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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탐욕의 자본에 언제 제동을 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탐욕의 자본에 언제 제동을 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한국이 국제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불린 지는 오래다. 좋은 투자처인 한국에 쉽게 들어와 이득을 챙긴 뒤 아무 걸림돌 없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라는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 또 외국인 투자가들은 선물시장과 역외외환시장을 이용해 주가가 떨어져도 돈을 번다. 다른 시장에서 본 손실을 우리나라에 투자한 자산을 팔아 메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우리나라 주가와 환율이 유독 심하게 요동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역,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것 또한 현실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외환시장의 빗장을 풀면서 최소한의 합리적 규제 카드를 남겨 놓지 않은 탓이다. 대외의존도는 높고 금융·주식시장은 실력 이상으로 열어젖혀 국제 투기자본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없게 된 것이다. 이제라도 국제 투기자본, 특히 월가(街) 자본의 해악적 들락거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세계를 휘젓는 국제 투기자본의 총규모는 10조 달러 이상, 하루 거래 규모는 평균 1조 5000억 달러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000억 달러 수준이다. 또 현재 우리나라 증시 시가총액의 30%는 외국인 자본이다. 리먼사태가 터진 2008~2009년 2월 말 우리나라 증시에서 빠져나간 해외자금은 300억 달러에 이른다. 위기가 닥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이른바 ‘토빈세’라는 외환거래세가 투기자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빌 게이츠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제안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토빈 미국 예일대 교수가 1978년 처음 주장했다. 고정환율제도의 근간인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함에 따라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국경을 넘는 자본에 과세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세금을 매기면 거래 비용이 늘어 핫머니 이동은 줄어 들게 마련이다. 브라질 등에서 주식·채권 거래에 부과하고 있다.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14년부터 유럽에 도입하는 방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하고, 다음 달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에서도 제안하겠다고 밝혀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영국 등이 내키지 않아 하는 데다 한 나라에서만 도입하면 효과가 없고, 오히려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앞장설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더라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경제의 더블딥, 유럽발 경제위기의 장기화 조짐 속에 우리 경제도 저성장이 예측돼 외환위기 재발을 막을 합리적 규제 카드는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 추세여서 더욱 그렇다. 국회에 계류 중인 선물거래 양도소득세 부과 방안조차도 부산지역 정서를 의식한 의원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처리가 불투명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금융 및 해외투자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니라 제조업 및 정보기술(IT)산업 등으로 대외수입을 얻는 나라여서 토빈세가 도입되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영국 등과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전면 도입에 앞서 목표 환율을 벗어났을 때만 과세하는 절충안도 검토할 만하다. 중요한 건 무작정 중·장기 과제로 넘길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라는 점이다. 자본은 냉혹하고 탐욕스럽다. 통제 안 되는 상태로 방임하는 건 위험하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게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이미 금융·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등 자본의 게걸스러운 속성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obnbkt@seoul.co.kr
  • 22일 서울시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마무리 이렇게

    22일 서울시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마무리 이렇게

    올해 두 번째 서울시 지방소방공무원 신규채용의 2차 필기시험이 이틀 뒤인 22일 치러진다. 수험 전문가들은 “모르는 문제를 새로 풀기보다는 알고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기본개념을 한번 더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251명을 최종선발하는 이번 필기시험에는 1차 체력검사를 통과한 공채(남자) 923명, 공채(여자) 132명 등 10개 분야 1749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공개채용 시험과목은 국어·한국사·영어·행정학개론·소방학개론 등 5개, 제한경쟁채용 시험과목은 국어, 한국사, 소방관계법규 등 3개다. 모든 과목은 객관식 사지선다형으로 20문제씩 출제된다. 이 가운데 행정학개론은 올해를 끝으로 내년부터는 행정법총론으로 바뀐다. 최종합격자는 다음 달 29일 면접시험을 거쳐 12월 23일 선발된다. 19일 웅진패스원과 함께 과목별 마무리하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소방공무원 필기시험 과목 가운데 소방학개론은 학교에서 소방을 따로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는 과목이다. 이 때문에 개념·용어를 정확하게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시험에 응시, 소방학개론 점수가 40점 미만에 그쳐 다른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소방학개론 때문에 불합격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경문 소방학개론 강사는 “남은 사흘 동안 기본서를 2회 정도 읽고 기본개념은 시험 당일까지 정리하고 시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행정관리 부분은 소방의 역사 및 소방력의 기준에 관한 문제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므로 시대별로 소방행정의 역사에 대한 특징과 소방력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법적 기준을 빠짐없이 정리하는 것이 좋다. 또 화재 대응 부분에서는 건축 화재 진압과 구급 실무에 대한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이 가운데 응급환자의 중증도별 색상과 상징에 대한 문제는 단골 출제되고 있다. 긴급환자는 적색·토끼 그림, 응급환자는 황색·거북이 그림, 비응급환자는 녹색·구급차 그림에 X표시, 사망환자는 흑색·십자가 표시다. 올 상반기 서울시 소방직 필기시험에는 ‘쇼크환자의 상태로 틀린 것’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빠른 맥박’ ‘촉촉한 피부’ ‘구토’ 등 맞는 보기와 함께 ‘홍조를 띤다.’라는 그럴듯하지만 틀린 보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소방공학 부분은 전체 출제 문제에서 40% 정도의 높은 비율로 출제되고 있는데 연소 이론 부분은 매년 출제되고 있으므로 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올 상반기에는 ‘블레비(Bleve) 현상’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블레비 현상은 과열된 탱크에서 내부의 액화가스가 틈새로 분출하여 폭발하는 현상이다. 그 밖에도 소화이론이나 소방 시설에 대한 내용도 출제 가능성이 크다. ●영어, 날마다 독해 풀어 감각 유지 행정학개론은 올해 여타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채용 필기시험에서 어렵게 출제됐지만, 소방직채용 시험에서는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어렵고 지엽적인 것을 공부하기보다는 기본개념을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 정부실패, 시장실패, 정부규제 및 개혁 등 현대 행정의 이해 부분과 정책론의 정책결정모형, 주요분석기법과 재무론의 예산제도는 시험 전까지 확실하게 정리해 둬야 한다. 국어 마무리는 독해 문제를 시험 당일까지 날마다 풀어 줌으로써 감각을 유지하고, 실용문법, 한글맞춤법 등은 집중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또 새로운 문제보다는 기존에 풀었던 문제 가운데 틀린 문제 위주로 정리하고 기본서를 한번이라도 더 익혀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어도 새로운 어휘와 문법을 단순히 암기하기보다는 날마다 독해를 풀어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사, 경제사 흐름 꼭 파악해야 한국사는 시대사보다는 분류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세제도, 토지 제도, 대외무역 등 경제사의 흐름은 꼭 파악해야 한다. 올 상반기에는 ‘조선후기 상품을 매점매석해 상승과 매매 조작을 노리던 상행위’인 도고(都賈)의 폐단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한편, 214명을 최종 선발한 올 상반기 서울시 소방직 필기시험 합격선은 ▲공채(남자) 76점 ▲공채(여자) 84점 ▲구조 85점 ▲구급(남) 60점 ▲구급(여) 90점 ▲소방학과(남) 91.67점 ▲소방학과(여) 90점 ▲응급학과(남) 68.33점 ▲응급학과(여) 90점 ▲의무소방 81.67점으로 나타났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움말 웅진패스원
  • 백화점 ‘해외명품 수수료’ 굴욕

