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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자, 이제 이쪽 줄은 저리로 옮겨 주시고…. 빨리빨리들 움직여 주세요. 다음 장면 들어갑니다!” 지난 27일 자정이 가까워가는 시각 서울 등촌동 SBS스튜디오. 김아중·주진모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제작 KM컬쳐·감독 김용화) 촬영이 한창인 스튜디오 안은 200여명의 여고생 방청객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렸다. 이날 촬영분은 극중 신인가수를 연기하는 김아중이 첫 생방송 무대에 올라 방청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장면. 뜨악한 반응을 보이다 이내 열렬히 환호하는 방청석의 교복 부대는 영화사가 동원한, 이름하여 ‘엑스트라’.5분 남짓한 편집 분량의 두 신(scene)을 찍느라 교복 차림의 보조출연자들은 밤을 꼴딱 새웠다. 1000만 관객 퍼레이드를 꿈꾸는 건 명감독, 스타배우의 몫만은 아니다. 적어도 촬영현장에서만큼은 엑스트라도 똑같이 흥행의 꿈을 꾼다. # ‘보조출연자’라 불러주면 안 되겠니? 엑스트라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진 최근에는 젊은 ‘투잡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영화 속 대규모 군중신이 많아지고 그들이 주로 야간에 촬영된다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하는 올빼미족이 많아졌다. 낮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진성(23)씨는 “사정에 맞춰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일감이라 전일제 직장으로 옮기더라도 야간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해볼 생각”이라며 “‘가문의 부활’ 등 최근 두달여 동안 친구들과 함께 5편의 영화에 참여했는데, 덕분에 올여름은 열대야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상황을 전혀 귀띔받지 못한 채 감독의 슛 사인이 떨어지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일인 사람들.“거두절미하고 소품취급하는 듯한 ‘엑스트라’란 용어 대신에 이왕이면 ‘보조출연자’라고 호칭 대접이나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 같은 이들의 희망사항이다. # 보조출연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씀! 주인공을 떠받쳐주는 ‘오브제’ 역할의 엑스트라에도 알고 보면 엄연한 등급이 있다. 가장 아랫단계 그러니까 대사 한마디 없이 여백을 채워주는 이들이 보조출연자들이다. 예컨대 TV사극에서 창칼을 들고 주인공을 뒤따르는 대열 등 보통의 군중신이 이들 몫이다. 다음 단계가 한두마디 짧은 대사를 쳐야 하는 보조연기자(일명 ‘보 단역’). 그 다음이 TV 재연드라마나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는 단역인데, 기본적인 대사와 표정연기가 요구된다. 보 단역의 몸값은 15만∼30만원. 한두 마디나마 대사연기가 가능하냐에 따라 수당이 곱절로 뛰는 셈이다. 업계에 통용되는 단역의 하루 출연료는 보통 50만원선. 연기내공이 전혀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엑스트라의 몸값은 뚝 떨어진다. 영화의 경우 낮 촬영(오전 6시∼오후 7시)에서의 기본 출연료는 3만원. 오후 7시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기본요금의 50%가 추가되고, 다음날 새벽 4시30분을 넘어서면 기본의 두 배에 교통비 5000원이 추가되는 식이다. 기본출연료는 드라마(3만 7000∼4만 2000원)가 영화(3만원)보다 더 많다. # 엑스트라도 지역분권시대…처우개선은 감감 엑스트라를 소비하는 환경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지방 올로케 촬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현지공급은 기본. 지역 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영화 올로케 촬영이 줄잇는 부산 전주 등 주요 지방도시들에는 보조출연자 공급업체들이 몇년새 눈에 띄게 늘었다.‘아이스케키’‘열혈남아’ 등 지방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최근 작품들의 경우 촬영현장에는 지역 출신 엑스트라가 아니고선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방권역별로 세분화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처우는 몇년째 제자리걸음. 한 공급업체의 대표는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생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처우개선은 갈수록 더 요원한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 엑스트라, 나도 해볼 수 있다! 연기에 대한 최소한의 호기심만으로도 엑스트라는 특별한 준비없이도 도전해볼 수가 있다.‘얼꽝’‘몸꽝’이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음은 물론이다.‘얼짱’‘몸짱’ 연기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선 엑스트라의 조건으로는 오히려 그들이 더 경쟁력(?) 있다. 촬영장 집결시간을 엄수하고, 현장 스태프의 지시를 귀담아들을 것이며, 몇시간씩 무조건 대기상태를 견딜 수만 있으면 엑스트라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 회원가입한 뒤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등록절차는 끝. 사진을 함께 올려놓거나 더 빠른 방법은 업체를 직접 방문해 면담접수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엑스트라서 엑스트라매니저 변신 백호씨 보조연기자 캐스팅 대행업체 P&M의 백호(36)실장은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이다.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을 수 없는 직업병(?)에 걸린 지 3년째. 영화사에서 언제 어떤 유형의 엑스트라를 요구해 오더라도 초스피드로 맞춤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 하는,‘엑스트라 매니저’인 셈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서 3년 전인 2003년 7월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엑스트라가 엑스트라 캐스팅 회사를 차린 것”이라며 멋쩍게 웃는 그는 그러나 “나름의 프로정신이 없으면 이 일은 단 하루도 할 수 없다.”며 정색했다. 유도를 전공했지만 마땅히 전공을 살려서 살아갈 형편이 못 됐다.“목구멍에 풀칠이나 하자고 시작”한 게 엑스트라 출연이었다.“처음엔 단돈 몇푼이 아쉬워서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점점 대사 한마디라도 있는 보조연기가 욕심나고 그러다가 단역으로 뛰어봤음 싶어지고….” 하지만 한달 30만원쯤의 수입으로 딸아이 분유값조차 댈 수 없는 현실 앞에선 더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학교 앞을 전전하는 이동 꽃장수로 나선 그를 ‘태극기 휘날리며’가 다시 촬영장으로 불렀다. 친분이 있던 스태프가 경남 합천 로케이션 현장으로 급히 사람(보조출연자)들을 모아달라고 도움을 청해왔고 그걸 계기로 큰 맘 먹고 회사를 차린 것. 직접 엑스트라로 뛰면서 동시에 촬영장 분위기가 낯선 보조출연자들에게 이것저것 지도해주는 ‘현장팀장’도 그의 몫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영화만도 박용우·남궁민 주연의 ‘뷰티플 선데이’를 비롯해 ‘이대근, 이댁은’‘파란자전거’‘일번가의 기적’ 등 12편. 엑스트라 매니저로서 그가 귀띔하는 ‘잘 나갈 수 있는’ 엑스트라의 필요조건. 몸짱이 넘쳐나는 세상인 만큼 ‘몸꽝’남녀라면 짭짤한 아르바이트 거리로 엑스트라가 그만이란다. 실제로 “몸꽝인 덕분에” 그 자신 보조연기자로 출연했던 화제작들이 꽤 있다.‘야수와 미녀’에서 주인공 신민아의 붕대를 벗겨주는 의사,‘주먹이 운다’에서 최민식의 극중 부인이 만나고 다니는 ‘느끼남’이 그였다. 엑스트라 희망자들에게 귀띔 하나 더.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뛰고 싶으면 인터넷이 아닌 방문접수를 하라는 것.“얼굴사진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보여주면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로 확 올라갈 겁니다.(웃음)”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힘만 드는 사극 속 엑스트라 CG활용도 높아져 입지 약화 “사극 엑스트라, 힘드네 힘들어∼.” 보조출연자(엑스트라)들은 규모나 활동 면에서 볼 때 사극이나 시대극 등 TV 대하 드라마에서 많이 부각된다. 최근 KBS ‘서울 1945’,MBC ‘주몽’,SBS ‘연개소문’에 이어 KBS ‘대조영’,MBC ‘태왕사신기’,KBS ‘황진이’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출연하는 엑스트라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 드라마에 비해 사극은 엑스트라들의 시간이나 분장 등이 더 요구되지만 대우는 다르지 않고, 요즘에는 사극 장면들을 더욱 웅장하게 보이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CG)을 많이 이용, 엑스트라들의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하 드라마는 많은 엑스트라를 한꺼번에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를 갖춘 엑스트라 공급업체를 통해 인력이 제공된다. 현재 한국예술·월드캐스팅 등 3∼4개 업체들이 사극 엑스트라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몽’‘대조영’ 등의 엑스트라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 관계자는 “전쟁신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장면이 많아 그만큼 인원을 동원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전쟁이나 즉위식 등에는 한꺼번에 300∼400명 이상씩 동원된다.”고 말했다. 특히 오랫동안 직업적으로 출연해온 50∼60대 엑스트라들과 달리 젊은 사람들은 사극 출연을 꺼려 인력 동원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사극 촬영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더위 속에 갑옷이나 수염을 갖춰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아 ‘다음에는 현대극에 나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사극에 출연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비 절감을 위해 엑스트라 출연을 줄이고 CG 처리를 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업체들과 방송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SBS 관계자는 “‘연개소문’의 경우, 엑스트라 동원을 최소화하고 CG를 활용,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인건비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일정 규모 이상이나 촬영 분량, 움직임 여부 등에 따라 엑스트라와 CG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엑스트라 동원업체 관계자는 “엑스트라 인건비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방송사들이 예산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엑스트라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면서 “CG 처리도 단가가 만만치 않은 만큼 엑스트라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대도 ‘취업전쟁’

    서울대도 ‘취업전쟁’

