 소각하고 있다.지난해 12월 강남구 일원동에 들어선 하루 900t 처리 규모의 소각장은 시운전도 못하고 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자치단체 '환경 빅딜'이렇게. 쓰레기소각장 문제는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 간의 환경시설 ‘빅딜’로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환경시설 ‘빅딜’이란 A자치단체는 B자치단체에 대해 하수종말처리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B자치단체는 A자치단체의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 주는 것을 말한다.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 환경시설 ‘빅딜’을 통한 소각장 공동 이용과 함께 2개이상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광역 소각장 건설을권장하고 있다.현재 전국에는 17개 소각장이 가동되고 있으며,16개소각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시설 ‘빅딜’ 현재 소각장을 공동 이용하는 곳은 ▲경기도 과천·의왕시 ▲경기도 광명시·서울 구로구 ▲경남 창원·마산시 등 3곳이다. 광명시는 지난 5월1일부터 가학동 소각장에서 하루 150t의 구로구쓰레기를 처리해 주고 있다.대신 구로구는 광명시의 오·폐수를 가양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구로구는 지난 96년부터 광명시와 인접한 천왕동에 소각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광명시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 왔다.과천시는 지난 3월8일부터 하루 35t의의왕시 쓰레기를 처리해 주고 있다.계약기간은 3년. 창원시도 마산시가 자체 소각장을 건립할 때까지 마산시 쓰레기 하루 60t을 처리해 주기로 했다.창원시 소각장은 음식물쓰레기 반입량이 줄어 마산시 쓰레기까지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소각장 광역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소각장(하루 처리용량 200t)은 구리·남양주시,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소각장(〃 100t)은 파주·김포시,충북 청주시 소각장(〃 200t)은 청주시·청원군,제주도 제주시 회천동 산북소각장(〃 200t)은 제주시와 남제주군·북제주군 일부,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산남소각장(〃 100t)은 서귀포시와 남제주군·북제주군 일부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구리·파주·산북·산남 소각장은 내년,청주 소각장은 2002년 완공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현재 시·군의 소각장 설치비 가운데 30%를 국고에서 지원해주고 있다.그러나 내년부터 2개 이상 시·군의 쓰레기를 처리하는소각장에 대해서는 시·군 자체 쓰레기만 처리하는 단독 소각장보다최소한 20% 이상 더 지원해줄 방침이다.따라서 앞으로 2개 이상 시·군이 함께 이용하는 소각장이 많이 세워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또 광역시 소각장의 경우 가동률이 60%를 밑돌면 국고 보조를 하지 않기로 했다.따라서 광역시 구(區)들은 소각장 가동률을높이기 위해 다른 구의 쓰레기 반입을 허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가동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원구 상계동 소각장의 경우 도봉·강북구의 쓰레기를 반입하라는 환경부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것으로 예상된다. 문호영기자. *외국에선 어떻게. 일본 도쿄도(東京都) 무사시노(武藏野)시에는 시청에서 불과 1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쓰레기소각장이 있다. 시청 주변은 공설운동장이 있고 각종 상점이 즐비하다.말하자면 도심에 혐오시설이 들어서 있는 것이다.하지만 시민들은 불평하지 않는다. 무사시노시가 도심에 쓰레기소각장 건설을 추진한 것은 지난 78년. 시영 수영장이 있던 곳에 쓰레기소각장을 짓는다는 계획이 발표되자시민들은 청소대책시민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3년 간의 조사와 수차례에 걸친 토론회 끝에 수영장에서 조금 떨어진 공설운동장 옆에 쓰레기소각장을 포함한 종합환경센터를건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프랑스에는 국토 및 지역 개발을 기획하는 ‘DATAR’라는 총리 직속의 기구가 있다.‘DATAR’는 개발과 건설에 관한 계획 수립에서 시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의 각종 건설업무를 조정하고 통제한다.지방자치단체들은 ‘DATAR’의 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중앙정부의 모든 지원금이 끊길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 환경부에도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있지만 혐오시설 입지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간,지방자치단체와 주민간의 갈등을 조정하는데는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끼리 광역협의회를 구성해 협의하고 있지만,문자그대로 협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호영기자. *金學燁 환경부 과장. “감량과 재활용을 통해 줄인 쓰레기는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그 방법은 매립과 소각밖에없습니다” 환경부 김학엽(金學燁) 생활폐기물과장은 “매립은 토지 수요를 유발할 뿐 아니라,침출수와 악취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이 별도로 필요하다”며 “소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쓰레기 소각률은 지난해 말 현재 9.8%.미국의 16%(95년말 기준)보다 훨씬 낮다. 김 과장은 “쓰레기 소각기술과 오염물질 방지기술이 최근 많이 발전됐다”면서 “관련규정만 제대로 지킨다면 현재의 기술로도 소각장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든지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은 “소각장 주변 주민들에게는 출연금 및 쓰레기 반입수수료의 10%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세입자의 보상 요구로 차질을 빚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각장은 세대주 뿐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주민지원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토록 요구했다”고밝혔다. 문호영기자