    백화점 ‘해외명품 수수료’ 굴욕

    국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 유명브랜드 매장 10곳 중 6곳은 100만원어치를 판매하면 30만원 넘는 판매 수수료를 백화점에 내고 있다. 하지만 해외 명품 매장은 국내 유명브랜드의 절반 수준만 내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해외 명품 특혜’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해외명품과 8개 국내 유명브랜드 업체의 백화점 판매수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외명품의 최저수수료율은 5%였고, 국내 브랜드 최고 수수료율은 38%로 나타났다. 33% 포인트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공정위가 백화점에 입점한 해외 명품 매장의 수수료율을 조사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조사 대상 해외 명품 업체는 루이비통코리아, 샤넬, 구찌그룹코리아, 리치몬트코리아, 버버리코리아, 프라다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등이다. 169개 해외 명품 매장의 최대 수수료율은 25%를 넘지 않았지만 국내 브랜드 315개 매장 중 수수료를 25% 이하로 부담하는 매장은 19.7%(62개)에 불과했다. 특히 국내 업체의 경우 15% 이하 수수료를 내는 매장은 단 1곳이었고, 30% 이상의 수수료를 내는 매장은 전체 62%에 달했다. ●명품매장 62% 수수료 20% 안돼 반면 명품 매장은 62%(104개)가 20% 미만의 수수료를 냈으며 20~25% 수수료를 내는 곳은 38%에 그쳤다. 특히 2개 업체는 판매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수수료를 최대 8% 포인트까지 차감받기도 했다. 국내 업체는 매월 200만~300만원 수준의 냉난방·전기·수도료를 따로 내지만 일부 명품 매장은 수수료에 이 같은 관리비가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인테리어비용도 대신 부담 인테리어 비용의 경우 국내 업체는 대부분 자사가 부담하지만, 해외 명품은 백화점이 최대 91.3%까지 대신 내주고 있었다. 계약기간도 국내 유명 브랜드는 계약기간이 대부분 1년인 반면, 해외 명품은 최소 3년이며 일부 업체는 5년짜리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 수준과 수수료 이외의 추가부담 등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명품 매장에 대한 백화점의 ‘특혜’가 확인됨에 따라 이미 중소업체에 대해 3~7% 포인트 수수료 인하를 약속한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른바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이 공정위에 제출한 수수료 인하 계획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주목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재벌의 내부거래 악습 고리 이번엔 끊어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 일가의 부(富) 증식 수단으로 내부거래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미만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12.06%인 반면 30% 이상인 곳은 17.90%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34.65%나 된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회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42.36%이다. 재벌 총수 일가가 세운 시스템통합관리(SI)·부동산·광고 등 소규모 비상장사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편법증여나 상속의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탈하는 재벌 총수 일가의 이 같은 부당 내부거래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공정위는 기업의 공시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탓에 정확한 실상 접근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업종 특성상 수직계열화의 불가피성을 무시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분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든가, 영업비밀 또는 품질 유지 등의 이유로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계열사 간 거래에서 가격을 현저하게 낮게 또는 높게 책정했다거나 시장 경쟁성을 저해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내부거래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강자인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시장 질서를 왜곡시켜 중소기업과 소액주주,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 국회는 지금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매기는 세법개정안을 심의 중이다.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내부거래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당 내부거래를 막는 길은 철저한 세금 환수가 최선이다. 그러자면 공정위는 내부거래 현황을 보다 소상히 공개해야 한다. 상세한 정보가 공개돼야 주주권 행사가 활성화되고 시장 규율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업 스스로 편법·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대물림하겠다는 유혹을 떨쳐야 한다. 1%의 탐욕을 비난하는 지구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88분 동안 대사는 없다. 우연히라도 대사가 들어갈 법한 축제장면조차 한마디의 대사도 들을 수 없다. 배경음악도 없다. 전업 배우도 나오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잠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몇 차례 ‘고비’를 넘긴다면 황홀한 경험을 할 터. 이탈리아 서남부의 벽촌 칼라브리아를 배경으로 생명과 자연의 순환을 그린 영화 ‘네 번’(20일 개봉)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전 세계 평단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화는 3개의 토막이야기-‘늙은 목동’ ‘새끼염소’ ‘전나무와 숯’-로 구성된다. 하나의 생명체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순간, 다른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환을 영혼의 윤회라는 프레임으로 풀어낸다. 각본·연출을 맡은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위)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만큼 진지하고, 영화만큼 독창적인 장문의 답을 보내왔다. →특정 시간과 장소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사와 음악도 배제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정중동이다.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 까닭은. -공간과 시간은 인간끼리 약속한 개념이다. 난 필름이 돌아가는 동안은 가능하면 인간의 선입견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맞다. 카메라를 거의 이동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움직여 관객에게 이미지를 읽는 방향을 제시하는 건 자극적인 방법이다. 음악도 쓰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고정된 프레임을 선호한다. 난 영화라는 언어가 아주 폭력적인 설득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영화적 언어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억지로 설득하는 듯한 화면 이동을 거부하고 싶었다. ‘네 번’을 보는 동안 관객은 염소나 나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인간이 지구를 다스리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전통적인 동물 계급 피라미드를 부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영화를 보는 수준이 ‘네 번’ 정도 되고, 청각도 염소 우는 소리나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 때 나는 소리보다 인간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수준이 돼야 가능할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순환하는 삶과 자연, 시간을 초월한 장소의 망가지지 않은 전통을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강력한 연관성을 찾을 필요를 느꼈고 영화가 사라진 연결고리를 다시 찾게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답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관객, 영리를 추구하는 배급업자와 극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텐데. -신경 쓰지 않는다. 운 좋게도 영화 판매를 전담하는 올림피아 폰트 채퍼가 남들보다 영화를 팔 능력이 더 있다. 그녀에게 다음 영화가 벌레 사회의 불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더니 “알았어요. 60개국 이상 팔 수 있어요!”라고 하더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여행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들었는데. -2003년에 그곳에서 첫 장편 ‘기프트’(Il Dino)를 찍었다. 이후 종종 이곳을 찾았는데 친구들이 오지 몇 군데를 방문해 보라고 권했다. 비보 발렌티아 지방의 산악지대인 세레라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방법으로 숯을 만들었다. 한눈에 반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처음부터 목동과 동물, 칼라브리아의 숯장수, 몬테폴리노에서 매년 5월 열리는 나무 축제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유는 몰랐다. 너무 다르고, 너무 떨어져 있는 실체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2500년 전 위대한 철학자 피타고라스의 글을 읽었는데, 그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네 가지 형태의 삶-광물, 식물, 동물 그리고 인성·이성-이 있다. 피타고라스 덕에 네 개의 실체를 연결하는 해결책이 윤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목동, 새끼 염소, 커다란 전나무 그리고 숯더미 등 네 개의 다른 캐릭터에 연속적으로 깃드는 영혼의 신비한 여행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5년이나 걸렸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새끼염소 출산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도 궁금하다. -목동들한테 같은 장면을 반복 촬영해야 한다는 걸 이해시키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분들은 같은 염소의 젖을 여러 번 짜거나 하루에 염소 떼를 데리고 같은 장소를 두 번 지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동물들을 통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인간의 규칙을 강요하는 대신 그들의 규칙을 존중했다. 새끼 염소 출산 장면은 10월 중 2주 정도가 산란기고, 이 시기에 거의 200회 정도 출산을 한다는 것을 목동들에게 전해 듣고 준비했다. 새하얀 새끼 염소가 태어나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30마리 중에 한 마리 정도 나온다더라. 엄청나게 찍어야겠다고 각오했는데 처음 촬영에서 태어난 염소가 하얀 녀석이었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해서 시각적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게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담을 수 있는 도구다. 예컨대 영화는 세상과 우리의 관계를 담을 수도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의 실체를 재발견하게 해주기도 한다. →한국영화를 보는 편인가. 좋아하는 감독은.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이창동과 홍상수 감독을 특히 존경한다. 영화인은 아니지만, 백남준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작업은 그의 영향을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굿모닝 닥터] 가을 탈모

