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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터 대단지 아파트 쏟아진다

    공장터 대단지 아파트 쏟아진다

    ‘공장 터에 들어서는 아파트를 잡아라.’ 서울 도심의 공장이 속속 외곽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이 자리에 지어지는 아파트가 인기다. 서울에서는 택지 고갈로 자투리 땅 등에 지어지는 나홀로 아파트가 대부분이지만 공장 이전지 아파트는 대단지를 형성한다.그런 만큼 편익시설이 골고루 갖춰져 있고 입지여건이 좋다. 건설업계나 공장부지를 보유 중인 업체가 계획하고 있는 분양물량만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1만 3000가구에 달한다.서울·수도권 물량은 6000여가구이다. ●계획개발로 편의시설 두루 갖춰 대림산업은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721 일대 충남방적 공장부지 3만 7000여평에 지어질 2368가구의 아파트에 대한 청약을 오는17일부터 접수한다.지하1층,지상14∼29층의 31개동 규모.경부고속도로 오산인터체인지(IC) 및 1번 국도와 가깝고 경부고속철도 오산역까지 걸어서 7분여 거리(500m)이다. 대우건설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옛 한국타이어 터에 업무시설인 미래사랑시티를 분양한다.지하5∼지상30층짜리 4개동으로,오피스텔 664실과 오피스 405실로 이뤄진다. 오피스텔 기준이 강화된 지난 6월 이전 허가를 받아 바닥 난방이나 화장실 설치에 대한 규제가 없다.신도림역이 3∼5분 거리이고 테마쇼핑몰 테크노마트 등과 지하로 연결된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인 ㈜엠코는 인천광역시 삼산지구 1만 2000여평의 현대다이모스공장부지에서 다음달 ‘엠코타운’ 716가구를 분양한다.사업부지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제1·2경인고속도로를 이용,서울 등으로 진출입이 쉽다.중동의 순천향병원과 상동의 길병원 등이 차량으로 10여분 걸리며 LG백화점과 이마트 등도 가깝다. 풍림산업도 다음달 인천 학익동 휴스틸 부지에서 201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준비 중인 곳도 많아 아직 세부 개발계획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장터 이전이 추진 중이거나,계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곳도 많다.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1만 700평의 기아자동차 출하장 터엔 오는 2007년 전자 전문 쇼핑몰인 테크노마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의 1만여평 규모의 대성연탄 공장 터에는 호텔,컨벤션센터,상가 등 연면적 8만 7000평 규모의 복합시설이 건립된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고잔동 ㈜한화 공장부지 72만 4000여평(논현·소래지구)은 바다와 유원지,공원,아파트가 어우러진 미니 신도시로 개발될 계획이다.서울 은평구 수색동 삼표연탄 부지도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주변에 딴 공장 있는지 확인해야 공장이전지 아파트는 대단지이고,계획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나홀로 단지에 비해 입지여건이나 단지환경이 앞선다. 하지만 주변에 아직도 공장이 그대로 있는 경우도 많다.주거환경이 그만큼 뒤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장기적으로 주변 공장들도 이전하겠지만 의외로 장기화될 경우 집값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분양받기 전에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주변에 공장시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분양가가 비싼 경우도 많다.공장이전지가 갖는 장점을 과대포장하면서 분양가를 턱없이 올려 받는 업체가 많다.덕소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이렇게 분양가를 높여 받았다가 미분양 상태로 있는 곳도 있다.청약 전 주변 단지와 분양가를 비교해보는 것은 필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길섶에서] 인생역전/이목희 논설위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고시에 붙거나,교수가 되거나,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기자도 그런대로 괜찮은 직업군에 속했다.그런데 학원강사로 나선 대학 동기가 있었다.원래 활달했으나 동창 모임에는 잘 안 나왔다.근래 소식을 들으니 서울,부산,대구에서 학원 사업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한다.두 명의 자녀를 미국보다 학비가 훨씬 비싼 영국에 유학 보냈다.친구들은 “로또복권 안 맞아도 인생역전이 가능하네.”라며 도리어 그를 부러워했다. 주변에 로또를 꾸준히 사는 사람이 꽤 된다.“꿈이 좋았다.”“홀인원을 했다.”는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일부는 ‘이제 믿을 것은 로또뿐’이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얼마 전 아내가 로또를 정기적으로 사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혹시….’하며 기다리는 즐거움을 갖자는 것이겠지만,단호하게 잘랐다.“아직 나이도 있는데,기다려봐.”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지만 인생역전을 로또에만 기대는 것은 왠지 비겁하다고 느껴졌다.열심히 일하고,회사가 잘 되고,봉급이 오르고….단순소박한 삶에서 기쁨을 찾아봐야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정책진단] 정부 출산장려정책 ‘엇박자’