  • 남북이산상봉/ 취재기자 방담

    역사적인 8·15 이산가족 상봉은 세계적인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감히 연출하지 못할 최고의 ‘휴먼드라마’였다.부둥켜안은 이산가족들은 떨어질 줄 몰랐고 가슴은 뜨겁게 하나가 돼 통일의 길이 멀지 않음을 느끼게 했다.3박4일간의 상봉장면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본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감격의 순간을 되짚어본다. ■이번 상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15일 첫날 단체상봉이었습니다.북측 방문단의 상봉장소인 코엑스 3층 컨벤션홀은 상봉단 100명과 그 가족 500명 등 모두 600명이 쏟아내는 혈육의 정으로 온 국민의 눈물샘은 그칠 줄 몰랐습니다.남측 방문단의 고려호텔 단체상봉은 보다 리얼했습니다.일부 이산가족은 실신하기도 했죠.워커힐호텔프레스센터에서 멀티큐브로 이를 지켜본 취재기자들도 연신 눈가를훔쳤습니다. ■이 와중에 간간히 웃음거리도 있었습니다.단체상봉 순간 한 기자가북측에서 온 할머니에게 “어떻게 만났습니까?”라고 묻자 “어떻게만나긴 어떻게 만나. 여기서 만났지”라고 대답,그 기자를 무색케 했죠.순간프레스센터는 웃음바다가 됐습니다.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라고나 할까요. ■얘깃거리는 많습니다.또 다른 기자가 북측 이산가족에게 “만나니기분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저리 좀 비켜.우리끼리 얘기 좀 하게”라며 귀찮다는 표정이었습니다.인터뷰에 응하는 것보다 가족상봉이 더 중요했던 것이죠. ■평양을 방문한 남측 상봉단은 북측 가족들이 정치적인 발언을 적잖게 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북측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모습이 역력했습니다.이몽섭씨(75·경기 안산시 초지동)의 딸 도순씨(55)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준비해주신 선물입니다”며 아버지에게선물을 건넸고 최성록씨(79·대구 서구 비산동)의 딸 영자씨(53)는“50년만에 만난 것은 모두 장군님의 덕분입니다.통일되는 그날을 위해서 열심히 삽시다”라고 말했습니다. ■‘남과 북 두 부인,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이선행씨(81·서울 중랑구 망우동)는 북한 TV가 취재를 하자 아들 형제에게 “아버지없이자식을 훌륭하게 키워준 것은 주석님이다.주석님 만세를 부르고 싶은심정이다. 나는 나대로 남에서 조국에 충성하고 너는 북에서 조국에충성해라”고 당부했습니다.서울에 온 북측 방문단도 예외없이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 가만히 있다가도 느닷없이 정치적 발언을 했습니다. ■서울에 온 평양 상봉단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하경씨는 개별상봉때 세 아들이 큰 절을 하려 하자 손을 내저으며 “먼저 장군님께 절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기자들이 앞에 있으니 50년만에소원을 풀겠다”며 ‘김일성 주석님 만세’를 세번이나 외쳐 취재기자들이 쓴웃음을 지었죠. ■그러나 이런 것들은 남과 북의 상이한 체제에서 오는 문화 차이로자주 만나면서 극복되지 않겠느냐는 게 중론입니다. ■서울과 평양 상봉단의 현격한 ‘감성지수’도 화제였습니다.북측방문단 100명은 대부분 북한사회에서 ‘힘깨나 쓰는’ 계층인 반면남측 방문단은 자율추첨에 의한 탓에 그야말로 각계각층에서 골고루구성됐죠.여하튼 북측 방문단의 감정 절제력은 대단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박기륜(朴基崙)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이 오전 브리핑에서 “서울 공연을 위해 방한하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서해상을우회하는 항로가 아닌 휴전선 상공을 통과하는 직항로를 이용한다”는 반가운 오보(?)를 발표한 일도 있었습니다.자세히 알아보니 이 해프닝은 브리핑 직전 박 총장 등 우리측 관계자들이 북측 수행단 창구를 통해 들어온 소식 중 “육로영공(陸路領空)을 통하는 직항로”라는 문구를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벌어졌다는군요.브리핑 후 북측이“육로영공을 통한다는 것은 휴전선 통과가 아니라 평양과 서울을 ‘〈’자 혹은 ‘ㄷ’자로 잇는 것”이라는 연락을 해와 부랴부랴 브리핑 내용을 취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북측 상봉단 가족들의 뒷얘기를 알아보겠습니다.이들이머문 서울 올림픽파크텔 객실은 사흘 밤 내내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잠들지 못한 사람들의 심정은 매일 달랐어요.상봉 하루 전인 14일 밤이 특히 길었습니다.“혹시 못 오는 것은 아닐까,얼굴을알아 볼 수 있을까,무슨 말을 먼저 할까…”고민은 꼬리를 물고 계속됐지요.15일 밤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였습니다.흥분된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호텔측에 우황청심환을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밤새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취재가 점점 힘들어 지더군요.