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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믿을 증권사

    못믿을 증권사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보유한 증권사들이 이번 실적발표 기간에 정확한 전망을 못해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실적발표 직전까지 전망치를 조정했지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포스코 등의 실제 실적은 이와 크게 어긋났다. 영업이익 전망이 한달 사이에 40% 가까이 늘어나거나 영업이익에서 영업적자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 한달새 무려 40% 격차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 추정치는 발표 직전까지 계속 내려갔다. 15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말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은 15조 9676억원, 영업이익 2조 1105억원, 순이익 2조 2389억원으로 전망됐다.1분기가 끝나는 시점인 3월 중순에는 각각 14조 9818억원,1조 7781억원,2조 75억원으로 전망치가 내려갔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에는 14조 6726억원,1조 5106억원,1조 7983억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내놓은 수치는 이보다도 낮은 14조 3860억원,1조 1831억원,1조 599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실제치와 가깝게 제시된 전망치는 없다. 우리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전망치 1조 3260억원이 1500억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가장 가까운 전망치였다.LG필립스LCD와 포스코도 전망치가 오락가락하다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이 보통 기업이익에 대해 낙관적 시각을 갖고 있고, 기업은 성장한다는 가정 등에 의존한 결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100개사 중 94곳 실적 빗나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SK네트웍스, 대한통운, 태평양,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과거와 실적 기준에 차이가 있는 6개사를 제외한 94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한달새 크게 달라졌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이 한달새 1% 이상 오르거나 내려간 회사는 각각 80개사,84개사다.1% 미만의 거의 변화가 없는 회사는 16개사,12개사에 불과했다.LG카드는 3월15일(1864억원)에 비해 4월12일(2608억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39.9% 늘어났다. 한진해운과 대우인터내셔널도 각각 27.3%,25.9% 올라갔다. 반대로 삼성전기는 한달새 전망치가 23억원 영업이익 흑자에서 48억원 적자로 변했다.STX조선,LG, 대한전선, 한화도 20% 이상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12) 서울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12) 서울시

    극성스러운 치맛바람, 꿈나무의 산실, 넘치는 경기장, 명문 체육학교…. 서울시 체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부러움과 시샘이 섞여 있다. 하지만 다른 자치단체처럼 서울시 체육 환경도 그다지 내세울 처지가 못 된다. 재원은 항상 부족하고,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용하는 경기장들은 노후화가 심각하다. 또 기초 종목이나 비인기종목은 오히려 지방보다 선수 수급이 더 어렵다. 성적에서 잘 나타난다. 서울시의 전국체전 우승은 1995년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10년간 준우승에 머물렀고, 지난해는 경북에도 뒤진 3위에 그쳤다. 서울시의 명성과 덩치를 감안하면 아주 평범한 성적들이다. 일선 체육담당 장학사들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부를 정도다. 겉보기와 달리 알차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은 1980년대의 옛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다. ●전임 코치·운동부 지원 점차 확대 우선 종목별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취약종목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3년간 초·중·고교를 포함해 모두 167개교가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육상(25개교)과 수영(23개교), 태권도(22개교), 체조(14개교) 등 일선 학교에서 육성하기 어려운 기초·취약 종목에 집중했다. 또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전임 코치를 점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 학교운동부 수는 모두 775개교. 하지만 전임 코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266명만이 배치됐다. 경기도(456명)와 견줘 절반을 겨우 넘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수년간 전국체전에서 경쟁 상대인 경기도에 뒤진 요인을 효율적인 선수육성 부족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교 운동부 지원도 점차 늘리고 있다.2003년 시교육청 지원금은 전체 예산의 0.02%인 8억 6500만원이었지만 2004년에는 9억 3000만원,2005년은 13억 4500만원으로 늘렸다. ‘맞춤형 선수’ 육성에도 열심이다. 수영 우수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각종 수영 대회에 초등학교 저학년부 출전을 유도하고 있다. 수영장 보유학교는 수영부 창단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육상과 수영, 다이빙, 체조, 역도 등 ‘1인 다메달 획득 종목’은 특별 관리하고, 육상과 수영은 ‘상비군제도’를 두기로 했다. 게다가 장학사별 담당종목 책임관리제를 운영하고, 교육감배 경기대회를 활성화해서 체육 특기학생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소년체육대회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2004년,2005년 전체 메달 수에서 경기도에 뒤졌지만 금메달 수는 각각 62,59개로 경기도보다 많았다. ●‘부자가 망해도 스타는 있다’ 전국대회 성적은 항상 준우승권에 머물렀지만 스포츠 스타들은 즐비하다. ‘국민 남동생’ 박태환(수영) 선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2005년 전국체전 4관왕,2006년 전국체전 5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최근에는 멜버른 세계수영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내 ‘세계의 별’로 우뚝 섰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의 새역사 창조가 기대된다. 여자 수영에서는 최혜라 선수가 기대주다. 그녀는 도하 아시안게임 접영 200m에서 세계 2위인 나카니시 유코를 제치고 은메달을 따냈다. 이 밖에 체조의 김한솔과 육상(투창)의 정준용 선수도 유망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신여중 핸드볼팀 15일 서울 송파구 정신여중 체육관. 선수들의 몸놀림이 문병욱 감독의 호령 소리에 맞춰 민첩하다.‘하나, 둘…파이팅’ 선수들의 기압 소리는 체육관을 쩡쩡 울린다. 지난해 전국 핸드볼 대회 2관왕인 정신여중은 손꼽히는 ‘핸드볼 명가’. 특히 정신여중·여고의 핸드볼 역사는 국내 여자 핸드볼이 걸어온 발자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 핸드볼계를 주름잡았던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 학교 출신이다.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경순 선수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민혜숙 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국대회 2관왕인 정신여중의 올해 목표는 소박하다. 선수층이 워낙 얇다 보니 이번에는 전국대회 중위권만 해도 성공이라는 분위기다. 문 감독은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선수를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일단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입 선수들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신여중의 선수는 올해 모두 7명.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경기 출전 자체가 어렵다.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는 정신여중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학교가 비슷하다. 이른바 ‘한데볼’의 비애다. 서울시 여자중학교 핸드볼 팀은 정신여중과 휘경여중 두 곳이다. 초등학교 핸드볼팀도 신정·성산초등학교 등 두 곳이다. 지원도 열악하다. 문 감독은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지방보다 사정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지방 공립학교의 사정이 훨씬 더 좋습니다. 시교육청 지원과 학교 지원이 전부인데 전국대회 출전 경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합니다. 때로는 출전 경비를 아껴서 동계·하계 훈련 식비로 사용할 정도에요.”라고 푸념했다. 선수들의 학교 수업 참석은 의무적이다. 평소에는 6교시 정규 수업이 끝난 뒤부터 연습한다. 문 감독은 “운동 선수가 아니라 아직은 학생입니다. 특기 적성으로 핸드볼을 하고 있을 뿐 학생이라면 당연히 수업을 받아야죠. 지방은 운동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수들의 진학 문제, 개인 발전, 또래 학생들과의 교류를 생각하면 대회 성적보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더 중요합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전국대회 중위권에 뒀지만 훈련 강도는 방학 때보다 세졌다. 하루 연습량은 3시간30분 정도. 첫 주전 골기퍼를 맡은 방민지 선수는 “선수 7명 가운데 지난해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는 2명밖에 없어요. 그래도 길고 짧은 것은 해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이 멤버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문 감독은 베이징·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2003년 3월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우승 2번, 준우승 3번이라는 값진 성적을 올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전국체전 10년연속 우승 서울의 대표종목은 체조” “기여도를 따진다면 서울시의 대표 체육종목은 사실상 체조입니다.” 김대원 서울시 체조협회 부회장은 “비인기 종목으로 서러움도 많았지만 성적 만큼은 다른 어떤 종목보다 월등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체조협회는 46개 서울시 종목협회 가운데 순수 체육인들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성적이 뛰어난 것일까. 서울시 체조는 전국대회에서 다양한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1992년 이후 전국체전 준우승 2번을 빼고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또 10년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으며, 점수 합산으로 달성한 5400점은 여전히 넘볼 수 없는 대기록으로 남아 있다. 서울시 체조의 뛰어난 성적에는 체조협회의 ‘보이지 않는 손’ 덕분이다. 협회의 ‘지원 사격’속에 출범한 남·여 실업팀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김 부회장은 “7년간 조르고, 조른 끝에 서울시청 남자 체조팀과 강남구청 여자 체조팀이 만들어지게 됐다.”면서 “협회에서 금전적인 지원은 힘들더라도 제도적, 기술적인 문제는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꿈나무의 조기 발굴도 체조 명성을 10년간 유지한 원동력이다. 김 부회장은 “학년별 체조 대회를 열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이를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초·중·고 체조팀은 30여개 정도. 선수는 200명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체조가 비인기 종목인 데다 스포츠 가운데 ‘3D 종목’이다 보니 초등학생 선수발굴이 쉽지 않다.”면서 “이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협회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재원 부족을 꼽았다. 체조협회는 보통 기업인을 회장으로 두는 다른 종목과 달리 15년 이상 회장이 공석이다. 그는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지만 때로는 개인 갹출이나 스폰서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불협화음없이 단합해서 잘 이끌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국가 대표선수로 활동한 체조인이다.1992년 바르셀로나 체조 대표선수팀 감독으로 활동했으며,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는 국제심판으로 활약했다. 현재 대한체조협회 남자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반쪽 주소’ 재산권 보호 혼란

