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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10조원 넘는 복지공약 재원대책 묻자/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10조원 넘는 복지공약 재원대책 묻자/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적어도 복지정책 면에서 정치권의 최근 무게중심은 왼쪽으로 이동한 듯하다. 지난해 말 집권당까지 가담하여 ‘한국판 버핏세’를 전격적으로 처리한 것을 보면 분명히 그렇다. 4월 총선을 맞아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복지공약들의 예상 소요 규모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가 민심을 반영한 것일까? 적어도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실시한 ‘우리 국민의 복지정책 욕구 인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니다’다. 이 조사는 2006년부터 거의 매년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상대로 실시해 온 조사이다. 올해는 네번째로 연초 약 한 달에 걸쳐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복지이념별 정당지지 성향은 소폭이지만 오히려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보편 복지에 대한 지지도는 소폭 하락했다. 오히려 ‘선(先) 성장 후(後) 복지’를 지지하는 의견이 이번 조사에서 3% 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선별 복지에 대한 선호도를 구체적으로 묻는 항목에서는 1차의 경우 반대가 동의를 웃돌았으나(동의 대 반대 비율 0.98), 이번 4차의 경우 동의가 반대 의견의 1.6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선별 복지에 대한 동의 비율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그 재원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묻는 항목에 대해 동의 대 반대 비율이 지난 3차 때의 1.73에서 1.17로 오히려 크게 하락했다. 무엇이 정치권의 바람몰이(?)에도 불구하고 국민인식을 변하게 했을까. 세금문제에 민감하지 않은 국민은 없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특히 민감하다. 지난 정부는 ‘세금폭탄’ 비판에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 정부는 거꾸로 ‘부자 감세’ 비판에 시달렸다. 그런데 세금에 대한 여론이 극에서 극으로 변했던 이 두 기간 사이의 조세부담률 격차는 불과 1.5% 포인트이다. 미국이나 영국이 정권 변화 시 겪는 조세부담률 차이가 3% 포인트 정도인 점을 감안해 보면, 매우 민감한 반응이다. 언론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복지를 다룬 일간지의 사설 수가 재작년에 비해 작년에 2배 늘었다고 한다. 사설이 이 정도였으니, 관련 기사의 언론 노출은 더욱더 많았을 것이다. 일종의 계몽효과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권의 복지공약에는 재원대책이 애매모호하다. 증세를 거론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고작해야 연간 수천억원 수준의 세수 규모다. 공약의 지출 소요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러면 과연 어느 정도의 복지 지출이 명시적인 증세 없이 조달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까? 필자의 어림짐작으로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10조원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 근거는 이렇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도, 경상 GDP가 늘어나면 세금은 그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특히 누진구조의 소득세 조세탄성치는 1.3 정도이다. 자연세수의 증가와 함께 과표를 양성화하고 이미 정책효과를 거둔 각종 조세 감면을 축소하는 노력이 보태진다면, 1조원 이상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다. 재량지출을 줄이는 노력으로 6조원 정도는 조달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재량지출의 5%만 절감해도 6조 5000억원 수준이다. 24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의 10%만 복지로 돌려도 2조 4000억원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92조원 규모인 복지지출 내에서도 절감 재원을 마련해볼 수 있다. 재작년 하반기 사회복지 통합관리망이 가동되자마자, 약 4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 부정수급을 찾아냈다고 한다. 작년 상반기에도 역시 비슷한 규모의 부정수급이 확인되었다. 복지지출의 중복과 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면, 상당한 절감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의 재원 조달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가 강한 정책의지를 가지고 강력히 추진해야 가능한 일이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심정으로 매년 벌어지는 예산국회에서의 지역 나눠먹기식 증액을 막아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연간 10조원 이상의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분명히 물어야 한다. 그 재원대책이 무엇이냐고.
  • 여수박람회때 낚시관광객 유치

    전남도가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전국 낚시 동호인을 대상으로 박람회 관람객과 연계한 낚시 관광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는 현재 운영 중인 장흥 정남진 해양복합낚시공원 주변을 정비하고 6월까지 준공 예정인 강진 가우도 지역의 복합낚시공원을 박람회 개최 시기를 고려해 앞당겨 준공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가우도에 조성하는 복합낚시공원은 총 120명이 해상낚시를 즐길 수 있는 청자 상징 모형의 낚시공원이다. 강진 낚시공원이 준공되면 인접한 장흥 낚시공원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2009년 개장한 장흥 정남진 해양복합낚시공원의 경우 전국의 강태공들로부터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에만 무려 1만 40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인곤 도 해양수산국장은 “전국적으로 낚시동호인이 500여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전국 낚시객을 전남으로 유인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낚시터가 해양관광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는 내년에도 여수와 보성, 진도에 해양복합낚시공원을 조성해 강태공들에게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재미를 주고 가족단위의 여가 쉼터는 물론 새로운 해양관광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육성할 방침이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이 문제다. 커서 좋을 게 없는데도 자꾸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이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의 일부지만 결과는 여간 심각하지 않다. 문제는 소변을 볼 때 나타난다. 한마디로 시원찮다. 요도가 압박을 받아 오줌이 쨀쨀거리는가 하면 시원하게 배뇨를 못해 자주 소변욕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방광의 오줌길이 막혀 아예 소변을 못 볼 수도 있다. 점차 삶의 질이 망가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립선을 잊고 나이 탓만 한다. 이런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로부터 듣는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정자의 생존에 필요한 전립선액을 만드는 등 남성의 생식능력 유지에 필수적인 전립선은 방광 질하부에서 방광에 고인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의 일부를 마치 도넛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런 전립선은 젊을 때는 크기가 정상이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커진다.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세포의 증식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방광 출구를 막아서 폐색을 유발하거나 빈뇨·잔뇨감 등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전립선비대증이라 한다.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유병률은 환자의 나이에 비례한다. 보통은 40대부터 비대가 시작돼 50대는 50%, 60대는 60%, 80세 이후에는 80%의 남성에게서 조직학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소견이 있을 만큼 흔하다. 외국도 비슷해 미국에서는 1년에 800만명이 1∼2차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아 병원을 찾고 있으며, 여기에 드는 직접 의료비가 연간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빠른 노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최근 전립선비대증이 중요한 의료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노화와 남성호르몬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비만 관련성도 제시되고 있지만,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증상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증상과 방광을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이 그것이다. 이 중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할 경우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볼 때도 한동안 힘을 줘야 나오거나, 소변 줄기가 끊어졌다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이와 달리 방광이 압박을 받으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깨기도 한다. 또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가 나타나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오줌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드물게는 소변에 피가 섞여나올 수도 있다. ●검진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먼저, ‘국제 전립선증상 자가진단표’(IPSS)를 근거로 환자의 주관적인 배뇨증상을 점수로 환산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치료 전후의 점수를 비교하면 치료 성과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배뇨일지를 작성해 환자의 소변 빈도와 소변량 등 배뇨습관을 파악해 교정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립선의 크기와 염증 여부, 전립선암 동반 여부 등을 검사하기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 경직장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하며, 피검사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측정하기도 한다. 또 환자의 요도폐색 여부와 배뇨 기능을 측정하는 요속검사, 실제로 소변을 본 뒤 방광에 얼마나 소변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잔뇨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채혈검사로 신장기능 등을 평가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요역동학적검사나 방광내시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수술 대신 정기적으로 양상을 관찰하는 대기요법이나 약물치료를 적용한다.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좁아진 요도와 방광의 목을 열어 배뇨가 수월하도록 하는 알파차단제나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 등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환자의 방광 자극이 심할 때는 여기에 항콜린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갑자기 소변을 못 보는 요폐색·요로결석이 동반된 경우, 또 전립선 비대로 인한 혈뇨나 요로감염이 반복될 때는 커져 있는 전립선을 절제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요도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하복부를 절개하는 전립선절제술 등 전통적 수술 외에 레이저나 열치료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도려내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지만 최근에는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기화술이나 홀뮴레이저 전립선적출술 등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증상과 심한 정도가 다양해 일률적으로 치료법을 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러 고려사항을 종합해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치료법의 장점과 문제점도 짚어달라 최근 들어 좋은 약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약물은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 수 있고,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수술에 필요한 마취나 수술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으나 이는 수술 전 평가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런 부담을 최소화한 수술법도 있어 이전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가 충분히 소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치료를 기피하는데 흔히 전립선비대증을 노화현상이라며 치료를 회피하지만 전립선비대에 따른 배뇨장애가 심각하게 삶의 질을 해치며, 초기에 대처하면 치료도 어렵지 않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일부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어려운 치료 과정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좋은 교육여건도 낮은 분양가 앞에선 맥 못춰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청약 패턴도 달라졌어요.” 주택시장에 미분양이 일상화되면서 과거 입지여건과 교육여건, 분양가 등이 좌우하던 청약시장의 공식들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송도·광교, 분양가가 청약 성패 좌우 예전 같으면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은 분양 필승이었지만 지금은 옛말이 됐다. 또 수도권에선 어지간하면 분양에 무리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요자들이 실수요 위주로 청약을 하면서 겉포장만으로 분양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분양시장이 양극화하면서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아무리 입지조건이 좋아도 분양가가 높으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 세종시는 실수요에다가 일정부분 가수요까지 가세해 분양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인천 송도신도시의 경우 분양가가 교육 여건을 누른 사례로 꼽힌다. 국제업무단지 D11블록에서 국제학교 등 교육여건을 내세워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2’의 경우 3순위까지의 청약에서 643가구 모집에 739명이 청약 1.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7개 주택형 가운데 74.88㎡와 84.86㎡를 제외한 5개 주택형에서 120가구 미분양이 났다. 이에 비해 교육여건 대신 입지여건과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를 내세웠던 대우건설 송도신도시 아트윈 푸르지오는 660가구 분양에 21가구만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같으면 교육여건이 분양가 등 다른 조건을 압도했지만 주택경기가 시들해지면서 이제는 교육여건도 분양가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기에 분양 맞불을 놓았던 송도신도시 대우건설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84㎡ 이하 중소형이 1150만원이었던 반면에 포스코건설은 100만원가량 높은 가격을 책정했었다. 광교 신도시도 분양가가 청약 성패를 가르고 있다 대우건설 광교신도시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349가구 가운데 171가구 미분양이 나면서 계약조건을 바꾸는 등 계약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아파트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47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200만원가량 비쌌다. 입지여건은 좋지만 높은 분양가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다. ●세종시는 발전가능성 크게 작용 하지만 지방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실수요에다가 가수요도 일정부분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분양한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모두 공무원과 지역우선 분양에서 청약이 마무리돼 일반 청약자들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당첨자 중에는 프리미엄을 노린 가수요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과 이전기관 등에 우선분양권을 주고, 나아가 지역우선 분양자격까지 준 상태에서 일부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자 우선청약자격을 가진 공무원이나 이전기관 종사자들이 청약대열에 가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세종시가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에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오는 5월 분양을 앞두고 한 건설업체가 대전·충남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수요자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의외로 대전지역 거주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85㎡대의 경우 대전시 거주자의 세종시 이주희망 비율이 50%를 넘었다. 특히 대전지역 거주자들의 경우 세종시 이주가 끝날 경우 학군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가 이주를 해 자녀를 좋은 학군에 보내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수도권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이미 재편됐고, 지방의 경우도 세종시는 실수요자와 가수요가 겹쳐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가수요에 기대어 분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이색 별정직 공항·항만 ‘탐지조사직’

