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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아픈 아이들’ ADHD 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아픈 아이들’ ADHD 증후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이 무렵에는 학교생활 적응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표출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녀를 많이 두지 않아 귀하게만 키우느라 온갖 응석을 다 받아주다 보면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을 냉정하게 관찰,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학령기 아동의 ADHD 유병률이 3∼8%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이 가운데 많게는 70%가 성인이 되어서도 병증을 계속 가져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과잉행동과 주의력 결핍이 주요 행동 특성으로 나타나지만 더러는 충동적인 공격성을 드러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 ADHD에 대해 국소담 명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과 얘기를 나눴다. →ADHD란 어떤 장애상태를 말하는가.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는 흔히 말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주의력 산만·과잉행동·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주로 7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발병해 만성화하는 경과를 밟게 되며, 가정·학교·사회생활 등 여러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질병이다. →지금 시점에서 ADHD가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ADHD를 가진 아이들을 그저 ‘되바라진 아이’나 ‘말 안 듣고 버릇 없는 아이’ 등 잘못 길들여진 나쁜 아이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교육과 홍보를 통해 ADHD를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ADHD 아이들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픈 아이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의 발병 추이와 유병률을 짚어 달라. -국내외 조사 연구를 종합하면 일반 아동의 3∼7%가 ADHD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3∼4대 1정도로 남자 아이에게 흔한데, 이는 남자 아이의 경우 더욱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 문제 행동을 동반해 임상적 관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다양하다. 가족력도 작용하며, 유전적인 소인도 중요하다. 실제로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형제는 정상인의 2배에 이르는 위험률을 나타낸다. 이 밖에 대뇌 감염이나 외상 등의 뇌손상,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며, 특히 주의해 살펴야 할 증상은 무엇인가. -ADHD 아동들은 흔히 아주 어릴 때부터 활동량이 많거나 까다로운 경우가 많으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단체생활 중에 문제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행동 양상은 부주의해서 실수를 많이 하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며, 과제나 준비물 등을 자주 잊어버린다. 이런 아이들은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말이 너무 많거나, 순서를 잘 기다리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과잉행동은 잘 두드러지지 않아 단순히 ‘부주의하다’고 볼 수 있는 증상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환아 및 보호자에 대한 의사의 면담과 ADHD 평가 척도 및 주의력 검사 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가면 ADHD 증상도 덩달아 호전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ADHD 아동의 40∼50%, 많게는 70%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는데, 이 경우 대개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주의력 감소와 충동 성향 등은 오래 남는 경향을 보인다. ADHD로 인한 주의력 산만이나 과잉행동·충동성 등의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하면서 학교 생활과 대인 관계, 가정 문제 등을 겪게 되고 이는 대인 관계의 부적응, 학업 의욕 저하와 학습 부진, 좌절감과 부정적인 자아상 및 난폭한 성격 형성 등의 문제를 낳게 된다. 여기에 반항장애·품행 장애 및 알코올 등 물질 남용 등이 동반되면 더욱 부정적인 치료 예후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히 진단한 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환경 조절, 부모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이다. 약물치료는 1차적 약제로 중추신경 자극제를 사용하며, 이 경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 효과 및 약물 부작용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회 기술훈련, 놀이치료, 뉴로 피드백 등의 방법도 함께 적용한다.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방치돼 있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앞서 지적했듯이 ADHD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그저 말을 안 듣는 산만한 아이 정도로 생각해 치료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ADHD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소아정신과 치료를 꺼려하는 사회적 편견이다. 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회 내부에 ‘스티그마(stigma·낙인)가 존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실제 학부모들은 아이 문제를 전문의와 상담하기 위해 병원 등 전문기관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소아정신과 병원에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상담이나 학습보조 등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려고도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로 이런 문제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고 보면 될 것이다. →ADHD와 관련한 정책적 문제와 대책도 짚어 달라. -최근의 아동 성폭행이나 왕따·학교폭력 문제 등에 대한 관심에서 알 수 있듯이,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나 문제 의식은 높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다른 소아정신과적 질환도 마찬가지이지만 ADHD는 무엇보다도 학교·가정·병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이는 대상군을 선별해 내는 작업뿐 아니라 치료와 예방 전 과정에 해당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천안함 3주기] 천안함 또다른 그늘… 단절된 경협

    북한에서 모래 등을 들여와 판매하던 인천의 A사는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로 매출이 끊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했다. 막대한 돈을 들인 북한의 채취 설비는 고철이 됐다.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B사의 사업자는 남북교역 중단 이후 공장 현황 등을 살피기 위해 북측 사업 파트너를 만났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북측이 그간의 설비 관리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금액은 이 사업자가 기존에 투자한 금액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개성공단을 뺀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북 경협 사업자들은 3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자산이 경매에 넘어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이혼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3년을 지냈다. 천안함 사건의 또 다른 ‘그늘’이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규모 추산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수십억원 수준이다. 2011년 국회 남북경협 실태조사단은 업체당 평균 38억 8000만원, 2012년 대한 상공회의소는 업체당 평균 19억 4000만원, 대북업체 모임인 남북경협 활성화 추진위원회는 업체당 평균 50억원으로 추산했다. 남북경협 기업 실태조사단이 자체 확보한 명단에 기초해 2011년 3월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017개 업체 가운데 400여개 업체가 연락이 닿지 않거나 폐업 상태였다. 일반교역과 위탁가공업체들은 거래선을 해외로 전환할 수 있지만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은 북한에 공장 등 고정 투자 자산이 있어 피해가 더 컸다. 남측 사업자가 투자한 공장과 설비 등을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가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자기 사업장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개성공단 역시 후발업체들은 신규 투자 규제로 누적 적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5·24조치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단행한 조치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방북·신규투자 불허 등을 담고 있다.
  • 대학들 등록금 인하 외면에 국가장학금 ‘쿨쿨’