    [정책진단] 정부 출산장려정책 ‘엇박자’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올 1월부터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 쪽으로 본격적으로 정책방향을 틀었지만,출산을 독려하기 위한 대다수 정책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고,서로 모순되는 게 많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관중절수술과 복원수술이다.정관중절수술(정관을 묶는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2만원만 주면 가볍게 할 수 있는 반면,정관복원수술은 지난 7월부터 뒤늦게 보험이 적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비용이 30만∼50만원이나 들어 부담이 크다. ●연간 40억 보험재정 투입 비용 부담이 적은 탓인지 지난 70∼80년대 ‘가족계획’ 시절에 성행했던 정관수술은 요즘도 해마다 9만명에 이른다.수술 비용은 7만 4000원이며 보험이 적용되면 30% 정도인 2만 1000원이면 된다.70% 가까운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인데,정부의 출산장려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보험적용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해에 태어나는 신생아수가 50만명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출산을 원천적으로 막는 정관수술에 대해 연간 40억원이 넘는 보험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얘기다.대신,2007년으로 예정된 초음파검사의 보험적용을 앞당겨 시행해 산전검사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관수술도 수가(酬價)가 정해져 있는 엄연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무작정 보험을 제외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질병 등의 이유로 임신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정관수술의 경우,과거 산아제한정책에 따라 보험을 적용해줬던 만큼 꼭 필요한 경우를 벗어나면 보험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복원 비용은 보험적용돼도 50만원 반면 정관복원수술은 당초 보험이 안 돼 150만∼200만원이나 들었던 것이 지난 7월부터 보험이 적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5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수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중앙정부 차원의 출산장려정책은 아직까지 뚜렷한 게 없고,실효성도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대도시는 양육보조비를 주지만 보육원에 보낸 경우로 제한하고 있거나,그나마 대상을 셋째 아이로 한정하는 식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5만∼3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고 있긴 하지만,이 정도로는 출산기피 풍조를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출산을 장려하려면 획기적으로 육아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쪽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정부는 재원마련 등이 쉽지 않아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독서와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도시(북시티)’의 꿈이 영글고 있다. 독특한 건축물과 자연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룬 파주 교하읍 문발리 책마을 파주출판문화단지가 그 곳이다.통일을 꿈꾸며 시원하게 뚫려 있는 자유로를 타고 가다 신도시 일산을 지나면 나온다.영상과 인터넷이 득세하고 있는 요즘 문자의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북시티는 광속처럼 빠른 전자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구현하기라도 하듯 2006년 완성을 위해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파주 북시티는 48만평 도시 전체가 저마다 스토리를 갖춘 독특한 건축물로 채워지는 하나의 건축전시장이다.북시티에서 건축 연면적만 1만 5500평으로 가장 규모가 큰 ‘북센’ 건물은 땅이 연속되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건물지붕이 언덕과 같이 비스듬한 경사를 이룬다. 가장 먼저 입주한 한길사 사옥은 4권의 거대한 책을 책꽂이에 꽂은 형태이고,창비사옥은 한강을 전면으로 바라보는 다른 건물들과 달리 뒤돌아 심학산을 마주보고 작지만 당당하게 서 있다. ●건축물 경연장 북시티의 핵심 관리·연구 및 교육인력이 입주한 대표건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는 외벽을 벌겋게 녹슨 재질의 철판으로 둘러쌌다.미적으론 자연스러움을,실용적으로는 녹이 딱딱한 피막을 형성해 페인트보다 내구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갈대가 우거진 샛강 위에 기둥을 세운 반수상건물로 물가에는 오리,물속에는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닌다.해질녘 1층 카페옆 ‘노을의 루’에서는 샛강을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외국서적 전문출판사인 신원에이전시 사옥은 외벽 전체가 유리로 된 건물로 지어졌다. 파주 북시티 건축물들은 이미 일반인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의 견학장이 되고 있다.북시티의 건축물들은 입주사와 건축가들이 가진 주관적 사고를 뒤로하고 ‘이상형 문화도시’를 위해 마련된 ‘출판도시 건축지침’에 따라 지어졌다.도시디자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황기선 교수팀이,건축지침은 건축가 민현식·승효상씨와 영국 북런던대의 플로리안 베이글 교수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자연과 인공이 모순을 극복하고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문화도시’가 건축지침의 주제다. 북시티가 자리잡은 곳은 원래 버려진 폐천부지였다.한강하류 저습지이자 철새도래지로 샛강을 보존한 친환경 생태환경도시의 모델이다.샛강에는 갈대와 억새,각종 수변식물들이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늪지를 포함한 샛강의 모습은 원형대로 보존됐다. ●책의 수도를 위한 첫걸음 북시티에선 10월15∼24일 북페스티벌 ‘2004 파주어린이 책한마당’이 열린다.파주시를 유네스코 ‘책의 수도’로 지정받기 위한 장정(長征)의 첫걸음이다. 북시티에 현재까지 입주한 44개 출판관련 사들은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상설 책 전시관(북카페)과 그림전시·음악회 등 문화공간과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100여평의 전시관과 야외무대에서 이미 그림전시회와 소음악회 등을 열어온 한길사는 책한마당 행사후엔 자사의 시판서적과 절판서적 등 2000여종을 모은 전시관을 운영한다. 1971년 이후 미술관련 전문출판사로 자리를 잡아온 열화당은 간단한 차와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고,‘사계절’과 ‘민음사’ 등도 그동안 출판한 책을 모은 박물관식 전시관을 구상중이다. ‘어린이 책한마당’에선 북시티내에 있는 출판사·저작권회사·인쇄사·지류회사 등을 다니며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견학하는 ‘책의 교실’,입주 업체 건축물들에 대한 감상과 이해의 장이 될 ‘건축학교’가 열린다. 헌 책을 포함해 3000여종의 책이 전시될 ‘어린이도서전’,26개 입주사들이 제작한 책을 판매하는 ‘특별전시회’도 열린다.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리밟기·줄다리기 등 ‘놀이마당’과 그림책을 영상과 음악,내레이션으로 구성하는 ‘빛그림 이야기’와 구연동화가 이어지는 ‘책문화 한마당’도 준비됐다. ‘어린이책 한마당’은 2005년 말 파주 북시티 준공이후 열릴 국제 북페스티벌의 전단계 행사 성격을 띠고 있다.지난해 처음 열린 페스티벌에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도,연 6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파주시와 파주 북시티는 오는 2010년까지 유네스코가 매년 전세계의 1개 도시를 선정하는 ‘책의 수도’ 지정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현재 북시티는 전체 48만평 중 1단계 28만평만 조성된 데다 북 시티와 연계한 파주의 도서관,전시관과 문화관련 기반시설도 유네스코 기준에 미흡하다. ●48만평 규모… 2006년까지 입주 그러나 파주 북시티 자체는 이미 규모면에선 영국의 헤이 온와이,네덜란드의 브래드보트,벨기에의 레뒤 등 세계적 유명 책마을을 능가한다.현재 보진재·돌베개·문학수첩·국민서관 등 44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나남출판사·법문사·범우사·평화제본 등 16개사가 건축공사 중이다.8개사가 착공을 준비중이고 샘터사·김영사·교학사 등 54개 사가 설계중으로 세계 최대의 계획된 출판도시의 꼴을 갖춰 가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모두 150여개 업체가 사옥을 갖춰,임대로 입주하는 회사까지 모두 600여개의 출판관련 회사가 들어온다. 출판기획,편집,인쇄,물류유통의 전과정을 하나로 묶는 출판문화산업의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로 관리된다. 북시티에는 아직 방문객을 위한 쇼핑·레저와 교통 등 편익시설이 부족하다.그러나 부지 5800평에,연면적 2만 2000평의 중심쇼핑몰 ‘이채’가 지난 6월 완공됐고 패션을 중심으로 한 부지 2500평의 일반상가가 일부 완공됐다. ‘이채’엔 현재 9개관의 극장이 운영중이다.대형식당과 난타전용극장,대형서점·전문식당이 오는 18일 문을 열 예정이고.6000여평의 대형사우나와 수입명품·의류점 등도 오는 10월의 페스티벌 이전에 문을 열 예정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책의 일생’ 모두 관장 ‘북센’ 파주 북시티의 초입엔 최대 3300만부의 책을 한꺼번에 보관하고 하루 40만부를 유통시킬 수 있는 아시아 최대 도서유통센터 ‘북센’(BOOXEN)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월말 준공된 ‘북센’은 보관·집책·포장·배송·재생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출판된 책의 일생을 모두 관장한다. 171억원의 자본금과 대형출판사 등 402개의 주주회사가 참여한 국내 도서유통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부지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축 공사비만 400억여원이 투입됐다. 거래하는 서점이 전국 서점의 3분의2가 넘는 1700여 곳.실제 책을 내는 출판사의 절반가량인 1800여 곳에서 책을 받고 있다.이 곳에 모아진 책들은 20만종에 이르는 도서의 위치정보와 3300만부의 재고,입·출고 등의 종합 관리시스템에 의해 빈틈없이 통제된다.지방 소도시의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주문할 경우도 바코드에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정확하게 자동화 창고에서 분류돼 출고된다. ‘북센’의 전신은 주식회사 한국출판유통센터다.파주 북시티에 최첨단 시설을 갖춰 입주하면서 ‘책 도매상’이란 낡은 이미지를 벗고 ‘지식센터’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바꿨다. 첨단 도서유통센터 ‘북센’의 등장은 지금까지 한국 출판계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복잡한 유통구조와 중소규모 출판사들의 목을 죄어온 어음결제,무자료 거래 등의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北, ‘생계형 탈북자’ 처벌 완화