    [테마로 본 공직사회] 이색 별정직 공항·항만 ‘탐지조사직’

    ‘탐지조사직 공무원’. 후각이 뛰어난 탐지견들을 훈련시키고 부려 공항과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화물에서 마약과 폭약을 찾아내는 일을 맡고 있는 별정직 공무원을 말한다. 마약과 폭약을 찾아내도록 개를 훈련시키고 공항과 항만에서 탐지견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전문성이 필요한 특수 업무여서 별정직으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핸들러’라고 불린다. 관세청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 훈련센터에 속해 있는 탐지조사직은 43명. 31명은 인천·제주·김포 등의 9개 공항 및 항만 세관에서 근무하고 있고, 12명은 센터의 훈련교관으로 있다. 항만 및 세관에서 조사견과 함께 근무하는 핸들러는 각각 한 마리의 조사견을 담당한다. 탐지조사직 가운데 25년 차가 4명이고 대부분이 10여년 넘게 탐지조사직으로 일한 사람들로, 탐지견과 함께 공항과 항만을 누비며 마약과 폭약을 찾아내 왔다. 홍도교(46) 탐지견 훈련팀장도 1987년부터 이곳에서 일한 (마약 및 폭약의) 탐지조사 전문가다. 별정직 6급 상당인 홍 팀장은 “군대 생활을 군견훈련소에서 보냈고, 그 인연으로 제대 직후인 1987년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별정직으로 들어와 탐지견과 함께 세관에서 근무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들 탐지조사직은 별정직이지만 한번 들어오면 10년 이상 근무하고 대부분 홍 팀장처럼 평생 탐지조사직을 천직으로 삼아오고 있다. 홍 팀장이 훈련한 탐지견은 200마리가 넘는데 대부분이 개 중에서 가장 냄새를 잘 맡는다는 ‘라브라도 리트리버’다. 그동안 몰래 반입되던 마약도 여러 차례 찾아냈고, 탐지견 훈련센터의 훈련 경영 시스템이 2010년 세계 최초로 ISO 9002를 따내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입증받는 등 기쁨과 보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별정직의 제도적 제약 때문에 남모르는 그늘과 한숨도 적지 않다. 우선 별정직에는 신분 보장은 물론 보장된 승진 제도도 없다. 단지 같은 업무의 상위 직급에 결원이 생겼을 때에 한해 재임용 형태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뿐이다. 탐지조사직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위는 직제상 6급 상당이다. 대부분 9급 상당 별정직으로 들어와 위 직급인 8급 상당에 결원이 생겼을 때 사표를 쓰고 다시 임용되는 재임용 형태로만 올라갈 수 있다. 이런 탓에 수십년 동안 같은 직급에만 머무는 경우도 나온다. 홍 팀장은 “어떤 동료는 자식이 태어나 대학을 가는데 같은 직급에 머무르고 있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고 말했다. 탐지견 훈련센터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관세청의 박상원 담당관은 “이들 탐지조사직은 별정직이기 때문에 승진, 전보, 전직, 파견이 없다. 정년 제도나 명예퇴직 및 조기 퇴직제도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다른 일반직 공무원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인 박탈감이 심하고 자신의 업무와 역할에 자부심을 잃기 쉬울 수도 있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60개의 별정직 가운데 대부분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려 하는 직종 개편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평생 숙원인 일반직 공무원이 될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담당관은 “사기 진작과 특정직 공무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 및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이들의 일반직 전환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 한국의 뇌물 풍조, 뿌리는 조선이었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좋은 일을 마다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일 텐데, 도대체 평양감사가 얼마나 ‘물 좋은’ 자리였길래 이런 말이 나왔을까. 평양 감영은 조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외무역을 펼치던 의주·평양상인을 통제하던 곳이다. 뭉칫돈이 굴러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섰으니 평양 감영 앞에 떨어지는 ‘떡고물’의 양도 적잖았을 터. 평양 감사 자리에 오르기만 하면 앉아서 숱한 뇌물을 챙길 수 있었다. 물산이 모이는 곳에 자연스레 논다니들도 꼬였을 테고, 평양 기생 운운하는 얘기도 필경 그래서 나왔을 거다. ‘조선은 뇌물천하였다’(정구선 지음, 팬덤북스 펴냄)는 뇌물 풍조가 만연했던, 태조부터 성종까지의 조선 초기 정치 사회사를 들춰내고 있다. 세종실록 등을 근간으로 삼은 탓에 문체는 다소 딱딱하지만 혀를 찰 내용들로 가득하다. 조선의 뇌물 수수 관행은 임금도 어쩌지 못했던 모양이다. 세종 때 이런 일도 있었다. 평소 온천욕을 즐긴 세종이 어느 해 온양 온천으로 출행했다. 임금과 더불어 중앙의 고관대작들이 내려온다는 ‘낭보’를 들은 충청 감사 이익박이란 자가 쌀 60섬에 콩 56섬을 온양까지 싣고 와 몽땅 풀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사헌부에서 ‘떡값’ 받은 자들을 죄다 처단하겠다며 날뛰었으나 세종이 만류하는 바람에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세종이 댄 이유가 기막히다. “뇌물을 주고받은 사람을 모두 법대로 처치한다면 조정의 신하들을 전부 바꾸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공직 사회 전체가 뇌물을 받아먹는다는 얘기다. 뇌물은 주로 인사 청탁을 위해 동원됐다. 군역을 피하거나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또는 형벌 감형, 재판 승소 등을 위해 돈을 뿌리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암행어사 출두를 미리 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주로 암행어사와 동행하는 아전들이 고을 수령에게 출두 시점을 귀띔해주고 뇌물을 낚아챘다는 것. 어딘가 오늘날 유흥가에서 벌어지는 풍속도의 데자뷔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윗물이 똥물인데 아랫물이 단물일 리 없다. 평양 기생을 첩으로 둔 내시, 대갓집 종놈, 궁궐 안 무수리도 뇌물을 받았다. 성균관에 속한 일부 노비들은 밖에서 ‘제작’한 과거시험 답안을 시험장 안의 응시생에게 전달하는 ‘수고’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아 챙겼다. 뇌물을 요로에 전달하는 브로커, ‘배달 사고’에 대한 분쟁 처리를 직업으로 삼는 자도 있었다. 이쯤 되면 과연 임금은 뇌물에서 자유로웠는지 궁금해진다. 뇌물이 통하지 않은 선비도 있었다. 세조 때 영의정을 지낸 정창손은 30여년 동안 정승으로 있으면서 늘 곤궁한 생활을 이어갔고, 성종 때 이조·병조 판서를 역임한 이숭원도 모두가 우러르는 청백리였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 분석

