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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함부터 현수막까지 전방위 ‘뻥튀기’…1t 유세車 1500만원→3000만원 둔갑

    명함부터 현수막까지 전방위 ‘뻥튀기’…1t 유세車 1500만원→3000만원 둔갑

    선거 홍보·광고 대행업체와 출마자(후보) 측이 서로 짜고 선거관리위원회에 홍보비용을 부풀려 신고한 뒤 차액을 챙기는 이른 바 ‘국고(國庫) 사기’가 광범위하고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선관위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악용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선관위가 시급히 검증시스템을 갖춰 정치권의 이 같은 ‘모럴 해저드’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홍보비용 부풀리기의 대표적 사례는 저가의 집기를 사용하고도 선관위에는 고가의 장비를 이용했다고 신고하는 것이다. A업체 관계자는 “선관위 홍보비 보전 매뉴얼에는 앰프, 스피커 등의 임차 가격이 기재돼 있는데 실제 비용은 그보다 30~50% 저렴하다.”고 털어놨다. 업체나 후보 측이 작심하면 최대 50%까지 허위 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앰프의 경우 15만원짜리 저가 브랜드를 사용하고도 30만원짜리 고가 브랜드를 쓴 것처럼 청구하는 식이다. 유세 차량은 더 심하다. 보통 1t 트럭에 ‘풀 세팅’(100인치 LED 전광판, 문자 전광판 4개, 4㎾ 음향시스템, 6.5㎏ 발전기 등)을 할 경우 13일간의 임차 원가는 1500만원 선이다. B업체 관계자는 “풀 세팅은 고가 브랜드 장비들로 채워도 1500만원이면 충분하고, 아무리 비싸도 2000만원을 넘지 않는데 후보 측과 업체 측이 짜고 3000만원으로 선관위에 신고한다.”고 말했다. C업체 관계자는 “선관위 매뉴얼에는 품목별 기준이 없고 상한액만 있다.”면서 “유세 차량의 경우 3000만원까지 보전해 준다고 하면 스피커, 발전기 등 그 금액에 맞는 장비를 갖춘 차량만 보전해 줘야 하는데 선관위에는 그런 장비를 검증할 만한 전문 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후보 측이 홍보비를 트집 잡아 당초 계약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서도 선관위에는 계약서상 금액을 그대로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D업체 관계자는 “비용 정산 때 후보 측 참모들이 ‘스피커 소음이 심하다’는 등의 시비를 걸며 가격을 깎는다.”면서 “후보 측으로부터 1500만원만 받고도 선관위 제출 증빙서류에는 계약서상 금액인 1700만원을 기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홍보비용 부풀리기는 소규모 업체보다 종합기획사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종합기획사는 ‘턴키방식’(영상, 인쇄물, 현수막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책임지는 계약방식)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후보 측과 밀착할 경우 홍보비를 부풀려 신고하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는 대부분 후보 측에서 업체 쪽에 부풀리기를 요구하는 반면 CN커뮤니케이션즈 등과 같은 종합기획사는 후보 측(주로 사무국장)과 업체 측이 공모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또 “후보 측과 업체가 공모하는 경우 후보 측이 선관위 보전 금액을 4대6 등으로 나누자고 먼저 제안한다.”고 귀띔했다. 선관위가 실제 비용의 85%만 보전해 주기 때문에 비용 부풀리기가 관행화된 측면도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선관위가 이것저것 따지며 금액을 삭감하기 때문에 업체 측은 후보가 쓴 금액을 다 받아낼 수 있도록 이를 감안해 부풀린 자료를 제출한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하)심의관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하)심의관

    외교통상부 심의관은 ‘외로운’ 자리다. 규모도 25명에 이르는 국장급의 절반 수준인 12명인 데다 심의관을 했다고 해서 꼭 국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국장과 과장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지난해부터는 각국 활동을 외부로 알리는 ‘공보·홍보관’ 업무도 맡게 되면서 심의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공보관 업무도 맡아 역할 막중 지역국 심의관들은 지역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국장과의 업무 차별화를 통해 시너지도 내고 있다. 박준용 동북아국 심의관은 동북아2과와 주중 대사관을 오간 중국통으로, 일본 전문인 국장과 업무 분담이 잘 된다는 평가다. 줄곧 미국 관련 업무만 해온 문승현 북미국 심의관은 주미 대사관 공사참사관 시절 한덕수 당시 주미 대사의 ‘오른팔’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양중모 유럽국 심의관은 사할린 초대 출장소장을 역임하는 등 러시아통 명맥을 잇고 있으며, 정태인 아중동국 심의관은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함께 접근하는 눈을 가졌다. 해양법 박사인 김선표 심의관은 해양 관련 연구원에서 근무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 교수 제의도 거절하고 국제법률국에서 전문성을 쌓아 외시 25회 중 처음으로 심의관을 달았다.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협정, 한·중 어업협정 등과 관련한 협상을 맡았으며, 독도·위안부 등 현안도 다루고 있다. 이영호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은 영사 업무에 잔뼈가 굵었다. 김영무 FTA정책국 심의관은 손꼽히는 통상 전문가로, 일찌감치 FTA 국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관 업무가 늘어나다 보니 정식 직제는 아니지만 심의관 임무 부여를 받은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임웅순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부단장과 오영주 개발협력국 심의관은 외교부 내 선후배 사이에서 인정받는 에이스다. 김건 장관보좌관은 미국과 중국 업무를 한 북한·북핵 전문가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도 맡고 있다. ●과장급 80여명도 전문성 무장 외교부 과장급은 80여명에 이른다. 최봉규 동북아1과장과 허승재 동북아3과장, 이병도 북미1과장, 김태진 한미안보협력과장, 이문희 북핵협상과장은 각각 일본과 중국, 미국 업무에 주력해온 전문가로 손색이 없다. 변철환 동북아2과장은 영사 베테랑인 박기준 재외국민보호과장과 함께 2002년 ‘중국 공안의 베이징 대사관 진입 탈북자 강제 연행 사건’ 당시 공안들을 상대로 항의하다가 옷이 찢기고 부상을 입은 일화로 유명하다. 신성기 중남미협력과장은 7급 영사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과장에 오른, 명실상부한 중남미 전문가다. 문성환 정책홍보과장은 뉴미디어팀을 이끄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로 꼽힌다. 유복근 영토해양과장은 국제법 박사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공저한 ‘독일 통일과 유럽의 변환’의 역자로 알려져 있다. 고윤주 FTA상품과장과 행시 출신인 김영재 세계무역기구과장은 통상교섭본부의 최고 에이스다. 여성 과장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프랑스 전문가인 류복렬 공보과장은 외규장각 반환에 공을 세워 외교부 최초의 여성 공보과장이 됐다. 윤성미 유엔과장과 오현주 개발협력과장은 여성이 강한 다자외교의 선두주자다. 서은지 문화예술협력과장은 남성을 능가하는 배포와 추진력으로, ‘큰 그릇’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에서 부부 싸움하다 접시말고 이것 던졌더니…