    ‘반쪽 주소’ 재산권 보호 혼란

    지난 5일부터 실시된 도로 및 건물 이름 주소 체계가 법률적 효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시행돼 ‘반쪽 주소’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법원·건설교통부 등이 새 주소 체계가 부동산 소유권 및 이용제한 등을 공시(公示)한 부동산등기제도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행정자치부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새 주소 체계는 물류유통, 편리한 길 찾기 등으로 4조 3000억원의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부동산 관련 법률 관계는 불가피하게 현재와 같은 지번 위주의 주소를 병행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상 생활 주소와 법률적 주소가 서로 달라 자칫 재산권 보호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등기부·건물대장 주소로 사용 못해 부동산등기부에는 부동산 위치를 밝히는 주소가 필수 기재 사항이다. 소유권·이용제한 등을 표시하는 사람의 주소도 들어있다. 따라서 주소 체계 변경 이전에 부동산 등기에 새 주소를 쓸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새 주소 체계를 도입하기 전 대법원은 ‘사용 유보’ 방침을 정했다. 법원행정처 등기호적국은 자체 검토 결과 “등기부 주소 변경은 건설교통부가 건축물대장의 주소를 일괄적으로 새 주소로 바꾼 다음 요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법원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는 성격의 업무가 아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아예 ‘절대 사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 건축물 대장은 땅 위치, 지번, 건물명칭 및 번호로 건물의 위치를 표시한다.”면서 “하지만 새 주소 체계는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대장에 사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건축물대장을 새 주소 체계로 바꾸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이런 입장을 법 시행령 제정에 앞선 2월 말 이미 행정자치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소유자 주소는 개별신청 해야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는 소유권자의 주소도 함께 표시해야 한다. 등기부에는 소유권 외의 권리관계에 있는 사람의 주소도 붙는다. 따라서 새 주소가 전면 시행되면 소유권자 및 권리관계자의 주소도 모두 바꿔야 하는데, 대법원과 건교부는 “정부의 요구로 일괄 변경할 수 없고, 개별 소유자마다 신청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현재 등기부 주소는 소유자의 이사로 주소가 바뀐 경우도 있고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경우도 있어 새 주소로 일괄 변경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다.”면서 “소유자 개개인이 새 주소로 바뀐 주민등록등본을 붙여 등기 변경 신청할 때에만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 개인별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소와 개인 주소가 다르게 기재되는 혼란도 초래할 수 있는 대목이다. 행자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제도 정비기간인 2009년까지는 모든 협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새주소 정책팀 관계자는 “새 주소 사업이 전면 시행되는 2011년까지 시간이 많은 만큼 대법원·건교부 등과 협의를 마치고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기존 주소를 새 주소로 자동 변환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건축물대장 주소를 변경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소유자의 주소 표시 변경은 개인별로 신청을 해야 하지만 전면 시행에 앞서 모두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고 소유권 이전 등이 있을 때 함께 신청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사전 법률 검토가 제대로 안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도로명 주소를 처음 기획할 때는 생활 주소로만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전면 시행하기로 바뀌었다.”면서 “시간이 촉박해 완전히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전면 시행시기를 5년 뒤로 미루고 현재 관계부처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6) 간질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6) 간질