    청목회 파동을 겪고서도 국회의원들이 소속 상임위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관행은 여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공개한 ‘2011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새누리당 여상규·민주통합당 강봉균 의원은 손길승 SK텔레콤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은 효창 태혁준 대표에게서 500만원, 김광림 의원은 흥국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각각 기부받았다. 풀무원생활건강 이규석 사장은 풀무원 창업자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범현대가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은 조전혁 새누리당 의원에게 500만원, 대한방직 설범 회장은 권영세 새누리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은 소속 상임위인 정무위 유관기관인 금융투자협회 백명현 상무로부터 500만원, 대우증권 김희주 부장으로부터 350만원을 후원받았다. 업계별로는 건설업의 후원 사례가 특히 많았다. 창성건설은 자유선진당 이인제 의원에게 1000만원을 냈다. 민주당에서는 정장선 의원이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으로부터 500만원, 변재일 의원이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이름, 생년월일, 주소, 직업 등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여전했다. 총선을 앞두고 구·시의원들이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역 의원에게 ‘후원금 눈도장’을 찍거나 의원들끼리 품앗이 후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산 연제구의원 5명은 새누리당 박대해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은 같은 당 이두아 의원에게, 이은재 의원은 이범래 의원에게 500만원을 각각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김정권 의원은 자신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주호영 의원은 무소속 김성식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민주당 비례대표 1·2·3번인 이성남·박은수·최영희 의원은 나란히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400만원씩 후원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충조 의원이 같은 당 김성곤 의원, 새누리당 차명진 의원에게 각각 460만원, 500만원을 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다운증후군 여자 이용해 아기 생산-매매 ‘충격’

