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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다. 며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등록을 일정기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변호사 활동을 하려면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 아직도 로스쿨에 대한 반발이 강고하다는 느낌이다. 로스쿨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세계화추진위원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로스쿨을 시작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망할 듯이 수선을 떨었다. 다양한 전공을 학습한 학부 졸업생이 미국식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던 식의 독설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런 소란통에 사법시험 합격 인원이 10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합격 인원에 숨통을 틔워 놓으니 음대 출신도, 미학과 출신도 법조인이 되었다. 신선하고 흥겨운 일이었다. 이미 로스쿨을 시행한 것과 다를 바 없었음에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로스쿨법이 통과됐다. 일본에서 로스쿨이 마구 무너지던 와중에, 일본 변호사들이 한국의 동업자들에게 ‘우리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라’고 신호를 보내던 과정이었다. 로스쿨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뼈대를 근본적으로 다시 맞추는 혁명적인 사건이다. 대한변협까지도 ‘학생수 통제’라는 애매한 조건을 달고 반대 입장을 철회하였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법을 만들었으니 이른바 국민적 합의도 이룬 셈이다. 이제는 불필요한 소란을 반복하기보다 이미 도입한 로스쿨을 얼마나 멋지게 다듬을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하여 시민사회 전체 법치의 수준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상대 평가’로 성적을 처리한다. 몇 명에게 A를 주고, 몇 명을 D로 할지 미리 성적분포표가 확정되어 있다. 변리사 자격이 있는 학생이 특허법을 수강한다면, 특허 변호사를 꿈꾸는 다른 학생의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에 반영할 도리가 없다. 회계사, 노무사 자격이 있는 학생과 경쟁하는 다른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전문성을 ‘키운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평가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전국 대부분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목을 맨다. 우리가 전범(典範)으로 삼은 미국의 로스쿨과는 거꾸로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단 한번’ ‘변호사시험’이란 단어를 들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미국에서 개업할 예정이 아니라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느니 차라리 그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들었을 때이다. 어느 수업에서도, 어느 교수도 ‘변호사시험’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통계 따위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변호사시험은 학생들의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로스쿨에는 일정 비율의 ‘실무 교수’가 배치되어야 한다. 실무 교수 임용의 조건은 변호사 휴업이다. 그렇다 보니 실무교수가 담당해야 하는 ‘리걸 클리닉’(legal clinic) 수업도, 실제 운영을 외부 변호사에게 청탁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는 고홍주 교수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 시절 아이티 난민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이티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하고 아이티인들이 뗏목에 의지해 플로리다 연안으로 몰려들자 미국 해안경비대가 해상봉쇄를 하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이들을 수용했다. 고 교수가 ‘리걸 클리닉’ 학생들을 이끌고 부시 행정부,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하였던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는 소송은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우리 로스쿨 실무교수는 법정에 결코 서서는 안 되는 ‘휴업’ 변호사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로스쿨, 잘되어야 한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거침없는 법률가로 키우기에는 촌티 나는 장애가 너무나 많다. 무모한 상대평가, 과도한 변호사시험 합격인원 통제는 참으로 로스쿨답지 않은 방식이다. 실무교수의 교육 목적 법정 활동도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 멍청하거나 가학적인 제도는 빨리 걷어내는 것이 좋다.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연봉보다 수입 많아”… 직접 베팅하거나 돈받고 승부조작까지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선수들에게도 사설 스포츠토토는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일반인보다 경기를 분석하는 안목이 높은 데다 선후배들을 통해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사설토토에 빠져든다. 고등학교 축구선수는 “언제 부상당하고 은퇴할지 불안한 데 벌 수 있을 때 왕창 벌어야 하지 않냐”면서 “친한 프로 형들한테 선발 엔트리나 전술 등 경기관련 정보를 받고 베팅한다”고 말했다. 한 구기종목 감독은 “애들이 밤새 사설토토를 하느라 잠을 안 잔다”면서 “실업팀에서 죽어라 운동하면서 받는 연봉보다 토토로 버는 돈이 더 많다는데 뭐라고 혼내기도 답답하고 서글프더라”고 하소연했다. 스포츠토토 중독 증세가 심해지면 직접 승부의 결과를 바꾸기에 이른다. 스스로 베팅한 상태에서, 혹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특정한 경기결과를 내기 위해 뛰는 것. 승부조작 브로커는, 축구로 치면 골키퍼나 최종수비수 등 패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들에게 전주(錢主)에게 받은 돈을 쥐어 준다. 이걸 ‘약을 친다’고 표현한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갖은 협박과 회유로 발을 빼지 못하게 한다. ‘파리 지옥’인 셈이다.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가 전부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은퇴한 한 농구선수는 “선수생명이 짧고, 몇몇 스타를 빼고는 연봉도 못 받고, 은퇴 후 마땅히 할 것도 없는데 그런 유혹이 오면 당연히 끌릴 수 있다”면서 “특히 첫 파울처럼 승부에 영향도 안 주고 티도 안 나는 거라면 몇 백만원에도 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하게 약을 쳤다면, 합법 스포츠토토(베트맨)로도 충분하다. 배당률이 별로 높지 않지만, 전주나 조직폭력배 등 ‘검은손’들은 사채·대출까지 해 억대의 큰돈을 걸어 잭팟을 터뜨린다. 스스로 경기를 뛰면서 돈벌이 내기를 하는 경우도 최근 부쩍 늘었다. 대학교 구기종목 코치는 “연습경기를 하는데 선수들끼리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내기(베팅)를 하는 걸 봤다”면서 “최고 50만원까지 통 크게 돈을 걸고 살벌하게 경기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기팀에 걸면 그나마 다행인데 지는 쪽에 걸고 일부러 태업을 해 기합을 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돈에 눈이 멀어 장난을 치는 거라고 보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지도자의 불안정한 지위·처우 ▲입시·진학·스카우트 비리 ▲학부모의 자녀 이기주의 ▲조직폭력배의 돈놀음 ▲경기단체의 무감각 ▲개개인의 도덕불감증 등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뭉쳐서 폭발한 게 승부조작, 사설 토토라고 규정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스포츠맨십을 교육받지 못했다. 입시, 진학, 지도자 재계약 등 여러 문제에 따라 져줄 수도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은퇴한 구기종목 선수는 “경기에서 감독님이 100%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걸 느낀 적이 있다”면서 “다른 팀 지도자와 친하다거나, 토너먼트 상대를 감안해서 일부러 장난을 치는 경우”라고 했다. 그는 “괜히 에이스 선수를 내보냈다가 부상당해서 결승에 못 나가면 어쩌냐고 둘러댄 뒤 약한 멤버를 투입하는 식”이라면서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어서 학부모도 선수도 발만 굴렀다”고 회상했다. 매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재계약에 실패하는 지도자들은 성적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건강한 스포츠 토양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사설토토는 영원히 뿌리 뽑을 수 없고, 승부 조작도 반복될 문제라는 얘기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자금줄과 브로커를 색출하지 않고 선수·지도자 개개인 도덕불감증으로만 치부하면 이런 문제는 되풀이될 것”이라면서 “유명인이라 도마에 올랐지만 사실 불법토토의 구조에서 선수·감독은 하수인, 깃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과 교수는 “입시·진학·지도자끼리의 친분 등에 따라 학생 때부터 자연스럽게 승부 조작을 해온 선수들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면서 “도덕성이 낮은 게 아니라 잘못된 줄도 모르는 상태인 건데 체육계 전반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안티고네’

