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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밖의 아이들] 돈 떨어지면 갈 곳 없는데…쉼터도 열악

    가출 청소년들은 PC방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선택의 기로에 선다. 금품을 훔치며 계속 떠돌지, 쉼터를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절도 등의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쉼터’를 찾는다. 그런데 그 쉼터가 열악하다. 현재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는 전국에 83곳이 있다. 24시간 이내 일시 보호 쉼터는 10곳, 3개월 내외의 단기 쉼터 48곳, 2년 내외 중장기 쉼터 25곳이다. 가출 유형에 따라 시설에도 차이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쉼터가 늘어나는 가출 청소년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쉼터의 총 정원은 889명이지만 쉼터를 이용한 가출 청소년 수는 2만 3427명이었다. 잠시 머물렀다가 떠난 가출 청소년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20배 이상 정원을 초과했다. 예산도 부족하다. 2010년도 예산은 58억 7400만원이다. 같은 해 쉼터를 이용한 청소년 수가 1만 6687명이니 1인당 35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쉼터 운영비·인건비로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쉼터 내 직원들의 처우도 열악했다. 직원의 50%가량이 1년 미만 근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임 연봉이 2000만원도 채 안 되다 보니 1년도 못 버티고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줄행랑을 친 탓이다. 때문에 쉼터 내에서 심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취업 기술, 약물 중독 예방법 강의 등을 해도 효율적인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가출 청소년들도 쉼터를 치유의 공간이 아닌, 그저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김은영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회장은 “쉼터가 가출 청소년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가출은 예방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전자정부 2.0과 소셜미디어 환경/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전자정부 2.0과 소셜미디어 환경/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태권도, 양궁, 반도체, 선박건조율, 인터넷, 전자정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2년마다 시행하는 유엔전자정부평가에서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온라인서비스지수, 정보통신지수와 인력개발지수를 합산하여 엄격하게 국가별 순위를 매기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받은 셈이다. 물론 어떤 브랜드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전자정부의 씨는 이미 25년 전에 뿌려졌다. 1987년에 추진한 기간전산망사업이 첫발이었다. 1990년대엔 초고속정보통신망사업으로 튼튼한 발판도 마련하였다. 2001년에 설치된 전자정부특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전자정부사업을 추진하였다. 특히 행정효율화와 온라인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나라장터, 홈텍스, 온나라시스템, 전자민원시스템, 전자출입국관리시스템 등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한민국 전자정부 대표상품들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브랜드는 없다.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진화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소니와 모토로라의 퇴조가 주는 교훈이다. 소셜미디어와 함께 태깅, 메시업 등 다양한 웹 2.0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자정부도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트위터 가입자는 650만명에 이른다. 1년 만에 150만명이 늘었다. 페이스북 가입자도 500만명을 훨씬 넘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연결성(information connectivity)과 사회연결성(social connectivity)이 매우 높아졌다. 연결성이 높으니 확산도 빠르고 폭발력도 크다. 전자정부가 2.0 단계로 계속 진화해야 하는 이유다. 전자정부 2.0의 핵심가치로 공유, 개방, 참여 그리고 상호작용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정부도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서처럼 정부의 소셜미디어 활용은 극히 초보적이다. 홍보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투입되는 자원이나 효과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와 소통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미국의 경우도 정부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람이 소수이긴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프로슈머를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 그리고 홍보와 판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민간기업에 비하면 정부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웹 2.0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전자정부를 실험하고 있다. 미국정부 포털은 보통 7~8개의 소셜미디어 채널과 연결되어 있다. 다중채널을 통한 서비스 전달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한편 국민을 프로슈머로 인식하고 공공서비스 생산에 참여시키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과의 국정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실험이다. 물론 실험의 성공 여부는 국민의 질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느 나라보다도 잠재적 정책 프로슈머가 많다. 2년 전 서울과 경기지역의 버스정보를 이용해 버스도착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무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한 고등학생이 바로 프로슈머다. 문제는 정부가 얼마나 정책 프로슈머의 활동을 촉진하고 국정에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나중에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당시 경기도가 고등학생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무작정 차단해 버렸던 어처구니없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현재에 대한 자족감이 새로운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어렵게 일군 전자정부의 브랜드 가치에 만족해 진화를 멈추는 순간 퇴화한다. 전자정부 1.0의 성공이 다양한 시스템 개발을 통한 하드웨어적 성장으로 이루어졌다면, 전자정부 2.0의 성공은 유용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통한 소프트웨어적 성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자정부 1.0의 추진주체가 정부였다면 국민은 온라인 서비스의 수혜자였다. 전자정부 2.0의 주체는 정부와 함께 정책 프로슈머인 국민이어야 한다. 국민의 질적 참여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 교과부 통보에도… ‘폭력실태 공개’ 학교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시에 불구, 지난 27일부터 예정됐던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학교들은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인 데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조사결과를 밝혔을 때 나타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전북교육청은 관련 자료를 아예 학교 측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서울신문이 29일 전국 초·중·고교 홈페이지를 점검한 결과다. 교과부는 조사결과가 부실하다는 학교 및 교육계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일 부처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27일부터 학교별로 홈페이지에 띄우도록 통보했었다. 그러나 일선 학교들 가운데 홈페이지에 조사결과를 공지한 곳은 거의 없었다. 피해 경험 응답수 200명을 넘었던 충남 C중학교, 서울 M초교, 강원 N중학교, 서울 K중학교 등 4개교 중에서는 N중학교만이 홈페이지에 결과를 올렸다. 학교폭력이 거의 없는 학교들조차 조사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학교들의 이 같은 태도는 교과부 지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거나, 내부 방침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 D중학교 측은 “자료는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전달받았지만 언제 올리라는 얘기인 줄은 몰랐다.”면서 “30일쯤에 게재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D중학교는 “피해 학생수가 많이 나왔는데, 교사들 사이에서 공개여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학부모를 상대로 현실을 먼저 알린 뒤 공개하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시·도 교육청에 구체적인 사례를 담은 조사결과 보고서로 제작, 학교에 배포하도록 전달한 상황이다. 전북교육청 측은 이와 관련, “실태조사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있고, 학교별 공개 역시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면서 “전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실태조사의 취지와는 달리 논란이 계속되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친정부적인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까지 정부 방침의 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교총은 “30일로 예정된 학교알리미 공시에서 학교폭력 관련 항목은 제외하고, 하반기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함께 공시할 수 있도록 교과부에 공문을 건넸다.”고 말했다. 교총 관계자는 “교육정보공개법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현황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결과만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법적 근거 없이 학교별 폭력실태조사도 공개할 경우, 학교 현장에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측은 이에 대해 “공시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추후 보완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건 Inside] (29) 음지의 동성애자를…‘3인조 꽃뱀’의 기막힌 사기