    “이 병에 걸린 사람을 두고 ‘미쳤다.’느니 ‘지랄한다.’느니 하며 천형으로 여겼던 시절도 있었지요. 다 무지했던 탓인데, 지금도 그런 잔재가 남아 불치병이나 유전질환으로 여기는가 하면 정신질환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간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오래고,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지금도 간질을 가진 가족을 숨기는 게 다반사다. 소크라테스를 필두로 해 나폴레옹, 알렉산더, 카이사르, 잔 다르크, 도스토예프스키, 고흐 등 역사적으로 간질을 앓았던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경 교수는 “이들은 모두가 간질을 ‘악령의 병’이라고 믿었던 무지와 편견의 희생자로 살 수밖에 없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국내에는 인구의 1% 안팎, 즉 40만∼50만명의 환자가 있는 간질의 발작은 전기적인 작용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대뇌 속 뉴런에서 무슨 이유에선지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전기에너지가 발생해 생깁니다. 환자 중 65%는 원인을 알기 어렵지만 드러난 원인은 내측두 경화증, 뇌종양, 내·외상, 뇌졸중, 선천성 장애, 뇌 감염 등입니다. 분명한 것은 간질은 정신질환이 아니라 후천적인 뇌 손상이 문제이며, 유전성도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간질 환자가 임상적으로 드러내는 각각의 증상을 발작이라고 한다. 물론 한 두번 발작했다고 모두 환자는 아니다.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환자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파검사를 통해 뇌의 기능적 이상을, 뇌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의 구조적 이상을 판별한다.“간질 발작으로 오해하기 쉬운 질환도 있습니다. 실신, 일과성 뇌허혈, 부정맥, 수면발작, 기립성 저혈압, 저혈당증, 편두통 등이 그것인데 그래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발작의 유형은 뇌 속 병변 위치에 따라 다르며,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특정한 증후군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온몸이 뻣뻣하게 굳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대발작은 대략 수분 정도 지속되며, 발작 중에 혀를 깨물거나, 실뇨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정신을 잃지 않고 신체의 특정 부위에 저리거나 굳음, 떨림을 느끼는 단순부분발작은 더러 대발작 전에 느끼는 감정이나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신을 잃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이런 과정을 모두 알고 있지요. 복합부분발작인 경우에는 전조 증상으로 이상한 기분, 냄새, 환청에다 더러는 명치에서 뭔가 치고 올라오는 느낌 후에 갑자기 정신을 잃습니다. 주위에서 이 모습을 보면 갑자기 멍한 표정으로 한 곳을 응시하거나, 입맛을 다시거나, 두 손으로 옷섶 등을 더듬거리며, 간혹 지향 없이 걷는 자동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은 이 선에서 그치지만 가끔 대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 교수는 간질에 대한 인식이 과거의 ‘천형’ 수준에서 크게 나아진 게 없으며, 이런 편견 때문에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결혼, 임신, 취업 등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치료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간질은 치료가 되는 병입니다. 충실하게 약제만 잘 복용해도 환자의 70%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간질 환자들은 자신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과 상처를 안겨준 사회의 몰이해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치르고 있는 것이지요.”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케톤식이요법과 미주신경자극술 등의 대안치료로 나눌 수 있다.“일반적으로는 발작 억제를 위해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전체 환자 중 약물치료가 어려운 10∼20% 정도의 난치성 간질의 경우 수술치료를 고려하는 정도입니다.” 간질치료에 사용되는 항경련제는 환자의 발작 유형과 연령·성별·치료비용 및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약물을 투여하며, 이런 처방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데, 처음의 항경련제로 발작이 조절되는 경우가 약 50%, 약물로는 증상을 조절할 수 없거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난치성 환자가 30%가량 된다.“약물로 발작이 완전히 조절되었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투약을 바로 중단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그 상태에서 2∼4년간 관찰하면서 투약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것이 치료의 프로토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치료 효과가 개선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약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치료제로 각광을 받아온 오르필, 테그레톨, 페니토인 등이 빠르게 새로운 치료제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케프라 등 새 항간질 약물은 간의 대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쉽게 배설되도록 해 부작용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허 교수는 “케프라를 투여한 결과 16주의 임상시험 중에 환자의 17%에서 발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평균 17개월의 장기 추적 결과 64%의 환자가 이를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토파맥스, 라믹탈, 트리렙탈, 리리카, 엑스세그란 등이 새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병변 부위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는 미주신경 자극술이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수술은 뇌 손상 등 예상되는 문제를 충분히 검토한 뒤에 결정하며,6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치료 외에도 제한적으로 식이요법인 케톤요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뇌심부자극술이나 감마나이프수술 등 간질 정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 머잖아 간질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허 교수는 밖에서 발작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를 보면 이상한 눈길로 쳐다만 보지 말고 응급처치라도 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우선 환자의 몸을 옆으로 편하게 뉘어 침이 밖으로 흐르도록 해 질식을 막아야 하며, 이 때는 입에 손가락이나 음료 등 어떤 것도 넣어서는 안 됩니다. 또 발작이 5분을 넘기거나 반복될 때, 발작은 멈췄으나 지체마비 등 후유 장애가 보이는 경우라면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당부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花기애애’ 귀신의 집으로

    귀신의 집에는 꽃이 만발했다. 지난 10일 서울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는 배우 유지태가 만든 극단 유무비의 두번째 창작연극으로 화제를 모았다. 연극의 원안 아이디어도 냈던 유지태는 연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이다. 관객에게 직접 대화를 건네고, 이야기도 들려주며, 극에 대한 설명도 한다. 유지태가 연기하는 인물 인우도 실은 지상에 떠돌아다니는 귀신이다. 귀신의 집이라고 해서 흉가를 떠올렸다면 무대에 만발한 꽃에 의외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초반부는 꽃과 자전거, 그네로 장식된 무대에 걸맞게 동화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연극은 중반이 넘어가면서 급반전된다. 퇴마사와 평론가, 프로듀서가 흉가를 찍기 위해 귀신의 집을 찾고, 귀신은 퇴마사의 몸으로 빙의한다. 흔히 귀신이 들렸다고 말하는 현상을 신들린 듯 연기해 내는 배우들의 모습에 일부 관객들은 무섭다며 잠깐 자리를 뜨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연극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름 아닌 어머니이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나병이 든 딸아이를 숨긴 채 남의 집 씨받이로 들어온 어머니의 한많은 모정이다. 지태는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 한회 공연 전좌석을 경제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해 내놓았다.29일 공연에 아름다운 재단 장학금 지원 청소년 및 소외계층 청소년 160명과 시민 40명을 초대한 것. 관객들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연극을 만들었다는 유지태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머니가 비록 귀신이더라도 어머니는 어머니이기에 따뜻하고 자애롭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귀네슈 “심리치료로 선수 사기 높인다”

    프로축구 FC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은 12일 “경기 뒤 땅만 본 채 그라운드를 나서는 선수가 가장 보기 싫다.”면서 “특히 어린 선수 중에는 ‘나 때문에 졌다.’라고 자책하는 경우도 있어 심리치료사를 구단에 상주시켜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 신청후 국민임대 청약해도 되나

