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도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족도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주부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애칭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다롄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997
  • 교과내용 20% 축소… 英·數 수준별 교과서 도입

    교과내용 20% 축소… 英·數 수준별 교과서 도입

    지금까지 학년별로 구분되던 교육과정이 학년군(群) 단위로 바뀐다. 기존에는 초등학교 1~6학년, 중학교 1~3학년 등 9개 학년별 교육과정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초등학교 3개 학년군, 중학교 1개 학년군 등 4개 학년군별 교육과정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학년별 연계가 더욱 강화되게 된다. 학년별로 배워 그동안 중복되던 내용을 줄일 수 있어 전체 교과내용이 20% 정도 줄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이런 내용의 ‘초·중등학교 교과 교육과정의 주요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개편된 내용은 2014년부터 초1·2, 중1, 고1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학년군 단위로 바뀌면서 다른 교과·학년과 중복되는 내용은 없어진다. 이렇게 줄어드는 양이 전체 교과 교육 내용의 20% 정도 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중학교 1학년 사회과목에는 ‘국가별 기후 특징’을 배우고 있다. 중학교 3학년 과학과목에서는 ‘기상’을 따로 배우고 있다. 사실상 같은 내용을 배우고 있지만 내용 간 연계도 부족하다. 앞으로는 중복된 내용은 줄이면서 사회과목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과학시간에 배우는 게 되는 등 교과별 연계를 강화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년군 단위로 바뀌면서 각 학년이나 발달 정도에 맞는 교육이 가능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세분화되거나 중복된 과목은 축소·폐지·통합된다. 이에 따라 현재 총 261과목인 주요 교과 과목 수는 198과목으로 줄어든다. 사회과목의 경우 사회와 도덕 과목이 없어진다. 다만 존폐 논란을 불러왔던 한국사 과목은 그대로 남는다. 많은 선택과목을 배우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일선 학교가 과목을 재구성하거나 신설할 권한을 갖는다. 학교가 학생들이 배울 과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교가 과도하게 많은 선택과목을 제시하면 학생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때문에 교과부 관계자는 “과도한 선택과목의 나열·제시를 지양하고 보통 교과와 전문 교과 선택과목 간에는 내용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경우 내용 범위의 수준을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영어와 수학 과목에 기본과목이 생긴다. 교과교실제 등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기초가 부족한 학생은 기본과목을, 보다 높은 수준의 내용을 배우려는 학생은 일반이나 심화과정을 배우게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별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학교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이 부족해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영어와 수학에 수준별 과정이 생기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현상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학의 경우 기본과목인 기초수학이 생긴다. 수학적 지식이 부족한 핵생들을 위한 과목이다. 일반과목은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6과목으로 바뀐다. 심화과정은 기존의 고급수학을 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로 세분화해 통계학, 미적분학, 기하학, 선형대수학 등을 배우게 된다. 영어의 경우도 기본과정인 기초영어가 생기고 일반과정은 실용영어Ⅰ, 실용영어Ⅱ, 실용영어회화, 실용영어독해작문, 영어Ⅰ, 영어Ⅱ, 영어회화, 영어독해작문 등 일반과정에서는 영어로 실생활에서 말하고 쓰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기존 외국어고와 국제고 등에서 배우던 전문과정이던 심화과정은 심화영어, 심화영어회화Ⅰ, 심화영어회화Ⅱ, 심화영어독해Ⅰ, 심화영어독해Ⅱ, 심화영어작문 등을 배우게 된다. 교과부는 이런 기본방향을 올해 2월부터 정책연구 공모과정을 거쳐 교과별로 구체적인 내용 기준 개발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 공청회와 심의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 12월에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3 ‘새학기 첫 단추’ 목표 대학·학과 어떻게 정할까

    고3 ‘새학기 첫 단추’ 목표 대학·학과 어떻게 정할까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서울신문 2011년 1월 12일자 9면>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 2명 가운데 1명은 고3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난 뒤 대학 입학 원서를 쓰면서 진학 대학이나 전공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과학자·의사가 되겠다.”고 말하던 아이들도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진로’보다 ‘진학’에만 목적을 두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이렇게 자신의 점수나 주위의 평판에 휘둘려 적성과 무관한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게 되면 공부 능률이 오르지 않을 뿐 아니라, 대학 생활을 마치지 못하고 다시 전문대나 대학원으로 진학해 새로운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올해 고3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은 당장 수능시험과 학생부 관리에 가장 큰 신경을 쏟아야겠지만, 이보다 먼저 내 미래를 위해 어떤 대학을 선택하고 어떤 학과에 진학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와 함께 올바른 대학 및 학과 선택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성적 변화 따라 목표 대학 수정 수험생들이 목표 대학을 정할 때는 우선 부모와 담임교사의 의견을 듣지만 결국 대부분은 자신의 수능 성적에 맞춰 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학 선택에서 성적이 1순위 고려 대상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경우에도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변화 가능한 목표 대학’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적으로 A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성적대의 대학 1~2곳, 그보다 한 단계 높거나 낮은 수준의 대학도 동시에 고려해 최종적으로 4~5개 정도의 목표 대학을 그룹화해 두는 것이 좋다. 새 학기에 구체적인 목표 대학을 설정했다면 이후 1년간 성적 변화에 따라 목표 대학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수시와 정시모집에 대비하면 된다. 대학 선택 때 주의할 점은 무조건 큰 대학이나 일류 대학을 목표로 하는 태도를 피하라는 것이다. 중·고교 시절 파악한 진로와 적성을 통해 자기가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다면, 대학의 전체 인지도보다 희망 학과의 커리큘럼, 평판 등을 고려해 목표 대학을 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은 대학은 예산을 들여 특성화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당장의 인지도는 낮을지 몰라도 수년 후에는 학과의 인기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하고 싶은 일과 연계 학과 선택 학과 선택은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 소질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성적만으로 대학과 학과를 선택했던 대다수 학생이 실제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새로운 진로를 위해 많은 시간을 쓰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가졌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내가 관심 있는 계열에 어떤 전공과 학과가 있는지 대학별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흥미를 파악하는 일은 시·도 교육청이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에서 시행하는 진로·적성 검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진로 학과를 선택하는 또 다른 방법은 장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 직업과 연계된 학과를 찾는 것이다. 대학 교육은 자아실현과 미래 사회생활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올바른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직업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진로·직업 연계에 대한 고민 없이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면 스스로 전공에 대한 만족감은 얻을 수 있겠지만, 졸업을 앞두고 취업 문제에 당면하게 될 수도 있다. 학과 선택 시 주의할 점은 현재의 인기 학과에 맹목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미래 유망한 학과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지금 인기 있는 학과가 5년, 10년 후에도 계속 주목받는다고 낙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복지, 노인 관련 산업, IT·스마트 분야처럼 장기적으로 고용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고, 미래 유망 직업과 관련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 분석 실장은 “연초에 목표 대학과 학과를 설정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는 학업 능률뿐 아니라 성적에서도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면서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목표 대학과 학과에 맞춰 공부한다면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1차 실패 군사작전 우려속 국민 보호 사명 포기 못해”