    서늘한 가을이면 고민이 커지는 이들이 있다.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때문이다. 풍성하고 윤기 나는 모발은 젊음의 상징이지만 이런 모발이 노력 없이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을에 탈모가 두드러지는 것은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 때문이다. 강한 자외선이 두피를 자극하고, 염증까지 유발해 탈모를 촉진하는 것. 물론 피지와 땀 등이 모공을 막기도 하고, 잦은 염색과 퍼머, 지나친 헤어 제품 사용과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문제가 된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가 영양결핍으로 이어져 병적인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탈모를 예방하려면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우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해소가 기본이다. 모발은 세포분열을 통해 자라므로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되면 성장력도 최대가 된다. 또 모발에 좋지 않은 라면·피자·햄버거·커피 등의 인스턴트식품, 설탕·케이크·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 지나치게 맵거나 짜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피와 모발을 청결하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일. 머리를 감을 때 두피에 강한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며, 수건으로 비벼 말리기보다 툭툭 쳐서 물기를 제거한 뒤 찬바람에 말리는 것이 좋다. 이때 모발을 충분히 말려야 모근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는데, 특히 여성들은 젖은 머리를 묶지 않아야 한다. 탈모는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만 잘하면 대부분 빠른 호전을 보이며, 환자에 따라 메조페시아나 두피 스케일링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가을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지만 그렇다고 이를 병적인 상태라고 단정하는 건 섣부르다. 그러나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담스럽다면 한번쯤 전문의를 찾아보는 것도 지혜다. 모든 병이 그렇듯 탈모도 예방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故 김우수·김장훈·카네기… 국내외 기부천사 사례 당정, 교과서 수록 추진

    故 김우수·김장훈·카네기… 국내외 기부천사 사례 당정, 교과서 수록 추진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정규 교과서에 ‘기부천사’들의 나눔 실천 사례를 수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인들을 상대로 하는 캠페인과 함께 아동·청소년 교육과정에서부터 나눔을 체화하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6일 “기부 문화를 진작하려면 어려서부터 나눔의 중요성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범적인 나눔 사례를 교과서에 실어 가르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음식 배달원 고(故) 김우수씨나 가수 김장훈씨와 같은 국내 ‘기부천사’는 물론 카네기나 록펠러, 빌 게이츠 등 대표적인 외국 자선활동가들도 교과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적인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용산 미군기지에 들어설 용산공원 내에 나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판례 무시한 국토부

    판례 무시한 국토부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지 소유권과 이용에 관한 규정은 1970년대부터 시행된 주택건설촉진법(주촉법)과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거치면서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이익을 보전해 주는 쪽으로 바뀌어 왔다. 국토해양부가 18일 국무회의에 올리는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법’(가칭)은 주촉법과 도정법을 근간으로 하면서 한 단계 더 조합의 이익을 강화해 주고 있는 법안이다. 이를테면 2003년 6월 이전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촉법에 따라 이뤄졌다. 조합이 아파트를 짓기 전에 도로, 공원, 녹지 등 공공시설을 사들이고, 이후 조합이 새로 만든 공공시설은 기부채납하도록 한 것이다. 2003년 7월부터는 도정법을 적용했다. 지자체는 기존의 공공시설을 조합이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 범위 안에서 조합에 무상으로 양도하고, 반면 조합은 새 공공시설을 지자체에 무상 귀속시키도록 했다. 또 조합은 착공시점부터 준공인가 때까지 ‘공유지 사용료’를 납부해야만 했다. 다시 말해 2003년 이후에 설립된 조합은 지자체의 공유지를 매입하지 않고도 연간 5%의 사용료만 납부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합들은 이 ‘공유지 사용료’마저 법의 허술한 점을 유리하게 해석해 납부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조합은 재건축 과정에서 추가분담금 납부 대신 최대 2억원의 현금을 받고 평수를 넓혀가는 등 개발이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서울 서초구에서 이 같은 도정법의 문제점을 발견, 조합을 상대로 2008년 1월에 변상금을 부과하고, 이어 ‘공유지 사용료’도 부과했다. 이에 조합 측은 “전례가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는 공유지에 대한 소유권이 여전히 지자체에 귀속돼 있기 때문에 조합이 공유지를 점유하는 것은 사실상 빌려 쓰는 것인 만큼 지자체에 사용료·점용료·대부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전국 자치단체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공사 기간에 사용하는 공유지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토해양부는 ‘공유지 사용료’ 면제 조항을 새 법안에 추가함으로써 이 근거마저도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터치’ 안 해도 스마트폰? 일상의 불편함 안 놓친 30代 그녀 작품