“내 마음 잘 알지 않느냐,이제 그만하자”는 등수심이 가득한 노인들에게 말을 걸기가 어렵더군요. ■가족들의 식사량도 분위기에 따라 달랐습니다.만나기 전에는 떨려서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상봉 후에는 “아들 만나느라 힘을 너무 뺐어,역시 시장이 반찬이야”라며 밥그릇을 싹싹 비우더라구요.이별을앞두고서는 제대로 수저를 드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별을 아쉬워 한 가족들을 아이디어도 많이 짜냈습니다.숫제 휴대전화를 북측 가족에게 건네주기도 했습니다.때문에 공항으로 가면서계속 통화를 할 수 있었죠. ■북측 방문단에 ‘스타’가 많은 점은 향후 남북 교류에 긍정적인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원로 국어학자 류렬씨,계관시인오영재씨, 남북 합작영화를 찍고 싶다는 리래성씨 등은 진한 인상을남긴 만큼 앞으로 남북간 문화교류의 선봉장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외신기자들은 상봉의 드라마를 ‘눈물 전쟁’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냉전이라는 ‘이념 전쟁’의 종말에 따라 그동안 정치적으로 희생되고 붕괴된 가족사,민족사가 복원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충격’이라는 의미겠지요. ■취재 과정에서 느낀 아쉬움은 남북 상봉단이 최소한의 통제선 안에서만 3박4일의 체류일정을 보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앞으로는 상봉과 상호방문의 취지를 살린다는 측면에서 ‘통제는 최소,자율은 최대’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많은 이산가족들은 “집에 데려와 따뜻한 밥 한그릇 먹이는 것이 소원”이라고 되풀이했습니다.또 북측 방문단은 “돌아가신 부모님 산소에 술 한잔 올리지 못하는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면서 슬피 울기도 했습니다.50년만에 만난 부모형제가 한 이불 속에서자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못 나눈다는 것은 정말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대표적인 사례가 18일 새벽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극적으로 이뤄진 량한상씨와 노모 김애란씨의 상봉이죠. ■이산가족 교환방문사업을 계속하려면 비용절감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서해 직항로보다는 판문점을 통한 육로를 이용하고 ‘일정은 짧게,만남은 길게’ 방식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1,500여명의 취재진이 북적댄 워커힐호텔은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다는 평가입니다.미비점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보완하는 기민성도 갖췄습니다.반면 상봉단 가족들이 머문 올림픽파크텔은 준비상태가 수준 이하여서 상봉가족과 취재진들이 대단한 곤욕을 치렀습니다. ◆방담기자 명단. ◇한종태차장,진경호 오일만 주현진기자(정치팀)◇조현석(경제팀)◇김재천(디지털팀)◇오승호차장,전영우 이창구 안동환 이송하 조태성 윤창수기자(사회팀)◇김용수 심재억(전국팀)◇황수정 이순녀(문화팀)◇장택동(특집기획팀)◇류길상(체육팀)◇박록삼기자(행정뉴스팀)
  • 남북이산상봉/ 이선행-이송자-홍경옥씨 기구한 인생 드라마

    “통일돼서 다시 만나면 본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겠다.북쪽에 할아버지를 보내주겠다.그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분단의 부부는 마침내 17일 처음으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잠시나마얼굴을 마주 했다.이송자(李松子·82)씨는 점심 식사 후 북의 아들을 돌려보내고 호텔방으로 가기 위해 승강기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북쪽 부인하고 하룻밤이라도 손을 꼭 잡고 지낼 기회가 있었으면…”북한에 각각 처자식과 아들을 두고 내려온 뒤 남쪽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이선행(李善行·81·서울 중랑구 망우동)·이송자씨의 기구한 인생드라마는 상봉 사흘째인 이날 클라이맥스에 달했다. 북쪽 아내 홍경옥씨(76·평북 구장군)와 남쪽 아내 이송자씨는 그동안 세차례의 상봉과 한차례의 식사 때 서로 얼굴을 지나치면서도 선뜻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자식들 보기도 그렇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았던 탓이다. 이선행씨도 남북의 두 아내 사이에서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어색함을 푸는 계기를 마련해준 사람은 바로 북측 안내원이었다. 이날고려호텔에서의 고별 오찬 때 안내원의 권유로 두 아내는 드디어 합석,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다. 먼저 북쪽 아들들이 이선행씨에게 잔을 드렸다.이송자씨의 북쪽 아들 박위석씨(61)가 처음 얼굴을 맞대는 이선행씨에게 “아버님 잔 받으십시오”라고 들쭉술을 권하자,이씨는 “나는 머슴처럼 어머님을받들고 있으니까 걱정마라”고 노령인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는 북쪽 아들을 안심시켰다. 이선행씨의 북쪽 장남 진일씨(56)도 이송자씨를 “어머님”이라고부르며 “아버지를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진일씨와 동생 진관씨(51)는 이송자씨 아들 박씨에게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깍듯하게 예를 갖췄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송자씨는 “이같은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러나 정작 두 아내의 대화는 아주 짧게 이뤄졌다.이씨는 홍씨에게악수를 권하며 “반갑습니다.건강하세요”라고 했고 요즘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홍씨는 고개만 끄덕였다.진일씨는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이송자씨를) 잘 해드리라고 부탁했었다”고 대신 전했다. 앞서오전 개별상봉에서는 그동안 눈물을 보이지 않던 이선행씨와 홍씨가끝내 눈물을 터뜨렸다.이씨는 홍씨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혼자 애들키우느라 고생 많았어.스물여섯 예쁜 얼굴이 왜 이렇게 쭈글쭈글해졌느냐”며 오열했다.이씨는 사진기자들을 모두 내보낸 뒤 “이제 내마지막 소원을 이룰 차례”라며 갑자기 홍씨를 등에 업고 눈물을 흘리며 방 안을 한바퀴 돌았다. 평양 공동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서울 상봉 이모저모