    [사건 Inside] (29) 음지의 동성애자를…‘3인조 꽃뱀’의 기막힌 사기

    2010년 7월 교도소 동료였던 세 남자가 한자리에 둘러 앉았다. 맏형 노릇을 하던 유모(41)씨의 호출에 한모(34)·조모(28)씨가 오랜 만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얼마 전에 황당한 경험을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게 돈벌이가 되겠더라.” (유씨) 유씨가 늘어 놓은 ‘황당 경험’은 동성애와 관련된 것이었다. 어느 날 혼자 서울 시내 한 찜질방을 찾은 그는 수면실에서 잠을 자다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한 남자가 자기 몸을 더듬고 있었던 것.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남자의 손길을 뿌리친 뒤 “성추행으로 신고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남자는 합의금 200만원을 내놓았다. 알고 보니 유씨가 찾은 곳은 이른바 ‘이반(異般) 사우나’였다. 이반 사우나는 성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동성애자들이 모여 성관계를 맺기도 하는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말한다. ‘이반’은 이성애자들을 칭하는 일반(一般)이라는 말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쓰여지는 말이다. 합의금을 물어낸 남성은 유씨가 당연히 동성애자일 것으로 생각해 그들만의 법칙에 따라 상대를 유혹하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편견에 울던 동성애자들, 사기에 두 번 울다 예상 밖의 소득을 얻은 유씨는 전국에 ‘이반 사우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돈을 벌어보자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매번 혼자 움직일 수는 없는 일. 믿을 만한 교도소 동료였던 한씨와 조씨를 범행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유씨는“합의금을 뜯어내 한달에 500만원 이상 벌 수 있고 집과 차도 살 수 있다.”며 한씨와 조씨를 설득했다. ‘동성애자 꽃뱀’의 수법은 간단했다. 외모가 돋보이는 한씨가 팔베개를 해주는 등 동성애자를 유혹하는 게 첫 단계. 낚시에 걸린 상대가 몸을 만지면 한씨가 놀란 척하며 “추행당했다.”고 소리치는 식이었다. 조씨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도 봤다.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겁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예상치 못한 소란에 동성애자가 혼란스러워하면 유씨가 “좋게 해결하자.”는 식으로 중재에 나서 합의를 유도했다. 이들은 2010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등을 돌며 모두 29차례에 걸쳐 1000여만원을 뜯어냈다. 합의금은 한번에 통상 70~80만원, 많게는 200만원에 이르렀다. 이들은 “가난한 상대를 만나 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전체 액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 30~50대 남성들이 유씨 일당의 먹잇감이 됐다. 한씨는 동성애자가 아니었음에도 범행을 거듭하며 점차 동성애를 동경하게 됐고, 그만큼 유혹 기술도 대담해졌다고 한다.   ●원활한 합의를 위한 장치가 오히려…‘꽃뱀’이 꼬리잡힌 이유는 이들이 덜미를 잡힌 것은 한씨의 욕심 때문이었다. 공범들과 헤어진 한씨는 혼자서 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지난달 24일 단독범행을 감행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찜질방에서 그는 여느 때처럼 동성애자를 유혹했다. 상대는 술에 취한 채 짝을 구하고 있던 강모(31)씨였다. “이 아저씨가 어딜 만져? 뜨거운 맛 좀 볼래?” 강씨는 예상외의 반응에 당황했다. 덩치가 크고 위협적인 한씨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공포감도 들었다. 놀란 강씨는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도망치다가 한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씨가 먼저 접근하길래 관심이 있는 줄 알고 몸을 만졌다. 원래 그 곳에서는 합의 하에 관계를 맺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강씨의 말에서 이상한 낌새를 챈 경찰은 한씨에 대해서도 조사를 착수했다. 기록을 보니 한씨가 8차례나 집중적으로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이 나타났다. 성인 남성이 각기 다른 동성애자들에게 거듭 추행을 당하기란 쉽지 않은 일. 더구나 찜질방에서 추행을 당한 한씨가 계속 찜질방을 찾아갔다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경찰은 이 사건이 한씨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거듭된 추궁에 한씨는 자신이 ‘동성애자 꽃뱀’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자백을 받은 경찰은 나머지 일당들도 검거하는 한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신고를 꺼리는 동성애자들의 속성을 이용한 유씨 일당은 스스로 범행 단서를 남겼다. 합의를 쉽게 끌어내기 위해 경찰에 피해 신고를 해온 게 자신들의 악행을 입증할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한 것이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동족포식’ 거대 괴물새우 확산 학계 비상

    ‘동족포식’ 거대 괴물새우 확산 학계 비상

    동족 포식도 서슴지 않는 거대 괴물 새우의 확산으로 미국 생물학계에 비상이 걸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과학자들이 작은 새우도 잡아먹는 아시아산 타이거새우가 전년도(2010년 기준) 대비 10배 이상 확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타이거새우가 아시아 및 호주가 원산지이지만 근래 들어 미 동부 해안과 멕시코 만에서 이상 증식하고 있어, 학자들은 이들 새우가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심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학계 및 전문가들은 이들 외래종의 소비가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이 타이거새우는 다른 토종 새우와 비교하면 월등히 커다란 몸집을 갖고 있다. 특히 이들 새우는 약 20~30cm 정도까지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생물학자 팸 풀러 박사는 “타이거새우는 식용이며 (맛이) 좋다.”면서 “매우 크게 성장하는데 꼭 바닷가재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양대기관리처(NOAA) 소속 해양생태학자 제임스 모리스 박사는 “아시아 타이거새우는 해양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또다른 잠재적인 해양 침입자다.”고 말했다. 사진=미국 해양대기관리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척추에 붙은 ‘3번째 팔’…희귀증상 아기 탄생