    다운증후군 여자 이용해 아기 생산-매매 ‘충격’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자를 상습적으로 임신시킨 뒤 신생아를 팔아 넘긴 노부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7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끔찍한 사건은 남미 베네수엘라의 카르멘 데 볼리바르라는 곳에서 발생했다. 다운증후군 39세 여자는 지금까지 14년간 최소한 9번 아기를 낳았다. 그러나 엄마의 곁에 남은 아기는 한 명도 없었다. 여자를 돌보던 노부부가 아기를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노부부는 역할을 분담해 범죄를 저질렀다. 70대 남자는 여자를 임신시켰고, 60대 부인은 여자의 아기를 받았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입양 형식으로 국내외로 팔려나갔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신생아 매매는 모두 9건이다. 9명 중 2명은 미국, 1명은 바랑킬랴, 1명은 카르타헤나, 나머지 5명은 카르멘 데 볼리바르의 가정에 입양됐다. 노부부가 아기를 팔아 넘기면서 얼마를 받았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받고 아기를 넘겨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이 어떻게 사건의 꼬리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는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사진=포털 카라콜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0) 강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0) 강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미(美)와 추(醜)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도대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은 있기라도 한 것인가.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고찰한 역작 ‘미의 역사’에서 “아름다움이란 절대 완전하고 변경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들은 아름다움(美)을 착함(善)과 밀접하게 관련짓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착한 것을 곧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라는 것. 아름다움의 기준이 상대적이라 해도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변치 않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다. ●“스님이 꽂아놓은 지팡이가 자라” 나무를 볼 때에도 그렇다. 사람들마다 어떤 나무가 더 아름다운지를 꼽는 기준이 제가끔 다르다. 아름다운 나무라는 평가 결과는 사람마다 엇갈리기 일쑤다. 주변 풍경에서 떼어놓은 상태에서의 절대 비교가 불가능한 경우이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강원 원주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는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많은 사람들이 꼽는다. 구체적인 기록이 없어서 몇 가지 전하는 이야기가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다. 나무에 얽힌 이야기 중 하나는 오래전 이 마을에 살던 성주이씨 선조가 심고 키우다가 마을을 떠났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이름 모를 한 스님이 이 마을을 지나다 꽂아둔 지팡이가 자라났다는 이야기다. 모두 근거는 없지만, 그 중 스님이 심은 나무라는 이야기가 더 많이 회자된다. 옛날 한 스님이 절집 자리를 찾아 이 지역을 전전하던 어느 날, 이 마을에 다다랐다. 잠시 지친 몸을 쉬려고 다리를 푼 스님은 갈증을 다스리기 위해 우물가를 찾았다. 마침 우물가에는 마을 처녀가 물을 긷는 중이었다. 스님은 처녀에게 물 한 잔을 청했고, 처녀는 두레박에 물을 떠서, 우물가의 버드나무 잎을 한 장 띄워 스님에게 건넸다. 스님은 처녀가 건네준 물을 마시고, 다리쉼을 하려고 우물가에 주저앉았다. 그때 우물 앞으로 펼쳐진 마을 풍경이 더없이 평화로웠다고 한다. 스님은 언젠가 다시 이 마을을 찾을 요량으로 이 자리를 표시해 두고 싶었다. 가진 것 없이 빈털터리로 주유하던 스님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우물가에 꽂으며, 이 소중한 평화가 오래도록 지켜지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키 32m…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 달라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는 바로 그 스님이 꽂아둔 지팡이가 자란 나무라고 한다. 결국 나무는 이 마을이 오랫동안 착한 마을이었음을 증거하는 상징물이라는 이야기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마을의 평화를 염원한 선조들의 기원도 담겼다는 말이다. 실제로 스님이 꽂아둔 지팡이가 자란 나무인지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이 마을 사람들의 깊은 뜻에 있다. 나무는 그렇게 800년을 살았다. 1000년으로 높여 잡는 경우도 있다. 정확히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없지만 1000년 가까이 살아온 나무임은 틀림없다. 그 사이에 나무는 32m의 큰 키로 자랐다. 도심의 일반 건축물과 비교하면 무려 11층에 맞먹는 높이다. 줄기가 여럿으로 나눠지는 부분의 둘레는 무려 16m를 넘는다. 어른 열 명이나 둘러서야 겨우 손을 맞잡을 수 있을 정도라는 이야기다.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나간 나뭇가지의 펼침 또한 놀랍다. 그 펼침의 폭은 동서 방향으로 35m, 남북으로 34m나 된다. 그의 웅장함을 몇 컷의 사진에 담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규모만으로도 은행나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살아 있는 모든 종류의 나무를 통틀어 최대 규모에 속하는, 몇 그루의 거대한 나무 가운데 하나다. 덩치가 크기 때문인지, 나무는 무척 다양한 표정을 지녔다. 바라보는 위치와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나무는 표정은 물론이고 생김새까지 바꾼다. 심지어 때로는 아예 다른 나무처럼 보일 정도다. 한쪽에서는 모난 곳 없이 동그란 수형이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옆으로 넓게 퍼진 직사각형 모습이다. 큰 나무라고는 하지만, 한 그루의 나무가 방향을 조금 바꾸었다고 해서 어쩌면 이리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놀랍기만 하다. 한결같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게다가 이 나무가 바로 착한 마을의 상징이며, 더불어 착한 사람살이를 오래 유지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전설의 나무임을 생각하면 나무의 웅장한 모습이 더 없이 고맙기만 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착한 마음과 더불어 그 가치를 배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큰 나무에 작은 잎 돋아나는 봄풍경 매혹 나무 앞으로 펼쳐진 넓은 들에서 낯선 방문객을 본체만체 하면서 김을 매던 마을 아낙이 허리를 펴며 지나는 말처럼 허수로이 한마디 던진다. “저 큰 나무에 새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단풍 들었을 때보다 더 좋죠. 큰 나무에 앙증맞게 작은 잎이 송송 돋아 오르는 게 정말 예쁘죠.” 수백만 장의 잎사귀에 일제히 노란 물이 올라오는 가을이면 나무를 중심으로 한 들녘 전체가 환하게 밝아온다.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장관이다. 그래도 아낙은 이 봄, 새싹 돋아나는 순한 풍경이 더 아름답다고 했다. 나무 줄기에 가만가만 물이 오르고, 작은 잎새들이 잎눈을 뚫고 솟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바야흐로 한 그루의 은행나무가 착하고 아름다운 생명 교향곡 제1악장을 알레그로 풍으로 흥겹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글 사진 원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1495-1. 영동고속국도의 문막나들목으로 나가서 첫 번째 사거리를 직진하여 지난 뒤 다음의 문막사거리에서 여주 방면의 자동차전용도로로 좌회전한다. 2.6㎞쯤 가서 나오는 반계교차로에서 고가도로 옆길로 나가서 우회전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900m 남짓 가면 남서울아파트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마을길이 나온다. 마을 안쪽으로 400m쯤 진입하면 나무 앞에 다다른다. 나무 앞에는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진입하면서 알맞은 자리를 찾아 주차하는 게 좋다.
  • 퇴직금 중간정산 전세자금땐 허용

    연봉제와 호봉제를 포함해 모든 기업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경우는 주택 구입, 전세자금 필요, 6개월 이상 요양, 파산 등의 사유로 제한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전부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우선 그동안 사유 제한 없이 이뤄지던 퇴직금 중간정산을 개정법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본인 명의의 주택 구입 ▲본인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최근 5년 이내 파산 선고 및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등 현행 퇴직연금제도에서 인정하는 담보제공 사유에 한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무주택 근로자가 전세자금(당해 사업장에서 1회로 제한)이 필요하거나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을 경우에도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으로 연봉제하에서 1년 단위 중간정산이 제한되고 사업주 임의로 중간정산하는 방안도 금지된다. 그동안 연봉제를 채택한 기업에서는 퇴직금을 적립하지 않고 1년마다 정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기업에서는 퇴직금 적립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가 임의로 급여와 퇴직금을 구분하지 않고 급여 세부항목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정안은 퇴직연금 운용 및 자산관리 업무의 수수료 부담 주체를 사용자로 규정하되 확정기여형(DC) 및 10인 미만 특례제도 근로자의 추가부담금 수수료는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DC 부담금 미납에 대한 지연 이자율을 연 20%로 정했고 확정급여형(DB) 의무 적립비율을 현재 60%에서 2014년부터는 70%, 2016년부터는 80%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 특히 사용자는 적립금을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하고 최소적립비율 미달 시 3년 이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 개인이 과세이연을 목적으로 부담금을 과도하게 추가 납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금저축 등 다른 사적연금에 준해 납입한도를 연간 1200만원으로 제한키로 했다. 고용부는 오는 27일까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 바뀐 환경… 노후 준비 투자 이렇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 바뀐 환경… 노후 준비 투자 이렇게

    ‘더 일찍 저축하고,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은퇴하라.’ 은퇴 준비에 대한 유명한 격언이다. 하지만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은퇴하는 것은 자신의 뜻대로 하기 힘들다. 결국 상황에 맞게 저축과 투자를 통해 은퇴자금을 늘리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금융위기로 인해 금리 및 주가 예상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투자 수익을 얻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미래설계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후 위해 은퇴 연기가 최선이지만… 6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3종의 노후연금을 마련한 이들은 4.7%에 불과했고 3종 모두 마련하지 못한 이들은 절반이 넘는 55.8%에 달했다. 2개를 마련한 이들은 29.9%였고, 1개를 마련한 경우는 9.6%였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경우 3종 노후연금을 한 가지도 마련하지 못한 비율이 57.4%로 더욱 높았다. 베이비붐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3172만 6000원으로 전체 평균(3369만 2000원)보다 적다. 게다가 은퇴 후 지출 규모는 경조사비 등으로 예상보다 늘어난다.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은퇴 전에 예상하는 노후지출은 월 218만원이지만 실제 은퇴자의 지출은 월 312만원에 달했다. 월 평균 86만원의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면 노후를 위해 은퇴를 연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한다. 자산 3억원을 가진 A씨가 55세에 은퇴할 경우, 월 생활비를 200만원을 쓰고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한다면 70세에 자금 3억원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반면 재취업에 성공해 65세까지 일을 하면서 월 300만원을 버는 B씨는 84세까지 월 200만원씩 생활비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은 재취업을 하기 힘들다. 금융 투자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는 미래설계를 위한 투자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금융 부문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리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연금 등 미래설계 상품들의 예상 수익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평생 5%의 금리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과 3%로 설계하는 것은 20년간 복리로 계산할 때 무려 85% 차이가 난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퇴직연금 중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사용자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상품)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0.78~1.19% 수준에 그쳤다. 대부분 퇴직연금 상품이 3~4% 안팎의 은행 정기예금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은 “주식시장 역시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명목경제성장률(약 7%) 수준으로 주가 상승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관성에 따른 미래 설계는 실패 확률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뒤바뀐 환경에 맞게 투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예금이나 채권의 비중을 줄이라고 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추세를 감안해 물가연동채권에는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물가연동채권은 9년 4개월로 투자기간은 길지만 예상 이율은 연 5.28%로 예금이자보다 높다. 중도 환매가 가능하고 원금 상승분 전액이 비과세다. 이자소득을 분리과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장기투자채권이지만 최근 동양증권은 일부 소비자들이 투자 2개월 만에 약 20∼30%의 고수익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금형 보험 분산 가입 서두르고… 글로벌위기로 환율 등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해외주식투자는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럼에도 브라질 국채는 아직도 부자들의 단골 투자 상품이라면서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브라질 국채는 연 9%의 예상 이익과 비과세가 매력이다. 하지만 원·헤알 환율이 하락하거나 한국·브라질 간 조세협약이 바뀔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집 줄이고 현금 늘리는 것이 유리 또 국민 연금 및 건강 보험 등 사회안전망의 불신이 높아지는 점을 들어 보험 가입을 서두르라고 했다. 연금 상품은 주식형, 채권형, 보험형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해서 가입하기를 권했다. 베이비부머의 경우 집은 있는데 돈이 없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큰 집 한채를 껴안고 있는 것보다 작은 집으로 줄이고 현금을 늘리는 것이 은퇴소득을 만드는 데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틈새시장을 노려보는 것도 저금리 시대의 노후자금 마련 대책으로 추천했다. ELS는 원금 또는 최저수익률을 보장하면서 주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약속한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10% 이상의 수익이 예상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하정우는 어떻게 충무로를 휘어잡았나