    서울과 평양에서의 3박4일은 반세기 동안의 ‘긴 이별’에 비해 너무나 ‘짧은 만남’이었다.남과 북으로의 출발을 하루 앞둔 17일 이산가족들은 하룻밤만 자고 나면 또 다시 ‘생이별’을 해야하는 기막힌 현실에 울고 또 울었다.남북이 각각 주최한 환송 만찬에 참석했다숙소로 돌아온 이들은 회한과 상념에 젖어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 했다. ◆박재규 통일부장관이 17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마련한 만찬에는 여야 정치인을 포함,3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 박 장관은 만찬사에서 “짧은 시간이었던 만큼 헤어짐은 더욱 애틋해 잡았던 손을 차마 놓치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접고 다시 만날그 날을 기약하자”며 북측 상봉단과 남측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했다. 남한의 막내딸 최순애씨(48)씨가 선물한 한복을 입고 나온 류미영북측 단장도 답사에서 “서울에서 보낸 며칠은 격정 속에 흘러간 나날이었다”고 회고한 뒤 “남측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만찬장에는 정계 뿐 아니라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 때 방북했던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 등 재계 인사와 문화·체육·언론계 대표들이 참석했다.경기대 교수인 전 방송인 차인태씨,전 영화배우 김보애씨,그룹 ‘코리아나’의 여성멤버 홍화자씨 등 낯익은 인사들도 포함됐다. 미국 국적의 인요한(41·본명 존 린튼)연세대 외국인진료소장도 눈길을 끌었다.인씨는 형 세반씨(50·스티브 린튼)와 함께 북한의 결핵 퇴치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진벨 재단 활동으로 북한에도 잘 알려져있다. ◆하얏트호텔측은 북측 상봉단이 고령임을 감안,북어와 더덕구이,갈비와 전복구이,수정과 등 부드러운 음식들로 상을 차렸다. 또 한 테이블에 한명씩 배치하던 서비스 요원을 3명씩 배치해 몸이불편한 상봉단들을 부축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약 2시간 동안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만찬은 북측 상봉단과 남측 참석자들간의 뜨거운 악수와 함께 “또 만납시다”“건강하십시오”라는 등의 덕담으로 끝맺었다. ◆서울 체류 3일째인 이날 남북 이산가족들은 “마지막이라는 말은하지 말자”며 짧은 재회의 아쉬움 속에 다시 만날 희망의 날을 기약했다. 상봉 마지막 날인 탓에 “한 번이라도 더,1분이라도 더 만나게 해 달라” “부모님 산소라도 찾게 해 달라” “어머니와 하룻밤이라도 자게 해 달라”는 안타까운 주문도 잇따랐다. ◆북에서 온 김용호씨(72)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면서 “면회소가 생기면 아직 못본 조카들도 만날 것”이라며 다시 만날 날을 확신했다. 김씨를 비롯한 이산가족들은 “연락사무소 설치나 이산가족의 정례적인 만남도 중요하지만 우선 전화 통화와 편지의 상시 교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덕씨(64)는 “형님과 얘기를 해도 해도 끝이 없다”면서 “하룻밤이라도 같이 자면서 밤 새도록 얘기하고,부모님 묘소에 성묘라도한 번 같이 갔어야 하는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북한 평양무용대학 교수이자 최초의 여성박사 김옥배씨(68·여)는“어머니 품에서 잠들고 싶어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면서 “어머니께 밥을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북측 이산가족 김인수씨(68)는 이날 대한적십자사측에 요청,6·25때 헤어졌던 선린상업중학교 시절단짝 김학모(70·서울 중랑구 망우동)·이창영씨(70·서울 은평구 응암동)를 50년만에 극적으로 만났다.까까머리 중·고교시절의 삼총사가 허연 백발이 돼 재회한 것이다. 김학모씨는 16일 오후 고교 총동창회로부터 50년 전 행방불명된 뒤로 ‘죽었다’는 소문만 나돌았던 친구 인수가 북에서 내려와 자신을애타게 보고 싶어 한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김학모씨는 중학교 5학년 동안 내내 같은 반이었던 삼총사 중 나머지 한명인 이창영씨에게 연락,이날 오전 김인수씨가 머물고 있는 서울 워커힐호텔을 찾았다. ◆신정현씨(86·서울 은평구 불광동)는 이날 창경궁 관람을 마치고나오던 북한의 ‘계관시인’ 오영재씨(64)에게 북한에서 문인으로 활약했다는 오빠 구현씨(89)의 생사를 물었으나 타계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망연자실,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신씨는 46년 충북으로 시집간 뒤 고교 교사였던 오빠와 소식이 끊겼으며 10년전 우연히 오빠가 김일성대 언어문학연구부 교수 등을 역임한 문인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특별취재단
  • 마지막날 아쉬움속 또 이별