    “최초 상황을 판단해보니 (삼호주얼리호가)소말리아를 향해 달리더라도 중간에 인터셉트가 가능하다고 봤다.” 삼호주얼리호 구출을 위해 지난 20일 오만에 급파됐던 외교통상부 신속대응팀이 24일 귀국해 구출작전의 배경과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팀장을 맡았던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피랍 배가 소말리아 인근에 도착하면 더 이상 작전이 불가능한 면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반드시 일정 거리 안에서 인터셉트해야 군사작전도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관계부처 회의도 소집하고 다각도로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호드림호 납치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면서 “이래서 국가 위상을 지키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겠느냐는 통렬한 내부적인 비판도 있었고, 삼호드림호 몸값을 치르고 난 뒤 관계부처 회의를 두 차례 열어 각 부처가 반성했다.”고 군사작전 돌입 배경을 밝혔다. 또 “1차 작전이 실패하고 부상이 발생하는 바람에 과연 군사작전을 해야 하느냐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 정부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이후 신속대응팀이 가서 여건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하고 오만 현지로 파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1일 작전 개시 7~8시간 전 청해부대의 요청을 받고 오만대사관과 신속대응팀은 최악의 경우도 가정했다. 모르핀 확보 등을 오만 정부에 요청한 뒤 살랄라 병원, 미살라섬 병원, 무스카트 병원 입원실 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작전 시작 1시간 전부터 모두 스탠바이 상태로 대사관에 모여 말 한마디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고 초조하게 기다렸다.”면서 “1시간 30분쯤 기다리니까 1보로 ‘컨트롤 타워를 장악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직 피랍중인 금미305호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처음부터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지금 위치가 소말리아 연안이라 청해부대를 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지금 연안에 20여척이 잡혀있는데 인질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국가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해부대가 구출 작전을 수행 중이던 지난 19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만을 방문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오만 정부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으로 이번 작전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오만이 우리 군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국제 공조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우성 ‘아테나’ 촬영중 부상

    SBS TV 월화극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이 주연배우 정우성의 부상으로 25일 정상 방송을 하지 못하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된다. ‘아테나’의 김영섭 총괄프로듀서(CP)는 24일 “내용 전개상 중요한 인천대교 액션장면을 촬영하지 못해 ‘아테나 스페셜-수애의 비밀’을 긴급 편성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전날 밤 촬영 도중 미끄러져 반파된 승용차를 피하려다 무릎을 다쳤다. 반파된 차량에 타고 있던 정찬우도 머리를 다쳤다. 정우성은 당분간 걷거나 뛰어서는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던 정찬우는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머리를 몇 바늘 꿰맨 상태라고 제작진은 전했다. 김 CP는 “정우성이 앉아서 촬영할 수 있는지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어떤 내용 담나

    [독거노인 사랑잇기]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어떤 내용 담나

    보건복지부는 24일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101가지의 시책을 망라한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시책을 확정, 발표했다. ‘현장에서 정책을 찾는다.’는 방침에 따라 노인과 아동 등 6개 분야에서 101개 과제를 도출했다. 이들 정책은 진수희 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취임과 함께 강조한 ‘현장 중심’의 ‘체감 행정’이 낳은 결과물이다. 분야별로는 아동과 의료가 27개 과제로 가장 많고, 이어 노인 관련 과제 17개, 저소득층 과제 13개, 장애인 과제 12개 등이다. 대부분 기존 사업방식을 개선하거나 제도를 바꾸는 방식으로,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과제들로 이뤄졌다. 보육시설 평가 등급과 세부 점수를 공개해 학부모들의 시설에 대한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게임·인터넷중독 아동들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에 도출된 정책들은 현장 방문이나 129콜센터에서 접수된 민원, 기관종사자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취합된 각종 과제 대상 중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고, 체감도가 높은 것들을 우선 선정했다. 진 장관은 “양적 확대가 아니라 사업방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이는 등 내실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구호의 복지’를 ‘체감의 복지’로 전환하는 등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과제 중 20여개는 지난해 복지부 연두 업무보고에 포함됐고, 일부 과제는 이미 계획을 발표한 경우도 있다. 기존 정책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복지업무의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후 얼마나 내실 있게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에 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서민희망모니터링단을 통해 분기별로 이행실적을 평가하고 이를 부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진 장관도 “앞으로 100일간 101가지 정책의 모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정책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대량 살처분은 실익없는 미봉책”

    “대량 살처분은 실익없는 미봉책”

    경남 김해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24일 양성판정을 받음에 따라 낙동강 저지선이 무너졌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축산인 등 각계에서 구제역 확산에 대해 정부의 오판과 이에 따른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살(殺)처분 정책은 대규모 구제역이 발생했던 영국, 타이완 등에서 사용된 바 있어 검증된 정책이며 백신 접종 시점 역시 적시에 결정했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24일 정치권, 시민단체, 축산협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구제역 대처에 여러 문제점을 간과했다. 환경운동연합, 정범구 의원실, 류근찬 의원실, 홍희덕 의원실 등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는 긴급토론회의 발제자인 김선경 환경보건시민센터 위원은 정부의 살처분 정책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백신 주사제 준비 늦었다” 그는 “정부는 살처분 정책이 2000년대 초 영국과 타이완에서 사용됐다고 하지만 당시 영국은 600만 마리의 살처분 대상 중에 수출 품목인 양이 400만 마리에 달했고, 타이완은 돼지 400만 마리 중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었다.”면서 “고기류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살처분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실익 없는 미봉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월과 4월 두 차례 구제역이 발생했고 북아시아 지역에 구제역이 창궐했기 때문에 쌓아둔 백신 원료를 미리 주사제로 바꿔 놓았어야 했다.”면서 “제때 백신 접종을 결정했지만 원료를 영국에 보내 주사제로 바꾸는 데 2주가 걸렸다는 정부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섣불리 원인 알려 갈등 조장” 해외시찰을 다녀온 경북 안동시의 축산인들이 구제역을 옮겼다는 정부의 역학조사 언급에 대해서도 “바이러스는 조류, 들짐승, 바람에 의해 퍼질 수 있어 원인을 100% 밝힐 수 없는데도 섣불리 원인을 알려 지역 내 갈등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제역을 그대로 두었을 경우 사망하는 소와 돼지는 41만 마리일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날까지 253만 1531마리를 살처분 대상으로 결정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지난 23일 구제역 살처분은 대표적인 정책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농수산식품부가 백신접종을 주저한 것은 살처분보다 비용이 더 든다고 판단한 것인데 살처분은 10만 마리 당 보상비가 1000억원이 드는 데 비해 백신비용은 5억~6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병모 양돈협회장은 “구제역 바이러스는 바람이나 들짐승이 옮기는 경우도 많고 수의학계에서는 조류가 구제역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경우가 16%에 이른다는 연구 보고 결과도 있다.”면서 “이미 농가 자체방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백신 자체생산 검토”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구제역 백신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기자브리핑에서 “백신 생산은 오랜 시간을 갖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연극 리뷰]이기동 체육관

