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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유진만 태그해요?”…S.E.S. 바다 ‘슈 손절설’에 입 열었다

    “왜 유진만 태그해요?”…S.E.S. 바다 ‘슈 손절설’에 입 열었다

    그룹 S.E.S. 바다가 ‘슈 손절설’에 대해 해명했다. 바다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S.E.S.의 ‘하나가 되는 세계’ 가사를 직접 손 글씨로 적어 올렸다. 바다는 이 게시물에 S.E.E 멤버 유진의 계정을 태그했지만 다른 멤버 슈의 계정은 태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이 “S.E.S.는 친구들한테 영원히 3명인데 유진 누나만 태그 걸다니 속상하다”며 “속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어 “슈 누나랑 팔로우도 끊어져 있고 속상하다”며 “멤버가 많은 것도 아니고 딱 셋인데 언젠간 셋이 뭉칠 날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바다는 이 네티즌에게 “진정한 친구는 때론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거라 생각한다”며 “슈양이 원치 않는 부분이라 이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지난해 바다와 슈는 불화설에 휩싸인 바 있다. 슈가 2022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며 노출 논란에 휩싸이자 바다가 이를 지적하면서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다는 라이브 방송에서 슈에게 쓴소리했다가 사이가 멀어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후 바다는 SNS를 통해 “수영(슈의 본명)아 언니가 부족해서 미안해. 항상 널 기다릴게”라고 전하기도 했다.
  • 의대 ‘전국 선발’보다 치열한 지역인재?…정시 합격선 1위 대학은

    의대 ‘전국 선발’보다 치열한 지역인재?…정시 합격선 1위 대학은

    2024학년도 의과대학 정시모집에서 ‘빅5 의대’ 가운데 가톨릭대의 문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비수도권 의대 정시에서는 전국선발보다 지역인재전형의 합격선이 더 높아 각 지역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14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31개 의대의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점수를 분석한 결과 가톨릭대 의대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점수(최종 등록자 상위 70% 컷)가 99.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총 39개 의대 중 점수 발표 기준이 다른 8곳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2위는 울산대로 99.17점, 공동 3위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로 평균 99.00점이었다. 고려대는 ‘빅5 병원’을 협력·수련병원으로 두지 않은 의대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포함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입시에서는 병원이 큰 5개 의대가 통상 1등 그룹을 형성한다”며 “특히 내년 정원이 늘어나는 울산대와 성균관대가 톱5를 유지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호남과 충청 등 일부 비수도권 의대 정시에서는 지역인재전형 합격선이 전국선발 합격선 평균보다 높았다. 지역인재전형은 비수도권 26개 대학이 해당 지역 내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전국 단위 모집보다 합격 점수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대 경우도 있었던 셈이다. 정시 지역인재전형에서 의대 평균 합격 점수는 호남권이 97.92점으로 1위였다. 호남권 정시 전국선발 평균 합격점(97.83점)보다 0.08점가량 높다. 충청권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합격선(97.01점)이 전국 선발(96.50점)보다 0.51점 높았다. 해당 권역에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등 유명 고교가 있어 지역인재전형 점수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평균도 의대 정시 지역인재전형 최저선(96.33점)이 전국선발(95.33점) 최저선보다 1.0점 높았다. 임 대표는 “2025학년도에도 의대 정시의 경우 비수도권은 수능 경쟁력이 있는 명문 자사고나 일반고 학생들이 내신 불이익을 극복하고 정시에 대거 합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역대 암살당한 미국 대통령은 총 4명…암살범은 정치적 이유 있거나 정신질환자

    역대 암살당한 미국 대통령은 총 4명…암살범은 정치적 이유 있거나 정신질환자

    역대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은 19세기 초부터 수없이 발생해 4명의 현직 대통령이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선 후보가 암살당하거나 대통령이 암살 미수에 그친 사건도 여러 건이다. 대통령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에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정신병을 앓고 있거나 용의자가 사살돼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최초의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는 제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 때 발생했다. 1835년 1월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총격은 다행히 불발돼 잭슨 대통령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최초의 대통령 암살 시도범은 실직한 도배업자로 이후 여생을 정신병원에서 보냈지만, 잭슨 대통령은 야당인 휘그당이 고용한 청부업자라고 믿었다. 1865년 4월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워싱턴 DC의 포드 극장에서 살해됐다.링컨 대통령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는 유명한 배우이자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폐지를 반대한 남부 연합의 동조자였다. 부스는 링컨 대통령이 흑인의 투표권을 옹호하는 연설을 듣고 암살을 결심했으며, 총격 이후 말을 타고 도망쳤다. 링컨 대통령은 이후 노예해방과 미국 통합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지만, 도피 이후 총격전을 벌이다 연방군에 의해 사살된 부스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혔다. 미국의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는 1881년 7월 워싱턴 DC 철도역에서 총탄을 맞았다. 취임한 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가필드 대통령은 두 발의 총격에 어깨와 등을 맞은 뒤 79일을 버티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작가이자 변호사였던 암살범은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지 못한 실망감에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1901년 9월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은 뉴욕 판아메리칸 박람회에 참가했다가 암살됐다. 암살범은 전기의자에서 사형됐고, 이후 미 의회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USS)에 대통령의 보호를 지시했다.1963년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은 미국 현대사의 비극이자 미스터리로 남았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전용 차량을고 달리던 케네디 대통령의 살해 현장은 생생한 동영상으로 남아있으며 암살범 리 하비 오스월드 역시 사건 발생 이틀 뒤 살해됐다. 전직 해병대였던 암살범이 살해되면서 암살 이유는 미제로 남았고 대다수 미국인들은 케네디 대통령 살해 뒤에 음모가 있다고 믿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도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했다가 1968년 6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살해됐다. 살해범은 팔레스타인인 시르한으로 그는 20년간 악의를 품고 케네디를 사살했다고 밝혔으며, 사형됐다.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1912년 퇴임한 뒤 3년 만에 다시 대선에 출마했다가 선거 운동 도중 총탄에 맞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금속제 안경 케이스가 총탄이 폐에 닿는 것을 막아 생명을 구했다. 피가 묻은 셔츠를 입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총격 이후에도 84분간이나 연설을 이어 나갔지만, 재선에는 실패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연설을 마치고 리무진 차량에 탑승하던 중 암살자 존 힝클리 주니어가 쏜 총에 맞았다. 레이건 대통령은 여섯 발에 총격 가운데 리무진에서 튀어나온 총알에 왼쪽 겨드랑이를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가 손상돼 심각한 내부 출혈이 발생했다. 응급 수술을 받은 레이건 대통령은 입원한 지 12일 만에 퇴원했다. 암살범 힝클리는 정신질환자였으며 여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암살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 중 오후 6시15분쯤 여러 발의 총격을 받았다. 경호를 담당한 비밀경호국(USS)은 용의자가 유세장 밖에 있는 높은 위치에서 무대를 향해 여러 발을 발사했으며 총격범은 현장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 직장 괴롭힘 금지법 5년… 신고 늘면서 역갑질·업무쏠림도 늘었다