    [공연리뷰] 연극 ‘안티고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한결같이 이런 반응이다. “한태숙스럽다.” 예술사전의 연극 분야에 등재될 법한 표현이다. 뜻이라면 ‘간결한 무대 위에 강렬한 이미지를 올려놓는다’이거나 ‘어둡고 암울하며 잔혹하며 처절하다’가 될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 ‘안티고네’는 처음부터 ‘한태숙 연극’이라고 강렬하게 전달했다. 무대 바닥은 객석 쪽으로 오르막을 이룬다. 천장과 좌우도 안쪽으로 좁아지니,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커다란 액자 같은데, 사람들이 끝에 몰려 있으니 낭떠러지 같기도 하다. 오르막 경사는 9도라는데, 굉장히 가파른 느낌이다. 배우들이 오르내릴 때면 힘겹고 위태로워 보인다. 테베의 새로운 통치자가 됐지만, 적통이 아니라는 불안감에 휘둘리는 크레온, 아버지이자 오빠인 오이디푸스와 두 오빠까지 잃은 안티고네, 가혹한 운명의 두려움에 휩싸인 동생 이스메네, 폭정 속에 살아 남아야 하는 시민들, 어디에도 평온한 사람이 없는 상황을 표현하기에 매우 효과적인 무대다. 극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빗소리, 사람들의 속삭임, 흉조의 울음소리가 뒤섞이는 가운데 목소리가 들려온다. “반역자, 반역자!” 격렬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시체가 굴러 내려온다. 몸 한가운데가 짓이겨져 피범벅이 된 시체는 안티고네의 오빠 폴리니케스다. 크레온은 폴리니케스에 대한 애도와 매장을 금지하라는 칙령을 내리고 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내버려두었다. 안티고네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하고 죽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면서 시신을 수습하려다가 붙잡혔다. 극은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대립이 중추다. 크레온이 인간의 법을 주창하는 인물이라면, 안티고네는 신의 뜻을 받든다. 두 인물에게서 절충은 없다. 뜻을 굽히지 않는 안티고네는 동굴에 감금된 채 자결하고, 고집스럽게 신념과 통수권을 지키려던 크레온은 아들과 부인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스스로 붕괴된다. ‘안티고네’와 엮이는 소포클레스의 두 작품 ‘오이디푸스’와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읽고 이 작품을 접하면,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나 긴장감을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통치자로서 살다가 죽음에 이른 아버지를 끝까지 지킨 안티고네에게서 ‘누군가’를 투영할 수도 있겠다. 2500년 전 이야기가 현대에서도 깨달음을 던지게끔 하는 고전의 힘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태숙 연출가와 전작 ‘오이디푸스’(2011)를 함께했던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 이경은 안무가, 김우성 의상 디자이너 등 대부분 스태프가 이번에도 참여했다. 비탈 무대, 부분 조명, 현대적인 의상 등을 비슷하게 가지고 왔다. 달라진 것은 가운데가 갈라지는 무대. 안티고네의 어두운 내면이자 그를 옥죄는 감옥이다. 먼저 노장의 열연에 박수를. 하지만 TV 속 모습이 너무 익숙한 탓일까. 신구(크레온)의 독특한 억양이 가끔 무대 위에서 어색하게 들린다. 김호정(안티고네), 손진환(파수꾼) 등 많은 배우가 제 역할을 해냈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띈 건 역시 박정자였다. ‘오이디푸스’에 이어 다시 예언자 티레시아스 역을 맡은 그는 신의 뜻을 읽는 영험함과 만사가 귀찮은 노인네의 괴팍함, 크레온에게 경고하는 섬뜩함을 단 두 번 출연하면서 제대로 뿜어냈다. 흑백의 조명 아래서 격렬한 움직임, 불길한 기운을 전하는 흉조의 날갯짓 등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몸짓과 연기가 암울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국립극단과 예술의전당이 함께 제작한 ‘안티고네’는 CJ토월극장에서 28일까지 공연한 뒤 5월 24~2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6월 21~2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로 이어진다. 2만~5만원. 1688-5966.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기간제 교사 4만명인데 검증 절차는 전무

    학생을 마구 때리고 교내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기간제 교사의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자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기간제 교원의 숫자에 비해 채용과정에 대한 관리 체계가 미흡한 만큼, 채용 때 정규 교원에 준하는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 교원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채용만 까다롭게 할 경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원들이 더욱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 2만 5410명이던 기간제 교원은 지난해 3만 9401명으로 2년 만에 55.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 교원은 39만 3009명에서 39만 3072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은 육아휴직 교사가 급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규 교원 중 육아 휴직자는 2010년 2만 5806명에서 지난해 3만 9974명으로 2년 새 54.9%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기간제 교원 증가율 55.1%와 거의 같은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학교를 중심으로 정규 교원들이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담임교사를 기피해 기간제 교원이 이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기간제 교원 중 45.9%가 담임을 맡았고, 전체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원의 비율은 7.6%에 이른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전적으로 학교장 책임 아래 채용되고 있어 채용 절차 및 교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공무원 신분인 정규 교원 임용 채용과정에는 인성평가나 수업시연 등이 포함돼 있지만 기간제 교원은 단기간 대체인력으로 여겨 이런 검증 절차가 전혀 없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기간제 교사 A(55)씨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에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담임교사가 자기 반 학생들에게 통장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기도 했다. 기간제 교원이 증가하면서 현장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의 무시를 견디다 못한 기간제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규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를 무시하거나 따돌리는 등 사례도 있다. 교육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장기적으로 정규 교원을 늘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기간제 교원 선발 절차 역시 정규 교원에 준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인성과 건전한 심성을 심어주는 기간제 교사를 뽑도록 교육당국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역시 “기간제 교사 모두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하지만 부적합 교사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의료비 부담에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 관심증가