    서울대가 다음달 16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첫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한다. 국내외 기업과 글로벌 기업 등 5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여느 취업 박람회 못지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이처럼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입학하자마자 사법시험이나 행정·외무고시, 공인회계사 시험 등에만 매달리던 학생들이 이제는 취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외 50여개 기업 참여 취업박람회 버금 2004년에서야 뒤늦게 첫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던 서울대가 다른 대학들보다 먼저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하자 다른 대학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김준성 부실장은 “연세대가 1999년 처음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서울대는 5년 후에야 처음 개최할 정도로 취업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턴십 박람회’라는 좋은 아이디어가 서울대에서 먼저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과거 서울대는 재학생 중에 고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고 마음만 먹으면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취업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많은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으로 옮아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졸업 후 군입대나 대학원 진학 등을 제외한 서울대 학생들의 순수 취업률은 2000년 43.8%를 기점으로 조금씩 올랐다.2001년 44.7%,2002년 64.2%,2003년 60.1%,2004년 59.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6.7%에 이르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에 쏠리자 서울대는 2004년 처음으로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 피해 방지 효과” 서울대 학생들의 경력관리에 도움을 주고 취업을 지원하는 경력개발센터는 사법시험 제도가 대폭 바뀌는 내년 이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력개발센터 유현실 전문위원은 “서울대 학생들도 앞으로 ‘커리어 디자인’에 더욱 치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유명 회사의 인턴은 경력관리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또 “외국에 나가게 되는 외국계 회사 인턴의 경우 학생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어렵고,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인턴 채용 관련 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인턴십 박람회’에 앞서 오는 6∼7일 제3회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54개 기업이 참여해 서울대 졸업 예정자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에서 채용도 할 예정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20) 일본 교토대

    [명문대 교육혁명] (20) 일본 교토대

    |교토 이춘규특파원|도쿄대와 함께 일본의 양대 명문 중 하나인 교토대는 ‘기초학문’이 특히 강한 대학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물리, 화학 등 자연과학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만 5명, 수학부문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만 2명이다. 이처럼 기초과학이 강한 이유는 그동안 국가의 지원 및 ‘자유와 토론을 중시하는 학풍’ 때문이란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교토대도 지금 중요한 변환기에 서있다. 그동안 학교의 상징으로 자부해 왔던 ‘무제한적 방임적인’ 학생의 자유 허용을 재고하려는 움직임이다. 자유보장의 학풍이 급변하는 시대조류에 뒤처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게다가 교토대는 2004년 국립대학에서 법인화 이후 빠른 변화에도 변신을 준비 중이다. 법인화에 적극 대처해 나가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법인화와 교토대의 자랑인 자유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경영측면에선 정부 통제에서 더욱 벗어나 연구나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생관리에는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마쓰모토 히로시 부학장은 “국가의 재정이 어려워져 재정투입이 줄어든 것은 예상된 것”이라며 “법인화 이후 스스로 하겠다는 기운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기부금 모금 노력에 다퉈 앞장서고 있다. 실제 교토대는 법인화 이후 매년 직접 운영비는 1%씩 줄이고 있지만 반대로 기부금 등 외부자금을 더 많이 끌어왔다. 교토대에 따르면 2004년 265억엔 정도였던 과학연구비보조금·공동연구비·외부수탁연구비·기부금 등 외부자금의 총 합계는 2005년에는 323억엔으로 크게 늘었다. 그 중에서도 2004년 37억 6000만엔이었던 기부금의 경우 법인화 이후 적극적인 유치 활동 덕분에 한 해 사이 두 배인 37억엔이 늘어 74억 6000만엔이나 됐다. 그래도 교토대의 안정적 재정확보는 여전한 과제다. 장기연구성과를 꾸준히 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갈수록 2∼3년내에 연구성과를 내라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교토대의 의지와는 달리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기초연구가 위협받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교토대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융합한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종합대인 특성을 살려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연구들을 계속하려 한다고 오카모토 부학장이 밝혔다.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2∼3년을 바라보는 게 아닌 100년 정도를 내다보는 기초연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대학부설 수리해석연구소는 학교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 곳은 일본의 ‘전국공동이용연구소’로 1963년 출범했다. 강한 일본 수학의 산실이다. 8월 중순 찾아간 연구소는 자유와 토론이 넘쳤다. 우선 복장이 자유로웠다. 이날 대학원 신입생 면접시험이 있었는데도 다카하시 요이치로 소장, 가시와라 마사키 전 소장, 오카모토 히사시 부소장, 모리 시게후미 교수 등은 모두가 편안한 자유복장이었다. 연구소 1층의 휴게실 책꽂이에는 영어판 전문지와 신문 등이 가득 꽂혀있었다. 연구자들이 쉬면서 토론할 수 있도록 탁자가 있었고, 칠판도 갖춰져 있어 토론환경으로 좋았다. 이날 몇개 팀이 계속 와 쉬면서도 토론을 했다. 이날 만난 연구자들의 출신대학도 이채로웠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모리 교수를 제외하고는 소장, 부소장, 전 소장 등이 모두 도쿄대 출신이었다. 오카모토 부소장은 “연구자들이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이 곳에 몰려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토대적인 것에 대해 다카하시 소장은 “다른 대학은 사회·국제정세의 흐름에 맞춰 연구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교토대는 ‘나의 길’을 가는 스타일”이라며 “전국 수학자가 연간 70회 정도 이 곳에 모여 세미나 등을 갖는다.”고 소개했다. 외국에도 열려 있다. 현재 이 연구소에는 이용남 서강대 수학과 교수 등 한국의 연구자 4명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 외국인 연구자는 10명이다. 평소에는 20명정도의 외국인 연구자가 활동한다. 이날은 입시에다 방학이 겹쳐 적은 편이었다. 이용남 교수는 “교토대는 서두름이 없다. 빠른 성과를 강요하지도 않고, 그런 요구도 없다.”면서 “수리해석연구소는 수학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구자들도 큰 업적을 내기 위한 욕구가 강하다. 형식적이지도, 과시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박사 후 과정 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교토대 수학과에서 연구하고 있는 허형진씨는 “템포가 느리다. 기본적으로 시간을 많이 준다. 속박이 없다. 집에 처박혀 있어도 연구결과물만 내면 되는 극히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토대의 전형적 연구풍토와 관련, 모리 교수는 “개성을 존중한다. 특히 다른 사람과 같은 주제의 연구를 하면 안 된다는 풍조”라고 말했다. 또 이과계열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하고 싶은 일은 철저하게 추구하기 쉬운 환경과 자기 것을 추구하려는 독립성 강한 연구의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카모토 부소장의 분석은 더 이채롭다. 도쿄대 교수들은 일본 1위의 대학이라고 모두가 생각하기 때문에 그 방면의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학문도 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다는 것. 반면 교토대는 유행하는 최첨단과는 무관하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초학문에 전념할 수 있다. 교토대는 ‘명예교수를 경원하는’ 특징도 갖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예교수를 임명하면 예전의 ‘시니어리티 제도’의 영향으로 “나는 선배다. 내 연구소에 가까이 오지 마라.”는 등의 권위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 대신 지원의 사각지대인 40∼50대 중견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마쓰모토 부학장이 밝혔다. 교토대의 실용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taein@seoul.co.kr ■ 한국유학생 198명… 한국석사 인정 안해 |교토 이춘규특파원|교토대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유학생은 2005년 기준으로 198명이다. 그 중에 박사과정이 94명, 석사과정 36명이고, 학부생은 25명 등이다. 유학생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교토대학의 자유와 ‘느리게 가기’가 돋보였다. 인문학 분야의 박사학위 받기는 7∼8년 걸린다. 한국에서 받은 석사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도 느리다. 공과대분야는 상대적으로 짧다. 이처럼 학위기간이 길어져 미래를 걱정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자 “빨리 학위를 주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는 흐름이 보인다.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취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법학 박사과정 정영훈씨의 소개다. 한국인유학생회 회장 김정환(박사과정 재료공학) 씨는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논문 방향에 대한 지도교수의 제시도 없어 유학생은 어렵다.”면서도 “느리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깊은 연구와 질 높은 논문이 많다.”고 말했다. 학부 분위기도 유사하다. 공학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오지민씨는 “선생이 공부시키는 것이 없다. 출석체크도 없고 수업을 안받아도 된다는 분위기다.”라면서도 “자기 관심분야를 찾아서 두드러진 성취를 이뤄내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고 귀띔했다. 오씨는 도쿄대에 갈 실력이 있는 학생도 자유로운 교토대의 학풍을 좋아해 선택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교토대는 도쿄대와는 달리 서둘러 결과물을 내야 하는 압박이 없다면서 “새로운 분야, 새로운 이론을 개척하는 학풍”이라고 덧붙였다. taein@seoul.co.kr ■ “세계 최고·유일 추구… 자유와 토론이 학풍” |교토 이춘규특파원|교토대 마쓰모토 히로시 부학장(연구·재정담당)은 “교토대는 연구 중심대학으로 자유와 토론을 중시한다.”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학풍이 강함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교토대학의 특징은. -연구대학이자 탐험·모험심이 강한 대학인 점이 특징이다. 세계 최고, 유일(唯一)을 추구하는 연구가 많다. ▶교토대의 강점은. -자유로운 학풍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한다. 흉내내지 않고 우리의 것을 추구한다. 미국의 대학은 돈이 되는 곳에 연구를 집중하지만 교토대는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측면에 집중한다. 지식도 추구하지만 우리는 지혜를 중시한다. 이를 위해 토론을 중요하고 철저하게 여긴다. ▶법인화 이후 기부 현황은. -기부금이 증가하고 있다.1인당 과학연구비에서 도쿄대가 100이라면 교토대는 115로 많다. ▶우수학생 확보 방안은. -유치 방안도 중요하지만 전통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교토대에 가면 자유스럽다는 학풍이 힘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능력이 적다. 우리는 이를 길러준다. 한국이나 중국, 구미의 최우수 학생들이 몰려올 수 있도록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지금까지 도쿄대는 정치계나 관료를 하려는 학생들이 가고, 교토대는 학문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몰리는 경향도 있었다. ▶외국의 인재 확보 방안은. -국제교류 추진 담당이사직을 만들어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우수한 학생과 교수들을 모으려 한다. ▶우수한 젊은 연구자 확보 방안은. -우수한 선생과 학생이 갑자기 모이지 않는다. 아직 학교 명성이 중요하다. 선배들이 활동한 업적 등을 본다. 그래서 실적을 장기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연구인력 확보 방안은. -세계적 수준에서 보면 일본의 여성연구인력 진출이 낮다. 여성 연구자 비율이 교토대는 7%정도다. 이를 15년 뒤에는 20% 수준으로 높이려 한다. 우선 3년간은 10% 정도로 끌어올리겠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선발하는 일은 없다. 철저하게 능력위주다. 여성 연구자가 출산을 해도 안심하고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3년간 정부 지원도 있고, 이후 학교자체 예산도 확보해 놓았다. ▶세계 최고 대학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가장 큰 과제는 학생과 연구자, 교원의 책임감과 자각이다. 다음 과제는 재정 기반과 연구전략 마련이다. 교육시스템 개혁도 중요하다. 종합대학의 장점을 살리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예들 들면 의사가 돼도 인문학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게 하려 한다. ▶교토대 하면 노벨상이 얘기되는데. -5명이 노벨상을 받았지만 더 많은 교토대 학자들이 상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는 노벨상 받을 만한 학자가 매우 많지만 제대로 못받는다. 서구 심사위원들이 동양학자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 알리려는 활동도 중요하다. 공간적 약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구학자들을 교토대에 불러 3∼4개월정도 장기 체류시키면서 토론하고, 연구내용을 알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산·학 연대는 잘되고 있나. -잘 되고 있지만 매우 미묘하다. 특허권 신청도 늘고 있다. 그런데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한 건을 신청하기 위해 50만엔이나 필요하다. 몇 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것에는 얽매이지 않는다. 기업에도, 대학에도 모두 만족스러운 특허 및 지적재산권 제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허 분쟁도 있나. -국제특허의 경우는 기업들이 매우 신중하다. 미국에서 특히 수억엔이 드는 소송이 많다. 소송에 말려들면 기업은 자신을 방어할 수 있지만 대학은 방어력이 없다. 엄청난 금액을 소모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 대학의 지식은 모두의 것이지 특정집단의 이익이나 돈을 위한 연구하지 않는다.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의 라이벌 대학을 꼽는다면. -유럽은 문과계 대학들이, 미국은 이공계가 강하다. 미국은 사립뿐 아니라 공립도 강하다. 스탠퍼드, 하버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명문들이 즐비하다. 중국의 칭화대나 한국의 서울대 등이 어떤 의미에서 우리 라이벌이다. taein@seoul.co.kr
  • [대입 수시2학기 지원전략] 대학별 고사 대비요령