    최근 해외에서 팔 3개를 가지고 태어난 희귀한 증상의 아기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6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현지시간으로 23일 데라간지칸 지역에서 태어난 이 여자아기의 척추 부근에는 손가락까지 선명한 ‘3번째 팔’이 붙어 있다. 다지증(Polymelia)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팔 또는 다리 등 사지의 개수가 필요 이상으로 발달한 증상을 뜻하며, 전 세계에서 100만 분의 1 확률로 나타나는 희귀 병이다. 다지증은 태아가 산모의 자궁에 있을 때 세포 배자발육 시 변형이 오면서 발생한다. 또는 함께 수정된 쌍둥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두 몸이 합쳐지면서 다지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3번째 팔’을 가지고 태어난 이 아기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수술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검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달 초 역시 파키스탄에서 6개의 다리를 가진 채 태어난 소년이 공개돼 주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소년은 쌍둥이의 몸과 합쳐져 태어나면서 다지증 증상을 보였고, 현재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뒤 회복기에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론] ‘다르다’를 ‘틀리다’라 하는 사회?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시론] ‘다르다’를 ‘틀리다’라 하는 사회?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요즘 대화 중에 사람들이 ‘다르다’고 해야 할 곳에서 ‘틀리다’고 말하는 경우를 너무 자주 듣는다. “걔네들은 우리랑 틀려.”라거나, “이 집 이거, 주방장이 바뀌었나? 예전하고 맛이 틀리네.”라는 식의 표현은 거의 매일 사방에서 난무한다. 우리가 쓰는 낱말에도 생로병사가 있다지만, 그래도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다름과 틀림은 그 뜻이 전혀 다른데, 왜 사람들은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이해하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또 그렇게 쉽게 말할까? 정확한 통계자료는 모르겠으나, 10년이나 20년 전에 비해 다름과 틀림의 혼용이 훨씬 더 심해진 것 같다. 솔직히, 요즘엔 혼용의 차원을 넘어, 마치 일제가 대한제국을 꿀꺽 병합해 버렸듯이 ‘틀리다’는 말이 ‘다르다’는 말을 거의 먹어 버린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만큼 ‘틀리다’는 말이 홍수를 이룬다. 다름은 비교의 대상과 같지 않다는(different, diverse) 뜻이고, 틀림은 정당한 기준에서 벗어나 잘못되었다는(wrong, incorrect) 뜻이다. 시험을 보듯이 정색을 하고 두 단어의 차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그 차이를 제대로 알고 있다. 설사 잘 몰랐더라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면 다들 끄덕이며 100% 수긍한다. 그런데도 일상생활에서는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표현한다. 왜들 그럴까? 언어와 표현은 대개 그 언어가 사용되는 특정 사회의 제반 현상과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미증유의 큰 전란을 두 번이나 연이어 겪으면서 한국말이 크게 바뀌고, 된소리(경음)가 크게 증가한 것은 아주 좋은 예이다. 시대나 세태에 따라 단어의 실제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양반이라는 단어는 지금도 쓰이지만 그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쓰였다. 조선시대 한때는 최고신분층을 가리키기도 했으나, 지금은 “아니 이 양반이 어디서 눈을 부라려?”라거나 “기사양반, 광화문으로 갑시다.”라는 식으로 그 의미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렇다면 요즘 다르다고 말해야 할 곳에서 틀리다고 표현하는 세태 또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나하고 다른 것을 단순히 다르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틀리다라고 단죄해 버리는 습성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알게 모르게 만연해 있다는 증거는 아닐까? 자기하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그 상대방을 틀린 놈으로 쉽게 치부해 버리는 사회.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고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대하는 사회. 그런 태도를 솔선수범해(?) 실천하면서 부추기기까지 하는 정치 무대의 현실. 객관적 기준과 권위가 부재하다 보니, 다들 자기가 기준이 되어 진보니 보수니 좌파니 우파니 삿대질하는 데 익숙한 사회. 극좌와 극우가 속성으로는 서로 통하는 불편한 진실 말이다. 다른 의견을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 회사의 장급 보스들. 그런 보스들이 인왕산 아래서부터 여의도를 휘감고 돌아 사회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두루 포진한 오늘의 현실. 학교에서마저 공부라는 기준을 정해 놓고 거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문제아로 몰아 ‘틀린’ 아이 취급하는 사회. 이런 모습이 오늘날 한국사회의 자화상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 틀림이 다름을 거의 먹어가는 현상 또한 어쩌면 당연한 결과 아닐까? 다름과 틀림이 제자리를 다시 잡게 하는 방법은 다름을 다른 것으로 인정하는 길뿐이다. 정치 무대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한다. 민주사회의 생명은 다양성에 있고, 그것을 인정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에 몸담지 않은 안철수의 약진은 그래서 요즘 한국사회에 던져주는 의미가 지대하다. 다만 그가 정치의 전면에 나설 경우에 더 이상 그의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면서 나설 사람들이 많겠기에 씁쓸하다.
  • [美 광우병 발생] FTA 소고기 조항은 관세에 국한… 광우병과 별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소고기 관련 조항은 관세 문제에 국한돼 있다. 지난 3월 15일 발효된 합의문은 기존 40%의 관세를 18년간에 걸쳐 완전 자유화하는 데 합의한 것이다. ●위생 검역과 직접 연관 없어 이런 의미에서 이번 광우병 재발 등의 위생 검역 문제는 한·미 FTA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게 통상당국의 설명이다. 미국 측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소고기 시장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할 것이란 주장은 제기돼 왔다. 미 행정부는 한·미 FTA 발효 후인 지난 4일 “(미 무역대표부는) 수입위생조건의 완전한 적용을 위한 협의를 조만간 한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우리 측에 수입위생조건 협의를 요청하면 우리 정부는 뚜렷한 반대 명분이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이번 광우병 발생으로 국내 여론이 민감해진 상황에서 무리한 시장 확대 요구를 하기 어렵지만 결국 소고기 시장 문제로 미국과의 협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광우병 사태가 해소되고 나면 미국 측은 마지막 남은 통상 현안인 소고기 수입 완전 자유화를 거세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관계자의 지적이다. 우리로서 이번 사태를 통해 향후 전략을 가다듬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SD 재협상 계기로 활용해야 이런 맥락에서 학계를 중심으로 소고기 시장 개방과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와의 연계 전략을 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고기·ISD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며, 진보 진영도 ISD 폐기가 아닌 개선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약한 입냄새 30초 만에 싹~~~ 신기하네?

    고약한 입냄새 30초 만에 싹~~~ 신기하네?