    [연극 리뷰]이기동 체육관

    누구나 가슴 속 한구석에 뿌듯한 시간, ‘전성기’를 지니고 산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든 그러지 않든 말이다.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잘나갔던 한때를 생각하면 순간, 행복해지기 마련이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손효원 연출,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작)에는 두 명의 이기동이 등장한다.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이기동(김수로·김서원) 청년과 1980년대 최고의 권투 챔피언이었던 이기동(김정호) 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기동 관장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다 링 위에서 쓰러져 죽은 아들로 인해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에게 있어 과거 전성기는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권투를 하고 싶다며 체육관에 청년 이기동이 찾아온다. 청년 이기동에게 있어 왕년의 권투 스타 이기동은 어린 시절의 꿈이자 희망이었다. 아직도 그에게 이기동 관장은 오래된 영웅, 그 이상이다. 권투뿐 아니라 인생 전체를 포기해 버린 관장 이기동은 그런 청년 이기동을 만나면서 칙칙했던 생활에서 벗어나게 된다.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두 사람의 인연이 조금씩 드러날수록 체육관은 밝은 희망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체육관에 모여드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주변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상사에게 연일 혼나는 소심한 직장인, 친구들에게 맞기 싫어 권투를 배우는 여고생, 다이어트를 위해 체육관을 찾은 노처녀 등등. 아버지에 대한 애증으로 권투시합에 도전하는 이기동 관장의 딸 연희도 특유의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배우들은 1시간 40분 내내 진짜 땀을 흘리며 권투의 모든것 을 보여 준다. 관객들은 코를 찌를 듯한 땀냄새에 취해 울고 웃는다. 이기동 관장과 딸 연희의 묵은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에선 배우도, 관객도 한마음이 돼 눈물을 흘린다. “권투는 정직한 거야. 평등하지. 똑같은 체중에, 똑같은 기술에, 똑같이 빤스만 입고 한판 뜨는 거야.”, “쓰러지면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거야.” 등 권투를 인생에 비유한 명 대사들은 스리슬쩍 관객의 가슴 속에 스며든다. 2009년 서울 대학로소극장에서 초연된 ‘이기동’은 연극에서 다루기 힘든 권투라는 소재를 이용해 호평받았다. 공연이 끝날 무렵이면 마치 경기를 끝낸 선수에게 보내듯 객석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온다. 다음 달 2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2만 2000~5만 5000원. (02)2260-8901.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김길태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사형제도를 비롯하여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 3차 전문가 감정에 의하여 피의자에게는 범죄와 관련된 정신 및 신경질환은 없다는 게 밝혀졌으나 재판부는 확신하지 못한 듯하다.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 부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고아로 버려졌지만 양부모가 키워 주지 않았는가. 어쨌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판결이다. 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사람들이 또 있다. 측두엽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이다. 안 그래도 사회적인 스티그마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잠재적 범죄자처럼 보도됐으니 말이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를 뇌전증(腦電症)은 간질의 새 이름이다. 정신을 잃거나 쓰러져 경련을 한다는 특징적 증상 때문에 간질에는 잘못된 사회인식이 굳어져 있다. 난치병이라거나 대부분이 유전질환이라는 틀린 지식도 퍼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만든 이름이 뇌전증이다. 우리 뇌에는 항상 아주 미세한 전기가 흐르고 있다. 뇌의 모든 기능이 이 전기적 현상으로 이루어진다. 뇌전증은 이러한 전기 흐름의 일시적 착오로 인해 잘못된 전기신호가 발생해 오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는 간혹 그리고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전기현상의 오류 외에는 평상시는 정상인과 똑같다. 특히 대부분의 경우 약물로 조절이 잘되어 증상 없이 일상 및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길태가 주장한 측두엽뇌전증은 무슨 병인가. 측두엽뇌전증은 잘못된 전기신호가 뇌의 옆부분에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수십초 또는 수분 동안 의식손상이 오면서 무의식적으로 단순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가장 흔한 경우 멍한 상태로 입맛을 다시거나 손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린다. 증상이 끝난 후 역시 수분간 기억이 나지 않는 기간이 뒤따르는 게 보통이다. 이 기간 동안 간혹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증상 때문에 드물지만 우연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제지하는 경우에 의식 없이 이를 뿌리치다가 상처를 입힐 수가 있다. 또 정신이 혼란된 상황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주변에 있는 물건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가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세계적인 희소 사례로 대뇌 속의 분노조절과 관련 있는 편도체라는 곳에서 발작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난폭한 행동을 한 예도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김길태처럼 복합적인 행동을 동반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즉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이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모 언론에서는 ‘프라이멀 피어’라는 영화를 예로 들면서 이 영화에 나오는 범죄인이 측두엽뇌전증인 것처럼 묘사해 놓았다. 주인공이 범죄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변론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다루는 질환은 측두엽뇌전증이 아니고 다중인격장애이다. 다중인격장애에서는 한 사람에게 여러 개의 인격이 있고 한 인격이 한 일을 다른 인격은 모르게 된다. 역시 측두엽뇌전증과 영화 속의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럼 재판에서 다양한 변명을 만들어 내는 미국 같은 나라에선 측두엽뇌전증을 범죄의 구실로 주장한 예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전문가들의 결론도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그 범죄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도 수천건의 측두엽뇌전증 동영상 검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물론 측두엽뇌전증 환자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간혹 동반된 다른 정신질환으로 인해 난폭한 면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측두엽뇌전증 증상으로 사람을 납치하고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있지도 않은 병을 핑계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게 맞다. 병 특성에도 맞지 않는 해괴한 변명으로 뇌전증 환자들에게 끼친 폐도 그 죄가 무겁다. 짧은 내용이나마 이 글이 뇌전증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환자와 가족들의 심란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檢 행정투명성 갈수록 불투명

    檢 행정투명성 갈수록 불투명

    검찰의 행정 투명성 수준이 ‘바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방검찰청은 기관장 업무추진비 등 의무 공개토록 돼 있는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었으며, 매년 공개하는 전체 행정정보 건수도 급격히 줄어 사실상 검찰의 정보 공개 정책은 사문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의 알권리 충족 등을 위해 제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서울신문이 대검찰청과 전국 18개 지방검찰청의 행정정보 공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이 지난해 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행정 문서는 총 306건이었다. 2007년 364건, 2008년 413건, 2009년 376건 등 공개 건수는 매년 줄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검찰청의 경우는 2007년 106건의 행정정보를 공개했던 것이 매년 격감해 지난해에는 12건 공개에 그쳤다. 정보 공개 건수는 기관별로 큰 차이가 났다. 광주지검의 경우는 지난 3년간 정기·수시 공개한 행정정보가 총 196건에 달하는 반면, 춘천지검은 3년간 8건, 청주지검은 10건, 서울동부지검은 12건에 그쳤다. 또 인천지검은 지난해에, 서울북부지검은 2009년에 단 한 건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다른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행정정보 공표대상을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검찰은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한 정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관한 정보 ▲주요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생산되는 정보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각종 평가결과·통계자료 등을 정기·수시로 공개토록 돼 있다. 그러나 대다수 지방검찰청은 의무 공개해야 하는 자료들마저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기관장 업무추진비’의 경우는 분기별로 작성해 검찰청 홈페이지 행정문서공개방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 서부 및 북부지검, 수원·대전·청주·울산지검 등 6개 지검은 검사장 업무추진비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춘천·제주지검 등 일부 분기의 내역을 누락하거나, 상·하반기로만 나눠 공개한 경우도 있었다. 또 ‘주요업무계획’이나 그해 각종 제품 구매계획 등 조직 운영에 관한 자료들도 대검찰청을 비롯 대부분의 지검이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이외에도 외국인범죄현황, 체포구속장소, 감찰현황 등 검찰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각종 범죄 현황 및 단속 현황도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검찰의 정보 공개 수준이 미미한 것은 규정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 행정안전부는 각 기관의 행정 투명성 수준 등을 평가할 때 이를 점수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무진에까지 직접적 불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기관장의 의지가 없다면 사실상 정보 공개 활성화는 어려운 상태다. 특히 검찰은 수사기관으로서 그 특유의 폐쇄성까지 겹쳐 정보공개가 거의 사문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의무 공개를 물론 해야되는 게 맞지만 그 영역은 감사를 받거나 그런 게 아니다보니 실무 과정에서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전진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행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정보 공개와 관련된 평가의 강도를 높이거나 법적 의무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구제역 환경재앙 오나] 침출수 유출땐 지하수·토양오염 심각