    北에서 부부 싸움하다 접시말고 이것 던졌더니…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에 대한 우상화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우상화가 일상화가 돼 북한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우상화도 있다. 남쪽에서는 알고 보면 황당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우상화 사례 몇가지를 최근 탈북자 인터넷 매체인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소개했다.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북한 교과서’라는 사진 한 장이 실렸다. 확인 결과 남쪽에서 안보용으로 제작된 책의 내용이었다. 확인한 탈북자가 북한 교과서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는 김정일 이름을 줄을 바꿔가며 표기됐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이름을 쓸 때 절대 줄을 바꿔서는 안된다.  북한에서는 여행할 때 몰래 사진을 찍거나 갑작스레 사진을 찍는 것도 금지 행위다. 김일성 동상을 예로 들자면, 급하게 찍다가 동상이 일부라도 사진 속에서 잘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관광객 카메라에서 김일성 동상의 한쪽 팔이나 하반신이 잘린 것이 발견될 경우 바로 삭제 된다.  북한에서는 또 극중에 김일성 일가로 분장한 배우에게는 실제 김일성 일가를 대하듯 해야 한다. 북한의 유명한 영화 감독으로 인민예술가 칭호와 국기훈장 제1급을 받았던 류호손씨(68)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촬영 도중 흥분해 김일성 역할을 맡은 젊은 배우에게 소리를 질렀다가 혁명화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혁명화는 북한 고위층이 과오를 저질렀을 때 농촌이나 오지 탄광으로 보내 생산 현장에서 잘못을 반성하게 하는 처벌이다.  김일성 일가 사진이 들어간 노동신문 지면은 절대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고, 따로 모아 반납해야 한다. 만약 휴지나 도배지로 사용하거나 담배를 말아서 피는 행위를 했다가 적발되면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사진이 실린 지면을 따로 분류해 반납하는 게 귀찮아 아예 태워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북한에서 집에 불이 났을 때 김일성 초상화를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좋다. 패물 대신 김일성 초상화를 들고 나온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 정부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부부 싸움을 하다가 성난 남편이 던진 물건이 김일성 초상화를 건드렸는데, 이를 아내가 신고해 남편이 처벌받은 일도 있다고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살렸다, 강민호… 엎었다, 박종윤

    [프로야구] 살렸다, 강민호… 엎었다, 박종윤

    ‘1세대 메이저리거’ 박찬호(39·한화)와 김선우(35·두산). 1994년 한양대 2학년생 박찬호가 미 프로야구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된 뒤 1997년 고려대 2학년생 김선우도 보스턴 유니폼을 입으며 미국 진출 8호 선수가 됐다. 각각 17시즌과 11시즌을 미국에서 뛰는 동안 맞대결은 단 두 차례. 박찬호는 샌디에이고에, 김선우는 콜로라도에 있었던 2005년과 2006년에 만났지만 선발로 맞붙은 적은 없다. 두 메이저리거 출신의 세 번째 승부이자 첫 선발 맞대결은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펼쳐졌다. 22일 대전 두산-한화전. 기록상 우위는 김선우가 점했다. 5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2실점하며 최근 부진을 씻는 역투를 펼쳤다. 박찬호는 5회 3실점하며 흔들렸다.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선우가 박찬호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시즌 3승째를 챙기는 듯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9회 말 등판한 두산의 마무리 프록터가 무사 1·2루에서 양성우와 한상훈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1실점했고 최진행에게 뼈아픈 끝내기 안타를 맞아 4-5 역전패를 허용했다. 김선우와 박찬호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해 진검 승부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광주에서는 박정권의 홈런 두 방을 앞세운 SK가 KIA를 6-4로 눌렀다. 한때 2군으로 강등될 정도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박정권은 지난 20일 롯데전에 이어 이날 ‘멀티 홈런’을 작렬시키며 타격감을 되찾았다. 목동에선 삼성이 넥센에 1-0으로 신승했다. 선발 장원삼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8승째를 기록, 주키치(LG)·니퍼트(두산)와 다승 공동 선두를 이뤘다. 8회 등판해 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통산 최다 세이브(227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박석민은 2회 솔로홈런을 결승타로 장식, 27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잠실에서는 롯데가 9회 강민호의 극적인 동점 투런포에 이어 연장 12회 박종윤의 결승타로 6-5의 역전승을 일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무상보육에 전국서 유치원 설립 잇따라

    유치원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구분 없이 5세 유아에게 보육료와 학비를 지원하는 ‘5세 누리 과정’을 시행한 여파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승인된 공·사립 유치원이 21곳에 이른다고 21일 밝혔다. 이로 인해 유치원 수는 지난해 322곳에서 343개로 늘어났다. 대구지역 유치원은 지난 2008년 295곳에서 2009년 303곳, 2010년 310곳으로 매년 7~12개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치원 수 증가와 함께 이곳을 다니는 어린이들도 증가했다. 2008년 2만 7329명, 2009년 2만 7570명, 2010년 2만 7178명, 지난해 2만 8669명이던 것이 올해에는 3만 1657명으로 급증했다. 광주의 경우도 지난해 258곳에서 올해 278곳으로 20곳 늘어났고 원아수도 2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경기도는 47곳 늘어난 2033곳, 대전이 13곳 늘어난 252곳, 인천이 8곳 늘어난 389곳 등이다. 강원과 경남을 제외한 14개 시·도 모두 유치원이 늘어났으며 전국적으로 올해 유치원수는 지난해보다 113곳 많은 8537곳에 이른다.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문송태 계장은 “지난 3월 5세 누리과정 시행 이후 유치원에 원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던 부모들이 보육도 해결하고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유치원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어린이집을 경영하는 김모(49·여)씨는 “5세 어린이들이 지난해보다 10여명 줄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어린이집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은 이를 그만두고 사립 유치원 설립을 신청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아 1인당 월 20만원씩 지원하며 2016년까지 월 30만원으로 확대한다. 5세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주부 최모(35·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지원금에 조금 더 보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며 “더 나은 여건의 보육 시설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누리 과정을 3, 4세에게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여 중·대형 어린이집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치원은 3세부터 보낼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순 보육만 해도 되는 0~2세 유아는 소규모 가정식 어린이집에서, 학부모들이 간단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원하는 3~5세 유아는 중대형 어린이집이 주로 맡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유치원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중·대형 어린이집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내년에 유치원 원아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국·공립 유치원의 정원을 늘리고 사립 유치원 설립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기자·전국종합 cghan@seoul.co.kr
  • 서울자판기 10% 관리 불량