    대화 도중 입냄새가 난다면 본인은 잘모르지만 상대방은 엄청난 불쾌감을 느낀다. 누구나 한번쯤 상대방에게서 고약한 입냄새를 맡아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본인의 입냄새를 맡을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중요한 상담에서 입냄새 때문에 상대방에게 비호감을 주고 있다면 엄청난 역효과를 낼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발냄새 나는 사람과 같이 살순 있어도 입냄새 나는 사람과 같이 살기싫다.”라는 재미있는 설문 조사도 있었다. 그만큼 입냄새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입냄새는 왜 나는 것일까? 위에서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냄새가 역류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입냄새는 입속에 잔존하는 음식찌꺼기와 이로 인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해서 나는 냄새다. 특히 담배를 피는 경우 입냄새는 최고조에 달한다. 음식물 찌꺼기는 아무리 양치질을 많이 해도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스켈링을 하지만 비용과 시간적인 면에서 만만치 않다. 최근 장인제약에서 개발된 ‘닥터9020’이라는 한방가글 제품이 이러한 입냄새의 원인을 한방에 제거해주면서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품은 한방원료로 인체에 전혀 무해한 성분으로 가글형태라 사용도 간편하다. 한 모금을 머금고 약30초 가량 가글 후 뱉어보면 입속의 여러 가지 부유물과 음식찌거기, 잇몸염증의 원인인 ‘무탄스균’이 배출되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이제품은 출시되자 말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증받아 수출까지 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까지 되고있다. 또한 ‘닥터9020’이 국내에 출시되자 큰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하루 자판기 커피 값 보다 저렴한 120원 꼴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독점 판매 업체인 프라임 생활건강에서는 시중가격보다 50% 저렴한 가격으로 특별할인 행사를 진행중이다. ‘닥터9020’ 제품보러가기 문의:프라임 생활건강 1644-2101
  • [LA폭동 20주년] 재미교포 피터 김 당시 회고 “흑인타운 인접·반감 탓… 한인촌 90% 파괴”

    [LA폭동 20주년] 재미교포 피터 김 당시 회고 “흑인타운 인접·반감 탓… 한인촌 90% 파괴”

    재미교포 피터 김(55)씨는 20년 전 LA 남부 흑인 거주지에 접경한 토랜스라는 소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었다. 1992년 4월 29일 오후 2시 그는 평소처럼 LA 한인타운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길이 많이 막혔다. 김씨는 집에 도착해 TV를 켠 뒤에야 폭동이 터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겁이 덜컥 난 그는 자동차로 집 현관을 가리고 문을 걸어잠갔다. 다음 날 아침 총을 사러 갔는데, 그새 총이 다 팔리고 없었다. 폭동이 진압될 때까지 부인과 아이들은 집 밖에 나가지 못했고, 생필품을 살 때만 김씨가 잠시 외출했다. 서울의 처가에서는 전쟁이 난 줄 알고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현재 버지니아에서 영어교습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년 전 일이 엊그제같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10대 후반에 미국에 이민 온 김씨는 미 공군에 복무한 경험 때문에 폭동 직후 한인들이 연방정부 지원금을 받는 데 중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한인 거래처가 다 파괴되는 바람에 이듬해 버지니아로 이주했다. →당시 왜 한인 업소들이 흑인들의 공격 대상이 됐나. -흑인 타운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한인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이 깔려 있었다. 차가 없어 먼 쇼핑센터에 가지 못하는 흑인들을 상대로 한인들이 잡화상이나 세탁소를 하면서 마진을 엄청나게 남겼다. 그러면서도 흑인들을 무시했다. 말도 함부로 하고 인사도 안 하고 거스름돈도 무시하듯 던져줬다. →경찰은 왜 진압하지 않았나. -당시 경찰은 폭동이 너무 빠르게 번져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고는 할리우드 등 백인동네 위주로 경계선을 형성했다. 어쩔 수 없이 흑인들은 가까운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폭력을 휘두른 건 흑인들이었지만, 약탈은 주로 히스패닉계가 저질렀다. →한인의 피해는 어느 정도였나. -90% 이상 파괴됐다. 그때 연방정부에서 피해자들에게 20년간 4% 이율로 복구자금을 매출액에 비례해 대출해준다고 했다. 당시 주택융자 이율이 15%정도였으니까 거저나 다름없었다. 문제는 매출액 증빙서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인들이 평소 소득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 3년치 매출액 내역을 지금이라도 각자 작성해 제출하면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회신이 정부로부터 왔다. 당시 실제 매출액보다 많은 금액을 써내 자금을 융자받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작은 구멍가게를 했던 분이 40만달러를 받아 큰 비디오가게를 차린 경우도 있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평소 소득세를 내긴 했는데, 실제보다 크게 줄여서 매출액을 써낸 사람들이 진짜 피해를 봤다. 그만큼 자금을 적게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지 않은 한인도 있었나. -잡화상을 하던 신 선생이라는 분이 폭동이 끝나고 보름쯤 지나 우리 사무실에 들렀다. 그런데 자신의 가게는 안 깨졌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그분은 폭동 전부터 흑인 동네에서 인심을 얻고 있었다. 평소 흑인들을 깔보지 않았고 흑인 행사에 음료수와 술을 무상 제공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게에서 몰래 과자를 훔치면 붙잡아서 손바닥 한 대 탁 때리고 “다음부터는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말을 해라.”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에게 실제로 공짜로 과자를 줬다. 폭동이 일어난 날 이분도 무서워서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그런데 폭동이 끝난 뒤 가 보니 가게가 멀쩡했다. 알고 보니 100여명의 흑인들이 떼로 몽둥이를 들고 와 가게를 부수려 했는데, 동네 다른 흑인들이 “여긴 우리 형제의 가게다. 부수려면 우리를 밟고가라.”며 제지했다고 한다. 이 가게는 폭동 후 매상이 20배나 뛰었다. 주변 가게가 다 파괴되는 바람에 흑인들이 이 가게에만 몰린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조목조목 재반박한 이건희 회장… 삼성家 재산분쟁 격화