    [대입 수시2학기 지원전략] 대학별 고사 대비요령

    2007학년도 2학기 수시전형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술, 구술 등 대학별 고사를 실시한다. 학생부 성적이 비슷하다고 하면 대입 관건이 대학별 고사성적에 달려 있다 할 수 있다. 수시 2전형에 관심있는 수험생들을 위한 논·구술, 면접고사 등 대학별 고사 대비요령을 살펴본다. ●기존 출제경향 파악부터 논술은 우선 지난해 2학기와 올 1학기 수시모집에서 나온 기출문제를 통해 대학별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과 계열의 기출문제와 모의평가 문제, 출제지침 등을 반드시 확인하여 문제유형을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 이런 정보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이와관련, 올해 논술이 2008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전단계로서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과 지식에 기초한 통합교과형 논술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부 대학에서는 이런 출제경향을 보인 상태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이번 1학기 수시부터 언어 및 수리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서강대는 계열별 논술을 각각 시행하고 있다. 심층면접에서는 지난해처럼 많은 대학들이 인문계는 영어, 자연계는 수학 및 과학 교과와 관련된 내용을 물을 전망이다. 적성검사는 기출 문제나 모의평가 문제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풀어보는 게 효과적이다. ●논술 지문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과 배경지식을 쌓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약형이나 지문 간의 관계를 밝히는 유형의 문제는 지문에 대한 이해력을 직접 평가하는 것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직접 지식을 평가하지는 않아도 수학이나 과학의 원리와 법칙 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시사적인 문제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현안을 알아보고 이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때 그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알아보고 자신의 입장도 정립해 둬야 한다. 논술 평가는 얼마나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시된 글이나 자료의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여 논리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글쓰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영어 지문을 제시한 논술문제도 많은 만큼 영자신문 등을 읽고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면접·구술고사 논술고사만큼 대학별로 다양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논술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변별력을 구술·면접에서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나 모의 평가 문제, 출제 지침 등을 반드시 확인하여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정확히 알고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지망 대학의 면접·구술고사의 진행 방식도 자세히 알아둬야 한다. 면접에서도 시사 문제에 대한 영어질문이 나올 수 있다. 영어 지문출제에 대비, 고교 교과서 수준 이상의 영어어휘나 표현을 익혀 두어야 한다. 어려운 내용의 장문이 제시될 수도 있는 만큼 속독 및 내용파악 능력 향상도 중요하다. 시간(10분)을 정해놓고 A4용지 한 장 정도의 내용을 독해해 내는 연습이 좋다. 자연 계열은 수학의 주요 개념과 공식을 익혀 두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 교과의 주요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알아두고, 이를 자연 과학적 현상이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논술이 글로써 수험생의 사고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구술 및 면접고사는 면접관이 수험생을 불러놓고 직접 대화를 통해 수험생의 지식과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면접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면접관들이 호감을 갖는 수험생은 쾌활하고 재치있으며, 자기주장이 강하면서 전공에 관심이 높고 인사 잘하는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하는 한편 전공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사항들은 파악해두는 게 좋다. 지원할 전공이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개념들을 다루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발음이 나빠서 알아듣기 어려운 학생과 옷차림이 요란하고 시선이 산만한 학생과 잘난 척하는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가장 좋은 준비 방법은 말을 또박또박 하고 자기 생각을 가다듬어 미리 글로 써보고 정리하여 명료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적성검사 적성검사는 객관식 시험으로서 성취도 평가 위주의 학력고사라기보다는 일종의 속도검사에 가깝다. 적성검사는 주어진 일정한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학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언어추리, 수열추리, 일반수리, 지각판단, 기호해독, 도형추리 등의 유형이 많이 출제된다. 대학별 평가인 만큼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유형을 파악해두면 유리하다. 지망 대학의 기출 문제와 모의고사 문제 및 출제 지침 등을 반드시 확인하여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올해 처음 적성검사를 도입하는 대학은 모의고사 문제를 통해 유형을 익히고, 다른 대학의 적성검사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도움말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이사.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남과여] 문득 옛애인이 그리워지면 …