    Q파산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법원에 파산 사건이 밀려 있어서 면책될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런데 최근 국민임대아파트 분양 공고가 났습니다. 지금 청약해 혹시 한 달 뒤에 당첨되면 파산·면책에 불리한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파트 분양권도 재산이니까 이것을 처분해 채권단에 나눠 주게 되나요. 입주일은 1년 뒤이고, 보증금은 1250만원에 월세 16만원인데, 계약금 250만원은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고,1년 열심히 모으면 나머지 보증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정수(46세) A주저하지 말고 신청하십시오. 국민임대아파트는 주택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싼값에 공급되도록 각종 공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산을 신청한 가난한 채무자들이라면 많은 경우 이 제도의 수혜자 범위에 들 것입니다. 그런데 파산을 신청했다고 이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면, 가난한 사람 구제라는 정책 목표는 허울 좋은 구호가 될 뿐입니다. 현대의 파산법도 채무자의 재활을 목적으로 하기에 일부 재산은 채무자에게 남겨 주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파산에 이르기까지 채무자가 가진 재산은 원칙적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 분배에 제공돼야 하는 것이 파산법의 연원이지만, 그 이후에 취득하는 것은 채무자의 것으로 남겨 줍니다. 따라서 파산 선고 이후에는 당연히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법률은 파산을 신청할 때가 아니고 법원이 채무자에게 파산을 선고할 때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취득한 재산을 파산재단에 넣어 파산채권자에게 배분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시 이후 파산 선고시까지 취득한 재산은 파산재단에 가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파산 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정한 법이고, 지금 현재 정수씨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법원의 재판이 많이 지연되는지 여부에 따라 채무자의 지위가 달라집니다. 불공평한 것이 분명합니다. 법원의 재판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오로지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파산신청 이후에 취득한 소액의 재산에 관하여는 일절 묻지 않는 것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거나 상속을 받은 경우에는 달리 볼 수 있겠지만, 파산을 신청하고 나서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1250만원 정도의 재산이라면 굳이 이것을 파산재단에 가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면책을 기다리는 동안 파산이 선고되면 어차피 그 이후에 버는 것은 채무자의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정수씨의 우려는 실제로는 거의 근거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하여는 어차피 면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파산제도는 노숙자가 되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무자가 중산층에서 떨어지지 않고 중산층으로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다른 채권에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는 범위 내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해서는 채권자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데, 수도권에서 과밀억제권역은 1600만원, 군 지역과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광역시 지역은 1400만원, 그 이외의 지역은 1200만원입니다. 법상으로는 면제재산으로 지정해 달라고 채무자가 신청하고 법원이 따로 재판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번거로운 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되기에, 법원 실무상으로는 대략 이 정도의 기준을 충족하면 명시적인 재판 없이 그냥 파산절차를 종결해 버리며 위 기준을 초과해 2000만원까지도 임대차보증금을 면제해 주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부동산가격과 임대료의 상승을 고려한 적절한 실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수씨가 1년 동안 마련할 1250만원의 임대보증금은 위에서 본 어떠한 기준에 의하더라도 채무자에게 남겨 줄 재산에 해당합니다. 정수씨, 청약하십시오.1년 열심히 모아 보십시오. 그리고 입주하십시오. 미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현명한 채무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포스코도 임금 높고 기술력 처져 자칫하면 제조업선순환 한계 도달”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우리나라 제조업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주말 포항에서 임원과 협력회사 사장 등 400여명을 상대로 한 특별강연에서 “겉모습만 보면 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여러 가지 제조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경우도 흔치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제조업은 선순환 사이클이 거의 한계점에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제조업의 선순환이란 경쟁력이 있어 물건이 많이 팔리고,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생산하면 또다시 경쟁력이 더해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제조업은 선순환의 임계점에 가까워 잘못하면 악순환 사이클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10년,15년은 제조업에 기반해 먹고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금융·서비스·교육 등도 어느 정도 제조업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제조업 기반론’을 폈다. 이 회장은 “포스코는 연간 영업이익은 4조원 이상이나 되고, 영업이익률도 20%에 가까운 초일류 기업의 외모를 갖췄지만, 임금은 높고 생산성은 낮고, 기술력은 뒤처진 부분이 있다.”면서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포스코는 12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1분기 매출액은 5조 7010억원, 영업이익은 1조 1130억원, 순이익은 9820억원이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액은 5.4%, 영업이익은 1.5% 늘어났다. 포스코는 “조선,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안정적 성장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후판 및 전기강판 판매량이 크게 는 데다 국제 철강가격 상승세가 이같은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훈풍인가. 광풍인가. 국내 미술 시장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 문여는 화랑의 수를 세기가 어렵고, 일부 작가들은 컬렉터들의 성화에 ‘밤새워 그림을 그려야 할 지경’이라고 즐거운 비명이다. 누가 뭐래도 최근 미술 시장 활황의 중심에 경매가 있다. 김순응(54)K옥션 사장은 국내 양대 경매회사를 차례로 설립하여 성공시킨 경매시장의 개척자. 지난 3월 박수근 그림을 25억원에 낙찰시켜 화제를 모았던 김 사장은 “그러나 최근 미술시장은 거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경매회사를 향해 일기 시작한 비판에 대해서는 “시샘이거나 세계적 조류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 사간동 K옥션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경매활성화로 유통과 가격 투명 ▶지난 주말 화랑가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광풍이란 우려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워낙 규모가 작다 보니 자금이 몰리면 상승 속도가 가파릅니다. 그러나 거품이라고 말하기는 이릅니다.1990년대 초 최고 호황기때 가격을 회복한 작가가 불과 10명 이내입니다. 지난 10년간 경제규모, 부동산가격, 소득수준 상승을 생각해 볼 때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다만 미술품이 소수의 호사 취미에서 대중화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요.” ▶최근 호황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첫째, 세계적 조류입니다.2∼3년 전부터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신흥 부자들이 미술품 투자를 시작하며 세계적인 붐이 일었죠. 우리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둘째, 국내 작가들이 해외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작품들이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어요. 작년 5월 국내에서 100호기준으로 700만∼800만원에도 팔기 어렵던 김동유 작품이 홍콩 경매에서 3억 2000만원에 팔렸거든요. 사진작가 배병우 등 스타가 된 작가가 많습니다. 셋째,1인당 GDP가 2만달러가 넘으면 문화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리가 그 단계에 온 것이죠. 여기에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미술품 유통 길이 트이고, 가격이 투명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장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90년대 초에도 ‘묻지마’투자현상이 있다가 엄청난 침체를 겪었죠. “그때 붐은 세계적으론 일본이 주도했어요. 해외주식, 부동산, 명화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다가 일본 경제가 하락하면서 미술품값도 하락했죠. 우리나라도 그랬어요. 그러나 지금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퍼져 기반이 훨씬 탄탄합니다. 그때처럼 하드랜딩(Hard Landing)은 안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내 컬렉터들의 수준도 달라졌어요. 문화욕구가 높고 젊은 층들이 연구도 많이 하거든요. 분명 일과성 붐은 아니에요.” ●지난해 미술품경매 52% 늘어 ▶그렇다면 이 붐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과거 주기를 보면 활황기가 4∼5년 계속된다고 하는데, 최근 서양에는 이 이론도 안맞는 것 같아요.2002년에 활황이 시작됐으니 지금쯤은 사그라들어야 하는데 계속 좋아지고 있거든요. 물론 거품논쟁도 있지만 작년 경매시장의 미술품거래 총액은 64억달러로 2005년도에 비해 52%나 늘었어요. 우리 경우도 상당히 오래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옥션은 가나아트가 설립했고 K옥션은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가 주축이 돼 설립했다. 경매액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일부 화랑 자본이 경매사를 운영하다 보니, 독과점 우려 등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경매사가 국내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기 화랑 소속 작가들만 띄운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우리에게 박수근, 이중섭, 이대원, 천경자 등 ‘현대’ 작품만 올린다, 재고를 판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렇지만 이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소리예요. 소비자가 가치도 없는 작품을 왜 삽니까. 또한 ‘현대’나 ‘가나’만큼 오랫동안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온 화랑이 어디 있습니까. 그동안 보유한 작품을 파는 건 당연하죠.” 이 답변부터 김 사장의 목소리톤이 조금 올라갔다.“화랑과 경매사 겸업이 문제라고 하는데 세계시장을 좀 보라.”며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최근 화랑업에 진출해 화랑 이름으로 유럽 아트페어에 참가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내놓았다. 기사는 이것이 작년 6월부터 논쟁거리가 되고 있음을 알리며, 그러나 소더비 관계자는 ‘그 결과 파티에 손님이 늘어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써 있었다. 김 사장은 또 우리나라나 일본은 화랑이 경매를 시도해 온 오랜 역사가 있는데 이제와 이를 문제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젊은 작가들까지 경매에 올리는 데 대해서도 화랑들의 반발이 심한데요. “화랑은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시장에 선을 보이죠. 그래서 1차시장이라고 합니다. 좋은 작가는 계속 값이 올라가면서 그 화랑도 같이 크겠죠. 경매회사는 일단 1차시장에서 거래된 작품을 소비자가 되팔고 싶을 때 2차시장을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소비자가 가격을 정하면서 재검증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화랑에 피드백 되면서 상호보완 발전하는 겁니다. 국내 화랑들이 젊은 작가 작품을 해외경매에 갖고나가 고가 낙찰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는 경매를 하지 말란 것은 모순된 일이죠.”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디자인등 발전 ▶그렇다면 경매회사는 컬렉터들 사이에서 중개 역할만 해야 할 텐데 실제로 작품을 사서 직접 경매에 올리기도 하잖아요. 이걸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 정서에 비추어 자제해 달라고 한다면 몰라도 이건 법으로 금지된 사업이 아니에요. 소더비, 크리스티도 자금이 급한 소장자로부터 미술품을 사들여 경매에 올리기도, 응찰자를 위해 자금을 대출해 주기도 합니다. 금융업을 겸하는 것이죠. 미국 영국의 경매법, 미술품법을 다 살펴 봐도 그걸 하지 말란 규정은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경매법, 미술품법 자체가 없지 않습니까. 어떤 질서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법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야지 인위적으로 규제만 하려 든다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까다로운 미술품거래 규제로, 세계미술시장에서 중국에 4위 자리를 내줄 판이에요.”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 디자인 등 산업 분야가 발전한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디자인 경쟁이라고 한다.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디자인이 발달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맘놓고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미술시장이 더 커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는 누구 1953년 충북 진천 출생.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23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다 미술품 경매회사 최고경영자로 변신, 국내 미술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행원 시절부터 월급을 쪼개 작품 70여점을 모았던 컬렉터 출신.1998년부터 그가 키운 서울옥션은 국내 1호 경매회사.2005년 9월에는 K옥션을 설립, 국내 경매시장에 경쟁구도를 만들었다.K옥션은 단기간에 최고의 낙찰률과 경매규모를 달성, 무섭게 크고 있다. 작년 한해 낙찰가 총액이 22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지난 3월 한 차례 경매에서만 103억원어치를 팔았다. 자신이 직접 경매사로 나서기도 한다.3월 박수근의 ‘시장사람들’을 25억원에 낙찰시킨 게 그의 솜씨. 앞으로 보석·시계 등 경매품목 다양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술서적만 1000권을 읽었다는 다독가로 글도 수준급이다.‘한 남자의 그림사랑’‘돈이 되는 미술’ 등 책을 썼다.
  • 정지용 문학상 조오현 스님 수상