    조목조목 재반박한 이건희 회장… 삼성家 재산분쟁 격화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이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전 제일비료 회장 이자 큰형인 이맹희(81)씨에 대해 ‘퇴출당한 양반’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삼성가(家) 재산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 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으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이맹희씨에 대해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라고 말했다. 이맹희씨가 지난 23일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건희의 어린애 같은 발언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 건희는 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 왔다.”고 비난한 데 이어 나온 반응이다. 그러자 이 회장은 “그 양반은 30년 전에 아버지를 형무소에 넣겠다고 당시 청와대 시절에 박정희 대통령한테 고발을 했던 양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이러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둘째 누나인 이숙희(77)씨에 대해서도 “결혼 전에는 아주 애녀(愛女)였다. 근데 (럭키)금성으로 시집을 가더니 같은 전자 동업을 한다고 시집에서 구박을 많이 받았다. 집에 와서 떼를 쓰고 이런, 보통 정신 가지고 떠드는 정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때문에 고 이병철 회장이 맹희씨와 숙희씨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며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 아니다’라고 하고 내친 자식이고, 숙희에 대해서는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니가 그렇게 계속 한다면 삼성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20여년 전에 이야기를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그걸로 끝난 거다.”라며 “(맹희씨는) 날 쳐다보지도,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고 지금도 아마 그럴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14일 이맹희씨가 재산반환 소송을 제기한 이후 이건희 회장의 발언으로는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전날 이맹희씨의 발언에 즉각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경영권 문제와 경영능력을 거론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분석한다. 평소 이 회장은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타계 이후 삼성그룹을 맡아 25년 동안 오늘날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운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에게 “삼성을 누가 끌고 나갈 건지 걱정된다.”는 이맹희씨의 발언을 접하고 평소 담아 뒀던 얘기를 쏟아냈다는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태생적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맹희씨의 경우도 “삼성을 노리고 한 소송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 배경에는 과거 삼성가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데 대한 감정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송이 재산반환 소송에서 시작됐지만, 감정싸움으로 번진 만큼 타협의 여지는 희박해 보인다. 삼성은 자칫 이를 합의로 마무리지을 경우 다른 형제들의 줄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합의는 배제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10년 가까이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두 기업의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승자 없는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곤·류지영기자 sunggone@seoul.co.kr
  • 고약한 입냄새 30초 만에 “싹~~~” 신기하네

    고약한 입냄새 30초 만에 “싹~~~” 신기하네

     대화 도중에 입냄새가 난다면 본인은 잘 모르지만 상대방은 엄청난 불쾌감을 느낀다. 누구나 한번쯤 상대방에게서 고약한 입냄새를 맡아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입 냄새를 맡을 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중요한 상담에서 입냄새 때문에 상대방에게 비호감을 주고 있다면 엄청난 역효과를 낼수 있다.  방송 프로에서 “발냄새 나는 사람과 같이 살 수는 있어도 입냄새 나는 사람과 같이 살기 싫다.”라는 재미있는 설문 조사도 있었다. 그만큼 입냄새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입냄새는 왜 나는 것일까?  위에서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냄새가 역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입냄새는 입속에 잔존하는 음식찌꺼기와 이로 인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해 나는 냄새다. 특히 담배를 피는 경우 입냄새는 최고조에 달한다. 음식물 찌꺼기는 아무리 양치질을 많이 해도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스켈링을 하지만 비용과 시간적인 면에서 만만치 않다.  최근 장인제약에서 개발된 ‘닥터9020’이라는 한방가글 제품이 이러한 입냄새의 원인을 한방에 제거해 주면서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한방 원료로 인체에 전혀 무해한 성분으로, 가글 형태여서 사용도 간편하다.  한 모금을 머금고 30초 가량 가글 후 뱉어 보면 입속의 여러 가지 부유물과 음식찌거기, 잇몸 염증의 원인인 ‘무탄스균’이 배출되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증을 받아 수출까지 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중국·인도네시아 등지에도 수출된다.  또한 ‘닥터9020’이 국내에 출시되자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하루 자판기커피 값보다 저렴한 120원꼴로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 독점 판매 업체인 프라임 생활건강에서는 시중 가격보다 50% 저렴한 가격으로 특별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닥터9020” 제품보러가기 www.iprimeshop.com  문의:프라임 생활건강 1644-2101  
  • [Weekly Health Issue] 양악수술 전 체크리스트

    회사원 김진규(28)씨는 타고난 주걱턱과 안면비대칭 때문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다. 얼굴 때문에 어려서는 놀림감이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람을 기피해 직장생활도 어려웠다. 이런 그가 선택한 해결책은 양악수술이었다. 병원을 선택할 때도 고민이 많았다. ‘잘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선뜻 병원을 고를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연예인들이 양악수술을 받았다는 한 병원을 선택했다. 그러나 수술 결과는 생각과 달랐다. 주걱턱은 어느 정도 개선됐으나 안면비대칭은 더 심해졌다. 다시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 “턱끝 성형수술을 해야만 비대칭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씨의 경우 양악수술과 비뚤어진 턱끝을 교정하는 안면윤곽술을 동시에 시행했어야 했지만 그 병원에서는 엉뚱하게 주걱턱만 다뤘다. 수술상담 때 자신의 문제를 말했으나 전혀 반영이 안 됐다. 박상훈 병원장은 “안면비대칭은 턱선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턱끝이 비뚤어져 있거나 광대뼈까지 비대칭인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경우 양악수술만으로는 안면비대칭을 교정할 수 없어 하악축수술이나 광대뼈수술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수술을 피하고, 한번의 수술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증상의 원인과 그에 따른 수술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턱뼈와 얼굴뼈, 치아 교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성형외과·구강악안면외과·교정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박 원장은 “연예인이나 아는 사람이 수술한 곳이라고 근거없이 맹신하거나, 그들과 같은 수술 결과를 기대하면 나중에 실망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재수술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양악수술 ‘치료와 미용’ 두 얼굴