    “도대체 안 되는 게 뭐예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34)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우는 지난해 9월 ‘의뢰인’을 시작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까지 6개월 동안 세 작품 연속 흥행 홈런을 치고 있다. 스릴러, 누아르,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하다. 그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충무로의 대표 배우가 된 비결은 뭘까. 그의 인생관, 연기관, 애정관 등 하정우의 모든 것을 파헤쳐 봤다. [인생관] 하정우가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러브픽션’도 전계수 감독과의 5년 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학(중앙대) 후배인 윤종빈 감독의 영화에는 빠짐없이 출연하는 의리파다. ‘용서받지 못한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등이 윤 감독과 함께한 작품이다. “물론 밑도 끝도 없는 작품에 의리 때문에 출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약속 과정을 지키기가 험난하더라도 한번 한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한 배에 같이 탔으면 끝까지 같이 가야죠. 감독은 여러 작품을 놓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하나만 믿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즘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살면서 인간관계 빼면 남는 게 뭔가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하정우.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그의 성격은 배우의 삶을 사는 데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러브픽션’을 제작한 영화사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하정우는 스타라기보다 배우다. 그는 연예인이라고 뒤로 숨지 않고 앞에 나서서 일을 주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배우로서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이다. “그림도 그리고 조깅도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냥 실없는 이야기도 하고 하나의 주제를 정해 생각을 나누기도 해요. 요즘엔 온통 스마트폰에 빠져 있느라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할 일이 많이 줄었죠. 특히 연예인들은 더욱 그런 기회가 없으니 우울증이나 공황 장애가 걸리기 쉬운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를 드러내 놓고 영화나 인생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람을 통해 치유를 받고 위로를 받는 부분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그의 이런 인생관은 아버지인 연기자 김용건의 가르침이 컸다. 본명이 김성훈인 하정우는 “아버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 배려하고 잘 지내는 것을 늘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밑의 사람을 잘 챙기는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연기관] 하정우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추격자’ 시사회 바로 다음 날. 늦은 점심을 시켜 먹으면서 인터뷰에 응한 그가 눈을 치켜뜨며 질문에 답할 때마다 자꾸만 영화 속 살인마의 모습이 겹쳐져 섬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로부터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이제 시작인데요. 더 열심히 해야죠. 등산으로 치면 이제 등산로 초입에서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제 목표가 영화 100편에 출연하는 것이거든요. 축구 선수가 100경기를 뛰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것처럼 배우도 100작품에 출연하면 나라에서 훈장이라도 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하정우는 스스로를 ‘영화 노동자’라고 부를 만큼 다작하는 배우다. 맡은 배역도 연쇄살인범, 엘리트 변호사, 소설가, 조폭 보스 등 다양하다. 배우의 입장이 아닌 관객의 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나리오를 고른다는 그가 매 작품마다 역할에 꼭 맞게 변신하는 비결은 호기심과 인물 탐구에 있다. ‘추격자’ 때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대해 연구했던 그는 ‘의뢰인’ 때는 월급과 출신 지역 등 변호사들에 대한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을 총동원해 수집했다. 부산을 무대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때는 부산 음식과 억양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오히려 맡은 역할의 폭이 크기 때문에 그 역할에서 빨리 빠져나와 다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을 만나고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즐거워요. 이번 ‘러브픽션’의 경우는 전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연애에 대한 생각과 시선, 가치관 등을 연구했죠.”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격자’, ‘국가대표’, ‘의뢰인’ 등 많은 출연작에서 흥행을 거뒀지만 ‘황해’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황해’에서 하정우는 ‘추격자’와 비슷한 캐릭터에서 오는 기시감으로 심도 있는 변화를 보여 주지 못해 성공 가도에서 잠시 주춤했다.”면서 “최근 한층 연기력에 융통성이 생기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더 큰 배우로 완성되려면 자신의 틀을 깨고 깊이감 있는 연기를 보여 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정우 역시 “누구나 연기를 잘 할 수는 있지만, 잘 소화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소화에도 여러 단계와 깊이가 있다. 이제 더 깊이 있고 디테일을 살리면서 흥미로운 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정관] 그의 애정관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이다. 그가 영화 ‘러브픽션’에 출연한 것도 사랑을 꾸미거나 달콤하게 보이게 하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연애에 대한 오해와 이해의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랑에 빠지면 마음속에 소용돌이가 치면서 무기력해지고, 주체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상대방을 만남과 동시에 사랑의 정점을 찍고 점차 식기 시작하죠. 그토록 원했던 사랑을 막상 손에 넣으면 식기 시작한다는 것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자 저주 같아요. 그래서 사랑은 많이 한다고 늘 수도 없고, 누구나 그 감정 앞에서 미숙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나이 마흔이 넘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면 ‘뉴욕의 가을’처럼 중후한 멜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는 “우리는 모두 사랑을 해야 한다. 1970~80년대 문학 잡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지루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돌려서 말하지 않는 직설 화법의 소유자”라고 정의하는 하정우. 그에게 “만일 흥행이 잘 되지 않는 작품이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제 겨우 서른넷인데,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배우로서 작품에 책임을 질 뿐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침표를 찍지는 않잖아요. 새로운 경험을 맞이하고 느끼고 깨닫는 것처럼 연기도 똑같은 것 같아요. 전 아직도 연기에 목이 마르고,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할아버지가 돼서도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영화에 대해 꺼지지 않는 열정을 불태우는 것처럼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성적 쑥 올리고 싶다면 동기부여·학습계획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은 저마다 새학년 학습목표를 세우는 데 분주하다.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학원을 찾거나, 좋다는 문제집을 구입하는 등 저마다의 공부법을 찾는 데 힘쓰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세우는 ‘자기주도형 학습법’이다. ●서울시교육청 플래너 표준안 배포 최근 자기주도 학습이 각광받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학생 혼자 공부하는 독학이나 자습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특히 최근 주 5일제 수업 전면시행으로 인해 늘어난 주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자기주도 학습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자기주도 학습법을 숙지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올바른 학습법과 계획세우기를 도와주는 각종 프로그램과 지침서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2일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자기주도학습 플래너 표준안을 일선학교에 배포했다. 초등용 ‘꿈’, 중등용 ‘땀’ 등 두 가지로 제작된 플래너는 닮고 싶은 사람에 대해 서술하는 ‘나의 사명서’와 중·고등학생·대학생·사회인·40세·60세 등 시기별 자신의 목표를 정하는 ‘로드맵 만들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를 세워 학생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에서는 입시와 진로 상담을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과 관련된 동기부여 캠프, 다중지능계발교실, 자기경영아카데미, 자기주도학습 클리닉, 과목별 학습전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성북구의 지원센터에서는 직장인 학부모들을 위해 자기주도학습법 학부모교실 야간반을 마련해 자녀학습 목표관리 시스템 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전문 지도사 도움받는 방법도 이 밖에 처음부터 학생들 스스로 학습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자기주도학습 이론과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직접 학습 훈련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 ‘자기주도학습 지도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학습법 강사나 컨설턴트, 코치 등으로 활동하는 지도사는 맞춤형 학습 플랜을 마련해 주고 실제 실천과정을 지도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지도사는 시간관리 방법, 전략과목을 정하고 공부하는 방법, 만점자세와 암기기술, 노트필기법 등을 학습 전반에 걸쳐 지도해 주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공부해 학습능력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도록 돕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금호자이 2차 재개발 아파트 403가구 중 38가구 일반분양