    ‘향수’의 시인 정지용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정지용 문학상’ 제19회 수상자로 시인 조오현(법명 무산·霧山·75) 스님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아득한 성자’. 스님은 1958년 밀양 성천사에서 사미계를,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으며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거쳐 현재 강원도 낙산사와 신흥사 회주를 겸하고 있다.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심우도’ ‘설악시조집’ 등을 발표했다.
  • “상가 투자 조심하세요”

    “상가 투자 조심하세요”

    상가를 분양받을 때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익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 분양되는가 하면 미분양됐던 물량을 새로운 물건처럼 광고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내·외발산동의 발산택지지구내의 근린상가인 발산메디컬타워는 평당 최고 8500만원에 분양되고 있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인 발산택지지구에는 5604가구가 입주한다. 상업용지는 18만 1509평의 개발면적 중 1.4%에 불과해 상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지하 3층∼지상 10층인 발산메디컬타워는 지난해 말 상업용지 경쟁입찰에서 평균 1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찰결과 내정가가 평당 1552만원이었던 1-5블록의 낙찰가는 무려 4910만원이나 됐다. 내정가보다 216% 높았다. 분양가는 낙찰가의 1.7배인 8500만원이다. 1-3블록의 경우도 평당 4600만원선에 낙찰됐다.1층 분양가는 평균 4000만∼5000만원 선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단지내 상가인 잠실레이크팰리스B상가는 평당 최고 1억 3000만원에 분양됐다. 경기 화성시 동탄택지지구의 단지내 상가인 우남퍼스트빌은 지난해 9월 평당 최고 8625만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복합상가 에스트레뉴스퀘어가든은 지난해 11월 평당 최고 7200만원에 각각 분양되면서 상가의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가 수익률은 보통 6∼8%를 잡지만 취·등록세, 법무비용 등이 분양 금액의 5∼7%까지 된다.”며 “임대시세를 고려할 때 지나친 고분양가로 수익률을 맞추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투자 수익을 부풀리는 듯한 광고도 많아 투자자들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상세한 설명을 빠뜨리고 투자상품의 대표적 특징과 상권설명, 업종별 매입가 등만 게재한 채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 수원시에서 분양 중인 T상가가 이 같은 광고를 한 이후 경기 화성시의 W상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S상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M상가에서 분양자를 모집할 때 이 같은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광고로 소개되고 있는 상가들은 신규 물건이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광고를 했던 미분양 상가”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광고는 ‘표시광고법’에 따라 건축허가 취득여부, 대지소유권 확보여부, 신탁계약 체결여부 등과 함께 분양대금 관리방법, 시행사·시공업체 이름, 분양물의 용도·규모·지번 등이 누락된 게 적발되면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일부 업체는 광고하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1588-XXXX,1600-XXXX 등의 발신전용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가가 고분양가로 나오면서 광고만으로 최종 판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광고와 분양가의 적정성을 직접 찾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거리에 흡연구역 지정을”

    “거리에 흡연구역 지정을”

    서울시의회와 서울신문이 함께 펼치는 의정모니터제가 회를 거듭하면서 알찬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의견들 가운데 상당수는 바로 시정에 적용해도 좋을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치된 자전거에 이름표를 달자거나 지하철에서 나와 일정시간이 지난 후 다시 지하철을 탈 때도 환승요금을 적용하자는 의견 등은 실생활의 체험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3월에는 총 90건의 의견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7건이 우수의견으로 뽑혔다. 자전거에 이름표를 달자 편현식(56·광진구 자양3동)씨는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근처, 한강둔치 등에 무단방치된 자전거를 줄이기 위해 자전거마다 이름표를 달자고 제안했다. 자전거 보유자의 인식표를 붙이면 무단 방치나 폐기를 막을 수 있어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안내 컴퓨터 업그레이드 이연실(24·여·노원구 상계8동)씨는 지하철 역 내에 설치된 교통카드 요금 확인용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해 안내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을 냈다. 고가 장비인 만큼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애완견 배설물 신고 포상제를 정둘연(49·여·강동구 둔촌동)씨는 애완견을 데리고 다닐 때 배설물 처리용 봉투를 활용하도록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애완견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사람을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자고 제안했다. 상수도 요금 자진신고 합시다 하종호(68·서초구 반포동)씨는 검침원들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 검침해 수도요금을 부과하는 체계를 개선해 사용자가 직접 사용량을 조사해 이메일이나 인터넷 등으로 전송토록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미니학교 대책 수립해야 한선수(39·여·구로구 구로5동)씨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도시에서 증가추세인 미니학교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학생들이 적은 미니학교라도 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초시설 등은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어 불편하다는 것이다. 거리에 흡역구역 지정하자 강한충(26·강동구 둔촌동)씨는 건물 내 금연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금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거리에 흡연구역을 만들어 흡연자들을 배려하고, 대신 비흡연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연구역을 둔 일본 등의 예도 들었다. 방과후 교실 증빙서류 발급 절차 개선을 김문경(23·여·구로구 신도림동)씨는 저소득층 등은 방과후 학교 이용시에 유자격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구청에 내야 하는데, 구청과 동사무소의 발급받는 날이 찍힌 서류발급일이 달라 혼선이 생긴다며, 구청이든 동사무소든 어느 한쪽이 기준을 바꿔 불편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지하철끼리도 환승을 김희정(39·여·서대문구 홍제1동)씨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바꿔 탈 경우 환승요금이 적용되는데 지하철이나 전철을 이용한 후 밖으로 나와서 잠깐 볼일을 본 뒤에 타면 환승요금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지하철끼리도 환승요금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지하철역 입구에 막차 표시등을 이연숙(41·여·강서구 화곡5동)씨는 밤에 지하철을 타려고 역사에 들어갔다가 막차가 끊어져 허탕을 친 적이 있다며 입구에 첫차, 막차 표시등을 설치해 막차가 떠나면 이 표시등을 꺼 승객들의 편의를 돕자고 제안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의정모니터 이렇게 반영됐어요” 서울시는 지난 2월 의정모니터에서 제시한 의견을 심사를 통해 시정에 반영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쉽지 않아 채택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영어마을 지적 적극 반영하기로 영어마을에 대한 홍보부족과 함께 도로표지판 등 안내표시가 제대로 안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영어마을 수유캠프와 풍납캠프에 대한 홍보는 사교육비 절감 및 무분별한 어학연수 억제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면서 청소년담당관실에 연락해 처리하겠다고 회신했다. ●문화재 관람용 오디오가이드 제공 문화재를 관람할 때 외국인들이 다양한 외국어로 문화재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가이드를 제공하자는 의견은 서울시가 ‘U-투어 시스템’ 구축 프로그램에 따라 이런 내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모니터의 의견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노인·여성 전용칸은 불가 통보 출·퇴근시 불편을 겪는 어르신이나 여성을 위해 지하철에 전용칸을 두자는 의견에 대해 서울시는 ‘반영불가’ 회신을 했다. 서울시는 현재 출·퇴근시 혼잡도를 감안하면 이 시간대에 여성이나 노인용 전용칸을 두는 것은 어렵다면서 이들 전용칸에 일반인이 탔을 때 단속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지방아파트 계약금 포기 해약 속출