    직장 괴롭힘 금지법 5년… 신고 늘면서 역갑질·업무쏠림도 늘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등을 개정해 도입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5년. 법 시행 이후 ‘직장 갑질’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부작용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당한 업무 지시를 괴롭힘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겠다며 업무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례나 일단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신고가 이뤄진 경우 사내 문화가 경직된다는 게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일터 현장에서 말하는 법 시행 5년 동안의 변화와 부작용을 각각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살펴본다.예방교육·신고 늘었다… 7가지 일터 변화 “박 주임, 정말 일을 못하네요. 초등학생도 이보단 잘할 거야.” “부장님, 그런 식의 질책은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명확한 피드백을 주세요.” “오늘 회식이나 할까요. 전원 참석이죠?” “부장님, 저는 개인 사정이 있어 불참해도 될까요?” 법 시행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①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상사의 부당한 행위라도 우선 참아야 한다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법적으로’ 부당한 일이 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 판정은 평소 관계와 분위기, 상황, 실적 등 여러 정황을 두루 본 뒤 이뤄지지만 ‘초등학생보다 일을 못한다’는 식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섞어 업무 질책을 하거나 갑자기 회식을 소집하고 참석을 강요하는 일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관련 행위에 대한 경계가 커지게 된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 확산은 ②노동청 신고건수가 2020년 5823건에서 지난해 1만 960건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서 확인된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이 통계를 공개하며 2019년 7월 16일 법 시행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접수건수가 3만 9316건으로 집계되었다고 했다. 이 가운데 3만 8732건의 처리가 완료됐다. 개선 지도가 4005건, 과태료 501건, 검찰 송치 709건이며 검찰 송치 사건 중 302건이 기소로 이어졌다. 신고 취하 사건이 1만 1998건, 법 위반 없음 사건이 1만 1301건이다. 노동청 처리완료 사건 중 13.5% 정도만 행정적·사법적 조치로 이어졌다는 점은 법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없었다면 이조차도 이뤄지기 어려운 일들이다. ③피해를 구제할 법적 보호막이 생긴 걸 법 시행 효과로 보는 이유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법 규정이 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객관적 조사나 피해자 보호 등 사용자 조치 의무 위반은 5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사용자도 변하고 있다. ④기업에서 직장 내 괴롭힘 대응을 위한 내부 지침과 매뉴얼, 예방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고용부의 ‘2022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인사·노무 담당자 4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내 괴롭힘 예방교육이 실시된다는 응답은 87.5%, 실시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6%였다.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줄이기 위해선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늘기 시작하면서 ⑤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호칭 체계를 개선하거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장려하는 식의 변화다. 보복소송·을질·정당한 업무 거부 등 부작용도 그러나 제도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주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세대간, 성별간 인식차가 큰데 법령에서 규정하는 괴롭힘의 정의도 모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부작용들이다. 노동청과 판례가 축적되는 초기 단계에서 비슷한 행위를 두고 엇갈리는 판단이 나오거나 괴롭힘 사건 발생 시 1차적으로 이뤄지는 기업 자체조사가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경우도 괴롭힘 사건 처리에 혼란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용부는 여러 의견을 수렴해 괴롭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용부의 업무 소관을 넘는 부작용들이 벌어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봉쇄하기 위한 또 다른 ①보복소송이 드물지 않게 제기되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의 기폭제가 된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들이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측 회사로부터 여러 혐의로 ‘먼지털이식 고발’을 당하고 있는데<서울신문 7월 10일 1·4면 참조>, 다른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 역시 추후 법적 분쟁을 각오한 뒤에야 신고를 할 수 있는 실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노동청 괴롭힘이라고 승인하지 않으면 신고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거나 회사가 새로운 징계·감사 조치를 취할 때도 있고, 괴롭힘으로 인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이후 처벌과 배상, 반박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터 현장에서는 ②상사가 업무 지시를 하기 어려워지거나 이로 인해 특정인에게 업무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상적인 업무 지시나 피드백을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과거 성희롱 신고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에는 ‘은밀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면, 최근에는 ‘상사가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는 신고가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당한 업무지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싹을 아예 자르기 위해 배당 업무에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보다 군말없이 업무를 이행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③역갑질, 이른바 을(乙)질, 허위신고 양상도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겠다며 상사나 회사를 압박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재직 직원 뿐 아니라 이미 퇴사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인정받으면 실업급여, 산업재해 인정 등에 유리하다는 소문이 퍼지며 벌어진 현상이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근로감독관은 “부당해고 등 다른 신고에 직장 내 괴롭힘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신고건수 자체가 는데다 이른바 을질이라는 새로운 양상까지 나타나자 ④기업들은 행정적·비용적 부담을 고민하게 되었다. 일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벌어졌을 때 외부 공인노무사 조사를 받는데만 수백만원의 비용이 든다. 직원수가 적은 직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공간적으로 분리시키기 위해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등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비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발생 사실을 되도록 모른 체 하려는 사용자와 사건 처리 비용에 돈을 쓰느니 예방에 비용을 들이겠다는 사용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쪽 사용자를 더 늘릴지는 향후 정책의 방향 설정 방식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연루되는 자체를 경계하는 분위기 속에서 ⑤직원들 간 접촉과 소통을 줄이는 괴롭힘 판 ‘펜스룰’이 작동할 기미도 보인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세대별, 성별 감수성이 다른 가운데 괴롭힘 신고에 더 민감한 계층이 구직 시장에서 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직장은 경직되고 감독관은 지치는 괴롭힘 조사… 개선책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직장은 경직되고 감독관은 지치는 괴롭힘 조사… 개선책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 동안 가장 획기적으로 변한 숫자는 노동청 접수건수다. 2019년 7월 16일 법시행 이듬해인 2020년 5823건이던 접수건수는 지난해 1만 960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중 ‘법 위반 없음’ 판정을 받거나 신고취하가 이뤄지는 비율이 매년 접수건수의 절반 이상이다. 접수가 느는 만큼 근로감독관이 ‘법 위반 없음’ 처분을 하는 숫자도 증가하는데, 이는 괴롭힘 신고를 반복하거나 사건을 처리한 근로감독관을 진정하는 사건으로 비화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때문에 근로감독관들의 괴로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3일 현장 담당 업무를 하는 근로감독관 A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극단 주장 반복청취 따른 감정 소모 크다” 그는 직장 내 갈등이 응축된 괴롭힘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고 근로감독관의 감정소모가 많다고 호소했다. 괴롭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거나 판례가 충분히 많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감독관 단독으로 괴롭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고 했다. 한편으로 실업급여, 산업재해 판정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끼워넣기하는 경향이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과정에서 현장의 가장 큰 고충은. “법의 기본 취지는 좋지만, 법의 문구 자체가 모호해 판단에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 많다. 괴롭힘은 사람 간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분위기나 상황, 실적, 감정이 섞이게 된다. 특정일 상황별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괴롭힘이라는 용어 하나로 다 포섭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예컨대 상사가 후배 직원에게 반말로 업무 지시를 했다고 해서 그것 만으로 괴롭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해당 상사의 평소 말투, 업무의 긴급성, 후배 직원의 능력과 경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괴롭힘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직원들 간 주장이 극과 극으로 대치되는 반면 그것을 입증할 객관적이면서 분명한 자료가 미비할 때가 많다. 당사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조사해야 하는데, 극단의 주장을 반복 청취하는데 따른 근로감독관의 감정 소모가 크다. 조사 과정에서 신고인이 근로감독관을 불신하거나 근로감독관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근로감독관들끼리 오히려 우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자조하기도 한다.” “실업급여·산재 인정 위한 괴롭힘 신청 경계해야” -제도 악용 사례가 증가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나중에 보면 돈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괴롭힘이 인정되면 실업급여나 산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용역업체 직원이 1년 장기계약이 끝난 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괴롭힘 신고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받은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사적인 감정의 배설 수단으로 신고가 악용되는 것으로 보일 때도 있다. 괴롭힘 신고 남용은 행정적 낭비로 이어진다. 실제 괴롭힘 접수가 늘면서 업무 부담이 매우 커졌다. 한 사건에 집중하면 다른 업무가 밀리고, 한 번 밀리가 시작하면 업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렇게 되면 정말로 심각한 사건이 오히려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생긴다. 예컨대 근로자가 사망했는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판단하려면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비롯해 방대한 자료를 보고, 주변 사람들을 조사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노동청 판정에 불복해서 5번 이상 재진정을 내는 사건 등을 처리하느라 진정으로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 구제가 지연되거나 어려워지는 건 잘못된 것 같다.” “법 조항 넘어 조직문화 바꿀 제도 개선책 필요” -제도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지속성, 반복성 등 괴롭힘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정의를 추가해 근로기준법 조항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은 너무너무 다양하다. 법 문구 하나를 바꿔 모호성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급한 일 중 하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할 제3의 기관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근로감독관 개인의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위원회로의 이관을 제안하고 싶다. 물론 이 경우 조사관 증원은 필수적일 것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조사 및 대응을 한다면 판단 결과에 승복할 개연성이 높고, 객관적 조사에 대한 시스템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법 조항 수정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제언해달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본래 취지는 상호 존중하는 직장 문화를 만드는 것인데, 오히려 괴롭힘 조사가 직장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직장 분위기가 경직되고 부정적으로 변하는 걸 자주 목격한다. 법의 원래 목적과 정반대의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괴롭힘 조사 기간 또는 이후에 조직문화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5만 2000년 전 매머드, 유전자 3D 구조 복원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5만 2000년 전 매머드, 유전자 3D 구조 복원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맘모스라고 불리는 매머드는 코끼리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포유류로 약 480만 년 전부터 약 4000년 전까지 존재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 지역에서는 기원전 약 3750년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선사시대 사람들은 매머드를 사냥해 식량으로 이용하기까지 했다. 미라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아서 복원 연구가 가장 활발한 동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 미국, 스페인, 스웨덴, 러시아, 호주 6개국 33개 대학과 연구기관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고대 DNA 표본을 이용해 5만 2000년 된 매머드의 게놈과 염색체의 3D 구조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덴마크 코펜하겐대, 미국 베일러 의대, 라이스대, 네브래스카대 의대, 노스이스턴대, 텍사스 서던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오레곤 보건과학대,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UC어바인, 텍사스 샌안토니오 동물원, 휴스턴 동물원, 하버드대 의대, MIT, 스페인 국립 게놈분석센터, 바르셀로나 자유대, 바르셀로나 과학기술연구소, 스웨덴 고유전학센터, 스웨디시 자연사박물관, 스톡홀름대, 러시아 SB RAS 분자·세포 생물학 연구소, SB RAS 세포 및 유전학 연구소, 사하공화국 과학아카데미, 북동 연방대, 호주 서호주대, 노르웨이 NTNU 대학 박물관 생물학자, 의학자 등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7월 12일 자에 실렸다. 게놈의 3차원 구조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고대 DNA 표본은 매우 작고 짧은 조각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게놈의 3D 구조를 매핑하는 방식으로 고대 DNA 표본을 고대 게놈 조립을 시도했다.연구팀은 5년에 걸쳐 수십 개의 매머드 표본을 조사해, 2018년 북동 시베리아에서 비정상적으로 잘 보존된 표본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매머드 게놈 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해 매머드 귀 뒤 피부에서 DNA를 채취했다. Hi-C라는 지도 작성법을 사용해 DNA 조각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Hi-C 분석에서 얻은 물리적 정보를 DNA 시퀀싱과 결합해 상호작용하는 DNA 부분을 정확히 식별해 냈다. 그다음 현재 코끼리 게놈을 구조체(템플릿)로 사용해 매머드 게놈 지도를 복원해 분석했다. 그 결과, 매머드는 현존하는 아시아 및 아프리카코끼리와 동일한 28개의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매머드 피부 세포는 가장 가까운 친척인 아시아 코끼리 피부 세포와는 다른 유전자 활성화 패턴을 갖고 있으며, 이는 매머드 피부의 털과 추위 내성에 관련된 유전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활용한 방법으로 매머드 복원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 미라를 연구하고 복원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올가 더드첸코 미국 베일러 의대 교수(유전학)는 “이번 연구는 미라나 화석에서 발굴하는 DNA 조각만 있으면 Hi-C 기술로 전체의 대략적 모습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평상 갑질·용두암 해산물, 이대론 안된다”… 제주관광 이미지 쇄신 ‘전담팀’ 해결사 될까