    금호자이 2차 재개발 아파트 403가구 중 38가구 일반분양

     GS건설은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금호재개발 18구역에 짓는 아파트 ‘금호자이2차’의 모델하우스를 이달중에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지하 3층, 지상 22층 6개동에 총 403가구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조합원 및 임대분을 제외한 3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의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59㎡ 14가구, 114㎡·115㎡ 24가구다.분양가는 층별로 차등을 둬 3.3㎡당 1800만~2000만원 초반으로 예정하고 있다. 계약금의 경우 전평형 분양가의 5%로 초기 부담금을 낮췄고, 계약 후 곧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금호동 일대는 대규모로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곳으로, 금호자이2차 주변으로 입주를 시작한 금호자이1차를 비롯해 4월 입주 예정인 금호19구역(삼성)과 이미 입주한 금호1차 푸르지오가 포진해 있다.  금호동 재개발 아파트의 장점으로는 강북도심과 강남으로 오가기에 편리하다는 게 꼽힌다. 금호자이2차 단지의 경우도 지하철 3호선 금호역에서 750m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600m 정도 떨어진 더블 역세권 아파트로 분류된다.  또 동호대교나 성수대교를 이용하면 강남 압구정으로 연결된다. 분양 관계자는 “한강다리만 건너면 강남으로 이어지는 접근성이 좋으면서 강남보다는 싼 분양가 때문에 금호자이1차 분양 때도 강남거주자의 청약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지가 한강에서 직선 거리로는 멀지 않은 편이지만 주변에서 올라가는 건물을 감안할 때 한강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오히려 단지 서쪽의 응봉근린공원이 아파트에서 잘 보이고 이용하기에도 편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형 규모의 단지이지만 GS건설의 입주민 공동 시설인 자이안센터가 들어선다. 실내골프연습장 헬스클럽도 입주한다. 주차 공간은 모두 지하에 만들어 지상 조경면적을 넓혔다. 재개발 아파트이지만 일반분양 물량을 수직 라인으로 배정해 로열층 당첨 확률도 높은 편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단지내 상가도 동시분양 한다. 총 15개 점포이며 3.3㎡ 분양가는 평균 1000만원 이하가 될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강남구 대치3동 자이갤러리 3층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12년 7월 예정.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스윗소로우 “시간과 우정, 담금질로 만들어냈죠”

    스윗소로우 “시간과 우정, 담금질로 만들어냈죠”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줄 아는 감성 충만한 네 남자, 그룹 ‘스윗소로우’(Sweet Sorrow)를 지난달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4년 만에 3집 정규앨범 ‘VIVA’를 들고 나온 그들은 서울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스윗소로우는 지난 2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데뷔 이후 8년 만에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갖고 있다. ‘감성돌’ 스윗소로우만의 감성적인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MBC ‘무한도전’과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스윗소로우입니다’ 등에서 보여준 그들의 재치 있는 입담도 콘서트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2일부터 3집 앨범 기념 콘서트를 시작하면서 전국투어에 나선다. 스윗소로우의 8년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인호진(이하 인) 그동안 스윗소로우는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등 이벤트 콘서트를 많이 했다. 앨범을 낸 기념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는 건 처음이다. 저희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을 모시고 3집 발표회 하는 느낌도 들고, 기대감이 크다. 1, 2집은 물론 3집 노래 또한 잘 녹아든 한 편의 영화 같은 품격 있고 진지한 공연을 만들고 싶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콘서트 만들고 싶어” -송우진(이하 송)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고 싶었는데 여태껏 못했다. 지방 팬들이 왜 지방에선 공연 안 하느냐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드디어 스윗소로우도 지방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인 인지도가 떨어지면 지방 유지분들이 안 불러주신다. 하하하. 이번 앨범은 멤버 전원이 모두 작사, 작곡,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했다. 공연도 그런식으로 꾸민다. 멤버들이 연출부터 해서 공연 기획사 프로듀서(PD)분들과 함께 만들어간다. 그래서 점점 애착이 더 커진다. →콘서트에서 스윗소로우의 노래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나. -송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을 패러디해볼 생각이다. 제가 쌍칼 아저씨를 맡았다. 하하하. -인 라디오와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모습, 음악을 갖고 유쾌하게 노는 모습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다. -성진환(이하 성) 신곡을 단독 콘서트에서 들려드리는 게 참 오랜만이다. 정말 오래 기다리신 분들에게 ‘저희 돌아왔습니다.’라는 인사 성격이 강하다. 지방공연은 특히 데뷔 8년 만에 처음 아닌가. 그래서 너무 설렌다. 오래 기다려준 분들에게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소라, 박명수, 루시드폴 등이 이번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인맥이 상당한 듯하다. -김영우(이하 김) 서울 콘서트 공연 때 이소라씨는 직접 게스트로 모시기로 했다. 누나가 스윗소로우는 유쾌한 이미지가 있다며 좋아해 주신다. 라디오 진행하실 때 저희가 고정 게스트를 꽤 오래 했는데 그때 친분이 생겼다. -송 박명수 형도 라디오와 무한도전 등을 통해 친분을 쌓았다. 형님이 말은 툭툭 내뱉으시지만 따뜻한 분이다. 피처링 할 때도 타이틀곡 아니면 안 하신다고 했는데 녹음실에서는 정말 성심성의껏 해주셨다. -성 나중에 앨범 나오고 명수형에게 전화드렸더니 ‘어쩌라고. 너네들이 돈 벌려고 앨범 낸 거지. 타이틀은 이소라랑 했더구만.’이라고 하셨다. 말은 그렇게 하셔도 이미 앨범 사서 다 들어보신 것이었다. 힘도 많이 주시고 고마운 형이다. -김 루시드폴 형은 감성도 잘 통하고 좋다. 맨 마지막에 녹음했는데 놀라운 음감을 보여주셔서 놀라웠다. →스윗소로우는 연세대 남성 중창단 ‘글리’ 활동을 하며 만난 대학 동아리 선후배들로 구성돼 있다. 노래도 아카펠라 느낌이 강하고. 팀워크는 어떤가. -인 후배 가수들이 종종 저희에게 팀 블렌딩이 참 좋다는 말을 한다. 기획사에서 만든 그룹이 아닌 대학시절부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만난 멤버들이라 한 명이 세게 부르면 다른 사람은 약하게 부를 줄 아는,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기술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만난 선후배라는 게 우리에겐 큰 무기이구나 싶다. 이번 앨범 녹음할 때 각자 서로 모습이 보이는 부스 안에 들어가 녹음했는데 화음을 이루는 모습에 더 놀랐다. 시간과 우정, 담금질을 통해 이러한 화음이 나오는 것 같다. ●“개콘 패러디 선보여… 유쾌한 공연 기대하세요” -김 우정도 하모니도 결국 서로에 대한 눈치일 수 있다고 본다. 누군가 음을 치고 나올 때 서로 눈치를 봐 가면서 ‘내가 이 정도 톤으로 부르니 저 친구는 이 정도 하겠지.’라고 나도 모르게 감성적인 수준이 서로 정해져 있다. 우정도 마찬가지다. 저 친구가 이런 상황에서 화를 내면 나는 이때 가만히 있어야겠구나, 이런 눈치가 생긴다. 서로를 잘 알기에 기계적이지 않은 스윗소로우만의 화음을 잘 낼 수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중도금 이자후불제·할인분양·자동차 경품 등 판촉전 치열