    지방아파트 계약금 포기 해약 속출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가 실시돼 당분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지방에서는 계약금을 날리면서도 아파트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은 수도권과는 달리 부동산 경기가 이미 오래 전에 가라앉은 상태여서 미분양을 털려고 아파트를 깎아 파는 ‘잔금 무이자’ 조건도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충북 증평에서 지난해 말 입주한 H건설의 아파트는 지난 2004년 분양 당시 5개월 만에 계약이 모두 끝났지만 지금은 전체 540가구 중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계약자들이 계약금을 떼이면서도 입주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 D아파트도 2003년 9월 분양 당시 100% 계약됐지만 지금은 690가구 중 10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계약 해지자들 때문이다. 시공사인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상태여서 이들 아파트의 입주가 이뤄진 지난 연말부터 관리비는 물론, 중도금 연체 이자를 해지자들 대신 내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지난 2003년 말 부산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전매제한 규제를 받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죽기 시작했다.”면서 “분양 당시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이 불가능해졌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린 일부 다른 계약자들마저 계약을 해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보통 계약금이 전체 분양가의 20% 정도이지만 지방은 10%를 넘지 않는다.5% 미만도 많다. 지난해 7월 부산 정관지구에서 한진중공업이 분양해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763가구)의 계약금은 분양가의 단 1%다. 또 중도금 이자의 경우 후불제나 회사가 대납(代納)하는 무이자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계약자는 잔금을 치르고 명의를 이전하는 입주 시점에 수지가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계약금만 손해보고 손 털고 나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건설사는 미분양에 계약 해지에 따른 재분양까지 떠안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미분양이 쌓이다 보니 ‘중도금 무이자’에 이어 ‘잔금 무이자’를 통해 아파트를 깎아 파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6월 입주한 부산 양정동 J아파트의 시공사는 현재 ‘잔금 무이자 5년’ 조건을 내걸고 분양 중이다. 혹은 이를 미리 감안해 분양가의 16%를 할인한 가격인 1억 5750만원(32평형)에 판다. 분양가는 1억 8750만원. 이 아파트 전세는 1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J건설측은 “입주율이 낮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단지가 슬럼화돼 미분양을 털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털어내는 게 상책”이라고 할인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해지 사례는 대구 광주 부산 및 충청권 등에 집중적으로 많다.”면서 “지방은 경기가 워낙 바닥이어서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까지 실시되면 공급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여성&남성] 그와… 그녀와 …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왜?