    [구제역 환경재앙 오나] 침출수 유출땐 지하수·토양오염 심각

    올겨울 구제역 확산으로 2개월여 만에 전국 2600여곳에서 소·돼지·사슴 등 우제류 가축을 매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200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0여년간 매몰한 625곳의 4배 이상이다. 지하수·주변 토양 등 2차 환경오염 문제가 우려된다. 서울신문이 21일 살처분이 진행된 전국 9개 시·도의 매몰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620곳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가 1313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886곳, 강원 225곳, 충남 82곳, 인천 57곳, 충북 53곳, 전북 2곳, 대구·경남 각각 1곳 등이었다. 이날까지 살처분·매몰 대상 가축 230만 7512마리 중 220만 4513마리(95.5%)를 묻었다. 정부는 전국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다소 줄어들고 추후 구제역 발생 시 발병한 가축과 백신 접종 이후에 태어난 송아지만 살처분하기로 방침을 바꿈에 따라 매몰할 가축이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장에서는 신속한 방역을 위해 친환경적 매몰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환경오염 파동이 우려된다. 살처분 현장의 정부 관계자는 “매몰지가 부족하다 보니 지하수 위치 등은 따져볼 새도 없이 주택 앞마당에 묻기도 하고, 강원 횡성의 경우 3만 마리를 한 구덩이에 매몰하기도 했다.”면서 “현장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빠른 매몰을 원하는 방역 공무원과 2차 오염을 고민하는 환경 공무원 사이에 매몰 규정 준수 문제를 두고 설전이 오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경기 북부 2곳의 지하수에서 수질오염 물질이자 지하수 및 토양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암모니아성 질소가 기준치(0.5)를 넘긴 곳도 이미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암모니아성 질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질산성 질소로 바뀌는데 지하수 및 주변 토양에서 키운 농작물이 체내에 과다 유입될 경우 아이들은 피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2008년 기존 매몰지에 대한 정부 용역 조사에서는 암모니아 질소가 평소의 80배나 검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몰 방식 외에 다양한 살처분 가축 처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사설]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검증 따로 하자

    국무총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회에서의 인사청문제도가 2000년 도입된 이후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등 나름의 성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러한 점에서 서울신문이 그제 보도한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다. 한국행정학회가 용역을 맡아 작성한 보고서는 “대통령실(청와대)은 사전 검증 강화를 위해 고위직 청문 대상이 되는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보다 충실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청와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회의원, 특히 야당과 언론이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정책보다 도덕성 검증에 힘을 쏟는 주된 이유는 국민의 관심도 주요 요인이지만 근본적으로 부적격자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고위공직자 후보로 지명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넓게 인재를 구하지 않는 등 인재 풀(pool)도 빈약한 데다 그마저도 도덕성 검증이 부실하거나 소홀했던 탓이다.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위주로 흐르면서 고위공직자를 망신 주는 청문회가 됐다는 비판도 많다.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총리나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이런저런 흠 때문에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고위공직자 후보에게 장인, 장모의 학교 성적표 제출을 요구한 국회의원도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인사청문회가 정책 검증을 주로 하는 자리가 되려면 1차적으로 청와대의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검증 기준이 장삼이사(張三李四)보다 더 높은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가 국회에 사전검증 자료를 제출해 1단계로 도덕성 검증을 한 뒤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책 검증을 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 스스로 자리를 탐하지 않아야 인사청문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인사청문회가 미국처럼 정책 검증을 하는 자리가 되려면 청와대의 검증 능력과 정치권의 수준이 모두 높아져야 한다.
  •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는 인사청문회를 거친 고위공직자들의 불만을 심층면접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들 역시 ‘할 말’이 많았다. ●“후보자 소명기회 없어 불만” 우선 언론의 가학적 보도를 비판했다. 현 정부의 A 전 장관은 “언론이 공직후보자의 사소한 개인적 문제를 부풀려 전달, 국민들이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준비과정의 현실적 어려움도 많았다. 참여정부의 B 전 장관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위한 개인 경비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식사비 등은 모두 후보자 개인자금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1000만~1500만원가량 필요하다. 정치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큰 비용이다.”라고 말했다. 또 “요구자료가 많고 청문회에서 공격을 막아내려면 부처 실·국장까지 동원하게 되는데, 신세진 사람이 많아서 나중에 인사 단행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지나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불평도 쏟아냈다. 참여정부의 C 전 장관은 “국회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은 거의 개인자료밖에 없었다.”면서 “배우자, 아이들, 장인·장모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성적증명서를 제시하라고 하는데, 뭘 얻고자 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 전 경찰청장은 “청문회? 지옥이더라. 초·중·고 시절 생활기록부까지 170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교통스티커 발급 등 준법의식도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격적인 질문이 주를 이루고 후보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는 청문회 진행 방식도 문제 삼았다. 현 정부의 E 전 장관은 “미국의 경우 상원에서 피청문자의 소명과 의견을 듣는, 문자 그대로 청문(聽聞)이 이뤄진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장문의 질문에 단답형 답만 요구하거나 의혹을 추구하는 식으로 질의해 수사하듯이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나 ‘흠집내기’ 위주의 청문회 진행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F 전 장관은 “병역은 국민정서상 상당히 큰 문제인데, 과거 병력자원이 남아서 보충역이나 병역면제 판정이 쉬웠던 점도 감안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가족관계에서 형과 아우 사이에 돈을 주고받는 경우 차용증을 쓰는 경우도 별로 없고 이자를 꼬박꼬박 받지도 않는데, 이를 증여로 봐야 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의원실 인력·시간 부족” 여야 청문위원들은 인력과 지원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G 의원은 “의원실의 특성상 인사청문만을 위한 특별인력 채용이 불가능하고, 보좌진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장비, 숙박비, 자료활용비 등이 별도로 사용되는데 수당지급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H 의원 역시 “개별 의원실 중심으로 준비가 이뤄져 인력, 시간이 부족하다.”고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후보자 쪽이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것도 큰 불만이었다. I 의원은 “청문회 준비팀에서 정리된 문서로 보내주고, 원자료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서의 신빙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 의원도 “최소 수준의 자료를 마지막에 보내 실질적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K 의원은 “한번만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인지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부실하게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청문위원들 역시 지나친 도덕성 위주 검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L 의원은 “후보에 대한 검증이 너무 개인사 위주로 가는 경우는 안타깝고, 좀더 정책적인 검증을 통해 후보의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M 의원은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에 잘 안 나온다. 기자들이 알아듣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고 보도가 안 된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구속력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N 의원은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권자가 강행할 경우 청문회의 의미가 퇴색한다. 청문회의 결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수리비 관련 Q&A]계량기 동파 처리비용 서울시가 40% 부담