    ‘터치’ 안 해도 스마트폰? 일상의 불편함 안 놓친 30代 그녀 작품

    스마트폰 제조사 직원인 그녀도 스마트폰을 쓸 때마다 불편했다. 장갑을 끼는 겨울에는 전화가 걸려 올 때마다 화면 터치를 위해 장갑을 벗어야 했다. 실수로 바닥에 떨어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화장을 할 때도 화장품이 묻은 양손을 닦고 전화를 받거나 심지어 코로 터치하기도 했다. 팬택이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베가 LTE’에 적용한 ‘동작(모션) 인식’ 사용자 환경(UI)은 30대 골드미스의 아이디어였다. 주인공은 양혜진(36) 국내상품기획팀 과장. 그녀는 지난해 겨울 장갑을 낀 채로 걸려 온 전화를 받던 중 손을 대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기능을 처음 구상했다. 지난해 말부터 LTE폰 개발에 돌입한 팬택으로서는 자사 단말기에서만 구현되는 특화된 기술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점이었다. 하드웨어 성능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회사 내부에서도 팽배했다. 양 과장의 아이디어는 새로운 UI 개발을 고민하고 있던 팬택의 승부수로 떠올랐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지만 개발에만 10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베가 LTE의 디자인은 수차례 바뀌었다. 양 과장은 “동작 인식 UI에 대해 스마트폰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존 사례가 없어 내부적으로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키넥트의 경우 인간의 관절 움직임까지 인식하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는데 이를 스마트폰에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격론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가 LTE의 카메라에는 인간의 동작을 읽어 내는 알고리즘 기술이 적용됐다. 손짓을 통한 미세한 명암 차이를 인식해 전화 및 문자메시지 확인, 전자책, 사진, 음악 등의 기능을 동작시킨다. 전면 카메라 앞에서 손을 좌우로 흔들면 자동으로 스피커 모드로 변환돼 통화할 수 있다. 전자책이나 사진을 넘길 때는 손을 좌우로 이동하면 되고, 음악을 듣거나 정지할 때는 손바닥으로 가리면 된다. 초기 단계의 알고리즘이지만 스마트폰의 필요 기능이 대부분 손동작으로 구동된다. 동작 인식을 최적화하기 위해 팬택 개발팀은 소비자 행동 양상을 시나리오로 분석해 일일이 구현하면서 알고리즘을 손봤다. 양 과장은 “스마트폰 UI는 앞으로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애플과 구글이 개발한 음성 인식뿐 아니라 동작 인식 기술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베가 LTE의 동작 인식 UI를 특화된 기술로 구축하고 음성 인식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이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 되는 것도 독자의 몫”

    “책이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 되는 것도 독자의 몫”

    새 책의 유통기한은 요구르트보다 짧다고 했던가.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다 절판으로 그 몫을 다한다. 베스트셀러나 작가 명성에 미혹돼 서가(書架)의 먼지만 뒤집어쓰다 버려지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독자가 진가를 알아보기 전에 출판사의 절판 처분을 받는 책도 부지기수다. 책들의 저수지(reservoir)에서 진귀한 책, 절판된 책들을 건져내는 손맛이 궁금했다. 경북 상주의 한 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박균호(43) 교사의 김천시 부곡동 아파트를 찾았다. 가장 넓은 방의 양쪽 벽이 책장 차지였는데 가로 여덟 칸, 세로 일곱 칸에 꽂힌 책들 무게를 못 견뎌 시렁이 활처럼 휘어지곤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도 밥을 먹으며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자신을 빼닮았다고 흔감해하는 박 교사와의 일문일답. →25년 동안 3000권을 모았다는데 책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기회 있을 때마다 주위에 나눠주기 때문이다. 집에서 차로 30분 걸리는 학교의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고 있다. 집이 계속 좁아진다. ●‘숨어사는 외톨박이’와 마주하며 절판본에 눈떠 →지금까지 나눠준 책들이 얼마나 되나. -헤아릴 수 없다. 인터넷 독서 커뮤니티에도 난, 양보심 많은 이로 알려져 있다. 해서 지금도 여기저기서 책 달라는 이메일과 편지를 받는다. →절판본, 희귀본에 눈 돌리게 된 계기는. -1995년에 ‘숨어사는 외톨박이’(1977, 뿌리깊은나무)란 책과 마주하면서였다. 너무 좋아 선물하려 했는데 절판됐다고 했다. 어렵게 책을 구하게 되면서 지독한 새책주의자였던, 전 주인의 메모나 밑줄을 끔찍히 싫어했던 내가 전 주인의 흔적마저 사랑하게 됐다. 박 교사는 최근에 낸 ‘오래된 새책’(아이북스)에 ‘3000권의 책 중에서 단 한 권만 제외하고 모두 버려야 한다면, 집에 불이 나서 단 한 권만 들고 집을 빠져나와야 한다면, 내 인생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에게 단 한 권의 책으로 아부를 해야 한다면, 내 가족을 죽음으로부터 구해준 고마운 이에게 책으로 답례를 해야 한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적었다. →책은 어떻게 구하나. -독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추천글을 참조한다. 너무 많은 책 가운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또 명실상부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해서 희귀본과 절판본을 구하는 이들은 소장 가치가 높다는 책이 나오면 일단 손에 넣고 본다. 다른 사람이 추천한 책에서 다른 책 정보를 얻거나 실마리를 찾는 경우도 많다. 소문과 평판만 좇아 책을 손에 넣었다가 실망해 짜증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책은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이에게 가야” →지론이 있다면. -좋은 책은 언젠가 다시 출간돼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 독자 몫이다. 또 하나, 책은 가장 필요로 하는 이에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에 비싼 값을 치르고 산 책이라도 정말 간절히 원하는 이에게 양보하곤 한다. 최근에 낸 책이 몇몇 언론에 소개되면서 ‘헌책 사냥꾼’이란 오해를 사겠구나 싶다. 책을 사랑하다가 절판본의 가치에 눈뜬 사람에 불과하다. 김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15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Weekend inside] 소액 결제 카드 수수료 논란…실상과 해법은