    “평상 갑질·용두암 해산물, 이대론 안된다”… 제주관광 이미지 쇄신 ‘전담팀’ 해결사 될까

    비계삼겹살·평상 갑질·용두암 해산물 논란 잇따라15일부터 ‘제주관광 이미지 리브랜딩 전담팀’ 가동관광불편사항 신속대응·신뢰분위기 조성 ‘극약처방’ 최근 도내 한 해수욕장을 찾은 한 관광객이 6만원을 내고 평상을 빌리고 치킨을 배달해서 먹으려고 하는데 해당업체가 아닌 다른 음식점에서 주문했다는 이유로 치킨반입을 제지당했다는 사연의 글이 국내 온라인커뮤니티에 오르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일선 행정에선 지도점검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물론 뒤늦게 평상 갑질 논란이 개인적 앙금 때문에 손님에게 거짓말했다고 뒤늦게 사과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문제가 터질때마다 행정당국이 책임회피에 급급한 나머지 적극적인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 해수욕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제주관광 이미지 훼손에 깜짝 깜짝 놀라 행정당국에서 발빠른 대처를 해주길 바라는데 꿈쩍도 하지 않아 놀랄때가 많다”며 “전화해도 대수롭지 않은 듯 우리 소관이 아니라며 발뺌하거나 나몰라라하는 경우도 많아 속터질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 양모씨는 제주도신문고에 게시글을 올려 “저가의 상품을 구성하여 관광객을 유치한 후에 상품의 질을 향상시킨 후 그때 가격을 올려도 올까말까 한데, 제주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도 물가를 턱없이 올려서 모든 관광객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도에서는 아무 일도 안하고 뒷짐 지고 있느니 마음이 답답하다. 바가지요금 제주도를 잊도록 뭔가 특별한 조치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비계삼겹살, 해수욕장 평상 갑질, 용두암 해산물 바가지…. 최근 제주관광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사건이 잇따르자 제주도가 뒤늦은 감은 있으나 TF팀을 가동해 극약처방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15일부터 ‘제주관광 대혁신’을 본격화하며 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전담팀을 출범시킨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마련된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새로 구성되는 가칭 ‘제주관광 이미지 리브랜딩 전담팀(TF)’은 국민신뢰 회복, 제주관광 긍정 이미지 재구축, 관광경쟁력 강화를 3대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교류국장이 총괄 지휘하는 전담팀은 관광이미지 개선을 위한 현황 분석, 실행전략 마련, 여행객 불만 대응, 여론 대응책 마련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전담팀은 제주도 관광정책과를 비롯, 관광산업과, 대변인실, 안전건강실, 경제활력국, 교통항공국, 문화체육교육국, 농축산식품국, 해양수산국, 기후환경국과 자치경찰단 등 비상대책위원회 참여 실국, 제주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등이 전방위적으로 참여한다. TF팀의 키워드는 관광불편 사항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관광에 대한 ‘신뢰 분위기 조성’ 두 가지로 설정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는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 출범(15일), 기존 건전관광질서계도반 운영 강화,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 확대, 청년 앰배서더 모집 등이 포함된다. 또한,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디지털 결제수단 확대 및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디지털 관광 도민증 도입 등을 본격 검토할 예정이다. 김희찬 도 관광교류국장은 “민선8기 후반기 제주관광 정책은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과 ‘여행 품질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계 성수기를 앞두고 국민 신뢰 회복 및 국민여행지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시장 옆 전국구 핫플 ‘샤로수길’… 신구 감성 섞인 젊음의 아지트[서울 펀! 동네 힙!]

    시장 옆 전국구 핫플 ‘샤로수길’… 신구 감성 섞인 젊음의 아지트[서울 펀! 동네 힙!]

    각국 음식 파는 식당·카페·소품 숍380여개 점포 구경하는 재미 ‘쏠쏠’서울 다른 번화가보다 물가 낮아군데군데 남아 있는 노포도 묘미 서울 강남 압구정에 가로수길이 있다면 관악 서울대입구역 앞에는 ‘샤로수길’이 있다. 점심 식사하던 대학생 손님의 농담이 이름으로 된 샤로수길은 젊은이의 아지트 같은 이색적인 가게들이 모여 2010년대 만들어진 대표적인 신흥 ‘핫 플레이스’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샤로수길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대로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아기자기한 골목이 펼쳐진다. 중심 거리인 관악로14의 약 600m 골목길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파는 식당, 카페, 소품 숍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유유자적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찾아간 샤로수길은 퇴근길 직장인들과 저녁 식사하러 온 대학생들로 붐볐다. 서울 다른 번화가와 비교해도 낮은 물가는 마음을 가볍게 한다. 11일 관악구에 따르면 샤로수길에는 380여개 점포가 있다.천막 아래 채소와 과일을 팔던 낙성대 전통시장 옆 골목이었던 이곳은 2010년대 초반 비교적 낮은 임대료에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들고 온 청년 사업가들이 모이면서 이색적인 식당이 하나둘 생겼다. 프랑스 가정식, 태국 음식, 미국식 수제 버거 등이었다.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에서 우르르 무리 지어 술을 마시던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조그만 가게에 모이기 시작한 트렌드 변화도 맞물렸다. ‘가성비 갑 맛집’으로 스누라이프 등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회자된 후기는 샤로수길이 2~3년 만에 서울을 넘어 전국구 핫플이 된 배경 중 하나다. “서울대 정문 ‘샤’ 따자” 농담서 명칭 샤로수길 대표 가게 중 하나인 ‘텐동요츠야’의 주인 이재훈(46)씨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가로수길은 있으니 서울대 정문 조형물 ‘샤’를 붙이자고 농담하다 하나둘 손님이 줄 서는 가게가 생기면서 샤로수길이 됐다”며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홍보해 주니 돈을 주고 따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입소문이 났다”고 했다. 관악구에서 정식으로 샤로수길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2014년이다. 다세대 주택 1층, 10평 내외의 작은 상가들이 저마다의 감성을 내걸고 모인 골목은 샤로수길의 브랜드가 됐다.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으로 이태원 근처 경리단길 등에서 가게를 샤로수길로 옮긴 경우도 있었다. 2017년 샤로수길 ‘쥬벤쿠바’로 첫 장사를 시작한 오원석(39)씨는 “월세가 저렴하면서도 이색적인 가게들로 입소문이 난 샤로수길이 쿠바 샌드위치라는 당시엔 생소한 메뉴를 들고 도전장을 내기엔 적당해 보였다”고 했다. 쿠바 샌드위치는 이제 다른 번화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메뉴가 됐다. 적은 자본으로 외식업에 뛰어든 사업가 3~4명이 상부상조하며 창업하는 ‘크루’ 문화도 있었다. 곰돌이 모양 샤브샤브의 ‘안녕 쿠마’, 밀면 등 부산 대표 음식을 파는 ‘안녕 부산’과 ‘안녕 과자점’은 안녕 크루의 시리즈다. 전국 청년인구 1위… 수요층도 다양 샤로수길에서 시작한 가게가 대규모 프랜차이즈로 커 나간 사례도 나왔다. 2015년 서울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한 ‘스윗밸런스’는 샤로수길 샐러드 가게에서 샐러드 완제품 시장 스타트업이 됐다. 프랜차이즈 ‘삼백돈돈가츠’의 본점도 샤로수길에 있다. 원래 전통시장이었던 탓에 오래된 노포가 군데군데 남아 있는 ‘신구의 조화’ 역시 샤로수길의 묘미다. 2000년부터 손칼국수 가게를 운영해 온 윤모(54)씨는 “처음엔 참기름집, 떡집, 채소가게 사이의 재래시장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수제 버거, 타코, 일본 음식점 옆에서 장사한다”면서도 “오래된 단골과 학생 손님 비율이 높아 원가가 높아졌다고 가격을 무조건 올릴 수는 없다”고 했다. 가게 문을 열 당시 함께 영업했던 식당 중에는 홍어 삼합을 파는 ‘전주식당’만 남았다. 이 집의 칼국수는 7000원부터 시작한다. 2020년대 들어선 프랜차이즈 식당이 하나둘 생기고 임대료가 차츰 오르면서 샤로수길 역시 여느 번화가가 겪는 정체성 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국에서 청년 인구 1위인 관악구의 탄탄한 유동인구층은 여전히 샤로수길을 풍성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대입구역의 승하차 인원은 서울에서 수위권으로 꼽힌다. 지난 한달 오후 7시대 승하차 인원은 12만여명으로 신림, 홍대입구, 잠실의 뒤를 이은 4위였다. 샤로수길은 지난 3월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 관악구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3년간 최대 30억원을 투입한다. 외식업 위주의 구성에서 체험형 문화시설을 추가해 ‘종일 놀아도 즐거운 샤로수길’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구 대표 번화가인 샤로수길의 고유 브랜드를 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인근 상권으로 파급효과가 미쳐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삼십리 늘어선 해변, 붉게 익어가는 칠면초…민어의 고향, 여름에 다시 태어난다