    北, ‘생계형 탈북자’ 처벌 완화

    최근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 공안 등에 붙잡혀 강제 송환되는 탈북자에 대해 북한 당국의 처벌 강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다수의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의 탈북자 처벌이 예전과는 달리 완화된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여러 징후들을 살펴볼 때 처벌 강도가 낮아졌다고 말할 만한 현상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탈북자들이 돈과 식량 등을 북한으로 반입하면서 식량난과 경제난 해소에 다소나마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소식통들은 특히 “북한이 중국 당국의 탈북자 단속에 그저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며,중국측의 강력 단속 또는 일제 단속에 내심 불만을 갖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생계형 탈북’에 대한 ‘관대한 처벌’이 감지되고 있다.”며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 뒤 “처벌 완화는 탈북자 수의 증가와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탈북자 수용시설 확충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속적이지 않은 일시적인 것으로,북한측의 탈북자 처벌 완화 방침으로 해석하기에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근본적인 정책적 변화나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그간 송환 탈북자 처벌 수위는 몇차례 조정이 있었으며,북한 당국의 정책이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언제 갑자기 강경대응으로 돌아설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처벌이 누그러졌다가 그 이듬해 다시 크게 강화된 사례 등이 있어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2001년에는 송환 탈북자를 짐승처럼 발에 족쇄를 채우거나 쇠줄로 코를 꿰어 끌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그는 “‘생계형 탈북’과 함께 주기적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등 탈북자의 유형도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탈북한 C씨는 “송환 탈북자는 총살당하기도 하고 보위부나 안전부로 끌려가 인간 취급도 못 받다가,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2000년 여름쯤부터는 다소 달라졌다.”고 말했다.그는 “탈북 이후 남한 사람과 접촉하지 않았거나 기독교 등을 접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정치범 수용소가 아닌 집결소·노동소 등으로 배치돼 집단노역을 하다 6개월 이내에 풀려나곤 했다.”면서 “설령 처벌 수준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크게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입안의 혀만큼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에 포함시키려는 ‘둥베이궁청(東北工程)’으로 공분을 사고 있지만 그래도 ‘세계의 공장’ 중국 열풍은 끊이지 않는다.중국어학원은 새벽부터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중국에 관한 새 책은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온다. 음식 동네에서도 중국은 아주 친숙하다.가장 서민적인 중국 음식인 자장면의 발상지가 ‘인천이다,중국이다.’는 논란이 있을 정도다.식재료가 1만 3000여가지라는 중국 음식은 그 다양성에서 놀랄 만하다.중식당 동강의 최성수 사장은 “요리사가 3대에 걸쳐도 다 못먹을 만큼 풍부하다.”고 말했다.‘땅에서 자동차,하늘에는 비행기’를 빼곤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중국 음식하면 자장면·짬뽕·탕수육이 떠오르지만 맛의 1번지 강남에서는 중국 음식의 변화가 거세다.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의 중식당은 다소 퓨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외식업체 ‘롸이즈온’의 박준석 상무는 “요즘 생기는 중식당에는 자장면이나 짬뽕이 없고,안방까지 배달하는 ‘철가방’도 없다.”며 “적당히 한끼를 때우는 ‘동네 짱께집’이 아니라 제대로 먹는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모던 차이니스 레스토랑 분위기를 몰고 온 곳은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닝’.이런 트렌드에 미국 브랜드의 ‘미스터차우’가 가세했고,중국 진시황제의 별실 재현을 컵셉트로 잡은 ‘봉주루’,명나라를 기본 코드로 삼은 ‘공을기객잔’ 등이 합류했다.중식당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들 중식당은 공통적으로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오픈 테이블로서 옆 손님이 뭘 먹는지도 알 수 있다.술은 고량주도 있지만 와인이 주류다.메뉴가 코스화돼 있는가 하면 주문 방식도 좀 다르다.직원들이 “어떤 요리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거나,손님들이 “닭고기와 해산물이 먹고 싶다,동행해 온 손님이 야채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된다.메뉴 없이 주문하는 방식은 외국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사실,메뉴를 봐도 음식을 알기가 쉽지 않다.실례로 ‘미스터차우’에서 많이 나가는 ‘상하이 리틀 드래곤’.장난감이나 어린이 야구단 이름처럼 보이지만 해산물과 야채가 많이 들어가 아기자기한 만두처럼 생긴 딤섬이다.‘그린 프론’은 겉모습이 브로콜리 볶음처럼 보이지만 시금치 물을 들인 새우 요리다.‘미스터차우’의 정연태 마케팅 팀장은 “이런 방식을 처음 접한 고객들이 의아해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더 만족해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 두명이면 중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일품 요리의 양이 버겁기 때문.이닝은 국내 최초로 두명이 와도 다양하게 일품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물론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내놓는다.‘미스터차우’ 역시 10가지 코스를 내놓지만 각각의 양은 조금씩 나온다.이런 까닭에 요즘 중식당에는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여성 두 명이 식사하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반면 연희동쪽의 중식당은 화교들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연희·연남동쪽 중식당은 작고 허름하지만 수 십년간 대를 이어와 맛이 깊고,전통 중국 음식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중국 요리가 일반 가정으로도 많이 들어왔다.”며 “초대상에 중국 요리 몇 가지를 내면 손님들이 아주 흡족해 한다.”고 말했다. ■ 중국요리 재료 여기서 사세요 중국요리 재료는 서울시청앞 플라자호텔에서 남대문 시장쪽으로 가는 쪽 북창동에서 웬만한 것을 다 살 수 있다.양념과 향료·통조림·면·건채·건해산물 등 식재료는 물론 접시와 조리기구까지 다룬다.백화점보다도 30%가량은 싸다.이곳에서 가장 오래되고 다양한 품목을 갖춘 곳이 골목 어귀에 자리잡은 신영상회(753-0449).40년 가까이 화교가 대대로 운영해 온 이곳에는 네댓평 남짓한 공간에 온갖 재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바로 인근 신창상회(752-2212)도 유명하고 이웃해서 비슷한 재료상이 몇 곳 성업중이다. ■ 유경씨와 중국 요리조리 ●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이화여대를 마치고 ‘푸드앤컬쳐’에서 요리와 푸드스타일링을 공부했다.제일제당 쿡조이 등에서 푸드스타일링을 한 그는 푸드채널 ‘니하오 차이나’에서 센스를 더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출연중.그는 중국요리 맛내는 비법으로 ▲기름에 데칠 때는 중불에서 센불로 ▲마늘·파 등은 먼저 볶아 향을 내고 ▲맛술은 프라이팬 가장자리로 흘려 보내고 ▲물녹말은 끓는 국물에 넣고 ▲소스는 먹기 직전 끼얹는다고 귀띔했다. ●마늘&마늘쫑 볶음밥 재료 마늘 2톨,마늘쫑 1대,식용유 적당량,밥 1공기,계란 1개,치킨파우더 1큰술. 만드는 법 (1)마늘을 편으로 썰어 준비하고,마늘쫑은 짧게 송송 썬다.마늘과 마늘쫑을 함께 기름에 튀겨 놓는다.(2)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풀어서 먼저 볶다가 밥과 튀긴 마늘과 마늘쫑을 넣는다.(3)치킨파우더로 간을 하고 밥이 풀어지고 고들고들해질 때까지 볶는다.(4)(3)에 (2)를 얹어서 볶아낸다. ●과일 춘권 재료 춘권피 5장,키위·바나나 1개씩,사과 (½)개,배 (¼)개,마요네즈 3큰술,플레인 요구르트 2큰술,계란 흰자 1개,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과일은 0.5㎝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2)마요네즈와 플레인 요구르트·소금·후추를 섞은 다음 (1)의 과일을 섞는다.(3)춘권피를 펴고 (2)를 싼 뒤 가장자리를 계란 흰자로 붙인다.(4)170℃ 기름에서 살짝 튀긴다. ●닭고기 레몬소스 튀김 재료 닭가슴살 300g,청주·식용유 1큰술씩,달걀 노른자 2개,녹말가루 5큰술,소스(레몬즙·설탕 4큰술씩,물(⅓)컵,기름 1큰술,물녹말·소금 적당량) 만드는 법 (1)닭고기를 손마디만하게 썰어 그릇에 담고 소금·술을 부어 두고 밑간을 한다.(2)밑간을 한 닭고기에 달걀 노른자를 묻혀 주무른다.(3)(2)에 마른 녹말가루를 묻혀 톡톡 털어낸다.(4)녹말가루를 묻힌 닭고기를 170℃ 기름에 하나씩 넣어 튀긴다.(5)소스팬에 식용유 한 큰술 두르고 레몬즙으로 맛을 낸 소스를 넣어 끓인다.(6)(5)를 (4)의 튀긴 닭을 부어 버무린다.(7)레몬을 슬라이스해서 차갑게 넣어 두었다가 (6)에 곁들여 낸다. ●해물누룽지탕 재료 찹쌀누룽지 4개,건해삼 1마리,새우 100g,갑오징어 (½)마리,표고버섯 3개,아스파라거스 4대,마늘4쪽,대파 (½)대,튀김기름 적당량,간장·청주 1큰술씩,소금 1작은술,육수 6컵,물녹말 2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갑오징어는 손질해 반으로 갈라 길이로 촘촘히 칼집을 낸 다음 2㎝ 간격으로 저민다.새우는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살짝 씻어 건지고,해삼도 길게 반 갈라 3㎝ 길이로 납작하게 썬다.(2)표고버섯은 불려 밑동을 잘라내고 물기를 꽉 짠 뒤 넓적하게 저민다.아스파라거스와 파는 줄기만 씻어서 4㎝ 길이로 어슷 썰고 마늘도 얇게 저민다.(3)프라이팬에 기름 2컵을 두르고 열이 오르면 (1)과 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데쳐낸다.(4)다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뜨겁게 달궈지면 마늘과 파를 볶아 향을 낸 다음 간장과 술을 넣어 맛을 낸다.그런 다음 (3)을 넣어 볶는다.(5)(4)에 육수를 붓고 끓인다.한소끔 끓으면 물녹말을 2큰술 넣어 걸쭉하게 되면 참기름을 넣어 섞는다.(6)누룽지를 170℃에서 튀겨 그릇에 담고 (5)의 해물탕을 부어내면 완성된다.
  • [임영숙 칼럼] 광주에 가는 힐 대사에게

    [임영숙 칼럼] 광주에 가는 힐 대사에게

    크리스토퍼 힐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지난달 12일 부임한 힐 대사는 정·관계는 물론 경제계 언론계 등 각계 각층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만나는 사람들에게 그가 공통적을 강조하는 것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다.또 다음주 중 광주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같은 활동이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한 관례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전임 미국 대사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우선 주한미국대사 내정자로서 워싱턴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 발언부터 눈길을 끌었다.한·미간의 민감한 외교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하며 “앞으로 한국에서 대국민 외교를 강화해 나가겠다.한국 각지를 방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4년전 토머스 허버드 대사가 같은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하이닉스 지원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등 한·미 통상 외교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피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힐 대사의 의욕적인 행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부시 대통령은 지난 3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도운 동맹국들과 동맹국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노무현 대통령을 거명하지 않았다.거센 파병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군대를 이라크에 파병한 한국을,한국의 10분의1정도 병력을 파병한 나라까지 거명하면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더욱이 한국정부는 오는 11월 이라크 파병 연장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입장에 있다. 물론 미국 측은 이번 연설문이 행정부가 아닌 공화당 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단순한 실수이며 한국을 중시하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실수이든 고의이든 간에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해치고 한국에서 반미감정을 심화시킬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그런 점에서 힐 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대해 더욱 공식적이고 분명한 해명이 한국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다음주 광주를 방문할 때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참배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효순·미선양의 참사에 앞서 한국에서 반미감정을 촉발시킨 사건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당시 광주 무력진압이 미국의 묵인아래 이루어졌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의 반미정서가 시작된 셈이다.미국이 광주민중항쟁 진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만 하기보다는 미국대사가 그 희생자들이 잠든 5·18국립묘지를 하루빨리 참배하는 것이 반미정서를 가라앉히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또 지난 80년대 중반 한국에 근무할 때와 달리 이제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큰딸이 이화여대 국제교육원에 등록해 한국어 등을 배우도록 했고 그 자신 이미 5개국어를 구사하는 만큼 한국어를 익히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방한한 미국 헤리티지 재단 에드윈 풀러 이사장은 힐 대사가 “미국 국무부의 슈퍼스타로 향후 한·미관계를 회복시키는 비밀병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클린턴의 민주당 행정부에서 발탁된 힐 대사는 국무부의 ‘우수외교관상’을 받은 바 있고 전임지인 폴란드의 이라크 파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부시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미 동맹 50년 관계가 변화하는 민감한 시기에 부임한 50세의 힐 대사가 한·미 관계의 재정립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주필 ysi@seoul.co.kr
  • [여야 국보법 대치 심화] 목소리 낮추기