    [Weekend inside] 소액 결제 카드 수수료 논란…실상과 해법은

    “정부가 신용카드 수수료를 직접 규제할 생각은 없다. 신용카드사 스스로 답을 내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신용카드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거부 논란과 관련해 신용카드사에 사실상 수수료 인하 검토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으며 현행 수수료의 인하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소 가맹점들이 1.5% 수준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평균 1% 후반에서 2% 초반 정도로 인하 폭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건수는 2억 258만건. 경제활동인구 2500만명이 모두 신용카드를 가졌다고 가정하면 1인당 한 달에 8번 이상은 소액 결제를 한 셈이다. 일부 상인들은 소액 결제가 늘면서 물건을 팔아도 카드 수수료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소액 결제를 거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소액 결제를 거부하면 소비자들의 불편은 커질 게 뻔하다. 소액 카드 결제가 늘었다면 카드사 수수료 수입이 늘어났을 것이고,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조금만 낮추면 영세 상인도 보호되고 소비자 불편도 해소될 것이다. 카드사는 이 같은 주장에 소액 결제가 늘어날수록 손해라고 반박한다. 카드사는 결제망 운영 비용, 카드 대금 조달 금리, 전표 관리에 따른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한다. 신용카드로 한 번 결제할 때마다 카드사가 주장하는 원가는 200원가량이다. 부가가치통신망(VAN) 업체에 지급하는 부분이 100여원으로 가장 크다. 소액 결제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5000원짜리 음식을 먹고 카드로 결제하면 식당 주인은 수수료로 2% 내외, 즉 100원을 카드사에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카드사의 원가는 200원이니 식당 주인과 카드사가 각각 100원씩 손실을 보게 된다. 영세 상인은 부담 되는 수수료를 낮춰 달라고 하고, 카드사는 자신들도 손해라며 맞서는 이유다. 소액 결제의 경우 가맹점과 카드사 모두 손해를 보는 ‘루즈-루즈 게임’이 된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신용카드 거래 구조 때문이다. BC카드를 제외한 국내 카드사는 외국처럼 ‘4당사자’(카드사-전표 매입사-소비자-가맹점) 체제가 아닌 ‘3당사자’(카드사-소비자-가맹점) 체제로 운영된다. 카드사가 카드 발급과 전표 매입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고 회원과 가맹점도 직접 모집해 관리한다. 업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4당사자 체제는 가맹점과 전표 매입사 간에, 또 전표 매입사와 카드사 간에 경쟁 관계가 형성된다. 수수료가 시장원리에 따라 매겨지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3당사자 체제에서는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끼리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가맹점에서 충당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사실 카드 사용은 1개월 이내의 단기 대출과 같지만 카드사는 카드 이용자에게 이자를 물리지 않는다. 오히려 포인트 혜택까지 부과해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많다.”며 “우리나라는 정부의 신용카드 장려 정책으로 가맹점이 수수료를 부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이미 다섯 차례에 걸쳐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아직 추가 인하 여력은 있어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 카드사는 70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거뒀으며, 전체 수익 중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세 상인이 대다수인 음식업종 수수료율(2.1~2.7%)이 골프장(1.5~3.3%), 주유소(1.5%), 대형마트(1.6~1.9%) 등보다 높은 것도 수수료 인하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여론 압박이 거세다 보니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중소가맹점 위주로 수수료를 어느 정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 수익 구조가 금융권 최악인 만큼 무리한 수수료 인하 강요는 자칫 ‘제2의 카드대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신전문금융협회가 최근 신용카드 4개사(신한·삼성·현대·롯데)의 2001~201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 및 위험도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가 이익을 내고 있지만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사가 회원에게 제공되는 부가 서비스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카드 결제 공동망 이용을 활성화해 대형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높이고 중소형에 대해서는 낮추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법의관이 도끼에… ’ 법의학 선구자 문국진

    [저자와 차 한 잔] ‘법의관이 도끼에… ’ 법의학 선구자 문국진

    범죄 수사에서 과학 수사는 이제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고 과학 수사를 떠받치는 학문은 법의학이란 영역으로 통한다. 선진국에서는 법의학 연구와 수사상 적용이 오랜 역사를 갖지만 이 땅에 법의학 관련 사회적 기관이 세워진 건 1955년 발족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가 처음이다. 한국의 법의학 역사는 고작 56년이란 일천한 나이를 갖는 셈이다. 국과수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 뒤 줄곧 법의학에 천착해 사는 인물이 있다. 학술원 회원 문국진(86)옹. 한국 법의학을 불모의 영역에서 필수의 과제로 끌어올린 그가 낸 책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알마 펴냄) 출간에 맞춰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자택을 찾았다. 자신의 책을 들고 찾아 온 기자를 반갑게 맞은 문옹은 책 제목에 얽힌 사연을 들어 잘못된 법의학 인식을 먼저 안타까워했다. “한국 법의학의 수준과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실제 적용 과정에서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지요. 검시와 부검의 상황에 처한 유족들이 ‘두 번의 죽음’이라 여겨 반발하는 경우도 많고요.” 법의관으로 변사체를 검시할 때 유족이 내려친 도끼에 맞아 죽을 뻔하고 돌팔매며 욕지거리를 당하기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스스로 선택해 평생을 법의관과 법의학자로 살아왔지만 법의의 발전을 결정적으로 막는 사법적 토양은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일제시대 한국의 의대엔 법의학 교실이 설치돼 법의 공부를 할 수 있었는데 해방 후 미국식 제도가 도입되면서 법의의 실종을 맞게 됐지요. 미국에는 단위 의과대학에 법의학 교실이 없지만 법의관(ME)제도가 정착돼 검사나 법원의 조치와 상관없이 의사가 변사 검시를 독립적으로 수행합니다.” 한국의 시찰단이 미국 의대에 법의학 교실이 없다는 이유만을 들어 의대에서 법의학을 배제시켜 지금의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법의의 발전에는 의사들의 검시를 원천적으로 막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각계에 내고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서울대 의대 3학년 때 비를 피해 찾아든 청계천의 헌책방에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고 인생의 방향을 바꾼 문옹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이 임상의학이라면 사람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은 법의학이다.’ 이 말에 요즘 말로 ‘필이 꽂혔다.’는 문옹이 의학 공부에서 줄기차게 강조하고 실천한 건 인권이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법의관’ ‘한국 법의학의 태두’…. 그의 이름에 따라붙는 수식은 괜한 게 아니다. 국과수 창설 멤버였고 1967년 한국대학 중 처음으로 고려대에 법의학 교실을 창설한 주역이자 대한법의학회 창립자. 지금 전국 43개 의과대학 중 법의학교실이 설치된 대학은 13개에 달하며 법의관 과정을 밟는 이도 130여명이나 된다. “법의학은 범죄와 형벌만을 위한 형사 차원에서 탈피해 사고의 판단과 손해의 고정한 분배를 다루는 민사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가 요즘 매달려 있는 영역은 ‘법의 예술 병적학’. 세계적인 문호나 예술가의 사인이며 작품을 의학적 관점에서 규명하고 해석하는 이른바 북 오톱시(Book Autopsy)다. 미술작가와 음악가의 남아 있는 작품과 흔적을 추적해 정확한 사인이며 작품 속 의미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물론 그 작업의 바탕도 인권이다. “법의학 연구는 대학에 맡기고 이제 저는 저변의 인식 확산에 몰두해야죠. 법의학적 감정은 지식만 갖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지혜가 필요하지요. 그런 점에서 사람이나 작품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침해된 권리나 오해를 바로잡는 일 또한 법의학이 당연히 해야 할 분야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Weekend inside] 전자발찌 위치추적관제센터 간 권재진 법무