    삼십리 늘어선 해변, 붉게 익어가는 칠면초…민어의 고향, 여름에 다시 태어난다

    아직도 입안에서 새우젓 향기가 진동하는 듯하다. 미역국에 넣은 새우 두 마리가 이리 진한 향을 낸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전남 신안의 임자도는 흔히 ‘민어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남도의 대표 여름 보양식인 민어의 산지라서다. 한데 민어만 알고 있다면 임자도의 절반도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장포에서 잡히는 젓새우의 명성은 민어보다 몇 배 윗길이고, 병어 역시 이 지역에서 나는 게 최고(물론 지역 주민의 표현이다)다. 이처럼 이름난 갯것 대부분이 여름 무렵에 잡힌다. 수많은 해수욕객들이 찾아도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해변 등 볼거리, 놀거리도 풍성하다. 그러니 임자도 여행의 성수기는 단연 여름이라 말할 수 있겠다.신안 임자도 가는 길.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아스팔트 길이다. 섬을 오가던 철부선의 추억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바다 위로 사람과 차를 실어 나르는 일은 이제 2021년 완공된 임자대교가 맡고 있다. 임자도는 해안선 길이가 60㎞에 달하는, 서울 여의도의 5배가 넘는 큰 섬이다. 단일 해수욕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대광해변이 이 섬에 있다. ●맨발로 즐기는 국내 최대 대광해변 우리나라 해수욕장의 길이는 대체로 오리(2㎞) 안팎이다. 이름도 거창한 서해안 만리(萬里)포해수욕장이 그렇고, 망상 등 동해안에서 백사장 길기로 유명한 해변들도 그 정도다. 이에 견줘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은 삼십리, 무려 12㎞다. 어지간한 해수욕장의 6배 길이다. 길이만 긴 게 아니다. 폭도 넓다. 날물 때면 바닷물이 300m쯤 물러난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백사장이다. 요즘 어느 해수욕장을 가도 맨발로 걷는 이들을 흔히 본다. 걷기 운동법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려는 이들이다. 낮엔 해수욕, 밤엔 술판이란 이미지가 해변의 옛 정석이었다면 요즘 해수욕장의 정석은 운동이다. 맨발 걷기 열풍이 처음 분 건 황톳길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황톳길 조성에 불이 붙었다. 도시에서 시작된 맨발 걷기 열기는 멀고 먼 임자도에도 옮겨붙었다. 요즘 남도에서 대광해변 하면 맨발 걷기의 성지로 여겨진다. 맨발 옹호가들이 신봉하는 건 이른바 어싱(Earthing)이다. 접지(接地)에 의한 자연 치유 효과를 이르는 용어다. 이들의 논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구는 음전하가 풍부한 천연 항산화제다. 인체는 전자파와 활성산소 등 각종 독소로 오염돼 있는데, 지구의 자유전자가 맨발을 통해 들어와 몸을 충전시키면 염증이 완화되고 유전자가 치유된다는 것이다. 특히 해변에서 걷는 건 ‘슈퍼 어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강력한 땅 에너지와 접지 효과가 수분과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더욱 크게 발현된다는 것이다. 구리로 만든 어싱 스틱을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어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해변 초입엔 거대한 민어와 스머프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다소 이질적인 느낌의 스머프 조형물이 상징하는 건 ‘블루 플래그 인증 국제해변’이다. 덴마크에 있는 국제환경교육재단(FEE)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해수욕장에 부여하는 국제인증이라고 한다. 스머프 조형물은 2021년 인증 당시 설치한 것이다. ●조선 후기 화가 조희룡의 흔적 가득 해수욕장 옆엔 ‘매화정원’과 ‘조희룡 미술관’이 바짝 붙어 있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조희룡(1789~1866)은 조선 후기의 화가다. 한양에서 나고 자란 그가 멀고 먼 임자도까지 내려온 건 추사 김정희 때문이다. 나이가 겨우 세 살 많은 추사를 깍듯이 스승으로 모신(추사가 그를 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그는 추사가 이른바 ‘예송논쟁’에 휘말렸을 당시 그의 최측근이란 죄목으로 유배형을 받아 1851년 임자도로 쫓겨 왔다. 그의 나이 환갑을 지나서였다. 조희룡은 거의 집착이라 할 정도로 매화도에 매달렸다. 매화백영루(梅花百詠樓)라 이름 지은 자신의 집 방안에 매화 병풍을 둘렀고, 매화를 노래한 시가 새겨진 벼루와 먹을 썼으며, 매화 시를 짓고 읊다가 목이 마르면 매화차를 달여 마셨다고 한다. 자신의 호인 ‘매수’(梅) 역시 ‘매화 늙은이’란 뜻이다. 또 다른 호인 ‘매화두타’(梅花頭陀)에서 보듯 그는 꽃송이 하나하나를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그렸다. 대광해변 옆의 조희룡 미술관은 신안군이 그의 자취를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미술관에 들면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매화서옥도’가 객을 맞는다. 화려한 구성의 매화도가 디지털 영상과 잘 어우러진다. 붉은 매화가 주렁주렁 달린 ‘홍매도’와 승천하는 용을 연상케 하는 ‘용매도’(龍梅圖)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사본이긴 해도 장삼이사의 눈으로는 진본을 보는 듯 감동스럽다.●매화 정원·용난굴에선 ‘인생샷’ 임자도에 매화 정원이 만들어진 것 역시 전적으로 조희룡과의 인연 때문이다. 진도 수진재에서 건너온 수령 100년이 넘는 홍매 등 400여 그루의 홍매와 태양광발전으로 베어질 뻔했던 해남의 백매화 1000그루 등을 옮겨와 조성했다. 이흑암리엔 조희룡 적거지가 있다. 1853년 유배가 풀릴 때까지 그가 살았던 초가집을 복원한 것이다. 초가집 벽면의 ‘만구음관’(萬鷗吟館)이란 편액은 ‘만 마리의 갈매기가 우짖는 집’이라는 뜻이다. 초가 주변은 수십 그루의 매화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초가 아래 공원에는 ‘괴석도’, ‘목죽도’ 등 그의 대표작을 모사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조희룡의 고사가 전하는 명소가 또 한 곳 있다. 어머리해변 끝의 용난굴이다. 해안가의 갯바위에 뚫린 거대한 해식 동굴이다. 동굴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중국에서 청자를 가득 싣고 오던 배가 임자도 앞바다에 침몰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은 중국 선원들이 고향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이 바위에 떨어지자 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조희룡은 둥치가 용처럼 힘차게 뒤틀린 매화도를 그렸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매도’(龍梅圖)는 이렇게 탄생했다. 용난굴은 밀물 때 물에 잠긴다. 반드시 썰물 시간을 확인하고 찾아가야 한다. 아직 세간엔 덜 알려졌지만 썰물과 해거름이 겹치는 날엔 ‘인생샷’을 기대할 수도 있을 만한 명소다. 이즈음 임자도는 먹거리가 넘쳐 난다. 민어와 병어가 흔전만전이고, 포실하게 살이 오른 젓새우들은 주민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채워 준다. 무더위가 절정인 삼복에 보양식을 먹는 걸 흔히 ‘복달임’이라 부른다. 남도에서 갯장어와 더불어 최고의 복달임 음식으로 꼽히는 게 민어다. 민어는 17가지 맛을 낸다고 한다. 껍질과 뼈, 부레 등 거의 모든 부위가 요리에 쓰인다. 민어는 산란을 앞둔 여름철에 가장 기름지고 맛도 좋다. 먼바다에서 살던 녀석들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때다. 산란장으로는 모래와 개펄이 섞인 지형을 선호하는데, 임자도 인근 해역이 이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게다가 녀석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새우도 풍성하다. 민어는 초여름인 6월부터 잡히기 시작한다. 이때 민어는 대체로 흑산도, 가거도 등 먼바다에서 잡힌 녀석들이다. 7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임자도 연안에서도 나기 시작한다. 오래전엔 민어 파시(波市, 고기가 한창 잡힐 때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가 들어서기도 했다. 이를 ‘타리 파시’라 불렀다. 임자도 바로 앞에 뭍타리, 섬타리라는 두 개의 섬이 쌍둥이처럼 붙어 있는데, 파시는 두 섬의 가운데에 형성됐다. ‘농가 한 채만 있던 타리섬에 파시가 서면 기둥을 듬성듬성 세우고 거적과 이엉을 두른 가건물이 수백호 생겨 어부가 수천명이 드나들었다’는 옛 기록으로 미뤄 볼 때 당시 파시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제철 맞은 민어·병어로 ‘복달임’ 민어가 워낙 유명하니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민어일 거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한데 민어는 턱도 없다. 주민들의 주 수입원은 새우다. 임자도 북쪽 끝인 전장포가 주무대다. 작은 포구지만 여기서 우리나라 새우젓의 60% 정도가 생산된다고 한다. 전장포에서 나는 새우는 색깔이 곱고 희다. 이를 백하(白蝦)라 부른다. 새우는 오뉴월에 잡힌 게 최고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이때 잡힌 새우가 신안 천일염과 만나 젓갈로 다시 태어난다. 오월에 잡은 새우로 만들어 ‘오젓’이고 유월에 잡은 새우라 ‘육젓’이다. 육젓이 가장 윗길이고, 오젓이 바로 뒤다. 가을에 잡히는 추젓은 한참 아래다. 예전엔 갓 잡은 새우를 전장포에서 천일염에 담근 뒤 마을 뒤 솔개산 기슭의 토굴에서 숙성시켰다. 지금도 당시 사용했던 토굴이 4개 남아 있다. 요즘엔 다르다. 냉장 시설에서 숙성시킨다. “온도와 습도를 완벽허니 맞춰 주는 설비가 있는디 뭣헐라고 토굴에서 새우젓을 숙성시키것소.” 전장포 구동열(73) 이장의 설명이다.●주민 먹여 살리는 건 살 오른 ‘젓새우’ 대파도 임자도를 유명하게 만든 작물 중 하나다. 임자도는 섬 가운데 드물게 농지가 많다. 밭고랑 사이로 가지런하게 줄기를 낸 대파들이 푸르고 예쁘다. 임자도에서 지도를 지나 증도대교를 건너면 태평염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염전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임자도에 연도교가 놓이기 전엔 배를 타야 찾아갈 수 있었지만 요즘엔 차로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옛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한 소금박물관, 소금밭 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태평염생식물원 주변은 요즘이 연중 가장 예쁠 때다. 날로 붉어지는 칠면초와 파릇파릇한 염생식물이 잘 어우러졌다. 지도읍 솔섬 인근엔 목재 데크가 놓였다. 칠면초가 빨갛게 익어 가는 갯벌 위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 여행수첩 -임자도가 ‘민어의 고향’이라 불리지만 정작 이를 맛보려면 지도읍의 송도위판장으로 가는 게 낫다. 주변에 횟집이 몰려 있다. 집산지이긴 해도 민어값은 녹록하지 않다. ‘혼밥족’이라면 회덮밥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한데 보통 회덮밥과는 ‘사이즈’가 다르다. 양푼 위로 붉은 망토를 두른 것처럼 민어회가 푸짐하게 ‘덮여’ 온다. 임자도에선 ‘부일호횟집’이 현지인 추천 맛집이다. ‘임자도 이야기’는 퓨전 형태의 민어 요리를 내는 집이다. 민어를 넣어 지은 영양솥밥, 민어를 튀긴 민어까스 등이 젊은층의 입맛에 맞을 듯하다.-‘임자만났네’는 주민들이 조직한 협동조합이다. ‘갯벌 카약’ 등 토속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갯벌 카약’은 갯벌 사이로 난 물골에서 카약을 타는 놀이다. 날씨 등 제약 요인이 많아 미리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가야 한다.
  • ‘빌런 상사’ 경각심 커졌다…근로자 24% “3년 간 직장 내 괴롭힘 감소”