    “이제 헤어지면 또 언제 만나나…”“통일돼서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오빠” “오마니,몸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라우요…” 17일 낮 서울과 평양의 이산가족 방문단 오찬장은 사흘 전 첫 상봉때와 같은 오열과 탄식의 바다를 이뤘다.사흘간의 상봉중 마지막인이날 오찬은 50년 전 한맺힌 이산에 이은 또 한번의 눈물어린 생이별의 장이 됐다.너무나 짧은 만남과 감격어린 상봉의 기쁨도 잠시,어머니와 아들,남편과 아내,오빠와 누이는 기약없는 재회를 약속하고 하루 뒤면 남과 북으로 흩어질 혈육의 어깨를 부여잡은 손을 끝내 놓지못했다. 서울에서 북한의 인민화가 정창모씨(68)는 여동생 춘희씨(60·경기군포)를 끌어안고 이별의 슬픔을 달랬다.북한의 수학자 조주경씨(68·김일성대 교수)도 숙소에서 어머니 신재순씨(88)를 만나 생이별의슬픔을 나누며 재회를 약속했다. 평양에서는 북에 각각 처자식과 아들을 두고 내려와 남에서 결혼한이선행(李善行·81·서울 망우동)·이송자(李松子·82) 부부가 이씨의 북쪽 부인 홍경옥씨(76·평북 구장군)와 만났다. 대한적십자사 지원요원으로 방북한 소설가 이호철(李浩哲·68)씨와방북단 의료진인 고 장기려 박사의 차남 가용(家鏞·65·서울의대교수)씨도 북측이 별도로 마련한 장소에서 가족을 비공개리에 만났다. 앞서 류미영(柳美英·78) 북측 단장은 16일 오후 23년만에 서울의 둘째아들 인국씨(53)와 막내딸 순애씨(48),손자 등 가족을 만났다. 남과 북의 방문단 200명은 이날 모든 공식일정을 끝내고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과 평양 고려호텔에서 고향땅에서의 마지막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며 분단의 아픔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북측 방문단은 전날과 같이 두 팀으로 나뉘어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가족들과 개별상봉했으며 창덕궁(비원)을 둘러봤다.남측 방문단도 고려호텔에서 개별상봉한 뒤 북한 가극 춘향전을 관람했다. 남북 방문단은 가족 공동오찬에 이어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 주최 환송만찬,평양 옥류관에서 평양시 인민위원회 주최 환송연회를 끝으로 3박4일의 방문중 공식일정을 모두마쳤다. 18일 오전우리측 대한항공기가 북측 방문단을 태우고 김포공항을출발,남북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에 이들을 내려놓은 뒤 남측방문단을 태워 서울로 귀환한다. 한편 15년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남북 각 100명의 인원과짧은 시간으로 제한된 데 대해 남북 당국이 하루빨리 면회소 설치,상봉 정례화 등을 통해 많은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해야 할것으로 지적됐다. 98년 남북 차관급회담 수석대표로 참가했던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전 차관은 “상설 면회소를 만들어 이산가족들에게 많은 상봉기회를줘야 한다”면서 “중간단계인 면회소 상봉을 거쳐 중국·대만,동서독처럼 상대방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병문·조문의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얼마든지 허용하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인영(全寅永) 서울대교수도 “이산가족문제는 남과 북 어느 당국도 사상과 체제를 초월하는 강력한 이슈임을 이번에 생생히 확인했다”면서 “북한의 경우 절대적 지도자가 마음먹으면 면회소 설치 등은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특별취재단
  • 미주 한인업소·동정 인터넷서 ‘한눈에 쏙’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한인사회 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미주지역 한인 네트워크인 ‘코리아나링크(www.koreanalink.com)’가 문을 연 것은 98년 12월.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웹호스팅 업체인‘트라이폴라리스’를 운영하던 재미교포 2세 다니엘 우(한국명 우동욱)씨가 미주지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업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것이 계기가 됐다.이후 1년 반 동안 사이트 보완작업에 매달린 우씨는 최근 코리아나링크를 미주지역 한인 커뮤니티를 연결한 포털사이트로 재단장해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코리아나링크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자료와 독특한 커뮤니티 서비스.미주 지역의 한인업소와 한인회,무역관은 물론 교회와 세탁소,철물점,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한인 관련 7만5,000여개의 업소와 기관에 대한 자료 및 각종 소식을 한글과 영문으로 제공한다. 미주 전 지역의 영사관을 비롯,한국학교와 한인단체,종교단체 등 비영리단체들이 온라인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와 게시판도 무료로 설치해준다.최근에는 한국내해외업무가 많은 기업들과 제휴,한국기업의 미주지역 진출과 해외 마케팅을 돕고 있다.특히 실리콘밸리 소식을 대한매일 뉴스넷(www.kdaily.com)을 통해 제공한다. 김재천기자
  •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上)

    8·15 광복절이 다가오면 한국인은 어쩔 수 없이 운명의 이웃 일본을 생각하게 된다.그런데 일본인들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철학박사로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인의 주체성’이란 의식깊은 책을 잇따라 출간했던 탁석산씨는 새 저서의 취재연구차 최근 일본 여러 곳을 돌아보며 많은 일본인을 만나보았다.광복절을 맞아 그의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이란 글을 2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주)쿄토 외곽 오하라에서 만난 꼬치구이 아저씨는 한국이 국가인지조차몰랐다.하지만 후지산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가와구치역에서 만난공무원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남북회담의 파장에까지 지대한 관심이보였다.그리고 일본의 한국지배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무지와 전문가 수준의 이해·관심,이 양극이 일본인이 보여주는 한국에대한 인식인가? 한국계 중국인으로 북경사범대학을 나와 일본에서 14년 간 생활하고 있는 최만철(崔萬哲·38) 씨는 “일본인은 거의 다한국을 알고 있다고 봅니다.