    서울시내에 설치된 자판기가 열대 중 한대꼴로 관리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4월 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소규모 점포와 길거리 등에 설치된 자판기 5833대를 점검한 결과 이 중 9.5%에 해당하는 556대가 위생관리가 미흡하거나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위생상태 자가 점검표 및 고장시 연락처 등 미표시 185대, 쓰레기통 미비치 117대, 자판기 내부 위생불량 103대, 무신고 영업 23대, 세균수 초과 11대, 차양시설 미설치·변경 신고 미이행 등 117대다. 특히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율무차를 86곳에서 수거해 미생물 검사를 한 결과 11대 자판기에서 세균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기준치를 120배나 초과한 경우도 있었다. 시는 세균수 기준치를 초과한 자판기는 모두 판매를 정지시켰다. 또 고장시 연락처 미기재 등 경미한 사안은 현지 시정 등 행정지도를 했다. 아울러 점검 결과 별도로 적발된 멸실 자판기 645대에 대해서는 폐업신고 절차를 안내했으며, 이후 조치가 안 될 경우 강제 정리할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1000억대 횡령액 ‘정관계 로비’ 정조준

    검찰은 지난달 6일 영업정지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4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1000억원대에 이르는 횡령 규모를 밝혀냈지만 돈의 사용처는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다음 달 검찰 간부 인사 이후 본격 시작될 4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의 ‘2라운드’ 수사는 횡령 규모 추가 파악과 용처 규명에 집중될 전망이다. 최운식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은 20일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4개 저축은행 ‘오너’들을 모두 기소하는 등 큰 틀의 수사를 마쳤다.”면서 “향후 수사는 횡령 등을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단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연루 의혹에 대해 “여하튼 뚜벅뚜벅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뚜벅뚜벅’이 왜 ‘뚜벅뚜벅’인지를 이해할 때가 왔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수사 결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195억여원,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713억원,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은 55억여원,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는 216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실세들을 포함해 정·관계에 발이 넓은 임 회장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사업확장 과정에서의 정·관계 유착설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합수단 수사 과정에서 임 회장이 2009~2010년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관련 공무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2억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김찬경 회장으로부터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14억원, 1㎏ 금괴 6개(시가 3억 6000만원), 도상봉 화백의 ‘라일락’ 등 3억원 상당 그림 2점을 받았다. 김 회장의 경우도 김모 청와대 행정관의 청탁을 받고 2010년 말 법정관리 중이던 경기 용인 수지의 S병원을 매입한 뒤 김 행정관의 형에게 싸게 파는 방식으로 100억원대의 빚을 줄여주는 등 정·관계 유착 정황이 이미 포착됐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미래의 키신저·올브라이트 우리가 키워요”

    “미래의 키신저·올브라이트 우리가 키워요”

    “미국은 신용 사회입니다. 신용카드를 만들려면….” 1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있는 ‘루터교 사회봉사센터’. 머리에 히잡을 쓴 여성을 비롯해 남성과 어린이 등 올리브색 피부를 한 8명이 열심히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이들 두 가족은 지난 13일 정치적 망명을 통해 미국 땅을 밟은 이라크 난민들이다. 정착 과정에 대한 미국인 센터 직원의 설명을 옆에 앉은 아랍어 통역을 통해 듣는 어른들의 표정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과 불안이 혼재돼 있는 듯했지만,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얼굴이었다. ●민간 비영리단체 10곳이 난민 정착 사업 미 국무부는 유엔이 정한 ‘세계난민의 날’(20일)을 하루 앞둔 이날 워싱턴 인근 난민 정착 지원 기관 중 한 곳인 이 센터로 외신기자들을 안내했다. 한국 언론 중에는 서울신문을 비롯해 2개사가 취재에 참가했다. 미국 난민 정착 사업은 정부가 아닌 민간 비영리단체들이 맡는 것이 특징이다. 또 별도의 난민 시설이 있는 게 아니라 난민이 입국하자마자 미리 마련된 각자의 집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탈북자 수용시설인 ‘하나원’을 정부가 운영하는 것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미국 전역에서 루터교, 가톨릭 등 10개의 민간 비영리단체들이 난민 정착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 산하에 사회봉사센터 수백개가 일선에서 정착을 지원한다. 이들 센터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며 자원봉사와 기부도 받고 있다. 이날 방문한 루터교 사회봉사센터 역시 루터교 교회가 사무실을 무상 제공하고 직원 19명이 수백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난민 정착을 돕는 곳이다. 1975년 베트남 난민을 시작으로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37년 동안 이라크, 미얀마(버마), 부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으로부터 1만 1000여명의 난민을 받았다. 지난 한 해만 130여명의 난민이 들어왔다. 1975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 300만명의 난민이 들어왔고 이중 150만명이 시민권을 취득했다. 난민들은 정착 1년 뒤 영주권을, 5년 뒤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미국 땅 밟기 전 신원조회 3차례 이 센터의 ‘정착 매니저’ 앨랑드 원타모는 “우리 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난민과 미국 사회의 다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들은 미국 땅을 밟기 전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친다. 먼저 해외 미국대사관이나 유엔난민기구(UNHCR), 비정부기구(NGO) 등을 통해 망명 신청이 들어오면 미국 정부 내 ‘정착 지원 센터’가 이들의 신원조회를 한다. 진정한 난민인지, 다른 불순한 의도를 가진 ‘거짓 난민’인지를 조사한다. 이어 국토안보부 직원들이 면접과 함께 지문을 받아 다시 한번 신원조회를 한 뒤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난민으로 인정된 뒤에 한번 더 신원조회를 실시한다. 미국 땅을 밟기 전에 3차례나 신원조회를 거치는 것이다. 이 관문을 모두 통과한 난민은 건강진단을 받은 뒤 미국 내 10개 난민 지원 단체와 상의해 정착 지역을 정하게 된다. 미국에 이미 정착한 가족이나 지인이 있으면 그곳으로 보내주고, 연고가 없을 경우 난민의 특징을 고려해 거주 지역을 정한다. 지역이 정해지면 지원 센터에서는 난민이 미국에 들어오기 전에 살 집과 세간살이를 미리 마련해 준다. 정착 지원 기관의 일은 난민이 미국 공항에 들어왔을 때 직원과 통역 등이 마중을 나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날 찾은 루터교 사회봉사센터는 30개 언어 통역요원들로 구성된 ‘통역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최단 30일, 최장 90일 안에 집중적으로 초기 정착을 돕는다. 미국 문화 교육, 사회안전보장제도 가입, 의료보험 가입, 직업 교육, 영어 교육, 건강검진, 자녀 학교 입학 등이 이 기간에 이뤄진다. 센터는 이들이 5년 안에 직업을 얻어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업을 갖기 전 난민들에게는 1인당 한달에 1125달러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원타모는 “난민 대부분은 처음엔 블루칼라 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원하는 직업을 갖는 경우도 있고, 2세들이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헨리 키신저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도 난민 출신”이라고 전했다. ●난민들은 ‘설렘→침체→안정’ 과정 거쳐 이 센터 난민·이민국 국장인 마마도 시(40)도 12년 전 고국인 모리타니아의 ‘인종청소’를 피해 미국에 난민으로 왔을 때 처음에는 청소부로 일했다. 그는 “난민들은 심리적으로 ‘설렘→침체→안정’의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난민들은 미국 땅을 밟기 전후 들떠 있다. ‘허니문 기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복잡한 정착 과정에 맞닥뜨리면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면서 기분이 침체된다. 그러다 문제가 하나둘 해결되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북한 출신 난민은 아직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폴스처치(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0-50 클럽 대한민국, 이제 보훈을 말한다] (중) 13만 호국영령의 恨