    [Weekly Health Issue] 양악수술 ‘치료와 미용’ 두 얼굴

    최근 영화배우 신은경이 체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양악수술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고백에서 보듯 양악수술은 지금까지도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많다. 예쁜 얼굴을 갖고 싶다는 ‘욕망’과 수술을 통해 턱뼈나 안면기형 등을 치료하고 싶은 ‘필요’ 사이에서 수많은 잠재적 환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만 하면 운명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이런저런 후유증으로 후회를 곱씹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양악수술에 대해 아이디병원 박상훈 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먼저, 양악수술이란 어떤 수술인가. 턱교정술의 한 방법으로,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을 동시에 절골하는 수술법이다. 간단하게는 위턱과 아래턱을 잘라 분리시킨 뒤 정상교합에 맞게 턱뼈를 이동·고정시켜 턱의 위치와 모양을 바로잡는 치료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양악수술의 필요성은 어디에 있는가. 치아를 지지하는 턱뼈가 변형되면 치아도 정위치를 벗어나 부정교합이 되기 쉽다.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으면 음식을 끊거나 씹는 저작력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만성 소화장애나 턱관절장애로 인한 두통, 목 통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용적인 문제도 있다. 얼굴뼈의 변형이 심하면 남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증을 보이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양악수술을 통해 치아와 턱의 기능 회복은 물론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까지 얻을 수 있다. ●양악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무엇인가. 아래턱이 길게 자란 주걱턱(하악전돌증), 아래턱이 작고 뒤로 밀려 있는 무턱(하악왜소증), 얼굴의 좌우가 다른 안면비대칭, 얼굴의 중앙부가 길게 자란 긴 얼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치아나 잇몸뼈와 상관없이 턱뼈 자체가 튀어나온 골격성 돌출입(양악전돌증), 입을 다물었을 때 위아래 치아 사이에 공간이 있거나 안면 외상, 선천적 기형도 양악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질환 유형별에 따른 양악수술의 개요를 설명해 달라. 주걱턱은 아래턱뼈 뒷부분을 잘라 튀어나온 만큼 뒤로 밀어 고정하며, 돌출입은 위아래 턱뼈를 함께 뒤로 밀어넣어 고정하는 게 보통이다. 이 경우 위아래턱의 돌출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뼈를 밀어넣을 길이와 그에 따른 피부·근육 등 연부조직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 얼굴은 주로 길게 자란 위턱을 잘라 얼굴을 줄이면서 턱의 모양을 바로잡아 준다. 특히 안면비대칭은 얼굴형을 개선하기 위해 양악수술과 함께 턱끝이나 광대뼈를 조절하는 안면윤곽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양악수술 추이와 특성은 무엇인가. 양악수술 대중화에 연예인들이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수술로 바뀐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게 됐다. 여기에다 수술기법의 발달도 한몫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교정보다 수술을 먼저하는 선수술 방식과 ‘노타이(No-tie)양악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음식을 먹거나 말할 때 턱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상 범위를 정확히 측정한 뒤 절골된 위아래 턱뼈를 고정하는 원리다. 일반적인 양악수술은 턱관절의 정상 범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절골된 턱이 스스로 정상 범위에 적응하게 했는데, 이 경우 위아래 치아를 묶는 보조장치인 ‘악간고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노타이 방식은 악간고정이 필요없어 수술 직후 입을 벌리거나 말하고 숨쉴 수 있으며, 기도폐색·저산소증·흡입성 폐렴의 위험도 크게 줄였다. 본원에서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악간고정 방식과 노타이 수술을 비교한 결과 노타이 수술이 일반 양악수술에 비해 호흡량이 2∼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호흡·음식섭취·언어 구사도 노타이 방식이 훨씬 용이했다. ●그럼에도 양악수술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양악수술의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부작용 논란은 불가피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만큼 양악수술을 받은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부작용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수술 후 기도확보와 관련이 있다. 수술 자체가 기도 주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중의 출혈이나 부기에 따라 기도확보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어 대책이 부실하면 사고 위험이 높다. ●단순한 미용 목적의 양악수술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은데….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폭발적인 수요 증가단계를 거쳐 안정기로 진입한다. 우리 나라도 점차 안정기로 진입하는 단계로 보인다. 막연한 기대 단계에서 벗어나 수술에 따르는 위험성까지 따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점차 의료계와 환자 사이에 균형이 잡히면 그런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뭔가. 양악수술은 다른 성형수술에 비해 수가가 높아 무조건 수술부터 하려는 치과나 의원이 적지 않다. 양악수술의 적응증이 아닌 사각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우 안면윤곽술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며, 앞턱이 뭉특한 경우도 미니V라인수술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양악수술이 만능은 아니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적절한 수술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들이 양악수술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라면…. 양악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얼굴의 수많은 혈관과 근육, 신경을 피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턱과 치아의 교합은 물론 턱의 이동에 따른 얼굴형의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을 할 때는 성형외과·구강악안면외과·교정과 전문의의 협진이 가능한 병원인지 살펴야 하며, 집도의의 임상경험, 마취과 전문의의 상주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양악수술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과다출혈인데, 이런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경험과 혈액은행이 필수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캐스팅에 죽고 캐스팅에 살다…그 치열한 전쟁

    배우들에게 작품은 운명과도 같다.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배우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도 시중에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시놉시스가 돌지만,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은 배우나 소속사에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이자 임무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작품의 성패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캐스팅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과 눈치작전이 벌어진다.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을 강타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시청률 40%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처음부터 캐스팅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남자 주인공 이훤 역에 국내 남성 청춘 스타의 소속사 대부분에 시놉시스가 들어갔지만, 장르나 캐릭터에 부담을 느끼는 배우들이 많았다. 결국 원작 소설을 눈여겨봤던 김수현이 소속사의 반대에도 출연을 고집해 이훤 역을 ‘쟁취’했다. 사실 이 드라마에 가장 먼저 캐스팅된 배우는 문근영이었다. 여주인공 허연우 역의 제안을 받았지만, 민화공주 역에 더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에선 “문근영이 민화공주 역을 맡을 경우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나 구성의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부담을 느꼈고, 문근영의 출연이 불발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요즘 20대 남자 배우 신 트로이카 시대를 연 김수현, 이제훈, 유아인 등 세 배우의 캐스팅에 얽힌 스토리도 재미있다. 이제훈이 열연했던 영화 ‘고지전’의 신일영 대위 역에는 김수현도 함께 물망에 올랐으나 김수현이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는 바람에 무산됐고, 7월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은 이제훈에게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갔지만 촬영 일정 등이 맞지 않아 결국 김수현이 출연하게 됐다. 또한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유아인은 지난해 ‘공주의 남자’와 ‘해를 품은 달’의 남자 주인공으로 연속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후속작으로 또다시 사극을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출연을 고사했다. 사실 배우들이 캐스팅 문제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는 게 바로 캐릭터다. 요즘은 방송사에서 입도선매식으로 인기 스타를 잡기 위해 배우가 원하는 캐릭터에 맞춘 드라마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는다.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는 주연 배우 캐스팅이 불발되면서 편성이 취소됐다. 출연에 관심을 보이던 톱스타 C씨가 캐릭터와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작가에게 수정에 재수정을 요구하다가 출연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캐스팅 문제로 결국 드라마 편성까지 취소된 것이다. 상대 배우도 작품의 출연을 결정하는 큰 요소다. 최근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캐스팅됐던 아이돌 스타인 또 다른 C씨는 상대역으로 거론되던 여배우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데 부담을 느껴 출연을 고사했고, 드라마 복귀를 노리던 여배우 L씨는 예전에 교제하던 연인이 상대역으로 물망에 오르자 결국 출연을 포기했다. 상대역으로 특정 배우를 고집하다가 출연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 배우들은 대진표까지 따져 가며 동시간대 방영되는 경쟁작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국장은 “동시간대 어떤 작품과 붙는지를 살피면서 눈치작전을 펼치는 배우나 소속사들이 많다.”면서 “출연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연기력으로 정면돌파해 보려는 배우들의 노력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순간의 실수 연구소 묵인 무서운 결과