    여름 늦더위를 식히는 비가 내리고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가을을 앞두고 청첩장이 날아오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틈으로 옛 애인 생각이 스멀스멀 치고 올라온다. 사랑하는 마음은 이미 바래졌지만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마냥 그 생각에 빠져 지내기엔 지금의 사랑에게 미안하다. 옛 사랑이 떠오를 때, 현명하게 마음을 비우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 “쿨하게 꿈 깨” “천하의 바람둥이 빼고는 잠시라도 만났던 남자들은 당연히 가끔씩 생각나죠.” 친구들 사이에서 연애 고수로 통하는 이소영(가명·26)씨. 중학교 때 테니스 레슨하는 강사와 연애를 했을 만큼 조숙했던 이씨는 그동안 사귄 남자들의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같은 과 선배와 결혼해 잘 살고 있지만 가끔 옛 애인들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친구나 선배와 수다떨기 “아직 결혼 안한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정신 차려라. 선배한테 잘해라.’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 못지않게 화려한 연애 생활을 한 선배 언니한테 전화하면 이해를 해주더군요. 한시간쯤 수다 떨고 나면 ‘그래도 지금 남자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옛 애인은 잊어버리죠.” 여대를 졸업한 강모(27·유학 중)씨는 대학 시절, 가만히 있다가는 남자친구를 하나도 못 만들겠다 싶어 소개팅에 목숨을 걸었다. 그 덕에 유학 가기 전까지 모두 6명의 남자를 사귀었다.2명은 군대를 보냈고 4명은 ‘우린 그냥 안 맞는 것 같다.’며 헤어진 터라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다. 혼자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외로울 때면 생각이 나기도 한다.2명은 최근 번호를 알고 있어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도 많이 한다.“이럴 때면 친구 중에 연애 경험은 없지만 이론은 완벽하게 꿰고 있는 애가 있는데 걔한테 전화를 걸어요. 그러면 그 친구가 ‘야, 쿨하게 살아라.’라고 한마디 해주면 마음이 좀 정리가 되더라고요.” ●“직접 만나는 것도 환상 깨는 데 좋아” 오모(27)씨는 지난 4월 결혼 날짜를 잡고 보니 대학 시절 2년간 사귀다 졸업 직후 헤어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오씨는 취직을 했지만 남자친구는 도서관만 들락거렸고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서로 합의 하에 헤어졌다. 이제 와서 다른 마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결국 용기를 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났다. 오씨는 “자그마한 회사에 취직했는데 뚜껑 열리는 차(컨버터블카)를 타고 나타났다.”면서 “원래 저렇게 허영 많은 남자였나 싶은 게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손모(26)씨는 헤어질 당시를 떠올려 본다. 불현듯 보고 싶은 순간에는 좋은 기억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나쁜 기억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다. ●미니홈피 몰래 들어가서 보기 직접 만나거나 혹은 다른 이에게 털어놓을 만큼 용기가 없는 이들은 미니홈피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랜다고 한다. 고등학교 동창과 사귀었던 이모(29)씨는 미니홈피를 통해 옛 애인의 소식을 접한다. 사진을 자주 올리거나 글을 쓰는 등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옛 남자친구가 아닌 주변 친구들 홈피에 들어가 근황을 본다.“이렇게 얘기하면 스토커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한데,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살펴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주부 박모(30)씨도 이씨와 비슷하다.“결혼하고 바로 애가 들어서서 요즘은 컴퓨터 자체를 안하지만 미혼일 때에는 생각날 때면 컴퓨터부터 켰죠. 다들 옛 애인 홈피 들어가서 가끔 보지 않나요?”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혹시 미련이…”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질 때면 남자들은 불현듯 헤어진 옛 여인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쓸쓸하게 보이는 남자들이 유독 많아 보이는 걸까. 본능처럼 옛 애인을 떠올린 남자들, 과연 어떻게 향수를 행동으로 녹여낼까. ●상자에 담아둔 편지 들춰보기 대학 때 3년간 사귀던 여자와 헤어진 뒤 지금까지 솔로로 지내고 있는 회사원 김모(29)씨. 해마다 이맘때면 상자에 꼭꼭 담아둔 편지와 사진들을 들춰본다.3년간 사귀던 여성과 주고 받은 편지 30여통과 사진 대여섯장. 평소엔 잘 보이지도 않는 침대 밑 구석에 넣어 두지만, 가을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번씩 꺼내게 된다.“이런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옛 여인들에게 미련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가 갈수록 사진들을 몇장씩 버리게 되는 것만 봐도 그건 분명한 거죠.” ●옛 애인을 잘 아는 친구와 술먹기 예전에 사귀었던 여성과 다 함께 친했던 친구들을 불러내 추억을 곱씹는 사람들도 있다. 은행에 다니는 강모(32)씨는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3년 동안 사귄 여성과 2년 전쯤 헤어졌다. 비교적 오랜 시간을 만났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친한 선·후배들은 강씨 커플에 대해 좋은 일, 궂은 일 포함해서 서로 잘 알고 있다. “우리 커플에 대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 헤어질 때는 약간 부담이었지만, 함께 모여 추억을 곱씹기에는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옛 애인이 생각날 때 학교 선·후배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혼자서는 우울할 것 같은 이야기도 담담하게 할 수 있게 된다. 그 역시 ‘혹시 미련을….’이라는 말이 나오면 정색하며 손사레 치기 바쁘다.“평소에는 거의 생각나지 않다가 화창한 날씨에 어쩌다 생각나는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미련이 남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직접 전화하기 드물지만 옛 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지방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조모(36)씨는 아직 미혼이다. 조씨는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여성들을 만났고 자주 헤어지는 스타일이다.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 사귄 여자들이 10명이 넘는다. 그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또 새로운 여성을 소개받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그리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그럴 때면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직접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헤어질 때 서로 상처를 많이 입었다면 저처럼 다시 전화하는 것이 힘들겠죠. 하지만 대부분 ‘쿨’하게 헤어졌던 사람이어서 아직까지 편하게 연락할 수 있게 되더군요.” 이 외에 ‘옛 애인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그 때 내가 좀더 다르게 행동했더라면….”등 한참동안 상상 속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이문종(31·회사원)씨는 “스스로 한심해지기도 하지만 옛 애인이 생각나면 그냥 그 기분에 푹 빠져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상상을 하다보면 기분이 어느새 전환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프로암 라운드, 배려 갖춰야

    골프대회 직전에는 ‘프로암대회’라는 게 있다. 상황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있다. 프로암이란 ‘프로페셔널 앤드 아마추어(Professional and Amateur)’의 약자다. 말 그대로 프로골퍼와 아마추어 골퍼가 함께 라운드하는 것을 말한다. 대회 주최측이 협조해 준 스폰서와 관계자들을 초청, 참가 선수들과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행사다. 프로골퍼는 대회를 통해 상금을 벌어들이고, 기업은 대회를 통해 홍보와 매출을 극대화시킨다. 프로암은 이러한 각자의 목표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프로골퍼와 기업 간 긴밀한 유대의 장이다. 그러나 종종 국내 프로암 행사에서 프로골퍼들에 대한 불만이 튀어 나오기도 한다. 동반라운드를 하는 골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골퍼는 그래야 한다. 하지만 프로암 행사에서만큼은 아마추어 골퍼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프로암에서 안니카 소렌스탐을 비롯, 줄리 잉스터 등 걸출한 외국 선수들은 함께 라운드하는 ‘아마추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반면 한국 골퍼들은 종종 ‘입방아’에 오른다. 한 마디 말없이 무표정하게 오로지 자신의 샷에만 골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물론 예전에 견줘 나아졌다고는 하나 부드러워져야 할 부분은 아직도 많다. 그렇다고 기업 관계자들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나서는 건 곤란하다.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프로암 행사에 전용 캐디 출입을 제한시켰다. 프로 골퍼들에게 ‘관계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를 당부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골퍼의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속 캐디 출입금지는 어쩐지 오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대회가 발전하고 우수 선수가 발굴되려면 선수는 스폰서에 대한 고마움과 예의를 갖춰야 한다. 그것이 곧 ‘프로암’이 만들어 준 ‘기회’이기도 하다. 또 행사에 참가한 아마추어 골퍼 역시 프로 못지않게 선수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격에 맞는 대우를 해 줘야 한다. 말을 함부로 하거나 무례한 행동으로 선수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경우는 결코 드물지 않다. ‘프로암’ 행사는 골퍼들의 잔치다. 초대된 잔치에 가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행동은 곤란하다.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가 함께 어울려 대회를 축하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는 날이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잔치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시론] ‘도둑처럼 찾아드는’ 레임덕/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도둑처럼 찾아드는’ 레임덕/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녁 모임 자리가 확실히 차분해졌다. 오래된 친구들의 모임이었지만 이전에는 화제가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로 옮아가기만 하면 목소리도 커지고 시끌벅적해지곤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는 노 대통령이 아예 화제에 오르지 않거나 화젯거리가 된다고 해도 그저 몇마디들 하고 금방 다른 화제로 넘어간다. 오히려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서운하겠지만 이제 사람들이 ‘차기’를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만큼 현 대통령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은 줄어든다.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이야기되는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그런 느낌을 갖는 것 같다.‘힘이 없어 할 일이 없다. 관리만 잘해주고 넘겨줘야 할 것 같다.’는 노 대통령의 말도 이런 심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임덕 현상은 고정된 임기를 갖는 모든 지도자가 겪어야 하는 불가피한 운명이다. 총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장기간 집권할 수 있는 내각제와 달리,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제에서 레임덕 현상은 임기 후반기 ‘도둑처럼 찾아든다.’ 미국처럼 연임이 가능하면 적어도 첫 임기 4년동안에는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두번째 임기 말에는 레임덕을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5년 단임제인 경우 이런 현상이 보다 심각하다. 머지않아 물러나야 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정책의 추진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도 이전 같지 않을 것이다. 레임덕 현상을 피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고볼 수만도 없는 일이다. 레임덕 기간을 어떻게 잘 ‘관리해’낼 것인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큰 제도적 숙제이기도 하다. 아직도 1년반이나 남은 시간을 허송세월할 수 없을뿐더러, 이런 현상이 노 대통령에게 국한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모두 레임덕을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신임 대통령이 겪기 마련인 임기 초반 6개월에서 1년정도의 시행착오 기간에 더해, 임기말 1년 이상을 레임덕으로 보내야 한다면 대통령의 실제 통치기간은 2∼3년정도인 셈이다.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제자리를 잡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제도적으로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해야겠지만 레임덕 현상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임기 후반기에는 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큰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기 어렵다. 여론을 등지면서 그런 어젠다를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을 임기 후반의 대통령이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 말 이동통신사 선정 논란이나 김영삼 정부 말 노동법 날치기는 모두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정책이 잘 마무리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청간 원활한 소통 역시 중요하다. 선거에 다시 나설 수 없는 대통령과 달리 ‘차기’를 최우선시해야 하는 당으로서는 대통령이 여론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면 ‘당이 살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견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당의 지원까지 잃게 되면 임기 말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레임덕을 최소화할 확실한 방안은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퇴임을 무척 아쉬워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론상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는 임기 말까지도 무척 중요하다. 너무 늦게 그 중요성을 깨달은 건 아닌지, 아쉬움과 우려가 교차될 수밖에 없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盧정권 사람 찍힐라” 승진기피