    [20-50 클럽 대한민국, 이제 보훈을 말한다] (중) 13만 호국영령의 恨

    지난달 25일 북한지역에서 발견된 이갑수·김용수 일병의 유해가 62년 만에 귀환한 드라마 같은 사건은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목숨 바쳐 싸운 호국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보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6월 들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는 유가족 수가 이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며 “매일 60여명의 유가족이 채혈을 문의해 업무에 전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13만구로 추정되는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지금껏 어두운 전투현장에 잠든 채 한을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발굴이 시작된 뒤로 지금까지 찾은 국군 전사자 유해는 6월 현재 6598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79구가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목표치를 1300구 이상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자료와 인력으로 인해 발굴과 감식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유해 발굴 대상 지역은 현지 주민이나 참전 군인의 증언, 전투기록을 토대로 결정한다.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데다 전투가 주로 산에서 벌어진 탓에 발굴작업은 주로 높은 산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발굴 현장까지 매일 최소 2~3시간씩 걸어 올라가야 한다. 주경배 발굴과장(중령)은 “보통 100~150곳을 파야 1곳에서 유해가 발견될까 말까 한다.”며 “지난해 대원들과 올라간 높이를 합하면 9만 1000m로 에베레스트산을 11번 등반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골을 발견하면 한 구를 수습하는 데는 보통 4~5시간 걸린다. 땅 속에 묻혀 있던 유골이 비에 젖거나 위치를 표시하는 석회가루가 묻으면 DNA 샘플이 오염돼 신원 확인이 어렵다. 강한 햇빛을 받으면 유골에 있는 칼슘 성분이 하얗게 되면서 푸석푸석해져 가급적 유골을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 주 과장은 “국군과 북한군, 중공군은 유골 모양만 봐서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꺼번에 넓적다리뼈나 정강뼈가 여러 개 발견돼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함께 발견된 유품을 100% 신뢰할 수도 없다. 실제로 국군이 사용하던 탄약을 북한군이 사용한 경우도 많아 유품을 100% 신뢰할 수도 없다. 유해발굴감식단이 유가족의 혈액 채혈과 DNA샘플 검사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DNA비교검사로 전사자의 8촌 이내 가족이면 유골의 신원을 밝힐 수 있다. 국방부는 2003년부터 2만여명의 DNA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종성 감식과장(중령)은 “의료기록 등이 없어 전사하신 분들의 정보가 빈약한 것이 문제”라며 “6·25전쟁 초기에는 병사들의 인식표 보급도 잘 이뤄지지 않은 만큼 유가족들의 더 많은 참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족한 인력도 문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189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로 발굴에 참여하는 인원은 8명으로 구성된 8개팀 64명이다. 감식을 담당하는 감식요원은 10명이다. 1300구의 유해 발굴을 목표로 한다면 감식요원 1인당 연간 130여구의 유해를 감식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현재 감식단의 인력은 연간 600여구를 발견할 것이라고 추정해 맞춘 수치”라고 말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의 예산은 연간 72억원에 불과하고 감식비용이 절반을 차지한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인프라 투자 계속돼야 한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문화인프라 투자 계속돼야 한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한 나라의 국력은 문화로도 표출되는가. 당연히 그렇다. 미국을 대체할 슈퍼파워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경제뿐 아니라 문화에서도 그 발전이 비약적이다. 근래 중국의 대표 문화건축물을 꼽자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완공된 ‘국가대극원’이다. 오페라극장, 콘서트홀,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연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총 건축 연면적은 21만 7500㎡, 예술의전당의 1.7배 규모다. 작년부터 국가대극원은 각국 유수의 예술공연시설 대표들을 초청하는 문화포럼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세계적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우리의 문화인프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86년 과천으로 신축 이전한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음악당과 서예박물관 그리고 국립중앙도서관이 1988년 서초동에 문을 열었다. 이어 1993년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와 한가람미술관이, 2005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현 위치인 용산에 자리잡았다. 돌이켜 보면 1980년대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문화인프라에 대한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시설들을 건설할 당시 접근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점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나아가 국립중앙박물관을 제외하고는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접근 편의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서초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 사이에는 대검찰청, 서초경찰서, 국립중앙도서관, 공정거래위원회가 8차선 도로를 앞에 두고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눈썰미 좋은 독자라면, 도서관을 제외한 모든 기관들이 진입을 위한 횡단보도와 좌회전 차선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국립중앙도서관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00여명이다. 이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매일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문화시설에 대한 상대적 홀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프랑스는 미테랑 대통령 재임 14년 동안 대규모 문화인프라를 확충하는 ‘그랑 프로제’(Grand projet)를 추진했다. 이 계획이 발표되자 ‘국가재정의 낭비, 허영과 오만함을 드러내는 무모한 시도’라는 거센 반대와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문화를 통해 프랑스의 재기를 꿈꾸는 미테랑의 철학과 비전은 확고했다. 그 결과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미테랑도서관으로 불리는 국립도서관, 바스티유 오페라극장과 음악당을 포함한 라빌레트 공원단지, 라 데팡스의 새 개선문 등 현재 프랑스를 상징하는 문화시설들이 이때 만들어졌다. 시라크 대통령 말기인 2006년에는 국립 인류문화사 박물관인 케브랑리 박물관이 개관되었다. 현재 이들이 문화도시인 파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음은 당연지사다. 우리도 다시 문화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 연말에 광화문 한복판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개관될 예정이고,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서울관이 소격동에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글박물관이 용산공원 내에 건설 중이고, 국립중앙도서관 세종시 분관도 내년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도 본격적으로 재원이 투입되고 있다.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이명박 정부가 문화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공적자금으로 건립된 적지 않은 문화시설이 콘텐츠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그러나 지역의 척박한 문화 환경을 감안하면, 현장의 문화 수요를 고려한 적정한 문화인프라 제공이 필수적이다. 제2의 도시 부산에는 작년에 개관한 영화의전당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다. 세계적인 도시 수도 서울의 경우도 예술의전당의 음악당 이외에는 세계적 수준의 콘서트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복지재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나마 진행되는 문화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문화인프라는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무엇에 열정이 있는지, 무엇을 꿈꾸는지를 담고 있는 정신과 혼, 자부심의 그릇이다. 미래를 향한 혜안과 비전, 결단성을 가진 투자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목숨 걸고 나라 위해 싸운 대가 月12만원