    분양시장이 양극화되면서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업체들의 판촉전략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택업체의 판촉전략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이자후불제·무이자, 발코니확장비 무료 등 금전적인 유인책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판촉방법도 진화했다. 주택형을 잘게 나누는 부분 임대형 주택이나 중소형에 적용한 4-베이도 등장했다. 또 홈쇼핑 광고도 있고, 자동차 경품을 내건 경우도 있다. ●“깎아서 미분양 털어보자” 공기업도 가세 뭐니뭐니해도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가격을 깎아 주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공공아파트도 할인분양을 하고 있다. 물론 효과는 들쑥날쑥하다. 이 역시 아무리 깎아줘도 발전 가능성이 없으면 수요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판촉전략보다 앞서는 게 입지여건 등 아파트의 실제 가치”라면서 “판촉전략에 현혹되기보다는 주변시세 등을 잘 살펴본 뒤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A8블록에 분양한 ‘고양 삼송 아이파크’ 계약자들에게 지원해 주는 특별 지원금을 종전 1000만원에서 최근에는 최대 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전용 100㎡ 1층의 경우에는 계약금 400만원이면 분양받을 수 있다. 공기업들도 할인분양 대열에 가세했다. 서울시 SH공사는 마포구 신정3지구와 송파구 마천지구 아파트 미분양 가구를 특별선납할인 조건으로 선착순 분양 중이다. 아파트의 분양대금를 한 번에 내면 최고 2000만원 가까이 할인받을 수 있다. SH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에 대해 중개수수료와 할인혜택 등의 조건을 내걸고 선착순 공급을 시작했다. 분양대금을 선납할 경우 최대 6470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발코니 확장도 무료다. 충북 청주시 사직동 두산위브제니스는 분양가를 20% 낮춰서 팔고 있다. 163㎡형은 가격이 4억 2000만원에서 3억 3000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지하 3층 지상 41층 아파트 576가구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9월 CJ오쇼핑을 통해 ‘계양센트레빌2차’를 홍보했다. 일반 상품 판매와는 달리 홈쇼핑을 통해 곧바로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아니라, 상담만을 진행한 것. 방송 당시 2000통에 가까운 상담예약 전화를 받는 등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입지·주변시세 등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을” 벽산건설 등이 시공한 경기 일산 식사지구 ‘위시티블루밍‘도 지난해 2차례에 걸쳐 홈쇼핑 광고를 진행했다. 이때 두 번의 방송 중 1500여 통의 상담 전화가 몰리고 500명 이상이 실제 견본주택을 방문했지만 아직도 미분양이 남아 있다. 미분양이 많아 주택업체들이 좋은 조건을 내걸어 분양을 하고 있지만 실제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분양을 받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중도금 무이자 후불제 등도 따지고 보면 분양가에 비용이 다 포함된 경우가 많다.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무조건 청약하기보다는 입지와 주변시세 등을 따져본 뒤 청약을 해야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4월 총선 공천에서 “대구는 왕창 바뀔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는 새누리당이 자신의 텃밭 대구에서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한다는 얘기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당이 진정한 공천 바람을 일으키려면 대구에서 여성들을 ‘왕창’ 전략 공천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지금 여야 당수가 모두 여성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여성들의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이 먹히고 있다. 독일·덴마크·호주·태국 등은 여성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고, 브라질·아르헨티나는 대통령이 여성이다. 핀란드는 총리·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는 듯 우리 정치권도 총선을 앞두고 여성들의 공천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겉시늉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공천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치권은 여성 몫으로 지역구보다 비례대표에 더 치중했다. 진정으로 여성들을 미래의 정치 지도자로 키우려면 지역구에서 뛰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현실적으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재력·인맥 등에서 열세인 만큼, 각 당의 텃밭 지역구에서 일정 의석을 여성 몫으로 할당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각 당의 텃밭에는 굳이 남성들만 공천을 하란 법이 있는가. 새누리당이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서 능력을 갖춘 참신한 여성들을 대거 공천한다면, 국민들에게는 변화와 쇄신의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그것도 계파를 따지지 않고 폭넓게 인재를 중용한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나아가 경북·부산·경남 등 영남으로 확대해 여성을 전략 공천하면 더욱 좋겠다. 혹여 보수적인 정서를 내세워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독립운동가와 교육자를 지낸 임영신(1899~1977)은 이미 63년 전 유림의 고장 경북 안동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것도 당대의 거물 정치인 장택상과 초유의 성 대결을 벌여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호남에 여성을 대거 공천해야 한다. 제헌국회부터 18대까지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여성은 모두 29명이다. 이 가운데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서 당선된 경우는 영남 6명(임영신·박순천·현경자·박근혜·임진출·김희정), 호남 3명(김윤덕·김경천·조배숙) 등 9명에 불과하다. 현 18대 국회에서는 박근혜(대구 달성·새누리당)·조배숙(전북 익산을·민주당) 의원 등 2명뿐이다. 이는 여성들이 정치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국회는 지역구 의원, 그중에서도 다선(多選)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성들은 지역구에서 차곡차곡 선수(選數)를 쌓아 국회의장까지 오른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초·재선의원에 머물다가 정치권에서 퇴장한다. 현 여성의원 중 최다선(4선)은 박근혜·김영선·이미경 의원 등 3명이다. 이 중 박 의원만이 지역구에서 4차례 당선됐다. 나머지 2명은 비례대표 2차례를 빼면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두번이다. 박 의원이 대구에서 내리 4차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정치력도 뛰어났지만 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첫출발 이후 정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회의원 두번, 장관 두번, 총리를 거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이처럼 여성들은 우리 같은 척박한 정치풍토에서는 전략 공천과 공직 임명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남성들은 역차별이라고 발끈할지 몰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지적처럼 여성인력 활용이 여성뿐 아니라 사회 전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bori@seoul.co.kr
  • 지방대학생 눈물의 ‘스펙상경’