    “盧정권 사람 찍힐라” 승진기피

    참여정부의 레임덕 현상이 심상치 않다. 성인용 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 의혹 등으로 당·청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민감한 정책으로 당·정·청 3각 협력체제 자체가 와해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역대 정권 최악의 지지율(10%대)을 기록하고 있는 참여정부가 ‘바다이야기’ 의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국정 표류와 함께 ‘레임덕’은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1997년 초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말년에 터졌던 ‘김현철 게이트’가 결국 IMF 사태로 이어졌던 국정 혼란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권 후반기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코드·보은인사’를 남발하면서 민심은 격앙되고 있다.‘청와대 386’들의 지나친 정책·인사 개입으로 관료사회도 술렁거린다. 정부 부처는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민감한 정책들은 표류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조차 “정부 여당 실패의 중심에 노 대통령이 서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정·청 불협화음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집권 말기 현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고위직 공무원들이 차기 정권을 겨냥, 승진을 기피하고 있고 청와대 파견은 아예 기피 사항이다. 청와대에서 보수 기득권 세력의 본산으로 꼽는 재정경제부의 경우 참여정부 나머지 1년4개월만 ‘조용히’ 지내자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장은 “솔직히 주요 보직에 있기보다 1년 정도 한직에 있는 게 낫다.”고 털어놓았다. 정권 교체를 상정,‘노무현 정권의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일종의 ‘보신책’인 것이다.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이 6개월 만에 도중 하차하면서 행정고시 23회인 박양우 차관이 바통을 이어받은 문화관광부의 경우 “차관 임기가 적어도 1년 이상 보장되지 않으면 국장들이 주요 보직에서 제대로 일할 수 없다.”며 승진을 꺼리는 분위기다. 정책 표류는 더욱 심각하다. 정보통신부의 경우 진대제 전 장관이 ‘10년후 먹을거리’로 추진했던 ‘IT839 정책’의 경우 집권 말기 추진력이 약해져 맥이 빠진 분위기다.‘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방송통신융합정책’의 경우도 당·정·청의 ‘힘겨루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 진전이 느려졌다. 최근 발표한 4대 보험 통합 징수와 관련, 부처간 잡음도 적지 않다. 국세청 산하에 통합 징수업무를 맡을 공단을 설치하자는 기획예산처의 의견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권 말기 전형적인 부처간 알력이 표면화됐다는 지적이다. 당정 협의도 삐걱거린다.‘청와대 코드’에 맞추다 보니 제대로 결론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소주세율 인상 방안을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세제 개편안을 놓고도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가 논란이 되자 여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재론 주장이 나온다. 여권도 레임덕에 대한 위기 의식이 심각하다. 당ㆍ정ㆍ청 고위급 채널인 4인 회동이 가동하기 시작했고,27일엔 청와대 정무팀 직제를 신설해 당청간 소통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9월 정기국회가 지나면 곧바로 차기 대권 경선체제다. 대통령이 정치적 시선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특별취재반 정치부 박홍기 차장, 오일만 구혜영 박지연 황장석 기자 공공정책부 최광숙 조덕현 차장, 박승기 장세훈 이두걸 기자 사회부 심재억 차장, 이동구 박은호 김재천 기자 경제부 백문일 차장, 이영표 기자 산업부 정기홍 부장급, 최용규 차장, 주현진 기자
  • 호남농악 ‘풍물춤’ 향연

    호남농악 ‘풍물춤’ 향연

    풍물 하면 으레 사물놀이의 흥겨운 가락을 떠올리지만 원래 풍물은 춤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진 신명나는 놀이였다. 판소리의 ‘발림’처럼 풍물에서는 연주를 위한 몸짓을 ‘버슴새’라고 부르는데 이 버슴새를 발전시킨 것이 풍물춤이다. 새달 1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풍물명무전(風物名舞展)’은 상쇠의 부포춤, 장구재비의 설장구춤, 소고재비의 소고춤 등 풍물춤의 고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드문 기회다. 호남농악의 명인 7명이 무대에 선다. 김형순(73)과 김동언(66)은 설장구춤을, 유지화(63)와 유순자(51)는 부포춤을 선보이고, 류명철(64)은 부들상모춤을, 정인삼(64)과 김운태(43)는 고깔소고춤과 채상소고춤을 춘다. 설장구춤은 북을 빼고 장구로만 풍물을 편성할 정도로 장구가 발달한 호남농악, 그중에서도 (전라)우도농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춤이다. 벼락치는 가락과 현란한 디딤새로 연주와 춤, 호흡의 절묘한 일치가 백미로 꼽힌다. 같은 우도라도 김형순은 전북 부안·정읍의 가락을, 김동언은 전남 영광·광주의 가락을 보유하고 있다. 호남농악의 상쇠들은 상모라는 모자를 쓰는데, 그 위에 다는 날짐승의 깃털장식을 ‘부포’라고 부른다. 우도의 상쇠는 뻣뻣한 대공 위에 정연하게 깃털을 꽂은 ‘뻣상모’를,(전라)좌도의 상쇠는 삽살개의 꼬리처럼 부들부들한 ‘부들상모’를 쓴다. 여성농악단 출신의 유지화와 유순자는 우도 부포춤의 명인이고, 류명철은 좌도 부들부포춤의 마지막 기능자다. 손잡이가 달린 작은 북을 들고 추는 소고춤은 모자에 따라 춤이 다르다. 우도의 고깔소고춤은 상모에 꽃을 달고 추며, 좌도의 채상소고춤은 긴 종이띠를 단 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기예적인 춤이다. 정인삼은 우도농악의 소고춤을, 김운태는 여성농악단에서 추던 채상소고춤을 춘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 단 한차례 열린다.1만∼3만원.(02)3216-118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내·애인 가슴 풀어헤쳐 ‘돈 좇는 사회’

    배우자나 애인의 누드 사진 등을 인터넷에 올려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음란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됐다.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등 그럴듯한 사회적 위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실제 아내임을 증명하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올린 사람까지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회원들이 제공한 음란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모 사이트 운영자 이모(32)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강모(29)씨 등 회원 41명과 이 사이트의 해킹을 시도한 민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01년 이 사이트를 개설해 30여만명을 회원으로 모집한 뒤 이들의 배우자나 애인의 음란 사진을 올리는 코너를 운영해 6억 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권모(34·모 대학 겸임교수)씨 등 회원들은 배우자 또는 애인과 가진 성관계 사진, 나체 사진 8000여건을 사이트에 올리고 한 번 내려받아갈 때마다 50∼150원씩 받아 모두 6000여만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음란사진을 올린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인 권씨 외에도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영화 시나리오 작가, 대학생인 군수 아들, 미국 모협회 검사관, 중국인 사업가 등이 포함됐고 주부 등 여성도 3명이 끼어 있었다. 사진작가가 모델을 기용해 사진을 찍어 올린 경우도 있었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의 직업은 대학생과 주부부터 교사, 공무원, 간호사, 성매매 여성, 미술학원장까지 다양했다. 일부 회원은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기 아내임을 보여 주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으며 부부 간 교환 성행위(스와핑)를 시도하거나 여성 여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경우도 있었다. 월수입 50만원 이하인 한 부부는 아기 분유값 등 생활비를 벌려고 집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해 500여만원을 벌어들이는 등 범행 동기가 생계형인 사례도 일부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나 애인의 미모를 과시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이트 해킹을 시도한 민씨는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이트 회원 30여명에게 유포해 음란물 1만여건을 공짜로 내려받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음란사진 2만여건을 압수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하는 한편 비슷한 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은 처음엔 재미로 사진을 올렸다가 음란물에 대한 댓글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붙은 데다 더 큰 성적 만족감을 느끼려고 중독에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건강 칼럼] ‘충수염’을 아시나요

    예전에 유행했던 수술 중의 하나가 바로 맹장을 미리 떼어내는(?) 수술이었다. 맹장이라고 하지만 실은 충수돌기이다. 일반인들이 맹장염이라고 아는 것도 역시 맹장이 아니라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급성 충수염’이다. 급성 충수염은 10∼20대에 주로 발병하며, 어린아이나 고령자에게는 드문 대신 충수돌기의 천공은 이 연령층에 더 많다. 특히 사춘기에서 25세 사이의 경우 남자가 여자보다 3대 2 정도로 많다. 따라서 합병증인 복막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더 높다. 나머지는 충수돌기의 내부가 막혀 염증이 생기면서 충수돌기가 붓고 커져 통증이 생기는 경우다. 방치하면 충수돌기 벽이 괴사해 천공이 되면서 급성 복막염으로 발전한다. 충수돌기는 변색(변이 충수돌기 안에서 굳는 것)과 기생충, 종양, 임파선 증대로 더러 막히곤 한다. 일반적인 진단법은 임상 증상인데 이때는 통증의 순서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충수의 수축과 팽창으로 가스나 배변 느낌이 오거나 상복부 또는 배끝 주위에 불분명한 통증이 나타난다. 체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때는 설사보다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24∼48시간 정도가 지나면 통증이 오른쪽 하복부 쪽에서도 나타나며 통증도 한층 심해진다. 충수가 방광과 가까운 경우에는 방광염처럼 소변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더러는 충수돌기가 상복부 쪽에 붙어 있는 변형도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심장이 좌우로 바뀐 기형의 경우 충수돌기도 좌측에 있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영아의 경우 까닭없이 설사, 구토와 복통이 오거나 고령자에게 비슷하면서도 둔한 통증이 나타나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진단이 늦어져 천공이 오면 사망률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숙련된 의사라도 진단 정확도가 80% 정도여서 잘못 충수염 수술을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충수염을 방치했다가 천공이 되는 경우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에 의심이 가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 2국] 백 대마를 잡으러 가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 2국] 백 대마를 잡으러 가다