    대학들 등록금 인하 외면에 국가장학금 ‘쿨쿨’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 노력과 장학금 확충 정도에 따라 지원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지원금액 규모가 제도 시행 1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 대학의 등록금 인하율과 장학금 확충 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정부가 Ⅱ유형에 책정한 예산의 절반 정도만 지급하기 때문이다. 학비 경감 노력을 소홀히 한 대학 때문에 올해 대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4일 한국장학재단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기홍(민주통합당)·정진후(진보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학년도 국가장학금 배정액 규모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책정한 예산 6000억원 가운데 3349억원(55.8%)만 각 대학에 배정된다. 지난해 Ⅱ유형 전체 예산 7500억원 가운데 7007억원(93.4%)이 지원된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정부로부터 장학금액을 지원받은 대학도 지난해 335곳에서 올해 288곳으로 줄었다. 정부에 장학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318개교 가운데 세종대, 조선대 등 15개교는 아예 장학금 지원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서라벌대 등 3개교는 2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신청이 불가능했다. 장학금 지원을 신청한 300개교 가운데서는 중앙대·전북과학대 등 7개교가 지난해보다 등록금을 올렸다는 이유로, 부산교대·차의과대 등 5개교가 자체 장학금 확충 규모를 줄였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국가장학금이 Ⅰ, Ⅱ 유형으로 나뉘어 시행된 지 1년 만에 정부 지원금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은 대학들이 등록금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받은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4.79%였으나 올해는 0.55%에 그쳤다. 교내 장학금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288개교가 모두 3677억원을 늘렸으나 올해는 94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학금을 한푼도 늘리지 않은 학교도 91개교에 달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경상비를 깎아가며 인위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면서 “대학별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장학금 지원 방식 때문에 교육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가장학금Ⅰ유형은 학생의 소득분위별 기준에 따라 전액 국고에서 지원되고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국가장학금 도대체 누가 받는 거죠?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는 A(21)씨는 4남매 가운데 장녀다. 3학년인 A씨와 대학교 2학년 여동생까지 한 해에 16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은 모두 부모의 은행 대출에 의지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남동생까지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면 훌쩍 불어나는 등록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 A씨는 “한 집안에 대학생이 몇 명인지도 파악해서 국가장학금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대학교 2학년 B(20)씨는 수억원대의 집안 빚에도 매월 200만원가량 식당으로 들어오는 수익금 때문에 아예 신청 대상이 되지 못했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국가 장학금 제도가 까다로운 조건과 불합리한 제한 때문에 상당수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오전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가장학금 피해 사례 증언대회’에서는 불합리한 소득산정 기준과 깐깐한 성적 기준 등 대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국가장학금의 문제점이 쏟아져 나왔다. 대학생들은 우선적으로 국가장학금 탈락 여부와 금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소득분위 결정 기준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을 통해 산정된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주택담보 대출이나 금융권 대출 등 부채는 고려되지 않는 현행 방식 때문에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감추려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재산이 많아도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적으면 장학금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B학점 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성적 기준은 국가장학금이 절실한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불리한 장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의 한 여대에 재학 중인 C(23)씨는 “대학에 입학한 뒤로 첫 학기부터 8번 연속 3200만원에 이르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한 달에 이자만 8회 갚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다 보면 아슬아슬하게 성적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성적 제한을 개인의 문제만으로 돌리고 학생들을 더 위축되게 하는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3학년도 1학기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학생 가운데 84.5%는 성적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장학금 신청자 가운데 탈락자 비율은 기초생활수급자가 19.1%, 소득 8분위가 15.1%로 나타나는 등 소득 분위가 낮아질수록 장학금 탈락률이 높아져 저소득층 학생들이 가장 많이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사이버테러 막을 인프라 확보 시급하다

    엊그제 방송사와 금융기관을 공격한 사이버테러 사태는 정보화 시대에 우리의 낮은 보안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부는 그동안 인터넷 보안환경 변화에 따른 종합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기업체도 보안분야 투자에 인색했다. 국민의 보안의식도 지극히 낮았다. 사이버테러 사고 뒤처리만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근본적 처방을 찾아 시급히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인터넷대란’을 겪은 뒤 보안 인프라 구축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관련 법 제정 등 사이버테러 대책 마련은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사이버테러기본법 제정과 청와대 직속 사이버안보보좌관 신설 문제가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는 민간과 공공, 국방부문으로 나눠진 지금의 사이버 위기 관리가 일사불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시 공론화돼야 할 것이다. 최근 해커들은 사전에 짠 시나리오에 따라 특정 기관을 ‘타깃 공격’한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더 늦출 이유가 없다. 정보보호 예산의 확충은 근본적 문제이다. 정보화부문 예산 가운데 정보보호 예산 비율은 5%대로, 선진국들의 9~10%에 비해 턱없이 낮다. 예산이 확보돼야 보안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른바 화이트 해커(착한 해커) 등 보안 전문가를 많이 양성할 수 있다. 컴퓨터 전공자가 기업 등에서 홈페이지만 관리하는 등 소프트웨어 인력이 홀대받는 것도 문제다. 이들의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 차제에 사이버테러 가능성이 큰 주요 언론사나 금융기관을 사이버테러 1차 우려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보다 강화된 법적·제도적 방안도 강구해 볼 만하다. 기업과 국민의 대응의식도 함양해야 한다. 백신프로그램을 수시로 까는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범국가적 해킹방어대회도 자주 열어 사이버테러에 대한 관심을 고취해야 한다. 정보보호가 취약한 정보기술(IT) 강국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사이버전쟁에 돌입하는 등 세계 각국의 사이버전은 시작됐다. 임진왜란 때 율곡 이이가 주장했던 ‘10만 양병설’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것도 이 때문이다. 2007년 디도스 공격으로 1주일간 국가운영이 완전 마비됐던 에스토니아 사례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 [사이버 테러 이후] “피해기관 6곳 악성코드 일치… 동일조직 소행으로 파악”

    [사이버 테러 이후] “피해기관 6곳 악성코드 일치… 동일조직 소행으로 파악”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전산망 해킹에 사용된 악성 코드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 소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관·군 사이버위협 합동대응팀이 21일 피해 금융기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중국 IP(101.106.25.105)를 경유한 해커가 내부 업데이트관리서버(PMS)에 접속한 뒤 악성 코드를 생성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다른 피해 회사의 해킹 경로와 최초 공격지점, 공격자 등 사건의 전모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다만 중국 인터넷을 이용하는 북한의 해킹 수법을 염두에 두고,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동대응팀은 피해 기관의 PMS에서 ‘트로이 목마’ 방식의 악성 코드가 유포돼 서버와 연결된 PC의 부팅 영역을 감염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트로이 목마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위장해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하는 악성 코드다. 트로이 목마 중에는 공격자의 명령에 따라 감염된 PC를 원격제어하고 필요한 정보를 마음먹은 대로 빼내 갈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갖춘 경우도 있어 위험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로이 목마의 특성상 짧게는 수일부터 길게는 수개월 전에 이미 악성 코드를 침투시켜 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악성 코드가 보안회사의 업데이트 서버를 경유한 것인지, 일부 백신업체의 주장대로 해커가 지능형지속공격(APT)으로 해당 서버의 관리자 계정을 탈취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은 것은 이번 해킹 공격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것도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악성 코드 분석에서 피해 기관에 대한 공격 주체는 동일 조직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중국 IP가 발견돼 여러 추정이 나오게 됐지만 현 단계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해커 실체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조직 소행으로 추정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악성 코드가 하드디스크를 손상시킨다는 특징이 피해 사이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악성 코드 고유의 문자열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일 조직 소행이라는 점을 뒷받침해 주는 다른 정황도 나왔다. 합동대응팀에 참여하고 있는 보안전문기업 잉카인터넷은 6개 피해 기관에서 수집한 악성 코드 표본에 ‘후이즈’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잉카인터넷이 표본 악성 코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후이즈 팀이 해킹했다’(Hacked by Whois Team)는 글귀와 같은 이메일 주소가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내용은 6개 피해 기관 전산망 마비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이동통신사 해킹 사건 증거 화면인 후이즈 메시지와 같은 것이다.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후이즈 공격 메시지가 지난해 6월 발생한 중앙일보에 대한 공격과도 유사하다”면서 “올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중앙일보 서버의 공격자를 북한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공격에 이용된 악성 코드 파일에 2차 공격을 암시하는 문자열이 있기 때문에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신화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침해대응센터 단장은 “추가적인 2차 해킹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보안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정보당국도 공공기관에 대한 2차 해킹 공격에 대비해 감시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고무줄 행정절차법’ 17년 만에 전면 손질