    목숨 걸고 나라 위해 싸운 대가 月12만원

    국가유공자들은 6월 보훈의 달일수록 더 서럽다. 반짝 관심에 삶의 실상이 가려지는 탓이다. 멀리는 독립운동가, 6·25 참전 및 베트남 파병에서부터 가깝게는 연평해전 사상자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국민을 향해 할 말이 많다. 낮은 보훈 의식과 무관심, 얄팎한 처우,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 등 서운한 게 한둘이 아니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 가운데는 증명 자료가 부족해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 의왕에 사는 차영조(68)씨는 중국 충칭(重慶) 임시정부의 국무위원과 비서장 등을 지낸 독립운동가 동암(東岩) 차이석(1881~1945) 선생의 아들이다. 차이석 선생은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받았다. 그러나 어머니인 홍매영(1913~1979) 여사도 아버지 못지않게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차씨는 “한국독립당 당원증만으로는 유공자가 되기 어렵다는 국가보훈처의 답변을 들었다.”면서 “독립운동 자체가 남몰래 비밀스럽게 진행한 것이라서 자료가 없을 수밖에 없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일제강점기에 250만~300만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독립유공자는 1만 2800여명에 불과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훈포장은 6개월 이상 독립운동을 했거나 3개월 이상의 옥고를 치른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유공자 지정을 남발해서는 안 되지만 자료가 없는 독립운동가를 위한 기념행사 등 사회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김모(51·여)씨는 6·25 참전 국가유공자인 아버지(89)와 단둘이 서울 성북구의 한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는 6·25 때 12발의 총상을 입었다. 총상 후유증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등 장애를 얻었다. 생계는 어머니 몫이었다. 10년 전 어머니가 사망한 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렸다. 김씨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내 삶을 희생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아닌 유공자로 아버지가 매달 정부로부터 받는 연금은 12만원뿐이다. 김씨는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현실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의 처우도 변변치 못하다. 월 12만원인 참전 명예수당도 만 65세 이상 돼야 받을 수 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자체적인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후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근거 없이 유공자로 지정한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독립유공자에게도 누가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김진아기자 moses@seoul.co.kr
  •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중국 것으로 알려졌다가 고려 불화로 밝혀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의 ‘아미타불과 지장보살도’를 비롯해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달항아리’ 등 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전통 미술품들이 친정 나들이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9개 기관의 86점 전통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한 것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부터다. 미국인들은 고려청자에 관심이 많았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미군정과 주한 미군 관계자들이 한국 미술품을 폭넓게 수집했다. 특히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수집이 쉬웠다고 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이름 있는 수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1892년 보스턴미술관이 일본 미술품 수집가인 에드워드 모스(1838~1925)로부터 구입한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선교사 언더우드 가문이 브루클린박물관에 기증한 청자 연꽃무늬 주자(조선왕실이 언더우드 가문에 기증한 것으로 추정),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후원했던 루이스 세브란스(1838~1913)의 아들인 존 세브란스(1863~1936)가 기증한 클리블랜드미술관의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등이 전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백자 복숭아 모양 연적과 하버드미술관 핸더슨 컬렉션의 바퀴 달린 잔은 6·25전쟁을 전후로 한국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소장품이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 달항아리는 한국 미술 수집의 활성화를 가져온 에이버리 브런디지(1887~1975)의 기증품이다. 2부는 미국 주요 박물관의 한국 미술품을 한국실 설치연도에 따라 박물관별로 전시했다. 미국의 박물관들은 19세기 후반부터 한국 미술품을 소장했으나, 한국 미술품이 독립된 공간에 전시되기 시작한 것은 1927년 호놀룰루미술관이 처음이다. 대표 유물로는 청자 연꽃 넝쿨무늬 주전자, 목조동자상, 석가설법도가 있다. 브루클린박물관의 유물로는 스튜어트 큘린이 1913년 수집한 인궤(印?)를 비롯해 1980년대 소장된 ‘한익모 초상’과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등이 있다. 이 밖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이 2000년과 2005년에 각각 구입한 계산목우도(溪山牧牛圖),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품 가운데는 통일신라 절정기 양식의 금동불 입상과 청자 주전자가 전시된다. 19세기 말부터 한국 미술품을 수집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전시품으로는 청자 구름 학 무늬 매병과 소상팔경도의 연사모종(煙寺暮鍾), 동정추월(洞庭秋月)로 알려진 ‘산수도’ 등이 있다. 8월 5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 그림 기증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 그림 기증