    ‘뭉쳐야 산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이 급물살을 타면서 그동안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던 여야 의원들이 슬그머니 몸을 낮추고 있다. 일부는 이미 당론쪽으로 입장을 선회했고,대립각으로 치닫는 분위기에 자제하고 함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7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여야 힘겨루기가 본격화된 마당에 올곧게 ‘마이 웨이’를 외치다간 당내 입지만 좁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개정 모임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맞서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거의 입을 닫았다.정의용 의원은 “개인적인 생각이야 있지만,당내 혼란과 불안감 조성이 우려돼 앞으로 언론 접촉은 간사격인 안영근 의원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강력한 어조로 개정론을 주장했던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언론이 너무 적나라하게 대립 양상으로만 보도하고 있다.”면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며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양승조 의원마저도 “이렇게 되면 폐지론으로 모아지지 않겠느냐.”고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범 여권의 폐지론에 맞서 부분 개정으로 입장을 정리한 한나라당에서도 이와 비례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그동안 적극적으로 개폐를 주장해온 배일도 의원은 발언을 삼가고 있다.김덕룡 원내대표 등이 지난 6일 배 의원에게 ‘자제’를 요청했다는 뒷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현행 법안 그대로 존치’를 주장했던 보수파 김용갑 의원은 “제 소신은 여전히 개정도 안 된다는 것이지만 당론이 개정으로 가면 제가 양보하겠다.폐지만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경우는 고진화 의원 정도가 유일하다.‘전면 개정파’인 고 의원은 7일 “일부 문구만 고쳐서는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면서 “모든 독소조항을 고쳐야 한다.”고 강경론을 굽히지 않았다. 박록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美 직장인 스트레스해소비용 연간 360조원

    美 직장인 스트레스해소비용 연간 360조원

    직장내 스트레스로 미국인들의 몸이 망가질 정도라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직장내 입지가 어려울 때는 물론 잘나갈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이에 따라 미 직장인들이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유지 등을 위해 쓰는 비용이 연간 3000억달러(360조원)에 이른다고 신문은 전했다.우리나라 내년도 예산 132조원의 2.7배에 해당된다. ●건강유지등에 年360조원 사용 신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칼퇴근’은 옛말이다.오후 5시에 퇴근했다가는 일에 전력투구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아웃소싱이나 구조조정,사세확장 등이 근로자에겐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연봉이 10만달러를 넘어도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미 직업안전 및 건강연구소(NIOSH)의 스티븐 사우터는 “스트레스를 받는 근로자는 건강유지를 위해 다른 근로자들보다 연 평균 600달러를 더 쓴다.”고 말했다.인적자원 연구기업인 크로노스의 최근 조사에서 근로자의 62%는 지난 6개월 사이 업무가 과중됐고 53%가 과로에 시달린다고 대답했다. ●휴대전화·노트북이 ‘속박’ 가중 첨단기술의 발달로 근로자들은 퇴근해도 일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휴대전화와 랩톱 컴퓨터 등의 발달은 근무시간과 비근무시간의 구분을 없앴다고 코네티컷대학의 도널드 페파스 심리학 교수가 밝혔다. 집에서 잔무를 처리하는 화이트 칼라층은 훨씬 위험한 수준이다.물론 이처럼 일을 집에까지 ‘끌고 오는’ 것은 집에서 얻는 위안보다 일의 성과에 따라 직장에서 주는 보상책이 더 강력해진 탓도 있다. 고용관계가 ‘파트타임’과 같은 비전통적 방식으로 바뀐 것도 스트레스의 한 요인이다.지구촌의 업무 수요가 밤낮을 가리지 않자 미 근로자의 40%는 24시간 전천후로 일한다.미 직장인 1명이 연간 일하는 시간은 1800시간을 넘어 독일인 1명보다 350시간이나 많다.뉴욕대학의 리처드 세네트 사회학 교수는 “2년제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이 퇴직 전까지 직업을 11차례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직장내 불확실성이 가중될 때 스트레스는 더 심해진다.구조조정과 아웃소싱이 진행되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직장내 동료사이에 긴장감이 팽배하고 강압적인 상사 밑에서 일할 때 심신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더 크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논술 비타민] 그래도 인간인데?