    ‘빌런 상사’ 경각심 커졌다…근로자 24% “3년 간 직장 내 괴롭힘 감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도입된 이후 최근 3년 동안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괴롭힘 행위가 실제로 줄고 있다는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9년 7월부터 법이 시행된 이후 기업의 사내 괴롭힘 예방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빌런 상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2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실태조사 보고서’에 실린 설문 조사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22년 8~9월에 걸쳐 근로자 1000명과 인사·노무 담당자 4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변화가 있는지를 질문한 결과 ‘변화 없음’ 대답이 65.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23.7%로 ‘증가했다’는 응답(11.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보고서는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업장 내에서 계속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제도 도입 이후 관련 예방 조치가 기업 내 구성원의 인식과 경각심을 일깨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예방·근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정부 지원제도 가운데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신고 제도를 이용한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1%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응답자를 대상으로 제도의 효과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도움이 된다‘는 대답이 80.3%로 나타났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7%였다. 앞선 2020년 조사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64.7%, 2021년에는 60.9%에 그쳤지만 이듬해인 2022년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큰 폭 늘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시 회사의 대응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절반 이상(52.0%)이 ‘사내 자체 조사 실시’를 꼽았다. ‘행위자(가해자)에 대한 징계 또는 인사 조치’는 38.8%,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34.8%로 집계됐다. ‘특별한 대응 없음’이란 응답도 8.2%로 적지 않았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관련해 사내 사정에 밝은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도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사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이 실시되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인사·노무 담당자들의 87.5%가 ‘실시되고 있다’고 답했다. ‘실시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6%에 그쳤다. 사업주가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제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의무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인사·노무 담당자의 16.7%는 ‘모른다’고 답했다. 사용자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의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각각 30.7%, 16.1%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피해자 보호조치 의무에 대해 사용자가 모른다는 답변도 14.4%에 달했다. 이 보고서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보호를 두텁게 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보호조치나 불리한 처우에 대해 노동위원회에서 구제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역주행 택시’ 세웠는데 운전자 온데간데…자율주행차 ‘벌금 0원’ 美서 논란

    ‘역주행 택시’ 세웠는데 운전자 온데간데…자율주행차 ‘벌금 0원’ 美서 논란

    미국에서 역주행하던 택시 차량을 경찰이 적발했으나 운전자는 없었고 벌금도 부과하지 못했다. 해당 차량이 자율주행 택시였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국은 지난 6월 19일 교통 단속에 나섰던 경찰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경찰은 피닉스의 도로에서 신호를 무시한 채 역주행 중인 택시를 발견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추격했고 차를 멈춰 세웠다. 경찰관이 정차한 차량에 다가가자 운전석 창문이 자동으로 내려갔는데 이때 운전석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운전자가 그새 도주한 것이 아니라 해당 차량이 구글의 자율주행 무인택시 ‘웨이모(Waymo)’였기 때문이다. 피닉스는 미국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을 허용한 소수의 도시 중 하나다. 해당 차량이 경찰차의 추격에 스스로 정차했던 것도 비상등과 사이렌을 감지할 때 차를 세우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경찰관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회사 담당자와 통화가 연결됐다. 경찰관이 “이 차량이 반대 차선으로 역주행했다”라고 전하자 담당자는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경찰관은 “(차량이) 공사 구역을 지나다가 반대 차선으로 진입했다. 위험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을 더했다.이때 다른 경찰관이 어떤 상황인지 묻기 위해 다가왔다가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흠칫 놀라는 모습도 보디캠에 잡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웨이모 회사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문제를 해결했다. 웨이모 회사 측은 해당 차량이 ‘모순된 공사 표지판’을 만나는 바람에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차량이 올바른 차선으로 돌아가려던 중에 약 30초간 경찰차가 차량을 세우는 바람에 차선 복귀가 막혔다며 탓을 돌렸다. 피닉스 경찰국 관계자는 “경찰관이 ‘컴퓨터에 벌금 영수증을 발행할 수 없었기에’ 추가 조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며 농담 섞인 입장을 내놨다. 피닉스처럼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이 허용된 도시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며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유턴찾아 삼만리…서대문구 통일로 신호체계 개선”

    문성호 서울시의원 “유턴찾아 삼만리…서대문구 통일로 신호체계 개선”

    상습정체 구간으로 불법 운전이 자행되어 운전자, 통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던 서대문구 통일로의 신호체계가 개선된다. 홍제동에 등록된 승용차 수는 1만 4243대로 서대문구에서 가장 많은 승용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인근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도로는 통일로가 유일하다. 상습정체에 시달리고 불법 유턴이 빈번하게 일어나 운전자와 보행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한편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유입인구와 차량이 늘어가고 있지만, 그간 대안은 부재했다.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2)은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의 전반적인 신호체계 면면을 조사·분석하기 위해 서울시와 설계용역을 추진했다. 근본적으로 통일로 차량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특히 문 의원이 제시한 무악재역 도심 방면 유턴 신호 신설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홍제 한양아파트 진입로 좌회전 신호 시 유턴 신호를 동시 부여해 도로에서 30분 이상 소요하던 유턴 차량을 해소하고, 아파트 진입로에서 자행되는 불법 유턴을 막아 교통사고 위험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문 의원은 “서대문구 통일로 인근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무악청구아파트, 한화아파트, 한양아파트,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와 힐스테이트 아파트 등의 주민 이용 차량과 홍은동, 녹번동, 불광동 등 서북권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차량이 뒤섞여 통일로는 상습정체를 겪고 있으며, 유턴을 위해 30분 이상 도로 위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의원은 “사정이 이러하니 불법 유턴이 자행되고 도로 혼잡도는 심각한 상황이며, 주민 불편과 함께 보행자 안전이 위협되고 있다”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역주민 의견과 간담회 등을 통해 취합한 자료 토대로 스무장이 넘는 ‘2024 통일로 신호체계 개선 계획안’을 직접 작성해 지난 11월 서울시에 제안, 설계용역을 착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9월 문 의원이 추진한 설계용역을 바탕으로 통일로 유턴 신설 구간 등을 포함한 설계도면을 서울시 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찰청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올해 안에 통일로 유턴 구간 신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KMA한국능률협회-월드비전, 제주에 14번째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 개관