    서울대는 18일 이현재(82) 전 서울대 총장이자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대표 화가 오원(吾園) 장승업(1843~1897)의 작품 등 개인 소장 그림 3점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기증한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오원 장승업의 ‘천수삼우도’(千壽三友圖)와 묵란(墨蘭)으로 명성을 얻은 소호(小湖) 김응원(1855~1921)의 ‘석란도’, 영친왕의 스승으로 대나무 그림에 능했던 해강 김규진(1868~1933)의 ‘묵죽도’ 등 3점이다. 서울대는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교내 행정관 소회의실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김성희 서울대 동양화과 교수는 “장승업의 작품에는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소나무, 학, 영지가 나타나 있다.”면서 “작품 전반에 기교적인 측면이 드리워져 있으며 그의 작품세계를 재평가해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장은 지난 1961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제16대 총장으로 대학 발전에 기여했다. 제20대 국무총리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국제기획] 표준시 변경의 정치·경제학

    “표준시를 30분 늦춘 것은 국민의 생체리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1시간 단위로 표준시를 정한 국제관례라는 것이 노동자를 착취하기 위한 자본주의 함정인 탓에 따라야 할 필요가 없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표준시를 변경하면서 내놓은 ‘이상한’ 논리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미 성향의 차베스가 미국 동부 표준시(EST)와 같은 시간대를 쓰기 싫어 독자적인 표준시를 채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세계 각국이 표준시를 변경하는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이런저런 이유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유럽 대륙과 같은 표준시를 쓰고 있다. 영국보다 한참 서쪽에 있는데도 오히려 영국보다 동쪽에 위치한 폴란드와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는 셈이다. 네팔 왕국은 인도와 차별화하려고 인도보다 15분 빠른 표준시를 쓰고 있다. 영국 그리니치천문대의 데이비드 루니는 “스페인의 표준시간대 조정은 유럽 대륙에 통합되기 위한 목적”이라며 “무역 파트너나 정치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국의 위치와는 맞지 않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는 단일시간대를 쓰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에는 아랑곳없이 물리적 시공간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시차를 인정하면 분열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정치적 논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표준시도 정치적 산물이다. 일제가 일본 표준자오선(동경 135도)에 맞춰 바꿔놓은 표준시는 해방 후 잠시 구한말 기준(동경 127.5도)으로 돌아갔다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1년 국제관례에 따른다는 이유로 부활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를 내세우는 국가들도 많다. 인도네시아·사모아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중국, 필리핀 등과 같은 시간대를 쓰게 돼 자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사모아도 교역이 급증하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와 시차를 줄여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통신] 피흘리며 길에 쓰러진 여성 모른척한 시민들

    [중국통신] 피흘리며 길에 쓰러진 여성 모른척한 시민들

    많은 피를 흘리며 길에 쓰러진 노인을 둘러싼 수십명의 사람이 그저 구경만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현대 중국의 도덕성 실종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둥상바오(山東商報) 등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8시경 난징(男京) 시내의 한 번화가에서 6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으면서 땅에 쓰러졌다. 여성은 심지어 땅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부상을 입었고, 많은 양의 피가 흐르면서 머리카락과 상의, 바닥이 피로 물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여성을 목격한 시민들이 하나 둘 여성 근처로 모여들었다. 20여명까지 늘어난 목격자들은 그러나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뿐, 여성에게 다가가 도와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저 누군가가 “피를 저렇게 흘리는데 누가 감히 손을 대.”냐고 한 말만 사람들 틈에서 흘러나왔다. 몇 시간이 흐른 뒤, 쓰러져 있던 여성은 몸을 일으켜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을 찾았고 이후 도착한 구급요원에 의해 응급 치료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해당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해야 하는 방법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는 “노인이 쓰러졌을 때는 부축해줘야 하고, 사람을 돕는 것이 ‘미덕’.”이라며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꾸짖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섣불리 행동하다가는 오히려 낭패”라고 대응했다. 그 중 리푸s(麗芙’s)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쓰러진 노인을 도와줬다가 오히려 8만 위안을 보상한 경우도 있다.”며 “안도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못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CEO 칼럼] 지혜로운 말(言)로 따뜻한 가슴을 얻자/김창범 한화L&C 대표