특히 88년 올림픽 이후 젊은 세대는 한국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그는 오사카 소재 역사가도추진협의회에서 일하고 있는 역사학자로 주 2회 북경 라디오 방송에 ‘신유관서(神遊關西)’를 집필하고 있다.그는 계속 “하지만 한국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왜냐하면 “일본은 아시아의 일원이지만 일본인의 대부분은 구미 일변도의 경향이 강하기때문이다” 고 설명한다. 내가 만난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세대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즉전전세대는 한국지배를 잘 알고 있지만 지배에 대해 사과하고픈 마음은 별로 없어 보였다.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에서 만난 우동집 할아버지는 “우리도 그때는 매우 가난했고 힘들었다.한국만 그런 것이아니었다”고 말하였다.그리고는 “한국과 일본은 사이좋게 지낼 수있다”는 말을 덧붙였다.사뽀로 전망 언덕에서 만난 교사는 태평양전쟁 무렵에 태어난 세대인데 한국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한국 지배에 대해 사과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그는 “한국지배는 당시 상황으로 봐서는 불가피한 것이었다.일본이 아니면 러시아나 중국이 지배했을 것이다.하지만 어쨌든 식민지 지배는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그럼 젊은 세대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도쿄에서 만난한 고등학생은 한국이란 나라의 존재를 몰랐다.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가까운 나라라고 하니까 “그럼 타이완입니까?”라고 반문하였다.하도 신기해서 역사시간에 한국에 대해 배우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역사 교과서는 매우 두꺼워서 학기가 끝날 때가 되도 근대까지 진도가나가지 않는다”고 답하였다.따라서 어쩌면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것이 당연해 보였다. 그렇다면 세대가 젊을수록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런 결론은 최만철씨의 발언과 어긋나지 않는가? 즉 거의모든 일본인이 한국을 안다는 것과 젊은 세대의 무지가 어떻게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경상대 교수를 지낸 후 지금은 후쿠오카에거주하면서 ‘후쿠오카현의 국제화를 함께 생각하는 간담회’ 좌장을 맡고 있는 신현하(72) 씨는 일본 거주 30년이 된 분인데 이 문제에대해 “기성 세대는 어쨌든 한국에 대해 관심이 있는 반면 젊은세대는 한국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일본인들은 한국에서의 관광이나 쇼핑에 관심이 있을뿐 한국인이 살아온 길 즉 역사나 철학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은 최만철 씨의 일본에 대한 평가와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 즉 그는 일본에 대해 “일본은 아시아에서 으뜸가는 경제 강국이지만 엥겔 계수의 비중이 높고 해외여행 등 환 트레이드에서만 풍족함을느낀다”고 지적한다.‘환 트레이드’의 풍족감을 마음껏 향유할 수있는 곳이 한국인 것이다. 일본은 10%의 소수가 90%의 다수를 이끌고 가는 사회라고 한다.영어발음이 나쁘고 대다수의 국민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일본이 강대국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문화의 발달 때문으로 생각된다.즉 소수의 10%가 성실하고 신속하게 번역해 놓은 자료를 90%의 다수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에 대한 관심과 인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소수의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 이상의 학식과 안목을 갖고 있다.일본에서 한국에 관한 연구비 신청은 주제를 가리지 않고 매우 잘 지급된다고 한다.소수의 일본인은 한국을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연구한다.하지만 대다수의 일본인은 한국을 잘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관광이나 쇼핑으로 알고 있을 뿐 한국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한국은 일본인에게 소수의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국명이 아닌 지명’이다.즉 홍콩이 우리에게 국명이나 정치적,문화적 의미가 없는 면세지역이나 관광지로 인식되었던 시대가 있었듯이 한국은 대다수의일본인에게 역사나 문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곳이 아니라 관광과 쇼핑으로 자신들의 자부심을 잠시나마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곳으로기억되고 있다.대다수의 일본인은 한국을 알고 있다.하지만 국명이나 문화를 갖는 어떤 나라로서가 아니라 관광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가깝고 물가가 싼 지명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탁 석 산 철학박사·저술가
  • 중랑천변 신내·상봉동 하수 개선사업 마무리

    상습침수지로 장마철마다 주민들이 불안해 했던 서울 중랑천변 신내·상봉동 일대의 하수 개선사업이 마무리돼 침수불안에서 벗어나게 됐다.중랑구(구청장 鄭鎭澤)는 중랑천 상습침수지로 장마 때마다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겪어온 신내·상봉동 일대 하수도 개선사업을 최근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신내·상봉동 침수지역은 신내 택지개발사업지구와 망우동 일대의 빗물이모여드는 저지대로 98년 여름 집중호우로 437가구가 침수되는 등 매년 물난리가 되풀이돼 온 곳이다.이에 따라 중랑구는 지난해 9월부터 29억3,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너비 3m,높이 2m의 하수박스를 설치하고 제방에 홍수 방어벽을 설치하는 하수도 개선사업을 시작했었다. 심재억기자