    법 제정 이후 17년 동안 ‘엿장수 마음’ 같던 행정절차법이 전면 개정된다. 행정기관이 통일된 법적 근거 없이 해오던 인허가 등 행정처분의 직권 취소·철회가 앞으로는 불가능해진다. 또 영업정지를 당한 업주가 ‘바지 사장’을 내세워 업소 이름을 바꿔 계속 영업해도 행정기관으로서 어쩌지 못했던 관행도 손을 본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996년 제정된 뒤 두 차례의 단편적인 개정 외에는 사실상 거의 손대지 않은 채 핵심 내용을 유지해 왔던 행정절차법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이달 말부터 행정절차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6월 학술토론회를 여는 등 학계, 전문가, 공무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7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소통·개방·협력 등 핵심 가치 실현과 함께 국민행복 증진을 위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이다. 행정절차법은 그 중요성에 비해 국민들의 체감도는 떨어진다. 법 조항 등에 어지럽게 나열된 행정용어 등이 눈을 가리는 탓이다. 하지만 이 법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과 제도, 정책을 수립하거나 폐지할 때 의무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하거나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등 민주주의의 내용적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본법 중 하나다. 현재 행정절차법에는 인허가,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취소 또는 철회할 때 공통되고 표준화된 법적 근거가 없어 행정기관이 임의대로 적용해 직권으로 행하고 있다. 표준화한 직권 취소·철회 사유 등을 마련해 행정행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국민에게 유리한 새로운 증거가 나왔음에도 행정기관에 재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그동안 국민 권리 보호의 사각지대처럼 존재해왔다. 개정안에는 민·형사소송법의 재심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업정지 등 불이익 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 영업 포기를 하고 신규 영업을 재개하는 경우도 흔히 있는 일이다. 이 경우 불이익 처분의 효과가 승계되고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정을 보강할 예정이다. 또 현재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불이익 처분 전 청문제도는 행정기관별로 변호사 채용을 유도해 실질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행정 환경이 변하고, 국민 권익 의식이 높아지는 등 법 개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행정의 민주성, 투명성, 신뢰성, 능률성 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법 개정안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회지도층 ‘성접대 의혹’ 파문] 30명 수사 선상… 고위층 性스캔들 ‘판도라의 CD’ 7장 열리나

    [사회지도층 ‘성접대 의혹’ 파문] 30명 수사 선상… 고위층 性스캔들 ‘판도라의 CD’ 7장 열리나

    사회지도층 성 접대 의혹 사건은 지난해 11월 개인사업을 하는 여성 A(52)씨가 건설사 대표 Y(51)씨를 강간과 협박 혐의 등으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Y씨가 나에게 최음제를 먹여 성폭행했고,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한 뒤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면서 “Y씨에게 빌려간 15억원을 갚으라고 했지만, 채무독촉을 피하려고 흉기로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고위 공직자가 등장하는 동영상 의혹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A씨는 Y씨가 돈을 갚지 않자 지인 P씨를 동원해 Y씨가 타던 외제차를 뺏어 왔는데 이 차 트렁크에서 Y씨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 CD 7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문제의 동영상에 찍힌 지도층 인사들은 사정 당국 전·현직 고위 관계자, 대학병원장 등 5~6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Y씨와는 아는 사이지만 강원도 원주 별장에 가본 적도, 성 접대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협박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 접대 동영상의 등장인물로 거론되는 사정 당국의 전직 고위 관계자 A씨는 20일 “Y씨를 알기는 하나 그 사람이 건설업에 종사하는지도 최근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몇 년 전 후배 부인 생일날 부부동반 저녁 모임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그 자리에서 Y씨 부부를 처음 봤다. 그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사정 당국 고위 공무원인 B씨도 “Y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 항간에 내 이름이 거론되며 떠도는 이야기에 관심도 없고 아무 상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인 C씨는 “1999년 고향 선배의 소개로 식사자리에서 Y씨를 만나 친하게 지냈지만 2005년쯤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집을 담보로 대출해 달라고 부탁해 거절하자 연락이 끊겼다”면서 “2008년쯤 자신의 별장 근처에서 골프 치고 좋은 사람하고 저녁식사도 하자고 열 번 넘게 전화가 왔지만 안 갔다. 문제가 된 별장도 원주에 있는지 이번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전했다. 수도권 소재의 대학병원장 D씨도 동영상 속 등장인물로 거론된다. Y씨가 공동대표로 있던 건설사는 해당 병원이 발주한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입찰 특혜 등이 오가지 않았냐느는 의혹에 대해 D씨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지난 17일 “당시 2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병원은 공사비로 약 10억원을 예상했는데 Y씨의 건설사가 9억원을 제시해 낙찰됐다”면서 “계약은 이사장 결재를 받아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병원장은 입찰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확인해 본 결과 병원장은 Y씨 별장에 간 적조차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출판계 불황 탓?… 유명작가 옛 작품 복간 러시