    [수리비 관련 Q&A]계량기 동파 처리비용 서울시가 40% 부담

    매서운 한파에 수도계량기 동파가 극성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최근 5년간 계량기 동파 현황’에 따르면 이번 겨울 들어 20일 현재 동파건수가 1만 4000건을 넘어섰다. 2006년 겨울 동파건수의 7배에 이르는 수치다. 다음 주 영하 10도를 넘는 한파가 다시 찾아온다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문제는 동파 비용을 놓고 의문점도 많고 가끔씩 갈등도 생긴다는 것.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자문을 얻어 비용 처리에 대한 궁금증과 해답을 Q&A로 알아봤다. Q:계량기 동파 처리 비용은 전적으로 개인 부담인가. A:아니다. 시가 40% 정도를 부담한다. 계량기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가정용 계량기의 경우 원칙적으로 계량기값 1만 7000원과 설치비(인건비) 1만 3700원, 총 3만 700원을 개인이 부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동파의 경우 설치비를 지원, 계량기값인 1만 7000원만 내면 된다. 수리 비용은 다음 달 상수도 요금과 함께 납부된다. 이민승 상수도본부 고객지원부장은 “개인 과실이 아닌 자연재해 등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하면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설치비를 지원한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지면 보온을 해도 계량기가 동파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Q:아파트의 경우 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 A:꼭 그렇다고 볼 수 없다. 아파트 시설물에 대한 책임은 아파트 사업자에게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사업자와 거주자의 책임 분계점이 수도계량기 앞까지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물론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가 설치한 열선에 결함이 생기는 등 사업자의 시설물 관리 소홀로 동파됐다면 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다만 개인 과실이라도 아파트 자체적으로 동파 계량기를 지원하는 규약이 있다면 자치회에서 부담해 주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Q:세입자와 집주인 가운데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A:그때 그때 다르다. 소액이기 때문에 법정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판례상 세입자의 관리소홀이 입증된다면 세입자의 책임으로, 건물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면 집주인의 책임이 된다. 결국 동파의 원인을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 이 부장은 “세입자와 집주인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은 상수도사업본부의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교체 인력들이 계량기의 동파 상황에 대한 기술적 원인 등을 설명해 어느 정도 안내를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팁 하나 더. 계량기 동파 땐 곧장 다산콜센터(120)로 신고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상수도본부는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 500여명의 교체 인력을 운영한다. 또 수도배관이 얼었을 경우 헤어드라이기나 가스버너를 이용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플러스] 연말정산 상담 서비스