    의료비 부담에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 관심증가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가계의 전체소비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종 소비지출액인 491조 2,562억의 6.77%인 33조 2,812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로 풀이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의료비에 대한 가계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오늘날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의료비의 경우 다른 지출 항목들과 달리 쉽게 줄일 수 없는 특성때문에 체감 가계 부담은 더욱 크게 가중되는 실정이어서 의료실비보험과 같은 보장 상품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실비보험은 특정 질병을 제외하고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입원, 통원, 수술 등의 의료비를 자신이 부담한 한도 내에서 최대 90%까지 보장하는 대표적인 보험상품으로 최근 의료비 지출 부담을 덜어주는 의료실비보험 상품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4월부터 100세 보장 3년마다 갱신되는 특약형 상품의 경우도 갱신보험료는 매년 단위로, 보장내용은 15년 단위로 변경됐다. 비갱신형 의료실비보험이 없는 현 시점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상품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보험 가입을 위해선 가입 전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상품을 비교한 후 자신의 조건에 맞는 가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보험 전문가들을 통해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는 의료실비보험 가입 유의사항을 알아봤다. 먼저 가입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실비보험은 병력이 있거나 현재 치료중인 경우 가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가입가능 가입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가능할 때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이 받고 싶은 보장의 폭을 결정해야 한다. 자가부담금의 경우 10%와 20%로 선택할 수 있는데 자기부담금 20% 상품을 선택하면 보험료가 조금 더 내려가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반면 10% 상품은 본인부담금은 가능한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달하여 수술보다는 시술이 많고, 입원보다는 통원치료가 많은데 의료실비보험은 간단한 통원 및 입원 치료 시에도 보장이 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청구횟수가 잦은 편이다. 그러므로 가입자들은 청구절차가 간편하고, 보험금 지급이 빠른 상품을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보장기간, 보장내용, 특약, 주의사항 같은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족, 부모님, 어린이 등의 특화된 의료실비보험 비교상품종류도 많아 막상 소비자들이 쉽게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반향으로 다양한 의료실비보험을 비교해주고 추천해주는 온라인 사이트인 의료실비보험 가격비교추천견적사이트(www.insvalley.com/service.jsp)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메리츠화재 알파플러스보장보험, LIG손해보험 LIG닥터플러스건강보험, 현대해상 퍼펙트스타종합보험 같은 주요 인기 상품들도 비교할 수 있다. 더불어 상품에 대한 문의는 물론, 신규가입 시 의료실비보험료 계산, 갱신주기, 보장 내용 설계 무료상담, 다양한 보험 종류 비교와 만기 시 적립되는 의료비 특약의 반영 여부 등 간과하기 쉬운 보험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기간제 교사 4만명인데 검증 절차는 전무

    학생을 마구 때리고 교내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현직 기간제 교사가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자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기간제 교원의 숫자에 비해 채용과정에 대한 관리 체계가 미흡한 만큼, 채용 때 정규 교원에 준하는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 교원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채용만 까다롭게 할 경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원들이 더욱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 2만 5410명이던 기간제 교원은 지난해 3만 9401명으로 2년 만에 55.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 교원은 39만 3009명에서 39만 3072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은 육아휴직 교사가 급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규 교원 중 육아 휴직자는 2010년 2만 5806명에서 지난해 3만 9974명으로 2년 새 54.9%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기간제 교원 증가율 55.1%와 거의 같은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학교를 중심으로 정규 교원들이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담임교사를 기피해 기간제 교원이 이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기간제 교원 중 45.9%가 담임을 맡았고, 전체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원의 비율은 7.6%에 이른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전적으로 학교장 책임 아래 채용되고 있어 채용 절차 및 교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공무원 신분인 정규 교원 임용 채용과정에는 인성평가나 수업시연 등이 포함돼 있지만 기간제 교원은 단기간 대체인력으로 여겨 이런 검증 절차가 전혀 없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기간제 교사 A(55)씨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에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담임교사가 자기 반 학생들에게 통장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기도 했다. 기간제 교원이 증가하면서 현장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의 무시를 견디다 못한 기간제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규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를 무시하거나 따돌리는 등 사례도 있다. 교육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장기적으로 정규 교원을 늘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기간제 교원 선발 절차 역시 정규 교원에 준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인성과 건전한 심성을 심어주는 기간제 교사를 뽑도록 교육당국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역시 “기간제 교사 모두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하지만 부적합 교사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는 줄곧 옷깃을 여미며 걸음을 재촉하였다. 말래 도방 거리에 당도해 보았자, 호들갑스럽게 맞이해줄 호박 갈보가 있다거나 갈롱을 떨며 육허기를 채워줄 동자치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뜨끈뜨끈하게 군불을 지핀 구들장에 허리를 굽고 한잠 늘어지게 자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더라고, 10냥짜리 소금 두 섬을 덧거리로 얻게 된 것도 걸음을 빨리하게 만들었다. 그가 향도하는 행중 식구들은 흉·풍년에 따라서 들쭉날쭉하였지만 대개 4, 50여 명을 헤아렸다. 그 동사하는 식구들을 탈없이 영솔하기 위해선 어떤 경난에도 자신을 지체없이 던지는 희생이 필요했다. 소년 시절부터 행상들에게 익히 보아온 범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시에서 억매흥정으로 뜸베질하는 떠돌이 행상을 부상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징치하고, 신표 없이 부상 행세를 하며 눈먼 돈을 노리는 자들을 찾아내 장시에서 내쫓는 일도 모두 그가 앞장서서 해온 일이었다. 그랬기에 언문밖에 모르는 그가 내성 행상에서 도감의 직책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날씨는 차가워 콧날이 시큰거릴 정도였으나 저녁거미가 내려올 무렵 그는 장대 끝에 내걸린 용수들이 바람에 시달리는 말래 숫막거리에 당도하였다. 거느린 식솔도 없고 정처도 없는 부상들이 묵을 처소라면 조선 팔도 어디서나 숫막뿐이었다. 이토록 스산하게 해질 무렵에는 필경 객회가 쓸쓸하기로, 가랑이 벌리고 앉아 지분이나 다스리는 동자치라도 있다면 먼발치에서 힐끗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심란함을 달랠 수 있으련만, 도방 봉노에는 고린내 등천하는 사내들만 우글거리고 있었다. 마침 문틈으로 조용조용 읊조리는 배고령(裵高靈)의 신세타령이 가만가만 새어나왔다. 주인 주인 나오소 좌사 손님 들어가오 서해안에 사는 사람 서로서로 형제인데 고을 백민끼리 남남 보듯 할 수 있소 산토끼가 죽어가면 여우도 슬퍼하네 금수도 그러한데 한심하다 우리 세상 무거운 등짐 지고 이곳저곳 떠돌면서 아침에는 동녘 하늘 저녁에는 서녘 땅 어쩌다 병이 나면 구완할 이 전혀 없네 사람에게 짓밟히고 텃세한테 괄시 받고 언제나 숨겨두면 까마귀의 밥이 되고 슬프다 우리 인생 이럴 수가 어찌 있소 우리네 산다 한들 몇만 년을 살 것이오 한데 묶어 단결하고 기율로써 다스리면 형도 좋고 아우 좋고 서로서로 도울제면 동네방네 좋을시고 우리 고을 좋을시고…… 문 닫은 봉노에서 살담배들을 어찌나 피워댔는지 매캐한 연기가 샛재 잔허리에 아침 안개 끼듯 하였다. 봉노 한쪽에는 저녁거미 내리는 것을 보고 켜둔 산초 기름등잔이 타고 있었으나 담배 연기 때문에 사람들 얼굴도 분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행수가 들어서자, 호박고누를 두고 있던 축들이나 술푼주를 가운데 놓고 추렴을 하던 동배간들이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두었던 술푼주와 섞박지 그릇을 치우고 윗목으로 썩 비켜 앉았다. 어슥버슥 누웠던 동무들도 벌떡 상반신을 일으키고 앉았다. 봉노 안에는 쉰내와 고린내가 등천하여 코를 들이댈 수 없을 정도였으나 그것을 가지고 고약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무 하나가 벌떡 일어나 시렁에서 목침을 내려 행수에게 건넸다. 내왕 길목에 있는 숫막에는 행수만 차지하는 목침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제법 결기가 있다는 길손도 얼떨결에 행수의 목침을 범접했다간 귀싸대기를 얻어맞는 봉변을 당할 수 있었다. “포주인은 만나보았습니까?” “몇십 년째 염막에 틀어박혀 울 밖 출입도 않는 사람이 어딜 가겠나.” “흥정은 아퀴를 지었습니까?” “소문이 자자한 자린고비가 값을 눅게 잡아줄 리가 없지… 대신 소금 두 섬을 덧거리로 얻었네.”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임자들 요기는 하였나?” “장떡에 술국으로 얼요기를 하였습니다.” “만기는 어디 갔나?” “아침 선반머리에 곁꾼 둘을 데리고 샛재로 되짚어 갔습니다. 얼추 올 때가 되었는데요……” “그 숫막에 눕혀 두어도 월천댁이 아금받게 구완을 해줄 텐데?” “만기가 의원이 가까운 말래로 업어 와야 하겠다고 아득바득 우기는 통에 만류할 수 없었습니다. 구억터 소동에서 나귀조차 놓아버리는 실수에 미련하게 굴었던 것이 제깐엔 부담이 되었던가 봅니다.” “국에 덴 놈 물 보고 분다더니… 그럴 테지…” “위인이 뉘집 행랑것이나 장물림 같아 보였지만, 얼추 기신을 차리고 나면 그만한 허우대도 찾기 어려워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말인즉슨 언중유골이었으나 행수는 귀여겨듣지 않고 슬쩍 넘겼다. “경황중이라 난 간색도 해보지 못했다네.”
  • [사설] 변호사는 7급 공무원 하면 왜 안되나