    출판계 불황 탓?… 유명작가 옛 작품 복간 러시

    조정래의 단편소설집 ‘그림자 접목’(해냄 펴냄), 고은의 선시집 ‘뭐냐’(문학동네 펴냄),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실천문학사 펴냄), 유화의 ‘무림일기’(문학과지성사 펴냄), 이윤기의 ‘하늘의 문’(열린책들 펴냄), 임형택의 ‘이조시대 서사시 1·2’(창비 펴냄), 그리고 4월 출간 예정인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 1~3’(문학동네 펴냄)까지. 출판계는 지난해 매출이 30% 이상 뚝 떨어졌다고 한다. 바닥이 어딘지 모를 불황을 극복하려는 것인지 최근 이름값 높은 저자들의 작품이 꾸준히 개정판으로 나오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크게 성공했지만 이후 잊혀진 책들이 복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이런 책들은 도서관에서도 중고 책방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문학·학술계의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해야 할 대형 출판사들이 불황을 핑계로 ‘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너무 안이하게 장사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삐딱한 시선이 생겨나려고 한다. 강무성 열린책들 주간은 19일 “이름 있는 작가의 책을 복간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흥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가치 있는 작품을 문화적으로 살려놓기 위한 출판계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절판됐던 책을 복간하거나 활자와 편집을 바꿔 개정판을 내는 경우 새 저자를 발굴해 책을 찍어내는 만큼의 비용이 들고, 가치 있는 책이 서점에 나왔다고 해서 독자들이 찾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낸 이윤기의 ‘하늘의 문’은 현재 2000부를 팔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오는 28일 최영미의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판을 내는 실천문학사 손택수 대표는 “독자들이 매년 100~200권이라도 찾는 시집이나 소설 등은 절판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를 하는 편인데도 절판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면서 “국내 도서관은 최근 10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1970~90년대 나온 책들을 소장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개정판을 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작가가 전집을 내고 싶다거나, 출판사가 폐업을 할 경우 개정판이나 복간이 불가피하다. 창비의 염종선 편집국장은 “소설은 원로작가들이 여기저기 여러 출판사에 흩어져 있는 자신들의 원고를 하나로 묶고 싶다고 할 때 출판사들이 자신의 출판권을 포기하고 다른 출판사에 넘겨주게 되는데, 그때 개정판이나 복간본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해냄에서 최근 내놓은 ‘조정래 초기 대표작품선’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이번에 나온 작품선에는 중국어·스페인어로 번역된 ‘불놀이’, 오페라로 재탄생한 ‘대장경’, 37년 만에 개작된 ‘황토’, 1960~70년대 산업화의 그늘을 그린 ‘외면하는 벽’ 등 모두 10권이다. 소설가 박현욱의 작품 ‘아내가 결혼했다’, ‘동정 없는 세상’ 등 다섯 권도 한꺼번에 문학동네에서 다시 나왔다. 역시 이전에 계약한 출판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옮긴 것이다. 원래 저자와 출판사 사이의 출판계약기간은 5년인데, 계약을 연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엔 ‘지식을 만드는 지식’(지만지)에서 복간 시선집을 기획해 출판계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도서관에도 중고 서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작가들의 처녀시집이나 두 번째 시집 등을 재출간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종이책 복간이 전자책으로 넘어갈 작품의 문턱을 다시 높여 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손 대표는 “절판된 좋은 시집들을 전자책의 형태로 발간할 계획이 있고, 경제성을 확보하면 대형 출판사들이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콘텐츠가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아마존에서 킨들을 사면 수백 권의 고전문학을 거의 ‘공짜’로 내려받는 즐거움이 한국에는 없다. 읽지도 않을 것이면서 공짜를 좋아한다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책장에 장서를 진열하는 것과 같은 허영심과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다. 따라서 종이책으로 나오는 복간보다는 전자책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염 편집국장은 “전자책 제작비용을 정부지원 등을 통해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복간이 전자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고양외고, 교사·학부모에 후원금 강제 모금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추진 중인 경기 고양외고가 재단이 학교에 내야 할 전입금을 교사 및 학부모들로부터 모금했다가 서울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전액 환불했다. 해당 교육청은 감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8일 고양외고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정부가 2011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5년 동안 신입생 선발 인원을 2010학년도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라고 하자 지난해 자사고 전환 추진위원회(위원장 보영학원 강성화 이사장)를 구성했다. 이어 자사고 전환을 위한 전략 기금 마련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부터 교사 및 학부모들을 상대로 ‘희망 후원금’을 모금해 왔다. 자사고로 전환하면 5년 동안 매년 학생들이 납입하는 총등록금의 5%(약 2억 5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이 학교에 납입해야 하는데 이 돈을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미리 걷어 온 것이다. 교사들은 학교 측이 지난해 12월 책상에 희망후원금 납부 설명서와 약정서를 올려놓자 최근까지 1인당 50만~200만원씩 납부하겠다는 내용의 참여신청서를 대부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신청서를 낸 교사들은 “인사권을 쥔 재단에서 책상에 관련 서류를 올려놨는데 누가 감히 후원금을 내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금액이 부담돼 10개월 분할 납부 등의 방식으로 신청서를 낸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80여명의 교직원 가운데 3~4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종교인 등 학부모들도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자율적으로 내는 것이라 상당수 교직원들이 내지 않았으며 (후원금 모금은) 관련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또 “전·현직 운영위원장들을 상대로 자사고로 가야 한다는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한 적은 있으나 학부모들에게 (후원금을)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15일 경기교육청 감사부서 지시를 받고 전액 환불했다”고 밝혔다. 나병찬 교장은 “행정실에서 돌려준 것으로 안다. 관련 계좌를 제로(0원)로 만들어 잔고 증명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몇 명에게 얼마를 모금했는지는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기교육청 북부청 홍의진 사학지원담당은 “학생들 복지를 위해 사용해야 할 후원금을 법인 전입금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서 관계자는 “경위를 파악한 후 감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연천군수, 13억대 토지 ‘묻지마 매입’

    연천군수, 13억대 토지 ‘묻지마 매입’

    김규선 경기 연천군수가 직원들 반대를 묵살하고 언제 공사할지도 모르는 버스터미널 부지를 미리 매입하도록 지시해 거액을 낭비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18일 감사원에 따르면 연천군은 1992년 11월 ‘여객자동차 터미널 부지’로 지정했지만 수용 보상하지 않고 있던 연천읍 옥산리 경원선 연천역 부근 사유지(농지) 3397㎡를 2011년 5~8월 13억 4653만원에 매입했다. 터미널 부지로 지정만 해놓고 장기간 공사를 하지 않아 토지주 3명이 다른 용도로 개발하지 못하는 등 사유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는데다, 2017년 경원선이 연천역까지 전철화되면 땅값이 오를 수 있어 미리 매입해 둬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행 국토계획법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도시계획시설인 터미널을 설치 운영하기 위해서는 실시계획을 먼저 세우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군은 실시계획은커녕 터미널 사업을 시행할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또 10년 이상 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지목이 대지인 토지를 우선 매입해야 하는데, 먼저 매수 청구를 한 대지 소유자들을 제쳐 두고 2010년 7월 ‘민선5기 주민과의 대화’에서 매수청구를 한 농지 소유자들의 일부 토지를 먼저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 군수는 이 과정에서 “향후 개인사업자가 터미널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지매입이 불가하다”는 직원들의 보고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이후 지금까지도 터미널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아무런 후속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매입한 토지를 오는 5월 경기도체전 때 공영주차장으로 임시 사용하기 위해 2m 높이로 성토 작업을 했다. 연천에는 공영주차장 부지로 지정해 놓고 매입하지 않은 땅이 7000㎡가 넘는 상황이라 터미널 부지를 임시 공영주차장으로 만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결국 소수의 유권자 민원을 받아주려고 13억원이 넘는 혈세가 장기간 사장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17년쯤 경원선 전철이 연천역까지 연장 운행되면 토지를 매입한 지역이 번화가가 돼 땅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미리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최근 김 군수에게 “앞으로는 준비가 안 된 일로 예산이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꼼꼼히 챙기라”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20세기의 페스트’ AIDS 정복 보인다