    [여성&남성] 그와… 그녀와 …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왜?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수필가 피천득은 아사코라는 여성과의 오랜 ‘인연’에 대해 이렇게 읊었다. 피천득은 태평양전쟁이 일찍 나고 그만큼 일찍 한국이 독립했다면 아사코와 같은 집에서 살 수도 있었을 거란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여자와 남자의 인연이란 어떤 걸까. 내 가슴을 적셔오는 상대의 마음을 알면서도, 정작 그와 약지를 걸지는 못했던 그들의 사연을 들어본다. ■ 완소남(완전 소심한 남자) ●이런 완소남(완전 소심한 남자)을 봤나 회사원 김모(27)씨는 소심한 상대 남자의 1% 성격 결함에 질려 99% 장점을 포기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알게 된 그 남자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씨를 착실하게 챙겨주는 편안함에다 진한 눈빛으로 나만 바라봐줄 것같은 마음을 표현해준 사람이었다. 호감을 갖고 만나기 시작했지만 그 남자는 정작 둘만 있는 자리에선 긴장 탓에 안절부절했다. 결국 그 남자는 꼭 자신의 친구를 데리고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둘만의 만남을 원하는 김씨를 살짝 실망시켰다. 이후에도 그는 “널 좋아해.”란 한마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전화나 메신저로 ‘애매모호한 신호’만 보내왔다. “일종의 모멘텀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그 남자에게 끌렸지만 여자는 남자가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사실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기가 굉장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결국 1년 정도 지나 관계가 흐지부지되고 말았어요.” 회사원 서모(26)씨는 부모의 황당한 개입 때문에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과의 관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서씨는 대학 1학년 첫 미팅에서 주선자로 나왔던 엄마 친구의 아들을 처음으로 만나 한눈에 쓰러졌다. 타이완 배우 금성무를 닮은 얼굴에 송승헌같이 짙은 ‘숯댕이’ 눈썹을 갖춘 완벽한 외모에다 밥집에 가면 쌀농사 지은 사람들 때문에 밥 한톨 남기길 꺼려하는 진중한 성격까지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 역시 서씨와 첫눈에 반했고 둘은 호감이 99%까지 차 올랐다. 하지만 2개월 뒤 그가 갑자기 소식이 뜸해져 서씨는 ‘차였구나.’ 생각하며 한동안 눈물로 밤을 지샜다.“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엄마가 그쪽 부모의 이혼 경력을 이유로 그 남자의 엄마에게 저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얘기했더군요. 몇년 뒤에야 알고 너무 속이 상했어요.”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남자의 결혼 압박이 맘에 걸려 ‘괜찮았던’ 그에게 결국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소개팅으로 만난 여섯살 위의 그 남자는 젠틀한 매너에 준수한 외모, 신중한 성격까지 갖췄다. 한번 꼬시긴 힘들어도 정작 꼬셔두면 계속 내 남자일 것만같아 마음이 점점 동하던 찰나, 문득 물어본 “올해 목표는 뭔가요.”라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올해 안에는 무조건 결혼할 것”이라고 했다. 마음을 다 잡고 한 번 더 목표를 물었지만 그는 똑같은 답을 ‘한 번 더’ 던져 김씨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만난 지 3∼4번밖에 되지 않았는데 늘 입에서 결혼이야기를 달고 살아 결국 그게 발목을 잡더군요. 머뭇거렸더니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었어요.” ●그가 옆에 없음이 두려워서 그만…. 회사원 정모(29)씨는 외로움이라는 장벽이 두려워 놓쳤던 그 사람에게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다.2년 전 모임에서 알게된 그는 곧 연수를 떠날 계획이었다.“얘기를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었고 매일 함께 있고 싶었지만, 한참 사랑해야 할 나이에 2년이나 그를 옆에 두지 못한 채 인내해야 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죠.” 이후 2년이 지나 그는 돌아왔지만 예전같이 자신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는 정씨. 그는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혼자일 게 두려워서 놓아버린 날 다시 찾을지 모르겠다.”면서 “2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또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으면 소중한 걸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양모(25)씨는 2년전 여름 한달동안 중국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가서 만난 미국 남자와의 인연을 아직 잊지 못한다. 그 남자는 특별한 외모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지만 함께 있으면 왠지 힘이 되고 마냥 행복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 남자도 양씨에게 계속 호감을 표시했지만 둘은 한달 뒤 각자의 나라로 돌아오고 말았다.“만약 한국 사람이고 같은 나라에 계속 있었다면 두말할 것없이 사귀었을 거예요.” 회사원 이모(27)씨는 ‘신분의 장벽’에 막혀 남자와 등을 돌렸다. 몇년 전 만났던 그는 함께 미술관 등을 다니며 취미를 공유할 수 있었고 속상해 울면 득달같이 달려와 밥을 사주며 다독거려줄 줄도 아는 남자였다. 하지만 말할 수 없는 뭔가가 맞지 않았고 그 이유를 알아보니 그 남자는 법관의 아들이라는 ‘고귀한’ 신분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그 남자가 자신과 비슷한 레벨의 여자를 찾길 원하는 것 같았고 결국 결혼도 그런 여자와 하더라고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잘난걸(Girl)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져” 남성 대부분이 오래전 사랑했던 혹은 짝사랑했던 여성을 가슴에 담아둔다. 사귀고 싶었지만 인연이 너무 짧았고 고백하고 싶었지만 고백하지 못했기에 마음 아프다. 회사원 유모(40)씨는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인 28살 때 한 여성을 사귀게 됐다. 서로 결혼할 마음까지 있었지만 유씨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아가씨는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결혼을 하면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혼자서 병수발해야 한다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겠지요.”부담스럽기는 유씨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 다음 차례는 이별이었다. 벤처기업 사장 최모(33)씨는 첫사랑을 2년 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다시 만났다.“한 손엔 애를 잡고 한 손에는 애를 업고 있었죠. 다른 손엔 가방을 들고요. 단발머리만 간직하고 싶었는데 세파에 찌든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거시기’합디다. 전화번호는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어떻게 지냈느냐는 말만 하고 헤어졌지요. 왜 그 때 잡지 않았느냐고 원망하는 눈빛이 느낌으로 왔는데 여운이 한 달 가더라고요.” 고3때 만났다는 게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재수를 하게 되면서 최씨는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상업고등학교에 다녔던 그 친구는 취업을 했지요.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더라고요.” 최씨는 가끔 “그 친구가 취직했던 전주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생각해 본다.“그 친구가 데리고 있던 아기들이 내 새끼가 될 수도 있었겠지요.” 염모(30)씨도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진 경우다. 군대 동기가 여동생을 소개해줘 1년 넘게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1년 가까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면서 자연스레 소원해졌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었다. 서로 끌렸는데도 끝내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학생 운동과 시민 운동을 거쳐 지금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는 박모(38)씨는 학내커플을 터부시하는 청교도적 분위기가 연애 전선에 딴죽을 걸어 버렸다.“1학년 때부터 공부를 같이 했던 동기 유모씨와 서로 좋아하면서도 차마 말을 못한 채 3년이 흘러가 버렸어요. 그런데 우리 둘이 동거를 한다는 소문이 난거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 사실을 부인하면서 화를 냈는데 그게 그 친구에게 상처가 돼 버렸어요.” 그 이후론 겉으로 친구처럼 지내던 것조차 서먹서먹해지고 말았다. 그 후 시간이 지났을 때 그 여학생은 박씨에게 “우린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때론 너무 바쁜 게 원수다. 유모(35)씨는 후배 소개로 어린이집 교사를 만났지만 어렵게 얻은 첫 직장은 일이 너무 많았다. 직장일에 의욕이 넘치던 유씨. 토요일 데이트 약속을 잡을 때마다 꼭 일이 생겼다. 그런 식으로 두 달 가량이 지나가 버리니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도 까먹을 지경이 돼 버렸고 흐지부지 헤어지고 말았다. 나중에야 그 후배를 통해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그 아가씨는 결혼할 마음까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데이트 때마다 기대를 했는데 번번이 바람맞고,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하지도 못하고. 결국 지쳐 버린거죠.” 우정이냐 사랑이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3때 독서실에 같이 다니던 친구 셋이 한 여자를 좋아해서 고민했던 걸 생각하면 한모(34)씨는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1학기쯤 아주 예쁜 여학생이 독서실에 왔는데 세 명이 동시에 그 여학생에 반했습니다. 모두들 ‘내가 저 여자애 찍었다.’며 경쟁이 붙었지요. 처음엔 넷이서 영화도 보고 재미있게 놀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여학생이 나를 뺀 두 친구를 저울질하는 걸 눈치챘어요.” 한씨는 좌절감에 혼자 술도 먹다가 결국 “나는 원래 걔한테 관심없었다.”며 마음에 없는 소릴 했다. 이제 두 친구가 경합을 벌였다. 물론 승자는 한 명.“선택을 못받은 친구는 많이 마음 아파했죠. 선택받은 친구도 의리 때문에 많이 미안해 하고요. 그래도 그 친구는 그 여학생과 결혼까지 했어요. 선택 못받은 친구만 노총각이죠.”그들은 지금도 친한 친구다. 네명이서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고 술도 마신다. 그래도 한씨 마음 속에선 지금도 그 친구에게 미묘하게 샘을 낸다고 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위적 분양가 인하는 제로섬 게임 될 뿐”

    신훈(62) 신임 한국주택협회장은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보유세,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인위적 규제보다는 공급, 교육, 환경 등 종합 처방에 의한 수요 분산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도소득세나 보유세 등과 같은 정부의 각종 세금정책들은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주었고 이에 따라 실제로 집값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분양가상한제, 원가공개 등 추가 규제가 전면 실시되더라도 단기적 영향을 줄 뿐 공급대책, 학군 문제 등과 같은 추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가격 안정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 또다시 제로섬(Zero-Sum) 게임을 유도하는 것이어서 옳지 않다.”면서 “정부가 보다 시장경제 원리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원가공개 등 바뀌는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분명히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협회는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담은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등의 세부적인 제도가 마련되는 과정에서 최대한 공급이나 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측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앞으로 국내 주택 시장은 한계가 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차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면서 “해외시장 개척이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해외시장 개척 방안과 관련,“협회 차원에서 해외시장 정보를 조사해 회원사들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가급적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가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며 “당장 금호나 대우건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도 필요할 경우 업체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겉도는 ‘정보공개청구’ 실태] “구체적 가이드 라인 제정 필요”

    정보공개청구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공개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대한 기밀자료가 아니라면 공개가 정보공개청구 제도의 취지이지만 상당수 공공기관이 임의로 비공개 결정을 내리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2002년 3월 재산등록을 거부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명단과 거부사유 등을 행정자치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비공개 답변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이에 불복해 곧바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하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05년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지만 판결 날짜조차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 팀장은 “비공개로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임의로 비공개 결정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정보공개소송은 짧으면 2∼3년, 길게는 5∼6년이 걸린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제도적인 허점 때문에 관계 당국은 소송에서 패소할 걸 알면서도 일단 비공개 결정을 해서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담당자들의 관료주의적인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임은정 팀장은 “일부 공무원들은 정보공개법을 읽어보고 다시 청구하라거나 정확한 행정 용어를 써서 다시 보내라고 면박을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멀리 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미FTA-개헌안’ 핵심 쟁점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4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대통령 4년 연임 개헌안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의 대북 비밀접촉문제와 국민연금법 개정도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한·미 FTA 한나라당 김충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한·미 FTA와 관련해 질의가 집중될 것”이라며 “이면합의 여부와 농업을 비롯해 방송·통신 등 취약 분야에 대해 확실한 대책을 세우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당 차원의 평가위원회가 가동 중이다.”며 “협상 결과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 청와대가 이미 예고한 개헌안 발의에 대해 한나라당은 “개헌은 차기 정부의 몫”임을 강조, 개헌안 발의시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개헌안이 발의되면 기구를 구성해 진지하게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부대표는 “개헌안이 표결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며 “이번에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부에도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남북정상회담 등 대북정책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의 대북 비밀접촉에 대한 국정조사를 제안하고 정략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부당성을 지적할 방침이다. 김 원내부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한다는 게 아니라 투명한 공식 라인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성정체성 고민 청소년 보듬는 사회돼야