    부산시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의 7급 공무원 채용을 공고하자 로스쿨생들이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로스쿨생만 가입하는 인터넷 카페 ‘로이너스’의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비난글이 연일 올라오는 등 진풍경을 빚고 있다. 일부 학생은 “지원 변호사의 신상을 털자”며 과격한 주장까지 했다니, 그 편협한 생각이 여간 딱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다. 일부 대학의 로스쿨 카페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조달청 등의 6급 채용공고가 났을 때 지원자 명단을 공개하자는 의견이 나온 적도 있다. 한 해 2000만원 정도 드는 로스쿨의 고비용 구조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것이 로스쿨 출신이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지 말아야 할 이유일 수는 없다. 요즘 새내기 변호사들의 변변한 일자리라곤 대형 로펌과 대기업 등에 한정돼 있고, 대우도 낮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오죽하면 로스쿨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겠는가. 변호사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도 변호사 수요가 급감하고, 이웃 일본 로스쿨생의 취업난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까닭에 변호사들 스스로 법률시장의 수요처를 개척해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은 로펌 말고도 법률 전문가를 요구하는 분야는 늘고 있다. 경찰에서도 변호사의 7급 채용을 추진 중이다. 로스쿨의 설립 취지대로 직급에 관계없이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직업을 찾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변호사 수요도 이와 맞물려 있다. 그동안 지자체의 법무행정 수요는 늘었지만 효율적인 대응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산시의 로스쿨 출신 채용은 이런 점에서 앞으로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부 로스쿨에서는 지자체와 졸업생 채용을 협의하고 있다. 직업 선택권은 헌법이 보장하듯 전적으로 개인에게 있다. “7급 대우가 맞다고 판단해 공고를 냈는데 지원자의 선택의 자유까지 침해하려 드느냐”는 부산시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신규 변호사를 입도선매하던 시절은 지났다. 로스쿨생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특권 의식을 버리고 예비 법조인으로서 균형 있는 의식을 가져야 마땅하다.
  • 등기임원 아닌 경영진도 분식회계 처벌받는다

    앞으로 경영진이 분식회계를 지시했다면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처벌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달 국회에 상정돼 통과되면 공포 후 6개월 이후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 분식회계 제재 대상은 등기임원에서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로 확대된다.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란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주주나 그룹 회장 등을 말한다. 과거엔 회사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도 등기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서명하지 않으면 분식회계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등기임원이 아닌 경영진이라도 분식회계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임 권고 등의 행정조치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2년 이내에서 상장법인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현재 금융회사 임직원에만 적용되는 재취업 제한 조치가 일반 상장사로 확대되는 셈이다.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품질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도 외부에 공개된다. 금융당국이 개선을 권고한 뒤 1년 이내에 개선되지 않으면 미비 사항이 외부에 공개된다. 부실 회계법인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법안 놓고 ‘숨고르기’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법안 놓고 ‘숨고르기’