    미국 하버드 의대 신입생 환영식. 긴장한 신입생들 앞으로 걸어나온 학장은 칠판에 ‘26’이라는 숫자를 적는다. 학생들은 궁금증으로 술렁거린다. 학장은 “제군, 이 숫자를 기억해 두라. 지구 상에는 수천 가지의 질병이 있지만 인류가 의학적으로 치료법을 개발한 것은 스물여섯 가지뿐이다. 나머지는 여러분의 과제다. 감기를 포함해서.” 에릭 시걸의 베스트셀러 소설 ‘닥터스’의 첫 장면이다. 이 소설이 나온 1988년 이후 의학과 생물학은 급격히 발전했다. 인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한 게놈 프로젝트와 단백질학의 등장, 각종 의료기기의 발명 등으로 인해 인류가 정복한 질병의 숫자는 급속히 늘었다. 하지만 환경오염, 항생제 내성, 약물 오남용 등으로 인류가 맞서야 할 질병의 숫자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다.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사라진 질병이 있는가 하면 결핵처럼 예방과 완치가 가능해진 질병이 다시 창궐하거나 말라리아처럼 제3세계에 퍼지면서 의료적 혜택을 받지 못해 수많은 사망자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의사와 과학자들은 단 하나의 질병이라도 더 지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인류는 현대에 들어 가장 두려워했던 질병의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20세기의 페스트’라는 공포스러운 별명으로 불리며 수억명의 감염자와 사망자를 낳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다. 현재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 수는 3400만명에 이른다. 2011년 한 해에만 250만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170만명이 숨졌다. 사실 에이즈는 ‘불치병’이라기보다는 ‘난치병’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다. 여러 가지 약을 복합적으로 써서 면역 체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칵테일 요법’이 등장하면서 감염된 상태에서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의 수명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칵테일 요법은 의료 체계가 발달한 지역에서 비용을 지불할 능력을 갖춘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은 예방과 완전한 치료법만이 해결책이라는 뜻이다. 이달 초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료진은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로 태어난 여자 아기를 18개월 만에 완치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치료법처럼 잠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에이즈 바이러스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것이다. 아이가 선천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만큼 생후 30시간부터 치료를 시작한 결과였다. 의료진은 아이 몸속의 바이러스가 잠복할 장소를 찾기 전에 노출된 상태에서 파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는 전 세계적으로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14일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연구진은 성인 에이즈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아지에 사에 시리옹 박사 연구팀은 에이즈에 걸린 지 10주 이내의 환자들에게 평균 3년간 항(抗)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한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이 멈췄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후 7년 이상 치료를 받지 않고도 바이러스가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아 사실상 완치됐음을 입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에이즈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조기 치료만 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진단 기술이 세밀해지고 더 발달한다면 에이즈가 완전히 정복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갑상선 기능이상증

    [Weekly Health Issue] 갑상선 기능이상증

    최근 들어 갑상선 기능에 문제를 가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진단 기술이 발달해 예전에는 찾기 어려운 병증까지 속속들이 찾아내는 것이 환자 증가의 한 요인일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특별하게 환자가 많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사와 신체활동, 성장 발육에 중요한 호르몬을 생산하는 갑상선의 이상은 관련 신체 기능의 퇴조로 이어져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뜩이나 갑상선암이 늘어 많은 이들이 불안해 하는 터라 갑상선 기능이상증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갑상선 기능이상증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래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갑상선은 어떤 기관인가. -갑상선은 나비 모양의 내분비선으로, 목의 앞부분 중앙에 위치하며, 목젖 아래에서 쇄골 사이에 ‘V’자 모양으로 자리잡은 기관이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이 인체 대사를 촉진하고, 세포에서 에너지와 열을 생산하는가 하면 체온과 대사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갑상선호르몬은 또 신체의 성장·발육에 필수적이어서 태아와 신생아의 성장·발달을 도울 뿐 아니라 성장기 소아의 신체와 두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성장기에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기능저하증이 있으면 특히 성장장애가 동반되며, 태아나 신생아의 경우 지능에도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한다. 정상 갑상선은 육안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잘 만져지지도 않지만 기능에 이상이 있어 비대한 상태가 되면 윤곽이 드러날 뿐 아니라 만져서도 식별이 가능해진다. →갑상선 기능이상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거나 혹은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기능 이상 정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양성 혹은 악성 갑상선결절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갑상선기능은 정상이어서 증상이 거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최근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발병 추이는 어떤가. -주로 20∼50세에 발병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대략 인구 10만명당 20∼30명 정도에서 생기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5∼10배나 많다. 주요 원인이 만성 갑상선염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30∼50대에 많으며, 인구의 3∼5%에서 발생한다.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15∼20배나 많으며, 고령일수록 취약해 70세 이상이면 유병률이 10∼20%에 이른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6∼2010년에 발생한 만성질환 중 갑상선 장애로 인한 진료인원의 비율이 57.4%로 나타났다. 이 중 기능저하증 환자는 2002년 12만 8000명에서 2009년 28만 9000명으로 2.3배, 기능항진증은 17만 3000명에서 23만 3000명으로 1.4배가량 늘었으며, 최근에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기능의 저하와 항진의 차이는 무엇인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 생산돼 정상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기능항진증이라고 하며, 반대로 호르몬 생산량이 적어 정상보다 부족한 경우를 기능저하증이라고 구분한다. →원인과 발병 경로를 짚어달라. -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인데, 이 병을 가지면 갑상선을 자극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물질인 갑상선 자극항체가 생겨 호르몬이 과다 생산된다. 그레이브스병은 가족력 등 체질과도 관련이 있으며,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증가가 촉발인자가 될 수 있다.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갑상선염이다. 갑상선에 만성 염증이 있으면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갑상선호르몬 생산량이 점차 줄다가 마침내 기능저하증에 빠지게 된다. →저하증과 항진증은 각각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항진증을 가지면 대사 속도가 빨라지고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생산돼 열이 나고, 땀을 많이 흘리며, 더위를 타고, 손이 떨리거나 체중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신경이 예민해지고 안구가 붓거나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과 함께 까닭 없이 체중이 2∼3㎏ 이상 준다면 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저하증 상태에서는 인체의 대사 기능이 위축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끼며, 민감·피로감·쇠약·기운소실·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정신활동이 위축되고, 말이 느려지며, 기억력 감퇴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저하증은 진행이 느려 스스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갑상선기능이상은 혈액 속의 갑상선호르몬 양을 측정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사방법이 발달해 채혈 후 당일 결과 판정까지 가능하므로 기능 이상이 의심될 경우, 특히 갑상선기능이상의 가족력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대부분의 항진증은 먼저 항갑상선제로 치료한다. 항갑상선제는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생산되는 과정을 차단해 호르몬 생산을 감소시키며, 이와 함께 비정상적인 면역물질 생산을 억제하는 약제이다. 단, 치료기간이 1∼2년으로 긴 편이며, 완치율은 50% 전후로 높지 않다. 항갑상선제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갑상선을 파괴해 치료하는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하거나 갑상선을 부분적으로 절제해 치료하기도 한다. 항갑상선제는 흔히 피부소양증·두드러기·발진 등의 부작용을 보이지만 대부분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하면 상태가 호전된다. 방사성 요오드치료나 수술치료는 나중에 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저하증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한데, 이 경우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갑상선호르몬제가 많이 사용된다. 단, 이 경우 갑상선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혈중 갑상선호르몬 양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치료여서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약제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견본주택은 북적 청약은 썰렁… 이유 있는 ‘극과 극’