    제7보(90∼105) ‘위기 뒤의 찬스´라는 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기를 넘기면 긴장이 풀어져서 느슨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다. 우변에서 큰 위기를 넘긴 원성진 7단은 백 90으로 넘을 때 흑 91로 호구 쳐서 지켰는데, 이 수로는 (참고도1) 흑1을 선수하고 두는 것이 정수였다. 흑 5까지의 진행이 예상되는데 실전 97까지와 비교해 봤을 때 전체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리에서 흑이 2집 손해이다. 아직 중반전이므로 2집 그 까짓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종반전에 가면 1집 때문에 승패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므로 2집의 손실은 엄청난 것이다. 백 98은 이제 놓칠 수 없는 곳. 흑은 하변에 큰 집이 있지만 백은 이렇다 할 집이 없으므로 상변을 지켜야만 실리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천천히 상변을 삭감하더라도 흑이 우세하다. 그러나 원성진 7단은 흑 99의 모자 씌움으로 공격을 통해 승리를 지키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백100으로 이었을 때 흑 101,103의 선수는 백 대마를 꼭 잡고야 말겠다는 공격의 일관성을 지닌 수이다. 그러나 이 수는 지나치게 경직됐다.(참고도2)처럼 그냥 흑 1로 넘고 백 2에도 흑 3으로 지켜서 공격을 통해 이득만 얻어내는 것이 보다 실속 있는 작전이었다. 더구나 흑 A로 끼우면 E까지 백돌 석 점을 잡는 뒷맛도 남아 있다. 과연 흑은 이 백 대마를 잡을 수 있을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피부미용치료 지나치면 해됩니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피부미용치료 지나치면 해됩니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흔히 피부미용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바람이나 욕구를 ‘경계가 없는 꿈’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록 아름다움이라도 과잉이면 추하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미용치료 의학의 중심에 자리한 탓에 관련된 논란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임이석(46·테마피부과 원장) 박사를 만났다. 그는 일견 지나쳐 보이기도 하는 최근의 피부미용 열풍에 대해 “결국 과잉만 아니라면 선택은 개인적인 필요와 철학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용치료의 배경을 사회적 경쟁력에서 찾는 그는 흔히 경제력의 증대가 미용치료 붐을 낳았다고 여기는 것과 달리 원하는 수준의 경제력을 획득하는 수단의 하나로 젊은 층이 미용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물론 자아 확대나 개인주의적 성향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겠지만 ‘남들처럼 나도’하는 경쟁적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붐’을 형성한 경로를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임 박사에게 ‘아름다움은 무죄’라는 상업적 변설이 그 ‘붐’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인간심리의 원형’을 들어 설명했다.“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머슬로가 말한 인간 욕구의 5단계 중 상위 단계에 속하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자아실현 욕구’와 일정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즉, 아름다움을 통해 타인의 시선을 끌고 이를 통해 자존감을 획득하는 인간 본래의 모습이 미용치료의 저변에서 작용하는 심리라는 것이지요.” 그는 소위 ‘잘나가는 피부전문의’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런 그도 미용치료 분야의 지나친 비대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이런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의료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은 있을 것”이라며 “대중문화 코드의 일상화와 정보화가 이런 필요성을 확대 재생산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솔직히 의사로서 환자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과잉 치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의료인의 책임의식이 필요하겠지요. 비록 ‘과잉’이 환자의 요구에 따른 결과라 해도 책임있는 의사라면 이를 최대한 억제해야 할 소임도 갖고 있으니까요. 의료인이 환자에게 절제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환자도 이런 조언을 경청한다면 과잉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임 박사는 많은 소비자들이 드러내 보이는 미용치료 행태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의견을 밝혔다.“사실 미적 관점이라는 게 사람마다 달라 어디까지가 ‘과잉’이나 ‘일탈’이고, 또 어디까지가 ‘적정 수준’인지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환자들이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주변의 시선을 근거로 삼거나 어떤 흐름에 떠밀려 판단할 경우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미적 관점이 정말 자신의 것인지를 진지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의 이른바 ‘쌩얼’ 바람에 대해서도 그의 견해를 물었다.“조사를 해보니 주름치료를 받는 환자의 30% 이상이 20대더군요. 사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20대가 주름치료를 받을 연령대는 아닌데도 이렇게 젊은 환자가 많은 것은 화장 안 한 소위 ‘쌩얼’의 영향 탓이겠지요. 물론 기술적으로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학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가 ‘피부재생술’과 ‘리프팅(Lifting)’이다. 플라스마 피부재생술이나 G빔 레이저술, 타이탄 레이저, 고주파를 이용한 서마지리프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는 “이런 치료가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것은 질환 치료차원이라기보다 화장으로 가리기 어려운 주름을 의학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박사에게 미용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가진 ‘지나친 부분’과 ‘모자라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주저없이 ‘기본’을 거론했다.“어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기본’입니다. 미용치료 환자 대다수가 스트레스, 수면 및 영양부족 등 피부를 해치는 환경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아름다운 피부의 기본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씻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치료는 이후의 문제지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의학의 힘을 빌려 자신의 외형을 바꿔보고 싶어 한다. 그것이 현실적 필요에 근거한 것일지라도 저변에 콤플렉스가 작용하고 있다. 미용치료는 이런 사람들에게 의학적으로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고 제공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심리적이다. 그러나 의학은 ‘최대’이면서 동시에 ‘최소’이기도 하다. 어떤 피부미용도 결국 치료의 범주를 못 벗어나기 때문이다. 임 박사는 이렇게 강조했다.“미용치료를 변신의 방법으로 보는 것은 곤란합니다. 다른 의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미용치료도 치료입니다. 피부나 다른 미용상의 문제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미용치료를 통해 이런 고통에서 벗어났다면 이는 성공한 치료입니다. 이런 미용치료를 더러는 ‘절세가인’이 되는 지름길 정도로 아는데, 그건 비현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달했다 해도 영화 ‘페이스 오프’에서 보듯 외모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의술은 없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그에게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지금처럼 끊임없는 고강도의 육체노동에다 애쓰고 고민까지 한다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참 고달픈 직업이지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커리어 우먼] 박수경 아모레퍼시픽 소비자미용연구소장

    [커리어 우먼] 박수경 아모레퍼시픽 소비자미용연구소장

    “하루 종일 온갖 종류의 화장품을 발라 보고, 여성 심리를 연구하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일하는 걸 보니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학교가 전부인 줄 알고 있던 저에게 새 세상이 열린 거죠.”아모레퍼시픽의 최연소이자 유일한 여성 임원급인 박수경(41) 소비자미용연구소장이 7년 전 입사할 때를 떠올리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새로운 일은 호기심을 촉발시켰고, 일에 대한 재미는 능률과 직결됐다. 화장품 회사여서 여직원 비율은 55%로 높았지만 의외로 팀장 이상 간부사원 비율은 5%도 안 됐다. ●“뷰티 소프트로 승부한다” 박 소장은 지난 1월부터 뷰티트랜드·고객상담·미용교육팀으로 구성된 소비자미용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직원이 100명 정도로 대(大) 부대이지만 남자 직원은 7명뿐이다. 연구소는 시시각각 변하는 화장품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요구 사항, 유행을 연구하고 이를 신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출시전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 사용감 평가를 전담해 결과를 기술연구소에 피드백해 주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 단 한차례에 평가를 통과하는 예는 없다. 평균 10∼11차례 ‘퇴짜’를 맞는데 어떤 제품은 100차례 넘게 품평을 한 경우도 있다. 박 소장은 제품 못지 않게 고객들에 대한 미용 서비스, 이른바 ‘뷰티 소프트’를 중시한다.“고객 상담의 80%가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20%가 상품에 대한 불만”이라면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사용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100%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강사에서 민간기업 과장으로 박 소장은 대학원에서 소비자학을 전공한 박사로 10년 가까이 강의와 연구만 한 이른바 ‘먹물’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지난 2000년 지도교수가 아모레퍼시픽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평소 미용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덜컥’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 소장이 이 곳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전공을 살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것. 연령과 소득으로만 구분하던 기존의 방법에서 탈피, 소득·활동성 등에 따라 ‘산동네 아줌마형’‘강남 미즈형’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일부에서는 ‘연구를 위한 연구’ 아니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제품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판매 전략에 적극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새 일에 한참 재미를 갖고 일하던 박 소장에게 의외로 슬럼프는 일찍 찾아 왔다. 입사 2년차 때였다. 열심히 일하는 것을 놓고 주위의 평가가 엇갈리자 마음이 흔들렸다. 입사 동기마저 없어 소외감은 더욱 컸다. “1년 만에 견디지 못해 그만둔다는 건 자존심의 문제였다.”는 그는 “사내에 지인을 만들려고 또래의 남자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동기 모임에 넣어달라고 했다. 의아해하던 남자 동료들의 진심어린 충고가 도움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박 소장은 네트워크를 잘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고 본다.“친하게 지내는 것과 네트워킹은 다르다.”면서 “네트워킹은 내게 뭔가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성스러움은 지키면서 남성적인 장점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통합형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미용행태 문화마다 달라요” 박 소장은 소비자들의 미용행태는 나라마다 국민성과 역사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고문서에 외모에 관한 기록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미(美)에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미에 대한 추구는 부지런한 것과 직결되고, 최근의 한류와도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킨·로션·에센스 기능이 함께 든 멀티 제품이 성공하지 못한단다. 단계별로 하나씩 발라 효과를 극대화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장품 가짓수가 다른 나라 여성들에 비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저녁에 바르는 화장품이 중국은 3가지, 프랑스는 5가지인데 한국은 6∼7가지, 심지어 11가지나 된다. 이처럼 깐깐한 소비자들 덕에 한국 화장품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박 소장은 앞으로 오프라인에 축적된 미용 정보를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가상의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또 “색조화장품에서도 아모레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욕심의 한 자락을 드러냈다. ■ 박수경 소장은 ▲1965년생 ▲1988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소비자학 석·박사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중앙대 등 강사 역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원 ▲2000년 1월 아모레퍼시픽 이미지메이킹(IM)팀 입사(과장) ▲2003년 IM팀장 ▲2005년 뷰티 트랜드(BT)팀장 ▲2006년 1월∼ 소비자미용연구소장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주택정책 홍보 통계 짜맞추기?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주택정책 성공을 홍보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입맛에 맞춰 분석,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평당 평균 가격이 1927만원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강남 3구의 평당 가격은 2663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의 경우 건교부가 발표한 6월 현재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아파트 평당 평균가는 1711만원이었지만 홈페지에 공개된 아파트 평당가는 2587만원에 이른다.송파구의 경우도 비슷하다.건교부가 발표한 송파구의 6월 아파트 평당가는 1760만원이었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2365만원이었다. 그래서 건교부의 발표는 체감 아파트 가격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평균가격이 낮게 발표된 것은 상반기에 거래된 비싸지 않은 소형 빌라들까지 모두 포함,평균값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빈도가 낮은 소형 빌라나 값싼 아파트까지 모두 더해 분석한 평균가를 시세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정확한 아파트값 정보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하락률 통계도 입맛에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홈페이지에서 공개한 단지 변동률은 3월 평당 2903만원에서 6월에는 2663만원으로 8.3% 내렸다.그러나 건교부는 모든 아파트 거래치를 기준할 경우 같은 기간에 14.4%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교부가 24일에는 3·30대책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강남지역 평당 가격이 2000만원도 안 된다는 의미없는 통계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통계를 내서 정책에 반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홈페이지에 실린 매매가격은 국민은행이나 시세 정보업체가 분석한 시세보다 높다.국민은행이나 시세정보 업체에서도 최소 100가구 이상 단지를 기준으로 통계를 만든다. 건교부도 전날 자체 홈페이지에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아파트의 실거래가격만 공개하는 것은 이 정도 규모는 되어야 부동산 자료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대구시 대중교통이용 100만명 시대