    경제민주화 법안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4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들을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15일 경제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여당 지도부도 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국회 정무위는 4월 임시국회에 회부된 법안들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인기영합적 정책·법률만 먼저 통과된다면 실제 경제활동은 자꾸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단기적 시각을 갖고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경제를 살려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직후여서 청와대와 교감이 이뤄진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도 “100걸음을 가야 한다면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상태”라면서 “긴 호흡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제민주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흘러나온 재계의 반발 기류를 감안한 것이다. 현재 정무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점법안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법 등이다.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은 4월 국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나머지 법안들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정무위는 1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나머지 주요 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대기업 총수의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에 대해 여야가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지만 금지 범위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부당 내부거래 행위를 입증할 책임주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의견 차가 크다. 재벌 대기업의 사익편취 행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재계가 심하게 반발하고 있어 심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무위 관계자는 “법안 심사 시작단계여서 법안 별로 일일이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입법을 반대해 온 정무위 소속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대체입법을 낼 계획이어서 논란이 더 거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현재 발의된 개정안 등에 따르면 기업의 정상거래 행위까지 모두 불법으로 몰고 있다”면서 “경제력 집중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 현재의 안 가운데 불법 범위를 ‘부당 내부거래 행위’로 좁히고, 입증책임도 기업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에 지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법 개정안의 내용에는 여야가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공 받는 특정 금융거래정보 범위를 확대하되 FIU 사전심사를 거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개정안도 여야 6인협의체의 4월 우선처리 대상법안인 데다 가맹점주의 피해사례가 알려지면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머쓱해서 말구멍이 막힐 줄 알았는데, 정한조는 웃지도 않고 되받았다. “어림없는 얘깁니다. 시생과 같이 한둔으로만 지새우며 연명하는 장물림에게 육허기에 시달리는 동자치인들 좋다 하겠습니까.” “갈매기 떼 있는 곳에 고기 떼 있더라고, 사람 많이 모이는 저잣거리에 출입이 잦다 보면 언젠가 육덕 푸짐한 아낙네가 눈에 띄지 않겠나. 마음먹기 달린 게지. 김 날 때 후루룩 들여 마시는 게 임자라지 않던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가합한 혼처를 찾아 가솔을 거느리게.” “잘못 덧들였다가 제가 도리어 뒤집어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포주인께서나 저나 동병상련입니다….” “누가 아니라나… 하긴 그뿐만 아닐세. 어제도 질청의 호장이 찾아와서 나를 윽박지르고 돌아갔다네. 그래서 내가 시방 좌불안석이야.” “또 무슨 일입니까?” “어느 놈의 사주를 받았는지… 조만간 염전을 내놓으라고 으름장 놓고 갔네.” “척매(斥賣)를 하라는 것입니까?” “그것들의 속내야 뻔하지 않은가. 방매(放賣)하고 나면, 구전이나 톡톡히 뜯겠다는 수작이겠지. 그들이 노리는 것은 염전뿐만 아닐세. 듣자 하니 고포에서 곽전을 가진 물주들도 질청 것들의 농간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네.” 그로써 어장은 궁가(宮家)나 토호들의 소유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곽전도 진상(進上)과 공상(供上)의 주요 물품인 미역과 김으로 사유화가 진작부터 진행되었다. 미역이 생산되는 터전인 지름 10여 무 정도의 바윗덩이가 200냥이나 400냥의 가격으로 거래되었는데, 거기에 질청의 구실살이들이 끼어들어 농간을 하였다. 특히 곽전인 바위는 매우 정확하게 위치 표기가 가능할 뿐더러 어떤 경우도 변형이 되거나 유실되는 염려가 없는 만큼 가장 확실한 매매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하늘만 쳐다보는 천둥지기 다랑논이나 비탈진 산기슭에 매달리듯 붙어 있는 따비밭 따위 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토지 이상의 가치를 가진 재산으로 인정되었다. 어촌 사회는 중앙의 관부로부터 멀리 떨어진 소외 지역이었다. 그러므로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지기 어려웠다. 때문에 무능력한 백성들이 모여 살기에 가장 알맞은 지역이었다. 도망한 노비들이 해안가 염전이나 곽전으로 숨어들어 보잘것없는 삯전으로 가까스로 연명하였다. 그들 역시 거둬들이는 착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전, 군교는 물론 심지어 관노(官奴), 관예(官隸)까지도 그들 위에 군림하여 가리틀거나 착복을 자행하였다. 수령의 가친(家親) 생신이나 혹은 그들의 빈객을 빙자하여 물품을 강징하고는 그것을 수령에게 상납하는 것이 아니라, 하속 예리들이 빼돌려 착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에 어민들은 저항할 결집력이 없었다. 신분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패 관리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탐학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한조의 입에서도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가는 그들의 탐학과 농간을 저지시킬 날이 오겠지요.” “힘에 부치지만, 견딜 수 있는 데까지 견뎌야지. 반수와 도감의 훈수만 믿고 있다네.” “농이겠지요.” 겨끔내기로 농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속내로는 벌써 흥정이 무르익고 있었다. 포주인이 농을 부드럽게 주고받으면 흥정은 거의 담판이 난 셈이었다. 속셈으로 점치고 있었듯이 새재 눈밭 사이에 노란 복수초가 얼굴을 내밀더란 봄소식에 포주인 송석호도 한결 마음에 위로를 받아 가벼워졌으니 이번 행보에도 값은 눅게 해서 소금 바리를 넘겨주기로 하였다. 포주인도 등 두드리고 배 문질러 주는 수완이 출중한 행수에게 어느새 희미한 정리를 느꼈다. 정한조가 농담 끝에 불쑥 한마디 던졌다. “가난뱅이 구들장에 물난리가 겹친다더니, 이번 길에는 짐승 한 마리가 절음 나서 내왕길에 경난깨나 겪었습니다. 발새 익은 길이라지만, 십이령 고갯길 10리는 평지 길 20리 맞잡이가 아닙니까… 사정이 그러했으니 이번 파수에는 박하게 그러지 말고 좀 눅게 잡아 주시지요. 원님과 급창의 흥정에도 에누리가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피아말 엉덩이 둘러대듯 잘도 둘러대는구만. 하긴 절음 난 짐승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한고를 겪었다니 숙객*인 임자에게 박절하게 굴 수야 없지.” *숙객: 단골
  • [씨줄날줄] 층간소음과 소통/정기홍 논설위원

    ‘소리의 간섭’이란 게 있다. 같은 주파수를 지닌 음파가 겹쳐질 경우 어떤 때는 음파의 압축부와 압축부가 겹쳐져 소리가 강해지고 또 어떤 때는 압축부와 팽창부가 겹쳐져 소리가 약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음향기기에 작동하는 원리다. ‘소리의 공명’이란 말도 흔히 사용된다. 물체가 스스로 낼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 즉 고유 진동수와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만나 저절로 울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관악기는 공명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소리의 간섭과 공명이 감미로운 소리만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뛰는 소리나 벽기둥에서 나는 소리가 다른 공간에서 더 크게 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공명현상과 무관치 않다. 아파트 전기기사들은 “ 윙윙거리는 소리가 낡은 전기계량기 등에서 비롯된 경우가 있고, 그 소리도 크게 들린다”고 한다. 소리를 듣는 입장에선 윗집과 옆집의 것이 헷갈리게 와 닿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소리가 난다고 막무가내로 윗집을 찾아가 목소리를 높였다간 망신당하기 십상이라는 애기다. ‘아파트 공화국’의 시대, 층간소음의 고통은 이미 참기 어려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피해자는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할 만큼 그 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 이쯤 되면 휴식의 공간이어야 할 집은 ‘악마의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층간소음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층간 다툼은 폭행, 방화, 심지어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진다. 환경부는 얼마 전부터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개설해 민원을 받고 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법과 제도에 의해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아파트 차원의 자구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법원이 그제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층간소음 분쟁과 관련, 아래층 주민에게 “위층 집에 들어가지 말고,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두드리지 말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래층 주민은) 전화를 하고 고성을 지르거나, 천장 두드리는 것은 가능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양비양시론인 셈이다. 조선시대의 명재상 황희가 두 계집종의 다툼을 듣고 “너도 옳고, 또 네 말도 옳다”며 시비 아닌 시비를 가려준 이야기와 맥을 같이한다고나 할까. 주민공동체가 아파트 소음의 원인과 종류, 내부구조 등을 상호 이해하고, 이웃의 정을 나누는 ‘착한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판부가 “자주 마주치게 되는 이웃 관계의 특성을 감안해 아래층 주민에 대한 포괄적인 행동 제한은 하지 않았다”고 판시한 대목이 유독 눈에 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사설] 정권초마다 인사자료 놓고 공방 벌일 텐가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부실 인사와 관련해 사과를 하면서 “청와대에 와 보니 (인사)존안자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인사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것이 부실 인사의 한 원인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행정안전부가 만들었던 20만명에 대한 자료 가운데 2만명의 핵심 인사 관련 자료를 통째로 넘겼는데 거기에 그들에 대한 평판과 근무태도, 내부 역량까지 적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느 말이 맞는지 여부를 떠나 신·구 정부가 진실 게임을 벌이는 모양새 자체가 볼썽사나운 일이다. 이명박 정부도 임기 초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자 인사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노무현 정부에 책임을 돌린 적이 있다. 물론 실제 존안자료를 받지 못해 공직 후보자들의 검증에 구멍이 뚫렸을 수도 있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부실한 인사검증을 혹여 과거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존안자료를 놓고 넘겼느니 안 넘겼느니하며 전·현 정부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안 될 말이다. 사실 공직자 출신이 아닌, 중도 사퇴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나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처럼 미국 국적자나 민간인 출신의 경우 존안자료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가 부실 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인사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이유를 막론하고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인사다. 이번에 낙마한 공직 후보자들을 보면 존안자료의 존재 유무를 떠나서 내정 단계에서부터 과연 그들이 장관감으로 적임자였는지 의문스러운 경우도 많지 않았는가. 청와대 측은 이명박 정부가 존안자료를 모두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대통령기록관에 보관했다고 설명한다. 인사자료의 경우 개인의 명예를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밀봉’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열람하거나 복사를 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 또는 법원의 영장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런 규정 때문에 과거 정부가 공들여 작성한 인사자료를 새 정부가 활용하지 못한다면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존안자료는 귀중한 공공기록물이다. 만에 하나 존안자료를 활용하지 못해 고위공직자들의 인선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그것은 국가적 낭비다. 더구나 그런 일이 5년마다 반복돼서야 되겠는가.
  • 中1,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 이후 첫 중간고사 대비 해법은