    남성과 여성은 자신이 태어나면서 갖게 된 해부학적인 차이로 인해 여러가지 생리적인 차이를 갖는다. 이는 개인의 성격은 물론 사회적 역할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자신이 타고난 성(性)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고, 자신의 성이 부적당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대의 성에 대해 지속적인 동일감을 느끼면서, 반대의 성으로 행세하거나 반대성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을 사랑하는 성향을 갖는 것과 달리 성정체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동성에게 더욱 끌리게 된다. 이런 성적 취향을 가졌다 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성정체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편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현상은 사춘기에 성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동성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고, 심지어 교사들로부터 전학이나 자퇴 권유를 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회적 편견은 해당 청소년들의 분노를 일으켜 일탈과 비행을 부추기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귀결되는 등 사회문제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성정체감 장애, 동성애 등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사춘기는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자기만의 성의식을 정립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동성을 사랑하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면 그들의 삶도 존중해 주는 것이 진정한 인권사회다. 학교, 교사, 학생,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그들을 애정으로 보듬어야 한다.
  • 李·朴캠프, 당내 중진모시기 ‘경쟁’

    李·朴캠프, 당내 중진모시기 ‘경쟁’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이 당내 원로 및 중진 영입을 위해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금까지 양측이 영입한 인사들을 보면, 원로·중진들까지도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지는 양상이어서 관심이다. 당내 주류측은 대체로 박 전 대표 캠프에, 비주류측은 주로 이 전 시장 캠프에 가세하고 있는 것. 박 전 대표 진영은 최병렬 전 대표의 지원을 확보한데 이어 최근엔 서청원 전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특히 서 전 대표는 김덕룡·김무성 의원과 함께 민주계의 핵심으로 인식돼왔다. 박 전 대표측은 서 전 대표와 함께 김덕룡 의원에게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까지 합류하면 민주계의 ‘3두마차’를 모두 껴안게 된다. 당내 주류인 민정계의 경우도 좌장인 강재섭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측의 사실상 지원을 업고 대표에 당선됐다. 당 대표로서 중립지대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박 전 대표와 가까울 수밖에 없다. 현경대·정재철 전 의원도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이밖에 당내 자민련계의 수장인 김용환 전 자민련 총재와 김학원 전 대표도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이 전 시장측에는 상대적으로 당내 비주류 인사로 채워지는 양상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이 전 시장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징적 ‘울타리’역에 그칠 뿐 실질적 영향력은 행사하지 않고 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희태 전 대표가 고문으로 이 전 시장 캠프에 합류하긴 했지만 그 역시 ‘관리형 대표’였을 뿐 특정 계파의 수장은 아니었다. 이밖에 민주당 출신인 이중재 전 의원과 이회창 전 총재 시절 한시적으로 주류그룹을 형성했던 신경식·양정규 전 의원 등이 이 전 시장을 돕고 있을 뿐이다. 이 전 시장측은 중진 영입 경쟁에서 상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의원을 끌어안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의원은 “두 캠프 모두 세 결집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원로·중진들까지 줄 세우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분들이 특정주자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결코 대선 승리에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e권력’ 포털 대해부] ‘돈에 눈 먼’ 대형포털

    [‘e권력’ 포털 대해부] ‘돈에 눈 먼’ 대형포털

    “사자(대형 포털)와 풀(누리꾼)만 남았다.” 인터넷콘텐츠협회의 배지은 사무국장은 5일 ‘인터넷 생태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사자가 다른 동물들을 모두 잡아 먹는 바람에 중간계층의 동물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얘기다. 중간계층의 동물들이란 바로 콘텐츠 제작업체(CP)들이다.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소수의 대형 포털이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에 CP가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도 누리꾼의 선택을 받기가 힘들다. 그래서 고사(枯死)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이다. 인터넷콘텐츠협회는 포털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맞서기 위해 지난해 140여개 CP업체가 뭉쳐 발족한 단체다. 협회의 최내현 회장은 “동영상 콘텐츠를 개발해 사이트에 올리면 누리꾼이 포털에 퍼 나른다.”면서 “포털은 여기에 검색광고를 붙여 수익을 남기지만 동영상을 개발한 업체는 수익은커녕 트래픽(웹 교통량) 증가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포털로 옮겨가는 순간, 수익도 콘텐츠 개발업자의 손을 떠나 포털로 넘어간다는 얘기다. ●불공정 계약이 문제 “페이지뷰가 3개월 연속 3000건 미만인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지난 2월 주최한 ‘진단, 대형포털업체 불공정거래’ 토론회에서 공개된 포털업체와 인터넷신문사간 계약서다. 콘텐츠 업체의 한 대표는 “포털과 계약할 때는 수개월간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페이지뷰가 목표에 못 미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게 관행”이라고 소개했다. 온라인 꽃배달 업체 관계자는 “밸런타인 데이나 졸업 시즌 같은 성수기에는 포털 사이트의 광고 입찰가격이 클릭당 3만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꽃 한 바구니에 5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출혈’ 구조이고, 꽃값이 비싸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포털 검색을 통하지 않고서는 손님의 주문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여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광고입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중소 콘텐츠 업자들은 이런 불공정 거래 실태를 공개하기를 꺼린다. 전자정부 솔루션 업체인 포스닥의 신철호 대표는 “과거에는 콘텐츠 제작업체와 유통업체의 수익배분 비율이 4대 6 정도였다.”면서 “대형 포털이 인터넷을 장악하면서부터 1대 9의 열악한 구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포털은 계약 체결 막판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깨는 경우도 많다.”면서 “CP들은 계약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주지만, 협상이 깨지고 나면 자신의 정보만 모두 제공해준 꼴이 된다.”고 말했다. ●재벌 뺨치는 문어발 경영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했던 한 업체는 한때 코스닥에서 ‘블루칩(우량주)’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가격비교 서비스가 돈이 될만하자 대형 포털이 가격비교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블로그 전문, 지도 전문, 음원 전문 사이트들도 비슷한 처지다. 블로그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미디어몹의 이승철 대표는 “포털들은 얕고 넓은 콘텐츠만 원한다.”면서 “그래서 인터넷 콘텐츠의 총량만 늘어나고 질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콘텐츠 업체 대표는 “포털들은 한 사무실에서,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서 80여종류의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자본 논리상 이익 극대화를 우선시하는 포털의 행위를 비난할 수만은 없겠지만, 납품 업체와 거래의 불공정 여부와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는 정부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영상 손수제작물(UCC) 전문업체의 한 임원은 “포털에서 동영상 검색을 해보면 특정 UCC업체의 동영상만 뜨는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면서 “포털이 검색결과를 멋대로 조작한다는 의혹이 짙지만 항의도 못한다.”고 털어놨다. ●공정위, 공정거래법 적용할까? 성장하는 포털의 모습에만 관심을 기울여 왔던 우리 사회가 포털의 불공정 행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에야 포털 조사 방침을 밝혔다. 공정위는 애초 3월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조사 준비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긴 했지만 포털 시장을 연구하는 수준이다.TF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이어서 검토할 게 많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정해덕 변호사는 “포털 3사의 매출액 합계가 전체 포털의 87%이고, 이들이 콘텐츠의 유통단계에서 가격·수량·품질의 거래조건을 결정할 우려가 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털들이 검색등록 심사료를 거의 동일하게 받는 것과 포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계약서 조항 등은 명백한 우월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털 관계자는 “단지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데는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적이 없고, 드러난 적도 없어 조사에 당당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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