    견본주택은 북적 청약은 썰렁… 이유 있는 ‘극과 극’

    ‘방문객 4만명. 인산인해.’ 이달 초 경기 화성에서 진행된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의 견본주택 홍보 문구다. 하지만 5900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4728명에 불과해 경쟁률은 0.8대1로 나왔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이었다. 지난해 말 청약자가 분양 가구 수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신동탄 SK뷰에는 2만 3000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아파트는 현재도 미분양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고 수도권 아파트 청약률이 바닥을 기고 있음에도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한가득인데 견본주택에는 사람이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럼에도 청약 경쟁률은 항상 0으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놀러 온 사람이 많다. 요즘 견본주택을 가보면 식용유와 화장지, 세제 등 갖가지 생활용품을 선물로 주는 경우가 많다. 견본주택 방문객 중 상당수가 이런 선물을 받으러 온다는 것이다. 한 분양사 관계자는 “부동산 불황으로 분양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올리브유 세트나 스테인리스 믹싱볼 등 견본주택의 선물이 다양하고 고급화되고 있다”면서 “전문적으로 견본주택을 방문해 선물을 받아 가는 꾼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부동산 업계가 단순히 구경하러 온 방문객에게 선물을 주는 이유는 뭘까.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선물을 준다고 청약률이나 계약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견본주택이 썰렁한 것보다 구경꾼이라도 모이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받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선물이나 경품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견본주택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구경꾼이라고 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분양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숫자를 늘려서 발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일간 2만 3000명이 견본주택을 방문했다는 분양 대행사의 주장을 따져 보면 9시간 오픈을 기준으로 시간당 800명이 넘는 인원이 집을 둘러봤다는 이야기가 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한 시간에 어떻게 800명이나 되는 사람에게 아파트를 소개하고 상품을 보여 줄 수 있냐”라면서 “흥행을 위해 부풀려진 숫자”라고 꼬집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대행사들이 발표하는 숫자를 우리도 믿지는 않는다”면서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하면 아무래도 상품에 더 관심이 가니까 그냥 모른척 하는 것이다. 시장의 조급함을 보여 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청약자는 아니지만 시장을 살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동탄2신도시 인근의 부동산 중개사는 “바닥론이 나오면서 서울에서 분위기를 보러 주말에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얼마나 몰렸는지 정도만 보고 인근 중개업소를 찾아 상황을 물어보는 일에 더 집중한다”고 털어놨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거수기’ 사외이사 대거 재선임… 물갈이 지지부진

    ‘거수기’ 사외이사 대거 재선임… 물갈이 지지부진

    KB금융의 사외이사 정보 유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사외이사를 대거 유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권한이 너무 세 논란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자 쇄신 차원에서 대거 물갈이가 예상됐으나 여전히 ‘그 밥에 그 나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동일 인물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외이사 회전문 현상’도 심각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22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28일 각각 주총을 연다. 주된 안건은 사외이사 교체다. KB금융은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배재욱 사외이사 등 7명을 재선임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출신의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의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이경재, 배재욱, 김영과씨의 사이외사 선임을 반대하는 보고서를 제출해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ING생명 인수 반대로 회사 경영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었으나 배씨는 당시 찬성표를, 김씨는 사외이사 선임 전이어서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이 잘못된 정보가 ISS로 흘러들어간 배후에 KB금융의 임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엄중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한때 주당 6만원이던 KB금융의 주가가 3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데는 ING 인수 내분 등으로 촉발된 ‘불안한 지배구조’ 탓이 크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사진이 대거 재선임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은 현 사외이사인 허노중·최경규씨를 유임시키고 정광선씨 등 3명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용만씨 등 4명을 재선임하고 박영수·채희율씨 등 두 명을 새로 정한다. 신한금융은 임기가 끝난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8명을 재선임한다. ‘라응찬-신상훈 사태’와 과련된 재판이 일단락되면서 이사진 쇄신이 거론됐으나 재일교포 한 명(고부인)을 바꾸는 데 그쳤다. 2010년 제정된 사외이사 모범 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최초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연속해서 5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사외이사는 후보추천위원회가 따로 구성돼 추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추천위의 2분의1 이상은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사외이사가 주축이 된 추천위가 사외이사를 뽑는 구조이다 보니 ‘서로 끌어 주고 밀어 주는’ 양상이 벌어지곤 한다. 정광선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내정자는 지주와 계열사를 단골로 옮겨 다니는 대표적인 인사다. 2010~2011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지낸 뒤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 사외이사로 나갔다가 이번에 다시 금융지주 사외이사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명박 정권 인수위 출신인 채희율 우리금융 사외이사 내정자도 계열사(우리은행)에서 지주로 갈아탔다. ‘거수기’ 관행도 여전하다. 최근 3년간 금융지주사들이 처리한 안건은 400여건이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부결시킨 안건은 KB금융의 ‘ING 인수’ 한 건뿐이다. 3년을 통틀어 반대표 자체가 10표뿐이다. 대부분의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인맥이 있거나 관료 출신이라 경영진 내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컨대 우리금융의 이용만 사외이사는 지난 17대 대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했고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도 지냈다. KB금융의 배재욱 사외이사(재선임 예정)는 김영삼 정권 때 사정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세풍 사건에 휘말린 전력이 있다. 하는 일에 비해 몸값이 높다는 비판 여론도 여전하다. 올해 사외이사의 보수 한도는 신한금융 60억원, KB금융 50억원, 우리금융 40억원, 하나금융 8억원이다. 지난해 사외이사들이 실제 챙겨 간 1인당 연봉은 KB금융이 799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하나금융(5793만 5484원), 신한금융(5300만원), 우리금융(3300만원) 순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3년간 6000명 충원됐지만… 지자체, 휴직결원 메우고 타 부서로 빼가