    [Weekend inside] 전자발찌 위치추적관제센터 간 권재진 법무

    14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 서울보호관찰소 내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큰 화면에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범죄 전력자의 위치가 포착된 서울 종로구와 동대문구 등의 지도가 나타났다. 주변의 건물과 버스 정류장, 도로표지판 등 세세한 지리정보가 표시된 1000분의1 지도에는 전자발찌를 부착한 전과자의 이동경로가 빨간선으로 나타났다. 출입·접근금지 구역 진입 횟수나 위치이동 패턴 관리도 가능했다. 관제센터는 전과자의 위치를 2분 단위로 업데이트해서 보여 준다.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관제팀 12명이 3개조로 나눠 24시간 운영된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이상행동에 따라 참조경보와 주의경보, 위험경보 등 3단계로 나눠 대응조치가 이뤄진다. 전자발찌 부착자가 장치를 훼손하거나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에 접근할 때는 가장 높은 위험경보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경찰도 항상 출동할 수 있도록 대응조치돼 있다. 이날 센터를 처음 방문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아동·장애인 대상 성범죄에 대한 관심을 의식한 듯 전자발찌제도의 확대 시행 방침을 밝혔다. 권 장관은 “장애인을 단 1회 성폭행해도 전자발찌를 채우도록 정부차원에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는 살인 등에 적용되지만 앞으로 강도 등 강력범에게도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 추적이 어려웠던 지방의 지하철역에도 GPS중계기를 설치하고, 대전에 제2관제센터를 개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11월 말 보급되는 신형 전자발찌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신형 전자발찌는 500회 이상 충전이 가능해 최대 4000주(2만 800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고 두께도 6㎜ 정도 얇아졌다. 구형 장치는 충전이 불가능해 최대 사용기간이 25주에 불과했다. 김희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구형 장치는 일상생활에서 다소 불편한 면이 있었다.”면서 “신형 장치 보급으로 피부착자의 사회적응에 좀 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도가 시행된 2008년 9월부터 현재까지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누적인원은 1584명으로 이 가운데 성폭력 사범이 1093명(69.0%)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사범 489명(30.9%), 미성년자 대상 유괴사범 2명(0.1%) 등의 순이었다. 현재 전자발찌 부착자는 810명으로 형집행 중인 913명이 부착을 기다리고 있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은 1.3%로 14.8%였던 2005~2008년과 비교하면 재범률이 12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일본통신]’홈런왕’ 야마사키의 빈자리가 씁쓸한 이유

    [일본통신]’홈런왕’ 야마사키의 빈자리가 씁쓸한 이유

    역대 일본야구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카도타 히로미쓰(63)가 가지고 있다. 카도타는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시절인 지난 1988년 만40세의 나이로 44개의 홈런을 쳐내며 최고령 홈런왕에 등록했다. 카도타는 이후 오릭스로 이적한 1989년 33개, 1990년 31개의 홈런을 쳐내며 불혹의 나이가 무색할만큼의 장타력을 뽐냈던 대표적인 타자다. 그렇다면 현역 선수들 중에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바로 얼마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퇴단 된 야마사키 타케시(43)가 그 주인공이다. 야마사키는 2007년 외국인 타자 터피 로즈(전 오릭스)와 시즌 막판까지 가는 혈투 끝에 4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개인 통산 두번째 홈런왕을 차지했다. 당시 야마사키가 홈런왕에 등극할때의 나이가 만 39세다. 야마사키는 우여곡절의 대명사격에 해당되는 선수다. 1989년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해 1996년 첫 홈런왕(39개)을 차지하기 전까지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소화해 본적이 없었던 타자다. 이후 야마사키는 오치아이 히로미쓰(현 주니치 감독)가 니혼햄으로 이적하자 이듬해부터 팀의 4번타자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탄탄대로를 달릴것 같던 야마사키는 2002년 부상으로 쓰러지며 2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잊혀진 선수가 됐다. 정교함보다는 장타력, 그리고 장타력을 제외하면 내야수로서 특출나게 내세울것이 없었던 야마사키의 쓰임새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우승을 노리던 주니치 입장에선 지명타자에나 어울릴법한 야마사키의 존재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3년 야마사키는 오릭스로 이적한다. 이적 첫해 홈런 23개를 쳐내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듬해인 2004년 또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야마사키에게 내려진 가혹한 시련이었다. 오릭스 구단은 그해를 끝으로 야마사키를 방출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야마사키를 구출한건 신생구단 라쿠텐 골든이글스였다. 2005년 라쿠텐은 센다이시를 연고로 새롭게 창단된 구단이다. 라쿠텐에서 야마사키는 이적 첫해 부상을 떨쳐내며 25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불사조와 같은 모습을 재현한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무릎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도 이쯤이다. 그리고 한 시즌을 잘보내면 이듬해 부상이 찾아왔던 것을 말끔하게 해소하며 노무라 카츠야(전 감독)가 부임했던 2006년, 모처럼 만에 규정타석에 들며 19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야마사키가 노장 파워를 제대로 보여준 것은 2007년이다. 그해 야마사키는 타율 .261 홈런43개, 108타점을 기록하며 주니치 시절이었던 1996년 이후 무려 11년만에 홈런왕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해 라쿠텐은 신생구단으로서 처음으로 꼴찌에서 탈출(4위)했는데 야마사키의 활약 역시 밑거름 됐던 것은 당연했다. 타자가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하락하는게 파워다. 그래서 보통의 노장 선수들은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폼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야마사키는 원래부터 정교함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고 아직도 풀스윙으로 일관하는 대표적인 타자다. 올해 야마사키는 8월 18일 경기(세이부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기록했다. 42세 9월만에 기록한 최고령 400홈런 신기록이다. 이런 야마사키가 올해를 끝으로 라쿠텐을 떠난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올 시즌 부진했던 타선을 정비할 계획으로 내년부터는 좀 더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에선 야마사키에게 올 시즌 후 현역 은퇴, 그리고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야마사키가 이를 거부했다. 10일 경기(지바 롯데전)가 라쿠텐에서 마지막 경기된 야마사키는 홈구장인 크리넥스 스타디움 미야기를 찾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이며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쿠마 히사시와 타나카 마사히로 등 동료 선수들 역시 눈물을 보인 것은 마찬가지. 야마사키에 대한 라쿠텐 팬들의 사랑은 말로 다 형언할수 없을 정도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라쿠텐이 창단할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4번타자 자리를 지켜왔고 아직까지 라쿠텐에서 야마사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쳐낸 선수가 없었을 정도로 팀을 대표하던 타자였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전권을 쥔 호시노가 선수단을 장악하는 그리고 기존의 색깔을 지우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말 감독에 취임한 호시노는 비록 농담이었지만 기자들 앞에서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를 데려오고 싶다’ 며 멀쩡한 4번타자 야마사키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호시노가 야마사키를 대신해 4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는 요코하마에서 뛰었던 브렛 하퍼로 알려져 있다. 노장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실력이 있고 아직 힘이 있다면 경험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팀에 더 보탬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 라쿠텐에서 야마사키(11홈런)보다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없다.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되지만 않았다면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쳐낼수 있었다. 팀 체질개선이 필요하더라도 이런식의 선수정리는 말이 많을수 밖에 없다. 약팀 라쿠텐을 위해 헌신했던 그리고 창단 멤버로 ‘불꽃부활’의 화신이었던 야마사키의 퇴단은 결코 팬들을 배려하는 행동이 아니다. 사진=왼쪽은 호시노 센이치, 오른쪽은 야마사키 타케시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全신병에 뇌수막염 백신