    中1,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 이후 첫 중간고사 대비 해법은

    단순한 문제 풀이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수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 맞춰 과거보다 수학 과목의 체감 난도가 낮아졌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진행되는 중학교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은 고민에 빠졌다. 처음 배워 보는 스토리텔링형 수학에 완전히 익숙해지기도 전에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특히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과 함께 시험 역시 논술형·서술형 문항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문제 풀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경우 기존 고등학교 입시에 중2 성적부터 반영됐던 것과 달리 1학년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등 입시에 관심 있는 중학생들은 중간고사 대비에 부담이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실생활 연계형과 교과 융합형 문제가 출제되는 이번 중간고사의 경우 연산 능력은 기본이고, 문장 해석력과 쓰기 능력까지 뒷받침돼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학교 중간·기말고사의 수학 문제는 대부분 교과서를 바탕으로 출제된다. 교과서에 실린 연습문제들을 완벽히 이해하고 풀 수 있도록 대비하면 무난히 대비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과서 도입과 함께 확대된 서술형 문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설명해야 해 문제의 유형은 낯설 수 있어도 출제범위와 난이도는 교과서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술형 문제 유형의 절반가량은 교과서에 나온 물음 또는 활동과 비슷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정독하듯 꼼꼼히 학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교과서에 나온 물음과 활동 앞에는 반드시 그 물음이나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개념과 공식이 있다. 개념을 이해했다고 해서 문제를 대강 눈으로만 보게 되면 기본 개념을 놓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이해했다고 착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문제를 조금만 변형하거나 응용해도 학습한 내용을 연계할 수 없어 반드시 교과서 또는 공책에 직접 풀어 보도록 한다. 서술형 문제는 정답을 맞히는 것만큼이나 풀이 과정도 중요하다. 풀이 과정에서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 개념들 사이의 관계, 개념을 적용하는 능력,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는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교과서나 공책에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직접 써 보고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친구와 함께 문제를 풀고 같이 검토하는 협동학습을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문제를 풀면서 적어 놓은 풀이 과정을 특별한 설명 없이도 친구가 이해할 수 있다면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것을 풀이 과정에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협동학습은 친구의 풀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내가 푼 방식도 같이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스토리텔링형 수학에서는 여러 문제를 푸는 것보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제대로 푸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문제 풀이를 할 때 문장부호, 띄어쓰기, 맞춤법을 확인하며 연습해야 실전에서 감점을 줄일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 서술형 문제에 지레 겁을 먹지만 의외로 간단한 개념을 묻거나 문제를 잘 해석하면 간단한 계산으로도 답을 구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이 많다. 서술형 문제는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 내는 과정을 보는 것이어서 굳이 어려운 문제가 아니어도 변별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문제집을 활용한 공부나 학교 수업시간에 서술형 문제가 나올 경우 미리 겁부터 먹지 말고 풀이 과정을 끝까지 따라가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리텔링형 수학에서 나올 수 있는 서술형 문제의 특징은 수학에 다른 과목을 접목한 융합형 문제 또는 실생활 연계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예시문제는 지구의 내핵, 외핵, 맨틀, 지각을 설명하는 지구과학 개념을 주고 입체도형의 부피를 구하도록 하는 문제 유형이다. 이 경우 평소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고 문장력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중간고사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공부법이라 할 수 없다. 최철호 시매쓰 중등사업본부장은 “융합형 문제도 잘 읽어 보면 결국 수학 개념을 이용해 간단한 답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각 학교마다 논술·서술 평가 비중을 최대 40%까지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수학 개념과 전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장상피화생’ 관찰땐 위내시경 매년 받아야

    ‘장상피화생’ 관찰땐 위내시경 매년 받아야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장상피화생이 관찰된 사람은 1년 주기로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효과적으로 위암을 예방,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수진·박민정 교수팀은 위내시경검사를 받은 5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위암 발생과 관련한 위험요인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가족력과 장상피화생, 50세 이상의 고령, 남성 및 흡연 등이 꼽혔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병률을 무려 11배나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장상피화생이란 만성 염증이나 위 상피조직의 불완전한 재생으로 정상이던 위점막 세포가 대장이나 소장의 상피세포와 비슷하게 변한 상태로, ‘위축성 위염’과 함께 위암으로 발전되기 직전 상태인 전암(前癌) 단계로 분류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내시경검사 기간이 위암의 조기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이하의 간격으로 내시경을 받은 경우 조기위암 발견율이 90.7%에 달했지만, 3년 이상의 간격일 때는 45.4%로 떨어졌다.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도 2년 이하일 때 46.5%이던 것이 3년 이상일 때는 15.6%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매년 주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환자는 98.6%가 진단 당시 조기위암 상태였으며, 내시경으로 비교적 간단히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56.9%로 높은 편이었다. 위암의 5년 생존율 역시 1~2년 간격으로 내시경검사를 받은 경우에는 95%로 높았지만, 비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은 환자는 86.1%로 낮았다. 위암은 한국인에게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국가암검진프로그램에서는 남녀 모두 40세부터 2년 단위의 내시경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 관련 국제학술지 ‘국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박민정 교수는 “장상피화생은 물론 위암도 초기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만큼 남녀 모두 40세부터는 최소한 2년 주기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가장 효과적인 위암 예방법”이라며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1년 단위로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가 1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면서 다시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등 8개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87억원보다 75.2%가 줄어들었다. 8개 건설사 중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익이나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1분기 삼성물산은 1330억원, 현대건설은 18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각각 41.92%와 23.97%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림산업도 1분기 영업이익이 106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아보이는 것일 뿐”이라면서 “실제로 경영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GS건설을 필두로 나머지 건설사들은 줄줄이 실적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GS건설은 1분기에 5354억원의 영업손실과 38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산업개발(417억원)과 두산건설(190억원)도 영업이익이 각각 29.96%, 20.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5년을 넘어가면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별로 없다”면서 “그나마 GS건설이나 두산, 한라는 배경이라도 든든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유동성이 ‘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실적 쇼크와 만성화된 유동성 악화로 인해 기업의 주요 자산인 사옥을 파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건설은 그룹차원의 지원과는 별도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1378억원에 매각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우림건설의 경우 서초동 사옥의 경매가 진행 중이다. 풍림산업도 지난해 사옥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사옥의 경우 대부분 입지가 좋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견 건설사 4∼5곳이 조만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호산업에 이어 쌍용건설도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중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이 한계 상황”이라면서 “플랜트 사업 대신 해외 주택과 초고층빌딩으로 진출한 중견사들 중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는 몇몇 곳은 다음 달쯤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광역의회에 유급보좌관 왜 둬야 하나