    아래 글을 읽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검군(劍君)의 행동을 평가하라.(모의고사) 검군은 신라 사람으로 대사(大舍)의 관등을 가진 구문(仇文)의 아들인데 사량궁의 사인(舍人)을 하였다. 그런데 진평왕 건복 44년(627) 8월에 서리가 내려서 모든 곡식이 상하였으므로,그 다음해 봄과 여름에 기근이 심하여 백성들은 아들까지 팔아먹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럴 때 궁중의 모든 사인들은 함께 모의하여 몰래 창예창 안에 있는 곡식을 도둑질하여 이를 나눠 가졌는데 검군이 홀로 이를 받지 않았다. 사인들은 “모든 사람이 다 받는데 그대만 홀로 받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만약 적어서 그렇다면 더 주겠다.”고 검군에게 말했다.그러나 검군은 웃으며 “나는 근랑(近郞)의 낭도(郎徒)에 이름을 두고 풍월도(風月道)를 닦는 사람이다.진실로 의가 아니면 수천 금의 이익이 있어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그때 대일(大日) 이찬의 아들이 화랑이 되었는데 그의 이름이 근랑이었다. 사인들은 은밀히 모의하기를 “검군을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이 사실이 누설될 것이다.”하고 드디어는 검군을 불렀다. 검군이 궁에서 나와 근랑의 집에 갔다.검군은 그들이 자기를 죽이려는 것을 알고 근랑에게 작별하며 “오늘 이후에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근랑이 그 까닭을 물어도 그는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근랑이 재삼 이를 묻자 그는 간략하게 그 이유를 말했다.근랑은 “왜 해당 관에 이 사실을 고하지 않는가.”고 물었다.이에 대해 검군은 “자기가 죽는 것이 두려워 많은 사람들을 죄로 다스리게 한다는 것은 인정상 차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였다.근랑이 “그렇다면 어찌 도망가지 않는가.” 하니,“그 사람들이 마음이 굽고 내 마음이 정직한데 도리어 도망한다는 것은 장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하면서 돌아갔다. 검군은 결국 사인들이 부르는 곳으로 갔다.모든 사인들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검군에게 사과하는 체하였으나,은밀히 음식에 약을 넣었다.검군은 이러한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먹고 죽었다. 군자(君子)가 말하기를 “검군이 죽지 않을 일에 죽었으니 태산보다 홍모(鴻毛)를 더 중히 여긴 자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三國史記 48권 열전편 ‘검군’조)*홍모(鴻毛):가벼운 털 (주의 사항) ①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할 것. ②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할 것. ③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200자 내외로 할 것. 1.사오정 고민하다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사오정이 저팔계에게 물었다.저팔계는 사오정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뜬금없이 그건 왜 묻냐?” “난 판단이 잘 안 돼.말하는 사람마다 다른 얘기를 해서 도저히 종잡을 수조차 없어서 물어보는 거야.” 저팔계는 사오정을 바라보더니 “사실 어른들 얘기라 나도 잘 모르겠어.파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드는데….잘 모르겠어.” 사오정과 저팔계는 혼란에 빠진 듯 보였다. 삼장 선생이 들어왔다.“너희들 왔구나.자! 그럼 문제를 하나 풀어볼까?” “삼장 선생님!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도 저팔계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했다.“이라크 파병? 아니 갑자기 이라크 파병은 왜?” “혼란스러워서 그래요.어떤 사람은 이라크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또 다른 사람들은 이라크 파병을 해야 한다고 하고….그 이유를 들어보면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고….” “허허! 우리 사오정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나 보구나.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모두 듣고 있으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겠구나.그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은 나중에 말해 주마.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어느 쪽 편을 들게 되면 자칫 편향된 사고에 빠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어떤 말을 하든지에 상관없이 결국 판단은 네 몫이라 할 수 있다.이성적으로 잘 따져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게다.가치관은 그러한 혼란의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하나 정립되어 가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려무나. 자! 이 문제를 풀면서 가치관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렴.” 사오정과 저팔계는 잠시 생각을 접고 부지런히 답안을 작성했다. 2.논달선생 삼장 해설하다 답안을 읽은 삼장 선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잘들 썼다.이번 문제는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린 검군의 행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라는 문제이다.답안의 방향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한 행동으로 바람직하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기는 하였으나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은 대비되는 답이 가능하고,양자를 절충하여 제3의 결론을 유도하는 답변도 가능할 것이다.중요한 점은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의 주의사항에 보면 두 가지 내용을 꼭 포함하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하나는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다.위의 지문을 읽어보면 검군은 ‘의’와 ‘인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볼 수 있다.‘의’를 생각한다면 ‘불의’한 사람들을 고발해야 할 것이나 ‘인정’ 상 차마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결국 검군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있다.또 다른 주의사항은 서술 과정에서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하라는 것이다.군자는 검군의 죽음을 의미없는 것으로 폄하하고 있다.더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걸지 않고 사소한 일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었다는 질책이다.또는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함을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관점도 가능하다.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입장도 가능할 것이다.이러한 검군의 행동과 이에 관한 군자의 평가는 결국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검군의 행동을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양상과 연관지어 자신이 평가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될 것이다.” 3.삼장 선생 가르쳐주다 “‘가치관’에 관한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사실 대학 논술 고사에서 출제 빈도가 높은 주제 가운데 하나가 가치관의 문제다.제시된 문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그 근거는 무엇인가에 관한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이러한 문제의 경우 대학은 다원주의 사회라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여 미리 정해 놓은 결과를 학생에게 요구하지는 않는단다.‘어떤 판단 근거를 갖고 판단했는가,그 판단은 타당성 있는가’와 같은 합리적인 논리 전개가 이루어졌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단다.답변의 결론 자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가치 판단을 해야 할 대상은 매우 다양하단다.‘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설화를 읽고 노인이 가르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관하여 논술하라.’는 문제처럼 고전에 관한 해석의 문제를 물을 수 있다.또 ‘인간적’ 요소와 ‘합리적’ 요소 가운데 어느 것을 행동의 중심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와 그 근거를 묻는 논술시험처럼 현대 사회에 맞는 인간의 특성 문제에 관해서 묻는 형태일 수도 있다. 이런 내용뿐 아니다.원론적인 가치 판단의 문제를 묻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출제되어 왔다.‘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의 두 관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해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라.’는 문제도 출제된 바 있고,‘아버지와 아이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아름다움의 판단 기준으로 유용성이 정당한가를 묻는 문제,유행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부정적으로 볼 것인지를 묻는 문제,교사가 학생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묻는 문제 등 학생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답변이 가능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어 왔다. 가치관의 문제는 결국 옳고 그름이 명확한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가치관의 문제는,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가치가 대립하는 문제 상황에서 어떤 것을 왜 선택하느냐에 대한 자신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로 인하여 많은 사회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사회 변동으로,과거의 지배적인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이 정립되지 못한 규범의 혼란 상태,즉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아노미 상태가 아니라도 현대 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다.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가장 최선의 것’을 선택하게 한다.무엇이 옳은가,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끊임없는 가치 판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국가 보안법 폐지 문제,호주제 폐지 문제 등 여러 쟁점들에 관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단다.오늘처럼 틈날 때마다 친구들과 그런 문제 하나하나에 대해서 토론식으로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4.사오정 확신하다 “네! 삼장 선생님! 저 이제 좀 확신이 생겨요.이라크 파병은 바람직하지 않아요.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파병을 한다지만,또한 평화유지 및 도움을 목적으로 파병을 한다고는 하지만,대의명분이 부족한 전쟁에,더군다나 테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군인들이 피해를 보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어떻게 파병을 할 수가 있어요.의롭지 못한 일에 끼어들어 우리 군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바보 같은 일이라고 봐요.” 삼장 선생은 놀란 표정으로 사오정을 보더니 껄껄 웃으시며 저팔계에 물었다.“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저도 파병이 그리 탐탁지는 않은데요.그래도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지나치게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다가는 마치 검군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파병이 아니라 평화 유지와 원조를 목적으로 한 파병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 이 녀석들 논술 문제에서 자신들이 한 답변 유형에 따라 다른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구나.어쨌거나 가르친 보람이 있다.그래!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그런 과정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가능해질 것이다.그러고 보니 오늘은 사오정이 상당히 진지한 걸? 이 분위기를 몰아서 우리 이라크 파병 문제에 관하여 본격적으로 토론이나 해 볼까?” 삼장 선생의 말에 사오정은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논술 답안을 작성했는데,또 토론을 하자고요? 아이고 머리야! 그러게 이라크 파병 하지 말자니까….” 다음 주에는 ‘정보화 사회와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논술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자문위원 칼럼] 탐사보도로 돌파구 찾아야/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요즘 ‘신문의 위기’가 자주 거론된다.광고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악화 때문만은 아니다.인터넷을 비롯한 신매체들은 신문 고유의 저널리즘 영역을 급속히 침식해 가고 있다.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신문의 신뢰도가 1998년부터 방송에 뒤지기 시작하더니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한국언론재단 ‘언론수용자조사’) 흔히 신문의 위기를 말하면서 속보보다는 심층기획기사로 승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이제는 이를 생존의 방편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미국만 해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중심으로 최근 탐사보도가 붐을 타고 있다.중소신문들의 탐사보도도 활발하다.“인터넷이나 케이블에 뺏긴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워싱턴포스트의 저명한 탐사보도기자 사라 코언의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탐사보도’라는 간판을 걸고 8월6일부터 내놓은 4부작 ‘개인파산시대’는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개인파산’은 그동안 다른 언론에서도 가끔씩 다뤄 온 아이템이었던 만큼 소재에서 새로울 것은 없었다.이 기획이 의미를 갖는 것은 개인파산을 ‘징벌적 의미’가 아닌 ‘사회 안전망’으로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사실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게 된 데는 IMF사태 이후 정부의 소비진작책에 따른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과 카드 발급 탓이 크다.그 부작용이 범죄나 자살 등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공공 차원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따라서 ‘개인파산시대’ 시리즈를 통해 파산을 사회적 영역으로 끌어들여 수많은 잠재적 파산자들에게 희망을 준 것은 평가할 만하다.또한 면책자와 면책대기자 306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들의 기록을 통계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파산의 실태와 문제점을 찾아 낸 것은 탐사보도로서 손색이 없었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시리즈 2회(8월9일)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에서는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1억 연봉자를 사례로 제시했다.하지만 그의 파산 과정은 파산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한다는 기획의 취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감이 있었다.특히 수입이 없는 데도 아이들의 교육비로 한달에 200만∼300만원을 지출했다는 내용은 오히려 서민층에 박탈감을 심어줄 여지가 있어 보였다. ‘개인파산시대’가 탐사보도로서 빛을 보게 된 데는 서울신문이 운용하고 있는 ‘기사예고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탐사보도가 보편화된 미국을 보면,중소규모의 신문들조차 탐사보도팀을 두고 수준 높은 탐사보도를 하고 있다.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발행하는 ‘뉴스앤 옵서버’는 기자가 80명에 불과한데도 3명으로 이뤄진 탐사보도팀을 운영하고 있다.기자 300명의 중간급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0∼12명의 탐사보도팀을 구성해 놓고 있다.7∼8명은 고정 멤버이고 3∼4명은 취재 아이템에 따라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물론 서울신문처럼 필요할 때마다 별도의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는 신문사도 많지만 이 경우도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미국 언론의 풍토다.미국은 또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공채가 별도로 이뤄진다.그들에게는 일반 취재기자보다 연봉을 더 주어 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탐사보도’ 간판을 단 기사들을 서울신문에서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이를 위해서는 편집국장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굳이 탐사보도가 아니라도 심층보도에 대한 회사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때이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 오죽하면 숲속에서 ‘볼일’ 볼까