    정부는 2005년부터 복지 전달 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을 도입해 읍·면·동에서 해 왔던 복지 지원 대상자의 소득 조사를 전산화하고 시·군·구에서 담당하도록 해 주민센터를 복지 지원 상담과 신청 창구로 개편했다. 읍·면·동에서는 저소득층 방문 상담과 복지 지원 연계를, 시·군·구에서는 읍·면·동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저소득층들을 관리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 전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많지 않다. 지난달 사통망에 모든 정부 부처의 296개 복지사업이 통합된 범정부 복지 정보 연계 시스템이 개통됐다. 복지 공무원들은 거의 모든 복지사업의 지침을 숙지하고 신청과 소득 조사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 복지 공무원은 “사통망이 개통된 후 업무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공무원들 입장에서 보면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올해까지 6000명의 복지 공무원을 충원해 지자체에 투입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충원된 인력이 연간 1000명 정도에 이르는 육아휴직 결원을 메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소득 조사 업무로 인력이 필요한 시·군·구에 우선 배치되면서 읍·면·동의 인력난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지자체의 소극적인 인사 행정도 문제다. 지자체장들은 저마다 복지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복지를 중심에 둔 인사행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복지 인력이 충원되면 기존 인력을 빼 가는 경우도 많다.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은 “자치행정과, 기획예산과 등 지자체장을 보좌하고 실적을 관리하는 부서에 인력을 늘리는 지자체가 상당수”라면서 “이런 곳에서는 복지 관련 부서의 인력 부족 문제가 그저 방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케미’ 보는 재미, 시청률이 들썩

    ‘케미’ 보는 재미, 시청률이 들썩

    “두 배우의 ‘케미’ 폭발”, “연기자들은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줬다”. 요즘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 ‘케미’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케미’란 무엇일까. ‘케미’는 남녀 간의 화학작용을 뜻하는 ‘케미스트리’의 약자로 드라마나 영화의 남녀 주인공을 실제 커플처럼 느끼게 하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케미’가 넘친 나머지 드라마 커플이 실제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할 때도 양 사의 사풍과 분위기의 조화를 이르는 말로 ‘케미스트리’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케미’ 커플은 브래드 피트와 앤절리나 졸리(작은 사진).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 커플로 출연한 이들은 실제로 부부가 됐다. 멜로물이 흥행하는 데 ‘케미’는 필수적인 요소다. 잠깐이라도 현실을 잊고 판타지에 빠지기를 원하는 대중에게 남녀 주인공의 ‘케미’는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외모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캐스팅 단계부터 남녀 배우의 ‘케미’는 주요 고려 대상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남녀 배우의 열애설을 일부러 흘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제작 발표회 등에서 두 배우의 ‘케미’를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홍보 전략”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방극장 최고의 ‘케미’ 커플은 SBS 수목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 송혜교다. 이들은 남매와 남녀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통해 묘한 ‘케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본을 쓴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남녀 주인공의 스킨십도 많고 배우들의 ‘케미’를 필요로 하는 장면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노 작가의 전작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연배우 현빈과 송혜교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드라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인성은 “저도 8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을 한 터라 ‘케미’라는 말을 듣고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면서 “배우들의 장점을 잘 알고 조련하는 김규태 감독님의 역할이 컸다. 감독님은 동선과 연기를 배우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어색하지 않도록 조율해 더 잘 어울려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혜교도 “‘케미’를 좋게 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지만 순간순간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감독님이 그 안의 느낌을 좋은 영상으로 표현해 준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한 케이블 채널 tvN의 드라마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의 이진욱과 조윤희도 새로운 ‘케미’ 커플로 부상하고 있다. ‘인현왕후의 남자’(이하 ‘인남’)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 참여한 제작진은 배우 간의 ‘케미’를 잘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고 ‘인남’에 출연했던 지현우와 유인나는 공개 연인을 선언했다. 극본을 맡은 송재정 작가는 “이진욱과 조윤희 모두 마른 몸매와 선명한 이목구비가 비슷해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비슷한 점이 많은 남녀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인남’과는 대조적인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조윤희와 이희준은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좋은 ‘케미’를 선보여 CF에까지 동반 출연했다. 반면 ‘케미’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경우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문근영과 박시후는 주연배우의 ‘케미’ 부족이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고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윤은혜와 유승호도 극 초반 “마치 이모와 조카 같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시청률은 높았지만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유부녀 스타 한가인과 청춘 스타 김수현이 끊임없는 ‘케미’ 논란에 시달렸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일차적으로 비주얼을 보고 ‘케미’가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첫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결국 연기자의 열의와 배우의 연기 궁합에 따라 ‘케미’도 결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드라마는 판타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부녀, 유부남 배우들은 ‘케미’ 형성에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대중은 드라마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케미’를 원하는 것인 만큼 연기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안전불감증 수렁에 빠진 산단