    KMA한국능률협회-월드비전, 제주에 14번째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 개관

    KMA 한국능률협회(상근부회장 최권석)가 월드비전과 협력해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에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을 개관했다.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은 KMA가 월드비전과 함께 소외지역의 어린이에게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과 독서 문화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아이들이 큰마음으로 큰 꿈을 키우도록 전국 각지에 건립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한국능률협회 최권석 부회장,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을 비롯해 도서관 건립에 힘쓴 관계자와 지역 아동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개관식에서 지역 아동들은 직접 우쿨렐레 연주 공연을 통해 개관을 축하했다. KMA 최권석 상근부회장은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을 통해 지역의 어린이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벗 삼아 미래의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1년 군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고창에 이어 올해 14번째로 제주에 개관한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은 KMA 임직원 급여의 1%와 협회 교육 및 강연 사업 수익 일부로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으로 건립됐다. KMA는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 개관 외에 사랑의 연탄 나눔, 새터민 청소년 멘토링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그림자배심원 해보니… 증인 “피고인 퇴정·가림막 해달라” 비공개 요청에 긴장감

    그림자배심원 해보니… 증인 “피고인 퇴정·가림막 해달라” 비공개 요청에 긴장감

    # 9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그림자배심원이 직접 돼보니 “우리나라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의하면 피고인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무죄로 추정됩니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되므로, 검사가 피고인이 유죄를 입증해야 하고 피고인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이곳에는 배심원석에 앉은 8명(예비 배심원 포함)의 정식 배심원 뿐 아니라 ‘그림자 배심원(Shadow Jury)’ 17명(기자 9명·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도 방청석에서 함께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 직접 재판장으로 나선 김수일 제주지방법원장은 나직하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목소리로 피고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이렇게 다시한번 강조했다. 지난 2008년부터 도입한 국민참여재판과 그림자배심원 제도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법 체계 구축을 위해 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이 직접 사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자 배심원은 국민참여재판의 정식 배심원과 별도로 구성돼 형사 재판의 모든 과정을 참관한 후 유·무죄에 관한 평의·평결과 양형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법적 판단 능력 함양을 돕는 것이 취지다. 다만 정식 배심원과 달리 그림자배심원의 평결 내용은 재판부의 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물론 법관이 배심원 의견대로 판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동성 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 성보호 법률위반 강제추행 등 2가지 핵심쟁점으로 이날 제주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수일 제주지방법원장) 심리로 열린 재판은 정모(55세 남성)씨의 동성 강제추행과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인 강제추행 등 2가지가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다. 피고인 정모씨는 지난 3월 6일 오후 5시 50분쯤 제주시 일도일동 동문시장 분수대앞 탐라문화광장에서 길거리(버스킹) 공연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던 남성 A(19)씨에게 다가가 별다른 이유없이 마이크를 뺏으려고 하고 피해자 A씨가 이를 제지했다. 그러자 A씨에게 “XXX”, “X놈”이라고 욕설을 하며 갑자기 손으로 A씨의 엉덩이를 수차례 쓰다듬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날 버스킹 공연을 함께하던 또다른 10대 피해 여학생 B(16)씨가 이같은 강제추행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하자, 정씨가 다가와 어깨를 쓰다듬고 갑자기 피해자의 엉덩이 쪽으로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한 혐의다. 피고인 정모 씨는 앞서 2019년 8월 1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등으로 징역 2년 6월 선고받아 형을 살았지만 나오자마자 2023년 7월 7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경찰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8월을 또 선고받았다. 제주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지 불과 2개월도 안돼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 코끼리 퍼즐에 비유해 합리적 의심의 정도 설명 배심원의 평결 주문 재판부는 이날 배심원단과 그림지 배심원을 위해 법률 용어부터 재판절차까지 상세하느 설명하는 배려를 했다. 특히 검사 측에선 흔히 국민참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의 정도를 설명하는 수단으로 ‘코끼리 퍼즐’ 영상을 보여주며 배심원들에게 합리적 판단을 주문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정모(55세 남성)씨의 동성 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인 강제추행 등 2가지로 특히 강제추행의 ‘고의성’을 놓고 9시간 넘게 검사와 변호사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검사 측은 정씨가 전과 18범에 성폭력 전력만 4차례나 있다는 과거 범죄전력을 상기시키면서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해 폭행·협박을 가해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술에 취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으나 피해자들에게 공소사실에 적힌 행위를 했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 정씨가 성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니라 만취상태에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강제추행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라고 주장했다. #증인측 방청석에 가림막 요청과 피고인 퇴정 등 비공개 심문 요청 오후 재판은 사실상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무죄 여부를 판단할 증거와 증인심문을 통한 증거조사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증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감이 나돌았다. 더욱이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 A씨와 B씨가 피고인은 잠시 퇴정하고 방청석에 가림막을 설치해 비공개로 심문해줄 것을 요청해 법정이 한순간 긴장감이 더욱 팽팽해졌다. 증인보호 요청과 함께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증인석과 방청석 사이엔 가림막이 설치돼 심문을 이어갔다. 이에 재판장은 증인 녹음을 통해 퇴정해 있는 피고인이 들을 수 있도록 균형을 맞췄다. 반면 피고인 정씨는 만취해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증거의 하나인 폐쇄회로(CC)TV 영상을 편집한 영상이 아닌 풀영상을 요청해 1시간 이상 재생하는데 시간을 소요했다. 이날 재판장은 배심원들을 향해 증인심문 중간중간 궁금한 점이 있다면 메모지에 질문내용을 전달해줄 것을 요청하는 배려도 이어갔다. 배심원들은 피고인 정씨가 엉덩이 말고 다른 부위도 접촉했는지 질문했다. 또한 피해자 B씨가 추행을 당할 때 A씨는 뭐하고 있었는지 허점을 파고드는 송곳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변호인측은 “피고인 정씨는 자연동굴에서 20년 살다가 나와 다리 밑에서 7년 넘게 산 사회 부적응자이고 범죄전력도 많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만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과 18범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연민의 시선으로 바뀌면서 법정이 돌연 숙연해졌다. 이날 검사측 최종 진술과 변호인 최종 진술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피고인 정씨의 진술이 끝나자 법정의 시계는 오후 6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림자배심원 평결과 배심원·법원 판결 거의 일치…형량에만 약간 차이 보여 감탄 그림자 배심원들은 제주지법 강란주 판사의 도움으로 실제 배심원들이 하는 평의절차를 그대로 재현했다. 기자출신 그림자 배심원들은 정씨의 동성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유죄’, 아동청소년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무죄’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형은 1년 6개월 확정했다. 로스쿨 그림자배심원들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양형만 1년으로 나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날 그림자배심원으로 참여한 김근영씨는 “법조인이 되는게 꿈인데 학교에서 한번 신청해보라고 해서 하게 됐다”며 “그림자 배심원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림자 배심원들이 이날 유무죄 결론과 양형을 결정하기 까지 1시간여 만에 끝났지만 실제 배심원과 법원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을 위해 숙고의 시간을 거듭했다. 오후 8시 30분쯤 돼서야 국민참여재판의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림자배심원의 결과와 실제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법원의 판결이 거의 일치했다. 법원은 이날 피고인 정모씨에 대해 동성 강제추행은 ‘유죄’, 아청법 강제추행은 ‘무죄’ 판결과 함께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한편 제주지역에서 국민참여재판은 약 40여차례, 그림자 배심원제도는 7차례 열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업무 추가 없는데… 시군 93곳 단체·부단체장 연봉 오른다