    [CEO 칼럼] 지혜로운 말(言)로 따뜻한 가슴을 얻자/김창범 한화L&C 대표

    높은 교육 수준을 자랑하던 대구에서 어린 학생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줬다. 집요한 따돌림과 괴롭힘, 즉 ‘왕따’의 심각함에 학부모, 교육계는 물론 사회 전반이 크게 들끓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신체적 폭력의 수준이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거친 행동은 사실 험한 말에서 비롯된다. 피해 학생들이 당한 지속적인 언어폭력도 신체폭력에 버금갈 만큼 정도가 심각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상황과 장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내뱉는다. 여성가족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3.4%가 매일 욕설을 사용한다. 이 중 50% 정도가 ‘습관’처럼 욕을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 청소년은 27%에 불과했다.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언어 사용에 대한 책임을 아이들에게만 물을 수 있을까. 막말을 일삼는 것은 어른들이 먼저다. TV는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는 인사들이 선동적이고 비속적인 언행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걸 생생히 전한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원색적인 비난과 비판이 거름망 없이 유통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해진 ‘폭언 세례’에 아이들은 무방비 상태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인데, 그대로 닮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말은 사람과 조직 사이를 뚫는 물줄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다양한 의견이 막힘 없이 전해지고 흐를 때 인간관계는 물론 조직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이것이 소통이다. 소통의 관점에서 리더십 이론을 풀어 쓴 마이클 해크먼과 크레이그 존슨은 성공한 리더가 되려면 공평하게 대하기, 관심과 염려 표현하기, 경청하기, 타인의 공헌에 감사하기, 과거의 행동에 대해 숙고하기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모두 지혜로운 말의 사용이 전제될 때 가능한 일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던가.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말(言)의 지혜’가 중요함을 알고 가르쳐 왔다. 말을 사용하되 뜻이 있게 하고, 마음을 닦아 말에 담기도록 했다. 어릴 적부터 붓글씨를 쓰면서 정신을 수양하고 지혜를 키우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 후기의 명필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 유배돼 집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위리안치(圍籬安置)의 형을 받았다. 권력다툼 속에서 희생됐으나 울분을 말로 뱉어내기보다는 안으로 수양을 쌓는 데 매진,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붓 천 자루가 닳아 없어지게 할 정도로 고독한 정진을 한 끝에 추사체를 완성했다. 덕분에 세한도(歲寒圖)를 비롯한 숱한 명작을 남겨 삶을 관조하고 즐길 줄 아는 지혜와 정신을 후세인 우리가 기리도록 했다.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은 아직도 육필 원고를 고집한다고 한다. 스스로를 ‘인터넷 낙오자’라 칭하는 그는 직접 자료를 찾아 원고지에 연필로 글을 쓴다. 그는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 행복하다.”(‘밥벌이의 지겨움’ 중)고 말한다. 남이 볼 때는 불편한 노동이지만 그에게는 몸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인 셈이다. 다듬고 정제된 글로 쓰여진 이야기가 독자에게 감동으로 전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너나없이 잘나고 내 일이 우선인 세상이다. 지면 끝장이란 경쟁심리도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서로 뾰족하게 찌르기만 한다면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말로 주고받은 상처는 가슴 깊이 생채기를 남겨 지우기도 힘들다. “우리 시대의 말은 무기를 닮아 자기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는 무지몽매한 언어 습관이 많다.”고 한 김훈의 말을 곰곰이 새겨볼 일이다. ‘박살내자’고 소리치면 한 번쯤 쳐다볼 수는 있다. 그러나 ‘안아드릴게요’라는, 다정한 프리 허그(Free Hugs) 광고 카피는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다. 한 자 한 자 원고지에 연필로 쓴 듯 지혜로운 언어가 귓가에 흐르는 날이 많아지길 소망해 본다.
  •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김흥동 교수는 안타까운 환자 사례를 거론했다. 유정아(여·28)씨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어려서부터 앓아온 뇌전증, 정확하게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문제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린이집 실습에 나선 유씨는 병원 치료 때문에 자신이 뇌전증 환자라는 사실을 원장에게 털어놨다가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실습 현장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질환의 고통보다 큰 세상의 벽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는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어릴 때보다 증세가 많이 호전돼 짧은 순간에 얼굴 근육이 조금 떨리는 경련 정도가 고작이었다. 발작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어린이집 사태를 겪은 뒤부터 달라졌다. 유씨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감을 느꼈고, 이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천성이 밝았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끝에 대학 졸업과 함께 어린이집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가르치는 일이 생각과 달리 힘들었지만 그보다 평소 꿈꾸던 일이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물론 일말의 불안감까지 떨치지는 못했다.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하면 예기치 못한 경련이 발생할 수 있어서였다. 이런 사실을 주변에 미리 알리는 게 도리다 싶어 용기를 내 원장에게 뇌전증 환자임을 알렸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해고였다. 원장은 그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죄목’을 붙여 해고하고 말았다. 선입견과 편견만으로 생애 첫 직장에서 그를 내쫓은 것.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한 경련… 발작 편견 버려야” 잠을 자다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빛과 마주한 순간, 그도 아니면 멀쩡하게 자기 일을 하다가 느닺없이 특정 신체부위가 뒤틀리며 발작을 일으킨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심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소규모 발작이 이어지는 경우도 정도의 차이일 뿐 주변을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간질’이라며 신내림 정도로 여겨왔던 질환 ‘뇌전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발작에 대해 근거 없이 혐오와 기피의 정서를 키워왔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귀신이 씌었다거나 속되게는 ‘지랄병’이라며 기피하고, 경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의학은 뇌전증이 지랄병에 대한 막연한 인식처럼 갈피 모를 병이거나 잡귀가 들어 나타나는 발광이 아니라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뇌전증을 두고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인 김흥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뇌전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일반인들에게 ‘경기’, ‘발작’ 그리고 ‘간질’(뇌전증) 등의 용어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지, 아니면 뜻이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뇌전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신 질환으로 잘못 알거나,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사코 병을 숨기고 치료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뇌전증이란 ‘뇌에 전류가 흐른다.’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뇌의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몸이 굳고, 떨리거나, 의식을 잃거나,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전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나 카이사르,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 하지만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와 인식 때문에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가장 심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뇌전증에 대한 오해가 심화되면서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됐고, 이런 가운데서도 병원을 찾아 잘 치료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도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약 1∼1.5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또 연간 새로운 환자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할 정도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원인은 다 밝혀져 있나. 원인은 무수히 많으나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환자별로 다를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봐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고, 교통사고나 출생 당시의 뇌 손상이나 뇌염 등에 의한 뇌손상, 해마경화증이나 알코올중독, 뇌종양, 뇌혈관기형,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탓에 일부 환자의 경우 특정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증세의 양상은 눈을 치뜨고, 팔다리가 뒤틀리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발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 발작의 양상이 소소한 부분발작이 훨씬 많다. 부분발작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환자 본인만 아는 전조증상이나 비정상적인 느낌 등이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복적으로 입맛을 다시는 행동 등이 모두 뇌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해당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될 수 있는 양성부터 정상 발달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뇌전증성 뇌증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약물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로, 전체 뇌전증의 약 70%는 이 방법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은 점점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수술적 치료나 케톤성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약 50%가 질환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임을 알린 경우 약 60%가 취업을 거부당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발작 증세 때문에 해고됐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실업률은 1.7배, 미혼율은 2.6배나 높다. 사회적 참여에 있어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교육시스템 구축 및 연구 지원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뇌전증의 날을 제정, 매년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환자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뇌전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뇌전증을 바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치료에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뇌전증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 비용의 수가 적용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판정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뇌전증에 대한 지금의 장애판정 기준이 너무 엄격하고 제한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감안, 뇌전증에 대해 추가로 장애 6급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분양가보다 싼 분양권 살까 vs 가격 낮춘 새 단지 노릴까