    국방부가 지난 4월 육군훈련소 훈련병의 뇌수막염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5년간 약 4800억원을 들여 군의관 등 의료인력 1600여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간호학과 남학생을 대상으로 간호 일반하사와 간호장교후보생 제도가 신설되고, 장기 군의관 처우도 개선된다. 또 훈련소에 입소한 모든 신병에게 뇌수막염 백신접종이 제공되고 해·공군에 이어 육군 장병에게도 건강검진이 실시된다. 국방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2016년 의료체계개선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병역의무가 있는 남자 간호학과 재학생이 간호장교후보생으로 선발되면 면허 취득 후 일반하사로 입영(21개월) 또는 소위로 임관(3년)할 수 있다. 또 기존 4%에 불과한 장기 군의관 비율을 12%까지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존에 남성만 지원할 수 있었던 군·치의 장학생의 문호를 여성에게로 넓혔고, 장기 군의관 임관제 지원 가능 연령을 기존 35세 이하에서 37세 이하로 바꿨다. 조기 진단 및 신속한 후송을 위해 진료체계가 대대·연대→사단의 2단계로 간소화된다. 또 내년부터 훈련소 모든 신병에게 뇌수막염 백신이 제공되고 2014년부터는 모든 병사가 상병진급 시 18개 항목의 건강검진을 받는다. 조기진단 차원에서 신병 자대배치 시 이등병 기간 주치의 개념의 건강상담을 두 달에 한 번씩 받는다. 유급을 우려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질환별로 유급적용 시간의 기준을 최대 80시간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계가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경영 투명성 확보 ▲기업 대출 관행 개선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등 3가지 대전제를 제시했다. 이 전제들은 김 위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펼칠 새로운 정책 목표인 셈이다. 하지만 그간의 행태를 전면적으로 고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권의 반발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론됐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주주가 아닌 회장이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 장 사이에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은 주주를 배제하고 권력을 잡기 위한 내부의 암투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라 전 회장이 지난해 초 4연임에 성공하자 이를 두고 경영진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사건이었다. ●“금융지주 회장 지배권 문제많다” 계속 되풀이되는 ‘관치금융’ 논란도 문제다. KB금융지주는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정부의 반대에도 2009년 12월 KB금융 회장 내정자로 선출되면서 갈등이 터졌다. 정치권의 인사개입 논란까지 들끓자 강 전 행장은 6년간 이끌었던 국민은행장직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금융기관의 ‘비올 때 우산을 뺏는’ 대출 관행도 여전하다. 김 위원장은 “은행에 어려울 때를 대비해 돈을 빌려 오라고 해도 잘 안 하는데 이는 나중에 어려워지면 기업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생연후’(我生然後·나부터 살자)라는 사자성어로 은행을 비판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적한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부분 역시 우리 금융의 취약한 부분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고위험의 상품을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보험업계는 2009년 중복보장이 안 되는 실손보험을 너도나도 판매했다가 다시 해당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했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역시 금융기관 파산 시 휴지조각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금융소비자도 많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뜻대로 3가지 전제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은행권이 경제 불황기에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 나서야” 지난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금은 5575만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시총 상위 5개 대기업 평균 임금(7648만원)에 비해 72.9%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의도 시위 상륙을 봐도 미국처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작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연봉은 실적과 성과에 따라 받는 것인데 고액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 CEO가 큰돈을 받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선전하던 금융상품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온 것이 문제”라면서 “우리는 월가랑 다르다는 점은 맞지만 금융 문제가 생기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본 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법무부·검찰, 형사소송법 시행령 초안 내용은

    법무부·검찰, 형사소송법 시행령 초안 내용은

    법무부와 검찰이 경찰의 내사 범위를 축소하는 형사소송법 시행령(대통령령) 초안을 제시한 것은 사실상 현재의 내사가 수사와 다름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경찰의 참고인 조사와 계좌추적 등의 활동은 수사이고, 지휘의 대상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시행령 초안에 따르면 경찰의 내사 범위는 초기 탐문과 정보수집 정도로 제한된다. 사건 인지 단계에서만 검찰의 지휘 없이 활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경찰이 관행적으로 내사로 분류하는 참고인 조사와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은 수사 개시 단계로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 영장이 필요한 경우도 수사로 명확히 하자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경찰이 피의자를 입건해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하는 기본 시스템은 같지만, 경찰의 독자적인 활동 범위는 줄어들게 된다. 초안에는 내사로 범죄 혐의가 파악되면 곧바로 입건하고 범죄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건에 대해서만 입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안사범과 선거사범과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개시 단계부터 사전 지휘를 받도록 하고, 그 외 민생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의 자율권을 더 보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 경찰은 참고인 조사, 즉 어떤 사건에서 누구를 불러 조사할지,부르지 말아야 할지 등의 내사 사건에 대해서 검찰에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초안이 시행령에 담기면 대부분 수사 자료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넘어가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순수한 의미의 내사는 첩보의 신빙성을 최초 단계에서 확인하고 추가로 사건을 진행할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범죄 등에 대한 원인조사와 영장발부, 확인조사 등은 수사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방안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피의자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수사 절차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초안이 시행령에 담기면 내사 단계에서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하고 자료를 남기지 않는 관행은 사라지게 된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내사를 무리하게 진행해 불필요한 입건이 발생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피의자와 피해자의 인권도 보장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0일 총리실 주재로 검·경 수사권 등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한 정부는 12월말까지 검·경 등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형사소송법 세부시행 방안을 대통령령으로 최종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령 제정의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시행령을 입안하고 관계기관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도출하게 된다. 최종안은 법제처의 심사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검찰의 초안에 경찰이 반발하고 있어 지난 6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불거졌던 양측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3D, 관객들도 빠져들 것”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3D, 관객들도 빠져들 것”