    지방의회가 유급보좌관제를 끈질기게 요구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가 이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어제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내 광역의회에 유급보좌관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는 의원들이 수십조원의 예산을 다루고 1000만명이 넘는 시민의 생활에 기여하고 있는데, 그 기능을 다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의원들이 보좌관을 둬야 할 만큼 업무가 많다고 보지 않는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광역단체들은 지역살림을 꾸리기도 벅차다. 한데, 효과도 별로 없는 의원 보좌관까지 예산으로 챙겨야 한다면 결국 지방재정만 악화시킬 뿐이다. 유 장관은 “유급보좌관에 대한 반대 논거가 예산이 더 들고 보좌 인력을 개인 정치에 이용할 우려 때문이라는데, 이는 중앙 위주의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광역의원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제대로 조사해 보았는지 의문이다. 국회의원이 7명의 보좌인력을 두는 것은 정치활동과 함께 국민생활과 직결된 입법의 전문성을 위해서다. 그에 비해 광역의원은 법률에 맞게 조례를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결정하는 게 업무의 대부분이다. 더구나 1년에 조례 발의가 평균 1건에도 못 미칠 때가 많다. 의원들이 생계나 재테크를 위해 겸직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의회업무에만 전념하면 굳이 보좌관은 필요 없는 것이다. 선진국에선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인 경우도 많은데 우리는 연간 수천만원씩 의정활동비도 챙겨주지 않는가. 조례 제정에 필요하면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받으면 될 일이다. ‘심부름꾼 보좌관’을 두고 권위를 세울 요량이면 곤란하다. 지역주민을 위해 밤낮 애쓰는 광역의원들도 적지 않을 게다. 이들까지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다만 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이 여전히 어렵고 의원들이 좀 더 노력하면 혈세를 아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안행부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유급보좌관제를 시행한다지만 여론을 폭넓게 들어보기 바란다. 다수 국민은 의정비를 주는 것조차 아까워하고 있다. 왜 그런지는 의원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 “보호자 간병 사절”… 공공의료 모델 ‘환자안심병원’ 서울의료원 르포