    “코를 막아야 하나요,문고리를 잡아야 하나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북한산 국립공원내 사기막골 계곡을 찾은 변옥수(53·여·서대문구 북가좌동)씨의 화장실에 대한 불만이다. 도심 속의 ‘허파’ 북한산 국립공원은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이 즐겨 찾는 자연 휴식처.그러나 이같은 수식어구를 무색케 만드는 공간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재래식 이동화장실이 바로 그곳이다. 면적만 2373만평(80㎢)에 달하는 북한산 국립공원은 우이령을 중심으로 북한산 지역과 도봉산 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모두 74개의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대부분의 등산로는 왕복 3∼5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설치는 필수.화장실은 매표소 인근에 마련된 건물 형태의 고정화장실 20곳,등산로 주요 지점에 설치된 이동화장실 106곳 등 모두 126곳에 불과하다.대략 20만평당 1곳인 셈이다. 특히 재래식인 이동화장실은 여름철 등 기온이 높은 날에는 악취가 심할 뿐만 아니라,문고리가 잘 잠기지 않거나 고장난 경우도 있어 이용객들이 당혹해 하는 일이 빈번하다.변씨는 “화장실 대신 계곡이나 숲속 깊숙이 들어가 ‘볼일’을 보는 등산객도 있다.”고 불평했다.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등산객들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장실과 같은 인위적인 시설물을 들여놓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물론 국립공원이 생태계 보존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그러나 북한산 국립공원의 연간 최대 수용인원이 60만명으로 추산되고,현재 이보다 8배 이상 많은 연간 500만명의 방문객들을 위해 등산로 곳곳에 인공시설물인 돌·나무 계단을 만들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생태계 보전 방법의 우선순위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기자 이지희 skkidess@hanmail.net
  • [기고] DB유통사업 활성화 적극 추진해야/민제홍 한국DB마케팅협회 고문

    최근 KT가 전화가입자의 동의를 받아서 이들의 이름과 전화번호·주소를 홍보마케팅에 필요로 하는 기업체에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이에 대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해외 마케팅업계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유통사업이 국내에서는 이제야 출발하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약 25년간 고객 DB를 활용하는 마케팅사업에 종사하고,전미국 다이렉트마케팅 협회의 연구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한국에서도 DB마케팅을 활성화해 보고자 지난 1990년대 중반 귀국했다.귀국 후 항상 느껴온 안타까운 점은 한국이 그 경제규모에 비해 아직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고객정보 활용과 이에 의한 가치 기반의 마케팅 경쟁을 하는 선진국 대열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고객 데이터는 매우 부실하다.고객정보 부실이나 관리 미흡으로 인해 기존 고객을 잃어 버리면 기업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가치가 높은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게 된다면 그 타격은 더욱 크다.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이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비용보다 통상적으로 5배 이상 더 든다. 또 적합한 고객 특성과 잠재가치 평가에 의해 고객별로 차별화한 전략을 전개할 수 있는 신규고객 확보 방법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기업 수익증대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보화시대에 고객DB 유통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선진국의 경우 2002년 DB유통 시장규모가 영국은 9100억원,독일이 8400억원,프랑스가 4900억원 정도였다.특히 미국시장은 방대하다.미국의 한 대표적인 DB유통 및 관리 회사인 ACXIOM사의 1999년 한해 매출액만 해도 약 1조 1000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과제는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고객정보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가 해법을 찾는 것이지,규제로 저지하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문제의 핵심은 이를 어떻게 잘 선별하여 차별화한 방법으로 조절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즉 현재 국내에서 관행으로 되어 있는 주민번호의 무차별적인 사용이 가장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의 무차별적인 사용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대신 전화번호부 등에 이미 공개된 개인 정보를 당사자 동의를 받아 활용하는 고객 DB유통산업은 우리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권장해야 할 것이다. 고객DB 유통산업이 해외 선진국과 같이 건전하게 활성화한다면,국내 고객DB 기반산업 시장의 잠재력은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이러한 고객DB 기반산업 발전의 진정한 가치는 기존 다른 기업의 수익증대에 미치는 기여도에 있다는 것이다. 고객정보는 자동차의 휘발유와 같이,많은 기업인이 내세우는 고객중심 마케팅의 기본 전략인 ‘고객관계관리(CRM)’ 실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다.효과적인 CRM 실현에 따라 다른 산업의 기업발전에 미치는 투자대비 효과 기여율(ROI)이 16%에서 1000% 이상에 이른다고 미국의 DM 뉴스가 지난 2월 보도한 바 있다.미국의 시장정보 자문기관인 IDC 회사의 조사결과였다. DB유통 사업은 우리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객DB 기반산업 발전의 중요한 출발점이다.잘못된 주소에 의한 우편물 발송으로 국내기업들의 마케팅 낭비 비용이 2003년에 9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만일 KT가 시도하는 DB 유통사업의 주소갱신 서비스가 국내 다이렉트마케팅 기업에 연계된다면 이러한 막대한 손실 비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 우리도 좀 더 자신감 있는 자세로 DB 유통산업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민제홍 한국DB마케팅협회 고문
  • [해외건설 살리자] (7) 끝·이것이 문제다

    [해외건설 살리자] (7) 끝·이것이 문제다

    올 들어 지난 2일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이 따낸 해외공사 금액은 41억 7800만달러에 달한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3억 9000만달러)에 비해 75%가 늘어난 것이다.연말에는 대략 70억달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99년 91억달러를 수주한 이후 5년만에 최대 규모다.해외건설이 제2 중흥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실제로 해외건설은 규모뿐 아니라 내용도 좋아졌다.과거에는 토목,건축 비중이 높았으나 지금은 수익성 높은 플랜트 비중이 70%를 웃돈다.그러나 문제는 있다.선진국에 비해 아직껏 기술력이 뒤지고,수주 지역이나 공사 종류도 편중돼 있다.해외에서 우리 업체간의 ‘제살깎아 먹기식’ 과당 경쟁도 많다.또 수주가 쉽고,리스크가 작은 국내 공사에만 안주하는 기업들의 프런티어 정신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해외건설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따라서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해외건설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자 지적이다. ‘길면 10년,빠르면 5년’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개발도상국에 따라잡히는 기간을 두고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내놓는 분석이다. 한국 업체들이 해외건설에서 가진 경쟁력은 플랜트 등 이른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방식의 공사다.이들 공사는 대부분 설계에서 구매,기자재 제작,운송,시공,시운전에 이르는 전 공정을 말한다.수익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 업체들은 1990년대초 이후 15년여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특히 석유와 가스 처리 플랜트 건설은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다. 하지만 단순 토목과 건축분야 등은 이미 중국,인도 등의 현지 업체에 따라 잡힌 지 오래다.높은 기술력이 필요치 않은 이들 분야는 저임금을 무기로 덤비는 개도국 업체와는 경쟁이 안 된다.대신 한국업체들은 말레이시아,중동 등지에서 적자를 내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최근 중동 등지에서 플랜트 공사를 많이 따내고 있다.이 분야도 개도국이 맹렬히 추격 중이다. ●외국 경쟁업체,턱밑에 왔다 세계적인 건설전문지인 미국의 ‘ENR’지는 지난달 하순 세계 유수의 225개 건설업체의 해외사업 실적 등을 토대로 순위를 발표했다.한국에서는 현대건설이 23위를 차지했다.이외에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3개업체가 100위권에 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동안 우리의 뒷전에 머물던 중국의 CSCEC가 현대건설을 제치고 17위에 올랐다는 것이다.이 업체는 일본의 세계적 건설 업체인 JGC(15위)도 뒤쫓고 있다. CSCEC는 최근 들어 플랜트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아직은 기술력이 우리에게 못 미치지만 조만간 우리를 추격할 전망이다.우리로서는 플랜트 분야마저 이들에게 따라잡히기 전에 미래의 경쟁력 확보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이란 프로젝트 매니저인 윤호영 전무는 “지금은 플랜트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업체보다 5∼10년 앞서 있다.”면서 “그러나 플랜트 가운데 단순분야는 중국이 5년이내에 따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정보기획실장은 “플랜트 분야에서 실시설계와 시공 등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자재구매나 기본설계는 경쟁력이 뒤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우리 해외건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미흡한 기본설계 실력을 키우자 건설공사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로 구성된다.기본설계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실시설계가 이뤄진다.한국업체들은 실시설계 분야에서 선진국 업체들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그러나 기본설계는 아직 미흡하다.이 영역은 미국이나 EU,일본업체들의 몫이다.이들은 자본을 투자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본설계를 한다.우리와 달리 이 때 엄청난 마진을 손쉽게 챙긴다.한국업체들은 기본설계를 하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지만 설계능력이 없어 이들의 협력업체나 시공업체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우리도 기본설계분야 경쟁력을 쌓을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1970∼80년대 해외건설로 떼돈을 벌 때 설계분야에 진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건설업체도 이제야 “당시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를 인수했어야 했다.” 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대접을 받는 편에 속하는 현대건설도 아직 기본설계 분야는 손을 못 대고 있다.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해외업체와 경쟁하려면 연봉 3억원안팎의 외국 기술인력 10여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성공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막대한 투자는 쉽지 않아 고민중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해외건설 건물을 주로 짓는 삼성물산도 엔지니어링분야의 육성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아직 초고층 빌딩 등의 설계는 손을 못대고 있다. ●해외서 벌이는 과당경쟁 “외국업체보다 한국업체가 더 무서워요.” 해외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한 한국업체 임원의 말이다.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간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이다.경우에 따라서는 과당경쟁으로 덤핑수주가 이뤄져 국가는 물론 기업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유사한 예로는 쿠웨이트 사비야 프로젝트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벌인 갈등을 꼽는다.이 공사는 2002년 6월 현대중공업이 3억 4200만달러에 낙찰받았지만 두산중공업이 입찰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현지에서 행정소송을 내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고,결국은 두산중공업이 이 공사를 맡았다. 이외에도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은 해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발주처는 이를 악용,입찰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업체를 복수로 부르기도 한다.정부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다.정부가 조정을 시도하면 세계무역기구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가장 중요한 해결의 실마리는 ‘우리 업체간에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의원 법안 여론수렴 생략 ‘뚝딱 발의’ 많다