    대구시 대중교통이용 100만명 시대

    대구시가 대중교통 하루 이용객 1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지난 2월19일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된 이래 버스와 지하철이 시민의 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공영제와 민영제의 혼합형으로 버스 운영은 민간이 맡되 표준운송원가에 의해 총비용을 산출한 뒤 운송수입금과의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구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노선개편, 지하철과의 무료환승, 서비스 개선 등을 추진해 왔다. ●준공영제의 성과 준공영제의 가장 큰 성과는 대중교통 이용객의 증가로 입증된다. 준공영제 실시 이전 대중교통 이용객은 하루 평균 87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시 다음날인 2월20일에 91만 4000여명으로 늘어나는 변화를 보였다. 특히 중·고교생들의 개학 첫날인 지난 3월2일에는 대중교통 이용객수가 103만 6000여명을 기록,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100만명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6월이후 하루 이용객 평균치가 101만 9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1인당 하루 대중교통 통행량은 2.1회다. 이는 2004년 대대적인 대중교통 체계 개선으로 이용인구가 폭증한 서울의 3.3회에 점차 근접해 가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 고정 이용객을 뜻하는 교통카드 사용률도 크게 늘었다. 준공영제 시행 첫날 47.1%에 그쳤던 사용률이 최근에는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시는 버스와 지하철 단일교통요금제가 도입되는 10월에는 교통카드 사용률이 8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대적인 대중교통 환경 개선도 성과로 꼽힌다. 노선별 수입금을 종합적으로 분석, 과밀노선에 대한 운행대수를 조정했다. 또 시민과 공무원들로 구성된 시내버스 모니터단 221명을 가동,101개 전 노선에 대한 운행실태를 상시 점검했다. 특히 배차간격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기 위해 버스운행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노출된 문제점 하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버스가 배차간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배차간격이 7분인데도 4∼12분으로 들쭉날쭉한가 하면 2대가 한꺼번에 운행된 경우도 적잖다. 승객들이 버스를 타러 갔다가 30분씩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타코미터기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접 중소도시 버스들과의 환승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경북광역교통협의회를 구축, 인접 도시간 동일 요금체계와 카드시스템을 구축, 환승시스템 개발비용 분담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향후 대책 시내버스의 도착 시각을 알려 주는 안내 전광판이 버스정류소 50곳에 설치돼 9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내 전광판은 ‘00번 버스 잠시후 도착’ ‘00번 버스 2분후 도착’ ‘00번 버스 사고로 도착 지연’ 식으로 정보를 알려줘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게 된다. 내년에 시내 전체 버스정류소 2800곳 가운데 승객이 많은 200곳에 추가로 안내 전광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버스노선안내 홈페이지(www.businfo.daegu.go.kr)도 개설해 모든 노선의 버스 위치와 원하는 정류소의 버스 도착 예정시각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할 참이다.10월 중순에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요금을 단일화하는 통합요금제도 도입돼 지하철·시내버스의 단일요금은 올리고, 좌석버스 요금은 내리는 한편 지하철 구간요금제는 폐지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기 키워드 중 하나. 바로 ‘레이싱걸’이다. 무한질주의 자동차 경주장, 신차 발표 등 각종 모터쇼에서도 ‘존재의 이유’를 한껏 뽐내며 없어서는 안될 ‘자동차의 꽃’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소위 ‘쭉쭉빵빵’한 몸매와 아찔한 옷차림, 상큼한 미소로 네티즌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새로운 엔터테이너로 당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누구나 ‘찍’으면 그림이 되는 레이싱걸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내리며 많은 팬들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 특히 방송과 연예계에 진출하는 ‘스타’들도 많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화보에도 단골처럼 등장할 만큼 우리곁에 친숙해지고 있다. 이쯤되면 ‘그녀들의 세상 속’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동차 경기가 열린 지난 일요일에 밀착취재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자의 변신은 무죄 지난 20일 아침 8시,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서울 ‘용인 스피드웨이’. 경기에 나갈 차들이 스폰서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 등록을 하러 왔다갔다 분주하다. 이때였다. 주차장 쪽에서 눈에 ‘확’띄는 여인들이 아스팔트 위를 사뿐사뿐 걸어온다. 화장도 없는 얼굴에 수수한 청바지, 티셔츠를 걸치고 있어도 ‘레이싱걸’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스피드웨이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여자 화장실’. 볼일이 급해서일까? 아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메이크업실이 바로 ‘화장실’이다.‘백조’같이 곱고 섹시한 미녀들의 메이크업 장소가 화장실이란 점이 다소 의외였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1시간여 수다떨며 준비를 마친 미녀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쌩얼’의 수수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한 화장과 짧디짧은 치마, 예쁜 귀고리 등으로 단장한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다. # 자동차 레이싱의 꽃 오전 10시. 경기가 시작되자 미녀들도 자동차가 뿜어내는 굉음에 흥분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인 ‘포토타임’에 나섰다. 아주 짧은 상의에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아니 살짝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미녀들의 모습을 찍기 위한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해진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타났는지 자동차 경주 관람은 뒷전이고 그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팬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주미씨 여기 좀 봐주세요.”라고 하자 벽계수까지 녹였다는 황진이의 미소(?)를 살짝 지어 보인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며 깜찍한 표정을 짓자 어김없이 모든 카메라가 그녀를 향한다.170㎝가 넘는 키에 뒷굽 9㎝짜리 하이힐을 신은 미녀들이 동시에 일어섰다. 쭉 빠진 다리, 잘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 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옷을 걸친 그녀들의 몸짓에 따라 카메라들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그야말로 자동차 경주의 꽃이었다. # 우린 백조예요 174㎝의 키에 32-23-35의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지만 애환도 적지 않다.“비록 저희들이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정주미(25·이하 한국타이어 소속)씨. 한여름의 폭염에다 아스팔트의 지열까지 더하면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임에도 계속 밝은 웃음을 지어야 한다. 차가운 날씨 때에도 마찬가지. 이은미(21)씨는 “감기 때문에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파서 약을 먹고 나섰는데 팬들은 모르잖아요. 아무 일 없듯 미소짓고 그들과 대화를 하느라고 힘든 때가 많아요.”라고 토로한다. 또 김하나(25)씨도 “저흰 비록 연예인은 아니지만 조금만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 티가 나요.”라고 하면서 건강 관리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금방 지장을 초래한다고 고백했다. 극성팬들 때문에 속상한 경우도 더러 있다. 모기에 물려 보기 싫거나, 허리나 배가 살짝 접힌 곳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난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하나씨는 “그래도 저희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초콜릿이나 영양제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십자수 쿠션 등을 선물하며 ‘힘내세요’라는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지요.”라며 활짝 웃는다. 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토타임, 팬서비스, 미팅, 다양한 이벤트 진행과 우산을 쓰고 레이서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일 등을 했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이 진행되면 우승자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옆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과거에는 사회적인 시선에 다소 부담을 느꼈지만 요즘은 아니란다.“레이싱걸이란 직업을 전혀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라는 의미있는 얘기를 던지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이색 레이싱걸 현재 활동중인 전문적인 레이싱걸은 40여명. 하지만 최근들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주부 레이싱걸을 비롯해 패션사업가, 연예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 왕언니 강민정 레이싱걸의 ‘왕언니’ 강민정(30·R스타즈소속)씨는 요즘 무척이나 바쁜 사람이다.2001년 모터쇼를 통해 레이싱걸이 된 그녀는 2004년 6월에 결혼한 아줌마로 일과 가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쿠즈플러스에서 열린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발표회에서 만난 그녀의 모습에선 전혀 ‘아줌마티’가 드러나지 않았다.175㎝의 늘씬한 키에 빨간색의 섹시한 의상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요. 결혼해서 지난해까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물론 집안일은 별로 한 것도 없지만 항상 시부모님을 볼 때 마음에 걸렸어요.” 강씨는 당시 광고기획사에 다니던 남자 친구(지금의 남편)가 권유해 레이싱걸 생활을 시작한 케이스. “결혼할 때 어른들에게 허락받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의 직업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보여드렸지요. 남편의 지원사격도 있었지만요.” 지금은 오히려 시부모님이 며느리 사진을 걸어놓을 정도로 열성팬이 됐다. 전시장이나 경기장에서 보여준 고운 자태와는 달리 집에서는 팔 걷어붙이고 빨래·청소하는 억척 아줌마로 변신한다. ■ 사장님 정란선 이렇게 앳되고 예쁜 사장님이 또 있을까. 키 169㎝ 몸무게 49㎏, 까만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TV에서 보았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하 맞다. 정란선(27)씨다. 한때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게 했던 레이싱걸이다. 서울 강남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씨는 지난해 5월 레이싱걸을 그만두고 인터넷 패션몰 (RSlook.com)을 열었다. 요즘 주문 들어오는 물건을 포장·배송하는 일로 무척이나 바쁘단다. “제가 원래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쇼핑몰을 하나 열었는데 팬들이 알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 너무 행복해요.” 패션 디자이너를 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옷을 고르고 입는 안목이 남다르다. 파는 옷은 ‘빈티지’풍이 주류를 이룬다.‘로맨틱 카고바지’는 하루에 50여장씩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끈다. 자신이 직접 모델도 하고 사진도 찍어 운영비를 최대한 아껴 약간의 흑자를 보고 있단다. 또한 얼마전에는 오픈 마켓인 엠플(www.mple.com)에 입점했다. “레이싱걸을 할 때도 최고가 되려고 무척 노력했듯이 새로운 분야에서도 열심히 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레이싱걸 1호 사장답게 반드시 정란선의 독자 브랜드를 갖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 A급 1년 전속금 300만~500만원 레이싱걸 전문 에이전시인 GL P&P의 이혜진(29)실장은 레이싱걸 입문과정에 대해 “보통 전문 에이전시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내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지망생은 심층 면접을 통해 자질이 있는지를 꼼꼼히 평가받는다. 주로 가을에 새로운 레이싱걸을 뽑아 이듬해 봄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다음은 그가 말하는 레이싱걸이 갖추어야 할 세가지 조건. 첫째 몸매. 기본적으로 키가 170㎝가 넘어야 하며 일반 모델과는 달리 몸매에 볼륨이 있어야 한다. 둘째 소위 ‘사진빨’을 잘 받아야 한다. 레이싱걸의 주된 일이 사진에 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말’을 잘해야 한다. 팬들과 지근거리에서 접하는 직업이라 조리있는 표현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해도 레이싱걸로 데뷔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인 자동차 경주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나 레이싱팀에 전속계약을 맺어 활동하고 있는 레이싱걸은 고작 40여명일 정도로 수요 또한 적다. 그래서 대부분 모터쇼 등의 행사에 도우미로 활동한다. 자동차 부품업체나 레이싱팀에 속해 있는 A급 레이싱걸이 받는 1년 전속계약금은 300만∼500만원. 이외에 한번 경기 때마다 20만∼40만원 내외의 수당을 받는다. 레이싱걸을 선호하는 이유는 얼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 각종 모터쇼나 전시회에 설 때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싱걸은 부업이고 내레이터 모델이 주업인 경우가 많다.
  • 유공자자녀 공무원시험 비상