    “보호자 간병 사절”… 공공의료 모델 ‘환자안심병원’ 서울의료원 르포

    가족 가운데 한명이 병원에 입원하면 집 안에 비상이 걸린다. 수술이라도 받았다면 비상의 강도는 더욱 세다. 환자 옆을 지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갖 수발을 들어야 한다. 딱딱한 평상 같은 작은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병실은 보호자가 가지고 온 옷가지와 칫솔 등의 생활용품이 널려 있어 지저분하다. 핵가족화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엔 간병인을 둬야 한다. 하루에 적어도 6만원이 들어간다. 가족 모두가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14일 찾은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병실이 ‘참’ 깨끗하다. 지방의료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고 지저분한 각종 생활용품도 없었다. 간호사가 24시간 환자를 돌봐주는 ‘보호자 없는 병원’인 환자안심병원이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간병이 아닌 문병을 위해 병원을 찾다 보니 표정이 환하다. 김순이씨는 “간호사가 모든 걸 챙겨주니 부담도 없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외과병동에서 만난 하한섭(73)씨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오늘은 할멈이 문병을 안 오나 보네. 하긴 와 봐야 별로 할 일도 없지”라며 웃는다. 2주 전 5시간 넘게 척추디스크 수술을 받은 하씨는 지금도 10분 이상 걷기 어렵다. 커다란 복대를 허리에 차고 있어서다. 수술 뒤 이틀 동안은 꼼짝없이 누워 있었야 했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서도 아쉽지 않았다. 물론 하씨는 부인과 자식이 있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1월부터 총 623병상 가운데 격리 병상 등을 제외하고 39%인 180병상을 환자안심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을 고민하던 서울시에서 예산 36억원을 지원했다. 간호사 144명, 병원보조원 24명, 사회복지사 5명이 환자안심병원에서 일한다. 우리나라에서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평균 17명이지만 서울의료원에선 7명에 불과하다. 환자들은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일종의 ‘무상 간병’인 셈이다.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놓고 공공의료원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서울의료원의 자발적 노력과 조직 혁신 덕분에 새로운 공공의료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환자들은 무엇보다 엄청난 간병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당뇨 때문에 입원한 원규자(78)씨는 “자식들이 다 직장에 다니는데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했다면 하루 6만원 이상 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하씨도 “일반 병원이었다면 믿을 만한 간병인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할멈이 펜션을 휴업해야 했을 것”이라면서 “환자안심병원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호사들로서는 가족이나 간병인이 했던 일을 도맡아 해야 해 노동 강도는 높아졌지만 보람도 함께 커졌다. 102병동을 담당하는 최우영 수간호사는 “환자안심병원을 하고 나서 우리 병동에 욕창이 생긴 환자는 한 명도 없다”면서 “환자들에겐 ‘안심병원’이지만 간호사들로서는 ‘보람병원’”이라고 설명했다. 최 수간호사는 “일반 병실에선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보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어 환자가 불만스러워한다”면서 “맡은 환자 수가 7명으로 적어 환자 상태를 더 잘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수간호사는 “환자들에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게 무척 중요한데 지금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간호사들과 환자들이 가까워지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가 생겨나 서로 만족감이 높다. 원씨는 “이렇게 친절한 곳은 처음 본다. 친딸보다 낫다”며 간호사 칭찬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어 “병원에서 다 돌봐주니 식구들도 마음 편하고 나도 불안한 게 없다”면서 “간호사들이 일이 많아 피곤할 것 같은데 퇴원할 때 맛있는 걸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환자안심병원은 서울의료원만의 특별한 실험이다. 간병인이 아닌 간호사가 중심이다. 기존 ‘보호자 없는 병원’은 간병인을 별도로 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민간업체를 통한 위탁이다 보니 저임금 계약직만 양산하고 관리 소홀과 의료사고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병원 입장에선 간병인이 늘어날수록 행정 비용이 증가하는데 정작 환자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가 없다는 것도 간병인 제도의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은 “지난해 초 박원순 시장과 김창보 시 보건정책관 등이 보호자 없는 병원 시행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고민 끝에 간호사 중심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에 대해 “어차피 의료서비스가 핵심이라면 간호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더 좋다”면서 “가령 미국 캘리포니아는 환자 몸에 닿는 행위는 무조건 간호사만 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5명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에서 36억원을 지원해 사업 시행을 준비할 당시엔 안팎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수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장은빈 간호사는 “내로라하는 민간 병원에서도 시도했다가 흐지부지된 걸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고 회상했다. 이 간호부장은 “간호사 채용을 잘 안 해주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강해지고 이직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깨고 간호사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간호사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일부 취약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모든 시민에게 혜택을 주는 보편복지를 구현한다는 점도 새롭다.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성 질환이 아닌 급성 위주로 의사 판단에 따라 환자안심병원 이용 여부를 결정하며 기간은 15일로 필요 시 1주일 연장하도록 했다. 시에서 지원하는 취약 계층 대상 간병비 지원 사업을 2007년부터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병원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환자안심병원을 나머지 12개 시립병원에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김 보건정책관은 “환자안심병원은 돌봄과 치료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면서 “간호사 수가 늘어나면 수술 후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서울의료원 모델을 적용한 시범 사업을 준비중이다. 새로운 공공의료 모델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점은 환자안심병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 간호부장은 “일은 대학병원 수준이고 급여는 대학병원보다 많이 떨어져 이직률이 14%가량 된다”면서 “대규모 신규 채용을 했지만 아직도 간호 인력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에 신포괄수가제가 도입된 뒤 간호관리료 항목이 없어지면서 인건비 보조를 받을 수 없게 됐다”면서 간호관리료 항목을 되살려야 더 많은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보건정책관도 “정부가 건강보험을 통해 간호사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 지원을 복원해 줘야 간호사 급여 현실화와 근로 환경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환자들이 간호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들도 있다. 장 간호사는 “어떤 환자들은 손 하나 까딱 안 하면서 밥 달라, 커피 달라 한다”면서 “심지어 우리를 ‘아가씨’라고 부르며 다방 직원 대하듯 할 때는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환자 가족들이 사사건건 불만을 제기하면서 환자보다 더한 상전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위암 가족력 있으면 위내시경 매년 받아야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장상피화생이 관찰된 사람은 1년 주기로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효과적으로 위암을 예방,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수진·박민정 교수팀은 위내시경검사를 받은 5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위암 발생과 관련한 위험요인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가족력과 장상피화생, 50세 이상의 고령, 남성 및 흡연 등이 꼽혔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병률을 무려 11배나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장상피화생이란 만성 염증이나 위 상피조직의 불완전한 재생으로 정상이던 위점막 세포가 대장이나 소장의 상피세포와 비슷하게 변한 상태로, ‘위축성 위염’과 함께 위암으로 발전되기 직전 상태인 전암(前癌) 단계로 분류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내시경검사 기간이 위암의 조기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이하의 간격으로 내시경을 받은 경우 조기위암 발견율이 90.7%에 달했지만, 3년 이상의 간격일 때는 45.4%로 떨어졌다.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도 2년 이하일 때 46.5%이던 것이 3년 이상일 때는 15.6%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매년 주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환자는 98.6%가 진단 당시 조기위암 상태였으며, 내시경으로 비교적 간단히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56.9%로 높은 편이었다. 위암의 5년 생존율 역시 1~2년 간격으로 내시경검사를 받은 경우에는 95%로 높았지만, 비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은 환자는 86.1%로 낮았다.  위암은 한국인에게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국가암검진프로그램에서는 남녀 모두 40세부터 2년 단위의 내시경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 관련 국제학술지 ‘국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박민정 교수는 “장상피화생은 물론 위암도 초기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만큼 남녀 모두 40세부터는 최소한 2년 주기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가장 효과적인 위암 예방법”이라며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1년 단위로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지금&여기] 과연 ‘빨리빨리’가 능사일까/오상도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과연 ‘빨리빨리’가 능사일까/오상도 문화부 기자

    오늘 아침도 예외는 아니었다. 버스 정류장에선 10여명이 뒤엉켜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다. 경기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힘 좋은’ 20대 대학생들이 기세 좋게 밀어붙이면 노인들은 물론이고 40, 50대 중·장년층까지 맥없이 밀려났다. ‘차례차례’라는 유치원에서 배웠을 법한 덕목은 아예 잊히고 대신 어려서부터 주입돼온 ‘빨리빨리’가 무의식 중에 작용한 듯 보인다. ‘빨리빨리’는 산업화의 숨은 동력으로, 한국인의 미덕으로 언급되곤 한다. 그 엉뚱한 논리 속에서 때론 무질서함의 변명으로, 문화예술의 토양을 거칠게 만드는 독으로 작용해 왔다. 최근 ‘한류스타’로 불리는 30대 중견 남녀 배우 두 명을 잇따라 만났다. 이달 초 종영한 SBS 월화극 ‘야왕’의 주인공 권상우와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헤로인 송혜교다. ‘쪽대본’ 이야기가 나왔다.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시청자 반응에 따라 급조된 드라마 대본 이야기다. 제본까지는 기대하지도 않는 게 여의도의 현실이다. 이들은 “드라마를 생방송처럼 찍으면 배우도 나중에 작품을 보고서야 ‘저 장면이 이런 뜻이었구나’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상우는 “민첩하지 않은 배우는 국내 드라마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극의 앞뒤 전개도 모른 채 촬영하는데, 마치 연기력인 양 비쳐지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방송 같은 제작시스템이 한류의 힘일 수 있지만 (드라마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쪽대본만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왕’의 최종회 마지막 장면이, 정말 드라마처럼 방영 불과 30여분 전에야 촬영을 마쳤다는 얘기도 꺼냈다. 반면 송혜교는 “이번 작품(그 겨울)은 복받은 것”이라며 “(쪽대본 없는) 여유로운 촬영장 분위기가 디테일한 연기 욕심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5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진 그는 이 드라마로 복귀에 성공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들은 중국의 영화 촬영장 분위기도 털어놨다. “한 장면 찍고 몇 주씩 뜸을 들여 당황했는데, 그곳 배우들에겐 일상이더라” “작품이 실패해도 곧바로 배우가 악성 댓글의 피해자가 되진 않더라”는 것이다. ‘만만디’로 얕잡아봐선 곤란하다. 조선업이 따라잡히듯 ‘한류’가 ‘중화류’에 역전당하는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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