    분양가보다 싼 분양권 살까 vs 가격 낮춘 새 단지 노릴까

    정부가 ‘5·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 내 민영 아파트에 대해 분양권 전매를 1년으로 단축하면서 수도권에 분양권 전매 물량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수도권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분양권 가격이 당초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경우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에서 신규분양을 하는 아파트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신규분양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분양권 매입을 해야 할지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다. ●동탄2신도시 분양가 높으면 역풍 불듯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가철과 오는 8월 영국 런던 올림픽 등을 앞두고 주택업체들이 수도권 등 주요 택지지구 등지에서 아파트를 앞당겨 분양하고 있다. 이달과 다음 달에만 분양 물량이 5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달과 다음 달이 신규분양을 골라 받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인 셈이다. 문제는 신규 분양 인근 단지에서 당초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진 분양권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달 초 경기 화성 동탄 2신도에서 GS건설과 롯데건설 등 6개 업체가 동시분양을 통해 5519가구를 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1050만~1110만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인근 광교신도시에서 일부 큰 주택형은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낮은 가격의 분양권이 일부 나돌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을 받아야 하는지, 광교신도시 분양권을 사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광교신도시는 동탄2신도시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지만 분양가가 다소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동탄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분양권이 나오는 데다가 최근 동탄2신도시에 분양 예정인 일부 건설사가 중대형을 중심으로 분양가를 올릴 조짐을 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광교신도시의 경우 2008~2009년 분양 당시에는 3.3㎡당 1200만~1500만원대에 분양됐다. 지난해에는 한 아파트가 3.3㎡당 1280만원대에 분양되기도 했다. 자칫 동탄2신도시 일부 아파트는 분양가가 광교 분양가와 비슷해질 수도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광교 신도시 분양권이 나오는 만큼 동탄2신도시 분양의 성패는 분양가가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청라 신규 분양 가격 내려가 청약해볼 만 아파트 분양의 무덤이라는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 등도 인근에서 분양권 매물이 쏟아지면서 신규 분양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라지구의 경우 2010년을 전후해 분양한 아파트들이 속속 입주를 하면서 분양권 가격이 크게 내려간 상태다. 중대형의 경우 가구당 5000만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을 하는 주택업체들은 분양가를 대거 낮췄다. 최근 송도에서 분양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3.3㎡당 평균 1250만원으로, 이미 분양이 끝난 더샵 포스코 센트럴 2차(3.3㎡당 1350만원대)보다 가구당 100만원가량 낮게 책정했다. 낮은 분양가의 영향 때문인지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평균 청약경쟁률은 2.96대1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천지역에서는 빠른 입주를 원한다면 분양권을, 보다 낮은 분양가를 원한다면 신규 분양아파트를 공략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카페베네, 드라마에 그렇게 많이 나오더니 결국

    카페베네, 드라마에 그렇게 많이 나오더니 결국

    요즘은 드라마를 본다기보다 거대한 광고판을 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안방극장에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 방송법이 개정돼 PPL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제품 노출 방식도 점점 대담해지고 있는 것. PPL은 부족한 제작비의 보전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과하거나 부자연스러우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고쇼’가 대표적인 경우.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25일 방송분에서 초대손님으로 나온 김범수와 박정현 사이에 MC 고현정이 선전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노출했다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클로즈업할 때마다 출연자의 얼굴 옆에 화장품과 로고가 함께 잡히는 통에 시선을 돌릴 곳조차 없었던 것. 이승기가 모델로 출연 중인 도넛을 드라마에 시도 때도 없이 등장시켜 물의를 빚은 ‘더킹 투하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제제를 받았다. 그 때문에 요즘은 스토리 텔링 방식을 이용해 노출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협찬사를 등장인물들이 일하는 직장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점장과 직원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레스토랑으로 나오는 블랙스미스나 ‘신사의 품격’에서 남자 주인공 4인방이 자주 모이는 장소로 등장하는 카페 망고 식스가 대표적이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것은 밝고 건전하고 유쾌한 내용의 드라마.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륜이나 가정의 불화를 다룬 자극적인 내용의 드라마는 선호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PPL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제품은 휴대전화기, 자동차, 프랜차이즈 업체 순이다. 드라마 1회에 한 번 기능을 노출하는 데 2000만원 가량이 드는 휴대전화기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장 개수를 늘리는 목적으로 PPL을 활용한다. 웬만한 드라마에서 등장 인물들이 만나는 장소로 나왔던 카페베네가 대표적이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았던 한 외제차 브랜드는 드라마에 나온 뒤 길거리에 갑자기 많이 등장하고 중고 시장의 거래가도 높아졌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도 ‘PPL의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흥행 여부를 알기 전에 계약해야 하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회당 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효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아웃도어나 음료, 식품 등의 PPL이 빈번하다. 하지만, PPL이 촬영 현장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광고주가 대사에 제품의 광고 카피를 넣어달라는 요구를 해 배우들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의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스타에게 해당 브랜드의 옷을 입고 출연해달라는 협찬사와 배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한 지상파 PD는 “현재 법적으로 전체 시간의 5%, 전체 화면의 2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브랜드를 노출하게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면서 “규제를 풀어준 만큼 심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드라마 보는건지 광고판 보는건지

    요즘은 드라마를 본다기보다 거대한 광고판을 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안방극장에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 방송법이 개정돼 PPL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제품 노출 방식도 점점 대담해지고 있는 것. PPL은 부족한 제작비의 보전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과하거나 부자연스러우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고쇼’가 대표적인 경우.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25일 방송분에서 초대손님으로 나온 김범수와 박정현 사이에 MC 고현정이 선전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노출했다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클로즈업할 때마다 출연자의 얼굴 옆에 화장품과 로고가 함께 잡히는 통에 시선을 돌릴 곳조차 없었던 것. 협찬사의 도넛을 드라마에 시도 때도 없이 등장시켜 물의를 빚은 ‘더킹 투하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제제를 받았다. 그 때문에 요즘은 스토리 텔링 방식을 이용해 노출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협찬사를 등장인물들이 일하는 직장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KBS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점장과 직원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레스토랑으로 나오는 블랙스미스나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남자 주인공 4인방이 자주 모이는 장소로 등장하는 카페 망고 식스가 대표적이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것은 밝고 건전하고 유쾌한 내용의 드라마.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륜이나 가정의 불화를 다룬 자극적인 내용의 드라마는 선호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PPL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제품은 휴대전화기, 자동차, 프랜차이즈 업체 순이다. 드라마 1회에 한 번 기능을 노출하는 데 2000만원 가량이 드는 휴대전화기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장 개수를 늘리는 목적으로 PPL을 활용한다. 웬만한 드라마에서 등장 인물들이 만나는 장소로 나왔던 카페베네가 대표적이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았던 한 외제차 브랜드는 드라마에 나온 뒤 길거리에 갑자기 많이 등장하고 중고 시장의 거래가도 높아졌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도 ‘PPL의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흥행 여부를 알기 전에 계약해야 하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회당 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효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아웃도어나 음료, 식품 등의 PPL이 빈번하다. 하지만, PPL이 촬영 현장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광고주가 대사에 제품의 광고 카피를 넣어달라는 요구를 해 배우들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의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스타에게 해당 브랜드의 옷을 입고 출연해달라는 협찬사와 배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PD는 “현재 법적으로 전체 시간의 5%, 전체 화면의 2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브랜드를 노출하게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면서 “규제를 풀어준 만큼 심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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