  • 건설공제조합·신용등급하락50개업체7,114억 추가 출자 마찰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신용 등급 하락 평가를 받은 건설업체들이 추가 출자를 하지 않는 한 1일부터 신규 공사 수주와 공사계약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됐다. 30일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조합원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한 결과 ㈜대우동아건설산업 쌍용건설 신동아건설 ㈜우방 등 50여개 업체는 신용 등급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공사 관련 보증을 받기 위해 당장 수천억원에서 수백억원을 추가로 출자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5,400여개 회원사 가운데 1차로 1,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신용평가 결과 신용등급 하락 업체는 모두 50여개사.추가 출자액은 모두 7,114억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법정관리나 화의,워크아웃 상태인 26개사는 6,836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한다. ㈜대우는 지난해 최우량 등급(A)을 받았으나 올해는 최하위 등급(D)을 받았다.따라서 채무조정 등 대우 문제가 매듭되기전까지는 4,000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보증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용이 3단계 떨어진 동아건설은612억원,쌍용건설과 한신공영도 각각 348억원을 더출자해야 한다.㈜우방도신용등급이 3단계나 떨어져 추가로 출자해야 보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추가 출자가 불가능한 이들 업체는 조합이 내린 결정이 “당장 사업을 그만두라는 조치나 다름없다”며 신용등급 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지난 29일에는 조합을 찾아가 “추가 출자 요구를 유보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합은 “업체들끼리 공사이행 맞보증을 서주는 ‘약정연대보증’이지난해 7월부터 폐지돼 건설사 부도에 따른 손해를 조합이 고스란히 부담,부실이 우려되는데다 우량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라며 신용 평가의 결과를 번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다만 업체들의 강한반발에 부딪히자 새로 수주하는 공사에 대해서는 해당 공사 보증액만큼만 추가 출자하면 일단 입찰 보증서를 끊어주고,나머지 보증 발급에 필요한 추가출자 납부도 올해말까지 연기해주기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우리 가족 모이면 군함 한척 움직여요”

    가족 가운데 사촌 형제까지 포함해 7명이 해군과 해병에서 근무하는 해군가족이 있어 화제다. 해군 5전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만석(28) 중사와 동생 우만용(24·청주함)하사, 외사촌 최건한(28·경남함) 대위,삼촌 우동갑(45·해병 2사단) 상사,매제 정남식(30·해병 1사단) 중사가 주인공들이다.해군이 5명,해병이 2명이다. 최 대위의 어머니인 우인순씨(51)는 해군대학 조리사,아버지 최환수씨(52)는 육군 지도창에 근무하는 명실상부한 군가족이다.우 중사 가족들이 해군과해병대의 길을 택한 것은 평소 ‘사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강조해온 삼촌 우동갑 상사의 영향이 컸다. 가족들은 “제복을 입은 삼촌의 모습을 보고 입대를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가족 중 마지막으로 지난해 11월 해군 하사관으로 지원한 최병덕(22·하후 181기) 하사는 “평소 우리 가족이 모이면 군함 한 척은 움직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4)잃어버린 먹거리

    6·25전쟁 전에도 쌀이 늘 모자라서 수제비나 국수를 많이 먹었지만 밥을 지어 먹을 때에도 반찬은 한 두어 가지가 고작이었다.동그란 밥상 가운데에 찌개 냄비 올려놓고 김치 한 보시기에 밥 한 그릇씩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밥에다 뭔가 넣어서 해먹으면 양식도 절약이 되고 반찬도 따로 장만할 필요가 없게 된다.나는 요즈음 경양식 집에서 김치와 베이컨과 햄이며 당근 등속을 넣고 버터에 볶은 김치볶음밥은 어딘가 맛이 분명치 않아서 딱 질색이다. 김치가 시어지면 속을 좀 털어내고 송송 썰어서 김치밥을 해먹었고 햇감자가나오면 감자밥을, 고구마가 나오면 고구마밥을,그리고 가을에 김장하고나서남은 무를 넣고 무밥도 해먹었는데,콩나물은 값싸고 가장 흔한 채소라 어느철에도 가끔씩 해먹었다. 영등포의 그 작은 집 뒷뜰에는 화단도 있었고 수돗간과 광도 있었고 광 위에장독대가 있었다. 여름이면 화단에다 일년초의 씨를 뿌렸는데 봉숭아 채송화분꽃 그리고 나팔꽃이 누나들이 매어준 실을 타고 판자 울타리 끝에까지 기어 올랐다.익으면 발간 주황색이되는 유자도 열렸고 수세미 넝쿨도 광의 지붕으로 뻗어 올라갔다.초겨울이 되면 아버지가 광의 뒷편 그늘진 곳에다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곤 했다. 어머니가 뚜껑과 짚으로 둥글게 짠 덮개를 열고 웅크리고 한 손을 집어넣어통배추 김치나 절인 무를 꺼내는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삼삼하다. 김치밥은 돼지고기를 써야 더욱 맛이 좋다.돼지 살코기를 다져서 갖은 양념하여 살짝 볶아 놓고 쌀을 앉힐 때 김치와 돼지고기와 쌀을 켜켜로 두어 물을 잡는다.보통 때보다 물을 약간 덜 잡아서 밥을 하면 되지만 약간 질척한듯 짓는 것이 더욱 맛있는 것같다.양념장을 준비했다가 조금씩 밥 위에 두고비벼서 먹는다. 멸치로 다시를 낸 맑은 미역국과 함께 먹으면 다른 찬이 필요가 없다. 콩나물 밥도 짓는 법은 비슷하여 양념이 된 고기를 볶아서 콩나물과 같이 쌀에 앉히는데,더욱 구수한 맛을 내려면 다시마 우린 물이나 멸치 맛국물로 밥물을 잡는다.역시 양념장을 넣고 비벼서 먹는다.국은 재첩이나 조개로 된장국을 끓여서 낸다. 