    인구 10만명 이하 시·군 부단체장 직급 격상으로 단체장과 부단체장은 업무의 변화가 없음에도 연봉이 각각 1000만원 이상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부단체장의 직급이 4급(서기관)에서 3급(부이사관)으로 상향되면서 단체장 처우도 3급에서 2급 상당으로 한단계 올려 혈세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는 인구 5만명 이상 10만명 미만 지자체는 이달부터, 5만명 미만은 내년부터 부단체장의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한다. 부단체장과 시·군 실·국장의 직급이 같아 지휘·통솔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상 시·군·구는 지난해 기준 93곳이다. 군 단위는 모두 해당된다. 올해 인구 5만~10만 지자체 40곳은 직급이 상향됐다. 인구 5만 이하 지자체 53곳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전북의 경우 지난 1일자 인사에서 인구가 5만명 이상 10만명 미만인 김제, 남원, 완주 등 3개 시·군의 부단체장을 4급에서 3급으로 격상해 발령했다. 업무 변화는 없이 직급만 달라졌다. 부단체장의 직급이 올라간 지자체는 단체장의 처우도 한등급 높아져 해당 시·군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부단체장은 연봉이 1100만~1340만원 증가하고 직책수당도 월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오른다. 단체장 역시 3급 상당에서 2급 상당으로 처우가 달라지면서 1000만원 이상 연봉이 오른다. 부단체장 직급이 상향된 지자체는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인건비를 더 지출하게 된 셈이다. 상당수 지자체의 경우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만큼 재정 자립도가 낮은데 인건비는 더 지출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준인건비(총액 인건비)에 묶인 광역지자체도 직급이 올라간 부단체장과의 인사 교류를 위해 3급 자리를 늘려야 해 인건비 부담은 더 커졌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전주시(2급)를 제외한 13개 시·군 부단체장 직급이 3급으로 상향될 경우 도 본청에 3급 자원을 최소 13명 이상 확보해야 교류가 가능하다. 시·군이 많은 전남(22개), 경북(22개) 등은 3급 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부단체장 직급 상향으로 9급으로 출발한 공무원들은 3급까지 승진할 기회가 많지 않아 부단체장으로 나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면서 “공직사회는 일단 승진 기회가 많아져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업무 변화 없이 연봉만 증가하는 구조를 주민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 남의 집 앞 무단주차 하고 “밥 먹고 빼주겠다”…차주의 최후

    남의 집 앞 무단주차 하고 “밥 먹고 빼주겠다”…차주의 최후

    자신의 집 앞에 무단주차를 한 차주가 차량을 바로 빼주지 않고 “밥 먹고 빼주겠다”고 해 응징에 나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남의 집에 무단주차 했으면 바로 바로 빼줍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모르는 차가 주차 중이라 전화했더니 아저씨가 ‘밥 먹고 빼줄게요’ 하고 끊어버리더라”며 “어이 없어서 다시 전화했더니 끝까지 안 받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화가 나서 해당 차를 못 나가게 막아버렸더니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전화 와서 ‘죄송하다. 차 좀 빼달라’고 해서 ‘나도 볼일 보고 빼줄게요. 나 자야 돼요’ 하고 끊었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 전화 와서 사과하길래 ‘괜찮다. 자야하니 전화하지 말라’고 끊었다”며 “어떻게 될 진 모르겠는데 남의 집에 무단주차 하지 말고 전화 오면 바로 바로 빼주자”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차주와 나눈 대화를 캡처해 공개하기도 했다.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소하다”, “혼나도 싸다”, “남의 집에 주차 해놓고 전화를 안 받거나 연락처가 없는 경우도 많다. 참교육 시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거주지 앞 도로에 무단으로 주차할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 자폐증, 스트레스까지 좌우하는 장내 미생물 [달콤한 사이언스]

    자폐증, 스트레스까지 좌우하는 장내 미생물 [달콤한 사이언스]

    기상청은 올여름은 강수량이 많고 기온도 높을 것이라는 예보를 내놨다. 날씨가 덥고 습하면 평소 찬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찬 음식을 찾는다. 이처럼 여름에는 찬 음식을 가까이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음식물이 상하기도 쉬워 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잦아 유산균 음료나 장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경우도 많다. 장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장내 미생물이다. 주로 소화기관에 있는 장내 미생물은 비만,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 치매,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아토피 피부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장내 미생물을 ‘제2의 게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내 미생물이 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장-뇌 축’ 이론은 2000년대 초부터 나왔고, 건강한 사람과 치매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서로 다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내 미생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와도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새로 나와 눈길을 끈다. 중국 홍콩 마이크로비아타 I-센터(MagIC), 홍콩중문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군집의 특정 세균과 비(非)박테리아 성분, 기능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ASD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7월 9일 자에 발표했다. 장내 미생물 군집과 ASD와 관계는 이전에도 연구들이 있었지만, 단순히 일반인과 ASD 환자의 장내 세균 구성에만 초점을 맞췄다. 고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같은 장내 미생물의 또 다른 요소와 기능이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중국 내 5개 코호트에서 1~13세의 남녀 어린이 1627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대변 표본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식단, 다른 질환 여부 등 추가 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ASD 환아들은 일반 아이들과 비교하면 장내에서 고세균 14종, 박테리아 51종, 곰팡이 7종, 바이러스 18종, 미생물 유전자 27종, 대사 경로 12개가 변한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중 31개의 미생물로 ASD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알고리즘은 발병 이전 ASD 예측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의대, UCLA 스트레스·회복력 신경생물학 연구센터, 서던캘리포니아대 신경 이미징 및 정보학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정신과학’에 스트레스 대응이나 마음 챙김, 감정 표현 같은 심리적 요인에도 장내 미생물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116명을 대상으로 회복탄력성과 감정 표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서 회복탄력성 점수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눈 뒤,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대변 표본을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보다 불안감과 우울감을 덜 느끼고, 감정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활발하고 인지력도 더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회복탄력성이 높은 집단의 장 내 염증이 적었고 장 내벽도 두터웠으며, 유익한 장내 미생물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물놀이 후, 장시간 이어폰 쓴 후… ‘귓속 제습’은 하셨나요

    물놀이 후, 장시간 이어폰 쓴 후… ‘귓속 제습’은 하셨나요

    원인과 증상오염된 물속 균이 상처 통해 침입가렵고 붉게 붓고 귀 주변 통증도예방과 치료억지로 물기 제거하는 행동 삼가야장마철엔 이어폰보다 헤드셋 이용 후텁지근한 장마철이 시작되면 제습기를 쉴 틈 없이 돌려 보지만 정작 ‘귓속 제습’엔 소홀하다. 고온다습하면 귀 입구부터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외이도는 평소 산성의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 세균 번식을 막는데, 습기가 차고 산성이 파괴되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7~8월에 가장 많았다.외이도염은 주로 수영장, 해수욕장의 오염된 물이 귀에 들어가면서 생긴다. 물속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미세한 상처를 통해 침입하는데 귀지가 많으면 더 잘 생긴다. 최대한 귀를 만지지 않고, 물이 들어갔더라도 면봉으로 억지로 제거하려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평소 귀가 예민하다면 물놀이 전 실리콘 마개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물놀이 후 귀에 물이 들어가서 먹먹한 느낌이 든다면 면봉을 이용해 외이도 겉을 살짝 닦아 주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려 주는 것이 좋다”면서 “면봉으로 과도하게 귀지를 제거하면 찰과상으로 피부 보호기전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이 들어갔다고 다 위험하지는 않다. 배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이도로 들어간 물은 대부분 체온에 의해 증발한다”며 “매우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 귀를 땅을 향하게 한 뒤 뜀뛰기를 하거나 외이도 입구를 마사지하면 물이 빠져나온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장시간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귓속 제습에 경보등이 켜졌다.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장시간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무 패킹이 달린 커널형(밀폐형) 이어폰을 사용하면 공기를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귓속이 더 밀폐될 수 있다. 충분히 소독하지 않으면 세균성·진균성 염증을 유발하기 쉽다. 문 교수는 “장마철엔 가급적 장시간 이어폰 사용을 자제하고 헤드셋을 이용하는 것도 외이도염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캠핑 등 야외활동 때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벌레가 들어가면 외이도나 고막을 손상시켜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무생물인 경우 귓속에서 썩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다.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당장 고통이 심하면 올리브유나 알코올을 묻힌 솜을 귀에 넣어 벌레를 죽인 뒤 병원에서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인 외이도염 증상은 가려움이다. 점차 외이도 주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심한 경우 고름 같은 화농성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때론 귀 주위로 염증이 번지는데 귀밑샘으로 진행되면 입을 벌릴 때도 통증을 느낀다. 안 교수는 “염증으로 고막이 두꺼워지면 일시적 전음성 난청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심하면 급성중이염이 동반돼 영구적 난청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당뇨를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면역이 저하된 환자들이 악성 외이도염에 걸리면 증상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뇌 기저부에 염증이 침범하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외이도염이 발생하면 진통 소염제나 항생제로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외이도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염증 부위에 항생제 및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줘야 한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성분을 포함한 외이도 점액을 하루에 두세 번 넣어 주면 도움이 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곰팡이 감염이나 세균 저항이 커져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정재호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증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가려움이나 통증, 분비물이 발생하면 전문의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단독] 들쑥날쑥 개인 회생…법원 쫓아 이직까지