    순간의 실수 연구소 묵인 무서운 결과

    과학자들이 암 연구와 항암제 개발 등의 실험을 할 때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실수가 있었음을 알고도 이를 무시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수를 시인하면 연구소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실수를 계속 묵인하면 애초 의도와 다른 엉뚱한 신약이 개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세포 은행들에 따르면 실험실의 암 세포주 가운데 18~36%가 종이 오인되거나 오염된 상태로 실험에 사용된다. 예컨대 연구자들이 유방암 세포주를 피부암 세포주로 잘못 안 채 실험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포주는 환자의 몸에서 떼어낸 암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 불멸의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암 연구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연구실의 오인’은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다. 예컨대 특정 세포주를 보관한 용기에 라벨을 잘못 붙인다거나 초보 연구자가 동일한 실험 도구로 2개 이상의 세포주를 접촉하다가 섞여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소에서 얻어 온 세포주의 종류를 잘못 안 경우도 있다. 독일 기센·마르부르크 대학 병원의 로베르트 만디크 박사는 최근 두경부암(뇌와 눈을 제외한 얼굴과 목 등에 발생하는 암을 총칭) 관련 연구 보고서를 구강암 학회지에 실었다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연구에 쓰인 세포주가 두경부암이 아닌 자궁 경부암 세포주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수들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연구자 사이에서 경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대의 존 마스터스 교수는 “이 같은 실수 탓에 암 연구에 쓰이는 공금과 기부금,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실수로 인해 특정 암 치료에 적절치 않은 신약이 잘못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제과학자협회는 암 세포주 오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지난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짧은연쇄반복(STR)’ 등 DNA 기술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세포주 정보를 수집하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실수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연구소 명성에 해로울 수 있다.”며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은 연구소에 보조금을 줄 때 암세포주의 종류 입증 등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부모는 손들고 당국은 손놓고… 범죄로 내몰리는 ‘학교밖 10代’

    부모는 손들고 당국은 손놓고… 범죄로 내몰리는 ‘학교밖 10代’

    10대가 위험하다. 학교에서는 동급생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가해자로, 학교 밖에서는 또래 친구를 집단폭행하고 암매장까지 하는 무서운 범죄자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학교폭력 실태 조사 등 대대적인 학교폭력 대책을 쏟아냈지만 10대 폭력은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학내 대책 못지않게 위기에 처한 ‘학교 밖 10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학교 부적응 청소년 규모는 무려 6만명이나 된다. 2008년 7만 3494명, 2009년 7만 1769명, 2010년 6만 1893명이다. 전체적인 부적응 청소년 규모는 감소추세지만 고등학생의 경우는 2008년 1만 4015명, 2009년 1만 6267명, 2010명 1만 5267명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도 탈락 학생이나 가출 청소년 모두를 문제아로 보기는 어렵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 체계가 맞지 않아 유학을 가거나, 홈스쿨링을 하는 등 가정에서 독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는 문제아로 분류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번 경기 일산에서 발생한 10대 가출 청소년들의 또래 친구 집단 폭행 치사 및 암매장 사건에서 드러났듯 가정문제나 학업 등의 이유로 중도 탈락한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나 학교 및 사회의 관심이 없으면 탈선이나 범죄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체계적으로 도울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구모(17)군은 수업일수가 모자라거나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고등학교를 3~4차례 자퇴하거나 제적당해 현재의 고교로 옮긴 경우였다. 그는 이번 사건이 있기 전 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교사가 어머니에게 학생을 데리러 가자고 했을 때, 구군의 어머니는 “가봐야 소용없다. 큰일난다.”며 오히려 만류했다고 한다. 구군이 이번에 함께 구속된 누나와 함께 과거에도 여러 번 집을 나간 적이 있는 데다 교사가 혹여 봉변을 당할 것을 우려한 측면도 있으나 부모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숨진 백모양도 과거 두 차례에 걸쳐 가출을 했기 때문인지 백양의 부모는 딸이 보름 가까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폭행 사건이 일어난 고양시의 다세대 주택 지하방을 얻은 이모(17)양은 결손가정에서 자랐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고모 집에서 지내야 했던 이양은 고모의 자녀들과 커가면서 잦은 충돌을 일으켜 몇 달 전 고모 도움으로 원룸을 마련해 독립한 경우였다. 어릴 때부터 심장과 호흡기가 약했던 이양은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이 그 누구보다 절실했으나 가출한 다른 10대들과 잘못 어울리면서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10대 가출이 적지 않지만 교육당국이나 경찰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교육청 관계자는 가출현황에 대해 “부모들이 자녀들의 가출실상에 대해 협조를 하지 않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암매장 사건으로 붙잡힌 9명 중 3명이 재학 중인 G고등학교 A교장은 “고양시 지역에서 중도 탈락한 학생 중 20%만이 전·입학을 해오고 있으나 나머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며 위기에 처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非朴연대·수도권 계산한 金… “막연한 대세론 승리 어려워”

    非朴연대·수도권 계산한 金… “막연한 대세론 승리 어려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여야의 대선 잠룡 중 처음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김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제 양극화와 일자리, 민생 문제를 풀고 미래성장 산업을 키울 것”이라고 출마 일성을 밝혔다. 자신이 그리는 대한민국 미래상에 대해선 ”남북, 동서, 빈부, 노사, 남녀, 노소 등 우리 모두가 손잡고 함께 가는 나라, 새로운 기회가 넘치는 선진통일 강대국”이라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다음 주 안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지배적인 상황에 대해 그는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바위를 깨는 경우도 많이 있다. 문제는 민심”이라고 에둘러 밝혔다.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로 김 지사는 “대선 출마는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의석 과반은 얻었지만 수도권, 젊은층에서 빈자리가 상당하다. 막연한 대세론으론 어렵다. 제가 나서서 경선에 이긴다면 대선에 필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아침 현충원을 방문해 박정희, 김대중,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선진통일 강대국으로! 2012.4.22. 경기도지사 김문수’라고 적었다. 김 지사의 출마 결심은 측근들에게도 막판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구성은 현재 논의 중이나 김문수계로 분류되는 차명진·임해규 의원을 비롯해 도지사 시절 측근들이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 의원은 “출마 결심을 나도 이틀 전에 들었다.”면서 “우리 중 김문수 빼고는 유명한 사람이 없지만 ‘일을 내보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완전국민참여경선’을 연결고리로 이재오·정몽준 의원과의 비박(非朴)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20일 저녁 이 의원과 만나 현행 방식의 당원 선거 경선 대신 국민참여 경선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회견에서 “특별히 비박 연대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선 전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경선)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는 대답으로 대신했다. 김 지사의 출마 결정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는 “나쁠 것 없다.”는 분위기 속에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이다. 당내 경쟁자들과 경선을 통해 바람몰이를 하고 지지율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야권 대선주자와 본선에 나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 외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 오히려 친박계의 고민이었던 상황에서 반가운 상대가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치열한 경선으로 가야 바람직하다. 축제 분위기의 경선을 통해 박 위원장의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친박계는 비박연대가 주장하는 완전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경선 룰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갑자기 지금 와서 깨뜨리고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국민의 눈에는 꼼수로 비쳐진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지사 측은 사퇴 시기를 놓고 경기도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조율하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게 아니라 도정에 영향을 가급적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라면서 “조만간이 될지 나중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이돌 스타, 상대 女배우 거부 이유 알고보니