    의원 법안 여론수렴 생략 ‘뚝딱 발의’ 많다

    17대 국회 들어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대부분 토론회나 공청회 같은 여론수렴 절차를 생략하고 국가예산이 얼마나 드는지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국회에 제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이 5일 17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한 여야의원 126명 가운데 30명을 상대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론회 등을 거친 뒤 법안을 제출한 경우는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낸 저출산사회대책기본법 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나머지 법안들은 시간부족과 이해 당사자간 논란,미리 쟁점화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등을 이유로 여론수렴 절차를 밟지 않았다. 국회는 올해부터 법안비용 추계제도를 엄격히 실시,국가재정 소요를 추정한 예산내역서를 첨부하지 않은 법안은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법안비용 추계제도란 법 시행에 따른 국가재정 소요분을 분석,법안에 첨부토록 함으로써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을 막고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이날 현재 국회에 제출된 의원 발의 법안 248건 전체를 분석한 결과 국가재정 소요가 필요한 법안 43건 가운데 재정소요를 분석,예산내역서를 첨부한 법안은 27건(62%)에 그쳤다.나머지 16건 가운데는 수백억∼수천억원의 예산이 드는 사안임에도 이를 분석하지 않은 채 제출된 경우도 적지 않다.예산내역 첨부 법안 중에도 상당수는 정밀한 검토작업 없이 자의적으로 추정한 실정이다.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의 학교도서관진흥법 제정안이나 자민련 류근찬 의원의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개정안의 경우 대규모 예산사업임에도 예산을 추정하지 않았다.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의 경우 지원대상 지역을 발전소 반경 5㎞에서 10㎞로 확대,막대한 예산집행이 불가피한 내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채수근 법안비용추계팀장은 “17대 국회 들어 5일까지 재정소요 분석을 의뢰받은 건수는 20건에 불과하다.”며 “법안 제출시 예산정책처를 거칠 의무규정이 없는 데다 의원들의 인식이 부족해 활용도가 적다.”고 말했다. 법안의 부실한 실태는 공동발의 과정에서도 드러난다.법안에 공동서명한 의원 가운데 법안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한나라당 원내기획본부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장을 돌며 동료의원들에게 서명해 달라고 법안을 들이미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낭패를 보는 의원들도 나온다.”고 전했다.그는 특히 “지역주민이나 지지단체를 의식,나중에 통과되든 말든 일단 법안을 내고 보자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특히 당론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의원입법은 통과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경호 박록삼기자 jade@seoul.co.kr
  • 20년째 국가대표 의무위원 엄성웅 한마음스포츠클리닉 원장

    20년째 국가대표 의무위원 엄성웅 한마음스포츠클리닉 원장

    빛과 그림자가 있듯,화려한 무대 뒤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은 고통과 노력이 있게 마련이다.특히 인류의 제전인 올림픽 같은 큰 대회가 끝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출전했던 선수들이 돌아와 후일담을 털어놓으면서 가슴 뭉클한 화제와 안타까운 사연들이 입에 오르내린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열이면 열 다 ‘부상’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금메달을 코 앞에 두고 부상 때문에 은메달에 머물기도 하고 또 초반 탈락의 쓰라림을 겪기도 한다.특히 몸값으로 살아가는 프로선수들에겐 더할나위 없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짱 형님’ 얼마전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프로축구 송종국 선수는 발목에 상처를 입었다.그러자 네덜란드 의료진은 수술하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한국으로 훌쩍 날아와 재활치료를 받았다.송 선수는 3주 만에 완치돼 돌아갔다.네덜란드 의료진은 매우 놀라워하며 비결을 물었다.이때 송 선수의 재활을 전적으로 도운 주인공은 스포츠 재활 분야의 전문가인 엄성웅(45)씨였다.엄씨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겐 마음씨 착한 ‘재활짱 형님’으로 인기가 높다.하기사 20년째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의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선수들의 몸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 지난 85년 태릉선수촌 의무요원으로 입촌,10년 동안 대표선수들과 동고동락을 했다.또 95년부터는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공식지정병원인 현재의 한마음스포츠클리닉(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보다 전문화된 재활프로그램을 만들어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치료를 전담하고 있다.‘메달 제조기’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그가 맡았던 굵직한 경기만 하더라도 86서울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88서울 올림픽,91 영국 셰필드 유니버시아드대회,92 바르셀로나·95 애틀랜타 올림픽,2002부산 아시안게임,2004아테네 올림픽 등 수십차례에 이른다.이쯤 되면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얘기가 한두개가 아니다.지난 주말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마음스포츠클리닉 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원희 선수 허리부상 이겨내고 한판승 “선수들 몸상태요? 고장난 중고차나 다름없지요.올림픽 시합때에도 대부분의 선수가 부상을 감춘 채 악전고투를 치렀습니다.상대방이 (부상을)알면 집중 공격이 들어올 것은 뻔하기 때문이지요.” 그에 따르면 유도 이원희 선수와 배드민턴의 나경민 선수는 올림픽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활치료를 받았다.이원희 선수는 업어치기 한판승부로 허리근육에 상당한 부담이 생겼고 상대방 유도복을 잡아당기느라 손가락에도 부상이 생겼다.특히 이원희 선수는 만성적 허리 부상을 혹독한 복근 운동을 통해 극복,금메달을 따냈다는 것.나경민 선수 역시 허리,어깨,무릎 등 성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였지만 정신력 하나로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드민턴 은메달의)승모는 1년을 넘게 아킬레스건부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무리하면 (아킬레스건이)끊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는 ‘치료해도 나는 낫지 않아’라고 되뇌이며 출전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경기에서 자신의 부상을 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시드니 올림픽 때 은메달을 딴 레슬링의 김인섭 선수는 당시 늑골 부상 상태였는데 상대 선수가 TV를 통해 부상 사실을 간파하고 무릎으로 늑골을 내리 찍어 금메달을 놓쳤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털어놨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상대방의 부상을 알고도 비열한 행동을 하지 않는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며 웃었다. ●부상선수들이 메달 딸때 가장 보람 이렇듯 대표선수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부상과의 전쟁을 치른다.그는 “휴가가 끝나는 이번 주부터는 (대표선수들)대부분이 망가진 몸을 되찾기 위한 고독하고도 피나는 재활노력에 들어간다.”면서 “그래야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이나,또 다가올 각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력발휘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자신을 ‘정비소 직원’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엄씨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돌아와 ‘형님’하면서 메달을 목에 걸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인간적인 인연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단다. “방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찬호 선수가 찾아와 ‘팔꿈치가 아파 공을 못던지겠다.’고 하더군요.부상 부위를 살폈더니 뼈 조각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수술할 정도였지만 근육강화를 통해 정상으로 만들었지요.이후 팔꿈치 걱정은 한번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탁구의 현정화·김택수,축구의 최순호·김주성·고정운,유도의 김재엽 등 그에게 재활치료를 받았던 유명 선수들이 지금은 어엿한 코치나 감독생활로 차세대 선수육성에 매진하고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사법 고시에 합격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것”이라며 “핸드볼·하키 같은 비인기 종목은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뿐,평소에는 지원이 거의 없어 선수들은 더욱 외롭게 만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재활전문을 맡다 보니 마라톤 완주 10여회,인라인스케이팅 전국대회 출전,수준급의 수영 실력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심지어는 발레 등 무용동작까지 몸에 익혔다.근육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다. 전주예수병원에 근무하던 중 태릉선수촌 의무실에 공채로 들어간 그는 모스크바·뮌헨·뉴욕주립대 등에서 스포츠재활 및 운동치료과정을 마쳤다.그동안 스포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IOC사마란치 위원장·문화체육부장관·대한체육회 회장 표창 등을 받았다. “베이징 올림픽때 선수들의 부상관리만 한단계 올리면 메달수는 확 달라질 것입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의원 법안 ‘뚝딱 발의’ 많다] 작년 의원발의 법률안 1912건중 27%만 가결