    지난 학기 취업에 실패한 전남대 4학년 정모(25)씨는 졸업을 미루고 올해 한 학기를 더 등록했다. 학점 3.8점(4.5점 만점)에 토익 점수 900점이 넘는 정씨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30곳 이상 지원했지만 서류 심사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이해할 수 없었다. 정씨는 교내 취업센터를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인턴 등 대외활동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정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울 방법이 없어서다. 정씨는 “지방에서는 대외활동을 할 기회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원망했다. 지방대 학생들은 취업시장에서 학벌에 치이고 ‘스펙’에 울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1일 “구직자들 사이에서 학점이나 토익 점수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인턴이나 대학생 홍보단 등 대외활동 경력이 취업을 위한 ‘필수 스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322명의 34.5%가 ‘올해 강화해야 할 취업 스펙’ 1위로 ‘실무 경험’과 ‘인성’을 꼽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외활동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공모전 포털 씽굿 관계자는 “한 해 열리는 1300여개의 대외활동 중 70~80%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진행된다.”면서 “일부 행사는 수도권 거주 학생으로 자격 제한을 두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대기업 유통업체는 지난해 12월 대학생 도우미를 모집하면서 ‘스마트폰을 소유한 수도권 거주 학생’으로 자격을 제한했다. 지방대생 중에는 오로지 대외활동 경력을 쌓기 위해 휴학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학과의 학점교류를 이용해 상경하기도 했다. 경북대를 졸업한 김모(24)씨는 지난해 아예 서울대에 학점교류를 신청했다. 김씨는 “수업을 들으며 대외활동 경력을 쌓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외 경력 하나를 위해 방값, 식비 등을 합쳐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쓰는 것이 지방대생들의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운 좋게 기회를 얻은 지방대생도 이력서에 경력 한 줄 넣으려고 한 달에 수차례 서울과 지방을 오가야 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당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인턴 등 대외활동을 위해 서울에 올라간 학생에게 생활비를 일부 보조하는 등 지원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해결해야 취업시장에서 지방대 학생들의 소외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미래 준비를 위한 조급함은 어떨까/모철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미래 준비를 위한 조급함은 어떨까/모철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

    그리스로부터 촉발된 유럽의 재정위기가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002년 유로화 도입과 함께 시작된 유럽의 경제통합이 이제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통화정책을 유럽중앙은행(ECB)에서 행사하면서 단일통화체제로 출범한 거대 경제공동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통합 이전인 1990년대 초반, 유럽공동체 주창자들은 궁극적 통합을 위해서는 회원국가 간의 언어와 관습 등 사회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국민성을 역설적으로 그린 한쪽짜리 카툰을 배포했는데 그 표현이 재미있다. 내용인즉, “완벽한 유럽인은 이탈리아인처럼 절제력이 있어야 하고, 그리스인처럼 조직적인 사고를 가져야 하고, 스페인인처럼 겸손해야 하고, 독일인처럼 유머가 있어야 하고, 영국인처럼 요리를 잘해야 하고, 프랑스인처럼 운전을 잘해야 하고….” 필자는 오랫동안 파리에서 근무하면서 프랑스인들의 운전 솜씨에 감탄한 바 있다. 그들의 국민성처럼 예술적인 운전이라고 해야 할까. 좁은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는가 하면, 차도 앞뒤로 촘촘히 일렬 주차를 하는 주차의 달인이기도 하다. 신호가 바뀌었을 때 조금이라도 주춤하면 영락없이 뒤차의 경적 세례를 받는다. 앞서 카툰에서 프랑스인의 운전을 언급한 것도 급하고 곡예에 가까운 그들의 운전기술을 빗댄 것이리라. 그러나 일상 업무로 만나는 프랑스인들은 운전에서 보여주는 조급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의 국립오페라극장의 극장장은 통상적으로 임기 종료 2년여 전에 결정된다. 임기는 6년이고 3년 연장이 가능하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니콜라 조엘 극장장은 2006년 말에 내정되어 2009년 가을 정식 취임 때까지 본인의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내정 기간 동안 작품을 위한 기획부터 캐스팅, 예산까지 전적인 지원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로써 새로운 극장장이 부임하더라도 국립오페라극장은 중단 없이 세계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사전 준비 시스템은 프랑스 내 국립극장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상 극장장들의 임기는 5년이고, 많은 경우 연임을 한다. 프랑스 한국문화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그곳 문화예술기관과 공동 작업을 하면서 놀란 점도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그들의 안목과 계획성이었다. 한국영화 회고전을 개최하려면 최소 2, 3년 전부터 기본적인 합의하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방안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충분한 기간 동안 철저한 기획과 마무리를 거쳐 관객들이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단기간에 실행에 옮길 방법은 프랑스 내에서는 없다. 우리 문화예술기관들도 사전 준비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노력하나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극장장(예술감독)들의 임기가 3년으로 상대적으로 짧고 연임도 쉽지 않다. 국공립의 경우 정치적인 영향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프랑스처럼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임명한다는 것은 현재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현직 예술감독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작품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 기획이 필요한 작품들을 누가 책임 있게 밀고 나갈 수 있겠는가. 이 같은 문제는 해외 공연에서도 발생한다. 단기간에 공연을 준비하려니 무엇보다 유수한 공연장 확보가 어렵다. 해외 공연장은 2, 3년 전에 기획이 모두 끝난 탓이다. 아울러 개런티, 공연 일정 등 공연 조건에서도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우리 사회의 조급한 성정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경계해야 한다. 그 이면에는 결과에 대한 조급함과 즉흥적이고 자기편의적 태도가 도사리고 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문화예술은 단기간에 물을 준다고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를 미래를 준비하는 미리미리의 조급성으로 치환하면 어떨까. 한 사회가 진정으로 위대한 예술가를 갖기 위해서는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내를 갖고 지켜보는 사회적 성숙함이 요구된다.
  • 대기업계열사 74개 中企업종 진출…총수자녀 돈벌이 쉬운 식·음료 선호

    대기업계열사 74개 中企업종 진출…총수자녀 돈벌이 쉬운 식·음료 선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식·음료 사업 등 중소기업 업종에 진출한 대기업 계열사가 74개다. 특히 최근 4년간 30개사가 무더기로 진입했다. 대기업 총수 자녀들이 직접 지분을 갖고 있거나 경영에 참여한 회사가 17개나 돼 재벌 2~3세의 손쉬운 돈벌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가운데 6개사는 ‘동반 성장’을 강조한 현 정부에서 신규 진출했다. 계열회사의 지원만 받으면 영업이 수월한 식·음료소매업, 수입유통업 등에 대한 재벌 일가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삼성·신세계 7개社씩 1위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종에 진출한 계열사가 많은 곳은 삼성과 신세계로 각각 7개다. 이어 롯데와 GS(각각 6개), CJ와 효성(각각 5개) 등의 순이었다. 삼성·CJ·두산·GS 4개 그룹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이들 그룹은 모두 식·음료소매업에 진출했으며 교육서비스업과 수입품유통업, 웨딩서비스업 등에 진출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 4년간 중소기업 분야를 가장 많이 탐낸 그룹은 효성으로 4개사가 진출했다. SK·롯데·동양이 각각 3개, 삼성·LG·포스코는 각각 2개다. 효성과 SK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제조업과 수입품 유통업 등에, 롯데는 식·음료소매업 등에 각각 진출했다. 이중 그룹 총수 2~3세가 참여한 곳은 효성의 효성토요타(조현준·3세), 삼성의 보나비(이부진·3세)와 콜롬보코리아(이서현·3세), 롯데의 블리스(장선윤·3세)와 시네마푸드(신영자·2세), 현대차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정성이·3세)다. 이전에 2~3세들이 진출한 업종까지 합해 업종별 진출현황을 보면 식·음료소매업이 8개, 수입유통업이 5개로 가장 많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자녀의 상당수가 몇십억, 몇백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계열사 도움을 얻어 쉽게 사업을 하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야를 중소기업 업종으로 봐야 할지 기준을 정하기가 힘들었다.”며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이 신청된 업종 등을 중소기업 영역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4년새 35개 대기업계열사 393개 ↑공정위는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년간 35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를 분석한 결과, 393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대기업은 포스코(38개)였으며, 롯데(34개)와 SK(29개), LG(28개), GS(28개) 등도 많았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 2009년 이후 2년간 계열사 증가율은 폐지 전과 비교해 낮거나 비슷했다.”며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나 종소기업 영역 잠식에 맞는 맞춤형·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커피·베이커리 전문점인 보나비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블리스는 지난달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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