무밥이나 감자밥 고구마밥도 모두 양식이 모자라던 시절의 밥짓기지만,얼마전에 여행길에서 산간에 들어갔다가 감자밥과 막장으로 끓인 호박찌개를 먹고 투박하고 구수한 옛맛이 살아나서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던 적이 있었다.도무지 이런 맛이란 시중의 음식점 어디를 가보아도 없다.요즈음 대중식당의 차림표와 음식은 서울에서 저 남도 끝이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어슷비슷한 맛이다. 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셈이랄까.대충 벽에 붙은 차림표대로 주문을 하고나면어디선가 먹은 그 음식이 같은 모양새로 나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밥은 또 어떤가.밤중에 공부를 하다가 아니면 책을 읽다가 귀찮기는 하지만 속이 출출해서 슬슬 부엌에 나가서 뭔가 먹을 것을 찾는다.형제들이 많은 집이면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하기도 하고 제일 굴풋하고 시장한사람이 부엌으로 나가게 된다. 밥이 솥 안에 조금 남아있고 찬장에는 먹던 김치가 있고 고추장 뿐이다.허름한 양은 냄비에다 참기름을 두르고 밥과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비비면서 볶는다.그대로 숫가락 여러 개를 꽂아서 냄비채로 들고 방으로 돌아오면형제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퍼먹는데 밤참의 그 맛이란 세 끼 중에 가장 특별한맛이다. 뭔가 나물이나 김치나 하여튼 먹고 남은 찬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은 어느지방에나 있는데 사람들 추측에 의하면 대개 명절이 지난 뒤라든가 제사를지낸 며칠 후에 ‘먹어 치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전주 지방의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안동에서는 원래의 의미대로 헛제사밥이라고 부른다. 어렸을 적에 평양이 고향이던 어머니는 ‘온반’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아마도 수십년 동안을 남쪽에 정착해 살면서도 이곳은 임시 거처려니 여기고 살아온 게 분명할 것이다.더구나 어머니는 농촌 가정 출신이 아니라 개화된 지식인 집안이었고 커서 배운 요리도 거의가 일본식의 개화 음식이었다.아니,그렇다고는 해도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뿌리를 뽑힌 ‘피난살이’의 살림을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가 없었을 게다.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서몇 대를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보고 깊은 인상을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그들이 찬통에 싸온 여러 종류의 장아찌는 기가막힌 맛이었다. 머니는 나중에 아버지와 사별하고부터는 혼자서 벅찬 생업을 감당하노라고더욱 부엌일과 멀어졌고 우리집 식단은 그야말로 가게에서 그날 그날 사다가후딱 조리해서 먹어치우는 식이 되었다. 어머니는 노티를 외우던 것처럼 고향의 온반이 먹고 싶다고 여러번 말했고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도 했다.그저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등속에다 두어 국물을 부어 만든 것이었는데 우리가보기에는 국밥도 아니고 비빔밥도 아닌 이상야릇한 음식인 듯했다.이렇듯 야릇한 음식으로는 중국집의 울면이 있다.우동이나 짬뽕처럼 시원한 국물도 아니고 짜장면처럼 비비는 것도 아닌 걸죽한 소오스가 아닌가.마치 비벼 먹다가 마음이 변해서 국을 들이부운 것만 같다. 내가 몇 차레 김일성 주석과 나눈 점심에 온반을 먹게 되었다.어느 기록에도보니까 해방후 초기 집권 시절에 부인이 집에서 직접 콩나물 기르는 얘기가나오고 장군(김 주석)이 콩나물 국밥을 즐겨했다고 한다. 이거이 주로 먼길 떠나는 사람들이 먹었디.손님이 많고 일손은 바쁘고 할적에 온반 한 그릇씩 주면 얼마나 편리했겠소.속두 풀리구 든든하디. 온반 역시 설이나 제사 뒤의 비빔밥의 유래와 같은 계통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다만 추운 지방에서는 남은 음식을 차게 먹을 수 없으니 더운 국물을 부어서먹었을 게 분명하다. 이것을 끓인 것으로 온반죽이 있으니 더욱 그럴 듯 하다. 표고버섯과 고기를 볶고 찢어 놓은 고사리며 갖은 양념하여 무친 숙주나물을두고 달걀 지단을 썰어 밥 위에 얹고 녹두전을 부쳐서 밥 위에 얹고나서, 그위에 푹 곤 양지머리 국물이나 닭 가슴 살을 곤 맑은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대개는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잡지만 나는 뜨거운 국물을 밥과 건더기가 푹잠기도록 부어야 직성이 풀린다.벌겋고 시원하게 담근 깍두기나 고추를 갈아젓과 버무린 배추 겉절이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나고 속이후련해진다.과음한 이튿날 속풀이로도 그만이고 별로 입맛이 없는 요즈음의여름 날 점심 때에 땀을 흘리며 먹고나면 이열치열도 될 것이다. 초대소에서도 점심으로 몇번 더 먹은 기억이 난다.요새는 북에서 무슨 국을끓여도 대개는 닭을 고아서 쓰는 모양이었다.내가 된장국의 맛을 내려고 멸치를 찾았더니 주방장은 멸치를 어떻게 국물로 쓰느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자꾸만 된장국이나 야채국에는 멸치를 넣어야 제맛이 난다고 했더니 답답했던지 그가 멸치를 가지고 나와서 내게 보여 주었다.아뿔싸,이북에서는 동해안 멸치가 있긴 있는데 크기가 거의 작은 꽁치만이나 했다.이건비려서 못쓰겠지.이것 보다 작은 게 있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건 멸치가 아니라 까나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역시 지방마다 맛과 조리법이 다른 이유는 기후와 풍토,그리고 자연조건에따른 것이다.그러한즉 땅은 작지만 팔도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말과 음식은얼마나 아기자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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