    [단독] 들쑥날쑥 개인 회생…법원 쫓아 이직까지

    코인 손실금, 자산 인정 각각 달라관대한 서울회생법원 찾아 이사도“회생 개시 기준에 일관성 있어야” 경기 수원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적은 월급에 학자금대출까지 갚느라 돈을 모을 수 없었다. 2022년 조바심이 난 A씨는 1억원을 대출받아 7000만원을 코인에 투자했다. 하지만 코인 가치가 확 떨어지며 빚더미에 앉았고, 거주지 관할 법원인 수원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수원지법은 A씨가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7000여만원을 현재 보유한 재산으로 봤다. 결국 보유 재산이 높게 책정되다 보니 A씨가 한 달에 갚아야 할 변제금(채무자가 빚을 청산받는 대가로 법원에 납부하는 일종의 책임금) 액수도 덩달아 올라 ‘60개월 동안 월 150만원’(총액 9000만원)이 됐다. 세후 월급이 200만원대 초반이었던 A씨는 변제금을 갚지 못해 6개월 만에 회생절차가 폐지됐다. 그러던 중 A씨는 서울회생법원이 다른 법원보다 개인회생 사건을 더 ‘관대하게’ 처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다시 신청하고자 서울 고시원으로 이사를 감행했다. 현행법상 개인회생 신청은 거주지나 직장 소재지 법원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회생법원은 A씨의 코인 투자 손실금을 보유 재산에 넣지 않았고, 매달 들어가는 고시원 월세 일부도 생계비로 보아 ‘36개월 동안 월 65만원’(총액 2340만원)을 갚으라고 했다. 처음에 책정됐던 변제금보다 총액 기준 6600만원 넘게 차이가 난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마다 개인회생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 A씨처럼 채무자들이 법원을 따라 거주지나 직장을 옮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전국 15개 법원의 개인회생 사건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회생법원의 개시 결정 후 인가율은 93.28%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인가율을 보인 청주지법(80.79%)에 비해 12% 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인가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회생 신청을 잘 받아 준다는 의미다. 개인회생제도는 파산에 직면했으나 장래에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법적 절차다. 법원이 채무자의 보유 자산, 경제적 능력을 판단해 매달 변제금 등을 설정하고 개인회생을 인가한다. 채무자가 법원의 변제계획안에 따라 변제금을 일정 기간 성실히 납부하면 나머지 빚은 탕감해 준다.이 때문에 채무자 입장에서는 가급적 보유 자산을 낮춰 변제금을 줄이고 싶어 한다. 서울회생법원은 변제금도 다른 법원에 비해 적게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형 법무법인 선경 변호사는 “지방으로 갈수록 전체 채무 중 개인회생을 통해 갚는 돈의 비율인 변제율을 올리는 등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양시에 거주했던 직장인 B씨도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위해 수년간 다니던 집 근처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회사로 이직했다. B씨는 “이직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개인회생은 인생이 걸린 일이기에 큰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개인회생을 할 때 법원이 중요한 게 맞느냐’, ‘서울회생법원은 코인이나 주식 빚도 봐준다는데 사실인가’라는 문의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다른 법원에 비해 개인회생 인가율이 높은 건 2017년 설립 후 현실을 반영해 실무 준칙을 꾸준히 개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2년에는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금을 재산으로 간주해 변제금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실무준칙에 새로 넣었다. 예를 들어 3000만원을 주고 산 코인이 폭락해 현재 가치가 500만원이 된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가지고 있는 재산을 500만원으로 보고 변제금을 책정하는 것이다. 기존엔 채무자가 여전히 투자원금인 3000만원의 재산이 있다고 보고 변제금을 산정해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은 지난해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피해자들의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하는 조항도 마련했다. 피해자들의 변제금 납부 기간을 줄여 총액을 줄인다는 취지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부산·수원회생법원도 서울회생법원과 비슷한 실무준칙을 두고 있다. 노태부 유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갚아야 하는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전세사기 피해자의 부담은 줄어든다”면서 “다른 법원들은 보통의 개인회생 사건 인가 과정에서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제 경기 부천 등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 중 일부는 직장을 서울로 옮긴 뒤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법원이 없는 다른 지역 법원은 재판부에 따라 인가 여부가 들쑥날쑥하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지법에선 지난해 9월 이를 비판하는 변호사 의견서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 회사원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로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변제 기간을 늘리고 변제금도 올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해당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당한 채무자의 회생 신청 사건을 이렇게 엄격하게 판단하는 곳은 광주뿐”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선 지방 소재 법원들이 개인회생 기간 중 채권자의 추심·독촉·압류 등을 금지하는 명령도 잘 내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혈세로 빚을 탕감해 주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부정적 시선이 여전히 지방 재판부에 남아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회생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지방에도 회생법원을 추가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간에 회생법원을 설립하는 게 어렵다면 일반 법원이 서울회생법원 등의 실무준칙을 참조하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들쑥날쑥 ‘개인회생’… 법원 쫓아 회사 이직까지

    [단독] 들쑥날쑥 ‘개인회생’… 법원 쫓아 회사 이직까지

    경기 수원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적은 월급에 학자금대출까지 갚느라 돈을 모을 수 없었다. 2022년 조바심이 난 A씨는 1억원을 대출받아 7000만원을 코인에 투자했다. 하지만 코인 가치가 확 떨어지며 빚더미에 앉았고, 거주지 관할 법원인 수원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수원지법은 A씨가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7000여만원을 현재 보유한 재산으로 봤다. 결국 보유 재산이 높게 책정되다 보니 A씨가 한 달에 갚아야 할 변제금(채무자가 빚을 청산받는 대가로 법원에 납부하는 일종의 책임금) 액수도 덩달아 올라 ‘60개월 동안 월 150만원’(총액 9000만원)이 됐다. 세후 월급이 200만원대 초반이었던 A씨는 변제금을 갚지 못해 6개월 만에 회생절차가 폐지됐다. 그러던 중 A씨는 서울회생법원이 다른 법원보다 개인회생 사건을 더 ‘관대하게’ 처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다시 신청하고자 서울 고시원으로 이사를 감행했다. 현행법상 개인회생 신청은 거주지나 직장 소재지 법원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회생법원은 A씨의 코인 투자 손실금을 보유 재산에 넣지 않았고, 매달 들어가는 고시원 월세 일부도 생계비로 보아 ‘36개월 동안 월 65만원’(총액 2340만원)을 갚으라고 했다. 처음에 책정됐던 변제금보다 총액 기준 6600만원 넘게 차이가 난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마다 개인회생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 A씨처럼 채무자들이 법원을 따라 거주지나 직장을 옮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전국 15개 법원의 개인회생 사건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회생법원의 개시 결정 후 인가율은 93.28%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인가율을 보인 청주지법(80.79%)에 비해 12% 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인가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회생 신청을 잘 받아 준다는 의미다. 개인회생제도는 파산에 직면했으나 장래에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법적 절차다. 법원이 채무자의 보유 자산, 경제적 능력을 판단해 매달 변제금 등을 설정하고 개인회생을 인가한다. 채무자가 법원의 변제계획안에 따라 변제금을 일정 기간 성실히 납부하면 나머지 빚은 탕감해 준다. 이 때문에 채무자 입장에서는 가급적 보유 자산을 낮춰 변제금을 줄이고 싶어 한다. 서울회생법원은 변제금도 다른 법원에 비해 적게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형 법무법인 선경 변호사는 “지방으로 갈수록 전체 채무 중 개인회생을 통해 갚는 돈의 비율인 변제율을 올리는 등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양시에 거주했던 직장인 B씨도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위해 수년간 다니던 집 근처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회사로 이직했다. B씨는 “이직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개인회생은 인생이 걸린 일이기에 큰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개인회생을 할 때 법원이 중요한 게 맞느냐’, ‘서울회생법원은 코인이나 주식 빚도 봐준다는데 사실인가’라는 문의 글을 찾아볼 수 있다.서울회생법원이 다른 법원에 비해 개인회생 인가율이 높은 건 2017년 설립 후 현실을 반영해 실무 준칙을 꾸준히 개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2년에는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금을 재산으로 간주해 변제금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실무준칙에 새로 넣었다. 예를 들어 3000만원을 주고 산 코인이 폭락해 현재 가치가 500만원이 된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가지고 있는 재산을 500만원으로 보고 변제금을 책정하는 것이다. 기존엔 채무자가 여전히 투자원금인 3000만원의 재산이 있다고 보고 변제금을 산정해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은 지난해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피해자들의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하는 조항도 마련했다. 피해자들의 변제금 납부 기간을 줄여 총액을 줄인다는 취지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부산·수원회생법원도 서울회생법원과 비슷한 실무준칙을 두고 있다. 노태부 유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갚아야 하는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전세사기 피해자의 부담은 줄어든다”면서 “다른 법원들은 보통의 개인회생 사건 인가 과정에서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제 경기 부천 등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 중 일부는 직장을 서울로 옮긴 뒤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법원이 없는 다른 지역 법원은 재판부에 따라 인가 여부가 들쑥날쑥하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지법에선 지난해 9월 이를 비판하는 변호사 의견서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 회사원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로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변제 기간을 늘리고 변제금도 올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당한 채무자의 회생 신청 사건을 이렇게 엄격하게 판단하는 곳은 광주뿐”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선 지방 소재 법원들이 개인회생 기간 중 채권자의 추심·독촉·압류 등을 금지하는 명령도 잘 내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혈세로 빚을 탕감해 주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부정적 시선이 여전히 지방 재판부에 남아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회생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지방에도 회생법원을 추가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간에 회생법원을 설립하는 게 어렵다면 일반 법원이 서울회생법원 등의 실무준칙을 참조하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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