    안전불감증 수렁에 빠진 산단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산업단지 내 각종 사고발생의 원인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가 대부분이어서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들이 이윤창출에만 급급한 나머지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작업을 하청업체들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비정규직이나 무자격 근로자들에 의한 사고 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단의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작업 매뉴얼을 반드시 준수하고 실질적인 교육과 철저한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작업 근로자 스스로 안전의식이 몸에 배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학성 울산대 화학공학부 교수 산업단지 내의 각종 사고는 사업장 내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가 대부분이다. 산단 내 기업체들이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안전점검 계획서 상에는 아무 문제나 하자가 없지만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작업 현장의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안전 점검 및 수칙 준수가 서류상 교육·점검에 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특히 시설보수 등 현장작업은 사외 하청업체의 작업 과정에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하청업체는 모기업처럼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데다 무자격 근로자를 작업에 투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산단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바뀌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강원석 전북도 소방안전본부 대응구조과장 산업단지 내 대형 공장들이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에는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면서 막상 운영 자체는 소홀히 하는 것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설점검은 수시로 하지만 운영자들이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인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90%에 이른다. 특히 기업들이 이윤창출에만 관심이 높아 안전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려다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능률만능주의로 작업을 하다 보니 안전점검 소홀, 안전관리 아웃소싱,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험한 작업은 반드시 안전점검을 먼저 해야 한다. ■이정임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내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사고는 연평균 약 60건으로 주로 사업장 저장소 같은 고정시설에서 안전관리가 미흡해 발생하고 있다. 사고방지를 위해 지역별·물질별·차별화된 관리가 중요하다. 유해화학물질의 위해성, 배출량 등에 대한 상세 정보체계를 구축 공유하여 국제적 수준으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 관련 산업계는 자체적인 취급물질 안전성 평가와 이에 따른 방제 계획을 수립·운영하고, 정부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7개 법률 14개 기관으로 나뉘어져 있는 관리체계를 통합운영하고 중앙 및 지방정부, 기업의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사전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밖에 유해화학물질 다양 배출지역을 집중관리지역으로 선정해 관리하고, 사업장과 소방서의 사고대응 매뉴얼 현장 적응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현장에서의 사고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위원장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 정부가 기업규제 완화 차원에서 유해화학물이나 유독물질 취급 기준을 상당히 낮추었다. 이로 인해 입주 업체들에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근로자들을 이 분야에 근무시키고 있다. 기업을 지도·감독해야 할 지자체가 기업의 눈치를 보는 것도 잦은 사고의 원인이다. 지자체는 기업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고 기존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의 유독물 관련 부서는 감독의 손을 놓고 있고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또 환경부나 산하기관에서 하던 유해화학물이나 유독물 관련 단속권을 지자체에 많이 이관한 것도 사고의 원인이라고 판단된다. 지금이라도 산업단지의 조성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 제대로 된 유해화학물이나 유독물질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절반의 교훈

    절반의 교훈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후원금이 1인당 평균 1억 507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금 한도인 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총선과 대선이라는 ‘선거 특수’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 불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12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현황에 따르면 제19대 의원 298명의 모금 총액은 449억 1466만원이었다. 2011년 모금액 310억 3900만원에서 44.7% 늘었다. 의원들의 연간 모금 한도는 1억 5000만원이지만 지난해처럼 총선이나 대선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에는 2배인 3억원(재선 이상은 4억 5000만원)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대 총선이 있었던 2008년 모금액 634억 429만원에 비해서는 29.2% 감소했다. 정당이나 의원에 따른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새누리당 의원 153명의 모금액은 1인당 평균 1억 6334만원(총 249억 9158만원)으로, 민주통합당 의원 126명의 평균 모금액 1억 4595만원(총 183억 9058만원)보다 1739만원(11.9%) 많았다. 진보정의당 의원 7명과 통합진보당 의원 6명의 평균 모금액은 각각 1억 148만원(총 7억 1040만원), 6997만원(총 4억 1985만원)으로 집계됐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지난해 불거진 ‘종북 논란’이 후원금 모집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모금 한도인 3억원을 채운 의원은 전체의 7.7%인 23명이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3억 1773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모금액 상위 20위에는 새누리당 13명, 민주당 7명으로 ‘여대야소’ 형국을 보였다. 앞서 2011년에는 민주당 11명, 새누리당 7명으로 ‘여소야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모금액이 1억원을 밑도는 의원도 전체의 43.3%인 129명에 달했다. 실적이 저조한 하위 20위에는 재력가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1693만원),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해찬 의원(500만원)과 한명숙 의원(2390만원) 등도 포함됐다. 무소속 현영희 의원의 후원금은 유일하게 ‘0원’이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은 박근혜 대통령은 1억 7554만원(상위 112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1억 7479만원(상위 116위)으로 ‘평균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국회 상임위원회나 지역구 활동과 관련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이나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도 상당수다. 새누리당 김영우·김도읍·김근태·정수성 의원, 민주당 신계륜·추미애·이인영 의원,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은 같은 당 소속 지역구 지방 의원들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류지영·강석호 의원은 각각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500만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500만원)에게서 후원금을 받았다. 민주당 김성곤·원혜영 의원도 각각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 이규석 풀무원생활건강 사장에게 500만원씩 받았다. ‘묻지 마 기부’ 관행도 여전했다.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의 경우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하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상당했다. 300만원 초과 기부 총 3296건 중 5.5%인 182건은 직업이나 생년월일, 주소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 회사원이나 자영업 등 구체적인 직업을 알 수 없도록 기재한 경우도 1617건(49.1%)에 이르렀다. 한편 전체 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과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영주, 최민희 의원은 별도 후원회를 두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상) 교사·학부모가 말하는 학폭대책 허점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상) 교사·학부모가 말하는 학폭대책 허점

    정부가 학교폭력을 막겠다며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경북 경산에서 또다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정부 대책의 허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현장의 교사·학부모 등은 정부가 학교전담경찰관제(스쿨폴리스) 등 눈에 보이는 처방에만 급급했을 뿐 정작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인성교육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이후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보호인력을 8955명에서 1만 633명으로 늘리는 등 양적 대응 위주로 학교 폭력을 막으려 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박모(55·경기 고양)씨는 13일 “지난 정부 때 창의·인성 교육 비율을 높여 학교 폭력과 학생들의 자살률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정작 도덕·시민윤리 등의 수업은 줄이고 국어, 영어, 수학 시간을 늘렸다”면서 “철학 없는 교육 대책이 아이들을 사지로 내몬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인 이모(54·고양)씨도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동아리 활동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대입 제도의 개선 없이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 없는 소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전담하는 한 경찰관은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면서 “학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을 방기한 상황에서 경찰 인력만 늘려선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 대책에서 중요한 예방교육도 형식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효율적 예방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을 50% 줄였다. 박경숙 학교폭력예방센터 상담실장은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교들을 분석해 보면 비전문가가 예방교육을 하거나 동영상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꼬집었다.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거나 학교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윤혜숙(59)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장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은 학생들도 자주 상담을 하러 와 ‘우리 반에 이런 학생이 있어 겁이 난다’ ‘나도 폭력서클에 가입하고 싶다. 그러면 보호받을 수 있지 않으냐’고 털어놓는다. 그만큼 상담 수요가 많다”면서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를 학교별 또는 권역별로 배치해 학내를 돌면서 감시하고 상담해 주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의 김은지 상담원은 “학폭위에서 처벌을 내리는 것만큼 아이들이 왜 폭력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해 두 학생이 화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도 “학폭위에 교육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야 제대로 된 후속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학교폭력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2월 학생부에 가해 사실 기재를 의무화하도록 한 것에 대해 강원·경기·전북도 교육청 등이 거부하자 교과부가 해당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보수교육단체들은 학교폭력 사실을 기재해 가해자에게 큰 부담을 줘야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모(30·경기 남양주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폭력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적도록 하고 있지만 교사들이 편견을 갖기 쉬어 ‘낙인 효과’로 아이들이 오히려 엇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종합·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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