    서초구(구청장 진익철) 연말정산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연말정산 상담서비스를 운영한다. 다음 달 28일까지 오케이민원센터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받을 수 있다. 설 연휴가 있는 주를 빼고 매일 운영된다. 상담 세무사가 직접 진행하며 세금상담과 세금절약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오케이민원센터 2155-6275.
  •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교행사에 대한 불만, TV시청과 컴퓨터게임, A 학점이 아닌 다른 성적, 체육과 학예회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연습… 이런 일들은 우리 집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엄마들이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다.”  때아닌 ‘중국식 교육법’ 논란이 미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단은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사진) 예일대 법대교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다. 이 책은 발매 당일 아마존 판매 순위 6위에 올랐고,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추아 교수는 이 책에서 18세인 소피아와 15세인 루이사 등 실제 두 딸의 교육을 본인이 어떤 식으로 관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입식 교육과 성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중국 전통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인도, 자메이카, 가나 등에서도 이같은 교육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 어머니들은 중국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이 이뤄낸 결과에 대해서는 부러워하지만, 교육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으려 한다.”면서 “30분~1시간의 피아노 연습에 만족하는 미국 어머니들과 2~3시간은 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중국 어머니간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추아 교수의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과 교육학자, 작가들이 연일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게으름뱅이’‘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피아노 연주가 충분히 않다고 생각하면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한 추아 교수의 교육 방식은 사실상 ‘인권 유린’이자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NYT는 18일 “학업이나 음악에 대한 기술은 늘겠지만, 강요된 교육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은 교육법 때문에 15~24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아 교수의 책을 요약해 지난 8일 처음 게재한 월스트리트저널의 홈페이지에는 추아 교수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글이 수천개 이상 달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대인인 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교수와 결혼한 추아 교수가 방향제시를 중시하는 이스라엘식과 주입 위주인 중국식 등 두 가지 교육법을 혼용해 딸들을 키우고도, 지나치게 중국식 교육법만 책에서 서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자녀 교육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옳은 방법을 지목할 수는 없다.”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추아 교수의 큰 딸은 카네기홀에서 연주했고, 둘째딸은 테니스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아 교수 역시 해명에 나섰다. 자신의 육아 경험이 아시아나 중국을 대표하는 방식이 아닐뿐더러 책에서 교육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책은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일 뿐 결코 육아전문서적이나 교육책이 아니다.”면서 “중국식과 서양식에서 장점을 모은 교육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음은 2001년 1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에이미 추아가 직접 게재한 기고문-왜 중국 엄마들은 우수한가?에이미 추아(예일대 법학 교수) “가벼운 데이트, TV 금지, 컴퓨터 게임 금지, 오랜 시간의 음악 교습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반항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많은 사람들이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한다. 수많은 중국계 수학 천재와 음악 신동의 가정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제 실제로 성공적인 육아를 했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들에게 그 답을 알려주고 싶다. 내 두 딸 소피아와 루이사(룰루)에게는 금지된 일들이 몇가지 있다. ‣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예회 연극‣ 학예회 연극에 참가하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만‣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 스스로 선택한 과외 활동‣ A 이외의 성적‣ 체육과 연기 이외의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하지 않는 것 ‘중국 엄마’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보자. 한국이나 인도, 자메이카, 아일랜드, 가나 등에서도 육아법이 비슷한 이같은 ‘중국 엄마’들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엄마들 중에서도 아예 서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있고, 중국 전통 방식의 육아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실제 서양 엄마들을 포함해 ‘서양 엄마’라고 지칭해보자.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서양 엄마들은 아무리 본인이 엄격하다고 생각해도 중국 엄마와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 미국 친구들은 고작 30분, 많아야 1시간의 피아노 연습을 매일 시키는 것만으로 “자녀에게 엄격하다.”고 말하곤 한다. 중국 엄마들은 ‘한시간은 기본이고, 2~3시간은 연습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문화적 배경이나 전통을 언급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지만, 중국과 서양의 각기 다른 육아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50명의 미국(서양) 엄마와 48명의 중국계 이민자 엄마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를 살펴보자. 70%의 서양 엄마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거나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중국 엄마들 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중국 엄마들은 자녀들이 항상 최고의 학생이 되는 것과 학업적 성취가 성공한 육아의 척도라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다. 심지어 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받아들였고, 이는 부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엄마가 서양 엄마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의 시간을 자녀와 공부하는 데 쓴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그 시간을 서양 아이들은 대부분 스포츠팀에서 즐기면서 보낸다. 중국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하든 잘하게 되기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좋은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는 이같은 노력을 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같은 중국 부모들은 육아 철학은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아이들의 저항을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것은 서양 부모들이 이같은 교육법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중국식 육아 전략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습, 연습, 연습을 계속 강조하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서 ‘주입식 교육’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 수학, 피아노, 야구, 발레 등 어떤 과목에서건 아이들은 두각을 나타내면 부모의 칭찬과 감탄, 만족을 듣게 된다. 이같은 관계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감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은 재미없던 일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좀 더 쉽게 자녀가 더욱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서양 부모들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난 최소한 한 번 이상 어머니에게 격하게 대들었던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날 중국어로 ‘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런 꾸짖음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난 비참함과 절망감을 느꼈고, 이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쓰레기’라는 표현이 내 자존심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내 부모가 얼마나 나를 높게 평가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도 실제로 내가 쓰레기라고 생각한 경우는 없었다. 어른이 된 후 난 내 부모가 나한테 했던 행동을 그대로 소피아(큰 딸)에게 한 적이 있다. 소피아가 나에 대해 심하게 반항하자, 영어로 ‘쓰레기’라고 욕을 했다. 저녁 파티 자리였고, 난 자리를 뜨려고 했다. 메시라는 파티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며 파티장을 나가버렸다. 파티를 열었던 내 친구 수잔은 나를 달래고, 손님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는 중국 부모들이 ‘상상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라도 말이다. 중국 엄마들은 딸에게 “이봐 돼지, 살 좀 빼”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양 엄마들은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면서 “건강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친다. 자녀에게 욕을 한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자녀는 여전히 폭식하고, 또다시 절망에 빠진다.(난 서양 아버지가 자신의 다 큰 딸에게 “아름답고 완벽하고 유능하다.”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나중에 그 딸은 나에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작해야 “최선을 다해라.”고 말할 뿐이지만, 중국 부모들은 “너는 게을러 빠졌다. 너의 반 친구들이 전부 너를 짓밟고 있다.”고 말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자녀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신경쓰느라 발버둥치고 있다. 난 아주 오랫동안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를 키우는지 지켜보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중국과 서양의 육아법에는 크게 세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서양 부모들은 자녀의 자존심에 대해 극단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이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느낄지를 걱정하고, 끊임없이 안심시키기 위해 애쓴다. 평범하거나 낙제했을 때도 자녀를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급급하다. 다시 말해 영혼의 안식을 찾아주려고만 한다. 중국 부모는 같은 경우에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A-’의 성적을 받아들고 집에 오면, 서양 부모들은 대부분 칭찬을 한다. 반대로 중국 엄마는 무서운 표정으로 무엇을 잘못해 ‘A’가 되지 않았는지 묻는다. 자녀가 B를 받아와도 서양 부모들은 여전히 칭찬을 한다. 어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앉히고 꾸짖지만, 그마저도 조심스럽고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 이뤄진다. ‘멍청하다’‘보잘 것 없다’‘불명예스럽다’는 식의 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이는 서양 부모들이 자녀들이 잘못본 시험으로 인해 그 과목을 외면하게 되거나, 나아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의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서양 부모들은 학교장이랑 약속을 잡아서 학교의 교육법 문제를 지적하거나, 교사의 자질을 걸고 넘어진다. 실제로는 드문 일이지만, 중국 학생이 B를 받는 경우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면 폭발하게 돼 있다. 엄마가 곧 수십~수백개의 시험지를 풀게 하도록 할 것이고, A를 받을 때까지 이같은 일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완벽한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완벽한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곧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적부진이 자녀에 대한 비난이나 체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같은 비난과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성장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모든 부분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같은 생각의 근저에는 아마 유교적인 전통과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연결시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중국 엄마들이 엄청난 시간을 자녀를 가르치고, 연습시키고, 살피고, 사생활을 알아내는데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중국 자녀들은 이같은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인식이 없다. 내 남편 제드(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법학교수)만 해도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한번은 그가 “자녀는 부모를 고를 수 없다.”면서 “애들은 실제로 태어나는 것조차 선택할 수 없는데, 부모가 알아서 태어나게 한 것인 만큼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부모는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책임만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때론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인) 나에게 서양 학부모와 심각한 의견차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셋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녀의 희망과 선택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가정의 딸들은 고등학교에서도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고, 중국 어린이들은 야영캠프에 갈 수 없다. 또 중국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학교 연극에 참여하고 싶어요. 난 주민6을 맡았단 말이에요. 매일 학교 방과후 4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하고, 주말에도 나가야 해요.”라고 요구하는 것 따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중국 부모들의 이런 행동이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반대의 경우에,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어떤 것이든 포기할 수 있다. 단지 서양과는 육아 방식이 다를 뿐이다. ‘강압적인 중국식 육아법’의 사례를 들어보자. 7살인 룰루(둘째딸)는 프랑스 작곡가 자크 이버트의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고 있었다. ‘작고 하얀 당나귀’는 듣는 것만으로 시골길을 뛰노는 당나귀를 저절로 연상케하는 사랑스런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은 양손이 따로 노는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이뤄져 있어 어린이들이 연주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결국 룰루는 연주해내지 못했고, 주말 내내 룰루와 나는 한 손씩 따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두 손으로 함께 연주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계속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강습 전날 룰루는 포기를 선언했다. 난 “피아노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뒤 “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아노로 돌아가자 룰루는 갑자기 악보를 구긴 후 찢어버리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난 테이프로 다시 악보를 붙였고 코팅을 해서 다시는 찢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룰루의 인형집을 차에다 실은 후 “니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내일까지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한다면 인형집을 구세군에다 기부해 버리겠다.”고 말했다. 룰루는 “엄마가 인형집을 기부하면 내가 피아노를 칠 필요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난 “점심, 저녁, 크리스마스와 하누카 선물, 생일선물과 파티가 없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래도 룰루는 굽히지 않았다. 난 룰루에게 “넌 할 수 없을까봐 두려운 나머지 아예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비겁하고, 게으르며, 멋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편이 나서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그는 룰루를 비난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협박이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내 생각에 난 실제로 룰루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단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그는 내가 룰루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룰루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로 연주를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난 남편에게 “당신은 단지 룰루를 믿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반박했고, 난 “소피아는 룰루의 나이에 저 곡을 훌륭히 연주해 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남편은 “룰루와 소피아는 다른 사람”이라는 논리를 폈다. 나는 비꼬는 투로 강하게 부정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뛰어날 수 있는 분야를 갖고 있다. 패배자조차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특별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난 기꺼이 룰루가 저 곡을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난 다시 룰루에게 돌아갔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저녁부터 밤까지 연습을 계속했고, 조는 아이를 계속 깨웠다. 물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집은 마치 전쟁처 같았고, 결국 난 목이 쉬어버렸다. 어느 순간, 결국 룰루는 해냈다. 두 손을 조화롭게 연주하고 있었다. 룰루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됐다. 연습을 계속했고, 점점 빨리 완벽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그 아이에게서는 광채가 났다. “엄마. 보세요. 정말 쉬웠요.” 이 말을 하고 난 후 룰루는 피아노를 계속 쳤다. 그날 밤, 룰루는 내 침대에서 함께 끌어안은 채 잠들었다. 몇주 후 열린 리사이틀에서 룰루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자 다른 부모들이 나를 찾아와 “룰루는 정말 완벽한 연주를 해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일로 인해 남편은 내 육아법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의 자존심을 걱정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녀들의 자존심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히는 것은 하던 일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자녀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게 도와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서양에서 출간된 책들은 아시아계 엄마들을 ‘냉혹함’‘혹사’‘계획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자녀들의 실제 흥미를 무시한 채 강요한 일삼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중국 엄마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들은 자식을 위해 서양 엄마들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한다고 믿으며, 자녀들을 잘못된 길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양측의 오해 모두에 근거는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중국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한 개인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열정을 일깨우기 위해 용기를 심어준다. 또 자녀의 선택을 중시하고, 자연적인 환경에서 그들이 스스로 긍정적이 될 수 있도록 돌본다. 그러나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며 구체적인 기술과 일하는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차이가 있다.
  • [새벽 2시 강남 ‘호빠’선 무슨 일이…] “누나, ‘민짜’ 원해? 있기야 있지”… 여성 탈선 ‘무법지대’