    아이돌 스타, 상대 女배우 거부 이유 알고보니

    배우들에게 작품은 운명과도 같다.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배우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도 시중에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시놉시스가 돌지만,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은 배우나 소속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이자 임무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작품의 성패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캐스팅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과 눈치 작전이 벌어진다.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을 강타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시청률 40%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처음부터 캐스팅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남자 주인공 이훤 역에 국내 남성 청춘 스타의 소속사 대부분에 시놉시스가 들어갔지만, 장르나 캐릭터에 부담을 느끼는 배우들이 많았다. 결국 원작 소설을 눈여겨 봤던 김수현이 소속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고집해 이훤 역을 ‘쟁취’했다. 사실 이 드라마에 가장 먼저 캐스팅 된 배우는 문근영이었다. 여주인공 허연우 역의 제안을 받았지만, 민화공주 역에 더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에선 “문근영이 민화공주 역을 맡을 경우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나 구성의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부담을 느꼈고, 문근영의 출연이 불발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요즘 20대 남성 배우 신 트로이카 시대를 연 김수현, 이제훈, 유아인 등 세 배우의 캐스팅에 얽힌 스토리도 재미있다. 이제훈이 열연했던 영화 ‘고지전’의 신일영 대위 역에는 김수현도 함께 물망에 올랐으나 김수현이 드라마 ‘드림하이’의 출연으로 무산됐고, 7월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은 이제훈에게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갔지만 촬영 일정 등이 맞지 않아 결국 김수현이 출연하게 됐다. 또한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유아인은 지난해 ‘공주의 남자’와 ‘해를 품은 달’의 남자 주인공으로 연속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후속작으로 또다시 사극을 하는데 부담을 느껴 출연을 고사했다. 사실 배우들이 캐스팅 문제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는 게 바로 캐릭터다. 요즘은 방송사에서 입도선매식으로 인기 스타를 잡기 위해 배우가 원하는 캐릭터에 맞춘 드라마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는다.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는 주연 배우 캐스팅이 불발되면서 편성이 취소됐다. 출연에 관심을 보이던 톱스타 C씨가 캐릭터와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작가에게 수정에 재수정을 요구하다가 출연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캐스팅 문제로 결국 드라마 편성까지 취소된 것이다. 상대 배우도 작품의 출연을 결정하는 큰 요소다. 최근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캐스팅됐던 아이돌 스타 또다른 C씨는 상대역으로 거론되던 여배우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데 부담을 느껴 출연을 포기했고, 드라마로 복귀를 노리던 여배우 L씨는 예전에 교제하던 연인이 상대역으로 물망에 오르자 결국 출연이 불발됐다. 또는 상대역에 특정 배우를 고집하다가 출연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 배우들은 대진표까지 따져가며 동시간대 방영되는 경쟁작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국장은 “동시간대 어떤 작품과 붙는지를 살피면서 눈치 작전을 펼치는 배우나 소속사들이 많다.”면서 “출연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연기력으로 정면돌파해 보려는 배우들의 노력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우울증 부추기는 어른들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우울증 부추기는 어른들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과 부모들의 무리한 기대가 청소년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도벽이 생기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는 여학생도 있고, 성적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인터넷 게임에 빠진 남학생도 있다. 과도한 입시 교육과 공부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우울증 불러” A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반에서 항상 1·2등을 다퉜다. 한 번도 공부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속상하게 한 일이 없는 착한 모범생이었다. 그런 A양이 중학교 3학년 겨울부터 갑자기 바뀌었다. A양은 2010년 서울의 명문 외고에 응시했으나 실패했다. 그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남의 물건에 손을 댄 적이 없던 그는 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훔치다 직원에게 들통 났다. 전문직 부모 덕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A양이 책을 훔칠 이유는 없었다. A양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당시 내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못 했다. 부모가 보지 않으면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부모가 지켜보면 마지못해 밥을 입에 넣었다가 다시 뱉어 내곤 했다. A양은 부모에게 이끌려 청소년상담센터를 찾았고, 결국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A양은 상담사의 조언으로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다. A양의 상담사는 “부모의 기대치도 문제지만 우등생의 경우 자신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여유를 뺏고 대신 강박을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 출신인 B군은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B군은 결국 서울대 음대로 진학한다는 조건으로 음악 공부를 할 수 있었다. B군은 서울대에 다니는 형을 따라가려고 노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에게 음악 공부를 한다고 추가로 부담을 지우는 게 항상 미안했다. B군은 결국 우울증 증상을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밥도 못 먹고 자괴감에 결국 약물 치료 C군은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서울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했다. C군의 부모는 그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라고 배려한 것이지만 C군은 이사를 한 뒤 학교 가기를 거부했다. 인터넷 게임에만 빠져 있었으며, 학교 가라는 부모의 채근에 욕설로 대응했다. 정신과를 찾은 C군은 “친구도 없고, 녹물 나오는 낡은 집으로 이사 와서 학원 뺑뺑이만 돌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냐.”고 의사에게 되물었다. 이후 C군은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우울증 폭력·도벽으로 나타나기도”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은 우울증 증상이 폭력성이나 인터넷 중독, 거짓말, 도벽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가면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을 앓는 학생들이 게임·인터넷 등을 자가 치유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부모가 ‘우리는 항상 네 편이다’라는 마음으로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진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청소년기에 학업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우울증만이 아니라 다른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현·신진호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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