    [의원 법안 ‘뚝딱 발의’ 많다] 작년 의원발의 법률안 1912건중 27%만 가결

    국회의원이 개인적으로 발의한 법률안이 종이더미에서 벗어나 ‘빛’을 보는 길은 대개 세 가지다. 먼저 당론이 실린 경우다.16대 국회 때 도입한 ‘대표발의’ 제도로 인해 의원 이름으로 발의하지만 실제로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처럼 당론인 경우가 많다.여야간 정면 충돌이 없다면 원안대로 혹은 약간의 수정을 거쳐 주로 가결된다.두 번째는 의원이 제출한 법안에 대해 당 차원에서 호응해 가결토록 하는 사례들이다.마지막으로 의원이 발의한 ‘맨 얼굴’ 그대로 법으로 탄생하기도 한다.하지만 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존재를 무색케 할 정도다. ●보좌관등 의원실 인력만으로 준비 지난해 발의된 법률안 2507건 가운데 의원 발의는 모두 1912건에 달했다.이중 가결은 517건으로 27%에 불과하다.이 가운데 수정돼 가결된 안이 232건이고 원안 가결된 법안 중 ‘당론성’이 다수란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의원 발의 법안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17대 국회는 어떨까? 발의준비 과정을 더듬으며 미리 가보았다.4일까지 제출된 법안은 모두 311개.이 가운데 정부 제출 법안을 빼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248건으로,전체의 80% 수준이다. 이들 법안에서 30개를 골라 대표 발의의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안에서 최종 발의까지는 통상 15∼60일 정도 걸렸다. 또 발의까지 참가한 인원은 대개 5명 안팎으로 나타났다.보좌관이나 정책비서 등 의원실 인력만으로 법안을 준비했고 전문 인력이 발의 과정에 참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17대 들어 안명옥의원만 ‘공청회’ 법안 발의 전에 토론회나 공청회를 개최한 경우는 의외로 드물었다.전문성을 높이고 관련 단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을 한번쯤 거치면 법안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사 대상 법안 가운데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의 ‘저출산사회대책기본법’만이 지난 7월22일 세미나를 열고 1일 공청회를 열었다.비용도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한다. 반면 법안 발의에 앞서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경우도 있다.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지난 5월 상임위 배정을 받자마자 ‘장애인등이동보장법’ 제정을 추진했다.지난 7월 시민단체들이 개최한 입법 추진 공청회에 참여한 것을 비롯,‘장애인등이동보장법입법추진공대위’ 배융호 실장과 이민종 변호사 등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갖고 법안의 장단점과 효과,영향 등을 논의했다. 발의를 준비 중인 L의원의 입안 계획은 ‘모델 케이스’에 가깝다.“법안은 밝힐 수 없지만 4단계로 준비할 계획이다.법안의 타당성·보편성 조사를 거쳐 외국의 입법 사례와 현지 이해집단의 상관관계 등 조사,국내 당사자들과의 워크숍,상위법과의 상충 여부 검토 뒤 마지막으로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을 예정인데 비용은 3000만원 안팎으로 예상한다.” 이종수 박지연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로봇엔지니어’ 10년후 최고 인기

    ‘로봇엔지니어’ 10년후 최고 인기

    10년 뒤에는 어떤 직업이 뜰까.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직업간 부침도 심하다.대학 입학 시절 각광받던 직업이 졸업할 때쯤이면 이미 시들해진 경우도 많다.이미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초년생들도 과연 이 직업에 미래가 있는지,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경력을 관리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의사 약사 변호사 등 고급 자격증 시험이나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젊은이들이 대거 몰리는 세태는 이런 불안감과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취업상담에만 20여년간 매달려 온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을 통해 10년 뒤 스카우트 대상이 될 직업에 대해 알아봤다.김 담당관은 수십명의 각 분야 직장인과 33개 회사의 경영자 및 인사팀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남녀 각각 유망 직업 10가지를 꼽았다. ●인간과 가치 그리고 글로벌 10년 뒤에는 근로조건이 더 급격하게 변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변화의 핵심 키 워드로 김 담당관은 ‘인간,가치,글로벌’ 세 가지를 들었다. 인간과 가치는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김 담당관은 “디지털화가 더 진전되면 될수록 인간적인 면에 집중하는 직종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남성의 로봇기술엔지니어나 비메모리반도체 엔지니어,뇌 전문의와 여성의 생물 관련 신물질연구원이 이런 범위에 속한다.언뜻 최첨단 기술이어서 인간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이들 직종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연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성의 재무기획가,여성의 캐릭터 머천다이저,의상 디자이너 등도 인간과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급격한 변화는 동시에 인간을 치유해주는 직종도 필요로 한다.이 때문에 남자는 한의대교수,여자의 경우 신장내과의가 유망한 직종으로 꼽혔다.스트레스가 질병의 주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풀어줄 수 있는 직종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설명이다.재즈 아티스트와 레스토랑·호텔연회 매니저가 유망직종으로 꼽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담당관은 “지금 주5일제가 막 도입되고 있지만 10년 뒤에는 실질적으로는 주4일제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면서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는 만큼 여가 관련 분야도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은 단순히 한국을 벗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다.동시에 영미권 편중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인도·중국은 물론 동남아와 북유럽,남미까지 생각해 두어야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먼저 찾아온다는 것.남자 유망직종으로 꼽히는 플랜트 수출업 업무가 대표적이다. 김 담당관은 “이미 일부 대기업에서는 시작된 경향”이라면서 “단순히 공장을 통째로 지어주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영과 노무관리 기법까지 전수해주는 총체적인 의미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하다는 점은 언어적 능력까지 포함해 커뮤니케이션에서 뛰어난 여성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국제공무원이나 마케팅,유통영업쪽이 전망이 밝다고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여기에는 꾸준한 어학공부가 필수로 꼽힌다.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라 이런 변화에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 핵심으로 꼽힌다.‘인간과 가치 그리고 글로벌’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라는 말과 상통하기 때문이다.글로벌이란 가치도 이해해야 할 인간의 범위가 그만큼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금 투박하고 부족해도 품질로 승부하던 시대를 지나 기술력에서는 다소 뒤지더라도 구매자들의 감성을 만족시켜야 앞설 수 있는 시대다.김 담당관은 이를 “최첨단 공학자라 해도 디자인과 미학을 공부해야 할 때”라는 말로 정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꽁꽁 언 車시장 ‘쏘나타’가 녹이나

    자동차 업계가 현대차의 NF쏘나타 출시 이후 중형차 시장을 놓고 불꽃 튀는 판매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NF쏘나타의 뜨거운 시장 반응이 촉매가 됐다.수입차 업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시장 지키기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이 기회에 NF쏘나타를 중형차 시장을 석권하는 ‘천하무적’의 차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또 꽁꽁 얼어붙은 자동차 내수시장을 살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판매 첫날에 7350대가 계약되자 벌써부터 ‘대박’을 기대하며 잔칫집 분위기다.한 달에 1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소마다 출고 전산망이 다운될 정도로 계약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와 GM대우는 NF쏘나타 ‘돌진’에 제동을 걸겠다며 반격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쏘나타의 급부상에 가장 비상이 걸린 쪽은 르노삼성차의 SM5이다.그동안 중대형차 시장에서 쏘나타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온 르노삼성차는 1일 ‘2005 SM5’ 모델을 선보이고 판매에 들어갔다.옵션이던 알루미늄 휠 등의 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하면서 기존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략을 내세웠다.올 연말 출시될 SM7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쏘나타가 기대보다 뛰어나지 않은 것 같다.”면서 “SM7의 경우 쏘나타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이라고 반격했다. GM대우도 예정보다 빠른 지난달 30일 ‘2005 매그너스’를 출시하고 무이자 할부 등 판매조건에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매그너스 2000㏄의 엔진이 다른 차종 4기통과 달리 직렬 6기통으로 엔진성능과 출력이 우수하고 소음이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제품 홍보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쏘나타가 타깃으로 삼은 혼다코리아측도 겉으로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NF쏘나타 대응 전략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현대차가 쏘나타의 엔진성능 등을 어코드와 비교해 수치를 제시하며 공격 마케팅을 시도하자 걱정스럽다는 눈치다.혼다 관계자는 “어코드의 주력 판매차종은 3000㏄로 마력이 현대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데도 쏘나타가 어코드 2400㏄와 비교해 엔진성능 등을 과시하고 있어 이같은 영향이 3000㏄에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종교단신] ‘수행과 계율’ 선우논강

    조계종 출가대중의 수행공동체인 선우도량은 3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지리산 실상사에서 제10회 선우논강을 실시한다. 논강은 ‘수행과 계율’이란 주제아래 논주인 혜능(해인총림 율원장) 스님이 3시간 동안 집중강의를 한 뒤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02)3676-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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