    [새벽 2시 강남 ‘호빠’선 무슨 일이…] “누나, ‘민짜’ 원해? 있기야 있지”… 여성 탈선 ‘무법지대’

    지난달 말 서울 논현동 유흥가. 새벽 2시 무렵 우성아파트 사거리 일대를 지나 한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란하게 네온사인을 밝힌 유흥주점이 줄지어 나타났다. 이 중에서 룸살롱과 호스트바가 ‘1, 2부 형식’(저녁에는 룸살롱, 새벽에는 호스트바)으로 운영된다는 K업소를 찾았다. 내부로 들어서자 문 열린 객실 틈으로 40대 중년 남성들과 업소 아가씨들이 섞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방에서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성들이 30~40대 여성들에게 입으로 안주를 먹여 주거나 윗옷을 벗고 춤을 추는 등 낯뜨거운 광경이 펼쳐졌다. 같은 공간에 남녀 접대부들이 섞여 있는 모습이 낯설었다. 이 가게의 1부 영업을 관리한다는 한 실장은 “1, 2부를 확실히 구분지어 영업한다. 업소 아가씨들이 남성 접대부들과 같이 일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그만두는 일이 잦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팁은 시간당 3만원 안팎 이곳에서는 양주 한병에 기본 18만원을 내야 한다. 고급 호스트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부 주부들과 회사원 사이에 ‘부담 없이 놀기 좋은 장소’란 입소문이 난 곳이다. 5분 남짓 기다리자 ‘모델’, ‘보이’ 등으로 불리는 ‘박스’(10명 안팎의 호스트들로 꾸려진 팀)가 일렬로 들어왔다. ‘선수’(호스트를 지칭하는 은어)들은 업소에 상주하지 않고 손님이 찾을 경우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가 전화를 받고 오는 일명 ‘보도’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남성 호스트에게 지불되는 팁은 시간당 3만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오후 9시 이후에는 주부와 회사원, 새벽에는 여대생부터 유흥업소 종사자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여성들이 찾는다고 했다. 선수들 가운데는 고교생 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도 보였다. “화끈한 준이에요.”, “끝나게 노는 현우예요.” 이런 투의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두 명을 ‘초이스’한 뒤 이야기를 나눴다. “더 어린 친구는 없나?” “누나 ‘민짜’(미성년) 좋아해? 있기야 있지. 아까 두 번째 애도 올해 수능 봤어.” 4년째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A씨는 “미성년자는 주로 업소보다 보도에 많다.”면서 “간혹 여자 손님 중에 미성년자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2차’가 가능한지 물었다. “에이, 알면서…. 누나가 맘에 들어 해서 좋아. 근데 이게 시간당 계산되는 거라서….” ●일부 룸안에서 즉석 성매매까지 한 20대 선수는 눈치를 살피며 말꼬리를 흐렸다. 2차 비용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어 “50만원 정도면 어때?”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간혹 룸 안에서 즉석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찰 단속이 뜨면 내가 웨이터라고 말하거나 누나랑 아는 사이라고 하면 돼.”라며 손님으로 가장한 취재진을 안심시켰다. 한참을 ‘놀다’ 일어서려는 취재진에게 한 선수가 투정 부리듯 말했다. “누나, 단속은 걱정 안 해도 돼요. 다 방법이 있어요.” 백민경·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발언대] 가출성인 문제 해결할 민·관기구 만들자/김종식 대한민간조사협회 수석부회장

    [발언대] 가출성인 문제 해결할 민·관기구 만들자/김종식 대한민간조사협회 수석부회장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4~19세 청소년 가출은 모두 1만 5100여건이 발생하여 1만 3300여명이 보호자에게 인계되고 1만 800여명이 미귀가상태였다. 성인 가출은 4만여건이 발생하여 2만 9600여명이 귀가하고 1만 1000여명이 미귀가상태였다. 한해 동안의 가출 청소년 및 가출 성인 5만 5700여명 중 1만 2800여명이 소재불명의 미귀가 상태이다. 물론 가출인 중에는 유희성·생존형·반항성·추방형·시위성·현실도피성 가출 등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될 비범죄성 자진 가출인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보호자나 경찰이 가출인을 추적하여 찾게 되면 “돈 좀 벌어 자수성가해 보려고 집을 나왔는데 왜 나를 귀찮게 찾아 다니느냐.”라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출인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될 때까지는 일단 범죄 피해자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설령 범죄 피해자가 아닌 비범죄성 가출이라 할지라도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시사해 주듯 가출 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들이 오히려 범죄의 주체로 전락하고 있는 많은 사례를 접하고 있다. 날로 급증하는 가출인 문제는 이제 한낱 경찰의 업무나 가족들만의 일로 여길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치안환경 전반을 악화시키는 중대 요인으로 대두하고 있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상과 관련하여 가출인 가족 및 관련단체, 학계 등에서는 가출인 문제를 경찰에만 떠맡기는 지금까지의 사회적 행태로는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와 경찰·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추적기구를 설치하거나,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민간조사제도 도입 관련 법안(경비업법 개정안 또는 민간조사업법안을 통한 민간조사제도 도입)의 조속한 처리 또는 비범죄성 가출인에 대한 추적업무를 민간전문가에게 위임·위탁·이양하는 비경찰화(非警察化) 방안 등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 정부청사 일회용컵 없애기 ‘용두사미’