    ”타이타닉호와 함께 침몰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4월 6일 전세계 동시 개봉예정인 영화 ‘타이타닉3D’에 대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입을 열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약 17분 정도의 ‘타이타닉3D’ 시사회를 마친 카메론 감독은 새롭게 태어난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카메론 감독은 “특별히 영상에 손댄 것은 없다. 배는 가라앉고 끝나는 방법도 변화는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은 “이번 3D판은 좋은 성과를 얻어 관객들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은 이전 보다 더 캐릭터와 가깝고 자신도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존 랜다우도 “특수효과 기술 등 특별히 업데이트 한 것은 없다.” 며 “영화를 한번 수정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어디서 멈추어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영화 ‘타이타닉3D’는 1912년 4월10일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기려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 6일 개봉한다. 한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릿이 주연을 맡았던 ‘타이타닉’은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쓴 것을 포함 전세계에서 18억 달러가 넘는 입장 수입을 올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스티브 잡스의 따뜻한 시장경제/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스티브 잡스의 따뜻한 시장경제/장제국 동서대 총장

    “아빠, 스티브 잡스가 죽었대… 어떡하지 불쌍해서?” 한창 바빴던 지난 6일 이른 오후 초등학교 6학년인 딸로부터 온 전화였다. 스티브 잡스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어린 딸이 슬퍼하는 목소리를 듣고 그의 영향력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에 대한 책을 제법 많이 읽었던 필자 역시 그날 온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스티브 잡스는 참 신비로운 존재이다. 양자로 입양되어 겪어야 했던 어린 시절의 가련함, 몇 번의 사업 실패에도 굴하지 않았던 오뚝이적 집념, 편집광적인 집착, 인문학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제조 장르의 개척, 열광하게 하는 프레젠테이션 기술, 췌장암과의 처절한 투병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하는 그의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그의 이러한 인상은 홀연히 떠나버린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더 깊어졌다. 사실 따지고 보면 스티브 잡스도 ‘사업가’에 불과하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고 또 그것으로 이익을 창출해 부를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살아 온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세상의 허다한 ‘장사꾼’으로 보지 않았다. 매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신제품을 소개할 때면, 누가 ‘갑’이고 ‘을’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대에 들어서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 마땅히 ‘갑’의 입장에 서 있어야 할 소비자들이 오히려 기립박수를 치는 주객전도의 현상을 우리는 자주 목격해 왔다. 어떻게 이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 더구나 지금 세계는 대공황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아우성이고,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한 주범으로 ‘가진 자’들을 지목하고 있는 이때에 말이다. 잡스도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가진 자’의 부류에 속해 있지 않은가? 시장경제 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직장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그 신성한 노동의 대가로 급료를 받고, 이를 통하여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전제가 되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요즈음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기대하던 ‘행복’은 찾아오지 않고, 교묘한 ‘돈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시대가 되어 간다는 느낌을 가지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결정짓는 것이 자신들의 노동이 아니라 탐욕에 젖은 자본가들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지금 자본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빈부격차의 갈등이 폭발하여 폭동이 일어났다. 최근에는 미국의 월가에서도 노동자들이 궐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정계와 경제계는 사태의 추이를 살피며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끊임없는 노사 갈등,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시민단체의 약진 등이 이러한 긴장의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도 돈을 버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부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가 만든 상품을 통해 무언가 모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따스함’이 있다는 점이, 부만을 좇는 여타의 ‘냉혈적’ 자본가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은 상품 개발, 그리고 그것을 통한 인간 행복에의 접근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여는 것을 조금도 아깝게 여기지 않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방탕은 자본주의를 위기로 내몰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나눔을 강조하는 소위 ‘자본주의 4.0’이 새로운 담론으로 우리사회에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4.0’의 약점은 이미 부를 축적한 자본가들의 ‘선처’와 ‘결단’에 의존해야 한다는 데 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의 축적 과정이다. 노동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자본가들의 부의 축적, 그리고 삶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대가로서의 부의 축적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따뜻한’ 시장경제주의라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 주는 교훈인 것이다. 잡스가 사망한 바로 다음날, 애플의 한 경쟁업체가 최근 매출 경쟁에서 아이폰을 추월했다는 보도가 날아들었는데, 그 소식이 어째 매우 진부하고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일까? ‘따뜻한’ 시장경제주의가 절실한 때이다.
  • 檢 “인터넷 흑색선전 급증에 적극 대응 ”

    檢 “인터넷 흑색선전 급증에 적극 대응 ”

    검찰이 오는 ‘10·2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을 집중 단속하기로 한 방침은 새로운 선거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온라인상에서 불법적인 선거운동이 이뤄지는지를 보다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공안수사의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검찰의 SNS를 통한 불법선거운동은 마땅히 단속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적법성 여부를 떠나 온라인에 대한 검찰의 적극적인 대응은 젊은이들의 선거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칫 선거 지형에서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논란인 셈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인과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까지도 선거 당일에는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 투표 독려 등의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트위터에 투표를 독려하는 글까지 일일이 단속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악의적으로 선거운동을 했을 때에 한해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당국이 수위를 정해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원래 작성자는 물론, 트위터 게시 글을 팔로어(follower)에게 전달(retweet)하는 경우도 처벌 대상이 된다. 실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30여 차례 올려 팔로어에게 전달한 행위나 타인의 아이디를 도용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홍보성 글을 올려 검색순위를 조작하고 대가를 받은 사례 등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최근 금품 선거사범은 감소한 반면 허위사실 공포 등 흑색선전사범 비율이 높아진 것도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이 많아졌음을 방증한다. 17대 총선에서 흑색선거사범 비율은 전체의 14.9%였지만 18대 총선은 20.2%로 늘어났고, 제4회 지방선거에서 11.5%였던 흑색선거사범은 제5회 선거에서 16.8%로 증가했다. SNS를 이용한 불법선거 시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SNS 단속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적법 절차에 따른 단속이 강조됐다는 후문이다. 선관위 등 일선 선거단속 현장에서 선거운동 단속행위의 적법성 시비가 일어날 경우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검찰은 10·26 재·보선과 관련, 입건된 선거사범은 이날 현재까지 9명으로 이중 4명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됐다고 밝혔다. 다른 5명의 선거사범은 기초단체장 4명, 기초의원 1명 등이다. 서울시장 선거관련 사범은 후보를 비방하는 동영상이나 영화 패러디 사진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린 네티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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