    유공자자녀 공무원시험 비상

    내년 7월부터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주는 공무원 채용시험 가점 비율이 5%로 낮아짐에 따라 합격률도 절반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등권을 침해하는 가산점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줄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부딪히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합격선에 수백명이 몰리면서 소수점 이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 가산점의 위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합격률 3분의 1까지 떨어질 듯 국가보훈처가 지난 17일 발표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가유공자 자녀 등 가족이 6급 이하 공무원 공채를 치를 때 주는 가점 비율을 10%에서 절반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유공자 본인과 유족에 대한 가점은 10%를 유지한다. 과락에 해당하는 개별 과목 40점 미만 득점자는 아예 가산점을 주지 않도록 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가점제도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현재 유공자와 유·가족 등 취업보호대상자는 28만 2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1만 9000여명은 앞으로도 10%의 가점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나머지 26만 3000여명은 법 개정에 따라 가점 5%를 적용받는다. 보훈처는 가산점을 낮추면 내년 하반기부터 유공자와 유·가족의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최대 3분의 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7급 공채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의 평균 합격률은 28.2%,9급은 16.2%였다.2004년 7급 공채에서는 무려 34.2%까지 합격률이 뛰어올랐다. 교원임용시험의 유공자 및 유·가족 합격률은 지난해 6.2%, 올해는 4.9%였다. ●‘일반인 역차별’ vs ‘합당한 보상’ 가산점을 둘러싼 공방도 네티즌 사이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이디 ‘asdasdf’는 “100m 달리기에서 취업보호대상자를 10m 앞에서 달리게 하면 경기는 하나마나”라면서 “가산점 대신 학원비, 교재비 등 사회적 비용으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mintip’도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지만 가족에 대한 가산점은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는 만큼, 대상을 더욱 축소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더의 로망’은 “가산점은 사회에 봉사하다가 뒤처진 국가유공자와 가족을 배려하는 합당한 장치”라면서 “이 정도 예우도 없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사회에 헌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험생 홍모씨도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보훈가족이 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면서 “가산점으로 인심 쓰는 대신 유공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훈처 관계자는 “개정안도 각 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용역 연구 등을 거쳐 만들었지만 입법예고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들어 더욱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엄격히’

    25일부터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이 엄격해진다. 조합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서면에 따른 의결권행사를 제한하고 반드시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또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돼 은마아파트처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은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기준 제정안’과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전면개정안’을 마련, 오는 25일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시공사 선정기준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건설업체가 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동네를 돌며 서면결의서를 받는 행위가 금지된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총회를 진행할 때 조합원의 과반수가 직접 또는 정관이 정한 대리인이 나와야 한다. 서면에 의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있어도 총회에 참여한 조합원이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총회 자체가 무산되어 서면결의서는 무효가 된다. 건설업체의 개별 홍보행위, 금품 제공행위가 금지되고 합동홍보설명회를 두 차례 이상 열도록 했다. 소수 업체와 추진위·조합 임원간 사전 담합을 막기 위해 입찰참여 업체수의 하한을 정해 일정 수 이상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는 경쟁 입찰제를 의무화했다. 기존 재개발 사업의 경우 경쟁 입찰 없이 조합 총회의 의결만 거치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었다. 제한 경쟁입찰에 부칠 경우도 반드시 5개 업체 이상 참여토록 하고, 지명 경쟁은 5개 이상 업체 가운데 3개 업체 이상 참여토록 했다. 일반 경쟁은 2개 업체 이상 참여하면 된다. 안전진단도 예비평가 기관을 시·군 평가위원회에서 시설안전기술공단·건설기술연구원으로 변경, 까다롭게 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상품권 검은 커넥션”

    “상품권 검은 커넥션”

    상품권을 발행할 자격이 안되는 업체들이 폭력 조직이 개입된 게임업소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발행요건도 충족시키고 로비자금으로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제도의 허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기업 등에서도 비자금 조성을 위해 상품권 발행 사업 참여를 적극 모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대형 게임업소 여러 곳을 운영하며 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K모씨는 23일 기자와 만나 “현재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한 업체가 나같은 업주들로부터 돈을 모아 떳떳하지 못한 곳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업체에서 나를 비롯해 업주 200∼300명에게 상품권 30만∼40만장씩을 먼저 건네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면서 “로비 등 비정상적인 용도에 사용하기 위해 돈을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상품권 발행업체 대부분이 자본잠식에까지 이르렀던 상태에서 상품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현재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최소 4개 회사는 업주들로부터 미리 돈을 받고 상품권을 건넸다.”면서 “이 가운데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K씨는 또 “상품권만큼 돈세탁과 비자금 조성에 적합한 사업이 없다.”면서 “몇몇 알 만한 기업이 상품권 발행사업의 동업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발행업체는 정관계 로비 등에 쓰일 ‘검은 돈’을 게임업소들로부터 거둬들여 로비를 벌였고 게임업소들은 발행업체로부터 미리 건네받은 상품권을 한번 사용하면 다시 게임에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채 다시 게임에 사용하는 ‘돌려쓰기’를 하면서 세금을 포탈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식적으로 상품권 규모가 30조원대지만 실제 유통되는 것은 40조원이 넘어 지정업체 19개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씨는 “업체관계자들로부터 현재 언론에 오르내리는 인사와 자리를 함께하자는 제안도 받았다.”면서 “발행업체들이 상품권 지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들과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비일비재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조폭을 끼지 않고서는 많은 돈을 끌어모을 수 없다.”면서 “배후에서 돈을 대주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원이 이사로 등재돼 경영에 참여하는 업체도 있다.”고 귀띔했다. 나길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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