    정부청사 일회용컵 없애기 ‘용두사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18일 환경부와 손잡고 일회용컵 없는 매장 만들기를 선언하면서 한때 떠들썩하게 전개됐던 관가의 ‘일회용컵 없애기’ 운동의 실효성 여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이 18일 세종로·과천·대전 정부종합청사를 대상으로 ‘종이컵 없는 청사’ 시행 여부를 파악한 결과 시도는 있었으나 성과는 거의 없는 일회용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청사가 일제히 ‘종이컵 없는 청사’ 만들기를 시도한 것은 2009년 5월. 환경부가 ‘일회용품 줄이기 추진계획’ 권고 공문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에 띄우면서부터였다. 당시 환경부는 자원절약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해 공공기관의 상주 직원들에게 개인용 다회용컵(머그잔)을 사용하고 방문객용으로도 다회용컵을 비치하게 하는 실천수칙을 마련했다. 단, 어쩔 수 없이 사용한 종이컵은 회수대를 설치해 철저히 재활용하는 쪽으로 유도했다. 캠페인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경우는 전 직원들에게 다회용컵을 일괄 지급하기도 했다. 캠페인 이후 청사 내 상주 직원들의 다회용컵 보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의 경우는 본부 직원 760명 가운데 570명(75%)이, 지식경제부는 전체 811명 가운데 750명(92%)이 다회용컵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종이컵을 다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 부처의 머그잔 보유 실태를 집계 중”이라면서 “우리 부의 경우 일회용 컵 대신 개인컵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국장실의 경우 손님들이 있어 일회용컵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과천 사회부처의 한 사무관도 “처음엔 개인용컵을 사용했지만, 일일이 씻기가 번거로워 일회용컵 사용 횟수가 늘고 있다.”면서 “세제를 이용한 세척으로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 경제적으로는 더 손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종로 중앙청사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전체 상주 직원(4140명)의 90% 이상이 머그컵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라면서 “게다가 하루평균 1000명이 넘는 청사 방문객들에게까지 친환경 잣대를 들이대는 건 더더구나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로 청사에서는 한때 민원실 등 외부인용 자판기 컵을 다회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했으나, 세척과정에서의 위생 논란으로 결국 종이컵을 몰아내지 못했다. 정부대전청사도 마찬가지다. 대전청사는 환경부의 권고 캠페인에 한발 앞서 2006년 자발적으로 일회용컵 줄이기 운동을 펼친 곳이다. 친환경 정책의 하나로 청사 내 자판기와 일부 사무실 컵을 플라스틱 재활용컵으로 바꾸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으나, 위생 및 비용 문제로 얼마 못 가 유야무야됐다. 한편 스타벅스는 25일 서울 매장 29곳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전체 330개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금까지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 다회용컵(머그잔)과 종이컵을 함께 사용했다. 개인 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가격을 300원 할인해 준다. 매장 밖으로 커피를 가져가는 ‘테이크 아웃’ 판매는 현행처럼 일회용컵이 제공된다. 유진상·황수정·박승기기자 sjh@seoul.co.kr
  • 현대미술관·유종하 총재 수상한 거래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소유의 그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따르면 유 총재는 1988년 유럽에서 구입한 알브레흐트 스헹크의 유화 1점을 1998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수 의뢰했다. 보수 작업이 끝난 뒤에도 현대미술관에 계속 보관시켜 오다 2007년 되찾으려 했으나 그림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10년도 넘은 일인 데다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그림의 소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 측은 “당시 실무자가 남긴 인수인계서에는 해당 작품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서 “보존 작업을 했다는 정황은 있기 때문에 공식적 접수가 아니라 개인적 의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림의 행방이나 분실 관련 진실은 경찰이 밝힐 몫이지만 이와 별도로 애초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적으로 그림을 복원 보존해 줬다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국립미술관이 빌려 전시하는 작품 중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복원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사적인 부탁으로 복원 보관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사설 갤러리 관계자는 “미술품 보관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야 하는 작업이라 개인 컬렉터들도 사설 수장고를 돈 내고 빌려 쓴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10년 이상 개인 작품을 보관해 줬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불거지자 미술관 측은 “사적인 친분관계에 따라 복원하고 보존했다면 내규 위반이 분명하다.”면서도 “9000점이 넘는 미술관 소장품은 국가재산이어서 해마다 전수조사를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정체 모를 물건이 미술관을 드나들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미술관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태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료·육류 등 2차 피해도 수조원

    사료·육류 등 2차 피해도 수조원

    이미 1조 2000억원을 넘어선 정부의 구제역 예산은 향후 축산업계의 2차 피해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접종했던 2000년의 경우 1차 피해는 37억 7000만원에 불과했지만 가축 및 고기류의 가격 하락에 의한 축산농가 피해와 사료·가공·유통업체 등 유관업계의 피해는 640배인 2조 4118만원에 달했다. 이번 구제역 확산으로 매몰·살처분 비용만 벌써 1조원 이상 투입된 점을 감안할 때 단순계산으로 적어도 수십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는 향후에 발생하는 축산농가의 구제역 피해를 100% 보전해 주어야 하고 대규모 매몰·살처분에 따른 환경 비용, 구제역 방역체계 개선을 위한 비용도 투입해야 한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지난해 3528억원, 올해 7239억원 등 총 1조 1147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예비비가 9546억원이고 예산이전용 규모가 1601억원이다.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월등히 많은 이유는 축산농가에 그간 밀린 가축의 매몰·살처분 보상 비용이 집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구제역 예산 7239억원 중 매몰·살처분 비용은 6604억원으로 전체의 91.2%에 이르며 방역비는 635억원(8.8%)에 불과하다. 행정안전부나 환경부의 그간 구제역 관련 소요 예산이 각각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매몰·살처분 보상 비용의 비중이 가장 큰 셈이다. 따라서 일부 정부 부처에서는 축산농가의 피해를 100% 보상해 주는 방식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물론 소규모 축산업자의 경우 손해에 대해 100% 보존을 해주는 것이 타당하지만 기업형의 경우에는 적절한 보상 비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청정국 지위를 잃으면서 고기류 수출에 대한 타격도 우려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한 가축이 모두 없어져야 청정국 지위를 되찾게 된다.”면서 “돼지는 출하까지 기간이 6개월이어서 짧은 기간에 없어지겠지만 소는 출하까지 30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많아 청정국 지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R&D 비용도 우선적으로 구제역 분야에 투입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공기 중 바이러스의 밀도를 탐색하는 기술과 현장에서 구제역 확진이 가능케 하는 질병 진단 키트 연구를 검토하고 있다. 또 공항에 자외선을 이용한 바이러스 소독기를 설치해 해외를 드나드는 축산인들의 불편을 덜어 주는 방안도 연구과제로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 농식품부의 R&D 예산은 2800억원이다. 최근 논란 중인 구제역 백신 국내 생산과 매몰 방식 외 살처분 가축 처리 방안은 중장기 과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득과 실이 아직 분명치 않아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은 영국과 독일만 생산을 하는데 본사가 미국과 네덜란드에 있을 정도로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 상시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경제적 손실이 크다.”면서 “살처분 외 소각 방식은 소규모 처리만 가능하고 화학적 처리 역시 효능이 아직 검증이 안 된 상태여서 많은 토론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